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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버지니아 비극과 美 국민의 성숙한 대응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은 그 참담하고 비극적인 상황과는 별개 차원에서 미국 사회의 의미 있는 단면을 보여준다. 커다란 충격과 슬픔 속에서도 미국민들이 사건을 대단히 냉정하고 이성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미국민들은 범인이 조승희씨인 것으로 드러난 뒤에도 그를 ‘한국인 1.5세’로 보기보다는 버지니아 공대생으로 봤다. 사건도 조씨의 현실적 불만과 비정상적 정신상태가 부른 개인 범죄로 인식했다. 조씨가 한국인임을 애써 주목하려 들지도, 사건을 인종 문제나 국적 문제로 왜곡시키려 들지도 않았다. 미국민들의 이런 인식은 단지 정부 차원의 입장 표명에서만 표출되는 것이 아니다. 우선 미 언론이 그의 국적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버지니아 공대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학생회는 주미 한국대사관에 보낸 이메일에서 “한 사람의 행동이 우리 학생과 한국민 간의 장벽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한국이)알아주길 바란다.”고 했다.“범인이 어디 출신인지는 중요치 않다.”며 한국인 취재기자를 위로하는 학생도 있다고 한다. 한국인을 향해 발길질하는 시늉을 한다거나 하는 식의 위협적 행동도 없진 않지만 극히 예외적인 사례인 듯하다. 개인과 집단을 구분할 줄 알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시민의식이 이처럼 성숙한 자세로 나타나는 것이라 하겠다. 한국인에 대한 보복이나 양국 관계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던 터에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정부가 한때 조문단 파견을 검토하다 철회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결정이라고 본다. 우리의 슬기로운 대응이 중요하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번 참극에 대해서까지 악성댓글을 달고 있다. 자제해야 한다. 희생자와 유족의 슬픔을 함께 애도하되 사건을 국가적 문제로 확대 해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행여라도 사건을 반미감정을 부추기는 데 활용하려 해서는 더욱 안 될 것이다.
  • 조문사절단·특사 파견 않기로

    미국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사건의 범인으로 한국 교포학생이 지목된 것과 관련, 정부는 일각에서 제기된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 조문이나 조문사절단·특사 파견 등은 추진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사건 발생 이후 정부 차원에서의 ‘낮은 톤(low-key)’ 대응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19일 “일각에서 정부 차원의 조문사절단이나 대통령 특사 파견 등이 거론되는데 정부에서 이를 검토하거나 미측에 제안한 적이 없으며, 그럴 필요성도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불행한 사건에 대해 관련국으로서 애도를 표하는 선에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국 정부와 언론 등은 범인이 한국계라는 점보다는,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오히려 한국계임을 강조하면서 원죄 의식과 책임감을 내세운다면 양국 관계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그동안 미국에서 발생했던 참사에도 정부간 조문사절단을 보내거나 사과한 선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민간이나 교민사회에서의 조문활동이나 사과성명은 민간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인 만큼, 정부가 상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다른 관계자는 “버지니아주 관계자들을 비롯, 미측은 한국계를 강조하기보다 미국사회의 참극으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우리의 책임론을 부각시킬 필요는 없다.”며 “특히 이번 사건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등 우리나라의 이익에 입각한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미 관계를 지나치게 의식, 우려하는 것도 미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태식 주미대사의 ‘자성의 32일 금식’ 제안도 이런 기조를 거스르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한국계 범인이라는 책임론보다 교민사회의 충격을 줄이고, 그들의 안전대책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정부 관계자는 “교민사회가 이번 사건에 죄책감을 느끼기보다 하루 빨리 평정을 되찾고 이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방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주미공관을 통해 교민사회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노대통령 세번째 애도 메시지

    미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 이틀째인 18일 청와대와 정부는 차분하고 신속한 대응을 원칙으로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번 사건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비자면제 추진 등 한·미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송민순 외교통상부장관과 관련 수석·비서관이 참석한 대책회의를 주재한 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게 위로전문을 보내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전문에서 “조속히 사건이 수습돼 미 국민이 충격과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앞서 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로마노 프로디 이탈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 말미에 “크나큰 충격과 비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미국 사회가 하루속히 평온을 되찾게 되길 바란다.”며 사건 이후 세 번째 애도 메시지를 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에서 관련 보고를 받고 “신중하고 면밀하게 재미교포 사회가 동요하지 않고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통령의 방미 조문’ 방안에는 “이 문제를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건 좋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정부 관계자는 말했다. 이는 이번 사건의 초점을 ‘한국계’가 아니라 미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 맞추는 미 정부나 언론의 차분한 대응 방식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외교부는 전날에 이어 송 장관 주재로 대책회의를 여는 등 후속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특히 교민 피해가 없도록 대책을 점검하고 한·미 FTA 타결을 계기로 조성된 양국간 선순환 국면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도록 관련 방안을 집중 모색했다. 송 장관은 전날 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앞으로 조문서한을 보내 “희생자 가족과 미국 국민이 조속히 회복되길 기원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박찬구 김미경 윤설영기자ckpark@seoul.co.kr
  • [김석의 갯바위 통신] 방조제 학꽁치 낚시

    립스틱 짙게 바른 ‘학꽁치’를 아시나요? 일식집이나 초밥집에서 비싼 값을 지불해야만 맛볼 수 있는 학꽁치. 일본이름으로 ‘사요리’라고도 하며 주둥이가 학의 부리처럼 길고 끝이 붉다. 꽁치와는 모양새와 맛이 확연히 다른 어종이다. 담백하고 쫄깃한 회맛이 일품인지라, 이 시기부터는 여타 어종들보다 학꽁치만 낚으면서 즐기는 생활 낚시인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낚싯대를 들 힘만 있으면 간단한 채비로 어른, 아이 누구나 쉽게 낚을 수 있는 것이 학꽁치 낚시의 매력이다. 또 학꽁치들은 무리지어 다니기 때문에 낱마리 조과란 있을 수 없다. 가족과 함께 함성을 지르며 오랜시간 즐길 수 있다는 말이다. 학꽁치 낚시는 일년 내내 이루어진다. 하지만 봄철에는 씨알이 굵어지기 때문에 ‘학꽁치 한 마리가 형광등 크기만 하다.’는 농담이 오가기도 한다. 학꽁치는 상층부로 떠다니는 고기라 찌낚시로 낚아낸다.6.3∼7.2m 정도의 민장대에 작은 고추찌를 달아서 낚기도 하고, 민물 릴대나 4.5∼5.3m 정도의 바다 1호대에 구멍찌와 막대찌를 이단찌로 연결하기도 한다. 민장대나 릴대의 사용에도 요령이 있다. 민장대는 거리에 한계가 있어 학꽁치가 발밑까지 다가왔을 때만 낚을 수 있다. 민장대 길이가 닿는 거리에는 씨알도 작고 입질도 미약한 작은 학꽁치만 바글거려 오히려 낚아내기 힘든 경우도 있다. 이때는 릴대를 사용하면 효과적으로 씨알굵은 학꽁치를 낚을 수 있다. 큰 학꽁치는 15∼20m 이상 먼 거리에서 회유하기 때문에 릴대를 사용, 찌밑수심 3∼4m를 주고 멀리 던져 살살 끌어주면 굵은 학꽁치만 골라 낚을 수 있는 것이다. 밑밥을 사용하면 달려드는 학꽁치떼가 발밑에서 빠져 나가지 않기 때문에 가지고 간 밑밥이 떨어질 때까지 낚을 수 있다. 주로 사용하는 미끼는 곤쟁이와 크릴. 연한 선홍빛보다는 붉은 색이 도는 크릴을 사용해야 보다 나은 조과를 올릴 수 있다. 학꽁치는 유독 빨간색에 더 잘 달려드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릴낚시 이단찌 채비는 입질 파악을 위한 어신찌로 소형의 둥근 스티로폼찌나 목줄찌를 달고, 이어 가벼운 어신찌를 원투하기 위해 던질찌를 함께 달아주는 형식이다. 던질찌는 아무 구멍찌나 써도 무방하다. 학꽁치가 입질하면 어신찌가 물속으로 빨려 든다. 이때 낚싯대를 가볍게 당기기만 해도 충분한 챔질이 된다. 입질이 약할 때는 어신찌가 잠기지 않고 옆으로만 가는 경우도 있다. 어신찌가 던질찌에서 멀어지는 때를 챔질 타이밍으로 보면 된다. 학꽁치는 성질이 급해 낚여 올라오면 금방 죽는다. 따라서 얼음을 담은 소형 아이스박스는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또 가늘고 약한 학꽁치 비늘을 손이나 옷에 묻히기 싫다면 면장갑도 챙겨야 한다. 전남 여수시에 위치한 신월동 방조제 앞에는 지금 학꽁치 낚시가 한창이다. 약 500m 길이의 이 방조제는 차에서 내리면 곧바로 학꽁치 낚시터가 된다. 떠나자!가족과 함께 오동도의 활짝 핀 동백꽃도 보고 학꽁치회 맛도 볼 수 있는 여수로! 출조문의는 여수 포인트 낚시(24시간,011-9624-0049).
  • [사설] 美 총기참사 희생, 깊이 애도한다

    미국이 사상 최악의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으로 커다란 충격과 슬픔에 잠겼다. 수업중이던 교수와 학생 등 32명이 이 대학에 재학중이던 한국인 1.5세 조승희씨의 마구잡이 총격에 희생됐다. 참변을 겪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고귀한 생명을 잃고 만 희생자들의 영령에 깊은 애도의 뜻을 밝힌다. 창졸지간에 사랑하는 자식과 부모·형제를 잃은 유가족들에게도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이번 사건은 비단 미국만의 슬픔을 넘어 지구촌 전체의 비극이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범죄는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류적 만행이다. 이 끔찍한 사건의 범인이 미국 영주권을 가진 한국인이라니 그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가 없다. 범행 동기가 다 밝혀지진 않았으나 수사당국은 일단 여자친구의 변심에 앙심을 품고 저지른 개인 차원의 범죄로 파악하는 듯하다. 적어도 인종이나 국적을 둘러싼 갈등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은 자칫 미국민들의 증오심과 반한 감정을 촉발시킬 개연성이 없지 않다고 본다. 버지니아 공대 한인 유학생을 비롯해 미국 교민들도 이를 우려하며 초긴장 상태에 놓였다. 실제로 일부 학교에서는 한인에게 침을 뱉으며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낸 일도 벌어졌다고 한다. 양 국민의 슬기로운 대처가 필요하다. 만에 하나 재미 한인에 대한 보복성 위해가 일어난다면 이는 양국민의 감정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안길 뿐 아니라 두 나라 선린우호관계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다. 정부는 사건이 국가간 문제로 비화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무엇보다 한·미 FTA 비준 동의와 비자면제 협상, 미 의회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등 양국 현안에 나쁜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미국 조야와의 대화를 강화해야 한다. 정부 차원의 고위급 조문단을 보내 미국민들을 위로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본다. 사건의 본질이 인종 문제가 아니라 총기소지에 있음을 두 나라 국민이 충분히 헤아리도록 양국이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인 1.5세대와 미국 유학의 어두운 그늘을 함께 살피는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 [美 교포학생 총기난사 파문] 1만명 추모집회… 한인회 기금조성 추진

    |블랙스버그(미 버지니아주) 이도운특파원|미국 역사상 가장 끔찍한 대학구내 총격사건이 발생한 버지니아 공대는 17일(현지시간) 피비린내가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모든 학사업무가 중단돼 캠퍼스 곳곳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학교 관계자들은 희생자 추모를 계속하면서도 상처를 씻고 새 출발을 하기 위해 힘을 추스르는 모습이었다. 학생들은 악몽에서 벗어나려는 듯 대부분 등교하지 않은 채 동료들과 안부확인 전화를 교환하기도 했다. 기숙사에 입주해 있는 일부 한국계 학생들은 보복공격을 우려, 짐을 싸 기숙사를 뜨기도 했다. ●“너를 잊지 않을게…” 버지니아 공대는 모든 학사 일정을 중단하고 하루 종일 희생자들을 추모하면서 이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날로 보냈다. 오후 조지 W 부시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학생·교수·지역주민 등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희생자 추모행사를 가진 데 이어 저녁엔 30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학살’의 현장인 노리스홀 인근 잔디밭에서 수천명이 참석, 촛불집회를 열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참석자들은 손에 촛불을 들고 희생된 친구와 가족을 그리며 눈물을 흘렸고, 다시는 이같은 비극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결의를 다졌다.8개의 나무판에 희생자들을 기리는 글귀를 적고 희생자들과의 추억을 되살리며 명복을 빌기도 했다. 버지니아 공대 존 돌리 교무부처장은 “모든 유가족을 만났는데 아무도 한국인에 대해 노여움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고 밝혔다. 조승희씨가 한국계란 점 때문에 한국계 학생들이 보복공격을 당할 것을 우려하는 점을 불식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됐다.그러나 한국계 학생들은 반한 감정이 번질 가능성을 우려,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교민은 현재 약 200만명이고, 그 중 유학생 수는 9만 3000여명이다. 권태면 워싱턴 주재 한국 총영사는 17일 티모시 케인 버지니아 주지사를 만나 한국 정부와 국민의 애도의 뜻을 전했다. 케인 주지사는 “한인사회도 충격이 클 텐데 동요없이 안정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신원 확인뒤 합동 영결식”미국 수사당국이 조씨의 신원을 확인한 시기 및 방법과 관련, 권 총영사는 “미측은 어제(16일) 늦은 시간에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협조 아래 지문 조회를 통해 조씨의 신원을 100%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희생자 장례문제에 대해 “미국측이 사망한 33명과 관련된 필요 사항을 완전히 확인할 때까지는 영결식이 어려울 것”이라면서 “(시체 인도는) 유족별로 이뤄지지 않고 한꺼번에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워싱턴D.C, 버지니아주, 메릴랜드주 등 미국 3개 지역 한인회와 워싱턴 지역 교회 협의회는 17일 버지니아 공대 총격사건에 따른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추모기금 조성, 미국 언론 홍보 대책, 조문단 방문 등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단체들은 “현재 미국 일부에서 한국 학생들에게 물을 끼얹는 일이 있었다는 등 각종 소문이 나돌고 있다.”면서 “교포들이 흥분과 우려를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dawn@seoul.co.kr
  • 조건부 영장발부제 누더기 통과

    돈 없는 피의자도 불구속 수사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던 ‘조건부 구속 영장 발부 제도’가 국회 법사위 심의 과정에서 대부분 삭제되고 말았다.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17일 구속 영장 청구 단계에서도 출석을 담보하거나 인(人)보증를 내세우는 등의 조건으로 영장 발부와 동시에 석방을 허가하는 ‘조건부 구속영장 발부제도’를 심의한 결과 9가지 조건 중 ‘공탁 및 담보제공’ 조건만을 남긴 채 모두 삭제했다. 조건부 영장 발부제는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발부 또는 기각 할 수밖에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간 단계로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영장을 발부하는 동시에 석방을 결정하는 일종의 영장 집행유예제도다. 당초 사법개혁추진위원회는 이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법원이 정하는 일시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을 것 ▲보증금 납입 약정서를 낼 것 ▲피고인 외의 사람이 작성한 출석보증서를 제출할 것(인보증) ▲주거 장소를 제한하고 출국하지 않을 것 ▲피해액을 공탁하거나 담보를 제공할 것 ▲법원이 정한 보증금을 납입할 것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었다.하지만 출석보증서 제출이나 인보증 만으로도 불구속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서민들의 ‘희망뉴스’가 이날 국회 법사위 심의 결과 물거품이 된 것이다.한편 이날 소위는 일반 국민이 직접 배심원으로 형사재판에 참여해 유·무죄와 양형 의견을 밝히는 국민 형사재판 참여제도를 도입하기로 합의하고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살인, 강도, 강간, 수뢰죄 등 재판에서 피고인이 원할 경우 5∼9명의 배심원이 재판 전 과정을 지켜보고 유·무죄 평결과 양형 의견을 판사에게 밝힐 수 있게 됐다. 다만 판사는 배심원단의 의견에 구속당하지 않는다. 소위는 또 앞선 16일 회의에서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법원에 재정신청을 청구할 수 있는 대상을 종전 공무원의 직권남용·불법체포감금·독직폭행, 선거법 위반 등 4개 범죄에서 모든 고소사건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소위를 통과한 법안은 조문화 작업을 마치고 26일쯤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번 법안들은 여·야의 합의를 거쳐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부고]

    ●이재(전 경남은행 국제부장)원(전 경희대 부총장)씨 모친상 13일 경희의료원, 발인 16일 오전 8시 (02)958-9545●추교섭(삼지상사 대표)교인(삼성물산 인사지원실장 상무)씨 부친상 장성봉(사업)씨 빙부상 13이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16일 오전 7시 (031)787-1503●여준동(코리아아마스 회장)균동(영화감독)씨 부친상 박재권(3K Inc. 대표)씨 빙부상 13일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02)3779-2193●황용진(CJ자산운용 경영리스크관리본부장 이사)창진(안과의사)씨 부친상 13일 부산 조은강안병원, 발인 15일 오전 (051)610-9671●문완식(SH공사 홍보팀장)용식(사업)씨 모친상 김현태(영남건설교육원 원장)김수현(법무사)홍재형(〃)씨 빙모상 13일 서울의료원, 발인 15일 오전 7시 (02)3430-0397●신동규(대한민국재향군인회 보도과장)씨 부친상 13일 강원도 원주의료원, 발인 15일 오전 10시30분 (033)760-4603●주용철(이로지텍 대표)용진(KCC 차장)씨 부친상 황진자(한국소비자보호원 차장)씨 시부상 손동화(한국식품개발연구원)유병우(자영업)씨 빙부상 13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02)2650-2742●유형선(인하대 교수)영선(유영선치과 원장)경선(와토코리아 대표)씨 모친상 황도형(전 성신양회 상무이사)김근호(마이폰 사장)씨 빙모상 13일 경희 동서신의학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02)440-8912●김영태(중소기업청 서기관)씨 모친상 임병전(현대증권 포트폴리오팀 대리)씨 빙모상 12일 부산의료원, 발인 14일 오전 6시30분 (051)607-2654●오환우(진해 경화초등학교 교사)환중(회사원)환원(원테크놀로지 대표)환호(국회의원 보좌관)씨 부친상 12일 경남 창원 파티마병원, 발인 14일 오전 8시 (055)270-1942●최완용(엠에스테크놀러지 대표)승용(〃 부사장)호용(종근당 병원사업부장)씨 부친상 최다래(현암중 교사)씨 조부상 이명례(단대초등학교 교사)씨 시부상 조성묵(삼태성 이사)씨 빙부상 1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02)3010-2265●김일원(한국동서발전 당진화력발전처 총무팀장)씨 별세 1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02)3010-2266●김성로(전 동명기술공사 부사장)씨 별세 13일 한양대병원, 발인 15일 오전 10시20분 (02)2290-9460●오용식(충북도의원)씨 부친상 13일 충북 괴산장례식장, 발인 15일 오전 9시 (043)834-4447●조문배(불교방송 보도국 차장)씨 형님상 12일 을지병원, 발인 14일 오후 2시 (02)971-2203●이종구(전 한나라당 총재특보)씨 빙모상 13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02)392-0899
  • 정지용 문학상 조오현 스님 수상

    ‘향수’의 시인 정지용을 기려 지용회(회장 이근배)가 제정한 ‘정지용 문학상’ 제19회 수상자로 시인 조오현(법명 무산·霧山·75) 스님이 12일 선정됐다. 수상작은 ‘아득한 성자’. 스님은 1958년 밀양 성천사에서 사미계를,1968년 범어사에서 비구계를 받았으며 불교신문 편집국장과 주필을 거쳐 현재 강원도 낙산사와 신흥사 회주를 겸하고 있다.1968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해 시집 ‘심우도’ ‘설악시조집’ 등을 발표했다.
  • [한·미 FTA 시대] FTA특위 “정부, 대책보다 홍보 급급”

    6일 열린 국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대책특위에서는 협상결과 평가와 정부의 대국민 홍보 방식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비준 여부를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특위 운영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열린우리당 강창일 의원은 제주 감귤에 대한 계절관세 도입 결정에 강한 이의를 제기했다. 강 의원은 “수확기에 관세를 유지한다고 해놓고 수확기가 10∼3월인데 왜 9∼2월로 했냐.”면서 “미 캘리포니아 상·하원 의원들의 압력을 받은 부시 정부가 우리 정부에 압력을 넣은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은 “정부가 마치 모든 협상이 끝난 것처럼 대국민 홍보에 치중한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쟁점 사항에 대한 세부 조문 정리에 따라 더 얻을 수도 잃을 수도 있는데 협상은 지금부터라고 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통합신당모임 변재일 의원은 “미국 쇠고기가 들어와도 한우는 차별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홍보만 하니까 농민을 우롱하는 것 같다.”면서 객관적 평가자료를 주문했다. 열린우리당 유승희 의원은 “상임위 차원의 공청회든, 청문회든 철저한 검증절차를 거치고 피해 계층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측이 “투자자-국가 소송제도(ISD) 적용 대상에서 부동산과 조세 정책이 제외됐다.”고 확정적으로 설명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김양수 한나라당 의원은 “똑같은 정부 자료에서도 ‘ISD 간접수용 대상에서 부동산과 조세 정책이 제외됐다.’는 문구와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 등 공공복지를 위한 정당한 정책은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고는 간접 수용이 아니다´ 라는 문구가 동시에 들어 있다.”면서 “협정문이 공개된 후에는 이것이 장밋빛인지 핏빛인지 판가름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특위가 과외공부하듯 하는 형태로 지속돼선 안 된다.”면서 “정부의 일방적인 선전 공간이 되지 않도록 상임위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특위도 국정조사위로 발전적 해체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美시장 3년 선점…EU와 새달 협상”

    김종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단 수석대표는 6일 “미국과 가까운 시일 내에 추가로 FTA 협상을 할 가능성이 있는 나라는 거의 없으며 그 기간은 최소 3년은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 FTA 협상 타결로 최소 3년간 한국이 미국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김 수석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한·미 FTA 체결대책 특위 회의에 참석, 이같이 말하고 미 행정부가 의회로부터 받은 무역촉진권한(TPA)이 6월 말이면 끝나는 반면 미국 내에서 TPA 연장 논의에 대해 간추려진 합의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한·미 FTA가 가지는 밸류(가치)는 양자간 주고받은 내용 외에 다른 나라들이 상당기간 (미국 시장을) 개척하지 못하는 선점의 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수석대표는 향후 우리나라의 FTA 추진일정과 관련,“유럽연합(EU)과는 내달 중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 간에 FTA 협상을 했기 때문에 미국과 EU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합의하지 못하는 몇 가지 이슈 외에는 협상에 큰 걸림돌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캐나다도 미국과 같은 대륙이고 여러 제도가 미국과 유사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FTA 협상을) 매듭지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인도와는 이제 시작해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중요한 나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중국은 시작할까 말까 하는 단계고 일본과는 협상을 계속했지만 입장차가 워낙 커서 입장차에 대한 조정 없이는 다시 마주 앉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미 의회에서 제기하는 재협상이나 추가협상, 내용 수정 주장 등에 대해 “내용은 수정될 수 없다. 결과에 대한 재협상과 추가협상도 안 된다는 의견을 확고하게 미국측에 전했다.”고 밝혔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도 이날 2007 서울모터쇼’ 개막식에서 “한·미 FTA의 재협상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기본적으로 협상은 끝났으며, 앞으로 의회에 보고하기 위한 조문작업이 남아 있다.”고 답했다. 김 본부장은 이와 함께 개성공단을 둘러싼 한·미간 해석이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개성과 관련해서는 역외가공이라는 개념을 양측이 받아들였고 (그래서 우리의 해석도 맞고) 개성이라는 말이 어디에도 나오지 않아 (미국의 해석도 맞기 때문에) 해석이 서로 다른 게 아니라 일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인기스타 문희(文姬)가 약(藥)은 왜먹어

    인기스타 문희(文姬)가 약(藥)은 왜먹어

    「톱·스타」 문희가 음독했다는 「쇼킹」한 소문이 지난 주 영화계 주변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 소문은 입에서 입으로 끝없이 전파 확대되어 갔다. 놀라운 것은 이 문희 음독설을 그럴싸하게 받아들이는 층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문희 자신은 자기의 뜬소문을 그대로 믿는 층이 너무 많다는 사실에 오히려 충격을 느끼고 있는 표정. 방문 두드려도 안일어나 가족들이 놀란것은 사실 소문의 진원은 7월24일 문희가 그날 출연키로 된 3편의 촬영「스케줄」을 「팡크」낸데서부터 시작됐다. 이 날 그녀는 『샹하이 출신』(변장호(卞長鎬) 감독) 『결혼대작전』(최훈(崔薰) 감독) 『속·꼬마신랑』(이규웅(李圭雄)) 등 세 영화 촬영 계획이 서있었고 이 영화의 제작부 사람들이 아침부터 문희 집에가서 그녀가 잠자리에서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 이 날 아침 문희는 평소 같으면 충분히 일어날 시간인데도 잠자리에서 나오질 않았다. 10시께 이상하다싶어서 심부름하는 소녀 김모양(18)을 2층 문희의 침실에 올려보냈다. 잠귀가 유달리 밝아서 한두번의 「노크」에도 눈을 번쩍 뜨는 문희가 이날은 문을 아무리 두드려도 깨어나지 않았다는 것. 이상하게 생각한 김양이 열쇠구멍으로 들여다 봤을때 문희는 죽은듯 누워 있었다. 놀란 가족들이 뛰어올라 잠긴 문을 열고 가까스로 자리에서 일으켰다. 이성관계다, 가정문제다 그럴싸한 소문 나돌지만 여기서 소문은 일단 문희가 수면제를 먹은 것으로 났다. 그리고 잠자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살할 목적으로 먹은 것이란 추측이 그럴싸하게 뒤따랐다. 몇해전 자살한 「마릴린·몬로」를 연상케 하면서 이 한국의 「톱·스타」가 왜 세상을 버리려 했는가에 관한 해석이 구구하게 퍼졌다. 그 해석을 크게 분류하면 첫째가 「이성관계의 고민」이고 그 다음이 「가정문제」 그리고 「영화에 대한 환멸과 의욕상실에서 온 비판」등이다. 결혼적령기의 남녀치고 이성문제에 대한 그나름의 집념이 없을수 없다면 「스타」문희도 예외일 수없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더구나 「한국에서 제일 예쁜 배우」인 그녀에겐 그녀의 표현대로 「엉뚱한 스캔들」이 적지않이 있었다. 「베일」속에 곧잘 감추어졌던 이 「엉뚱한 스캔들」이 이번에 다시 표면화 하지 않았느냐는게 이 첫번째 문제에 관한 추리였다. 그 다음 가정문제. 평소 문희와 가까이 지냈다는 한 사람은 그녀가 곧잘 『속상해 죽겠다』 『중이 되고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가족관계를 보면 어머니 서여사(55)아래 4남1녀의 외딸. 오빠가 셋이고 남동생이 하나다. 표면상 다복한 가정의 귀염동이 외딸이고 사실상 서울 장위(長位)동 그녀의 집 분위기는 그다지 어두운 구석이 안보인다. 문희에게 딸린 식구는 운전사 2명, 「스케줄·맨」 한사람, 심부름하는 소녀 한사람 그리고 식모가 2명. 오빠 2명은 결혼해서 분가했고 나머지 식구가 11명이다. “너무 엉뚱한 소문때문에 진짜 아파도 누울수 없어” 한 사람은 문희의 짐이 너무 무겁다고 동정의 빛을 띠었다. 촬영장에서 과로로 곧잘 졸도하면서 문희는 평균 20편의 영화를 겹치기하고 있고 그러면서도 『큰 돈을 모으지도 못했다』고 자못 동정적 발언. 염세·비관론은 위 두가지 문젯점과 직결된다. 「데뷔」한지 5년이 지난 그녀는 겹치기 출연이 연기자의 생명을 단축한다는 것을 모를, 그런 무분별한 입장은 아니다. 작품에 대한 정열도 욕심도 「데뷔」때처럼 폭발적일 수는 없다. 정상을 극복했다는 포만감 뒤에 어쩔수 없이 느낄 「매너리즘」과 허탈감을 수습 못한채 지금도 20편의 영화에 강행군한다는건 마음내키는 즐거운 활동이 못된다. 이것은 문희와 같은 또래의 윤정희(尹靜姬)나 남정임(南貞妊)의 경우도 마찬가지. 다만 「유달리 내성적인」 문희에게 이 허탈감이 쉽사리 찾아 들었으리라는 관측이고 그것이 이 가상적인 음독설의 이유로 등장했다. 물론 이런 이유는 문희가 약을 먹었다는 소문이 사실이 아닌 한 근본적으로 참새떼의 입방아가 되고만다. 그러나 인기연예인이나 명사의 신상문제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벗겨지고 분석된다면 문희에게 던져진 「구설수」는 예상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경고정도의 의미는 있다고 할는지…. 어쨌든 문희는 『수면제를 먹기는 커녕 보지도 못했다』고 펄펄 뛰었다. 『아마 그날 왔던 제작부 사람들이 잘못알고 퍼뜨린 소문같다』면서, 『너무 엉뚱한 소문때문에 아파도 누워있을 수조차 없다』고 안타까와 했다. “촬영 마치고 새벽에 귀가 10시까지 정신없이 잔것” 그녀의 말을 들으면 그날따라 몸이 몹시 아팠다. 전날인 23일에도 몸살 기운이 있어 촬영장에서 짜증을 냈다. 뚝섬에서 『약속은 없었지만』이란 영화촬영중 짜증을 내다가 조문진(趙汶眞)감독과 말다툼까지 했고 새벽 5시께 집에 와서는 『몸도 아프고 짜증도 나서 실컷 울었다. 그리고 아침 10시께까지 정신없이 잤다』는 것. 10시께 문을 두드릴 때는 눈은 떴으나 극도로 피로해서 일어날 기력을 잃었고 「알보민」이란 주사를 맞은 뒤에야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는 것. 그런데 문양의 한 측근이 대기하고 있던 제작부 사람들에게 『도저히 일어나지 않으니 촬영장에 가서 양해를 구해달라』고 말한 것이 음독설로 확대된 전말이라는 것이다. 그날 이후의 동정을 「체크」해 보면, 문희는 24일 낮 밤 촬영을 모두 쉬고 25일엔 가족들과 청평(淸平)쪽으로 「드라이브」했고, 26일부터는 『5형제』(고영남(高英男) 감독) 『누가 그 여인을 모르시나요』(이상언(李尙彦) 감독) 등의 촬영에 다시 들어갔다. 어째서 그런 소문이 그럴싸하게 퍼지고 있는지 - 이점이 바로 문희와 그의 가족을 가장 불쾌하게 만든 것 같다. 문희의 어머니 서여사는 말했다. 『바쁜 「스케줄」때문에 피로하고 몸도 약하기는 하지만 배우생활을 자신이 원해서 하는 것이다. 집에 와서는 별 불평없이 잘 지내고 있다. 딴생각을 하고 있을 까닭이 없다』 그리고 장본인인 문희도 『제가 뭣때문에 약을 먹었겠어요? 염려해주는 건 고맙지만 엉뚱한 소문때문에 정작 나를 아껴주는 「팬」들에게 오해될까봐 걱정이예요』 호기심과 신비의 「베일」속에 가려져 있는 「스타」의 사생활이 이렇게 엉뚱한 소문을 낳는다는 증거. 그러나 문희와 그 가족들은 이번 뜬소문을 『고마운 교훈으로 잘 소화하겠다』고 그들 나름으로 의미를 붙였다.
  • 20세기 초반 한국의 모습

    20세기 초반 근대 전환기 한국인이 스스로를 바라본 시선과 외부인이 한국인을 바라본 시선 사이의 차이를 본격적으로 조명한 책이 나왔다.‘충돌과 착종의 동아시아를 넘어서-근대 전환기 동아시아의 자기 인식과 대외인식’(성균관대출판부 펴냄). 성대 동아시아학술원 총서로 발간된 이 책은 근대전환기 한국의 자기인식과 대외인식의 차이를 조명하고 있다. 크게 러시아,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3국의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이해를 다각도로 분석한 제1부와 근대 미디어에 나타난 한국의 자기인식을 논한 제2부, 한국과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에 벌어진 외교분쟁이나 내분, 입장 등을 고찰한 제3부로 구성됐다.김성남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는 ‘1910년대 식민지 조선에 대한 중국의 인식’에서 새로 발굴한 중국인의 조선답사기 3부를 통해 당시 중국인의 조선에 대한 인식을 들여다봤다. 당시 중국관리 왕양빈이 식민지 조선의 산업발전에 주목하며 낙후한 중국의 현실을 한탄한 대목이 눈에 띤다. 이 밖에 ‘한청통상조약 일부 조문의 해석을 둘러싼 한-청의 외교분쟁’(구범진 서울시립대 교수),‘조선총독부 치안관계자의 한국인식(이규수 성대 연구교수)’,‘식민지 대만과 조선의 대중무역 구조 비교(강진아 경북대 교수)’ 등 모두 17편의 논문이 실려 있다.588쪽,2만 3000원.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한·미 FTA 새벽까지 난항

    한·미 FTA 새벽까지 난항

    한·미 양국은 30일 밤 쇠고기와 자동차 등 자유무역협정(FTA) 의제를 놓고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이틀간 협상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양국 협상관계자들은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당초 내부적으로 정했던 협상시한인 31일 0시부터 회의를 재개, 쇠고기 등 농산물과 섬유 등을 놓고 막판까지 난항을 거듭했다. 미 양국은 쇠고기 등 민감 농산물과 섬유, 금융 등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면 30일 자정께 타결을 공식 선언할 계획이었으나 벼랑끝 대치가 계속돼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양국 협상단은 협상 시한까지 타결을 지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일단 시한을 연장한 뒤 협상을 계속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밤 청와대 윤승용 대변인은 “현재 각자 입장에서 이것만은 국익 플러스 여론 때문에 도저히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채 대치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토니 브레토 미 백악관 부대변인도 이메일 성명에서 “협상이 잘되고 있지 않다.”면서 “향후 몇 시간내에 진전의 신호가 없으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난항을 거듭하는 협상 상황을 밝히기도 했다. 한·미 양국은 이틀 동안 추가로 협상을 한 뒤 타결 내용은 조문작업을 거쳐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에 앞서 “협상 시한(31일 오전 7시)까지 타결 합의에 이를 경우 총론적 합의 사실을 발표하고, 약간의 사소한 쟁점들은 빠른 시일내에 해소하는 방식으로 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면서 “하지만 추가 협상은 아니며 일종의 조문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해 한때 타결이 임박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의제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협상단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양국은 우리측이 강력하게 요구했던 개성공단 한국산 인정 문제를 나중에 다시 논의하는 ‘빌트 인’ 방식으로 타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막판까지 협상의 발목을 잡아온 쇠고기 검역문제도 오는 5월말 국제수역사무국(OIE)의 최종 판정이 나온 뒤 논의하는 이른바 포괄적인 ‘빌트 인’ 방식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협상단의 마지노선인 쌀 문제는 거론하지 않고 개방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국민의 건강 문제와 직결된 쇠고기 검역 문제를 미국측의 압력에 밀려 추후 논의하기로 일단 덮고 넘어가 앞으로 비준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또 초민감품목인 쇠고기는 40%인 관세를 최장 10년에 걸쳐,50%인 오렌지는 1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하자는 우리측 주장과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돼지고기·탈지분유·치즈·천연꿀·대두 등 민감품목의 관세도 장기적으로 철폐해나가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은 승용차(관세 2.5%)는 3년내에, 픽업트럭(25%)은 10년내에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우리는 자동차 관세(8%) 즉시 철폐와 자동차세제 개편, 환경·표준기준 완화 등에 동의했다. 무역구제는 관련법의 개정 없이 무역구제협력위원회 설치로 합의 수준을 낮췄다. 의약품과 방송·통신 등 서비스, 금융, 투자에서도 이견을 대부분 해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새달 2일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균미 구혜영기자 kmkim@seoul.co.kr
  • 청와대 1일 ‘FTA 보완 워크숍’

    한·미 FTA(자유무역협정)협상시한이 초읽기에 들어간 30일 청와대는 하루종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이날 오전 중동순방에서 귀국한 노무현 대통령은 공항에서 헬기를 타고 청와대에 들어와 한·미 FTA 고위 협상단으로부터 협상 진행상황을 보고받고 최종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한·미 FTA 협상회의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협상대표가 “전날 노 대통령과 부시 미 대통령의 전화통화 이후 약간의 변화들이 있는 것 같다.”고 보고했다. 청와대 대변인인 윤승용 홍보수석은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쟁점들에 대해)도저히 ‘된다’,‘안 된다’는 차원의 지침”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회의에서 “최후의 순간까지 국익을 위해 최선의 협상력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의 지침에는 쇠고기 관세철폐 및 검역, 농산물 개방폭 등 핵심쟁점에 대해 물러설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에는 권오규 부총리 주재로 대외경제장관회의가 청와대에서 열렸다. 청와대측은 국익이 달려 있는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노 대통령의 순방기간에도 ‘한·미 FTA티에프’를 매일 열면서 상황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시한이 임박해질수록 청와대측은 사실상 ‘타결’을 전제로 추후 일정을 미리 상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미 FTA는 시한에 맞춰 양측 대표가 타결을 선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저녁무렵부터 ‘선 타결, 후 조문화’라는 방식의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고 협상 현장에 동시통역사가 배치됐다는 정황이 속속 들어오자 청와대는 추후 일정을 기자들에게 고지하는 등 긴박하게 돌아갔다. 애초 다음달 1일로 상정됐던 노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타결 직후 조문화 작업에 걸리는 시간 때문에 다음달 2일쯤으로 순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한·미 양국이 정치적 여론에 민감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한 조치의 일환이기도 하다. 다음달 1일에는 노 대통령 주재로 장·차관과 국정과제위원, 청와대 수석보좌관 등 130여명이 참석하는 ‘한·미 FTA 워크숍’을 청와대에서 열기로 했다. 협상의 핵심현안에 대한 입장이 가닥을 잡은 시점은 전날 노 대통령과 부시 미 대통령의 전화통화 직전이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과 부시 미 대통령과의 통화가 성사된 배경에는 미국측의 양보를 얻어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날 오전, 고위 협상단이 보고한 ‘약간의 변화’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가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미국측의 태도가 기존 입장에서 조금 변화했다는 얘기”라는 설명과 맞물리는 대목이다. 하지만 청와대측의 이 같은 입장은 정치권 일각과 시민사회단체 등 반FTA론자들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돼 협상결과를 둘러싼 논란은 쉽사리 사그러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때 ‘미국측이 협상을 다음달 2일까지 연장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소문이 돌아 진위를 확인하느라 소동이 빚어졌다. 김정섭 청와대 부대변인은 “협상 시한안에 결판을 낸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면서 “정식으로 미국측에서 접수된 바도 없고 시한 연장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는 협상 후속준비 기간 동안 직원들에게 ‘골프 금지령’을 내리는 등 각별한 주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김석의 갯바위 통신] 남해 백도 열기낚시

    봄이 온 것도 같은데 아직도 바다수온은 들쑥날쑥! 출조길에 나서봐야 바닷물 수온변화가 심해 쓸 만한 씨알의 감성돔은커녕 갯바위에서 점심도시락만 까먹고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요즘 바다낚시 동호인들은 빈바구니가 두려워 출조길 나서기가 두렵다. 하지만 틈새공략이라 했던가? 바다속에서 붉은 빛을 내며 줄줄이 올라오는 열기 낚는 재미에 푹 빠져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곳이 있다. 요즘 한창 제철을 맞은 남해바다 거문도, 백도 근해 열기 선상낚시를 하는 곳이다. 열기는 쏨뱅이목 양볼락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불볼락’이라고 불러야 정확하나 보통 열기라고 부르는 게 일반적이다. 열기는 최대 30㎝정도까지 자라고, 암초가 있는 수심 80∼150m의 바다 밑바닥에서 주로 서식한다. 회나 탕으로도 인기가 높지만 소금구이를 해 놓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그래서 갯바위 낚시인들도 줄줄이 올라오는 열기 낚시의 손맛, 입맛을 한번 보면 쉽게 열기 낚싯대를 놓지 못할 정도다. 남해바다 거문도 삼부도권과 눈요기로 천혜의 비경까지 보여주는 백도로 열기 낚시를 떠나보자. 먼저 열기 선상낚시 장비. 낚시대는 2.5∼3m 길이의 열기 선상전용대(우럭 낚싯대를 사용해도 된다) 한대면 충분하다. 릴은 7∼10호 정도의 원줄을 약 200m 이상 감을 수 있는 것이면 된다. 스피닝릴과 장구통릴 두가지 종류가 있다. 장구통릴은 원줄회수 속도는 느리지만, 줄줄이 낚여주는(?)열기를 올리는 데 힘이 덜 든다. 이제 낚시바늘을 달고 열기를 담아 올 아이스박스만 챙기면 준비 끝! 선상 열기 낚시가 쉽고 재미있는 것은 채비가 간단한 데다, 미끼도 오징어살을 잘게 썰어서 사용하거나 민물새우를 사용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재미를 더해주는 것이 항상 꽝없이 줄줄이 올라오는 열기의 마릿수다. 채비에 사용되는 바늘은 보통 10개 정도. 바늘 전부에 신발짝만한 붉은 열기가 낚여 파란 바다속에서 올라온다고 생각하면, 왜 열기낚시를 ‘붉은 꽃이 핀다’고 표현하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남해안 열기낚시는 동트기 전에 출발해 배에 승선한 모든 이들의 아이스박스가 다 채워질 때가 철수시간이다. 보통 새벽 4시쯤 출발하여 오후 2시쯤 철수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비용은 일인당 10만원선. 미끼는 대부분 낚시가이드배에서 준비를 해주고 있다. 출조문의는 ‘여수 포인트24시 출조점’(011)9624-0049,(061)692-0042.
  • [산이 좋아 산으로] 경남 남해 설흘산

    [산이 좋아 산으로] 경남 남해 설흘산

    남해군 남면에 자리한 설흘산은 동쪽으로 앵강만, 서쪽으로 한려해상국립공원 여수만, 남쪽으로 태평양의 출발점 남해를 두루 끼고 있어 산행 중 어디서든 바다 조망이 가능하다. 특히 ‘설흘산 공룡능선’으로 불리는 암릉에 서면 마치 파도 위에 누운 거대한 용의 등뼈를 걷는 듯 짜릿한 황홀경을 맛볼 수 있다. 산행은 대체로 응봉산(472.7m)을 한데 넣어 이뤄진다. 전체적인 산군은 설흘산을 기준점으로 했을 때 동쪽 망산(406.9m)과 서쪽 응봉산을 포함하는데, 암릉은 주로 응봉산에 집중돼 있어 두 산을 연결해 산행하는 것이 좋다. 지형도 상에는 서쪽 바위길 위에 문산(422m)·낙뇌산(257m)·옥녀봉(171m) 등이 늘어서 있지만 특별한 이정표가 없으므로 손쉽게 찾아내기 힘들다. 공식적으로 암릉은 ‘진입금지’가 원칙이며 안전한 우회길이 열려 있다. 선구마을 ‘노을펜션’ 이정표를 보고 시멘트 포장길을 들어서면 수령 350여년이 넘었다는 큼직한 팽나무가 산행객들을 반긴다. 초입을 지나 숲길로 들어서면 왼쪽에 인공으로 파놓은 듯한 굴이 하나 나온다. 굴 속을 잠시 살펴보고 오름길을 따르면 곧 쉬어가기 좋은 너른 암반이다. 능선을 따라 8분쯤 걸으면 제단 같은 평평한 바위와 만난다. 비석도 세워져 있으나 비바람에 마모돼 글씨를 읽어내는 일은 어렵다. 오솔길 걷듯 부드러운 능선을 따르는가 싶으면 무너져 내릴 것처럼 포개진 바위들이 길을 막고 서서 걷는 재미를 높인다. 응봉산을 2㎞ 못 남긴 지점으로 산은 서서히 공룡 등뼈로 변신한다. 초입을 출발 35분 후쯤 뾰족뾰족한 암릉이 산행객들을 맞는다. 암릉 시작 구간엔 밧줄이 쳐 있고 ‘진입금지’ ‘길 없음’이란 경고문구가 붙어 있다. 바위벽을 왼쪽에 두고 안전한 우회길을 선택해 10분쯤 올라선다. 암릉구간은 ‘설흘산의 공룡능선’이란 별명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아찔하다. 암릉은 20분 정도 흘러가다 잠시 숨을 돌린다. 등을 돌려 바닥으로 내려서면 계단이 설치된 우회길(암반)이다. 암릉은 10여분간 더 이어지다가 응봉산 정상을 500m 앞두고 그 기운이 쇠잔해진다. 응봉산에서 이정표를 따라 내려서면 완연한 오솔길이다. 육조문 갈림길을 지나면 너른 헬기장(설흘산 1.5㎞ 전방)이 나오고 헬기장을 지나자마자 두어 개의 갈림길을 만나는데, 설흘산 봉수대에 올랐다가 이곳 안부로 회귀해 가천마을로 하산하는 경우가 많다.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길이 가파르다.10분쯤 힘을 쏟고 올라서면 다시 홍현마을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나온다. 정상은 진행 방향 오른쪽으로 100m 남았다. 나뭇가지 사이로 봉수대에 올라선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설흘산 봉수대는 높이 6m 직경 7m 정도의 방형 봉수대로 왜구의 침입과 재난 시 남해 금산과 전남 돌산 봉수대로 연락되었던 곳이다. 번잡한 봉수대에서 남쪽으로 5분쯤 가면 서포 김만중이 유배생활을 했던 섬 노도가 코앞에 보이는 전망바위에 닿는다. 전망바위에서 곧바로 이어진 길은 산행 안내도마저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곳이지만 등산로는 뚜렷하다. 산행 마무리는 가천마을이 되어야 한다. 설흘산 든든한 기운을 병풍 삼아 펼쳐진 가천마을 옹골진 다랑이논엔 새파란 마늘이 한창이다.‘옛날에 한 농부가 논을 갈다가 집에 가려고 삿갓을 들어보니 그 안에 논이 하나 더 있더라.’는 유래에서 ‘삿갓배미’라고도 불리는 가천의 촘촘한 농토에는 자투리 땅도 소홀히 할 수 없었던 남해인의 억척스러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 여행 정보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진주IC에서 남해고속도로로 진입 후 사천IC로 나와 3번 국도를 따르면 창선·삼천포대교와 만난다. 남해대교를 건너려면 진교나 하동IC에서 19번 국도를 따른다. 그후 1024번 지방도로로 진입한다. 초입인 선구리(사촌해수욕장 옆)는 남해읍에서 남면 소재지 가기 전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10분 정도 걸리고, 창선·삼천포대교를 건넜다면 이동면을 거쳐 가천(다랭이마을)을 지나 20여분 진행한다. 글 이영준 황소영(월간 MOUNTAIN 기자)
  • “다신 이런 희생 없게…” 끝없는 애도 물결

    아프가니스탄에서 폭탄 테러로 숨진 고 윤장호(27) 하사의 빈소에는 궂은 날씨 속에도 주말 내내 조문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성남 국군수도병원 분향소에는 4일 오전 일찍부터 고인의 희생을 애도하는 조문객들이 늘어섰다. 분당에 사는 최윤환(11·탄천초 4)군은 아버지와 함께 분향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시민 고성혁(40)씨도 “장하고 대단한 아들을 조국으로 보내주셨다.”면서 유족들을 위로했다. 3일에는 윤 하사와 초등학교 때부터 ‘삼총사’ 친구였던 백현준·이호승(이상 27)씨가 찾아와 어머니 이창희(59)씨와 슬픔을 나눴다. 친구 이씨는 “지난해 파병 전에 휴가나왔을 때 앞으로 볼 시간이 많다고 생각해 잠깐 본 것이 마지막이었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미국에서 2일 밤 도착한 백씨도 “파병 전날 통화할 때 너무 위험하니 가지 말라고 했는데 ‘미군과 같이 있고 전투병이 아니어서 안전하다.’고 안심시켰다.”며 고개를 떨궜다. 정계 및 군 고위관계자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4일 허평환 국군 기무사령관과 트롬비타스 주한미군 특전사령관이 유족들을 위로했다. 허 사령관은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이렇게 돌아와 안타깝다. 윤 하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국가 방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트롬비타스 사령관도 “용감한 사람이었다. 미군과 미 정부를 대신해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고 윤 하사의 아버지는 이에 대해 “아들이 한국과 세계 평화를 위해 전사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답했다.3일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김성곤 국회 국방위원장이 빈소를 찾았다. 고인의 영결식은 5일 오전 8시 국군수도병원에서 특전사부대장(葬)으로 치러지고 유해는 성남시 영생관리사업소(옛 성남화장장)에서 화장된 뒤 대전 국립현충원 전사자묘역에 안장된다. 한편 고인을 추모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5일 저녁 광화문에서 열린다.35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파병반대국민행동은 4일 “영결식에 맞춰 윤 하사의 희생을 추모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파병 한국군의 철군을 촉구하는 추모 촛불 문화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국민행동은 또 이라크전 발발 4주년에 즈음한 17일 국제공동반전행동의 날에 맞춰 서울역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뒤 광화문까지 거리행진을 할 예정이다.성남 윤상돈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박근혜 ‘지지율 비책’ 찾나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이틀째 잠행 중이다. 지난 1일 뉴라이트전국연합과 성우회 등 보수단체가 주최한 친북좌파종식대회에도 참석하지 않는 등 정국구상에 몰두하고 있다.2일에도 고 윤장호 하사의 유해가 안치된 분당 국군수도병원 분향소에서 조문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대신했다. 당내에서는 박 전 대표의 난데없는 칩거를 두고 여러 관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의 지지율 격차를 좀처럼 좁힐 수 없는 상황에서 현재의 구도를 깰 수 있는 비책을 마련 중이라는 ‘설’이 제법 설득력있게 회자되고 있다. 실제로 박 전 대표는 지난 1월 말 당내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자택을 극비리에 방문했다. 또한 지난해 이후 잠잠하던 ‘DJ(김대중 전 대통령)-박 연대설’이 정치권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어 박 전 대표가 이와 관련된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의 핵심측근인 유승민 의원은 “DJ는 박 전 대표를 늘 마음에 두고 있다.”고 전제한 뒤 “박 전 대표도 그동안 일관되게 민주당, 호남과 연대해야 한다고 말해왔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그러나 캠프내에서는 박 전 대표의 잠행이 경선 준비를 위한 철저한 ‘대비 모드’라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하다. 경선 시기에 대해 ‘6월 실시’라는 원칙론을 이미 천명한 만큼 잠행 역시 6월 경선을 준비하기 위한 전략적 숨고르기라는 해명이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그대 조국애 영원하리”

    “그대 조국애 영원하리”

    하늘도 고인의 죽음을 슬퍼하는지 하루 종일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아프가니스탄 바그람기지에서 무장세력의 폭탄테러로 숨진 고 윤장호(27) 하사의 유해가 2일 오전 7시 아시아나 전세기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한 뒤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장례식장 지하 1층 4호 분향실에 차려진 빈소에는 오전 9시부터 조문객이 끊이지 않았다. 윤 하사의 아버지 윤희철(65)씨와 어머니 이창희(59)씨는 금쪽 같은 아들을 황망하게 떠나보낸 슬픔과 왕복 20여시간의 비행 탓인지 눈이 충혈되고 침통한 표정 속에 조문객을 맞았다. 특히 윤씨는 추도 예배중 복받치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흐느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아버지 윤씨는 “쿠웨이트에서 아들의 얼굴을 봤는데 잠만 자고 있더라. 오랫동안 못 봤으니 화장터에 가는 순간까지 영안실에 가서 보고 또 볼 생각이다.”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쳤다. 어머니 이씨도 “국민들이 장호를 아껴 주셔서 고맙다. 하루라도 더 곁에 두고 보고 싶다. 오랫동안 같이 살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고 미안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고인과 함께했던 다산부대원들이 먼저 빈소를 찾았다. 조재식(28) 대위는 “(아프가니스탄이) 이슬람 국가여서 음주가 금지돼 있다.(한국으로) 복귀하면 옛날 다니던 회사 근처에서 같이 식사하기로 약속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근 두 달간 함께 통역병으로 근무한 유성관(22) 상병은 “최고 선임병으로서 항상 밝은 얼굴로 도와주려 했다.”면서 “이렇게 돼서… 조금만 있었어도…”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고인이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되기 전에 특전사령부에서 함께 근무했던 엄선호(22) 병장은 “아직도 안 믿긴다. 동기라기보다 큰 일, 작은 일 가리지 않고 앞장서 부대원을 감싸 주는 큰형 같은 존재였다.”면서 “4월에 돌아오면 단골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하기로 했는데 (다음 세상에서라도) 다시 만나 꼭 약속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인디애나대 경영학과 동창인 박철환(28·회사원)씨는 “대학 2학년 때부터 친하게 지냈고 최근까지 이메일로 연락해 왔다.”면서 “그 친구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다시 만나 얘기 나눌 수만 있다면 바랄 게 없겠다.”고 밝혔다. 대학친구 구충희(27)씨는 “아프간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고 싶다고 계속 말했다.”면서 “내가 말렸지만 가려는 의지가 워낙 강했다. 마음이 아프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빈소에는 한명숙 국무총리와 윤병세 통일외교안보수석, 김장수 국방부장관 등이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등 정치권의 발길도 이어졌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미 정부가 순직한 외국 군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훈장인 동성무공훈장을 유족에게 전달했다. 평화활동가 20여명은 낮 12시37분부터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 횡단보도에서 윤 하사의 나이를 나타내는 27분간 ‘플래시 몹’ 퍼포먼스를 펼쳤다. 참가자들이 ‘죽음의 저글링 파병을 멈춰라.’라는 구호를 외칠 때마다 군복 차림의 사람이 일어나 “사람의 목숨은 저글링 놀이가 아니다.”라며 저글링을 펼쳤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도 추모의 글이 쇄도했다. 아이디 ‘nalsenne’는 “하늘마저 우는가 봅니다. 님의 고귀한 정신 후세에 기리도록 하겠습니다. 편안히 잠드소서. 이 땅에 전쟁이 없는 그날을 기다리며…”라고 적었다. 아이디 ‘원미애’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네요. 가족분들 모두 힘내세요.”라고 안타까워했다. 성남 윤상돈·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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