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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조정 Q&A] 대량실업 등 후폭풍 거세… 향후 8개월이 ‘골든타임’

    내년 대선국면 접어들면 부담 커… 올 넘기면 최소 2년간 못할 듯 지난달 총선 전까지만 해도 해운·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세계 경기 침체와 함께 조선과 해운업의 위기는 수년째 지속돼 온 해묵은 과제였고, 정부는 민간 자율로 처리해야 한다며 한발 뒤에 물러서 있었다. 그러나 총선이 끝나자마자 구조조정은 모든 정치·경제 이슈를 집어삼키는 블랙홀로 등장했다. 구조조정 이슈가 갑자기 떠오른 이유와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문답으로 구성해 봤다. →잠잠했던 구조조정이 갑자기 떠오른 계기는. -유일호 구조조정 전면에 정부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린 주인공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지난달 15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던 유 부총리는 한국 기자단과의 만찬에서 “기업 구조조정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며 “공급과잉 업종과 취약 업종 구조조정을 더는 미룰 수 없다. 빨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자풍으로 평소 강한 표현을 쓰지 않던 유 부총리가 직접 기업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보인 이유는 정부와 채권단이 올해 말까지를 기업 구조조정의 적기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왜 하필 지금인가. -총선과 대선 사이 구조조정에는 대량실업과 고용불안 등 메가톤급 후폭풍이 몰아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슈를 총선 전에 언급할 경우 여당의 선거 전략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내년에는 대통령 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구조조정은 실행 가능성이 낮고, 세력화된 재계와 노동계의 반발을 감당하기도 어렵다. 정부는 이 때문에 총선이 끝나고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들어가기 직전인 연말까지 약 8개월이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올해 구조조정을 하지 못하면 최소한 2년은 미뤄지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구조조정 ‘실탄’ 공급이 급할 정도인가. -선제적 조치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곧바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당장 급한 해운과 조선 이외 업종의 구조조정 대상 선정은 대기업이 7월 초, 중소기업은 11월 초에 이뤄진다. 다만 부실기업 정리 과정에서 채권단인 산업·수출입 등 국책은행과 민간은행이 휘청거리면 금융위기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상황을 미리 예측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 정부 관계자는 “선제적 조치”라고 했다. 하지만 실탄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에 따라 구조조정 범위가 달라질 수도 있다. 구조조정은 국책은행의 여력에 따라 해운·조선업에 국한될 수도, 아니면 아직은 괜찮지만 전망이 어두운 공급과잉 업종까지 포함해 신성장 산업 중심으로 진행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부실기업 살리는 건 결국 혈세 최고경영자 사재 출연이 우선”

    “부실기업 살리는 건 결국 혈세 최고경영자 사재 출연이 우선”

    정부, 금융 지원 전제조건 제시 “부실 운영 당사자가 대가 치러야” 4일 열린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의 첫 회의에서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융 지원의 첫 번째 전제조건으로 ‘당사자의 엄정한 고통 분담’을 제시했다. ‘당사자’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뜻한다. 협의체가 최은영(54)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 조양호(67) 한진그룹 회장, 현정은(61) 현대그룹 회장 등 기업 부실에 책임을 져야 할 전·현직 최고경영자에게 사재 출연 등 무한책임을 요구한 것이다. 정부가 나서는 재정지출은 세금이 투입되는 것이고,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역시 인플레이션 등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부실기업을 살리거나 정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 궁극적으로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라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1997년 외환위기 때는 기업들이 자기뿐만 아니라 가족 친인척까지 연대 책임지면서 다들 고생하고, 정부도 서로 열심히 잘 헤쳐 나가 보자는 게 있었다”면서 “지금 기업들은 자기와 가족, 친인척은 일절 다치지 않게 조치해 놓고 빠져 버린 뒤 채권단에 알아서 하라고 하고, 채권단은 정부한테 돈을 달라고 한다.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 회장은 채권단의 요구에 300억원 규모의 사재 출연을 약속했다. 반면 최 전 회장은 주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자율협약 신청 직전에 주식을 내다 팔았다. 그 결과 최 전 회장은 약 15억원의 손해를 줄일 수 있었는데, 회사를 망가뜨려 놓고는 내부 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해 대주주의 책임마저 회피했다는 국민적 지탄과 함께 검찰 수사까지 받고 있다. 다만 조 회장은 채권단으로부터 사재 출연 요구는 받지 않고 있다. 조 회장이 최 전 회장에 이어 ‘구원투수’로 한진해운을 맡게 됐고, 모기업인 대한항공이 유상증자 등으로 한진해운을 지원하는 노력을 기울여 온 점을 채권단이 감안했기 때문이다. 협의체는 두 번째 조건으로 ‘국책은행의 철저한 자구계획 선행’을 제시했다. 국책은행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다. 국책은행에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이유는 그동안 두 은행이 정책금융기관의 입장에서 적기에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해 부실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두 은행의 인력 및 조직 개편, 자회사 정리 등 거의 구조조정 수준에 이르는 자구계획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산은이나 수은은 채권단이자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이렇게 만들어 놓았으면서, 해운·조선업을 빌미로 자기자본비율(BIS)을 올려 달라고 한다”며 “부실기업도 그렇지만 산은·수은도 문제가 많다. 위기관리 부실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구조조정 추진] 유일호 “구조조정 5조 갖고 될지 두고 봐야”

    [구조조정 추진] 유일호 “구조조정 5조 갖고 될지 두고 봐야”

    한은 → 수은·정부 →산은 출자 가능 25조 금융중개지원 확대 방안도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의 자본 확충을 위한 첫 태스크포스(TF) 회의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산은, 수은 관계자 등이 참석해 재원 확충 방안과 규모 등에 대해 논의한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구조조정 자금이 5조원 이상은 될 거라고 시사했다. 유 부총리는 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이 법인세 인상으로 구조조정 자금 5조원을 마련하자는 입장’이라는 질문에 “5조원 갖고 될지 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구조조정 재원이 적어도 5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인식을 시사한 것이다. 유 부총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 중이다. 유 부총리는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해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한 전제로 사회적 합의나 국민적 공감대를 강조했다는 질문이 나오자 “국민적 공감대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발권력 동원에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한은 입장에 불편함을 내비친 것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수은에 출자해야 하는 규모를 3조원 정도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수은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9.8%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해운업과 조선업의 손실을 감당하면 BIS 비율은 더 낮아진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중은행이 적용하는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 145%를 고려할 경우 수은은 2조 6000억원이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이 경우 산업은행이 필요한 돈은 4조 9000억원가량이다. 한은이 산은에 출자하려면 법을 바꿔야 하지만 수은 출자는 법을 고치지 않고도 가능하다. 따라서 한은은 수은에, 정부는 산은에 각각 출자하는 정책 조합이 가능한 시나리오다. 유 부총리는 “일단 방향은 좀 더 진전되겠지만 재정당국이 얼마, 통화당국이 얼마 하는 식의 금액이 금방 나오겠느냐”면서 “지금 단계에서 ‘구조조정에 필요한 재원은 얼마다’라고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25조원인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확대하는 방안도 있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특정 분야로 지원 대상이 한정된다는 점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내부에서도 ‘부작용은 적고 예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정책’이라는 평가가 있다. 금융중개지원을 포함한 한은의 대출금은 지난달 말 현재 19조 6471억원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단독] [구조조정 추진] 지준금 총액 50조… 지준율 1%P 낮춰도 年 5조 부담 줄어

    [단독] [구조조정 추진] 지준금 총액 50조… 지준율 1%P 낮춰도 年 5조 부담 줄어

    돈 맡기는 고객 늘고 대출 감소 부동자금도 요구불예금에 몰려 은행 체감 지준율 부담 더 커져 지급준비금 ‘이자 지급’ 요청도 시중은행들이 한국은행에 지급준비금비율(지준율) 인하를 건의하고 나선 것은 구조조정 본격화에 따른 체력 고갈 사태를 우려해서다. 은행권 체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쏟아지는 부실기업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급준비금 등 다른 부담을 최대한 줄여 구조조정에 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게다가 시장의 ‘돈맥경화’(돈이 돌지 않는 현상)도 심하다. 투자처를 찾지 못해 떠도는 시중 부동(浮動)자금이 언제든 넣고 뺄 수 있는 요구불예금 등에만 몰리고 있는데 요구불예금에 대한 지준율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한국판 양적완화’와 관련해 정부 협공을 받고 있는 한은은 시중은행들까지 지준율 인하를 들고 나오자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은행들은 지준율이 마지막으로 조정된 2006년과 비교해 금융시장 여건이 크게 변한 점을 강력히 환기시킨다. 당시 통화 증가율은 12.5%였던 반면 지금은 8%대 초반이다. 대출 증가율도 같은 기간 13.9%에서 지난해 연말 절반 수준(7.7%)까지 떨어졌다. 은행이 체감하는 지준율 부담이 더 커진 셈이다. 돈을 맡기는 고객은 늘었는데 대출 증가세가 꺾여서다. 지난해 연말까지 시중은행이 한은에 맡긴 지급준비금 총액은 약 50조원이다. 이 중 요구불예금에 해당하는 금액이 약 37조원이다. 지준율을 1% 포인트만 낮춰도 연간 5조원의 부담이 줄어든다. 돈맥경화도 지급준비금 부담을 키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업의 유효자금이 은행 요구불예금으로 몰리고 있다”며 “예금 회전율이 크게 둔화되면서 돈맥경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0년 요구불예금의 연평균 회전율은 34.8%였다. 지난해 말에는 24.3%, 올해 2월에는 20.4%까지 뚝 떨어졌다. 은행에 지급준비금은 ‘무수익 자산’이다. 한은에 맡겨도 이자 한 푼 받지 못한다. 이번에 지준율 인하를 건의하면서 ‘이자 지급’도 요청하고 나섰다. 은행연합회 측은 “선진국 사례를 조사해 보니 중앙은행이 지급준비예치금에 정책금리 수준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은이 최소한 기준금리 수준(1.5%)의 이자는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경우 시중은행은 연간 7500억원의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다. 지난해 시중은행 전체 당기순이익 3조 5000억원의 21%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 시중은행 재무담당 임원은 “해운·조선업을 비롯해 은행권 전체 기업(대기업, 중소기업) 여신 중 석 달 넘게 이자를 받지 못한 부실채권 규모만 30조원”이라며 “앞으로 충당금을 얼마나 더 쌓아야 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데 몇십조원이 한은에 묶여 있는 것은 경제적인 차원에서도 낭비”라고 주장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은행들 요구에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내부적으로는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과거 통화량으로 통화정책을 펴던 시절에는 지준율이 중요한 수단이었지만 ‘금리’로 바뀐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 카드라는 것이다. 지준율은 한번 내리면 다시 올리기 어렵다. 게다가 지준율을 내리면 은행 곳간은 불어나지만 한은 재정은 쪼그라들게 된다. 하지만 한은이 “구조조정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하겠다”고 공언한 이상 마냥 거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단독]은행들 “충당금, 몇십조원 묶여 있는 건 낭비”… 한은은 ‘곤혹’

    [단독]은행들 “충당금, 몇십조원 묶여 있는 건 낭비”… 한은은 ‘곤혹’

    돈 맡기는 고객 늘고 대출 감소 부동자금도 요구불예금에 몰려 은행 체감 지준율 부담 더 커져 지급준비금 ‘이자 지급’ 요구도  시중은행들이 한국은행에 지급준비금비율(지준율) 인하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구조조정 본격화에 따른 체력 고갈 사태를 우려해서다. 은행권 체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쏟아지는 부실기업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급준비금 등 다른 부담을 최대한 줄여 구조조정에 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게다가 시장의 ‘돈맥경화’(돈이 돌지 않는 현상)도 심하다. 투자처를 찾지 못해 떠도는 시중 부동(浮動)자금이 언제든 넣고 뺄 수 있는 요구불예금 등에만 몰리고 있는데 요구불예금에 대한 지준율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한국판 양적완화’와 관련해 정부 협공을 받고 있는 한은은 시중은행들까지 지준율 인하를 들고 나오자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은행들은 지준율이 마지막으로 조정된 2006년과 비교해 금융시장 여건이 크게 변한 점을 강력히 환기시킨다. 당시 통화 증가율은 12.5%였던 반면 지금은 8%대 초반이다. 대출 증가율도 같은 기간 13.9%에서 지난해 연말 절반 수준(7.7%)까지 떨어졌다. 은행이 체감하는 지준율 부담이 더 커진 셈이다. 돈을 맡기는 고객은 늘었는데 대출 증가세가 꺾여서다. 지난해 연말까지 시중은행이 한은에 맡긴 지급준비금 총액은 약 50조원이다. 이 중 요구불예금에 해당하는 금액이 약 37조원이다. 지준율을 1% 포인트만 낮춰도 연간 5조원의 부담이 줄어든다. 돈맥경화도 지급준비금 부담을 키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업의 유효자금이 은행 요구불예금으로 몰리고 있다”며 “예금 회전율이 크게 둔화되면서 돈맥경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0년 요구불예금의 연평균 회전율은 34.8%였다. 지난해 말에는 24.3%, 올해 2월에는 20.4%까지 뚝 떨어졌다. 은행에 지급준비금은 ‘무수익 자산’이다. 한은에 맡겨도 이자 한 푼 받지 못한다. 이번에 지준율 인하를 건의하면서 ‘이자 지급’도 요청하고 나섰다. 은행연합회 측은 “선진국 사례를 조사해 보니 중앙은행이 지급준비예치금에 정책금리 수준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은이 최소한 기준금리 수준(1.5%)의 이자는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경우 시중은행은 연간 7500억원의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다. 지난해 시중은행 전체 당기순이익 3조 5000억원의 21%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 시중은행 재무담당 임원은 “해운·조선업을 비롯해 은행권 전체 기업(대기업, 중소기업) 여신 중 석 달 넘게 이자를 받지 못한 부실채권 규모만 30조원”이라며 “앞으로 충당금을 얼마나 더 쌓아야 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데 몇십조원이 한은에 묶여 있는 것은 경제적인 차원에서도 낭비”라고 주장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은행들 요구에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내부적으로는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과거 통화량으로 통화정책을 펴던 시절에는 지준율이 중요한 수단이었지만 ‘금리’로 바뀐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 카드라는 것이다. 지준율은 한번 내리면 다시 올리기 어렵다. 게다가 지준율을 내리면 은행 곳간은 불어나지만 한은 재정은 쪼그라들게 된다. 하지만 한은이 “구조조정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하겠다”고 공언한 이상 마냥 거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부양 카드를 섣불리 꺼내 들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기준금리에 손을 대는 것보다 지준율을 내린다면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는 줄 수 있다”며 “기준금리 대신 지준율 인하를 적절히 활용한 중국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준율을 내리면) 은행들이 구조조정 지원이나 기업 대출을 늘리기보다는 (안전한) 가계 대출만 늘릴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울산, 조선업 위기 극복 1650억 추경

    지자체가 위기에 처한 조선업을 살리려고 추경 예산을 긴급 편성하는 등 대책에 나섰다. 울산시는 2일 조선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1650억원의 추경예산을 긴급 편성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조선산업 위기 대응 10대 종합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종합 지원 대책에 따르면 시는 ▲긴급재정 운영으로 경제활성화 지원 ▲사내협력업체 경영안정자금 지원 확대 ▲조선 관련 중소기업 지방세 징수 유예 및 세무조사 연기 ▲이화산업단지 부담금 조기 지급 ▲전직, 재취업 및 창업 지원 강화 ▲조선 기자재 기업 국내외 마케팅 지원 확대 ▲조선해양 분야 기술혁신 인프라 조기 구축 지원 등을 우선 과제로 추진한다. 시는 우선 경제활성화를 위해 오는 7월 1650억원 규모의 긴급 추경 예산을 편성해 일자리 창출과 조선해양산업에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또 현대중공업이 있는 동구에는 하반기 지급 예정인 조정교부금 93억원을 이달 중 전액 앞당겨 교부한다. 특별조정교부금 48억원도 동구에 지원한다. 경남 거제시도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사내협력사들의 목소리를 들은 뒤 정부와 국회에 전달하기로 했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3, 4일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 협력사협의회를 잇달아 방문한다. 또 이날부터 ‘조선산업 위기 극복 종합대책본부’를 운영한다.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직접 타격을 받게 될 하청업체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 육성자금 융자 지원 규모를 10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확대하고 지방세 납부 기한을 연장하거나 징수 유예할 방침이다. 시는 경기 부양을 위해 투입하기로 한 3060억원을 될 수 있으면 다음달 말까지 모두 집행할 계획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특정기업 지원 WTO 제소 여지…정부 정교한 접근 필요”

    “특정기업 지원 WTO 제소 여지…정부 정교한 접근 필요”

    산은 4조여원 대우조선 지원 관련 EU·日 등 우리 정부 해명 요구 보조금 결론 땐 관세·제소 등 불이익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통상 마찰’이 복병으로 등장했다. 지난달 29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구조조정 컨트롤타워 부재 논란에도 불구하고 채권단 주도 원칙을 재천명한 것도 자칫 정부의 관여가 통상 문제로 비화될 수 있음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 국책은행을 지원하는 ‘한국판 양적완화’도 특정 기업·산업의 경쟁력을 회복시켜 수출 확대를 노린다는 점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23일께 프랑스 파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에서 올해 첫 조선작업반회의가 열린다. 주요 안건 중 하나는 지난해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4조 2000억원을 지원할 때 정부가 개입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직전 회의 때 유럽연합(EU)과 일본 정부는 국책은행인 산은의 대우조선 지원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며 우리 정부의 입장을 요구했다. 산업부는 정부의 개입은 없었으며 순전히 산은의 ‘상업적 판단’에 따라 지원했음을 소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법학)는 “상업적 판단만으로는 설득이 어렵다”면서 “OECD 가이드라인의 수출 보조금(금지 보조금의 일종)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WTO 보조금 및 상계조치에 관한 협정은 정부로부터의 재정적 기여, 경제적 혜택 유무, 특정성 등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할 경우 금지 보조금 또는 제소 가능 보조금 등으로 분류한다. 그간 선박, 항공기 등 기간산업 분쟁에서 WTO는 정부의 재정 및 세제 지원 조치에 대해 재정적 기여가 있는 것으로 판정했다. 특정성이 문제되는 경우에도 대부분 특정성이 있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재민 서울대 교수(법학)는 “정부로부터의 재정적 기여는 광범위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면서 “한은의 자금을 활용해도 출발점이 정부라면 통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채권단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해 채무 탕감, 출자전환 등은 채권단의 몫으로 남겨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상 분쟁에서 승소한 사례도 있다. 2002년 EU가 “한국 정부가 조선업에 대해 부당한 보조금을 제공했다”며 WTO에 제소했을 때 분쟁조정패널은 “정황 증거만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위임 및 지시가 있었는지 입증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에 대한 채권단 지원에 대해 미국이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우리 정부가 이를 WTO에 제소한 사건에서는 WTO 항소기구가 원심을 뒤집고 미국 손을 들어 줬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조선업 침체’ 울산·거제 매매가 하락

    ‘조선업 침체’ 울산·거제 매매가 하락

    보합세를 유지했던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전환됐다. 수도권(0.03%)은 전주 대비 상승 폭이 확대됐다. 지방(-0.01%)은 제주 아파트값이 91주 만에 상승세에서 멈췄고 조선업 침체로 울산·거제시 아파트값도 떨어졌다. 서울은 강북권(0.03%)보다 강남권(0.06%) 가격 상승 폭이 컸다. 강남순환고속도로 개통 수혜 지역인 관악·금천구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송파·서초구 등에서 상승 폭이 확대됐다. 전셋값은 지난주 상승 폭을 이어 갔다. 수도권(0.06%)은 지난주 대비 상승 폭이 축소됐다. 지방(0.03%)은 세종시에서 오름세를 띠었다. 서울(0.06%)은 지난주 대비 상승 폭이 확대됐다. 강북권(0.08%)이 강남권(0.03%)보다 많이 올랐다. 위례신도시 신규 입주단지의 영향으로 강동·송파구 전셋값은 떨어졌다.
  • 현대重 “대우와 달라… 우리 스케줄대로”

    현대重 “대우와 달라… 우리 스케줄대로”

    “정부에 돈 받은 적 없어…1분기 흑자”권오갑 사장 재무개선 관리 반대 피력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우리를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선상에서 보지 말아 달라”며 답답한 심경을 피력했다. 정부가 조선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업계 ‘맏형’ 현대중공업에도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을 통해 자구계획안을 요구하자 권 사장이 내심 서운함을 토로한 것이다. 2014년 10월 위기에 처한 현대중공업의 구원투수로 나선 권 사장은 강도 높은 체질 개선 작업을 실시해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2013년 3분기 이후 첫 흑자다. 권 사장은 지난달 29일 현대중공업을 방문한 언론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10분기 만에 흑자를 내지 않았느냐”면서 “대우조선과 달리 정부 돈 한 푼 받은 적 없는 우리는 (우리의) 스케줄대로 간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서울 종로구 계동의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를 찾아 권 사장에게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을 요구한 지 하루 만에 나온 발언이다. 주채권은행의 재무개선 관리를 받지 않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현대중공업 부채 비율은 대우조선해양의 50분의1 정도로 건실한 수준이다. 현대중공업 신용등급(한신평)은 A+로 대우조선해양(BB+)보다 6계단 높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까지 현대차, 포스코 지분을 매각해 1조원이 넘는 ‘실탄’을 확보했다. 이 자금은 단기 차입금을 갚거나 단기 차입금을 장기 차입금으로 대환하는 용도로 쓰였다. 현대중공업의 하나은행 대출 잔액은 3100억원(지난해 말 기준)까지 떨어졌다. 현대중공업 고위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우리의 자구 노력에 대해 높게 평가해 왔다. 그런데 정부(금융위)의 한마디에 태도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현대중공업의 자구안 제출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이 부실기업에 준하는 자구안을 요구받을 경우 순순히 끌려가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나은행도 현대중공업이 정상기업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부실기업 관리부서인 본사 여신관리본부가 아닌 주요 그룹 여신취급부서인 CIB여신심사부가 담당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하나은행이 향후 여신 회수를 요구할 경우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 상장(기업공개)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현대오일뱅크 기업가치가 에쓰오일 시가총액인 9조 8060억원(4월 29일 종가 기준)에 버금갈 것으로 추정한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안에 현대오일뱅크 상장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중공업 고위 관계자는 “2018년까지 구조조정 계획을 다 세워 놓았다”면서 “내년까지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열린세상] 성공적 구조조정을 위한 제언/장재철 씨티그룹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

    [열린세상] 성공적 구조조정을 위한 제언/장재철 씨티그룹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

    구조조정이 미디어의 헤드라인을 차지한 지도 꽤 오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책 당국은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경기 부진의 주요인 중 하나가 수년간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지불하지 못하는 부실 기업에 있다고 보고 이들에 대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유일호 부총리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현재 한국 경제에 정작 필요한 것은 금리 인하나 재정지출 확대와 같은 단기적인 처방이 아니라 경제의 잠재력과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구조조정이라는 점을 수시로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4월 총선에서 여당은 한국형 양적완화를 통한 구조조정을 주장하기도 했다. 올 들어 잠시 잠잠했던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가 예상했던 대로 선거가 끝나자 본격적으로 활발하게 전개된 것이다. 그간 논의된 여러 방안 중에서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을 눈여겨볼 만하다. 구조조정의 대상을 경기민감업종, 부실 대기업그룹 및 개별기업, 공급과잉 업종으로 나누고 각각에 맞는 주관 기관을 정한 후 자율협약, 기업구조조정촉진법, 기업활력제고법을 활용하는 세 개의 트랙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해 국책은행 자본 확충, 회사채시장 안정화, 그리고 고용지원 대책들도 추진한다고 한다. 특히 이 계획이 시선을 끄는 이유는 부실 징후 기업이나 업종 등에 따라 이에 상응하는 법적 제도를 통해 상시적이고 선제적인 구조조정의 준거를 마련했다는 데 있다. 이런 제도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향후 구조조정 과정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우선은 정부 역할과 정치권 압력에 대한 우려다. 그동안 구조조정이 부진했던 주요인은 민간의 자율적 해결을 기대한 데 있었다. 금융위 계획에 따르면 경기민감업종인 조선업의 경우 주요 3사의 구조조정이 기업이나 주채권은행의 자구 계획에 기초하고 있다. 이 경우 기업이나 업종 특성에 맞는 융통성 있는 구조조정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예상되는 부진한 경기와 경쟁력 상실, 공적인 구조조정 자금 등의 투입을 고려하면 당국 주도의 신속한 구조조정의 필요성도 상존한다. 더욱이 후자는 당국의 여러 대안 마련에도 불구하고 관련 지역의 생산과 고용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여 정치적인 압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야당은 강도 높은 실업대책을 전제로 구조조정을 조건부로 인정하고 있다. 두 번째 우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분류된 54개 대기업과 175개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이 언제 완료될 것인가에 대한 불확실성에 있다. 일부에서는 한국 경제에 주어진 시간은 올해 남아 있는 8개월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내년부터는 대선 정국이라 구조조정이 부담이 될 것이라는 견해다. 이 같은 시간 제약하에서 구체적인 타임플랜이 없다면 추진돼야 할 구조조정의 총체적인 비용과 편익의 추산이 어려울 것이며, 결국은 구조조정의 당위성을 약화시키고 필요한 재원의 조달 방법이나 규모 등에 혼선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비용과 편익 분석에는 연관 기업과 업종, 경제 인프라 등을 고려하는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부분도 포함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 우려는 매끄럽지 않은 정책의 운용에 있다. 일부 선진국 상황과 달리 한국의 경우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면에서 아직 추가적인 정책 여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정부의 부채 수준은 국내총생산의 40% 정도이며, 정책금리도 1.5% 수준에 머물러 있다. 더욱이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과 같은 문제는 이 정도의 정부 부채 수준에서 정부가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국회의 반대로 그 과정이 순조롭지 않을 수 있다. 작금의 한국형 양적완화나 한국은행법 개정, 혹은 산은법 개정과 같은 논의도 기존의 여러 정책적 대안이나 조합을 시도한 후에 실행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불확실한 정책 대안으로 시간을 끌기보다는 가용한 정책들로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다. 특히 단기적인 거시경제 안정화에 대한 정부와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대응도 필요하다. 경기 회복세가 약화된 가운데 구조조정이 추진되면 그 여파로 실업이나 생산의 차질, 투자는 더욱 위축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 울산, 구직급여 신청 18% 급증

    울산, 구직급여 신청 18% 급증

    조선업 불황의 여파로 조선 관련업체가 밀집한 울산지역에서 실직자가 급증했다.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구직급여 신청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30만 727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53명(1.3%) 증가했다. 특히 울산은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가 9454명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2% 포인트나 늘었으며, 전국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국판 양적완화 뜨거운 논쟁] 양적완화 하면 좋지만… 강제땐 중앙銀 독립성 흔들려 ‘고민중’

    [한국판 양적완화 뜨거운 논쟁] 양적완화 하면 좋지만… 강제땐 중앙銀 독립성 흔들려 ‘고민중’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거칠게 표현하면 ‘하면 좋지만, 안 해도 할 수 없다’로 요약된다. 한국판 양적완화는 한국은행이 돈을 찍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채권을 인수함으로써 구조조정 재원을 확충해주는 것인데, 이걸 정부가 추진하거나 강제하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뒤흔드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새누리당이 총선 공약으로 한국판 양적완화를 들고 나오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의 선거 공약은 아니라 생각된다”며 강봉균 전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개인적 소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돌렸다.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의 고유업무라는 판단과 함께 국민 부담으로 부실기업을 지원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 정치적 논란을 촉발시킬 가능성도 감안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총선 뒤 곧바로 협의체가 본격 가동되는 등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정부는 입장을 바꿔 한국판 양적완화가 실행될 경우의 시나리오 검토에 본격 착수했다. 일단 정부는 안이한 운영으로 자기자본비율(BIS)을 깎아먹은 산은과 수은의 인력·조직 개편 및 자회사 정리 등의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요구하면서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적정 규모의 자본확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로서는 재정을 투입하는 것보다 한은이 새로 돈을 찍어 출자나 채권 인수 등의 형식으로 지원해주는 것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큰 규모의 재정 투입을 위해서는 국회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해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추가경정예산편성(추경)과 달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로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국회를 방문한 유 부총리는 “중국 성장률이 5% 이하로 갑자기 뚝 떨어진다든가,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수준으로 가서 수주가 안된다든가, 해외 건설도 하나도 안되고 이러면 경기하강 요인이 될 수 있고 추경이 될 수 있다”면서 “지금은 그런 게 보이진 않고, 조선업 구조조정 때문에 경기가 대폭 침체될 것이라고 판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또 “추경이 필요하다면 죽어도 못한다든가 그것은 아니다”면서도 “법을 지켜야 하니까 추경 요건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그치지 않고 전방위적 산업 구조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고, 이를 위해선 넉넉한 ‘실탄’(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 정부가 국책은행에 현물·현금을 출자하는 것만으로는 구조개혁 과정에 필요한 재원 확보가 충분치 않을 수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과 통화(한국판 양적완화)가 함께 가면 ‘폴리시 믹스’(정책 조합)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정부 측에서 추진하거나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산은 “한은, 후순위채 인수·현금 지원 선호”

    박 대통령 “국책銀 지원 여력 확충” 한은 ‘발권력 동원’ 여전히 신중 조선·해운 등 기업 구조조정이 핵심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산업은행이 한국은행을 향해 후순위채 인수 등 구체적인 지원 방법을 언급했다. 한은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다. 이대현 산업은행 정책기획부문장(부행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정책기획부문 업무 설명회에서 “한은이 산은의 구조조정 ‘실탄’을 보강한다면 그 방안으로는 후순위채를 인수하거나 아예 자본금을 주는 방안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조선업 구조조정의 범위와 속도가 확산하고 빨라진다면’이라는 가정법을 썼지만 산은이 한은 지원의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 부행장은 “해운산업만 보면 실탄 여력은 충분하다”면서도 “다만 조선업의 구조조정 속도가 빠르고 광범위하게 진행된다면 산은도 자본확충이 필요해질 수 있다. 단 언제, 얼마인지는 지금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용 실탄 보급을 위해 한은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산업금융채권(산금채) 매입 ▲산은이 발행한 후순위채 인수 ▲자본금 확충 등 크게 3가지다. 이 중 산금채는 자금 조달 효과는 있지만 자기자본으로 인정되지 않아 산은 입장에선 꺼려지는 카드다. 또 굳이 한은이 나서지 않아도 시장에서 자체 소화가 가능하다. 반대로 한은이 후순위채를 인수하거나 자본금을 대준다면 이 돈은 고스란히 산은의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거듭 한국판 양적양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구조조정을 집도하는 국책은행의 지원 여력을 선제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면서 “재원은 미국 등 선진국의 무차별적인 돈 풀기가 아닌 선별적 양적완화를 통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국책은행 지원 방안을 논의할 수는 있지만 한은이 산은에 출자하는 것은 현재 법적으로 가능하지 않고 채권을 인수하는 방식도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 지원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한은 소식지를 통해 “필요하면 단기적 정책 대응도 강구돼야겠지만 정책 시계와 궁극적인 정책 목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현대重 임원 25% 감축…조선 빅3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신호탄

    현대重 임원 25% 감축…조선 빅3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신호탄

    신규 임원은 단 한 명도 선임 안 해 대우조선·삼성重도 추가 감원 예상 R&D부문 등 미래 경쟁력 강화 차원 상반기 대졸 400여명 신규 채용 정부가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현대중공업이 조선 계열 5개사의 임원 25%를 줄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7일 밤 상반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60여명의 임원에게 해고 통지서를 보냈다고 28일 밝혔다. 조선업계 ‘맏형’ 현대중공업이 대규모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창사 이래 최악의 일감 부족 현상이 눈앞에 다가오는 상황에서 임원부터 대폭 줄이기로 했다”면서 “회사 생존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환구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안전경영실장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일부 승진 인사가 있지만 신규 임원을 단 한 명도 선임하지 않은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임원이 줄어들면서 불가피하게 업무 공백을 피하기 위해 소폭의 승진 인사만 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인력 감축에 본격 돌입하면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도 적지 않은 후폭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부는 지난해 4조원대 자금을 지원받은 대우조선에 추가 자구안을 요구했으며, 삼성중공업에도 경영 개선을 위한 자구 계획안을 수립하도록 했다. 조선업계는 이 두 회사의 인력 감축 규모가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대우조선은 55명의 임원 중 16명을 내보냈으며, 근속연수 20년 이상 된 직원 300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삼성중공업에서도 지난 한 해 약 1000명이 회사를 떠났다. 다만 조선 ‘빅3’는 유휴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실시하더라도 미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신입 직원 채용은 중단하지 않기로 했다. 상반기에만 400여명을 뽑는다. 현대중공업이 300명 수준으로 가장 많다.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이 합쳐 최대 100명(이공계 출신)을 선발한다. 설계, 연구·개발(R&D) 인력이 대부분이다. 3사 모두 다음달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신규 인력 채용은 비용이 아닌 투자”라면서 “신입 직원들이 위축된 조선소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IoT·바이오 등 신산업 R & D 1000억 투자하면 세금 300억 빼준다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사물인터넷(IoT), 에너지신산업, 스마트카,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의 연구·개발(R&D) 및 시설에 투자하면 세법상 최고 수준의 지원을 받게 된다. R&D 투자금액의 30%, 시설 투자금액의 7%(중소기업은 10%)를 내야 할 세금에서 빼준다.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세제 지원도 확대된다. 정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경제여건 평가 및 정책 대응 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신산업 분야 투자에 대한 세금 혜택을 대폭 늘렸다. 이와 함께 신약과 인공지능(AI) 등 고위험 분야 신산업 투자 규모를 늘리고 리스크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1조원 규모의 ‘신산업 육성 펀드’도 개설해 운영한다.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문화·콘텐츠 등 10여개의 신성장 분야를 상반기 중 선정해 80조원의 정책자금을 공급한다. 또 규제프리존 특별법의 입법을 서두르고 법안 통과와 무관한 개별 법령 개정은 6월 말까지 끝내기로 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현재 R&D 시설, 생산성 향상 시설, 에너지 절약 시설 등의 투자에 한정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기금 출연 시 세액공제 대상을 대폭 확대하고 적용기한 또한 올해 말에서 2019년 말까지 연장한다. 협의체 가동으로 시동을 건 해운·조선업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본을 확충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산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의 인력·조직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합병에 따른 중복자산을 팔 때 주어지는 과세특례 혜택도 확대한다. 구조조정으로 고용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면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자금 마련을 위해 하반기에 6조 5000억원의 재정보강도 추진된다. 유 부총리는 “채권단, 기업, 정부가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결단이 필요할 때 과감히 결단하는지 여부가 구조조정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면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적극적으로 조정하고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그래도 수주 1위?… 2년치 일감도 안 남았다

    선수금 빼면 실매출액 반토막 “반짝 실적에 웃을 때 아니다” 구조조정 ‘1순위’로 지목된 조선업계가 세계 무대에서는 ‘수주 강국’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세계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국내 업체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대형 조선 3사에 과감하게 메스를 들이대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수주잔고(인도 기준)만 가지고 판단하면 착시 현상에 빠질 수 있다. 27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랙슨리포트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3월 말 수주잔량은 118척, 782만 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로 세계 1위다. 수주잔량 2위는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450만 CGT, 95척), 3위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439만 CGT, 81척), 4위는 현대삼호중공업(341만 CGT, 84척)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잔량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368억 달러(약 42조 2000억원)다. 그러나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전체 금액의 30%)을 제외하면 실제 수주잔고(매출 기준)는 257억 달러 규모로 줄어든다. 대우조선 연간 매출액(15조원) 기준으로 2년치 일감도 안 된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이 전날 올해 1분기 흑자전환 성적표를 받아 들고도 기뻐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실제로 현대중공업도 극심한 수주난 탓에 수주잔고(인도 기준)가 290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매출로 인식한 부분을 빼면 162억 달러로 쪼그라든다. 조선 부문(90억 달러)은 향후 1년 3개월치 일감에 불과하다. “도크가 빈다”는 최 회장의 경고가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3위 삼성중공업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달 호주의 우드사이드가 해양 프로젝트(브라우즈) 개발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지난해 수주한 47억 달러 규모의 해양 플랜트를 잔고에서 빼야 할 판이다. 이 경우 실제 수주잔고는 211억 달러가 된다. 올해 조선 빅3의 수주 건수가 3척에 불과한 가운데 총 23기의 해양 플랜트마저 인도되면 수주잔고는 더욱 줄어든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선과 해양의 동반 수주 경색으로 잔고가 비고 있다”면서 “(일회성) 실적 개선에 웃을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조선사 구조조정,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는데…

    조선사 구조조정,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는데…

    “대주주(산업은행)가 투자를 막고 있다.” 2012년 3월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임기를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실제 대우조선의 연간 연구개발(R&D) 투자 금액은 점점 줄어 800억원(0.5%)에도 못 미친다. 반면 경쟁사 삼성중공업은 꾸준히 1000억원대 투자를 한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27일 “일본의 교훈에서 알 수 있듯이 R&D 투자 비중이 1%도 안 되는 산업은 살아나기 어렵다”면서 “지금의 결과는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2000년 위기에 빠진 대우조선을 제때 구조조정 하지 않은 채 산업은행 품에 넘겼을 때부터 위기는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산은은 그동안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원칙에 매몰돼 적정 매각 타이밍을 놓치고 10조원에 달하는 국민 혈세를 대우조선에 쏟아부었다. 그러면서도 대우조선으로부터 2529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2005년 당기순이익보다 많은 배당금을 빼갔고, 2008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반 토막 났을 때도 배당을 더 늘렸다. 지난해 대우조선이 5조원대 적자를 내자 처음으로 배당을 멈췄다. 대우조선도 16년 동안 주인 없는 회사로 있으면서 투자 부족, 경영 부실, 사기 저하의 ‘3중고’를 겪고 있다. 노조의 힘은 갈수록 커져 30대 그룹 중 근속연수(16.8년)가 가장 긴 회사가 됐다. 2019년까지 3000명을 줄이겠다고 하지만 정년퇴직자 2500여명을 제외하면 실제 구조조정 인원은 500명 안팎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16년 전 정부의 정책적 판단 실수가 조선업 위기를 불러왔다”면서 “구조조정 첫 단추만 잘 끼웠어도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채권단 권한·책임 모호… 구조조정 사령탑이 없다

    3명이 게임을 시작했다. A가 돈을 잃었다. B와 C가 A에게 돈을 빌려줬다. 만회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A는 계속 잃기만 했다. 힘들고 지쳐 체력도 떨어졌고 승률도 점점 떨어졌다. 이 ‘승산 없는 게임’을 끝낼 수 있는 것은 돈을 꿔주며 동참한 B와 C일까. 아니면 게임장 문을 연 주인장일까. ●“주인 놔두고 플레이어더러 게임 말리라니…” 한 금융권 고위 임원은 정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구조조정 청사진을 보고 이렇게 비유했다. 수조원대 손실을 낸 조선·해운사와 여기에 계속 돈을 쏟아부은 국책은행 등 채권단이 게임을 끝내는 게 이론적으로는 맞는다. 하지만 게임장을 내려다보면서도 수수방관한 주인은 국책은행 대주주인 정부다. 이 임원은 “지금 형국은 정작 주인은 나서지 않고 플레이어더러 게임을 말리라고 하는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채권단 뒤에 숨어 책임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여전히 “구조조정 사령탑이 없다”고 우려한다. 3개 트랙(경로)으로 나눈 업종은 구분 기준도 애매하고 해법도 대동소이하다. 특히 정부가 “채권단 주도로 진행될 것”이라며 사실상 국책은행에 공을 넘겼지만 채권단이 다루기엔 환부가 온몸으로 너무 퍼져 있어 환자의 생명 자체가 위험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대우조선해양 한 곳의 금융권 익스포저만 21조 7000억원이다. 이 중 18조 3000억원(84.3%)이 국책은행에 몰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책은행이 충당금에 대손준비금까지 다 감당하고 퇴출, 합병을 결정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 지난해 1만 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은 조선업계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수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은 “근로자, 채권자 문제 등 기존 이해관계를 모두 건드리는 사안이고 조선사와 해운사는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채권단이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기 어렵다”면서 “정부가 큰 틀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행법상 해고 등 인력 조정이 어렵지 않아 인건비 감축이 쉽지만 한국은 강성 노조가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주장도 있다. 채권단의 권한과 책임도 모호하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너네가 주도하라고 했으면 ‘전권을 줄 테니 책임지고 구조조정을 하라’는 사인을 명확히 줘야 한다”면서 “하다 못해 부실 채권 가격 적정성 시비가 생기면 그때 가서 또 문제 삼을 것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산업 경쟁력을 고려해 살려야 할 기업도 있는데 채권단이 그런 의사결정까지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조선·해운업은 중요한 국가 기간산업인 만큼 없애거나 합치는 것은 전반적인 산업 관점에서 ‘사령탑’이 방향을 정할 문제라는 것이다. ●“야당이 선점한 이슈라 더 몸 사려” 분석도 무엇보다 지금까지의 채권단 주도 구조조정이 먹히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해 관계자가 너무 많고 채권단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현대상선만 해도 은행이 들고 있는 채권은 절반이고 나머지는 개인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다. 윤석헌 전 금융학회장은 “2013년부터 해운이 어려웠는데 그간 구조조정에 대한 가시적 성과가 나온 것이 없고 자율협약 등도 제 역할을 못 하는 실정”이라면서 “채권단이 부담스러운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수장들의 신호가 오락가락하다 보니 정부의 의지와 실행력이 의심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내가 직접 (구조조정을) 챙기겠다”고 했지만 며칠 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채권단 주도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원래 구조조정이라는 게 손에 피 묻히는 작업인데 관료 특성상 누가 선뜻 총대를 메려 하겠느냐”면서 “더욱이 이번 구조조정은 야당이 먼저 선점한 이슈이다 보니 더 몸을 사리는 것 같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해운사 쇼크’… 수천억대 충당금에 시중은행 ‘비명’

    ‘해운사 쇼크’… 수천억대 충당금에 시중은행 ‘비명’

    창명해운 법정관리 6044억 떼일 수도 한진해운·현대상선發 출혈 공포도 해운사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해당 업종에 거액의 자금을 공급해 온 시중은행에 여진이 일고 있다. 현대상선이나 한진해운 등 예상 가능했던 악재를 넘어 중견 해운사의 법정관리라는 복병까지 등장하면서 은행의 건전성 지표에 ‘빨간불’이 켜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견 해운사인 창명해운이 지난 11일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농협·신한·KB·우리은행 등 4대 대형은행이 거액의 충당금을 쌓거나 쌓아야 할 형편에 놓였다. 창명해운은 국내 170여개 벌크선사(비정기선사) 중 영업 실적 기준 12위 업체로 23척의 선박을 운영해 왔다. 창명해운은 현재 사옥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10위권 밖의 해운사지만 은행들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 규모는 약 6044억원에 달한다. 이는 한진해운(약 2190억원)이나 현대상선(약 2160억원)의 시중은행 익스포저보다 더 많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이 4032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우리은행(704억원), 신한은행(723억원), KB국민은행(585억원) 순이다. 대출해 준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채권은행은 해당 채권을 ‘회수의문’ 또는 ‘추정손실’로 분류해야 한다. 은행 입장에선 대출액의 최소 50% 이상을 충당금으로 쌓아야 하는 부담이 생기는 셈이다. 당장 29일로 실적 발표를 코앞에 둔 농협은행은 직격탄을 맞았다. 농협은행은 1분기에 창명해운과 관련해 약 2332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올 1분기 순이익 등은 청명해운 충당금 등의 여파로 기대 이하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농협 입장에선 지난해 STX조선해양 때문에 쌓은 충당금에 이어 연타를 맞은 셈”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대출금의 84%가 넘는 610억원을, KB국민은행은 522억원을 쌓았다. 우리은행도 1분기 충당금이 약 4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빅 2’의 구조조정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두 회사에 대한 금융권의 익스포저는 1조 7700억원에 이른다. 70%가량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의 부담이라지만 아직 파악되지 않은 시중은행들의 부실 위험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가의 용선료부터 수주 물량 부족까지 해운업계 전체가 똑같이 문제를 겪고 있다 보니 예상 못 한 돌발 변수가 어디서 또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구조조정이 해운을 넘어 조선업계로 본격화되면 은행들의 충당금으로 인한 출혈은 점점 심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울산, 中企 경영자금 지원 확대…거제, 예산 조기 집행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촉구 조선산업 구조조정으로 지역 경제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울산시와 경남 거제시 등 지자체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재정 조기 집행으로 소비심리를 되살리고, 조선업의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및 고용위기지역 추진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울산시와 울산 동구청은 조선업 위기 극복을 위한 행정지원책 마련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우선 울산시는 예산편성에서 중소기업 경영안전자금을 50억~1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연말 조선해양기자재 장수명기술지원센터 착공 등 각종 연구기관 설립을 통해 조선기술 혁신도 이끌 예정이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지난 25일 현대중공업 사내협력회사 사장단(15명) 면담을 시작으로 26일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28일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을 차례로 만나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울산시는 동구 지역의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고, 고용위기지역으로 선포하도록 요청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면 최소 1년간 실업급여 수급이 종료된 자에 대해 특별연장급여를 주는 등 각종 정부 지원을 우선 받게 된다. 경남도는 28일 거제시 상공회의소에서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STX조선해양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업 위기 타개 긴급회의를 연다. 거제시도 5월부터 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조선산업 위기극복 종합대책본부를 운영한다. 또 오는 6월 말까지 예정된 360억원의 예산을 모두 집행해 물품 구매, 도로 등의 사회간접자본 조기 완공에 힘을 쏟기로 했다. 김진근 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7일 “조선해양산업의 구조조정은 단순한 업종 간 통폐합과 인력 감축보다 앞으로 경기회복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관점에 맞춰야 한다”면서 “조선 위기를 가져온 해양플랜트의 경우 빅3 가운데 2개 업체에 집중해 기술고도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조선 기자재도 중견기업 육성을 통해 빠른 시일 내 국산화율을 60~70%까지 올려야 한다”며 “따라서 정부는 조선산업 부문의 연구·개발(R&D) 예산을 확대해 고급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국내 업체 간 과당경쟁을 해결하고자 업체별로 R&D 기금을 특화해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적 구조조정이 전문 기술직보다 단순 노동직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면 실직자들이 유사 직종의 다른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재취업·창업 프로그램을 지방정부 등에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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