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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장 예비후보 24시]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예비후보 24시] 민주당 박영선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27일 그야말로 눈 코 뜰 새가 없었다.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지 이틀 만이지만 다음 달 3일 범야권 시민사회후보인 박원순 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의 후보 단일화 결전을 앞두고 잠시도 쉴 틈이 없는 분위기다. 새벽 6시 30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집을 나와 자정이 될 때까지 무려 10여개의 일정을 소화했다. 그 와중에 서울고등검찰청 국정감사 현장에도 들러 검찰의 이명박 대통령 측근 비리 축소 수사 의혹을 질타했다. ●4시간 자고 10여개 일정 소화 AM 6 : 30 신뢰감을 주는 까만 정장에 노란 블라우스 차림의 박 후보가 집을 나섰다. 매일 새벽 1시에 잠들어 4시간여를 자고 5시 30분에 일어나는 박 후보는 메이크업과 의상 등을 코디네이터 없이 모두 본인이 직접 하거나 고른다. 동네 인근 미용실에서 좀 부드러워 보이는 인상으로 머리를 다듬고 3개 방송사와의 전화 인터뷰를 4인승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차명 ‘모하비’)을 타고 이동하며 해결했다. AM 9 : 00 박 후보의 선거대책본부 전체회의가 열린 민주당 영등포 당사에는 손학규 대표를 비롯해 당내 경선을 치렀던 천정배·추미애 의원과 서울시장 당내 경선을 포기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 김한길(공동선대위원장) 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등 ‘민주당 역전의 용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추 의원은 “‘박다르크’를 해서 한나라당을 꼭 이겨 달라.”며 자신의 별명을 물려줬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한 한 전 총리와 TV진행자 출신인 김 전 원내대표는 박 후보의 정책과 토론회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AM 10 : 10 박 후보는 서울시의원 출신인 김낙순 전 의원과 함께 서울시의회로 가서 시의원들을 만났다. 그 전에 청소년 의회교실 입교식에 들러 초등학생들에게 축사를 했다. ‘엄마서울, 젊은서울, 감동서울’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박 후보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자신의 이메일을 불러주며 “아줌마한테 이메일이나 트위터 많이 하세요. 꿈꾸면 꼭 이뤄져요.”라고 말하는 등 친근한 엄마 이미지를 심어줬다. 손 대표도 등장해 박 후보를 거들었다. ●앞치마 입고 점심 배식… “효도 서울로” AM 11 : 30 점심 때가 다가오자 박 후보는 서울 종로구 안국역 부근의 서울노인복지회관으로 발길을 돌렸다. 박 후보는 손 대표와 함께 주홍색 앞치마와 하얀 머릿수건, 흰 장갑까지 낀 채 “효도 서울 만들겠습니다.”라며 점심 배식을 돕는 것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자원봉사자들이 박 후보에게 사진을 찍자며 모여들기도 했다. ●이동중 국감자료 보며 귤 한개로 식사 PM 12 : 30 배식 후 여의도로 다시 이동한 박 후보는 야권대통합을 주도하고 있는 ‘혁신과 통합’ 상임고문단을 예방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만났다. 박 전 상임이사가 30여분 일찍 왔으나 마주치지는 않았다. 이들은 경선 룰과 야권 단일후보 등에 대해 논의했다. 직후 박 후보는 서울고검 국감장으로 이동했다. 차 안에는 없는 게 없었다. 앞좌석 뒷주머니에는 국감 자료들이 수북이 꽂혀 있었고 박 후보는 차 안에서 국감자료를 보며 귤 한 개로 배를 채웠다. PM 2 : 00 박 후보의 국감 송곳 질문은 여전했다. 이국철 SLS회장이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 500만원을 건넨 수첩이 압수수색됐는데 수사가 안 되고 있다며 검찰을 비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여성 수사관은 박 후보에게 오전부터 기다렸다며 사인을 요청해 눈길을 끌었다. 박 후보는 전국지역위원장회의가 열리는 영등포 당사로 되돌아오는 차 안에서 돈가스 도시락 점심을 먹으며 걸려 오는 전화를 수차례 받았다. 이후 박 후보는 오후 4시 언론 인터뷰까지 빠듯한 일정을 내달렸다. PM 5 : 20 배우 문성근씨의 모친인 박용길 장로의 장례식장(서울대병원)에도 들렀다. 그는 차 안에 미리 흰색 블라우스를 준비해뒀다. 박 후보는 이어 오후 6시 신라호텔에서 열린 포럼에도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과 나란히 참석해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박 후보는 못다 한 토론 준비를 위해 오후 8시쯤 의원회관에서 토론 대책회의에 참석한 뒤 밤 12시쯤 귀가했다. 박 후보는 “악수를 많이 해서 손등도 아프지만 불만 없이 하려고 한다.”며 웃어 보였다. ●알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24시’는 각 후보 측이 취재에 동의한 일자에 맞춰 게재합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열린세상] 아! 그리운 황고집 선생님/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열린세상] 아! 그리운 황고집 선생님/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지난 14일은 작가 황순원 작고 11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이즈음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보면서 더욱 작가가 그리워진다. 2000년 작가의 장례식장을 지킬 때, 세 명의 여고생이 국화 한 송이씩을 들고 조문을 왔다. 그들에게 어떻게 왔느냐고 물었더니, 평소 작가를 존경하던 차에 부음을 듣고 하굣길에 들렀다는 것이다. 작가는 일평생 그 흔한 문인 단체의 감투 하나도 쓰지 않았으며, 문학과 관련이 없는 잡문 하나 쓰지 않았다. 작가의 소설 ‘독짓는 늙은이’에는 자신이 평생 만들어 온 독을 완성하기 위해 가마 속으로 몸을 던지는 송 영감이 나온다. 그 송 영감처럼 작가는 오로지 문학에만 모든 열정을 바쳤던 것이다. 그 결과 “소설가 황순원을 말한다는 것은 해방 이후 한국 소설사 전부를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훌륭한 문학 작품들을 남길 수 있었다. 작가의 제자 중 소설가가 되기 위해 신춘문예에 근 10년을 투고한 이가 있다. 어느 해 그 제자가 술에 취해 횡설수설한 적이 있다. 1월 1일자 신문에 실린 신춘문예 소설 심사평을 보니 자신의 작품이 다른 한 작품과 함께 최종심까지 올랐고 자신은 탈락했는데, 심사위원이 작가라는 것이었다. 평소 작가에게 자신의 작품을 보여 드렸으니 자신의 작품인 줄 뻔히 아실 텐데 어떻게 그러실 수 있냐 하면서 눈물, 콧물을 흘리면서 징징거렸다. 몇 년 후 그 제자가 신춘문예로 등단하자 작가는 제자를 불러 “이제야 소설다운 소설을 썼군. 그때 자네를 뽑았다면 아마 자네는 몇 년 못가 사라질 작가가 되었을 거네.”라는 말씀을 하셨다. 제자는 스승의 깊은 배려에 몸 둘 바를 몰랐고, 이후 더욱 정진하여 큰 작가로 거듭났다. 작가는 그렇게 제자들을 문인으로 키웠고, 그들은 지금 문단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언젠가 작가는 60대 이후의 얼굴은 자기 책임이란 말을 했다. 환갑을 넘어선 작가의 얼굴은 순진한 소년의 모습 그것이었다. 그런 아름다운 얼굴은 물질적 탐욕과 권력 따위에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고귀한 정신적 가치를 추구해온 이만이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사표로 받들 대가가 부재하는 시대라는 말이 뼈저리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지식인, 부패한 교육자, 학연과 지연에 얽매여 온갖 사리사욕을 채우기에 급급한 패거리들. 권력욕과 물욕에 사로잡힌 이들의 비루한 얼굴을 보면서 올곧게 문학 외길을 황고집으로 살아온 대가 황순원의 아름다운 얼굴이 더욱 그리워진다. 작가는 살아생전 자주 제자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돌아가시기 직전에도 양평 계곡에서 제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제자 중 말석에 있는 내가 흥에 겨워 “선생님 노래 한 곡 부탁드려요.”라고 외쳤다. 평소 노래를 절대 안 하시던 작가가 조용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평양 가는 기차는 칙칙폭폭…….” 제자들 모두 겉으로는 환호를 했지만, 속으로는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다. 작가의 소설 ‘학’을 보면 전쟁 당시 남쪽과 북쪽을 대표하는 성삼이와 덕재가 등장한다. 성삼이가 덕재를 호송하고 가던 중, 올가미에 묶인 학을 함께 놓아주던 어릴 적 기억을 되살리면서 덕재를 풀어주는 장면이 나온다. 작가가 부른 노래에서 이념과 분단의 장벽을 넘어 북쪽에 두고 온 고향으로 학처럼 훨훨 날아가고 싶은 마음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좌익과 우익,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 마치 마주 달리는 기관차처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우리 사회가 헛된 이념을 넘어 학처럼 훨훨 날아오르는 작가의 마음을 회복할 날은 언제일까. 그런 점에서 작가야말로 사회가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누구보다 먼저 드러내는 예외적 개인이 아니겠는가. 작가의 제자들 사이에는 문학 이외의 분야에서 스승에 대해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다. 아마 이 글을 본 제자들이 나를 엄청나게 질타할지 모른다. 그래도 이 타락하고 황폐한 시대에 아름다운 스승님이 그리운 걸 어떡하겠는가. 선생님, 이번 추모제에 참석하지 못한 못난 제자를 용서해 주십시오. 주말에 꼭 찾아뵙겠습니다.
  • 무쇠팔 投魂…천상의 마운드로 ‘부활 등판’

    무쇠팔 投魂…천상의 마운드로 ‘부활 등판’

    한국 프로야구의 큰 별이 또 졌다. 장효조에 이어 또 하나의 ‘전설’이 일주일 새 거푸 50대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등지면서 야구계와 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다음은 누구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스스로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경종이 스포츠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다음에 꼭 던지겠다” 했는데… 경기 일산병원은 1980년대 프로야구를 풍미했던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이 14일 오전 2시 2분쯤 지병인 대장암으로 별세했다고 발표했다. 53세. 고인은 한화 코치로 있던 2007년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병세가 호전돼 2009년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병세가 다시 악화되면서 요양 생활을 해왔다. 최동원은 지난 7월 22일 목동에서 열린 경남고-군산상고의 ‘레전드 매치’에 경남고 대표로 모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수척한 모습이었지만 “다음에는 꼭 던지겠다.”며 투병 의지를 보였다. 고인의 막내 동생인 최수원 KBO 심판은 “최근 의식이 없는 상태였지만 잠시 눈을 뜨면 ‘괜찮다. 괜찮다’고 가족을 위로할 만큼 마지막까지 정신력을 보였다.”면서 “사흘 전부터는 아예 의식이 없었던 탓에 남긴 말은 없다. 장효조 전 삼성 2군 감독의 별세 소식도 전하지 않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30여년 동안 ‘절친이자 맞수’로 지내온 이만수 SK 감독 대행은 “어제도 병원에 들렀다. 의식이 없다가 잠시 눈을 떠 알아본 뒤 또 의식이 없어졌다. 새벽까지 걱정으로 잠을 못 잤는데….”라고 침통해하면서도 “50년에 한명 나올까 말까 한 최고의 투수”라고 말했다. ●김경문·정동영 등 각계 조문 지난 7일 ‘타격 천재’ 장효조에 이어 이날 ‘무쇠팔’ 최동원마저 잃은 팬들은 애도의 글을 쏟아냈다. 야구 팬사이트 등에는 “당신은 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영웅이었다.”, “거인의 심장을 잃었다.”는 등 고인을 추모하면서 롯데 구단이 최동원의 등번호(11번)를 ‘영구 결번’해야 한다는 주장이 봇물을 이뤘다. 롯데는 추모소를 사직구장 2층의 자이언츠 박물관에 마련하고 15일부터 조문을 받기로 했다. 고인이 생전에 기증한 유품을 진열하고 현역 시절 영상도 상영할 예정이다. 고인은 현재 프로야구선수협회의 모태인 선수회 창립을 주도하다가 롯데에 ‘미운털’이 박혀 1988년 11월 삼성 김시진과 보복성 트레이드됐다. 1990년까지 통산 103승 74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46의 성적으로 은퇴했다. 이후 한화 코치 등으로 활동했으나 그렇게 희망했던 고향팀 감독의 꿈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빈소에는 김경문 NC초대 감독, 선동열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등 야구·정계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이며 발인은 16일 오전 6시, 장지는 경기 자유로청아공원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신현주씨와 군 복무 중인 아들 기호씨가 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기존 5급 난이도의 50~80% 수준”

    “기존 5급 난이도의 50~80% 수준”

    첫 민간 경력자 5급 채용시험의 공직적격성평가(PSAT)가 지난달 27일 서울 경기고·역삼중·언주중 등 고사장 3곳에서 치러졌다. 수험 전문가들은 시험 난이도에 대해 대체로 쉽다는 평을 내놓았다. 이번 PSAT는 기존 5급 채용 및 7급 지역인재추천 채용시험의 PSAT와 마찬가지로 언어논리·자료해석·상황판단 등 3개 영역으로 구성됐다. 한 문항당 주어진 시간은 2.4분으로 기존 PSAT(2.25분)보다 조금 늘었다. 응시 대상이 달라 시험 시간을 90분에서 60분으로, 문항 수가 40문항에서 25문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출제유형은 기존 PSAT 및 지난 2, 5월 두 번 치러진 실험평가의 기출 문제를 따랐으나 아주 어려운 문제는 거의 출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 인력기획과 관계자는 “민간 경력자 채용이라 직무수행에 필요한 기본적인 적성 평가가 이번 시험의 목적이라 별도로 시험공부를 하지 않아도 풀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쉬운 출제의 취지를 설명했다. 박종인 합격의 법학원 PSAT 담당팀장은 “이번 민간경력자 5급채용 PSAT는 기존 5급 PSAT 난이도의 50~80% 수준”이라면서 “다만 PSAT의 시험유형에 익숙하지 않은 수험생들은 시간이 부족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자료해석영역, 단순 수치계산 70% 자료해석 영역은 기존 PSAT와 비교하면 난이도가 50~60% 정도라는 평가다. 유형도 기출 문제를 거의 벗어나지 않았다. 주어진 자료를 단순 수치계산으로 해결하는 문제가 14문항 출제돼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배열형, 표·그림 변환, 분할표·짝표의 이해, 주어진 정보의 단순 적용 문제가 각각 2문제씩 출제돼 문항 수만 줄어들었지 유형은 기존 PSAT와 비슷했다. 속성 면에서는 실수(實數)나 비율 자료에 대한 단순 이해나 속성에 따른 특성을 파악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됐다. 김원태 논리와 비판 연구소장은 “자료해석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자료의 속성에 대한 이해 ▲자료들 간의 연관관계 파악 ▲단순 수치계산의 정확성 ▲선택지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요령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어논리, 철학·한국사 지문 비중 높아 언어논리 영역은 5급 PSAT 및 지난 시험평가의 언어논리 영역 출제경향을 거의 벗어나지 않았으며 쉬운 문제만 출제됐다. 글의 핵심만 잘 이해했다면 풀 수 있는 문항이 대부분이었다는 평이다. 형식논리학 문제는 2문제 출제됐는데 어렵지 않았다. 다만 기존에 비해 동서양 철학과 한국사 관련 지문의 비중이 높았던 것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이주섭 합격의 법학원 강사는 “논리학적인 성격이 강한 일부 문제들에 대해서는 올해 처음 시험을 준비하는 응시생은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문제의 수준은 쉽다는 의견이 다수였다.”면서도 “생업에 종사하는 응시생이 많아 시험 출제경향 등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부족, 평균 점수가 크게 오르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상황판단영역, 법조문 이해·적용 8문제 상황판단 영역 출제도 기출문제의 유형을 그대로 따랐다. 법조문의 이해·적용형 8문제, 결과의 예측형 3문제, 법학 제시문 활용형 2문제, 일·불일치형 2문제 등으로 구성됐다. 5급 공무원직을 수행하는 데 중요한 역량 가운데 하나인 법조문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형태가 가장 많이 출제된 것이다. 문제별 소재 또한 기존 PSAT의 상황판단 영역에서 자주 활용되는 내용으로 구성됐으나, 수험생의 부담을 줄여 주려고 제시문과 선택지의 길이는 짧아졌다. 박준범 강사는 “기출 문제를 철저히 분석하면서 준비한 응시생이라면 이번 시험을 큰 무리 없이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시험에는 102명 모집에 3317명이 지원, 32.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PSAT에서는 선발예정 인원의 10배수가 뽑혀 올 11월~내년 1월 서류·면접 전형을 거쳐 내년 1월 31일 최종 합격자가 가려진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도움말 합격의 법학원
  • “이제 투쟁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에서 편히 쉬소서”

    “노동자는 단결해야 삽니다. 하나가 되세요. 하나가 되면 삽니다. 하나가 되면 이깁니다.” 2009년 서울노동자대회 당시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노동자들의 단결을 호소하던 이소선 여사의 모습은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설치된 영정에 오롯이 담겨 있었다. 이 여사가 눈을 감은 지난 3일 오후 4시부터 빈소에는 고인을 기리기 위해 정치권과 시민사회 인사, 학생, 시민 등 각계각층에서 찾아온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이 여사와 뜻을 함께했던 진보진영의 인사들이 차례로 방문했다. 빈소가 차려진 지 이틀째인 4일 이재오 특임장관을 비롯해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이부영 전 의원 등 정치인들과 한승헌 전 감사원장, 법륜 스님, 연예인 김제동 등 각계 인사들이 찾아 고인을 기렸다. 이 장관은 “어머니는 자상하고 정이 많고 옳다고 생각하면 흔들리지 않는 분이셨다.”면서 “노동 후배들을 거두고 도망다니면 숨겨 주신 민주화운동의 대모였다.”고 기렸다. 앞서 지난 3일에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빈소를 찾아 “이제 어머니가 투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에서 편안하게 사셨으면 좋겠다.”면서 “노동자들이 기 펴는 세상,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고 말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이 여사와 함께 오랜 시간 노동운동에 참여했던 각별한 인연을 소개하며 “노동자의 어머니이자 1970~80년대 암울했던 시기 우리 모든 국민의 어머니셨다.”면서 “영면하시는 모습을 보니 저희들이 그 동안 그분의 뜻을 받아서 잘했는지 많이 반성이 된다.”고 밝혔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전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도 이 여사의 빈소를 찾았고,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문수 경기지사도 유족과 이야기를 나누며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에서 전태일 열사를 연기한 배우 홍경인도 빈소를 찾아 “전태일 열사의 인간적 모습을 그리고자 어머니께 많이 여쭤봤었다.”면서 “그때 전 열사와 닮았다고 하시면서 친어머니처럼 대해 주셨다.”고 만남을 기억했다. 트위터 등 온라인에서도 추모의 행렬이 이어졌다. 이 여사를 위한 추모 트위터 계정(@sosun0903)이 만들어졌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작은 몸으로 많은 일을 해내셨으면서도 개인적인 욕심이 없으셨다. 이런 분이 진짜 성자다.” “이제 모든 것 산 자들에게 맡기시고 편히 잠드소서.”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부고]

    ●봉종현(전 한국장기신용은행장)종헌(전 기상청장)씨 모친상 욱(부산지검 동부지청장)우식(LG전자 과장)주희(JOOHEE BONG ARCHITECTS 대표)씨 조모상 3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6일 오전 8시 30분 (02)2258-5951 ●고재일(전 건설부 장관)씨 부인상 고경현(아주대 교수)씨 모친상 백호봉(㈜효산 회장)조문영(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씨 장모상 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6일 오전 8시 (02)3010-2292 ●최영태(SK건설 부사장)씨 부친상 3일 광주 천지장례식장, 발인 6일 오전 9시 (062)527-1000 ●이주승(전 서울은행 지점장)씨 별세 명섭(ENG텍 대표)원섭(안산한도병원 마취과장)씨 부친상 노준형(서울과기대 총장)씨 장인상 박경난(성남중앙병원 약제과장)씨 시부상 노지윤(김&장 변호사)씨 외조부상 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6일 오전 10시 (02)3410-6914 ●서원석(한국은행 비은행연구팀장)봉석(자영업)완석(〃)범석(인천계양구청 팀장)효석(자영업)씨 부친상 3일 인천 새천년장례식장, 발인 5일 오전 6시 010-4738-1257 ●장건수(연세대 수학과 명예교수)씨 부인상 은영(세아상역 제품기획본부장)미영(미국 거주)씨 부친상 김선혁(현대중공업 미국지사 과장)씨 장모상 3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6일 오전 7시 (02)2227-7580 ●김인학(파라다이스호텔 인천 대표이사)씨 부친상 장욱제(파라다이스 고문)김성택(파라다이스 부회장)씨 장인상 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6일 오전 8시 30분 (02)3410-6918 ●현종호(한국펩시콜라 상무이사)씨 모친상 4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6일 오전 6시 40분 (02)2227-7547 ●남기만(전 GS네오텍 대표이사)씨 별세 박남형(기독교대한성결교회 목사)씨 남편상 남예현(대청자원 대표)장현(정보통신기능대학 산업협력단장)두현(울산정밀화학센터 단장)현숙(대학강사)씨 부친상 정덕수(화인미셀 연구소장)씨 장인상 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6일 오전 6시 (02)3010-2291 ●한승재(SY물류 대표)승헌(행복이가득한치과 원장)승목(스카이랩 이사)씨 부친상 지수(서울아산병원 피부과 레지던트)씨 조부상 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6일 오전 7시 (02)3010-2251 ●최대종(강남세브란스병원 원무부장)씨 모친상 4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6일 오전 7시 (02)2227-7556 ●신양교(신양개발 대표)봉교(남일농장 〃)성은(전 중앙일보 기자·메테르젠 대표)씨 부친상 서충석(플라텍 대표)씨 장인상 3일 부천성모병원, 발인 6일 오전 8시 (032)340-7308 ●심원섭(CNB뉴스 정치전문대기자)씨 장모상 4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6일 오전 9시 (02)2227-7572
  • 올 2차 순경공채 필기시험 분석해보니

    올 2차 순경공채 필기시험 분석해보니

    지난 27일 치러진 2011년도 2차 순경공채 필기시험에 대해 대체로 올 2월 실시된 1차 필기시험보다 다소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다. 출제유형이 조금 달라져 수험생들이 시험을 볼 때는 어렵게 느꼈지만, 지엽적이거나 애매한 문제 수가 줄어 실제 점수는 1차 시험보다 다소 올랐다는 것이다. 남부경찰학원 관계자는 “이번 시험은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돼 평균점수는 5점 정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선발인원이 늘어난 점을 고려해도 합격선은 여경은 1차 때와 비슷하고 남경는 2~3점 정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순경 선발과정은 남녀 구분 없이 같은 문제로 출제하지만 평가는 성별로 구분해 이뤄진다. 그는 이어 “이번 시험 출제의 특징은 암기위주로 푸는 문제보다는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이해정도를 측정하는 문제의 비중이 1차에 비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응시생 한모(21·여)씨도 “1차보다 점수가 올랐다.”면서 “외워서 맞추기보다는 기본개념을 바탕으로 고민해 봐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아진 것 같다.”고 시험 소감을 밝혔다. 경찰학 시험은 이번 2차 필기 시험 과목 가운데 점수 상승폭이 가장 컸다. 각 문항의 지문이 길어지고 단편적인 암기보다는 이해를 요구하는 문제가 1차 시험보다 많이 출제됐지만, 법조문에 대한 지엽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문제가 줄어, 난이도는 크게 낮아졌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1차 시험에 비해서 평균점수가 5~10점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차 시험에서는 남경은 70점만 넘어도 합격 가능 점수로 쳤지만, 이번 시험에서는 80점 이상은 돼야 합격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경찰학 평균점수 최고 10점가량 상승 다만, ‘경찰학 접근방법의 특징’을 묻는 문항인 20번은 기존의 경찰학보다는 행정학에 어울리는 문제로 꼽힌다. 시중에 나온 수험서 어디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할 단서를 찾을 수 없었다. 박준철 경찰학 강사는 “기본 개념으로 생각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돼 앞으로는 단순 암기보다는 기본서를 중심으로 개념을 이해하는 학습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폐지되는 수사 시험은 약간 어렵게 출제됐다. 또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아주 쉽게, 하위권 학생들에게는 꽤 어렵게 출제돼 점수분포의 편차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요점 위주로 암기한 수험생보다는 기본서와 법령 중심으로 학습한 수험생들은 가채점에서 만점에 가까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출제분야별 편차도 컸다. 조사, 서류작성, 강력범죄, 절도사범, 풍속사범에 관한 문제는 단 1문제도 출제되지 않았지만, 수사의 단서·내사·첩보, 현장수사활동, 과학수사, 수사행정, 특별사범수사에 관한 문제는 3문제씩 출제됐다. ●수사, 영어문제 역대 가장 쉽게 출제 한때 당락을 좌우할 만큼 변별력이 높았던 영어 문제는 역대 가장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다. 영어문제는 2009년 시험문제가 공개된 이후 점차 쉬워졌다. 이번 시험은 최근 중시되는 경찰 업무 관련 용어가 또다시 나왔다. ‘이해하다’는 뜻도 있지만 ‘체포하다’라는 뜻도 있는 ‘apprehend’의 뜻을 묻는 문제였다. 독해지문이 다소 길어지고 빈칸유형이 4문제나 출제돼 시간이 부족했을 수도 있지만, 어려운 문제는 눈에 띄지 않았다. 남경은 70점, 여경은 85점 이상은 받아야 합격을 바라볼 수 있다. 정철호 강사는 “단순히 암기하고 표현을 익히는 데서 벗어나, 표현 형태를 어떻게 쓸지를 생각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향후 학습방향을 제시했다. 형법에서는 이전 출제와 마찬가지로 이론(4문제)보다 판례(16문제)가 높은 비중으로 출제됐다. 문제유형은 기존 경향에서 벗어나 체감 난이도는 높았지만 실제 난이도는 1차와 비슷했다. 또 단순 판례의 결과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과거 시험들과는 달리, 판결의 요지 등을 숙지해 ‘왜 이러한 판결이 내려졌는지’를 이해하는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는 평가다. 김현 강사는 “이해가 아닌 단순 암기로는 문제를 풀 수 없도록 출제됐다.”고 설명했다. 형사소송법은 평이하게 출제됐다. 다른 과목과 마찬가지로 지문은 다소 길어졌고 단순암기로 풀 수 없는 문제들이 많이 출제됐지만 크게 어려운 문제는 없었다는 평가다. 김승봉 강사는 “이번 시험에서 드러났듯이 책의 양을 늘리기보다 해결책을 생각해 보는 식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 정보통신 분야 최대 경쟁률 한편, 1853명을 선발하는 이번 시험은 전국 16개 지방경찰청 37개 고사장 1375개 교실에서 치러졌다. 또 지원자 3만 6210명 가운데 3만 2142명이 응시해 88.8%의 응시율을 기록했다. 전체 경쟁률이 19.7대1을 보인 가운데 경쟁률이 가장 높은 지원분야는 서울지역 정보통신분야로 2명 모집에 172명이 지원, 경쟁률이 86대1에 달했다. 일반공채에서는 남경·여경 모두 대전지역이 각각 39.5대1, 37.4대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강원지역 여경 일반공채는 9.9대1로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도움말 남부경찰학원
  • [기고] “한자 우리 글로 인정해야”-‘국어기본법 흔들지 말라’에 대한 반박/구창서 전국한자교육추진 총연합회 지도위원

    [기고] “한자 우리 글로 인정해야”-‘국어기본법 흔들지 말라’에 대한 반박/구창서 전국한자교육추진 총연합회 지도위원

    국어기본법 제14조 ‘공공기관 등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괄호 안에 한자 또는 다른 외국 글자로 쓸 수 있다.’라는 조문에서 ‘…한자 또는 다른 외국 글자로 쓸 수 있다.’는 조문대로라면 한자가 외국 글자인가. 국어기본법은 한자를 국자로 인정하지 않는 원천적 모순을 갖고 있다. 영어나 중국어 등이 외국 글자이지 한자는 2000년 이상 사용해온 우리 글이다. 서울신문 8월 12일 자 30면 기고란에 실린 구법회 전 연수중 교장의 기고문 중 첫째,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한자어는 이미 한글화되어 한자로 쓰지 않아도 그 뜻을 알 수 있고 더 어려운 한자어는 국어사전을 찾는 것이 빠르며 배우기가 어려워 시간과 경제성에서 이득이 없다는 말은 참으로 답답하다 못해 한심하기 짝이 없는 무책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경제·검찰·문화·철학·학문 같은 한자어는 한글로 표기해도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한글 전용을 해도 충분히 이해가 가능한 국자가 많이 있는 것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자를 알면서 한글로 쓰인 한자어를 읽어 보면 금방 이해가 되지만 한자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한글로 쓰인 뜻을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려운 한자어를 국어사전에서 찾는 것이 빠르다고 하였는데, 물론 공부하는 학생들은 국어사전을 찾아 보고 그 뜻을 이해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일반 국민이 평소 국어사전을 거의 소지하고 있지 않은 현실에서 그 뜻을 어떻게 국어사전을 찾아 보고 알 수 있을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한자는 배우기가 어려워 시간과 경제성에서 이득이 없다는 것은 한자에 대한 무지 때문으로 궤변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 어린아이의 나이가 12세 전인 초등학교나, 초등학교보다 유치원·유아원에서 한자를 가르치면 소리글자인 한글이나 영어보다 뜻글자인 한자를 그림으로 인식하여 더 쉽게 배우고 오래 기억할 수 있으니 성인이 되어 모르는 한자어를 일일이 국어사전을 찾아 보는 우(愚)를 범하는 것보다 얼마나 경제적인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셋째, 한자어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동음이의어가 구별이 안 되면 말과 글에서 앞뒤의 문맥을 보아 구별할 수 있다는 주장은 신속성이라는 경쟁력이 절대로 요구되는 현대를 살아가는 지성인으로서의 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넷째, 중국의 임어당 박사가 한자를 동이족이 만들었다는 주장을 믿고 한자는 국자이니 의무교육과정에서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 초등학생에게 한자의 짐을 지우는 것은 가혹한 일로서 한자 사교육을 부추기는 부작용이 커서 중·고교에서 가르치는 상용한자 1800자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국어생활의 가장 근간이 되는 국어기본법이 개정되는 것은 당연하다. 즉, 김광림 의원 대표(총 111명 의원)발의안인 국어기본법 제14조 ‘공공기관 등이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되 한자어의 경우에는 한자를 쓸 수 있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외국어를 쓸 수 있다.’라는 조문으로 차제에 반드시 개정되어야 한다.
  • 구멍 뚫린 문화재 감정

    문화재 감정위원들이 허위 근무실적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수당을 챙겨온 탓에 문화재의 국외 반출을 막아야 하는 감정 업무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17일 공개한 문화재청 기관운영 감사 결과에 따르면 감정위원 13명은 786일의 허위 근무실적을 제출, 총 6941만원의 부당 수당을 챙겼다. 또 이들이 근무하지 않은 기간에 항공기와 선박 499편이 그대로 출항해 감정 업무에 공백이 생겼다. 예컨대 속초항·양양공항·고성남북출입사무소 비상근 감정위원 A씨는 200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감정수당을 받은 875일 중 387일은 근무를 하지 않았는데도 허위로 근무실적을 제출해 3455만원을 부당하게 수령했다. B씨는 고성군에 지방별정직 7급 공무원으로 채용된 뒤에도 겸직 허가를 받지 않고 감정위원으로 활동, 이중 수입을 챙겼다. 감사원은 이들로부터 감정수당을 회수하는 한편 A씨와 B씨를 사기 혐의로 고발하고 공무원 겸직금지 의무를 위반한 B씨에 대해서는 징계를 요구했다. 특히 골동품으로 수출 신고된 165건 중 단 한건도 비문화재 확인서를 구비하지 않고 통관되는 등 화물 운송을 통한 문화재 국외반출 방지 시스템도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반출 금지 대상으로 조선시대에 제작된 목재반닫이 한 점과 허가를 받아야 반출할 수 있는 나전칠경대(조선 후기 제작) 한 점이 국외로 무단 반출됐다. 이와 함께 국보 1호인 숭례문이 방화로 소실된 지 3년 6개월이 지났지만 방재 시스템 구축 사업이 문화재의 유형별 특성과 방재설비의 특성을 무시한 채 주먹구구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경주 기림사 대적광전(보물 833호)과 독락당(보물 413호) 등 목조문화재의 경우 열감지기만으로는 화재 발생을 초기에 감지하기 어려운데도 경주시가 열감지기 설치를 승인, 화재 발생 시 초동 진화를 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문화재 유형별 방재설비 설치 기준이 없어 화재감지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감사원은 문화재 수리업자 또는 매장문화재 발굴 업체 대표자나 상근 임직원인 경우 등에는 문화재 위원에서 해촉하도록 돼 있는데 해촉·제척 사유에 해당하는 8명을 그대로 위원으로 둬 문화재위원회 심의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했다고 지적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문화마당] 가난하고 무식한 자들로 번창하라/주원규 소설가

    [문화마당] 가난하고 무식한 자들로 번창하라/주원규 소설가

    서울 용산 남일당에 이어 홍익대 두리반, 그리고 이번엔 명동이다.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들의 피맺힌 외침을 바라보는 그 누군가들의 시선엔 서늘함을 넘어선 차가움이 있었다. 그들이 그 차가움을 당연한 논리로 생각하게 만드는 건 법이라는 이름이었다. 정당한 법 집행. 이 한 마디 앞에 그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그들은 한 장의 서류 앞에 쓰인 내용도, 의미도 모호한 판결문을 절대의 낙인처럼 들이밀었다. 그러곤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법대로 할 뿐이다.’ 부러 편가르기를 할 생각은 없다. 그 누군가들이 말하는 법의 부당한 적용에 대해 추궁할 여력은 필자에게 주어진 몫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 가지 질문은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질문조차 하지 않으면 오늘도, 내일도 법의 서슬 아래 삶의 모든 것을 강탈당해도 여전히 앵무새처럼 ‘법대로’만을 외치는 이들의 논리에 어느 순간 우리들 모두가 세뇌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등골이 서늘해진다. 그래서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법이 먼저인가, 사람이 먼저인가. 그리고 그 누군가들은 누구인가. 첫 번째 질문. 법이 먼저인가, 사람이 먼저인가. 이 질문의 답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필자의 네 살배기 조카도 알고 있다. 사람이 먼저라고. 하지만 이 당연한 답에 대한 진정성 있는 실천은 요원해져 버린 지 오래다. 사람이 먼저라는 취지의 악용으로 인해 수많은 특별법들이 배설되었고, 찬란하고 난해한 법조문은 경쟁과 착취의 논리에서 승리하고자 발버둥치는 천민자본주의 신봉자들의 들러리가 되어버렸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란 식으로 자신들의 편에서만 툭하면 법 운운하는 작태를 민주주의의 미덕인 것처럼 남발해 온 것이다. 이 경우,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선명해진다. 그 누군가들.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송두리째 도려내고도 법의 이름으로 태연할 수 있는 심장을 가진 자들, 사람이 법보다 먼저라는 진리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오직 승리한 자신들이어야만 한다고 믿는 사람들, 그 승리의 푯대를 향해 탈선한 폭주기관차가 되어 달리는 사람들, 승리의 의미를 ‘너’를 짓밟고 일어서는 밥그릇 빼앗기라는 프레임에만 가둬놓는 이들, 그 누군가들은 바로 이런 이들이 아닐까. 그 누군가들의 눈에 보인 가난과 무식함은 삶의 전부를 건 척결의 대상이다. 법은 결코 패자들의 비루한 가치에 손을 들어주는 보루가 될 수 없는 고결한 가치라고 입을 모아 부르짖는다. 하지만 그 누군가들이 지향하는 승리의 궁극엔 승자도, 패자도 없다. 공멸의 패악질만 반복, 재생산될 뿐이다. ‘나’는 ‘너’고, ‘너’는 ‘나’일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세상에서 그 누군가들은 사람이 아니다. ‘너’도 죽이고, ‘나’도 죽이는 심장이 뚫려 버린 괴물이다. 이 괴물들이 법보다 먼저인 세상을 원하는가. 과연 이것이 우리들 세상의 오늘과 내일이 되어야 하는가. 가난하고 무식한 자들로 번창해야 한다. 이때의 번창은 우리들 세상의 공생이다. ‘오직 나만 가난과 무식에서 벗어나면 그만이다.’라는 경쟁논리의 노예가 된 사람이야말로 약육강식의 괴물을 동경하는 참가난과 무식함의 노예임을 영혼의 뼛속까지 자각할 때, 그때 우리는 더 이상 가난하고 무식한 자들의 번창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너’도 가난하고 ‘나’도 가난하다. 하지만 우리들의 세상은 그 가난과 무식함으로 인해 번창하게 될 것이다. 더 이상 괴물들이 추종하는 법의 논리로 사로잡은, 착취와 경쟁의 결과로 얻어낸 가난과 무식의 한계를 벗어난 가난 아닌 가난, ‘해방된 가난’을 맛볼 것이기 때문이다. ※ 칼럼 제목은 김원이 쓴 ‘박정희시대의 유령들’ 발문에서 인용했음을 밝힙니다
  • 國家葬 조문객 식비 국고지원 안한다

    이달 말부터 전·현직 대통령 서거 등으로 국가장(國家葬)이 거행될 경우 조문객 식사비 등 일부 비용은 국고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행정안전부는 1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국장·국민장에 관한 법률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가장 장례비용은 전액 국고로 부담하되 ▲조문객 식사비용 ▲노제(祭) 비용 ▲삼우제 비용 ▲49일재 비용 ▲국립묘지 외 토지구입·조성 비용 등 국가장 성격에 맞지 않는 일부 비용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 개정은 지난 5월 30일 공포된 ‘국가장법’의 후속 조치다. 이 법은 기존의 ‘국장·국민장에 관한 법률’이 대상자를 구분하는 기준이 모호하고 문제점이 제기돼 국장(國葬)과 국민장(國民葬)을 국가장으로 통합하고 장례기간도 각각 9일·7일 이내에서 5일 이내로 단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기존 법률에서는 ‘국장에 소요되는 비용은 전액을 국고에서 부담하고, 국민장 소요 비용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일부를 국고에서 보조할 수 있다.’라고 규정해 장례비용 중 어디까지 국고를 지원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았다. 2009년 5월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민장으로 7일간 거행됐다. 3개월 뒤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장으로 거행하되 유족의 뜻에 따라 6일간 진행됐다.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에는 조문객 식사비를 포함해 모두 29억 5000만원의 국고가 지원됐고, 김 전 대통령의 국장에는 행안부의 장례비 지원금(20억 9000만원) 외에 국립묘지 안장에 따른 국방부 지원금까지 모두 32억 7000만원이 지원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기존 법률에는 조문객 식사비도 지원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봉하마을 주민들이 조문객에게 식사를 제공하면서 이 비용까지 국가에서 지원했고, 김 전 대통령 국장에서는 조문객 식사 제공이 없어 지원 비용에 산정되지 않았다.”면서 “이처럼 기존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시행령을 통해 국고 지원 대상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비례대표는 ‘텃밭’ 전쟁중

    비례대표는 ‘텃밭’ 전쟁중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4년 임기 동안 ‘백조’에서 ‘미운 오리 새끼’로 변하는 과정을 겪게 된다. 각 당은 총선을 앞두고 득표력을 높이기 위해 명망가, 소외 계층 대변자, 직능단체 대표자 등을 비례대표로 영입한다. 이들은 지역구 관리라는 궂은일에서 해방된 채 마음껏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다. 금배지의 ‘단맛’을 본 비례대표들은 대부분 다음 총선에서 지역구에 도전할 뜻을 품는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를 찾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4년간 혜택을 누린 비례대표에겐 호된 견제와 질시가 기다리고 있다.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비례대표 의원들의 ‘서바이벌 게임’이 시작됐다. 민주당보다는 한나라당이 더 치열하다. 2008년 총선에서 압승해 비례대표 의원은 많은데 내년 총선 전망이 어두워 ‘안전 지대’를 찾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나라 4명 당협위원장 공모신청 한나라당 사무처가 지난 10일까지 의원직 상실과 출당 등으로 자리가 빈 당원협의회(옛 지구당) 20곳의 위원장을 공모한 결과 79명이 신청했다. 이 가운데 비례대표 4명이 포함됐는데, 나성린·이정선 의원이 서울 강남을, 김성동 의원이 서울 마포을, 조문환 의원이 경남 양산 당협위원장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 지역은 모두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이는 곳이다. 비록 이번에는 눈치를 보느라 공모하지 않았지만 나머지 비례대표들도 대부분 서울 강남과 영남 같은 당의 ‘텃밭’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욕심 과하다” “정당하게 겨루자” 서울 지역의 한 의원은 “비례대표를 한 번 더 하려는 것이나 마찬가지 심보”라면서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들이 광주를 노린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는데, 우리 당 비례대표들은 욕심이 지나치다.”고 일갈했다. 그러나 당협위원장 공모 신청서를 접수한 한 비례대표 의원은 “의정활동을 충실히 해 왔고, 이젠 지역에 나가 공정하게 경쟁하겠다는 게 무슨 잘못이냐.”고 반발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논란이 너무 커져 일부 당협위원장 자리는 계속 비워둘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처럼 시끄럽지는 않지만 민주당에도 논란은 있다. 민주당에선 박선숙·안규백·김유정·전현희·김진애·김상희·전혜숙 의원 등이 수도권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수도권의 분위기가 좋아져 비례대표들이 선택할 여지가 많아졌지만 영남권과 같은 취약 지역에 나가겠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비례대표 재선, 하늘의 별 따기 비례대표들이 이처럼 ‘안전지대’만 고집하는 이유는 지역구에서 생존할 확률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이 11일 국회가 발간한 ‘17대 국회 경과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7대 비례대표는 모두 62명(승계 포함)이었고, 이 중 18대 국회에 다시 입성한 의원은 11명(17.7%)뿐이었다. 특히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소속 비례대표 25명 가운데 재선에 성공한 이는 민주당 박영선(서울 구로을) 의원이 유일했다.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8명을 등원시켰던 민주노동당에서도 강기갑(경남 사천) 의원만 재선했다. 18대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한나라당의 비례대표 ‘생존율’이 그나마 좋았다. 17대 때 한나라당 비례대표는 23명이었는데, 이 중 8명(34.8%)이 18대 총선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됐다. 서상기(대구 북구을)·유승민(대구 동구을)·이군현(경남 통영고성) 의원은 영남 지역에서 당선됐고, 나경원(서울 중구)·박순자(안산 단원을)·전여옥(서울 영등포갑)·진수희(서울 성동갑)·황진하(경기 파주) 의원은 수도권에서 당선됐다. 송영선 의원은 17대 때는 한나라당에서, 18대 때는 친박연대에서 비례대표 의원에 올랐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혼선 없는 개인정보보호 추진체계 필요/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혼선 없는 개인정보보호 추진체계 필요/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우리나라 국민의 72%에 해당하는 35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초대형 침해사고가 있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싸이월드가 해커의 공격을 받아 가입자의 개인 아이디,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의 개인정보가 통째로 유출된 것이다. 경찰은 해커의 침입 경로와 개인정보 유출 경위에 대해 수사에 들어간 상태이며, 방송통신위원회도 사고경위 파악을 위해 보안전문가가 포함된 조사단을 꾸려 조사를 벌이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 역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고객정보 보호대책을 내놓았다. 보관하는 개인정보를 최소화하고 수집하는 모든 개인정보는 암호화하겠다는 것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이 제정되어 발효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대형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한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 어떤 사람들은 개인정보보호법이 조금만 더 일찍 제정되었더라면 최악의 침해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하지만 좀 더 세밀히 속을 들여다보면 설사 개인정보보호법이 발효 중이었다 할지라도 지금과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6조는 ‘개인정보 보호에 관하여는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보호법 등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SK커뮤니케이션즈와 같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아닌 정보통신망법을 우선 적용받는다. 실제로 정보통신망법은 분쟁조정, 침해신고센터 관련 규정 이외에는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보호 관련 조문을 유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전자적으로 처리되는 정보는 정보통신망법이 적용되고, 수기정보 등 전자적으로 처리되지 않는 정보와 비록 전자적으로 처리되더라도 이용자가 없는 정보(정보통신망법은 이용자가 있는 경우에만 적용되므로)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적용되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법체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번 일은 개인정보 유출사고이면서 해킹이라는 정보보안사건이다.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정보보안사건이 터질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가 정부의 정보보안 추진체계, 즉 ‘컨트롤 타워’ 부재에 대한 지적이다. 방송통신위원회,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원, 경찰청 등에 산재해 있는 정보보안 추진체계를 종합·조정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어느 기관이 수행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정리되지 않아 정보보안 침해사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개인정보보호만큼은 조직화된 추진체계를 통하여 효과적인 대응전략을 수립·집행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롭게 출범할 예정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위상을 분명히 정립하여야 하며, 행정안전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대승적 협력과 양보가 절실히 필요하다. 여러 부처에 산재해 있는 국가정보화정책을 종합·조정하기 위해 출범한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가 당초 설립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한 채 유명무실한 위원회로 전락해 버린 까닭도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자체가 그 위상을 분명히 정립하지 못한 데다가 각 부처가 대승적 결단을 내리기보다는 부처이기주의에 함몰되어 자기 것 지키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상황은 개인정보보호 추진체계도 정보보안이나 국가정보화정책처럼 추진체계의 혼선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개인정보보호법의 제정 취지는 개인정보처리자(사업자)들을 규제하고 괴롭히려는 것이 아니다.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와줌으로써 사업자와 정보주체 모두를 개인정보의 침해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정보보호 추진체계도 규제보다는 진흥과 지원을 정책의 우선순위로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서 탄생한 개인정보보호법이 원래의 입법취지에 맞게 잘 정착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는 물론이고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 변호사시험 대비 효율적 학습방법은

    변호사시험 대비 효율적 학습방법은

    “올 1월과 7월 실시된 두 차례 변호사 모의시험에서 대비법을 찾으라.” 첫번째 변호사시험의 필기시험이 내년 1월 3~7일 닷새 동안 치러진다. 이번 시험으로 1기 로스쿨생 2000여명 가운데 1500여명이 새로 변호사자격을 얻게 되는데, 민법·형사법·공법·선택과목이 선택형 및 논술형으로 나뉜다. 첫 시험인 만큼 출제경향·난이도가 불투명한 데다 시험의 특성상 출제범위가 방대해 효율적인 대비가 중요하다. 불안한 마음에 수험생들은 시험 전 마지막 여름방학을 맞아 도서관으로, 고시촌으로 그리고 학원으로 몰려들고 있다. 3일 서울신문이 합격의 법학원과 함께 효율적인 변호사시험 학습 방법을 알아봤다. ‘민사법’은 민법·민사소송법(민소법)·상법을 포함하는 시험으로 선택형은 모두 70문제의 객관식문제로 이뤄진다. 1~2회 모의고사에서 민사법 출제의 특징은 ▲민법·민소법·상법이 연결되는 분야가 40개 이상 집중 출제된 점 ▲사례형태 문제가 절반 이상 출제된 점 ▲집행법 관련 문제도 자주 등장하는 점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민법·민소법·상법이 연결되는 문제에 대비하려면 채권자 대위권과 대위소송, 채권자 취소권과 취소소송, 상계와 상계항변, 상사채권과 소멸시효 등 서로 연관될 수가 있는 분야를 철저히 정리하여야 한다. 강제집행·압류·배당·공탁 등 집행법 문제도 많이 출제되고 있으므로 물권법 관련 판례를 중심으로 집행법 관련 판례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배당과 관련된 문제가 많이 출제될 가능성이 있어 민법과 연계해 정리해 둬야 한다. 또 단순히 일반론을 외우고 판례의 요지를 학습하는 기존 학습방법에서 벗어나 실제로 사례를 해결할 수 있도록 사례형 문항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일배 민법강사(변호사)는 “민법과 상법이라는 실체법을 정확히 이해하고 소송법이라는 절차법을 유기적으로 연관시켜 학습하는 것이 변호사 시험의 합격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어떤 법학분야보다 체계성이 강한 법률이 형사법이다. 이 때문에 현상들에 대해 일관된 논지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출제범위는 기본서의 범위를 넘지 않으므로 실무와 관련없는 각종 학설 대립을 중심으로 학습해서 시간을 뺏겨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다수설을 중심으로 그 의미·논거·비판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특히 사례형 문항은 하나의 사례에 어떤 죄를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 능력을 측정하는 것으로, 변호사·검사·판사 각각의 입장에서 판단 논거와 주장에 대해 학습해야 한다. 하지만 사건해결에 도움이 안 되는 추상적인 학설을 실제 케이스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 신호진 형사법 강사는 “형사법 기출문제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통해 출제경향과 학습범위를 파악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정해진 시간 내에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공법의 출제 유형은 출제위원들의 고민을 통해 예상해 볼 수 있다. 출제위원들은 오답 시비를 피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 때문에 명확한 사실로 오답 시비가 없는 헌법재판소 판례 지문이 대다수로, 법조문·헌정사 등이 나머지 지문을 채울 확률이 높다. 공법은 꼭 필요한 부분부터 암기하면서 학습하는 것이 좋다. 헌재 판례는 합헌사건의 개별 쟁점에 대한 헌재의 판시내용을 암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드시 암기해야 할 것은 위헌결정이 있었던 사건의 사실관계와 결론이다. 이렇게 하면 나머지 생소한 판례는 모두 합헌으로 간주할 수 있게 된다. 판례문제의 50%는 결론을 묻는 유형이므로 이 방법은 암기를 최소화하면서 절반 이상의 정답률을 보장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위헌 사건의 ‘이유 중 중요판단 부분’과 합헌 사건의 ‘개별 쟁점’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헌법전문과 헌법조문은 모두 암기해야 하는데, 각종 국가고시에서 틀리게 출제되는 부분만 집중적으로 외워야 한다. 헌정사는 암기가 어렵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부분인데, 자주 출제되는 것만 명확하게 암기하고 나머지는 이를 바탕으로 반대해석하거나 유추해 내면 된다. 또 부속법령은 부속법령집을 따로 볼 필요없이 기본서에서 쟁점이 되는 부분만 준비하면 충분하다. 문태환 공법 강사는 “공법에는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보다는꼭 필요한 내용을 암기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도움말 합격의 법학원
  • 하용조 목사 애도 물결

    하용조 목사 애도 물결

    고(故) 하용조 목사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온누리교회에는 3일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 각계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활짝 웃는 고인의 영정을 보며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임태희 대통령실장, 박인주 사회통합수석 등과 함께 빈소를 방문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이 대통령은 조문록에 “목사님,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남들이 100년 할 일을 60 평생에 이뤘습니다. 우리 모두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고 적었다. 빈소에는 이용훈 대법원장과 김준규 전 검찰총장, 김형오 전 국회의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이 고인의 마지막길을 함께했다. 또 노사연, 심은하, 최경주, 이영표 등 연예인과 운동선수 등도 조문했다. 하 목사의 장례는 교회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예배는 4일 오전 9시 온누리교회 본당에서 진행된다. 장지는 강원도 문막 온누리 동산이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문화·문서선교 새 장 연 ‘한 알의 밀알’

    문화·문서선교 새 장 연 ‘한 알의 밀알’

    “설교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불편한 몸을 이끌고 고집스럽게 마이크 앞에 섰던 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가 2일 오전 8시 40분 서울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별세했다. 65세. 고인은 전날 새벽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엄숙한 설교의 틀을 깨고 팝, 패션쇼, 심지어 댄스까지 끌어들이며 ‘열린 선교’ ‘문화 선교’ 개념을 도입한 그는 선교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정치 목사’라는 수식어도 따라다녔다. ●이 대통령 조화… 각계 조문 줄이어 서울 서빙고동 온누리교회 본당 두란노홀에 마련된 빈소에는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끊이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도 조화를 보냈다. 생전의 폭넓은 인맥이 말해주듯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 등 종교계 인사들은 물론 배우 엄지원 등 연예인, 기업인, 스포츠 스타들의 발길도 줄을 이었다. 고인은 1946년 평남 진남포에서 태어났다. 건국대와 장로회신학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1980년 개신교 출판사 두란노서원을 설립했다. 조엘 오스틴의 ‘긍정의 힘’, 닉 부이치치의 ‘허그’ 등 일반 독자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던 베스트셀러가 여기서 나왔다. 고인의 이름 앞에 ‘문서 선교’ 개척자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그로부터 5년 뒤인 1985년, 서울 한남동 한국기독교선교원에서 12 가정을 모아 놓고 기도를 올렸다. 오늘날 교인 수만 7만 5000명에 이르는 온누리교회의 시작이었다. ‘온 세상을 위한 교회’라는 이름처럼 고인은 해외 선교에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저 유명한 ‘러브 소나타’이다. 2007년 일본에서 한류와 선교를 결합시킨 ‘문화 선교’를 시도한 것이다. ●교회 변질 질타… 대선때 MB 지지 논란 2003년에는 비전 ‘29장’(Acts29)을 발표했다. 28장으로 끝나는 사도행전의 다음 장을 온누리교회가 앞장서 실천하자는 의미였다. 성경 중심의 복음주의 운동을 이끈 주역이기도 했다. 지난해 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개혁이란 결국 본래로 돌아가는 것이다. 예수를 10년 이상 믿으면 변질되고 교회도 10년이 넘으면 비뚤어진다. 성경으로 돌아가고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며 한국 교회를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하지만 2007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며 이명박 당시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해 논란의 복판에 서기도 했다. ●걸어다니는 종합병동… 간암 투병 왕성한 행보와 달리 그의 별명은 ‘걸어다니는 종합병동’이었다. 대학 때 폐결핵을 앓은 것을 시작으로 늘 병을 달고 다녔다. 1980년대 간암 판정을 받고 소천하기 전까지 암 수술만 일곱 차례나 받았다. 하지만 그는 “건강이 나빠 일을 못한 적이 없다. 다만 한계와 분수를 깨닫고 하나님 앞에서 까불지 않게 됐다.”고 말하곤 했다. 지난 5월 17일 트위터에 남긴 마지막 글도 “바쁘다는 것과 피곤하다는 것은 다르다. 의무적으로 하거나 하기 싫은 일을 할 때에는 바쁘지 않더라도 피곤할 뿐이다.”라는 내용이었다. ●트위터에 남긴 마지막 글 화제 유족으로는 부인 이형기씨와 1남 1녀가 있다. 발인예배는 4일 오전 9시 서빙고 본당에서 열린다.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담임목사, 이동원 지구촌교회 원로목사, 김지철 소망교회 담임목사 등이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았다. 장례위 측은 “고인과 유족들의 뜻에 따라 조화와 조의금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장지는 강원 원주시 문막읍 온누리동산이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동방예의지국이 어쩌다가… 노인학대 급증

    동방예의지국이 어쩌다가… 노인학대 급증

    인천시 계양구에 사는 정미자(가명·80·여)씨는 10여년 전 아들과 며느리를 교통사고로 잃고 사춘기에 접어든 손자와 둘이 살고 있다. 손자가 지난해 중학교 2학년이 된 뒤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난폭하게 변했다. 걸핏하면 돈을 요구하며 소리치고, 돈을 주지 않으면 정씨를 발로 차고 물건을 부쉈다. 이 때문에 올해 초 정씨는 왼쪽 집게손가락이 부러져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정씨는 손자를 경찰에 신고하라는 이웃 주민들의 권유에도 불구, “유일한 피붙이를 어떻게….”라며 손자를 감싸고 있다. 부산시 사상구 김정순(가명·68·여)씨는 직물공장에서 일하며 평생 번 돈을 아들의 사업 자금으로 줬다. 2006년 일을 그만두자 아들과는 연락이 끊겼다. 그런데도 주민등록상 등재된 아들이 근로 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김씨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재 8만원 정도의 노령 연금으로 겨우 입에 풀칠만 하고 있다. 노인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은 “김씨의 아들은 노인학대 가운데 전형적인 방임”에 해당한다며 경찰 신고를 권유했다. 그러나 김씨는 “내가 죽는 게 낫지 아들을 신고해서 뭐하겠느냐.”며 눈물지었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노인학대’가 묻히고 있다. 가족들의 무관심 속에 내팽개쳐지거나 폭행당하는 노인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신고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수사기관에 접수된 노인학대는 오히려 감소 추세를 보이는 실정이다. 학대 상황에 놓였어도 “내 자식인데…”라는 혈연관계의 특수성 탓에 가족이 피해를 입을까 봐 신고하지 못하거나 가족사를 남에게 알리기를 부끄러워하는 전통적인 의식이 반영된 결과다. 가족 문제에 미온적인 경찰의 태도도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때문에 노인학대의 조기 발견과 신고율을 높이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경찰청 등 관계 당국 간의 협조 시스템 구축, 경찰 차원의 노인 보호활동 강화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복지부에 접수된 노인학대 신고는 2007년 4730건, 2008년 5254건, 2009년 6159건, 2010년 7503건으로 3년만에 58.6%나 증가했다. 지난해 발표한 ‘노인학대 실태조사’에서는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13.8%인 72만명이 신체적·정신적인 폭력 등 가혹행위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찰청의 자료에 따르면 노인학대 경찰접수는 2007년 249건, 2008년 213건, 2009년 190건, 2010년 111건으로 해마다 줄었다. 복지부 집계의 1.5%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복지부의 집계가 많은 이유는 노인보호전문기관 등 노인들만 모인 공간에선 가족들에 대한 불만을 비교적 쉽게 털어놓을 수 있고, 고백해도 가족이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는 까닭에서다. 노인복지법에 따르면 노인에 대한 폭언·폭행뿐 아니라 경제적 착취, 유기·방임도 노인학대의 범주에 해당한다. 노인학대자는 최장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낮은 경찰 신고율에서도 보듯 형사처벌은 미미한 수준이다. 유지웅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이와 관련, “신고체계에만 의존하는 관행을 바꾸고 경찰과 지역단체 간 공동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법 조문에 명시된 노인학대의 정의, 노인의 연령기준 등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희명 남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보호기관을 통한 다양한 교육·홍보활동도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부산저축은행 가짜 급여통장 거액비자금 조성

    부산저축은행이 가짜 급여통장을 활용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포착됐다.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특위의 한나라당 조문환 의원이 31일 입수한 울산지검의 2008년 수사 기록을 보면 부산저축은행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태안종합건설의 금고에서 6개 SPC 임직원들의 급여통장 및 계좌이체 내역이 발견됐다. 당시 울산지검은 부산저축은행 김양 부회장 등 5명을 뇌물공여 및 배임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이 이때 부산저축은행 SPC들의 가짜 급여통장 부분을 수사해 추가로 기소했다면, 지금 사태로까지 번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조 의원 측 주장이다. ●2008년 포착 불구 수사 안해 급여를 받은 것으로 돼 있는 SPC 임직원들은 안아순 전무 등 부산저축은행 주요 임원들의 친인척이나 지인들이다. 검찰이 당시 압수수색한 자료를 보면 안 전무는 SPC인 영남알프스컨트리클럽의 대표이사로 형의 친구인 김모씨를 추천했다. 태안종합건설 금고에서 발견된 김씨의 급여통장에는 김씨가 2억 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돼 있다. 안 전무는 이런 방식으로 부산저축은행 산하 SPC에 모두 12명의 지인을 임원으로 추천했고, 이 임원들은 가짜 급여통장을 개설했다. 강성우, 성종기, 김해식, 이구헌 등 안 전무와 함께 부산저축은행의 주요 임원이었다가 최근 기소된 이들도 같은 방식으로 지인들을 SPC 임원으로 추천했다. ●드러난 것만 20억… 수백억 추정 울산지검 수사 기록에는 영남알프스컨트리클럽, 정우종합건설, 태안종합건설, 지평선건설, 대우하우징, 희정 등 6개 SPC가 가짜 월급통장을 개설한 것으로 나온다. 6개 SPC가 임원들의 가짜 급여통장에 이체한 금액은 모두 20억 8700만원이다. 부산저축은행은 120개 SPC를 두고 있다. 이들이 모두 가짜 급여통장을 활용했다면, 이 같은 수법으로 모은 비자금 액수만 수백억원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한편 검찰 수사 기록에는 부산저축은행이 94명의 차명계좌로 6041억원을 대출한 것으로 나온다. 이 역시 실제 대출이 이뤄지지 않고 서류상으로만 돈이 오가고, 실제 돈은 비자금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손가락 화석 만들어 주던 우리 선생님이…”

    29일 오후 강원 춘천시 신북읍 상천초등학교에서 눈물의 추도식이 열렸다. 산사태로 희생된 인하대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했던 학교에 유가족들이 모인 것이다. 며칠째 비를 토해내던 하늘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눈이 시리도록 푸르렀다. 추도식에는 상천초등학교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이 찾아와 영정사진에 헌화를 하며 눈물을 훔쳐 안타까움을 더했다. 과학캠프에 참여했던 이 학교 4학년, 2학년 두 자녀를 둔 하모(40·여)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멀찌감치 서서 눈물인지 땀인지 모를 것을 줄곧 닦아냈다. 하씨는 “아이들이 캠프 첫째날 집에 와서는 ‘탱탱볼도 만들고, 손가락 화석도 만들고 정말 재미있었다’고 말했다.”면서 “27일 아침 책가방을 멘 큰 애에게 사고가 났다고 했더니 ‘우리 김유라(사망) 선생님 이름도 있어요?’ 묻더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친구를 조문하기 위해 찾은 인하대 학생들도 입술을 깨물며 눈물을 삼켰고, 부모들은 엎드려 절을 하다 일어나지 못하고 주저앉아 오열했다. 고 이민성(25)씨의 어머니 김미숙(50)씨는 떨리는 손으로 아들의 영정 앞에 흰 국화를 바쳤다. 김씨는 “아들아, 좋은 곳으로 가라. 조금 이따가 보자.”라고 말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교실 칠판에는 인하대생들을 환영하는 팸플릿이 여전히 달려 있고, 교탁 위에는 학생들에게 가르치려던 과학책이 그대로 펼쳐져 있었다. 추도식이 끝나고도 유족들과 주민 등 100여명은 자리를 쉽게 뜨지 못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말싸움…저축銀 국정조사 현장방문서 비방전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25일 부산저축은행 현장 방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조사 활동에 나섰다. 그러나 벌써부터 요식 행위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해당 기관이 검증 작업에 적극적으로 응할지 미지수인 데다, 여야가 실체 파악보다는 상호 비방·폭로전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날 부산저축은행의 부산 초량본점을 찾아 피해자들과 구제 대책 등을 논의했다. 피해자모임의 김옥주 비상대책위원장은 “2008년 대전저축은행을 부산저축은행에 넘긴 것은 서민들에게 폭탄을 돌린 것”이라면서 “감독당국과 예금보험공사 등 관리·감독자가 사태를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여야 의원들은 피해자 구제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정작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입씨름을 벌여 빈축을 샀다. 민주당이 지난 24일 사실상 예금 피해액 전액(5000만원 초과분+후순위채권 포함)을 보전하는 구제책을 발표한 것과 관련, 한나라당 의원들이 반박하고 나선 것.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은 “5000만원 이상 예금액을 전액 보상하겠다는 민주당 방안에 대해 사전에 예보와 협의했느냐.”고 물었고, 같은 당 조문환 의원은 “현실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한나라당처럼 특별법을 만드는 것은 금융질서 전체를 왜곡할 수 있기에 민주당 자체 방안을 낸 것”이라면서 “그럼 의논을 해야지 왜 시비를 거는가.”라고 반박했다. 여야는 국정조사의 성패를 가를 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도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김황식 국무총리와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박근혜 전 대표 동생인 박지만씨 부부 등을 증인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은 “채택 근거가 없다.”고 거부하고 있다. 여야는 또 이런저런 설과 폭로로 정쟁만 키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전 정권과 관련이 큰 부산저축은행, 민주당은 현 정권과 연관된 삼화저축은행을 각각 겨냥한 의혹만 쏟아내고 있다. 때문에 피해자 구제와 진상 규명 등 사태의 본질에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특위는 26일 목포 보해저축은행과 광주지검, 28일 감사원·금융감독원, 29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현장 검증한다. 장세훈·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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