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정치 실질통합 첫걸음/9일 유럽의회선거 의미와 앞날
◎유권자 12개국 2억7천만명/독·불·영 등 국내정치 영향 클듯
입법기관으로서 첫시험대가 될 유럽의회선거가 오는6월 9일부터 12일까지 각 회원국에서 실시된다.12개회원국 18세이상의 유권자 2억7천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직접선거다.
특히 이번 선거는 EU회원국 시민들이 마스트리히트조약의 「유럽시민권」조항에 따라 EU소속 어느나라에서도 선거권이나 피선거권을 누리는 첫무대이다.따라서 유럽의 정치통합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에서는 회원국의 인구비례에 따라 모두 5백67명의 의원을 뽑는다.이 의석수는 독일이 통일되면서 동독의 인구가 편입됨에 따라 그 비례에 해당되는 47석이 더 는 것이다.
유럽전문가들은 유럽연합(EU)이 공고해지고 국제무대에서의 역할이 증대됨에 따라 한때 「종이호랑이」로 불리던 유럽의회가 명실상부한 입법기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춘다는데 이번 선거의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1958년 창립당시 유럽의회는 유럽공동체(EC)의 협상 중재자에 불과했고 그나마 그들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됐었기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또 유럽의 정치조류를 총결산하는 여론조사 성격이 강하다는데도 특징이 있다.이탈리아 총선에서의 우파 득세가 계속 이어질 것인지,사회주의 계열과 환경정당의 흐름은 가속화될 것인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고,독일·프랑스·영국·스페인에서는 국내정국의 향방까지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선거라는 것이다.
이가운데 올해 10월 총선거가 있는 독일과 내년봄 대통령선거가 있는 프랑스에서는 전초전의 성격이 강하다.또 메이저총리의 정치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영국의 경우 이번 선거결과가 정국전개에 큰 영향을 끼침은 물론이다.
유럽통합조약이 실제 이행됨에 따라 이번에 구성되는 의회는 교육과 환경,의료와 소비자보호와 관련된 EU법제정에 대해 처음으로 비토권과 수정권한을 행사한다.지금까지 법제정 권한은 유럽이사회가「독주」해왔다.시간이 흐르면서 EU법이 각국의 국내법을 대체하게 될 경우를 상정하면 유럽의회가 유럽인의 일상생활에까지 직접 영향을 미칠 날도 멀지않았다.
유럽의회는 이밖에 직접선거로 뽑기 때문에 EU의 유일한 민주적기관으로도 볼 수 있다.이번에 구성되는 의회는 EU집행위원에 대한 임명승인권한도 갖고 있어 처음으로 EU집행위원 임명승인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유럽의회가 직접 법을 만들지는 않지만 EU법이 해당국에 잘못 적용되고 있다고 판단되면 이에 대해 조사권도 갖는다.
이와 관련,최근 유럽의회는 자동차 배기가스의 규제를 정한 EU법의 엄격한 집행을 회원국에 요구하는 결의를 채택하면서 자체영역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또 EU조치에 대해 수정안을 내놓으며 해당국의 국내법을 초월하는 조치들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실제적인 공동체의 문제들 이를테면 EU의 외교정책,정치망명자 처리문제,마약등 범죄에 대한 국제적인 공조문제등에 대해서는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