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조부모
    2026-04-05
    검색기록 지우기
  • 폭풍우
    2026-04-05
    검색기록 지우기
  • 가품
    2026-04-05
    검색기록 지우기
  • 강주리
    2026-04-05
    검색기록 지우기
  • 현오석
    2026-04-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47
  • 자녀 무상증여 한도 ‘5000만원→1억’ 추진… 소비 여력 늘린다

    자녀 무상증여 한도 ‘5000만원→1억’ 추진… 소비 여력 늘린다

    정부가 부모로부터 무상 증여받는 한도를 최대 1억원, 미성년자의 경우 5000만원까지 늘려 국민의 세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는 성인 자녀가 부모·조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을 때 5000만원까지, 미성년 자녀라면 2000만원까지 비과세 증여가 가능하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하반기에 상·증세 인적공제 확대를 위한 세법 개정을 추진할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무상 증여 한도를 상향하는 방안이 골자인데,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세대 간 자본 이전을 원활하게 해 소비 여력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최근 무섭게 치솟은 물가상승률도 8년 만에 상속·증여세 비과세 한도 상향을 검토하는 배경이 됐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국제적으로 높은 세 부담과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상속·증여세 부담 적정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인적 공제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모·조부모 등 직계존속이 성인 자녀·손주 등 직계비속에게 재산을 증여할 때 비과세 한도는 2014년 3000만원에서 5000만원(미성년자 1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상향된 이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 한도는 10년간 누계 기준으로, 한 번 5000만원을 증여받아 공제 혜택을 받은 사람은 10년이 지나야 다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근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증여세수와 증여세 신고 인원이 급증하면서 인적공제 기준도 경제 상황에 맞게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증여세수는 8조 614억원으로 2020년 6조 4711억원에서 24.6% 증가했다. 2017년 4조 4433억원과 비교하면 4년 새 81.4% 급증했다. 증여세 신고 인원도 2020년 기준 21만 4603명으로 2017년 12만 8454명에서 3년 새 67.1% 늘었다. 다만 배우자 간 증여 시 비과세 한도(6억원)는 세대 간 이전이 아니어서 당장 조정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배우자 간 증여 공제 한도는 2008년 3억원에서 6억원으로 상향된 이후 14년간 그대로다. 증여 한도 누계 기간(10년)도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 재산 대물림 비과세 한도 ‘5000만→1억원’ 상향 추진

    재산 대물림 비과세 한도 ‘5000만→1억원’ 상향 추진

    정부가 부모로부터 무상 증여받는 한도를 최대 1억원, 미성년자의 경우 5000만원까지 늘려 국민의 세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는 성인 자녀가 부모·조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을 때 5000만원까지, 미성년 자녀라면 2000만원까지 비과세 증여가 가능하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하반기에 상속·증여세 인적공제 확대를 위한 세법 개정을 추진할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무상 증여 한도를 상향하는 방안이 골자인데,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세대 간 자본 이전을 원활하게 해 소비 여력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최근 무섭게 치솟은 물가상승률도 8년 만에 상속·증여세 비과세 한도 상향을 검토하는 배경이 됐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국제적으로 높은 세 부담과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상속·증여세 부담 적정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인적 공제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모·조부모 등 직계존속이 성인 자녀·손주 등 직계비속에게 재산을 증여할 때 비과세 한도는 2014년 3000만원에서 5000만원(미성년자 1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상향된 이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 한도는 10년간 누계 기준으로, 한 번 5000만원을 증여받아 공제 혜택을 받은 사람은 10년이 지나야 다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근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증여세수와 증여세 신고 인원이 급증하면서 인적공제 기준도 경제 상황에 맞게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증여세수는 8조 614억원으로 2020년 6조 4711억원에서 24.6% 증가했다. 2017년 4조 4433억원과 비교하면 4년 새 81.4% 급증했다. 증여세 신고 인원도 2020년 기준 21만 4603명으로 2017년 12만 8454명에서 3년 새 67.1% 늘었다. 다만 배우자 간 증여 시 비과세 한도(6억원)는 세대 간 이전이 아니어서 당장 조정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배우자 간 증여 공제 한도는 2008년 3억원에서 6억원으로 상향된 이후 14년간 그대로다. 증여 한도 누계 기간(10년)도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 “암 이후 내 삶은 더 단단해졌습니다”

    “암 이후 내 삶은 더 단단해졌습니다”

    오늘하루마음읽기 24회 : 회복탄력성의 힘 역경을 이겨내게 해주는 힘 ‘회복탄력성’고난 겪어도 어떻게든 희망과 의미 찾아회복탄력성은 어디에서부터 생겨날까‘사랑 속에 지켜보는 이 있는가’가 중요 #편집자 주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오늘하루 마음읽기’에서는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마음속 이야기를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친절하게 읽어 드립니다. 스물 네번째 회에서는 역경 속에서 마냥 좌절하지 않고, 다시 털고 잃어나는 힘 ‘회복탄력성’에 대해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설명드립니다.정신과 의사이지만 제 진료실에는 암 경험자들이 꽤 오시는 편입니다. 그 중에는 암 진단 때부터 치료, 이후 일상 회복 과정 동안을 꾸준하게 오시는 분도 있습니다. 3년 전에 유방암 진단을 받고 치료받은 한 환자는 이제 다시 태어난 느낌을 받습니다. 진단 이후 겪어야 했던 여러 과정은 너무 힘들어서 떠올리기조차 싫습니다. 엄습해 오는 죽음의 공포에 모든 걸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런데 터널 안처럼 깜깜하게 느껴졌던 그 시간도 버티다 보니 어느새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렇게도 암울했던 시간을 지나 지금을 되돌아보면 뭔가 자신이 단단해진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암이라는 힘든 과정을 겪고 난 지금은 직장에서 하는 역할이나 다시 회복한 건강,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별생각 없이 살았다면 이제는 하루하루의 삶이 감사하고 소소한 즐거움에도 행복을 찾아내게 됩니다. 때론 마음이 먹먹해지거나 불안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분명 예전의 자신보다는 지금이 더 성장한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더 잘 견디고, 극복한다…회복탄력성의 힘 암은 정서적 외상, 트라우마를 남깁니다.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트라우마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트라우마를 견뎌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요. 암의 경우 진단받고 치료하는 시기에는 누구나 고통스럽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밤잠을 설치고 우울하고 예민해지는 건 이 시기 트라우마에 따른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다만 우리가 트라우마에 어느 정도 반응하느냐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누군가는 툭툭 털고 일어나지만, 누군가는 넘어진 상태에서 좌절해 좀처럼 일어서지 못합니다. 암이라는 트라우마를 경험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는 죽음이라는 막연한 공포 앞에 계속 좌절해있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 두려움 앞에서도 의연하게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으며 견뎌나갑니다. 이렇듯 삶의 절망이나 고난 앞에서 견뎌내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을 회복탄력성이라고 합니다. 복구력이라고도 하는데 결국 이런 힘이 강한 사람은 고난과 역경이 겪어도 그 속에서 어떻게든 희망과 의미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회복탄력성이 외국에서 건너온 개념 같지만 우리 문화에서도 예전부터 있어왔습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 ‘와신상담’, ‘칠전팔기’ 등이 회복탄력성에 대해 잘 담고 있는 표현이죠. 비교적 최근이라면 ‘아프니까 청춘이다’도 비슷한 예라고 하겠습니다. 청춘이라도 굳이 아플 필요야 없겠지요. 다만, 그 아픔을 피할 수 없다면 이를 견디고, 극복하는 회복탄력성이 요즘 청춘들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이순신 장군과 성냥팔이 소녀에서 읽는 회복탄력성 이순신 장군과 성냥풀이 소녀 이야기는 회복탄력성으로 역경을 이겨낸 대표적 스토리입니다. 이순신 장군은 절대적인 열세 속에서도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긍정의 의지로 명량대첩이라는 놀라운 승리를 일궈냈습니다. 성냥팔이 소녀는 춥고 힘든 상황임에도 작은 성냥불 속에서 가족의 따뜻함을 떠올리며 마지막까지 견뎌냅니다. 영화 <뚜르 : 내 생애 최고의 29일>를 알고 계신가요? 이윤혁 씨의 실화를 소재로 만든 영화인데요. 그가 앓고 있는 ‘결체조직성 작은 원형 세포암’은 그 암이 어디에서 시작했는지 알 수 없어 종양이 생길 때마다 수술과 항암치료를 끊임없이 지속해야 합니다. 2차례의 수술과 26번의 항암치료를 하면서도 가족의 헌신적인 사랑 속에 살아야 한다는 의지를 견뎠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의미와 희망을 찾기는 힘겨워졌죠. 스물여섯이 된 해, 이윤혁 씨는 지루하게 반복하던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자신이 이전부터 꿈꾸어 왔던 ‘뚜르 드 프랑스’라는 세계 최대의 사이클대회에 참가하기로 합니다. 프로선수조차 힘들어하는 이 경기를 이윤혁 씨는 여러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참가하고 ‘希望(희망)’, ‘For Cancer Patients(암 환자를 위하여)’라는 문구가 적힌 자전거를 타고 완주해 냅니다. 암이라는 고통과 그 밖의 여러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은 우리 마음을 뭉클하게 합니다. 이씨는 그런 과정에서 “암을 가진 나도 행복한데, 여러분도 행복하기를 바랍니다.”라는 삶에 대한 희망을 우리에게 전달해 줍니다. 물론 회복탄력성을 이야기할 때 항상 극복과 성공이라는 결과가 담보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결과에 상관없이 그 과정을 내가 어떤 마음가짐과 의미, 가치, 희망을 가질 수 있는지가 회복탄력성입니다. 어떤 사람이 단단한 회복탄력성을 갖게 될까 그렇다면 회복탄력성은 어디에서부터 생겨날까요? 회복탄력성에 대한 대표적 연구는 심리학자 에미 워너가 주축이 된 하와이 카우아이 섬 연구입니다. 이제 관광지가 된 카우아이 섬은 연구가 진행됐던 1955년에만 해도 2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경제적으로 낙후한 지역이었습니다. 워너는 열악한 환경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어떤 과정을 겪으며 성장하는지 지속해서 추적했는데요. 특히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대부분 노숙자나 약물 중독, 범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오히려 3분의1 정도는 사회적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는 인물로 자랐습니다. 워너는 이처럼 힘겨운 환경을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는 힘을 회복탄력성이라고 정의했죠. 연구에서는 이 아이들이 회복탄력성을 가질 수 있었던 공통적인 요소를 밝혀냈는데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나를 사랑하고 지켜봐 주던 그 누군가가 있었느냐 였습니다. 부모뿐 아니라 조부모이든, 친척이든, 선생님이든, 종교인이든, 선배든, 친구든 관계없이 말이죠.디즈니 애니메이션 중에는 정신의학적으로도 참 좋은 영화들이 많습니다. 저는 그중에서 ‘모아나’를 첫 번째로 꼽습니다. 모아나를 보면 회복탄력성이 어디서 오는지가 알 수 있기 때문이죠. 아니러니하게도 모아나의 배경 역시 회복탄력성 연구가 진행됐던 하와이입니다. 주인공 모아나는 끊임없이 먼바다를 항해하고 싶은 꿈이 있고 부모님은 위험하다는 이유로 이런 꿈을 제지합니다. 이때 모아나를 항상 지켜보고 응원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할머니였죠. 풍요의 신인 테피티가 자신의 심장을 잃어 모아나가 사는 섬에 절망이 찾아오고 모아나는 테피티의 심장을 돌려주기 위해 먼 항해를 떠납니다. 동료인 마우이의 도움을 얻어가면서요. 그렇지만 테카라는 장애물을 만나고 모아나도 좌절을 경험하죠. 그 가운데 회복탄력성을 발휘해서 극복하게 됩니다. 이야기를 다 드리면 스포일러가 될 테니까 구체적인 내용은 <모아나>를 보시거나 OST 중 <나는 모아나 (조상의 노래)>를 들어보길 추천드립니다. 결국 우리의 회복탄력성이란 나를 긍정으로 지켜봐 주는 마음속 누군가를 떠올리면서 다시금 나의 의미, 가치, 희망을 찾아가는 힘입니다. 그게 바로 나의 정체성이기도 하고요.  살다보면 트라우마 피할 수 없지만 성장의 재료는 될 수 있다 결국 회복탄력성은 트라우마 상황에서도 우리가 극복하고 견디고 살아갈 수 있는 의미와 가치, 희망을 만들어 줍니다. 그 순간, 트라우마라는 외상 후 스트레스(Post-traumatic stress)가 아니라 외상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을 만들어 냅니다. 살다보면 트라우마를 온전히 피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인생은 크고 작은 트라우마를 견뎌나가는 항해라면 우리는 그런 트라우마를 통해서 단단해지고 강해져야 합니다. 트라우마를 통해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일어나기 위한 회복탄력성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누구에게나 강하건 약하건 회복탄력성의 배경이 있습니다. 저 역시도 있습니다. 정신과 의사지만 당연히 저에게도 나름의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걸 극복하기 위해서는 회복탄력성의 배경이 있어야 하죠. 저도 모아나에서처럼 할머니가 제 회복탄력성의 배경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제 마음 안에는 할머니가 항상 나를 지켜보고 기도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할머니와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던 건 아닙니다. 막상 함께 있던  시간은 짧지만 그 시간 동안 그리고 그 이후에도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켜봐 주고 응원하고 있다는 걸 제가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면 그 누군가는 나에게 회복탄력성의 배경이 됩니다. 회복탄력성의 배경은 여러 사람이나 신념, 환경이 복합적으로 섞여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우리가 우리의 회복탄력성의 배경을 알고 있고 그걸 소중히 지키고 키워나가고 나도 그 누군가가 가질 수 있는 회복탄력성의 배경이 되어 주는 것이겠죠. 여러분은 어떤 회복탄력성의 배경을 가지고 계신가요? 그리고 누군가 소중한 사람에게 회복탄력성의 배경이 되어 주고 계신가요? 이광민 전문의는 마인드랩공간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현직 의사들이 운영하는 정신의학신문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삶의 실체적 방향을 찾아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게 좋아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됐다. 오랫동안 임상에서 청소년과 청년, 암환자의 정신건강 문제를 챙겨왔다.
  • “손자 낳아주든지 아니면 8억원 토해내” 아들 부부에 소송 건 부모 [여기는 인도]

    “손자 낳아주든지 아니면 8억원 토해내” 아들 부부에 소송 건 부모 [여기는 인도]

    아들 부부가 결혼 6년이 지나도록 손자를 낳아주지 않는다며 피해배상을 요구한 부모가 있다. 11일(이하 현지시간) 인도 ANI통신은 우타라칸드주 하르드와르에 사는 산지브 프라사드 싱하(62)와 그의 아내 사하나(57)가 아들 부부를 상대로 5000만 루피, 약 8억원 규모의 피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프라사드 부부는 하나뿐인 아들을 키우는 데 평생을 바쳤다. 부부는 “아들 하나 키우기 위해 모든 꿈을 버렸다. 아들 교육과 결혼에 전 재산을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조종사를 꿈꾸는 아들을 위해 부부는 500만 루피(약 8300만원)를 들여 미국으로 항공유학을 보냈다. 2007년 귀국한 아들이 2년간 백수 생활을 할 때도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2016년에는 5성급 호텔에서 호화 결혼식을 올려주고 태국으로 신혼여행까지 보내줬다. 595만 루피(약 1억원) 상당의 고급 외제차도 선물했다. 아들 부부의 집을 마련하려 대출도 받았다. 이렇게 물심양면으로 아들을 뒷바라지한 부부가 바란 건 오직 하나, 아들이 대를 잇는 것이었다. 부부는 “성별과 관계없이 손자만 낳아달라는 게 우리의 유일한 요구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혼 6년이 지나도록 아들 부부에게선 이렇다 할 소식이 없었다. 조종사가 된 아들은 맞벌이하는 아내와 주말부부로 살며 자녀를 두지 않았다.프라사드 부부는 분노했다. 부부는 “우리의 모든 노력에도, 아들과 며느리는 우리에게 손자를 낳아주지 않았다. 일 때문에 아이를 돌보기 힘들면 조부모인 우리가 대신 양육을 맡겠다고까지 했다. 하지만 다른 도시로 이사 간 후에는 우리와 연락도 끊었다.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상당했다”고 호소했다. 부부의 변호인도 “조부모가 되기 위해 부부는 몇 년을 기다렸다. 아들 부부를 설득하려 노력도 많이 했다. 하지만 아들 부부는 부모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부는 손자를 보지 못하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마음 아파했다”고 덧붙였다. 7일 아들 사가르 싱하(3며느리 슈 방기 싱하를 싱하(31)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한 부부는 그간 들인 아들 양육비 2500만 루피와 정신적 고통에 대한 피해보상금 2500만 루피를 요구했다. 부부는 “아들에게 전 재산을 쏟아부어서 이제 우리 수중에는 돈 한 푼 없다. 집도 없어 대출 받아 집을 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년 안에 손자를 낳아주든지 아니면 5000만 루피(약 8억원)를 보상하라”고 못 박았다. 소송에 대한 심리는 오는 15일 우타라칸드주 주도 데라둔시 법원에서 열린다. 부모의 이번 소송에 대한 아들 부부의 입장은 전해지지 않았다.
  • “입양, 특별 취급도 편견… 우리도 평범한 가족입니다”

    “입양, 특별 취급도 편견… 우리도 평범한 가족입니다”

    입양을 통해 가족의 연을 맺은 가정을 대단하다며 특별하게 취급하는 것도 입양에 대한 편견일 수 있다.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공존하는 시대에 입양 가족에 대해서만 다른 시선으로 보는 것도 이들에겐 큰 부담일 수 있다는 것이다. 11일 입양의 날을 앞두고 지난 8일 경기 부천에서 만난 황보현(44)씨 가족도 입양 가정의 평범함을 강조했다. 황씨는 남편 김현수(53)씨와 함께 2007년과 2014년 각각 윤일(17)·승빈(11)군을 입양했다. 자녀를 입양해 가정을 꾸리는 건 남편의 오랜 바람이었다. 황씨는 “임신이나 출산을 하면 주변에서 ‘대단하다’가 아니라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넨다”면서 “입양 가족도 똑같이 평범한 가족으로 축하받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황씨 가족은 어버이날을 맞아 조부모를 찾아뵙고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큰아들은 할머니에게 처음으로 용돈을 모아 산 케이크와 직접 쓴 편지를 드렸다. 윤일군은 “할머니 댁에서 하룻밤 자면서 할머니께 배운 화투를 함께 치며 시간을 보냈다”면서 “부모님이 맞벌이셔서 할머니가 키워 주신 만큼 더 각별한 사이”라고 했다. 휴대전화 케이스 안에 동생 승빈군의 어릴 적 증명사진을 넣고 다니는 윤일군은 동생과 잘 놀아 주는 ‘1등 형’이기도 하다. 어버이날이면 으레 쓰는 문구인 ‘낳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도 올해 황씨에게는 더욱 애틋하게 다가왔다. 그는 “둘째 아들이 어버이날마다 ‘가슴으로 낳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편지를 썼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낳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쓴 걸 보고 뭉클했다”면서 “둘째 아들에게 이유를 물으니 ‘가슴으로 낳은 것도 낳은 것’이라고 답하더라”고 말했다. 황씨 가족에게 입양은 숨길 것도 꺼릴 것도 아닌 평범한 일이지만 가끔 주변의 무딘 시선이 상처로 돌아올 때도 있다. 황씨는 “다양한 가족의 한 형태이고 똑같은 가족인데 특별하거나 다른 것처럼 바라보는 분도 있다”고 했다. 윤일군도 “일부 드라마나 미디어에서 학대를 하는 입양 가족 모습을 보여 주거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앞세울 때가 많은데 주변 입양 가정을 보면 그런 사례가 거의 없다”면서 “남과 다를 것 없는 평범한 가족”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현재 ‘반편견입양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큰아들이 초등학생 시절 학교에서 입양 사실을 밝혔다가 놀림당하고 속상해하던 모습을 알게 된 뒤부터다. 교육기관 등에서 입양 가족의 개념을 설명하고 직접 가족 일상을 영상으로 보여 주는 황씨는 “학생들이 입양과 가족의 의미에 대해 제대로 인지할 때 보람차다”면서 “입양 가족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싶다”고 말했다.
  • “가족으로 만난 우리를 축하해”...평범한 입양 가족의 어버이날 일상

    “가족으로 만난 우리를 축하해”...평범한 입양 가족의 어버이날 일상

    11일 입양의날 앞두고 만난 황보현씨 가족입양을 통해 가족의 연을 맺은 가정을 대단하다며 특별한 취급을 하는 것도 입양에 대한 편견일 수 있다.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공존하는 시대에 입양 가족에 대해서만 다른 시선으로 보는 것도 이들에겐 큰 부담일 수 있다는 것이다. 11일 입양의 날을 앞두고 지난 8일 경기 부천에서 만난 황보현(44)씨 가족도 입양 가정의 평범함을 강조했다. 황씨는 남편 김현수(53)씨와 함께 2007년과 2014년 각각 윤일(17)·승빈(11)군을 입양했다. 자녀를 입양해 가족을 꾸리는 건 남편의 오랜 바람이었다. 황씨는 “임신이나 출산을 하면 주변에서 ‘대단하다’가 아니라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넨다”면서 “입양 가족도 똑같이 평범한 가족으로 축하받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황씨 가족은 어버이날을 맞아 조부모를 찾아뵙고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큰아들은 할머니에게 처음으로 용돈을 모아 산 케이크와 함께 직접 쓴 편지를 드렸다. 윤일군은 “할머니 댁에서 하룻밤 자면서 할머니께 배운 화투를 함께 치며 시간을 보냈다”면서 “부모님이 맞벌이셔서 할머니가 키워주신 만큼 더 각별한 사이”라고 했다. 휴대전화 케이스 안에 동생 승빈군의 어릴 적 증명사진을 넣고 다니는 김군은 동생과 잘 놀아주는 ‘1등 형’이기도 하다. 어버이날이면 으레 쓰는 문구인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도 올해 황씨에게는 더욱 애틋하게 다가왔다. 그는 “둘째 아들이 어버이날마다 ‘가슴으로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편지를 썼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쓴 걸 보고 뭉클했다”면서 “둘째 아들에게 이유를 물으니 ‘가슴으로 낳은 것도 낳은 것’이라고 답하더라”고 말했다. 황씨 가족에게 입양은 숨길 것도 꺼릴 것도 아닌 평범한 일이지만 가끔 주변의 무딘 시선이 상처로 돌아올 때도 있다. 황씨는 “다양한 가족의 한 형태이고 똑같은 가족인데 특별하거나 다른 것처럼 바라보는 분도 있다”고 했다. 윤일군도 “일부 드라마나 미디어에서 학대하는 입양가족 모습을 보여주거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앞세울 때가 많은데 주변 입양가정을 보면 그런 사례가 거의 없다”면서 “남과 다를 것 없는 평범한 가족”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현재 ‘반편견입양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큰 아들이 초등학생 시절 학교에서 입양 사실을 밝혔다가 놀림당하고 속상해하던 모습을 알게 된 후부터다. 교육기관 등에서 입양가족의 개념을 설명하고 직접 가족 일상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황씨는 “학생들이 입양과 가족의 의미에 대해 제대로 인지할 때 보람차다”면서 “입양 가족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싶다”고 말했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악취에도 군침, 생선 발효식품의 세계/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악취에도 군침, 생선 발효식품의 세계/셰프 겸 칼럼니스트

    추억의 음식에 대한 원고를 쓰다 문득 기억의 서랍 속에서 고이 잠자고 있던 어떤 음식이 떠올랐다. 남해안 음식인 전어밤젓이다. 거의 20년이 넘는 동안 단 한 번도 생각나지 않았던 음식이었지만 불현듯 찾아온 전어밤젓 생각에 입안에 침이 고이기 시작했다. 그 맛이 내 안에 각인돼 있었던 걸까. 온몸이 다시 그 맛을 보고 싶다고 외쳤고, 정신을 차려 보니 어느새 온라인 배송 주문을 마치고 난 뒤였다. 전어밤젓은 전어의 내장으로 만든 젓갈이다. 전어가 많이 잡히는 전남 여수, 경남 남해와 하동 지역에서 주로 담가 먹는 별미다. 친조부모님의 고향이 남해인지라 유년 시절 지역의 특산 음식을 가끔 먹을 기회가 있었다. 오징어젓갈이나 명란젓처럼 깔끔한 스타일의 젓갈과 달리 삭은 내장에서 나오는 고릿한 냄새와 쿰쿰한 향이 주를 이룬다. 전어 내장 가운데 오독한 식감을 내는 밤톨 모양의 위장기관이 있어 밤젓이라고 부르며 지역에 따라 돔배젓이라고도 한다.얼마나 먹고살기가 힘들었으면 전어를 손질하고 남은 내장까지 알뜰하게 먹어야 했을까 싶지만 한번 먹어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전어밤젓을 담그기 위해 전어를 잡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 맛이 특별하기 때문이다. 한 조각만으로도 밥 한 공기가 술술 들어갈 만큼 깊고 풍부하고 녹진한 전어밤젓의 감칠맛은 문자 그대로 황홀하다. 버리는 것으로 여길 수 있는 생선 내장을 이용해 이토록 맛있는 무언가로 만들 생각은 대체 누가 처음 한 것일까. 젓갈과 같은 생선 발효식품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건 아니다. 일찍이 로마 사람들은 가룸이라는 생선 액젓을 별미로 여겼다고 한다. 지중해 연안에서 잡히는 작은 생선과 갑각류에 소금을 치고 발효시켜 만들었단다. 까나리 액젓이나 동남아의 피시소스와 비슷한 맛을 내는 발효식품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중해 멸치를 염장한 안초비나 안초비를 담글 때 나오는 액젓인 콜라투라를 이탈리아에 남아 있는 가룸의 흔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대개 원물과 소금이 기본 재료지만 지역에 따라 쌀과 같은 곡물을 더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가자미식해, 일본의 나레즈시, 필리핀의 부롱 이스다가 이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곡물에 있는 탄수화물이 젖산 발효를 도와 쉽게 부패하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김치를 담글 때 찹쌀풀을 넣어 잘 익게 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육류로도 젓갈을 담그기는 하지만 해산물을 발효시키면 한마디로 형언하기 어려운 복잡하고 다양하고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바다생물의 비릿함조차 효소의 작용으로 인해 분해되면서 특유의 풍미를 만들어 낸다. 효소는 맛 분자를 잘게 쪼개기도 하지만 향 또한 새롭게 재창조해 낸다. 그 향을 두고 누군가는 침이 고이게 하는 향이라고 하지만 누군가는 악취라고 부른다.세계에서 가장 악취가 심한 음식 중 하나로 꼽히는 ‘수르스트뢰밍’이란 이름의 음식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그 맛이 너무나 궁금해 스웨덴까지 일부러 찾아간 적이 있다. 수르스트뢰밍은 여름철 발트해에서 풍부하게 잡힌 청어를 3~4% 농도의 소금물에 가볍게 절인 뒤 나무통에 담아 한두 달가량 발효시켜 먹는 북유럽 전통 음식이다. 쾌청한 북유럽의 여름 날씨 속에 적당히 발효된 청어는 시큼한 맛이 나는데 이 때문에 신(수르) 청어(스트뢰밍)란 이름으로 불렸다. 현대에 와서는 절인 청어를 나무통 대신 캔에 담아 밀폐시킨 뒤 더 오래 익혀 먹는 음식으로 변화됐다. 여름의 끝자락에 즐기는 음식이지만 초겨울 스웨덴에서 구한 수르스트뢰밍 캔은 부풀 대로 부풀어 있었다. 캔 안에서도 계속 발효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발효 전문가 샌더 엘릭스 카츠는 수르스트뢰밍 캔 속에 있는 박테리아가 수소와 이산화탄소 가스, 황화수소, 부티르산, 아세트산, 프로피온산을 생성한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비린내와 더불어 썩은 달걀과 산패한 치즈, 식초 냄새가 난다는 소리다.여행 중에 애지중지 가지고 다닌 수르스트뢰밍 캔을 땄을 땐 이미 과발효가 돼 있었다. 마치 우리나라의 갈치속젓처럼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곤죽이었다. 그래도 맛보는 걸 포기할 순 없었다. 달걀 썩은 냄새가 나는 황화합물의 향은 낯설고 지독했지만 맛은 의외로 익숙했다. 갈치속젓과 전어밤젓 그 어느 언저리에 있는 듯한 맛이라고 할까. 다른 어떤 것보다 따뜻한 하얀 쌀밥 한 숟갈이 절로 생각나는,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풍미였다. 저마다 다른 문화와 삶의 방식을 보여 주지만 음식에 대해서만큼은 우리 모두 닮아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주는 순간이었다.
  • “‘살려달라’던 요양병원 노인들, 잊을 수 없죠” 존엄한 죽음은 없었다

    “‘살려달라’던 요양병원 노인들, 잊을 수 없죠” 존엄한 죽음은 없었다

    25년차 장의사 이상재씨가 말하는 코로나 2년숨지면 ‘최대한 빨리, 흔적 없이’ 사라져야신생아 손자 사망에 들렸던 조부모의 흐느낌“장례는 남은 자의 치유 절차…코로나도 빼앗겨”코로나 사망자 2만 여명 유족들, 애도 절차 못 거쳐“남은 자들의 트라우마 껴안는 게 우리 모두의 몫”“엄마, 엄마… 다음 생에도 내 엄마로 태어나 주세요. 못해 드린 게 너무 많아.” 중년 남성이 서울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서러운 아이처럼 오열한다. 사랑하는 엄마가 눈앞에 있는데 손을 잡을 수도, 얼굴을 쓰다듬을 수도 없다. “자, 이제 이동하겠습니다.” 옆에서 때를 보던 다른 남자가 담담히 말한다. 이상재씨다. 코로나19로 숨진 망자는 불투명한 녹색 방수 플라스틱백에 봉해진다. 투명 비닐 창으로 얼굴만 겨우 볼 수 있다. 아들은 “왜 작별 인사도 못하게 하느냐”며 따져 묻는다. 이씨도 이 비정한 작별법을 이해할 수 없다. 내려온 규칙을 따를 뿐이다. 존엄한 죽음이 허락되지 않았던 지난 2년여간 이씨가 숱하게 봐 온 풍경이다. 먼저 떠난 가족의 얼굴을 몇 초라도 봤다면 운이 좋은 편이다. 정부의 ‘선(先) 화장 후(後) 장례’ 지침 때문에 유족들은 유골함만 건네받았다. 25년차 베테랑인 이씨는 “애도하지 못한 죽음은 유족에게 말 못할 상처를 남긴다”면서 “엔데믹(코로나의 풍토병화)을 선언하더라도 남은 자의 트라우마를 껴안는 게 우리 모두의 몫”이라고 말했다. 시신 수습 때 주어진 시간 30분…망자에 예를 다하는 것도 사치 “자택에서 숨진 코로나 사망자를 수습하는 건 상당히 힘들었어요. 솔직히 끔찍했죠.” 이씨는 힘든 기억을 억지로 떠올려 본다. 적지 않은 사망자들이 온 바닥에 피를 토하고 떠난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별별 죽음을 다뤄 왔지만, 이번엔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코로나19 사망자는 자신이 살던 집에서 최대한 빨리, 흔적 없이 사라져야 했다. 이웃이 느끼는 공포감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지연되면 민원이 들어온다. 딱 30분. 이씨와 3명의 동료에게 허락된 시간이다. 급한 이삿짐 싸듯 움직여야 한다. 방호복과 마스크, 두 겹의 장갑과 덧신, 고글, 페이스실드까지 쓰고는 관을 들고 망자의 집으로 올라간다. 시신을 마주하면 소독약부터 뿌린다. 옷을 깨끗이 갈아입힐 틈도 없다. 수세포(홑이불)로 시신을 한번 감싼 뒤 비닐팩으로 밀봉한다. 시신 전용 밀봉백(보디백)으로 한 차례 더 봉하고, 관에 넣으면 옮길 준비는 끝난다. 곧장 화장장으로 향한다. 보통 3일장에서는 수시(시신의 머리와 팔다리를 가지런히 하는 것), 염습(시신을 씻겨 수의를 입히는 것), 입관(염한 시신을 관에 넣는 것) 등을 거치며 예를 다한다. 코로나19 사망자에게는 이조차 사치다. “오한에 떨던 고인을 이불로 덮어놓은 경우가 많아요. 그럼 이불째 밀봉백에 넣죠. 시간이 없으니까요.”사연 없는 죽음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지난 2년간은 유독 안타까운 일이 많았다. “시신을 수습해야 할 주소를 봤더니 보름 전에 갔던 곳인 거예요. ‘잘못 들어왔나’ 싶었죠. 알고 보니 남편이 먼저 떠난 뒤 15일 만에 부인도 코로나로 돌아가신 것이었어요.” 신생아가 코로나19로 숨져 화장장에 오기도 했다. 손주 울음소리도 듣지 못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말없이 흐느꼈다. 또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사망자를 수습하는 일도 고통스러웠다. “병실에 들어가면 80~90대 어르신 8명이 천장을 보고 다닥다닥 붙어 누워 계세요. 거기에 확진 사망자가 섞여 있죠. 살아계신 어르신과 눈을 안 마주치려고 노력했어요. 곁의 노인이 떠난 걸 알면 어떤 감정이 들지 가늠조차 어렵잖아요. 저희 작업을 애써 외면하는 분도, 측은히 바라보시는 분도 계세요. 가끔 ‘살려 달라’고 외치시는 분도 있죠. 정말 지옥 같았어요.” 장례는 남은 자들을 위한 치유의 절차다. 유족은 망자를 진심으로 애도하며, 동시에 자신의 상처도 어루만진다. 이씨는 평소 장례 때 관을 닫기 전 가족들에게 고인의 손, 발을 한번 잡아드리라고 권한다. 살아생전 못 구한 용서를 빌라는 취지다. “그게 우리의 마지막 역할이에요. 발 한번 잡는다고 용서받는 건 아니겠죠. 하지만 고인과 함께 한 마지막 장면을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따라 마음이 조금 자유로워질 수도 있고 원망과 후회가 남을 수도 있죠. 코로나 때는 이 의식이 불가했어요.”지난 2년여간 국내 코로나19 사망자(25일 기준)는 모두 2만 2243명. 이들의 직계가족만 심리적 충격을 받았다고 가정해도 6만 6000명(4인 가구 기준)에 달한다. 코로나19 대응에 의료 자원을 쏟아붓느라 제때 치료받지 못해 숨진 다른 질환 사망자와 백신 부작용 사망자 등까지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난다.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이 말했다. “가족 내 전염으로 ‘나 때문에 부모님이 돌아가신 건 아닐까’라고 죄책감을 크게 느끼는 유족들이 있어요. 애도는 상실을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런데 장례를 제대로 못 치렀다면 돌아가신 분을 그리워하고, 위로를 주고받는 행위를 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는 주변인들이 망자에 대한 언급을 애써 피하는 것보다는 이름도 부르고, ‘정말 좋은 분이셨다’고 감정도 나누는 게 유족에게는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적어도 코로나와 그 여파로 가족을 잃은 이들에게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이씨는 갑갑한 표정으로 말했다. “코로나는 우리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었어요. 이후에도 고통을 겪을 이들을 위로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죠. 팬데믹(대유행) 때 현장에서 치열하게 지냈던 이들이 있었다는 것도 기억해 줬으면 해요. 저희처럼요.”
  • [마감 후] 전쟁의 얼굴을 마주한다는 것/김소라 국제부 기자

    [마감 후] 전쟁의 얼굴을 마주한다는 것/김소라 국제부 기자

    마리우폴의 전장에서 아빠를 잃고 러시아가 점령한 도네츠크로 끌려간 14세 소녀 키라, 드니프르강을 건너다 실종된 지 한 달 만에 시신으로 돌아온 네 살 아들을 품에 안은 안나 야크노…. 전쟁의 비극을 아로새긴 얼굴과 이름들이 매일 트위터 타임라인을 가득 채운다. 누군가의 든든한 아버지와 어머니, 애지중지 키워 온 자식이었을 얼굴들. 소박한 행복을 꿈꾸며 일궈 온 삶이 총과 포탄에 짓밟혀 간다는 참담한 현실이 가슴을 짓누른다. 이 아픔을 절대 잊지 않으려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소셜미디어(SNS)에 꾹꾹 써 내려간 글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전황도, 사상자 규모도 아닌 전쟁에 휩쓸려 간 사람 그 자체다. 마리우폴의 극장 잔해 아래 깔린 300명, 부차의 집단 묘지 속에 뒤엉킨 280명에게는 저마다 소중한 가족과 꿈이 있었으리라. 전쟁의 희생자들을 숫자가 아닌 사람으로 마주하는 상황은 외면하고 싶을 만큼 괴롭다. 이들이 유럽 대륙의 일원이자 백인이라는 이유로 국제사회의 동정을 받는다는 따가운 비판을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가 우크라이나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건 우리가 걸어온 고난의 역사가 겹쳐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양손이 결박된 채 총탄에 스러져 간 사람들은 우리 현대사에서 수없이 목격한 참상이다. 폐허 위에 집을 짓고 씨앗을 심으며 살아 내야 할 우크라이나인들의 고된 미래는 우리 부모 또는 조부모 세대의 눈물이 흩뿌려진 과거다. 러시아의 침공 후 우크라이나 인사들과 화상 인터뷰를 하는 경험이 낯설지 않다. 화상으로 만난 우크라이나의 저명한 인권변호사 올렉산드라 마트비추크는 러시아가 저지른 전쟁 범죄를 조목조목 비판하다가도 희생된 어린이들의 사연을 이야기하면서는 터져 나오는 울음을 꾹 누르려 애썼다. 어떤 표정으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 그저 우리 역시 전쟁을 경험했다고, 그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한마디 건넸다. 더 좋은 말이 떠오르지 않아 마음이 무거워졌던 찰나 들려온 “고맙다”는 대답은 도리어 나에게 위로가 됐다. 우리 국회는 세계에서 24번째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얼굴을 마주했다. 우리가 들려준 답변은 ‘무기 지원 불가’란 원칙의 반복이었다. 국제사회에서의 역할과 분단국의 안보 상황을 신중히 저울질하며 고심한 결론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강대국의 비인도적인 침공에 맞서 사투하는 전시 지도자의 눈앞에 우리 국회의 텅 빈 좌석이 펼쳐진 광경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통역하다 말고 울음을 터뜨린 우크라이나인 교수 앞에서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린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일반적인 공감 능력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냉랭함과 무관심, 무성의가 우크라이나를 바라보는 한국의 얼굴로 국제사회에 비춰지지 않을까 부끄럽기만 하다. 우크라이나의 한 시민단체에 인터뷰를 요청하기 위해 보낸 이메일에 돌아온 답장은 뭉클함과 미안함을 동시에 안겼다. “끔찍한 전쟁을 겪은 뒤 성공한 나라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것은 우리에게 중요합니다.” 우크라이나의 수많은 케이팝 팬들은 지금도 전 세계의 케이팝 팬들과 SNS로 소통하며 위로를 받는다. 이들은 케이팝 아이돌의 SNS에 잠시 등장했다가 사라진 ‘전쟁 반대’ 글귀 하나마저도 소중히 여긴다. 전쟁을 딛고 일어설 용기를 우리로부터 얻는 우크라이나인들을 마주하며 우리는 무슨 말을 건넬 수 있을까. 전쟁이 종식되고 평화가 찾아오더라도 이 질문을 외면해선 안 된다.
  • “할아버지 묘 파낸 5촌 어른 처벌해주세요”…웬수 된 가족들 [판도라]

    “할아버지 묘 파낸 5촌 어른 처벌해주세요”…웬수 된 가족들 [판도라]

    백발의 노인 한종수(가명·77)씨가 법정에 섰다. “제 얘기 잘 들리세요?” 판사의 말이 잘 들리지 않는지 손에 든 보청기를 귀에 가까이 댄 한씨는 멍한 표정을 했다. 한씨는 맞은 편에 앉은 5촌 조카에게 고소를 당해 법정에 오게 됐다. 집안 종손인 조카의 동의를 받지 않고 선산에 있는 무덤을 파내 화장했다는 이유였다. 사이가 틀어진 가족들은 심문기일 내내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가족의 갈등은 2020년 12월 한씨가 자신 명의의 경기 포천시 선산에 있는 조상 묘 2기를 발굴하면서 시작됐다. 한씨의 외조부모이자 조카 전씨에게는 증조부모의 묘였다. 선산 부지를 평탄화할 계획이었던 한씨는 묘를 발굴해 유해를 화장했다. 한씨는 묘 이장 과정에서 이종사촌 형인 전씨의 아버지에게 허락을 구했다. 문제는 전씨였다. 장남인 전씨는 2015년 아버지의 알츠하이머 치매 증상이 심해지고 2018년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 제사를 도맡아 지냈다. 전씨는 “아버지는 치매로 정상적인 사리 분별 능력이 없기 때문에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넘겨받은 내게 동의를 구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한씨를 분묘발굴 혐의로 고소했다. 한씨에게 적용된 ‘분묘발굴죄’는 권한이 없는 자가 분묘를 함부로 발굴하면 성립하는 범죄로 5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 묘가 있는 토지를 소유했거나 묘에 묻힌 자의 후손이더라도 죄를 물을 수 있고, 묘에 묻힌 자가 누군지 불분명해도 현재 제사와 숭경의 대상이면 보호 대상이 된다. 서울고법 형사30부(부장 배광국)는 지난달 16일 전씨가 한씨를 상대로 낸 재정신청 사건의 심문기일을 열었다. 전씨는 한씨가 분묘발굴 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받자 법원에서 다시 판단해달라며 재정신청을 했다. 전씨는 아버지와 함께 법정에 나왔다. 90세 가까이 된 전씨의 아버지는 “전○○씨세요?”라고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아무 답을 하지 않았다. 전씨의 대리인은 “지금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법정에서도 전씨와 한씨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전씨는 “내가 분묘기지권을 넘겨받았으니 묘 이장·훼손을 하지 말라는 내용증명을 2017년 한씨에게 보냈다”고 했다. 반면 한씨는 “내용증명에 땅 이야기만 있었고 분묘 훼손 이야기는 없었다”면서 “당시에도 말도 안 되는 소리라 생각해 아예 답변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특히 한씨가 내세운 건 전씨의 아버지가 작성한 각서와 대화 녹취록이었다. 2020년 4월 한씨의 아내가 묘 이장을 허락받고 받아온 각서였다. 방청석에서 심문을 참관한 한씨의 아내가 말했다. “본인이 그거(각서)를 다 쓰셨어요. 워낙 문장력이 좋으시거든. ‘우리야 고맙지 나는 애들 엄마 유골도 갖다 하면 좋겠는데 애들이 반대해서 못한다’고 하셨어.” 반면 전씨는 한씨 부부가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이용했다고 보고 있다. 전씨와 한씨는 1년간의 수사 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진 듯했다. 전씨는 “5촌 아저씨뻘 되지만 40년 만에 처음 뵙는다”면서 “나도 인간적인 도리를 하고 싶었지만 먼저 사촌형님뻘인 아버지에게 인간의 도리를 배신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법정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한씨는 “이 땅은 분명히 제 땅이고 허락받고 발굴을 한 것인데 이상하게 트집을 잡고 있다”면서 “전씨가 나를 못된 놈이라고 평하는 문자를 보냈는데 하도 억울하고 분해서 누구한테 말도 못했다”고 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한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사건 기록과 신청인이 제출한 모든 자료를 면밀히 살펴보면 검사의 불기소 처분을 수긍할 수 있고 달리 처분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 자신 돌봐준 친할머니 살해한 10대 형제에게 항소심 중형구형

    자신 돌봐준 친할머니 살해한 10대 형제에게 항소심 중형구형

    검찰이 10년간 자신들을 돌봐준 친할머니를 살해한 10대 형제의 항소심 공판에서 중형을 구형했다. 대구고법 형사1부(진성철 부장판사) 심리로 1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범행을 주도한 A(19)군에게 1심 구형과 같은 무기징역형을, 형의 범행을 도운 동생 B(17)군에게는 징역 장기 12년·단기 6년을 각각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소년법에 따르면 범행 당시 나이를 기준으로 만 18살이 넘으면 사형·무기형의 선고도 가능하다. A군은 지난해 8월 30일 오전 대구 서구 자신의 집에서 친할머니가 잔소리를 하고 꾸짖는데 격분해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현장에 있던 친할아버지까지 살해하려다 동생의 만류로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았다. B군은 형이 할머니를 살해할 때 비명이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사전에 창문을 닫는 등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형제는 지난 2012년부터 신체장애를 가진 조부모와 함께 생활해왔다. A군은 1심에서 징역 장기 12년·단기 7년을, 동생은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10일 열린다.
  • “돌봐준 할머니 살해”…10대 형제, 항소심서도 중형 구형

    “돌봐준 할머니 살해”…10대 형제, 항소심서도 중형 구형

    약 10년 동안 자신들을 돌봐준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10대 형제에 대해 항소심에서도 중형이 구형됐다. 11일 검찰은 대구고법 형사1부(진성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범행을 주도한 A(19)군에게 1심 구형과 같은 무기징역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형의 범행을 도운 동생 B(17)군에게도 징역 장기 12년·단기 6년을 구형했다. 소년법에 따르면, 범행 당시 나이 기준 만 18세를 넘으면 사형·무기형의 선고도 가능하다. A군은 1심에서 징역 장기 12년·단기 7년을, 동생은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A군은 지난해 8월 30일 오전 대구 서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친할머니가 잔소리를 하고 꾸짖는 것에 격분해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군은 현장에 있던 친할아버지까지 살해하려다 동생의 만류로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았다. B군은 형이 할머니를 살해할 때 비명이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창문을 닫는 등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는다. 두 형제는 지난 2012년부터 신체장애를 가진 조부모와 함께 생활해왔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5월 10일 열린다.
  • 광주 북구청 사무관 승진자들 “우크라인과 함께”…고려인 마을에 단체기부

    광주 북구청 사무관 승진자들 “우크라인과 함께”…고려인 마을에 단체기부

    사무관 9명, 탈출 고려인 항공권 마련 비용 450만원 지원 올 초 사무관(5급)으로 승진한 광주 북구청 공무원들이 우크라이나 피란 고려인을 지원하기 위해 단체 기부에 나섰다. 광주 고려인마을에는 우크라이나 피란 고려인 항공권 지원과 정착지원금으로 현재까지 9천여만원이 기부됐는데, 공무원이 단체 로 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 광주 북구청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최근 광주 북구청 사무관 승진자 9명이 각각 50만원씩 총 450만원을 우크라이나 피란 고려인의 항공권 구매에 사용해달라고 고려인 마을에 기부했다. 올해 초 사무관으로 승진한 이들은 간부 공무원으로서 사회에 기여할 일을 찾다가 고려인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북구 공무원 승진자들은 북구장학회 등에 장학금을 기탁하거나, 복지단체 등에 기부하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승진한 북구 사무관들은 지역사회에 기여할 뜻깊은 기부처를 찾다 홀로 귀국한 우크라이나 소녀의 사연을 접했다. 우크라이나 출신 동포 남루이자(56) 씨의 손녀인 남아니따(10) 양은 지난달 22일 홀로 조부모가 있는 한국으로 피란 왔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할머니의 품에 안기는 남양의 모습을 보고,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 오지 못한 고려인들이 상당하다는 소식에 광주 북구 승진자들은 기부를 결심했다. 광주 고려인 마을은 북구 승진자들이 기부한 돈으로 곧바로 항공권을 구입, 한국으로 피란길에 나서는 고려인들에게 보내고 있다.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항공권과 정착금 지원 모금 운동으로 9천500만원 이상이 모금됐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항공권 15매, 광주YMCA 250만원, 고려인마을법률지원단 150만원 등 단체와 개별 기부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무원의 단체 기부는 북구가 처음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려인마을 측은 모금 운동으로 모인 기금으로 개인당 항공 경비 100만원씩 지급하고, 피란민이 광주에 도착한 이후에는 가구당 원룸 보증금 200만원과 두 달 치 방값 등 정착을 지원 중이다. 현재까지 고려인마을의 지원을 받아 한국에 입국했거나, 입국 예정인 고려인들은 모두 83명에 달한다. 루마니아, 폴란드, 독일, 슬로바키아 등에서 한국 입국을 기다리는 동포는 125명으로 파악됐다. 기부에 참여한 광주 북구의 한 공무원은 “홀로 귀국한 고려인 손녀를 보고 자신의 가족과 한국전쟁을 겪은 우리 선조를 떠올리며 가슴 아파한 동료 공무원이 많았다”며 “작은 정성이지만, 지역을 넘어 전쟁의 참화를 겪은 동포를 돕는 일로 간부 공무원의 첫발을 내딛을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 “예상 못한 굶주림”… 민심 들끓는 ‘봉쇄 상하이’(영상)

    “예상 못한 굶주림”… 민심 들끓는 ‘봉쇄 상하이’(영상)

    인구 2600만명의 중국 ‘경제 수도’ 상하이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도시 봉쇄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식량난으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보급품 지급을 둘러싼 혼란이 벌어지는가 하면 시당국에 항의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9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는 시당국의 무기한 전면 봉쇄로 혼란을 빚고 있는 상하이의 모습들이 퍼져나갔다. 상하이의 한 슈퍼마켓 앞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영상은 주민들이 슈퍼마켓을 약탈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다만 실제 약탈이 벌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한 아파트 주민들이 단체로 몰려나와 “보급품을 보내달라”며 항의하는 영상, 한 임시병원에서 이불과 식량 등 보급품을 차지하기 위해 격리자들이 서로 몸싸움을 벌이는 영상 등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파됐다.외신도 식량난을 겪고 있는 상하이 상황을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7일 도시 봉쇄 전 일주일치 충분한 국수와 빵을 사뒀지만 이제는 식량이 떨어진 한 주민의 사연을 전했다. 그는 “이제 배고픈 느낌에 익숙해졌다”며 “21세기에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서 조부모 세대가 겪었던 굶주림을 경험하게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NYT는 “식량 부족이 얼마나 만연한지는 불분명하고 지역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계층과 국적을 초월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어디에 살든, 돈이 있든 없든, 무엇을 먹을 수 있을지 걱정해야 한다”는 아우성 등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휴먼라이츠워치의 선임연구원 마야 왕은 “중국에서의 ‘봉쇄’라는 단어의 사용은 매우 부정확할 수 있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온전히 포착하지는 못한다고 영국 가디언에 말했다. 그는 또 봉쇄 기간 중 일부 노인들이 필요한 의약품을 구하지 못해 사망했다는 보고가 있다고 전하면서 특히 취약 계층이 겪을 어려움을 우려했다. 상하이 시당국은 당초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5일까지 도시 봉쇄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봉쇄 이후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기는커녕 감염자가 급증하자 무기한 봉쇄에 돌입했다.시당국이 주민들에게 식량 등 보급품을 전달하고 있지만 식량난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봉쇄가 길어지며 상하이 안팎을 연결하는 물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않고 있는 등 요인으로 분석된다. 일부 트럭 운전자들은 격리 조치에 취해질 수 있는 상하이로의 운송을 거부하거나 추가 수당을 요구하고 있다고 미국 포린폴리시(FP)는 전했다. 쭝밍 상하이 부시장은 9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구역별 봉쇄 모델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3일째 봉쇄로 인한 부담이 커지면서 봉쇄 완화 입장을 처음 내놓은 것이다.시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7일 이내 양성 판정자가 있는 지역’은 ‘통제구역’, ‘7일 이내에는 없지만 14일 이내에 양성 판정자가 있는 지역’은 ‘관리통제구역’, ‘14일 이내에 양성 판정자가 없는 지역’은 ‘방어지역’으로 차등화된다. ‘방어지역’의 경우 주민들이 구역 안에서 활동할 수 있고 슈퍼마켓 등 영업이 허용된다. 다만 전수 검사 일정 등 구체적인 시간표는 제시되지 않았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중국의 신규 감염자 수는 2만 5071명으로 닷새 연속 일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중 2만 3624명(무증상 감염 2만 2609명 포함)이 상하이에서 집중적으로 나왔다.
  • “살고 싶어요”…죽음의 공포에서 만화 그린 우크라이나 소녀

    “살고 싶어요”…죽음의 공포에서 만화 그린 우크라이나 소녀

    러시아의 침공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있는 도시 중 하나인 마리우폴의 한 소녀가 악몽같은 경험을 만화로 그려 관심을 받고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러시아군의 무차별적인 폭격을 피해 지하실에 숨어 만화를 그린 카리나 이바셴코(14)의 사연을 보도했다. 어린 소녀인 카리나가 죽음의 위기를 넘긴 것은 지난달 초. 당시 러시아군은 전략적 요충지인 마리우폴을 장악하기 위해 무차별적인 포격과 폭격을 감행했다. 이 과정에서 자택에 있던 카리나 가족과 이웃들은 지하실로 도망쳐 거의 2주를 보냈다. 물론 지상에 비해 지하는 안전했지만 이곳에는 전기, 난방, 물이 없었다. 특히 각종 폭격과 총격 소리는 양초로 불을 밝힌 어두운 지하실에서 극한의 공포를 자아냈다. 카리나는 "러시아군의 포격이 시작되면 폭발 소리와 함께 벽이 크게 흔들렸다"면서 "당장이라도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거리에는 여전히 총성이 울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이같은 극한의 공포에서 카리나의 마음을 진정시켜준 것은 다름아닌 만화 그리기였다. 무엇인가를 담고 기록하기 위해 만화를 그린 것이 아닌 공포를 견디기 위해 펜을 꺼내든 것. 카리나는 "공격이 일어나 모든 집에 불이 붙었고 사방에는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면서 "살기 위해 지하실로 도망쳤지만 이곳도 지옥같았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죽음과 마주한 카리나의 공포는 만화 속에 그대로 담겼다. 다행히 만화 덕인지 지하실에서 2주일을 견딘 카리나는 어머니와 조부모와 함께 무사히 마리우폴을 빠져나와 폴란드로 탈출했다. 카리나는 "이곳에는 더이상 총성이 울리지 않아 너무나 좋다"면서 "이제 더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한편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군의 전방위적인 공격을 받아온 마리우폴은 대재앙이라고 표현될 만큼 큰 피해를 받고있다. 도시 내 주거용 건물의 90%가 손상되고 이 중 40%가 완전히 파괴된 가운데 한때 45만명이 살던 이 지역은 먼지로 변했다. 마리우폴 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망자만 무려 5000여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어린이도 2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 [STOP PUTIN] 82년 전 스탈린에 강제 이주 당한 그들, 푸틴이 일깨운 악몽

    [STOP PUTIN] 82년 전 스탈린에 강제 이주 당한 그들, 푸틴이 일깨운 악몽

    1940년 죽음의 겨울과 함께 소비에트 병사들이 들이닥쳤을 때 그들은 어린 아이들이었다. 무장한 병사들이 집을 에워싼 가운데 30분만 줄테니 옷을 입고 짐을 챙기라고 했다.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지 얼마 안됐을 때인데 소련 병사들은 지금의 우크라이나 서부에서 폴란드인을 몰아내야 한다며 시베리아의 굴라그(유형 수용소)로 보냈다. 스탈린의 강제 이주 명령에 따라 100만명의 폴란드인이 끌려갔다. 그곳을 견뎌낸 이들이 80년 만에 러시아 병사들에 의해 이름도 섬칫한 ‘여과(filtration) 캠프’가 세워졌다는 소식을 듣고 고통스러운 기억이 되살아나 힘겨워한다고 미국 NBC 뉴스가 30일(현지시간) 전했다. 물론 이런 일을 처음 겪는 후손들을 안타깝게 여기는 마음도 함께 한다고 했다. 마리 위피예프스키(85)의 말이다. “한밤중 러시아인들이 왔을 때 내 나이 세 살 반이었다. 아직도 소총들과 총검들로 문을 두들기며 ‘나와! 나와!’ 외치던 소리가 또렷이 기억난다. 그들은 아버지를 벽 보고 서게 한 뒤 어머니에게 짐을 싸고 우리 옷을 입히라고 했다. 어머니가 가장 따듯한 옷을 챙겨 입도록 했다.” 원래 성(姓)이 솔티스였던 마리는 남편 데니스(91)의 성을 따랐다. 데니스는 손을 부들부들 떨며 폴란드인이란 이유만으로 “국가의 공적(公敵)”으로 낙인찍힌 것이며,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 같아”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우크라이나 옴부즈먼 류드밀라 데니소바가 이 수용소의 존재를 맨처음 알렸다. 러시아군이 동부 마리우폴을 포위한 채 집중 공격을 시작한 지난 2일부터 강제 이주에 나서 벌써 40만명 이상이 러시아로 옮겨졌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여과 캠프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가 잇따르자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거짓말”이라며 38만명 정도가 우크라이나에서 피신해 자국 영토로 넘어왔다고 반박했다. NBC 뉴스는 여과 캠프의 존재를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는데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는 베지멘네에 문제의 캠프가 실제로 운영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두 회원국 외교관들이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오시프 스탈린이 폴란드 민간인들을 시베리아로 유형 보낸 술책을 다시 사용해 우크라이나인들을 겁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한 외교관은 “일종의 패턴이며, 러시아인들이 늘 하는 짓”이라며 “수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을 러시아 영토 깊숙이 보내는 일이 푸틴이 하려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나치 독일이 폴란드에 쳐들어온 1939년 9월에 데니스는 여덟 살이었다. 당시 듀브노라 불리던 도시에 살고 있었는데 다락방 창문을 통해 비행기들이 기차역에 폭탄을 떨어뜨리는 모습을 보고 경악했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고 했다. 2주 뒤 러시아군이 침공했다. 이미 그곳에는 독일을 탈출한 폴란드인들이 쏟아져 들어와 있었다. 그들은 독일 비행기들이 폴란드 난민 행렬에도 폭탄을 떨궜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이 들어오자 데니스 가족은 나라 곳곳을 떠돌기 시작했다. 러시아군이 세운 캠프들을 전전했다. 음식도 없고 부모들은 영하의 날씨에도 벌목에 동원돼 총구들이 조준된 가운데 노역을 해야 했다. 늘 춥고 배고팠다. 잠깐 러시아 학교를 다녔는데 폴란드어를 못 쓰게 했다. 형제가 음식을 훔쳤다가 들켰는데 러시아계 유대인의 도움으로 처벌을 면했다. 독일군이 1941년 6월 러시아를 침공한 뒤에는 추방된 폴란드인의 운명이 또 바뀌었다. 스탈린 대신 이번에는 연합군이 그들에게 캠프를 떠나 이란으로 가라고 했다. 그 나라에 폴란드 군대가 설립되니 파시스트 세력에 가담한 팔레스타인과 이탈리아에 맞서 싸우라는 것이었다. 그나마 이란은 러시아에 견줘 낙원 같았다고 했다. 폴란드인들은 환영 받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남자들이 떠나고 여자들과 아이들만 남자 다시 추방돼 지금의 우크라이나 등 우호적인 국가들에 흩어지게 했다. 데니스는 어머니, 누이들과 함께 인도의 난민캠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종전 후 영국에서 아버지와 만났다. 소련이 지원하는 공산 국가가 된 폴란드에 돌아갈 수는 없었다. 그의 집도 사라진 뒤였다.“그나마 우리 가족은 운이 아주 좋았다. 전쟁 통에도 모두 살아 남았는데 이렇게 말할 수 있는 폴란드인 가족은 아주 적기 때문이다.” 마리 네가 그랬다그의 아버지가 미국 시카고의 도축장을 판 대금으로 농장을 구입했는데 부유한 지주로 분류돼 소련 비밀경찰에 끌려가 시베리아로 짐짝처럼 보내졌다. “음식도, 욕실도 없었다. 아주 추웠다. 몇주 걸려 시베리아까지 갔는데 열차 안에서 숨을 거둔 이들의 시신을 아무렇게나 던져버렸다.” 두 살배기 동생 윌루스도 첫 번째 시베리아 유형소에 도착하자마자 이질로 숨을 거뒀다. 열차 트랙 옆에 묻었는데 어머니는 외동 아들을 잃은 슬픔을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다고 했다. 마리가 유일한 자녀가 됐는데 원치 않는 일이었다. 조부모는 이란에 도착한 뒤 장티푸스에 걸려 세상을 등졌다. 마리 역시 같은 병으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 종전 뒤 그는 시카고에 정착했다. 그곳에서 데니스를 만나 결혼했고, 네 딸을 길러내 손주만 열하나, 증손주 둘을 뒀다. “우리는 모든 것을 잃었고 다시 새로 시작해야 했다.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그래야 할 것 같아 걱정된다.”
  • [씨줄날줄] 우크라이나 고려인의 귀환/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우크라이나 고려인의 귀환/임병선 논설위원

    우크라이나 침공이 두 달째로 접어드는데 우리와 피를 나눈 고려인 2만여명이 그곳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얼마 전 여행 다큐멘터리를 보고서야 청산리와 봉오동 승전을 이끈 홍범도 장군이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의 극장 수위로 지내다 쓸쓸히 삶을 마감한 사실을 알고 부끄러웠던 기억도 있다. 홍범도도, 박헌영의 아내이기 전에 탁월한 여성 혁명가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주세죽도 1937년 10월 서쪽으로 달리는 열차 화물칸에 몸을 실었다. 러시아 연해주와 시베리아에 흩어져 살던 우리 민족 17만 2000명이 스탈린의 강제 이주 명령을 받아든 것이었다. 열차가 멈춘 곳은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으로 각각 9만 5000여명과 7만 6000여명이 하차했다. 황무지를 개간하다 혹독한 추위에 목숨을 잃은 이만 2만 5000명에 이르렀다. 그곳에도 뿌리를 내리지 못한 이들은 파미르고원 깊숙이 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 멀리 동유럽의 조지아, 아제르바이잔, 우크라이나, 러시아 남부 볼가강 유역, 벨라루스까지 살 곳을 찾아 이동했다. 낯선 땅에서 얼마나 간난신고를 겪었을지 상상하기조차 두렵다. 그런데도 고려인은 강인한 생명력으로 살아남았다. 현재 카자흐스탄 인구의 0.6%에 불과한 8만여 고려인이 이 나라 경제력의 22%를 담당한다니 놀랍다. 비옥하기로 이름난 우크라이나 평원에까지 뻗어 나갔는데 지금 그 평원에 포연이 가득하다. 폴란드, 루마니아 국경 일대로는 삶의 터전을 하루아침에 잃은 고려인 피란민들이 밀려온다고 한다. 조부모로부터 대물림하듯 유민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이들의 심경을 헤아리기 어렵다.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고려인 3세와 4세 31명이 광주 지역사회의 도움을 얻어 오늘과 모레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13세 소년과 10세 소녀에 이어 개전 이후 첫 집단 이주다. 이들은 2000년대 초부터 5000명이 모여 살고 있는 광주 광산구 월곡동과 산정동 고려인 마을을 새로운 지붕으로 삼게 된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받아들일 때처럼 세기를 건너 할아버지의 나라에 돌아오는 이들을 따듯하게 보듬었으면 한다. 정부도 ‘입국 간소화’ 생색만 내는 데 그쳐선 안 된다.
  • 바이든, 러시아 정권교체 시사…러 “바이든이 결정할 사안 아냐”

    바이든, 러시아 정권교체 시사…러 “바이든이 결정할 사안 아냐”

    폴란드 연설 “민주주의 억압 푸틴, 권좌에 있을 수 없어”미국 언론 “푸틴에 대한 퇴진 촉구·대러접근 변화” 보도백악관 “이웃국 향한 권력행사 불허한다는 뜻” 해명러시아 “당신 결정 사항 아냐” 반발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에 대해 “권좌에 계속 남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침공한 우크라이나의 접경국인 폴란드 바르샤바를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면서 이렇게 밝혔다고 미국 AP통신·CNN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은 사실상 러시아의 정권 교체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AP는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의 퇴진을 촉구했다”고 했고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이 더는 러시아의 지도자가 돼선 안 된다고 선언했다. 미국의 러시아 접근법에 중대한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것은 바이든 씨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오직 러시아 연방 국민의 선택”이라고 반박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연설 직후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정권 교체를 언급한 게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다.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 발언의 요점은 푸틴 대통령이 이웃나라나 그 지역에 대해 권력을 행사하도록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라며 “그는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의 권력이나 정권 교체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전쟁은 러시아의 전략적 실패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신속하고 가혹한 대가만이 러시아의 진로를 바꿀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을 향해 “단 1인치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영토로 이동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미군은 러시아군과 충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토 동맹을 방어하고자 유럽에 있다”며 우크라이나 내에 미군이 개입할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또한 “러시아가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이 거짓말로 전쟁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30년에 걸쳐 독재 세력이 전 세계에 걸쳐 되살아나고 있다”며 “그것은 법치·민주적 자유·진실에 대한 무시를 특징으로 한다. 오늘날 러시아는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자신의 나라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그렇게 하려 했다. 민족적 연대의 잘못된 주장에 따라 이웃국들을 무력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비(非)나치화’한다고 뻔뻔스럽게 말하는데 이는 거짓말이다”라며 “민주적으로 선출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대인으로 그의 부친 가족은 나치 대학살로 말살됐다. 푸틴은 이전의 모든 독재자처럼 후안무치하다”고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범죄자’로 칭하면서 “그는 나토 확대를 러시아를 불안정하게 하려는 제국주의 프로젝트로 그리고 싶어 하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나토는 방어 동맹으로 러시아의 종말을 추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 국민을 향해 “여러분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라며 “나는 여러분이 무고한 어린이와 조부모의 죽음을, 또 러시아의 미사일과 폭탄을 맞고 있는 병원과 학교·산부인과의 상황을 받아들인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과거의 기억이 아니다”라며 “정확히 러시아군이 바로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한다”고 연대감을 표했다.
  • 정서적 안정 주는 가정위탁, 지원 늘려 인식 키워야[남겨진 아이들, 그 후]

    정서적 안정 주는 가정위탁, 지원 늘려 인식 키워야[남겨진 아이들, 그 후]

    여러 보육사가 영유아부터 청소년까지 다양한 연령을 돌보는 보육원의 환경은 시설보호아동의 심리·정서적 불안을 키우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이에 ‘모든 아동은 가정에서 자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원칙 아래 2003년 가정위탁제도가 도입됐지만 가정위탁 비율은 여전히 20%대에 머물러 있다. 22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가정위탁제도는 보호자와 함께할 수 없는 만 18세 미만 아동을 성범죄, 가정폭력 등의 전력이 없는 가정에 일정 기간 맡겨 보호·양육하는 제도다. 집단생활이 아닌 가정적인 분위기에서 자라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복지부는 위탁가정 활성화를 위해 2004년부터 5월 22일을 ‘가정위탁의 날’로 지정·운영하고 있다. 가정위탁은 ▲조부모를 포함한 친인척, 그 외 혈연관계가 없는 일반 가정이 양육하는 ‘일반가정위탁’ ▲만 36개월 미만이나 학대 피해, 장애를 가진 아동 등 전문적이고 특별한 보살핌이 필요한 이들을 양육하는 ‘전문가정위탁’ ▲보호대상아동을 3개월에서 최대 6개월 일시적으로 보호하는 ‘일시가정위탁’ 등으로 나뉜다. 아동권리보장원의 ‘2020년 가정위탁보호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가정위탁 보호율은 25.9%다. 보호대상아동 4120명 중 1068명이 위탁가정에 보내졌다. 가정위탁 보호율은 2003년 23.5%를 기록한 이후 2007년 38.1%까지 꾸준히 증가하다가 2013년부터 2020년까지는 줄곧 20%대를 기록했다. 이에 복지부는 2020년 가정위탁 보호율을 2024년까지 37%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24시간 아이를 돌보는 위탁가정에 대한 지원을 현실화하기 위해 아동용품 구입비를 아동 1인당 100만원(최초 1회) 지급하고, 일괄적으로 지원했던 양육보조금도 연령대에 따라 차등 지급하도록 했다. 김현경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여전히 국내 아동보호체계는 시설 중심이고, 가정위탁보호 중 혈연 외 일반 가정 위탁 비율은 미미하며 가정위탁제도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낮다”고 지적했다.
  • 서대문, 가족 돌보는 청년 ‘영 케어러’ 선제 지원

    서대문, 가족 돌보는 청년 ‘영 케어러’ 선제 지원

    서울 서대문구가 장애 및 질병을 앓는 조부모·부모를 돌보는 청소년과 청년 등 ‘가족 돌봄 청년’(영 케어러·만 34세 이하)을 위한 선제 지원에 나섰다. 청년들이 가족을 돌보느라 자신의 미래를 포기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20일 서대문구에 따르면 구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가족 돌봄 청년을 위한 지원 대책을 마련하게 된 건 지난해 대구에서 발생한 청년 간병인 사건이 계기가 됐다. 아버지를 홀로 간호하던 한 20대 청년이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아버지를 방치해 숨지게 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구는 복지 서비스를 받으려면 주민들이 직접 신청해야만 하는 ‘신청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지난해 12월부터 위기 징후가 있는 가족 돌봄 청년의 현황부터 파악했다. 지역 내 9~24세 가구원이 있는 위기 징후 가구 1071가구를 추렸고, 이어 비대면 조사를 통해 위기 상황에 놓인 35가구를 찾아 심층 상담과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했다. 구 관계자는 “뇌병변장애를 지닌 언니와 청각장애가 있는 할머니를 돌보는 대학생 A씨에게 장애인복지관 돌봄 서비스와 장애인 연금 등을 안내하고 생필품도 지원했다”며 “A씨가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대문구가 서울 자치구 중에서 선도적으로 가족 돌봄 청년을 지원하면서 최근 보건복지부와 함께 시범 사업을 통해 지원 모델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우선 양 기관은 중·고교생, 학교 밖 청소년, 대학생, 일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현황 조사를 시행하고 그 규모와 실태를 파악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른 가족 돌봄 청년들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을 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각 동 주민센터에 ‘보건·복지 통합 서비스 상담 설명서’를 배포했다”며 “설명서를 활용해 대상자의 위기 상황에 따른 80여종의 복지 서비스 내용을 즉시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구는 현재 가족 돌봄 청년에 대한 정의와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가 없는 만큼 오는 5월 관련 조례를 제정하기로 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조례에는 영 케어러를 위한 지원 내용과 방법을 포함해 청년들의 정서적 고립감 해소를 위한 정서 안정 지원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방안도 포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