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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국회 남근석/노주석 논설위원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후문에 서 있던 ‘국회 개원 60주년 기념비’가 소리 소문 없이 철거됐다. 지난해 2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세운 높이 7m, 무게 65톤의 이 거석은 1년여 만인 지난달 23일 철거돼 인적이 드문 헌정기념관 뒤 공터로 옮겨졌다. 사연을 알아보니 ‘남근석(男根石) 소동’이었다. 풍수지리학상 의사당 터에 음기(陰氣)가 극성을 부려 정쟁이 끊이지 않자 이를 누르려고 남근석 역할을 하는 비석을 세웠다는 것이다. 한때 국회의사당이 상여처럼 생겨서 ‘식물국회’, 문어 머리 같은 돔에 문어발 수와 같은 8개씩의 기둥이 앞뒤에서 받들어서 ‘문어발 국회’가 됐다는 등의 얘기와 같은 맥락이다. 국회의사당 터는 조선시대 궁녀들의 공동묘지로 쓰였다. 시집 못 간 궁녀들의 원혼이 맴돈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왔다. 어느 여성 국회의원은 아직 7개의 남근석이 국회의사당 곳곳에 숨어 있다며 국회의 봉건성을 질책하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말해 주는 ‘오브제’라고나 할까.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금천구 결혼이민자 멘토링서비스

    금천구 결혼이민자 멘토링서비스

    10일 오후 서울 금천구 시흥동 현대시장을 찾은 중국인 주부 진모(30)씨는 남보다 이른 초복(7월14일) 준비로 여념이 없다. 진씨가 준비하려는 음식은 삼계탕. 닭 안에 넣을 찹쌀과 밤, 대추, 인삼, 마늘, 황기, 녹각 등 재료를 사다보니 하루가 훌쩍 지나간다. 초복까지 한달이나 남았는데 그가 벌써부터 백숙 만들기에 나서게 된 것은 일종의 ‘예행 연습’을 위해서다. 지난달 26일 구청 요리교실에서 배운 요리법을 복습해 초복 당일 가족에게 맛난 보양식을 대접하고 싶어서란다. 진씨는 “요리교실에서 한국음식 만드는 법을 배우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모든 것을 직접 해보는 것 하고는 또 다르잖아요. 미리 만들어보고 순서도 외워 제 맛이 나는지도 살펴 보려고해요.”라며 웃는다. ●요리·양재 등 ‘한국 아줌마’ 프로젝트 금천구가 결혼이민 여성들의 성공적인 한국생활 정착을 위해 나섰다. 세계화 등으로 점차 늘고 있는 외국인 여성들에게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사회 적응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지난달 12일 금천구 독산1동의 자원봉사센터 4층. 결혼이민 여성 30명을 위한 요리교실의 여덟번째 시간이다. 푸른 눈의 러시아 여성부터 우즈베키스탄, 중국, 일본 등 국적은 다르지만 모두 한국인 남편을 둔 외국인 주부다. 이날 요리의 제목은 ‘주꾸미볶음’. 주꾸미, 양파, 당근, 마늘, 양념장, 사이다, 참기름, 깨소금, 깻잎까지 준비하는 재료도 다양하다. 서서히 요리가 완성되면서 참기름 향이 교실 바깥으로 퍼져 나가자 다른 방에서 놀고 있던 아이들이 엄마가 만든 요리를 맛보고 싶다며 뛰어온다. 다른 곳에서는 매주 목요일마다 열리는 양재교실에 참가하는 외국인 주부 20명이 수업시간에 배운 아기 기저귀, 가방, 턱받이, 잠옷 만들기 등을 복습하느라 여념이 없다. 사는 것보다 가격도 저렴한데다 엄마의 사랑도 담아줄 수 있는만큼 바느질 하나하나가 세심하고 꼼꼼하다. 아이 엄마들이 강의에 마음놓고 참여할 수 있는 건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를 돌봐주기 때문이다. 양재교실에 참가한 한 주부는 “아이를 안심하고 맡겨두고 배울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민자도 엄연한 우리 사회의 일원” 지난해 8월 기준으로 금천구에 사는 결혼 이민자는 모두 1371명으로, 이 중 1084명이 한국인 남편을 둔 여성들이다. 한국계 중국인(조선족·848명)과 중국인(323명)이 전체 결혼 이민자의 86%를 차지하며, 독산1동(360명·27%), 시흥1동(273명·20%), 가산동(옛 가리봉동·259명·19%) 등에 전체 결혼이주자들의 70% 정도가 모여 살고 있다. 다문화 가정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정작 한국에서 가정을 꾸리고 살기란 쉽지 않은 일이 현실. 육아나 가사 일이 대부분 여성의 몫인데다, 육아문제 등을 조언해 줄 사람을 찾기도 쉽지 않아서다. 때문에 구는 구민과 외국인 주부를 멘토(내국인 조언자)와 멘티(조언받을 대상)로 엮어주는 사업도 펼치고 있다. 때로는 친구로 때로는 친정 어머니 역할을 하며 쉽지 않은 한국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서다. 한인수 구청장은 “외국인도 엄연한 우리 구의 중요한 구성원”이라며 “이들이 행복해야 결국 구의 경쟁력도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경남도정 끊임없는 잡음

    경남도정 끊임없는 잡음

    김태호 경남도지사가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경남도정 곳곳에서 누수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도의 일방적 수정산업단지 지정에 불만을 품은 도민들이 도청에 몰려와 속옷차림으로 항의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남강댐물 부산공급, 신공항 밀양유치 등에서도 적잖은 차질을 빚고 있다. 이는 도정 최고 책임자의 불미스러운 사건 연루 의혹에 따른 행정 집중력 저하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환경오염” 산단 예정지 주민들 항의 경남 마산시 수정만산업단지 조성과 관련, ‘수정산업단지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9일 기자회견을 갖고 “산업단지계획심의위원회는 수정산업단지 심의과정과 심의자료, 심의결과를 공개하고 주민들의 입장표명 기회조차 주지 않은 것에 대해 심의위원장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산업단지 조성 예정지 주변 주민 80여명은 전날 수정산업단지계획안이 최근 도 심의에서 가결된 데 반발해 도지사 면담을 요구하며 경남도청에서 항의 농성을 했다. 이 과정에서 60~70대 여성 주민 일부가 속옷만 입은 채 도청 진입을 시도하는 등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하기도 했다. 이는 경남도가 지난 5일 연 산업단지계획심의위원회(위원장 김태호 지사)에서 마산시가 심의를 요청한 STX중공업 기자재 공장 건설을 위한 수정일반산업단지계획안을 조건부로 가결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이에 대해 “매립지와 마을이 인접해 있어 조선기자재 공장이 들어서면 소음·진동·분진과 도장작업 때 발생하는 유해성 화학물질 등으로 주민들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주민 반대대책위 박석곤 위원장은 “수정산업단지 조성은 절대 해서는 안 되며, 조선기자재 공장이 입주해야 한다면 확실한 이주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이 주민들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8일부터 천주교 마산교구청으로 이동,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주민들과 행정기관 사이의 대립은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논란이 되는 수정만 매립지는 마산시가 1990년 택지조성을 위해 공유수면매립 승인을 받은 곳으로 면적은 23만여㎡다. 두산건설이 1994년 매립공사를 시작해 2006년 STX중공업이 매립시공권을 인수했다. 마산시는 STX중공업이 매립시공권을 인수할 때 조선기자재공장 유치지원을 약속하는 약정서를 체결하고, 지난해 4월 국토해양부로부터 공유수면 매립 목적을 조선시설용지로 변경하는 승인도 받았다. ●‘김태호 의혹’에 행정집중력 저하 경남도정은 연초부터 파행조짐을 보여왔다. 지난 1월 정부의 남강댐물 부산공급 계획과 관련해 경남도의 입장을 정부측에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대처를 소홀히 한 잘못으로 김 지사가 3개월 감봉을 자처했다. 경남도는 경남·부산·울산을 통합하자고 주장하면서도 남강댐물의 부산공급에 대해서는 수원 부족을 이유로 거부해 앞뒤가 맞지 않는 행보를 보였다. 또 지난 4월에는 D건설이 거제시 오비산업단지를 불법으로 분양한 사실을 언론 보도와 도의회 추궁을 통해 도가 뒤늦게 파악, 관련 공무원 13명을 징계했다. 경남도에는 현재 ▲대한주택공사·한국토지공사 통합본사의 진주유치 ▲동남권 신공항의 밀양유치 ▲남강댐물의 부산공급 등을 둘러싼 현안들이 수두룩하다. 도 안팎에서는 김 지사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 지경에 이르면서 도정에 대한 도민들의 신뢰가 더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출산중 사망’ 미라 발견

    350년 전 조선시대 여인의 미라가 어린아이의 두개골, 정강이뼈 등과 함께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아이를 낳는 동안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에서 미라가 발견된 것은 여덟 번째이며, 출산 과정의 사망 미라는 2002년 경기도 파주 파평 윤씨의 모자(母子) 미라 이후 두 번째다. 이 미라는 지난달 31일 경남 하동군 금난면 진정리 진양 정씨 문중묘역 중 조선 중기 사람인 정희현(鄭希玄·1601~1650년)의 두번째 부인 온양 정씨(溫陽鄭氏)의 묘를 이장하던 중 발견됐다. 그리고 지난 7일 서울대병원 부검실에서 서울대병원 법의학연구소 신동훈 교수와 단국대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김명주 교수 등이 시신을 조사한 결과 출산 중 사망했다는 것을 밝혀냈다. 미라는 155㎝ 정도의 키에 염습의(殮襲衣) 46점으로 감싸져 있었고 한지로 만든 짚신인 지혜(紙鞋)를 신고 있었으며 머리에는 가체를 둘렀다. 법의학적으로 ‘비누화 상태’로 통칭되는 이 미라는 머리카락과 치아 상태로 보아 20~30대 젊은 여성으로 추측되며 아래쪽에서 어린아이 뼛조각이 발견돼 사망 당시 상황을 추측할 수 있게 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매체와 소통으로 보는 역사

    제52회 전국역사학대회가 ‘매체와 소통으로 보는 역사’를 주제로 29~30일 이틀간 서울대에서 열린다. 전국역사학대회는 국내 역사학 관련 학회들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최대 규모의 연례 학술대회다. 하지만 올해 행사는 진보 성향의 한국사연구회와 한국역사연구회가 불참을 선언, 파행을 겪게 됐다. 29일 공동발표는 문자보다 영상이 더 효과적인 의사소통의 매체로 전환하는 데 따른 정치와 문화, 사회적 충격을 화두로 삼았다. ‘역사의 매체적 전환’(김기봉 경기대 교수)을 필두로 ‘당송변혁기 새로운 매체의 등장과 사회 변화’(이근명 한국외국어대 교수), ‘앙시앙 레짐 말기 매체의 역할’(주명철 한국교원대 교수), ‘1920~30년대 식민지 조선에서 대중매체와 상식의 형성’(이기훈 목포대 교수), ‘근·현대 중국의 대중매체와 국가건설’(전인갑 인천대 교수) 등 5편의 논문이 발표된다. 30일 학회별 분과발표는 동양사학회, 한국서양사학회 등 7개 공식 패널과 도시사학회, 한국사상사학회 등 5개 학회의 자유 패널이 진행된다. 한국고고학회는 ‘동아시아의 고고학 연구와 내셔널리즘’을, 역사교육연구회는 ‘다문화와 역사교육’을 주제로 한 논문을 발표하고, 한국여성사학회는 트랜스내셔널을 화두로 여성이주 문제를 조명한다. 한편 한국사연구회와 한국역사연구회는 불참 이유로 역사학회의 독점적인 대회 운영을 내세웠으나 학계에선 정부의 근현대 교과서 수정 방침을 둘러싼 의견 대립을 근본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발언대] 여성에 용기 주는 5만원권 됐으면/홍기헌 수원시의회 의장

    [발언대] 여성에 용기 주는 5만원권 됐으면/홍기헌 수원시의회 의장

    몇 달 전 신사임당과 관련된 책을 읽었다. 칠순을 넘긴 나이라 책의 구절구절이 가슴에 와 닿았다. 미처 알지 못했던 신사임당에 대해 하나하나 알게 됐다. 진취적이며 인자한 현모양처의 모습을 보고, 현대 여성이 본받아야 할 생활 지침서가 될까 해 며느리를 비롯해 주위에 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다음 달 발행되는 우리나라 최고액 화폐인 5만원권에 신사임당 초상화와 그의 작품 문양이 들어간다고 한다. 하지만 초상화로 적당한가를 놓고 논란도 많다. 신사임당에 대해 “450년 전 이미 진취적이고 개혁적 성격을 띤 여성대표였으며 어진 어머니이자 착한 아내, 예술적 소양까지 겸비한 시대가 요구하는 인물”이라는 주장이 대세를 이룬다. 반면 “반만년 한국 역사를 대변하는 게 조선시대와 유교뿐인가. 조선시대 가부장제가 선택하고 의미화한 인물이 여성의 시대라는 21세기와 어울리는가.”라는 이견도 팽팽하다. 화폐의 주인공이 된 뒤 다시 주목받는 신사임당은 일부 여성들로부터 ‘공공의 적’이 됐다.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현대 여성들에게 슈퍼우먼이 되기를 강요한다는 이유에서일 것이다. 신사임당은 요즘 엄마들이 아이 하나, 둘 낳고 힘들다고 불평하며 책 읽을 시간이 없다거나, 내가 좋아하는 일 하나 할 시간도 없다고 투덜대는 것과 사뭇 달랐다. 일곱 아이를 키우느라 낮잠은커녕 밤잠도 제대로 잘 시간이 없었던 그는 시간을 쪼개고 쪼개 며느리로서 부모에게 효도하고, 부인으로서 남편을 돕고, 어머니로서 자식교육에 최선을 다했다. 게다가 삶의 기쁨도 마음껏 누리다 가신 분이시다. 가난한 살림을 꾸려가면서도 절망하지 않고, 자신의 꿈과 비전을 펼쳐 나간 사임당의 모습은 “다 같은 사람이라도 잘살다 간 사람은 결코 죽지 않는다.”라는 율곡선생의 글을 떠오르게 한다. 신사임당이 5만원권을 통해 이 시대 여성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매개체가 됐으면 한다. 각박한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삶의 목표를 밝혀주는 등대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간절하다. 홍기헌 수원시의회 의장
  • [부고] 마지막 여성광복군 전월선여사 별세

    김원웅 전 국회의원의 어머니이자 생존한 마지막 여성광복군인 전월선 여사가 25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87세. 전 여사는 1923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39년 중국 구이저우성(貴州) 구이린(桂林)에서 조선의용대에 입대해 활동하다 42년 광복군으로 편입돼 항일운동을 했다. 정부는 1990년 전 여사와 남편 김근수 지사의 공훈을 기려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했다. 유족으로는 김원웅(전 국회의원), 원규(동원대 교수), 원유(천안 계광중 교사)씨 등이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02-3410-6933). 발인은 27일 오전 9시. 장지는 국립대전묘지에 안장된다.
  • [도시와 산] (7) 경북 영양 일월산

    [도시와 산] (7) 경북 영양 일월산

    우리나라는 곳곳이 산이지만 경북 영양은 온통 산이다. 이렇듯 무수한 산 가운데 우리 민족의 영산이 백두산이라면 영양의 영산은 일월산(해발 1219m)이다. 영양군민들은 한결같이 일월산에 신령스러운 일월(日月)신이 살고 있으며, 이로부터 정기를 받고 영험을 얻는다고 믿는다. 안동·영주시 등 인근 주민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즐겨 찾는다. 경북의 최고봉인 일월산은 동해가 한눈에 들어오고 해와 달이 솟는 것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다 해서 이름지어졌다. 고산자 김정호는 조선 철종 12년(1861)에 작성한 대동여지도에서 일월산을 찬양했다. 그는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동쪽은 영동, 서쪽은 영서, 남쪽을 영남이라 일컬었고, 이 세 곳의 정기를 모은 곳이 바로 일월산이라 했다. ●태백산맥의 영험스러운 ‘여산(女山)’ 일월산은 세인들의 접근을 쉬 허락하지 않는다. 그만큼 여정이 험난하기 때문이다. 안동과 영주에서 국도를 따라 들어가면 된다. 그러나 길은 좁은 데다 구불구불하다. 초보 운전자들은 기겁할 정도다. 하지만 일단 일월산을 향하면 때묻지 않은 산야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연방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마침내 안동에서 1시간여 만에 맞는 일월산은 둥글둥글 큰 덩치의 모습이다. 영양군의회 권영기 전문위원은 “일월산은 영양 일월면과 수비면, 청기면, 봉화군 재산면을 아우르며 인근에 청량, 백암, 칠보, 통고산 등 수많은 중봉과 소봉을 거느린 높은 산이지만 정작 산세는 완만해 ‘순(順)산’이다.”라며 “그래서 사람들은 일월산을 여자의 산이라 칭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이런 만큼 산행코스는 다양하면서도 쉽다. 등산로 대부분은 가파르지 않다. 어떤 코스도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다. 오르락내리락하며 기름진 흙길로 이어져 있다. 이 중 일월면 용화리 대티골에서 정상부의 일자봉(1219m)과 월자봉(1205m)으로 오르는 2개 코스가 가장 인기다. 이를 번갈아 오르내리면 4시간 남짓 걸린다. 등산로변은 4~6월이면 정상까지 이름 모를 수많은 야생화가 널려 아름다운 자태와 향기를 자랑한다. 잘 보존된 원시림이 하늘을 가려 긴 터널을 이룬다. 정상에 서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태백산맥 줄기의 수없이 많은 작은 산들이 구름바다를 이루며 저마다 두둥실 떠다닌다. 그 너머로 멀리 동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경기 용인시에서 온 권종덕(39)씨는 “정상으로 오르는 길섶은 야생화 군락인데다 처녀지 같아 밟기조차 미안할 정도였다. 하지만 정상에 서니 천하를 얻은 느낌”이라면서 “전국의 많은 산을 올라 봤지만 이런 묘한 기분이 들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전국 명산과 달리 천년고찰 없어 일월산은 무속 신앙의 명소다. 무속인들은 접신을 위해, 일반인들은 영험을 얻기 위해 사시사철 찾는다. 월자봉 남서릉에 있는 황씨부인당은 영험의 상징이다. 옛날에 첫날밤을 치르기 전에 소박맞은 황씨 부인의 영혼을 모신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권 전문위원은 “황씨 부인의 신랑은 신혼 첫날밤 뒷간에서 볼일을 보고 신방 앞에 서자 문 창호지에 칼날 그림자가 얼씬거리자 연적의 소행이라 오해하고 놀라 달아났다. 칼날 그림자는 사실 문 앞에 있던 대나무 그림자였다.”면서 “황씨는 신랑을 기다리다 지쳐 한을 품고 죽었다.”고 들려줬다. 일월산의 음기와 영기가 가장 강하다는 일월 용화리 선녀골의 선녀탕(기도객들이 목욕 재계하는 곳)은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고, 계곡과 잇닿은 곳에 수많은 넙적돌로 쌓아 만든 굿당과 기도처가 즐비하다. 계곡은 온통 무속의 기운뿐이다. 이 때문인지 일월산은 전국의 다른 명산과는 달리 천년 고찰이 없다. 일월면에 사는 이모(78) 할아버지는 “예부터 일월산의 주신은 황씨 부인이어서 부처님을 모시지 못한다는 속설이 전해지고 있다. 비록 암자 크기인 용화사와 천문사 등의 절이 있지만 불상을 모시지 않는 사찰이다.”라고 귀띔했다. ●인재의 산실 일월산 일월산 자락은 명당으로 소문났다. 수많은 인재가 배출된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자봉 아래에 자리한 한양 조씨의 동족 마을 ‘주실마을’은 ‘승무’로 유명한 시인 조지훈을 비롯해 문인과 박사만 28명, 장성 10여명 등 숱한 인재를 배출했다. 일월산 골짝 중 가장 골이 깊고 넓은 일월면 오리동은 1970년대 한국 구세군사의 전환점을 마련한 김해득(1918~80) 제14대 구세군 한국사령관이 태어난 곳이다. 일월산의 물줄기가 면면히 이어지는 석보면 원리리 두들마을은 작가 이문열의 고향이다. 그는 2001년 이곳에 광산문학연구소를 열어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의 어머니 상으로 떠오른 조선 중기 여성 군자 장계향 선생도 일월산의 정기를 받고 태어났다. 영양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조물조물 산나물 食神들도 군침 ‘참나물, 취나물, 어수리나물, 병풍취나물, 우산나물….’ 산나물 천지인 일월산은 요즘 채취객들로 북적거린다. 경북 영양 주민들은 이른 새벽부터 산에 오른다. 전국 각지에선 대형버스와 승합차가 몰려든다. 하루 평균 500여명에 이른다. 4~6월이면 주민들은 짭짤한 수입을 얻으려고, 외지인들은 전국 산나물 가운데 으뜸으로 쳐주는 일월산 산나물의 진미를 맛보기 위해서다. 영양군 농정과 김상준 유통계장은 “청정지역 일월산의 기름진 부식토에서 자라는 산나물은 40여㎞ 떨어진 동해에서 불어오는 해풍과 산악지대 특유의 큰 일교차 영향으로 향이 진하고 부드러워 전국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는다.”고 자랑했다. 이어 “조선시대 때 일월산에 생산되는 60여종의 산나물 중 금죽, 참나물, 고사리 등은 임금의 수라상에 올랐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영양 주민들은 일월산 산나물로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봄철 잠시 산나물로 올리는 매출액은 30억~40억원에 달한다는 것. 일부는 한철에만 2000만~3000만원의 목돈을 거머쥔다고 영양군의회 권재욱(영양읍 일월·수비면) 의원은 귀띔했다. 일월산 마니아인 권 의원은 “일월산 산나물은 70년대까지만 해도 주민들을 연명하게 했고, 이후엔 돈을 벌어 주는 고마운 존재”라고 말했다. 영양군도 산나물을 관광자원화해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2005년부터 매년 ‘일월산 산나물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올해 축제엔 외지 관광객 25만명이 다녀갔다. 군은 이번 축제를 통해 산나물 및 특산품 25억원 어치를 판매했다. 경제유발효과는 1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권영택 영양군수는 “일월산 산나물축제는 이미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으며, 지역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면서 “일월산이 영양 주민에게 안겨 주는 정신적·물질적 혜택은 실로 엄청나다.”고 말했다. 영양 김상화기자
  • 매장보다 매출 좋은 홍보관 삼성전자 ‘딜라이트’ 대박

    매장보다 매출 좋은 홍보관 삼성전자 ‘딜라이트’ 대박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강남역에 있는 삼성전자 홍보관 ‘삼성딜라이트’. 20대 중국여성 장민(張民)씨가 지하 1층 매장에서 MP3플레이어와 카메라를 사느라 정신이 없다. 관광차 이곳에 들렀다는 그는 “디자인이나 품질이 다 마음에 꼭들어 갖고 온 돈이 바닥날 만큼 쓰고 있다.”면서 “중국어를 잘하는 조선족 출신 통역도우미도 있어 쇼핑하는 게 조금도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딜라이트가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제품을 홍보하는 데서 한발 나아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매출을 톡톡히 올리는 ‘부수효과’까지 내고 있다. 이곳에서 팔리는 디지털카메라·MP3플레이어·노트북 등 주요 제품 매출은 하루 1000만원이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직영하는 제품 매장(디지털플라자) 중 단연 최상위권이다. ●MP3등 하루매출 1000만원 넘어 중국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 중에 제품을 사는 사람이 특히 많아진 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하기 편한 소형제품인 MP3플레이어나 카메라가 가장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이달 누적 관람객 13만명 돌파 고객서비스를 위해 홍보관에 둔 매장이 잘 되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관람객이 크게 늘어난 덕이다. 지난해 12월초 문을 연 뒤 지난 1월 관람객은 1만 5500명에 불과했지만 2월엔 2만명이,지난달엔 3만명이 넘었다. 이달엔 4만명을 돌파한다. 누적관람 인원은 이달 중 13만명을 넘어서게 된다. 하루 평균 1200~1300명꼴로 다녀간 셈이다. 수학여행단이나 외국인 단체관광객을 따로 받지 않았는 데도 ‘입소문’을 통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피겨요정’ 김연아 사인회를 갖고, 화이트 데이 때 프러포즈 기회를 주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연 것도 ‘인기몰이’에 성공한 비결이다. 이곳을 찾은 외국인 귀빈(VIP)들도 부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다녀간 중국 쑹레이(松雷)백화점의 쩡칭룽(曾慶榮) 회장은 “삼성 딜라이트는 환상적인 느낌이 든다.”면서 “중국내 우리 백화점도 이런 식으로 꾸미고 싶다.”고 솔직하게 털어 놓았을 정도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씨줄날줄] 매춘관광/김성호 논설위원

    인간이 생래적으로 갖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는 식욕과 성욕이다. 식욕이 몸을 지탱·유지하는 생존의 본능이라면 성욕은 종족 보존을 위한 태생의 욕심이다. 인류 역사의 발전과 함께 식·성욕을 유지, 증진하려는 기술이 동반된 것은 당연해 보인다. 성욕은 자주 일탈로 치솟는다. 쾌락의 악마성이 강한 탓이다. 불교에서 꼭 지킬 5가지 생활규범 오계(五戒)에 ‘음행하지 말라.’는 불사음(不邪淫)을 넣은 것이나 ‘간음한 자는 돌로 치라.’는 많은 종교의 징벌은 일탈성욕을 경계하는 상징이다. 물론 모든사회의 규범에서도 일탈성욕은 큰 응징의 대상이다. 정도를 벗어난 성욕이 사고파는 거래와 결합하면 매춘(賣春)의 흉측한 일탈로 증폭된다. 매춘은 인류의 궤적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갖는다. 인간이 무리지어 산 이래 가장 오랜 직업으로도 평가받는다. 문명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에서 신전에 공물을 바치는 남성들에게 몸을 판 여인들의 이른바 ‘사원매춘’이 이집트, 아시리아로 이어진 게 증거다. ‘몸접촉’을 통한 성욕 거래, 매춘만큼 끈질긴 일탈도 없어 보인다. 이 땅에서도 매춘은 예외가 아닐 것이다. 조선후기의 관기, 축첩제가 시초로 여겨지고 전쟁을 거치며 미군부대 주변의 성했던 사창가며 가파른 산업화에 편승해 퍼져간 집창촌은 한때 공공연한 일탈의 공간으로 통하기도 했다. 유린되는 여성인권 보호라는 큰 목표 아래 ‘성매매’로 개명된 채 국가적 차원의 타도대상으로 찍혀 철퇴를 맞은 건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인류 역사 중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는 역사학자의 표현답게 매춘은 정말 끈질긴 생명력을 가졌는가 보다. 당국의 집중단속을 피한 일탈의 성거래가 최근 들어 더욱 교묘, 집요해지고 있다고 한다. 어제는 엔고(高) 특수에 편승한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성매매를 기업적으로 알선해온 일당이 대거 붙잡혔다. 택시기사며 식당주인들도 매춘관광 거래에 가세했다. 짧은 일탈의 재미를 맛본 일본인들은 객지에서 쇠고랑을 찰 판이다. ‘순간의 실수는 영원할 수 있다.’ 비단 매춘관광에 나섰다가 피를 본 일본인들만이 새겨야 할 교훈일까.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책꽂이]

    ●건축의 거인들, 초대받다(자예 애베이트·마이클 톰셋 지음, 김주연 엮음. 김현정 옮김, 나비장책 펴냄) 1979년 제정된 ‘건축의 노벨상’ 프리츠커상의 역대 수상자 중에서 필립 존슨, 루이스 바라간, 프랭크 게리, 렌조 피아노뿐만 아니라 국내 건축물도 디자인한 렘 쿨하스와 리처드 로저스, 유일한 여성 수상자 자하 하디드 등10명을 다뤘다. 건축에 대한 그들의 생각, 고민을 들여다보며 한국 건축계의 지향을 재고한다. 1만원. ●통의동 일기(김광웅 지음, 생각의 나무 펴냄) 저자가 1999년 5월부터 2002년 5월까지 3년간 초대 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면서 매일 쓴 일기. 누구를 만나서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떻게 생각했는지 매일 아침 출근해서 10여분간 전날 기억을 더듬어 꼼꼼히 적었다. 실명을 거론해 우리 사회의 공적 책임을 묻고 있다. 2만 2000원. ●몽골바람에서 길을 찾다(한성호 지음, 멘토프레스 펴냄) 7년간 몽골의 21개 아이막(도청소재지) 중 19개 아이막을 여행한 살아 있는 몽골 이야기. 고비사막(600㎞), 항가이 산맥(800㎞) 등을 자전거로 여행한 이야기를 토대로, ‘이방인에게 아침상을 건네주는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종족’ 유목민의 본질적 삶을 담았다. 1만 4000원. ●판단력비판(임마누엘 칸트 지음, 백종현 옮김, 아카넷 펴냄) 40년간 칸트 철학 연구에 매진해온 백종현 서울대 교수가 ‘순수이성비판’(2002년), ‘실천이성비판’(2006년)에 이어 칸트의 3대 비판서를 완역했다. 칸트 철학에 대한 국내외 연구 성과와 우리말 어감을 최대한 반영해 번역하고, 100여쪽의 해제와 90여쪽의 찾아보기를 덧붙여 원문의 이해를 도운 점이 특징이다. 4만 2000원. ●반근대적 상상력의 임계들(차승기 지음, 푸른역사 펴냄) 1930년 후반 전통·세계·주체를 둘러싼 담론을 위기 또는 전환기의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등으로 이어지는 식민지 말기 지식시장에서 다양한 담론이 출현해 논의된 과정을 고찰하고, 조선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 사이의 차별성을 되짚어봤다. 1만 8000원.
  • [씨줄날줄] 인류화합비/김성호 논설위원

    이달 초 모든 신문에 치마를 걷어올려 허벅지의 상처를 가리키는 한 여성의 사진이 실렸다. 미국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클럽 기자회견장. 생활고를 못 견뎌 중국으로 탈북했다가 붙잡혀, 북한 강제수용소로 송환돼 고문당한 상처다. 북한 주민들의 참혹한 삶을 보여준 이날 회견장의 분위기는 숙연했다고 한다. 회견장 외국 보도진의 분위기가 아무리 숙연했다고 한들 탈북자의 아픔을 사진으로 쳐다보는 우리의 참담한 심정에 비할까. 탈북 여성의 세상 현신은 우리의 많은 아픔 중 한 부분일 뿐이다. 신변노출을 꺼리지 않은 채 일제에 끌려가 처절하게 유린당한 사실을 세상에 알리려는 종군 위안부들이 그 중 하나다. 이들은 세상 이곳저곳서 일제 만행을 눈물로 고발하지만 유린의 주체는 묵묵부답이다. 탈북 여성의 증언이 현재진행형 아픔이라면 종군 위안부의 눈물겨운 희생적 고백은 씻을 수 없는 과거사의 참담한 편린이다. 하나는 남북분단이라는 현실속 먼 발치서 봐야만 하는 아픔이고 다른 하나는 일제의 무자비한 폭행으로부터의 아픔이다. 억울한 유린이 비단 일본군 위안부의 상처뿐인가. 조선시대 임진왜란·정유재란, 일제 36년의 식민생활…. 그렇게 많은 상처들은 여전한 아픔이지만 어느것 하나, 말만이라도 제대로 처리된 게 없다. ‘역사를 배우지 않는 민족은 역사를 되풀이한다.’ 역사는 역사 자체를 바로 볼 때 전철을 되밟지 않는다는 교훈은 세계전쟁에서 이웃나라들에 숱한 상처를 준 독일의 과거사 반성과 치유노력에서 빛이 난다. 전후 피해국에 대한 현실적 배상과 과거사의 가감없는 교과서 반영이 그것들이다. 중동의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성지를 순례 중인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3대 유일신종교의 화해를 촉구하고 나섬도 갈등 종식과 아픔 치유를 향한 힘든 노력이다. 엊그제 여주 신륵사에선 일본의 불교계가 과거사를 반성하는 참회비를 세워 놓았다. ‘인류화합공생기원비’. 일어와 국한문으로 새겨진 비문은 이렇다. “일본이 한국민에게 다대한 고통을 끼친 역사적 사실에 대하여 반성과 참회의 염을 깊이하고 있다.” 망언 일삼는 일본극우파들, 한번쯤 봤으면.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조선이후 ‘열녀 프로젝트’ 강화 경국대전·내훈 등 통제에 일조”

    “조선이후 ‘열녀 프로젝트’ 강화 경국대전·내훈 등 통제에 일조”

    지금이야 그럴 일이 거의 없지만 예전에는 자녀 많고, 형편 어려운 집에선 공부 잘하는 누이가 실력 모자란 남자 형제를 위해 진학을 포기하는 사례가 흔했다. 공장에서 번 돈으로 남자 형제를 뒷바라지해 출세시켰다는 눈물 겨운 스토리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수많은 소설과 영화, 드라마의 주요 소재였다. 재능과 상관없이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연시하고, 또 여성의 이런 희생을 미화하는 사회적 인식의 뿌리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는 성리학을 지배이념으로 삼은 조선이 국가적으로 퍼뜨린 ‘열녀 이데올로기’에 주목한다. 최근 출간한 ‘열녀의 탄생’(돌베게)은 유교적 가부장제가 남녀차별의 근원이란 건 누구나 알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경로를 통해 전파됐는지는 확실치 않다는 의문에서 출발, 지난 10년간 조선에서 끊임없이 진행된 ‘열녀 프로젝트’의 목적과 방법을 꼼꼼히 추적한 결과물이다. 강 교수는 “여성의 성적 종속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열녀는 고려조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조선 건국 이후 사대부 양반들이 법과 제도 같은 국가권력을 동원해 지속적으로 열녀를 장려하는 정책을 펼쳤다.”고 주장했다. 이를테면 고려시대 수절은 여성 스스로의 선택이었지, 도덕적·법적 강제 사항은 아니었다. 그러던 것이 조선 성종조의 ‘경국대전’에는 여성이 재가하면 자녀의 관직 진출을 제한하고, 수절할 경우 수신전을 지급하는 법을 제도화했다. 특히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은 열녀 이데올로기 전파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임진왜란 당시 왜적에 맞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인들은 열녀로 추앙받았지만 병자호란 때 청병에 끌려 갔던 여인들은 갖은 고생 끝에 고향에 돌아와선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다며 손가락질당했다. 남녀차별을 정당화하고, 여성의 성적 종속성을 강화하는 열녀 프로젝트는 열녀의 사례와 규범을 다룬 텍스트를 통해 윤리란 이름으로 더욱 효과적으로 확산됐다. 가령 소혜왕후 한씨가 편집한 ‘내훈’은 복종적인 시집살이를 강조하고, ‘삼강행실도’의 열녀편은 보통 사람이 실천하기 어려운 가학적 방법으로 수절을 지키는 사례들을 본받아야 할 미담으로 소개하고 있다. 강 교수는 “내방가사, 규방가사로 불리는 작품들도 여성 교양의 함양이라는 미명 아래 가부장적 논리로 여성의 일상적 행위와 의식을 통제하는 데 일조했다.” 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강 교수 개인의 가족사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는 “재능이 있었지만 외조부의 뜻에 따라 일찍 결혼해 가사노동으로 평생을 보낸 어머니, 남동생 때문에 대학에 가지 못한 누나가 겪었던 명백한 차별의식의 근원에 대한 의문이 연구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시대 열녀 이데올로기의 사례처럼 현재를 사는 우리들도 국가와 자본에 의해서 권력에 대한 맹목적 충성과 소비적 욕망을 세뇌당하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정묘·병자호란 전개 과정 한·중·일 관계서 새로 조명

    1637년 1월30일, 인조는 피란처인 남한산성에서 나와 삼전도에서 청 태종 홍타이지에게 세번 큰절을 올리고 항복했다. 척화파와 주화파가 성안에서 대책없는 소모전을 벌이는 동안 청군의 칼날에 목숨을 잃고, 심양으로 끌려간 포로는 수십만을 헤아렸다. 특히 여성 포로의 고통은 처절했다. 만주족 본처에게 끓는 물을 뒤집어쓰는 등 고문을 당했고, 갖은 고생끝에 조선에 돌아와선 가족에게 버림받았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는 최근 펴낸 ‘정묘·병자호란과 동아시아’(푸른역사)에서 “척화파나 주화파 모두 총론에서는 그럴 듯한 사자후를 토해냈지만 전쟁을 피하거나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각론을 갖고 있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후금이 1633년 6월에 이미 조선을 언젠가는 정복하되 명나라와 몽골을 복속시키기 전까지는 회유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치밀하게 준비한 반면 조선은 1627년 정묘호란을 겪고나서도 속수무책이었다. 2007년 1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서울신문에 총 104회에 걸쳐 연재한 ‘아픈 역사에서 배운다, 병자호란 다시 읽기’를 통해 병자호란의 참상을 세밀하게 짚어냈던 한 교수는 이 책에서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동아시아 국제질서라는 대외관계사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정묘호란과 조선·후금 관계, 병자호란과 조청관계는 물론 정묘호란과 조·일관계의 추이, 병자호란 무렵 조선의 대일 정책과 인식 등 일본으로까지 관계의 그물망을 넓혔다. 조선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있는 지정학적 조건을 고려할 때 어느 한 나라와의 관계 변화는 필연적으로 또 다른 나라와의 관계추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임진왜란으로 철천지 원수가 됐던 일본은 두차례 호란으로 위기에 처한 조선에 무기 원조를 제안하면서 자신들의 정치· 경제적 이익을 최대한 끌어내려는 약삭빠른 태도를 보였다. 저자는 강국 사이에 끼여있는 상대적인 약소국 조선이 생존하기 위해선 외교적 지혜가 필수적이며, 이와 더불어 약체성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한반도의 정권들에 요구되는 절실한 과제라는 점을 환기시킨다. 3만 5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야한 옷 입는 여자들은 테러보다 위험?

    야한 옷 입는 여자들은 테러보다 위험?

    제3세계를 국제 정치나 경제 역학 구도로 정의할 수 있겠지만, ‘지구촌’이라는 단어가 통용되는 요즘 멀고도 가까운 정도로 이해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기술의 발전과 경제 교류로 세계가 좁아지며 가까워진 것 같지만 막상 제대로 알지는 못하는 나라들 말이다. 인도네시아, 인도, 이집트에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책들이 잇따라 출간됐다. 한국 교민이 3만명 가량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전 국민의 88%가 알라를 믿는 나라다. 중동 전체 무슬림의 숫자보다 이곳에 사는 무슬림이 더 많다. 또 이슬람 정체성을 지닌 나라로서는 드물게 격렬한 민주화 과정을 겪고 있다. 성적 소수자가 인구의 10%에 달하며 2001년 첫 여성 대통령을 배출하기도 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는 무장조직 지도자 아부 바카르 바시르가 TV에 나와 “야한 옷을 입는 여자들이 도덕성을 무너뜨리고, 발리를 테러한 폭탄보다 더 위험하다.”고 공공연하게 말하는 곳이기도 하다. 유숩 칼라 부통령은 오일달러가 넘쳐나는 중동 남자들이 (섹스)관광을 더 많이 오도록 과부가 많은 리조트를 홍보하자고 제안하기도 한다. 한때 여성들이 집 밖에 나와 돌아다니는 것 자체를 범죄로 보는 포르노금지법안이 추진되기도 했다. 우리는 얼마나 인도네시아를 알고 있는 것일까. ●아시아의 눈으로 본 인도네시아 ‘천 가지 얼굴의 이슬람, 그리고 나의 이슬람’(원제 Julia’s Jihad, 구정은 옮김)은 아시아의 눈으로 아시아를 읽자는 취지로 푸른숲이 만든 전문출판사 아시아네트워크의 네 번째 결과물이다. 저자인 율리아 수리야쿠수마는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났지만 외교관인 부모를 둔 탓에 어린 시절 유럽 국가에서 자라며 교육을 받았다. 그는 인도네시아 사람이 보기에 외국인 같고, 유럽인이 보기에도 외국인 같은 ‘경계인’인 셈이다. 이 때문인지 그는 상당히 균형감 있게 이슬람과 인도네시아를 바라본다. 그는 맹목적이며 비이성적인 종교, 관용을 모르는 배타적인 종교, 여성 억압적인 종교로 이슬람에 덧씌워진 편견을 깨는 것부터 시작한다. 원래 이슬람은 이성과 지식, 관용, 타인에 대한 존중, 진실, 연대, 신과의 일체감을 추구하는 종교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슬람에 대한 서구의 맹목적인 때리기, 이슬람을 명분 삼아 국민을 억압하는 국가 권력, 자살 폭탄 테러를 저지르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이슬람을 폭력의 종교로 만들고 있다고 강변한다. 저자의 눈에는 오사마 빈 라덴이나 조지 W 부시나 다를 바 없다. 알라는 서로가 서로를 알게 하기 위해 ‘다름’을 줬는데 다름을 이유로 증오와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고 저자는 가슴 아파한다. 저자는 특히 이슬람이 종교적인 형식주의에 물들고 있다고 우려한다. 이슬람 경전인 ‘쿠란’이 일부다처제를 옹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 부족 전쟁으로 과부가 많아지자 이를 구제할 목적으로 일부다처를 언급한 시대적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변한다. 생존을 위해 예언자 무하마드가 청결을 강조하며 시작됐던 할랄은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똬리를 틀고 있다. 금식기간인 라마단이 끝난 뒤에 있는 인도네시아의 최대 명절인 르바란은 서양의 크리스마스처럼 상업화되고 있다. 이슬람 여성들이 쓰는 베일인 히잡(인도네시아에서는 질밥)은 연원도 불분명한 것인데 신앙심을 판단하는 잣대가 됐다. 저자가 이슬람을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무하마드 만평 사건이나 네덜란드 영화 감독 테오 반 고흐의 작품 ‘복종’ 파문은 서구 사회의 몰이해로 빚어진 일이라며 이슬람을 옹호한다. 저자는 인도네시아의 작은 가정사에서부터 수카르노-수하르토-하비비-와히드-메가와티-유도요노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정치사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을 바라본다. 30년 독재정권의 수하르토 쪽에 붙었던 수많은 엘리트가 수하르토가 무너지자 개혁세력이라는 탈을 쓰고 돌아와 보수적이고 억압적인 가치관을 강조하며 권력을 누리고 있는데 이러한 고리를 끊어야 인도네시아가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저자의 글 사이사이에 인도네시아의 역사, 정치, 경제, 사회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깊이 읽기’가 곁들여져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1만 6000원. ●인도 1만년·이집트 7000년 역사 한눈에 ‘인도 이야기’(웅진지식하우스 펴냄)와 ‘이집트 역사 다이제스트 100’(가람기획 펴냄)은 각각 서구인과 한국인의 눈으로 인도와 이집트의 과거와 현재를 그린 책들이다. ‘인도 이야기’는 인도 독립 60주년(2007년) 기념 대작을 구상하던 영국 BBC가 간판 프로듀서이자 저명한 대중 역사가인 마이클 우드에게 맡긴 프로젝트다. 지난 40년 동안 30차례 이상 인도를 방문했던 우드는 집필 과정에서 장장 18개월 동안 인도에 머물며 그곳의 과거와 현재를 생생하게 취재해 단순한 여행기가 아닌, 인도 1만년 역사를 깊게 통찰할 수 있는 역작을 내놨다. 1만 8000원. 아랍어 전공자인 손주영 한국외대 교수, 송경근 조선대 교수가 함께 지은 ‘이집트’은 고대부터 아랍 공화국 건설, 나폴레옹 점령기, 무함마드 알리 가계 통치기, 영국의 점령과 보호 통치기 등에 이르기까지 7000여년의 이집트 역사를 다룬다. 아랍 문화의 주역으로 건축, 문학, 예술 등의 보고로 불리는 이집트의 발자취를 쫓아가다 보면 현대인들도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혜가 적지 않다. 1만 5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거대한 기계같은 다듬이질 소리… 가엾은 아낙네 밤낮없이 힘든 일”

    “거대한 기계같은 다듬이질 소리… 가엾은 아낙네 밤낮없이 힘든 일”

    “조선에서 지내는 첫날 밤은 여행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때문이다. 땅이나 이웃집에서 울려나오는 듯싶다가 이윽고 다른 초가지붕 밑으로 멀어지는가 하면 또다시 돌아와 사방에서 울려퍼진다.”(62쪽) 벽안의 이방인에게 구한말 조선은 집집마다 울리는 다듬이질 소리의 강렬한 청각적 자극으로 먼저 다가왔다. “거대한 기계가 돌아가는 듯”한 소음에 불과했던 다듬이질 소리는 그러나 수년간 체류하면서 조선 여성의 가혹한 노동 현실을 실감케 하는 안타까움의 소리로 바뀌었다. “그칠 줄 모르는 맹렬한 발굽 소리 같다. 나는 이 가엾은 아낙네들이 밤낮없이 이렇게 힘든 일을 해야 하는 현실에 얼마나 못마땅해 했던가.”(261쪽) 프랑스 고고학자 에밀 부르다레가 1904년 출간한 조선 체류기 ‘대한제국 최후의 숨결’(정진국 옮김, 글항아리 펴냄)이 처음으로 국내에 번역 소개됐다. 원제가 ‘대한제국에서(En Coree)’인 이 책은 20세기 프랑스에서 출판된 조선 관련서 가운데 가장 널리 읽힌 책으로 꼽힌다. ●잔칫날 풍경·죄수 이송 등 생생히 묘사 에밀 부르다레는 1901년부터 1904년까지 조선 광산 및 철도 개발과 관련한 기술 자문역으로 대한제국에 머물면서 구한말 문화와 풍속, 일상생활 등을 세밀하게 기록했다. 밤마다 도시 전체에 퍼지는 다듬이질 소리를 비롯해 전차를 타고 교외로 놀러 나가는 젊은이들의 활기찬 모습, 잔칫날 풍경, 죄수 이송, 술 마시고 취한 사람들의 모습 등 비극적 격동기에서도 각자의 일상을 사는 각계각층 조선인들의 현실을 마치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묘사했다. 협률사 내부 구조와 공연 레퍼토리에 관한 글과 고종 황제를 알현하는 과정을 빠짐없이 기록한 대목은 자료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방인의 눈에 비친 낯선 타국의 관찰기 성격이 강하지만 고고학자로서의 학구적 열의가 느껴지는 내용도 상당수 있다. 북방의 고인돌에 관심이 많아서 개성을 여행할 때 가는 마을마다 고인돌에 대해 묻고, 강화도 전등사에선 귀중한 고문서들이 허술하게 관리되는 현실을 목격하고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식탐 강한 민족·시어머니의 나라 폄하 외국인이 쓴 조선에 관한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조선을 근대화의 대상으로 보고, 부정적으로 묘사한 부분도 적지 않다. ‘민중을 지배하는 귀신들’이란 표현으로 무속 신앙에 대한 경멸을 나타내는가 하면, 조선인을 식탐이 강한 민족으로 묘사하고,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위세를 떨치는 ‘시어머니의 나라’라고 폄하했다. 하지만 그가 책 말미에 적은 결론은 조선에 대한 애정과 반제국주의적 시각을 보여준다. “지금 모든 사람에게 진보에 대한 욕구가 있다. 최근 몇 년간 황제께서 보여준 기백 덕분이기도 하다. 이 풍부한 자연에서 행복과 독립을 보장받아야 하고, 그 민중의 따뜻한 정과 선의는 모든 이의 공감을 얻을 테니까.” (373쪽) 1만 65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문화재위원 80명 위촉

    2011년 4월25일까지 활동할 임기 2년의 문화재위원 80명과 전문위원 130명이 새로 위촉됐다. 문화재청은 27일 “이번 문화재위원회의 주요 특징은 문화재위원 수를 기존의 120명에서 80명으로 줄이는 대신 그 위상을 유지하면서도 심의의 내실화를 기하도록 했으며 여성 전문가의 비율을 기존 13.3%에서 20%로 확대시킨 것”이라면서 “이와 함께 분과위원회도 11개에서 9개로 축소했다.”고 밝혔다. 새롭게 위촉된 위원들의 위촉장 수여와 함께 전체 위원장을 비롯한 분과 위원장 등 위원장단 선출은 오는 30일 오후 국립고궁박물관 회의실에서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이뤄진다. 문화재청은 위원 위촉 과정에서 ▲3회 이상 연임 배제 ▲문화재 관련 기업체와의 이해관계자 배제 ▲문화재청 소속 공무원 배제 등을 기준으로 삼아 각 분야에서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기존의 국보 지정만을 담당하던 국보지정분과와 문화재 주변 현상 변경 업무를 전담하던 문화재경관분과는 폐지하고, 공예분야와 예능분야로 분리 운영하던 무형문화재 관련 분과는 무형문화재분과로 통합했다. 하지만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특정학교 출신 비율이 높은 점과 국립중앙박물관 출신이 너무 많은 점 등이 균형잡힌 문화재위원 위촉이라고 보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문화재위원회 분과별 위원 명단(문화재청 27일 발표)  ▶건축문화재분과위원회(12명/겸임1) : 박언곤(전 홍익대 교수), 문영빈(전 문화재위원), 정명섭(상주대 교수), 박경립(강원대 교수), 고영훈(경상대 교수), 최성은(덕성여대 교수), 이상필(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 서만철(공주대 교수), 정중헌(서울예술대 부총장), 유창종(변호사)·수경 스님(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윤홍로(명지대 겸임교수)  ▶동산문화재분과위원회(13명/겸임1) : 강관식(한성대 교수), 박은순(덕성여대 교수), 김영원(국립전주박물관장), 최건(경기도자박물관장), 김리나(홍익대 명예교수), 정우택(동국대 교수), 송일기(중앙대 교수), 미산 스님(중앙승가대 교수), 신승운(성균관대 교수), 최승희(서울대 명예교수), 이영훈(국립경주박물관장), 이오희(한국문화재보존 과학회장), 김영식(서울대 교수)  ▶사적분과위원회(13명/겸임5) : 김태식(홍익대 교수), 이배용(이화여대 총장), 정옥자(국사편찬위원장), 노중국(계명대 교수), 이해준(공주대 교수), 최기수(서울시립대 교수), 채미옥(국토연구원 토지주택연구실장), 정종섭(서울대 교수), 김권구(계명대 교수), 조현종(국립광주박물관장), 문영빈(전 문화재위원), 김정동(목원대 교수), 안경모(경희대 교수)  ▶무형문화재분과위원회(13명/겸임1) : 박일훈(국립국악원장), 황준연(서울대 교수), 박재희(청주대 교수), 윤열수(가회박물관장), 박영규(전 용인대 예술대학원장), 박대순(전 문화재위원), 최응천(동국대 교수), 임돈희(동국대 교수), 김명자(안동대 교수), 백영자(방송통신대 교수), 박석홍(건양대 겸임교수), 서연호(한국예종 명예교수), 최건(경기도도자박물관장)  ▶천연기념물분과위원(14명/겸임2) : 이인규(서울대 명예교수), 신남식(서울대 교수), 조삼래(공주대 교수), 서영배(서울대 교수), 조도순(가톨릭대 교수), 정상배(한국수목보호연구회장), 황재하(한국지질연구원 책임연구원), 권성택(연세대 교수), 김정률(한국교원대 교수), 김학범(한경대 교수), 최영준(고려대 명예교수), 안경모(경희대 교수), 유창종(변호사), 정중헌(서울예술대 부총장)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11명/겸임3) : 지건길(전 국립중앙박물관장), 조현종(국립광주박물관장), 김세기(대구한의대 교수), 조영제(경상대 교수), 이인숙(부산시립박물관장), 김권구(계명대 교수), 박강철(조선대 교수), 정규재(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장), 채미옥(국토연구원 토지주택연구실장), 이경희(세종대 겸임교수), 정종섭(서울대 교수)  ▶근대문화재분과위원회(10명/겸임1) : 유영렬(전 국사편찬위원장), 장석흥(국민대 교수), 권영민(서울대 교수), 김정동(목원대 교수), 김정신(단국대 교수), 김영나(서울대 교수), 김용수(경북대 교수), 이경희(세종대 겸임교수), 김영식(서울대 교수), 신승운(성균관대 교수)  ▶민속문화재분과위원회(10명/겸임6) : 김광언(인하대 명예교수), 신광섭(국립민속박물관장), 김광억(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장), 윤홍로(명지대 겸임교수), 정명섭(상주대 교수), 최승희(서울대 명예교수), 백영자(방송통신대 교수), 박강철(조선대 교수), 김세기(대구한의대 교수), 김명자(안동대 교수)  ▶세계유산분과위원회(13명/겸임9) : 최광식(국립중앙박물관장), 이상해(성균관대 교수), 이혜은(동국대 교수), 김성일(서울대 교수), 임돈희(동국대 교수), 이인규(서울대 명예교수), 박언곤(전 홍익대 교수), 서영배(서울대 교수), 김정률(한국교원대 교수), 김정신(단국대 교수), 박대순(전 문화재위원), 서연호(한국예종 명예교수), 노중국(계명대 교수)
  • “가슴속 순애보 일깨우는 글 쓰고 싶어”

    “가슴속 순애보 일깨우는 글 쓰고 싶어”

    “가슴 속 순애보를 일깨우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비둘기집 사람들’의 소설가 은미희(49)씨가 처음으로 역사소설을 썼다. 24일 ‘나비야 나비야’(문학의 문학 펴냄) 출간 기념 간담회 자리에서 만난 작가는 “‘쿨한 사랑’을 미덕으로 여기는 시대이지만 그래도 가슴 속에는 모두 순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짜고짜 섬세한 사랑 얘기를 꺼냈다. ●조선시대 여류시인 이옥봉 되살려 다름이 아니라 새 작품의 주제가 바로 순애보다. 순수한 사랑과 문학에 대한 절박함을 그려 내기 위해 작가는 조선시대 여류시인 이옥봉을 되살려 냈다. “요사이 안부 묻사오니 / 어떠하신지요 / 창문에 달 비치니 / 이 몸의 한은 끝이 없사옵니다 / 제 꿈의 혼이 발자취를 낸다면 / 임의 문앞의 돌길은 모래가 되었아오리.” 몸서리치는 그리움을 표현한 시 ‘몽혼(夢魂)’ 등 빼어난 한시 32편을 남긴 이옥봉을 두고 작가는 “나와 그녀는 닮은 점이 너무 많다.”고 했다. 그는 “나 역시 그녀처럼 글을 위해 사랑도 인연도 버리고 지낼 수 있다.”면서 “다른 게 있다면 그녀는 결국 남자를 택했지만, 난 아직 문학을 부여잡고 있다는 점”이라며 웃었다. 많이 닮은 옥봉의 이야기라지만 창작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한시 말고는 옥봉의 자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전해오는 자료들이 단편적이라, 옥봉의 남편 운강 조원의 가계, 그 가문의 문집 등 이야기가 나올 만한 것은 모두 훑었다.”고 했다. 그래도 역시 자료가 부족해 작가는 서사의 많은 부분을 상상력에 의존했다고 한다. “시를 읽고 옥봉의 성정과 마음을 헤아리려고 노력도 많이 했다.”는 작가는 옥봉의 작품을 분석해 이야기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빼어난 여성들이 잊히는 게 안타까워” 허난설헌, 황진이에 비해 덜 알려진 옥봉은 주변의 권유로 알게 됐다고 한다. 작품에 실린 한시는 시인 이근배 선생이 번역해 붙여 주었다. 작가는 “당시는 여성들에게 매우 불리한 시절이었다.”면서 “그때 옥봉과 같은 빼어난 인물이 있었다는 사실이 잊히는 게 안타까웠다.”고 창작의도를 설명했다. 더 늦기 전에 역사 속 뛰어난 인물들을 작품으로 남기겠다는 것이다. 차기작도 역사소설을 고려하고 있다. 옥봉과 더불어 역시 빼어난 여성인 ‘홍랑’도 다뤄 보고 싶고, 40-50대 중년의 섬세한 사랑이야기도 써보고 싶다고 한다. 거의 1년에 한 편씩, 오랜 다작에 지친 작가는 새달말쯤 일본으로 떠나 잠시 몸과 마음을 식히고 돌아올 예정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컴백! 뽀빠이 바지

    컴백! 뽀빠이 바지

    불황기에는 복고 바람이 드셀 수밖에 없다. 풍요롭고 화려했던 ‘그 옛날’에 대한 향수가 짙어지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의 바닥이 깊어지면서 수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복고 바람을 타고 1970~80년대를 풍미하던 옷과 소품들이 하나둘씩 성공적으로 귀환하고 있다. 지난해 하이톱 슈즈(발목까지 올라오는 농구화)가 가장 극적으로 부활했다면 올해는 ‘점프슈트(jumpsuit)’가 그 바통을 이어받는다. 점프슈트란 위, 아래가 하나로 붙어 정비공들의 작업복 또는 비행사들의 낙하산 강하용 의류를 말한다. 지난해 소수 여성 연예인들이 TV나 스크린에서 선보여 뭇 여성의 호기심을 지폈던 이 의상은 사실 우리들에게 ‘뽀빠이바지’라는 이름으로 더 편하다. 한 시즌의 유행을 선도하는 해외컬렉션의 런웨이를 이 의상들이 대거 수놓았고 이름 또한 점프슈트 또는 플레이슈트(playsuit)라는 정식 명칭으로 다가왔다. ●불황기 복고바람 타고 70~80년대 스타일 부활 1970~80년대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점프슈트의 재등장은 경제 침체의 우울함을 잊게 만들려는 패션계의 노력의 일환. 한층 밝은 색상과 화려한 꽃무늬의 물결과 더불어 깜찍, 발랄한 의상들로 옷을 입는 재미까지 주려는 의도다. 게다가 위, 아래가 붙어 한 벌로 두 벌의 효과까지 줄 수 있으니 불황기를 멋스럽게 건너 뛸 수 있는 실용적인 아이템이 아닐 수 없다. 21세기의 감성을 입은 점프슈트들은 이번 시즌 다양한 스타일과 소재를 뽐내고 있어 지갑을 굳게 닫아 걸고 있는 여성들을 혹하게 할 만하다. 작업복 형태라 공식적인 자리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면 오산. 실크나 저지로 고급스럽게 뺀 것은 물론 클럽이나 파티의 조명 아래서 눈부시게 시선을 끌 수 있는 골드빛의 시퀸이 깔린 스타일까지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손색이 없다. 한 벌짜리라 몸매 좋은 여성이 입어야 하지 않을까 싶지만 너무 마른 체형보다 다소 살집이 있어야 더 맵시가 나니 자신있게 도전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의상에 여유가 많아 오히려 체형을 커버하기에 좋다는 것. 엉덩이가 큰 체형이라면 밑위가 길어 엉덩이 부분이 처지는 배기형보다는 숏팬츠 스타일을 택하고 하이힐을 신는다. 카디건이나 테일러드 재킷을 걸치면 우아한 매력을 발산할 수 있다. 허리가 굵은 사람은 벨트를 매어 시선을 분산시킨다. 펑퍼짐하게 퍼지는 저지 소재는 몸의 곡선을 그대로 드러내 군살이 두드러질 수 있으니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너무 마른 체형보다 조금 살집 있어야 맵시 원피스에 비해 소품 선택이 자유로운 점도 사랑 받을 만한 요건. 강인한 인상을 풍기는 높은 굽의 파워 스트랩 샌들은 물론 얌전한 플랫 슈즈와도 잘 어울리고 하이톱 슈즈와 매치해도 훌륭하다. 가방은 팬츠의 길이에 따라 선택한다. 통이 넓거나 프린트가 있는 점프슈트일 경우에는 클러치 등 작은 크기의 백을 메어 주는 것이 좋다. 크고 굵직한 뱅글은 민소매 아래 드러난 팔의 밋밋함을 덜어 주기에 최적이다.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의상 및 소품 협찬:디젤, 망고, 아르마니익스체인지, 손정완, 코데즈컴바인, C Code, 모그, 코치, 스티븐매든, 아이그너, 바나나리퍼블릭, 갭, 탱커스, 카이 아크만(모델 유진) ■장소 협찬:조선호텔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盧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취재선진화 한다면서… 성접대 받고 혈세 낭비 수입화장품 왜 비싼가 했더니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직업은? 블로거 신해철 “(욕 많이 먹어서)죽어도 부활할듯” 잔인한 바다표범 사냥 모습 담은 동영상
  • [내 책을 말하다] 정조·연산군, 그들은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

    정조는 어린 시절에 아버지를, 연산군은 어머니를 잃었다는 불우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정조는 성군으로 추앙받는 왕이 된 반면 연산군은 폐주가 되고 말았다. 왜 그들은 이렇게 판이한 인생길을 걸어갔을까? 훌륭한 어머니의 대명사인 신사임당의 아들이었던 이이는 왜 사회불안에 시달려야 했고 ‘화목한 대가정’을 위해 동분서주했을까? 최초의 한글소설인 ‘홍길동전’의 저자이자 개혁주의자였던 허균은 왜 ‘은둔’과 ‘공명’ 사이에서 하릴없이 방황하다가 역적으로 몰려 처형당했을까? ‘심리학자, 정조의 마음을 분석하다-심리학자가 만난 조선의 문제적 인물들’(역사의 아침 펴냄)은 심리학 이론을 잣대로 조선시대를 살아갔던 네 인물의 삶을 추적해 나간다. 즉 ‘그들은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가?’, ‘그들은 왜 그런 인생을 살아야만 했는가?’라는 문제를 해명하는 것이다. 나는 이를 위해 네 사람의 의식뿐만이 아니라 무의식 깊은 곳에서 꿈틀대는 ‘심리적 역동’을 들여다보았고, 칼 G 융의 심리적 유형론을 계승·발전시킨 성격이론을 통해 그들의 성격을 규명했다. 정조는 정의로운 아버지인 사도세자와 섬세한 양육자인 혜경궁 홍씨 품에서 행복한 유년기를 보냈다. 때문에 비록 정조는 11세 되던 해에 아버지가 할아버지 영조에 의해 억울하게 죽고, 어머니는 왕위에 오른 그에게 고통을 안겨 주었으나 꿋꿋하게 개혁을 추진해 나갈 수 있었다. 반면에 연산군은 건강한 인격자인 폐비 윤씨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어머니의 따뜻한 품이 아니라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니며 유년기를 보내야만 했고, 마마보이인 아버지 성종이나 과부였던 대비들은 연산군에게 건강한 영향을 줄 수 없었다. 또한 끊임없이 살해의 위험을 당했던 연산군은 사람, 세상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할 수 없었고 이것이 그의 운명을 비극적으로 만든 주요한 원인이 됐다. 정조는 전략가(INTJ)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에 개혁에 대한 원대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었고 강철 같은 의지로 개혁을 줄기차게 밀어붙일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분석했듯이 얼마 전에 공개된 ‘심환지에게 보낸 299통의 비밀편지’에서도 이러한 그의 성격특성이 잘 드러나고 있다. 반면에 연산군은 어린아이(ENFP)라는 성격인 데다 심리적으로도 불안 문제가 심각해 예술분야 등에서는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지만 조선왕실의 엄격한 문화, 지도자로서의 역할과는 지속적으로 충돌했다. 이 책을 보면 심리학의 눈을 통해 조선시대를 살다 간 네 인물의 인생과 내면세계를 가감 없이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나는 이 책이 심리학적 분석을 통해 그동안 논란이 되어 왔던 역사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에도 나름대로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심리학적으로 사도세자는 정신병자가 아니었다. 폐비 윤씨는 심리적으로 건강한 여성이었다. 허균도 혁명을 도모한 적이 없었다. 나는 이 책을 집필하면서 역사학과 심리학의 적절한 만남이 창조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새삼 확인했다. 이제 그 결과의 타당성에 대한 판단과 검증은 심리학계와 역사학계 그리고 독자들께 맡긴다. 1만 5000원. 김태형 심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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