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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태솔로 남성’ 많은 한국, 이유 알고 보니…일본 넘어선 ‘연애 무관심도’ [라이프+]

    ‘모태솔로 남성’ 많은 한국, 이유 알고 보니…일본 넘어선 ‘연애 무관심도’ [라이프+]

    한국 청년들의 연애 무관심도가 일본을 넘어 주요국 중 최상위 수준으로 조사됐다. 3일 주간경향이 보도한 한국, 중국, 일본, 미국, 스페인 등 5개국 청년 8242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한국 청년(18~39세 미혼 기준)의 55.4%는 “연애에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일본(54.2%), 미국(35.8%), 스페인(29.2%), 중국(24.7%)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비율이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두드러졌다. 한국 여성 10명 중 6명꼴인 60.8%는 연애에 관심이 없다고 답해 조사 대상 5개국 남녀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한국 남성 청년의 무관심 비율 역시 47.7%로 높게 나타났다. 연애에 관심이 없다고 밝힌 집단 중 단 한 번도 연애를 해보지 않은 비율은 남성이 70.9%로 여성(48.1%)보다 훨씬 높았다. 또 연애 무관심층은 성격(3.04점), 외모(2.64점), 경제력(2.43점) 등 스스로에 대한 매력 평가 점수(5점 만점 기준)도 관심층보다 전반적으로 낮게 매겼다. 연애 경험 유무와 경제적 조건의 상관관계도 한국이 주요국에 비해 훨씬 명확하게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연애 경험이 없는 한국 청년의 38.5%가 실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구직 중이거나 구직을 포기한 경우를 포함한 수치다. 반면 연애 경험이 있는 청년의 실업률은 12.9%였다. 두 집단의 실업률 차이는 25.6% 포인트로, 다른 국가보다 훨씬 크게 벌어졌다. 스페인의 경우 두 집단의 실업률 차이는 5.6% 포인트에 그쳤다. 더불어 연애 무관심층은 성격(3.04점), 외모(2.64점), 경제력(2.43점) 등 스스로에 대한 매력 평가 점수(5점 만점 기준)도 관심층보다 전반적으로 낮게 매겼다. 경제적 요건과 연애 경험 유무 관계 밀접중국 역시 경제적 조건이 연애 경험 유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는 연애 경험이 있는 청년의 자가 보유율이 47.5%였지만, 연애 경험이 없는 청년은 22.7%에 그쳤다. 주간경향은 “중국에서는 집과 차가 있어야 결혼할 수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통계로 확인된 사례”라고 짚었다. 경제적 상황과 연애 경험의 상관 관계는 미국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지난 3일 뉴욕타임스(NYT)는 BMO금융그룹 조사를 인용해 미국 Z세대(1997년~2011년에 태어난 세대)가 데이트 1회에 쓰는 돈은 평균 200달러(한화 약 28만원)가 넘는다고 보도했다. 조사 항목에는 교통비와 옷 등 외모를 꾸미는 비용까지 포함됐다. NYT는 전문가를 인용해 “젊은 층이 관계를 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생활비와 주거비 부담 때문에 데이트 횟수를 줄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리검영대 휘틀리연구소와 가족연구소가 미국 전역의 22∼35세 미혼 청년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절반 이상이 돈 부족을 연애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보도에 따르면 물가가 비싼 뉴욕에서는 저녁 식사 한 끼에 130달러(약 18만 6000원), 칵테일 한 잔에 20달러(약 2만 8700원), 영화표 한 장에 28달러(4만원)가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연애 중인 사람들도 데이트 비용을 줄이고 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대니얼 로즌(27)은 연인과 외식하면 음식과 술, 팁을 합쳐 150달러(약 21만 5000원) 이상이 들어 집에서 요리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근사한 데이트는 한 달에 한 번도 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브라이언 윌러비 브리검영대 교수는 “가족이나 종교시설, 술집에서 자연스럽게 상대를 만났던 기성세대가 오늘날 젊은 층이 느끼는 부담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요즘 젊은이들은 저녁 식사 비용뿐 아니라 상대를 찾기 위해 앱을 사용한 시간과 돈과 옷값까지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 스페이스X 첫 실적, 매출 92% 증가…스타링크가 성장 이끌었다

    스페이스X 첫 실적, 매출 92% 증가…스타링크가 성장 이끌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상장 후 처음 공개한 분기 실적에서 시장 예상을 웃도는 매출을 올렸다.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외형 성장뿐 아니라 이익 개선까지 이끌면서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았지만, 인공지능(AI)과 우주사업에 투입되는 막대한 비용은 부담으로 남았다. 스페이스X는 4일(현지시간) 올해 2분기 매출이 78억 달러(약 11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전망치 69억 3000만 달러도 웃돌았다. 영업손실은 1억 4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9억 7000만 달러에서 크게 줄었고, 순손실도 시장 예상보다 적은 5억 4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실적 개선을 주도한 것은 스타링크를 포함한 통신사업이다. 통신 부문 매출은 42억 9000만 달러로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9% 증가한 16억 6000만 달러에 달했다. 스타링크 가입자는 1200만명으로 1년 전보다 두 배로 늘었다. 저가 요금제 도입과 해외시장 확대 영향으로 가입자당 평균 매출은 85달러에서 66달러로 줄었지만 가입자 증가가 이를 상쇄했다. 스타링크는 가정용 위성 인터넷에서 항공기·선박과 기업·정부용 통신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귄 숏웰 스페이스X 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주요 항공사들이 스타링크의 기내 인터넷 서비스를 선호하고 있다며 추가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반면 AI와 우주사업에서는 적자가 이어졌다. xAI의 AI 모델 그록과 엑스(X) 등을 포함한 AI 부문은 매출 25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이 12억 6000만 달러에 달했다. 로켓 발사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사업 등을 포함한 우주 부문도 5억 4200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투자 규모도 가파르게 늘었다. 2분기 자본지출은 183억 7000만 달러로 분기 매출의 두 배를 넘었으며 이 가운데 AI 관련 지출이 158억 달러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억 달러를 밑돌았던 투자 규모가 급증하면서, 시장에서는 스타링크의 수익 증가가 AI 인프라와 스타십 개발 비용을 계속 뒷받침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실적 발표 뒤 스페이스X 주가가 시간외거래에서 7%대 하락한 것도 예상보다 큰 투자 규모가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서 “사람들이 스타링크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2030년 연간 매출 1조 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내년까지 우주 데이터센터용 AI 위성을 발사하고, 1년 뒤에는 차세대 우주선 스타십을 하루 한 차례 이상 발사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달 표면에 질량 가속기를 설치해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 “모시쿠다”… 제주어연구소 개소 10주년, 제주어 나아갈 길을 묻다

    “모시쿠다”… 제주어연구소 개소 10주년, 제주어 나아갈 길을 묻다

    사단법인 제주어연구소가 개소 10주년을 맞아 제주어의 보전과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제주어연구소는 5일 오후 4시 제주경제통상진흥원 2층 대회의실에서 ‘제주어연구소 개소 10돌 기념 초청강연회와 자축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2016년 8월 5일 ‘제주어,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우리말입니다’를 기치로 출범한 연구소는 지난 10년간 제주어 조사와 연구, 교육, 자료 발간 등을 통해 제주어 보전과 전승에 힘써온 대표적인 민간 연구기관이다. 개소 10주년 기념 강연에는 원로 국어학자인 홍윤표 전 연세대 교수가 초청돼 ‘방언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주제로 국어 방언의 가치와 제주어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행사에서는 허영선 시인의 축시 ‘제주어가 말하길’ 낭송을 비롯해 연구소 10년의 발자취를 담은 영상 상영, 박희순 아동문학가의 ‘어떵허우꽈? - 제주어 동시로 읽는 제주생태’ 순서가 이어진다. 마지막에는 ‘제주어와 제주어연구소를 말하다’를 주제로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난상토론도 마련된다. 연구소는 제주어 구술조사와 강독회, 제주어 강좌를 꾸준히 운영하는 한편, 2018년에는 제주어와 제주문화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관지 ‘제주어’를 창간해 올해까지 9호를 발간했다. 또 제주어 도서·자료전 개최, 제주어 문화 달력 제작, 제주어 뉴스 감수와 자문 등 다양한 활동으로 제주어의 기록과 확산에 힘쓰고 있다. 특히 KCTV제주방송, 제주학연구센터와 협력해 제주어뉴스 감수와 자문을 맡고 있으며, 누리집과 카카오톡 채널 ‘제주어팡’을 통해 도민들과 소통도 이어가고 있다. 강영봉 이사장은 “지난 10년이 제주어를 기록하고 지켜온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제주어가 일상에서 살아 숨 쉬고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는 새로운 활로를 찾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도민들과 함께 제주어의 미래를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러다 다 죽어!” 트럼프, 약점 제대로 잡혔다…‘전쟁 수혜’ 빅오일 때린 이유 [권윤희의 월드뷰]

    “이러다 다 죽어!” 트럼프, 약점 제대로 잡혔다…‘전쟁 수혜’ 빅오일 때린 이유 [권윤희의 월드뷰]

    [월드뷰 3줄 요약]● 이란전 이후 미국 휘발유 가격이 30% 뛰자 트럼프는 엑손모빌·셰브런에 가격 인하를 압박했다. 생활비 부담과 이를 안고 치러야 할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사력에서 열세인 이란 혁명수비대도 이미 트럼프의 중간선거 시간표를 계산에 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진전 신호와, 호르무즈 통항료를 둘러싼 대립은 여전하다는 소식이 동시에 나오면서 정치적 여지 면에서는 트럼프가 불리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석유회사들을 다시 몰아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엑손모빌과 셰브런을 직접 거명하며 “너무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익의 일부를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휘발유 소매가격을 낮추라고 요구했다. 트루스소셜에서는 마이크 워스 셰브런 최고경영자(CEO)를 지목해 “소비자 가격을 지금 당장 낮추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와 셰브런은 베네수엘라에서 쫓겨났다가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크고 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며 “막대한 돈을 벌 것으로 예상된다”고 적었다. 셰브런의 베네수엘라 사업 확대를 마두로 전 대통령 축출 등 자신의 행정부 성과로 돌리며, 늘어난 이익만큼 소비자 가격을 낮추라는 논리였다. 기름값 30% 급등…‘친석유’ 트럼프, 빅오일까지 압박실제로 엑손모빌과 셰브런은 올 2분기에만 각각 145억 달러, 셰브런 120억 달러 등 약 265억 달러(약 37조원)의 순이익을 냈다. 다만 미국 휘발유 가격을 두 회사가 마음대로 낮출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소매가격은 국제유가와 정제·유통비, 세금 등을 거쳐 결정된다. 미국석유협회(API)도 세계 원유 공급 차질과 호르무즈해협 등 주요 해상 수송로의 불안이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원유·가스 증산을 독려해온 대표적인 친석유 대통령이 석유업계의 이익까지 문제 삼은 배경에는 급등한 기름값이 불러온 생활비 부담과 이를 안고 치러야 할 11월 중간선거가 있다.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2월 미·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 이후 30% 넘게 올라 3일 갤런당 약 4.10달러까지 뛰었다.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35%로 집계됐다. 특히 경제를 더 잘 다룰 정당으로는 민주당이 37%로 공화당(36%)을 앞섰다. 격차는 오차범위 안이지만 민주당이 이 조사에서 경제 문제로 공화당을 앞선 것은 거의 10년 만이다. 美 걸프산 원유 수입 8%지만…호르무즈 막히면 기름값 뛴다미국이 지난해 걸프 지역에서 수입한 원유는 하루 평균 49만 배럴로 전체 원유 수입량의 8%에 불과했다. 하지만 국제유가와 정제제품 가격은 세계시장에서 형성되는 만큼, 미국도 호르무즈 공급 충격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호르무즈를 다른 수송로로 대체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2025년 상반기 이 해협을 통과한 원유와 석유제품은 하루 평균 약 2090만 배럴로 세계 석유류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했다. 전쟁이 시작된 올해 1분기 호르무즈의 석유류 통과량은 지난해 4분기 하루 2070만 배럴에서 1460만 배럴로 약 30% 줄었다. 사우디와 UAE가 보유한 호르무즈 우회 송유관의 총 수송능력은 하루 약 470만 배럴에 그친다. 기존 사용량을 제외하면 실제로 추가 투입할 수 있는 여유능력은 이보다 훨씬 작다. 이란이 호르무즈 통항을 제한하거나 선박 운항의 위험을 높이면 국제유가가 오르고 그 부담은 미국 소비자에게도 돌아간다. 더구나 걸프산 원유의 88%는 미국 일부 정유시설이 필요로 하는 중질·고유황유다. 미국이 세계 최대 산유국이라고 해서 국내산 경질유로 수입분을 곧바로 1대1 대체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군사력 열세 이란, 호르무즈로 美 전쟁비용 높인다이란도 무한정 버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IISS는 미국의 해상 봉쇄가 장기화하면 이란 경제에 대한 압박이 누적되고, 석유 수출 차단과 추가 제재는 이란에도 심각한 비용을 안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란은 이미 미국 중간선거 시간표를 전략 계산에 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혁명수비대 지휘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동전에 깊이 얽히는 것을 부담스러워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전면전 확대를 피하면서 해운·에너지 비용을 끌어올리는 ‘조절된 확전’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의 압도적 공군력과 장거리 정밀타격, 정보·감시·정찰 능력에 맞서, 이란은 미사일·드론과 해상 위협을 병행하며 호르무즈 통항과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의 위험을 높이는 전략을 채택했다. 미국과 군사력으로 직접 맞붙는 대신 지역 국가와 세계경제에 비용을 떠넘길 수 있는 강점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호르무즈 열어야 기름값 안정…이란은 ‘입항 통제권’ 요구정치적 시간표만 놓고 보면 결국 트럼프 쪽의 시계가 더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예고했던 대규모 대이란 공격을 보류하고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4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란·오만과 호르무즈 통항 확대를 위한 논의에 진전이 있다고 밝혔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해협 재개 합의가 임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타르도 외교적 해결을 위한 중재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협상 진전 신호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4일 브렌트유는 3.9% 떨어진 배럴당 80.47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6% 하락한 76.67달러를 기록했다. 호르무즈 통항 정상화 가능성이 커질수록 원유 가격에 반영된 공급 차질 우려가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과 직접 협상하고 있다는 설명은 부인하고 있다. 또한 오만과 논의 중인 임시안에서 호르무즈로 들어오는 선박을 직접 통제하고, 나가는 선박의 운항 정보도 통보받아 필요할 경우 개입할 권한을 요구하고 있다. 호르무즈 통항료 부과 방식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대립이 여전하다는 소식도 변수다. 미 해군이 군사력으로 해협을 강제로 정상화하는 방안에도 한계가 있다. IISS는 미국이 이란의 전면적인 봉쇄는 저지할 수 있어도 미사일·드론·고속정·기뢰 등을 이용한 산발적인 해상 위협까지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선사와 보험사가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군함이 호위해도 상업 운항은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기 어렵다. IISS는 현 상황에서 군사력만으로 호르무즈를 재개방할 현실적인 선택지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란의 요구를 거부한 채 군사 압박을 이어가면 호르무즈 경색과 고유가가 미국 중간선거 국면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선박 통제 권한을 인정하면 전쟁 전 자유통항 체제보다 이란의 영향력을 키워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 11월 중간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고유가를 감수하며 군사 압박을 계속할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여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 ‘포스트 HBM’ 경쟁 본격화… SK하이닉스 HBF 표준 공개

    ‘포스트 HBM’ 경쟁 본격화… SK하이닉스 HBF 표준 공개

    SK하이닉스가 샌디스크와 함께 차세대 인공지능(AI) 서버 메모리로 각광받는 고대역폭플래시(HBF)의 첫 표준 규격을 공개했다. 지난해 8월 샌디스크와 HBF 표준화 협력에 나선 데 이어 올해 2월 컨소시엄을 구성한 지 약 6개월 만에 내놓은 첫 결과물이다. SK하이닉스는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메모리 콘퍼런스 ‘FMS(Future of Memory and Storage) 2026’에 참가해 이번 규격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HBF는 AI 서버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이에 놓이는 새로운 메모리 계층이다. HBM과 같이 AI의 데이터 연산 속도가 빠르면서도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해 용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추론형 AI의 확산에 따라 처리해야 할 데이터양이 늘면서 용량이 부족한 HBM과 속도가 느린 SSD의 단점을 동시에 보완하는 차세대 메모리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HBF의 용량은 최대 512GB까지 지원된다. HBF와 프로세서를 연결하는 방식은 업계 표준 인터페이스인 UCIe를 채택했다. UCIe를 통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 등 서로 다른 종류의 프로세서에도 HBF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표준 공개를 계기로 AI 저장장치 시장에서 HBF 채택을 확대하고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중국 CXMT(창신 메모리)까지 가세하며 치열해지는 글로벌 D램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최근 AI 추론 시장의 경쟁력이 단일 칩의 성능보다 CPU와 GPU, 메모리와 저장 장치까지 모두 아우르는 시스템 차원의 최적화가 관건이 된 점도 가세했다. ‘풀스택 기업’을 표방하는 SK하이닉스는 HBF까지 밸류체인을 넓혀 HBM과 HBF를 모두 지원할 수 있는 종합 메모리 솔루션 기업으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HB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2030년 17조원에 육박하고, 2038년에는 HBM 시장을 앞지를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도 ‘FMS 2026’에 참여해 HBM, 낸드, SSD를 잇는 ‘메모리 아키텍처 혁신’을 주제로 전시한다. D램, 낸드, 컨트롤러,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 등 종합반도체기업(IDM)의 역량을 강조하며 AI 데이터 병목을 줄이는 방안을 소개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D램 매출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39% 점유율을 기록해 1위를 유지했고, SK하이닉스는 점유율 26%를 차지했다.
  • “SNS 일찍 접할수록 학교성적 낮아진다”

    유럽을 중심으로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이용을 제한하는 국가가 증가하는 가운데, 청소년의 SNS 사용이 학업 성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밀라노-비코카대, 브레시아대, 브레시아 사회연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SNS를 이용하기 시작하는 나이가 어릴수록 주의집중력이 떨어지며 학업 성취도가 낮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을 수시로 확인하는 습관 때문이다. 연구 결과는 4일자 ‘네이처 인간 행동’에 실렸다. 연구팀은 북부 이탈리아 28개 학교의 5227명 학생을 대상으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 이용 습관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다음 국가 학업성취도 평가 과목 중 국어(이탈리아어), 영어, 수학 표준화 시험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학업 성적은 2학년(7~8세), 5학년(10~11세), 8학년(13~14세), 10학년(15~16세) 네 시점에 걸쳐 추적했다. 연구 결과, 조사 대상 학생 절반 정도가 6학년(11~12세)에 스마트폰을 갖고 SNS 계정을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6학년에 SNS를 시작한 학생은 9학년 이후 SNS를 시작한 학생보다 8학년 이탈리아어 성적이 0.22 표준편차(SD), 수학은 0.18 SD 낮았다. 10학년이 되자 이탈리아어 성적 차이는 여전히 0.22 SD 벌어진 상태였지만 수학은 0.27 SD로 더 크게 벌어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0.2 SD는 약 6개월의 학습 성과 차이에 해당된다. 마르코 기 밀라노-비코카대 교수는 “SNS 사용을 스스로 관리할 정도로 인지 발달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청소년의 SNS 사용을 억제하는 정책이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재생에너지 인정 못 받는 ‘열차 회생 전력’… 연 300억 버려진다

    재생에너지 인정 못 받는 ‘열차 회생 전력’… 연 300억 버려진다

    회생 전력, 29만 가구 1년 사용 규모70~80%는 다른 열차 등 자체 사용한전망 회수 전력 상계 처리 안 돼기후부 “전력 품질 일정하지 않아”코레일 “문제 없어서 한전이 회수”재생에너지 미인정은 경제적 낭비국가 발전량 기여에 정책 지원 필요 KTX 등 열차 제동(감속)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회생 전력’이 정부 부처의 무관심과 불합리한 규제로 낭비되고 있다. 설비 투자나 보조금 없이 에너지 생산을 늘릴 수 있지만 제도 미비로 확산 및 기술 개발에도 제동이 걸렸다. 산업 현장의 아이디어가 정책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탄소중립 이행과 재생에너지 확대 등이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4일 코레일(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KTX 등 운행 열차에서 발생하는 회생 전력이 2024년 기준 약 800GWh로, 전체 전력 사용량(3083GWh)의 25.9%에 이른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도시철도를 포함하면 생산량이 1185GWh로, 약 29만 가구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54만 2000t의 탄소를 줄일 수 있는 효과도 있다. ‘회생 전력’은 철도차량 운행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다만 열차는 자체 배터리가 없어 전차선을 통해 주변을 운행하는 열차에 공급하거나 외부로 보내진다. 전력 사용과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더욱이 성능이 개선된 열차 투입으로 회생 전력 생산은 증가할 전망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이란 전쟁, 기후변화 등으로 전기 요금 부담이 커졌다. 전력 사용량은 2020년 2957GWh에서 2024년 3083GWh로 4.3% 늘었지만 전기요금은 3637억원에서 5796억원으로 59.3% 상승했다. 지난해는 3297GWh, 전기요금만 6322억원에 달했다. 영업수익의 약 8.5%에 이른다. 코레일은 한국전력이 아닌 전력거래소를 통해서도 일부 전력을 공급받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전력 흐름이 확인됐다. 지난 4월 금정·평택·김천 전철변전소에서 한전과 전력거래소의 계량값을 3개월간 분석한 결과, 전기사용량이 평균 6.9% 차이가 났다. 전력거래소는 들어온 전기와 나간 전기가 합산됐지만 한전은 공급량만 반영됐다. 코레일로서는 전력을 생산해 사용하지만 인정되지 않고, 회수 전력에 대한 보상도 없이 전기 요금을 고스란히 부담하는 셈이다. 특히 회생 전력의 70~80%가 자체 사용되고, 20~30%는 한전망으로 회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만 약 300억원으로 추산됐다. 코레일 탄소중립추진단 전용주 부장은 “회생 전력이 재생에너지로 인정되지 않아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코레일의 전기 요금 감면이 아닌 국가 에너지 효율과 탄소중립 이행 수단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철도차량은 전기사업법상 발전설비에서 제외돼 회생 전력은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한전이 회수하는 에너지를 사용량에서 빼달라는 상계 요구는 코레일이 발전사업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배제됐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회생 에너지’의 인정을 요구하나 주무 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공급자인 한전은 소극적이다. 기후부는 회생 전력의 ‘품질 문제’를 거론하며 “(코레일이) 한전에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기후부 관계자는 “회생 전력은 품질이 일정하지 않아 자칫 한전의 전력 계통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비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코레일 측은 “현재 회생 전력을 열차가 사용 중이고, 한전에서 회수하고 있다”며 “품질에는 문제가 없다”고 반박한다. 그러면서 기후부와 한전이 말하는 전력의 품질 기준 공개를 요구했다. 시간대별로 생산량이 불규칙하다는 논리에 대해서도 “태양광·풍력도 24시간 발전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회생 전력 사용을 위해서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해야 하는데 KTX 한 대가 생산하는 용량(13㎿)을 수용하려면 변전소 당 비용이 78억원이다. 코레일이 운영하는 변전소는 67곳으로, 재생에너지로 인정받지 못한 상황에서 막대한 투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KTX와 ITX 등 여객열차는 ‘교류’를 적용해 사용·환원이 가능하나, ‘직류’를 사용하는 서울지하철 등 전동열차는 회생 전력을 사용하지 못해 소각 처리한다. 기술적 대책은 있지만 이 또한 경제적 부담이 뒤따른다. 코레일은 회생 전력이 재생에너지로 인정되면 2030년 1608GWh 전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1GW급 원자력발전소 발전량의 20%, 여의도 면적의 약 5.6배(8.9㎢)의 태양광 발전량에 이르는 규모다. 철도 산업계 관계자는 “기후부와 관계기관, 전문가가 참여해 생산 규모와 품질 등에 대해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재생에너지의 효과적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정부가 목표로 하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누적 보급을 달성하려면 지난 5.5년간 실적의 4배 수준의 속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현재의 보급 실적이 보조금 지원을 기반해서 이뤄졌다는 평가와 함께 송전망 부족 등을 과제로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회생 전력을 보조금이나 인프라 추가 부담 없이 국가 발전량을 늘리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단으로 꼽는다. 친환경 교통수단인 철도에서 ‘탄소 배출 없는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지원 필요성도 제시했다. 정인수 전 한국교통대 스마트철도교통공학과 교수는 “철도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서 회생 에너지를 발굴할 기술 개발과 품질 개선 등을 위한 노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기업 공시 분석·금융상품 설계… 교실서 자라는 투자 신동들

    기업 공시 분석·금융상품 설계… 교실서 자라는 투자 신동들

    신설 선택과목… 전국 28개교 개설소비 관리부터 자취방 찾기까지실생활 밀착 금융·경제교육 배워코스피 현황도 직접 조사해 발표“편의점 초콜릿이 가격 오른 이유거시적 관점에서 생각해 보게 돼”참여 학생들 다른 친구에게 추천도서울시교육청, 담당교사 연수  확대 “‘롤러코스피’란 단기간에 주식시장이 등락을 반복하는 걸 말하는 명칭인데요, 이 용어를 잘 이해하려면 현재 우리나라의 자본시장 현황을 알아야 합니다.” 한국 증시의 등락과 국제정세에 따른 주식시장 변화를 논하는 이곳은 대학교 경제학과 강의실이 아니었다. 지난달 13일 서울 경기여고 2학년 교실에서 진행된 ‘금융과 경제생활’ 과목의 수업 현장이었다. 첫번째 발표자로 나선 윤하영(17·가명)양은 긴장한 표정으로 교실 앞에 섰지만, 발표 시작과 동시에 눈빛이 변했다. 윤양은 지난 6월 18일 사상 최초로 9000포인트를 돌파한 코스피 지수를 설명하며 운을 뗐다. 윤양은 “코스피 지수는 1983년 100으로 처음 시작한 이후 2021년까지만 해도 3000대에 맴돌았고, 6000이나 7000 같은 숫자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증시가 급격한 변동성을 겪게 된 원인으로 ▲반도체 업종에 대한 막대한 의존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역설 ▲글로벌 통화 정책의 불확실성 등을 조목조목 짚었다. 이러한 극단적 변동성을 완화할 방안으론 매도 사이드카 등 시장 충격 완화 장치 보완, 미래 성장 동력 다양화, 공공 금융 미디어 플랫폼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윤양은 “정보 격차를 해소하면 주관 없이 시장의 흐름만 좇는 ‘뇌동매매’를 감소시켜 자본시장 변동성을 완화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발표를 마쳤다. 과목을 가르치는 전지원 교사는 윤양을 바라보고 “나보다 더 코스피 전문가가 됐다”며 미소지었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금융과 경제생활은 2022 교육과정 개편으로 신설된 사회 교과의 융합선택과목이다. 금융·경제 문제 해결 및 합리적 의사 결정 능력 함양을 목표로 한다. 학생들이 관심 있는 금융·경제 문제를 선정해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도록 설계됐다. 고교학점제가 현재 고2를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전면 시행돼, 올해 1학기에 해당 과목의 첫 수업이 열렸다. 융합선택과목 특성상 많은 학교에서 고교 3학년 때 과목을 개설하지만, 경기여고를 포함한 서울 소재 고등학교 4곳에서 2학년 과목으로 운영 중이다. 경기여고에선 총 60명이 이 수업을 듣고 있다. 전국적으론 총 28개 학교가 올해 처음 이 과목을 열었다. 경기여고 학생들은 금리, 주식, 환율 등 개념을 학습하는 걸 넘어 ‘합리적 금융 주체’로 거듭나기 위한 실증적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번 학기 수업 과제로 가상의 임금 명세서를 보고 지출 항목을 분류하고 소비계획을 짜는 활동, 자산운용사가 됐다고 가정하고 주식 종목을 분석하는 활동 등을 수행했다. 서울 거주 대학생이 됐다고 가정하고 자취방을 구해보는 연습을 하거나 자신에게 꼭 맞는 보험상품을 직접 설계해보기도 했다. 이아린(17·가명)양은 수업 시간에 배운 보험상품 설계를 ‘금융상품 설계’로 확장해 응용했다. 이양은 “국가가 청년들을 합리적인 금융 의사결정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현재 금융상품의 장점을 반영하고 단점을 보완한 ‘청년 소비·저축 전환 카드’를 설계했다”고 말했다. 청년 미래 적금을 사전에 분석한 그는 소득에 따라 국가가 차등 지원하는 ‘형평성’을 장점으로, 직접 신청을 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불편함’을 단점으로 꼽았다. 청년 소비·저축 전환 카드는 만 19~26세 청년이 필수 생활비를 결제할 때 국가가 결제액의 일정 비율을 자동으로 적립해 주는 정책이다. 미국 관세 정책의 변화 속 투자 방향을 탐구한 오주원(17·가명)양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오양은 관세가 인상되면 코스피가 하락하는 현상을 인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같은 상황에서 수혜를 입는 기업을 찾았다. 오양은 “‘뉴코’는 미국에서 생산해 미국에서 판매하는 철강 기업으로, 관세가 인상되면 자국 내에서 더욱 가격경쟁력을 갖춰 수익이 증대된다”고 설명했다. 전 교사는 “처음 수업을 준비할 땐 관련 자료가 많이 없어서 힘들었다”면서 “금융감독원이 발간한 지도서를 많이 참고했다”고 밝혔다. 학습하는 단원의 개념과 연관된 시사 이슈가 있으면, 빠르게 ppt 자료를 만들어 함께 가르쳤다. 처음엔 어려워하던 학생들이 나중엔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DART)에 접속해 기업의 공시 정보를 척척 분석해내는 걸 보며 ‘청출어람’을 실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전 교사처럼 경제·금융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를 위한 연수를 확대 진행하고 있다. 교육청은 지난달 9일부터 15일까지 중등교사 45명을 대상으로 ‘2026 경제·금융교육 직무연수’를 진행했다. 대학교수와 현직 교사, 한국세무사회·예금보험공사 관계자 등이 강사로 참여했다. 경제·금융·노동 교육 강화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과제이기도 하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게도 이 과목을 추천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만큼 과목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는 뜻이다. 윤양은 “어른들이 요즘 청년들 살기 힘들다고 할 때 이유를 몰랐는데 이제 흐름이 보인다”면서 “편의점에서 초콜릿을 살 때도 물가가 올라있으면 이유가 뭔지 거시적으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 마트 ‘金삼겹’ 알고 보니… 6년간 1.2조 담합 있었다

    국내 최대 대형마트인 이마트에 납품하는 돼지고기 가격을 6년간 담합한 유통업체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담합 규모는 1조 2000억원 가량으로, 담합 결과 돼지고기 시장 가격이 20% 이상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호)는 4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도드람푸드 등 돼지고기 유통업체 6곳과 임직원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담합 행위를 적발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월 검찰에 고발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들은 2017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이마트에 돼지고기를 납품하면서 가격을 사전에 합의하거나 서로의 견적 가격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이마트가 담합 업체들로부터 매입한 돼지고기는 1억 4200만㎏, 구매액은 1조 2000억원에 이른다. 검찰은 이마트가 납품업체 간 가격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견적 가격을 공개하지 않자, 업체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납품가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처음에는 담당자 간 개별 연락으로 시작했지만, 2021년 11월부터는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을 만들어 조직적으로 가격을 조율한 것으로 조사됐다. 증거를 없애려 한 정황도 확인됐다. 공정위 조사 착수 이후 담당자들은 담합 관련 메신저 대화 등을 삭제했고, 한 업체 법무팀 직원은 영업팀장에게 관련 전산 자료를 모두 삭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를 조사방해 행위로 보고 범행을 주도한 4명을 기소했다. 검찰은 담합으로 돼지고기 판매가격이 최소 20% 이상 오른 것으로 봤다. 담합이 사라진 2024년에는 돼지고기 소비자물가지수와 도매가격이 모두 올랐는데도 대형마트 삼겹살 판매가격은 전년보다 25.5% 하락했다. 납품업체 간 가격 경쟁이 시작되면서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그간 담합으로 대형마트 판매가격이 최소 20% 이상 높게 형성됐고, 그 부담을 소비자가 떠안았다는 의미다. 검찰 관계자는 “2021년 12월 가격 정보 교환 행위를 처벌하는 공정거래법 규정이 시행된 이후 식료품 분야에서 업체 간 정보 교환 담합 행위를 적발해 기소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 트럼프 ‘301조 관세’도 법정행… 美 민주 집권 25개주 제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부터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한국 등 전 세계 대다수 국가에 부과하고 있는 관세가 위법하다는 소송이 미국 25개 주에 의해 제기됐다. 앞서 위법 판결을 받은 상호관세처럼 부당하다는 판단이 나올지 주목된다. 3일(현지시간) 미 CNBC방송 등에 따르면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25개 주는 이날 연방국제통상법원에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법 301조 강제노동 관세’가 대통령의 과세 권한을 넘어 위법한 만큼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 주는 소장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부과를 위해 각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경제 조사가 졸속으로 이뤄졌으며, 서로 다른 경제권에 거의 동일한 세율을 적용한 이유를 적절하게 설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 상업에 부담을 주는 불합리한 행위와 정책 및 관행을 제거하기 위해 합법적인 권한을 행사했다”며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 금지 조치를 효과적으로 시행하지 않는 국가는 미국 노동자를 비롯해 상업에 부담을 주는 만큼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상호관세 위법 판결이 나온 직후 한국 등 전 세계에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했고, 이 조치가 지난달 법정 시한(150일)으로 만료되자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10~ 12.5%의 새로운 관세를 매겼다. 각국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으며, 한국도 12.5%가 적용됐다. 이번 조치로 미국 전체 수입품의 99.4%가 관세의 영향을 받게 됐다.
  • “민주당에 반명은 없다… 전대 끝나면 다시 원팀으로 뭉쳐야”

    “민주당에 반명은 없다… 전대 끝나면 다시 원팀으로 뭉쳐야”

    밑바닥 민심은 다 정청래레임덕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불손호남 반도체 공장 가동 속전속결경선 예측·계산 없이 열심히 할 뿐신천지 의혹 윤리위 제소를김민석, 당 위헌정당 시비 빠뜨려송영길, 중임 되고 연임은 안 되나혁신당 합당 여론조사 바로 해야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기호 2번) 후보는 4일 “자꾸 반명(반이재명), 반명하는데 민주당에 반명은 없다”면서 “무슨 매카시즘(극단적 반공산주의 열풍)도 아니고 색출해서 숙청하겠다는 건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오는 15일 호남권 경선을 앞두고 이날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찾은 정 후보는 서울신문과의 동행 인터뷰에서 “현장 밑바닥 민심을 보면 정청래가 반명이라고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 출범 2년차인데) 레임덕 얘기가 말이 되는 얘기인가. 그런 단어가 나오는 것 자체가 불손하다”며 “1년 전에 나를 보고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고 한 것과 똑같다”고 했다. 최대 승부처인 호남 민심을 청취한 정 후보는 “밑바닥 민심은 다 정청래다.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다”면서 “여론조사와 현장 밑바닥은 다르다. 내가 십시일반 개미군단 아닌가”라고 했다. 정 후보는 또 이재명 대통령 임기 내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공장을 가동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광석화 속전속결로 해야 한다. 정청래가 이건 좀 장점이 있지 않나”라면서 “부동산 공급 같은 것도 행정절차를 없애고 빨리빨리 해야 한다”고 했다. 정 후보는 이번 주말 제주·인천과 강원·대구·경북 순회경선에 대해선 “예상이나 예측 같은 걸 하지 않는다”며 “정청래는 계산하지 않고 열심히 할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천지 개입 의혹을 제기한 김민석 후보에 대해서는 “윤리위 제소를 반드시 해야 된다. 그건 정청래가 그렇게 했어도 조사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위헌정당 시비 속에 당을 계속 위험에 빠뜨리는 것 아닌가. 그러니 내가 윤리감찰 1호를 지시한다고 해도 뭐라고 말을 못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일 부산·울산·경남 순회경선 당시 “민주당은 원래 연임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송영길 후보를 향해선 “안 그래도 대기실에서 본인은 중임 아니냐고 그랬다”며 “중임은 되고 연임은 안 되나”라고 반문했다. 정 후보는 다만 전당대회가 끝난 이후에는 다시 원팀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 후보는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이후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의원들도 지도부에 기용하는 등 ‘탕평 인사’를 했다. 정 후보는 “아직 당직을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은 없지만 (당선이 되면) 1년 전처럼 필요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관련 전당원 여론조사 추진에 대해선 “바로 해야 한다. 그건 총선이 임박할수록 어렵다”고 했다.
  • 청년 일자리 지키는 ‘정년 65세 연장’ 연내 입법 추진

    청년 일자리 지키는 ‘정년 65세 연장’ 연내 입법 추진

    고령화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법정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내용의 법안을 연내 입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청년의 일자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이른바 ‘세대 상생형’ 정년 연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4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년 연장을 하반기 입법 목표로 사회적 논의를 이어가겠다”면서 “세대 간 공존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세대 상생형’ 정년 연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노동부는 고령자 고용 유지에 따른 직무·근로시간·임금체계 개편을 병행해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고,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노후 소득 지원 방안을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은 정원과 총인건비 관리 개선 방안을 통해 청년 일자리가 줄지 않도록 하고, 청년고용의무제의 실효성을 높여 신규 청년 채용을 확대한다. 노후 소득 격차 완화를 위해 퇴직급여 사외 적립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활성화도 추진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여론조사상 청년층이 오히려 정년 연장에 대한 반대보다 찬성이 많았다”며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한 배경을 물었다. 김 장관은 “청년들도 대체로 정년 연장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청년이 선호하는 대기업과 공공부문 일자리가 전체의 20% 수준인 11%에 불과하다는 게 문제”라고 답했다. 노동부는 자발적으로 이직하는 35세 미만 청년에게 생애 한 번 실업급여(구직급여)를 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연내 고용보험법을 개정하고 지급액은 내년 예산안에 반영한다. 액수는 이직 전 임금의 60%, 월 최대 100만원이 검토되고 있다. 김 장관은 “국가가 청년의 첫 경력을 책임지는 제도를 설계하겠다”며 앞으로 고용정책의 초점을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에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처음 취업에 도전하는 청년을 위한 ‘K유스개런티’(청년 첫 취업 지원) 제도를 도입한다. 저소득 구직자 등 고용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취업 취약계층에 취업과 생계 안정을 지원하는 기존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확장한 것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기존 지원 대상인 저소득층, 청년·중장년과 별도로 첫 취업에 도전하는 청년을 위한 지원 유형을 신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해 지급되는 구직촉진 수당은 현재 월 60만원에서 내년 65만원으로 인상한다.
  • 바깥은 38도, 작업장은 43도… 생명줄이라곤 포도당 사탕뿐 [불평등한 폭염]

    바깥은 38도, 작업장은 43도… 생명줄이라곤 포도당 사탕뿐 [불평등한 폭염]

    10분 만에 흠뻑 젖은 작업복… ‘20대 남성’ 기자도 휘청거렸다 “너무 더워 기절할 것 같은 날에는 포도당 사탕을 네 개씩 씹으며 버팁니다.” 지난 3일 오후 2시 경기도의 한 자원재활용 선별장. 압축기사 이모(52)씨는 뙤약볕 아래에서 거대한 감용기(폐기물을 분쇄·압축하는 기계)에 스티로폼을 밀어 넣고 있었다. 폭염경보를 알리는 재난문자가 연신 울렸지만 야외 작업장에서 이씨를 폭염으로부터 지켜주는 건 얇은 차양막과 선풍기 한 대가 전부였다. 스티로폼을 녹이기 위해 내부 온도를 180도까지 올린 기계와 달아오른 아스팔트에서 동시에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이날 기상청 관측 기준 낮 최고기온은 37.9도였지만 작업장에 설치된 온도계는 43도를 가리켰다. 이씨는 “선풍기를 틀면 오히려 뜨거운 바람이 나온다”며 “이런 날씨에는 푹푹 삶기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차양모와 선글라스, 두꺼운 작업복과 안전화로 몸을 가린 작업자들의 얼굴에서는 땀방울이 부슬비처럼 떨어졌다. 날카로운 폐기물로부터 몸을 보호하려면 더워도 작업복을 벗을 수 없다. 트럭에서 10㎏이 넘는 폐기물을 끌어낼 때마다 가쁜 숨과 신음이 자연스레 터져 나왔다. 5년째 야외에서 일하는 김정환(63)씨는 “계속 쏟아지는 물량을 맞춰야 해서 가끔 머리가 핑 돌아도 쉬겠다고 말하기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40도를 웃도는 극한 폭염이 반복되고 있지만 더위를 피할 수도, 충분히 쉴 수도 없는 노동자들이 있다. 현행법은 폭염 속 노동자들의 휴식과 작업 중지권을 보장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휘청이고 있다. 건장한 20대 남성인 기자도 안전모와 마스크, 토시와 두 겹의 장갑을 착용한 채 실내 선별 작업에 직접 나섰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도 더위를 피할 수 없었다.  약 200평 규모의 실내 선별장에 들어서자 찌는 듯한 열기와 함께 악취가 훅 밀려왔다. 하루 평균 60t의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컨베이어 벨트가 끊임없이 폐기물 더미를 토해냈고, 그 위로 기자와 작업자들의 손이 바삐 움직였다. 대형 에어컨 두 대와 벽마다 설치된 선풍기가 쉼 없이 돌아갔지만, 컨베이어 벨트 모터와 압축기가 굉음과 함께 열기를 내뿜으면서 실내 작업장 온도는 35.6도까지 올라갔다. 페트병 등을 골라내는 단순 작업이었지만, 일을 시작한 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온몸이 땀 범벅이 됐다. 장갑은 땀과 오물로 축축해졌고, 안전모 안쪽으로도 뜨끈한 열기가 가득 찼다. 눈가에 스며든 땀으로 앞을 제대로 보는 것조차 어려웠다. 30분 남짓한 작업을 마치자 어지럼증이 밀려왔다.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물 먹은 스펀지처럼 온몸이 축 늘어졌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22년 생활폐기물 처리 노동자 626명을 조사해 보니 응답자 2명 중 1명(49.4%)이 작업장의 더위와 추위가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실제 체험한 자원재활용 선별장 환경은 4년 전 그대로였다. 6년 차 작업자 박미숙(60)씨는 “오후가 되면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작업복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며 “땀 때문에 눈을 닦았다가 오염된 장갑 탓에 결막염에 걸린 적도 있다”고 했다. 지난해 7월 17일부터 시행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체감온도 31도 이상인 폭염 작업 때 적절한 휴식을 주기적으로 부여하도록 한다.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이면 2시간마다 20분 이상 쉬게 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도 올해부터 체감온도가 38도를 넘기면 긴급조치 작업 이외에는 옥외작업을 중지하도록 권고했다. 여기에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으면 노동자가 스스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하고, 합리적인 이유로 대피한 노동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컨베이어 벨트를 멈추기 어려운 작업 특성상 노동자가 규정대로 쉬기는 쉽지 않았다. 3년째 선별 작업을 하는 이숙희(62)씨는 “더워서 진이 빠져도 내가 쉬면 다른 사람이 그만큼 더 처리해야 한다”며 “폐기물이 계속 밀려오니 작업 중에는 한눈을 팔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업종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국건설노조가 지난해 7월 건설노동자 976명을 조사한 결과 폭염특보 때 2시간마다 20분씩 쉬는 규정이 지켜진다는 응답은 42.7%에 그쳤다. 2024년 서비스연맹이 배달·택배·방문점검 등 이동노동자 1198명에게 물어보니 폭염 속 작업을 멈추지 못한 이유로 이후 쌓일 물량과 실적(37.8%), 수입 감소(35.5%) 등이 꼽혔다. 이에 지난 2월 노동자의 작업중지 요구권과 노동부 장관의 작업중지 명령 범위를 확대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사업주 책임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5개월 넘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남다현 노무사는 “작업중지권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며 “노동자가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고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선별시설 지하화 움직임도 현장의 또 다른 걱정거리다. 현행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은 주거지역 1㎞ 이내에 공공 생활폐기물 선별시설을 새로 설치할 경우 원칙적으로 시설을 지하에 두도록 한다. 악취와 소음 등 주민 피해를 줄이려는 취지지만 현장에서는 냉방·환기 설비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온열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충전용 보조배터리와 소형가전이 섞인 생활 폐기물은 압축 과정에서 충격을 받거나 고온에 노출되면 ‘열폭주’로 화재·폭발을 일으킬 수도 있다. 경북도가 파악한 최근 2년간 도내 폐기물 처리시설 화재 41건 가운데 33건은 폐리튬이온배터리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작업장 온도가 높을 경우 리튬이온 배터리나 가연물에 불이 붙을 위험성이 커진다”며 “특히 폐기물 등 가연성 물질이 많을 경우 순식간에 온도가 오를 수 있어 제연 설비와 작업자 대피로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 청년 일자리 지키는 ‘정년 65세 연장’ 연내 입법 추진

    청년 일자리 지키는 ‘정년 65세 연장’ 연내 입법 추진

    고령화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법정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내용의 법안을 연내 입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청년의 일자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이른바 ‘세대 상생형’ 정년 연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4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년 연장을 하반기 입법 목표로 사회적 논의를 이어가겠다”면서 “세대 간 공존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세대 상생형’ 정년 연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노동부는 고령자 고용 유지에 따른 직무·근로시간·임금체계 개편을 병행해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고,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노후 소득 지원 방안을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은 정원과 총인건비 관리 개선 방안을 통해 청년 일자리가 줄지 않도록 하고, 청년고용의무제의 실효성을 높여 신규 청년 채용을 확대한다. 노후 소득 격차 완화를 위해 퇴직급여 사외 적립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활성화도 추진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여론조사상 청년층이 오히려 정년 연장에 대한 반대보다 찬성이 많았다”며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한 배경을 물었다. 김 장관은 “청년들도 대체로 정년 연장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청년이 선호하는 대기업과 공공부문 일자리가 전체의 20% 수준인 11%에 불과하다는 게 문제”라고 답했다. 노동부는 자발적으로 이직하는 35세 미만 청년에게 생애 한 번 실업급여(구직급여)를 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연내 고용보험법을 개정하고 지급액은 내년 예산안에 반영한다. 액수는 이직 전 임금의 60%, 월 최대 100만원이 검토되고 있다. 김 장관은 “국가가 청년의 첫 경력을 책임지는 제도를 설계하겠다”며 앞으로 고용정책의 초점을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에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처음 취업에 도전하는 청년을 위한 ‘K유스개런티’(청년 첫 취업 지원) 제도를 도입한다. 저소득 구직자 등 고용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취업 취약계층에 취업과 생계 안정을 지원하는 기존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확장한 것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기존 지원 대상인 저소득층, 청년·중장년과 별도로 첫 취업에 도전하는 청년을 위한 지원 유형을 신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해 지급되는 구직촉진 수당은 현재 월 60만원에서 내년 65만원으로 인상한다.
  • 美, 건국 때부터 관세정책 의존… 누가 집권해도 계속된다 [글로벌 인사이트]

    美, 건국 때부터 관세정책 의존… 누가 집권해도 계속된다 [글로벌 인사이트]

    건국 초기 관세만으로 정부 운영세수 확보 넘어 국가전략 도구로바이든 정부도 중국과 무역 전쟁트럼프, 관세로 경제 활성화 목표‘집권당 무덤’ 중간선거 승리 총력강제노동·과잉생산 관세도 강행정치·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스스로를 ‘관세 왕’이라 부르며 가장 좋아하는 단어도 ‘관세’라고 말한다. 신자유주의가 저물고 ‘각자도생’이 세계 무역 질서의 핵심 기조로 자리 잡은 지금, 트럼프 집권 이후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관세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케케묵은 정책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미국이 관세 만능주의를 고집하는 배경을 짚어보고, 거센 관세 압박 앞에 놓인 한국의 경제 안보 대응 전략을 모색해본다. 미국은 건국 초기 관세만으로 연방 정부를 운영했다. 1789년 첫 관세법 제정 이후 1913년 소득세가 상설화되기 전까지 137년 동안 관세가 국가 세수 대부분을 차지했다. 오랜 기간 관세에 의존한 경험은 미국이 관세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발판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세수 확보 수단이었던 관세를 오늘날 국가전략의 핵심 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관세 정책을 통해 제조업 일자리의 리쇼어링(해외 이전 기업의 본국 회귀)을 끌어내고 자국 경제 강화를 목표로 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기업 보조금으로 국내 투자를 장려했다면, 트럼프 정부는 고율 관세로 미국 현지 생산을 강제하고 있다. 관세를 통해 미국 제조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보호하는 동시에 세수 확대로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다. 이용구 전 관세청장은 “트럼프 정부의 ‘미국 제일주의’는 일시적 정치 현상이 아니라 세계화의 한계를 경험한 미국 사회가 선택한 새로운 국가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관세 정책은 경제 전략일 뿐 아니라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다. 미국 현대 정치사에서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 여당은 중간선거에서 주로 패배했다. 2002년 9·11 테러 이후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공화당에 초당적 지지가 쏠렸던 때를 빼면 중간선거에서는 정권심판론이 득세했기 때문이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2석으로 여당이 간신히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역대 중간선거에서 여당이 잃은 하원 의석은 평균 12%로, 올해 공화당이 25석 이하를 내준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선방’하는 셈이 된다. 그러나 이란 전쟁 등에 대한 반감 여론으로 상원까지 민주당이 차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관세를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경합주인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에서는 “관세를 통해 미국 제조업과 일자리를 되살렸다”는 주장이 공업지대 노동자층을 중심으로 한 유권자 표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트럼프 측은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관세 정책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을 겨냥한 ‘첨단기술 관세’는 유지될 가능성이 사실상 100%라고 봐도 무방하다. 미래 핵심 산업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것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공통된 목표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전임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1기에서 부과한 대중국 관세율 25%를 유지했을 뿐 아니라, 중국산 전기차·태양광 패널·전략 물자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중국 견제 정책을 계승했다. 트럼프 2기에서 지난해 4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라 부과한 관세는 올해 2월 대법원에 의해 무효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모든 국가에 150일간 10% 임시 관세를 부과했다. 임시 관세 기간이 끝나자마자 지난달 24일 무역법 301조 조사결과에 따른 10~12.5% 관세를 60개국에 매겼다. 불공정 무역을 규제하는 301조 조사에 따른 관세는 강제노동에 관한 것만 부과되어 과잉생산 관세가 남아있다. 한국은 쿠팡이 지난 1월 301조 조사 개시 청원서를 제출했으나 이후 철회해 개별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지난해 신안군 태평염전에 강제노동 명목으로 수입 보류 명령을 발동한 적이 있다. 염전 강제노동 사건과 관련해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와 주미 관련 인력이 적극 해명에 나섰음에도 미국 입장만 반영돼 한국은 12.5%의 강제노동 관세율이 부과됐다. 이는 대만과 유럽연합(EU)의 10% 관세율보다 높다. EU를 비롯해 브라질, 호주, 중국 등 대부분 국가가 미국의 강제노동 관세를 ‘정치적 남용’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930년에 제정돼 100년 가까이 된 관세법 338조를 근거로 캐나다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보복 조치도 서슴지 않았다. 남미의 대표적 좌파 정부인 브라질 역시 별도의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에 따라 25% 관세가 부과됐다. 이처럼 미국의 관세 정책은 경제적 목적뿐 아니라 정치적·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윤석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관세 조치가 확정되더라도 미국 시장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설득하고 예외 조치를 요청하는 활동을 계속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투표자 수 가감해 보고 가능”… 중앙선관위 조작 지침 정황

    “투표자 수 가감해 보고 가능”… 중앙선관위 조작 지침 정황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자 수 오류가 발생하면 다음 보고 때 임의로 가감해 처리하라는 취지의 지침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을 조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중앙선관위가 ‘투표자 수 입력 및 수정 관련 전달 사항’을 시도위원회에 전달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중앙선관위는 메일에 “투표자 수 오류가 나타나면 수정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수정이 필요한 경우 반드시 중앙선관위 선거관리과 담당자에게 보고 후 승인받아 수정을 허가하라”고 지시했다. 또 “기존 투표자 수 자료에 큰 오류가 없으면 다음 보고 때 투표자 수를 가감해 보고 가능”이라고 했다. 이는 중앙선관위가 6·3 지선을 앞두고 발표한 ‘종합관리지침’에 담긴 내용과 차이가 있다. 중앙선관위는 당시 “선거관리시스템에 입력한 내용의 수정이 필요한 경우 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시도위원회는 수정 사유에 해당하는 지 여부를 명확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합수본은 중앙선관위가 선거관리시스템 수정 권한을 가진 시도선관위에 일종의 ‘통계 조작 지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중앙선관위 윗선까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전 선거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투표자 수를 조작했는지도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흥시도 3600명 투표자 누락 한편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경기 시흥시에서도 투표 당일 1시간 만에 3600여명의 투표자 수가 잘못 입력되는 ‘대규모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기도선관위는 누락 수치를 더하라고 지시했고, 시흥시 누적 투표자 수는 오전 9시 2만 2914명에서 오전 10시 4만 2482명으로 1시간 만에 4.42% 급증했다.
  • “내부 총질” 병사가 동료·민간인 쏴 ‘8명 사상’…러軍 대체 무슨 일이 [배틀라인]

    “내부 총질” 병사가 동료·민간인 쏴 ‘8명 사상’…러軍 대체 무슨 일이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러시아 군인이 동료와 민간인에게 총을 쏴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총격범으로 지목된 21세 병사는 과거 절도 혐의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는 전장 손실을 메우기 위해 범죄 전력자의 계약복무 허용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전선 복귀 대신 실형을 택하려는 무단이탈병도 다시 부대에 복귀시키고 있다. ● 전면전 이후 탈영자가 5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월 수만명의 신규 병력을 계속 충원하면서 병력 유지·부대 통합·지휘통제 부담도 커지고 있다. 러 군인, 동료·민간인에 총격범죄 전력자 입대 확대한 러軍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서 현역 군인이 동료 군인은 물론 민간인까지 사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총격범으로 지목된 21세 남성은 학창 시절 절도 혐의를 받은 이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임명한 세바스토폴 수장 미하일 라즈보자예프에 따르면 발라클라바구 흐멜니츠코예에서 A 병사가 동료들에게 총을 쏴 1명을 살해하고 1명을 다치게 했다. 해당 군인은 마을에서도 총기를 난사해 71세·59세 남성과 64세 여성 등 주민 3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총격범은 이후 체포됐으며, 현지 당국은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러시아 독립매체 아겐츠트보는 현지 텔레그램 채널과 유출 자료를 토대로 총격범이 사라토프주 출신 막심 알리스트라토프(21)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출된 러시아 내무부 자료에는 그가 2022년 상점에 침입해 물품을 훔친 혐의를 받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러, 조직폭력·마약밀수 전력자도 계약복무 허용러시아 국가두마는 지난달 22일 동원·계엄·전시 기간 군과 계약할 수 있는 전과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조직범죄 가담과 마약 밀수, 일부 무기·폭발물 관련 범죄 등 기존에 제한됐던 범죄 전력자도 일정 요건 아래 계약복무가 가능해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입법 목적을 병력 충원이라고 밝혔다. 빅토르 고레미킨 국방차관은 새 법이 군 복무 지원이 가능한 후보군을 늘려 올해 병력 충원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범죄 전력이 있는 계약병은 별도 부대에서 복무시키고 지휘관과 관계기관의 통제를 받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전장에 보낼 사람을 확보하기 위해 입대 문턱을 낮추는 한편, 이미 군에 들어온 병력의 이탈은 강하게 막고 있다. 탈영 5만명 추정…“차라리 감옥” 택해도 다시 전선 유럽연합망명청(EUAA)이 유엔 러시아 인권특별보고관 등의 자료를 토대로 올해 1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이후 러시아군 탈영자는 5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2024년에는 탈영 관련 범죄로 1만 6000명 이상이 기소되고 1만 3500명 이상이 유죄판결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군인은 전선 복귀를 피하려 아예 실형을 받으려 하고 있다. 러시아 독립매체 미디어조나를 인용한 메두자에 따르면 무단이탈한 뒤 수사기관에 스스로 출석하고, 징역형을 받기 위해 변호사까지 선임하는 계약병과 동원병이 나타났다. 2022년 내려진 동원령이 계속 효력을 유지하면서 상당수 병사의 복무가 장기화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군 당국은 이들을 수감해 복무에서 제외하기보다 다시 부대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 메두자는 붙잡힌 이탈병들이 집행유예를 받은 뒤 소속 부대로 복귀하거나 전선의 돌격부대에 재배치되는 사례를 전했다. 새 병사를 더 넓은 범위에서 받아들이면서 이미 확보한 병력은 최대한 현역에 남겨두는 것이다. 러 신규 계약병 월 3만명…전장 손실 메우며 상시 충원 범죄 전력자까지 모집하고 이탈병을 다시 현역으로 돌려보내는 배경에는 계속되는 전장 손실이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자국 정보당국 자료를 인용해 올해 7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 러시아군이 약 22만 1000명을 새로 모집했지만 같은 기간 인명손실은 약 22만 2500명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모집 인원의 상당 부분이 전장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메우는 데 필요한 상황인 셈이다. 러시아도 월 수만명 규모의 충원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재정자료를 추적하는 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SWP)의 야니스 클루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러시아의 계약병 모집이 하루 약 1000명, 월 3만명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장에서는 사상자가 계속 발생하고, 부대 밖으로는 탈영병이 빠져나간다. 러시아는 이를 메우기 위해 계약복무 대상을 넓히고, 이미 들어온 병사는 다시 부대로 돌려보내고 있다. 신규 모집이 계속되는 만큼 교육훈련과 부대 편입도 뒤따라야 한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러시아군이 전장에서 전술적으로 빠르게 적응해왔지만 중앙집권적인 지휘구조와 하급 지휘관의 제한된 자율성 등 조직적 약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지금도 월 수만명의 병사를 새로 받고 있다. 동시에 범죄 전력자의 계약복무 범위를 넓히고, 부대를 이탈한 병사를 다시 현역으로 돌려보낸다. 전쟁이 5년째에 접어들면서 새 병사를 뽑는 것만큼 이미 확보한 병력을 군에 남겨두는 문제도 커지는 양상이다.
  • 43도 찜통 재활용 선별장… ‘중무장’ 노동자들, 포도당 씹으며 견딘다 [불평등한 폭염]

    43도 찜통 재활용 선별장… ‘중무장’ 노동자들, 포도당 씹으며 견딘다 [불평등한 폭염]

    “너무 더워 기절할 것 같은 날에는 포도당 사탕을 네 개씩 씹으며 버팁니다.” 지난 3일 오후 2시 경기도의 한 자원재활용 선별장. 압축기사 이모(52)씨는 뙤약볕 아래에서 거대한 감용기(폐기물을 분쇄·압축하는 기계)에 스티로폼을 밀어 넣고 있었다. 폭염경보를 알리는 재난문자가 연신 울렸지만 야외 작업장에서 이씨를 폭염으로부터 지켜주는 건 얇은 차양막과 선풍기 한 대가 전부였다. 스티로폼을 녹이기 위해 내부 온도를 180도까지 올린 기계와 달아오른 아스팔트에서 동시에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이날 기상청 관측 기준 낮 최고기온은 37.9도였지만 작업장에 설치된 온도계는 43도를 가리켰다. 이씨는 “선풍기를 틀면 오히려 뜨거운 바람이 나온다”며 “이런 날씨에는 푹푹 삶기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차양모와 선글라스, 두꺼운 작업복과 안전화로 몸을 가린 작업자들의 얼굴에서는 땀방울이 부슬비처럼 떨어졌다. 날카로운 폐기물로부터 몸을 보호하려면 더워도 작업복을 벗을 수 없다. 트럭에서 10㎏이 넘는 폐기물을 끌어낼 때마다 가쁜 숨과 신음이 자연스레 터져 나왔다. 5년째 야외에서 일하는 김정환(63)씨는 “계속 쏟아지는 물량을 맞춰야 해서 가끔 머리가 핑 돌아도 쉬겠다고 말하기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40도를 웃도는 극한 폭염이 반복되고 있지만 더위를 피할 수도, 충분히 쉴 수도 없는 노동자들이 있다. 현행법은 폭염 속 노동자들의 휴식과 작업 중지권을 보장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휘청이고 있다. 건장한 20대 남성인 기자도 안전모와 마스크, 토시와 두 겹의 장갑을 착용한 채 실내 선별 작업에 직접 나섰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도 더위를 피할 수 없었다. 약 200평 규모의 실내 선별장에 들어서자 찌는 듯한 열기와 함께 악취가 훅 밀려왔다. 하루 평균 60t의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컨베이어 벨트가 끊임없이 폐기물 더미를 토해냈고, 그 위로 기자와 작업자들의 손이 바삐 움직였다. 대형 에어컨 두 대와 벽마다 설치된 선풍기가 쉼 없이 돌아갔지만, 컨베이어 벨트 모터와 압축기가 굉음과 함께 열기를 내뿜으면서 실내 작업장 온도는 35.6도까지 올라갔다. 패트병 등을 골라내는 단순 작업이었지만, 일을 시작한 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온 몸이 땀 범벅이 됐다. 장갑은 땀과 오물로 축축해졌고, 안전모 안쪽으로도 뜨끈한 열기가 가득 찼다. 눈가에 스며든 땀으로 앞을 제대로 보는 것 조차 어려웠다. 30분 남짓한 작업을 마치자 어지럼증이 밀려왔다.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물 먹은 스펀지처럼 온 몸이 축 늘어졌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22년 생활폐기물 처리 노동자 626명을 조사해보니, 응답자 2명 중 1명(49.4%)이 작업장의 더위와 추위가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실제 체험한 자원재활용 선별장 환경은 4년 전 그대로였다. 6년차 작업자 박미숙(60)씨는 “오후가 되면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작업복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며 “땀 때문에 눈을 닦았다가 오염된 장갑 탓에 결막염에 걸린 적도 있다”고 했다. 지난해 7월 17일부터 시행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체감온도 31도 이상인 폭염작업 때 적절한 휴식을 주기적으로 부여하도록 한다.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이면 2시간마다 20분 이상 쉬게 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도 올해부터 체감온도가 38도를 넘기면 긴급조치 작업 이외에는 옥외작업을 중지하도록 권고했다. 여기에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으면 노동자가 스스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하고, 합리적인 이유로 대피한 노동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컨베이어 벨트를 멈추기 어려운 작업 특성상 노동자가 규정대로 쉬기는 쉽지 않았다. 3년째 선별 작업을 하는 이숙희(62)씨는 “더워서 진이 빠져도 내가 쉬면 다른 사람이 그만큼 더 처리해야 한다”며 “폐기물이 계속 밀려오니 작업 중에는 한눈을 팔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업종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국건설노조가 지난해 7월 건설노동자 976명을 조사한 결과 폭염특보 때 2시간마다 20분씩 쉬는 규정이 지켜진다는 응답은 42.7%에 그쳤다. 2024년 서비스연맹이 배달·택배·방문점검 등 이동노동자 1198명에게 물어보니 폭염 속 작업을 멈추지 못한 이유로 이후 쌓일 물량과 실적(37.8%), 수입 감소(35.5%) 등이 꼽혔다. 최진수 노무사는 “현행법은 노동자가 작업 중지권을 행사하더라도 징계 위험이 있어 권리 행사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에 지난 2월 노동자의 작업중지 요구권과 노동부 장관의 작업중지 명령 범위를 확대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사업주 책임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5개월 넘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남다현 노무사는 “급박한 상황의 판단 기준을 구체화하고, 작업중지권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며 “노동자가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고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선별시설 지하화 움직임도 현장의 또 다른 걱정거리다. 현행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은 주거지역 1㎞ 이내에 공공 생활폐기물 선별시설을 새로 설치할 경우 원칙적으로 시설을 지하에 두도록 한다. 악취와 소음 등 주민 피해를 줄이려는 취지지만, 현장에서는 냉방·환기 설비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온열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충전용 보조배터리와 소형가전이 섞인 생활 폐기물은 압축 과정에서 충격을 받거나 고온에 노출되면 ‘열폭주’로 화재·폭발을 일으킬 수도 있다. 경상북도가 파악한 최근 2년간 도내 폐기물 처리시설 화재 41건 가운데 33건은 폐리튬이온배터리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작업장 온도가 높을 경우 리튬이온 배터리나 가연물에 불이 붙을 위험성이 커진다”며 “특히 폐기물 등 가연성 물질이 많을 경우 순식간에 온도가 오를 수 있어 제연 설비와 작업자 대피로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 김길성, 경로당 무더위쉼터 점검…주민 요청에 “이달부터 주말 개방”

    김길성, 경로당 무더위쉼터 점검…주민 요청에 “이달부터 주말 개방”

    불볕더위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중구가 경로당 무더위쉼터를 점검하고 어르신 안부를 살폈다고 4일 밝혔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지난달 24일 발효된 폭염특보가 계속되자 지난달 28일부터 경로당 무더위쉼터를 잇달아 찾아 현장을 살폈다. 김 구청장은 이날 “폭염에도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여름을 보내실 수 있도록 현장을 꼼꼼히 살피며 빈틈없이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후 현장에서 나온 건의 사항을 즉시 반영해 이달 1일부터 경로당 무더위쉼터를 주말에도 운영하기로 하는 등 폭염 대응을 강화했다. 김 구청장은 지난달 28일 청구동 청구경로당과 다산동 장수경로당을 시작으로 30일에는 청구동 삼성아파트경로당, 전날에는 중림동 중림경로당과 삼성사이버경로당을 차례로 방문했다. 냉방시설 가동 여부, 실내 온도와 쉼터 환경 등을 살피고 주민들의 의견을 들었다. 한 어르신은 이날 현장에서 “다른 무더위쉼터도 있지만 우리가 가장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은 경로당”이라며 “주말에도 경로당을 쉼터로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구는 이후 경로당별 운영 여건을 확인하고 수요 조사를 거쳐 지난 1일부터 경로당 무더위쉼터를 주말에도 개방하기로 했다. 현재 구는 31개 경로당을 무더위쉼터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고령층 주민 이용이 많은 22개 경로당은 운영 기간을 약 한 달 연장해 오는 9월 30일까지 개방한다. 열대야에 취약한 어르신들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도록 안전숙소 4곳도 함께 운영한다. 구는 폭염특보가 이어지는 동안 독거노인 등 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안부 확인도 강화한다. 구청·동주민센터·보건소 직원과 복지인력 등이 수시로 안부를 확인하고 폭염 행동 요령을 안내한다.
  • 공정위, 소비자 단체소송 사전허가제 폐지 추진… 담합엔 엄정 대응

    공정위, 소비자 단체소송 사전허가제 폐지 추진… 담합엔 엄정 대응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단체가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려면 사전에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도의 폐지를 추진한다. 법원 허가 제도로 인해 유명무실해진 소비자 단체소송을 활성화하기 위한 취지다. 공정위는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같은 내용의 2026년 하반기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독과점 구조 개혁과 공정 성장 기반 구축’을 목표로 ▲민생분야 공정거래질서 확립, ▲경제주체 간 힘의 불균형 완화, ▲디지털시장 혁신 생태계 조성, ▲대기업집단 경제력 집중 완화 등 네 가지 핵심 과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공정위는 소비자 단체소송의 법원 허가제를 폐지해 대규모 소비자 피해에 대한 구제 수단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소비자 단체소송은 기업이 소비자의 생명·신체·재산에 대한 권익을 직접 침해하고 그 침해가 계속되는 경우 소비자단체가 금지·중지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다. 다만 일반 소송과 달리 법원에 소송 허가를 받아야 한다. 소송 제기가 까다롭다 보니 2008년 제도 도입 이후 소송이 제기된 사례는 8건에 그쳤다. 아울러 향후 소비자 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예방적 금지청구권’도 도입한다. 담합 등 민생 침해 행위에는 엄정 대응한다. 반복 담합 업체에 등록취소·영업정지 제도를 도입하고, 독과점 지위를 남용하거나 담합한 업체에 지분매각·영업양도 등의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추진된 관련 과제를 전수 점검한다. 민생 분야 소비자 피해도 방지한다. 예식장 식대 계약 시 신랑·신부에게 각자 보증을 요구하는 불공정한 관행을 시정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승인 시 운임, 공급좌석, 서비스 변경 등과 관련해 대한항공에 부여한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는지 철저히 점검한다. 코레일과 SR의 합병 역시 소비자 권익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심사한다는 방침이다. 갑을 분야 불공정행위는 엄정 제재한다. 조선, 플랜트, 전력 등 국가기반 산업에서 불공정 하도급을 집중 점검하고, 건설 등 산업재해 빈발 분야에서 하도급 업체에게 안전관리 비용·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를 제재한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영세 주유소도 지원한다. 이를 위해 혼합판매를 허용하고 사후정산을 폐지하는 내용의 석유유통 업종 표준대리점계약서를 개정한다. 디지털 시장과 관련해선, 플랫폼 분야의 공정 거래 질서를 확립하고 입점업체의 높은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플랫폼공정화법’, ‘배달플랫폼법’의 국회 입법 논의를 지원한다. 오픈마켓, 배달, 숙박 등 플랫폼 3대 분야에 대해 수수료, 대금 정산기간, 입점업체 피해 현황 등을 실태 조사한다.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완화도 추진한다. 부당 내부거래를 집중 감시하고, 총수 2세 회사에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행위 등을 통한 경영권 부당 승계도 차단한다. 대기업의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지배구조 관련 공시 항목을 추가하고, 반복 공시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다. 공정위만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을 고발할 수 있는 ‘전속고발제’를 개편한다. 일정 수 이상 국민, 중앙행정기관, 광역 지방정부에 직접 고발권을 부여해 공정위 고발 독점을 해소하되, 책임 있는 고발권 행사를 위해 개별 국가기관별 ‘고발심의위원회’를 운영한다. 지방정부에도 하도급, 가맹, 대리점, 표시광고 분야에서 조사·처분권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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