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기행/시바 료타로 지음(화제의 책)
◎일 작가 시바 료타로 학국기행문
일본의 ‘국민작가’이자 논객인 시바 료타로(사마원태랑,1923∼1996)가 한국을 여행하면서 쓴 기행문. ‘일본의 국사’로 불리는 그는 왜인과 조선반도의 관계를 추적,일본인의 원형과 그 문화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가를 살핀다.시바는 “왜는 중국이나 조선왕조의 체제원리인 유교의 바깥에 있는 민족”이라고 규정한다. 도쿄의 토박이인 에돗코(강호っ자)의 기질을 흔히 ‘맑게 갠 5월 날씨’에 비유하는 데,중세 말기의 왜의 기질이 바로 그렇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시바의 여정은 가야의 옛 터전인 김해 땅에서 출발해 오미(근강)에 있는 도래 백제인의 잊혀진 무덤을 찾는 것으로 끝난다.뚜렷한 목적지 없이 우왕좌왕하는 것 같지만 그는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끊임없이 대비시키면서 한민족과 왜,그리고 항왜인의 얽히고 설킨 관계를 용의주도하게 풀어간다.시바 료타로의 본명은 후쿠다 사다이치(복전정일).그는 후쿠다라는 일본 성씨를 버리고 중국 성씨인 시바(사마)를 택했다.또한 왜구가 자기네 조상이었다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그가 친한적 인물인 것은 아니다. 역사를 천착해가는 그의 중도적 사관은 오히려 보수적인 일본의 시각을 가장 잘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시바는 그의 문학의 주요 모티프로 늘 역사를 끌어들인다.중화민족을 자부하는 한족이 북적 혹은 동이라고 깔보는 몽골족,만주족,조선족,일본족 등이 그 대상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그의 작품에는 일본에 대한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애정이 깔려 있다는 점이다. 그런 만큼 동북아 3국의 역사와 문화를 바라보는 그의 시각이 반드시 엄정한 것만은 아니다.박이엽 옮김 학고재 9천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