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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업 수주 1위 되찾고 보릿고개 넘나

    조선업 수주 1위 되찾고 보릿고개 넘나

    현대重 72척… 삼성重 48억弗 “건조까지 2년여… 안심 일러”지독한 ‘일감 절벽’에 시달려 온 조선업계가 올해 수주 점유율 세계 1위를 탈환할 전망이다. 저가 공세를 편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준 지 5년 만이다. 3일 글로벌 조선해운 조사기관 클랙슨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조선소 수주량(6월 말 기준)은 256만 CGT(표준화물선환산t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전 세계 발주 선박 3대 중 1대(34%)를 우리 조선사들이 따내면서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을 따돌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전체 통계가 나오지 않아 최종 순위에 일부 변화가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기존에 따놓은 하반기 물량 등을 고려하면 한국이 올해 연간 기준으로 수주 1위에 오르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반기 실적 호조에는 ‘빅3’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의 역할이 가장 컸다.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3개사가 72척(42억 달러)을 수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척(10억 달러)에 비해 대수로는 6배, 금액으로는 4배 정도 늘었다. 상반기에 13척을 수주한 삼성중공업은 물량보다는 실속을 챙겼다. 수주 대수는 현대중공업그룹보다 적지만 금액은 48억 달러로 최고엿다. 특히 FPU(부유식 원유 생산설비),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등 해양플랜트 2척을 37억 7000만 달러에 수주했다. 구조조정이 한창인 대우조선도 7척(7억 7000만 달러)을 수주하면서 76.2%의 자구안 이행률을 기록했다. 올해 말까지 2조 7100억원을 수주한다는 게 목표였지만 이미 2조 650억원을 채웠다. 업계는 하반기도 밝게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가스선 분야에서 LNG운반선 12척,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6척 등 총 18척의 건조의향서를 확보했다. 삼성중공업도 싱가포르 AET사로부터 유조선 2척(약 2억 2000만 달러)의 수주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업계나 금융 당국은 “한국 조선 수주의 1등 복귀가 당장 과거 영광의 재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조선업계 전망이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구조조정이 필요한 조선업계에 당장 일자리 수요가 늘어나는 등 훈풍이 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아무리 수주를 많이 한다고 해도 건조까지는 1년에서 2년 반 이상 시간이 필요한 만큼 그동안은 보릿고개를 견뎌 내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글로벌 금융위기때 ‘해결사’… 1400조 가계빚 연착륙 과제

    정통 국내·국제 금융 관료…‘환율 주권론자’ 명성 떨쳐 최종구(60)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대표적인 정통 국내·국제 금융 관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국제금융국장으로 해결사 노릇을 했다. 한국은행과 힘을 합쳐 한·미, 한·중 등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외환시장과 외화자금시장을 안정시켰다. 그는 당시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해 적정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환율 주권론자’로서도 명성을 떨쳤다. 2011년 4월에는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에 올라 당시 유럽발 재정위기에 대응해 ‘거시건전성 3종 세트’(선물환 포지션 제도,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 건전성 부담금)를 도입하면서 외환시장 안정에 힘썼다. 2013년 4월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당시 최수현 금감원장과 ‘KB 사태’ 징계와 관련해 불협화음을 내다가 이듬해 끝내 옷을 벗었다. 지난해 1월 SGI서울보증 대표이사로 복귀한 뒤 올 3월부터는 한국수출입은행장으로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을 이끌고 있다. 기재부 후배들이 ‘가장 닮고 싶은 상사’로 꼽는다. 과제로 14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의 연착륙, 중소 조선사 등 추가 구조조정, 은산분리 규제 완화 등이 있다. 최 후보자는 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과다한 측면이 있다”면서 “조금 더 생산적인 부분으로 자금이 흐를 수 있도록 정책이 운용된다면 일자리 창출에 더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 강릉 ▲행시 25회 ▲강릉고-고려대 무역학과-미국 위스콘신대학원 공공정책학과 석사 ▲재정경제부 산업경제과장·외화자금과장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SGI서울보증 대표이사 ▲한국수출입은행장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씨줄날줄] 식민사관의 ‘도종환 역사 검증’/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식민사관의 ‘도종환 역사 검증’/오일만 논설위원

    1919년 부임한 일제 3대 총독 사이코 마코토의 취임 일성은 새로운 역사 편찬이었다. 조선인의 독립 정신을 말살해 식민지 지배를 영구화하려는 음모였다. 1922년 조선사편찬위원회는 이런 배경으로 탄생했고 1935년 조선사편수회로 확대된다. 이완용 등 친일 매국노들이 고문으로 참여했고 조선인 학자로서 핵심 인물은 이병도 박사였다. 목적에 어긋나는 사료와 유물은 철저히 배제됐고 역사 왜곡과 유물 날조도 난무했다. 광개토대왕비의 왜곡 날조와 맥이 닿는다.고대조선-기자조선-위만조선-한사군으로 이어지는 한국 고대사 뼈대도 이때 완성됐다. 조선사편수회를 뿌리로 하는 친일 사학자들은 해방 공간에서 힘을 발휘했고 이후 역사의 해석을 독점한 사학계의 주류로 성장했다. 실증사학을 내세운 이들은 스승과 다른 논리를 펴는 학문적 탐구 분위기를 용납하지 않았다. 역사의 해석을 틀어쥐고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려다 철퇴를 맞은 국정 역사교과서 파문을 연상시킨다. 광복 이후 70여년 동안 우리가 배웠던 역사 뼈대가 조선총독부의 식민사관을 벗어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최근 문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도종환 의원은 이른바 주류 역사학계로부터 역사 검증을 이유로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도 의원은 2015년 동북아역사왜곡 특위 활동을 통해 동북아역사지도 사업을 중단시켰다. “47억원 예산의 동북아 고대 역사지도가 조선총독부와 중국 동북공정의 주장을 무분별하게 따랐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강단 사학계는 “도 의원의 역사관이 그릇된 재야 사학에 경도됐다. 장관으로서 자격 미달”이라고 공격했다. 도 의원은 “부실 논란 때문에 사업이 중단되자 일부 학자와 제자들이 맺은 한을 풀려고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최근 “일부 국내 학자들이 일본 지원을 받으며 임나일본부설에 동조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7일 140여개 단체로 구성된 ‘미래로 가는 바른 역사협의회’(미사협)가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은 “조선총독부(식민사관)와 다른 역사관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장관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은 전형적인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학문은 자유로운 토론과 논쟁을 통해 한 걸음씩 발전하는 법이다. 주류 역사학계는 그동안 재야 사학자들이 제기한 역사 논쟁을 고의로 무시하거나 회피한 정황이 많다. 역사의 해석을 독점하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국민이 보는 앞에서 당당한 공개 토론을 통해 역사적 사실과 진실을 밝히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 오일만 논설위원
  • 99칸 한옥을 퓨전한옥으로… 서울 표정 바꾼 ‘경성의 건축왕’

    99칸 한옥을 퓨전한옥으로… 서울 표정 바꾼 ‘경성의 건축왕’

    오늘날 우리가 보고 즐기는 북촌은 기농 정세권(鄭世權·1888~1965)이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부동산 디벨로퍼가 설계하고 건설한 거대한 퓨전 한옥지구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정세권은 북촌과 익선동, 봉익동, 성북동, 혜화동, 창신동, 서대문, 왕십리 등 서울 전역에 한옥단지를 건설해 서울의 표정을 바꾼 사람이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서울은 일본 적산가옥이 점령한 도쿄의 아류도시로 전락했을 것이다. 서울을 찾은 외국관광객은 무엇을 찾는가. 서울의 경관을 지배하는 빌딩숲이나 공룡 같은 아파트단지를 보러 오지는 않는다. 1930년대에 한 선각자가 지은 북촌 한옥밀집지역이 있었기에 서울은 서울다워졌다. 그리고 지금 이곳은 서울의 몇 안 되는 볼거리로 남았다. 북촌 한옥밀집지구는 국보도, 보물도, 사적도, 지정문화재도, 등록문화재도 아니지만 한국의 대표 문화유산이다. 바로 서울미래유산이다. 기농은 북촌에 자리잡은 왕족이나 권문세가의 99칸 한옥을 매입해 작은 한옥으로 쪼개 팔았다. 불편한 전통한옥에 근대적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개량 한옥의 개념을 심었다. 주거문화의 혁신을 가져왔다. 일제강점기 청계천을 경계로 조선사람은 북촌, 일본인은 남촌에 살게 된 것도 그가 지은 한옥의 역할이 크다. “일본인들이 종로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되뇌인 선생 덕택이다. 부동산 개발로 번 돈은 아낌없이 신간회와 조선물산장려운동에 썼으며 조선어학회에 회관과 토지를 기증했고 우리말큰사전 편찬 자금을 댔다. 납북되기 전 춘원 이광수는 “그를 존경하지 아니할 수 없다. …한 사람의 인격의 힘이 이처럼 영향력이 큰가를 느꼈다”면서 정세권의 자서전을 집필하려 할 정도였다. 만해 한용운도 이례적으로 ‘정세권씨에게 감사하라’는 제목의 글을 잡지에 기고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하찮은 집장수로 취급받아 역사책이나, 교과서에 실리지 않은 인물로 잊혀졌었다. 우리는 북촌에 열광하면서도 누가 이런 동네를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정세권은 사후 반세기 만에 북촌 한옥과 더불어 ‘경성의 건축왕’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서울미래유산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 조선업 바닥론 확산… “하반기 공격적 수주”

    조선업 바닥론 확산… “하반기 공격적 수주”

    “국내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 가격이 조금씩 오르고 있습니다. 하반기부터는 좀 더 공격적으로 수주를 진행할 계획입니다.”(조선사 관계자)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난 5일 기준 영국 조선·해양 전문분석기관 클락슨이 제시한 32만t급 초대형유조선(VLCC)의 척당 가격은 8000만 달러다. 지난 1월 8400만 달러이었던 VLCC 가격은 3월 저점을 찍은 이후 계속해서 8000만 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벌크선박 가격이 척당 50만 달러가 오르긴 했지만, 다른 선박 가격은 크게 변함이 없다. 하지만 국내 조선 빅3들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 가격이 이제 바닥이라는 인식이 선주사들 사이에 확산되면서, 올해 1분기 발주문의가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 늘어났다”면서 “발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기술력이 있는 선두권 업체를 중심으로 가격도 평균 가격보다 높게 받는 계약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2일 삼성중공업이 오세아니아지역 선주로부터 수주한 VLCC는 척당 가격이 8400만 달러로 평균보다 400만 달러가 높다. 조선사의 한 관계자는 “철강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더이상 뱃값이 떨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선박가격이 반등하면 기술 경쟁력을 갖춘 국내 조선사들이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7월을 기점으로 선박가격이 또 한번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으로 예정된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된 환경규제를 충족하기 위해선 늦어도 올 하반기에는 선박을 발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글로벌 경기 활성화로 올해 세계 물동량이 지난해보다 3억 1000만t 늘어난 114억t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한동안 해운·조선 업계를 괴롭혀 온 선복(화물 적재) 과잉 공급도 해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관계가 깊은 아시아~북미의 교역물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과 아시아 국가 간 누적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달 기준 지난해보다 4.8% 증가한 500만 7000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를 기록했다. 북미 서해안 롱비치항도 4월 수입 화물 처리가 16.8%가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해운경기가 반등하기 시작하면, 조선업도 따라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내 조선사들도 이 시기에 맞춰 영업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몸값 떨어진 유조선 한국 조선 되살리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노후 선박 교체를 추진하고 있는 해외 선사들이 가격이 내려간 시기를 이용해 발주를 늘리고 있어서다.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세계 최대 유조선 선사인 프론트라인으로부터 VLCC 4척을 수주했다. 2척은 수주가 확정됐고, 2척은 옵션 계약이다. 전체 금액은 3억 2000만 달러로 알려졌다. VLCC 건조는 현대삼호중공업이 맡고, 인도는 2019년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이 올해 수주한 선박 18척 중 절반인 9척이 VLCC다. 삼성중공업도 최근 그리스 선사인 캐피탈 마리타임과 최대 8척의 VLCC 건조를 위한 투자의향서(LOI)를 맺었다. 이 계약도 4척은 확정 4척은 옵션이다. 8척을 모두 수주하게 되면 삼성중공업은 6억 5000만 달러의 계약을 따내게 된다. 삼성중공업은 싱가포르 BW사로부터 VLCC 4척을 수주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도 그리스 마린 탱커스(3척), 현대상선(10척)으로부터 VLCC를 수주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끊기다시피 했던 VLCC 발주가 늘어나면서 세계 조선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조선사들에 일감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2020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로 친환경 선박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수주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선사들이 VLCC 발주를 늘린 것은 선박 가격이 저렴해졌고, 지난해 1월 2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40~50달러대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2016년 1월 1척당 9350만 달러였던 VLCC 가격은 올해 3월 8000만 달러로 떨지며 2003년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 1분기 세계 선박 발주량은 374척으로 지난해보다 36.9% 증가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노후 선박 교체를 진행하는 선사들이 옵션을 활용해 싼 가격에 미리 선박을 발주하고 있다”면서 “최근 동남아 등에 새로 건설된 정유공장들이 가동을 앞두고 있어 VLCC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재일한인역사관장에 이성시씨

    재일한인역사관장에 이성시씨

    120년 재일동포의 역사를 연구하고 교육해 온 재일한인역사자료관은 제2대 관장으로 이성시 와세다대 학술원 교수를 임명했다고 3일 밝혔다. 이 관장은 조선 고대사와 식민지조선사를 전공하고 와세다대 조선문화연구소장, 한국목간학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관장은 “일본 속에 뿌리내린 재일동포의 존재를 널리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조선업 수주 기지개 “바닥 찍었나” 기대감

    조선업 수주 기지개 “바닥 찍었나” 기대감

    현대중공업을 선두로 ‘조선 빅3’의 선박 수주가 늘면서 “조선업에 이제 봄바람이 부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제유가와 선박가격 등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아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여전하다.현대중공업그룹 소속 조선 3사(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는 올 들어 4월까지 총 39척, 23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수주실적 64척, 59억 달러의 39%를 4개월 만에 채웠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4.7배가 증가한 것으로, 2014년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다. 현대중공업은 4월에만 18척, 9억 달러의 수주를 따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추가 발주 가능성이 높은 옵션까지 포함하면 한 달 동안 15억 달러를 수주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조선사들의 수주 실적도 개선됐다. 지난해 수주액이 5억 2000만 달러에 그쳤던 삼성중공업도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 재기화 설비(FSRU) 수주 등을 통해 현재 15억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대우조선해양도 선박 7척, 7억 7000만 달러 수주에 성공했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지난해 바닥을 치고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나라 조선업체가 강점이 있는 LNG, 초대형유조선(VLCC)을 포함한 유조선 중심으로 발주가 이뤄진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를 시작으로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어나는 것도 기대감을 키우는 이유다. 반면 섣부른 기대감을 갖기에는 이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먼저 올해 상승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국제유가가 50달러대에서 박스권을 보이고 있다. 조선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가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기저효과”라면서 “해양플랜트 시황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선 시장 반등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는 선박 가격도 문제다. 국내 조선사들이 강점을 가진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 신규 발주가격은 2015년 3월 척당 9650만 달러에서 올해 3월엔 8000만 달러까지 떨어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매월 100만~200만 달러씩 가격이 떨어져 수익성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면서 “특히 조선업은 수주가 실적에 반영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우조선의 경우 경영 상황이 바로 좋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진정한 컬렉터라면 딱 ‘한 점’만 가진다

    진정한 컬렉터라면 딱 ‘한 점’만 가진다

    30년간 조선의 미(美)에 미쳐 조선 도자기를 예찬해 온 컬렉터 전기열(65)씨. 부산의 한 중견기업 회장이자 사설 연구소인 한국조선백자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10여년 전 일본 교토에서 만난 일본인 학자에게 일본 국보인 ‘기자에몬 이도다완’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되겠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기자에몬은 직경 15㎝, 높이 9㎝의 조선 사발로 16세기 무렵 일본으로 건너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찻잔으로 썼던 것으로 전해지는 기물(器物)이다. 당시 가치는 120억엔 정도로 평가됐다. 그러나 박물관장을 지낸 일본 학자는 서슴지 않고 1000억엔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한화로 1조원이다. “그 가격에 살 사람이 있겠느냐”고 되묻자 정색을 하며 일본의 컬렉터들은 살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 소장은 “머슴 밥그릇으로나 쓰던 조선사발에 대한 지독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조선 도자기의 미와 컬렉터 인생을 풀어낸 ‘조선 예술에 미치다’(아트북스)를 펴낸 전 소장은 20대 청년 시절부터 골동(骨董)인 고미술품을 수집해 온 이름난 컬렉터다. 그의 부친은 부산 온천장에서 요정을 운영했는데 목재 허행면 등 소문난 예술가들이 식객으로 거했다고 한다. 그가 그동안 수집에 투자한 돈은 수백억원. 한때 3000여점까지 모았던 수장품은 입소문을 타고 찾아온 컬렉터들과 옥션 등에서 팔려 현재는 수백점 정도가 개인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그의 수집품은 백자 달항아리, 백자철화 매죽문각병, 분청사기 덤벙문 소병, 사발 등 조선 도자기가 대부분이다. 이 밖에 남관, 이응노, 김환기, 최영림, 이우환, 김창열 등 현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도 50여점을 갖고 있다. 지난 3일 부산 해운대 인근의 개인 사무실. 전 소장이 ‘비마’(悲魔)라는 이름의 백자 사발(김해요)을 꺼내 들었다. 비마는 성불 전 경험하는 다섯 번째 마귀로, 세상 모든 게 슬프고 부질없게 느껴지는 ‘심마’(心魔)다. 그는 “이 사발을 볼 때면 곱게 빚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없는, 그저 손맛대로 빚어낸 무심함이 느껴진다”며 애착한다. 그런데 전 소장이 비마를 책상 위에 뒤집어 놓는 순간 별안간 그 사발이 달리 보였다. “영락없는 여성의 젖가슴같지 않나요”라는 그의 말대로 백색 태토에 옅은 노란색 기운을 띠는 사발의 뒤집어진 자태는 젖가슴 형상이었다. 거칠고 투박해 보이지만 선이 곱고 뚜렷한 사발에서 흙을 매만지는 도공의 탁월한 솜씨가 엿보인다. 그는 “가슴에 품기도 하고, 어루만지기도 하고, 그냥 기약없이 쳐다만 보기도 한다”며 “조선 사발은 만지고, 보고, 느끼고, 즐겨야 비로소 그 진가를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야나기 무네요시 같은 일본 학자들의 도자기 이론이 아닌 우리 고유의 미감으로, 나아가 컬렉터라면 자신만의 시각과 안목으로 미를 이해하고 판별해야 한다는 지론이다. 그에게 조선사발은 최첨단 과학의 유산이다. 전 소장은 “세계 최고의 사발 기술 종주국이 조선이었다”며 “일본 다이묘들이 조선 사발을 가리켜 일국(一國), 일성(一城)과도 바꾸지 않는다고 말한 건 과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한국의 컬렉터 문화는 태생적으로 일본, 특히 일제강점기와 깊이 연관돼 있다. 미술사학자인 김상엽 박사는 한국 근대 미술시장의 태동을 고려청자의 도굴 수난사에 빗댄다. 김 박사는 “청일전쟁 시기 일본 장사치들이 처음으로 고려도기 거래에 나섰으며 1906년 일본인 아키오가 도굴한 청자들을 경매한 게 국내 미술 경매의 시초”라고 말한다. 우리 근대 미술시장의 태동기가 일제강점기였고 이때 미술품 감식부터 전시기획, 매매상, 거간꾼 등 이전에 없던 직종과 산업이 탄생했다는 설명이다. “1930년대 경성의 인구는 40만명 남짓했고 1935년에도 45만명에 미치지 못했는데, 당시 경성에서 거의 매월 교환회 및 경매회가 열렸고 30개가 넘는 골동상들이 활동하고 있었음을 보면, 당시에 골동 열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김상엽의 ‘미술품 컬렉터들’ 56~57쪽) 김 박사는 우리의 ‘근대 컬렉터’로 민족지사 오세창, 친일파 박영철, 국내 첫 치과의사인 함석태, 친일파로 해방 후 수도경찰청장을 지내고 국무총리까지 된 장택상, 조선 왕실의 마지막 내시였던 이병직, 민족유산을 수호한 위대한 수장가로 평가받는 전형필 등을 꼽는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인물이 간송 전형필(1906∼1962)과 송은 이병직(1896∼1973)이다. 간송은 탁월한 안목으로 정평 난 컬렉터다. 그가 전 재산을 털어 평생 수집한 미술품은 1938년 국내 최초의 사립박물관 보화각(현 간송미술관)에 보존됐다. 상당수 작품이 국보급으로, 계미명 금동 삼존불 입상, 겸재 정선, 단원 김홍도, 훈민정음 해례본, 고려청자 등이 대표적이다. 간송이 1935년 일본인 골동상으로부터 사들여 골동계의 전설이 된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은 당시 돈 2만원으로, 서울의 기와집 열 채 값에 달했다. 간송은 보성고등학교를 인수해 민족 교육에도 헌신하는 등 한국의 컬렉터 가운데 독보적인 민족문화 수호자로 꼽힌다.대한제국 마지막 내시 출신이자 구한말의 재력가였던 송은은 수장가뿐 아니라 서화가로 유명한 예술인이었다. 조선 유일의 미술품 경매회사인 경성미술구락부 경매회에서 실명 컬렉션으로 경매를 두 차례나 연 인물이다. 한국전쟁의 혼란기에 일연의 ‘삼국유사’(국보 306호)를 지켰고 전 재산을 고향의 양주중학교(현 의정부고등학교) 설립에 기부했다. 전 소장은 현대의 최고 컬렉터로 호암 이병철(1910~1987) 삼성그룹 창업주를 꼽는다. 이 회장의 수집품들을 모아 놓은 서울 리움미술관과 용인 호암미술관에는 국보 37건, 보물 115건이 소장돼 있다. 전 소장은 “리움과 호암의 2만여점에 달하는 컬렉션들을 보면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안목이 높지 않으면 가치를 알수 없는 고미술품들이 수두룩하다”며 “그 점에서 이 회장은 미적 감각과 인문학적 시각이 탁월한 컬렉터였다”고 평가했다. 현재 활동 중인 국내 컬렉터 규모는 3000~5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전 소장은 그러나 대다수가 예술품에 대한 안목이나 심미안을 갖고 있지 않은 ‘투자(투기)형 컬렉터’로 본다. 그에 따르면 국내 미술시장의 ‘큰손’으로 통하는 대형 컬렉터는 20~30명 정도로 압축된다. 이들 정도가 당대 예술품의 ‘수장 경로’로, 예술품의 가치 지표가 된다고 본다. 그는 “컬렉터로 살아온 30년 동안 안목과 역사성, 미에 대한 사유와 관념을 갖춘 컬렉터는 국내에서는 1~2명이 떠오를 뿐”이라며 “안목이 없는 사람에게 골동 귀신이 붙는 것만큼 고약한 경우가 없다”고 말했다. “저 역시 골동 귀신에 홀리고 절박한 심정으로 기물을 찾아 나서죠. 진정한 컬렉터라면 딱 한 점만 소장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전에 충분한 눈으로 기물을 익혀야 하며, 눈앞에 영혼을 흔드는 일생일대의 기물이 나타날 때 혼신을 다하면 수집 인생은 완성될 것입니다. 두 점부터는 무거운 짐이 될 수 있거든요.” 그가 체험하고 깨닫게 된 컬렉터 인생의 노하우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경제 뉴스 깊이 들여다보기] 국책銀이 수주보증·수은 영구채 금리 인하 ‘당근’에도 ‘대우조선 살리기’ 머뭇대는 국민연금 왜

    [경제 뉴스 깊이 들여다보기] 국책銀이 수주보증·수은 영구채 금리 인하 ‘당근’에도 ‘대우조선 살리기’ 머뭇대는 국민연금 왜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방안을 놓고 국민연금공단 등 회사채 투자자와 금융당국 사이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정부는 최근 국책은행 수주 보증과 수출입은행 영구채 금리 인하라는 ‘당근책’을 던졌다. 대우조선이 수주하면 산업은행이 보증서(RG)를 발급하고 시중은행이 ‘2차 보증’(복보증)을 서는 안이다. 선주에게 선수금을 물어줘야 하는 일(RG콜)이 생기면 은행이 정해진 비율에 따라 나눠 낸다. RG 발급 번호표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일을 없애기 위해서다. 수은이 인수하기로 했던 대우조선의 영구채(원금 상환 없이 이자만 영구히 지급하는 채권) 금리도 연 3%에서 1%로 낮춘다. 은행권이 만기를 연장하는 대우조선 무담보 채권에 대해 현재 1% 금리를 받고 있어서다. 그간 은행권의 요구 사항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대우조선 회사채 조정안의 키를 쥔 국민연금은 이날도 ‘손실 분담 결론 연기’로 버티기에 들어갔다. 대우조선의 운명을 좌우할 사채권자집회가 불과 열흘 앞이지만 양측의 간극은 쉽사리 좁혀지지 않는 모양새다. 산은의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추진방안 국회설명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민연금과 산은이 부딪치는 쟁점은 크게 5가지다. ① 채권은행만 덕본다? 국민연금 등은 대우조선이 정상화돼도 ‘과실’이 RG 채권을 든 채권은행에 간다고 본다. RG는 조선사가 배를 인도하지 못하면 미리 받아 놓은 선수금을 금융사가 대신 선주에게 돌려주겠다는 환급보증이다. 대우조선이 배를 만들어 넘기면 은행은 부담이 사라진다. 더욱이 정부안대로 RG를 제외한 산은·수은의 무담보채권 1조 6000억원을 출자전환(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해도 이들이 들고 있는 대우조선 전체 채권 중 비율은 10.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산은은 펄쩍 뛴다. 신규 수주가 생기면 RG는 계속 발생한다는 논리다. 산은 관계자는 “더욱이 국책은행은 2조 9000억원이라는 신규 자금도 내놓는다”면서 “반대로 배를 못 만들었으니 선수금을 내놓으라는 ‘RG콜’이 발생하면 그 금액만큼 출자전환에 포함돼 금액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② 산은 책임론 투자자들은 대우조선 정상화 방안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산은의 추가 감자를 요구한다. 대우조선 지분 79%를 보유한 산은이 추가 감자를 한다면 사채권자와 시중은행은 출자전환 이후 주식가치가 늘어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산은 측은 지난해 12월 대우조선 주식 6000만주를 무상감자 후 소각하는 등 대주주로서 할 만큼 했다는 입장이다. 이후 쏟아부은 4조 2000억원에 대한 추가 손실 부담까지 지라는 것은 가혹하다고 주장한다. ③ 출자전환 기준가 낮춰 달라 현재 출자전환 기준가격은 1주당 4만 350원이다. 거래정지 직전 가격에서 10% 할인한 수준이다. 하지만 출자전환된 주식이 오는 9월 시장에 쏟아지면 주가 폭락이 불 보듯 뻔해 기존 주주들은 반발이 크다. 이 때문에 출자전환 시 가격을 더 낮춰 더 많은 주식으로 바꿔 달라는 요구가 나온다. 그러나 정부와 산은은 “출자전환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채무 감면의 일환”이라면서 “경제적 투자 관점으로 보면 안 된다”고 선을 긋는다. ④ 채무조정 실효성은? 국민연금은 채무조정이 실효성을 가질지도 고심 중이다. 보수적인 추정이라 해도 2018년 이후 신규 수주가 늘지 않고,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 소난골의 드릴십 인도금 회수 등이 무산되면 대안이 부재하다는 논리다. 또 분식회계 소송 패소 때 줄소송 탓에 경영 유지가 곤란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미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해도 현시점에서 자율적 구조조정과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 시 얼마나 물린 돈을 회수할 수 있는지 기준으로 판단하는 게 경제적으로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⑤ 회생 전환 시 사채권자는 사채권자들은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다. 예컨대 신규 자금을 지원해 대우조선이 정상화 과정을 밟고 배를 만들어 RG를 줄였다고 치자. 그럼 회생절차 원칙에 따라 신규 자금은 우선 변제받기 때문에 국책은행은 부담을 던다. RG를 줄인 시중은행도 손실을 던다. 그런데 1~2년 후 갑작스러운 경영 악화로 회생절차로 들어가면 상환을 미룬 사채권자만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신규 자금 우선 변제는 자금 운용상 잉여 현금이 발생하면 상환받았다가 부족하면 다시 지원하는 한도성 개념”이라고 반박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런웨이 조선] “비너스의 곡선도 못 따라갈 美” 파리지앵이 탐낸 조선의 모자들

    [런웨이 조선] “비너스의 곡선도 못 따라갈 美” 파리지앵이 탐낸 조선의 모자들

    서양 사람들에게 한국의 아얌, 남바위, 조바위는 왜 그렇게 갖고 싶은 모자였을까? 단순히 새롭고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이었을까, 아니면 예술품을 알아보는 탁월한 심미안에 기인할 것일까. 19세기 말 즈음, 한국을 다녀간 외국인들 중, 조선의 난모(煖帽·추위를 막기 위해 쓰던 방한용 모자)를 극찬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으니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프랑스의 민속학자 샤를르 바라는 한국을 ‘모자의 왕국’이라 칭했고, 그 당시 외교관이었던 모리스 쿠랑은 ‘모자 발명국’이라고 했다. 심지어 프랑스 화가 조세프 드라 네지에르는 “모자에 관한 한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자문을 해 주어도 될 수준”이라고 했다. 모두가 한국 모자의 다양성에 놀라고 작품성, 예술성에 감탄했다. 더욱이 이들은 놀라움에 그치지 않고 우리 모자의 우수성을 벤치마킹하고, 세계에 소개하고자 했다.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 한국관이 마련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 당시 파리박람회 한국관 모습을 담은 그림을 보면, 조선사람 중 모자를 쓰지 않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전면 중앙에 당당하게 서 있는 조선의 여성이다. 이 여성은 한쪽 다리를 앞으로 뻗고 가장자리에 모피를 두른 두루마기를 입었다. 팔에는 토시를 하고 손에는 주머니를 들었다. 거기에 붉은색의 아얌, 같은 색의 두루마기, 게다가 신발 색과 조화를 이루어 런웨이를 걸어가는 패션모델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프랑스 화보지 ‘르 프티 주르날’도 이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프랑스 사람만 한국의 모자에 반했을까? 고대 로마의 조각에 나타난 아름다움을 볼 만큼 보았다고 자부하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의 저자 새비지 랜도어는 “비너스의 곡선미조차 한국 여성이 입고 있는 한복과 아얌의 아름다움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극찬했다. 한국을 가장 많이 그린 목판화가로는 영국의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를 꼽을 수 있다. 그녀는 특히 한국 여성의 남바위, 풍차에 매료되었다.아얌은 크게 머리에 쓰는 모자 부분과 뒤에 늘어지는 댕기의 드림 부분으로 구성된다. 이때 모자는 하단부와 상단부로 나누어지는데 하단부에는 검을 털을 덧대고, 상단부에는 비단을 누벼 줄무늬를 만든다. 그리고 뒤통수 쪽에 두 가닥의 댕기를 늘어뜨린다. 남바위는 이마에서부터 삼단의 곡선이 마치 제비꼬리와 같은 모양이다. 귀와 머리, 이마를 가리며 가장자리에는 털로 선을 둘러 뒷덜미를 덮는다. 이때 가장자리에 두른 털은 돈피(獤皮), 사피(斜皮)라고도 하는 ‘담비’의 털을 최고로 쳤다. 담비는 족제빗과에 속하는 포유동물로 몸통은 가늘고 길며, 꼬리가 전체 몸통의 3분의2 정도로 매우 길다. 털은 색채가 매우 아름답고 윤택이 나며 치밀하고 부드럽다. 또 가볍고 보온력이 뛰어나 조선시대 여성들에게 가장 사랑받던 귀한 모피이다. 여기에 볼을 가리기 위한 볼끼를 붙이면 ‘풍차’가 되어 남바위에 또 다른 새로움을 더한다. 모피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드러나는 모자다. 반전은 정수리에 있다. 모자는 머리를 덮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조선 여성의 난모는 어느 것 하나 정수리를 덮는 것이 없다. 오히려 정수리를 열어 놓고 그 위에 산호줄 또는 끈목을 늘어뜨리고 앞뒤에 비단술을 매달아 놓는다. 한 발짝만 움직여도 산호줄, 비단술이 움직이고 뒤 댕기가 흔들리는 보요(步搖)의 미다.조바위는 어떨까? 프랑스의 판화가 폴 자쿨레는 한국인에게 특히 애정을 갖고 있었던 화가이다. 20세기 초, 그는 일본에서 익힌 판화 기법으로 한국인의 모습을 그렸고, 여기에도 조바위는 어김없이 등장한다. 영국의 영사관으로 조선에 왔던 칼스 역시 여성의 모자 중 조바위를 가장 매력적이면서 한국적인 것으로 꼽았다. 조바위는 앞이마에서 볼을 지나 뒷목에 이르기까지 유려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모자이다. 이마를 가리고, 볼 부분의 외곽선을 따라가며 홈질이 되어 있다. 볼 덮개는 안으로 오그라들고, 쪽진 머리는 밖으로 나오도록 뒤를 살짝 팠다. 가장자리에는 비단으로 바이어스를 만들어 덧대어 깔끔함과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조바위 안으로 양 볼이 오긋하게 들어가고 귀를 가리면 바람이나 추위를 막기에도 좋았다. 쪽진 머리와 가장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조바위는 한국인을 위한 맞춤형 모자다. 그러나 조바위가 조선시대 여성에게 가장 사랑받았던 이유는 또 있다. 이마와 양 귀를 덮는 조바위는 여성의 얼굴이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가리마를 따라 꿴 산호 구슬이 이마로 흘러내리면 시선은 자연스레 여인의 이목구비에 집중하게 된다. 동양 여성의 얼굴을 더욱 작고, 입체적으로 만들어 보는 이로 하여금 얼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그들에게는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조바위, 그냥 두고 가기엔 너무 아까운 모자였을 것이다. 이민주 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
  • [서울광장] 대우조선을 어찌할 것인가/안미현 편집국 부국장 겸 금융부장

    [서울광장] 대우조선을 어찌할 것인가/안미현 편집국 부국장 겸 금융부장

    전직 대통령이 또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요지경 인사’ 가운데 하나는 대학교수 출신인 홍기택씨를 구조조정이 산적한 산업은행 회장에 꽂아 넣은 것이다. “실력 있는 낙하산이 뭔지 보여 주겠다”고 큰소리치던 홍 전 회장은 대우조선 문제가 터지자 “청와대에 불려가 시키는 대로만 했다”고 누워 침 뱉기식 폭로를 했다.대우조선에 4조여원을 집어넣은 게 재작년 10월이다. 당시에도, 이후에도, 정부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런데 추가 지원이 기정사실화됐다. 출자전환분 등을 빼고도 3조원은 더 생돈을 넣어야 하는 모양이다. 정부는 어쩌다 식언을 하게 됐을까. 오판과 불운 탓이 크다.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는 2015년 10월 4조 2000억원의 지원을 결정하면서 이듬해 대우조선 수주액이 115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실제 수주액은 15억 달러에 불과했다. 기대를 걸었던 ‘소난골 협상’도 지지부진하다.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인 소난골은 자금난을 이유로 대우조선에 주문한 배 두 척을 가져가지 않고 있다. 배는 이미 만들어 놨는데 안 가져가니 잔금이 안 들어온다. 이 돈이 자그마치 1조원이다. 기름값이 올라야 석유 개발 업체들이 값비싼 시추선 등을 주문할 텐데 오르는 듯 하던 국제 유가는 다시 하락세다. 금융위도 할 말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명확한 것은 “더 돈 들어갈 일 없다”던 공언(公言)이 공언(空言)이 됐다는 사실이다. 그 어떤 변명으로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더 중요한 것은 누구의 잘잘못보다 대우조선을 살리는 게 과연 맞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대우조선은 최근 4년간 내리 영업손실을 냈다. 손실액만 6조원이 넘는다. 장사할수록 큰 손해라는 얘기다. 자본금도 3조원이나 수혈받았지만 반년도 안 돼 다 까먹었다. 이런 대우조선을 살려야 한다면 그 이유에 대한 냉철한 근거가 제시돼야 할 것이다. 정부가 손을 떼면 대우조선은 이미 수주해 짓고 있는 114척의 계약 취소를 각오해야 한다. 대우조선에 딸린 4만여 근로자는 길거리로 나앉을 것이고 1300여 협력업체들은 줄도산할 것이다. 십수년간 수출 효자 노릇을 하며 세계 2위로 성장한 기업이 공중분해되는 것이다. 고용 인원 2300명의 세계 7위 한진해운을 정리했을 때 우리 경제가 앓았던 지독한 홍역을 떠올리면 대우조선을 침몰시킬 경제적 체력과 정신적 준비가 돼 있는지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말이 쉬워 ‘밑 빠진 독은 깨뜨리자’이지 대마(大馬)를 죽이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하지만 그 대마를 살리면 결국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모두가 공멸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간신히 연명한 대우조선은 어떻게든 생존하기 위해 세계 시장에서 물건값을 후려칠 것이고 현대와 삼성은 최근 수년간 그랬듯 울며 겨자 먹기로 덤핑 수주에 가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다. 설사 조선 업황이 살아난다고 해도 그 과실은 중국 조선사가 가져갈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런 잿빛 전망을 내놓는 측은 “대우조선은 이미 경쟁력을 잃었다”고 진단한다. 정부는 이 모든 주장에 귀 기울이고 수술 계획을 짜야 할 것이다. 솔직히 10조원을 넣어 대우조선을 살려야 하는 이유보다 10조원을 넣으면 살아날 수 있는지가 더 궁금하다. 몇 년 뒤 대우조선에 또 돈을 집어넣는 상황은 생각하기도 끔찍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골치 아픈 대우조선을 곧 출범할 차기 정부에 넘기지 않고 다시 메스를 든 데는 엘리트 경제 관료로서의 책임감과 자존심이 가장 크게 작용했겠지만 후임자가 어쭙잖게 환부를 헤집어 악화시켰을 경우 모든 책임이 1차 집도의인 자신에게 돌아오리라는 점도 염두에 뒀을 것이다. 어차피 새 정부 들어서도 대우조선 결론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살릴 거라면 하루라도 빨리 수술하는 것이 낫다. 단, 왜 살려야 하는지, 살릴 수는 있는 것인지를 국민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내 돈으로 남의 돈을 갚아 주는 일도 있어서는 안 된다. 고통 분담 원칙은 이번에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 몸 단 조선 빅3 CEO ‘가스선 수주전’ 직접 출동

    국내 조선 빅3 최고경영자(CEO)들이 다음달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가스박람회인 ‘가스텍 2017’에 참여한다. 15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선박해양영업본부 가삼현 사장을 비롯해 조선·해양 부문의 영업 및 설계 담당 임직원 20여명이 다음달 4~7일 열리는 가스텍에 참여한다. 현대중공업 외에도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과 삼성중공업 박대영 사장도 이번 행사에 출동한다. 가스텍은 1년 6개월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LNG, LPG, 천연가스산업 전시회다. 올해는 300여개국에서 BP와 셰브론, 엑손모빌, 토탈, 셸 등과 같은 글로벌 오일메이저 등 600여개 업체가 참여한다. 조선 빅3 CEO들이 가스 관련 행사에 출동하는 것은 최근 국내 조선산업의 중심이 바뀌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 분야에서 중국 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면서 결국 해양플랜트 등 에너지 관련 산업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면서 “최근에는 선주들보다 큰손으로 통하는 오일 메이저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획”라고 설명했다. 조선사들은 LNG선, 부유식 LNG생산·저장설비(LNG-FPSO), 부유식 LNG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 등의 모형을 전시하고 이 분야 제작 기술을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 업체들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LNG-FSRU에서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의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영업을 통해 최대한 수주고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게이 힐, 후커 힐, 이슬람 언덕을 아시나요?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게이 힐, 후커 힐, 이슬람 언덕을 아시나요?

    “그런데 이태원이라니 . 그녀가 그 짓밟히고 썩은 거리에서 바다 건너 먼 아메리카를 그리워하고 있는게 나 때문이라니, 얼마나 어이없는 일인가." 소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88)에 나오는 이태원은 짓밟히고 썩은 거리로 묘사된다. 여자 주인공인 ‘윤주’가 마지막으로 흘러들어가 전전하던 1970년대의 이태원 거리는 남자 주인공 ‘형빈’에게 지독히도 불쾌하고 지저분한 거리로 각인된 곳이었다. 당시 용산과 이태원을 둘러싸고 있던 미군 철조망 건너편 도로는 뉴욕의 할렘보다 더 어두운 곳이었다. 새벽마다, 밤마다 미군 헌병들이 권총차고 몰려다니던 치외법권 지역과도 같은 곳이었으니 그럴 만도 하였다. 그러나 이태원 거리가 변하였다. 변해도 너무 변해서 예전 불쾌한 거리의 기억은 이미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너머로 연기처럼 사라졌다. 단연코 지금의 이태원은 서울 최고의 핫 플레이스이자 젊은 청춘들의 멋진 데이트 장소로 탈바꿈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이태원의 이미지는 아마도 세대마다 다를 성 싶다. 1970년대에 젊음을 누렸던 지금의 60대 이상의 세대들에게는 이태원은 여전히 생소한 락음악에 미군들 들썩이던, 기지촌 담벼락 어두운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1980, 90년대 젊은 한 시절을 보낸 40대 이상에게는 이 거리는 또 다른 모습으로 남아있다. 이태원은 쇼핑, 큰옷, 큰 가방, 짝퉁, 이민 준비와 유학원, 외국인 전용 클럽에 드나드는 이방인들의 세계였다. 그러다 2000년도를 지난 지금의 청춘에게 이태원은 또다른 모습이다. 아프리카부터 유럽과 그리스를 돌아 미국, 중남미 음식과 음악까지 한 곳에 어우러지는 거대한 세계촌의 모습으로 다가서고 있다. 이렇듯 이 거리는 우사단길로, 경리단길을 지나면서 꼼데가르송 거리까지 무한 확장 중이다. 이태원은 이제 '거리가 아닌 문화'가 되고 있다. 우선 이태원 명칭의 유래부터 살펴보자. 이름 역시 예사롭지 않다. 사실 어느 것이 정설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다들 나름의 설득력은 있다. 우선 이 지역이 배나무(梨·이)가 많은 곳이었고, 조선의 여행객을 위한 숙소인 역원(驛院)이 있는 곳이어서 이태원(梨泰院)이라고 불리었다는 말이 있다. 또 한 편으로는 임진왜란 당시 원치 않게 왜인(倭人)의 씨앗을 받게 된 조선의 여인들이 모여 살던 곳이라는 뜻으로 다를 이(異), 태반 태(胎)를 조합하여 이태원(異胎圓)이라고 불렸다고도 한다. 어찌 되었던 간에 이태원이라는 땅은 한강 다리 건너기 전의 요충지이자, 사통팔달 물산(物産)과 사람이 모여 들던 운명을 지니고 있었던 듯하다. 1882년 임오군란 당시 청나라 부대의 주둔지가 이 곳에 만들어지고 난 후, 온갖 외세들은 이태원에 자신들의 터를 박아두기에 여념이 없었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일본군 조선사령부가 만들어졌으며, 1950년대에는 미군기지가 이곳에 들어오게 된다. 이후 본격적으로 외국공관들이 자리 잡기 시작하였고, 1970년대 부평에 있던 미 121 후송병원이 옮겨오면서 지금의 이태원 거리 원형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후 1986년 아시안 게임,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거쳐 1997년 관광특구로 지정되어 그때부터 이태원은 명실상부하게 우리나라 대표적인 외국 문화가 깃드는 곳으로 인식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이태원 지역 관광은 크게 해밀튼 호텔을 중심으로 총 4개의 지역으로 나눌 수가 있다. 우선 해밀튼 호텔 뒤편 이태원로 27가길 주변에는 세계의 다양한 맛을 체험할 수 있는 맛집과 클럽, 바(Bar)들이 많다. ‘고블앤고’, ‘마이타이차이나’, ‘레뒤플라’, ‘마이첼시’, ‘모글’, ‘코파카바나’, ‘샘 롸이언’ 등 유명한 가게들이 많아서 젊은 데이트 족들이 항상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이태원 역에서 한강진 역까지 이르는 이태원로 대로변에도 볼거리가 풍부하다. 이 거리에는 다양한 맛집도 많지만 패션, 문화가 어우러지는 공간이 많아 최근에 각광을 받는 거리다. 이 곳에는 ‘리움미술관’, ‘현대카드 스토리지’, ‘꼼데가르송’, ‘제일기획’ 건물이 눈에 띈다. 또 다른 이태원 지역으로는 해밀튼 호텔 길건너 맞은 편 쇼핑 지역이다. 흔히 이태원 쇼핑 지역으로 불리는 곳으로 이 곳에 이태원 시장이 있다. 큰 옷, 큰 가방부터 시작해서 이태원퀴논길에는 다양한 편집숍들이 즐비하여 패셔니스타들에게는 필수 방문 코스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이태원의 가장 후미진 곳이자, 가장 이태원다운(?) 거리가 있다. 흔히 이태원 소방서길이라고 불리는 우사단로다. 지금은 이태원의 윗동네라고도 불리는 곳으로, 이슬람거리로 올라가기 전에 왼편에 두 개의 골목길이 있는 데, 이 곳이 ‘진짜’ 이태원의 역사를 안고 있는 길이다. 첫 번째 골목이 ‘후커 힐’이라고 불리는 우사단로 14길, 바로 언덕길이다. 도로바닥에 진입금지 글자가 큼지막하게 쓰여진 곳으로 ‘클럽 지온’을 끼고 돌면 양편 거리에 ‘치어스’, ‘알마즈’ 등의 간판을 내건 작은 술집들이 많다. 바로 이 거리가 그 옛날 미군을 대상으로 특수한(?) 영업을 하던 ‘청소년 통행 금지구역’ 이다. 이런 술집들도 이태원의 명맥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지금도 드문드문 그때의 기지촌 내음 물씬하게 네온싸인 간판 밝히며 배경으로 남아 있다. 두번째 골목은 지금도 ‘이반 언덕’, ‘게이 힐’이라고 부르는 우사단로 12길이다. 1995년에 이태원 지역에 ‘터널’이라는 게이바가 생긴 이래, ‘파슈’, ‘트랜스’, ‘지니’, ‘와이낫’ 등의 성소수자들의 위한 장소가 꾸준히 만들어졌고, 지금도 주말 저녁에 20, 30대의 성소수자들의 유흥 공간으로 늘상 북적이는 곳이다. 그 다음 골목이 바로 이슬람 언덕이라고 불리는 우사단로 10길이다. 이 길에는 이슬람사원을 비롯하여 케밥, 이슬람 서적 및 의류, 각종 중동 사막 내음새 물씬 풍기는 가게들이 모여 있다. 이외에도 해밀튼 호텔 맞은 편 보광로에는 100여개에 이르는 앤틱 중고 가구 거리라든지, 아프리카 문화가 모여 있는 이화시장 등이 있어 이태원이라는 지역을 더욱 더 다채롭게 만들고 있다. 이태원은 언제든지 방문해도 어딘가 이질적이면서 묘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흔히들 퓨전의 끝판왕 거리라는 이태원. 지금도 여전히 다양한 문화들이 이태원이라는 거리 속으로 녹아들고 있다. <이태원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꼭이라는 말을 사용해도 될 만큼 특징적인 지역이다. 저녁 10시를 전후로 이태원은 낮과는 전혀 다른 밝지만 어두운 밤의 세상이 열린다. 주의!! 2. 누구와 함께? -20, 30대의 피끓는 청춘들. 3. 가는 방법은?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이 제일 편하다. 4. 감탄하는 점은? -낮과 밤이 정말 다르다는 사실. 다채로운 외국 문화와 음식점들이 많아 볼거리가 많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이태원 거리의 명성은 예전부터 유명하다. 특히 세계 각국의 퓨전 음식들과 특징적인 클럽들. 6. 꼭 봐야할 거리는? -해밀턴 호텔 뒷 골목들, 이화시장, 이슬람 언덕 주변, 세계 각국의 특성을 드러내고 있는 각종 맛집들. 참고로 TV에 소개된 맛집만 120군데가 넘는다. 7. 관람 예상 소요시간은? -반나절 이상의 시간은 걸린다. 8. 홈페이지 주소는? -http://www.itaewon.or.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국립중앙박물관, 전쟁기념관, 경리단길, 리움미술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이태원의 낮과 밤은 완전 다르다는 사실을 잘 알고 가기를. 말 그대로 밤길 조심! 최근 외국인에 의한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단독] 5대 시중銀 대우조선 여신 1년반 새 46% 줄였다

    [단독] 5대 시중銀 대우조선 여신 1년반 새 46% 줄였다

    5조 2093억→ 2조 8190억 ‘뚝’ 유동성 위기에 엎친 데 덮친 격5대 시중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빌려준 돈을 최근 1년 6개월 새 2조 4000억원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전 시점과 비교하면 거의 반 토막 수준이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여신 한도만이라도 예전 수준으로 복구시켜 달라”고 주장한다. 시중은행들은 “한도 증액은 신규 지원이나 마찬가지”라며 펄쩍 뛴다. 서울신문이 13일 신한, KB국민, 우리, KEB하나,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대우조선 총여신 현황’을 파악한 결과 2015년 6월 5조 2093억원이던 여신 잔액은 올해 1월 2조 8190억원으로 46% 감소했다. 2015년 6월은 대우조선 부실 문제가 본격화된 시점이다. 총여신은 ▲LC(은행이 일정 기간·범위 내의 금액에 대해 지급 보증을 약속하는 신용장) ▲RG(조선사가 배를 인도하지 못할 경우 미리 받아 놓은 선수금을 금융사가 대신 선주에게 돌려주겠다는 환급보증) ▲일반 대출금 ▲구매자금 ▲파생상품 등을 포함한다. A은행이 1조 2991억원에서 6417억원으로 가장 많이(51%) 줄었다. B은행은 38%(1조 6407억→1조 158억원), C은행 43%(1조 4265억→8175억원), D은행 42%(4180억→2440억원), E은행 29%(4250억→3000억원)로 30~40%씩 각각 감소했다. 최대 얼마까지 여신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인 ‘총여신 한도’도 2015년 6월 6조 9741억원에서 2017년 1월 4조 3032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이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시중은행이 기존에 약속한 대우조선 여신 한도를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다. 사실상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 지원 ‘총대’를 메고 있는 상황에서 시중은행이 더 나서 달라는 주문이었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를 간신히 넘긴 대우조선은 오는 4월에만 44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또 돌아와 ‘4월 위기설’에 시달리고 있다. 시중은행은 은행별로 대우조선 여신 약정을 맺고 있다. 하지만 강제력은 없다. 이 때문에 대우조선 자본잠식 상태 등을 우려한 은행들은 실제 지원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은행들은 “일부러 (대우조선 여신을) 줄인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이라고 반박한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대우조선 여신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RG인데 최근 1~2년간 신규 선박 수주가 거의 없었고 기존에 잡혀 있던 RG는 대우조선이 선박을 만들어 인도하며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여신 한도 역시 여신 잔액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감소했다는 게 은행들의 항변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대우조선 수주액 50억 달러까지는 산은과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가 RG 발급을 맡기로 했는데 왜 시중은행을 끌고 들어가는지 산은의 속내를 모르겠다”면서 “자체 회생 가능성이 적은 기업에 대해 여신을 늘리는 것은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시중은행 여신 한도가 늘어나면 대외 신용도 등이 올라가 신규 선박 수주에 도움을 받으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신을 추가 회수하지 말라”는 정부와 산은의 ‘경고’라는 해석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우조선 위기설이 파다하자 시중은행이 LC나 RG가 아닌 일반 대출금은 회수한다는 소문이 돌았다”면서 “KB국민, 우리, KEB하나은행 등을 합쳐 대출금이 6600억원가량 되는데 이를 회수하지 못하도록 미리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韓 조선 1월 7척 수주… 中·日제쳐

    1월 세계 조선 수주 실적에서 우리나라가 중국과 일본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7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랙슨에 따르면 지난 1월 세계 선박 발주량은 표준화물톤수 기준 60만 CGT(31척)로 지난해 1월 56만 CGT(44척)보다 소폭 늘었다. 국내 조선사는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 재기화 설비(FSRU) 2척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 석유제품운반선 3척 등 7척 33만 CGT를 수주했다. 이는 전월 13만 CGT(3척)의 4.6배 수준이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FSRU를 1척씩 수주했고, 현대중공업이 탱커선사 DHT와 VLCC 2척 계약을 체결했다. 또 대한조선과 현대미포조선이 각각 석유제품운반선 2척, 1척을 수주했다. 업계 관계자는 “1월 실적만 가지고 올해를 전망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국제 유가 상승과 함께 유조선 등의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과 일본의 1월 수주 실적은 각각 11만 CGT(8척), 2만 CGT(1척)에 그쳤다. 1월 수주 점유율(CGT기준)은 한국 55.5%, 중국 18.3%, 일본 4.1%다. 수주 잔량에서는 중국이 2840만 CGT로 1위를 지켰다. 이어 일본(1926만 CGT), 한국(1897만 CGT) 순이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백승종의 역사 산책] 뜻밖의 송시열

    [백승종의 역사 산책] 뜻밖의 송시열

    이 사람 때문에 조선이 망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송시열의 막무가내가 조선사회에 큰 폐해를 끼쳤다는 것인데, 과연 그에게는 성리학만 옳고 다른 사상은 글렀다는 식의 경직된 보수성이 있었다. 송시열은 당쟁이 극심하였던 17세기 후반의 인물이라, 시시비비의 여운이 몹시 길다. 그러나 그에게는 우리가 몰랐던 뜻밖의 모습이 있었다. 예컨대 송시열은 여성에게 절개를 강요하는 풍조에 반대하였다. 놀랍게도 그는 양반 부녀자들의 개가 즉, 재혼을 허용하자고 했던 것이다. 동시대의 서양지식인 중에서도 송시열처럼 여성의 재혼을 주장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점을 기억하자. 훗날 광무 4년(1900년), 민치헌이란 관리는 고종에게 올린 상소 가운데서 송시열의 주장을 자세히 소개했다(고종실록, 제40권). 생전의 송시열은 숙종에게 올린 글에서 전혀 다른 말을 하였다. 자신은 여성의 재혼을 주장한 일이 없다고 발뺌한 것이다. “사대부 집안 여성이 개가해도 된다는 말은, 옛 선비 이언적과 조헌이 했던 바입니다. 저는 이런 문제를 임금님께 아뢴 적도 없고, 조정 신하들에게 언급한 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이 일로 저를 비방하다 못해 제가 삼강(三綱)을 무너뜨린다는 비방까지 일어났습니다.”(송자대전, 제13권) 어떻게 된 일일까? 송시열의 문집을 자세히 살펴보면, 효종 10년(1659년) 송시열이 권시라는 학자에게 보낸 한 통의 편지가 눈에 띈다. 약 250년 뒤 민치헌이 상소문에서 인용한 것보다 훨씬 상세한 내용이다. “고려 말엽에 윤리가 무너져 자신의 남편을 살해하고, 다른 남자에게 재혼하는 여성이 있었다오. 그리하여 부득이 이 법(재혼금지법)을 제정했다고 하오. 이 법은 일시적으로 폐단을 교정하는 수단이었을 뿐이오.”(송자대전, 제39권) 송시열의 이 말이 실상에 부합하는 것 같다. 조선 초기에는 여성이 3번 이상 결혼해서 발생하는 가족 간의 감정적 대립과 복잡한 상속문제가 논의의 초점이었다. 여성의 재혼마저 법으로 엄금한 것은 성종 8년(1477년)의 일이었다. 역사적 검토를 통해 송시열은 여성의 재혼 금지가 한시적인 성격을 띤다고 보았다. 그는 중국 고대의 예법 가운데서도 자신에게 유리한 이론적 근거를 발견했다. ‘주례’에는 가모(嫁母) 즉, 재혼한 어머니와 의붓아버지(繼父)의 상복에 관한 언급이 있었다. 대다수 조선 성리학자들의 짐작과는 달리, ‘주례’를 만든 주공은 여성의 재혼을 금지하지 않았던 것이다. 성리학의 큰 스승들, 곧 주자와 정자도 여성의 재혼을 노골적으로 반대하지 않았다. 송시열은 그 점을 확신했다. 그래서 그는 열녀와 충신에 관한 조선 사회의 통념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고, 열녀는 두 남편을 섬기지 않는 것은 동일한 의리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는 무슨 까닭으로 두 임금을 섬기지 말라는 법은 제정하지 않은 채, 여성에게 두 남편을 섬기지 말라고 강요하는가?” “예의를 잘 가르쳐, 백성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나날이 진보되게 하는 것이 성인의 정치다. 그러나 엄한 형벌을 써서 아무리 강요해도 백성이 따르지 않는 상황을 연출하는 것은 후세의 정치다.” 송시열은 성인의 정치를 추구한 사람이었다. 정치가 송시열의 행적에는 잘못도 많았다. 그러나 우리가 미처 알아보지 못한 매력도 없지 않았다. 무엇이 보수이고, 무엇이 진보인가? 중요한 것은 그 생각이 웅숭깊은가, 아닌가 하는 점이다.
  • [사설] 일본에도 추월당한 ‘조선 강국 한국’의 지위

    국내 조선업의 수주잔량이 17년 만에 일본에 뒤처졌다. 수주잔량은 선박을 조립하는 독(dock)에 남아 있는 일감의 비축량이다. 2008년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2위도 일본에 밀렸다. ‘세계 최고’ 조선 강국이라는 영광도 함께 빛을 잃고 있다. 주된 원인은 극심한 수주 불황이다. 단적인 사례가 2008년 세운 성동산업 마산조선소의 높이 105m 크레인 해체다. 일감이 없어 가동이 중단되자 헐값으로 루마니아의 조선소에 넘긴 것이다. 대형 조선소들도 일감이 부족해 독의 가동을 일부 멈추고 있다. 국내 조선업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 주는 사건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이 최근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잠정 집계한 한국 조선 수주잔량은 1991만 6852CGT(표준 화물선 환산 t수, 473척), 일본은 2006만 4685CGT(835척), 중국은 3064만 493CGT(1675척)다. 확정치가 아닌 추정치이지만 수주잔량이 일본에 추월당하기는 1999년 이후 17년 만이다. 조선업이 호황을 누리던 2008년 말에는 한국의 수주잔량이 일본의 두 배에 이르기도 했다. 현재로선 중국을 따라갈 엄두조차 낼 수 없지만 2위를 되찾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일본은 저유가와 경기 침체의 불황 속에서도 한국과 달랐다. 선제적인 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일본은 2013년 유니버설조선과 IHI마린유나이티드가 합병해 세계 4위의 대형 조선사 JMU(재팬마린유나이티드)를 만든 데다 지난해 10월 이마바리조선 등 4개 조선회사가 제휴를 결정하기도 했다. 구매력과 기술개발력에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더욱이 한국 조선업은 일감 중 90%를 글로벌 선주로부터 받는 반면 일본은 자국 내 발주가 전체의 50%에 이른다. 한국 조선업은 분명히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 높아진 수주절벽에다 구조조정의 실패까지 겹쳐진 상황이다. 국내 1위, 세계 7위였던 한진해운의 파산은 조선과 해운 두 산업이 서로 이끌어가는 생태계에 적잖은 타격을 입혔다. 실패한 구조조정이 낳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조선업의 몰락을 두고 볼 수는 없다. 주력산업인 까닭이다. 따라서 조선업계의 더 확실한 자체 구조조정과 함께 정부의 실질적인 정책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삼성중공업의 1조 5000억원 규모의 대형 해양플랜트 수주는 우울한 조선업계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 한국 조선업 17년 만에 일본에 추월당했다

    한국 조선업 17년 만에 일본에 추월당했다

    선박 과잉에 올해 역전 쉽지 않아 한국 조선업이 17년 만에 일본에 뒤처지며 글로벌 2위 자리마저 내줬다. 지난해 수주 절벽을 겪은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잔량이 일본보다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에선 앞으로도 수주시장이 쉽지 않아 한동안 역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랙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국의 조선 수주잔량은 1991만 6852CGT(표준화물선환산t수, 473척), 일본의 수주잔량은 2006만 4685CGT(835척)로 조사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아직 연간 확정치가 나오지 않았지만, 현재로서는 일본이 한국보다 14만CGT 앞선 것”이라면서 “지난해 수주 물량이 반 토막 나면서 2위 자리도 빼앗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1위는 중국이다. ●日 자국 발주 늘려 수주 감소 속도 느려 조선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같은 극심한 수주 가뭄이 계속되면 작업을 중단해야 하는 현장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추가적인 구조조정 가능성도 높아진다. 한국은 1999년 12월 말 수주잔량에서 일본을 2만 1000CGT 앞선 이후 줄곧 우위를 유지해 왔다. 국내 조선사들은 2015년 12월 말 기준 수주잔량이 3108만 CGT를 기록하는 등 그해 줄곧 3000만CGT 수준의 일감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수주 선박은 줄고 인도한 선박은 늘면서 수주잔량이 빠르게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도 수주가 줄어든 것은 마찬가지지만, 우리보다 속도가 훨씬 느리다”면서 “여기에는 일본 해운사들과 정부가 자국 조선소에 발주를 늘린 것도 한몫 차지한다”고 말했다. ●국내 조선 빅3 올 수주목표 공개 못해 올해 정부가 선박 펀드를 통해 선박 발주를 지원하겠다고 나섰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아직 올해 수주 목표를 공개도 못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6조 7000억원 적은 14조 9561억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수주 목표는 공개하지 않았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선박이 과잉인 상황이라 발주가 쉽지 않다”면서 “국제 유가가 계속 올라 계획됐던 해양플랜트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모를까 현재로서는 딱히 돌파구가 없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대우조선, 빅3 중 처음으로 무급 휴직 실시

    대우조선, 빅3 중 처음으로 무급 휴직 실시

    생산직은 무급 휴직 대신 연차 휴가 소진 현대, 삼성 “아직 무급 휴직 계획 없다” 대우조선해양이 내년 1월부터 사무직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달씩 무급 휴직을 실시한다. 고정비 절감 차원이다. 조선 대형 3사 중 무급 휴직을 실행에 옮기는 곳은 대우조선이 유일하다. 28일 대우조선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직영 인력 1만 1200여명 중 사무직 임직원 4700여명이 무급 순환휴직에 들어간다. 매달 300여명 안팎의 직원이 번갈아가면 회사를 쉬는 셈이다. 대우조선 측은 “경영 정상화 시점까지 계속해서 무급휴직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무급 휴직 기간에 회사에 나와 근무하는 일이 없도록 전산망 접속 자체를 원천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생산직은 무급 휴직 대신 연차휴가를 모두 쓰는 식으로 인건비 절감에 동참하도록 할 예정이다. 앞서 대우조선은 연말까지 임직원 수를 1만명 이하로 줄이겠다고 밝히고 분사와 희망퇴직을 실시했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현재 5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연말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다른 조선사는 아직까지 무급 휴직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두 회사 모두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수주난이 내년에도 계속될 경우 ‘빅3’ 모두 무급 휴직 카드를 쓸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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