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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헌법초안 전문 수정 집단적 자위권 명시 방침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차기 총리가 확실시되는 아베 신조 관방장관은 취임 후 자민당의 신헌법 초안을 수정, 전문에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를 명시한 제2차 초안을 만들 방침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4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 개헌론자인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는 3일 “1차 초안은 충분하지 않다. 집단적 자위권 문제 등 여러 문제가 있다.(아베가) 천하를 얻게 되면 제2차 초안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자민당은 지난해 10월 창당 50주년을 맞아 신헌법기초위원회를 발족, 새 헌법 초안을 만들었다. 당시 나카소네 전 총리는 신헌법기초위 전문소위원회 위원장을, 아베 장관은 위원장 대리를 맡아 전문 작성작업을 진두 지휘했었다. 1차 초안은 초점인 제9조와 관련, 전투력 보유를 금지한 2항을 고쳐 ‘자위군’의 보유를 명기,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를 조문 해석으로 사실상 허용할 수 있게 했다.그러나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용어 자체는 포함되지 않아 당내 일각에서 불만이 제기됐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아베 장관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명시한 뒤 전문을 일본의 전통, 문화, 역사를 강조하는 문장으로 더욱 수정한다는 방침이다.taein@seoul.co.kr
  • 유엔 결의없이 독자 해외 파병 日 자민당 항구법 조문안 승인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이 자위대를 독자 판단에 따라 해외에 파병하고, 정당방위를 벗어난 무기사용도 가능케 하는 자위대 해외파견 관련 법안을 급속도로 추진하는 등 군사대국화 노선이 현실화되고 있다. 자민당 방위정책검토 소위원회는 31일 자위대의 국제평화협력 활동에 필요한 파병요건을 규정한 ‘국제평화협력법안’(항구법)의 조문안을 승인했다. 자위대를 유엔 결의 없이도 일본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파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당방위의 범위를 초월한 무기사용도 용인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임무도 종전의 인도적 부흥 지원에다 치안유지, 경호 활동, 선박 검사 등으로 확대했다. 자민당은 당내 논의 절차를 거쳐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현재 차기 총리가 확실시되는 아베 신조 관방장관이 항구법 제정에 의욕을 보이고 있어 이 법안은 개헌과 함께 아베 정권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은 헌법과의 합치성 문제로 정부가 인정하지 않았던 영역에까지 임무를 확대한 것으로, 성립될 경우 헌법 개정 없이도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자위대가 해외에서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국회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는 해외에서의 무력 행사를 금지한 헌법 제9조를 위반하지 않도록 자위대의 활동지역을 ‘비전투지역’으로 한정, 정당방위와 긴급 피난의 경우에만 총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왔다. 그러나 법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민당 ‘국방족’(國防族) 의원들은 헌법 개정을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 없다는 이유로, 현행 헌법을 최대한도로 해석해 제9조 개정에 버금가는 법안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taein@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얘들아! 옛날 얘기 한번 들어보렴”

    이번주 어린이 신간 서가에는 고아한 묵향(墨香)이 번져난다. 알마 출판사가 펴낸 ‘일곱 가지 밤’(이옥 원작, 서정오 글, 이부록 그림)은 초등생 독자들에게 독특한 글맛으로 독서의 외연을 넓혀주기에 맞춤한 고전이다. 고전의 참맛을 다치지 않고 어린이·청소년용 읽을거리로 다듬어낸다는 취지로 출판사가 기획한 ‘샘깊은 오늘고전’시리즈의 두번째 권이다.원작자는 조선 정조시대의 ‘삐딱이 문인’ 이옥(李鈺,1760∼1815). 노란색 책 띠지에 박힌 ‘임금이 뭐라 해도, 과거시험을 못 봐도 나는 쓴다!’란 글귀는 정조임금도 못 말렸다는 희대의 글쟁이 면모를 그대로 암시한다. 이옥이 한문으로 쓴 단편원작 12편이 현대감각의 한글문장으로 되살아났다. 유교경전에 바탕한 정통 문학을 거부한 원작자의 글은 당대에는 ‘도발’이었다. 이옥은 자신의 사생활과 보통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이나 감수성을 붓끝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냈던 선비였다. 불온한 글꾼으로 지목되어 과거응시 자격까지 박탈당한 그의 글들은, 그러나 200여년이 흐른 지금 오히려 세련미 넘치는 문학세계로 인정받는다. 재미와 감동, 문학의 훈기까지.12편의 짧은 이야기들에는 문학적 가치가 넘치도록 푸지게 담겼다. 살가운 이야기체 문장이 딱딱한 고전읽기의 편견을 걷어내 주는 것도 장점.“송귀뚜라미 이야기를 하지. 송귀뚜라미는 서울 사람인데, 노래를 무척이나 잘 불렀어.”로 운을 떼는 첫번째 단편 ‘소리꾼 송귀뚜라미’편. 익살맞은 소리를 기차게 잘했다는 송귀뚜라미 일화는 해학과 여유가 살아넘치는 옛이야기의 재미를 고스란히 안긴다. 소리꾼 친구의 어머니 장례식에 조문간 송귀뚜라미의 거동에는 웃음보가 터질 만하다.상주의 곡소리를 듣고 있던 송귀뚜라미 왈,“저 곡소리는 계면조(어두운 느낌이 나는 곡조)잖아. 그러면 우리는 마땅히 평우조(밝은 느낌이 나는 곡조)로 받아야지.” 그의 곡소리가 노래소리처럼 들리는 바람에 초상집이 일순간 웃음바다가 돼버렸다는 사연인데, 삶의 여유와 기지를 품은 행간을 더듬는 맛이 일품이다. ‘이룰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세상을 버린 처녀’‘넉넉한 마음으로 호랑이를 길들인 며느리’‘장발장을 회개시킨 신부를 연상시키는 성 진사’ 등 친숙한 캐릭터들이 끌어가는 글들이라 더욱 흥미진진하다. 세상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마음 닿는 대로, 붓 가는 대로 술술술 써내린 글맛은 딱히 꼬집어 말할 수 없게 묘하다. 때론 할머니의 구성진 옛이야기 같고 때론 씹을수록 단맛이 돋아나는 칡뿌리 같고…. 진득히 책장을 덮는 순간 독서의 지평이 서너뼘은 훌쩍 넓혀져 있지 싶다. 초등 고학년 이상.9000원.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Zoom in서울] 서울시 9급→5급 14년 단축

    [Zoom in서울] 서울시 9급→5급 14년 단축

    서울시 인사제도가 바뀌어 9급에서 5급까지 승진하는 평균기간이 현행 29년 9개월에서 16년으로 크게 단축된다. 현행 내부감사 제도를 심사평가제로 바꾸면서 승진기간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공직사회에서 첫 시도라 성공적인 시행 여부가 주목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시민에게 질 높은 민원봉사를 하려면 직원들부터 창의적으로 신나게 일을 해야 한다는 게 소신”이라며 새 인사 및 감사제도의 시행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감사’와 ‘심사평가’의 차이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예를 들었다. 그는 “만약 10일이내에 처리할 업무에 대해 감사를 한다면,10일을 넘긴 민원에 대해서만 과실 여부를 따지는 게 감사이고 10일이내에 잘 처리된 민원을 대상으로 왜 3일안에 처리되었는지, 왜 기한을 넘길 수밖에 없었는지 등을 따져 보완점을 찾는 게 심사평가”라고 설명했다. 즉 구청에 30일안에 처리토록 한 건축허가 민원이 들어왔을 때 담당직원이 민원처리에 필요한 토목·교통·환경·청소·상하수도 등 관련업무 직원들을 한자리에 모아 처리하면 하루만에 허가를 내줄 수 있다. 하지만 현행처럼 관련 과에 협조문을 보내고 서류답변을 기다리면 30일 안에 처리하더라도 비효율적인 업무태도가 된다. 이 경우 감사에선 아무런 지적을 받지 않지만 심사평가에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곧 직제개편을 통해 경영기획실에서 제역할을 못하던 심사평가 기능을 감사관실에 넘기고 고유 감사기능은 집행적 성격을 갖도록 할 계획이다. 고유 감사기능은 심사평가에서 지적된 문제점에 대해 징계 및 개선조치 등을 결정하게 된다. 아울러 공정성을 위해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감사심의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적극적으로 일을 찾아서 하는 공무원에 대해선 국·실장의 평가에 따라 표창, 성과금, 성과연봉, 해외여행 등 혜택을 주도록 했다. 반면 벌칙도 다양화해 징계 외에도 교육명령, 부서변경 등 인사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특히 마일리지와 포인트 개념을 도입, 일을 잘하면 파격적인 승진이 보장된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Zoom in서울] 서울시 9급→5급 14년 단축

    [Zoom in서울] 서울시 9급→5급 14년 단축

    서울시 인사제도가 획기적으로 바뀐다. 이 제도를 적용하면 9급에서 5급까지 승진하는 데 걸리는 최단 기간은 16년이면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평균 29년 9개월이 걸렸다. 내부감사 제도를 심사평가제로 바꾸면서 승진기간이 대폭 단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이같은 인사제도는 공직사회에서 처음 시도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시민에게 질 높은 민원봉사를 하려면 직원들부터 창의적으로 신명나게 일을 해야 한다.”며 새로운 인사 및 감사제도를 도입,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와 ‘심사평가’는 그 내용면에서 차원을 달리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만약 10일 이내에 처리할 업무를 감사한다면 10일을 넘긴 민원에 대해서만 과실 여부를 따지는 게 감사이고 10일이내에 잘 처리된 민원을 대상으로 왜 3일안에 처리되었는지, 왜 기한을 넘길 수밖에 없었는지 등을 따져 보완점을 찾는 게 심사평가”라고 설명했다. 다시말해 구청에 30일안에 처리토록 한 건축허가 민원이 들어왔을 때 담당직원이 민원처리에 필요한 토목·교통·환경·청소·상하수도 등 관련업무 직원들을 한자리에 모아 처리하면 하루만에 허가를 내줄 수 있다. 하지만 현행처럼 관련 과에 협조문을 보내고 서류답변을 기다리면 30일 안에 처리하더라도 비효율적인 업무태도가 된다. 이때 감사에선 아무런 지적을 받지 않지만 심사평가에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서울시는 곧 직제개편을 통해 경영기획실에서 제역할을 못하던 심사평가 기능을 감사관실에 넘기고 고유 감사기능은 집행적 성격을 갖도록 할 방침이다. 고유 감사기능은 심사평가에서 지적된 문제점에 대해 징계 및 개선조치 등을 다루게 된다. 아울러 공정성을 위해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감사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법조문보다 면적 대타협 급선무

    용산미군기지 이전부지 공원화를 놓고 정부와 서울시의 갈등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서울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번주 중 용산기지를 국가공원(민족·역사공원)으로 선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의 선포식 불참은 물론 대체입법의 추진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서울시와 합의 없는 용산공원 추진을 막겠다는 태세다. 양측의 갈등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그으면서 이제는 타협점을 찾으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머리를 맞대라 국민들은 국가적·민족적 의미뿐 아니라 수도 서울의 미래를 좌우하는 문제를 놓고 두 기관의 양보 없는 대립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용산은 지난 1894년 청일전쟁을 계기로 청나라 군대가 주둔한 이후 112년여 만에 우리에게 반환된다. 그만큼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의미가 깊다. 그 의미는 서울시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용산을 어떤 형태의 공원으로 하느냐 하는 문제는 수도 서울의 미래 청사진과 결부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양측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해야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도 정부와 서울시가 대타협의 지혜를 모아야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용산 미군기지는 오는 2009년 평택으로 이전하게 된다. 이 일정을 기준으로 입지 선정에서부터 이주 등의 일정이 짜여져 있다. 양측이 다투면 법 통과도 쉽지 않을뿐더러 통과 이후에도 갈등이 지속돼 추진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최상철 명예교수는 “정부가 민족의 애환과 역사가 담긴 용산공원 일대를 이전비용 조달을 이유로 누더기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면서 “서울시도 공원화 주장만 할 게 아니라 이전비용의 일부를 부담하는 등의 가시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법은 다음, 원칙부터 합의하라 현재 정부와 서울시의 공방은 용산민족역사공원 조성에 관한 특별법(용산특별법) 조문 때문인 것처럼 비쳐지고 있지만 핵심은 공원면적을 얼마로 하느냐다. 미군이 머물던 주요구역 전부를 공원으로 하느냐 아니면 일부를 개발하느냐는 것이다. 서울시는 메인포스트(2만 4000평)와 사우스포스트(5만 7000평) 등 81만평 전부를 공원화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도 81만평을 공원 부지로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불가’ 입장은 아니다.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용산특별법 14조에 있는 공원구역을 용도변경할 수 있는 조항이다. 서울시는 이전경비가 부족하면 이 땅마저 개발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조항을 삭제하자는 것이다. 이른바 법조문 공방이다. 만약 지난달 하순 용산특별법 입법예고에 앞서 서울시와 논의를 통해 공원구역 등의 면적을 확정했더라면 이런 갈등은 빚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특별법은 용산미군기지 일대를 공원구역·복합개발구역·주변구역으로 나누면서도 면적 등은 확정하지 않았다. 내부 용역결과는 있지만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은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특별법 제정에 앞서 서울시와의 원만한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을 우려해 정부가 법을 먼저 추진한 면도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면적 등에 대한 대타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정부·서울시 ‘용산공원’ 손잡나

    용산 공원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정부와 서울시가 ‘용산국가공원’ 선포식을 앞두고 대타협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정부 및 서울시에 따르면 정부는 용산 민족·역사공원 조성을 위한 특별법의 국회 제출을 늦추는 방안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특별법안 제출을 늦추고 서울시와 법조문 개정, 부지확정 문제 등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대신 공원 선포식에 오세훈 서울시장의 참석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 용산부지확정이나 공원구역 용도변경 조항의 삭제 등이 없이는 법안 제출 연기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어서 오는 22일 오세훈 시장과 추병직 건설교통부장관과의 오찬회동에서 어떤 결론을 맺을지 주목된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관련기사 6면
  • 北, 강원용목사 조문 보내

    수해와 미사일 발사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북한에서 20일 여해(如海) 강원용(姜元龍) 경동교회 명예목사의 명복을 비는 조문을 보내왔다. 장재언 조선종교인협의회장의 명의로 보낸 조문에는 “강 목사님의 뜻밖의 별세에 애도의 뜻을 전하며 아울러 고인의 유가족에게도 위로의 인사를 보낸다.”며 “강 목사님의 천상 영복을 기원한다.”는 내용이라고 한국종교인평화회의측은 전했다. 강 목사의 추모예배는 경동교회에서 21일 오전 10시에 있으며 김수환 추기경이 대표로 조사를 낭독할 예정이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한민족 문화유전자를 찾아서] (2) 민족·역사상징(하)

    [한민족 문화유전자를 찾아서] (2) 민족·역사상징(하)

    수도(首都)는 나라의 상징이기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당대 최고의 길지(吉地)에 자리잡았고, 그 땅의 기운이 쇠했다고 여겨지면 또 다른 길지로 옮기기도 했다. 한반도 역사상 가장 긴 세월 동안 수도였던 지역은 신라의 경주(慶州)였는데, 이곳이 세운 ‘천년’ 기록은 세계사에서도 그 유사한 경우를 찾기 어렵다. 그 덕이었을까. 경주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도 여럿 있거니와, 눈에 스치는 그 어느 것 하나 소중한 민족문화유산이 아닌 것이 없다. 평양(平壤) 또한 길지를 거론하는 자리라면 결코 빠질 수 없는 곳이다. 아직은 명확한 역사적 사실이 입증되지 못했으나, 개국시조 단군(檀君)이 처음 나라를 연 곳으로 전해지는 성지(聖地)일 뿐 아니라, 고구려 장수왕이 천도하여(427년) 오래 전에 잃어버린 생기를 되살렸던 곳이기도 하다. 광복 직후, 분단된 국가의 한쪽 수도가 되어 또 다시 그 명맥을 이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실로 평양은 질긴 생명줄을 안고 태어난 것 같다. 정치적 논리와 이유를 떠나 단순히 땅의 기운으로만 볼 때….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다.’. 이러한 문장이 주어졌을 때, 많은 사람들은 헌법 조문에 나오는 듯 착각할 정도로 당연시한다. 사실 사전적으로 보거나 논리적으로 볼 때, 이는 당연한 명제이다. 서울이란 말의 어원은 높고 신령하다는 우리말 ‘솔’에 벌판·큰 마을을 의미하는 우리말 ‘벌’이 합쳐져 변한 것이라 한다. 따라서 이 말은 나라의 ‘가장 높고 신령한 벌판’, 즉 수도를 일컫는 보통명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는 서울을 특별시 ‘서울’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하고 있다. 즉 보통명사가 고유명사로 변질된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우리는 변질된 것을 당연시하고 있는 셈이라 하겠다. 우리가 ‘서울’로 부르고 있는 곳의 원래 이름은 한강(漢江)의 북쪽이라는 뜻을 지닌 ‘한양’(漢陽)이었다. 이 땅의 역사 또한 평양과 마찬가지로 부침이 잦았다. 일찍이 온조가 남하하여 이 일대에 백제를 세웠다가(BC18년) 고구려에 빼앗겨(475년) ‘남(南)평양’으로 불렸고, 그로부터 900여년이 지난 1394년에 이르러 다시 조선의 수도로 정해졌던 것이다. 이후 일제 강점기가 끝난 1945년에 비로소 ‘서울’로 불리며 대한민국의 수도가 되어 오늘 날까지 그 영화를 이어 오고 있는 중이다. 그러고 보면 ‘서울’ 역시 보기 드문 길지임에 틀림없다. 이곳에서 벌어진 수많은 영욕을 간직한 채 굳건히 맏형으로서의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앞으로 ‘서울’을 서울로 되돌리는 과감한 결단도 생각해 볼 일이다. 경주로 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석굴암(石窟庵)의 아름다움과 정교함, 그리고 역학적 구조에 매료되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또한 석굴암 창건과 관련한 김대성(金大城)의 효행과 인연도 잊지 못할 감동으로 자리잡았을 것이다.‘삼국유사’에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석굴암은 전생의 부모를 위해서, 불국사는 현생의 부모를 위해서 짓기 시작했다고 한다. 전설이 말해주듯이 석굴암과 불국사는 과거와 현재라는 시공간을 잇는 타임머신이다. 그래서 일까. 석굴암과 불국사 관람 중 하나를 놓치면 아쉬움과 허전함이 오래 남는다. 시간 여행이 끊긴 탓이겠다. 실제 불국사를 둘러 본 후 석굴암에 오르는 산행은 현생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주는 코스이기도 하다. 인도나 중국의 웅장한 석굴 사원을 보고 와서 석굴암의 초라함을 빗대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인류 유산의 가치 판단이 꼭 규모로만 기준 되는가를 묻고 싶다. 비록 석굴암은 상대적 규모가 작으나 그 예를 찾아보기 어려운 인공 석굴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더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더군다나 석굴암 안에 질서있게 배치된 38구의 석불들은 그 어느 것 하나 눈 여겨 보지 않을 수 없는 각각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어릴 적 즐겨 부르던 노래 중에 ‘단군의 자손’이라는 가사가 들어있는 것이 기억난다. 노랫말처럼 한민족은 동질성과 혈통성을 지닌다. 물론 상징체계에서 볼 때 그러하다는 것이다. 곰이 여인으로 변하여 단군(檀君)을 낳았다는 신화를 그대로 믿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렇지만 단군할아버지는 우리 민족이 수난을 당하고 위기에 처할 때마다 늘 자리를 같이하여 민족의 단합을 요구하였다. 그런 점에서 단군이 지닌 민족적 상징성은 역사적 가치가 충분하다. 세계 대부분의 민족·국가마다 개국신화가 구심체 역할을 하듯이, 우리도 단군할아버지를 그렇게 활용(?)하고 대접해 드리면 될 일이다. 근래, 초등학교 교정에 세워진 단군상(像)의 목이 훼손당하는 사건으로 민족화합이 분열되면 큰 일 이라는 기우에서 덧붙이는 말이다. 단군에 비하면 광개토대왕(재위 391∼413)에 대한 시비는 없는 듯하고, 또 없을 것이다. 앞으로 10만원 권 지폐가 발행된다면 그 모델로 광개토대왕을 넣어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인 것을 보더라도 그러하다. 과연 광개토대왕의 인기 비결은 무엇인가 생각해 봤다. 아무래도 그 이름이 말해주듯이 우리 강토를 크게 넓힌 업적이 첫째 이유가 되겠다. 반만년 우리 역사상 주변국을 상대로 이런 호기(浩氣)를 부렸던 적이 어디 있었는가. 간혹 호기를 부리자면 주위를 평안(平安)치 못하게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런데 광개토대왕은 두 가지를 모두 이룬 성군(聖君)이었다. 이에 사후, 그 업적을 기려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國岡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으로 불렸던 것이다. 후대에까지 성군으로 길이 추앙되는 왕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런 점에서 세종대왕(재위:1418∼1450)은 이루 형언하기 힘들 만한 성군 중의 성군이었다.31년의 재위 기간 동안 한글 창제, 측우기와 해시계, 물시계의 발명,‘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농사직설(農事直說)’ 및 지리지(地理志)의 편찬,4군 6진의 개척, 대마도 정벌, 아악(雅樂)의 부흥과 제정 등, 어느 왕이 평생 이루기 어려운 업적을 수없이 이루어 냈기 때문이다. 앞에서 지폐의 모델 이야기를 언급했는데, 아직까지는 세종대왕이 최고의 영위를 누리고 있다. 돈의 액수 차이가 모델의 평가 기준이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아무래도 국민 정서상 세종대왕을 누르고 1위 자리에 오를 역사적 인물을 찾는 일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원효와 이황, 정약용은 각기 그 시대를 달리했지만 종교와 철학, 사상으로 민족문화를 살찌우고 꽃피운 인물들이다. 원효(617∼686년)는 불교로써, 퇴계 이황(1501∼1570년)은 성리학으로써, 그리고 다산 정약용(1762∼1836년)은 실학(實學)으로써 최고를 이루어냈던 것이다. 당나라로 유학을 가던 도중 오래된 무덤에서 진리를 체득했다는 유명한 일화를 만든 원효는 우리 역사상 최고의 불교사상가로 평가된다. 더욱이 귀족보다 일반 백성을 위한 설법·교화에 치중한 그의 행적은 친근감마저 더 해 준다. 퇴계는 조선 성리학의 태두로 칭송될 만한 인물이다. 비록 그가 평생을 바쳐 궁구(窮究)한 학문은 중국에서 들여온 성리학이지만, 오히려 중국의 어느 학자보다 성리학을 발전시켰다고 이해된다. 한 점 흐트러짐 없이 꼿꼿하게 살다 간 퇴계 선생!그 자세와 사상은 대대손손 흠모되고 존숭될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웅지와 실기의 파란을 겪은 인물이다. 어찌 보면 그 스스로 편함에 안주하지 않은 때문이겠다.‘실용지학’(實用之學)과 ‘이용후생’(利用厚生)의 학문인 실학을 집대성한 그는 성리학의 공리공담을 배격하고 조선 사회의 각종 폐단을 개혁하는 여러 개혁안을 제시했던 것이다. 정조 임금의 사후, 그에게 닥친 17년 간(1801∼1818년)의 유배 생활은 고난의 세월이었지만, 오늘 날 그가 민족 최고의 지성으로 평가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잘못을 쉽게 고칠 수 없는 작금, 다산 선생의 시대는 여전히 지속되는 것 같다. 이번 민족문화의 100대 상징 중에는 일본에 맞서 나라를 지키고, 평화와 독립을 외친 인물들이 들어 있다. 이순신(1545∼1598년) 장군과 안중근(1879∼1910년) 의사, 유관순(1902∼1920년) 열사이다. 이들 선각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요하지 않을 것이다. 어릴 적부터 귀가 따갑도록 들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에 대한 이야기나 드라마는 아무리 보고, 들어도 지겹지 않다. 민족 정서의 코드(?)가 딱 맞아떨어졌기 때문이겠다. 임진왜란 때 필승의 전략으로 왜적을 물리치고 장렬히 순국한 충무공. 한말, 제국주의 식민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함으로써, 애국을 넘어 만국의 평화를 지키려 한 안중근. 어린 여학생의 몸으로 일제에 항거하다 꽃으로 승화한 ‘아우내’(병천 竝川)의 상징 유관순. 숙연한 마음으로 함축적 의미만을 적어 본다. 임학성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
  • 종교계 표정

    17일 강원용 목사의 타계 소식이 알려지자 천주교, 개신교, 불교 등 종교계는 각각 애도문을 발표하는 등 고인의 소천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은 “강원용 목사님은 우리 사회의 어려운 고비마다 큰 빛을 보여주셨다.”면서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인 강 목사님의 소천을 진심으로 애도하며 목사님께서 하느님 나라에서 영복을 누리시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김수환 추기경은 오전 11시쯤 강원용 목사가 입원한 강남 삼성의료원 중환자실을 찾았으나 뇌사상태였던 강 목사와 대화는 나누지 못한 채 강 목사의 귀에 대고 “하느님의 자비를 믿으세요. 하느님께 다 맡기시고 편안히 가세요.”라는 말을 남겼다. 김 추기경은 21일 장례식에서 고인을 위한 축복의 말씀을 할 예정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강 목사님이 사회민주화에 끼친 남다른 정의심과 열정은 오늘날의 한국사회를 이루는 밀알이 되었고, 종교간 화합이나 분단된 민족의 갈등을 통합하는 데 종교인으로서 주어진 사명을 다했다.”고 추모했다. 지관 스님은 18일 오후 강 목사의 빈소를 조문할 계획이다. 전 조계종 총무원장 송월주 스님도 “강 목사님은 기독교 지도자일 뿐 아니라 민중과 민족지도자로서 목회활동을 펴며 종교간, 도농간, 노사간, 종파간 대화를 이끌었고 남북문제에 있어서도 대화와 평화적 방법에 의한 통일 기반을 조성하려 노력해온 민족의 스승”이라며 명복을 빌었다. 한편 강 목사의 임종을 지킨 박종화(경동교회 담임) 목사는 “전체 기독교계 입장에서 볼 때 큰 별이 졌다.”며 “강 목사님의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공동체적 리더십으로 계속 받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디스크수술 의료사고 인정

    군 병원에서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다가 과다출혈 등으로 사망한 고 박모(21) 일병의 유족들은 15일 “박 일병을 처음 수술한 국군일동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연모(33) 대위가 의료사고를 인정하고 잘못을 사과했다.”고 전했다. 박 일병의 아버지(50)는 이날 시신이 안치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 대위가 수술과정에서 혈관을 잘라 과다출혈로 숨지게 한 것과 강남성모병원으로 후송하는 과정에서 인력과 장비부족으로 시간을 지체한 것을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들을 보내는 마당에 더 이상 뭘 바라겠느냐.”면서 “연 대위의 형사처벌을 원치 않으며 연 대위가 젊은 사람이니까 앞으로 의사로서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 대위는 이날 오후 3시쯤 고 박 일병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으며 유족들에게 공식 사과했다.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반외교, 아베관방에 전할 메시지는?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대일 조문외교가 주목된다. 반 장관은 8일 열리는 고 하시모토 류타로 전 일본 총리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7일 도쿄를 방문한다. 카운터파트인 아소 다로 외상을 만나는 외에, 아베 신조 관방 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아베 장관은 오는 9월 총리 선거에서 이변이 없는 한 새 총리로 선출될 게 유력시 되는 인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재임 중 뒤틀릴 대로 뒤틀린 한·일 관계의 복원, 즉 포스트 고이즈미 시대의 신 한·일 관계 정립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란 점에서 의미가 큰 만남이다. 핵심 메시지는 야스쿠니 참배 등 역사인식 문제. 정부 고위 당국자는 6일 “반 장관은 ‘일본 지도자들이 정확한 역사 인식을 가져야 한·일 관계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한·일관계 악화의 도화선이 되었던 만큼 ‘야스쿠니 신사 참배’ 입장 재고가 향후 한·일 관계 복원·발전의 기본이라는 직설적 언급을 할 가능성도 높다. 정부 안팎에선 최근 수개월 독도 영유권 문제까지 포함해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치닫자 ‘고이즈미는 포기하고 새로운 정권이 등장하는 계기를 포착할 수밖에 없다.’는 기류가 확산돼 왔다. 고이즈미 총리는 퇴임을 앞두고 8·15 광복절 때도 야스쿠니를 참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베 장관은 일본 자민당내 ‘강경 우파’로 분류된다. 지난 4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했던 사실이 지난주 뒤늦게 언론에 보도됐지만 정작 본인은 현재까지 시인도 부정도 않는 엔시엔디(NCND)입장을 취하고 있다. 일본은 고이즈미 총리 재임시 과거사 문제로 한국·중국과 냉랭해지고 지나친 미국 중심의 외교를 펴면서 국내외적으로 동북아의 ‘외톨이’ 국가란 비난을 들어왔다. 현 시점에서 아베 장관이 총리에 취임할 경우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지는 미지수다. 일단 한국은 반 장관의 아베 장관 면담을 통해 “우리는 갈등을 넘어서, 잘해 보고자 한다. 일본이 ‘행동’을 어떻게 할지 선택하라.”고 공을 던질 듯한 분위기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北 “현대와 경협사업 변함없다”

    北 “현대와 경협사업 변함없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남북경협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북한이 금강산관광 등 현대그룹과의 남북경협 사업을 변함없이 추진해 나갈 뜻을 밝혀 주목된다. 북한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는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3주기를 맞아 지난 1일 현대그룹에 보낸 조문을 통해 “6·15 공동선언의 이념에 따라 정몽헌 선생이 심혈을 기울여 온 금강산관광 사업을 비롯한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서 새로운 성과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명승지종합개발회사도 전문을 보내 “앞으로도 온 겨레의 지향과 고인의 염원에 따라 금강산관광 활성화를 위한 귀사의 사업에 보다 큰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후 남측이 쌀과 비료 등 인도적 지원을 중단하자 북측은 이산가족상봉 및 금강산 면회소 건설 중지 등으로 맞섰다. 이에 따라 남북경협이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하지만 이번에 북측이 ‘남북 경협사업에서 새로운 성과’라는 표현을 쓰면서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 현대그룹측은 1년 가까이 표류 중인 개성관광 등이 곧 본 궤도에 오를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현정은 회장은 5일 금강산 외금강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남북 관계가 어려운 상황이 됐지만 금강산관광 등 남북 경협사업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앞으로 현대건설 인수에도 주력하고 개성관광과 백두산관광 등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현대건설은 원래 현대그룹에 속해 있었고, 정몽헌 회장도 어려워진 현대건설을 살리기 위해 많은 애를 썼었다.”면서 “내부 유보 등 인수자금은 충분하며 인수파트너를 확보하는 등 현대건설 인수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 회장은 KCC와 현대중공업그룹 등 범(汎) 현대가와의 ‘경영권 분쟁’에 대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수 및 합병(M&A)은 당연한 것이고 약육강식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그러나 같은 집안 식구가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경제논리보다 사람 사는 관계에서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강산 공동취재단·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포털피해도 언론중재로 구제

    문화관광부는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 보장에 관한 법률’(신문법)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추정 조항(17조) 등을 개정키로 했다. 또 인터넷 포털로 인한 피해도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로 구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문화관광부는 2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같은 내용의 신문법과 언론중재법 개정안 초안을 마련,17일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새달 초 당정협의를 거쳐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위헌 결정된 조문의 정리와 보완입법 차원에서 개정안을 마련했으며 언론관계법 시행 1년 동안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향을 반영했다는 것. 문화부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신문의 복수소유 규제 조항(15조3항)은 일간신문의 일간신문 겸영과 출자는 허용하되 시장점유율이 일정비율 이상인 경우 겸영이나 출자비율을 제한키로 했다.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美 베이비붐 세대 “즐거운 장례식 좋아”

    美 베이비붐 세대 “즐거운 장례식 좋아”

    미국 기업인 로버트 티시는 특별히 의미있는 날을 기념하기 위해 저택에 취주악대를 초청했다. 뉴욕에서 가장 잘 나가는 파티 기획자를 초빙해 벌인 일이었다. 크리스티 경매소에서 일하던 낸 켐프너 역시 특별한 날의 추억을 위해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등을 초빙, 모차르트의 진혼곡을 연주하게 하고 싶었지만 너무 비용이 들어 찾아온 손님들에게 CD를 돌리는 것으로 대신했다. 두 사람 모두 지금은 고인이다. 특별한 행사란 다름아닌 본인들의 장례식이었다. 미국 부(富)의 대부분을 거머쥔 베이비붐 세대가 교회나 오르간, 엄격한 의식 같은 전통을 마다하고 부모나 자신의 생애 마지막 통과의례인 장례식을 유쾌하고 색다르게 꾸미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26·27일에 ‘미·일 베이비붐 세대’ 특집기사를 게재할 예정> 텍사스주 휴스턴의 장례 대행업자 마크 더피에 따르면 한 유족은 선친이 즐겨 찾던 골프장의 18번 홀에서 장례식을 치렀다. 유족들은 선친이 일요일 아침마다 교회 가기 싫어서 찾았던 그린에서 줄 지어 버디 퍼팅을 하는 것으로 추모의 예를 다했다고 전했다. 지난 2003년 작고한 해리 이웰의 기일 때마다 매사추세츠주 록랜드의 묘지를 찾는 추모객들은 옆에 주차된 아이스크림 트럭에서 나눠주는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망자(亡者) 앞에서 웬 경망스러운 짓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아이스크림 자판기 업자였던 고인을 추모하는 데 이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는 것이 유족 생각이다. 더피는 “베이비붐 세대는 음식에서 추모사 단어 하나까지 자기네 삶의 방식과 취향을 반영하고 싶어 한다.”며 “가장 커다란 변화는 이 세대가 장례를 망자에 얽매이는 의식이 아니라 자신들을 자유롭게 풀어헤치는 계기로 인식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의 부동산 중개인 잭 수서(57)는 최근 자신이 직접 각본을 쓰고 전직 배우 경력을 살려서 출연,20분짜리 비디오 영화를 찍었다. 영화 제목은 ‘고결한 사람 잭’. 본인 장례식에 상영할 예정이며 그 전에 60세 생일 파티에서라도 틀 작정이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손자나 증손자들이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알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도 있다. 전문 배우까지 동원하고 애니메이션까지 넣다 보니 제작 비용이 무려 7만 5000달러(약 7000만원)나 들었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물론 전문가 도움을 받았다.1998년과 이듬해 아버지와 오빠를 잇따라 잃은 장례식에서 ‘장례 기획자’라는 직업의 가능성에 눈을 떠 동명 소설을 내놓은 작가 린 아이젠버그가 창업한 ‘라이츠 아웃 엔터프라이즈’의 도움을 받았다. 이 회사는 ‘영적 자서전’이라 일컫는 헌정 비디오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렇듯 베이비붐 세대의 개성있는 장례식 선호가 뚜렷해지자 매년 200만명이 사망하는 미국에서 장례 기획자가 유망 직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 바뀌지 않는 진리는 장례 대행업자 데이비드 몬의 말대로 “장례식에 참석하는 이를 보면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해서 장례 기획자가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조문객 숫자를 정확히 예측하는 일이란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이산가족 상봉중단 장기화 가능성

    북한이 일방적으로 중단을 선언한 이산가족 상봉이 언제나 재개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은 한반도 정세 등을 이유로 걸핏하면 이산가족 상봉 카드를 들고 나왔다. 2001년에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 우리 정부의 비상경계 강화조치를 이유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1년 2개월여 동안 멈췄고,2004년에 고 김일성 주석의 10주기 조문 불허를 트집잡아 1년 넘게 중단된 적이 있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중단카드로 남측을 압박해 왔기 때문에 관심은 언제 재개되느냐는 것이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중단은 겉으로는 쌀·비료 지원유보에 연결돼 있지만 실제로는 미사일·6자회담 복귀 등과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해법찾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20일 “빠른 시일 내에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당분간 남북관계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장기화 가능성을 감추지 않았다. 북한이 금강산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산가족 면회소 건설현장에서 인력을 철수하라고 추가 통보해 온 데서도 북한의 추가 조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이종석 장관은 북한이 취할 추가 조치에 대해 “예단하지 않겠다.”면서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를테면 미국 등에서 개성공단을 문제삼을 경우에 북한은 개성공단 인력 철수 등도 요구할 수도 있다. 북한은 인도적 차원의 대북 쌀·비료 지원거부에 인도적 차원의 이산가족 상봉 중단이라는 강수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재개의 분위기와는 더욱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미사일 사태가 해결될 수 있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산가족 상봉중단 사태는 장기화될 가능성도 높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10월에 예정돼 있는 남북장관급 회담 때까지 5자회담으로 6자회담의 토대를 만들고 남북적십자 회담을 자연스럽게 열어 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신문사 경영정보 공개 시장지배 사업자 규정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주선회 재판관)는 29일 언론사의 정정보도청구 절차를 민사상 가처분 절차에 따르도록 한 언론중재법 조항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신문법에서 전국 발행부수를 기준으로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정하고 이들에게 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배제한 조항도 위헌결정을 내렸다. 또 신문사가 다른 신문사나 통신사를 소유하지 못하게 한 조항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신문사가 전체 발행부수와 유가 판매부수 등을 신문발전위원회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는 등 경영정보 공개의무 등 신문법과 언론중재법의 다른 조항들에 대해선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신문사의 경영정보 공개에 대해 “신문기업은 일반기업에 비해 공적 기능과 사회적 책임이 크기 때문에 소유구조는 물론 경영활동에 관한 자료를 신고ㆍ공개해 투명성을 높이고 신문시장의 경쟁질서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신문법에서 1사가 시장점유율이 30%가 넘거나 3사가 60%를 넘으면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반사업자에 비해 더 쉽게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되도록 규정하는 것은 신문의 다양성 보장이라는 입법 목적 달성에 합리적 수단이 못 된다.”고 밝혔다. 공정거래법은 1사의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이면 독점,3사 합계 75% 이상이면 과점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은 헌재 결정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심판이 청구된 34개 조문 중 일부 조문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조문에 대해 합헌으로 인정한 것은 언론의 개혁과 정상화를 위해 당연하고도 다행스러운 결정으로 본다.”고 밝혔다. 문화부는 경영자료 신고의무가 합헌으로 인정된 만큼 이달 30일까지 일간신문사의 추가신고가 끝나는 대로 검증 업무를 준비하고 연내에는 자료가 공개될 수 있도록 해 신문시장의 투명성과 신뢰성 제고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도록 할 방침이다. 지난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은 신문법과 언론중재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다. 임창용 김효섭 박경호기자 newworld@seoul.co.kr
  • 신문시장 독과점 심화 우려

    29일 헌법재판소가 신문법과 언론중재법 헌법소원의 상당수 조문을 합헌으로 판정함에 따라 신문시장 정상화를 향한 정부·언론계 행보가 빨라지게 됐다. 그러나 신문시장의 독과점 규제 근거가 될 수 있는 신문법 17조 등이 위헌으로 결론나면서 신문시장의 독과점 규제는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신문시장의 불공정 행위가 초래될 위험성이 별로 크지 않고, 발행부수를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을 판단하는 것은 신문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배력이 낮은 신문을 지원하는 신문발전기금이 메이저 신문사들에 돌아가는 기현상이 생기면서 독과점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은 “조선·중앙·동아일보가 신문발전기금을 받게 돼 신문시장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사라지게 됐다.”고 비판했다. 일간신문의 다른 신문 복수 소유를 금지하는 신문법 15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져 미디어 업계 재편도 뒤따라 독과점이 더욱 심화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그렇지만 신문사들의 자료신고를 의무화한 신문법 제16조의 모든 조항이 합헌결정을 받음에 따라 신문사들의 경영자료 신고와 검증·공개 업무가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신문발전기금과 관련해서도 주요 조항이 합헌결정을 받음에 따라 신문발전위원회와 신문유통원은 예정대로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신문유통원은 연말까지 당초 목표로 했던 50개 이상의 공동배달센터를 순차적으로 개설, 유통원 사업을 조기에 정착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신문발전위원회도 7월 초 신문발전기금 우선 지원 대상 사업자를 선정 발표하고, 본격적인 지원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일간신문의 방송겸영을 금지한 신문법 제15조 1항에 대한 합헌 결정으로 방송사업 진출을 타진해온 신문사들의 행보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일부 신문사들은 이 조항에 대해 “신문이 뉴미디어에 진출할 수 있는 핵심 분야가 금지되고 있다.”며 강력 반발해왔다. 반면 또 언론사의 고의·위법성이 없어도 정정보도 청구가 가능하게 한 언론중재법 제14조2항은 위헌 결정을 받음에 따라 보완입법 조치가 필요하게 됐다.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은 “위헌으로 결정된 조문에 대해서는 조만간 언론계와 국회 등 관계·단체와의 협의와 공청회, 입법과정을 거쳐 보완하겠다.”고 말했다.임창용 김미경기자 sdragon@seoul.co.kr
  • 재경부, 명칭 변경 추진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는 한국거래소로, 증권예탁결제원은 한국결제원으로 각각 이름을 바꾸는 방안이 추진된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20일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안 조문에 이런 내용의 기관 명칭 변경 사항도 포함돼 있다.”면서 “관계 부처 협의 등을 거쳐 빠르면 이달말쯤 입법예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 통합법은 제정 작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빠르면 2008년부터 이름이 바뀐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돈벌이’ 눈길끈 지자체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의 특수성을 살려 추진하는 수익사업 가운데 독특한 것이 많다. 지역을 알리고 돈도 버는 일석이조 효과로 명실공히 지방자치시대가 자리잡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행정자치부가 15∼16일 충남 서산시 문화회관에서 여는 ‘제18회 경영행정혁신발표대회’는 한마디로 지방시대에 수익사업 개발을 위한 전국 16개 시·도의 아이디어 경연장이다. 눈길을 끄는 사례들을 살펴본다. ●‘물장사’하는 충주시 충북 충주시는 온천수 사업을 직영한다. 과거 커다란 호황을 누리던 수안보 온천은 온천수가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자 이용객이 줄어들고 불황이 찾아들었다. 충주시는 온천 경기를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모든 온천공을 확보해 온천수를 제한 급수했다. 아울러 온천수의 누수를 막고자 낡은 온천수 수송관을 교체했다. 그 결과 2001년 이후 5년 동안 6억 8000만원의 순이익이 생겼다. 온천수 공급을 통제하는 효과도 있어 온천수 고갈도 막게 됐다. ●인삼 파는 데 열성인 금산군 금산군은 2001년 개통된 대전∼통영 고속도로에 휴게소가 세워지자 특산품인 인삼을 전문으로 하는 ‘인삼하우스’를 입주시켰다. 처음에는 금산 인삼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데만 집중하다 2003년 7월부터는 판매도 곁들였다. 처음에는 군청 직원들이 순번제로 근무했으나 2004년부터 전문 판매 요원을 상·하행선에 배치하면서 변화가 나타났다. 첫해 2억 5000만원이던 판매 수익이 지난해는 8억 1300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해신’으로 수입 올리는 완도 통일신라시대의 해상왕 장보고가 활동한 완도군은 그 덕에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드라마 ‘해신’의 촬영장을 유치한 뒤 드라마가 히트하면서 관광객이 크게 몰리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에서 5시간이나 걸리지만 지난해 500만명이 찾았다. 숙박업소, 음식점, 특산물 판매 등으로 모두 582억원의 지역 경제 소득이 생겼다. ●유교문화로 수익올리는 안동시 안동시는 유교 문화의 원형이 잘 보존된 도시다. 전국에서 목조문화재를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다.1999년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방문한 것을 계기로 ‘유교문화’를 문화상품화했다.1996년 한해 83만명에 불과하던 방문객이 지난해에는 300만명을 넘어서 1614억원의 지역경제 유발효과를 가져왔다.2010년에는 방문객을 350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밖에 고창군은 유스호스텔을 직영하고, 서귀포시는 스포츠 산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노리고 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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