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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친구’ 폭력조직 두목, 곧 결혼식…“형사 동원 준비”

    영화 ‘친구’ 폭력조직 두목, 곧 결혼식…“형사 동원 준비”

    부산 양대 폭력 조직 중 하나로 알려진 조직의 현직 두목 결혼식이 곧 열릴 것으로 예상돼 경찰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 부산 중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오는 25일 중구의 한 호텔에서 폭력조직 신20세기파 두목 A씨 결혼식이 열릴 예정이다. 현직 두목인 A씨의 청첩장이 전국으로 뿌려지면서 전국구 조직 폭력배들이 대거 모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신20세기파 조직원뿐만 아니라 부산에 있는 추종 세력들만 결집해도 규모가 꽤 크다는 전망도 있다. 신20세기파는 1980년대 부산 중구 남포동과 중앙동 일대 유흥가를 기반으로 조직됐다. 부산 최대 조직으로 알려진 칠성파와는 30년 이상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며 이른바 폭력 조직간 전쟁도 벌여 왔다. 이들은 영화 ‘친구’ 속 배경이 된 조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두 조직, 2021년 부산서 난투극 벌여 신20세기파와 칠성파는 지난 2021년에도 부산의 한 장례식장과 서면 한복판에서 난투극을 벌여 70여명이 무더기로 검거되기도 했다. 2021년 5월, 칠성파 조직원 5명이 부산 시내 한 도로에서 흉기를 휘두르며 신20세기파 조직원을 폭행했다. 이 일이 있기 전 칠성파 조직원이 신20세기파에 폭행당한 것에 대한 보복이었다. 일주일 뒤 신20세기파 조직원 8명이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조문 중이던 칠성파 조직원 2명을 야구방망이 등을 사용해 집단 폭행했다. 이어 시내 한 주점 앞 거리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이는 등 집단 보복 폭행이 수차례 반복됐다. 이들은 일반 시민에게도 폭행을 행사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주점에서 소란을 피웠다거나, 숙박업소 직원이 전화를 친절하게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민 2명을 폭행해 턱뼈 골절 등 8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혔다. 부산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충분한 인력의 형사들을 동원해 시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 광주 군 공항 이전 후보지 선정, 전남도지사와 협의 필요

    광주 군 공항 이전 후보지 선정, 전남도지사와 협의 필요

    광주 군 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를 선정을 위해서는 해당 지역의 기초자치단체장뿐만 아니라 광역단체장인 전남도지사와 사전협의도 필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남도는 지난 5월 23일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해당 조문에 ‘군 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를 선정하는 경우 이를 관계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협의하고 선정 결과를 통보한다’고 규정한 것과 관련해 제4조 3항의 ‘관계 지방자치단체의 장에 관할 도지사가 포함되는지’ 여부를 법령 해석을 통해 명확히 해줄 것을 국방부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지난 15일 “관할 도지사는 당해 지역 개발계획의 수립과 변경권자로서 예비 이전 후보지 선정 요건인 공항 입지 적합성과 관련이 높고, 이후 절차인 ‘이전부지 선정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이라며 “해당 조항이 규정한 ‘관계지방자치단체의 장’에는 관할 도지사가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법리해석 결과를 회신했다. 장헌범 전남도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국방부의 법령 해석은 군 공항 이전의 첫 단계인 예비 이전 후보지 선정 절차에 관할 도지사의 역할과 권한을 명확히 한 것”이라며 “향후 전남도는 광주 군 공항 이전의 당사자로서 주도적이고 책임 있는 자세로 이전 절차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 BJ감성여울 “임블리 빈소 방문…조문 거부당해”

    BJ감성여울 “임블리 빈소 방문…조문 거부당해”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BJ) 감성여울(36·본명 김보라)이 생방송 중 유서를 작성하고 극단 선택을 시도했다 끝내 숨을 거둔 BJ 임블리(37·본명 임지혜)의 장례식장을 방문했지만 유족으로부터 조문을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19일 감성여울은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에 이 같은 내용의 게시물을 올리면서 사죄했다. 감성여울은 “유가족분들이 조문을 원치 않으셔서 돌아가고 있다. 상중에 소란 떠는 게 더 상처가 될 거 같아 조용히 나왔다”라고 했다. 그는 조문을 거부당한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떤 변명도 책임 전가도 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제가 살인자 맞다. 정말 죄송하다. 죄송하다는 말도 죄송하다. 만약 제가 죽지 않는다면 평생 마음으로 속죄하겠다. 무엇으로도 제 죄를 씻을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죄송하다”면서 사과했다.앞서 임블리는 지난 11일 부천에서 활동하는 동료 BJ들과 술자리를 하던 중 감성여울과 말다툼을 벌인 뒤 홀로 귀가했다. 이후 유튜브 생방송 중 유서를 작성하고 극단 선택을 시도했다. 논란이 일자 감성여울은 지난 15일 유튜브 생방송에서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 (임블리가) 자기 마음대로 방송이 안 돼서 성질에 못 이겨서 그런 걸 누가 책임지라는 거냐. 방송이 자꾸 초상집이 되니까 벽 보고 울라 했더니 먼저 욕을 한 것은 그쪽”이라며 자신은 임블리의 극단 선택에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극단 선택을 시도한 임블리는 병원으로 이송돼 사경을 헤매다 19일 끝내 숨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이승복 서울시의원, 한겨레신문 보도 서울시의회 의장 ‘사전검열 논란’ 설명자료

    이승복 서울시의원, 한겨레신문 보도 서울시의회 의장 ‘사전검열 논란’ 설명자료

    서울시의회 이승복 대변인(국민의힘·양천구 제4선거구)이 지난 14일자 한겨레신문 “서울시의회 의장 ‘사전검열 논란’’’ 보도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설명자료를 냈다. 다음은 서울시의회 이승복 대변인 설명자료 원문 한겨레신문은 지난 14일자 13면에서 “서울시의회 의장 ‘사전검열 논란’’’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서울시당은 “의장이 사전에 검열하고 수정하려는 건 지방자치법상 의장의 직무도 아니고 언론의 자유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의 주장을 토대로 해당 신문은 사전검열 논란이라는 제목을 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 서울시당의 주장과 달리 ‘사전 검열’은 전혀 있지 않았다. 조희연 교육감의 12일 서울시의회 추경안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 내용은 서울시교육청이 사전에 자료를 배포, 교육감 발언 이전에 이미 언론에 발언 예정 내용이 보도됐다. 의장과 의원들이 조 교육감의 말할 내용을 미리 알게 된 것은 교육청 홍보욕심 덕택(?)이다. 이것이 사전검열인가. 발언 내용을 인지한 김현기 의장은 조 교육감에게 의장으로서 내용 수정을 요구했다. 이것은 의장으로서 정당한 권한 행사이다. 한겨레신문은 ‘서울시의회 회의규칙 제65조(예산안이 제출된 경우에는~~시장과 교육감으로부터 예산안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에 설명만 듣도록 하고 있을 뿐 특정 내용이 포함돼선 안 된다는 규정이 없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서울시당은 의장의 권한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회의규칙 제65조에 ‘특정 내용을 언급하지 말라’는 규정은 없으나, 조문에 “예산안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라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서울시의회회의규칙 제34조는 의제 외 발언 금지를 명문화하고 있다. 회의규칙 제34조는 규율 대상을 의원으로 하고 있으나, 시장과 교육감이 의회에서 발언할 경우 의장의 허가를 얻도록 규정한 서울시의회 기본조례 제52조 등을 볼 때 회의규칙 제34조는 의원 뿐 아니라 의원과 마찬가지로 허가를 얻어 발언은 시장과 교육감에게도 적용되는 것으로 새겨야 한다. 참고로 서울시의회가 의회 운영에서 준용하고 있는 국회법 제102조는 ‘의제와 관계없거나 허가받은 성질과 다른 발언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해 의원 이외에 발언하는 사람에게도 같은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지난 12일 의사일정 제8항으로 조 교육감에게 주어진 발언 기회는 추경안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이었다. 추경안에 관해 설명하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조 교육감 발언 예정내용의 많은 부분은 추경과 무관한, 시의회와 교육청 간 쟁점 현안에 대한 교육청 입장을 일방 개진하는 것이었다. 의장은 조례와 규칙에 맞게 의회를 운영할 권한과 의무가 있다. 교육감 발언 예정 내용이 허가받은 주제와 무관한 것 위주로 하겠다는 것을 인지한 상황에서 이를 수수방관하는 것이 의장으로서의 온당한 처신은 아닐 것이다. 의회 운영에 관한 법령을 준수해야 할 의장으로서 애초 허가받은 대로 추경안 중심으로 말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의장의 권한 남용이 아니라고 본다. 시민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 본다. 법령 규정을 준수하지 않으려는 교육감에게 규정대로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월권인가. 정당한 권한 행사인가. 조 교육감은 지난 13일 의회 본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연설문에 넣는 것은 통상적인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 예산 연설하는데 김진표 의장이 발언 기회 주지 않은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의사일정의 주제와 무관한 발언을 장황하게 하겠다는 것이 통상적인가. 우리나라 어느 의회도, 다른 어떤 나라 의회도 그렇게 운영하지 않는다. 조 교육감은 윤 대통령까지 언급했다. 지난해 10월 대통령이 한 예산안 제출에 따른 국정연설 전문을 봐 달라. 당시 야당은 본회의장에 참석 안 했다. 법무부와 야당 간 법 집행 둘러싸고 큰 갈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국정연설에 정부와 야당 간 그 쟁점 현안에 대한 언급은 없다. 반면 조 교육감의 예산안 연설안은 의회와 교육청 간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핵심 현안에 대해 일방의 주장만을 개진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같지 않은 것을, 유사하지 않은 것을 같다고 억지 주장하면서 대통령과 국회의장까지 끌어들이지 말아달라. 조 교육감은 국어 수업시간에 수학 이야기를 하겠다고 한다. 왜 국어 시간에 수학이냐고 하니까, 국어수업에서 미적분 이야기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억지 주장한다. 그리고 상급학교에서도 다 그렇게 한다고까지 말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아이들에게는 정해진 규칙을 준수하고, 비교나 인용할 때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가르치는 것으로 안다. 학생들에게 당당할 수 있는 교육청과 교육감이 되어달라.
  • [데스크 시각] 내 안의 서울패권주의/이창구 전국부장

    [데스크 시각] 내 안의 서울패권주의/이창구 전국부장

    전국부장은 매일 아침 각 지역의 주재기자들이 보내온 기사 계획을 취합해 그날 보도할 내용을 정리합니다. 지난달에는 강원도 담당인 김정호 기자가 강원특별자치도법 전부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기사를 쓰겠다고 몇 번이나 보고했습니다. 기존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의 조문이 25개에 불과해 유명무실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전부 개정이 왜 그렇게 절실한지 서울에 앉아 있는 저로서는 피부에 와닿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전부 개정안에는 환경, 산림, 농촌 분야에 걸쳐 강원도지사에게 상당한 권한을 이양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산림이용진흥지구를 지정해 휴양시설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고, 시군과 민간 사업자가 시행하는 사업에 한해 환경영향평가협의권을 가지며, 농촌활력촉진지구를 지정해 절대농지를 해제할 수 있는 권한도 갖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강원도 난개발이 더 심해지겠구나’라는 우려가 앞섰습니다. 강원도가 온갖 중복 규제로 규제 대상 면적이 도(道) 전체 면적의 1.3배에 이르고, 집 수리조차 쉽지 않다는 사실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지난달 25일 우여곡절 끝에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김정호 기자는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에 도움(?) 주신 분들’이라는 칼럼을 썼습니다. 지방을 끝까지 틀어쥐려는 중앙의 행태를 차분히 비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중앙 정가와 관가는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을 두고 선심을 베푼 것처럼 생색을 낼 게 아니다. 오히려 늦게 하고, 적게 해서 반성문을 써도 모자란다”는 대목에선 ‘나도 방해꾼이었구나’라는 반성을 하게 됐습니다. 환경부까지 나서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의 길을 터줄 때는 그러려니 하다가 강원지사가 강원도를 난개발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는 건 그야말로 방해꾼의 심보가 아닐 수 없습니다. 농촌에서 나고 자란 저는 어느새 ‘서울패권주의자’가 돼 버렸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고향에서 동창회가 열릴 때면 고향에 있는 친구들은 서울에서 온 친구가 불편하지 않도록 온갖 배려를 합니다. 몇몇은 자기 집에서 하루 묵고 가라고 성화입니다. 저는 이 정성을 ‘고향의 정’이라고 당연시했습니다. 반대로 서울에서 동창회가 열리면 식당 하나 달랑 예약하는 게 전부입니다. 묵고 가라는 말을 할 생각도 하지 않았고, 그런 말이 나오길 기대하는 고향 친구도 없을 겁니다. 저는 이 무심함을 ‘서울살이의 고단함’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고단함으로 치면 서울의 삶보다 지방의 삶이 더한데도 말입니다. 서울은 저처럼 지독히 자기중심적인 존재입니다. 동해안 원자력발전소와 서해안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전기를 받아 쓰면서 쓰레기는 인천으로 밀어냅니다. 강원도 소양강댐 물을 받아 쓰면서 하수는 경기도 고양 처리장에 흘려보냅니다. 오염시설이나 혐오시설 대신 서울에는 국가기관, 대기업, 대학교, 병원만 즐비합니다. 받기만 하는 주제에 폭력적이기까지 합니다. 중앙정부는 전국지도를 펼쳐 놓고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을 ‘소멸지역’이라고 낙인부터 찍습니다. 1년 내내 서울대 입시에만 관심을 갖던 중앙언론은 가끔 지방대학에 내려가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고 한탄을 합니다. 오죽하면 ‘지방소멸’이란 말을 쓰지 말아 달라는 호소가 나오겠습니까. 박노해의 시 ‘도시에 사는 사람’으로 저의 반성문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은 누구나/자기 가슴에 총을 품고 산다/아무리 착한 사람도/아무리 지적인 사람도/가슴 깊은 곳에는 총을 품고 산다/머지않아 석유문명이 정점을 지나고/기후변화와 생태재앙이 몰아쳐 올 때/식량 수입도 석유 수입도 불가능해지면/굶주린 도시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시골로 시골로 쳐 내려가/아무 쓸모도 없는 화폐와 현금카드를 내밀다/그마저 통하지 않으면 약탈을 시작하리라(후략)”
  • [열린세상] 탈북 여성 지원, 유엔과 발맞추어야/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열린세상] 탈북 여성 지원, 유엔과 발맞추어야/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학교가 시시해서 가출했다는 중학생 아이를 상담하면서 그 아이가 북한이탈주민이라는 사실은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북한에서 태어나 엄마와 함께 중국으로 탈출해 몇 년간 숨어 살다가 우여곡절 끝에 남한에 들어온 아이는 여러 해를 지나며 이곳 생활에 많이 익숙해진 듯했다. 정작 더 힘들어하는 사람은 아이의 엄마였다. 아이의 사건 지원을 위해 만난 여성은 아이가 불안정한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 자신의 탓이라고 울면서 북한의 억압적인 삶을 견디다 못해 오래전 중국으로 탈북을 감행했다고 했다. 자유를 찾아 태어난 나라를 떠났지만 중국에서의 생활은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을 만큼 괴로운 시간이었다. 중국에서 이 여성은 불법체류자였고 건사할 어린아이도 있었기에 브로커를 통해 중국 남성과 매매혼의 굴레에 들어가게 됐다. 남편의 집 안에서 온갖 허드렛일을 다 하면서도 없는 사람인 듯 지내야 했던 이유는 강제 북송에 대한 불안함 때문이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는 지난달 말 탈북 여성들이 강제 송환의 위협을 받는 등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중국에 권고했다. 유엔의 목소리로 중국 내 탈북 여성 인권 문제를 지적한 최초의 권고였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중국이 북한에서 온 여성과 소녀를 성적 착취나 강제 결혼, 축첩 등의 목적으로 인신매매하는 종착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탈북 여성이 중국에서 낳은 아동의 경우 국적, 교육, 보건 등 여러 영역에서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함께 지적했다. 이에 유엔은 중국 정부에 인신매매의 희생자인 탈북 여성·소녀가 이민법 위반에 따른 범죄자가 되지 않도록 보장할 것, 중국 시민과 결혼하거나 그들의 아이를 낳은 탈북 여성의 지위를 보장할 것, 그들 자녀가 중국 국적을 가지며 차별 없이 교육·보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 권고했다. 재중 탈북 난민이 대략 1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나온 이번 권고는 여러모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단지 중국과 북한 사이의 문제로만 선을 그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거주 북한이탈주민은 3만 5000명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72%가 여성이다. 특히 북한의 경제난이 극심해진 이후 북한 여성들이 제3국을 거쳐 한국에 들어오는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사회주의 경제체제 아래 생활비와 식량 배분 등 의식주 관련 문제에서 남성보다 소외되기 쉬운 여성의 취약한 상황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현상이기도 하다. 어렵게 북한에서 탈출한 여성들은 탈북 과정에서 인신매매와 강제 북송을 경험하기도 하고,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과의 이별로 정신적 고통에 놓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강제 북송에 대한 두려움을 악용한 여러 범죄들의 피해에 노출되기도 한다. 이렇게 탈북 여성들에게 가해진 젠더폭력과 학대, 노동착취 등의 피해가 남한 입국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현행 북한이탈주민법에는 탈북 여성이 겪는 다중적 취약함을 고려한 조문이 없다. 북한이탈주민에게 제공되는 교육, 취업, 주거, 의료 지원 등은 초기 5년 정도까지에 집중돼 있을 뿐이다. 2019년 8월 온 세상을 안타깝게 했던 탈북 모자 사망 사건에서 탈북 여성을 위한 사회적 관계망 부재가 여실히 드러났지만 정서적 지원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유엔도 주목한 중국 내 탈북 여성의 현실은 한국의 탈북 여성 지원 정책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겹겹이 쌓인 취약성 가운데 어려움을 겪는 탈북 여성이 없도록 탈북 여성의 특수성을 고려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톺아볼 기회이다.
  • [지방시대]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에 도움(?) 주신 분들/김정호 전국부 기자

    [지방시대]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에 도움(?) 주신 분들/김정호 전국부 기자

    강원특별자치도가 특별자치도다운 모양새를 갖췄다. 지난달 25일 환경·산림·국방·농업 분야 특례를 부여하는 내용이 담긴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강원특별법)이 개정됐다. 오는 11일 ‘특별’ 없는 특별자치도로 출범할 뻔한 위기를 면한 것이다. 강원도가 선봉에 서 중앙정부의 권한을 일부 가져왔고, 그 바통을 전북이 이어받을 채비에 나섰지만 특별자치도를 통한 지방자치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강원특별법이 처음 만들어지고 개정되는 과정에서 중앙 정가와 관가가 보여 준 모습을 보면 더더욱 그렇다. 입법의 ‘키’를 쥐고 있는 중앙 정가는 무관심했다. 10여년 전부터 강원특별자치도 지정을 바라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정치권은 귓등으로 흘렸다. 2018년 12월 심기준 당시 의원이 발의한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법안은 소관 상임위조차 오르지 못하고 조용히 사라졌다. 이어 2020년과 2021년 이양수·허영 의원이 각각 내놓은 유사한 내용의 법안 처리도 국회는 미적거렸다. 그러다 지난해 강원특별법이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큰 선거인 대선과 지선이 연달아 치러진 덕분이다. 법안이 상임위부터 법사위, 본회의까지 통과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2주. 애초 문제 될 것도, 논란의 소지도 없는 법안이었지만 의원들이 안중에 두지 않아 4년 가까운 세월을 허비한 것이다. 강원특별법을 개정하는 일련의 흐름도 제정 때와 ‘복사판’이다. 돈봉투 전당대회 의혹을 놓고 불거진 여야 간 정쟁 속에서 애먼 강원특별법 개정안은 뒷전으로 밀렸다. 속이 탄 도민들이 국회로 찾아가고, 김진태 지사는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다. 그제야 국회가 움직여 겨우 이틀 만에 개정안을 처리했다. 강원특별법 제·개정 과정에서 강원도와 실질적 협상을 벌인 중앙 관가는 못마땅한 태도를 드러냈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조금 떼내야 했기 때문이다. 맨 처음 강원특별법에 담긴 조문은 24개뿐이었고 그마저도 선언적인 내용으로 채워졌다. 강원특별법은 ‘빈 껍데기’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협상 테이블에서 ‘을’인 강원도는 ‘갑’인 정부 부처의 눈치를 보며 강원특별법 개정을 노렸으나 이 역시 쉽지 않았다. 강원도가 제시한 조문들에 대해 부처들은 줄줄이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강원특별법 개정안에 담을 조문 수는 부처들과 협상을 거치며 181개에서 137개로 줄었고, 최종적으로는 84개로 국회를 통과했다. 부처들은 다른 시도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반기를 들었지만 납득하기 어렵다. 그곳들 역시 특별자치도로 지정하면 될 일이고, 실제로 그런 수순을 밟고 있다. 여타 시도의 ‘배 아픔’은 핑계이고 자신들의 ‘속 쓰림’이 솔직한 이유 아닐까. 중앙 정가와 관가는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을 두고 선심을 베푼 것처럼 생색을 낼 게 아니다. 오히려 늦게 하고, 적게 해서 반성문을 써도 모자란다. 지방자치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이어서다. 우리나라 헌법은 제8장에서 지방자치를 명시하고 있다.
  • [씨줄날줄] 사이코패스 검사/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사이코패스 검사/임창용 논설위원

    질문1. 젊은 자매가 할머니상을 당해 슬퍼하고 있는데 멋진 남성이 조문을 왔다. 언니와 동생이 모두 첫눈에 반했지만 장례식 후 그 남성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얼마 후 언니가 동생을 죽이게 되는데 그 이유가 뭘까. 정상인들은 답을 찾기 어렵겠지만 사이코패스(psychopath)는 이렇게 답한다고 한다. ‘동생 장례식에서 그 남성을 볼 수 있을 거 같아서.’ 질문2. 당신은 지금 남의 집에 침입해 도둑질을 하고 있다. 그때 갑자기 집주인이 나타나 당신 얼굴을 보고 옷장 속으로 숨어 버렸다. 옷장엔 잠금 장치가 없다. 당신에게 칼이 있다면 집주인을 어떻게 죽이겠는가. 사이코패스는 ‘기다리고 있다가 나오면 죽인다’고 답한다고 한다. 상대가 두려움에 떨고 있는 느낌이나 자신이 우위에 있다는 우월감을 즐기기 때문이다. 흉악범이 잡히면 수사기관은 범죄 동기나 다른 범죄 여부를 캐내기 위해 ‘사이코패스 테스트’를 한다. 테스트는 캐나다 범죄심리학자 로버트 헤어 박사가 제시한 사이코패스 판정 도구(PCLR)에 기반한 것으로 앞서 사례로 든 것과 유사한 총 20개의 질문으로 구성된다. 총점 40점에 가까울수록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은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에선 25점이 넘으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며, 해외에선 30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로 판정한다. ‘계곡살인’ 범인 이은해는 31점이 나왔고, 연쇄살인범 유영철은 만점에 가까운 34점이 나왔다고 한다. 얼마 전 온라인 과외 앱을 통해 20대 여성의 집으로 찾아가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의 검사 수치도 정상인의 범주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코패스는 태생적으로 타인의 고통이나 기쁨에 대한 공감능력은 없는 반면 자신의 욕망은 강렬해 분출하고자 하는 특징을 갖는다. 충동적이고 우월감이 매우 강하다. 전 세계 인구의 1% 정도가 이런 성향을 갖는다고 하니 그리 드문 편도 아니다. 물론 모든 사이코패스가 강력 범죄를 저지르는 건 아니다.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성공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큰 성공을 한 사업가나 의사, 검사 등 한 분야를 파고든 사람들의 뇌가 사이코패스의 뇌와 비슷하다는 연구도 있다. 우리 주변엔 이런 ‘선한’ 사이코패스만 있기를.
  • “헌법상 선관위는 독립된 헌법기관” “선관위 사무, 입법·사법 아닌 행정”

    “헌법상 선관위는 독립된 헌법기관” “선관위 사무, 입법·사법 아닌 행정”

    자녀 특혜 채용 의혹 관련 감사원 감사를 둘러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감사원의 충돌이 여야 공방으로 확산됐다. 선관위는 헌법과 국가공무원법을 근거로, 감사원은 감사원법을 근거로 적법성을 주장하는 가운데 전문가들도 법 해석에 따라 의견이 나뉜다. 선관위는 지난 2일 긴급위원회를 열고 선관위원 만장일치로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헌법 97조는 감사원이 ‘행정기관의 직무 감찰’에 대해 감사를 한다고 돼 있는데, 헌법기관인 선관위는 행정기관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국가공무원법 17조에 국회·법원·헌법재판소·선관위의 감사는 해당 기관의 장이 실시한다고 돼 있는 점도 근거로 댔다. 감사원도 같은 날 자료를 내고 국가공무원법은 행정부(인사혁신처)의 인사감사에서 선관위가 제외된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감사원이 2016년, 2019년 선관위에 대해 인사감사를 실시한 사례도 열거했다. 감사원법에 따라 입법부, 사법부만 감찰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법마다 조문이 다른 상황이다 보니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6월 감사원 감찰 대상에 선관위를 포함하는 내용의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반면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8월 감사원법에서 선관위를 제외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두 의원 모두 제안 이유로 “선관위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 포함되는지 명확하지 않아 논란이 있다”고 밝혔다.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헌법이 규정한 ‘행정기관’은 입법부와 사법부를 제외한 실제 모든 행정기관을 의미한다”며 “선관위 사무는 입법, 사법이 아닌 행정의 영역인 만큼 당연히 감사원의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의 취지는 선관위가 독립된 헌법기관이라는 점”이라며 “헌법이 최고법인 점을 감안하면 감사원의 감사를 받을 의무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장 교수는 “선관위의 내부 자정 능력에 의문이 생긴 데다 국민적 불신이 심각한 만큼 일회성으로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선관위 감사 거부’ 관련법 따져보니...헌법기관이라 불가? 직무감찰 전례?

    ‘선관위 감사 거부’ 관련법 따져보니...헌법기관이라 불가? 직무감찰 전례?

    “선관위 사무는 입법·사법 아닌 행정영역”“헌법 취지는 독립된 헌법기관이라는 점”전주혜·조응천 감사원법 발의 때는 “선관위 감사원 감찰 대상인지 명확하지 않다” 자녀 특혜 채용 의혹 관련 감사원 감사를 둘러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감사원이 충돌이 여야 공방으로 확산됐다. 선관위는 헌법과 국가공무원법을 근거로, 감사원은 감사원법을 근거로 적법성을 주장하는 가운데 전문가들도 법 해석이 따라 의견이 나뉜다. 특혜 채용 사태로 인한 국민적 공분이 고조된만큼 감사원 감사의 적법성과 무관하게 이번만큼은 감사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선관위는 지난 2일 긴급위원회를 열고 선관위원 만장일치로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헌법 97조는 감사원이 ‘행정기관의 직무 감찰’에 대해 감사를 한다고 돼있는데, 헌법기관인 선관위는 행정기관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국가공무원법 17조에 국회·법원·헌법재판소·선관위의 감사는 해당 기관의 장이 실시한다고 돼있는 점도 근거로 댔다. 감사원도 같은날 자료를 내고 국가공무원법은 행정부(인사혁신처)의 인사감사에서 선관위가 제외된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감사원이 2016년, 2019년 선관위에 대해 인사감사를 실시한 사례도 열거했다. 감사원법에 따라 입법부, 사법부만 감찰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법마다 조문이 다른 상황이다보니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6월 감사원 감찰 대상에 선관위를 포함하는 내용의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반면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8월 감사원법에서 선관위를 제외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두 의원 모두 제안 이유로 “선관위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 포함되는지 명확하지 않아 논란이 있다”고 밝혔다.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5일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헌법이 규정한 ‘행정기관’은 입법부와 사법부를 제외한 실제 모든 행정기관을 의미한다”며 “선관위 사무는 입법, 사법이 아닌 행정의 영역인만큼 당연히 감사원의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의 취지는 선관위가 독립된 헌법기관이라는 점”이라며 “헌법이 최고법인 점을 감안하면 감사원의 감사를 받을 의무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장 교수는 “선관위의 내부 자정 능력에 의문이 생긴 데다 국민적 불신이 심각한만큼 일회성으로 감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與 야간옥외집회 금지 개정 예고한 집시법…14년째 위헌 방치 [법안톺아보기]

    與 야간옥외집회 금지 개정 예고한 집시법…14년째 위헌 방치 [법안톺아보기]

    [법안 톺아보기]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본연의 임무는 입법 기능입니다. 국회에서 발의된 무수한 법률안은 실제 법과 정책으로 발현돼 국민의 삶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사장되기도 합니다. 서울신문은 [법안 톺아보기]로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이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법안들을 조명합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0조누구든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해서는 안 된다.헌법재판소는 2009년 9월, 야간 옥외집회를 전면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사실상 위헌이지만 법을 개정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그 법을 존속시키는 것이다. 이듬해 7월부터 해당 조항은 폐기됐지만 국회는 여야 갈등으로 위헌 결정을 받은 집시법을 개정하지 못했다. 2008년 ‘광우병 사태’로 인해 촉발된 ‘촛불집회’는 집시법의 수많은 조항을 헌법재판소로 가져갔다. 대표적인 것이 집시법 10조다. 검찰이 안진걸 당시 광우병 대책회의 조직팀장을 집시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고, 안 팀장은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박재영 판사가 신청을 받으면서 사건은 헌재로 갔다. 당시 헌재 결정의 취지는 해석에 따라 갈린다. 위헌 의견은 ‘헌법에서 집회시위에 대한 허가제를 금지하고 있는데, 야간옥외집회에 대한 허가를 규정하면 안 된다’는 취지다. 헌법불합치 의견은 ‘야간옥외집회 금지의 정당성은 인정되지만, 집회 금지 시간대를 광범위하게 정하면 직장인이나 학생은 집회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박탈당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집회의 자유를 최소한 범위로 제한하는지에 대해서는 입법자(국회)가 판단하라고 주문했다. 정리하면 ‘사실상 허가제는 안 된다’는 의견과 ‘금지 시간대가 넓어 과잉금지규칙에 위반된다’는 의견이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지난 24일 0시~오전 6시 시간대 집회를 금지하는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이 지난 16~17일 진행한 1박 2일 ‘노숙 집회’에 대한 대응책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즉각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명백한 위헌적 발상”이라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5조누구든지 집단적인 폭행, 협박, 손괴, 방화 등으로 공공의 안녕 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 또는 시위를 주최해서는 안 된다. 헌재는 2010년 4월에는 집단폭행이나 협박, 방화 등으로 공공의 안녕에 직접적 위협을 가할 것이 명백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집회시위에 참가했을 때 형사처벌하도록 한 집시법 5조에 대해서는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당정이 불법 전력이 있는 단체가 주최하는 집회 시위에 대해 불허하거나 제한하겠다는 것도 집시법 5조에 근거가 있다. 집시법을 개정하지 않더라도 합헌 결정을 받은 현행법에 따라 가능하다는 것이 여당의 입장이다. 경찰이 집회를 신고한 주최측의 불법 전력 여부를 확인한 뒤 금지를 통고하는 방식이다. 한 변호사는 “집시법에서 규정하는 상황은 폭동에 준하는 것을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폭행이나 폭력의 경우 해당이 안 될 수 있다”며 “과거 불법을 했다고 해서 다음에 또 불법을 한다고 가정하기도 어렵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런 탓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선언적 의미”라는 발언이 나왔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26일 SBS라디오에서 ‘위헌 소지는 없나’는 질문에 “선언적인 것”이라며 “(집회·시위) 계획서도 있고 경찰들이 현황 파악 같은 것을 한다. 불법이 명백하다면 당연히 불허한다. 지금도 집시법에서 불허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2조관할경찰서장은 주요 도시의 주요 도로에서의 집회 또는 시위에 대해 교통 소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금지하거나 교통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제한할 수 있다.당정은 출퇴근 시간대 도심에서 열리는 집회 시위를 불허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민주노총의 1박 2일 집회도 적용될 수 있지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 등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출퇴근 시간대 집회 불허도 법 개정 없이 집시법 12조를 적용하면 된다는 것이 여당의 입장이다. 민주당이 당정의 추진안에 대해 위헌적이라고 반발하는 것은 헌법은 집회에 대한 허가제를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야간옥외금지 제한, 폭력 시위 제한, 출퇴근시간대 제한 등이 사실상 허가제라는 것이다. 집시법 5조와 12조 모두 사실상 허가제로 악용될 수 있다는 맹점을 갖고 있다. 헌법 21조언론ㆍ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ㆍ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집시법 10조 폐기 시한을 앞둔 지난 2010년 정치권은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금지하는 내용을 추진했지만, 야당인 민주당은 사실상 허가제가 될 수 있다며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주거지역, 학교, 군사시설 등 일부에서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제한하자고 대안으로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윤재옥 원내대표가 지난 2020년 6월에 이미 발의한 집시법 개정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야간옥외집회 금지 시간을 종전의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서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로 바꾸는 방안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위헌적 발상’이라고 못박은 상태라 2010년의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야간옥외집회금지 시간을 일부 제한하든, 집시법 10조를 삭제하든 위헌 결정을 받은 법 조문에 대한 개정은 필요하다. 집회시위의 자유라는 기본권이 걸려있는만큼 여야 모두 치열한 논의 끝에 합의안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특례’ 담긴 강원특별법, 단숨에 본회의까지 통과

    ‘특례’ 담긴 강원특별법, 단숨에 본회의까지 통과

    다음 달 11일 출범하는 강원특별자치도에 자치권과 특례를 부여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25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및 미래산업글로벌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을 가결했다. 재석 의원 238명 중 171명이 찬성했고, 반대 25명, 기권 42명이다. 당초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전부개정법률안’으로 국회에 상정된 법안은 행정안전위원회 심사를 거치면서 명칭이 변경됐다. 법안 조문 수는 84개로 현 25개보다 59개 늘었다. 법안에는 환경·산림·국방·농업 등 4대 규제를 개선하기 위한 특례가 담겼다. 환경 분야에서는 시·군이 시행하는 사업과 민간 사업자가 시행하는 사업에 한해 환경영향평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자연경관영향협의, 기후변화영향평가, 건강영향평가 협의 권한을 이양받았다. 단, 환경영향평가 절차와 기준은 국가 기준을 그대로 적용받도록 하고, 3년 후 권한이양에 대한 성과 평가를 통해 존속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 산림 분야에서는 산림이용진흥지구를 새로 도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국방 분야에서는 미활용 군용지 현황을 도지사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농업 분야에서는 농촌활력촉진지구를 지정하고, 촉진지구 내 농업진흥지역(옛 절대농지)을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을 이양받았다. 김진태 도지사는 “도민들의 50년 숙원이 강원특별자치도법에 담겨있다”며 “국회 행안위, 법사위, 본회의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은 300만 도민의 심장이 함께 뛰어 만들어낸 결과다”고 말했다.
  • 토착 흰개미 이어 외래종까지… 전북, 목조문화재 보존 비상

    토착 흰개미 이어 외래종까지… 전북, 목조문화재 보존 비상

    매년 토착 흰개미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최근 마른나무를 갉아먹는 외래 흰개미가 발견되면서 목조 문화재 보존에 비상이 걸렸다. 24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도내에 207곳(국가 지정 27, 도 지정 180)의 목조문화재가 보존돼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발표된 ‘목조문화재 가해 생물종 조사’ 결과 132곳(국가 지정 26, 도 지정 106)에서 흰개미 섭식 흔적이 발견됐다. 목조문화재 절반 이상이 흰개미 피해를 본 것이다. 문화재 돌봄사업단과 해당 지자체는 피해 건축물에 방부·방충제를 도포하고 군체 제거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흰개미 방제사업을 진행했다. ‘흰개미떼’는 날개를 달고 공중에서 결혼비행을 하며 암수가 짝짓기를 한 뒤 주변의 목재 안에 보금자리를 만들고 번식한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나무 내부로 파고 들어가 갉아먹지만 겉으로는 확인할 수 없다. 목조 건물에 깊숙이 침투한 흰개미를 찾는 데는 ‘지킴이견’으로 불리는 삽살개가 활용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건물·시설물이 붕괴될 때까지 이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날 서울 강남구 논현동 주택에서 나온 외래 흰개미가 주변 지역으로 확산한 흔적은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추가 외래종이 언제 또 발생할지 알 수 없는 만큼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흰개미 피해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적 방제 기술의 도입과 후속 방충 조치가 적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상시 모니터링 및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시현 학예연구사 등은 국립문화재연구원 학술지를 통해 “문화재마다 건축적 특성이나 주변 지형, 온도나 상대습도 등 환경적 요인이 각기 다르므로 상황에 따라 예산 등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적절한 방제 구역을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북도 관계자는 “문화재 돌봄사업단 등과 함께 외래 흰개미 등장에 대비해 분석을 통한 맞춤형 대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건희 여사 ‘망사모자’ 왕실만 쓰는 것” 김어준에 방심위 행정지도

    “김건희 여사 ‘망사모자’ 왕실만 쓰는 것” 김어준에 방심위 행정지도

    언론인 김어준씨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복장에 대해 언급한 것과 관련,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행정지도 처분을 내렸다. 22일 방심위와 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의회 의원에 따르면 방심위는 지난 9일 제17차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대통령 배우자의 복장에 대해 진행자가 ‘왕실의 여성들만 착용하는 복장’이라거나 ‘타국 여성 조문객들은 착용하지 않았다’는 등 불명확하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을 언급, 시청자를 오인케 한 것은 관련 심의 규정에 위반되는 것”이라며 ‘권고’를 의결했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 등으로 구분된다. 김씨 발언에 대한 방심위의 이번 결정은 해당 방송을 사실상 ‘가짜뉴스’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김 여사는 지난해 9월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에 윤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당시 김 여사는 검은 망사포가 달린 모자를 착용하고 조문했는데, 김씨는 해당 복장을 두고 “로열패밀리(왕실 가족)만 쓰는 것”이라고 저격했다. 김씨는 같은해 9월 20일 TBS 시사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 여사 복장과 관련해 “영국 로열 장례식에 전통이 있다. 로열패밀리의 여성들만 망사(베일)를 쓰는 것”이라며 “장례식에 참석한 다른 나라 여성들을 보면 검은 모자를 써도 베일을 안 한다. 로열패밀리 장례식에서는. 적어도 영국에서는 그렇다”고 주장했다. 일부 네티즌은 김 여사가 쓴 모자가 남편을 잃은 미망인만 착용하는 게 원칙이며 영국 왕실에 결례를 범한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당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부인 소피 그레고어 여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여사,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부인 미셸리 여사도 모두 검은 망사포 모자를 쓰고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이에 이종배 서울시 의원은 방심위에 “김씨가 방송에서 김건희 여사 베일 모자와 관련해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진정서를 접수했다. 이 의원은 “김씨의 단 몇 마디 허위사실 유포로 인해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발생했고, 성공적 외교에 집중해야 할 대통령실은 김씨의 허위 방송에 대응해야 하는 참담한 상황이 발생했다. 김씨는 유독 김 여사에 집착하며 쥴리·망사모자 등 끊임없이 허위사실로 조롱하고 비아냥거리며 김 여사를 인격살인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은 “영국 왕실은 장례식에 참석하는 영부인의 드레스 코드로 검은 모자를 착용해 줄 것을 당부하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고, 김 여사도 검은색 구두와 여성 정장에 망사 베일을 두른 모자를 착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 장례식장서 조문객 상대로 총기난사 줄초상…무법천지 에콰도르 [여기는 남미]

    장례식장서 조문객 상대로 총기난사 줄초상…무법천지 에콰도르 [여기는 남미]

    치안이 부쩍 불안해지고 있는 에콰도르의 한 장례식장에서 줄초상이 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에콰도르의 지방도시 만타에서 최근 발생했다. 장례식장에는 누군가에게 피살된 경찰의 빈소가 차려져 있었다. 조문객들이 하나둘 빈소를 찾고 있는 장례식장은 어디선가 갑자기 출현한 괴한들이 총을 난사하면서 아비규환이 됐다. 조문객 2명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어린이 2명을 포함해 12명이 총을 맞고 쓰러졌다. 부상자 중 2명이 병원으로 후송되는 길에서 사망해 사망자는 4명으로 불어났다.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조문객 페드로는 “괴한들이 모두 복면을 하고 있었다”며 장례식장에 들어서자마자 총을 난사했다고 말했다. 괴한들은 고인이 누워 있는 관을 향해서도 총을 난사해 관은 벌집이 됐다. 목격자 증언을 종합하면 괴한들은 최소한 5명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경찰에 원한을 가진 범죄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수사 관계자는 “피살된 경찰의 장례가 치러지고 있는 곳이었다는 점, 경찰 관계자의 조문이 많을 곳으로 예상되는 곳에 총을 난사한 점 등을 두루 고려할 때 경찰을 노린 보복범죄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만타의 시장 아구스토 인트리아고는 “만타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이 다른 곳에 또 벌어져선 결코 안 될 것”이라며 수사 당국에 신속한 용의자 검거를 당부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만타에선 올해 들어 경찰 5명이 살해됐다. 경찰에 큰 원한을 가진 범죄조직이 만타에 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피살된 경찰관의 빈소가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할 만한 정황이 충분했다”며 경찰이 빈소에 경비를 세우지 않은 건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에콰도르의 치안은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다. 후안 사파타 내무장관은 “강도, 납치 등에 이어 9명이 한꺼번에 살해된 학살 같은 사건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국가가 치안불안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에콰도르에선 살인사건 4603건이 발생했다. 인구 10만 명당 살인사건은 2021년 13.7건에서 지난해 25건으로 82% 폭등했다. 현지 언론은 “인구 10만 명당 살인사건 수에서 에콰도르가 남미 1위로 올라섰다”며 전국에서 안전한 곳이 없다는 말이 돌 정도로 국민이 체감하는 치안불안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 尹, 국민 앞세워 巨野독주에 견제구… 李 “공약 파기 사죄해야”

    尹, 국민 앞세워 巨野독주에 견제구… 李 “공약 파기 사죄해야”

    ‘간호사 처우개선’ 법 취지엔 공감직역간 형평성 논란에 재의 가닥양곡법 이어 또 국회로… 폐기 수순 與 “의료계 갈라치기, 당연한 선택”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국무회의에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두 번째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이유로 국민건강이 무엇보다 우선하고 해당 법안이 직역 간의 과도한 갈등을 일으키는 한편 국회의 충분한 숙의도 거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간호사 처우 개선’이라는 법의 취지에는 동의한다는 점에서 당초 고심을 거듭했지만, 법안이 직역 간 갈등을 첨예화하는 등 지나치게 정치화되면서 윤 대통령으로서는 다시 한번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앞서 ‘1호 거부권’을 행사했던 양곡관리법에 대해서는 ‘포퓰리즘 법안’이라고 규정했지만 간호법의 경우는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 임상병리사 등 의료계 직역 간 이해가 충돌하는 법안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간호사만 따로 의료법에서 분리해 법을 새로 규정할 경우 기존 법체계를 흔드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간호법은 법조문 체계로 봐도 맞지 않고 의료계 내 여러 직역 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 양곡법 때와 성격이 다른 문제”라며 “앞으로 의료계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특정 직역을 별도로 구분하는 법을 만들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에 따라 추진된 법안이라는 점도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배경으로 꼽힌다. 여야 간 충분한 합의를 거치지 않은 법안을 그대로 놔두는 것은 대통령의 직무유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국민의힘은 야당과 간호단체를 상대로 중재안 도출에 나서기도 했지만, 결국 실패하며 재의요구 행사로 가닥이 잡혔다. 대통령실 다른 관계자는 “특정 정치세력이 일방적으로 여야 합의 없이 법을 통과시킨다면 국민 입장에서도 그 법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또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높은 법안을 추진한 것 자체가 정상적인 입법 행위라기보다는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일방적으로 하는 것처럼 비치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도 지적한다. 윤 대통령이 이날 ‘국민건강 우선’을 강조한 것은 민주당과 달리 정치적 고려가 아닌 ‘국민’을 판단의 최우선 근거로 두고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날 재의요구권 행사로 간호법 제정안은 다시 국회로 돌아가 양곡관리법처럼 폐기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직후 재의 방침을 밝혔다. 다만 본회의 재의에는 국회의원 200명의 찬성이 필요하고 국민의힘이 115석을 갖고 있어 재의가 불가능하다. 국민의힘은 “의료체계를 무너뜨리고 보건의료계 갈등을 유발하는 법률안에 대한 불가피하고 당연한 선택”이라고 환영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오로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의료계를 갈라치기해서 46만 간호사의 표심을 얻고 극단적 갈등의 책임은 정부·여당에 떠넘기겠다는 정치적 셈법만 남아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거부권을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 파기로 규정하고 ‘대국민 사죄’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기 안성에서 열린 청년농업인 간담회 후 “공약 파기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며 “윤 대통령은 공약 파기 이유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국민에게 공약 파기에 대해서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 기존 의료법 ‘재탕’… 지역사회 단독 개원 주장은 무리

    기존 의료법 ‘재탕’… 지역사회 단독 개원 주장은 무리

    31개 조문 중 새 내용은 7개 불과 직역간 독립법 추진 땐 행정 혼란보건의료단체 “정부, 의사 편들어”간호협, 전면 파업 대신 준법투쟁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의료 직역 간 갈등’을 이유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거부권(재의요구)을 행사했지만 의료계 갈등은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대한간호협회는 업무 범위 이외의 일을 하지 않는 준법투쟁을 예고했고, 대한의사협회 등 13개 보건의료단체는 간호법 입법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총선기획단을 발족하는 등 정치 투쟁 돌입을 선언했다. 간호법 쟁점과 향방을 문답으로 풀었다. Q. 간호법 쟁점은. A. 간호법은 방향성만 있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추상적인 법이다. 31개 조문 중 새로운 내용은 7개에 불과하다. 그 외 내용은 기존 의료법을 옮겨 왔다. 갈등의 핵심은 내용보다는 간호법 제정안 존재 자체다. 현행 의료법은 의사를 중심으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한의사, 치과의사를 비롯한 모든 보건의료 직렬을 포괄하고 있다. 간호사 단독법을 만든다면 한의사나 치과의사 등이 각자도생하겠다며 독립법 제정을 추진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선 모든 직역을 의료법으로 일사불란하게 관리하지 못해 행정적 혼란이 올 수 있고, 의사들 입장에선 한정된 예산을 두고 법적 독립을 선언한 다른 직역들과 더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Q. ‘지역사회 간호’ 규정으로 단독 개원이 가능할까. A. 제정안 제1조는 ‘모든 국민이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에서 수준 높은 간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다’고 명시했다. 이를 근거로 의사들은 간호사가 지역사회에서 단독 개원을 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존 의료법만 봐도 단독 개원 주장은 무리가 있다. 의료법 33조가 개원 자격을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조산원)로 이미 한정했고, 간호법도 간호사의 업무를 ‘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로 제한했다. 의사들은 추후 시행령을 통해 단독 개원을 가능하게 하는 방향으로 ‘개악’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고, 보건복지부는 이런 규정 자체가 의료계 갈등을 부추긴다며 반대했다. Q. 간호법 때문에 간호조무사 자격이 ‘고졸 이하’일까. A.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가 의사들과 보조를 맞춘 이유는 간호조무사의 자격을 ‘특성화고의 간호 관련 학과를 졸업한 사람’, ‘고등학교 졸업자로 간호조무사양성소 교육을 이수한 사람’ 등으로 규정한 간호법 5조 때문이었다. 전문대나 4년제 대학을 나온 사람은 간호학원을 다녀야 응시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한국보건의료국가시험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간호조무사 시험 합격자의 41%가 대졸 이상이지만, 간호조무사들은 ‘고졸·학원 출신’이라는 꼬리표로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조항은 의료법 80조를 그대로 옮겨 온 것이다. 따라서 의료법 개정도 이뤄져야 한다. Q. 의료계 갈등 어떻게 흘러갈까. A. 17일 총파업을 예고했던 의사·조무사 단체 등은 거부권 행사를 환영하며 파업을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간호협회는 업무 외 의료활동을 하지 않고 퇴근 시간 등을 지키는 방식의 준법 투쟁을 고려하고 있다. 국민 생명을 볼모로 한 전면 파업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형준 한국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60만 간호사들에게 의사처럼 총파업을 예고하지 않으면 어떤 개혁도 이뤄 낼 수 없다는 메시지를 준 셈”이라며 “정부가 의사 편을 들면서 직역 갈등이 더 깊어지게 됐고, 이는 국민 건강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 간호법 갈등 장기화 될 듯…‘내용없는 법’ 왜 뜨거운 감자가 됐나

    간호법 갈등 장기화 될 듯…‘내용없는 법’ 왜 뜨거운 감자가 됐나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의료 직역 간 갈등’을 이유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거부권(재의요구)을 행사했지만, 의료계 갈등은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대한간호협회는 업무 범위 이외의 일을 하지 않는 준법투쟁을 예고했고, 총선기획단을 발족해 “간호법을 파괴한 불의한 정치인과 관료들을 단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대한의사협회 등 13개 보건의료단체가 먼저 간호법 입법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총선기획단을 발족하는 등 정치 투쟁 돌입을 선언했다. 간호법 쟁점과 향방을 문답으로 풀었다. Q. 간호법 쟁점은. A. 간호법은 방향성만 있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추상적인 법이다. 31개 조문 중 새로운 내용은 7개에 불과하다. 그 외 내용은 기존 의료법을 옮겨왔다. 갈등의 핵심은 내용보다는 간호법 제정안 존재 자체다. 현행 의료법은 의사를 중심으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한의사, 치과의사를 비롯한 모든 보건의료 직렬을 포괄하고 있다. 간호사 단독법을 만든다면 한의사나 치과의사 등이 각자도생하겠다며 독립법 제정을 추진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선 모든 직역을 의료법으로 일사불란하게 관리하지 못해 행정적 혼란이 올 수 있고, 의사들 입장에선 한정된 예산을 두고 법적 독립을 선언한 다른 직역들과 더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Q. ‘지역사회 간호’ 규정으로 단독개원 가능할까. A. 제정안 제 1조는 ‘모든 국민이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에서 수준 높은 간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다’고 명시했다. 이를 근거로 의사들은 간호사가 지역사회에서 단독 개원을 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존 의료법만 봐도 단독 개원 주장은 무리가 있다. 의료법 33조가 개원 자격을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조산원)로 이미 한정했고, 간호법도 간호사의 업무를 ‘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로 제한했다. 의사들은 추후 시행령을 통해 단독 개원을 가능하게 하는 방향으로 ‘개악’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고, 보건복지부는 이런 규정 자체가 의료계 갈등을 부추긴다며 반대했다. Q. 간호법 때문에 간호조무사 자격이 ‘고졸 이하’일까 A. 대한간호조무사 협회가 의사들과 보조를 맞춘 이유는 간호조무사의 자격을 ‘특성화고의 간호 관련 학과 졸업한 사람’, ‘고등학교 졸업자로 간호조무사양성소 교육을 이수한 사람’ 등으로 규정한 간호법 5조 때문이었다. 전문대나 4년제 대학을 나온 사람은 간호학원을 다녀야 응시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한국보건의료국가시험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간호조무사 시험 합격자의 41%가 대졸 이상이지만, 간호조무사들은 ‘고졸·학원 출신’이라는 꼬리표로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조항은 의료법 80조를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따라서 의료법 개정도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간호법 갈등 내내 의료법 개정을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다가 거부권 행사 이후에야 학력 상한 조항을 없애는 방향으로 여당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Q. 의료계 갈등 어떻게 흘러갈까. A. 17일 총파업을 예고했던 의사·조무사 단체 등은 거부권 행사를 환영하며 파업을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간호협회는 업무 외 의료활동을 하지 않고 퇴근 시간 등을 지키는 방식의 준법 투쟁을 고려하고 있다. 국민 생명을 볼모로 한 전면 파업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나, 현장에선 더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빗발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형준 한국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60만 간호사들에게 의사처럼 총파업을 예고하지 않으면 어떤 개혁도 이뤄낼 수 없다는 메시지를 준 셈”이라며 “정부가 의사 편을 들면서 직역 갈등이 더 깊어지게 됐고, 이는 국민 건강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시댁 식구 손에 죽은 며느리…3D프린터로 복원해 장례

    시댁 식구 손에 죽은 며느리…3D프린터로 복원해 장례

    전 남편과 그의 일가족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된 홍콩의 유명 모델 애비 최(28)의 장례식이 새달 18일에 치러진다. 얼굴을 비롯해 끝내 찾지 못한 시신 일부는 3D 프린터로 구현하기로 했다. 애비 초이 유가족은 12일 “일반 조문은 받지 않으며, 외부인 출입을 막기 위해 장례식장을 전체 대관해 진행한다. 이후 홍콩 포푹힐 추모관에 고인을 안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비 초이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엘리사브 봄 2023 여름 오트쿠튀르 쇼에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프랑스 패션 매거진 로피시엘 온라인판 커버를 장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월 홍콩의 한 주택 냉장고에서 시신 일부로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이 주택에서는 신체를 훼손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전동톱과 장갑, 망치, 냄비 등도 발견됐다. 총 6명이 이 사건과 연루돼 체포됐다. 전 남편 알렉스 퀑을 비롯해 초이의 운전기사였던 전 남편의 형(시아주버니), 초이의 부동산을 명의수탁해왔던 전직 홍콩 경찰 출신 전 시아버지, 증거인멸 등에 관여했던 전 시어머니와 범죄현장 마련에 도움을 준 마사지사 출신의 전 시아버지 내연녀, 전 남편을 해외로 도피시키려고 했던 보드업주 남성 등이다. 현지 매체들은 애비의 전 시댁 식구들이 애비의 재산을 노리고 이같은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94년생인 애비는 2012년 18살의 나이로 전 남편 퀑과 결혼했다. 퀑은 결혼 후 일을 하지 않고 부유층 출신인 애비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해왔고, 두 사람은 약 3년간의 결혼생활 끝에 2015년 성격 차이로 이혼했다. 하지만 그후에도 애비는 두 아이 때문에 전 시댁 식구들을 부양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前시댁, 영화 ‘기생충’ 같았다” 애비는 2016년 홍콩의 유명 면요리 체인 창업자의 아들과 재혼해 아이 두 명을 더 낳았다. 현 남편과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퀑은 이혼 후 지인들에게 투자를 빌미로 귀금속을 팔다가 사기 혐의로 형을 사는 등 순탄치 못한 나날을 보냈다. 퀑의 형은 집을 사는 데 애비에게 도움을 받고, 지난 1월부터는 애비의 운전기사로 일했다. 그의 어머니도 애비에게 용돈을 받으며 생활했다고 한다. 애비와 전 시댁 식구들의 관계는 부동산 문제가 불거지며 틀어지기 시작했다. 애비가 세금회피를 위해 전 시아버지 앞으로 명의수탁해두었던 고급아파트 재산처리 문제를 두고 다툼이 일어난 것이다. 현지 경찰은 이 다툼이 전 시댁 식구들이 범행을 계획하게 된 계기일 것으로 봤다. 더스탠더드는 소식통을 인용해 “(부동산 문제로 마찰이 일어난 후) 애비가 새 남편과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 시댁 식구들이 퀑과의 사이에서 낳은 두 자녀가 애비의 재산을 물려받길 바랬다”고 말했다. 일부 현지 매체는 전 시댁 식구들이 애비에게 의지하다 이러한 사건을 벌인 것을 두고 영화 ‘기생충’에 비유하기도 했다. 한 매체는 “이 사건은 영화 ‘기생충’의 실사판 같다”며 “‘기생충’은 가난한 가정이 부잣집 가정에 서서히 침투하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홍콩 경찰은 120여명이 넘는 경찰력과 포크레인과 불도저 등 중장비를 동원해 수색을 벌였지만 결국 애비의 시신을 온전하게 수습하지 못했다. 경찰은 “희생자와 그의 전 남편 가족이 큰 규모의 금전 문제로 다툼을 벌였던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신 일부가 발견된 주택은 최근에 임차됐으며 가구가 배치되지 않은 점을 볼 때 시신을 훼손하기 위한 목적으로 빌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이제 안 아팠으면 좋겠다”…아빠, 이름·사진 공개 어른들 관심 당부

    “이제 안 아팠으면 좋겠다”…아빠, 이름·사진 공개 어른들 관심 당부

    지난 10일 경기 수원시 한 초등학교 인근 스쿨존에서 우회전 신호 위반 버스에 치여 숨진 초등학생 조은결(8) 군을 기리는 추모 발길이 사고 이틀째 계속되고 있다. 12일 오전 은결의 빈소가 차려진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은결 군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찾아온 지인 등 조문객들의 발길이 계속됐다. 횡단보도 맞은편에서 사고 현장을 직접 목격한 은결 군의 아버지는 “너무 아파 보였다”며 “이제 안 아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른들의 관심과 역할을 당부했다. 유족은 11일 은결이의 이름과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은결이의 이름과 사진을 공개해 이번 사고를 사람들이 더 잘 기억하게 하고, 더 이상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한다. 사진과 영상 속 은결이는 항상 밝게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은결군의 아버지는 “항상 밝은 아이였다”고 말했다. 빈소에 놓인 영정사진에는 해맑게 웃는 은결의 모습이 담겨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단상에는 은결 군의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들과 음료수, 과자 등 간식도 가득히 놓여 있었다. 굳은 표정으로 헌화하던 조문객들은 밝게 웃는 모습이 담긴 은결 군의 영정 앞에서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권선구 호매실동 스쿨존내 사고 지점에도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사고가 난 횡단보도 옆에는 하늘로 떠난 은결 군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하나둘 놓고 간 과자와 꽃, 장난감, 추모 편지 등이 한가득 쌓였다. 12일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사고가 난 권선구 금곡동 사거리 앞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는 숨진 은결 군을 위한 꽃과 편지, 과자 등이 쌓이고 있다. 사고 현장에 시민들의 발걸음이 계속되면서 추모글이 담긴 편지도 곳곳에 놓였다. 은결 군은 하교하던 중 신호를 위반한 시내버스에 치여 숨졌다. 사고가 난 사거리는 동시 신호 구간으로, 보행자 신호가 켜지면 차량 신호는 빨간불로 바뀌도록 설계됐다. 우회전 신호등까지 설치돼 있었지만, 50대 버스 기사 A씨는 신호를 위반한 채 주행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법원은 “도주 우려 등 사유가 있고 범죄의 중대성이 인정된다”며 조군을 숨지게 한 기사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된 A씨에게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어린이 보호구역 치사) 혐의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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