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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인구절벽 위기에 ‘3자녀’ 허용

    中 인구절벽 위기에 ‘3자녀’ 허용

    중국이 35년간 시행한 ‘한 자녀’ 정책을 접고 ‘두 자녀’를 허용한 지 6년 만에 ‘세 자녀’도 인정하기로 했다. 두 자녀 정책으로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나아질 기미가 없자 산아제한을 한 번 더 푼 것이다. 머지않아 인구조절 정책을 전면 폐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31일 회의를 열고 “14차 5개년(2021~2025) 계획 기간에 생겨날 인구 노령화 문제에 대응하고자 앞으로 한 부부가 최대 3명까지 자녀를 낳을 수 있도록 결정했다”며 “중국 인구 구조를 개선해 인적 자원의 우위를 지키겠다”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회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주재했다. 최고지도부가 ‘인구절벽’(생산가능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의 인구는 1949년 5억명에서 1964년 7억명, 1974년 9억명으로 빠르게 늘었다. 식량 부족과 경제성장 지체 등을 우려한 덩샤오핑(1904~1997)은 1980년 “소수민족을 뺀 모든 가정에 한 명씩만 자녀를 낳으라”고 지시했다. 이를 어기면 연평균 소득의 10배에 달하는 벌금을 매기고 젊은 부부의 강제 유산도 장려했다. 4억명 이상 출산이 억제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 자녀 정책 땐 ‘영아살해’도 발생 하지만 부작용도 상당했다. 조부모 4명과 부모 2명, 아이 1명으로 이뤄진 ‘4·2·1’ 가족 구조가 고착화돼 경제 성장의 주역인 젊은 세대가 너무 많은 피부양자를 떠안게 됐다. 아들을 원하는 부부가 둘째 이후 자녀를 호적에 올리지 않는 ‘헤이하이즈’(어둠의 자식), 첫째가 딸이면 몰래 생명을 빼앗는 ‘영아살해’도 문제가 됐다. 설상가상으로 2015년부터는 노동 가능 인구(15~64세)마저 줄어들었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지금의 추세가 이어지면 2035년쯤 노후연금 고갈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뒤늦게 중국 정부가 2015년 두 자녀 정책을 내놨지만, 출산율은 반등하지 않고 있다. 높은 주거비와 교육비 때문에 ‘아이를 낳으라고 해도 낳지 못하는’ 환경이 돼서다. 중국 당국은 두 자녀 정책 도입 당시 “2020년까지 출산율을 1.8명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출산율은 1.3명에 그쳤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1.369명)보다도 낮다. 이날 발표는 ‘아이를 더 낳으려는 부자들은 한 명씩 더 키워도 된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 명도 낳기 힘든’ 상당수 젊은이들에게 얼마나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질지 미지수다. 실제로 이날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는 “중국의 낮은 출산율은 교육·주택·취업 등 종합적인 문제다”, “(과도한 주거비 등) 생활 압력이 너무 커 출산을 원하지 않는 것이다”, “3명은커녕 1명도 낳기 힘들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수년 내에 산아제한을 모두 풀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는다. 그래도 인구는 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다. ●15~59세 7%P 감소… 60세 이상은 5%P 증가 중국국가통계국이 지난 11일 발표한 ‘제7차 전국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의 연령대별 인구 분포는 14세 이하 17.95%, 15∼59세 63.35%, 60세 이상 18.7%였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15∼59세는 7% 포인트 감소했고 60세 이상은 5% 포인트 늘었다. 특히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3.5%에 달해 유엔이 규정한 고령사회(14% 이상)에 근접한 상태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누구나 될 수 있고 모두가 되어 가는,,, 지금, 관계, 가족

    누구나 될 수 있고 모두가 되어 가는,,, 지금, 관계, 가족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1-2025)’을 발표했다. ‘건강가정’이라는 용어를 가치중립적인 ‘가족’이라는 용어로 바꾸고, 비혼·동거 커플도 가족으로 인정하는 등 민법상 가족의 정의와 범위에 변화를 꾀하겠다는 선언이다. 다양한 가족의 등장과 함께 비혼 출산, 동성혼 등 가족을 구성할 권리에 대한 물음에 대한 정부의 답이다. 4차 계획의 의의, 한계와 함께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보다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지난 25일 두 사람을 만났다. 김순남 가족구성권연구소 대표와 폴리아모리(비독점적 다자 사랑)관계를 맺고 있는 홍승은 작가다.-자기소개 부탁드려요. 김순남 저는 가족구성권연구소 대표로 있습니다. 저희 연구소는 호주제 폐지 이후인 2006년 시민단체와 변호사, 학자 등이 모여서 가족을 둘러싼 불평등을 의제화하자는 취지의 연구 모임으로 시작했어요. 기존의 가족 개념에 변화가 일어난다고 판단됐던 2019년 1월 연구소로 전환됐고요. 생각 이상으로 반응이 뜨거워 너무 바빠졌어요. 아직은 낯선 개념인 ‘가족구성권’을 모두가 아는 그날까지 투쟁할 각오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홍승은 저는 집필노동과 강연노동을 하는 홍승은입니다. 가족에 대해 말하는 자리니까 함께하는 식구를 소개하고 싶어요. 저는 달걀부리라는 마을에서 저를 포함한 반려인 넷, 반려견 넷, 반려식물 넷 총 열두 식구와 가족을 이뤄 살고 있어요. 반려인 두 명은 저와 애인 관계이기도 하고, 함께 활동하는 동료인 우주와 지민이고요. 나머지 한 명은 동생 홍승희 작가예요. 주위에서 ‘4인 가족’ 중에 가장 특이한 가족이라고 놀림 받기도 해요.(웃음) 홍 작가는 강원 춘천에서 인문학카페 ‘36.5도’를 운영했고, 동생 홍승희 작가는 2016년 ‘효녀연합’으로 소녀상 시위를 하며 ‘청년사회예술가’로 세간에 알려졌다. 페미니스트인 홍 작가는 폴리아모리 관계를 맺은 이후 온·오프라인을 통해 더욱 음험한 시선과 편견에 시달렸다. 애인인 지민씨는 폴리아모리와 동성애, 페미니즘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한동대 재학 중 무기정학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정학 처분 무효 판결을 내렸다. 이들과 함께 지내며 홍 작가가 가족구성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는 2016년 한국여성의전화가 주최한 페스티벌에서 만난 김 대표와 인연을 이어 왔다. 지난해 출간된 홍 작가의 에세이 ‘두 명의 애인과 삽니다’에 추천사를 쓴 이가 김 대표다.-지난달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어떻게 보시나요. 의의와 한계를 얘기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있어요. 김 기존의 가족 정의가 협소하다는 걸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건 이번 4차 계획이 처음이에요. 가족을 더이상 기존의 배우자, 혈연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돌봄을 주고받는 관계, 생활을 공유하는 단위라는 걸 공식화한 거죠. 그런데 앞으로 폐기해야 할 것들이 많아요.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같은 경우도 출생 중심, 인구 정책 중심의 패러다임을 버리겠다고 선언해야 해요. 몇 명의 사람들이 제도가 말하는 가족에 속하는지 숫자로 호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삶의 질과 관계적 시민권에 중점을 둬야 하는 거죠. 여기서도 이성애자냐 동성애자냐, 사실혼이냐 동거냐를 논하며 인구 출생의 가능성이 있는 관계는 포섭하고, 재생산권과 연결이 안 된다고 생각한 관계는 포섭하지 않는 식의 긴장이 있어요. 국가는 인구 출생으로만 접근하지 않아야 해요. 고립감이 인간을 가장 불행하게 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미 연결돼 있는 관계를 인정하는 쪽으로 가라는 거죠. 이 관계가 인정돼 현재가 행복할 때에만 다음 단계를 상상할 수 있는데 계속 현재의 삶을 불행하게 만들면 어떻게 우리가 다음 삶을 상상할 수 있겠어요. 홍 아주 오래전부터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많이 늦었지만 조금이라도 응답한 것에 환영하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발표를 아주 거칠게 요약하면 기본 전제가 비혼·동거 커플, 출산 장려, 돌봄 지원 같은 단어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설정된 주체가 비장애인, 비청소년, 내국인, 이성애자, 유성애적 접근이라는 점이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져요. 더불어 아직도 공공 정책(주거 정책, 의료 결정권, 복지, 사소하게는 휴가까지) 대부분이 덩어리째 개별 가족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보장되고 있죠. 저는 가족구성권 논의에서 필요한 것은 차별 없이 자기가 원하는 가족을 구성할 권리와 함께 언제든 관계를 벗어날 권리도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별하고 혼자 살아가도 삶이 끝나지 않을 거라는 토대가 필요하죠. 그래서 가족 논의만큼 개인에 대한 노동권(고용차별 금지, 임금 불평등 해소 등)과 주거권, 복지 제도 등의 논의가 동반돼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야 또 다른 형태의 폐쇄적 가족주의가 반복되지 않고, 국가도 복지와 제도적 권리를 개개인에게 떠넘기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2014년에 논의되다가 발의되지 못했던 생활동반자법 얘기도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특정 한 명과 동거하며 부양, 협조하는 관계를 맺은 성인을 ‘생활동반자’로 규정하고, 배우자에 준하는 대우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었죠. 김 저희 연구소는 생활동반자법이라고 하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에요. 생활동반자법은 제도적인 가족, 제도가 인정하는 관계만이 가족으로 인정받는 독점적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봐요. 홍 분명 의미 있는 흐름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의도가 중요해요. 비혼·동거 커플에게 출산을 장려하는 계획,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구 정책 관점은 아니어야겠지요. 사실 지금 두 명의 애인과 함께 살고 있는 저로서는 특정 1인이라는 제한이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아요. 단 한 사람에게만 의존하며 사는 사람은 없잖아요. 관계는 유기적이고, 우리는 여러 관계 속에서 돌보며 살아가죠. 기존의 가족 담론에서 배우자 한 사람에게 모든 삶을 ‘몰빵’하는 식의 흐름이 형태만 바뀌고 내용은 바뀌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저는 ‘성인’이라는 제한과 ‘배우자에 준하는 대우’라는 표현이 마음에 걸리는데요. 청소년과 아동에게도 선택권, 이동권 등의 권리가 주어지길 바라고, 유성애적 커플의 관점으로만 생활동반자법을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김 생활동반자법 얘기를 하면서 많은 논의가 필요해요. 최근에 서울시의 ‘사회적 가족’과 관련된 조례를 연구한 적이 있는데요. 지금까지는 1인가구 중심의 개념이었지만 연구 결과 동거 관계, 공동체, 네트워크형 등 세 가지 유형의 가족이 있더라고요. 가족이라고 해서 꼭 한 집에 살지 않더라도 지역 내에서 일상의 돌봄을 실천하기도 하고요. 네트워크형 가족의 경우 커플들끼리 살고 있지만 커플 중심으로 독점적 관계가 아니라 돌봄 관계망으로 더 느슨한 네트워크를 같이 유지하고 있는 거죠. 이러한 유형들에 기반해 서울시 조례 개정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아이를 안 낳는 관계나 퀴어 여성들을 사회적으로 이기적이라고 바라봤는데 이기적인 게 과연 있나요. 돌봄과 연결되는 책임이야말로 가족적인 것이고, 가족은 ‘실천’이라는 개념으로 쓰는 게 맞죠. 그런 여러 관계를 하나의 모양으로 만들면 만들수록 많은 폭력과 억압과 위계가 생기는 거예요. 홍 무엇보다 기존의 가족에게 돌봄과 부양을 전부 떠넘긴 복지 정책의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관계로 책임을 떠넘기는 방식이면 안 되니까요. -이번 발표로 가족 정책의 큰 방향이 제시됐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무엇부터 다뤄져야 할까요. 김 민법 개정과 변화가 필요해요. 저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민법 제799조에 규정된 가족의 정의가 240개의 개별법에 영향을 주더라고요. 연금이나 의료보험, 장례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사람이 실종됐을 때 신고할 수 있는 사람도 민법에 명시된 사람만 가능하잖아요. 호주제가 폐지되는 과정에서 가족 정의는 계속 변화해 왔죠. 부모와 조부모를 모시고 사는 대가족이 보편적이었던 시절을 떠올려 보면 지금처럼 핵가족으로 살았던 시간은 굉장히 짧죠. 성평등과 민주적인 요구가 일어나는 시점에 ‘포스트 호주제’의 시험대가 사회에 놓여 있다고 봅니다. 홍 차별금지법이 올해는 꼭 제정돼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 그 안에는 다양한 이슈가 포함돼 있죠. 이주민, 장애인, 성소수자, 여성 등의 교차적 권리가요. 여전히 정부 산하기관에서 가족구성권 관련 행사를 기획할 때 동성 커플 이야기는 배제하는 분위기가 있지요. “당신 동성애 지지해?”라는 말이 사상 검증처럼 정치판에서 대놓고 들리는 일이 2021년에도 반복되고요. 동성애로 대표되는 다양한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 장애 유무, 나아가 비인간 동물과의 관계까지요. 어떻게 관계의 위계와 차별의 연쇄를 끊을 수 있을지 고민하면 지금 가족 정책의 방향과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이 긴밀하게 연결돼야 하고, 꼭 필요하다고 느껴져요. 지난 24일부터 차별금지법 제정 연대에서 ‘10만 시민 청원 운동’을 시작했는데 관심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대담은 두 사람이 생각하는 가족의 정의를 묻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김 대표는 “가족은 ‘무엇’이 아니라 ‘실천되는 것’이고 ‘돼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정부가 개인의 존엄을 생각할 때 하나의 모델이 아니라 삶의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 작가는 반려동물, 식물 등 비인간들의 얘기도 같이 논의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시대, 기후위기 등 같이 살 수밖에 없는 시대에 서로 연결돼 있다는 감각이 중요하다면서. 두 사람을 만나고 난 뒤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애초의 물음으로 되돌아가면 ‘지금, 여기의 관계’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젠더연구소 기자 seulgi@seoul.co.kr
  • 1차 접종자 7월부터 야외서 ‘NO 마스크’

    1차 접종자 7월부터 야외서 ‘NO 마스크’

    접종자, 새달부터 직계가족 모임 제한 없어요양시설 대면 면회·종교행사 참석 허용“시기상조” 지적도… 9월 방역기준 재조정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정부가 1차 접종만 해도 마스크 착용 제외 등 파격적 혜택을 제시하고 나섰다.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나 일상생활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일각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아직 낮은 상황에서 성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26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로 고통받던 일상을 회복하고 접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방역수칙을 단계적으로 조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제시한 접종자 대상 방역 완화 조치는 크게 3단계로 이뤄진다. 오는 6월 1일부터는 1차 접종 후 14일이 지난 접종자들은 직계가족 모임 제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직계가족 모임은 현재 8명까지 가능한데 조부모 접종 시 10명까지 모일 수 있다. 노인복지시설 이용도 가능하고 요양병원·시설 면회객과 입소자 중 한쪽이라도 접종을 완료하면 대면면회를 할 수 있다. 접종을 마친 이들로 구성된 소모임은 노래교실, 관악기 강습 등은 물론 음식 섭취도 가능하다. 중대본은 “스포츠 경기장이나 영화관 등에서 완료자들만 별도 구역에서 음식 섭취, 함성 등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는 7월부터는 접종 완료자는 사적모임 인원 기준(5인 또는 9인 등)에서 예외로 해 준다.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1차 접종자는 실외시설을 이용할 때 인원 기준에서 제외하고, 접종 완료자는 실내외 시설 이용 시 인원 제한 기준에서 빠진다. 1차 접종자 이상은 공원이나 등산로 등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대면 종교행사도 가능해진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국민의 70% 이상이 1차 접종을 마치는 9월 말 이후에는 방역기준을 전면 재조정할 것”이라며 “집단면역이 달성되는 시점에는 실내 마스크 착용 완화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1차 접종부터 마스크 착용 완화는 시기상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혜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방역지원단장은 브리핑에서 “야외에서는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있고, 특히 1차라도 접종을 받았을 경우에는 타인으로의 전파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아빠가 꼭 껴안아 살아남은 에이탄 깨어나라” 교황도 성원

    “아빠가 꼭 껴안아 살아남은 에이탄 깨어나라” 교황도 성원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주에서 추락 참사가 발생한 케이블카는 종잇장처럼 구겨졌는데 어떻게 다섯 살 아이 혼자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탑승객 15명 가운데 14명이 숨진 참사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25일 현지 언론들은 에이탄 비란이 다리 등에 다발성 골절상을 입고 토리노 병원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채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케이블카가 20여m 아래 슬로프로 추락한 뒤 산 비탈면을 구르는 상황에서도 아빠 아밋(30)이 아이를 품에 안고 마지막까지 필사적으로 보호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신문은 “현재로서는 무엇이 이 아이를 구했는지 얘기하는 게 불가능하다. 어디까지나 가정에 불과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아마도 숨진 아빠가 할 수 있는 한 힘껏 아이를 껴안아 충격을 완화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에이탄의 얼굴이 긁힌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하다는 점이 이런 추측을 가능케 한다며 “이런 비슷한 사고에서는 기적과도 같다”고 지적했다. 자기공명영상(MRI) 정밀 검사 결과 뇌도 손상되지 않은 것을 확인됐다.  이탈리아 국민은 참사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과 사연에 주목하는 한편, 유일하게 살아남은 에이탄의 쾌유를 성원하고 있다. 그가 치료를 받는 병원에는 인형과 편지 등이 답지한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사고 지역 관할인 노바라 교구의 교구장인 줄리오 브람빌라 주교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 다수의 사망자가 나온 데 대해 깊은 슬픔을 표시하고 희생자 가족에 진심 어린 애도의 뜻을 전하라고 밝힌 뒤 에이탄의 위급한 상황을 염려 속에 지켜보고 있으며, 아이를 위해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의료진은 5시간에 걸친 뼈 접합 수술을 무사히 마쳐 최대 고비를 넘겼으나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예후가 좋아 갈수록 회복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영방송 라이(RAI) 뉴스는 의료진의 말을 인용해 아이가 기침과 함께 때때로 자발적 호흡을 하는 등 의식을 되찾기 위한 신호를 주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에이탄은 이스라엘 국적으로 약학을 전공하는 아빠 아밋과 엄마 탈 펠렉비란(27), 두살배기 남동생 톰, 외증조부 이츠하크 코헨(81)과 외증조모 바버라 코헨코니스키(71)를 한꺼번에 잃었다. 특히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살던 외증조부모는 얼마 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이 벌인 전쟁의 참화에 넌더리가 나 머리도 식힐 겸 이탈리아 파비아 시에 사는 에이탄 네를 보러 왔다가 변을 당했다. 아밋의 누이 아야는 사돈댁 조부모가 “이스라엘에서는 로켓들이 떨어졌는데 이탈리아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해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고모 아야와 급히 이스라엘에서 날아온 삼촌 등이 에이탄의 곁을 지키고 있다.  이들 일가족 외에도 이탈리아 연구자 세레나 콘센티노와 이란 출신 동료 무함마드레자 샤하이사반디, 비토리오 조를로니와 그의 아내 엘리사베타 페르사니니, 그들의 여섯 살 아들 마티아, 로베르타 피스톨라토와 앙헬로 비토 가스파로 부부가 안타까운 죽음을 당했다. 마침 가스파로의 45회 생일을 축하하는 여행 중이었다.  현지 일간 라 스탐파에 따르면 피스톨라토는 변을 당하기 직전 푸글리아에 있는 누이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는데 “푸니쿨라를 타고 위로 올라간다. 여긴 천국”이라고 적었다.  이탈리아 당국이 케이블카 추락 원인 규명에 착수한 가운데 산악구조대 관계자는 “와이어 파열과 비상 브레이크 미작동이라는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비상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은 원인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반대쪽에서 하강하던 케이블카가 비상 브레이크 작동으로 멈춰선 점을 고려하면 사고 케이블카의 기기에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케이블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정부 규제로 일년 이상 멈춰있다가 최근 운행을 재개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최초 운행은 1970년 8월이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대대적인 유지·보수 작업이 진행됐는데 400만 유로가 투입됐다. 와이어에 대한 정밀 점검은 지난해 11월이 마지막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전쟁 싫어” 이스라엘 조부모 伊 손녀네 찾았다가 케이블카 참변

    “전쟁 싫어” 이스라엘 조부모 伊 손녀네 찾았다가 케이블카 참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살던 이츠하크 코헨(81)과 바버라 코헨코니스키(71) 부부는 얼마 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이 벌인 전쟁의 참화에 넌더리가 났다. 해서 머리도 식힐 겸 이탈리아 파비아 시에 사는 손녀 네를 보러 갔다. 손녀 탈 펠레그비란(26)과 손녀사위 아밋 비란(30)를 만나 재회의 기쁨을 누린 부부는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두 증손자와 함께 북부 피에몬테주에 있는 유명한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 큰 마조레 호수의 풍광을 즐기는 데 그만이겠다 싶었다. 아밋의 누이 아야는 사돈댁 어르신들이 “이스라엘에서는 로켓들이 떨어졌는데 이탈리아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해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이 선택이 다섯 살 증손자 에이탄만 이 세상에 남겨놓게 될줄은 까마득히 몰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케이블카가 도착 지점 100m를 남긴 지점에서 와이어 300m 정도가 끊기는 바람에 20m 아래 바닥으로 떨어진 뒤 두세 바퀴를 돈 다음 소나무 사이에 처박히며 이들 가족은 그야말로 풍비박산이 되고 말았다. 모두 15명이 탑승했는데 5명만 케이블카 안에서 발견됐고 나머지 사람들은 밖으로 퉁겨나가고 말았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은 약학을 전공한 아밋이 에이탄을 꼭 껴안고 숨진 채로 발견됐다면서 어쩌면 아들을 끝까지 구하려는 몸부림이 에이탄을 구했는지 모르겠다고 보도했다. 진위를 확인하기 어려운 추측인 셈이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에이탄은 토리노의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의식을 되찾자마자 “엄마는 어디 있어?”라고 물어 의료진을 황망하게 했다. 의료진은 분 단위로 용태를 점검할 정도로 그의 상태가 여전히 위중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에이탄의 고모인 아야가 사고 당일 병원에 달려 왔으며 다음날 다른 가족들이 이스라엘에서 날아와 병원으로 향한다고 전했다. 밀라노의 유대인 공동체 대표인 밀로 하츠바니는 이스라엘 육군 라디오에 “아빠 아밋을 잘 알고 있다. 그와 참사 전날 얘기를 나눈 것이 마지막이 됐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조부모가 오셔서 아이들과 함께 놀러간다고 내게 말했다”고 털어놓았다.이들 일가족 외에도 이탈리아 연구자 세레나 콘센티노와 이란 출신 동료 무함마드레자 샤하이사반디, 비토리오 조를로니와 그의 아내 엘리사베타 페르사니니, 그들의 여섯 살 아들 마티아, 로베르타 피스톨라토와 앙헬로 비토 가스파로 부부가 안타까운 죽음을 당했다. 마침 가스파로는 45회 생일을 자축하던 중이었다. 현지 일간 라 스탐파에 따르면 피스톨라토는 변을 당하기 직전 푸글리아에 있는 누이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는데 “푸니쿨라를 타고 위로 올라간다. 여긴 천국”이라고 적었다. 이탈리아 당국이 케이블카 추락 원인 규명에 착수한 가운데 산악구조대 관계자는 “와이어 파열과 비상 브레이크 미작동이라는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비상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은 원인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반대쪽에서 하강하던 케이블카가 비상 브레이크 작동으로 멈춰선 점을 고려하면 사고 케이블카 기기에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고 케이블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정부 규제로 일년 이상 멈춰있다가 최근 운행을 재개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최초 운행은 1970년 8월이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대대적인 유지·보수 작업이 진행됐는데 400만 유로가 투입됐다. 와이어에 대한 정밀 점검은 지난해 11월이 마지막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유럽에서 케이블카 사고는 드물지 않다. AFP 통신에 따르면 2005년 9월 오스트리아 티롤의 한 스키 리조트 상공을 지나던 헬리콥터에서 무게 800㎏의 콘크리트가 떨어져 케이블카를 덮쳤고 이 때문에 독일인 관광객 9명이 숨졌다. 또 1998년 2월에는 저공 비행하던 미군 항공기가 이탈리아 돌로미티 스키 리조트의 케이블을 절단하면서 2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해당 리조트에서는 1976년에도 강철 재질의 보조 와이어 파열로 케이블카가 추락해 42명이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앞서 2018년 8월 북서부 리구리아주 제노바를 관통하는 고속도로 구간의 모란디 대교 상판과 교각이 갑자기 무너져 43명이 숨진 일도 있었다. 유지·보수 및 관리 부실이 원인인 것으로 잠정 결론났고, 사고 책임이 있는 업체 관계자는 전원 재판에 넘겨졌다. 현지 소비자보호단체 ‘코다콘스’(Codacons)는 AFP 통신에 이번 사고를 모란디 대교 붕괴와 열차 탈선, 크루즈선 조난 등에 이은 또 하나의 대형 참사로 지칭하며 “우리나라의 교통 안전 관련 시스템이 고장난 게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독재에 굴하지 않은 10년치 옥중 편지

    [그 책속 이미지] 독재에 굴하지 않은 10년치 옥중 편지

    붉은 색연필로 밑줄을 긋고 ‘불허’ 도장이 찍혔다. 편지 속 학생시위 내용이 문제가 됐다. 아버지는 아들이 1984년 10월 28일에 쓴 편지를 출고할 때에야 찾을 수 있었다. 수학자이자 통일 운동가인 안재구 숙명여대 교수는 1976년 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 사건으로 체포됐다.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세계 수학자들의 탄원으로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1988년 가까스로 가석방되기까지, 10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고 안재구 교수와 가족들이 나눈 편지 640여통 가운데 130통을 책으로 묶었다. 아버지와 엄마, 네 아이에 조부모까지 8명이 주고받은 편지에는 희망과 위로가 담겼다. 사형 선고에 타들어 가는 마음, 형 확정 후 이별에 적응하는 과정, 아버지의 부재 속에 보내는 학창 시절 등 한 가족의 역사는, 그 자체로 우리 현대사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군부쿠데타로 폭정 시달리는 미얀마인들… “5·18 광주처럼 미얀마의 봄 빨리 오길”

    군부쿠데타로 폭정 시달리는 미얀마인들… “5·18 광주처럼 미얀마의 봄 빨리 오길”

    “‘엄마, 미얀마 사람들이라면 할아버지도 장애인도 다 같은 마음이겠지?’ 라고 딸이 묻더니, 민주주의를 원한다는 큰 푯말을 휠체어에 앉은 사람과 지팡이 든 할아버지, 젊은 남녀가 함께 들고 있는 모습을 그렸어요. 그리고 총으로 죽은 미얀마 사람 옆에 위로의 꽃 스티커를 붙여주고 미얀마 국기도 그리더군요.” 경기 부천유네스코책쓰기교육연구회가 최근 군부 쿠데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얀마 사람들을 응원하는 뜻으로 ‘함께해요, 미얀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3대가 함께 참여한 조승희씨 가족 등 100여명의 스토리가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19일 부천유네스코 책쓰기교육연구회(책연)에 따르면 이번 글쓰기 프로젝트는 책연 자문위원이며 지도자 양성과정 공동기획자인 허병두씨에게 책쓰기 수업에 대한 조언을 구하면서 시작됐다.먼저 허 위원이 국제사회에서 벌어진 큰 사건에 대해 연구회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 보자고 제안했다. “미얀마 국민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요. 내가 만약 미얀마 사람이라면?” 허 위원의 이 한 마디가 시발점이 돼 ‘미얀마 프로젝트’는 책연에서 부천시민까지 확산됐다. 지난 4월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홍보한 결과 아동부터 성인까지 그림그리기 62명, 글쓰기 61명 등 중복자를 포함해 100여명이 동참했다. 조승희씨 가족처럼 자녀·조부모와 함께 3대가 참여한 경우도 있다. 짧은 기간임에도 부천시민 남녀노소가 참여하며 한마음으로 일궈낸 프로젝트였다. 자체적으로 책을 만들기 위해 십시일반 기부금을 모았고, 그림과 글이 쌓이면서 176페이지 그림책으로 제작됐다. 문한기 책연 회장은 “본 연구회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함께해요, 미얀마”는 미얀마 군부 폭정에 고통당하는 미얀마 국민을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한 자발적 시민의식에서 시작됐다”면서 “이 행사는 한 점의 불꽃이 온 산을 불태우듯 부천시민 100인의 마음에 점화돼 블로그와 유튜브·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확산됐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작은 불꽃이 마중물이 돼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열망하고 지지하는 국민운동으로 발전되기를 바라며, 5·18 광주민주화운동처럼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는 미얀마에 민주주의의 봄이 속히 오기를 부천시민 모두와 함께 뜨겁게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미얀마의 평화와 인권이 회복되길 소망하는 마음을 담은 그림책 ‘함께해요, 미얀마’는 5월 중 출간될 예정이다. 현재 출판사를 찾고 있는데 펀딩방식으로도 출간해 독자를 찾아갈 예정이다. 책 수익금은 모두 미얀마 시민을 돕는 데 쓰인다. 책연은 부천시립 상동도서관에서 주관하는 ‘일인일저(一人一著) 책쓰기 지도자 양성 1년 과정을 수료한 부천시민들로 구성됐다. 올해 지도자 양성과정 4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21명이 수강 중이다. 한경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부천유네스코 책쓰기교육연구회의 작지만 의미가 큰 책자 발간을 시작으로 다른 단체나 도시에서도 적극 호응해 전국적으로, 아니 전세계적으로 평화를 희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응원했다.또 김정이 책연 부회장은 “한국 대사관 앞에서 한국어로 도와 달라고 외치는 수많은 미얀마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냥 있기 힘들었다. 몇 줄의 글을 쓰자. 함께 고민하던 이들이 글을 더하면서 조각보 글쓰기는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글과 더불어 그림이 있으면 언어가 다른 미얀마 국민들에게 우리의 뜻이 전달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부천유네스코책쓰기교육연구회와 부천시민들의 도움으로 책을 만들었다. 인터넷을 통해 조각보를 짜듯 글을 조금씩 이어붙였다. 자그마한 우리들의 뜻과 마음이 미얀마에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올해 2월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뒤 지난 18일까지 802명이 사망했고 체포·구금된 사람은 5210명에 달한다. 올해 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아 1980년 5·18 당시 ‘오월어머니회’ 사람들처럼 부천시민들이 주먹밥 대신 글과 그림을 통해 이들에게 응원과 연대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남의 아이 어떻게 키우냐고요, 이 행복 안 겪어보면 몰라요

    남의 아이 어떻게 키우냐고요, 이 행복 안 겪어보면 몰라요

    가정위탁모 이경하(47·서울)씨는 네 아이의 어머니다. 셋째, 넷째 아이는 가정위탁제도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18일 만난 이씨와의 대화는 진정한 가족과 사랑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이씨의 시선은 뿔테 안경 너머 아홉 살 아들과 두 살 딸, 두 위탁자녀와의 첫 만남으로 향했다. 셋째인 아홉 살 아들은 2014년 6월, 막내인 넷째 두 살 딸은 지난해 4월 따뜻한 선물처럼 이씨에게 찾아왔다. 두 아이는 원가정의 사정으로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경기북부가정위탁지원센터를 통해 당시 경기지역에 거주하던 이씨에게 위탁됐다. 가정위탁은 부모의 질병·가출·실직·수감·사망 등으로 원가정에서 돌보기 어렵거나 학대받아 분리가 필요한 아동을 시설이 아닌 일반 가정에서 맡아 돌보는 제도다. 이씨 부부에게는 이미 20대 친자녀 둘이 있지만, 위탁아동을 가족으로 맞아 다시 육아를 하고 있다. 넷이었던 가족이 여섯으로 불어났다. 장녀는 올해 24세로 대학에 다니고 한 살 터울인 둘째는 군 복무 중이다. “처음에는 입양 전 위탁모를 했어요. 큰애 둘이 중학생이 됐을 때 위탁모를 시작했는데 위탁으로 키우던 아이들이 다른 가정으로 입양을 가게 돼 그 빈자리가 너무 허전하더라구요. 가족 모두가 그리워했어요.” 이씨는 그때 받은 상처가 워낙 커 입양 전 위탁을 다시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씨는 “아이가 행복해하며 웃는 모습을 떠올리면 너무 좋아 다시 아이를 맡아 기르고 싶었다”고 한다. 가정위탁을 알게 된 것은 그 즈음이었다. 가정위탁지원센터에 문의해 가정위탁모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고 아이를 데려올 채비를 찬찬히 갖췄다. “아이를 데리러 가정위탁지원센터에 갔는데, 글쎄 9개월 된 아이가 11㎏인 거예요. 건강하고 밥도 맛있게 먹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남편과 둘이서 아이 먹는 것만 보며 ‘너무 예쁘다’고 좋아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데려온 작은 남자아이가 어느새 아홉 살이 됐다. 어떤 거창한 사명감보다는 순전히 아이가 좋아서 가정위탁을 시작했고, 아이들이 이씨 생활의 중심이자 기쁨이 됐다. 이씨는 셋째를 성인이 될 때까지 돌볼 계획이다. 위탁아동은 원가정으로 돌아가거나 만 18세가 되면 위탁가정을 나와 독립해야 한다. 이씨는 “친엄마가 데려갈 형편이 되지 않아 18세까지 내 자식으로, 내 손으로 키우기로 했다. 아이가 독립해도 계속 왕래하며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셋째는 18세 독립 때까지 내 자식으로 키울 것 이씨는 2년 전 셋째에게 가정위탁 사실을 조심스럽게 얘기해 줬다. “아들이 일곱 살일 때 책을 읽어 주면서 아이가 질문하고 제가 대답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우리 셋째는 엄마가 낳은 아이는 아니야. 낳아 준 엄마는 따로 있어’라고 얘기해 줬어요. 아이가 워낙 순하고 착해서 그런지 그 사실을 잘 받아들였어요.” 이씨의 친자녀인 첫째와 둘째는 엄마 아빠의 성격을 타고나 어떤 생각을 하고 행동할지 예측이 가능했지만, 셋째와 넷째는 백지상태에서 만나 육아를 시작한 터라 알아가는 과정이 설레기도 하고, 때로는 어렵기도 했다고 한다. 현재 셋째, 넷째 두 아이 모두 원래 가정의 부모와 연락이 닿고 있다. 셋째는 딱 한 번 친엄마를 만났다. 이씨는 “아이가 친어머니를 보고 싶어 해서 센터를 통해 엄마를 만나게 해 줬어요. 그때 아이가 어머니를 자주 만날 수 없는 상황이란 걸 알게 됐죠”라고 말했다. 이씨는 “셋째에게 ‘(친)엄마 보고 싶으면 언제든 얘기해’라고 했지만, 아이가 ‘아니 엄마 나는 지금이 좋아’라고 하더라”고 했다. 지난해 가족이 된 넷째는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원가정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매달 친엄마를 만나고 있다. 이씨는 “언젠가 우리 넷째가 친부모에게 돌아갈 거라고, 헤어질 시기가 올 거라고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지만, 헤어지는 것에 대해 자꾸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헤어짐을 말하는 이씨의 목소리가 아련했다. 이씨는 “아이가 원가정으로 복귀하면 그때 또 다른 아이를 맡고 싶다”면서 “나이 쉰이 넘어도 힘 닿는 데까지 아이들과 지냈으면 한다”고 했다. 아이가 자랄수록 해 줘야 할 것은 느는 반면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는 지원금은 적지만, 양육비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씨는 “이미 첫째와 둘째가 성인이 돼 셋째, 넷째 아이들 양육비는 어떻게든 충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월 받는 지원금은 아동 1명당 총 90만원 정도다. 기초생활수급 생계급여가 50여만원, 가정위탁아동 양육보조금이 30만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결연후원금 10만원 등이다. 훗날 아이가 독립할 때 자립금으로 주려고 이씨는 매달 적금도 들고 있다. 넷째 아이의 육아에는 온 가족이 동참하고 있다. 자영업을 하는 50대 후반 남편이 아이 기저귀 가는 것부터 업고 달래는 것까지 도맡아 한다. 이씨는 “남편이 마트에 갈 때도 유모차에 태워 데리고 나가고 항상 안아 준다. 아이를 바닥에 내려놓지 않으려 하고 본인 손으로 분유를 먹이고 출근한다”며 웃었다. 친자녀인 첫째와 둘째도 동생들을 반겼다. 이씨는 “큰애인 딸이 많이 도와줬다. 셋째가 병원에 입원한 일이 있었는데 제가 직장 때문에 바쁘게 왔다갔다하니까 고등학교 다니던 딸이 동생을 돌봤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초등학교에 다니는 셋째가 학교에 가기가 어려워지면서부터 이씨는 다니던 직장도 그만뒀다. 아이들을 키우며 힘들었던 순간은 없었는지 물었다. 이씨는 곧바로 “딱히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는 “제 애들처럼, 할머니가 손주에게 느끼는 것처럼 마냥 이뻤다. 모든 행동이 사랑스러웠다. 워낙 그러다 보니 심지어 주변에서는 할머니가 손녀 키우듯이 하지 말라고도 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셋째의 유치원 졸업식을 꼽았다. 이씨는 “우리 셋째가 유치원을 졸업하며 학사모를 쓰고 사진을 찍을 때 언제 저렇게 컸나 생각하다 눈물이 다 나더라”고 말했다. 이씨는 종종 주변 사람에게서 ‘내 아이 하나 키우기도 힘든데 어떻게 남의 아이까지 맡아 키우냐’는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이씨는 그럴 때마다 “애들과 지내는 기쁨과 애들이 우리에게 주는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 좋은 일을 해 보지 않고는 모른다”고 답한다고 했다. 그는 “셋째가 너무 애교가 많은데, 이 예쁜 모습을 우리만 봐서 친엄마에게 미안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씨의 바람은 아이들이 남부럽지 않게 성장해 건강한 사회인이 되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에는 아이가 공부도 잘하고 번듯한 직장에 다녔으면 하는 욕심에 학원도 보내고 공부를 가르쳤는데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아 잠시 욕심을 내려놨다. 무엇보다 건강하고 바르게 자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인이 될 때까지 잘 보살펴 당당하게 독립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아동은 시설보다는 가정에서 자라는 게 좋지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가정위탁보호율은 24%에 불과하다. 보호가 필요한 아동 10명 중 2명 정도만 위탁가정에서 자라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가정위탁보호율을 2024년 37%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가정위탁을 처음 시작하려는 가정에 어떤 조언을 해 주고 싶냐고 물었다. 이씨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내 아이처럼 따뜻한 가정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일관성을 갖고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해요. 아이를 좀더 이해하고 사랑을 많이 주면서 키웠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하면 아이도 위탁부모들도 행복하게 지낼 수 있어요.” 그러면서 이씨는 “최근에는 가정위탁을 하려는 분들이 많이 부족하다고 한다. 사랑으로 키우면 누구나 다 할 수 있고 서로 사랑도 나눌 수 있다. 많이들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학대 피해 아동 돌볼 전문교육도 받고 있어 이씨는 학대피해 아동 등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아이도 돌볼 수 있도록 전문가정위탁 교육을 받고 있다. 2018년 일반가정 위탁아동 913명 가운데 학대·방임 피해아동은 249명, 지능지수가 낮아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계선 지능아동은 78명, 36개월 미만 영아는 94명이다. 이 아이들을 돌보려면 전문적인 양육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그는 “학대받은 아이도 일반 가정에 머물면서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상처를 보듬어 주고 치유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2004년부터 매년 5월 22일을 가정위탁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친부모와 위탁 두(2) 가정에서 내 아이와 위탁 아이 2명을 잘 키우자는 의미다. 지난해 기준 가정위탁 보호아동 수는 9903명이다. 조부모의 대리양육이나 친인척 위탁을 제외한 일반가정 위탁아동은 962명이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한일 이어 中도 ‘저출산 쇼크’ 14억명 마지노선 겨우 지켰다

    한일 이어 中도 ‘저출산 쇼크’ 14억명 마지노선 겨우 지켰다

    10년 동안 7300만명 늘어 14억 1178만명증가율은 0.53%… 1970년 이후 최저 수준2015년 두 자녀 정책에도 출산율 안 올라 자료 한 달 늦게 공개 다양한 추측도 난무이르면 2년 후 인도에 ‘인구대국’ 내줄 듯지난해 중국의 총인구가 14억 1178만명으로 집계됐다. 10년 전보다 7000만명가량 늘어났지만 증가율은 197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추세면 한국과 일본, 대만과 마찬가지로 조만간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해 중국 전체 인구가 14억 1178만명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2010년(약 13억 3900만명)과 비교해 7300만명 가까이 불어나긴 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증가율은 0.53%로, 2000~2010년(0.57%)보다 낮아졌다. 중국은 10년마다 인구주택총조사(센서스)를 하는데 최근 조사는 지난해 이뤄졌다. 중국의 인구 통계는 올해 1월부터 논란이 됐다. 국가통계국이 ‘2020년 국가 통계’를 발표하면서 인구 분야만 빼놓은 것이다. 당국은 “센서스 결과로 갈음하고자 공개를 미뤘다. 4월 초에는 결과를 내놓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달 초까지도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다양한 추측이 난무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출산 기피와 사망 증가가 겹쳐 심리적 마지노선인 14억명이 무너진 것 아니냐’고 진단했다.지난달 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가 60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해 충격을 줬다. 곧바로 국가통계국은 “2020년에도 인구는 계속 증가했다”고 반박했다. FT 보도와 달리 중국 인구가 감소하진 않았지만 인구 증가율 하락을 피하지는 못했다. 이르면 2~3년 안에 ‘14억 인구’가 무너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의 인구절벽 현상은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을 너무 오랫동안 실시한 결과다. 1949년 5억명이었던 중국의 인구는 1964년 7억명, 1974년 9억명으로 늘었다. 1979년 덩샤오핑은 “2010년까지 인구를 14억명으로 유지하겠다”며 소수민족을 제외한 모든 가정에 한 명씩만 자녀를 낳도록 했다. 연평균 소득의 10배에 달하는 벌금과 강제 유산 장려 등을 통해 인구 증가를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부작용도 상당했다. 조부모 4명과 부모 2명, 아이 1명으로 이뤄진 ‘4·2·1’ 가족이 고착화돼 경제를 끌고 가야 할 젊은 세대가 부모와 조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겨났다. 2015년부터 노동 가능 인구(15~64세)도 줄어들었다. 뒤늦게 중국 정부가 2015년 ‘두 자녀 허용 정책’을 발표했지만 출산율은 반등하지 않고 있다. 높은 주거비와 경쟁적인 생활환경 때문에 ‘아이를 낳으라고 해도 낳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추세면 중국은 ‘세계 최대 인구대국’ 자리를 2023~2024년쯤 인도에 내줄 것으로 보인다. 이푸셴 미국 위스콘신메디슨대 교수는 “인구 구조상 중국이 미국보다 훨씬 빨리 늙고 있다. (지금 추세면)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센서스 결과에 의구심을 드러낸다. 지난해 중국이 발표한 2019년 총인구는 14억 5만명이다. 불과 1년 만에 중국 인구가 120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2019년 통계는 출생·사망 신고에 근거했고, 2020년 센서스는 전수조사로 이뤄졌다. 집계 방식이 달라 오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연평균 700만명 정도이던 순증 인구가 지난해에 두 배 가까이 뛰어올랐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딸을 마지막으로 안은 것이 일년 반 전” 인도인 어버이들의 통곡

    “딸을 마지막으로 안은 것이 일년 반 전” 인도인 어버이들의 통곡

    오늘은 한국의 어버이날인데 부모 품에 안겨 웃고 있는 이 소녀는 부모와 마지막으로 만난 것이 2019년 11월이다. 아버지 딜린은 7일(현지시간) 호주 상원 청문회에 나와 “막내딸의 가슴에 슬픔이 깃든 것이 보인다. 그녀는 진짜로 우리가 보고 싶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딸 조핸나는 다섯 살이다. 인도의 조부모 곁에서 지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호주로 귀국하지 못해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173명의 아이들 가운데 한 명이다. 조핸나의 부모도 호주 정부가 마련해 시드니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딸을 태우려 백방의 노력을 했지만 14세 미만의 어린이들을 혼자서 태우는 일은 안된다고 했다. 콴타스 항공 역시 보호자가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자의 여행을 허용하지 않았다. 부부의 유일한 선택은 전세기를 얻거나 에어인디아를 이용하는 방법 뿐이었는데 조핸나의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것이 늘 걸림돌이었다. 드리샤와 딜린 부부는 인도로 돌아가 딸과 함께 지내고 싶었지만 돌아오는 항공편이 형편없이 적어 모험을 감수할 수도 없었다. 이렇게 시간만 보내다 호주로 돌아오지 못한 인도계 호주인이 9000명에 이르는데 딸이 포함될까봐 부부는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그러다 뱅갈루루에서 시드니로 떠나는 전세기에 딸의 좌석 하나를 구했다. 개인 항공사라 미성년자가 혼자 타도 괜찮다고 했다. 이렇게 천신만고 끝에 지난 6일 막내딸이 시드니에 도착할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호주 정부가 인도발 모든 여객기 운항을 막아버리겠다고 발표했다. 딜린은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었다. 모든 옵션이 소진된 상태였다. 우리는 글자 그대로 쓰러질 뻔했다. 희망의 빛이 뻗친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것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부부는 상원 청문회에서도 조핸나가 타려고 했던 전세기에 7명의 다른 어린이들이 혼자 탈 예정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게중에는 조핸나보다 어린 아이도 있었다. 딜린은 같은 처지의 부모들과 소셜미디어로 소통한다며 “부모들 모두를 대신해 간청하는데 동반자가 없어도 미성년 자국민들을 데려올 수 있도록 귀국 항공편이든 개인 전세기든 옵션을 고려해달라”고 청문위원들에게 말했다. 호주 외교통상부(DFAT) 고위 관리인 리넷트 우드는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 항공편은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정부는 가족들과 협력해 아이들을 귀국시키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 주재 호주 총영사인 배리 오패럴은 지난해 12월 이후 20명의 미성년자들이 동반자 없이 귀국하도록 도왔다고 청문위원들에게 말했다. 원래 조핸나 가족은 말레이시아에 살고 있었다. 인도 남부 케랄라주의 조부모 집에 조핸나를 데려다놓고 부부만 말레이시아로 귀국해 몇달 뒤 시드니로 이사할 준비를 할 요량이었다. 팬데믹이 덮쳐 조핸나의 말레이시아 귀국편은 취소됐다. 계속해 다른 항공편을 예약했지만 줄줄이 취소됐다. 조핸나는 아주 제한적으로 주어지는 귀국편 자리에서 늘 다음으로 밀렸다. 조핸나의 말레이시아 비자가 만료됐다. 어쩔 수 없이 부모는 딸 없이 시드니로 이사해야 했다. 딜린은 상원 청문회에 “딸을 다시 만나면 엄청 커버렸을 것이다. 우리는 그 시간을 잃어버린 셈이며 영원히 되찾을 수 없다. 부모로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아이의 어린 시절이다. 거의 일년 반이 돼가는데 우리는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지 못했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드리샤는 밤새 우느라 잠을 이루지 못한다며 막내딸이 너무 보고 싶다고 했다. 남편은 “딸을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고 좋아하는 책을 사서 선물하지만 지금 그애가 겪고 있는 마음의 상처를 난 상상만 할 수 있을 따름이다. 그애의 심경을 생각해보면 부모들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막막함뿐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안산시 대학생 등록금 반값지원 내달 21일까지 접수

    경기 안산시는 다음달 21일까지 관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올해 1학기분 본인부담 등록금 반값지원을 위한 신청서를 접수한다고 30일 밝혔다. 지원 대상은 만 29세 이하로,학생 본인과 가구원(본인 기준 조부모·외조부모·부모·자녀) 1인 이상이 공고일 및 지원일 현재 안산시에 연속 3년 이상 또는 합산 10년 이상 함께 거주 중인 △국민기초생활수급자 가정 자녀▲장애인 ▲다자녀 가정의 모든 자녀 ▲차상위계층 자녀 ▲법정 한부모 가정 자녀이다. 재학생은 직전 학기 12학점 이상 이수와 함께 100분위 성적 60점 이상을 취득해야 하고,신입생·편입생·재입학생은 첫 학기에 한해 성적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다. 신청은 우편 및 온라인으로 가능하며,온라인 신청은 시청 홈페이지(www.ansan.go.kr) 또는 재단 홈페이지(www.ansanfys.or.kr)에서 하면 된다. 지원금은 국가장학금,교내장학금 등을 제외한 실제 본인이 부담하는 등록금의 50%(학기당 100만원 이내)이며,자세한 내용은 시청 홈페이지 또는 안산인재육성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사람이 동물처럼 죽어간다”… ’코로나 지옥’ 인도, 정부 비판 쏟아져

    “사람이 동물처럼 죽어간다”… ’코로나 지옥’ 인도, 정부 비판 쏟아져

    인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5만 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현지에서는 인도 정부의 방역 대책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영국 BBC가 최근 만난 델리의 한 여성은 코로나19로 조부모를 잃고 화장장으로 향했지만,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화장장에서 한없이 대기해야 했다. 델리의 한 병원에서 일하는 이 여성은 “할아버지가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내가 일하는 병원으로 옮겼다. 하지만 치료에 필요한 산소를 구할 수가 없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말했다. 이어 “정부가 잠을 자고 있는 건지, 뭘 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나는 내가 마주한 상황에 완전히 실망하고 낙담했다. 인도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에) 문자 그대로 ‘실패’했다”며 "단 한 사람도 델리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심지어 평화롭게 죽을 수 있는 사람도 없다”면서 울먹였다. 이 여성은 자신의 가족이 의료용 산소의 부족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주장한다. 델리의 한 화장장에서 일하는 남성 역시 "인도의 수도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며 "치료용 산소가 없는 탓에 사람들이 동물처럼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확진자가 연일 세계 최고치를 경신하고, 나흘간 누적 사망자 수가 1만 명을 넘는 상황에서 인도의 의료시스템 붕괴는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병원이 더 이상 환자를 받지 못하자, 사람들은 각자의 집에 산소통과 필수 의약품을 구비하기 시작했다. 상당수는 암시장에서 의약품을 구하고 있다보니 의약품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암시장에서 의료용 산소통은 정상가 80달러(약 8만9000원)보다 10배 높은 660~1330달러(약 74~148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가짜 약이 판매되기도 하는데, 이마저 돈만 받고 약을 보내지 않는 사기 사건도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강력한 카리스마로 나라를 이끌었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이번 사태로 지도력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여권에서는 모디 정부가 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지나치게 일찍 방역 빗장을 풀었고, 최근 확산 과정 대처에도 실패했다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예컨대 지난 1월부터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종교 축제 ‘쿰브 멜라’에는 마스크 착용 및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수백 만 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어 강물에 몸을 담갔다. 모디 총리가 주 의회 선거 지원을 위해 대규모 유세활동을 펼친 것도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에 한 몫을 했다.전문가들은 인도에서 발견된 이중 변이 바이러스, 삼중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세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변이 바이러스의 ‘면역 회피 시스템’(바이러스가 백신과 항체를 피하는 현상)이 대규모 확진으로 이어졌다는 것. 현재 유럽연합(EU)과 영국, 프랑스 등 세계 각국이 확진자 폭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인도를 돕기 위해 주요 물자 지원을 약속한 상황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자가검사키트’ 학교 도입될까 … “학교 방역 혼란” 우려 여전

    ‘자가검사키트’ 학교 도입될까 … “학교 방역 혼란” 우려 여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자가 검사할 수 있는 진단키트(자가검사키트)를 조건부 허가하기로 하면서 자가검사키트의 학교 도입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 도입을 위한 논의는 정식 허가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자가검사키트를 등교수업에 활용하는 데 대한 ‘학교방역 혼란’ 우려는 여전하다.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로나19 항원방식 진단키트 2개 제품을 조건부 허가했다. 학교에 자가진단키트 도입을 추진 중인 서울시는 지난 22일 “식약처에서 사용 승인이 나오면 학교 등에 시범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서울시의 방침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지만 학교 도입 의지를 재차 밝힌 것이다. 다만 이번 승인은 정식 허가 전 보조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조건부 허가인 만큼 당장 학교에 도입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의 계획에 대해 “교육부와 방역당국 간 협의가 먼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2일까지 1주간 하루 평균 학생 52.7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3월 개학 이후 코로나19에 감염된 학생과 교직원은 누적 2529명에 달한다. 지역사회의 감염이 학교로 유입되고 ‘숨은 감염자’의 조기 발견이 중요해지면서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코로나19 검사 접근성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교육부는 자가검사키트 대신 선제 이동식 유전자증폭(PCR)검사를 학교에 도입하기로 하고 서울시교육청부터 시범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자가검사키트의 학교 도입을 추진하고 식약처의 조건부 허가도 이뤄지면서 교육당국과 서울시 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에서는 자가검사키트가 학교에 도입될 경우 학교 방역에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차미향 전국보건교사회 회장은 “검사 정확도가 높지 않아 ‘위양성(가짜 양성)’이 속출하고, 실제 음성임에도 학교가 등교를 전면 중단하는 사례가 이어져 ‘등교 확대’가 아닌 ‘등교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가검사키트를 통한 학생 검사의 주체를 가정으로 할지, 학교의 몫이 될지도 논란거리다. 미국과 유럽 등 자가검사키트를 학생들에게 적용하는 국가에서는 각 가정에 키트를 지급해 학생들을 검사하도록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등교 전 학생 건강자가진단도 100% 완료하지 못한 채 등교하고 있어 가정에 자가검사 책임까지 부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조손가정에서 조부모가 자녀를 검사하거나 초등학생이 스스로 검사할 경우 정확도가 더 떨어지며, 가정에서 부담을 호소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검사할 경우 ‘방역 구멍’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교원단체들은 지적한다. 박주영 전국보건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학교에서 검사를 하면 학생들이 마스크를 벗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이는 감염 위험을 더 높이는 것”이라면서 “일선 학교에는 많게는 1000여명의 학생을 검사할 인력과 장소도 없으며 보건교사에게 최소한의 방호복이라도 지급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홍콩판 ‘정인이’ 사건…딸 학대한 부모 종신형 선고

    홍콩판 ‘정인이’ 사건…딸 학대한 부모 종신형 선고

    친부와 계모가 5살 소녀를 학대해 사망케 한 이른바 ‘홍콩판 정인이’ 사건에서 부모가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0일 5살 난 딸을 학대해 3년전 죽음에 이르게 한 부모에게 2심 판결에서 종신형이 선고됐다고 보도했다. 5살 소녀였던 천루이린은 친부와 계모에게 약 5개월간 끔찍한 학대를 당하다가 2018년 1월에 사망했으며, 홍콩 역사상 가장 심각한 아동 학대 사건으로 일컬어졌다. 홍콩에서는 처음으로 아동 학대에 살인죄가 적용된 사례이기도 하다. 루이린의 부모는 루이린과 그의 8살 난 오빠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때리고, 장시간 벽을 보고 있게 하거나 침낭에 넣어 묶어두는 등의 학대를 가했다. 경찰이 집에서 압수한 회초리, 슬리퍼, 칼, 가위 등 도구에서는 아이들의 혈흔이 발견됐고, 루이린의 몸에서는 133군데의 상처가 있었다. 수시로 아이들을 굶겨 루이린의 오빠는 나흘 동안 밥을 못 먹은 적도 있다고 경찰 조사에서 말했다. 루이린은 사망 전날까지도 구타에 시달렸다. 루이린의 오빠에 따르면 친부는 여동생을 천장에 닿을 정도로 세게 던졌고, 구타로 생긴 멍과 부기를 빼야 한다며 억지로 밤새 집안을 걷게 했다. 루이린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숨을 거뒀는데 사인은 패혈증이었다. 동생의 죽음으로 겨우 학대에서 벗어난 오빠의 몸에서도 128개의 상처가 발견됐다.29살의 아버지는 운수 노동자이며 30살의 계모는 가정주부였다. 홍콩 고등법원의 판사는 루이린 사건의 최악의 아동학대 사례라며 조부모들이 아이를 방치하지만 않았더라도 죽음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판사는 기독교도로 알려진 계모에게 성경에서 요한복음을 인용해 죄를 고백하면 용서받을 수 있다고 말했지만, 계모는 법정에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재판의 관람석에서는 “부끄러운줄 알라” 등의 고함이 터져나왔다. 재판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서 법원은 더 넓은 법정으로 바꿔야 했으며, 로비에서 재판 과정이 생중계됐다. 경찰은 법정 밖에 분홍색의 슬리퍼와 아이를 학대하는데 사용한 가위와 막대 등을 전시했다. 루이린이 생전에 그린 그림에서도 아이가 느낀 고통이 드러나 있었다. 집 바닥과 벽이 온통 붉은색으로 칠해져 있었는데, 불안감을 표현하며 도움을 호소했던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판결을 환영하며, 단 하나의 신고가 아이들을 더 큰 상처로부터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모의 변호사는 사상 최악의 아동 학대가 아니라 훈육 중에 일어난 사고였다며, 가족끼리 즐거운 순간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판사는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아이들의 끔찍한 삶 중에 잠깐의 위로였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홍콩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교가 가정에서의 학대 사실을 발견하고 아이들을 잘 보호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사가 더 많이 근무하게 됐으며, 정부는 아동학대에 대한 기준을 수정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내 옷은 안 사도 아이 옷은 산다

    내 옷은 안 사도 아이 옷은 산다

    “하나뿐인 조카인데 이왕이면 예쁘고 좋은 옷 해 주고 싶죠. 내 옷은 안 사도 조카 옷은 지나가다가도 삽니다!”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IFC몰에서 만난 회사원 김정민(35)씨는 봄옷을 사러 나왔다 조카 옷만 잔뜩 사서 돌아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1명뿐인 조카를 위해 지출을 아끼지 않는 이른바 ‘에이트포켓족’(양가 조부모와 부모, 삼촌 ,이모 등 8명이 한 명의 아이를 위해 지갑을 연다는 조어)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주춤했던 아동복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신학기 특수의 영향을 받은 키즈 시장에서도 ‘소비 폭발’의 조짐이 있다는 평가다. 6일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온라인 전용 브랜드 빈폴키즈의 3월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0%를 상회했다. 올해 2월만 해도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10% 수준이었다. 빈폴키즈는 이번 봄여름 시즌에 ‘테니스’를 콘셉트로 잡은 컬렉션을 선보였는데 ‘후드집업 등교점퍼’ 등 외투류는 이미 재생산에 들어갔다.LF 계열사인 파스텔세상의 프리미엄 아동복 브랜드 헤지스키즈·닥스키즈도 3월 전년 대비 매출 역시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두 브랜드의 신학기 책가방은 고급 책가방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몰려 큰 인기를 끌었다. 이들 브랜드는 국내 아동복 중 프리미엄군으로 분류된다. 이 같은 프리미엄 아동복의 성장에는 자녀, 손주, 조카를 위해 소비를 아끼지 않는 ‘VIB(Very Important Baby)족’의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치소비를 하는 젊은 MZ(밀레니얼+Z세대)세대가 부모 세대에 진입하면서 프리미엄 아동복 시장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아동복 시장의 한 축은 프리미엄들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 가치소비에 소구하는 제품들도 선보이고 있다. 헤지스키즈는 올 봄여름 ‘헤지스키즈 어스 프로젝트’를 론칭하고 친환경 제품을 전면에 세웠다. 제품들은 100% 유기농 면과 폐기한 페트병에서 추출한 리사이클 폴리 소재를 적용했다. 제작과정에서 불필요한 자원의 사용을 줄여 소재부터 생산, 소비과정까지 친환경 가치를 구현했다는 게 헤지스키즈 측의 설명이다.이 밖에 휠라 키즈도 3월 셋째주까지 집계한 신학기 책가방 판매량이 전년 대비 40% 가까이 증가하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아동용 신학기 책가방은 90% 가까운 판매율을 기록했고, 일부제품은 조기 품절됐다. 신발 역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휠라 키즈가 지난 1월 출시한 ‘꼬모 라이트’ 슈즈는 현재 4차례나 리오더됐다. 꼬모 라이트는 휠라의 대표 캔버스 슈즈인 ‘휠라 꼬모’ 디자인을 모티브로 해, 라이트 기능을 추가한 키즈 신발이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아동복 시장 규모는 크게 줄었다. 등교 일수가 줄고 아이들 역시 야외 활동을 자제하면서 아동복 수요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복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2.4% 감소한 8270억원 규모에 그쳤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짓눌렸던 소비심리가 등교 재개에 따라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아동복 시장이 다시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단시간 노동자도 국민연금 사업장가입 허용

    내년부터는 일한 날이나 시간이 모자라더라도 매달 일정 수준이 넘는 소득이 있는 일용·단시간 노동자도 국민연금 사업장가입자로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사업장가입자 요건에 소득 기준을 추가하는 국민연금법 시행령·규칙 개정안을 26일부터 5월 6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25일 밝혔다. 사업장가입자로 가입하기 위해서는 한 달에 8일 이상 근로일수와 60시간 이상 근로시간을 만족해야 하는데 여기에 소득 기준을 추가해 일수·시간이 부족해도 일정 수준 소득이 있는 경우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구체적 소득 기준은 소규모 사업장과 저임금 노동자를 대상으로 사회보험료를 지원하는 ‘두루누리사업’의 지원 기준인 월 220만원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자동이체에 따른 연금보험료 감액 대상에 신용카드 자동이체도 포함된다. 연금보험료는 계좌 외 신용카드 자동이체로도 납부 가능한데, 기존 감액 혜택은 계좌 자동이체 대상자에게만 적용됐다. 이에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신용카드 자동이체 납부자도 보험료 감액 대상으로 추가하고 건당 230원을 감액해 주는 혜택을 적용한다. 국민연금 가입자가 사망했을 때 유족에게 유족연금을 지급하는 ‘생계유지 인정 기준’도 다듬었다. 기존 지급 1순위인 배우자, 2순위 자녀, 3순위 부모는 변동이 없지만 4순위 손자녀, 5순위 조부모에 대해 사망자가 손자녀·조부모와 함께 살지 않으면서 생계비를 지원한 경우에도 생계유지 조건을 인정하기로 했다. 다만 손자녀에게는 부모가 없거나 조부모에게는 동거 중인 자녀가 없어야 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집 청소한 업체 직원인데…너무 예뻐서 연락드렸어요”[이슈픽]

    “집 청소한 업체 직원인데…너무 예뻐서 연락드렸어요”[이슈픽]

    청소업체 직원, 20대 집주인에 “술 한잔”업체에 따졌지만…담당자 웃으며 “예뻐서”개인정보 악용 ‘사적 만남’ 요구…범죄 우려 업무를 통해 확보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연락을 취하는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연락 목적에 따라 처벌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연락 자체가 불법이며 강력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 청소업체에 청소를 맡긴 뒤 업체 직원으로부터 사적 연락을 받았다는 2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업무를 통해 얻게 된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사적인 연락을 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논란이다.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을 27세 미혼 여성이라고 소개한 A씨는 “청소업체 직원한테 야밤에 문자와 전화가 온 거 넘어가야 할까요”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조부모와 함께 살던 A씨는 취업을 하자 조부모가 시골로 내려가겠다고 해 12일 청소업체에 집 청소를 맡겼다고 했다. 이날 A씨 집에는 여성 인부 한 명과 남성 인부 두 명이 왔고, 집 청소는 별일 없이 잘 마쳤다. 그러나 A씨는 자신의 집을 다녀간 남자 직원 한 명이 이튿날 새벽부터 이상한 연락을 했다고 주장했다. 연락은 2시간 넘게 계속됐고, 연락한 시간은 오전 2시 47분~5시였다. A씨는 “전화 여섯 통과 문자 두 개가 왔다”며 “이상한 소리를 해 전화기를 껐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부재중 전화 4통과 문자가 더 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직원은 A씨에게 “집 청소해 준 업체 직원인데 너무 예쁘다”, “술 한잔하자”, “남자친구 있냐”라고 연락했다. A씨는 이 프렌차이즈 업체 지역 담당자에게 연락해 새벽에 있었던 일을 전하며 항의했다고 했다. 그러나 지역 담당자는 웃으면서 “아가씨가 예뻐서 그랬나 봐. 젊은 사람들이 다 그렇지”, “그 친구 괜찮아. 만나 봐”라며 사과는커녕 만남을 권유했다고 했다. A씨는 담당자와의 통화내용을 녹음했다고 했다.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업무 목적이 아닌 사적으로 이용하는 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제 번호 어떻게 아셨어요?”…범죄 우려도 최근 우울감 상담을 목적으로 보건복지부 운영 산하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에 전화한 한 여성에게 상담사는 상담이 끝난 후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공개된 문자 내용을 보면 상담사는 “이상하게 이런 감정이 없었는데 계속 마음에 맴돌아서 문자 드린다”며 “원래 상담사 전화번호를 노출하지 않는데 편한 친구가 되고 싶어서 오픈해요. 그냥 마음이 힘드실 때 문자도 좋고 전화도 좋습니다. 편한 친구 하실래요?”라고 말했다.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이용해 연락을 취하는 등 불법행위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남성은 ‘민원인이 걱정돼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이후 자원봉사자들이 상담 업무에 투입되면서 응대율이 상당히 높아지고, 모두가 책임감을 가지고 상담에 임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유감”이라며 “비슷한 일이 또 발생하지 않도록 상담원들을 상대로 재교육을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환자 개인정보에 접근해 사적으로 연락을 취하는 행위는 법률 위반이다. 환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다른 목적으로 이용하면 처벌 대상이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의료법 위반의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 5000만 원 이하에 처한다.처벌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 선고받았다 2018년 11월15일 서울 강동구의 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고사장에서 한 시험 감독관은 시험을 보던 수험생의 응시원서와 수험표를 대조해 연락처를 알아냈고 “마음에 든다”며 사적 연락을 취했다. 1심 재판부는 현행법에 따라 ‘개인정보 취급자’는 부정한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이를 누설·훼손하는 행위 등만 처벌 가능하고 해당 사례의 경우 개인정보를 ‘이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개인정보 보호법의 입법 목적을 저해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이러한 접근이 실제 범죄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연락을 취하는 것 자체가 불법적인 행위로 볼 수 있다. 뜻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추가 범죄가 나올 수 있어 매우 위험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며 “하지만 만약 그런 식으로 연락을 취하는 사람이 의도가 선이었음을 거듭 주장하는 경우 그의 고의를 가정해 엄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그래미 수상’ 리처드 용재 오닐 “어두운 시기 들어온 햇빛…벅차오른다“

    ‘그래미 수상’ 리처드 용재 오닐 “어두운 시기 들어온 햇빛…벅차오른다“

    그래미어워즈를 ‘깜짝’ 수상한 리처드 용재 오닐은 “아주 어두운 시기에 햇빛이 갑자기 들어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14일(현지시간) 레코딩 아카데미가 주관한 63회 그래미 어워즈 프리미어 세리머니(사전 시상식)에서 한국계 미국인 리처드 용재 오닐은 ‘베스트 클래시컬 인스트루멘털 솔로’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가 데이비드 앨런 밀러의 지휘로 알바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테오파니디스의 ‘비올라와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15일 서면을 통해 “벅차오른다(Overwhelemd)”고 소감을 밝혔다. “굉장한 슬픔과 실망, 아픔, 그리고 취소가 가득했던 엄청난 한 해를 보내고 이런 소식을 얻었다”며 한 줄기 빛을 만났다고 표현했다. 그는 “(수상을) 기대하지 못했다”면서 “경쟁이 치열했고 세계 최고 피아니스트에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최고의 오케스트라까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상식에선 독일 피아니스트 이고르 레비트와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 러시아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프노프, 작곡가 토마스 아데 등 쟁쟁한 음악가들이 리처드 용재 오닐과 함께 후보로 올랐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그래미상 수상자로 발표된 순간 테오파니디스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면서 “오늘 그래미를 수상하게 해준 사람이나 다름없다. 굉장한 작곡가이고 이 협주곡은 역작”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음악가에게 그래미상이란 동료 뮤지션들로부터 신뢰가 담긴 투표라 음악계 주요 인사들에게 인정받은 것이라 굉장히 의미있다”고 덧붙였다.수상자 발표 직후 영상을 통해 “비올라에 있어 위대한 날”이라면서 “내 삶에 이런 영광을 얻게 돼 감사하다”고도 밝힌 리처드 용재 오닐은 비올라의 새로운 역사를 쓴 주인공이기도 하다. 비올리스트 최초로 미국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아티스트 디플로마를 받은 그는 런던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협연은 물론 솔리스트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이미 2005년과 2010년 두 차례 그래미상 후보로 오르기도 했고 2006년에는 미국 클래식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에버리피셔 커리어 그랜트상을 받았다. 1978년 미국 워싱턴주에서 태어난 리처드 용재 오닐은 한국전쟁으로 고아가 돼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 어머니와 아일랜드계 조부모 사이에서 자랐다. 어머니 가족을 찾기 위해 2004년 국내 TV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이날 “(어머니께서) ‘스마트한 아이구나!’라고 칭찬해 주셨다”면서 “엄마에게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웃기도 했다. 지난해 타카치 콰르텟의 새 비올리스트로 합류한 그는 현재 미국 콜로라도에 머물고 있다. UC버클리와 워싱턴대 등 온라인 콘서트를 가진 뒤 5월 마드리드 국립콘서트홀을 비롯해 룩셈부르크, 비엔나 무지크페라인 등 유럽 투어가 예정돼 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국내에서는 2007년부터 2019년까지 앙상블 디토 음악감독을 맡아 디토페스티벌을 통해 한국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2017년까지 9장의 솔로 앨범을 발매해 총 20만장 이상 판매 기록을 세웠고 특히 2집 ‘눈물’은 2006년 클래식과 인터내셔널 팝 분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음반으로 꼽혔다. 그는 한국 관객들과의 만남에 대해선 “코로나19 때문에 여름에는 아직 엄두를 못 내고 있지만 12월 연말 공연에는 반드시 갈 것”이라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Q&A) ‘영유아 동반 모임 8명 가능’…5인이상 모임 금지 어떻게 달라지나

    (Q&A) ‘영유아 동반 모임 8명 가능’…5인이상 모임 금지 어떻게 달라지나

    앞으로 결혼 준비를 위한 양가 상견례에는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가 적용되지 않는다. 부모가 보살펴야 하는 만 6세 미만 영유아도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이런 경우 모임 총 인원은 8명까지만 가능하다. 직계가족 모임 역시 8명까지만 허용한다. 1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설명을 바탕으로 달라지는 방역수칙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Q. 직계가족 모임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는데, 왜 8명으로 제한한건가. A. 지나치게 많은 인원이 밀집해 감염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가족간 코로나19 감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특히 20명 이상이 모이는 가족 모임에서 코로나19 감염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 식당 또는 가정 내에서 가족간 모임은 8인까지 가능하다. Q. 부모님을 모시지 않은 형제자매간 모임도 직계모임에 해당하나. A. 아니다. 나와 배우자를 기준으로 직계존비속이 있어야 직계가족 모임에 해당한다. 이 때 직계존비속은 조부모, 외조부모, 아버지, 어머니, 며느리, 아들, 딸, 사위, 손주 등이 포함된다. 직계존비속이 아닌 형제자매들만의 모임에는 5인이상 사적모임 금지가 계속 적용된다. Q. 영유아를 동반하면 몇 명까지 만날 수 있나. A.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한 6세 미만의 영유아를 동반한다면 직계가족 모임이 아니더라도 8명까지 모이는 게 가능하다. 다만 이 때 영유아를 제외한 인원은 4명까지만 가능하다. 예를 들어 영유아가 4명이고, 영유아가 아닌 사람이 4명이라면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영유아가 3명이고, 영유아가 아닌 사람이 5명이면 모임을 할 수 없다. 영유아를 제외한 인원이 5명이면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영유아가 6명이고, 영유아를 제외한 인원이 3명이어도 모임을 할 수 없다. 총 인원이 8명을 웃돌기 때문이다. Q. 결혼을 위한 상견례는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대상인가. A. 지금까진 상견례도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대상에 포함했으나, 결혼을 위한 양가 간 상견례 모임이 장기간 미뤄진 점을 고려해 8명까진 모일 수 있도록 허용했다. Q. 결혼식 하객 이송 버스 탑승인원도 5명으로 제한되나. A. 결혼식은 사적모임 예외적용 대상이다. 따라서 같은 버스에 5명 이상 탑승해도 사적모임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고, 버스에서는 음식을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Q. 돌잔치에도 5명 이상 사적모임 금지가 적용되나. A. 원칙적으로는 5명 이상 사적모임 금지 대상이다. 다만 돌잔치 전문점의 영업이 사실상 제한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핵심방역수칙 준수하에 결혼식장과 같이 거리두기 단계별 인원을 적용하기로 했다. 수도권은 99명, 비수도권은 시설면적 4㎡ 당 1명을 수용할 수 있다. 그 외 직계가족만 모이는 경우, 영유아를 동반하는 경우는 8명까지 가능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예약 대신해드려요” 노인들 위해 ‘백신 도우미’ 자처한 美 소년

    “예약 대신해드려요” 노인들 위해 ‘백신 도우미’ 자처한 美 소년

    미국의 한 10대 소년이 지역 노인의 백신 도우미를 자처했다. ABC뉴스는 8일 보도에서 미국 뉴욕주의 7학년생 샘 커슈(12)가 백신 접종 예약에 애를 먹는 노인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고 전했다. 뉴욕주 스카스데일에 사는 커슈는 요즘 특별한 성인식을 치르는 중이다. 이른바 ‘바르미츠바프로젝트’로 소년은 현재까지 지역 노인 1650명의 백신 접종 예약을 대신했다. 바르미츠바(여자는 바트미츠바)는 유대교 전통 성인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남자는 13살, 여자는 12살이 되면 성년의례를 치른다. 유대인들에게는 결혼식 못지 않게 중요한 인생 통과의례로 꼽힌다. 13살을 앞둔 소년도 무언가 뜻깊은 활동으로 성인식을 기념하고 싶어 했다. 모금 활동도 고려했다. 그러다 조부모의 백신 접종 과정을 지켜보고 노인들의 백신 예약을 대신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소년은 “아버지가 조부모 4명의 접종 예약을 돕는 것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렇게 어려울 것 같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팬데믹으로 가족과 떨어져 힘들어하던 수많은 노인이 이제는 백신을 찾아 고군분투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기도 했다. 뉴욕은 현재 주 정부 자체적으로 백신 접종 예약을 받고 있다. 7일 출시한 예약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격 여부를 확인하고 예약을 잡을 수 있다. 확약 후에는 이메일로 바코드가 날아오는데, 가지고 있다가 접종소에 보여주면 된다. 이와 별도로 양식에 따라 작성한 문서도 온라인으로 제출해야 한다. 양식을 제출하고 받은 접수번호 역시 접종소에 가져가야 한다.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온라인에 익숙지 않은 노인에게는 복잡하기만 한 절차다. 여러 문항을 거쳐 자격 여부를 확인하는 일도,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예약을 잡는 일도, 온라인으로 양식을 작성하고 제출하는 일도 어렵다. 조부모 사례에서 이 같은 어려움을 알아차린 소년은 지난달 ‘백신 도우미’(vaccine helper)라는 웹사이트를 구축했다. 구조는 단순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노인에게는 주 정부 예약사이트보다 접근이 쉬웠다. 소년은 “자격 요건을 충족한 분들이 주소와 전화번호, 원하는 날짜 등 예약에 필요한 개인 정보를 사이트에 입력하면, 내가 예약을 대신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지역사회 노인 1650명의 예약을 성사시켰다. 홀로코스트 생존자로 현재 암 투병 중인 한 노인은 “지난 달 샘 덕에 백신접종을 마치고 항암치료를 시작했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친구 30명에게 소개했는데 역시 샘의 도움을 받았다. 노인 친구 중 백신 예약을 어떻게 하는 건지 아는 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샘은 매일 최소 서너 개의 예약을 대신하려 노력 중이다. 소년은 “비디오게임이라고 생각하고 백신 예약을 최우선으로 하려 노력한다. 예약 확정은 장담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소년의 컴퓨터 화면 한쪽에는 숙제 페이지, 다른 한쪽에는 예약 페이지가 열려 있었다. 소년은 “오랜 시간 조부모를 만나지 못하면서 가족이 안전하게 모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확실히 이해했다. 제 덕에 마침내 손자들을 볼 수 있게 됐다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보면서 매일 놀라는 중”이라며 뿌듯해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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