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파별로 본 「조선 유학사상」/한국사상사연구회,연구자료 등 엮어
◎성리학 이론적 토대인 관학파 등 22파 조망/학문활동·사회적 규제력·내부갈등 등 고찰
조선사회의 사상과 정치·경제를 지배한 사유의 틀이자 정치이데올로기였던 유학,특히 성리학을 학파중심으로 고찰한 연구서 「조선 유학의 학파들」(예문서원)이 최근 출간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철학과 사상을 연구하는 소장학자들의 모임인 한국사상사연구회가 고려대 윤사순 교수(철학과)의 화갑기념으로 내놓은 이 책은 회원들이 지난 10년간 진행해온 조선시대 유학에 관한 연구와 토론성과를 한데 묶은 것.특히 이번에 나온 책은 기존의 인물·문제별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학파별로 조선 유학사상의 전체상을 살피고 있어 주목된다.
중국 송대에 형성된 성리학은 고려말 신진 사대부들에게 유입되면서 사회에 뿌리내리기 시작한 이래 「선비」로 통칭되던 조선의 지식인들을 매료시켰다.또한 이들 지식인들이 정권을 장악해감에 따라 정치적 이념의 근간으로 기능하게 됐다.그러나 조선왕조 500년동안 성리학이 내부적으로 아무런 갈등이나 변화없이 그자체로 완정한 체제를 이루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그 속을 조금만 들여다 보면 팽팽한 긴장의 음을 울리는 여러 가닥의 선들이 시종 교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이같은 긴장과 대립 혹은 그 극복의 치열한 흔적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사상의 외성」을 두루고 있는 학파다.
대표인물을 중심으로 학문적 활동과 내용면에서 일정한 연관성을 지니고 자기동일성을 유지하는 집단을 학파라고 볼때,조선시대는 특히 학문활동과 그 내용에 대한 학파의 규제력이 컸던 시대로 읽힌다.요컨대 『「학파」라는 관점에서 다시 그리는 조선 유학의 밑그림』이라고 할 이 책은 그런 점에서 한층 학술적 의의를 더한다.
충북대 유초하 교수(철학과) 등 22명의 학자가 필자로 참여한 이 책은 우선 각 학파에 대한 학계의 연구성과를 종합하고 정리하는데 1차적 비중을 둔다.나아가 각 학파의 학맥과 사상 등 성리학의 전체적인 모습을 드러내되 선대와 후대 및 동시대 학파와 관련해 그 학파가 가졌던 문제의식을 찾아내는데 주력한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학파는 조선 성리학의 이론적 정초가 된 관학파에서부터 전후기 사림파,화담학파,퇴계학파,남명학파,율곡학파,서애학파,학봉학파,탈주자학파,기호남인학파,낙학파,호학파,녹문학파,강화학파,성호학파,북학파,노사학파,화서학파,한주학파,간재학파,그리고 개화파에 이르기까지 모두 22개.특정 주제에 대한 미세한 철학적 논의보다는 각 학파 및 조선유학의 사상을 전반적으로 조망하는데 무게를 두고있는 것이 특징이다.한편 예문서원측은 앞으로 이 책에서 다뤄진 학파들의 사상을 각각 독립된 책으로 꾸며 출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