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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대 세살마을연구원 20일 태교음악회

    가천대 세살마을연구원 20일 태교음악회

    가천대학교 세살마을연구원은 임산부부를 대상으로 ‘태교와 음악 그리고 교감’ 태교음악회를 오는 20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중구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연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음악회는 부모와 태아간의 정서적 유대감을 높이고, 건강한 태교를 돕기 위해 마련됐으며 임산부와 동반가족 120명을 무료로 초청한다. 세살마을 태교음악회는 지난 2012년부터 매년 열리며 이번이 8회째이다. 올해 음악회 부제는 ‘그림으로 보는 첼로스케치‘로 아름다운 음악연주와 함께 미술 작품 감상을 통해 임산부부와 태아를 위한 품격 있는 태교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수아 가천대 교수와 가천대 앙상블이 참여하며 심유림, 황적환 작가의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가천대는 참가자들을 위해 기념품 추첨, 태교편지 낭독 등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했다. 세살마을연구원은 가천대학교·사회복지공동모금회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삼성생명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가족 문화 형성을 위하여 임산부와 조부모 부모교육 등의 사회공헌사업을 운영한다. 세살마을연구원은 0~3세까지의 영아들을 주된 대상으로 하여 육아연구와 생명공동체 운동을 결합시키고 있는 비영리 기관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내년 2월 말부터 맞벌이부부 동시 육아휴직 가능

    내년 2월 말부터 맞벌이부부 동시 육아휴직 가능

    돌봄 대상 조부모·손자녀까지로 확대 근로시간 단축 신청제도 단계적 시행내년 2월 28일부터는 부모가 같은 자녀에 대해 동시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때 육아휴직 급여도 부모 모두에게 지급된다. 현재는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가 같은 기간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없다. 정부는 17일 국무회의에서 부모의 동시 육아휴직 허용 등의 내용을 담은 남녀 고용평등과 일·가정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심의, 의결했다. 현행 시행령은 같은 자녀에 대해 배우자가 육아휴직을 하는 근로자는 배우자와 같은 기간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없도록 허용 예외 조항을 두고 있으나 이번 시행령 개정에서 이 부분을 삭제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이 더욱 촉진되고 부모가 함께 아이를 돌보는 맞돌봄 문화가 확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 1월 1일부터는 가족돌봄휴가가 새로 도입돼 가족의 질병이나 사고, 노령 또는 자녀 양육을 사유로 근로자가 연간 최대 10일의 휴가를 쓸 수 있다.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하려면 사용하려는 날, 돌봄 대상 가족의 성명, 생년월일, 신청 연월일, 신청인 등을 적은 문서를 사업주에게 제출하면 된다. 또 내년 1월 1일부터는 조부모와 손자녀를 돌보기 위해 가족돌봄 휴직·휴가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지금은 부모나 배우자, 자녀 또는 배우자의 부모를 돌보는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으나 돌봄 대상 가족 범위가 조부모와 손자녀까지 확대됐다. 해당 조부모의 직계비속과 손자녀의 직계존속이 있으면 사업주가 휴직·휴가 신청을 거부할 수 있지만 질병·장애·노령·미성년의 사유로 근로자가 돌볼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허용해야 한다. 지난 8월 개정된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근로자가 가족돌봄, 본인 건강, 은퇴 준비, 학업을 위해 사업주에게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도 내년 1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내년에는 공공기관 및 300인 이상 사업장에 우선 적용되고, 2021년에는 30~299인 사업장, 2022년에는 30인 미만 사업장으로 적용 대상이 넓어진다. 단축을 희망하는 근로자는 단축 시작 예정일 30일 전까지 단축 사유, 단축 시간 및 기간 등을 기재해 사업주에게 제출하면 된다. 한 차례에 한해 단축 기간 연장도 가능하다. 다만 사업주는 근속 6개월 미만 근로자의 신청, 대체인력 채용 곤란, 정상적 사업 운영에 중대한 지장, 단축 종료 후 2년 미만 경과 등의 사유로 허용하지 않을 수 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이윤지, 친오빠에 애틋한 마음 “다른 오빠들과 많이 달라”

    이윤지, 친오빠에 애틋한 마음 “다른 오빠들과 많이 달라”

    이윤지가 친오빠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6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는 이윤지, 정한울 부부가 이윤지 아버지 생일파티에 참석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윤지의 가족들은 남편 정한울에 대한 무한 사랑을 보였다. 이윤지는 직업 특성상 조부모와 부모님까지 꼼꼼하게 케어해준다며 남편 자랑을 했다. 이때, 이윤지는 특별히 오빠를 챙기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윤지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저희 오빠가 다른 오빠들하고는 많이 다르다. 라니만 할 때부터 느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윤지는 이어 “제 입으로 철이 빨리 들었어요 말하는 건 이상한지 모르겠지만 제가 항상 누나다 생각하고 지냈던 것 같아요. 나는 세 살 많은 동생이 있다, 그랬다”고 말했다. 이윤지는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인생을 채워준 특별한 오빠”라면서 남들보다 빨리 철들어야 했던 이유를 전했다. 어린 시절 그때나 지금이나 오빠의 큰 울타리가 되어준 이윤지가 애틋한 모습을 보이자, 이윤지 어머니는 “어린시절 윤지를 보디가드로 항상 같이 보내, 대견한 막내딸”이라면서 “오빠 덕분에 더 훌륭하게 컸다”며 기특하게 바라봤다. 사진=SBS ‘동상이몽2’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심리학의 세상유람] 부모도 교육이 필요한 사회

    [심리학의 세상유람] 부모도 교육이 필요한 사회

    “모성애는 타고나는 건가요?” 최근 들어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다. 품에 안겨진 연약하고 무기력한 아기에게서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부드러움과 따듯함은 마치 엄마의 애정과 사랑이 본능적으로 정해진 것처럼 생각하게 하지만, 과학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모성애는 따듯한 애정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모성애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무능한 상태로 다가온 자녀에게 필요한 것을 아낌없이 제공하고 정성스럽게 키우겠다는 다짐과 인내를 포함한다. 모성애는 여성이, 아니 인간이 당연히 지녀야 하는 것처럼 강요받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모성애는 자녀를 키우며 경험하는 수많은 시행착오의 결과로 아이와 함께 커가는 부모 유능성이다. 지금 우리는 세상에서 아직 기지개도 펴보지 못한 청소년에게 너무나 불행하고 안타까운 사건들이 일어나는 것을 일상처럼 보고 있다. 그때마다 ‘부모 자녀가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소통하고 솔직하게 문제를 논의했었다면 거기까지 가지 않았을 텐데’란 생각이 들어 화가 치밀기도 한다. ‘세상 사람이 다 나를 못 믿고 미워해도 우리 부모님은 나를 믿어 준다. 우리 부모는 어떻게든 내 문제를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해 줄 거다’라고 믿는 아이들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결코 어리석은 결정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다시 가슴을 아프게 한다. 자녀 문제에서 부모 역할을 강조하다 보면, 부모의 죄책감과 무기력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부모교육현장에서 종종 부모들은, ‘저는 나쁜 엄마인가봐요’, 또는 ‘애한테 너무 잘못한 것 같아 견디기 힘들어요’라고 말한다. 힘든 부모에게 상처를 더하는 현실이 답답하게 느껴진다. 한국 사회에서 모성애와 자녀를 함께 키우는 일은 정말로 힘든 것이 되어버렸다. 애정만으로는 안된다. 아이의 마음이 발달하는 과정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바람직한 신념 그리고 그에 맞는 양육 기술의 습득이 필요하다. 자녀를 양육하면서 느끼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다스리며 인내심을 가지고 부모역할을 포기하지 않는 정서적 유능성도 필요하다. 게다가 학교폭력, 우울, 자살, 중독, 부모의 이혼 등 현대 사회에서 자녀에게 발생 될 수 있는 위기 상황을 예방하고 대처하는 방식도 배워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양육자 개인이 이루기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 잔인하다. 제대로 배우지도 못한 것에 대해 모의고사 한번 치르지 않고 바로 실전 평가를 받는 것이 자녀 양육이다. 이제 부모도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한 사회가 되었다. 모성애를 다지고 이를 자녀 양육에 실현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만이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의 도움이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물론 국가기관이나 지자체 그리고 다양한 사설 단체에서 부모 교육을 실시하여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들은 체계성, 지속성, 포괄성이 떨어지고 대부분이 대형 강의나 소책자 발행과 같은 일반적인 교육으로 이루어져 진입에는 도움이 되나 실질적 문제를 깊이 있게 해결하고 지원하는 데는 제한점이 많다. 부모가 경험하는 스트레스를 공감하고 자신감을 충전하는 심리 지원에서부터 양육 지식의 전달, 실전 훈련, 위기 시 부모의 개인 상담까지 포함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부모 교육 시스템이 모든 지역에 골고루 이루어지기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부부가 부모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싱글맘, 싱글대디, 워킹맘, 조부모 등 양육자도 다양하다. 부모 교육이 더욱 필요한 경우이다. 모성애가 생물학적 엄마에게서 타고나는 것이 아니고 길러지는 것이라 다행이다. 나에게 다가온 미약한 아이를 최선을 다해 키울 수 있도록 공부하고 연습할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적 제도와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면 누구나 부모 유능성(모성애)을 키우고 기쁘게 자녀를 양육할 수 있을 것이다. 정윤경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동상이몽2’ 이윤지♥정한울, 4대가 함께 한 ‘흥 폭발’ 생일파티 현장 공개

    ‘동상이몽2’ 이윤지♥정한울, 4대가 함께 한 ‘흥 폭발’ 생일파티 현장 공개

    이윤지♥정한울 부부가 준비한 이윤지 아버지의 생일파티 현장이 공개된다. 15일 방송되는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는 시작부터 스튜디오를 한바탕 놀라게 한 사연이 공개된다. 이윤지, 정한울 부부가 준비한 이윤지 아버지의 생일파티에 외증조부모부터 라니까지 무려 4대가 모였기 때문이었다. 뒤이어 공개된 영상에 스튜디오는 또 한 번 발칵 뒤집혔다. 생신을 맞은 외할아버지를 위해 라니가 준비한 깜찍한 노래 선물에 이어 20년 경력의 저명한 노래강사인 이윤지의 어머니가 직접 작사한 곡을 온 가족이 부르며 역대급 흥잔치를 벌인 것. ‘흥 DNA’가 폭발한 이윤지의 가족 사이에서 ‘정선비’ 정한울은 진땀을 흘리며 장모님의 노래를 불렀다고 전해져 기대를 모은다. 또한, 가족들은 흥에 이어 식성까지 닮은 모습을 보여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가운데 라니는 “난 고기랑 냉면”이라며 5세만의 확고한 취향을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결혼 65년 차를 맞은 외증조부모는 부부 금슬의 비결로 ‘부부 싸움’을 꼽아 모두를 폭소케 했다.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싸움으로 시작한 기막힌 연애사를 밝혀 이윤지, 정한울 부부는 물론 스튜디오 출연진들 모두 포복절도했다는 후문이다. 그런가 하면 이날 ‘흥 폭발’ 생일파티의 대미를 장식할 인물이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SBS ‘동상이몽2’는 16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할매는 손자를 거뒀지만… 가난의 굴레는 더 조여 왔다

    할매는 손자를 거뒀지만… 가난의 굴레는 더 조여 왔다

    광주에 사는 최금옥(59)씨의 하루는 열아홉 살 손녀 수영이의 기저귀를 갈아 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뇌병변 중증 장애인인 수영이는 내년이면 성인이 되지만, 식사나 목욕 같은 일상생활조차 스스로 할 수 없다. 생후 일주일이 갓 지났을 무렵 수영이를 안고 있던 아빠가 차 뒷좌석에 수영이를 떨어뜨리면서 뇌에 영영 손상이 갔다. 수영이 엄마는 그 뒤로 집을 나가 연락이 끊겼고, 아빠는 돈을 벌겠다며 해외로 나가 새살림을 꾸렸다. 그렇게 돌도 되기 전 수영이는 할머니와 둘만 남았다. 수영이네처럼 조부모와 손자녀로 이뤄진 조손가정은 국내 15만 가구를 넘어섰다(2015년 기준). 외환위기를 거치며 ‘가족 해체’라는 모습으로 처음 등장한 조손가정은 2000년대만 해도 5만 가구도 안 됐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인구 고령화, 가정불화, 이혼 증가 등 한국 사회의 다양한 변화를 정면으로 맞으며 그 규모는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의 장래 가구 추계에 의하면 이들은 2030년이면 30만 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조손가정은 노인 빈곤과 아동 빈곤, 세대 갈등 등 여러 문제를 복합적으로 안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10년째 실태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손가정 관련 정부 공식 조사는 2010년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한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서울신문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국내 조손가정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이들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살펴봤다. 주위 시선에 부담을 느끼는 사례자들의 요청으로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썼다. ●손자 키우다 빈곤 절벽에 내몰린 노인들 최씨네 비극이 시작된 건 수영이가 태어난 직후다. 한순간의 실수로 일어난 사고였지만, 수영이가 뇌병변 장애라는 진단을 받으며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홀로 남은 수영이를 돌볼 사람은 친조모 최씨뿐이었다. 최씨 역시 교통사고와 수술, 남편의 학대까지 겪으며 왼쪽 무릎뼈가 없어질 정도로 건강이 나쁘지만, 아픈 몸에 복대를 맨 채 168㎝, 73㎏의 수영이를 매일 먹이고 씻긴다. 월 소득은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 수당을 포함한 120만원 남짓. 그나마도 물리치료비와 병원비, 교통비, 월세가 빠져나가면 관리비조차 낼 수 없어 숨이 턱턱 막힌다. 최씨는 “평생 얼마나 울었던지 이제는 눈물도 안 나온다”면서도 “나도 너무 가난하고 서럽게 살았는데, 한 번 부모한테 버려진 손녀를 다른 데 또 맡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조손가정은 원래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이 아동까지 양육하게 되면서 도저히 헤어날 수 없는 가난의 굴레에 갇힌다는 특성을 띤다. 가정에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수급비나 정부지원금에만 기대지만, 생활을 꾸리기엔 역부족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조손가정 15만 3000가구의 연간 평균 소득은 2175만원에 불과하다(2016년 기준). 전체 가구(4883만원)의 절반이 안 되고, 다문화가족(4328만원)이나 장애인 가구(3513만원)보다도 낮다. 현재 조손가정은 한부모가족지원법이나 아동복지법에 따라 각각 한부모·조손가족 또는 가정위탁 세대로 분류되면 별도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양육자가 대부분 노인이라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직접 신청해야 하는 등 한계가 크다. 안태정(76)씨는 남편과 아들이 하던 사업이 망하면서 친손자인 민지(16)·민국(14) 남매를 키우게 됐다. 채무자들에게 쫓기던 아들은 두 아이를 안씨에게 맡긴 뒤 연락이 끊겼고, 며느리는 우울증과 조현병 등으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됐다. 거주지에도 ‘빨간 딱지’가 덕지덕지 붙으면서 갈 곳 잃은 안씨가 찾은 곳은 어느 교회 건물 구석이었다. 이들 가족을 안쓰럽게 여긴 목사가 동사무소에 직접 도움을 요청하기 전까지 그는 정부에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실제 전국 조손 가구 중 수급 비율은 겨우 5%다.●핏줄이라 떠맡긴 했지만… 공황장애까지 조부모 대부분이 손자녀를 떠맡는 건 핏줄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2010년 여가부 조사에서 조부모는 손자녀를 양육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부모의 이혼·재혼(53.2%), 가출이나 실종(14.7%), 질병·사망(11.4%), 실직·파산(7.6%) 등을 꼽았다. 이렇듯 많은 나이에 억지로 손자녀를 양육하는 데서 오는 버거움은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몸과 마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2017년 제주국제대 연구진이 연구한 논문을 보면 조부모는 손자녀 양육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와 양육자의 역할에 대한 압박감이 컸는데, 이는 자살 충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여가부 조사에서도 70% 이상의 조부모가 건강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한 긴급 의료비나 생계비를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씨 역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으며 4년째 약을 먹고 있다. 최근에는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그는 “주위에서 본인 하나 건사하지도 못하면서 왜 애들을 키우느냐는 손가락질을 많이 받았다”면서 “젊을 때는 그래도 애들 덕분에 살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온몸이 쑤시고 아파 아이들에게 자꾸 화를 내게 된다”고 말했다. 자신의 자녀가 손자를 버리고 간 친부모라는 데서 오는 괴로움도 크다. 자녀의 실종이나 가출, 이혼 등은 이들에게도 큰 충격이지만, 부모에게 버림받은 손자녀가 입을 상처 때문에 누구에게도 속 시원히 얘기하지 못한다. 고등학생 태혁(18)이를 홀로 키우는 박순영(72)씨는 20년째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고 있다. 태혁이가 태어난 지 100일 정도 됐을 무렵 “동창회에 간다”며 집을 나선 뒤 돌아오지 않는 며느리와 덩달아 떠나버린 아들이 언젠가 연락을 해 올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박씨는 “며느리와 팔짱을 끼고 시장에 가면 사람들이 ‘딸이냐’고 물을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나간 뒤 십수년째 감감무소식이라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면서 “태혁이한테 미안해서 애 앞에서는 이런 얘기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숙자(72)씨 역시 외손자 동우(16)를 낳자마자 돈을 벌겠다고 떠나간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이씨는 “자기도 힘드니까 나한테 애를 맡기고 간간이 연락만 했는데, 평생 고생하다 지난해 자궁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면서 “아직도 길을 가다 나이대가 비슷한 사람을 보면 딸 생각이 난다. 나는 딸이 너무 보고 싶은데, 동우는 엄마 얘기만 나오면 듣기 싫다고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보호자’ 있지만 ‘보호’ 못 받는 아이들 어릴 때부터 가족 해체를 경험하고 극심한 빈곤에 노출된 아동 역시 성장하면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가장 큰 문제는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가족과의 애착 관계가 또래와 학교 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할머니, 누나와 함께 사는 우석(12)이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도벽 증세를 보였다. 주위 친구의 영향으로 문방구에서 물건을 하나둘 훔치기 시작하던 우석이는 돈에도 손을 댔고, 결국 지난해 7개월간 치료시설까지 갔다 왔다. 학교에서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산만하게 돌아다니는 등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증세를 보여 심리 치료도 받고 있다. 외조모 김길녀(62)씨는 “처음 우석이가 물건을 훔쳤다는 소리를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면서 “학교와 아동센터 등에서 아이가 마음이 허전하고 그리울 때 그런 증상을 보인다더라”고 했다. 김씨는 “아이들이 더 어릴 때 엄마와 잠깐 살았는데, 밥도 안 주고 용돈 500원만 줘서 자판기 율무차 두 잔으로 하루를 버텼다는 얘기를 최근에야 했다”면서 “아이들이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인지 할머니가 아무리 잘해 줘도 친모가 아니라고 눈치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집에 제대로 돌봐 줄 양육자가 없는 조손가정 아동은 편부모 가정, 저소득층 가정과 함께 게임중독 위험 집단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아직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숙하기 전인 아동은 가정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인데도 오히려 자신이 조부모를 대신해 성인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고등학생인 민지는 “중학생 때 할머니가 쓰러져 119에 신고했는데, 너무 당황해 주소를 잘못 불러서 구급대원들에게 혼났다. 이후로 신고하는 게 무섭다”면서 “할머니가 최근 영정사진이나 장례 절차도 알아 보시는데 앞으로 동생과 둘만 남으면 어떡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태혁이는 “할머니는 당신 이름조차 읽고 쓸 줄 몰라서 어릴 때부터 대신 편지를 읽어드리거나 동사무소에 같이 가서 업무를 처리했다”고 말했다. 많게는 60살까지 벌어지는 나이 탓에 자연스레 생기는 세대 차이나 양육의 빈틈도 크다. 고령의 양육자가 제대로 키우지 못하면서 아동의 사회성이 떨어지고, 또래 집단에서 계속 소외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고등학생 대현(18)이는 최근까지 면도하는 법을 몰랐다. 집에는 치매에 걸려 거동을 하지 못하는 할머니와 누나뿐이었다. 지역아동센터 담당자가 면도기를 사 주며 손수 시범을 보일 때까지 대현이는 거뭇거뭇하게 난 수염을 깎지도 못하고 있었다. 아침에 학교에 가라고 깨우는 사람도 없어 지각하거나 결석하기 일쑤고, 학업 성적 역시 낮다. 그나마 대현이네는 양호한 사례다. 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조부모가 아동에게 “누구를 닮아 이 모양이냐”고 폭언하거나 빨리 돈을 벌어 오라고 재촉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렇게 방치와 학대가 반복되면 아동 대부분이 학업을 중단하는 등 방황하고, 심한 경우 자해 시도를 하기도 한다. 관련 사례를 상담한 어린이재단 서울가정위탁지원센터 박하나 대리는 “아동을 책임지고 키우는 주 양육자가 없으면 의식주 해결이 안 되는 건 물론이고, 교통카드 환승제도 같은 기본적인 것도 모르는 일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조손가정에서도 고모, 삼촌, 이모 등 보조 양육자가 있으면 조부모가 모르는 부분까지 해결해 주는 등 양육 환경이 훨씬 낫다”면서 “어쩔 수 없이 조부모와 아동만 생활해야 하는 경우에는 세대 간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사회서비스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대한항공 동성부부 ‘가족 마일리지’ 인정

    대한항공이 한국 국적의 40대 여성 동성부부를 마일리지를 합산해 쓸 수 있는 ‘가족’으로 인정했다. 대한항공은 12일 “지난 9일 캐나다에서 발급받은 혼인증명서를 제출한 한국인 여성 부부의 스카이패스 가족 등록을 승인했다. 캐나다 서류를 제출한 만큼 동성혼을 허용하는 캐나다 법률에 따라 가족으로 인정한 것”이라면서 “특정한 형태의 혼인을 지지하는 등의 가치판단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측은 “증빙 서류로 사실관계만 확인하고 관련 통계를 별도 집계하지는 않는다”면서 “이번이 첫 사례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스카이패스 회원을 상대로 가족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한다. 가족으로 등록하면 회원 본인의 마일리지를 사용해 등록된 가족에게 보너스 항공권을 줄 수 있고, 가족의 마일리지를 합산해 보너스 항공권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다. 마일리지 양도, 합산이 가능한 가족의 범위는 배우자와 자녀, 부모, 형제자매, 조부모, 손자녀, 배우자의 부모, 사위, 며느리다. 가족 등록을 하려면 한국은 6개월 내에 발급한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등 신청인과 등록할 가족의 가족관계 및 생년월일이 명시된 법적 서류를 제출해야 하며 다른 지역은 6개월 이내에 발급한 결혼증명서, 출생증명서, 호구본, 세금증명서 등 신청인과 등록할 가족의 가족관계 및 생년월일이 명시된 법적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한국은 법적으로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아 동성 커플은 가족으로 등록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대한항공, 한국인 동성부부 스카이패스 ‘가족 마일리지’ 인정

    대한항공, 한국인 동성부부 스카이패스 ‘가족 마일리지’ 인정

    해외 발급 혼인증명서 제출해 가능 대한항공이 최근 한국인 여성 동성 부부를 ‘가족 고객’으로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세계인권의날(10일)을 하루 앞둔 9일 캐나다에서 발급받은 혼인증명서를 제출한 한국 국적의 40대 여성 동성 부부에 대해 ‘스카이패스’ 가족 등록을 완료했다.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회원은 가족 마일리지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가족으로 등록되면 회원 본인의 마일리지로 가족으로 등록된 사람에게 보너스 항공권을 줄 수 있고, 가족의 마일리지를 합산해 보너스 항공권 구입시 사용할 수도 있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양도, 합산이 가능한 가족의 범위로 배우자와 자녀, 부모, 형제자매, 조부모, 손자녀, 배우자의 부모, 사위, 며느리를 정하고 있다.가족 등록을 위해 한국 지역은 ‘6개월 이내 발급한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등 신청인과 등록할 가족의 가족 관계, 생년월일이 명시된 법적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한국 외 지역의 경우 ‘6개월 이내 발급한 결혼증명서, 출생증명서, 호구본, 세금증명서 등 신청인과 등록할 가족의 가족 관계 및 생년월일이 명시된 법적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다만 국내에서는 동성 커플이 스스로 부부 선언을 했더라도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가족 등록에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가족 등록 신청자가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해외 국가에서 발급받은 혼인증명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네이버 블로그 ‘아콘네’를 운영하는 ‘아콘네 커플’은 블로그에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가족등록 완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가족 회원이 되기 위해 캐나다에서 2013년에 받은 혼인증명서와 얼마 전 발급받은 2018년 미국 세무보고 부부합산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아콘네 커플’은 “한국인 40대 여성 부부. 2013년 5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자그마한 채플에서 결혼하고 한국에 살다가 2018년 미국 영주권을 받고 캘리포니아 주에서 정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몇 시간 후에 대한항공에서 생년월일이 적힌 신분증을 추가 서류로 내라는 이메일이 왔다. 왠지 한국 신분증을 보내면 주민번호에서 ‘2’를 보며 편견을 갖고 심사할 것 같아 올해 발급받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신분증과 운전면허증을 제출했다”며 “한국은 동성부부 인정을 안 하니 우리는 안될 거라 생각하고 접수했는데 하루가 지나지 않아 가족 등록이 완료됐다는 알림이 왔다”고 말했다. 앞서 공개적으로 국내 ‘동성 부부 1호’로 선언했던 김조광수 감독은 앞서 2017년 한 ‘퀴어토크’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동성 커플인 김승환씨와의) 마일리지를 공유하려고 전화했다, 합칠 수 있게 도와달라 했더니 규정상 안 된다고 했다”면서 “가족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가족관계등록부를 첨부해야 하는데 우리는 가족으로 등재가 안 돼 해주고 싶어도 안 된다더라”고 했던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SBSCNBC ‘집 보러 가는 날’…“우리 집 이야기네” 맞벌이 부부 공감

    SBSCNBC ‘집 보러 가는 날’…“우리 집 이야기네” 맞벌이 부부 공감

    경제채널 SBSCNBC에서 론칭한 신규 부동산 프로그램 ‘집 보러 가는 날’이 공감가는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끈다. ‘집 보러 가는 날’은 주거 고민을 하고 있는 의뢰인의 사연을 받아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주거 형태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앞서 방영된 두 의뢰자의 사연 모두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30-40대 부부의 현실적인 고민을 그려내 시청자들의 많은 공감을 받았다. 첫 회 첫 의뢰자는 자녀의 초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학군을 신경 쓰는 엄마와 그와 생각이 반대인 아빠가 그들이 꿈꾸는 ‘집’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은 엄마는 학원가가 인접한 도심 속 아파트를 원하고 외국생활을 오래 했던 아빠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전원주택을 원한다. 두번째 의뢰자 사연은 두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교사 부부의 사연이다. 육아를 위해 조부모님과 함께 살기를 결정했지만 부부의 직장은 강남권이라 직장근처에서 넓은 집을 구하기는 만만치 않다. 또 지방에서 올라오신 조부모님은 텃밭을 꾸미며 살기를 원하신다. 하지만 아이들의 교육 인프라도 무시하지 못하는데다 예산은 한정적이어서 무엇을 포기해야 할지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막막하다.제작진은 “단순히 의뢰인 사연에 맞는 집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주거 형태와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한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라며 “주거지 결정은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고민이지만 누구도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 감정단을 투입해 집에 대해 보다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며 여타 집방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출연진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의 생각을 알게 돼 입장 차이를 좁히는 계기가 됐다“며 ”지역별 시세를 알게 돼 많은 참고가 됐고 제작진이 상황별 여러가지 선택지를 제시해 줘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며 만족해 했다. 한편, 앞서 방송에 소개돼 화제가 된 전원주택 및 아파트 등 자세한 집 정보는 카카오채널 ‘SBSCNBC 집 보러 가는 날’을 통해 자세히 알 수 있으며 이사 고민이 있는 시청자라면 바로 사연 신청도 가능하다. 주거환경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는 라이프 맞춤형 주거 솔루션 ‘집 보러 가는 날’은 SBSCNBC에서 매주 금요일 밤 9시에 방송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당 필리버스터는 입법 갑질”…시민단체들 규탄 성명

    “한국당 필리버스터는 입법 갑질”…시민단체들 규탄 성명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의 국회 통과를 막겠다며 지난 2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를 신청했다고 밝힌 자유한국당을 향해 시민단체들이 “노골적인 입법 방해 행태”라면서 “모든 책임은 입법 권력 갑질의 진원지인 나경원 원내대표에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성명을 통해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은 (지난 29일) 본회의에 상정돼 통과됐어야 한다. 그러나 비리유치원 명단 공개와 들끓는 시민들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인권은 내팽개치고 자신의 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를 비호하던 자유한국당이 급기야 (지난 29일) 본회의 처리 예정인 모든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또다시 유치원 3법의 통과를 막아섰다”면서 “자유한국당의 노골적인 입법 방해 행태에 일년동안 참고 기다린 부모, 조부모, 그리고 아이들의 안전과 행복을 바란 대다수 시민들은 참담함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또 “(지난 29일) 국회 통과를 기다린 법안들은 유치원 3법뿐만이 아니다. 어린이의 교통안전을 강화하는 ‘민식이법’(도로교통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을 비롯한 특별한 쟁점이 없었던 민생 법안마저 자신들의 당리당략을 위해 발목잡는 행태는 용납될 수 없다”면서 “자유한국당은 이제라도 명분없는 필리버스터를 철회하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라는 시민들의 열망을 겸허히 받아들여 유치원 3법의 취지를 훼손하지 말고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유치원 3법’은 사립유치원이 의무적으로 국가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을 사용하도록 하고, 유치원이 정부보조금·지원금을 부당하게 사용한 경우 보조금·지원금의 전부 또는 일부 반환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사립유치원 설립자가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 또는 재산을 교육 목적 외로 부정하게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유치원에서 유아에게 부실한 급식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유치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일정 요건을 갖춘 자에게만 급식 업무를 위탁하게 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 ‘민식이법’은 어린이 보호구역에 무인 교통단속용 장비, 횡단보도 신호기 등 어린이 안전을 위한 시설·장비 설치를 의무화하고, 자동차 운전자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를 다치거나 사망하게 하는 경우 가중처벌(사망시 무기징역 또는 징역 3년 이상, 상해시 징역 1년 이상~15년 이하 또는 500만원 이상~3000만원 이하 벌금)하도록 하고 있다. 법인권사회연구소도 성명을 통해 “‘과거사법’(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며 (지난 29일까지) 25일째 국회 앞에서 노숙 단식 농성을 하던 최승우 형제복지원피해자모임 대표가 결국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면서“ 과거사법은 이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를 통과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가 자유한국당의 제기로 행안위 차원에서 다시 검토해 이미 쟁점에 합의를 마쳤다. 그러나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28일) 날치기라고 우기더니 본회의까지 마비시켜 국민의 생명과 국회의 생명을 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법인권사회연구소는 또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사건, 선감학원의 아동인권 유린 사건, 형제복지원 사건 등 과거 처참한 인권유린 사건의 진실 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에 무슨 쟁점이 있는가. 인권은 정쟁 대상이 아니며 과거사법 또한 정치 쟁점 법안이 아니다”라면서 “이 모든 책임은 입법권력 갑질의 진원지인 바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낮 3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두 개의 독재 악법(선거법 개정안, 공수처 설치법안)을 탄생시키기 위해 불법으로 출발시킨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폭거의 열차가 대한민국을 절망과 몰락의 낭떠러지로 끌고 간다”면서 “오늘 본회의에 상정된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으로 본회의에 부의된 법률안은 모두 217개다. 이후 자유한국당이 ‘민식이법’과 ‘하준이법’(주차장법 개정안·주차장 미끄럼 방지 고임목 설치 의무화) 등 아이들의 안전과 관련한 법안까지 정쟁의 도구로 썼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김현아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자유한국당은 분명히 본회의를 열어 제일 먼저 민식이법을 통과시키자고 제안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에게 민식이법을 먼저 통과시킨 다음에 필리버스터 기회를 달라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지난 29일 밤 9시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처음부터 민식이법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적이 없다”면서 “5개 법안에 대해서만 필리버스터를 보장해달라고 했고 나머지 법안은 처리하자고 민주당에 분명히 제안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반론보도문] 본지는 2019년 11월 30일자 <“한국당 필리버스터는 입법갑질”…시민단체들 규탄 성명> 기사에서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에 대해 시민단체가 비판한 내용 등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민식이법 등에 대해서는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사실이 없고, 2019년 11월29일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이면 민식이법 등을 먼저 상정해서 통과시켜줄 것을 여러차례 제안했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 18세가 부모 돈으로 강남 11억 집 샀다… 532건이 ‘금수저 증여’

    18세가 부모 돈으로 강남 11억 집 샀다… 532건이 ‘금수저 증여’

    친족 6명 1억씩 분할 증여… 세금 낮춰 8~9월 매매 계약 중 1536건 대상 조사 강남 4구·마용성, 의심사례 절반 육박 편법 증여 의심, 국세청 통보 세부 검증 내년 2월 상시조사팀 실시간 모니터링 #1. 올해 18세 미성년자인 A는 지난 8월과 9월 사이에 11억원 상당의 서울 서초구 아파트를 장만했다. A는 원 집주인에게 임대보증금 5억원에 세를 준 뒤 부모와 조부모 등 친족 6명으로부터 각각 1억원씩 총 6억원을 분할 증여받아 대금을 치렀다. 그러나 A에 대한 증여가 사흘에 걸쳐 순차적으로 진행됐다는 사실이 실거래 합동조사팀의 조사 결과 포착됐다. 조사팀은 실제로는 부모가 6억원 전부를 A에게 증여한 것이지만 다른 친족을 동원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6억원을 증여할 때 증여세율은 30%이지만 1억원으로 쪼개지면 세율은 10%로 낮아진다는 점을 노렸다는 것이다. 조사팀은 A가 편법·분할 증여와 투기 목적으로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보고 국세청에 통보했다. #2. 40대 남성 B는 같은 기간 서울 용산구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를 26억원에 매입했다. 부모가 다른 주택을 담보로 받은 개인사업자 대출 6억원을 빌려 자신 명의의 은행 대출 11억원 등을 더해 자금을 마련했다. 문제는 부모가 6억원을 사업 용도로 빌렸다는 점이었다. 조사팀은 부모가 대출 용도를 어긴 것으로 보고 국세청과 금융위원회 등에 통보해 대출 관련 내용을 조사하도록 했다. 대출금을 원래 목적과 다르게 유용한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대출약정 위반으로 대출금이 회수된다. 28일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서울시, 금융감독원 등으로 구성된 실거래 합동조사팀이 올해 8, 9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를 집중 조사한 결과 565건의 증여세 탈루와 대출규정 위반 의심 사례를 적발했다. 이들은 국세청과 금융위 등의 추가 조사를 받게 된다. 이번 조사는 8, 9월 서울에서 이뤄진 아파트 거래 2만 8140건 중 편법 증여 등이 의심되는 거래 2228건을 추린 뒤 매매 계약이 완결된 1536건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위반 의심 사례 565건의 대다수인 532건은 부모와 친인척으로부터 편법으로 돈을 물려받는 등의 방법으로 아파트 구입 자금을 조달한 사례였다. 정부는 이들 사례를 국세청에 통보해 세무 검증이 이뤄지게 할 방침이다. 이 밖에 대출 규정에 어긋나거나 과태료를 피해기 위해 계약일을 속인 사례가 각각 23건, 10건이었다. 편법증여 532건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송파(53건), 서초(51건), 강남(38건), 강동(26건) 등 강남 4구가 168건(31.6%)에 달했다. 마포(29건)·용산(27건)·성동(32건) 등 ‘마용성’ 지역은 88건이었다. 강남 4구와 마용성에서 통보된 건만 전체의 48.1%인 256건이었다. 집값 상승세가 만만찮은 동작(38건), 양천(35건) 등에서도 통보 건이 많았다. 금액별로는 1536건 중 570건(37.1%)이 9억원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적발된 사례의 대부분은 부모와 형제 등으로부터 수억원의 자금을 무이자로 빌린 것이었다. 세무 당국은 가족 간에 주택 구입 자금을 보태 주는 것은 엄연한 증여 행위이기 때문에 국세청에 신고하고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모·자식 간에도 차용증을 쓰고 시장 수준에 맞는 이자도 주고받아야 국세청에 차용 관계를 소명할 수 있다. 김영한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이번에 조사를 마치지 못한 의심 거래에 대해선 내년 초까지 조사를 마무리할 것”이라면서 “내년 2월부터는 실거래상설조사팀을 구성해 실시간으로 거래 상황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보호아동 14년째 ‘찬밥 신세’...쥐꼬리 지원에 줄줄이 시설행

    보호아동 14년째 ‘찬밥 신세’...쥐꼬리 지원에 줄줄이 시설행

    국가·지자체가 외면한 보호아동10명 중 2명만 일반 가정서 양육 서울시 가정위탁률, 17개 시도 중 최하위 지원 부족에 사비 털어 아이 돌보는 위탁 부모 친부모가 양육을 포기해 위탁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선거철 한 표를 행사할 부모가 없어 재정 우선순위에서도 밀리고 있다. 지난 5월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하며 “보호가 필요한 아동은 국가가 확실히 책임지겠다”고 한 정부의 공언이 무색해진 실정이다. 27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초기정착금을 지원받은 위탁가정은 전체의 12.3%에 불과하고, 매달 양육보조금 20만원을 전액 준 지자체는 17개 시도 가운데 5곳뿐이다. 복지부는 국가 예산으로 보호아동의 초기정착금을 지원하고자 내년도 예산으로 8000만원을 신청했으나, 재정 당국의 반대로 정부 예산안에 넣지 못했다.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가정위탁 아동 수는 최근 3년간 2955명으로, 이중 363명(12.3%)만 초기정착금을 지원받았다. 위탁아동 대부분은 사실상 맨몸으로 위탁가정에 맡겨진다. 위탁 초기에 기본적인 옷부터 챙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위탁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와 개별 지역센터가 후원금과 운영법인 지원금을 떼어 위탁가정에 초기정착금을 지원하고 있으나, 이마저 올해 9월 기준 179명에게 밖에 주지 못했다. 지자체 차원의 지원은 인천, 울산, 경기 3곳이 22명의 위탁아동에게 초기정착금을 준 게 전부다. 위탁아동에게 매달 지급하는 양육보조금도 지자체마다 제각각이다. 정부는 위탁아동에게 양육보조금 20만원을 지원하라고 권고하고 있으나, 지난해 12월 기준 광주, 경기, 전북, 전남, 세종만 20만원을 지급했다. 서울·인천·부산·경북(15만원), 충남(14만4000원), 경남(13만9000원), 제주(12만원) 순으로 적다. 거주 지역은 아동이 선택한 것이 아닌데도 어느 지자체의 위탁가정에 맡겨지느냐에 따라 경제적으로 좀 더 풍족한 생활을 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16세 여아를 위탁 양육하고 있는 임미애(52)씨는 “아이(위탁아동)에게 나오는 기초생활수급비와 양육보조금 등을 합치면 한 달에 50만원 정도인데, 대다수 위탁가정이 아이가 클수록 불어나는 교육비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한다”며 “양육보조금을 더 올려야 한다고 수년째 얘기하지만 제도적으로 막힌 느낌”이라고 했다. 퇴직해 고정수입이 끊기고서 위탁 아동의 학원비를 대려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위탁부모도 있다. 그저 선의로 생면부지 아동을 맡아 키우는 위탁 부모들이 사비를 털어 국가 대신 아이를 돌보고 있다. 친부모와 헤어지고서 위탁가정에서 큰 이동원(가명·25)씨는 “(위탁부모가) 다른 아이들과 차별 없이 대해주시고 학교회비나 수련회비도 문제없이 다 내주셨는데, 형편이 어려울 때는 필기도구를 사달라거나 학원을 보내달라고 말하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들에 대한 지원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초기정착금 지원 여부와 양육보조금 규모마저 지역마다 들쑥날쑥한 것은 가정위탁제도가 지자체장의 의지에 좌우되는 지방 이양사업이기 때문이다. 가정위탁제도는 보호아동을 시설이 아닌 가정환경에서 양육하자는 취지로 2000년에 도입해 국가사업으로 시작했으나 2005년 지방분권 차원에서 지자체로 이양됐다. 당시에도 ‘가정위탁 업무가 지방으로 이양되면 위탁가정과 아동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재정 능력이 떨어지는 지자체는 지원예산 삭감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반대 의견이 쏟아졌었다. 14년이 흐른 지금 우려는 현실이 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자체가 보호아동에 대해 투자를 하지 않다 보니 가정위탁제도가 발전하지 않고 오랜 기간 답보상태”라고 말했다. 가정위탁 보호율은 수년째 23% 수준이다. 아동을 맡을 위탁 가정이 없어 지난해 보호필요아동 3918명 가운데 2449명(62.5%)이 시설로 갔다. 정부가 예비위탁부모를 구해달라고 지자체에 요청했지만, 10명 이상 구한 지자체는 손에 꼽힌다. 보호필요아동이 가장 많은(1003명) 서울시는 절반이 넘는 559명(55.7%)을 시설로 보냈다. 가정위탁률은 6.0%로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 중 추경예산으로라도 양육보조금을 올리고, 위탁가정을 구하려 한다”고 말했다. 일반 위탁가정을 구하기 어렵다면 조부모가 양육하는 대리양육, 조부모를 제외한 친인척이 양육하는 친인척위탁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대리양육, 친인척위탁을 하는 가정의 절반 이상이 월 소득 50만원 미만의 취약계층이라는 것이다. 지방으로 이양한 사업이 답보 상태면 중앙 정부가 개입해야 하지만, 정부도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복지부는 학대를 받았거나 경계성 지능장애가 있는 아동을 전문적으로 돌볼 수 있도록 전문위탁부모를 양성할 계획이다. 일반 위탁가정에서는 돌보기 어려워 이런 아이들 상당수가 시설로 가고 있어서다. 내년도 예산으로 일반 가정위탁 초기정착금 지원에 8000만원, 전문가정위탁 확대 시범사업에 12억9000만원 등 모두 13억 7000만원을 신청했으나 ‘지방이양 사업에 정부 예산을 많이 투입하기 어렵다’는 반대 논리에 막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만약 제가 시설에서 자랐다면 이렇게 잘 크진 못했을 거예요. 위탁가정의 부모님이 제게 최대한 사랑을 쏟았고, 함께 자란 아이들과 형제처럼 지냈어요.” 현재 대학을 다니며 자립을 준비하는 이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여기는 중국] 11세 소녀 유인해 성폭행 뒤 성매매 강요한 일당 검거

    [여기는 중국] 11세 소녀 유인해 성폭행 뒤 성매매 강요한 일당 검거

    11세 소녀를 성폭행하고 주점에서 성매매를 강요한 일당이 중국에서 체포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후난(湖南)성 헝산(衡山)시 치둥(祁東)현에 살던 이 소녀는 지난 9월 29일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에 따르면 소녀의 가족은 아이가 보이지 않기 시작한 지 나흘째 되던 날 실종 신고를 접수했고,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뒤 한 호텔에서 소녀를 발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수 명의 가해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나가 사는 부모 대신 조부모와 생활하는 소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뒤, 가라오케에서 일할 수 있다고 속여 피해 소녀를 유인했다. 이후 피해소녀는 가해자들에게 수 차례 성폭행을 당한 뒤 가라오케에서 강제로 노래를 부르거나 남성 고객들을 접대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모두 가라오케 소유자와 가해 남성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아이가 강제로 성매매에 동원됐던 호텔에서 발견된 지 한 달이 흐른 10월, 경찰은 사건 관련 용의자로 남성 7명을 구금했지만,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이중 2명만 기소했다. 이에 피해 소녀의 아버지가 강하게 항의했고, 이후로 4명이 더 기소돼 해당 사건으로 죗값을 치러야 할 가해자는 총 6명으로 늘었다. 기소되지 않은 한 명은 소녀에게 매춘을 강요한 임신부로 알려졌다. 현재 피해 소녀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14세 미만 청소년과의 성적 접촉은 강간으로 인정하는 현지법에 따라, 기소된 남성 6명은 법적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베를린 장벽 무너진 그날 “내 인생 최악의 밤이었다”

    베를린 장벽 무너진 그날 “내 인생 최악의 밤이었다”

    “내 인생 최악의 날이었다.” 독일 통일과 동서 냉전 와해의 기폭제가 된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모두가 축하할 때 쓰라린 기억을 떠올린 이가 있었다. 바로 장벽이 무너지기 직전까지 동독을 이끌었던 에곤 크렌츠(82) 전 공산당 서기장이다. 서기장 임기는 딱 한달이었다. 영국 BBC의 스티브 로젠버그 기자가 역사적인 날을 맞아 만나자고 했더니 발트해 바닷가에서 조용히 말년을 보내고 있는 그가 흔쾌히 응해 자동차로 베를린시를 돌아보며 소회를 들어봤다고 10일 동영상과 함께 보도했다. 로젠버그 기자는 “내가 해본 가이드 투어 가운데 가장 괴이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독일어에 서투르고 크렌츠는 영어를 못해 둘다 아는 러시아어로 대화했다. “예전에 스탈린거리였잖아!”라고 웃으며 대화가 시작됐다. 지금의 칼마르크스 거리로 향하면서였다. 그는 이어 “스탈린이 죽은 뒤 이름을 바꿨다. 그리고 저 너머 레닌 광장이 있었다. 커다란 동상이 서 있었는데 그들이 끄집어내렸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한때 이끌었던 나라보다 훨씬 정정해 보이는 그는 “독일민주공화국(GDR)이 이 모든 걸 세웠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이어 “난 러시아를 사랑하고 옛 소련(USSR)도 사랑했다. 지금도 많은 인연을 갖고 있다. GDR은 옛 소련의 자식이었다. USSR은 GDR이란 요람 곁에 서 있었는데 지금은 무덤 곁에 있다”고 말했다. 당시 동독에는 소련군 병사 50만명이 800개 기지에 주둔하고 있어 그야말로 전방 참호 같았다. 크렌츠는 “점령군 지위 여부와 상관 없이 우리는 소련 군대를 친구로 봤다. ‘소련 제국의 일부’란 전형적인 서구식 말투였는데 바르샤바 조약에 따라 우리는 스스로를 파트너로 여겼다. 물론 우리나라로 얘기하자면 소련이 결정적 발언권을 쥐었다”고 말했다. 1937년 재단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엄청 빠르게 출세한 것으로 유명한데 “젊은 개척자였다. 자유독일청년에 가맹한 뒤 사회통일당에 합류한 지 얼마 안돼 당수가 됐다. 이 모든 걸 해냈다”고 자랑했다. 에리히 호네커 서기장의 승계자로 일찌감치 낙점됐다. 하지만 그가 30년 전 10월에 서기장에 올랐을 때는 이미 집권당은 급속히 세력을 잃고 있었다. 폴란드부터 불가리아까지 시민봉기가 휩쓸고 있었고, 동독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장벽이 붕괴되기 일주일 전 크렌츠는 모스크바로 가 미하일 고르바초프 서기장을 만났다. “그는 내게 소련 인민들이 동독을 여전히 친구로 여기고 있다고 말하더라”며 “내가 ‘여전히 GDR를 아버지처럼 돌보겠다는 거냐’고 묻자 ‘물론이지, 에곤’이라고 답하더라. 또 ‘독일 통일이 가능한지 힌트를 달라고 한다면 의제가 아니다’라고 분명히 말했다. 그 순간 그는 진심이었다고 생각했다. 그게 내 실수였다.” 소련이 배신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로젠버그가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크렌츠는 “그런 경험을 다시 하고 싶지 않다. 서구 정치인들은 인민의 축제였다고 말한다. 이해된다. 그러나 난 모든 책임을 어깨에 지고 있었다. 감정의 소용돌이 같은 순간이었다. 누군가 그날 밤 죽기라도 했다면 강대국끼리 군사적 충돌이 빚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역시 2013년 인터뷰를 통해 “종종 내가 중부와 동부 유럽을 내줬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누가 그런 걸 주고 말고 하겠는가? 예를 들어 폴란드를 줬다면 그 국민들에게 돌려줬다는 의미다. 누구 다른 이의 소유일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1997년 그는 장벽을 넘으려는 동독 사람들을 학살했다는 이유로 기소돼 4년을 복역했다. 여전히 정치에 관심 많고 러시아를 지지한다고 했다. “고르바초프와 보리스 옐친 같은 유약한 지도자들 이후 러시아는 운 좋아 블라디미르 푸틴을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냉전은 결코 끝나지 않았으며 대신 “다른 방법으로 싸우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크렌츠는 “지금도 GDR 시민들의 손주들로부터 많은 편지와 전화를 받으며 내가 그들의 생일을 축하하면 조부모들이 많이 좋아할 것이라고 한다. 때때로 사람들이 서명이나 셀피를 찍자고 한다”고 했다. 로젠버그 기자와 크렌츠가 자동차에서 내리자 함부르크에서 중학생들을 데리고 현장 탐방을 온 역사 교사와 마주쳤다. 얼굴을 알아본 교사가 “역사의 산 증인을 뵙다니 대단하다. 장벽이 무너졌을 때 어떤 기분이었느냐”고 묻자 “카니발은 아니었다. 아주 극적인 밤이었다”고 잘라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고령화로 상속재산 갈등 증폭… ‘배우자 노후생활’ 위협

    고령화로 상속재산 갈등 증폭… ‘배우자 노후생활’ 위협

    지방에 사는 A씨는 3억 5000만원의 집 한 채를 남기고 사망했다. A씨의 아내 B씨는 이 집에서 계속 살아야 하는데, 두 자녀가 상속재산 분할을 요구했다. 법정상속비율이 배우자 1.5, 자녀당 1이어서 B씨는 집을 팔아 1억 5000만원만 갖고 자녀들에게 1억원씩 줬다. B씨는 1억 5000만원으로 새 집을 구하고 노후 생활비까지 해결해야 한다. 최근 급속한 고령화로 부부 중 한 명이 사망할 경우 상속재산을 놓고 가족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생존한 배우자가 재산을 적게 물려받아 생활이 어려운 사례도 적지 않다. 정부가 상속세 제도를 재점검하고, 고령화 사회에 먼저 진입한 선진국의 제도 개선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6일 이런 내용의 ‘고령사회와 상속시장의 현황 및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연간 상속액은 35조 7000억원으로 2003년(12조원) 대비 3배가량 증가했다. 상속세에서 각종 공제를 뺀 실효세율은 평균 17.2%였다. 특히 재산을 물려준 피상속인 중 80세 이상이 51.4%나 됐고, 상속재산은 부동산이 59.8%로 가장 많았다. 연구소는 ▲배우자 상속 ▲주택 상속과 주택연금 ▲노노(老老) 상속 ▲유류분 제도 등 4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우자 상속 문제는 B씨 사례처럼 자녀와의 상속 갈등으로 배우자의 생활이 위협을 받는 것이다. 고령가구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높은데, 상속재산이 집 한 채일 경우 배우자는 살 집이 없어져서다. 연구소는 일본 정부가 지난해 민법을 바꿔 만든 ‘배우자 거주권’을 해결책으로 꼽았다. 생존한 배우자에게 현재 사는 집에서 일정 기간 또는 사망할 때까지 살 권리를 주는 제도다. 주택연금도 문제다. 집을 담보로 매달 주택연금을 받는 고령층이 늘고 있는데, 자녀들이 집을 상속받으려고 주택연금 이어받는 것을 반대해서다. 금융 당국은 배우자 사망 때 다른 배우자에게 연금이 자동 승계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노노(老老) 상속은 부모뿐 아니라 자녀도 노인이 돼 자산이 고령층 안에서 맴도는 현상이다. 과거 일본도 이로 인해 소비와 투자가 줄어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다. 일본 정부는 2013년 내수 활성화를 위해 조부모가 손자에게 교육자금을 증여하면 한시적으로 증여세를 매기지 않는 대책을 내놨다. 이후 주택 취득 자금과 육아, 결혼, 출산 비용도 비과세했다. 연구소는 부모 등 피상속인이 유언을 통해 자녀를 비롯해 법정 상속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재산을 모두 상속시키려고 해도 재산의 일정 비율을 상속인에게 주는 ‘유류분 제도’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제력이 없는 배우자나 미성년 자녀를 위한 제도인데, 경제력을 갖춘 고연령층 자녀가 많아져서다. 정나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와 부양의식 변화에 대응해 현행 상속세 제도를 재점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손주 어떻게 돌볼까?”…강서, ‘좋은 조부모 교실’ 운영

    서울 강서구는 오는 8~22일 염창동 강서평생학습관에서 ‘2019년 하반기 좋은 조부모 교실’을 운영한다고 1일 밝혔다. 강서구는 “지난 교육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많은 조부모들이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강의와 놀이교육 과정 신설 요청이 많아 조부모 전문 교육기관에 의뢰해 교육의 질을 높였다”고 전했다. 단계별 놀이방법, 손주와 함께하는 풍선 만들기, 지혜로운 조부모의 감성육아법, 매듭공예, 손주와의 대화법, 안전사고 예방법 등 육아에 필요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구는 놀이방법과 강의내용을 담은 교재도 별도로 제작, 조부모들이 가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최근 맞벌이 가구 증가로 엄마·아빠를 대신해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들이 늘고 있다”며 “교육 참여 조부모들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해 교육프로그램을 꾸준히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고민정, ‘벌거벗은 文’ 한국당에 “부끄럽지 않나…예의 지켜야”

    고민정, ‘벌거벗은 文’ 한국당에 “부끄럽지 않나…예의 지켜야”

    高 “제1야당 콘텐츠 이것밖에 안되나”“상대 폄훼해서는 미래 있을 수 없다”한국당, 동화 빗댄 文비판 애니메이션서속옷만 걸친 文, 수갑 찬 조국 영상 담아與 문책요구에 黃 “진의 보고 판단하라”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28일 속옷만 입은 문재인 대통령이 나오는 자유한국당의 애니메이션 ‘오른소리가족’ 편에 대해 “국민들 보기 부끄럽지 않느냐”면서 “제1야당 콘텐츠가 이것밖에 안되느냐. 국격을 떨어뜨리지 말아달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이날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에서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에 빗대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애니메이션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속옷만 걸친 문재인 대통령과 수갑을 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모습이 담겼다. 고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국당을 겨냥해 “상대를 비난하더라도 서로 지켜야 하는 예의와 도리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 대변인은 “대한민국 제1야당이 내놓은 유튜브 콘텐츠가 이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대통령을 깎아내림으로써 자신을 드높이는 것이 21세기 대한민국 제1야당이 추구하는 정치라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야당 간에 정책에 대한 논쟁을 벌일 수는 있지만, 상대를 폄훼해서는 미래가 있을 수 없다”면서 “미래가 보이지 않는 세상이 제1야당이 원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인가”라고 반문했다.고 대변인은 “지금이라도 국민을 위해 정치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부디 대한민국 제1야당으로서 더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리지 말아달라”라고 촉구했다. 한국당이 이날 동영상 제작에 참조한 원작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은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특별한 옷이라는 말에 속은 임금님이 벌거벗은 채 거리를 활보했지만, 주위에선 자신의 ‘어리석음’이 탄로날까봐 아무도 말을 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덴마크 동화다. 동영상에 등장한 문 대통령은 실체가 없는 ‘안보재킷’과 ‘경제바지’를 입고 ‘인사 넥타이’를 맸다. 안보·경제·인사 등 국정 운영에서 난맥상을 드러냈다는 취지라고 한국당은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안보재킷을 입는 장면에서는 ‘북나라가 즉위를 축하하는 축포를 쐈다’며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을 연상시켰다. 또 경제바지를 입고 나자 ‘소득주도성장과 길거리에 나앉은 국민들’ 모습을 겹쳐 보여줬다. 인사 넥타이를 매는 모습 옆으로는 조 전 장관이 체포되는 장면을 그려 넣었다. 그는 두 팔에 수갑을 차고 있다. 이를 보면서 벌거벗은 문 대통령은 “안 그래도 멋진 조 장관이 은팔찌(수갑의 은어)를 차니 더 멋지구나”라고 말했다.한국당은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오른소리가족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옳은 소리’와 ‘오른(우파) 소리’라는 중의적 표현이다. 조부모, 부모, 자녀와 반려견 등 7개의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인형극 형식의 발표회에선 황교안 대표가 반려견 ‘덕구’ 인형을 손에 끼고 등장했다. 황 대표는 “오른소리라는 이름처럼, 가짜·거짓이 난무하는 시대에서 우리 당의 이해를 떠나 국민 입장에서 옳은 소리를 하는 정당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이 공개한 동영상은 충격을 금할 수 없는 내용으로 채워졌고, 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인내력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면서 “한국당은 국민 모욕 동영상 제작 관련자 모두를 엄중 문책하고 국민께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지지를 받건, 받지 못하는 대통령이건, 대한민국 대통령을 추하게 풍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면서 “날카로운 비판을 하더라도 품격을 지켜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황 대표는 “동화를 잘못 읽었다고 처벌하면 되겠느냐”고 반박한 뒤 “정부가 듣기 좋은 소리만 듣지 말고, 쓴소리도 들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이해했다. 진의를 잘 보고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현직에 있던 2017년 1월에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전시회에서 박 전 대통령을 나체 상태로 묘사한 ‘더러운 잠’(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작품)이 전시돼 논란이 된 적이 있다. 2004년에는 한나라당(한국당의 전신) 의원극단 ‘여의도’가 노무현 당시 대통령을 풍자한 연극 ‘환생경제(還生經濟)’를 연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연극은 노 전 대통령을 ‘노가리’로 비꼬면서 원색적인 욕설과 성적비하 대사를 쏟아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강동 ‘교통안전지킴이’ 녹색학부모 근심 덜다

    강동 ‘교통안전지킴이’ 녹색학부모 근심 덜다

    관내 5개 초교 안전 담당 37명 배치 내년엔 160명… 27개 모든 초교로 “부모 부담 해소·일자리 창출 효과” 학부모들도 “전담 인력 활동 안심”“시의원 시절 6년간 ‘녹색 아빠’로 아이들의 등굣길 안전을 보살폈습니다. 그래서 녹색학부모회에 참여하려고 아침에 어렵게 짬을 내거나 그마저도 힘들어 쩔쩔매던 맞벌이 부모들의 부담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죠. 이젠 서울 강동구의 녹색교통안전지킴이단이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고 부모님의 어려움은 덜어 드리겠습니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통학길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질 인력을 지역 전체 초등학교에 배치한다. 올해 강일·명일·성내·성일·천동초교 등 5곳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27개 학교 모두에 어린이들의 보행 지도를 전담하는 ‘녹색교통안전지킴이단’을 운영한다. 지난 23일 구청 회의실에서 열린 발대식에서 이 구청장은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역할은 지방정부가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인력을 선발했다”며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인 아이들이 안심하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학부모들의 박수를 받았다. 구는 지난 9월부터 구 홈페이지와 학교 가정통신문을 통해 녹색교통안전지킴이로 참여할 구민을 모집했다. 올해 5곳의 초등학교 등굣길 아이들의 보행 지도는 37명의 참여자가 도맡는다. 내년에는 27개 전체 초등학교로 확대해 시행하는 만큼 인력을 160여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들은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한 시간 동안 아이들의 안전을 살피며 시간당 생활 임금(1만 148원) 수준의 보수를 받는다. 이 구청장은 “녹색교통안전지킴이단은 어린이 통학로 안전을 확보하면서 부모님들의 부담은 해소하고 일자리를 새로 창출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1년 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초등학교 어린이 등하교 교통안전지도 사업에 처음으로 시비 5억원을 확보해 이듬해 시행을 이끌어 낼 정도로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에 힘써 왔다. 이날 발대식에 참가한 학부모들도 이 구청장의 뜻에 공감하며 큰 호응을 보냈다. 박상수(45) 성일초교 학부모회장은 “그간 의무적으로 학부모들에게 보행 지도 참여를 요청해 왔는데 사정이 어려운 가정이 많아 전날 지방에서 조부모님, 형제들까지 동원되거나 불참으로 아예 방치돼 전담 인력이 절실했다”며 “또 부모들은 안전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어 아찔한 상황에서 대처법을 몰라 당황하거나 거친 운전자들에게 항의를 받고 상처를 받는 경우도 잦았는데 안전 교육을 받은 지킴이단이 활동하니 더 안심이 된다”고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동백이’를 위한 사회

    [홍석경의 문화읽기] ‘동백이’를 위한 사회

    한국 사회가 눈앞의 정치다툼으로 한 치 앞을 보지 못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확실한 미래의 파국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다. 출생률이 1%가 되지 못하는 인구절벽. 그래픽한 이 한마디가 의미하는 한국 사회의 인구학적 재앙은 그럴지도 모른다는 시나리오가 아니라 확실성으로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인구 피라미드의 역전으로 인한 사회복지 시스템의 위기, 외국인 노동 인력의 급격한 증가, 한국 사회의 준비 안 된 다문화화 등. 다문화는 그 자체로 문제가 아니지만, 단일민족주의란 가면의 인종주의가 강력한 한국 사회에서 외국인 노동자 유입을 통한 인구절벽의 해결이 완전한 해결이 아님은 자명하다. 이런 예상된 재앙 앞에서 한국 사회와 정부는 출생률 증가를 위해 예산과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다. 유아원과 유치원제도의 확대, 육아비 지원,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 지원 정책 등. 어떤 국회의원은 일찍 결혼해야 아이를 많이 낳는다며 대학 졸업을 당기자고 주장했었고, 혹자는 전국의 가임여성 분포 지도를 만들어 공분을 산 적도 있었다. 수십조가 투자된 출생률 증가 정책이 효과를 보이지 않자 그 원인을 가임 세대의 비혼주의, 여혐, 남혐 등에서 찾았다. 정부와 미디어가 이처럼 혼란스러운 가운데, 육아 때문에 경력단절녀도 독박육아녀도, 82년생 김지영도 되지 않으려는 많은 ‘가임’ 여성들은 결혼을 선택지에서 배제하고 귀여운 반려동물을 집 안에 들였다. 가부장제가 원치 않아 부모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이를 갖게 된 여성들은 화장실에서든 병원에서든 몰래 아이를 낳아 남의 집 문앞이든 고아원에 버려야 했다. 이 버려진 아이들은 살아남은 경우 외국으로 입양되거나 19세가 되도록 아무도 원하지 않으면 달랑 정착금 몇백만원을 손에 쥐고 사회 속으로 다시 버려진다. 정상 가족 속 아이들도 초, 중, 고 과정을 지날 때 한 해에 수백명씩 자살로 이 나라를 떠나고, 더 큰 어른들은 공부, 일, 이민으로 이 사회를 떠나고자 한다. 한국 사회의 기존 출생률 증가를 위한 정책은 모두가 정상 가족 안에서 태어난 아이의 증가만을 원하기 때문에 제한적이다. 위에 언급한 모든 육아를 위한 지원은 사실 정상 가족 속 여성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에도 부족한 것이다. 육아가 모두에게 가능한 일이라면 혈육이 끈끈한 한민족이 왜 귀여운 후세를 마다하겠는가. 정책 입안자들은 한국에서 가장 극단적으로 힘든 육아의 사례인 여성이 혼자 아이를 낳아 키우는 상황을 상상해 보면 된다. 과거에도 아이는 마을 전체가 키운다고 했는데, 이 격언의 21세기 버전은 전 사회가 함께 키우는 것이다. 즉 사회 시스템 전체가 부모가 아이를 키우며 일할 수 있게 조정돼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쓴다거나, 육아도우미제도를 일반화하는 수준의 조정이 아니다. 갈수록 느슨해지는 세대 간 유대 속에서 여성 혼자 친정부모나 시부모에 의지하지 않고 일하며 아이를 키울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먼저 유아원과 유치원부터 등하교 시간과 방학을 포함한 모든 학교에서의 시간이 부모의 노동시간과 유연하게 연동돼야 한다. 초등학교 아이가 오후 1시에 학교가 끝나서야 그 아이가 조부모나 학원으로 인계되지 않는 한 길거리에 방치되거나 부모가 일을 떠나야 한다. 학교가 아이들에게 지식을 전수하려고만 해서야 아이들을 그리 오래 학교에 잡아 둘 수 없다. 학교가 진정한 삶과 놀이와 배움의 장소가 돼야만 가능한 시나리오다. 방학의 일부는 부모가 긴 휴가를 내 함께 보내고, 일부는 공동체의 여가 프로그램 속에서 아이들이 스포츠와 예술을 배우며 지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육아와 교육의 사회 연동만이 모든 엄마들에게 경력단절 없는 커리어를 보장해 줄 수 있으며, 스트레스 많은 대가족의 지원 없이도, 또한 있었다 없었다 하는 남친이나 남편에게 기대지 않고 확실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조건이다. KBS에서 방송 중인 ‘동백꽃 필 무렵’의 주인공인 서른네 살 동백이가 혼자 여덟 살 아들을 키우면서도 마을 사람들이나 아이의 아버지에게 당당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때, 한국 사회는 절벽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는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미니카약장·키즈파크·캠핑숲, 아파트에 쏙… 아이도 엄마도 즐겁다

    미니카약장·키즈파크·캠핑숲, 아파트에 쏙… 아이도 엄마도 즐겁다

    ‘키즈’ 상품이 다양한 산업군에서 핵심 ‘키워드’로 떠오른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자녀 하나를 위해 지갑을 여는 ‘VIB’(Very Important Baby)족 등장이나 조부모, 부모, 삼촌, 이모, 고모, 지인까지 아이를 챙기는 ‘텐포켓’(열 명의 주머니) 현상은 이제 건설업계 판도까지 바꾸고 있다. 자녀부터 부모 마음까지 사로잡는 ‘키즈 특화’ 아파트의 이모저모를 6일 건설사별로 살펴봤다.GS건설은 ‘키즈 친화 단지’로 거듭나기 위해 커뮤니티센터에 꾸준히 어린이 관련 시설을 도입 중이다. 키즈 특화 시설로는 ‘반포자이’의 ‘미니카약 놀이터’가 있다. 물놀이와 아일랜드 놀이를 함께 즐기는 미니카약 놀이터는 아일랜드를 중심으로 연결된 섬 사이에 물길을 둬 미니카약을 즐길 수 있게 한 놀이터다. 로비니아 원목으로 만들어진 놀이시설들은 마치 무인도에서 자라난 나무들과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아이들의 모험심을 자극한다. 섬과 섬을 넘어가는 길도 줄타기, 흔들징검 다리, 흔들다리 등으로 다채롭게 조성돼 있다.일반적인 성인용 수영장이 아니라 아이용 수영장이 별도로 마련된 단지도 있다. ‘평택센트럴자이’ 3차는 25m 레인 3개가 설치된 성인용 풀을 비롯하여 아이들을 위한 별도의 키즈풀이 준비돼 아이들의 안전한 물놀이를 돕는다. 또 GS건설의 ‘송도파크자이’에는 단지 내 ‘무비 박스’(Movie Box)라는 독특한 시설도 설치됐다. 어린 자녀와 영화관이 가기 어려운 학부모들이 단지 밖에 나가지 않고도 아이와 함께 단란하게 영화 관람을 할 수 있는 장소다.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길을 책임져 줄 ‘맘스스테이션’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들의 스쿨버스 대기공간인 맘스스테이션은 내부에 테이블, 에어컨 등이 비치돼 학부모들이 대기시간에 안전하고 쾌적하게 아이들을 기다릴 수 있도록 했다. 한편 2021년 입주를 앞둔 탑석센트럴자이에는 대규모 키즈파크가 들어선다. 흔히 일반 아파트에서 볼 수 있는 소규모 키즈카페가 아닌, 면적만 약 660㎡로, 의정부 아파트들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트램펄린, 볼풀, 정글짐, 모래놀이터 등의 놀이시설들을 갖춰 4계절 상관없이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다.SK건설은 인천 SK Sky VIEW와 송도 SK VIEW 아파트에 물놀이터를 마련해 아이들이 멀리 가지 않고 안전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안전을 위해 수심은 낮게 설계하고, 분수 및 물놀이 기구들도 갖춰놨다. 특히 여름철에는 물놀이장으로, 다른 계절에는 어린이 놀이터로 쓸 수 있도록 조성해 활용도도 높였다. 물놀이터 주변에는 맘스카페를 마련해, 보호자가 쉬면서 아이들을 관찰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캠핑 숲’도 조성했다. 단지 내 숲과 잔디밭 등에 테마 놀이터를 꾸며 가족들과 함께 일일 캠핑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캠핑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데크 주변에는 전기와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설비도 마련했다.SK건설은 경기 화성시 기산동 ‘SK뷰파크 3차’에 단지 내 통학버스 대기 청정공간인 ‘클린에어 스테이션’을 업계 최초로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클린에어 스테이션은 H13급 고성능 헤파필터를 적용한 공기청정기와 냉난방기가 설치돼 있어, 사계절 내내 어린이와 보호자가 미세먼지 걱정 없이 쾌적하게 버스를 기다릴 수 있다.현대건설은 집중력을 높여주는 ‘독서실 같은 자녀방’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H-스터디룸’은 자녀방에 적용되는 평면으로, 책상 양면에 벽면을 배치해 독서실처럼 집중도 높은 학습공간을 제공하는 설계다. 설계를 할때 양쪽 벽면 사이에 충분한 공간을 반영해, 학생들의 취향이나 학습패턴에 맞춰 책상과 책장 등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또 책상이 벽면에서 돌출되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깊이를 반영했다. 또 현대건설은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놀이터에 접목했다. ㈜얼리버드픽쳐스와 손잡고 인기 애니메이션 ‘바다 탐험대 옥토넛’ 캐릭터로 어린이 놀이터를 선보인다. 이 애니메이션은 바닷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용감한 8명의 바다 영웅으로 구성된 이야기로, 2010년 영국 BBC를 시작으로 미국의 디즈니 채널 및 중국의 CCTV 등 전 세계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올해 하반기 분양 예정인 힐스테이트 현장부터 접목할 예정이다. 특히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미스트 분사, 물놀이 공간 등 바다 탐험을 모티브로 옥토넛만의 개성도 강조한다. 미스트 분사 시설은 미세먼지 혹은 여름철 폭염 등 급격한 기후 변화에 대응한 아이템이며, 물놀이 공간은 아이들이 마치 애니메이션 속의 캐릭터들과 함께 뛰어노는 듯한 색다른 스토리텔링을 경험할 수 있다.반포 써밋 단지 내 정원에 증강현실(AR)을 적용한 ‘AR 가든’을 도입해 입주민들의 호응을 얻었던 대우건설은 올해 업그레이드 AR 버전인 AR 가든을 선보였다. 안산 초지역 메이저타운 푸르지오에 있는 AR 가든에서는 단지 내 놀이터에서 20여종의 살아 움직이는 동물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AR 동물원, 어린이집 버스를 기다리며 볼 수 있는 안전교육 관련 동영상을 볼 수 있다.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은 앱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수신을 통해 모나리자,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등 명화 12점을 단지 내에서 찾고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는 AR 갤러리다. 아이와 어른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때문에 대우건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단지 내 조경이라는 콘텐츠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대우건설 영업관리팀과 정보통신실에서 직접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포스코건설에는 ‘포키즈 원더랜드’가 있다. 포키즈 원더랜드는 올해 새롭게 도입된 키즈 특화 공간이다. 놀이공간과 휴게공간을 복층으로 연결한 더샵만의 대표적인 조경상품이다. 높이를 활용한 놀이시설이라 아이들에게 풍부한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게 포스코의 설명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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