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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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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끝’ 알아사드에 전방위 압박 통할까

    유혈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시리아에 대해 국제사회가 전방위 압박을 가하면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이제 남은 시간은 별로 없어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서방 국가 지도자들의 요구대로 자진 사퇴를 받아들일지, 아니면 국제여론을 무시하고 무력진압을 계속할지 선택의 기로에 섰다. 국제사회는 자산동결, 수출입 금지 등 시리아에 대한 경제 제재 강화를 통해 알아사드 정권의 숨통을 죄겠다고 하나 중동지역 전문가들은 ‘독재자의 딜레마’에 빠진 알아사드가 순순히 권좌에서 내려올지 속단하긴 이르다고 지적한다. 영국, 프랑스, 독일, 포르투갈, 스페인 등 유럽 5개국 정상들은 18일(현지시간) 시리아에 제재 조치를 가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대시리아 결의안에는 시리아에 대한 무기수출 금지와 자산동결, 여행금지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도 시리아 제재 추가 조치를 내놨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알아사드의 퇴진을 처음으로 요구하는 한편 시리아 정부 소유의 모든 미국 내 자산 동결과 시리아 석유산업과 관련된 모든 거래 금지 등을 발표했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학살 혐의로 시리아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도록 안보리에 요청했다. 내비 필레이 인권위원회 대표는 “시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침해와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증거를 유엔 진상조사위원회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이런 노력이 알아사드의 하야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은 부정적이다.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앤드루 타블러 연구원은 “알아사드는 이미 너무 많은 폭력을 자행했기 때문에 스스로 물러나기 어려운 ‘독재자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자진 사퇴한 뒤 재판을 받고 있는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사례가 그에겐 반면교사로 작용할 수 있다. 이집트 언론은 이날 무바라크 측근의 말을 인용해 무바라크가 알아사드의 퇴진을 조언했다고 보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추락’ 아시아나機 기장 15억 빚더미?

    지난달 28일 제주 해역에서 추락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조종사에게 15억원대의 빚이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금융당국에 조사를 의뢰하겠다고 5일 밝혔다. 추락 화물기 기장은 사고 직전 30억여원 규모의 보험에 집중적으로 가입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됐다. 사고조사위원회는 “해당 조종사가 여러 건의 보험에 가입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해당 조종사의 채무와 보험가입 여부 등에 대해 금융당국에 정식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내 한 언론이 “화물기 기장이 15억여원을 시중 은행에서 빌렸고 올 초 20여년간 살았던 아파트를 팔고 지방으로 이사를 가는 등 채무 관계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사고조사위 관계자는 “채무 관계나 보험 가입 등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아직 사고 원인과 직접적으로 연결 지을 수는 없으며 일단 블랙박스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기장의 가족들은 “도대체 부채의 규모가 어디서 알려졌는지 모르겠지만 터무니없는 액수”라면서 “기장의 명예를 더 이상 훼손시키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료 기장들도 “그의 연봉을 생각하면 그렇게 많은 빚이 아니다.”면서 “확실한 정황도 없는데 신상털기, 몰아가기 보도를 계속한다면 언론을 상대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또 채권기관으로 지목된 시중은행 측은 “실종된 기장의 개인 정보라서 대출 규모가 얼마인지 등 금융 거래 정보를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 “조사위가 요청할 경우 법률 검토 작업을 거쳐 거래 자료에 대한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은행권 관계자는 “사고 기장이 10억원이 넘는 대출을 은행권에서 받았다면, 담보나 보증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준규·홍희경기자 hihi@seoul.co.kr
  • 추락 아시아나기 미궁속으로

    지난달 28일 제주 인근에서 추락한 아시아나항공 소속 화물기(B747)의 수색작업이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수색작업이 8일째를 넘겼지만 태풍까지 북상하면서 수색에 나선 함정과 항공기 등이 철수에 들어갔다. 블랙박스는 30일간 수중에서 음파를 발사하도록 설계돼 있어 오는 27일까지 발견하지 못하면 수색 작업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크다. 사고 조사에만 수년의 시간이 허비될 수 있다는 뜻이다. 4일 국토해양부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등에 따르면 군·경합동수색대는 경비함 4척과 함정 3척 등 모두 8척의 선박과 항공기 4대를 동원해 제주공항 서쪽 120㎞ 해상을 샅샅이 훑고 있다. 음파탐지기인 사이드스캔 소나 5대를 동원해 수심 80m의 해저를 수색하면서 블랙박스와 실종자 등을 찾고 있다. 국토부 항공정책실 관계자는 “한때 블랙박스의 신호음을 확인한 것으로 보고받았으나 잘못된 보고였다.”면서 “기존 100㎞ 안팎의 수색범위를 가로 34㎞, 세로 28㎞까지 좁혀 수색 중이나 태풍까지 겹쳐 작업이 지체되고 있다.”고 전했다. 수색대는 함정을 철수시키는 대신 국립해양조사원의 표류예측시스템을 동원해 부유물의 이동경로를 살피기로 했다. 현장에는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 조사관들과 제작사인 보잉사 관계자, 일본의 특수해양 구조선 등도 동원됐으나 블랙박스의 위치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에 따라 화물기의 추락 원인을 밝히는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김한영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여러 정황으로 봤을 때 화재가 원인인 것은 분명하지만 액체 속에 이온화된 리튬이온전지를 발화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다른 화물들도 규정에 따라 탑재한 만큼 수색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발사 실패 나로호, 원인 규명도 ‘실패’

    발사 실패 나로호, 원인 규명도 ‘실패’

    지난해 6월 10일 발사 뒤 공중 폭발한 한국형발사체 나로호(KSLV-1) 2차 실패의 원인규명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측이 제작한 2단 로켓에서 뚜렷한 문제점을 찾아내지 못한 상황에서 러시아 측이 1단 로켓 및 연결부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1년여간 양국이 벌여온 조사위원회의 활동은 양측이 책임소재를 별도로 두지 않고, 3차 발사를 진행하는 ‘정치적 방식’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3차 발사는 내년 7~8월쯤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달 27~2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나로호 2차 발사에 대한 ‘제1차 한·러 공동조사단 회의’를 개최했다고 3일 밝혔다. 공동조사단은 계약 당사자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러시아 흐루니체프사가 1년간의 조사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자 양국 정부가 직접 나서 실패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구성됐다. 양측 전문가들은 ▲1단 로켓 제어시스템 오작동 ▲1단 추진기관 시스템 오작동 ▲과하중에 의한 1단의 구조적 파괴 ▲단분리장치 오작동 및 산화제 순환 시스템 오작동 ▲비행종단시스템(FTS) 오작동 등 5가지 가설을 세우고 기술검토를 해왔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그러나 회의에서 양측은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교과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국과 러시아 양국은 원인규명이 불가능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교과부 핵심 관계자는 “항우연과 국내 전문가들의 검토에서 2차 로켓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1차 로켓이나 연결부에서 오작동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입증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항우연과 흐루니체프사가 체결한 계약에는 러시아는 1차 로켓과 연결부에 대한 기술적 정보를 한국 측에 알리지 않도록 적시했다. 애초부터 러시아가 문제가 없다고 하면 한국은 검증할 방법이 없는 계약이었다. 특히 러시아는 이번 회의에서 1차 로켓 발사와 관련된 수치들을 특별히 한국 측에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1차 로켓 관련 자료에 뚜렷한 문제가 있다면 러시아가 자료를 전달할 리 없지 않으냐.”면서 “만약 문제가 있거나 러시아가 자료를 조작했더라도 검증할 수 있는 국내 로켓 전문가가 없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회의 말미에 “더 이상의 회의는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국 측이 이에 “자료를 검토한 후에 다시 얘기하자.”고 요구하자 다음 달 말 2차 회의를 열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나로호 2차 발사 실패 원인은 양국 합의 아래 애매모호한 형태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어느 한쪽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고, 러시아와 한국이 각각 1단과 2단 로켓을 자비로 제작해 3차 발사를 실시하는 방안이 확실시되고 있다. 교과부는 한국이 자체 우주발사체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이전을 노린 러시아가 한국에 책임을 떠넘기는 등의 무리수는 두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인사]

    ■기획재정부 ◇전보 △경제정책국 자금시장과장 이형일 ■국토해양부 ◇과장급 전보 △운항정책과장 김재영△운항안전〃 장만희△항공관제〃 김상수△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사무국장 문길주 ■국세청 ◇과장급 전보 △서울지방국세청 국제조사2과장 박재형◇복수직 서기관 전보△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조사2과 고근수 ■특허청 ◇일반직 고위공무원 전보 △특허심판원 심판장 천세창◇부이사관 승진△국제지식재산연수원 교육기획과장 이재우 ■울산시 ◇4급 승진 △예산담당관 신원수△법무통계담당관 이선봉△산업진흥과장 이상찬△환경정책〃 이원해△체육지원〃 김찬수△의회 입법정책담당관 조민종△의회 전문위원 이상호△하수관리과장 김동훈△보건환경연구원 환경연구부장 이진열△울주군 보건소장요원 한삼규◇전보△문화예술과장 장수래△건설도로〃 장한연△종합건설본부 관리부장 김치진△도시계획과장 정지식△상수도사업본부 급수부장 김도헌△종합건설본부 시설부장 김영태◇전출△북구 국장요원 조한희 ■전북도 ◇승진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 관광산업부장 강건순△의회사무처 의사담당관 윤재구△창업지원과장 김동룡△수산기술연구소장 김연수◇직위승진△세무회계과장 직무대리 김진술△기업인력지원과장 〃 박상기△새만금사업범도민지원위원회 파견 김종열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총장>△교학 이용훈△연구 백경욱△ICC 조동호<처장>△연구 홍성철 ■한국외대 <연구소장>△영미 이동일△철학 박치완△글로벌경영 채명수△환경과학 박갑성<부학장·부원장>△서양어대 정민영△어문대 손영훈△경상대 이상직△자연과학대 김해조△통번역대학원 황지연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장 이주혁△기획조정실장 김대용△대외협력〃 이승훈 ■한국투자신탁운용 ◇보임 △최고투자책임자(CIO) 김영일
  • “우토야섬 민주주의 성지로 만들자”

    노르웨이 테러 악몽의 반복을 막기 위한 각계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참극의 현장인 노르웨이 우토야섬 노동당 청소년 캠프장을 모든 청소년을 위한 민주주의 교육 현장으로 만드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는 지난 22일 발생한 연쇄테러 사건에 경찰과 보안 당국이 제대로 대응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7·22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총리는 “이번 사태의 교훈을 얻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특별위원회는 무엇이 제대로 작동했고, 작동하지 않았는지 밝히기 위해 독립적인 조사 활동을 수행할 것”이라면서 “1년 안에 의회에 보고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의 대테러 전문가들은 2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번 테러와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정보 교환 차원의 논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AFP가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부호들도 비극의 땅으로 변한 우토야섬을 살리려는 도움의 손길을 뻗고 있다. 노르웨이 10대 부호 중 한 명인 호텔 재벌 페터 스토르달렌(48)은 이날 우토야섬을 ‘청소년 민주주의 전당’으로 재건하기 위해 세계적인 모금 운동에 나섰다. 북유럽과 발트해 연안 지역에 최고급 호텔 체인을 거느리며 개인 재산만 85억 크로네(약 1조 6500억원)에 이르는 스토르달렌은 젊은이들이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는 없다면서 우토야섬을 청소년들에게 민주주의를 고취하고 정치적 ‘깨달음’을 주는 장소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국 가수 겸 작곡가 크리스 드버그 등 영국, 미국 예술가들의 도움을 받아 우토야섬을 살리겠다.”면서 “이미 여러 예술가들이 지원을 약속했으며, 모금액은 현재 800만 크로네로 이번 주말에는 1000만 크로네를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친일 vs 항일’ 그 후손들의 극과 극 삶

    ‘친일 vs 항일’ 그 후손들의 극과 극 삶

    일제 강점기, 같은 시대였지만 너무 다른 두 삶이 있었다. 친일의 길과 항일의 길. 일제로부터 귀족 작위와 은사금을 받은 조선귀족들의 삶은 윤택했고, 그 후손들도 조상의 후광을 입어 좋은 교육을 받고 양지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독립운동을 하고자 재산을 내던지고 자식들의 목숨까지 나라에 바쳤던 독립 운동가들은 머나먼 이국 땅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후손들의 고통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19일 밤 10시 방송되는 KBS 1TV의 ‘KBS 시사기획 10’에선 친일의 길을 걸었던 사람들과 항일의 길을 걸었던 사람들의 과거와 후손들의 현재를 병치해 보여줌으로써 대한민국의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친일재산조사위원회가 친일 행위자의 재산을 국고에 귀속한 지도 어느덧 5년이 지났다. 친일 행위자 160여 명의 재산을 국가에 귀속됐지만, 대부분 후손들이 반성하지 않고 소송 대열에 뛰어들어 친일재산조사위원회가 해체된 지금도 60여 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친일 재산 환수법 자체가 위헌이라며 위헌 소원을 낸 후손도 다수이다. 아버지의 아버지가 한 행동에 대해 후손이 얼마만큼의 책임을 져야 하는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독립운동가들의 삶은 어떠할까. 우당 이회영 일가는 전 재산 600억 원을 처분해 마련한 돈을 초석으로 독립군 양성기관인 신흥무관학교를 만들었다. 신흥무관학교 졸업생들은 독립군 교관으로 투입되면서 청산리 전투나 봉오동 전투의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이회영 6형제는 ‘오성과 한음’으로 유명한 이항복의 10대손으로 조선 시대에만 정승 판서를 9명이나 배출한 조선 최대 명문가 집안 출신이다. 하지만,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지도층부터 나서야 한다는 신념으로 만주에 집단망명해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이회영은 일제의 고문 끝에 1932년 사망했다. 조선 최대 부호였던 둘째 이석영도 1933년 굶주림으로 사망했다. 이석영의 두 아들도 모두 중국에서 사망해 결국 절손이 되는 비극을 당했다. 신흥무관학교의 또 다른 주역이자 임시정부 국무령을 지낸 이상룡 선생은 안동에 있는 99칸 대저택인 임청각을 소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술국치 직후 독립운동을 하겠다고 집을 버리고 중국으로 집단망명을 해 결국 중국 땅에서 사망했다. 집안에 독립운동가만 9명, 후손들은 독립운동에 대한 보상은커녕 학교에 다니려고 고아원에 입소하는 등 모진 가난을 겪어야 했다. 더욱이 해방 이후 60년이 지난 지금도 임청각의 소유권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제작진이 이들의 사연을 취재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KBS 수신료 인상안 6월 국회 넘길 듯

    KBS 수신료 인상안 처리가 6월 국회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이 30일 임시국회가 끝날 때까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회의장을 점거하며 한나라당의 KBS 수신료 인상안 강행처리를 막아섰고, 한나라당 지도부도 8월 처리를 고려하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인 전재희 문방위원장도 “몸싸움을 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8월 처리를 시사했다. 수신료 인상안 처리가 ‘민주당 당 대표실 불법도청’ 사건과 맞물린 점도 주요 요인의 하나다. 민주당은 29일 이틀째 문방위원장석과 회의장 점거를 이어갔다. 의원총회, 최고위원회의, 불법도청 진상조사위원회 회의도 모두 문방위 회의장에서 열고 순번조를 짜 문방위 개회를 막았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의총 연석회의에서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수신료 인상은 결코 없다는 원칙을 지킬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의 날치기 처리 시도는 KBS의 환심을 사고, 민주당과 KBS를 이간시키려는 정치적 꼼수”라고 비판했다. 27일 여야가 합의한 국회선진화법 위반이란 비판에는 “한나라당이 날치기를 공공연히 선언하는데 수신료 인상을 방치할 수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KBS 수신료 처리 배경과 국회 당 대표실 도청 의혹을 연계하며 제3의 전달자에 초점을 맞췄다. 그 일환으로 지난 24일 문방위에서 민주당 최고위원·문방위원 회의 녹취록을 공개 낭독한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을 경찰에 고발하는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다. 불법도청 조사단장인 천정배 최고위원은 “한 의원이 내일 정오까지 누구에게서 어떤 경위로 녹취록을 입수했는지 밝히지 않으면 법적·정치적 책임을 묻기 위해 모든 수사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KBS 수신료 인상과 관련해 이해당사자인 KBS 측이 연루돼 있다는 결정적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KBS가 준 게 확실하다.”고 전했다. 한선교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KBS 측으로부터 직접 받은 게 아니고 제3자로부터 민주당에서 나온 것이라며 전달받았다.”고 주장했으며, 경찰 수사에 대해서는 “난 제보자를 보호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도핑방지委 “마라톤 약물 복용 혐의없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가 일부 마라톤 선수들의 금지 약물 사용 의혹에 대해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도핑방지위는 지난 24일 경찰에서 금지 약물 투여 혐의와 관련한 지도자와 선수 등 24명의 내사자료를 넘겨받아 분석한 결과 도핑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28일 밝혔다. 도핑방지위는 선수들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페로빈’ 주사약은 지난해 8월부터 판매된 것으로, 금지약물이 아니며 헤모글로빈을 정상 수치로 올리지만 그 이상으로 높이지는 못해 ‘의사 진료에 의한 사용’은 규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주사량이 50㎖를 넘지 않고 투여 시간 간격이 6시간 이상이라면 문제가 없다며 병원에서 의사가 ‘빈혈제를 주사한다’고 설명하면 합법적인 진료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도핑방지위는 병원을 벗어나 투여하면 ‘금지방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금지방법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한육상경기연맹은 경찰에 투서해 파문을 일으킨 당사자를 색출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연맹은 잠실종합운동장 사무실에서 오동진 회장 주재로 이사회를 열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허위 제보자를 가려내기로 했다. 조사위 산하에 변호인단과 의료지원단도 두고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연맹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끝나는 9월 4일 이후 이 작업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당장 실체를 파악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나오자 시기를 앞당겼다. 연맹 관계자는 “대표팀의 사기는 물론 육상인의 명예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조사를 진행하면 흐지부지될 수도 있어 당장 진상 파악에 나서자고 이사들이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말했다. 앞서 강원지방경찰청은 일부 마라톤 선수들이 금지약물을 주입했다는 첩보에 따라 내사에 나섰다가 혐의를 확인하지 못하고 지난 23일 내사종결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육상聯 ‘약물 마라톤’ 조사위 가동

    마라톤 선수들의 불법 약물투여 의혹과 관련,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강원경찰청은 수사대상을 국가대표급과 고교생을 포함해 30여명으로 잡았다. 연맹은 17일 “지난해부터 약물사용 의혹을 조사해 정 감독으로부터 금지약물을 사용한 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다만 생리를 겪는 여자 선수들에게 체력강화 차원에서 철분제가 들어간 약물을 주사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일부가 사용한 약품은 금지약물에 해당하지 않는다. 분석을 의뢰받은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는 인체에 철분이 부족할 때 주로 복용하는 ‘페로빈 주’로 확인했다. 그러나 금지된 복용 방법이냐가 문제로 남는다. 치료제를 처방전 없이 임의로 경기력 향상을 위해 주사했는지가 관건이다. 정만화(51) 대표팀 감독과 지영준(30) 등 대표급 선수들은 결백을 호소했다. 춘천 조한종·서울 장형우기자 bell21@seoul.co.kr
  • 한국여성 토막 살해 일본인 살인 아닌 상해치사죄 확정

    한국 여성을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토막 내 유기한 일본인에게 살인죄 대신 상해치사죄가 확정되게 됐다. 일본 법원이 ‘살해 의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살인죄 대신 상해치사죄를 적용하자 일본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데 따른 것이다. 9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시카와현 가나자와 지검은 살인과 시체손상·유기 혐의로 기소돼 징역 18년이 구형됐지만 상해치사죄로 징역 9년이 선고된 이누마 세이이치(61·무직) 사건에 대해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가나자와 지검은 “(피해자의) 머리 부분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인이 확실하지 않다.”며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항소 포기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 과정을 지켜본 대한변협 진상조사위원회 관계자는 “피해자 유가족이 일본 검찰에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유가족은 같은 재판부에 손해배상명령을 신청한 상태다. 재판부는 “범인의 왼손이 우연히 피해자의 목에 닿은 탓에 사망했다.”는 피고 측의 주장을 수용했다. 이누마는 2009년 6월께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차 안에서 한국 여성 강모(2009년 사망 당시 32세)씨의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해 살해한 뒤 흉기로 머리를 잘라냈고, 시신을 트렁크에 넣어 산속에 버렸다. 이 트렁크는 지난해 3월 29일 발견됐고, 이누마는 수사가 벌어지자 수사에 압박을 느끼고 4월 1일 경찰에 자수했다. 하지만 가나자와 지방재판소(지방법원)는 지난달 27일 “시신을 해부한 의사 증언으로는 (강씨의) 사인이 목을 조른 질식사였는지 목 부분의 신경을 우연히 눌러 사망케 됐는지 의문의 여지가 있다.”며 살인죄 대신 상해치사죄와 시체손상·유기죄를 적용해 징역 9년을 선고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한 - 러 나로호 발사 실패원인 공동조사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I)의 2차 발사 실패 원인이 1년이 지나도록 민간 차원의 원인 규명 작업에 진척이 없자 한국과 러시아 양국 정부가 직접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달 중 러시아 연방우주청과 함께 양국 정부 차원의 한·러공동조사단을 구성, 나로호 2차 발사 실패 원인 조사에 착수한다고 9일 밝혔다. 양국 정부는 나로호 발사의 계약 당사자인 항공우주연구원과 1단 로켓을 개발한 러시아 흐루니체프사가 아닌 중립적 전문가 30명 안팎으로 공동조사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항우연과 흐루니체프사 전문가로 구성된 기존 한·러 공동조사위원회(FRB)의 활동은 잠정 중단된다. 양성광 교과부 전략기술관은 “한·러 정부가 중립적인 입장에서 원인을 규명, 드러난 문제를 보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줄잇는 정치권 저축銀 비리 연루 의혹

    민주당 저축은행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6일 부산저축은행의 퇴출 저지 로비 의혹 과정에 한나라당의 부산 출신 의원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산저축은행이 퇴출 저지 로비를 위해 대책회의를 열어 청와대에 탄원서 두 통을 작성해 제출하기로 결정했었다.”면서 “이 과정에서 역할을 한 분이 한나라당의 부산 출신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탄원서 한 통이 (해당 부산 의원 측 인사를 통해) 청와대의 한 분에게 전달된 것은 어느 정도 확인됐으며, 나머지 한 통이 어떻게 됐는지는 계속 파악·추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부산 의원이 누구인지, 대책회의 소집 시점이 언제인지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박 전 원내대표는 또 “모모 인사들이 구속기소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을 면담했다는 제보가 있어 서울구치소에 면담 기록을 요청했다.”면서 “신 명예회장은 이미 두 번 감옥에 갔다왔고 140억~150억원의 돈을 미납한 채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했는데, 어떻게 이러한 로비가 이뤄졌는지,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동생인)박지만씨와 그 부인 서향희씨의 행동들이 밝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민주당 우제창 의원이 강원저축은행을 위해 금융감독원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우 의원은 지난 3월 금감원 측에 전화를 걸어 강원저축은행에 대한 적발 내용을 보고하도록 했으며, 금감원 관계자들이 우 의원을 만나 조사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금감원은 강원저축은행 비리에 대해 검찰 수사를 의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이 비리 혐의에 대한 검사 도중 의원에게 보고를 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우 의원이 강원저축은행에 대한 징계수위를 낮추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대해 우 의원은 “금감원 측을 불러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며 “저축은행 측에서 금감원 검사가 강압적으로 이뤄진다는 불만이 제기돼 저축은행 측의 소명 기회를 달라고 전달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강주리·안석기자 jurik@seoul.co.kr
  • [WHO & WHAT] ‘위험천만 美우주왕복선의 비행’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 & WHAT] ‘위험천만 美우주왕복선의 비행’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이달 28일 인류과학의 큰 별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미국의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호가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를 박차고 올라 마지막 비행을 하고 나면 파란 하늘이 아닌 까만 우주를 날아다녔던 ‘스페이스 셔틀’은 박물관에서 관람객들과 여생을 보내게 된다. 1981년 4월 12일 컬럼비아호가 처음으로 하늘을 난 이후 챌린저, 디스커버리, 애틀랜티스, 엔데버 등 대항해시대 유명 탐험선들에서 이름을 따온 5형제가 비행한 횟수는 총 135회. 거리는 8억 5000만㎞에 이른다. 그러나 우주왕복선의 탄생이 사기극에 가까웠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69년 대통령에 오른 리처드 닉슨은 막대한 예산이 투자되는 우주개발 계획을 탐탁지 않아 하며 항공우주국(나사)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나사는 한번 쏘면 재사용할 수 없는 로켓 대신 얼마든 재활용이 가능한 우주왕복선을 제작하겠다고 제안했고, 이에 솔깃한 닉슨은 이를 받아들였다. 심지어 나사는 1주일에 1회, 연간 50회씩 비행이 가능하다고 닉슨을 속였다. 우주왕복선은 ‘돈 먹는 괴물’이었다. 한번 사용한 부품은 대부분 교체해야 했다. 지금까지 미국이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에 투입한 돈은 1500억 달러(약 162조원)가 넘는다. 1986년에는 챌린저호가 발사 73초 만에 폭발하는 장면이 전 세계로 생중계됐고, 2003년에는 컬럼비아호가 귀환 중에 역시 폭발하면서 미국과 과학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 이번 호 주인공은 퇴역하는 우주왕복선 3대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먼(1918~1988)이다. 아인슈타인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로 꼽히는 파인먼은 ‘파인먼씨 농담도 잘하시네’ 등 저서를 통해 대중과 호흡하는 학자로 이름을 떨쳤다. 특히 1986년 챌린저호 폭발 사건의 조사위원회에 참여, 원인을 규명하기도 했다. 우주왕복선을 만난 파인먼은 그들이 얼마나 위험한 비행을 했는지 그 비밀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파인먼:이렇게 무사히 만나게 돼 반갑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애틀랜티스를 제외하고는 이제 편히 쉴 일들만 남았네. 엔데버 자네는 내가 세상을 떠난 후에 만들어졌는데, 나 같은 물리학자가 왜 우주왕복선의 모임에 나타났는지 궁금하지 않나? 엔데버:제가 1992년에 태어났으니까 1988년에 돌아가신 선생님을 뵐 기회가 없었죠. 그래도 그 명성만큼은 익히 들었습니다. 1986년 챌린저 형님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 조사위원회인 로저스위원회(국무장관을 지낸 윌리엄 로저스가 당시 위원장을 맡았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위원장의 이름을 따 위원회 이름을 부른다. 부위원장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이었다)에 참여하셨죠? 그때 얘기를 좀 듣고 싶은데요. 파인먼:사실 나한테도 우주왕복선은 TV로나 보던 존재였지. 그래서 처음에 나사에서 전화를 받았을 때는 거부할 생각이었어. 그런데 집사람(기네스 파인먼)이 “모두가 몰려다니면서 정치를 할 게 뻔한데, 제대로 조사를 할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했고, 난 멍청하게 우쭐해서 그 말을 받아들였지. 디스커버리:그래도 사고 원인을 찾아내셨잖아요. 파인먼:글쎄. 세상에는 내가 챌린저가 발사되던 날의 기온이 크게 낮았고, 그 때문에 연료통의 틈새를 메우는 고무 O링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연료가 유출됐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져 있지. 하지만 그 문제를 처음 알아낸 것은 국방부의 커티나 장군이었어. 난 단지 그 문제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애썼을 뿐이지. 애틀랜티스:선생님이 다른 사람들이 회의를 하는 동안 얼음물을 달라고 해서 실제로 O링을 넣어 뒀다가 보여 줬던 그 장면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공개회의였는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그러신 건가요? 파인먼:아무도 나한테 O링을 주지 않았는데, 회의장의 모형에 O링이 있었고 그걸 실험할 수 있는 곳이 거기뿐이었거든. 사실 조사 과정에서 나사와 관련 회사들이 얼마나 일을 엉망으로 하고 있는지를 뼈저리게 느꼈고, 수많은 부분을 감추려 하고 있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어. 챌린저 폭발의 원인이 단순히 O링 때문이라고만은 할 수 없지. 디스커버리:이제 뭐 다 지난 일이고 정권도 여러 차례 바뀌었으니 구체적으로 좀 얘기를 해주시죠. 파인먼:120일이 조금 넘는 조사기간 동안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거기에 가서는 안 됩니다. 우리랑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라는 말이었지. 누군가 자기들을 파헤치고 다니는 게 불편했던 것이지. 무엇보다 우주왕복선은 사람이 만들고 탄 물건 중에 가장 위험했거든. 너희들은 실제로는 폭탄이나 다름없지. 우주왕복선의 설계상 사고 확률은 100~450회 비행당 1건으로 돼 있어. 군용기가 2만 2000회 비행당 1회, 민간 여객기가 100만건당 1회로 계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말도 안 되게 높은 위험도지. 그런데 나사는 이걸 민간 여객기와 같은 100만분의1이라고 발표했거든. 엔데버:어떻게 그런 계산이 나왔죠? 파인먼:“우주왕복선에는 사람이 타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 때문이야. 숫자 조작을 한 거지. 실제로 우주공간에서의 임무를 제외하고, 비행과정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착륙할 때 바퀴를 꺼내는 버튼 하나를 누르는 것밖에 없거든. 그 밖에도 부품들에 생기는 문제를 규정 변경을 통해 허용치로 바꾸거나 엔진 터빈에 생긴 균열도 ‘파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용 가능으로 판정하기도 했어. 조사 과정에서 보니까 엔진, 부품, 연료 등 많은 부분에서 현장 기술자들이 발사를 반대했는데 윗선에서 묵살했더라고. 디스커버리:그런데 왜 무리해서 발사를 한 거죠? 파인먼:챌린저가 폭발한 1986년 1월 28일은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가 예정돼 있었지. 영화배우 출신답게 쇼를 좋아했던 레이건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챌린저호의 우주인과 교신을 하려고 했던 게 무리한 발사의 원인이었다고 봐야지. 특히 챌린저에는 일반인이었던 과학교사 매컬리프 부인이 타고 있었는데 극적 효과로는 최고였겠지. 챌린저가 얼마나 무리한 발사를 하는지 알고도 탔을 만큼 매컬리프 부인이 용감했는지는 별개로 쳐야겠지만 말야. 애틀랜티스:결국 그때 나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제안을 하셨고, 실제로도 많은 개선이 이뤄졌잖아요. 그런데 2003년에 큰형님인 컬럼비아호가 또 불행한 사고를 당했어요. 왜 그런 일이 일어난 거죠? 파인먼:그건 내가 세상을 떠난 후여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우주왕복선이 워낙 위험한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 같군. 외부적으로는 발사 단계에 타일이 떨어져 나가면서 돌아올 때 열을 견디지 못해 폭발했다고 하던데. 일각에서는 나사가 1990년대 후반에 구조조정을 심하게 하면서 관리와 정비 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하더구먼. 자, 사고 얘기는 이쯤에서 마치고, 이제 30년간의 우주비행을 마치고 각자의 안식처(디스커버리는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 엔데버는 캘리포니아과학센터, 애틀랜티스는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로 옮겨지게 됐는데 마지막으로 각자 일생에서 가장 보람찼던 순간을 되돌아볼까? 디스커버리:전 ‘지구의 눈’으로 불리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1990년 4월에 우주로 올려놨죠. 사람들이 총천연색 우주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 것은 제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지금까지 우주왕복선 5대가 기록한 우주비행 135회 중 39회가 제 차지였습니다. 애틀랜티스:저 역시 허블망원경의 수리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2003년 2월 컬럼비아 형님이 허블망원경을 수리하고 돌아오다가 사라진 이후 나사는 “국제우주정거장(ISS) 이외에는 우주왕복선을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했죠. 하지만 미국 과학자들은 물론 전 세계에서 허블망원경을 계속 보게 해 달라는 운동이 벌어졌고, 그 결과 제가 다시 허블망원경으로 향할 수 있었죠. 그리고 전 가장 마지막으로 하늘을 난 우주왕복선으로 역사에 남을 겁니다. 이달 말 비행으로 말이죠. 엔데버:하늘에 떠 있는 가장 큰 인공구조물인 ISS는 제가 주도한 작품입니다. ISS 내 우주인 투입이나 우주인들이 체류하는 데 필요한 물품 공급, 배터리 교체, 로봇 팔 설치 등이 모두 저를 통해 이뤄졌죠. 2007년에는 저를 타고 우주로 간 우주인들이 선생님이 돼 지구의 아이들에게 과학교실을 열기도 했죠. 이젠 모두 지나간 추억이 됐지만 말이에요. 언젠가 제 후배들이 태어난다면 이런 얘기들은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의 에피소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저희 형제들과 수백명의 우주인들이 만들어낸 도전의 역사는 영원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파인먼:우주를 날아서 비행기처럼 자유롭게 활주로에 착륙한다. 정말 공상과학 소설 같은 얘기를 현실에서 보여준 자네와 나사의 과학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네. 물론 보이저(1977년 발사된 나사의 행성 탐사선. 목성과 토성을 찍었고 현재 태양계 끝에 도달해 있다)처럼 사람들의 기대를 뛰어넘어 태양계 밖 미지의 세상을 탐험하지는 못했지만 말이야. 하지만 난 여전히 자네들이 여기에서 나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한다네. 위험한 비행을 하며 형님 둘(컬럼비아·챌린저)을 먼저 보내고 자네들은 살아남지 않았는가 말일세. 우주왕복선이 이뤄낸 수많은 업적보다 내가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그들의 죽음이, 세상에 홍보용으로 전락한 과학이 얼마나 비참한 결과를 낳는지 보여 줬다는 점이라고 말하겠네. 아직도 지구 어딘가에서는 그런 일이 계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일세. 오늘 즐거웠어. 각자의 자리에서 미래의 과학자들에게 더 많은 교훈을 주기 바라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리처드 파인먼(1918.5.11~1988.2.15)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미국의 이론물리학자로 양자전기역학을 재정립한 공로로 1965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 20세기의 거시 물리학이 아인슈타인으로 대표된다면, 미시 물리학은 파인먼의 영역. 금고털이와 드럼 연주, 그림에 재능이 있었고 형식과 권위를 거부했던 것으로 유명. ●도움말 주신 분 이주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과학팀장 정홍철 스페이스스쿨 대표 이학명 과학칼럼니스트 ●참고문헌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리처드 파인먼·김희봉/ 사이언스북스) 남이야 뭐라 하건!(리처드 파인먼·홍승우/ 사이언스북스) 우리는 이제 우주로 간다(채연석/ 해나무)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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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박지만씨(박근혜 前대표 동생) ‘정조준’

    민주당이 저축은행 비리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동생 지만씨를 정조준하고 있다. 민주당은 7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추가 의혹을 제기하겠다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만 씨에 대해 여러 제보가 들어오고 있지만 지금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화요일(7일) 대정부 질문까지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지난 3일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박지만씨와 구속기소된 신삼길 전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이 ‘긴밀한 관계에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전날 트위터 글에서 “누나(박 전 대표)는 대통령을 만났고, 동생(박지만씨)은 신 명예회장과 어울리고, 올케(박지만씨의 부인 서향희씨)는 삼화저축은행 고문변호사직을 (저축은행)사태가 난 후에 사임하고, 무슨 사유들이 있을지 그것을 알고 싶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저축은행 진상조사위원회는 박지만씨와 삼화저축은행 연루 가능성을 뒷받침할 정황 증거들을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박지만씨를 겨냥하는 것은 호남 출신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의 저축은행 비리 연루설과 ‘전 정권 탓’이라는 한나라당의 공격에 대한 역공으로 볼 수 있다. 또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는 박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특히 박 전 대표측과 친이계 구주류 사이를 갈라놓을 기회로도 민주당측에서는 생각한다. 이와 관련, 박영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매일 제보가 들어오고 있고 현재 확인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 몇명 의원이 신 명예회장과 박지만씨가 친한 건 사실이라고 제게 개인적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친박근혜(친박)계는 “전형적인 정치 공세”라면서 평가절하했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이성헌 의원은 “비리와 연관된 구체적인 내용이 있으면 모를까, 단순히 아는 사이라는 것만으로 부당 거래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흑색선전”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다른 친박계 의원은 “지만씨 논란이 확대재생산되는 것을 막으려면 이번 기회에 깨끗이 털고 갈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주간기획W&W] 파인먼씨, 우주왕복선을 부탁해

    [주간기획W&W] 파인먼씨, 우주왕복선을 부탁해

     이달 28일 인류과학의 큰 별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미국의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호가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를 박차고 올라 마지막 비행을 하고 나면 파란 하늘이 아닌 까만 우주를 날아다녔던 ‘스페이스 셔틀’은 박물관에서 관람객들과 여생을 보내게 된다.  1981년 4월 12일 컬럼비아호가 처음으로 하늘을 난 이후 챌린저, 디스커버리, 애틀랜티스, 엔데버 등 대항해시대 유명 탐험선들에서 이름을 따온 5형제가 비행한 횟수는 총 135회. 거리는 8억 5000만㎞에 이른다. 그러나 우주왕복선의 탄생이 사기극에 가까웠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69년 대통령에 오른 리처드 닉슨은 막대한 예산이 투자되는 우주개발 계획을 탐탁지 않아 하며 항공우주국(나사)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나사는 한번 쏘면 재사용할 수 없는 로켓 대신 얼마든 재활용이 가능한 우주왕복선을 제작하겠다고 제안했고, 이에 솔깃한 닉슨은 이를 받아들였다. 심지어 나사는 1주일에 1회, 연간 50회씩 비행이 가능하다고 닉슨을 속였다.  하지만 우주왕복선은 ‘돈 먹는 괴물’이었다. 한번 사용한 부품은 대부분 교체해야 했다. 지금까지 미국이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에 투입한 돈은 1500억 달러(약 162조원)가 넘는다. 1986년에는 챌린저호가 발사 73초 만에 폭발하는 장면이 전 세계로 생중계됐고, 2003년에는 컬럼비아호가 귀환 중에 역시 폭발하면서 미국과 과학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 이번 호 주인공은 퇴역하는 우주왕복선 3대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먼(1918~1988)이다. 아인슈타인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로 꼽히는 파인먼은 ‘파인먼씨 농담도 잘하시네’ 등 저서를 통해 대중과 호흡하는 학자로 이름을 떨쳤다. 특히 1986년 챌린저호 폭발 사건의 조사위원회에 참여, 원인을 규명하기도 했다. 우주왕복선을 만난 파인먼은 그들이 얼마나 위험한 비행을 했는지 그 비밀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파인먼  이렇게 무사히 만나게 돼 반갑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애틀랜티스를 제외하고는 이제 편히 쉴 일들만 남았네. 엔데버 자네는 내가 세상을 떠난 후에 만들어졌는데, 나 같은 물리학자가 왜 우주왕복선의 모임에 나타났는지 궁금하지 않나?    ▲엔데버  제가 1992년에 태어났으니까 1988년에 돌아가신 선생님을 뵐 기회가 없었죠. 그래도 그 명성만큼은 익히 들었습니다. 1986년 챌린저 형님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 조사위원회인 로저스위원회(국무장관을 지낸 윌리엄 로저스가 당시 위원장을 맡았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위원장의 이름을 따 위원회 이름을 부른다. 부위원장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이었다)에 참여하셨죠? 그때 얘기를 좀 듣고 싶은데요.    ▲파인먼  사실 나한테도 우주왕복선은 TV로나 보던 존재였지. 그래서 처음에 나사에서 전화를 받았을 때는 거부할 생각이었어. 그런데 집사람(기네스 파인먼)이 “모두가 몰려다니면서 정치를 할 게 뻔한데, 제대로 조사를 할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했고, 난 멍청하게 우쭐해서 그 말을 받아들였지.    ▲디스커버리  그래도 사고 원인을 찾아내셨잖아요.    ▲파인먼  글쎄. 세상에는 내가 챌린저가 발사되던 날의 기온이 크게 낮았고, 그 때문에 연료통의 틈새를 메우는 고무 O링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연료가 유출됐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져 있지. 하지만 그 문제를 처음 알아낸 것은 국방부의 커티나 장군이었어. 난 단지 그 문제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애썼을 뿐이지.    ▲애틀랜티스  선생님이 다른 사람들이 회의를 하는 동안 얼음물을 달라고 해서 실제로 O링을 넣어 뒀다가 보여 줬던 그 장면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공개회의였는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그러신 건가요?    ▲파인먼  아무도 나한테 O링을 주지 않았는데, 회의장의 모형에 O링이 있었고 그걸 실험할 수 있는 곳이 거기뿐이었거든. 사실 조사 과정에서 나사와 관련 회사들이 얼마나 일을 엉망으로 하고 있는지를 뼈저리게 느꼈고, 수많은 부분을 감추려 하고 있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어. 챌린저 폭발의 원인이 단순히 O링 때문이라고만은 할 수 없지.    ▲디스커버리  이제 뭐 다 지난 일이고 정권도 여러 차례 바뀌었으니 구체적으로 좀 얘기를 해주시죠.    ▲파인먼  120일이 조금 넘는 조사기간 동안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거기에 가서는 안 됩니다. 우리랑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라는 말이었지. 누군가 자기들을 파헤치고 다니는 게 불편했던 것이지. 무엇보다 우주왕복선은 사람이 만들고 탄 물건 중에 가장 위험했거든. 너희들은 실제로는 폭탄이나 다름없지. 우주왕복선의 설계상 사고 확률은 100~450회 비행당 1건으로 돼 있어. 군용기가 2만 2000회 비행당 1회, 민간 여객기가 100만건당 1회로 계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말도 안 되게 높은 위험도지. 그런데 나사는 이걸 민간 여객기와 같은 100만분의1이라고 발표했거든.    ▲엔데버  어떻게 그런 계산이 나왔죠?    ▲파인먼  “우주왕복선에는 사람이 타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 때문이야. 숫자 조작을 한 거지. 실제로 우주공간에서의 임무를 제외하고, 비행과정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착륙할 때 바퀴를 꺼내는 버튼 하나를 누르는 것밖에 없거든. 그 밖에도 부품들에 생기는 문제를 규정 변경을 통해 허용치로 바꾸거나 엔진 터빈에 생긴 균열도 ‘파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용 가능으로 판정하기도 했어. 조사 과정에서 보니까 엔진, 부품, 연료 등 많은 부분에서 현장 기술자들이 발사를 반대했는데 윗선에서 묵살했더라고.    ▲디스커버리  그런데 왜 무리해서 발사를 한 거죠?    ▲파인먼  챌린저가 폭발한 1986년 1월 28일은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가 예정돼 있었지. 영화배우 출신답게 쇼를 좋아했던 레이건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챌린저호의 우주인과 교신을 하려고 했던 게 무리한 발사의 원인이었다고 봐야지. 특히 챌린저에는 일반인이었던 과학교사 매컬리프 부인이 타고 있었는데 극적 효과로는 최고였겠지. 챌린저가 얼마나 무리한 발사를 하는지 알고도 탔을 만큼 매컬리프 부인이 용감했는지는 별개로 쳐야겠지만 말야.    ▲애틀랜티스  결국 그때 나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제안을 하셨고, 실제로도 많은 개선이 이뤄졌잖아요. 그런데 2003년에 큰형님인 컬럼비아호가 또 불행한 사고를 당했어요. 왜 그런 일이 일어난 거죠?    ▲파인먼  그건 내가 세상을 떠난 후여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우주왕복선이 워낙 위험한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 같군. 외부적으로는 발사 단계에 타일이 떨어져 나가면서 돌아올 때 열을 견디지 못해 폭발했다고 하던데. 일각에서는 나사가 1990년대 후반에 구조조정을 심하게 하면서 관리와 정비 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하더구먼.  자, 사고 얘기는 이쯤에서 마치고, 이제 30년간의 우주비행을 마치고 각자의 안식처(디스커버리는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 엔데버는 캘리포니아과학센터, 애틀랜티스는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로 옮겨지게 됐는데 마지막으로 각자 일생에서 가장 보람찼던 순간을 되돌아볼까?    ▲디스커버리  전 ‘지구의 눈’으로 불리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1990년 4월에 우주로 올려놨죠. 사람들이 총천연색 우주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 것은 제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지금까지 우주왕복선 5대가 기록한 우주비행 135회 중 39회가 제 차지였습니다.    ▲애틀랜티스  저 역시 허블망원경의 수리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2003년 2월 컬럼비아 형님이 허블망원경을 수리하고 돌아오다가 사라진 이후 나사는 “국제우주정거장(ISS) 이외에는 우주왕복선을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했죠. 하지만 미국 과학자들은 물론 전 세계에서 허블망원경을 계속 보게 해 달라는 운동이 벌어졌고, 그 결과 제가 다시 허블망원경으로 향할 수 있었죠. 그리고 전 가장 마지막으로 하늘을 난 우주왕복선으로 역사에 남을 겁니다. 이달 말 비행으로 말이죠.    ▲엔데버  하늘에 떠 있는 가장 큰 인공구조물인 ISS는 제가 주도한 작품입니다. ISS 내 우주인 투입이나 우주인들이 체류하는 데 필요한 물품 공급, 배터리 교체, 로봇 팔 설치 등이 모두 저를 통해 이뤄졌죠. 2007년에는 저를 타고 우주로 간 우주인들이 선생님이 돼 지구의 아이들에게 과학교실을 열기도 했죠. 이젠 모두 지나간 추억이 됐지만 말이에요. 언젠가 제 후배들이 태어난다면 이런 얘기들은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의 에피소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저희 형제들과 수백명의 우주인들이 만들어낸 도전의 역사는 영원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파인먼  우주를 날아서 비행기처럼 자유롭게 활주로에 착륙한다. 정말 공상과학 소설 같은 얘기를 현실에서 보여준 자네와 나사의 과학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네. 물론 보이저(1977년 발사된 나사의 행성 탐사선. 목성과 토성을 찍었고 현재 태양계 끝에 도달해 있다)처럼 사람들의 기대를 뛰어넘어 태양계 밖 미지의 세상을 탐험하지는 못했지만 말이야. 하지만 난 여전히 자네들이 여기에서 나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한다네. 위험한 비행을 하며 형님 둘(컬럼비아·챌린저)을 먼저 보내고 자네들은 살아남지 않았는가 말일세. 우주왕복선이 이뤄낸 수많은 업적보다 내가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그들의 죽음이, 세상에 홍보용으로 전락한 과학이 얼마나 비참한 결과를 낳는지 보여 줬다는 점이라고 말하겠네. 아직도 지구 어딘가에서는 그런 일이 계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일세. 오늘 즐거웠어. 각자의 자리에서 미래의 과학자들에게 더 많은 교훈을 주기 바라네.     도움말 주신 분 이주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과학팀장 정홍철 스페이스스쿨 대표 이학명 과학칼럼니스트   참고문헌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리처드 파인먼·김희봉/ 사이언스북스) 남이야 뭐라 하건!(리처드 파인먼·홍승우/ 사이언스북스) 우리는 이제 우주로 간다(채연석/ 해나무)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13세 소년 피살… ‘시리아의 봄’ 씨앗 될까

    13세 소년 피살… ‘시리아의 봄’ 씨앗 될까

    13살 소년 함자 알카티브의 주검이 잦아들던 시리아의 민주화 열기에 다시 불을 지폈다.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군과 시위대 간의 첫 유혈 충돌이 발생한 데 이어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도 고조되고 있다. 다급한 시리아 정부가 부랴부랴 유화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시리아 남부 도시 다라에서 13살배기 함자가 실종된 날은 지난 4월 29일. 정부군에게 목숨을 잃은 사촌을 대신해 시위에 뛰어들었던 함자는 그러나 한 달 뒤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다. 몸에는 손과 막대기, 신발 등으로 구타당한 흔적이 역력했고 성기도 잘려 나가 있었다. 정부는 함자의 가족에게 ‘침묵’을 대가로 시신을 직접 건넸다. 유엔 아동기구인 유니세프(UNICEF)는 3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고문으로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면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가해자의 신원을 확인해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시리아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의지가 전혀 없음을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결국 일은 터졌다. 정부에 대항해 무장을 시작한 시민들과 정부군의 첫 충돌이 발생했다. 30일 탈비세흐와 라스탄 지역 주민들이 자동소총과 로켓 추진식 수류탄 등으로 무장, 강경 진압을 가하는 정부군에 맞섰다. 이 과정에서 4명의 민간인이 숨졌다. 이젠 시리아의 시위가 리비아처럼 ‘내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시리아 정부는 다급해졌다. 알아사드 정권은 유화책 카드를 내밀었다. 아동 고문과 관련해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약속했다. 정치범의 사면과 국민적 대화 기구를 만들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시리아의 관영 뉴스통신 사나(SANA)는 “대통령이 활동을 금지한 무슬림형제단을 포함, 정치범들을 석방하는 사면을 명령했다.”면서 “전 국민적 대화를 할 수 있는 위원회를 이틀 내에 만들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반응은 회의적이다. AFP통신은 “반정부 시위대들은 유화책의 규모가 너무 작고 뒤늦은 조치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저축은행 게이트] 野의 맹공… “정진석·권재진에 김두우도”

    민주당이 저축은행 비리 사태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청와대와의 정면충돌을 각오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청와대 정진석 정무수석에 이어 권재진 민정수석, 김두우 청와대 기획관리실장까지 실명을 거론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저축은행 사태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31일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정 정무수석과 관련, “신삼길 전 삼화저축은행장과 정 정무수석은 막역한 관계”라면서 “두 사람 관계는 W골프장과 청담동 한정식집에 가면 기록이 다 나온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정무수석은 현직 수석으로서 삼화저축은행 사외이사로 있었다면 대통령에게 이실직고하고 국민에게 명백히 해명했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부산저축은행 경영진 변호를 맡은 박종록 변호사를 언급하며 “권 민정수석과 사시 동기이고 친구인 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조영택 의원은 저축은행과 청와대 사이에서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박태규씨를 거론, “캐나다 도피 의혹을 받는 박씨는 포스텍, 삼성꿈나무재단이 부산저축은행에 무상증자를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는데 당시 김두우 기획조정비서관이 박씨와 아는 사이인지, 박씨에게 협의를 받은 게 있는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두우 실장은 “근거 없는 의혹 제기며 정치 공작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선숙 의원은 지난해 5월 당시 감사원장이었던 김황식 국무총리가 저축은행 부실 문제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음에도 그해 6월 부산저축은행이 증자에 성공한 점 등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감사원의 감사가 종료된 바로 뒷날 부산저축은행에 1500억원의 유상증자가 이뤄지는 등 올 2월 영업정지까지 8개월 간 누가, 왜 시간을 끌었는지 대통령은 무슨 역할을 했는지 청와대는 답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한편 박 전 원내대표는 일부 기자들에게 권 수석과 김 실장 관련, “내가 경험하기로는 좋은 사람이며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다.”고 말해 진상조사위 의원 간 엇박자가 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아르헨 공군, UFO특별조사위원회 설치

    아르헨 공군, UFO특별조사위원회 설치

    아르헨티나 공군이 미확인비행물체(UFO) 확인을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를 창설한다. 아르헨티나에선 최근 들어 UFO를 목격했다는 사람이 여기저기에서 부쩍 늘어나고 있다. 항공우주현상연구위원회로 명명될 예정인 기구는 그간 아르헨티나에서 보고된 UFO 출몰소식을 체계적으로 정리·관리하고 진위를 조사한다. 위원회에는 기상전문가, 항공엔지니어, 민간항공기 조종사, 레이더 및 위성위치시스템 전문가, UFO학 관계자 등 민간인이 대거 참여한다. 20년째 아르헨티나에서 UFO 출몰 정보를 수집하고 추적하고 있는 민간단체 UFO조사그룹(GIFAD)도 전문가를 파견한다. GIFAD 관계자는 “지난 2년간 UFO를 봤다는 사람이 부쩍 늘었지만 과학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번 위원회 창설로 실체가 확인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아르헨티나 북서부 카치라는 곳에선 주민 수백 명이 UFO로 추정되는 물체를 동시에 목격했다. 부아이레스 근교 이투사잉고라는 도시에선 3월부터 2달 동안 거르지 않고 UFO가 출몰한다는 주민들의 제보가 있었다. UFO를 촬영하려는 사진가들이 몰려들어 길마다 카메라가 서 있는 모습이 토픽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민주 저축銀 조사위 발족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 간 연석회의를 열고 합동 저축은행비리 진상조사위원회를 발족했다. 은진수 전 감사위원을 포함, 삼화저축은행 사외이사로 재직한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 감사원장 재직 시절 “오만 군데에서 압력이 온다.”고 말한 김황식 총리를 ‘저축은행 3인방’으로 명명하며 공격 수위를 높였다.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은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정 정무수석, 은 전 감사위원, 김 총리 등 3인방과 신삼길 삼화저축은행장, 이철수 부산은행 브로커만 제대로 수사하면 모든 게 백일하에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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