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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광판 설치비용 뻥튀기 리스자금 179억 빼돌려

    서울지검 북부지청 반부패특별수사부(黃敎安 부장검사)는 8일 ㈜서울국제위성뉴스 대표 김도진(59)씨,㈜레인보우비전 대표 이제찬(47)씨,㈜C&C 대표 조성민(37)씨 등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디지틀조선일보 기획이사 이모(42)씨 등 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지난 97년 3월 조씨로부터 서울 중구 수하동 K주차빌딩에 전광판 1대를 25억원에 납품받으면서 34억1,000만원인 것처럼 견적서와 세금계산서를꾸민 뒤 C리스사에 제출,차액 9억1,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광고 대행사 레인보우비전 대표 이씨는 97년 5월 C리스사에 담보로 잡혀있는 중고 전광판을 뜯어내 다른 곳에 설치하면서 새로 납품받은 것처럼 계약서를 꾸며 H리스사에 제출,24억원의 리스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전광판 설치 및 제작단가를 정확하게 평가하거나 실사하기 어려운점을 악용,모두 179억9,000만원의 리스자금을 빼돌린 뒤 이중 54억4,000만원을 개인적으로 횡령하거나 유용했다.또 광고 발주와 전광판납품과정에서도 수천만원씩의 금품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장택동기자 taecks@
  •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소송 2건

    ◆조선일보 1억여원 패소 서울지법 민사합의25부(재판장 李性龍 부장판사)는 2일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과 관련,‘검찰이 불법 감청을 한 의혹이 있다’는 허위 사실을 보도해 명예를 훼손당했다”면서 이훈규(李勳圭) 서울지검 특수1부장 등 ‘검찰특별수사본부’에서 일했던 검사 12명이 조선일보와 이 회사 정중헌(鄭重憲)논설위원을 상대로 낸 36억원의 손해배상 및 정정보도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1인당 1,500만원씩 모두 1억8,000만원을 배상하고 정정보도문을 게재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가기관에 대한 비판과 의혹제기가 언론의 당연한의무이고 권리이지만 이 사건의 경우 비판의 전제가 되는 중요한 판단근거가사실이라는 증명이 없는 만큼 논평이라 해도 언론의 자유를 넘는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봐야한다”고 밝혔다. ◆백지연씨 1억원 승소 서울지법 민사합의25부(재판장 李性龍 부장판사)는 2일 “이혼과 관련된 허위 소문을 기사화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방송인 백지연(白智娟·36·여)씨가스포츠투데이와 이 회사 최모 기자를 상대로 낸 8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백씨에게 1억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내렸다. 그러나 스포츠투데이와 최씨가 백씨를 상대로 낸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이유없다”면서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혼은 개인의 사생활에 속하는 만큼 공인이라 해도 사전 동의없이 보도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피고들은 백씨가 전화통화당시 기사화를 명백히 반대했는데도 PC통신상의 소문을 별다른 확인없이 전국적인 판매·유통망을 가진 일간지에 보도,허위소문을 크게 확산시킨 만큼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록기자
  • [미리보는 4·13총선](2)실향민 많은 안보벨트

    *인천·강원북구·경기북동부 지역 인천,강원 북부와 경기 북동부 지역은 전통적으로 유권자들의 안보의식이투철한 지역이다.휴전선이 인접해 있고 실향민이 많기 때문이다.‘안보벨트’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도는 뚜렷치 않다.여야 어느 한쪽의 우세를 쉽게 점치기 어렵다. 15대 총선때 전체 11석중 9석을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이 석권한 인천을 보면 알수 있다.거꾸로 98년 지방선거에서는 공동여당이 10개 기초단체장을 휩쓸었다. 이번 총선의 전망도 다양하게 나오는 가운데 여야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특히 새천년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싸움에 자민련도 신보수 원조를 자처하면서 선전을 장담하고 있다. 경기 북동부,강원 북부에서는 전현직 의원,전직 공직자,예비역 장성 출신등 정치신인보다는 ‘명망있는 인사’들이 보수적 표심을 노리고 있다. 인천은 대도시 답게 개혁성향의 정치신인들이 금배지를 향해 맹렬히 대시하고 있다. 인천 연수에서는 민주당의 서한샘,한나라당 황우려(黃祐呂) 두 현역의원이맞대결을 펼친다.국민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정구운(鄭求運)씨와 자민련 김갑영(金甲泳)위원장도 도전장을 냈다. 민주당 이재명(李在明)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부평을에는 민주당에서 조만진(曺萬進)전 국민회의위원장과 최용규(崔龍圭)변호사,프로야구 선수출신의 자민련 김유동(金裕東)위원장,한나라당 이용기(李龍起) 전 북구청장 등이 혼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이 전문경제인 대표주자로 영입한 박상은(朴商銀) 대한제당 대표는중·동·옹진 혹은 계양 어느 지역에 나가더라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경기 북동부에서는 동두천·양주,파주,연천·포천,김포,가평·양평,남양주가 ‘안보벨트’에 들어간다. 한나라당 이재창(李在昌)의원의 지역구인 파주에는 황영하(黃榮夏)전 총무처장관이 출사표를 던졌다.민주당에서는 이재달(李在達)예비역 육군중장 등4∼5명이,자민련은 조선일보 기자출신인 김윤수(金允秀)부대변인이 일찍부터표밭갈이에 나서 탄탄한 기반을 다졌다. 포천·연천은 자민련 이한동(李漢東)총재권한대행이 독주하는 형국이다.가평·양평은 YS정부시절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낸 민주당 김길환(金佶煥)의원과 제2부속실장을 지낸 한나라당 정병국(鄭柄國)씨가 충돌한다. 강원도는 4개가 준 9개 지역구로 16대 총선을 치른다. 휴전선에 인접한 속초·고성·양양·인제에서는 민주당 송훈석(宋勳錫)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다.한나라당 정재철(鄭在哲)전의원과 자민련 한병기(韓丙起)전 유엔대사가 걸림돌이다. 철원·화천·양구는 한나라당 박세환(朴世煥)변호사와 이병용(李秉容) 조순(趙淳)명예총재보좌역,자민련 김영태(金英泰)위원장이 민주당 이용삼(李龍三)의원의 재선 저지를 위해 뛰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 *[집중조명] 인천 서·강화을 선거구 조정으로 새로 생긴 서·강화을은 인천에서 가장 치열한 접전지역이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이경재(李敬在)의원이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KBS 아나운서실장 출신의 박용호(朴容琥)씨가 도전장을 던졌다. ‘6시 내고향’등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이 널리 알려진 박씨는 지난 해10월부터 강화에 상주하며 표밭을다지고 있다. 중학교까지 강화에서 나온‘강화토박이’라는 점과 친숙한 이미지로 승부를 걸고 있다. 박씨측은 계양구가 독립선거구로 빠지면서 서구 검단동이 새로 선거구에 편입된 것을 ‘호재’로 판단한다.계양구에서는 이의원의 인지도가 높지만 인구가 5만명이 넘는 검단동은 두 후보에게 똑같이 불모지인 탓에 정치신인으로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반면 이의원측도 박씨의 인지도가 곧바로 표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청와대 대변인,공보처차관 등을 지내면서 충분히 얼굴이알려져 서구 검단동에서의 인지도도 앞서 있다고 반박한다.강화에서의 현재여론지지도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의원측은 역으로 주민들의 의사수렴 과정도 없이 마구잡이로 선거구를 뜯어고친 문제점을 제기하며 ‘야당바람’을 일으킨다는 전략을 짜놓고 있다. 두 후보가 모두 강화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할때 결국 검단동에서 얼마나 표를 얻느냐가 당락을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검단동은 공단과 아파트단지가 혼재, 농촌정서와함께 준도시성격을 띠고 있어 여야 어느쪽에 유리한지 성급하게 판단하기 어렵다.한편 자민련의 정창화(鄭昌和)위원장은 출마여부를 재고 있는 상황이다. 김성수기자
  • ‘낙선운동’ 갈등 증폭

    지난 24일 오전 10시 한국 프레스센터 20층 기자회견장.‘2000년 총선시민연대’(총선연대)가 ‘공천반대 인사 명단’이 담긴 자료집과 디스켓을 배포하자 이를 먼저 받으려는 수백명의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이어 총선연대관계자와 기자의 질의응답이 시작되면서 취재열기는 더욱 뜨겁게 달궈졌다. 질의응답의 압권은 월간 ‘말’지 기자의 질문이었다.“총선연대의 낙천·낙선운동에 대한 일부 언론,즉 조선일보 등의 왜곡보도에 대한 총선연대의 대응방안은 무엇입니까” 답변에 나선 박원순 상임집행위원장과 장원 대변인은 “일부 언론의 편파보도에 대해 불만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항의전화 및 방문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이어 장 대변인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언론보도를 거듭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12일 총선연대가 발족한 이후 시민단체들의 낙천·낙선운동은 언론의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이에 따라 총선연대측은 “낙천·낙선운동이 시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언론의도움을 줄곧 호소해왔다.그러나 일부 언론이 지속적으로 낙선운동의 순수성과 방향을 문제삼는 기사 등을 싣자 적극적인 ‘대응’쪽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지난 17일 최열 상임집행위원장과 박원순 위원장은 조선일보를 찾아 김대중주필과 류근일 논설실장을 만났다.이 자리에서 최 위원장 등은 “공정한 시각에서 진실보도를 해 줄 것”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이 지적한 기사는 14일자 사설 ‘법을 어겨서라도 라니’와 15일자 김대중칼럼 ‘낙선운동 감상법’등.총선연대측은 조선일보가 ‘총선연대 흠집내기’에 앞장서고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18일자 사설 ‘이익단체,낙선운동 이용말도록’과 19일자 시론 ‘선거법,이런 것을 고치자’ 등에서 “특정 후보를 겨냥한 시민단체의 낙선·낙천운동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고 총선연대 활동에 거듭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총선연대의 ‘강력대응’은 지난 21일 오후 조선일보 22일자 10판 신문이배달되면서 본격화됐다.박원순 위원장은 조선일보가 1면에서 ‘이익단체 낙선운동 봇물’이란 제목으로 “총선연대에 대한양계업회,대한양돈협회 등 이익단체들이 망라됐다”고 보도하자 전화를 걸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기사를 수정했다.박 위원장은 “같은날짜 사회면에서 ‘총선연대가 발족후참여단체 명단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허위보도하는 등 여전히 운동의본질을 흐리려는 의도가 엿보였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의 이같은 보도태도는 24일자 시론 ‘시민단체가 경계할 일’ 등교수들의 외부기고로 이어져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사장 성유보) 등언론모니터 단체들의 비판을 받았다.특히 민언련은 25일 ‘일일 모니터분석표’를 통해 “24일 명단발표 후 조선·중앙 등 일부 언론이 사설과 칼럼 등에서 시민연대의 활동을 고의적으로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총선연대측은 이번주부터 민언련을 중심으로 언론모니터팀을 구성,일일·주간 모니터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언론감시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김타균 공보국장은 “초판신문부터 사설,칼럼까지 철저히 모니터해 잘못된보도가 있으면 강력하게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총선연대에 참여하고 있는 언론개혁시민연대(상임대표 김중배)와 바른언론을 위한 시민연합(상임대표 박상증) 등 시민언론단체들은 언론인출신 공천부적격자 낙천·낙선운동을 펼치면서 ‘낙선운동 지지 네티즌 100만 서명운동’ 등도 전개할계획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계간 ‘인물과 사상’ 13호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김대중 정권에 대한 애정어린 비판과 고언을 아끼지 않았던 전북대 강준만 교수(신방과)가 현정권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나섰다. 최근 출간된 계간 ‘인물과 사상’ 13권에서 강 교수는 “김대중 정권은 DJ의 독선과 구태의연한 측근들로 인해 몰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미뒤틀릴 대로 뒤틀린 현정국은 모든게 김 대통령의 손을 떠났으며,설령 김 대통령이 마음을 고쳐먹어도 그의 뜻대로 될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이러렀다”고 현 정세를 진단했다.지난 87년 대선 당시 ‘비판적’지지를 주장했던 시사평론가 유시민씨는 ‘2000년 총선,나의 세가지 투표원칙’이란 기고문에서 “능력과 인물이 담보되지 않는한 신당이라고 해서 무작정 찍어주지 않겠다”고 밝혔다.이는 유씨가 ‘비판적 지지’에서 ‘선택적 지지’로의 노선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한편 강 교수는 “리영희 교수가 조선일보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은 ‘진보’를 박제화시키는 것”이라며 리 교수가 ‘조선일보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발언’을 해줄 것을 요청하였으며,한국의 강단 좌파들이 “연고주의와 소아병적 패거리주의에 매몰돼 있다”며 서울대 김세균 교수와 ‘진보평론’에 대해서도 비판을 비켜가지 않았다. 이밖에도 강 교수는 ‘조갑제 옹호’에 이어 ‘박정희 옹호론’을 펴고 있는 문학평론가 이동하씨,‘섬진강시인’김용택씨,야당원로 이철승씨의 ‘조선일보와의 밀월’ 등에 대해서도비판과 고언을 곁들이고 있다.도서출판 개마고원,9,800원정운현기자 jwh59@
  • ‘군필자 가산점제’ 보도 분석

    “근시안적 대책으로 ‘평등권 실현’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지난해 말 헌법재판소의 군필자 가산점제 위헌판결과 올해초 정부가 이를‘국가 봉사경력’으로 인정,유지하기로 한 것에 대한 각 신문의 보도태도를 놓고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이사장 성유보)이 내린 결론이다.대부분의 언론이 가산점제도의 문제와 찬반여론 내용을 심층 분석하기 보다는 남녀 성대결을 부추기고,PC통신 여론을 인용한 흥미성 보도에 치우쳤다는 비판을 면치 못한 것이다. 민언련은 헌재 판결 이후 경향,문화,조선일보 등의 사설에서 “헌재의 판결은 인정하는 듯 보이지만 전체 논지상으로는 애매하고 편파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반면 한겨레(12월 29일자)는 ‘본질 벗어난 군필자 가산 공방’이란 사설에서 “이번 논란이 소수 약자를 공격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군복무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길 바란다”면서여러 대안을 제시,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 민언련은 경향,중앙,한국일보 등은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그룹에 대한 의견을 거의 반영하지 않는 등 편파적 보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특히 1월초 정부여당이 내놓은 보완책에 대해 동아,조선일보 등은 이를 정치적 논리로만 해석,문제해결을 위한 거시적 안목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미경기자
  • 러 탈북자 강제송환 누구탓인가

    최근 탈북자 7명의 북한 송환과 관련,정부 당국과 ‘일부 언론’ 사이에 미묘한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정부는 직접적인 언급은 회피하고 있으나 ‘일부 언론’의 조급한 보도로 이들 탈북자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식의 말을 흘리고 있다.그러나 몇몇 당국자에 의해 ‘일부 언론’으로 지목된 조선일보 측은 ‘면피를 위한 정부의 공떠넘기기’라며 반박한다. 우선 탈북자 북한송환 사건의 과정은 이렇다. 지난해 11월10일 탈북자 7명이 중국을 거쳐 러시아로 넘어가던중 러시아경찰에 체포됐다.이들은 이어 유엔에 의해 국제난민으로 지정됐고 한국은 이들의 북한 송환을 막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다.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일본 등지의 언론이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마침내 지난해 12월30일 이들이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넘겨졌고 중국은 이들을 지난 12일 다시 북한으로 보낸것이다. 조선일보는 이와 관련,지난해 12월1일자 1면에서 ‘탈북자 7명 러시아서 체포’라는 기사를 단독보도한 뒤 지난 6일자 ‘탈북자 7명 강제송환 위기’란 기사에서 탈북자들의 신원을 첫공개했다.또 8일자에는 ‘러,탈북자 7명 돌연 중국 인계’‘한-러관계 적신호’등의 기사를 실었다. 그러나 탈북자의 북한송환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됨에 따라 조선일보의 이같은 ‘남다른’ 보도태도가 구설수에 오른 것. 먼저 문화일보가 조선일보의 자세를 지적하고 나섰다.문화일보는 지난 8일자 신문에서 ‘러 억류 탈북자 7명 한국행 왜 무산됐나’라는 박스기사를 통해 “한국정부가 러시아측과 ‘물밑’ 교섭을 벌이고 있었지만 탈북자들의러시아체류 사실이 일부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결국 러시아측이 ‘법대로’를 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또 “이들이 중국으로 송환된것도 공론화되자 중국측과의 비공식 접촉도 어려워졌다”며 ‘일부 언론의안보상업주의’를 우려했다. 특히 한겨레는 15일자 ‘취재파일’에 “이번 사건은 언론의 무책임한 상업주의가 그들(탈북자)을 되레 지옥으로 몰아넣은 표본사례”라는 정부 관계자의 코멘트를 실었다. 다른 신문들도 지난 12일 중국의 탈북자 북한 송환이 확인된 이후 ‘정부의 외교 무능력’과 탈북자의 신원을 공개한 조선일보를 질타했다. ‘조선일보 책임론’은 14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탈북자 문제가 언론에 보도돼 결과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이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송환하게 됐다”고 언급하면서 한층 고조됐다. 조선일보 측은 이에 따라 지난 17일자 사설과 박스기사에서 “외교력 부재로 탈북자 구명에 실패한 정부가 책임을 언론에 떠넘기려는 책임회피적 자세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언론은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뉴스를 보도해야 하며 이번 탈북자 문제도 그 예외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한 관계자는 “탈북자 송환과 같은 문제는 중국,북한 등주변국가들의 입장때문에 특히 한국언론에서 보도되면 교섭이 힘들어진다”면서 “생명과 직결되는 특별한 경우라서 언론에 협조를 요청했었다”고 말했다. 어쨌든 이번 사건은 탈북자 송환 등의 민감한 사안에 정부와 언론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곰곰 생각하도록 해주고 있다. 김미경기자
  • [매체비평] 평가부터 하려는 ‘신문의 오만함’

    1월3일,새 천년을 맞는 김대중 대통령의 신년사 ‘새 천년,새 희망’에 관련하여 주요 일간지들은 모두가 일면 톱으로 보도하고 사설과 종합면을 통하여 신년사의 의미와 내용을 자세하게 분석 보도했다.그러나 꼼꼼히 관련 보도태도를 보면 신년사를 긍정적으로 보며 환영하는 신문과 부정적인 견해와우려를 표명하는 신문,신년사 내용과 주변의 반응을 중심으로 보도하는 신문으로 나눌 수 있었다. 대부분의 신문들은 경제 및 교육 부총리의 신설을 자세히 다루었으며 여성부에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한겨레는 경제 부총리와 교육 부총리,여성부신설 모두를 환영하며 의미를 부여하였으나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등은 경제부총리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교육 부총리와 여성부 신설에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부총리제의 신설은 적절한 조치로 여겨진다며 부총리제에 대한 기대와 여성부 신설에 의미를 부여한 반면,조선일보는 사설 [2년만에 번복되는 작은 정부론]에서 ‘작은 정부’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정부가 확대된 정부조직 개편을 발표한 것에 따른 충분한 설명을 요구하고 “총선용 선심정책의 일환으로 교육 부총리와 여성부 장관이 부활한다는 분석”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도 사설 [대통령 신년사 총선 홍보?]에서 대통령의 신년사가 “연두 시정연설인지 아니면 새 천년 민주신당(가칭)의 총선 공약인지 혼란스럽다”고 비판했다.경제 부총리와 교육부 장관의 승격,여성부 신설의 발상은무리하기 짝이 없으며 “아무리 좋게 봐도 선거용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중앙일보는 또 만평 [김상택의 만화세상]에서도 DJ가 JP와 TJ의힘을 빼기 위해 부총리급을 신설했다는 내용의 만평을 실었다. 동아일보는 사설 ‘김대통령의 신년사’에서 복지 정책의 확대는 정부가 신자유주의 전략의 부작용에 눈을 돌린 것이라고 평가했다.이 신문은 “자칫 4월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선거 공약의 나열이 아니냐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지향하겠다는 당초의 약속과 어긋나며,신년사의 문제점은 이 신년사가 정당 총재 자격으로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김대통령 2000 신년사’에서 “정보화 사회 조기 진입을 위한 계획을 밝힌 것은 미래 지향적이라는 평가”라고 하고 “교육부 장관의 승격은 신선한 발상이라는 반응”과 “신년사 내용이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 일변도라며 순수성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도 있다”며 중립적인 보도태도를 유지하려 했다.문화일보는 신년사 요지와 관련부처 반응 중심으로 보도했고,대한매일은 신년사 전문을 싣고 부문별 핵심 내용을 점검하고 관련부처와 각계의 반응을 객관적으로 보도했다. 지식 정보화시대와 관련한 청사진에 대해서는 신문 모두가 환영하며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그러나 김대통령의 신년사 중 남북 경제공동체 구성방안에 대해서는 한겨레는 높은 평가를,동아일보와 한국일보는 관심을 표명하며현실성과 북측의 진지한 검토를 기대하는 사설을 썼으나 타 신문들은 남북경제 공동체 구성에 대해서는 지면을 할애하지 않았다. 결국 신년사 관련 보도태도의 큰 문제점은,신년사를 국민이 아니라 신문사의 입장에서 보도했다는 점이다.또 하나 지적할 점은 신년사를 평가하기보다는 신년사에서 제기된 청사진으로 달라지는 것들이 무엇인가를 먼저 따졌어야 했다는 점이며, 실현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인 점검을 함으로써 청사진의허실을 밝혀보는 보도가 되었어야 했다는 점이다.평가부터 해보려고 하는 신문의 오만함,이젠 그만두어야 하지 않을까. KNCC 언론모니터팀장 임순혜
  • 주요일간지 신년호 분석

    새 천년 새해 첫 호.2000년 1월 1일자 신년호에 담긴 새천년의 모습은 어떤내용들인가? 국내의 주요일간지들은 1월 1일자에서 하나같이 새천년특집을다루었다. 그러나 이미 지난 한햇동안 내내 밀레니엄특집을 꾸며왔던 터라 참신성은결여된 편이었다. 형식이나 내용면에선 신문마다 다소 차이가 있었으나 대개 미래·통일·정보화·환경 등 구태의연한 주제의 기획물과 특집광고로 지면을 메우다시피했다. 한마디로 ‘새천년의 꿈’을 그리기에는 부족한지면들이었다. 새천년특집과 관련,총4개 섹션에 걸쳐 대폭 지면을 배정한 중앙일보는 새천년 화두를 ‘휴먼밀레니엄’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각 섹션에서 다룬 특집물을 관통하는 일관된 주제는 없어 보인다. 미디어관련 기획물인 ‘21세기 미디어의 대격변 예고’ 역시 자사 홍보성 기사와 맞물린 것으로 특별히 시선을끌만한 내용은 없었다. 신년호에서 최다지면을 구성한 조선일보는 새천년의 기획을 모두 해외로 눈돌린 점이 특징이다.새로 시작하는 4개의 연재물이 모두 해외취재로 시작되고 있다. 지난해 영어를 제2국어로 하자는 논쟁을 이끌어내 재미를 본 조선일보는 올해 본격적으로 ‘영어가 경쟁력이다’는 기획물을 내놓았다. 동아일보는 별도의 ‘뉴밀레니엄 뉴비전’섹션에서 새해특집을 다루었으나특별히 돋보이는 내용은 없다. 다만 기획물 ‘뉴 웨이브 2000’을 통해 새천년의 화두를 ‘인간·환경의 공생’에서 찾고 있다.국민일보는 새천년의 화두를 ‘통일,어디까지 왔나’로잡았고,경향신문은 ‘새질서,새힘으로,새천년을’,한겨레는 ‘평화의 땅,복된 삶’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한겨레는 신년호를 평화·복지·미래마당 등 3개 분야로 나눠 기획한 점이독특한데 ‘정보도 복지다’라는 슬로건을 통해 경제적 빈부에 이어서 정보의 빈부가 도래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신년호 지면은 예년에 비해 그리 늘어난 편은 아니다.조선이 72면으로 최다이며 동아·중앙이 60면,한국·경향이 56면으로 그 뒤를 이었다.편집에선 파격도 있었다.중앙은 백두산 천지의 설경 사진으로 1면을 채웠고,한국은 10판 1면을 제호와 ‘2000년 1월1일’이라는 글자이외에는 백지로 제작하였다. 조선이 신춘문예를 별도의 섹션(8개면)으로 만든 것도 새로운 아이디어다. 이밖에 신년호에서 눈길을 끈 기획물로는 동아가 김영삼 전대통령의 회고록을 입수하여 요약,게재한 것과 대한매일이 일간지 사상 최초로 전국의 주요부동산 매물정보를 일일 단위로 게재하기 시작한 것 정도이다. 이어령 새천년준비위원장은 무려 5개 신문에서 대담·기고형식으로 얼굴을내밀어 독자들을 식상하게 만들었다.또 도하 신문들이 16대 총선을 앞두고실시한 ‘민심읽기’ 여론조사 결과와 출마예상자 명단을 경쟁적으로 실어지면의 상투화를 부추겼다. 정운현기자 jwh59@
  • 새 즈믄해 맞이 광화문서 국민대축제

    천년의 유장한 세월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새로운 천년이 시작된다. 그거 대한 역사의 전환을 맞아 세계 곳곳에서는 다양한 밀레니엄 이벤트가펼쳐진다. 새 천년의 장엄한 아침해를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유명한 일출장소로모여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울릉도의 성인봉을비롯전국에서 지방자치단체,종교단체 등의 주최로 다양한 해맞이·해넘이행사가펼쳐진다.새천년준비위원회는 독도,강릉 정동진,포항 호미곶,울산 간절곶,부산 해운대, 제주 성산일출봉 등에서의 해맞이 행사와 변산반도에서의 일몰행사를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진행한다. 새천년준비위원회는 특히 화합과 상생, 평화와 희망의 새 천년을 기원하는화려하고 웅대한 밀레니엄 행사를 광화문 일대에서 펼친다. 전국에서 펼쳐지는 새 천년맞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12월31일 오후 11시부터 2000년 1월1일 0시30분까지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는 ‘새 천년맞이 국민대축제-광화문 2000’.12만명의 시민과 6,000여명의 출연진이 한데 어우러져가는 천년을 마감하고 평화와희망의 2000년을 맞는 대축제를 펼친다.광화문 축제는 KBS로 생중계되며 CNN과 로이터통신을 통해 세계 210개국에도 생중계 된다. 국민 대축제는 제1부 ‘한민족 새 즈믄해 대행진’과 제2부 ‘생명의 빛,불꽃 축제’로 구성된다.제1부는 31일 오후 11시 변산반도의 마지막 햇빛이 광화문의 ‘천년의 불’에 점화되면서 막이 오른다.‘천년의 불’은 지름 3m,밝기 2,000만 촉광의 세계 최대 불꽃으로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만들어진 32m의 거대한 시계추 위에서 불을 밝힌다. 11시 6분부터 11분까지는 우리나라가 세계의 중심이고자 하는 희망이 담겨있는 불꽃발사 행사가 펼쳐진다.서울 세종로가 세계의 중심,우주의 중심임을 연출하기 위해 세종로의 도로 원표(元標)에서 불꽃을 발사하면 한국통신 건물 옥상에서는 ‘마라도’라고 쓴 불꽃이 터지며 세종문화회관에서는 ‘피지’,동아일보에서는 ‘도쿄’,종합청사에서는 ‘베이징’,대한매일(프레스센터)에서는 ‘케이프 타운’,한국일보에서는 ‘런던(그리니치)’,조선일보에서는 ‘뉴욕’,문화관광부에서는 ‘백두산’이라고 쓴 불꽃이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합창단이 노래하는 박문영 작사·작곡의 ‘역사는 흐른다’가 울려퍼지는가운데 11시13분 ‘역사의 수레’ 행사가 시작된다.김구·세종대왕·이순신·김유신 등 12명의 역사의 인물로 분장한 출연자들이 탑승한 12대의 수레행진이 이루어진다.‘오는 천년’ 퍼레이드에는 평화·생명·건강 등 12가지 주제로 장식된 ‘광화문 발 즈믄해 열차’로 운행된다.즈믄해 열차에는 유진박,유태평양,이승엽,휴먼 로봇 등이 탄다. 11시 44분에는 광화문 상공에 우주선이 나타나며 교보빌딩 옥상으로부터 우주인이 내려온다.그후 세종로 거리에 모든 조명과 ‘천년의 불’이 서서히꺼지며 11시 58분부터 새천년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시계추가 움직이며 레이저빔으로 빌딩에 카운트다운 숫자가 10부터 0까지 나타난다.카운트다운이끝나는 순간 시계추의 ‘1999’ 숫자가 ‘2000’으로 바뀐다.1,999개의 연이 광화문 일대 여러 빌딩에서 일제히 날아오르고 불꽃이 터진다.강남에 있는아셈 빌딩과 제주도의 일출봉 분화구에 불이 켜지며 카운트 다운 행사는 끝난다. 카운트 다운이 끝남과 동시에 시계추가 멈추며 2000년 1월 1일 0시 제2부‘생명의 빛,불꽃 축제’가 ‘즈믄동이 탄생’을 알리는 ‘X파일’ 공개와함께 시작된다.전국 50개 산부인과에서 태어나는 ‘밀레니엄 베이비’의 모습과 울음소리가 KBS로 중계되고 두루넷을 통해 인터넷으로도 중계된다. 0시 2분 부터 약 1분간 김대중 대통령과 만델라,바웬사 등 4명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평화의 메시지가 전해진다.곧 이어 대형 불꽃이 광화문 일대를밝히고 서울의 남산,북악산과 안산,낙산 등에서도 화려한 불꽃놀이가 2000년의 밝은 미래를 연다.5분부터는 세종로에 만들어진 무대에서 액정화면 TFT-LCD TV 카드섹션 ‘천년의 눈동자’가 펼쳐진다. 2000년 1월에 생일을 맞는 2,000명을 위한 생일잔치가 6분부터 7분30초동안세종로에서 벌어진다.박세리도 생일잔치에 참가한다.생일축하연은 고풀이와평화나누기로 이어진다.유엔가입 188개국의 국기와 각나라 언어로 쓴 ‘평화’라고 쓴 고자락이 35m 높이의 크레인에서 펼쳐진다.사물놀이·길놀이 참가자,외계인,외국인,시민 등이 한데 어우러져 대화합을 위한 신명나는 춤의한마당을 연출하며 광화문 밀레니엄 축제의 대단원은 막을 내린다. 이창순기자 cslee@ (END)
  • 강준만교수 ‘한국의 언론인1’ 발간

    언론계 최초로 종합일간지의 여사장 취임,언론사주의 탈세,현직 기자들의권언유착…. 올해 언론계를 풍미한 갖가지 화제와 사건들이다.한해가 마감되는 시점에서 전북대 강준만 교수(신방과)는 이런 언론계의 현주소를 반성하고 내일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한국의 언론인1’(인물과 사상사)이라는 책을 펴내고 중견언론인을 거침없이 평가해,관심을 모은다. 강 교수는 우선 김성우 한국일보 논설고문 등 중견언론인 10여명을 대상으로 삼았다. 강 교수는 김 논설고문을 ‘43년 묵은 한국 최고참 기자’라고 부르고,김삼웅 대한매일 주필은 ‘민주언론의 파수꾼’으로 묘사한다.그러나 김대중 조선일보 주필의 경우 ‘언론인인가,정치인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등 각언론인마다 다소 거칠지만 날카로운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강 교수는 “앞으로 꾸준히 속편을 낼 것”이라면서 “언론개혁은 곧 ‘사람’의 문제인 만큼 언론인에 대한 기록과 평가를 내림으로써 언론개혁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 [매체비평] 여론조사인지, 여론조작인지

    남에게 금품을 줬다는 이유로 사람을 처벌하려면 다음의 전제가 성립돼야한다.그 돈이 훔친 장물이거나 뇌물이어야 하고 받는 사람도 그런 줄 알아야한다. ‘노사문제’와는 먼 한겨울에 갑자기 튀어나와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노동법 개정문제를 따져보며 떠올린 생각이다. 오늘날 회사로부터 임금을 받는 노조간부 누구도 그 돈을 장물로 여기지 않는다.주는 사람도 아깝기야 하겠지만 뇌물 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그런데뭐가 문제란 말인가. 뇌물도 장물도 아닌데 준 사람을 법으로 처벌하는 조항이 있다고 한다.그것을 고치느냐 마느냐는게 노사간의 대립점인 것 같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이 문제를 “회사가 노조전임자에게 임금을 주는 것이옳으냐 그르냐” 는 틀로 보고 있다.언론들이 그렇게 보고 이슈를 이끌기 때문이다. 9일 KBS ‘길종섭의 쟁점토론’에서는 이 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이면서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에 관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를 곁들였다.결과는 “지급해선 안 된다”가 거의 70%,“지급해야 한다”가 30% 남짓으로 사측의일방적인 승리였다. 하지만,요점은 그게 아니었다.노조 측의 요구는 전임자 임금지불 문제는 노사간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노조 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사용자를 처벌하도록 한 법규정을 고쳐 달라는 것이다.이걸 놓고 토론을 벌였으니,여론조사를 하려면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을 주는 사용자를 처벌해야 하느냐 아니냐”로 물었어야 옳다.방송사로선 조사의 편의상 질문을 단순화했다고 하겠지만,의도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여론 조작’이 될 수 있었다. 쟁점을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문제’로 표현해 판단을 흐린 것은 신문도마찬가지였다.9일 노사정위원회가 중재안을 발표하자 일부 신문은 ‘노조전임 임금 사실상 허용’(문화일보),‘제한적 허용’(조선일보)으로 보도했다. 중재안이 임금지급을 허용한 것은 아니었다.따라서히 말해 “노사 협상에 맡겼다”(중앙일보)는 편이 맞다.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는 태도도 문제였다.거의 대부분의 언론들이 노사정위원회에서 노사가 협의하라고 주장했다.노사자율 원칙을 존중했다고 볼 수 있을까?아니다.“전임자 임금은 노조가 자체부담하는 것이 옳다”(국민일보),“재계가 정치활동을 선언한 것은 잘못일 수 없다”(동아일보),“이 미묘한시점에 재계를 편들 이유는 없으나 경총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세계일보)면서 재계를 편들었다. 이 점에서도 할말을 확실히 한 신문은 조선일보였다.이 신문은 “무노동무임금 원칙만 확실하다면 처벌조항은 문제가 안 된다”며 재계의 입장을 대변했다.오히려 이 신문이 가장 큰 문제로 삼는 것은 여당이 노동계에 지키지도못할 약속을 하고 이를 지키지도 않는다는 데 있다. 이에 집착하다 보니 국민회의가 한국노총에 보낸 공문을 ‘문건’으로,“대통령선거공약을 지키겠다”고 한 것을 ‘밀약’으로 표현하는 무리를 한 것 같다. 다음날(8일) 이 신문은 사설에서 여당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음을 비판했다. 옳은 지적이다.하지만 이렇게 약속을 중히 여기는 신문은 DJ 정부가 다른 공약들,예컨대 국가보안법 개폐나 국가인권위원회 설치,의문사 진상규명 등을지키고 있지 않음을 문제 삼은 적이 없다.역시 ‘할말과 안 할 말을 잘 가려서 하는’ 신문의 영민함,조선일보를 읽는 재미는 바로 이 맛이다. [엄주웅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실장]
  • ‘신당 새인물’ 경쟁 본격화

    ‘제3세력’이 의욕에 차있다.‘새천년 민주신당’에서 조기 착근(着根)을시도하고 있다.내년 1월 창당에 필요한 26개 법정지구당 조직책을 1차 목표로 세웠다.조직책인선위는 이번주 가동될 예정이다.선정되면 내년 4월 총선공천으로 사실상 연결된다.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합당이 성사되면 이들 정치신인들은 뒷켠으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1차 조직책에 포함되면 이런 걱정을 떨쳐버릴 수 있다.그래서총선 선발대가 되기 위한 ‘α’들의 경쟁이 더 뜨겁다. ‘386’세대 주자들은 수도권에서 출마채비를 서두르고 있다.서울에서는 우상호(禹相虎)전연세대총학생회장이 서대문 갑에 사무실을 개설하고 5선의 국민회의 중진 김상현(金相賢)의원에게 도전하고 있다.오영식(吳泳食)전고려대총학생회장은 이석형(李錫炯)변호사,이원형(李沅衡)전의원 등과 서대문을에서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그들,81학번’의 소설가 김지용(金志湧)씨는성동갑,임종석(林鍾晳)전전대협의장은 성동을에서 준비중이다. 신당창당준비위 이재정(李在禎)총무위원장이 이끄는 ‘국민정치연구회’는제3세력의 주력부대를 자처하고 있다.서울에서 우원식(禹元植)전서울시의원은 노원갑,백계문(白桂文)정신문화연구원 사무국장은 동작을,문석진(文錫珍)전서울시의원은 서대문갑을 노리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최민화(崔敏和)한진그룹고문이 수원 권선,유상덕(柳相德)전전교조수석부위원장은 성남 분당,조성우 전 전농수석부의장은 여주,윤조덕(尹朝德)노동연구원 교수는 파주에서 공천경쟁에 뛰어들었다. 또 국민정치연구회의 최규성(崔圭成)사무총장은 전북 김제,나상기(羅相基)홍보실장은 전남 나주,장준영(張俊榮)정세분석실장은 전남 보성·화순,노영민(盧英敏)충북본부대표는 청주 흥덕 등을 목표로 세웠다.함운경(咸雲炅)전서울대 삼민투위원장은 전북 군산에서 국민회의 채영석(蔡映錫)의원을 위협하고 있다. 여성으로는 장영신(張英信) 신당준비위 공동대표의 서울 구로을 출마가 유력시된다.여류 소설가 유시춘(柳時春)씨는 일산 덕양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조배숙(趙培淑)변호사는 전북 익산에서 출사표를 던질 채비다. 배선영(裵善永)전재경부서기관은 서울 서초갑에서 뛰고 있다.박용호(朴容琥)전KBS아나운서는 인천 계양·강화을,이승엽(李承燁)삼환컨설팅대표는 안양동안갑,김창수(金昌洙)전조선일보 차장은 대전,이원성(李源性)전대검차장은충주에서 뿌리내리기를 시도하고 있다. 박대출기자 dcpark@
  • 네티즌‘反조선일보운동’

    ‘최장집 교수 사상논쟁’과 관련,지난해 12월 조선일보 이한우 기자가 낸명예훼손 소송에서 최근 패소판결을 받은 월간 ‘말’지와 ‘인물과 사상’을 돕기 위해 모금운동에 나섰던 네티즌들의 활동이 ‘조선일보 반대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네티즌들이 자발적인 모금운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11월 22일 ‘인물과 사상’ 홈페이지(www.inmul.co.kr)에 ‘조선일보에게 국민들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한 네티즌의 글이 실리면서부터. 이후 40대의 평범한 한 네티즌(ID:anti-chosun)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150여명의 네티즌들이 총 450여만원을 모았다.인터넷상에서 운영되는 10여개의 웹진들도 각각 서명 및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10일간 모금운동을 벌여온 네티즌들은 지난 3일 조선일보 사옥 옆 코리아나호텔에 모여 “이번 소송건은 기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조선일보가 보여온 이중성의 발로”라고 의견을 모았다.이어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모금 및 서명운동을 한곳에 모을 수 있는 웹사이트를 구축하고,이를 통해본격적인 ‘조선일보 반대운동’을 펼쳐나가기로 계획을 세웠다. 이 운동에활발히 참여하고 있는 자유기고가 진중권씨는 “그동안 극우이데올로기에 치우치는 등 사상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았던 조선일보에 대해 보이콧운동을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선일보 이한우 기자는 지난 11월 29일자 한겨레에서 홍세화씨가‘나를 고소하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 기자의 승소를 비판하자, 홍씨와 한겨레를 고소할 의사를 밝혀 네티즌들과 조선일보 사이의 대립은 더욱 깊어질것으로 보인다. 김미경기자
  • 언론사·기자 상대 소송 크게 늘었다

    ‘김한길수석,중앙일보 상대 5억 손해배상 소송’‘중앙일보,대한매일·한겨레 상대 10억씩 손해배상 청구’ 지난 11월18일자 대부분의 일간지에는 최근 언론계를 떠들썩하게 한 ‘중앙일보사태’등 언론보도에 대한 2건의 손해배상및 정정보도 청구소송 기사가동시에 실렸다.이는 최근 들어 언론보도를 문제삼는 명예훼손소송이 늘어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언론사 뿐 아니라 기자 개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언론사를 비롯해 기자 개인을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서울지방·고등법원에 30여건등 모두 50여건에 이른다.지난 2월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가 KBS를 상대로 낸 5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비롯,10월 경찰청 외사국이 경향신문에 4억원을 청구하는등 검찰과 경찰의 언론상대 소송이 점차 늘고 있다. 또 지난 8월 서울지검 특별수사본부 소속 검사 12명이 조선일보를 상대로낸 36억원,10월 서울지검 형사4부 소속 검사 10명이 한겨레를 상대로 22억원의 청구소송을 내는 등 배상액도 점점 고액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처럼 언론관련 명예훼손소송이 늘어나고 있는데 대해 언론계를 비롯해 학계,법조계,시민단체는 언론을 견제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자칫 언론의 비판기능을 위축시킬수 있다고 우려한다.경제정의실천연합 고계현 시민입법국장은 “명예훼손 소송이 개인의 권리구제 차원이 아닌 정치권이나 검찰,경찰의 자기보호나 합리화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목소리를 반영하듯 언론개혁시민연대(언개연·상임대표 김중배)를 비롯해 언론중재위원회 등 언론관련 단체들은 지난 6월부터 명예훼손소송을 주제로 토론회를 벌여왔다.특히 11월 30일 언개연 언론피해법률지원본부는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명예훼손소송과 언론자유’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참가자들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발제자로 나선 황덕남 변호사는 “언론을 상대로 한 소송이 늘고 있는 것은 언론의 무책임을 바로잡는다는 긍정적인 측면과 언론자유와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침해한다는 부정적인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면서 “언론피해구제를 개선하기 위해 배상금액의 적정성과 언론기관의 제도적인 보완이 따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건국대 유일상교수(신문방송학)는 “공직자의직무에 대한 언론의 비판에 대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는 것은 자유언론의 숨통을 조일 우려가 있다”며 “자유언론과 명예훼손처럼 두개의 가치가 충돌할수 있는 상황에서 언론인들의 윤리의식과 도덕적 지침이 필요하다”고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발언대] 국회도서관 자료 의원사유물처럼 다루다니

    며칠 전 서경원 전 의원 방북사건 보도를 보기 위해 국회도서관 신문열람실을 이용했다.89년 6,7,8월 신문을 보아야 했는데 조선일보 5·6,7·8월 신문묶음이 없었다.열람실 직원은 정형근 의원의 사무실에서 빌려갔다며 세번째독촉전화를 했다.당일 신문은 반납되지 않았고 마이크로폼 자료실에도 89년6월까지밖에 없었기 때문에 다음날 다시 찾을수 밖에 없었다.미리 열람실에전화를 걸었더니 여전히 반납되지 않았고 정의원 사무실에 가서 보라는 답변을 들었다.정의원실에서는 담당비서관이 자리에 없어 모른다며 나중에 전화하라고 했다. 다시 열람실에 전화를 해 정황을 설명했다.이 과정에서 신문자료는 원칙적으로 ‘대출불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하루평균 1,000여명이 이용하는도서관의 공공자료,그것도 열람자료를 장기간 대출해가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회도서관 신문열람실엔 의원전용 복사기가 3대나 있다.일반인과 달리 무료로 이용한다.일반인들은 복사기에 3∼4명씩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도 비어있는 의원전용 복사기를쳐다보기만 한다.의원들의 업무를 위해 이 정도 배려로는 부족한 것인가.신문열람실을 자주 이용하는 나는 지금까지 그 복사기가 모두 작동되고 있는 걸 한번도 보지 못했다.정형근 의원실에 다시 전화를 걸었으나 비서관이 아직 자료검토를 마치지않은 상황이어서 반납하기 곤란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공공자료를 언제까지 가지고 있을 것인지,우리 뿐만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 자료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냐고 항의를 했지만 죄송하다는 말 대신 보좌관은 자리에 없고 전화받는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짜증섞인 답변만 들었다.국회도서관이 의원 입법활동을 지원하는 특수도서관이라고 하더라도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개방한 이상,공공의 성격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원칙까지 어겨가며 공공자료를 사유물처럼 다루는 의원의 의식수준이 한심스러울 뿐이다. 이유진[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간사]
  • 신당 새얼굴 ‘총선 고지’ 잰걸음

    ‘21세기 민주신당’에 참여하는 정치신인들은 바쁘다.내년 4월 총선을 노리며 표밭갈이에 여념이 없다.신당창당준비위의 공식 발족과 함께 출사표를공개하는 인사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우선 ‘386’세대 주자들은 상당수가 서울에 뛰어들고 있다.우상호(禹相虎)전 연세대총학생회장은 서대문갑에 사무실을 개설하고 총선에 대비중이다. 오영식(吳泳食) 전 고려대총학생회장은 한달반 전 은평을에 사무실을 냈다. 임종석(林鍾晳) 전 전대협의장은 성동을에 도전을 목표로 ‘푸른정치연구소’를 마련했다.다만 이인영(李仁榮) 전 고려대총학생회장은 모교 인근지역이선점돼 지역구 선정에 고심하고 있다. 이석형(李錫炯)변호사는 3개월째 서울 은평을에서 법률사무소 분소를 내고밑바닥을 다지고 있다.유기홍(柳基洪) 전 민화협 사무총장은 1차 추진위원으로 발표된 뒤부터 동대문을에 사무실을 냈다. 배선영(裵善永) 전 재경부서기관은 지난달 10일 사표를 내고 서초구 방배동에 사무실을 계약,다음달 오픈할 예정이다.곽치영(郭治榮) 전 데이콤사장은경기도일산과 서울 용산을 놓고 지역구 분위기를 탐색하고 있다. 박용호(朴容琥) 전 KBS 아나운서는 인천 계양·강화을에 사무실을 준비하고있다.여류작가인 유시춘(柳時春) 전 민예총 이사는 다음달초 경기 고양시 덕양구 사무실 개설에 앞서 지역구 행사에 부지런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승엽(李承燁) 삼환컨설팅대표는 안양동안갑 출마를 위해 지명도를 높이는 홍보전략 마련에 한창이다. 김창수(金昌洙) 전 조선일보 차장은 고향인 대전에서 출마하기 위해 지역분위기를 점검하고 있다.이원성(李源性) 전 대검차장은 충북 충주에 살다시피 한다.권용목(權容睦) 전 현대노조위원장은 지난 9월 중국에서 귀국해 울산지역에서 주민접촉에 나섰다. 한편 이용태(李龍兌) 삼보컴퓨터 명예회장은 신당창당준비위 공동부위원장으로 선임됐지만 본인이 극구 고사하면서 진통을 겪기도 했다.준비위는 발표내용을 밤늦게 번복하는 해프닝을 벌이다가 고문 위촉으로 정리했지만 그의출마 여부는 불투명하다. 주현진기자 jhj@
  • [매체비평] 언론의 도덕주의 두얼굴

    ‘내가 하면 로맨스,남이 하면 불륜’이는 윤리문제에 관한 사람들의 이중적 태도를 빗댄 말이다.신문들은 윤리문제에 어떤 잣대를 갖고 보도를 할까. 최근 서갑숙 수기 파문과 ‘언론문건파동’에 관한 일간지들의 보도를 통해 우리는 이 잣대를 엿볼 수 있다.서갑숙 수기 파문은 우리사회가 성에 관해공식적으로 표방해온 윤리·도덕적 엄숙주의에 도전한 사건이다.문화일보는‘‘과민반응…표현자유 침해’ 파문’(10월25일),‘성(性)의식 급변….‘음란물’ 새 기준 필요’(11월3일)등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이 사건의 사회적 의미를 비교적 조심스럽게 따져보는 기사들을 실었다.그렇지만 대부분의 신문들은 도덕적 시각에다 관음증의 요소가 뒤섞인 묘한 입장에서 이 사건을다루었다. 신문들은 논란이 된 장면 소개와 함께 시민들의 반응까지-‘서갑숙씨 고백서 구하기 아우성’(조선일보,10월27일)-자세히 보도해 독자들의 호기심을부추겼다.신문들의 논조는 이 책이 마치 포르노물처럼 골방에나 머물러야 할 부류인 것 같은 인상을 주었지만,결과적으로는이 책이 베스트셀러를 넘어‘서갑숙신드롬’으로까지 격상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러면서도 대다수 신문들은 예전의 비슷한 사건에서 그랬듯이 사건을 도덕적 결말로 몰아가는 것을 잊지 않았다.조선일보(10월24일 ‘만물상’)는 ‘성에 관련된 묘사는 그 사회의 관습,도덕,전통에서 너무 벗어나면 보편적 공감-동의를 얻기는 힘들다’고 꾸짖고 있다.또 ‘‘서갑숙 책’ 파문에 손해감수한 자율규제’라는 기사에서 어느 서점의 ‘어른스런’ 판단에 찬사를보냈다(10월28일 ‘돋보기’).이같은 여론몰이 분위기에서 ‘검찰내사’ 발표는 예상된 수순이었다.하지만 며칠 후 검찰의 내사종결 발표 한마디에 그소동은 허탈할 정도의 해프닝으로 끝났다.애당초 도덕주의적 접근이 무리였던가,아니면 위선이 아니었나 의심이 간다. 비슷한 시기에 터진 ‘언론문건 파동’ 역시 차원은 다르지만 정치인과 언론인 자신의 고질적인 윤리·도덕적 문제라는 관점에서 다루지 않을까 예상했었다.더구나 신문마다 차이는 있지만 짧은 기간에 200건이 넘는 기사로 지면을도배하는 것을 보고 그런 기대를 더 굳혔다. 사건의 진상이 어떻게 결말이 나든간에 이 사건의 쟁점은 누가 보아도 뚜렷하다.과연 ‘국민의 정부’가 언론공작이라는 정치적 비윤리 행위를 도모할수 있느냐,또 언론사나 언론인이 정치권과 결탁하는 등 직업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그런데 예상과 달리 대부분의 신문들은이 사건의 세부적·기술적인 사항에만 관심을 두었다.몇 면을 차지한 해설기사들도 사건의 의미나 배경보다는 스트레이트 기사에서 미진했던 지엽적인사항들을 파고들었다.말하자면 언론문건 보도에서는 서갑숙씨에게 보여주었던 윤리적·도덕적 관점은 실종되고,재판과정을 중계하듯이 제3자의 입장에서 사건의 경과나 책임소재만 지루할 정도로 캐고 있었다. 평소 언론개혁 관련 기사를 많이 다루었던 한겨레조차 언론단체의 성명발표를 두어 차례 보도하고,관련 사설의 말미에서 ‘자성과 개혁운동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요지로 조심스레 언급했을 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문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와 관련된부분에서는 큰 차이를 드러냈다.중앙일보는 이 사건을 ‘홍석현사건’의 연장에서 ‘언론장악문건’으로 규정했다. 또 ‘중앙일보 간부가….전달은 착오’(10월30일,1면),‘중앙일보 간부와 상의한 적 없어’(11월9일,1면)같은 식으로 제목을 뽑아,이 사건과의 관련을축소하려 애썼다.경쟁지인 조선일보가 제목에서 중앙일보를 강조한 것과 대조적이다.서갑숙 파문 보도에서 보인 ‘위장된 과잉 도덕주의’와 언론문건보도에서 드러난 도덕주의의 실종.이 가운데 어느 것이 우리 신문의 진짜 모습일까. [임영호 부산대 신문방송학과교수]
  • [매체비평]“왜 이제냐”와 “이제라도…”

    ‘고문경관’이근안 전 경감이 자수하고 나자,그간 우리 언론이 그 사람의체포에 얼마나 노력했는지가 궁금했다.한 개의 신문과 방송에서 캠페인 비슷한 것을 벌인 기억이 나는데,정작 신문기사 데이터베이스(94년치부터 수록)를 뒤져보니까 ‘이근안’을 언급한 사설은 12건,한겨레신문을 빼면 6건에불과했다.그것도 지난해 납북어부 2명이 재정신청을 낸 일을 계기로 한 것이었다. 언론은 이씨의 자수 배경에 관해 궁금증을 한껏 부풀렸다.현재까지도 고문조작 의심을 받고 있는 사건이라든가 그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겪은 사람들에게 조명을 비추기보다는,어떻게 숨어 있었는지,왜 지금 자수했는지 하는데에 지면을 더 썼다.흥미를 자극하기는 했지만,고문에 대한 경각심과 사회적 여론을 환기한다든지 고문 범죄의 공소시효 불인정 같은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한다든지 하는 일은 뒷전이었다. 특히 “왜 이제냐”는 문제 제기는 음미해 볼 만한 대목이다.어떤 사건이나 행위에 대해 발생 시점을 문제삼아 본질을 흐리고 추측과 의혹을 부추기는수법은 우리 언론이 잘 해온 일이다.정부나 기업의 어떤 발표가 있으면 “왜 지금이냐”는 것이고,비리나 탈세의 조사가 시작되거나 당사자가 소환,구속되어도 “왜 이제냐”는 것이다.사실 자체에 대한 판단은 뒤로 밀리기 마련이다.읽는 사람에게 재미는 있으되,사회 전체로는 음모론이 번성한다. 서경원 전의원이 자신의 밀입북 사건 수사에서 고문을 당해 ‘고정간첩’으로 몰렸다며 정형근 의원을 고발한 사건을 검찰이 수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이에 대한 주요 신문들의 반응은 역시 “왜 이제냐”는 것이다.그래서 “석연찮고 개운치 않으며”(동아일보),“보기 딱하다”(중앙일보)면서,“정권이 바뀌면 간첩사건도 재수사하느냐는 냉소적 시각”(한국일보)을 전달한다.그들이 보기에 이 사건은 여권의 “정형근 때리기와 연관된 정치적사건”이며(문화일보),“결국은 정치적으로 풀어야 마땅하다”(중앙일보).이런 글을 쓰신 분들에게는 국회 의사당 앞거리에서 1년 넘게 농성을 벌이고있는 ‘의문사 및 민주화운동 유가족’ 사람들을 한 번 만나 보기를 권한다. 그래서 고문조작 의혹 사건을 “이제라도” 재수사하는 것을 다행스럽게 여기고 결코 정치적으로 흐지부지되지 않기를 바라는 시각도 있음을 확인하고전달해주기를 바란다. 정치적 타결에 단호히 반대하는 신문이 있어 눈길을 끈다.한겨레가 아니라조선일보라는 점이 놀랍다.이 신문은 “모든 것은 철저한 법리에 의거해 진행돼야지 추호라도 정치적인 주변정세에 이용당하거나 영향받아서는 안 된다”고 한다.법리에 의한 해결이 무엇인지는 그 다음 대목을 읽어보면 짐작이간다.“10년 가까이 지난 옛 사건의 수사과정에 고문행위가 있었는지를 무슨 방법으로 판별할 수 있으며,설령 있었다 해도 관련자들의 진술에 의존해서만 수사할 경우 과연 증거능력이 있는지 알 수 없다.”수사하나 마나한 사건이니 기각하라는 이야기로 들린다. 왜 그래야 하는가?“서경원 사건은 우리 사회의 그 동안의 준거 전체에 심대한 타격을 가할 수도 있는” 사건이기 때문이다.진실도 규명해야겠지만 “다만,다른 것도 아닌 간첩죄 해당사건까지 정권이 바뀌면 재수사로 가야 하는지” 심각하게 숙고해 보아야 한단다.이에 대해 고문 범죄는 밀실에서 자행되기 때문에 다른 사건보다 진술과 정황증거가 중요하다는 점,흉악범이든국사범이든 수사과정에서의 고문이 자행되었다면 기소조차도 효력을 잃는 외국 사례 따위를 지적하는 것은 부질없을 것 같다.다만 조선일보가 그토록 소중히 여기는 우리 사회의 준거가 무엇인지,간첩은 고문해도 된다는 것이 그것인지 궁금할 뿐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도 솔직히 겁이 난다.조선일보가 서경원 사건을 놓고“전 사회적인 탈권 투쟁의 하위 차원”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탈권투쟁’에 조금만치도 관심이 없고 오히려 겁이 나는 필자로서는 같은 신문의 2월 22일자 사설의 요지를 인용하는 것으로 그만두겠다.“총풍 사건 피고인들의 고문 주장을 검찰은 수사팀을 교체해서라도 재수사에 착수하고 철저히조사해 실체를 분명히 밝혀내야 한다.”[엄주웅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실장]
  • 이종찬부총재 오랜만에 공개석상에

    국민회의 이종찬(李鍾贊)부총재가 오랜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부총재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직자회의에 참석했다.언론문건파동 이후 당 출입을 자제해온 그였다.특히 지난 4일 검찰조사를 받은 뒤로는 행적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날은 국정조사에 임하는 자신의 자세를 당에 전달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청문회에 적극적으로 임해 진상규명에 협조해야 한다는 게 소신”이라고 밝혔다. 언론문건사건에 대해서는 “문건 폭로자가 제기한 의혹이 모두 허구로 결론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문건 작성자가 이강래(李康來)전청와대정무수석이 아니고,자신 역시 문건을 보지도 못한 만큼 전달자가 아니며,‘조선일보를 먼저 손보라’고 돼있는 문건내용이 실행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잠수’를 한 이유는 “말을 아끼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미리말을 하면 수사에 지장이 있다”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는 설명이다.한나라당에 대해서는 “정치공세만 하지 말고 관련자가 모두 나와 사실을 말한 뒤 국정조사위원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부총재는 ‘왕성한’ 활동을 다짐했다.“당사와 여의도사무실에도 정상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내년 총선을 위해 지역구에도) 사무실을 하나 내야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이번 파동과 관련,당에 불만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그런게 있을 수 없다”면서 “심려를 끼쳐 미안할 뿐”이라고 답했다.“그동안 외부강연을 모두 취소,수입원이 크게 줄었다”는 농담까지 곁들이며 ‘강연정치’를 계속할 방침을 밝혔다. 이지운기자 j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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