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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르지 않는 ‘부산의 눈물’… 조문 줄이어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절규하던 고 김선일씨는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 고향땅에 돌아왔다.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부산의료원에는 비통과 애도의 물결 속에 이틀째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손때 묻은 책과 사진… 고인의 흔적이 생생한 유품이 이날 사촌형 김진학(38)씨에 의해 공개돼 주변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전날 고인의 시신과 함께 도착한 유품은 여행가방 2개와 주인잃은 기타,이라크에서 듣던 휴대용 콤팩트디스크(CD)플레이어 등이었다.CD플레이어 안에는 ‘바이올린 연주곡’이라고 적힌 CD가 들어있었다.여행가방에는 여름 및 겨울 옷가지와 함께 고인이 이라크 어린이와 활짝 웃으면서 찍은 사진,이력서용 사진을 확대한 듯한 인물사진 2장을 비롯,이라크 현지에서 찍은 사진 20여장이 담겨 있었다. 고인이 사용하던 노트북과 아랍어와 영어로 적힌 성경책,아랍어 성경내용이 적힌 소책자,영어문법책,아랍어 교재 등도 나왔다.영어책 갈피에서는 이라크 한인연합교회 교인이 보낸 엽서가 발견됐다.엽서에는 “어제 나누었던 대화로 형제를 좀 더 알게 됐습니다.연합교회는 철수하지만 형제님이 주위 사람들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유품 중에는 검은 천에 두건을 두른 아랍여성 등 그림 2점,머리에 쓰는 두건 2점,‘OPERATION IRAQI FREEDOM,2003-IRAQ’라는 글귀와 함께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얼굴에 빨간색 X표가 돼 있는 면티셔츠 2점 등이 눈길을 끌었다.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십시오” 휴일을 맞아 고인의 빈소에는 각계각층의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오전 위로예배에서 설교를 맡은 온누리교회 박종길 목사가 “저들은 저들이 하는 일을 알지 못합니다.용서해 주소서.”라며 눈물을 흘리자,고인의 부모는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이어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십시오.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다툼이 있는 곳에 평화를,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주십시오.”라며 기도문을 읽어 내려가자 빈소는 울음바다로 변했다. 이날 오전에는 협상단 대표였던 장재룡 외교부 차관보를 비롯해 손학규 경기도 지사,고인의 동문인 한국외대 안병만 총장과 한승헌 이사장,권영길 의원을 비롯한 민주노동당 소속 국회의원 등이 조문했다. 고인의 중학교 동창인 김규완(34)씨는 학창시절 함께 찍은 봄소풍 사진을 들고왔다.‘1985년 4월18일 봄소풍 태종대’라고 적힌 단체사진에서 고인은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린 채 환하게 웃고 있었다.김씨는 “처음엔 선일이인지 몰랐다.사진을 보고 옛날 모습이 남아 있어 알아봤다.”면서 “이런 일은 남의 일인 줄만 알았는데.친구가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슬프다.같이 술 한잔 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앞서 26일 오후 5시25분 대한항공 KE592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고인의 시신은 군 수송기에 실려 오후 7시25분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했다.시신은 오후 8시35분쯤 빈소가 마련된 부산의료원에 도착했으나 민주노총 등 부산시민평화행동 회원 1000여명이 병원 입구를 가로막은 채 “김선일을 살려내라.”,“파병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치는 바람에 시신은 20여분이 지나서야 안치실로 향했다. 오후 9시쯤 안치실에서 실시된 검시 결과 시신은 일부 멍든 흔적은 있었으나 대체로 깨끗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검시를 참관한 부산의료원 직원은 “고인의 다리 일부에 멍이 발견되고 복부일부에 부패흔적이 보였을 뿐 나머지 신체에는 별다른 상처 흔적이 없었다.”면서 “참수됐던 목 부위도 현지 의료진이 봉합해 외관상 흔적만 있을 뿐 참혹했던 당시를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전했다. 부산 김효섭 이효용기자 newworld@seoul.co.kr˝
  • 형사·민사소송법 “원론적이지만 쉬운 문제 아니었다”

    형사소송법은 대체적으로 평이했다는 평가다.1문에 대해서는 상당히 폭넓은 논리 전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일죄의 일부에 대한 공소제기가 가능한지 묻고 있는 것이어서 학설과 판례의 전반적인 태도와 기판력에 대한 여러 논의를 전개해야 한다.이어 공소권남용론,동시소추의무와 공소기각 판결에 대한 판례와 학설까지 짚은 답안이라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2문의 1에 대해 정진호 강사는 “공소장일본주의의 첨부와 인용 및 여사기재 금지 원칙을 충분히 설명한 뒤 동종 범죄의 경우라도 상습범임을 입증하는 자료는 공소장에 기재할 수 있다는 식으로 답안이 작성되어야 한다.”고 밝혔다.증거재판주의에 입각한 증명 방법과 그 범위에 대한 서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문의 2는 피의자 석방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질문인 만큼,알고 있는 부분을 정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좋은 답안으로 꼽힐 수 있다.보증금납입을 통한 조건부 피의자석방 제도를 법 체계에 비추어 설명하되,논의되고 있는 몇가지 개선방안 등에 대한 설명까지 덧붙이면 차별성 있는 답안이라고 설명했다. 민사소송법은 대체적으로는 평이했지만 일부 수험생들은 2문의 1이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출제됐다며 다소 난감하다는 분위기다.한 수험생은 “얼핏 원론적인 문제 출제로 꼽히기도 하지만 사실상 굉장히 어렵다.”면서 “법조문만 적고 나왔다는 수험생들이 여럿 있다.”고 말했다. 윤성호 변호사는 2문의 1에 대해 “서면증언의 특례에 대한 민소규칙을 언급하고,선서의무 면제로 위증죄에서 면책되는데다 최근 신법으로 개정되면서 상대방의 반대신문권 보장을 위해 이의가 있을 경우 증인출석 요구가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외 1문에 대해서는 쟁점을 ▲이행의 소에서 당사자 적격 ▲예비적 공동소송인의 추가 여부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되 예비적 청구를 구제하는 방안으로 정리했다.풀이법에 대해서는 ▲말소등기청구소송 판례를 통한 설명 ▲ 추가에 대한 긍정·부정 학설과 부정설 입장에 서 있는 판례예시와 입법론적 교정이 필요하다는 설명까지 들어가고 ▲판단누락설과 재판누락설에 대한 학설과 판례를 들어보인 뒤 재판누락설 입장에 설 경우 상호모순적인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짚어줘야 한다고 제시했다.
  • 빈소에 나비 날아들자 유가족 눈물

    고 김선일씨의 시신 송환을 하루 앞둔 25일에도 추모와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주말인 26일에는 서울 광화문에 1만여명이 모이는 것을 비롯해 부산,광주,천안 등 전국 16개 시·도에서 추모 촛불집회가 열린다. ●빈소엔 삭지 않는 울분과 눈물 빈소가 마련된 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시립의료원 1층 장례식장에는 이날 오전 6시30분쯤 연노랑 나비 한마리가 10분 남짓 날아다니다 조화에 장식된 리본에 앉자 아버지 김종규(70)씨는 “선일이 아니냐.”며 눈물을 떨궜다.유족의 이웃 박정신(58)씨도 “선일이의 혼이로구나.네가 이제 나비가 돼 조국으로 돌아왔구나.”라며 안타까워했다.조문하러 온 부산 장림초등학교 학생들은 ‘추모의 편지’ 160여통을 전했다.학생 대표 김유아(13)양은 “아저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보고 이라크인을 용서하지 못하겠다. 그러나 세계 모든 사람이 분노하고 슬픔을 함께 하고 있으니 기분 상하지 마시고 평안히 잠드시길 기도한다.”는 편지를 울먹이며 낭독했다.고인의 동문인 한국외대 총동창회 양인모 회장은 빈소를 조문한 뒤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가칭 ‘김선일 장학기금’을 만들고 추모비나 흉상 등 김씨를 추모하는 상징물을 학교에 건립하는 등 추모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가족은 수시로 가족회의를 열고 장례절차 등을 논의했다.한 관계자는 “가족장으로 치를 생각이며,3일장을 할지 5일장을 할지 등 구체적인 문제는 시신 도착 후 결정할 방침”이라면서 “일부 시민·사회단체가 서울에서 민간 주도로 장례를 치르는 방안을 건의했으나 유가족이 원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에 촛불 물결 서울 광화문을 비롯,부산과 대구,광주,춘천 등 전국 21개 지역에서 3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사흘째 추모 촛불집회가 열렸다.전국 36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라크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공동대표 홍근수)은 이날 오후 광화문 KT 앞에서 ‘피랍은폐규명 촉구대회’를 가졌다.국민행동은 허버드 주한미국 대사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피랍 사실을 외교부에 문의했다는 AP가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미군 당국에 문의하지 않았을 리 없다.”면서 “미군 당국은 사실문의를 받았는지,어떤 조사활동을 펼쳤는지,한국 정부와 상의했는지 등을 낱낱이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과 전국농민회총연맹은 25일 시작되는 ‘2004 우리농업 지키는 여름 공동농촌활동’에 즈음한 기자회견을 열고 “농활기간에도 일부는 상경해 추모집회에 참석하는 등 파병철회 운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수성향의 목회자로 구성된 ‘대한민국 안보와 경제살리기 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비상구국기도회’를 열고 “정부에 한·미동맹 강화와 경제회생 노력을 촉구한다.”면서 “이라크 테러에 대한 단호한 응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부산 김정한·서울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이라크 NGO들 ‘김씨 피살’ “유감입니다”

    이라크 인권협회 등 이라크 내 비정부기구(NGO)들과 이라크 기업인들이 김선일씨 피살사건에 대한 애도의 뜻을 유가족과 우리 정부,국민에 잇따라 전해왔다. 합동참모본부는 25일 이라크 인권협회와 이라크 인권단체,이라크 여성단체 등 3개 NGO가 김씨의 피살과 관련,전날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 주둔 중인 서희·제마부대장을 통해 우리 정부와 국민 앞으로 애도의 편지를 전달해 왔다고 전했다. 이라크 인권협회는 서신에서 “우리 또한 여러분의 곁을 떠난 희생자와 같은 피해자”라며 “이번 사건으로 여러분의 활동이 중지되거나 양국 국민의 관계에 영향을 끼치지 않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코트라(KOTRA)는 27일까지 요르단 암만에서 열리는 한국제품 전시회에 참가한 이라크 바이어와 기업인 33명이 ‘김선일씨 유가족에게’ 로 시작되는 조문편지를 코트라 바그다드 무역관을 통해 팩스로 보내와 이를 김씨 유가족에게 전달했다.편지에는 “이라크 경제인을 대표해 암만 한국 상품전에 참가한 우리들은 한국의 국민들과,특히 김선일씨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적혀 있다. 김경운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유족 “AP문의 묵살 책임자 처벌”

    ‘다음 세상에는 추악한 전쟁과 테러가 없는 평화의 땅에서 태어나기를 빕니다.’ 고 김선일(33)씨 빈소가 차려진 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의료원 영안실과 분향소가 마련된 부산 동구 사회복지관,경성대학 등에는 전날에 이어 24일에도 김씨를 애도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잇따랐다.선일씨의 억울한 죽음을 슬퍼하기라도 하듯 이날 부산지역에는 하루종일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조문객들은 이역만리 타국에서 처참하게 피살된 선일씨의 영정 앞에 엎드려 명복을 빌며 실의에 빠진 유족들을 위로했다.이날 오후 5시 현재 정·관·학계 인사,시민단체 대표,시민 등 600여명이 고인의 빈소를 다녀갔다. 동부산대학에서 한국어 어학코스를 밟고 있는 일본인 아사리 유키(28·여) 등 일행 3명은 빈소를 찾아 “지난 4월 일본인들이 이라크 무장단체에 억류됐을 때보다 더 슬펐고 경악했다.”며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빈소를 찾아 영혼을 위로했다.”고 말했다. ●한편 선일씨 부모 등 유족들은 “시신이 빠른 시일내 유족에게 인도돼야 한다.”면서도 “시신이 훼손됐다.”는 보도를 접하고 크게 상심했다. 누나인 옥경(38)씨는 “AP통신이 이달초 동생이 나오는 비디오 테이프를 입수,신원 및 사실여부를 외교통상부에 문의했는데도 이를 묵살한 게 사실인지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김선일씨 피살] 정치권 긴급 대책회의

    김선일씨가 이라크 테러단체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밝혀지자 정치권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여야는 23일 예정됐던 회의를 취소하거나 김씨 피살 대책회의로 주제를 바꾸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김씨 빈소가 마련된 부산에 조문단을 보냈고,이라크 추가 파병을 둘러싼 여론 향배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긴급 현안질의를 하기로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열린우리당은 이날 오후 예정한 중앙위원회 워크숍을 취소했다.아침에 긴급 소집된 의원총회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일부 의원들은 김씨의 죽음을 애도하는 뜻에서 검은 넥타이를 맸으며 추도 묵념도 1분간 했다. 신기남 의장은 확대 간부회의에서 “충격과 슬픔의 날”이라면서 “우리가 노크한 것은 지옥의 문이 아니라 평화와 재건의 문이다.민간인 살해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반인륜적 범죄”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한 천정배 원내대표는 “오늘은 애도와 긴급대책 마련을 위해 의총을 연 만큼 다른 발언은 삼가달라.”며 추가파병 재검토 확산 움직임을 차단하려는 결연한 표정이었다.김혁규 상임중앙위원은 “여·야,국민 모두 이럴 때일수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파병문제를 둘러싼 국론 분열을 경계했다. ●“재발방지 대책 마련하라” 한나라당도 이날 아침 8시 박근혜 대표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갖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무고한 민간인을 살해하는 것은 반인륜적 행위로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며 테러 행위를 비판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김씨 시신이 발견된 시간에 노무현 대통령이 외교통상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구출의 희망이 보인다는 보고를 받은 것은 정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생각하게 한다.”고 꼬집었다. 의원 총회장에서도 협상력 부재 등 정부의 안이한 대처를 비판하는 질타가 이어졌다.“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도대체 누구와 만나 무슨 얘길 나눴는지 발표해야 한다.”(박진 의원),“이번 사태를 한나라당은 기존의 입장에서만 보지 말자.한·미 동맹도 중요하지만 한·중동,한·이라크 관계도 중요하다.”(권오을 의원) 등의 발언이 쏟아졌다. 한나라당은 ‘쓴소리’에서 그치지 않고 사태 수습을 위한 초당적 지원도 약속했다.이한구 정책위 의장은 “정부가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병 철회를 촉구했건만” 민노당과 민주당도 충격과 비탄 속에 안이한 정부 대처를 질타했다. 이날 새벽 1시45분쯤 국회 본청에 마련된 농성장에서 비보를 듣은 민노당 천영세 의원은 “납치 이후 목이 메도록 파병 철회를 촉구했건만 이런 불행한 사태가 오고 말았다.”면서 “정부와 공전 중인 국회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오늘이라도 당장 국회를 열어 대정부 질의를 해야 하고,외교부 장관도 국민이 피살된 데 대해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갑 박정경기자 eagleduo@seoul.co.kr˝
  • 울음 삼킨 한국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겼다. “살고 싶다.”고 절규하던 김선일씨가 끝내 살해됐다는 비보가 전해진 23일 국민들은 허탈감과 분노,충격을 감추지 못했다.김씨가 졸업한 한국외국어대에는 김씨의 분향소가 마련됐고 각계각층의 애도와 규탄성명이 이어졌다.인터넷 각 사이트마다 김씨의 사진과 근조리본(▶◀)이 걸리는 등 추모카페와 사이버 빈소에는 고인의 넋을 기리는 네티즌들의 발걸음이 계속됐다. ‘안티 이라크’ 사이트가 속속 개설되면서 ‘반 이라크’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분노한 일부 네티즌들이 몰려들어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 홈페이지가 이날 오전 3시간 정도 다운된 것으로 알려졌다.또 아랍계 일부 사이트와 김씨의 참수 장면 공개 의사를 밝힌 해외 사이트에 대해서도 국내 네티즌들의 해킹과 서버 공격이 시작됐다. 새벽녘에 피살 소식을 들었다는 주부 최혜영(46·서울 대림동)씨는 “충격과 안타까움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면서 “조국을 끝까지 믿고 도움을 기다렸을 고 김선일씨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고시생 김종헌(29·경기도 과천시)씨는 “이라크 무장단체의 행동은 잔혹한 범죄행위 이전에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비겁한 행위로 자비를 표방하는 이슬람의 정신조차 외면한 것”이라고 말했다.컴퓨터 프로그래머 정치원(31·서울 옥수동)씨는 “국민의 생명보다 중요한 국익은 없다.”면서 “정부에 적극적인 협상자세와 외교능력을 기대했지만 결국 실패한 정부의 대응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종교단체 등도 애도 성명을 통해 강력히 규탄했다.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이라크 무장세력의 반인륜적 행동을 규탄하며 결코 그들의 목적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외대는 이날 서울 캠퍼스 미네르바광장과 용인 정보산업관 등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고인을 애도했다.근조리본을 가슴에 단 학생과 교직원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학교측은 아랍어과 교수들을 주축으로 조문단을 부산에 보내고 조의금을 전달하기로 했다.안병만 총장은 유족에게 보낸 조전에서 “김선일 동문이 당한 고통과 희생은 우리 모든 국민의 고통이며 슬픔이 아닐 수 없다.”면서 “김 동문의 명복을 빌며 고인의 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위로했다. 다음,네이버 등의 추모 카페에는 새벽부터 1000건 이상의 글이 올랐다.아이디 ‘문경사랑’은 “울분과 눈물이 가슴 한 쪽에 폭포처럼 쏟아지는 심정이며 하늘에서 편히 쉬세요.”라고 명복을 빌었다.네이버 아이디 ‘데즈카팬’은 “납치된 김씨가 결국 피살될 때까지 얼마나 무섭고 외롭고 고통스러웠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안티 이라크’ 사이트의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개설 5시간여 만에 2200여명의 회원을 확보한 다음의 ‘안티 이라크’ 등은 아랍권 사이트들에 대한 집단 해킹과 서버 공격에 들어가는 등 사이버전쟁을 선포했다. 일부 회원들은 ‘이에는 이,눈에는 눈’이라는 식으로 국내 거주 이라크인들에 대한 보복을 다짐하는 글을 올리는 등 우려를 낳고 있다.운영진은 특별공지를 통해 “아랍권 전 사이트에 태극기를 올리고 블랙리스트에 오른 불량 아랍 사이트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통해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자.”고 주장했다. 안동환 채수범기자 sunstory@seoul.co.kr˝
  • 고향서… 모교서… 조문행렬 줄이어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피살된 고 김선일씨에 대한 추모 물결이 전국적으로 일고 있는 가운데 23일 밤 늦게까지 부산 동구 거제동 부산의료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정·관계 인사는 물론,일반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유족들 “정부가 한 일이 뭐가 있나” 거칠게 항의 아들의 피살소식 충격으로 한때 병원으로 후송됐던 선일씨의 아버지 김종규(69),어머니 신영자(59)씨 등 유족들이 빈소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허성관 행자부장관과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이 각각 오후 2시 30분,오후 7시 빈소를 찾아 선일씨 부모를 위로했다. 반 장관은 “미국정부는 물론 현지 성직자,부족장 등 동원가능한 모든 루트를 가동하는 등 석방 노력을 기울였으나 결과가 허망하게 나와 무슨 말로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으나 유족들은 “정부가 도대체 한 일이 뭐가 있느냐.”며 거칠게 항의했다. 정치권에서는 열린우리당의 신기남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김근태 상임고문 등 지도부 10여명,한나라당 김형오 사무총장과 권철현 부산시당 위원장등이 조문했다. 이에앞서 노무현 대통령 명의의 조화가 오후 2시40분쯤 도착,선일씨 빈소 안에 놓였으나 선일씨의 여동생 정숙씨는 정부의 태도에 분을 삭이지 못하고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쓴 종이를 뜯어 내기도 했다. 지인과 일반시민들의 조문도 잇따랐다.시민들과 선일씨가 다녔던 부산신학교 출신 목사와 동창,용인고교 동창들이 찾아와 선일씨의 넋을 달랬다. 선일씨의 모교인 경성대 박경문 총장과 신학과 교수,재학생들도 이날 오후 단체로 조문했으며 이 대학 총학생회는 동문들의 조문을 위해 교내에 분향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방명록에 “무능한 국가 원망 마시고…” 빈소에 비치된 방명록에는 김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석해 하거나 정부의 미흡한 대응을 질타하는 글이 가득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원은 “정말로 슬픕니다.”라는 간결한 조문을 남겼고,자신의 이름을 ‘다검’이라고 쓴 한 시민은 “이 불쌍한 나라에 태어나서 이런일을 당했구려.책임을 통감합니다.”라고 적었다.자신의 이름은 밝히지 않은 한 조문객은 “우리나라 정치는 무엇을 했는가?”라며 정치권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한 시민은 “무능한 국가를 원망마시고 하늘에서 편히 잠드세요.”라며 명복을 빌었고,경성대학교 신학대 한 관계자는 “하늘의 평안을 누리소서.”라고 썼다. ●美·정부에 시신 조속송환 촉구 부산시는 빈소 마련에 앞서 이날 오전 허남식 부산시장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장례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미국과 우리 정부에 조속한 시신 송환을 촉구하고,모든 장례절차를 적극 지원키로 했다. 선일씨 본가가 있는 동구지역 관할 구청인 부산 동구청도 관내 주민들로 장례특별위원회를 구성,장례를 지원하는 한편 주민들의 조문을 위해 동구사회복지관에 분향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문학단신]

    한국여성문학인회(회장 허영자)는 19일부터 이틀 동안 부산일보사 강당에서 정기세미나를 갖는다.해마다 시민과 함께 하는 문학 강연·작품 낭송회,작고 문인 재조명 등으로 이뤄지는 이 행사는 올해에는 한국 시조문학 발전에 큰 공을 세운 고 이영도 선생을 재조명한다.(02)766-5655. 대전대학교는 8월20일까지 고교생을 대상으로 ‘제10회 지산문학상’ 응모작을 현상모집한다.분야는 시와 산문.1차 통과자를 대상으로 9월11일 실기대회를 치른 뒤 장원,차상,차하,장려상 수상자에게 문학특기자 가산점을 부여한다.(042)280-2250.˝
  • [열린세상] 도식적 성장·분배론의 함정/김태기 단국대 노동경제학 교수

    정부가 수출이 잘 되고 경제성장률도 양호하다고 말하지만 일반 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그 이유는 국민들이 수출이나 경제성장의 혜택을 자신도 누릴 수 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데 있는 것 같다.이웃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경제가 풀려도 취업의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나 장사가 잘 될 것이라는 기대는 아예 하지 않는 듯하다.선배 학번보다 취업이 어렵다는 이야기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장사가 안 된다는 이야기만 듣게 된다. 한국은 실제로 경제성장을 해도 일자리는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한국은 경제성장뿐 아니라 분배에 있어서 구조적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지금까지 한국은 경제성장률이 높고 소득불평등도가 낮은 나라로 선망의 대상이었다.그러나 지난 몇 년 사이에 사정은 정반대로 바뀌어 한국은 소득불평등도가 가장 심한 국가의 하나로 떠올랐다. 소득불평등이 심해진 주된 이유는 경제성장을 하더라도 서민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데 있다. 일자리 없는 경제성장의 문제는 선진국에서도 경험했던 문제다.그러나 한국의 경우 이러한 문제가 경제성장의 단계에 비추어 볼 때 상대적으로 조기에 나타나고 있고 또한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다.사정이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앞으로 6%의 경제성장을 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만 할 뿐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고 정책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이 문제를 방치하면 절대빈곤층은 늘어나고 가난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더욱 줄어드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일자리 없는 경제성장의 주된 이유를 자동화 기술도입 등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에서 찾고 있다.자동화가 되면서 과거에 두 사람이 하던 일을 한 사람이 하게 되니까 일자리는 그만큼 줄어들게 되었다. 특히 단순하면서 반복적으로 하는 업무는 자동화기계로 대체되는 폭이 더욱 커져 경제성장이 일자리파괴 현상을 수반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선진국과 달리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해결방안을 찾기 어렵게 하고 있다.한국의 노동시장은 노동조합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소수의 대기업 부문과 그렇지 못한 절대다수의 중소기업 부문으로 분단되어 있는데 두개 부문 모두 상반된 압력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대기업 부문은 인건비가 빠르게 올라가게 되자 사용자가 투자를 억제하고 동시에 신규채용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또한 한국 중소기업의 70%는 대기업의 하청을 받거나 중소기업의 재하청을 받고 있고 대기업은 하청단가 동결 등으로 인건비부담을 하청중소기업에 전가하고 있다.이러다 보니 중소기업이 임금을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은 더욱 떨어지게 되고 근로자들은 중소기업의 취업을 기피하게 된다. 결국 중소기업부문이 일자리 창출에 기여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일자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을 하면서 동시에 분배구조문제를 해결해야 한다.한국사회에서는 경제성장을 주장하면 보수이고 분배를 중시하면 진보인 것처럼 인식되는 듯하다. 이러한 도식적이고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은 국정을 이끌어 가야 할 정치권에서 퍼져있는 것 같다.경제성장을 주장하는 정치인들에게서 경제성장을 해도 일자리가 왜 만들어지지 않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는 찾아볼 수 없다.그뿐만 아니라 분배를 주장하는 정치인들에게서 하청질서를 개선하자는 주장조차 듣기 어렵다. 요즈음 개혁이라는 말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여당도 그리고 야당도 개혁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제는 정말 국민들의 생활고를 해결하는 일에 전심전력해야 한다.핵심은 일자리문제에 있다.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의지는 있어도 정작 일자리를 만들기 힘든 노동시장의 구조적 모순을 바로잡는 개혁에 여야 모두 나서야 할 때이다. 김태기 단국대 노동경제학 교수
  • 장성급 부속합의서 내용·의미

    남북이 12일 ‘무박 3일’간의 협상 끝에 ‘6·4 합의서’의 이행을 위한 부속 합의서에 서명했다.부속 합의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일대에서의 무력 충돌 방지와 군사분계선(MDL) 부근의 선전수단 제거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일정이 담겨 있다. ●주요 내용과 의미 서해 NLL을 둘러싼 남북 해군 함정간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마련됐다.무선통신과 깃발,발광(불빛 신호) 등이 주요 방법이다. 양측 함정들은 156.80㎒,156.60㎒를 각각 지정 주파수와 보조지정 주파수로 결정,국제상선 공통망을 통해 무선교신을 하게 된다.남측은 ‘한라산’,북측은 ‘백두산’으로 지칭된다.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이 무선통신을 통해 ‘백두산 백두산,여기는 한라산’식으로 호출하게 된다. 남북은 14일 오전 9시부터 약 2시간 동안 NLL해상에서 역사적인 군사당국간 시험교신을 갖는다. 양측 해군이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 서해지구 통신선로를 이용해 서해상 불법 조업선박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기로 한 것도 군사적 긴장 완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양측은 국제상선 통신망으로 통신이 어렵거나 쌍방 함정이 기관고장이나 조난 등으로 불가피하게 접근할 경우,깃발이나 발광신호로 서로의 의사를 전달하게 된다.깃발신호는 함정 최상부에 내걸고,발광신호는 마스트에 달린 탐조등으로 상대 함정이 응답할 때까지 송신한다. 이밖에 양측은 휴전선 일대에서 상대방의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선전수단은 모두 없앤다는 합의에 따라 15일 0시부터 모든 선전활동을 중단하고 모든 선전수단도 제거하기로 했다. 남측 병사들의 종교활동을 위한 초대형 불상과 크리스마스 트리 등은 후방지역으로 옮겨진다. ●마라톤 협상으로 마련된 이행안 실무대표 접촉이 시작된 10일만 해도 우리측은 1박2일 정도면 협상이 끝날 것으로 봤다.하지만 MDL일대에 설치된 종교시설의 제거여부를 둘러싸고 양측은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북측은 종교시설물의 심리적 자극이 큰 만큼 눈에 옮길 것을 요구했고,우리측은 민간시설이기 때문에 군이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개했다. 결국 우리측이 북측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는 않겠다고 한발짝 물러서 겨우 문제가 일단락됐다. 또 부속합의서 조문을 일일이 따져가며 작성하는데도 당초 생각했던 시간보다 훨씬 많이 소요돼 아예 한숨도 자지 못한 채 마라톤 협상을 벌어야만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뉴스플러스] 고건 전 총리 레이건 조문사절로

    정부는 11일 워싱턴 D C 대성당에서 치러지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에 고건 전 국무총리를 단장으로 한 정부 조문사절단을 파견한다. 조문사절단에는 한승주 주미대사,유종하 전 외무부장관 등이 참가한다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9일 정례 브리핑에서 밝혔다. 정부는 지난 73년 1월 트루먼과 존슨 전 미 대통령의 장례식에 김종필 총리와 정일권 전 총리를 각각 조문사절로 파견했으며,94년 4월 닉슨 전 대통령 장례식에는 정원식 전 총리를 파견했다.˝
  • [백문일 특파원의 워싱턴 엿보기] ‘레이건 신드롬’

    미국이 온통 로널드 레이건의 추모에 빠졌다.대선 정국의 핫 이슈로 떠오른 이라크 사태나 당장 무슨일이 터질 듯한 테러 위협은 완전히 뒷전이다.기름값이 너무 올랐다고 호들갑을 떨던 언론의 모습도 온데간데 없다.TV를 켜면 20년을 거슬러 1980년대 초로 되돌아간 착각이 들 정도다.‘레이건 신드롬’이 미 전역을 강타한 것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그의 장례식이 열리는 11일을 사실상 공휴일로 정했다.국가안보와 관련된 부처를 빼고는 모든 업무를 중단하라고 했다.증권거래소와 채권시장도 이날 문을 닫는다. 일반인의 조문을 위해 고인의 시신을 잠시 안치한 캘리포니아 시미밸리 ‘레이건 도서관’에는 5시간 동안 1만여명이 다녀갔다.1시간에 2000명이 조문했다는 것은 기록적이다.그의 운구가 지나간 캘리포니아 샌타모니카에서 시미밸리까지의 도로는 그를 마지막 배웅하는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백악관을 떠날 때 역사가들로부터 “연기하듯이 대통령직을 수행했다.”는 혹평을 받은 그였지만 죽어서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이후 최고의 미 대통령으로 재조명됐다.업무수행 능력에서는 최고로 평가받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국장을 치르지 않고 캘리포니아에 쓸쓸히 묻힌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이유는 무엇일까. ‘영웅주의’를 좋아하는 미국의 한 단면이다.엘리트 가문 출신이 휘어잡는 미 정가에서 3류 배우 출신이 백악관 주인이 됐다는 것은 ‘아메리칸 드림’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낸시 여사와의 50년 사랑은 한 편의 영화처럼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게다가 그는 암울한 시대에 미국민에게 자신감과 희망을 준 지도자였다.베트남전쟁의 아픔과 대통령이 중도하차한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미국호’가 흔들릴 때 그는 서부영화의 주인공처럼 등장해 거침없이 ‘말’을 몰았다.9·11테러로 강력한 지도력이 요구될 때마다 정치평론가들은 그를 거론했다.11일 워싱턴 대성당에서 열리는 장례식은 9·11 이후 두번째 ‘조문외교’로 이어질 전망이다. mip@seoul.co.kr
  • 해외학자 176명 송두율교수 석방탄원

    미국 등 해외에서 학문활동 중인 176명의 학자가 2일 국가보안법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재독철학자 송두율 교수의 무죄석방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미국 미시간대 정치학 박사인 박원호씨 등은 “송 교수에게 실형을 선고한 1심 판결은 학문과 연구의 자유,나아가 한국의 학술발전 자체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고 주장했다.헌법에 보장된 학문과 사상의 자유가 민주주의를 지켜나가는 기본원리인 데도 재판부가 이를 완전히 무시했다는 것이다.A4 13장의 탄원서에서 이들은 1심 판결문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재판부가 국가보안법의 법조문에조차 충실하지 못했고,학술 연구에 대한 단죄를 시도,학문 검열의 길을 열어놓았다.”고 강조했다.이어 “서명인 모두가 송 교수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학문의 자유 핵심이 다른 의견에 대한 관용이기에 탄원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김용균)심리로 열린 항소심 속행공판에선 고려대 김연철 교수가 변호인측 증인으로 나와 노동당 후보위원의 선출 과정 등에 대해 진술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남味가 끝내줘요

    ■ 멕시코 ‘중남미문화원’ 경기 고양시 중남미문화원(031-962-7171)에서도 중남미 음식 맛을 볼 수 있다.홍갑표(70) 이사장이 30여년 동안 중남미에서 외교관 생활을 했던 남편을 내조하면서 현지에서 익힌 멕시코 음식 타코와 파에야는 별미다.“음식은 문화를 이해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홍 이사장의 설명을 들으면 한결 맛이 더해진다. 멕시코 전통 음식 타코는 문화원에서 놓칠 수 없는 맛.패밀리 레스토랑과 멕시코 전문 음식점 등을 통해 소개돼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타코는 치즈(5000원),돼지고기(6000원),쇠고기(7000원) 3종류.소고기나 돼지고기 등을 잘게 썰어 양파·토마토 등의 야채를 넣고 철판에 볶아 낸 다음 우리의 빈대떡과 비슷한 옥수수 전병인 토르틸야에 싸서 먹는다.재료 고유의 맛과 함께 호떡을 먹는 것 같은 느낌도 난다.토·일요일과 공휴일 조각공원 옆 야외에서 먹을 수 있다.비가 오면 맛볼 수 없다. 파에야(2만 5000원)도 남미에서 널리 맛볼 수 있는 음식.넓은 팬에 새우·홍합·오징어 등의 해산물,완두콩·샤프론 등을 넣고 볶다가 불린 쌀을 넣고 볶은 음식이다.해산물과 함께 양파·마늘이 많이 들어가 맛이 담백하면서 고소하다.파에야 코스는 와인 1잔·샐러드·스테이크·과일·커피 등이 함께 나온다.월∼토요일 점심만 되며,하루 전에 예약해야 한다. ■ 브라질 ‘이빠네마’ 남미 음식에서 브라질의 숯불구이 추라스코를 빼놓을 수 없다.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맞은편의 이빠네마(02-779-2757)는 남미 사람들에겐 널리 알려진 명소다.리우데자네이루의 세계적인 해변가의 이름을 딴 이빠네마는 언뜻 보기엔 보통의 뷔페와 비슷하지만 브라질 조리사가 테이블을 돌면서 고기를 잘라줘 이색적이다. 추라스코는 길이 1m 가량의 쇠꼬챙이에 고기를 끼워 참나무 숯불에 돌려 굽는 방식.이 집의 주방 한쪽에서 추라스코를 구워낸다.네오 마르(32)씨 등 브라질 조리사 4명이 테이블에 와서 직접 서빙한다.점심(1만 6000원)에는 소등심·닭다리·돼지갈비·돼지안심·양고기·소시지·감자가 나온다.저녁(2만 4500원)에는 소갈비·소혀·메추리알이 추가된다. 테이블 위에 놓인 나무 장구의 초록색면을 위로 향해 두면 계속 먹겠다는 뜻으로 고기를 더 갖다 준다.반면 반대쪽의 빨간색을 위로 두면 그만 먹겠다는 신호다.왕소금으로 간을 맞춰 짭조름하고,숯불 향도 은근하다.반면 고기가 너무 익어 바깥 부위가 탄 경우도 있지만 안쪽에는 육즙이 그대로 있다.뷔페식의 샐러드 바에는 각종 샐러드와 함께 김치·부추 무침 등도 나온다. ■ 페루 ‘쿠스코’ 잉카 문명의 본산지 페루의 맛을 볼 수 있는 전문식당 쿠스코(02-334-6836)가 지하철 2호선 합정역 5번출구 부근에 문을 열었다.‘세계의 배꼽(중심)’이란 뜻의 쿠스코는 찬란한 고대 문명을 꽃 피웠던 잉카제국의 수도.식당 안에는 모자·인형·가방 등의 공예품이 가득해 페루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쿠스코의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남미식 생선회인 세비체(3만 5000원).흰살 생선을 레몬즙·고수풀(코리안더)·양파 등에 비벼 나온다.주인 이종원(35)씨는 “우리는 회를 술과 함께 먹지만,페루 사람들은 해장으로 세비체를 먹는다.”고 말했다.주문하면 생선을 레몬즙과 양파에 재우느라 30분 가량 기다려야 한다.고수향이 강하면서 레몬의 새콤한 맛이 특징. 감자의 원산지답게 감자를 삶아 갈아 고로케처럼 만든 파파레예나(1만 2000원)는 우리 입맛에 맞다.고르케보다 2∼3배 더 크며,속에 쇠고기·당근·메추리알 등이 들어 있다. 식사로는 버섯·닭고기 고추소스 덮밥인 아히데갈리나(7000원)가 적당하다.커리와 비슷한 향이 나면서도 부드럽고 깊은 맛을 낸다.음료로는 해발 3000∼4000m의 안데스 고산지대에서 나는 허브차 마테데무냐(5000원)가 향긋하다. 매주 토요일 오후 7시부터 맥주를 무한정 마실 수 있는 토요뷔페(2만원)도 연다. ■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서울에서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는 체공시간만 30시간에 이른다.좀체 가기 쉽지 않은 나라다.그러나 아르헨티나 음식은 맛볼 수 있다.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서 남서울CC로 가는 길목에 국내 유일의 아르헨티나 전문 음식점 부에노스(031-706-0095)가 있다. ‘좋다.’는 뜻의 부에노스는 아르헨티나식 숯불구이인 아사도 전문점이다.아사도는 소 갈비뼈 부위를 기다란 쇠꼬챙이에 끼워 장작불 언저리에 세워놓고 돌려가면서 서서히 구워내는 것이 특징이다.구우면서 음이온이 발생한다는 암염을 뿌려 간을 맞춘다.1983년 가족 전체가 아르헨티나로 이민갔다가 지난해 되돌아 왔다는 주인 조문형(38)씨는 “아사도는 광활한 초지에서 야생소를 기반으로 생활하는 가우초(카우보이)들이 소고기를 먹는 방식”이라며 “조리법은 아들에게만 전수되고,포크 없이 칼로만 먹는 전통이 있다.”고 말했다. 이 집의 아사도는 맵싸한 맛의 치미추리 소스나 양파·토마토 등을 섞은 살사크리오샤 소스에 찍어 먹어도 좋다.1인분의 고기 분량이 400∼500g.아사도 코스는 치킨 샐러드와 전채·후식 등을 포함해 2만 5000원과 3만원 두종류가 있다.프랑스·이탈리아·싱가포르에서 아르헨티나 음식을 전파한 주방장 마르 셀로(33)씨가 직접 만든 소시지와 럭비공 크기만한 말고기 햄도 맛볼 수 있다.레드 와인을 섞어 볶아 만든 안심스테이크(1만 8000원)는 맛이 깊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강성남·안주영기자 snk@seoul.co.kr ˝
  • 기술사합격자 524명 발표

    한국산업인력공단은 30일 제72회 기술사 자격시험 합격자 524명을 최종 확정,발표했다. 용접기술사 등 73개 종목의 시험에서 최고령 합격자는 도로 및 공항 기술사에 합격한 서원규(59)씨,최연소 합격자는 대기관리기술사의 장상용(28)씨가 각각 차지했다.지하자원개발 종목의 신학균(42)씨는 최고 득점으로 합격했다.건축시공 등 11개 종목에서 여성기술사 16명도 배출됐다. ■제72회 기술사 합격자 명단 ▲가스 : 신태섭 심영천 이영희 이충환 김동욱(5명) ▲건설기계 : 박재철 김진석 조연호 우종현 이종필 이종남 정필영 정용채 박요창(9명) ▲건설안전 : 이진유 안무영 김호주 박대성 김한용 이상용 신용보(7명) ▲건축구조 : 유진우 박준형 김남준 안병용 오용균 김영태 이준표 이홍재 김록배 송준석(10명) ▲건축기계설비 : 유형달 이대선 김영일 강호석 정제윤 이종원 이상협 윤정태강현남 선종철 조병철 박익수 김승현 이오석 남승우 이광수 김호진(17명) ▲건축시공 : 이인섭 임용만 구익본 정병준 이인재 김진섭 이희령 오병한 김진웅 김선희 김영하 이환경 최진엽 김한채 김정식 조규수 조규증 박승진 이상우 김경희 김종팔 김동섭 김은옥 박경식 박동환 최도영 김배원 김종각 임옥섭 서종원 류한국 고재석 윤동원 이훈구 소정운 이운희 김종식 오용주 허민행 정성기 김영선 양영범 박흥석 신현일 김종오 이윤정 김재명 최두연 김성택 김주영 지재욱 김형기 이규홍 정을용 이동우 권상균 이승훈 이혁진 박병근 강선기 김성훈 김인균 김용석 강종학 백만수 이송희 이양우 이성길 박병배 성혁기 한성문 황준석 김형실 신남선 오인근 안승범 김추성 박호관 이선공 남점태(80명) ▲건축전기설비 : 최팔규 홍달식 이태우 박정현 양홍석 황모아 최광진 심종석노재필 문경선 박정규 설광식 민대식(13명) ▲건축품질시험 : 이종산 황인성 송훈(3명) ▲고분자제품 : 남기준 김수완 이종철(3명) ▲공업계측제어 : 조경수 조원익(2명) ▲공조냉동기계 : 김동찬 김재철 오준석 원재명 김인범 이대선 이성락 김찬 왕성인 이준식 김영래 문대희 정진웅 조문국 임우영 안영순 한재화 김석영 오형식 김종철 정락연 조호훈 이종배 이형진 김종윤 황건주 윤정수 민왕기 이오석 하경용 오광헌 김용수 이상훈 임태연 강동인 김민석 송선용(37명) ▲교통 : 김태병 박상준 함재현 황호근 김상섭 김영일 이기영 강원갑 이수형 최훈(10명) ▲금속가공 : 박수근 박준욱(2명) ▲금속재료 : 이기영 이원희 박수복 김경재 장성록 양정승(6명) ▲기계공정설계 : 이선호(1명) ▲기계안전 : 남주현 문형수 유창우 김형섭 이선현(5명) ▲기계제작 : 황순찬 박용호(2명) ▲농어업토목 : 전건영 김재천 유흥재 심좌근 엄대호 김석동 강신길(7명) ▲대기관리 : 서성석 양영환 장상용(3명) ▲도로및공항 : 최인구 최현욱 김용전 김홍흠 심규서 이경태 윤현섭 서원규 임대성 배종규 김은철 고종업 이종철 이광호 이선규 한병용 김석출 신현술 최현병(19명) ▲도시계획 : 정명화 김민성 이칠성 박홍철 조욱현 장훈재 장성환 장철원 노혜진(9명) ▲발송배전 : 김경훈 배장호 최형철 이석원 조승우 강민표 이현기 정종효 박상영 이선우(10명) ▲방사 : 오상균(1명) ▲방적 : 이환기(1명) ▲비파괴검사 : 남기문 김창수(2명) ▲산림 : 장진수 강성표 김성근 조용만 김종호 권영록 이은철 정종부 이준 임재은 양성학(11명) ▲산업기계 : 이웅근 장인섭 김용래(3명) ▲산업위생관리 : 임무혁(1명) ▲상하수도 : 최명원 박종일 이기철 전건 김봉주 최성운 서재도 김봉재 김희수김범석(10명) ▲선박건조 : 정호영 강수경(2명) ▲선박기계 : 최재호 김종직(2명) ▲세라믹 : 김남규(1명) ▲소방 : 강정봉 김재성 이태영 박은미 김성훈 정진호 정석환 이향노 홍성주 김학중(10명) ▲소음진동 : 최영걸 강선준(2명) ▲수산양식 : 곽용구 추연동(2명) ▲수산제조 : 이영재(1명) ▲수자원개발 : 윤연중 송기능 장중석 김선기(4명) ▲수질관리 : 황남균 고대현 김향란 김상훈(4명) ▲식품 : 윤상기 김광훈 김홍식 김종희 이인숙 함준상 이선민 박상재 이정숙(9명) ▲어로 : 최석진 옥종석(2명) ▲염색가공 : 정대호 금창중(2명) ▲용접 : 최명기 성희준 박성봉 신호상 허남학(5명) ▲유체기계 : 심성훈 이찬욱 엄진석 김태호 김대호 김일복 김진훈 김대근 고득윤 김시환(10명) ▲의류 : 이일균 (1명) ▲전기안전 : 박영식 박정현 김형석 김용식(4명) ▲전기응용 : 변재영(1명) ▲전자계산조직응용 : 서희명 이재승 박정훈 안수연(4명) ▲정보관리 : 박인경 강용석 최재득 고종오 권두택 마경근 김병진 윤성호 김용희 김기열 양진섭 임중섭 장송봉(13명) ▲정보통신 : 조규백 유경탁 박동성 전영근 임대식 오규태 김향식 권병철 김석임홍진 이정천 정성수 반재홍 홍성표 오석환 장재영 엄기복 박균득(18명) ▲조경 : 임수정 이병욱 김홍철 홍정순 이은영(5명) ▲종자 : 이승복 이택수 이관용 강현중 황보인식 김지성 이종남(7명) ▲지적 : 조봉연 김정심 오부환 이호범 박춘재 곽인선(6명) ▲지질및지반 : 김기준 곽정하 박노춘 김태연 정연오 김기주(6명) ▲지하자원개발 : 신학균(1명) ▲차량 : 장경욱 이태우(2명) ▲철도 : 성호기 강면구 배헌규 김민수 정상현(5명) ▲철도신호 : 정상국 박면규 김순구(3명) ▲철야금 : 정재언 김봉호 우동정 김호성 김찬수(5명) ▲축산 : 심상석 노영운 하승호(3명) ▲측량및지형공간정보 : 최태원 황원순 남경석 김일동 최성규 이철희(6명) ▲토목구조 : 윤인석 유영 조희수 정승대 이재중 곽도헌 이호용 김영훈 박원빈우동인 김재금 최대헌 하상용 정현열 정해용(15명) ▲토목시공 : 하상길 김한철 김영혁 노종빈 김길영 정현철 문인호 조남철 김한모 이종산 박상욱 김경준 박은철 송병덕 이승한 박주천 김병철 김영갑 김덕균 정광주 정문환 조석희 박철운 신일형 김봉용 서차원 김상현 강성해 안재혜 김대범 장평지 (31명) ▲토목품질시험 : 이상민 곽명섭 박훈남(3명) ▲토질및기초 : 최해동 정철화 조국환 전형준 최재영 이동희 권오욱 이관호 김준완 김학균 정필섭 박정환 선석윤 최규대 김경민 최병욱 이재열 김주용 신민식 (19명) ▲폐기물처리 : 손영록 김정근 박갑철(3명) ▲포장 : 하옥자 천동영 성행기 김성수 김평수 김종경(6명) ▲표면처리 : 이준균(1명) ▲항만및해안 : 신관용 오세호 박필수(3명) ▲해양 : 김도연 심문보(2명) ▲핵연료 : 박인식 윤준구 임근효 박정민(4명) ▲화공안전 :류정현 강미진 (2명) ˝
  • [이런 책 어때요]

    ● 헌법의 풍경/김두식 지음 우리의 왜곡된 법조문화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시민의 기본권을 비판적 시각에서 살폈다.검사 출신인 저자(37·한동대 법학부 교수)는 인권과 평등의 버팀목인 법률을 팔아 특권계급으로 군림하는 일부 법률 귀족들의 일그러진 초상을 고발한다.우리 법조인들은 언제나 청지기의 소명을 다할까.“법조계는 절대로 가족적이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는 저자는 권력을 통제하고 ‘국가권력의 괴물화’를 방지해야 할 사명을 띤 법률가들에게 사법연수원이란 ‘하나의 뿌리’는 차라리 독약에 가깝다고 비판한다.단일한 뿌리는 내부통제를 막기 때문이다.1만 2000원. ● 이집트 미술/야로미르 말레크 지음 역사가들은 흔히 아테네와 로마,예루살렘을 유럽문명의 위대한 ‘세 어머니’라고 말한다.그러나 사실 그 ‘어머니들’은 이집트의 멤피스와 테베의 후예일 뿐이다.‘이집트학의 창시자’ 샹폴리옹의 말대로 신들이 건설한 이집트를 모르고서는 유럽문명을 이해하기 어렵다.그리스·로마사상의 원천도 어떤 면에선 이집트에 있다고 할 수 있다.예컨대 플라톤의 이데아론은 그가 이집트를 여행하던 중 ‘카(Ka,영혼)’사상에서 받은 지적 충격을 ‘대화편’으로 재구성한 것이다.이 책은 위대한 파라오의 땅 이집트의 문명을 ‘미술’에 초점을 맞춰 밝힌다.2만 9000원. ● 가범(家範) /사마광 지음 중국 북송의 정치가이자 유가 계열의 정통 도학자인 우부(迂夫) 사마광이 지은 가정교육 지침서.‘가범’은 집안의 규범이란 뜻이다.덕으로서 행동의 근원을 삼아 집안의 교육과 사회의 질서를 구현한다는 의미가 담겼다.책은 “임금은 의롭고 신하는 따르며 아버지는 인자하고 아들은 효도하며 형은 사랑하고 동생은 공경하는 일을 육순(六順),즉 순종해야 할 여섯 가지 바른 도리라고 이른다.”는 춘추시대 위나라의 대부 석작의 이야기부터 전한다.‘가범’은 주자가 ‘소학’을 편찬할 때 그 내용의 절반 이상을 그대로 발췌해 실었다는 책이다.1만 2000원. ● 돈으로 살 수 있는 최고의… /그레그 팔라스트 지음 영국 BBC의 ‘뉴스나잇’과 ‘가디언’지에서 일하는 저자가 밝히는 미국의 추악한 진실.조지 W 부시는 5억달러를 들여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저자는 부시가와 그들을 사랑한 억만장자들을 보면 민주주의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꼬집는다.또 미국은 CIA를 자금회수를 위한 해결사나 투자의 안전을 담보해 주는 도구로 활용해 왔는데,그런 일은 케네디 대통령 때부터 시작됐다고 폭로한다.블레어 내각이 팔린다면 미국이라는 기업이 살 것이라는 ‘로비게이트’의 진실,엑손 발데스의 석유유출사고로 파멸한 원주민 이야기 등도 다룬다.1만 4000원. ●한국복식도감 / KBS아트비전 지음 후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광종의 의복개혁 이전)까지의 의상과 장신구,소품을 재현했다.삼국시대의 복식은 고구려 벽화가 남아 있어 복식사 연구의 자료로 쓰이고 있지만,통일신라 이후 고려 초까지의 복식을 연구하는 데는 자료가 거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KBS아트비전이 대하사극을 제작하면서 수집한 자료 등을 토대로 고증을 거쳐 펴낸 이 책은 도판과 함께 복식사적 배경을 소상히 밝힌다.삼국통일 이후 신라사회는 태평성대를 구가하며 문화는 성숙해갔지만 도덕이 해이해지고 복식제도 역시 문란하고 사치스러워져 상하존비의 구별이 희미해졌다.15만원.˝
  • 그림속에 詩가 녹아있네

    화가 심경자(60·세종대 교수)는 잘 알려진 대로 운보 김기창 화백의 수제자다. 그러나 얼핏 보기에 그의 그림은 운보의 ‘알기 쉬운’ 그림과는 전혀 달라 보인다.그의 작업은 한지 위에 바림으로 물을 들인 뒤 나이테 등의 탁본을 뜬 종이를 콜라주하는 간단찮은 과정을 거친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인 만큼 고도의 추상성을 띤다.혹자는 그의 예술을 동양화의 이상적인 경지,즉 ‘그림 속에 시가 있는’ 경지에 닿아 있다고 말한다.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고 있는 ‘심경자 개인전’ 은 작가의 이와 같은 고답적인 작품세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이번 전시에는 정신적인 격조를 느끼게 하는 70여점의 작품이 나와 있다.나무의 물결무늬나 원목의 나이테,기왓장의 선조문양,떡살문양 등이 예스러움의 향취를 전해준다. 전시는 6월 12일까지.(02)734-6111. 김종면기자 jmkim@˝
  • 소수의견 왜 공개안했나

    2004헌나1 대통령 탄핵사건의 결정문에 헌법재판소의 의견만을 기재하고 개별 재판관의 의견을 표시하지 않은 법리상 이유는 다음과 같다.그리고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개별 재판관의 의견을 결정문에 기재할지 여부는 법률적용상의 문제이지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 1.헌법재판소법은 재판관 평의의 비밀유지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법 제34조 제1항 본문 및 단서에 의하면 헌법재판소 심판의 변론과 결정의 선고는 공개하여야 하지만 평의는 공개하지 아니하도록 되어 있다.이 때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평의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평의의 결론에 이르기까지 그 외형적인 진행과정과 각 재판관에 의하여 교환된 실질적인 의견내용 일체에 관하여 비밀이 지켜져야 한다는 뜻이다.즉 평의의 경과뿐만 아니라 재판관 개개인의 개별적 의견 및 그 의견의 수 등을 공개하지 않고 비밀로 해야 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리고 평의의 비밀에 관한 위 헌법재판소법 규정은 강행규정이다.따라서 설령 헌법재판관들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평의의 결과를 공개하는 것도 위법한 것이다.그러므로 개별 재판관의 의견내용이나 그 의견의 수 등을 결정문에 표시하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평의의 비밀에 대해 예외를 인정하는 법률상의 특별규정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런데 법률의 위헌심판,권한쟁의심판 및 헌법소원심판에 대해서는 평의의 비밀에 관한 예외를 인정하는 특별규정이 헌법재판소법 제36조 제3항에 있으나,탄핵심판에 관해서는 평의의 비밀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법률규정이 없다.따라서 이 사건 2004헌나1 대통령 탄핵사건에 관해서도 재판관 개개인의 개별적 의견 및 그 의견의 수 등을 결정문에 표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2.합의체 재판부의 평의비밀유지는 역사적으로 확립된 법리이다. 가.오랜 기간에 걸쳐 법원조직법에 의해 확립된 법리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제정된 법원조직법(1949년 9월26일 법률 제51호) 제58조는 법원의 재판시 “심판의 합의는 공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즉 합의부 재판시 합의의 비공개 원칙은 1949년도 법원조직법 제정 당시부터 규정되어 있었다.다만 대법원의 재판에 한하여 위 법원조직법 제20조가 “대법원 재판서에는 합의에 관여한 대법관의 법률상 이견을 첨서(添書)할 수 있다.”는 예외규정을 두었던 것이다. 그리고 현행 법원조직법 제65조도 “심판의 합의는 공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합의 내지 평의의 비밀을 원칙으로 규정하면서 다만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재판에 한하여 위 법률 제15조가 “대법원재판서에는 합의에 관여한 모든 대법관의 의견을 표시하여야한다.”는 특별규정을 두고 있다.즉 사법부의 합의체 재판부에서 이루어지는 평의에 대해서는 비밀을 보장하는 것이 원칙이며,그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법률에 특별한 예외규정을 두어야만 하는 것이다.이러한 입장이 평의의 비공개에 관하여 우리나라 법원조직법이 건국초기부터 취한 태도이며,이러한 태도는 크게 변화되지 않고 현재까지 유지되어온 것이다. 마찬가지로 앞서 본 바와 같이 현행 헌법재판소법 제34조 제1항 단서가 헌법재판관들의 평의를 공개하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같은 법 제36조 제3항이 법률의 위헌심판,권한쟁의심판 및 헌법소원심판과 달리 탄핵심판에 관하여 평의에 관여한 개별 재판관들의 의견을 결정문에 표시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지 않은 이상 이 사건 탄핵심판사건에서도 평의에 관하여 재판관들의 개별적인 의견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해야 한다.법리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재판관들의 개별적 의견을 결정문에 공개한다면 이는 위 헌법재판소법 제34조 제1항 단서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 된다. 나.우리나라 헌법재판에 관한 법률에 의해 역사상 확인되어 온 법리이다. 우리나라에서 탄핵심판절차에 관해 규정했던 입법선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즉 (1) 1950년 2월21일 법률 제100호 헌법위원회법 제21조는 “헌법위원회의 결정에 관계한 위원과 예비위원은 (법률의 위헌여부 결정에 관해) 위원회의 결정에 이의가 있을 때에는 결정서에 이견을 발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던 반면,탄핵재판에 관하여 규정한 1950년 2월21일 법률 제101호 탄핵재판소법 제21조는 “재판의 평의는 공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같은 법 제23조는 “재판에는 이유를 부쳐야 한다.파면의 판결에는 파면의 사유와 이를 인정한 증거를 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2) 1961년 4월17일 법률 제601호 헌법재판소법 제14조는 “헌법재판소의 재판서에는 합의에 관여한 각 심판관의 의견을 첨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3) 1964년 12월31일 법률 제1683호로 제정된 탄핵심판법 제24조는 “재판의 평의는 공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26조 제1항은 “재판에는 이유를 달아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4) 1973년 2월16일 법률 제2530호 헌법위원회법 제41조는 “심판의 평의는 공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46조는 “(법률의) 위헌심판에 관여한 위원은 결정서에 의견을 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으며,(5) 1982년 4월2일 법률 제3551호로 일부 개정된 헌법위원회법도 위와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었다. 이상과 같은 우리나라 역사상 헌법재판에 관한 법률들을 살펴보면,법률의 위헌심판에 관하여는 결정에 관여한 재판관들이 결정문에 각자의 의견을 표시하도록 규정하면서도 탄핵심판에 관하여는 결정문에 결정 관여자 개개인이 그 성명을 밝혀 의견을 표시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별도로 마련하지 않고 단지 법정의견만을 기재하게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사법부의 오랜 전통에 의해 확립된 법리인 평의의 비공개 원칙을 관철하여 탄핵심판에 있어 개별 재판관들로 하여금 그 의견을 재판서에 기재하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만약 탄핵심판절차에 관하여 평의의 비밀유지 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고자 했다면 그러한 예외규정을 마련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헌법재판소법 제36조 제3항은 법률의 위헌심판,권한쟁의심판,헌법소원심판에 한하여 그러한 예외를 인정한 규정을 두었을 뿐 탄핵심판절차에 관하여는 예외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역사적 해석을 통해서도 현행 헌법재판소법 제34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한 평의의 비공개 원칙이 이 사건 탄핵심판사건에서도 준수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다.현행 헌법재판소법 제정당시 입법자의 의사에 의해 확인되는 법리이다. 현행 헌법재판소법은 현행 헌법인 1987년 10월29일 헌법 제6장의 규정에 의해 1988년 8월5일 법률 제4017호로 제정되었다.그리고 이 헌법재판소법을 제정할 당시 제안된 법률안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1988년 4월경 법무부의 헌법재판소법 제정안 제71조는 현행법 제36조 제3항과 달리 권한쟁의심판을 제외한 채 “위헌심판 및 헌법소원심판에 관여한 재판관은 결정서에 의견을 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2) 1988년 6월30일자 민정당의 헌법재판소법 시안 제36조 제3항은 현행 헌법재판소법 제36조 제3항과 완전히 동일하게 규정하여 권한쟁의심판,위헌법률심판,헌법소원심판에 한하여 관여재판관으로 하여금 의견을 표시하게 하고 있었다. (3) 반면 1988년 5월 대한변호사협회의 시안 제43조 제3항은 “판결서에는 합의에 관여한 재판관의 소수의견을 부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민정당 시안과 달리 헌법재판소의 모든 심판사항에 대해 소수의견을 기재할 여지를 남겨두었다. (4) 1988년 7월4일 이한동,오유방,유수호,강재섭,이진우 의원 등 국회의원 97인이 제안한 헌법재판소법안 제36조에 의하더라도 같은 법안 제2조에 규정된 탄핵심판에 관해 관여재판관이 결정서에 의견을 표시하여야 한다는 규정은 없었다. (5) 반면 1988년 7월18일 김봉호,황병태,김용환 의원 등 국회의원 166인이 제안한 헌법재판소법안 제41조 제3항은 탄핵심판에 관하여도 판결서에 최종심리에 관여한 재판관의 의견을 부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6) 그리고 최병국 국회법사위 전문위원이 검토한 헌법재판소법안 제36조는 위 여당 국회의원이 제안한 내용과 동일한 규정을 두었다. 이상과 같이 살펴본 현행 헌법재판소법 제정시 제안된 법률안들에 의하면 개별 재판관의 의견기재 의무를 부과한 심판사건 범위에 관해 헌법재판소법 제정 시안을 마련한 주체에 따라 견해차이가 있었던 점과 입법자가 이러한 시안들을 주의깊게 검토한 후 현행 헌법재판소법 제36조 제3항을 제정하여 재판관 개개인의 의견기재 의무를 부여한 심판사건 범위를 설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입법자가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에게 그러한 의견기재 의무를 부과하지 않은 탄핵심판사건에 대해서는 개별 재판관들에게 각자의 의견을 결정서에 기재할 의무를 지울 수 없다고 해야 할 뿐만 아니라,나아가 현행 헌법재판소법 제정 이전부터 확립된 법원칙인 평의의 비밀 원칙을 준수하기 위해서라도 개별 재판관의 의견을 결정서에 기재하면 안 된다고 해석해야 한다. 3.다른 나라의 입법례에 의해서도 평의비밀유지의 법리를 확인할 수 있다. 가.독일의 경우 독일은 오래 전부터 재판에 있어서 평의의 비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즉 독일 법관법 제43조에 의하면 “법관은 업무를 종결한 이후에도 합의와 표결의 경과에 대하여 비밀을 지켜야 한다.” 합의(평의)와 표결의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법관의 독립성,법관조직의 통일성 그리고 그로부터 나오는 판결의 권위와 법원의 명예이다.법원조직법을 제정할 당시 소수의견을 밝힐 권리는 인정되지 않았으며 평의의 비밀은 엄격하게 지켜졌다.입법자는 평의의 비밀이라는 독일의 법률전통을 지켜내려 했고,이 전통에 따라 현재에도 평의와 표결의 비밀이 관철되고 있다. 따라서 평의와 표결은 비공개리에 이루어져야 하며 평의와 표결에 참여한 자는 그 이후에 제3자나 상급기관에 평의와 표결내용을 밝혀서는 안 된다.평의는 표결에 있어서 그 정점을 이룬다.평의의 비밀의 대상은 두 과정 즉,평의와 표결로 나뉜다.독일 법관법 제43조에 의한 평의의 비밀 준수의무는 지금까지 그러했던 것처럼 이 두 과정으로 이해되어 왔으므로,법관은 평의뿐 아니라 표결에 대하여도 침묵을 지켜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경우에도 위와 같이 평의의 비밀을 유지하는 전통이 오랜 동안 지켜져 내려 왔다.다만 1970년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법 제30조 제2항을 신설하면서 비로소 재판관들이 법제도상으로 소수의견을 공표할 수 있게 되었을 뿐이다.그런데 위와 같이 개정된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법은 탄핵심판사건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헌법소송사건에서 소수의견을 표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소법 제36조 제3항은 법률의 위헌심판,권한쟁의심판 및 헌법소원심판 사건에 한하여 개별 재판관들의 의견을 결정서에 표시하도록 하고 있을 뿐 탄핵심판에 관하여는 그러한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그러므로 위와 같은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법의 규정을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탄핵심판사건에 관하여 개별 재판관들의 의견을 결정서에 표시하여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일본의 경우 일본의 재판소법 제75조도 “합의체로 하는 재판의 평의는 밝히지 않는다.” “그 평의의 경과 및 각 재판관의 의견 및 그 수의 다소에 대해서는 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비밀을 지키지 않으면 아니 된다.”고 규정하여 합의체 재판부의 평의는 비밀로 해야 하며,그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어야 함을 천명하고 있다.이에 따라 동법 제11조가 최고재판소 재판서에 각 재판관의 의견을 표시해야 한다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을 뿐이다.즉 일본에서도 합의체 재판부의 평의경과 및 그 평의결과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뿐만 아니라 일본의 재판관탄핵법도 같은 법 제31조에서 재판관 탄핵절차의 평의를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같은 법 제33조에서 재판관 탄핵절차의 재판서(판결문)에 주문과 법정의견인 이유만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그리고 실제로 일본의 탄핵재판소 실무상 개별 재판원들의 의견은 재판서에 기재되지 않는다. 다.미국의 경우 흔히들 미국 연방대법원의 예를 들면서 미국 법원의 판결문과 같이 우리 헌법재판소도 개별 재판관들의 의견이 기재되는 결정문을 작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그러한 주장을 하기에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의 제도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우선 미연방대법원에서 대법관들의 평의를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은 오랜 관행(tradition)에 의한 것이며,그것을 규정한 명문의 법령에 의한 것이 아니다.또한 현재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에서 개별 재판관의 의견을 밝힐 것인지 여부에 대해 직접 규정한 명문의 법규도 없다.그에 따라 미국 연방대법원은 대법관들의 선택에 의해 판결이유를 전혀 기재하지 않고서 “원심판결을 인용(認容)한다.”는 주문만을 기재한 채 판결을 선고하거나,법정의견의 집필자를 밝히지 않은 익명의 판결(per curiam)을 선고하거나,개별 대법관들의 의견을 밝혀 판결을 선고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판결 양식을 채택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법 제34조 제1항은 미연방의 경우와 달리 평의의 비밀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그리고 헌법재판소법 제36조 제2항 제4호는 헌법재판소의 모든 결정서에 헌법재판소 전체의 의견을 표시하여 이유를 기재하도록 하고 있으며,같은 조문 제3항은 개별 재판관의 의견을 결정문에 표시해야 하는 사건 범위를 명확하게 특정하고 있다. 이처럼 평의의 비밀유지와 재판관의 의견 표시에 관해 명문의 법률규정을 두고 있는 우리나라에 대해,법률의 명문규정없이 실무관행의 역사적 전통에 의해 평의를 하고 판결을 하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예를 곧바로 적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4.결어 이처럼 현행 헌법재판소법 제34조 제1항 단서 및 제36조 제3항은 위 법률 규정 자체에 대한 조화로운 해석원칙,우리나라 사법부에서 오랜 역사에 의해 확립되어 온 법리,헌법재판에 관련된 법률의 역사,외국의 법제 등에 비추어 해석해야 할 일이지 단편적으로 위 법률조항만을 떼어 내어 해석하거나 개별 재판관들의 의견을 공개할 국가적·역사적 필요가 크다는 등의 모호한 주장에 근거하여 해석할 것이 아니다.그렇다면 결국 이 사건에 관하여 헌법재판소 개별 재판관들의 의견을 결정서에 표시하는 것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제정하여 헌법재판소로 하여금 준수할 의무를 부여한 헌법재판소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이러한 이유로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2004헌나1 대통령 탄핵사건의 결정서에 개별 재판관들의 의견을 표시하지 않고 헌법재판소의 의견만을 기재하는 것이다.˝
  • 소수의견 왜 공개안했나

    2004헌나1 대통령 탄핵사건의 결정문에 헌법재판소의 의견만을 기재하고 개별 재판관의 의견을 표시하지 않은 법리상 이유는 다음과 같다.그리고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개별 재판관의 의견을 결정문에 기재할지 여부는 법률적용상의 문제이지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 1.헌법재판소법은 재판관 평의의 비밀유지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법 제34조 제1항 본문 및 단서에 의하면 헌법재판소 심판의 변론과 결정의 선고는 공개하여야 하지만 평의는 공개하지 아니하도록 되어 있다.이 때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평의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평의의 결론에 이르기까지 그 외형적인 진행과정과 각 재판관에 의하여 교환된 실질적인 의견내용 일체에 관하여 비밀이 지켜져야 한다는 뜻이다.즉 평의의 경과뿐만 아니라 재판관 개개인의 개별적 의견 및 그 의견의 수 등을 공개하지 않고 비밀로 해야 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리고 평의의 비밀에 관한 위 헌법재판소법 규정은 강행규정이다.따라서 설령 헌법재판관들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평의의 결과를 공개하는 것도 위법한 것이다.그러므로 개별 재판관의 의견내용이나 그 의견의 수 등을 결정문에 표시하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평의의 비밀에 대해 예외를 인정하는 법률상의 특별규정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런데 법률의 위헌심판,권한쟁의심판 및 헌법소원심판에 대해서는 평의의 비밀에 관한 예외를 인정하는 특별규정이 헌법재판소법 제36조 제3항에 있으나,탄핵심판에 관해서는 평의의 비밀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법률규정이 없다.따라서 이 사건 2004헌나1 대통령 탄핵사건에 관해서도 재판관 개개인의 개별적 의견 및 그 의견의 수 등을 결정문에 표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2.합의체 재판부의 평의비밀유지는 역사적으로 확립된 법리이다. 가.오랜 기간에 걸쳐 법원조직법에 의해 확립된 법리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제정된 법원조직법(1949년 9월26일 법률 제51호) 제58조는 법원의 재판시 “심판의 합의는 공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즉 합의부 재판시 합의의 비공개 원칙은 1949년도 법원조직법 제정 당시부터 규정되어 있었다.다만 대법원의 재판에 한하여 위 법원조직법 제20조가 “대법원 재판서에는 합의에 관여한 대법관의 법률상 이견을 첨서(添書)할 수 있다.”는 예외규정을 두었던 것이다. 그리고 현행 법원조직법 제65조도 “심판의 합의는 공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합의 내지 평의의 비밀을 원칙으로 규정하면서 다만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재판에 한하여 위 법률 제15조가 “대법원재판서에는 합의에 관여한 모든 대법관의 의견을 표시하여야한다.”는 특별규정을 두고 있다.즉 사법부의 합의체 재판부에서 이루어지는 평의에 대해서는 비밀을 보장하는 것이 원칙이며,그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법률에 특별한 예외규정을 두어야만 하는 것이다.이러한 입장이 평의의 비공개에 관하여 우리나라 법원조직법이 건국초기부터 취한 태도이며,이러한 태도는 크게 변화되지 않고 현재까지 유지되어온 것이다. 마찬가지로 앞서 본 바와 같이 현행 헌법재판소법 제34조 제1항 단서가 헌법재판관들의 평의를 공개하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같은 법 제36조 제3항이 법률의 위헌심판,권한쟁의심판 및 헌법소원심판과 달리 탄핵심판에 관하여 평의에 관여한 개별 재판관들의 의견을 결정문에 표시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지 않은 이상 이 사건 탄핵심판사건에서도 평의에 관하여 재판관들의 개별적인 의견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해야 한다.법리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재판관들의 개별적 의견을 결정문에 공개한다면 이는 위 헌법재판소법 제34조 제1항 단서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 된다. 나.우리나라 헌법재판에 관한 법률에 의해 역사상 확인되어 온 법리이다. 우리나라에서 탄핵심판절차에 관해 규정했던 입법선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즉 (1) 1950년 2월21일 법률 제100호 헌법위원회법 제21조는 “헌법위원회의 결정에 관계한 위원과 예비위원은 (법률의 위헌여부 결정에 관해) 위원회의 결정에 이의가 있을 때에는 결정서에 이견을 발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던 반면,탄핵재판에 관하여 규정한 1950년 2월21일 법률 제101호 탄핵재판소법 제21조는 “재판의 평의는 공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같은 법 제23조는 “재판에는 이유를 부쳐야 한다.파면의 판결에는 파면의 사유와 이를 인정한 증거를 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2) 1961년 4월17일 법률 제601호 헌법재판소법 제14조는 “헌법재판소의 재판서에는 합의에 관여한 각 심판관의 의견을 첨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3) 1964년 12월31일 법률 제1683호로 제정된 탄핵심판법 제24조는 “재판의 평의는 공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26조 제1항은 “재판에는 이유를 달아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4) 1973년 2월16일 법률 제2530호 헌법위원회법 제41조는 “심판의 평의는 공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46조는 “(법률의) 위헌심판에 관여한 위원은 결정서에 의견을 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으며,(5) 1982년 4월2일 법률 제3551호로 일부 개정된 헌법위원회법도 위와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었다. 이상과 같은 우리나라 역사상 헌법재판에 관한 법률들을 살펴보면,법률의 위헌심판에 관하여는 결정에 관여한 재판관들이 결정문에 각자의 의견을 표시하도록 규정하면서도 탄핵심판에 관하여는 결정문에 결정 관여자 개개인이 그 성명을 밝혀 의견을 표시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별도로 마련하지 않고 단지 법정의견만을 기재하게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사법부의 오랜 전통에 의해 확립된 법리인 평의의 비공개 원칙을 관철하여 탄핵심판에 있어 개별 재판관들로 하여금 그 의견을 재판서에 기재하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만약 탄핵심판절차에 관하여 평의의 비밀유지 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고자 했다면 그러한 예외규정을 마련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헌법재판소법 제36조 제3항은 법률의 위헌심판,권한쟁의심판,헌법소원심판에 한하여 그러한 예외를 인정한 규정을 두었을 뿐 탄핵심판절차에 관하여는 예외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역사적 해석을 통해서도 현행 헌법재판소법 제34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한 평의의 비공개 원칙이 이 사건 탄핵심판사건에서도 준수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다.현행 헌법재판소법 제정당시 입법자의 의사에 의해 확인되는 법리이다. 현행 헌법재판소법은 현행 헌법인 1987년 10월29일 헌법 제6장의 규정에 의해 1988년 8월5일 법률 제4017호로 제정되었다.그리고 이 헌법재판소법을 제정할 당시 제안된 법률안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1988년 4월경 법무부의 헌법재판소법 제정안 제71조는 현행법 제36조 제3항과 달리 권한쟁의심판을 제외한 채 “위헌심판 및 헌법소원심판에 관여한 재판관은 결정서에 의견을 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2) 1988년 6월30일자 민정당의 헌법재판소법 시안 제36조 제3항은 현행 헌법재판소법 제36조 제3항과 완전히 동일하게 규정하여 권한쟁의심판,위헌법률심판,헌법소원심판에 한하여 관여재판관으로 하여금 의견을 표시하게 하고 있었다. (3) 반면 1988년 5월 대한변호사협회의 시안 제43조 제3항은 “판결서에는 합의에 관여한 재판관의 소수의견을 부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민정당 시안과 달리 헌법재판소의 모든 심판사항에 대해 소수의견을 기재할 여지를 남겨두었다. (4) 1988년 7월4일 이한동,오유방,유수호,강재섭,이진우 의원 등 국회의원 97인이 제안한 헌법재판소법안 제36조에 의하더라도 같은 법안 제2조에 규정된 탄핵심판에 관해 관여재판관이 결정서에 의견을 표시하여야 한다는 규정은 없었다. (5) 반면 1988년 7월18일 김봉호,황병태,김용환 의원 등 국회의원 166인이 제안한 헌법재판소법안 제41조 제3항은 탄핵심판에 관하여도 판결서에 최종심리에 관여한 재판관의 의견을 부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6) 그리고 최병국 국회법사위 전문위원이 검토한 헌법재판소법안 제36조는 위 여당 국회의원이 제안한 내용과 동일한 규정을 두었다. 이상과 같이 살펴본 현행 헌법재판소법 제정시 제안된 법률안들에 의하면 개별 재판관의 의견기재 의무를 부과한 심판사건 범위에 관해 헌법재판소법 제정 시안을 마련한 주체에 따라 견해차이가 있었던 점과 입법자가 이러한 시안들을 주의깊게 검토한 후 현행 헌법재판소법 제36조 제3항을 제정하여 재판관 개개인의 의견기재 의무를 부여한 심판사건 범위를 설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입법자가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에게 그러한 의견기재 의무를 부과하지 않은 탄핵심판사건에 대해서는 개별 재판관들에게 각자의 의견을 결정서에 기재할 의무를 지울 수 없다고 해야 할 뿐만 아니라,나아가 현행 헌법재판소법 제정 이전부터 확립된 법원칙인 평의의 비밀 원칙을 준수하기 위해서라도 개별 재판관의 의견을 결정서에 기재하면 안 된다고 해석해야 한다. 3.다른 나라의 입법례에 의해서도 평의비밀유지의 법리를 확인할 수 있다. 가.독일의 경우 독일은 오래 전부터 재판에 있어서 평의의 비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즉 독일 법관법 제43조에 의하면 “법관은 업무를 종결한 이후에도 합의와 표결의 경과에 대하여 비밀을 지켜야 한다.” 합의(평의)와 표결의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법관의 독립성,법관조직의 통일성 그리고 그로부터 나오는 판결의 권위와 법원의 명예이다.법원조직법을 제정할 당시 소수의견을 밝힐 권리는 인정되지 않았으며 평의의 비밀은 엄격하게 지켜졌다.입법자는 평의의 비밀이라는 독일의 법률전통을 지켜내려 했고,이 전통에 따라 현재에도 평의와 표결의 비밀이 관철되고 있다. 따라서 평의와 표결은 비공개리에 이루어져야 하며 평의와 표결에 참여한 자는 그 이후에 제3자나 상급기관에 평의와 표결내용을 밝혀서는 안 된다.평의는 표결에 있어서 그 정점을 이룬다.평의의 비밀의 대상은 두 과정 즉,평의와 표결로 나뉜다.독일 법관법 제43조에 의한 평의의 비밀 준수의무는 지금까지 그러했던 것처럼 이 두 과정으로 이해되어 왔으므로,법관은 평의뿐 아니라 표결에 대하여도 침묵을 지켜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경우에도 위와 같이 평의의 비밀을 유지하는 전통이 오랜 동안 지켜져 내려 왔다.다만 1970년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법 제30조 제2항을 신설하면서 비로소 재판관들이 법제도상으로 소수의견을 공표할 수 있게 되었을 뿐이다.그런데 위와 같이 개정된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법은 탄핵심판사건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헌법소송사건에서 소수의견을 표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소법 제36조 제3항은 법률의 위헌심판,권한쟁의심판 및 헌법소원심판 사건에 한하여 개별 재판관들의 의견을 결정서에 표시하도록 하고 있을 뿐 탄핵심판에 관하여는 그러한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그러므로 위와 같은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법의 규정을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탄핵심판사건에 관하여 개별 재판관들의 의견을 결정서에 표시하여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일본의 경우 일본의 재판소법 제75조도 “합의체로 하는 재판의 평의는 밝히지 않는다.” “그 평의의 경과 및 각 재판관의 의견 및 그 수의 다소에 대해서는 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비밀을 지키지 않으면 아니 된다.”고 규정하여 합의체 재판부의 평의는 비밀로 해야 하며,그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어야 함을 천명하고 있다.이에 따라 동법 제11조가 최고재판소 재판서에 각 재판관의 의견을 표시해야 한다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을 뿐이다.즉 일본에서도 합의체 재판부의 평의경과 및 그 평의결과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뿐만 아니라 일본의 재판관탄핵법도 같은 법 제31조에서 재판관 탄핵절차의 평의를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같은 법 제33조에서 재판관 탄핵절차의 재판서(판결문)에 주문과 법정의견인 이유만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그리고 실제로 일본의 탄핵재판소 실무상 개별 재판원들의 의견은 재판서에 기재되지 않는다. 다.미국의 경우 흔히들 미국 연방대법원의 예를 들면서 미국 법원의 판결문과 같이 우리 헌법재판소도 개별 재판관들의 의견이 기재되는 결정문을 작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그러한 주장을 하기에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의 제도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우선 미연방대법원에서 대법관들의 평의를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은 오랜 관행(tradition)에 의한 것이며,그것을 규정한 명문의 법령에 의한 것이 아니다.또한 현재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에서 개별 재판관의 의견을 밝힐 것인지 여부에 대해 직접 규정한 명문의 법규도 없다.그에 따라 미국 연방대법원은 대법관들의 선택에 의해 판결이유를 전혀 기재하지 않고서 “원심판결을 인용(認容)한다.”는 주문만을 기재한 채 판결을 선고하거나,법정의견의 집필자를 밝히지 않은 익명의 판결(per curiam)을 선고하거나,개별 대법관들의 의견을 밝혀 판결을 선고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판결 양식을 채택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법 제34조 제1항은 미연방의 경우와 달리 평의의 비밀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그리고 헌법재판소법 제36조 제2항 제4호는 헌법재판소의 모든 결정서에 헌법재판소 전체의 의견을 표시하여 이유를 기재하도록 하고 있으며,같은 조문 제3항은 개별 재판관의 의견을 결정문에 표시해야 하는 사건 범위를 명확하게 특정하고 있다. 이처럼 평의의 비밀유지와 재판관의 의견 표시에 관해 명문의 법률규정을 두고 있는 우리나라에 대해,법률의 명문규정없이 실무관행의 역사적 전통에 의해 평의를 하고 판결을 하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예를 곧바로 적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4.결어 이처럼 현행 헌법재판소법 제34조 제1항 단서 및 제36조 제3항은 위 법률 규정 자체에 대한 조화로운 해석원칙,우리나라 사법부에서 오랜 역사에 의해 확립되어 온 법리,헌법재판에 관련된 법률의 역사,외국의 법제 등에 비추어 해석해야 할 일이지 단편적으로 위 법률조항만을 떼어 내어 해석하거나 개별 재판관들의 의견을 공개할 국가적·역사적 필요가 크다는 등의 모호한 주장에 근거하여 해석할 것이 아니다.그렇다면 결국 이 사건에 관하여 헌법재판소 개별 재판관들의 의견을 결정서에 표시하는 것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제정하여 헌법재판소로 하여금 준수할 의무를 부여한 헌법재판소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이러한 이유로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2004헌나1 대통령 탄핵사건의 결정서에 개별 재판관들의 의견을 표시하지 않고 헌법재판소의 의견만을 기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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