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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대통령이 봤던 北실상 다룬 영화 ‘태양 아래’ 해설판 개봉…관객동원은 ‘글쎄’

     북한 사회의 실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태양 아래’가 다음 달 14일 내레이션을 덧입힌 해설판으로 극장 개봉한다. 이 영화 수입사 에이리스트엔터테인먼트의 허은도 대표는 “관객이 원작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글 자막과 내레이션이 포함된 해설판을 제작했다”며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관람 편의를 위한 영문 자막판도 동시에 개봉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러시아 출신 비탈리 만스키 감독이 북한에서 체류하며 찍은 ‘태양 아래’는 평양에 사는 주인공 진미가 조선소년단에 가입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일상을 조작·연출하려는 북한 당국의 시도를 카메라에 생생히 담아냈다.  지난 4월 27일 개봉한 원작은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홍용표 통일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한민구 국방부 장관, 이순진 합동참모본부 의장,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다수의 국회의원이 관람해 화제가 됐다. 그러나 국내에서 3만 2000여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허 대표는 “익숙하지 않은 북한 체제와 주민들의 생활 방식에 대한 설명이 없으면 아무리 언어가 같은 대한민국 관객이라도 이 영화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설판은 북한 체제와 사회의 실상, 김일성·김정일의 우상화 전략과 방법에 대한 설명에 주안점을 뒀다. 또 평양에서 예술 교육을 받은 탈북자들을 만나 그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영화의 주인공 진미의 심리를 묘사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유일호 “추경하려면 9월은 넘지 않아야”

    유일호 “추경하려면 9월은 넘지 않아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추경’이라는 단어를 유 부총리가 먼저 입에 올린 것은 처음이다. 유 부총리는 이날 구조조정 대상인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구조조정 문제와 관련해 추경을 편성할지 말지를 걱정하는 중”이라면서 “(편성을 하려면) 빨리 해야 한다. 9월을 넘어가면 효과는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동안 유 부총리는 추경과 관련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만 답했을 뿐 직접 ‘추경’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적이 없다. 보수적 재정학자 출신인 그는 국가 재정 운용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추경에 대해 그동안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여 왔다. 유 부총리는 특히 “추경은 국민 혈세를 쓰는 것이다. 효과가 없는 데는 쓸 수 없다. 논의 과정에서 야당의 협조가 중요하다”고 구체화된 표현을 하기도 했다. 그는 “(조선업의) 원활한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주력 업종의 중장기 경쟁력 제고 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 “고용 불안, 지역경제 위축 등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가능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다음주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정하고, 울산 및 관련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책 등을 포함한 지역경제 대책을 발표한다. 유 부총리는“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경영안정자금 등 정책자금 지원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훌륭한 정치가와 훌륭한 국민의 조건

    민주주의를 창안한 아테네인들은 기원전 5세기에 황금기를 누렸다. 하지만 아테네와 스파르타를 중심으로 양분되어 벌인 펠로폰네소스 전쟁(기원전 431~404)은 그리스인들의 건강한 시민정신을 급격하게 타락시켰다. 그 와중에도 아테네에는 여전히 민회에서 활약하고픈 정치가가 양산되고 있었고 대중들은 그들의 선동에 자주 흔들렸다. 이즈음 플라톤(기원전 428?~347?)이 쓴 ‘알키비아데스Ⅰ’에 주목할 만한 일화가 있다. 알키비아데스(기원전 450?~404)도 정치와 군대의 지도자가 되려고 안달했고 그 야망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그는 아테네에서 최고의 꽃미남으로 손꼽혔다. 뭇 여성들의 잠을 설치게 했을 정도였다. 또 올림피아 마차 경주에서 우승하는 등 체력과 기량도 탁월했다. 소크라테스(기원전 470?~399)는 정치에 나선 혈기방장한 알키비아데스가 걱정스러웠다. 그는 알키비아데스가 정의로운 것들과 정의롭지 못한 것들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물었다. 알키비아데스는 이렇게 말했다. “아테네 사람들이 뭐가 더 정의롭고 뭐가 더 정의롭지 못한지에 대해서 숙고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행위를 할 때 어떤 행위를 하는 것이 이로운가를 살필 따름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이로운 게 좋은 것인가 반문했다. 알키비아데스는 자신 있게 응답하지 못했다. 소크라테스는 알키비아데스가 나쁜 것과 좋은 것들, 이로운 것들과 이롭지 않은 것들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무지를 질책했다. 특히 행동의 잘못들은 “알지도 못하면서 안다고 생각하는 무지 탓”에 생긴다는 점을 일깨웠다. “자네는 교육도 받기 전에 정치에 달려든 셈이지. 그런데 자네만 이런 꼴인 게 아니라, 나랏일을 행하는 이들 가운데 대다수 역시 그런 꼴이라네.” 소크라테스는 정치가가 나라를 다스릴 충분한 지혜를 갖출 것을 요구했다. “나라가 행복해지고자 한다면, 훌륭함 없이는 성벽도 군선도 조선소도, 이런 것들의 많음과 큼도 소용없네. 자네가 나랏일을 정의롭고 아름답게 행하려면, 시민들에게 훌륭함을 나눠 주어야 하네.” 소크라테스는 정치가가 스스로 지혜를 쌓고 민중이 훌륭한 덕성을 발휘하도록 이끌 것을 희망했다. “자네가 자신과 나라에 갖추어야 할 것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와 권력이 아니라 정의와 절제일세.” 20대 국회가 시작되었다. 숙고하는 지혜를 갖춘 이들이길 바란다. 어디 선량(選良)들뿐이랴. 지혜와 정의, 절제야말로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온 국민이 함께 갖추어야 할 덕목인 것을.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kipeceo@gmail.com
  • [데스크 시각] 산은을 때리면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안미현 금융부장

    [데스크 시각] 산은을 때리면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안미현 금융부장

    산업은행이 흠씬 두들겨 맞고 있다. 맞아도 싸다.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이 2조원 가까이 장난을 치는데도 전혀 몰랐고, 퇴직 임원들을 낙하산으로 내려보내기에 급급했다. 그 어떤 말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 그런데 너덜너덜해져 가는 산은을 보면서 께름칙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대우조선이 부실해진 게 어디 산은만의 잘못인가. 성동조선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진 게 어디 수출입은행만의 잘못인가. 대우조선을 살리자는 것은 어디까지나 정권 차원의 판단이었다. 정부는 산은과 대우조선의 ‘부실한’ 자료를 믿고 지원을 결정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적나라한 실상이 제대로 보고됐다 한들 ‘정리’를 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대우조선보다 훨씬 고용 규모가 작은 성동조선조차도 은행들이 손 떼려 하자 정치권은 앞다퉈 압력을 넣었다. 그랬던 정치권이 산은과 수은의 부실 관리를 가장 앞장서 힐난하고 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이번 기회에 산은을 없애자고 했다. 시장의 구조조정 역량이 부족해 아직은 시기상조이지만 국내 금융시장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면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다음 얘기가 더 흥미롭다. “산은이라는 큰 버팀목이 없어지면 신한은행이 (징후가 안 좋은 기업 대출을 회수하며) 빠져나갈 것이다. 그다음 하나은행이 손을 털 것이고 우리, 국민은행이 뒤를 따를 것이다. 마지막까지 남아 뒤집어쓰는 은행은 아마도 농협일 것이다.” 불행하게도 시장은 이미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조선·해운에 물린 대표적 은행은 산은, 수은, 농협이다. 다른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물린 돈이 적다. 왜 그럴까. 국가경제 혹은 지역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크다며, 조선소 한 곳에 딸린 식솔이 수백 수천 명이라며, 이 정도의 기업을 다시 키우려면 더 큰 돈이 들어간다고 읍소해도 시중은행들은 회생 가능성이 낮다며 냉정하게 곳간을 닫았다. 어쩔 수 없이 떠안은 곳이 국책은행이요, 상대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덜 치밀하고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농협이었다. 은행들이 제일 싫어하는 말은 비 올 때 우산 뺏는다는 거다. 당장은 일감도 없고 갚을 능력도 없어 보이지만 다시 살아날 것도 같다. 이 기업이 살아나면 믿고 기다려 준 은행은 비 올 때 우산을 씌워 준 고마운 은행이 된다. 거꾸로 망하면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못 한 방만한 은행이 된다. 중간에 대출을 회수한 은행이 우산을 빼앗은 차가운 은행이 되는 것도, 리스크 분석이 뛰어난 선진 은행이 되는 것도 종이 한 장 차이다. 물론 분석 능력이 뛰어나면 그만큼 실패 확률이 줄겠지만 어느 구름에 비 올 지 모르는 여건 속에서 싸워야 하는 기업의 명운이란 오판 가능성을 늘 수반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우리가 철저히 따져야 하는 것은 그 판단이 적중했느냐가 아니다.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근거와 정당성이다. 정책금융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도 고민해야 한다. 개발금융 시대가 끝났으니 정책금융을 없앨 거면 과도기 고통을 감내할 정권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판단되면 근본적인 밑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 산은, 수은, 무역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등 모든 정책금융기관을 올려놓고 판을 다시 짜야 한다. 이는 현 정권의 몫은 아니다. 차기 대선을 꿈꾸는 주자들이라면 지금부터 이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정권 출범 뒤에는 늦다. 이명박 정부 때도, 박근혜 정부 때도 수많은 재편 시나리오가 오갔지만 만만한 산은만 떼었다 붙였다 했다. 이번에도 산은 하나 만신창이로 만드는 데서 끝낸다면 시행착오는 계속 되풀이될 것이다. hyun@seoul.co.kr
  • [구조조정을 구조조정하라] “구조조정 손발 될 ‘제2의 이헌재 사단’ 만들어 힘 실어줘야”

    [구조조정을 구조조정하라] “구조조정 손발 될 ‘제2의 이헌재 사단’ 만들어 힘 실어줘야”

    ‘컨트롤타워’인 머리만 있는 형국 상시조직 외 ‘별동부대’ 전담팀 필요 “대통령이 나서지 않으니 모두 뒷짐… 산업부 쏙 빠지고 기재부도 소극적” 부처·국책은행·민간 인력 지원 절실 1998년 줄도산 위기에 처한 기업과 은행들의 구조조정 집도의를 맡은 이헌재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이 제일 먼저 한 일은 전문 인력을 모으고 태스크포스(TF) 조직을 구성한 일이다. 이후 ‘이헌재 사단’이라는 말을 낳기도 했지만 구조조정을 가장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상시 조직 외에 이 일만 도맡아 빠르게 처리할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당시 금융연구원에 있던 서근우(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연구위원과 한국신용평가 출신의 이성규 현 유암코 사장 등 민간 영입도 망설이지 않았다. 구조조정 업무를 과거에 담당했거나 현재 맡고 있는 실무자들은 범부처 차원의 실무 TF팀을 구성하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구조조정을 챙길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8일 정부의 구조조정 컨트롤타워로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가 만들어졌지만 실무를 직접 챙길 전담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부처의 한 경제관료는 “구조조정 협의체라고 해봐야 장관회의밖에 없으니 머리는 있지만 손발이 없는 형국”이라면서 “부처별로 실무자들을 파견받아 TF팀을 구성하고 진행 과정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래야 효율성도 올라가고 신속한 대응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을 진행할 때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합동으로 구조조정을 전담할 기업재무개선지원단을 설치하고 금감원장이 단장을 맡았다. 기업구조조정은 채권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기업재무개선지원단, 채권금융기관, 채권금융기관 조정위원회, 정부 간에 역할 분담을 하기로 한 것이다. 금융위 국장과 금감원 본부장(부원장보)을 부단장으로 하고 그 밑에 총괄반, 기업금융 1실, 기업금융 2실 등을 만들었다. 외환위기 때 전담반이었던 구조개혁단은 1심의실, 2심의실, 3심의실 등으로 구성하고 각각 은행, 비은행, 기업으로 구분해 담당하도록 했다. 각각은 부실 금융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퇴출, 합병, 자산매각 등의 절차를 신속히 밟으며 은행 11곳, 증권사 6곳, 보험사 13곳, 부실기업 55곳 등을 정리했다. 구조조정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책임자에게 보고를 받고 힘을 실어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이헌재 금감위원장에게,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은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에게 구조조정을 맡겼다. 이 전 위원장이 구조조정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던 데는 대통령이 그에게 힘을 실어준 영향이 컸다는 게 당시 구조조정 전담팀원들의 얘기다. 지난해 7월 대우조선해양 부실이 드러나면서 구조조정 필요성이 본격 대두됐지만 대통령을 독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장관은 사실상 아무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결국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총대’를 메는 형국이 됐다. 하지만 대통령의 ‘사인’이 없다 보니 산업통상자원부는 뒤로 쏙 빠지고 기획재정부도 소극적이었다. 외환위기 때 구조조정을 담당했던 한 금융권 인사는 “대통령이 직접 보고를 받고 오케이하지 않으면 부처 간 교통정리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20대 국회 개원 축하 연설에서 스웨덴 말뫼의 코쿰스 조선소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울산 현대중공업에 판 사례를 들며 구조조정의 불가피성과 시급성을 강조했다. 구조조정 업무를 맡고 있는 한 공무원은 “대통령이 구조조정의 심각성을 언급했고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도 구성된 만큼 구조조정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자를 명확히 하고 각 부처와 국책은행, 민간 등에서 지원 인력을 받을 때”라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그래픽 김예원 기자 yean811@seoul.co.kr
  • [단독] [뉴스 분석] 정부 ‘추경’ 급선회… 하반기 경기 띄운다

    [단독] [뉴스 분석] 정부 ‘추경’ 급선회… 하반기 경기 띄운다

    구조조정 영향 대량 실업 현실화… 야권도 ‘민생 추경’ 필요성 강조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올해 국가 예산을 더 늘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해 온 정부가 기존의 입장에서 선회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의 편성을 추진키로 사실상 방침을 정했다. 나라 안팎의 경제 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불확실한 변수들만 늘어가자 가만히 손 놓고 있다가는 경기가 더 고꾸라질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요 연구기관장 간담회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추경 편성 여부에 대한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열심히 고민 중이다. 적당한 조합을 만들어 내 빨리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하루 전 국회에서 여야 3당 정책위 의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추경을 포함한 ‘폴리시 믹스’(정책 조합)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얼마 전까지 “추경은 고려하지 않는다”던 입장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이에 따라 2013년과 2015년에 이어 박근혜 정부의 세 번째 추경 편성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유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도 “세계 경제 위축, 수출 부진, 내수 둔화, 경기·고용 리스크에 대응하겠다”며 “재정 보강과 함께 부문별 활력 제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간담회에 참석한 연구기관장들 가운데서도 정부의 세수 여건이 좋은 만큼 적자를 늘리지 않는 방식으로 추경을 편성해 구조조정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연구기관장들은 하반기에 주의해야 할 대외 요소로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 불안요인, 미국 대선 과정에서 생길 불확실성, 임박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을 꼽았다. 정부가 특히 우려하는 것은 하반기 일자리 문제다. 조선소가 몰려 있는 경남 지역의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만 6000명 감소해 구조조정의 충격이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가재정법 89조는 경기침체와 대량실업 등 중대한 변화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 추경 편성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어 법적 요건은 갖춰진 상태”라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조선업 메카 경남, 1년새 실업률 1.5배 껑충

    조선업 메카 경남, 1년새 실업률 1.5배 껑충

    지난해 5월 경남 지역의 실업률은 2.5%였다. 전북(1.8%)과 제주(2.2%)에 이어 전국 광역시도 중 세 번째로 낮았다. 인접한 부산(4.9%)에 비하면 거의 절반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 5월에는 사정이 완전히 변했다. 실업률이 3.7%로 급등하면서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은 곳이 됐다.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구조조정의 여파다. 이런 가운데 전국의 청년(만 15~29세) 실업률이 9.7%로 치솟으면서 5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5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전국에서 일자리 사정이 크게 악화된 곳은 단연 경남이었다. 전국 평균 실업률이 지난해 5월 3.8%에서 올 5월에는 3.7%로 소폭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경남 지역에서는 2.5%에서 3.7%로 1.2% 포인트가 더 뛰었다. 거제에 있는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양대 조선소가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중소형 조선사와 협력업체, 자영업자까지 줄줄이 그 영향권에 놓인 결과다. 경남 지역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로 지난 3월 6000명이 감소한 데 이어 4월 1만 8000명, 5월 2만 6000명으로 감소 폭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5월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수는 2645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만 1000명 증가했다. 올 들어 월간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1월 33만 9000명으로 호조를 보인 뒤 2월 22만 3000명으로 줄었다가 3월에 30만명으로 다시 늘었지만 4월 25만 2000명 등 2개월 연속 20만명대에 그쳤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는 수출 부진의 여파로 1년 전에 비해 5만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 들어 3월까지는 매월 10만명 이상의 증가 폭을 유지했지만 4월부터 4만 8000명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진 뒤 회복을 못 하고 있다. 청년 일자리 지표도 부진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달 15~29세의 실업률은 9.7%로 전년 동월 대비 0.4% 포인트 뛰었다. 실업자의 기준을 1999년 6월 ‘구직 기간 1주일’에서 ‘구직 기간 4주일’로 개편한 이후 5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수출 부진과 구조조정 본격화에 따라 추가적인 고용 위축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비즈 in 비즈] 혈세 180억 빼돌려 사치부린 직원 8년간 몰랐다는 대우조선은 면죄?

    [비즈 in 비즈] 혈세 180억 빼돌려 사치부린 직원 8년간 몰랐다는 대우조선은 면죄?

    5조 3000억원의 혈세가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에서 단독 범행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직원 한 명이 지난 8년여에 걸쳐 회사 돈 약 180억원을 빼돌린 겁니다. 조선소 직원들은 동료 직원의 범행 소식을 듣고는 “하필 이런 때에…”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지난 10일 구속된 대우조선의 임모 전 차장은 지난해 11월 퇴사하기 전까지 시추선사업부에서 근무했습니다. 회사에서는 신뢰가 두터웠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2008년부터 허위로 임대차 계약을 작성한 뒤 파견 기술자에게 숙소를 제공한 것처럼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임대료 명목으로 챙긴 돈만 9억 4300만원에 달합니다. 2012년부터는 물품 거래 명세표를 허위로 작성했습니다. 총 2734회에 걸쳐 169억 1300만원어치의 가짜 명세표를 만들어 올렸지만 부서장인 수석부장은 한 번도 그를 의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련히 잘하겠거니” 하면서 넘어갔던 것이죠. 그러는 사이 그는 고가의 명품 시계와 수입차를 구입했습니다. 부산 해운대 아파트와 상가도 샀습니다. 그러자 회사에서는 “원래 집안에 돈이 좀 있는 사람인가 보다” 하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지난해 말 후임자가 와서야 이전 계약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뒤늦게 감사팀에 보고를 했습니다. 회사는 부랴부랴 조사에 들어갔고 지난 1월 창원지검 통영지청에 1차로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당시에는 정확한 피해 액수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3월 중순쯤에야 추가로 120억원의 비리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윤종기 거제경찰서 팀장은 “죄질이 불량하다”면서도 “선주와 파견 기술자에게 물품이 제대로 공급됐는지만 확인했어도 이런 불상사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우조선의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현재로서는 단독 범행입니다. 계좌 내역을 조사한 결과 회사 내 돈의 흐름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경찰은 묵인을 해 줬거나 관련 공모자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추가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체포 당시 압수한 휴대전화와 노트북이 단서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미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대우조선은 이번 사건으로 재기 불능 상태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경영진부터 ‘석고대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조선 빅3’ 올 6000명 옷 벗는다

    삼성중공업이 15일 희망퇴직을 공식화했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약 1500명을 내보기로 하면서 올 한 해 조선 ‘빅3’에서만 6000명의 근로자가 회사를 그만둘 것으로 보인다. 수만명의 협력업체 직원도 직장을 잃을 전망이다. 한편 KB국민은행은 만기가 돌아온 삼성중공업의 단기차입금 만기를 이례적으로 1년이 아닌 3개월만 연장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이날 사내 방송을 통해 “2018년까지 3년 동안 경영 상황과 연계해 전체 인력의 30~40%를 효율화한다는 계획 아래 올해 약 15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정년퇴직자, 아웃소싱 인력 등 자연 감소 인원 400명을 더하면 연내 1900명이 회사를 떠나게 된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사측의 자구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최근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사무직 1500명과 생산직 500명을 내보냈다. 전체 직원(2만 7000명) 중 약 7.4%가 회사를 떠난 셈이다. 현대중공업이 설비지원 사업부를 분사하기로 하면서 해당 사업장에 소속된 994명도 자회사 이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 연말 약 1000명의 정년퇴직도 예고돼 있다. 현대중공업 협력업체도 일감이 줄면서 줄도산하고 있다. 건조 중인 해양플랜트 16기 중에 8기가 하반기 중에 인도되면 직원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은 최근 추가 자구안을 통해 직영 인력을 20% 이상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1만 3000명 수준의 정규직을 1만명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연평균 600명가량이 옷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정년퇴직과 신규 채용 최소화 등을 통해 인력의 자연 감소를 꾀하면서 동시에 일부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구조조정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 협력업체 직원은 2만 9000명 수준에서 2020년까지 2만명가량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말까지 7기의 해양플랜트가 인도되면 빈 도크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조선업 종사자는 지난해 말 기준 20만 3000명에 달한다. 해양플랜트 발주가 한창이던 2010년 15만 3000명에서 5만명이 늘었다. 그러나 조선업계는 수주가 이 상태로 계속되면 조선소들이 생산 설비를 크게 줄이면서 15만명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소 인력에 대한 실업 대책을 하루빨리 내놓지 않으면 사회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7일 만기였던 삼성중공업의 1년짜리 단기차입금 1000억원에 대한 만기를 3개월 연장했다. 시중은행의 통상적인 대출 만기 단위인 1년을 따르지 않은 사실상 대출기간 축소다. 삼성중공업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제출한 비핵심자산 매각 등 1조 5000억원의 자구안 이행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자구안이 계획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은행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을 감안한 결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17일로 예정된 1500억원 규모 대출에 대해 만기 연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아직 방침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NH농협은행(1600억원)과 산업은행(3600억원)도 3개월 시한부 만기 연장을 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런 분위기는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 등 다른 대형 조선사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단독] 대우조선 ‘윗물’이 썩으니 ‘아랫물’도… 수년간 180억 빼돌린 前 직원 구속

    대우조선해양 직원이 수년간 회삿돈 180억원을 빼돌려 아파트와 상가, 외제승용차와 명품을 구입하는 등 개인적으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차장급 직원의 범행이 드러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의 감사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게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지청장 윤영준)은 허위 거래명세표를 작성해 180억원을 빼돌린 임모(46) 전 대우조선해양 차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임씨는 대우조선해양 시추선사업부 차장으로 근무하며 문구업체 대표 백모(34)씨와 함께 2012년 1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2734회에 걸쳐 허위 거래명세표를 작성해 169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임씨는 빼돌린 돈으로 해운대 신규 분양 아파트와 부산 강서구 명지동 상가를 사들이고 증권에도 일부 투자했다. 경찰은 해운대 아파트에서 현금 15억 1000만원을 회수했다. 또 임씨는 시추선에서 일하는 기술자의 숙소 임대계약을 맺는 과정에서도 허위 계약을 체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씨는 2008년 5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245회에 걸쳐 모두 10억 7000여만원을 착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은 분식회계와 경영진 비리 의혹으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를 받고 있다.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지난 8일 대우조선해양 본사와 옥포조선소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전·현 경영진의 분식회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2006년 남상태 사장 취임 이후 현재까지 해양플랜트와 상선 건조 등 500여건에 이르는 전체 프로젝트의 회계 처리 과정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임금 나오니 위기 못 느끼나”… 조선 빅3 ‘하청 눈물’ 외면

    “임금 나오니 위기 못 느끼나”… 조선 빅3 ‘하청 눈물’ 외면

    거제·통영 올 체불임금 153억 작년에만 협력사 30곳 문 닫아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파업 찬반 투표 결과 85%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시켰다고 14일 밝혔다. 대우조선 노조는 “쟁의행위가 가결됐다고 해서 바로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 긋기에 나섰지만 노조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은 싸늘하기만 하다. 협력업체가 폐업 또는 도산을 하고 있는 마당에 대우조선 노조가 이기적인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대우조선 협력업체에 근무했던 김정근(45·가명)씨는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니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면서 “하청업체의 ‘눈물’을 외면하면 결국 공멸하게 될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서울신문이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을 통해 받은 거제·통영 지역 임금 체불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임금을 못 받은 근로자는 3268명에 이른다. 체불 금액은 153억원을 넘는다. 지난 1월 이 지역 실업급여 지급액은 약 27억원에서 지난달 41억원(잠정치)으로 훌쩍 뛰었다. 김민정 통영지청 감독관은 “조선소 협력업체가 문을 닫으면서 근로자들이 임금과 퇴직금을 못 받고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대우조선의 협력사는 165개에서 145개로 20개가 사라졌다. 협력사 직원도 2만 7500명으로 1만명 이상이 줄었다. 현재 대우조선 협력사들도 직원들 임금 주기가 빠듯하다 보니 세금을 못 내는 상황이다. 채수항 대우조선 협력사협의회 사무국장은 “세금을 못 내면 압류가 들어와 결국 폐업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난해 연간 30곳이 문을 닫았는데 올해는 더 많은 협력사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직원은 올해 임금이 줄어 월평균 200만원을 못 받는다. 하루 3만원가량 급여가 깎이면서다. 시간제로 일하는 직원도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기본급의 10%, 수당의 30%를 토해 냈다. 지난 한 달 동안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의 협력사는 130개에서 110개로 줄었다. 약 1000명이 회사를 그만뒀다. 협력업체 폐업이 적다는 삼성중공업에서도 이달 초 한 도급업체(2차 협력업체)가 문을 닫았다. 상황이 이런데도 현대중공업 노조는 17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협력업체 직원들 눈에는 연간 7000만원 이상의 고임금을 받는 정규직의 ‘이기심’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이유다. 현대중공업 협력사의 한 직원은 “최근 협력업체들이 해고 30일 전에 통보해야 30일치 급여를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로 직원들에게 ‘해고통지서’를 보내고 있다”면서 “통지서를 받아 든 직원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대우조선 노조 파업 압도적 가결…“임금 나오니 위기 못 느끼나” 조선 빅3 ‘하청 눈물’ 외면

    대우조선 노조 파업 압도적 가결…“임금 나오니 위기 못 느끼나” 조선 빅3 ‘하청 눈물’ 외면

    거제·통영 올 체불임금 153억 작년에만 협력사 30곳 문 닫아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파업 찬반 투표 결과 85%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시켰다고 14일 밝혔다. 대우조선 노조는 “쟁의행위가 가결됐다고 해서 바로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 긋기에 나섰지만 노조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은 싸늘하기만 하다. 협력업체가 폐업 또는 도산을 하고 있는 마당에 대우조선 노조가 이기적인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대우조선 협력업체에 근무했던 김정근(45·가명)씨는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니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면서 “하청업체의 ‘눈물’을 외면하면 결국 공멸하게 될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서울신문이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을 통해 받은 거제·통영 지역 임금 체불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임금을 못 받은 근로자는 3268명에 이른다. 체불 금액은 153억원을 넘는다. 지난 1월 이 지역 실업급여 지급액은 약 27억원에서 지난달 41억원(잠정치)으로 훌쩍 뛰었다. 김민정 통영지청 감독관은 “조선소 협력업체가 문을 닫으면서 근로자들이 임금과 퇴직금을 못 받고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대우조선의 협력사는 165개에서 145개로 20개가 사라졌다. 협력사 직원도 2만 7500명으로 1만명 이상이 줄었다. 현재 대우조선 협력사들도 직원들 임금 주기가 빠듯하다 보니 세금을 못 내는 상황이다. 채수항 대우조선 협력사협의회 사무국장은 “세금을 못 내면 압류가 들어와 결국 폐업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난해 연간 30곳이 문을 닫았는데 올해는 더 많은 협력사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직원은 올해 임금이 줄어 월평균 200만원을 못 받는다. 하루 3만원가량 급여가 깎이면서다. 시간제로 일하는 직원도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기본급의 10%, 수당의 30%를 토해 냈다. 지난 한 달 동안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의 협력사는 130개에서 110개로 줄었다. 약 1000명이 회사를 그만뒀다. 협력업체 폐업이 적다는 삼성중공업에서도 이달 초 한 도급업체(2차 협력업체)가 문을 닫았다. 상황이 이런데도 현대중공업 노조는 17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협력업체 직원들 눈에는 연간 7000만원 이상의 고임금을 받는 정규직의 ‘이기심’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이유다. 현대중공업 협력사의 한 직원은 “최근 협력업체들이 해고 30일 전에 통보해야 30일치 급여를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로 직원들에게 ‘해고통지서’를 보내고 있다”면서 “통지서를 받아 든 직원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사설] 檢, 대우조선 부실경영 책임자 법정에 세워야

    검찰이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경영 전반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수사의 핵심은 분식회계와 경영진의 비리, 정·관계 비호 세력 등의 의혹을 있는 그대로 철저하게 파헤치는 데 있다.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 맡은 이유다. 검찰은 그제 대우조선 서울본사와 경남 거제조선소뿐만 아니라 KDB 산업은행 본점, 안진회계법인 등을 압수수색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 등의 개입 여부도 확인하겠다는 의도에서다. 대우조선과 산업은행의 비리 은폐 정황도 이미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은 2013년과 2014년 각각 4400여억원, 4700여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 들어 2013년부터 2년간 누적 적자가 2조 6000억원이라고 정정 고시하더니 지난해까지 합쳐 5조 3000억원을 손실 처리했다. 손실을 숨기기 위해 기업과 회계법인이 한통속이 돼 분식회계를 일삼다 들통날 처지에 이르자 고해성사한 격이다. 사실 부채비율이 7300%인 부실회사라면 시장논리상 하루도 버티기 어렵다. 그러나 이런 회사에 지난해 12월 4조 2000억원의 공적 자금이 투입됐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이자 채권자인 산업은행과 정부 당국에 부실의 책임을 묻는 까닭이다. 산업은행과 정부가 대우조선의 사정을 몰랐을 리 없다. 대우조선에는 산업은행과 정치권 출신 인사들이 줄줄이 포진해 있었던 터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은 최근 “산업은행은 들러리 역할만 했다”며 자금 지원의 책임을 청와대와 정부 당국에 돌렸다. 자신의 책임을 피하려는 면피성 발언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황당한 소설이라고만 치부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천문학적인 공적자금 지원은 은행장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왜 그런 정책 결정 등이 내려졌는가다. 대규모 실업 등에 따른 정무적 판단이 개입됐을 여지가 없지 않다. 그렇다면 그 이후 결과가 경영개선 등 회생의 길에 들어섰어야 했다. 대우조선에는 지금까지 투입된 6조 5000억원도 모자라 앞으로도 엄청난 규모의 혈세를 또 쏟아부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대규모 감원 등 뒷북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 검찰은 헛돈만 쓰게 하고 회사를 말아먹은 부실 경영과 관련된 책임자를 낱낱이 가려내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야당의 주장대로 부실 수사라는 오명 속에 진상 규명을 위한 청문회로 갈 수밖에 없다.
  •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가 생전에 완성한 유일한 미술관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가 생전에 완성한 유일한 미술관

    일본 최초의 현대식 공원으로 조성된 도쿄의 우에노 공원은 벚꽃 시즌의 인기 관광지로 꼽힌다. 오래 된 나무들이 안정되게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이곳에는 넓은 호수와 판다곰으로 유명한 동물원 외에 미술관과 박물관, 음악당 등 문화 공간들이 밀집해 있는 ‘우에노 문화지역’으로 도쿄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다. 휴식과 정서함양, 교육의 장으로서 역할을 훌륭하게 하고 있다.  예전의 우에노 지역은 도쿠가와 가문의 신사인 간에이사와 그 말사들로 가득 찼다고 한다. 길하지 않은 북동방향을 다스리기 위해 절을 짓는 관습에 따른 것이었다. 에도 막부가 쇠락하고 전쟁으로 사찰들이 파괴되자 메이지정부는 1873년 이 지역을 일본의 1호 공원으로 지정해 현대식 공원으로 조성했고 1882년엔 국립박물관과 부속 동물원을 건립해 일반에 공개했다. 우에노 일대는 1924년 쇼와 천황의 결혼을 기념해 도쿄시에 공원 관리를 양도한 것을 계기로 우에노온시고엔(上野恩賜公遠·주군에게 하사 받은 공원)이라는 명칭을 갖게 돼 오늘에 이른다.  공원으로 들어오면 오른편에 국립서양미술관(國立西洋美術館)이 위치해 있다.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1887~1965)가 생전에 완성한 유일한 미술관 건축으로 1959년 6월 완공됐다.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의미있는 장소임에도 지금까지 찾아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일제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우리나라의 국권을 빼앗고 자원을 약탈하던 시기에 조성된 컬렉션이 주를 이루고 있고, 유럽에서 건너온 서양미술 작품을 굳이 일본에서 볼 일은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마음을 고쳐 먹고 지난 5월 하순의 주말을 이용해 찾아갔다.  우여곡절 끝에 일본국민 품에 안긴 ‘마쓰카타 컬렉션’  국립서양미술관 앞마당에는 프랑스 조각가 로댕의 ‘지옥의 문’과 그 유명한 ‘생각하는 사람’과 ‘칼레의 시민’, 부르델의 ‘활을 쏘는 헤라클레가’가 설치돼 있다. 일본은 잘 알다시피 메이지유신을 통해 서구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유럽 회화, 특히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작품을 유난하게 좋아해서 많은 일본 자본가들은 20세기 초 유럽 현지에서 작품을 사 모았다. 대표적인 인물이 가와사키 중공업의 전신인 가와사키 조선소 대표이사였던 마쓰카타 고지로(松方幸次?,1865~1950)다. 국립서양미술관이 상설전시하고 있는 걸작들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마쓰카타 컬렉션’을 만든 장본인이다. 메이지 시대 정치가의 아들로 태어나 예일대학과 소르본대학에서 수학한 마쓰카타는 1916년부터 1923년까지 유럽미술품과 공예품, 그리고 유럽의 일본 열풍으로 유럽으로 흘러 들어간 우키요에(목판 풍속화) 작품을 수집했다. 프랑스 정부가 국립장식미술관 문으로 쓰기위해 로댕에게 주문했다가 계약 파기로 석고 상태로 방치돼 있던 ‘지옥의 문’을 브론즈로 주조하는 비용을 부담하기도 했다.  그는 도쿄에 미술관을 세운다는 목표를 갖고 프랑스, 영국, 독일에서 열정적으로 작품을 사모았지만 1927년 세계 대공황 여파로 가와사키 조선이 파산하자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부채를 정리하기 위해 사재를 내놓게 되면서 일본에서 담보로 잡혔던 작품들은 여기저기로 팔려 나갔다. (우키요에 컬렉션 8000점은 일본 황실에 헌상했고 , 현재 국립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런던 수장고에 보관하던 작품은 1939년 화재로 소실됐고, 프랑스에 보관하던 작품 400여점은 우여 곡절 끝에 제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전범국의 책임을 물어 프랑스 정부에 귀속됐다. 일본정부가 개인의 재산이라는 이유로 1951년부터 반환노력을 펼친 끝에 1959년 반환이 결정됐다. 프랑스 정부는 고흐의 ‘아를의 침실’ 등 주요 작품 몇 점을 제외하고, 나머지 작품들도 공공을 위한 미술관에 공개한다는 조건하에 ‘기증 반환’했다. 회화 196점, 소묘 80점, 판화 26점, 조각 63점, 서적 5점 등 총 370점이 이때 일본으로 돌아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앞둔 근대건축 거장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  일본 정부는 이미 사망한 소유주를 대신해 르 코르뷔지에에게 도쿄의 우에노 공원 내에 환수 작품들을 전시할 미술관 설계를 의뢰했다. 르 코르뷔지에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미스 반 데어 로에와 함께 근대 건축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속도를 중시하게 된 시대상의 문화와 생황양식이 건축에 반영돼야 한다고 확신했던 그는 콘크리트로 된 고층 공동주거 건물을 파리시내에 건설하는 대단히 파격적인 구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오래 전부터 미술관 건축을 꿈꾸며 프랑스 정부에 여러 차례 계획안을 제안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하기만 했던 그에게 뜻하지 않게 기회가 온 것이다.  르 코르뷔지에의 단일 건물은 파리 근교 프와시에 있는 빌라 사브와(1928~31년)에서 보듯이 평평한 지붕을 가진 정방형의 건축물이 필로티(건물 하단부에 기둥을 세워 텅비게 하는 구조)로 지탱하는 것이 특징이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된 지상 3층, 지하 1층의 국립서양미술관 건물도 필로티로 지탱한 개방적인 공간과 나선형 복도, 재연채광을 이용한 건축양식 등 곳곳에 르 코르뷔지에의 개성이 녹아있다.  무표정한 정방형의 건축물을 필로티로 들어 올리고 그 하부의 입구로 들어가면 중앙홀에 이른다. 높은 천정에 삼각형 창문을 만들어 자연광이 들어오는 중앙홀을 지나 지그재그로 난 경사로를 따라서 2층 전시공간에 이르도록 하는 구조다. 르 코르뷔지에는 평면과 단면의 모든 요소에 ‘모뒬로르’의 치수를 적용했다. 천장이 낮은 경우 유럽 성인 남자가 손을 뻗는 높이(2.26m)로 하고, 높은 경우엔 그 두 배, 더 높으면 그 세배로 했다. 단위 전시공간의 폭은 기둥간격 6.35m의 격자 두 개, 길이는 격자 하나로 하고 자연광과 그늘이 드는 공간을 적절히 배치했다. 고전적인 전시공간과 달리 자유로운 평면 개념을 도입해 가변적인 칸막이로 일정한 넓이와 단면을 가진 공간들을 병치시켰다가 칸막이를 조정해 공간을 자유자재로 확대, 축소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르 코르뷔지에의 건물을 세계 유산으로 지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998년 건물 전체를 지반에서 분리해 지진의 진동에도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본관건물에 대규모 면진 장치를 설치했고 2007년 일본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했다. NHK 보도에 따르면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이 미술관의 가치를 인정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정식등록될 전망이다. 중앙홀의 한 구석에는 미술관의 역사와 건설 당시의 미술관 모습, 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노력들을 알리는 홍보물이 전시돼 있다.  서양미술 전반을 아우르는 방대한 컬렉션  본관의 1층과 2층이 상설전 공간이고, 지하는 기획전시 공간이다. 국립서양미술관에서는 일본인이 유난히 좋아하는 인상파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쿠르베, 세잔, 마네, 모네, 르누아르, 반 고흐, 폴 고갱 등의 원화를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이런 명작들 대부분이 기구한 여로를 거쳐 쳤다. 소장 작품 중 모네의 1916년작 ‘수련’은 마쓰카타가 모네의 지베르니 작업실을 직접 방문해 1922년 작가로부터 구입한 작품으로 프랑스 정부에 몰수됐다가 1959년 일본에 돌아왔다. 지오토, 루벤스 등 중세 후기 작품에서 18세기 말 까지의 성서를 주제로 한 종교화도 훌륭한 것이 꽤 많다. 이밖에 피카소, 미로, 뒤뷔페, 폴록 등 20세기 후반의 현대미술까지 서양미술 전반을 아우르는 컬렉션을 자랑한다. 회화 외에 조각, 소묘, 판화 작품 컬렉션도 알차고 기획전도 매우 수준이 높다. 방문 당시 지하의 기획전시실에서는 일본·이탈리아 수교 150년을 기념해 열리는 ‘카라바죠 전’이 열리고 있었다. 미켈란젤로 메리시가 본명인 카라바죠(1573~1610)는 이탈리아 초기 바로크의 대표적인 화가다. 치밀한 사실기법과 함께 빛과 그림자의 날카로운 대비를 기교적으로 구사하는데 능해 17세기 유럽회화의 선구자로 평가되지만 파란만장한 생을 살다가 이른 나이에 삶을 마감했다. 피렌체 우피치미술관의 ‘박쿠스’, 밀라노 브레라미술관의 ‘ 엠마우스에서의 식사’, 파리 루브르박물관의 ‘성모의 죽음’, 바티칸궁전에 있는 ‘ 그리스도의 죽음’ 등 걸작을 남겼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대우조선·산은 압수수색… 檢, 정경유착 정조준

    남상태·고재호 등 비리 포착 일각 “구조조정 반발 무마 의도” 대형 비리사건을 겨냥해 꾸려진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출범 5개월 만에 ‘첫 칼’을 빼 들었다. 대상은 경영 부실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7조원 이상의 ‘혈세’가 투입된 대우조선에서 대규모 부실과 은폐가 발생한 만큼 이를 양산한 과거 경영진과 정경유착 관행에 ‘메스’를 들이댄 셈이다. 대우조선에 대한 구조조정을 ‘지원사격’하는 의도도 엿보인다. 검찰 특수단은 8일 서울 중구 소재 대우조선 본사와 경남 거제시 옥포조선소 등 10여곳에 검사와 수사관 15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대우조선의 대주주로 경영에 관여한 산업은행과 회계감사를 맡은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 관계자는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에서 분식회계 및 경영진 비리 등이 다수 발견됐다”며 “수사 대상의 규모나 성격으로 볼 때 전국 단위의 부정부패 사건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이 받는 혐의는 크게 분식회계 의혹과 경영진 비리, 두 가지다. 검찰은 대우조선이 2013년과 2014년에 2조원 정도의 손실을 축소 은폐하고, 이 과정에서 산은과 안진 측이 ‘공모’한 단서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남상태(66), 고재호(61)씨 등 대우조선 전임 사장들이 부실을 유발했을 뿐 아니라 경영 비리를 저지르고도 이를 숨긴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다. 대우조선에 대한 검찰 수사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천문학적 부실을 양산한 원인으로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에 의해 대우조선이 운영되고 공적자금 등이 지원되는 ‘정경유착’ 구조가 자리잡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수사는 대우조선을 넘어 대주주인 산은과 금융감독당국, 대우조선의 부실 경영을 방조한 정·관계 인사 등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상 기업이 더 늘어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대우조선 등 조선업체들의 구조조정 계획과 수사가 맞물린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 감축 등에 대한 반발 여론 등을 무마하는 효과가 작지 않기 때문이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정운호 게이트’와 ‘진경준 검사장 주식 대박’ 등 검찰 내부의 각종 비리 의혹을 덮겠다는 검찰의 ‘이해관계’도 엿보인다”면서 “다만 적당한 선에서 수사가 그친다면 검찰 등이 오히려 역풍에 휩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일방 구조조정 반대… 부실 경영 책임부터”

    “일방 구조조정 반대… 부실 경영 책임부터”

    정부의 조선산업 구조조정 발표와 관련해 경남 거제 지역에 후폭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8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산업·기업 구조조정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들은 정부와 채권단이 인력을 감축하는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우선 추진하면 강력하게 맞서겠다고 반발, 노사 갈등이 우려된다. 지역 경제단체와 지자체는 지역 경제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고 있고, 협력업체들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자구안 철폐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 실시 등 투쟁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노조는 “정부와 채권단 입장을 반영한 자구계획으로 구성원들에게는 고통을 강요하고 조선산업을 몰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노조는 특수선 매각 철회와 인위적인 인력 감축 반대 등 자구안 철폐 투쟁을 위해 오는 13, 14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파업 찬반 투표를 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노사가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 상황이란 것을 노조도 잘 알 것”이라며 “노사가 협의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검찰의 대우조선해양 서울 본사와 거제 조선소 압수수색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 부실 경영으로 경영 위기를 초래한 책임자를 가려내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회사의 희망퇴직 움직임에 반발, 지난 3일부터 고용 보장을 요구하며 항의 투쟁을 하고 있다. 거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조선업 위기는 경영진과 대주주, 채권단의 공동 책임이기 때문에 말단 노동자만 피해를 보는, 인원을 자르는 구조조정이 우선이 아니라 경영 책임을 묻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양식 거제경실련 사무국장은 “노·사·민·정이 협의체를 구성해 조선업 불황을 포함한 지역 경제 침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해야 하고 정부도 지원 대책을 빨리 마련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촉구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와 9개 조선사 노조연합인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서울 종로구 청운동 새마을금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업을 망친 것은 노동자가 아니라 경영진과 정부, 금융”이라며 일방적인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1박 2일 동안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국회,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농성한다. 삼성중공업협력사협의회 김수복 회장은 “정부와 채권단, 조선회사 등이 구조조정을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겠느냐”며 “협력회사에 지급하는 단가가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떨어져 경영난이 가중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협력업체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서울포토] 조선소 하청노동자 공동 기자회견

    [서울포토] 조선소 하청노동자 공동 기자회견

    8일 오전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조선소 하청노동자 공동 기자회견에서 울산, 거제, 목포에서 상경한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이 고용보장촉구, 노조가입운동 선포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 [서울포토] 국회 앞에 선 조선소 하청노동자들

    [서울포토] 국회 앞에 선 조선소 하청노동자들

    8일 오전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조선소 하청노동자 공동 기자회견에서 울산, 거제, 목포에서 상경한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이 고용보장촉구, 노조가입운동 선포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 檢 부패범죄특수단, 산업은행도 압수수색···대우조선 비리 규명 착수

    檢 부패범죄특수단, 산업은행도 압수수색···대우조선 비리 규명 착수

    전국 단위의 부패·비리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올 1월 출범한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특수단)의 첫 타깃은 대우조선해양이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 본사와 더불어 산업은행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8일 오전 8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 본사와 경남 거제시에 있는 옥포조선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또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산업은행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을 포함해 동시다발적으로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전직 경양진 일부의 자택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을 압수수색한 이유로 검찰 관계자는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됐고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최대 주주로서 경영에 관여하는 등 사실상 공기업처럼 운영되는 대우조선해양에서 분식회계 및 경영진 비리 등 수사 단서가 다수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일단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및 부실경영 의혹 수사에 집중할 방침이지만 추가로 확보되는 단서에 따라 새로운 방향의 수사를 벌일 가능성도 있다. 재무 위기를 개선하기 위해 산업은행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이 금융당국이나 채권은행, 정·관계에 부당한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단서가 나올 경우 수사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 최대 특수부서 ‘부패범죄특별수사단’ 첫 수사 돌입···대우조선해양 압수수색

    檢 최대 특수부서 ‘부패범죄특별수사단’ 첫 수사 돌입···대우조선해양 압수수색

    검찰총장 직속 조직으로 전국 단위의 대형 부패범죄를 수사하기 올 초 출범한 부패범죄특별수사단(특수단)이 본격적으로 첫 수사를 시작했다. 경영 부실 은폐 의혹 등이 제기된 대우조선해양이 첫 타깃이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8일 오전 8시 서울 중구에 있는 대우조선해양 본사와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옥포조선소 등에 검사와 수사관 150여명을 파견해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밝혔다. 검찰은 내부 문건과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특수단은 대우조선해양이 회사 부실 운영을 감추기 위해 수년간 분식회계(기업이 경영 실적을 실제보다 좋게 보이려고 부당한 방법으로 자산이나 이익을 부풀려 계산하는 행위)를 저지른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의 남상태 전 사장과 고재호 전 사장 등 경영 부실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지목된 전직 최고경영자들은 이미 출국 금지된 상태다. 대우조선해양은 수천억원씩 영업이익을 냈다고 발표한 2013년, 2014년에도 대규모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고 최근 재무제표를 정정해서 공시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10월과 올 1월 전 경영진의 부실 경영 책임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서울중앙지검과 창원지검에 냈다. 특수단은 서울중앙지검과 창원지검으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아 기존에 축적해 둔 대우조선해양의 범죄 첩보와 함께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조선업계 ‘빅3’(삼성·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중 한 곳인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부실 의혹은 그동안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 지난해 2분기에서 3조원대의 적자를 내면서 그동안 경영진이 회사의 경영실적을 축소·은폐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우조선해양 측에서 자발적으로 전직 경영진을 수사해 달라는 진정을 냈다. 대우조선해양 소액주주들은 회사 경영진이 “노르웨이 송가 프로젝트 등 대규모 해양 플랜트 공사의 총계약 원가를 낮게 추정하거나 매출과 영업이익 등을 과대 계상했다”고 주장하며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도 했다. 사실상 3년 만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중수부)의 부활로 여겨지는 특수단은 지난 1월 정식 출범 후 5개월여 만에 수사에 착수했다. 특수단의 이번 수사로 조선·해운업 부실경영 문제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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