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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갇히고 끼고 추락까지’ 위험한 승강기 벌써 7명 사망… 안전점검 받아도 반년 내 중대사고 속출

    ‘갇히고 끼고 추락까지’ 위험한 승강기 벌써 7명 사망… 안전점검 받아도 반년 내 중대사고 속출

    사망자 수, 지난해 1년치 뛰어넘어5년간 361건 중대사고 379명 사상사망 35명… 연평균 63명 이상 사상검사 후 7~9개월 내 사고도 81건사고원인은 이용자 과실 47% 최다한병도 “검사 실효성·주기 재검토해야” 지난 7월 세종시 한 아파트에서는 폭우로 잠긴 지하 2층에서 전기가 끊겨 멈춰선 승강기 내부에 50대 주민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달 7일에는 광주 북구 한 장례시장에서 23명의 조문객을 태운 승강기 갑자기 멈춰서 119구조대가 출동해 전원 구출했다. 갇히고, 끼고, 추락하는 등 승강기 안전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5년간 400명에 가까운 인명피해가 났고 35명은 목숨을 잃었다. 올해도 7명이 숨지며 지난 한 해 승강기 사고 사망자 수를 뛰어넘었다. 그러나 사상자가 발생한 승강기 중대사고의 절반 이상은 법정 안전검사를 받은 지 반년도 되지 않아 일어난 것으로 파악돼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승강기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발생한 승강기 중대사고는 모두 361건이었다. 이 가운데 마지막 법정 안전검사일과 사고 발생일 간 차이가 1개월 이내∼6개월 이내는 196건으로 전체 사고 건수의 54.2%에 달했다. 7개월∼9개월 이내도 81건이었다. 9개월 이후 및 안전검사 미수검은 84건이었다. 같은 기간 승강기 중대 사고로 인한 사상자는 사망자 35명을 포함해 총 379명이었다. 연평균 사상자가 63명이 넘는다. 올해 들어 승강기 중대사고 사망자는 8월까지 7명으로 지난해(6명) 연간 사망자보다 더 많은 상태다. 사고원인을 보면 이용자 과실이 171건(47.3%)으로 절반에 가까웠다. 지난 7일 장례식장 갇힘 사고도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타려다가 승강기가 고장난 것으로 소방당국은 판단했다. 작업자 과실 53건(14.6%), 유지관리업체 과실 40건(11.0%), 관리주체 과실 18건(4.9%) 등이었다. 지난해에는 건물관리자가 승강기에 갇힌 승객을 구조하다 승강장 바닥 틈새로 빠져 추락 사망했다. 시도별로 경기가 95건으로 승강기 중대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했고 이어 경남 22건, 충남 15건, 강원 13건, 전남 8건 순이었다. 한 의원은 “승강기는 국민 일상에서 중요한 이동 수단인 만큼 더욱 확실한 안전 담보가 필요하다”면서 “승강기안전공단은 법정 안전검사의 실효성·검사 주기를 재검토해 승강기 안전에 빈틈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점검 더해 불안 빼는 강서 ‘전기차 대책’

    점검 더해 불안 빼는 강서 ‘전기차 대책’

    4억원 투입해 충전시설 전수조사취약시설 컨설팅·지원 조례 제정도진교훈 구청장 “안전 수칙 준수를” “지난 8월 인천 청라 아파트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후 주민들이 불안해하시더라구요. 그대로 놔두면 주민 간 갈등만 커질 것 같아 이렇게 종합대책을 마련하게 됐습니다.”(진교훈 서울 강서구청장) 강서구는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추진에 들어간다고 23일 밝혔다. 한발 앞서 주민들의 안전을 챙기는 것이다. 강서구의 전기차 등록 대수는 2019년 432대에서 올해 8월 기준 4116대로 약 10배가 됐다. 충전소 역시 128기에서 3592기로 27배 증가했다. 진 구청장은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가 났지만 화석 연료 차량에서 전기차로 옮겨 가는 것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서 “안전 대책을 마련하는 게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구의 이번 종합대책은 ▲전기차 충전시설 전수조사 및 안전 점검 ▲화재 예방 시설 확충과 지원 ▲전기차 화재 예방 지원 조례 제정 ▲교육 및 홍보 등으로 체계적으로 수립됐다. 구는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한 첫 단계로 충전시설 575곳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한다. 점검 후 취약 시설은 소방서, 전기공사, 전기차 충전시설 제조사로 구성된 점검반의 컨설팅도 진행한다. 이를 위해 구는 4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민간 부문에는 건축물 허가 시 전기차 충전시설의 지상 설치를 권고한다. 지상 설치가 어려운 경우 방화벽 설치를 허가 조건에 부여할 계획이다. 전기차 화재 예방과 안전시설 지원을 위한 조례도 제정한다. 기존 ‘서울시 강서구 환경친화적 자동차 이용 활성화 지원 조례’에 하나의 조문으로만 명시했던 전기차 지원 내용을 단독 조례로 제정, 화재 예방시설 지원 근거를 마련한다.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한 교육과 홍보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26일 공동주택관리 관계자 교육을 시행하고 앞으로 주민 대상 안전교육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진 구청장은 “여러 대책을 마련해도 결국 안전을 지키는 것은 주민 여러분”이라면서 “전기차 사용 시 안전 수칙을 준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 “놔두면 주민 갈등”…한발 앞선 강서구 전기차 안전대책

    “놔두면 주민 갈등”…한발 앞선 강서구 전기차 안전대책

    “지난 8월 인천 청라 아파트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후 주민들이 불안해 하시더라구요. 그대로 놔두면 주민들 간의 갈등만 커질 것 같아 이렇게 종합 대책을 마련하게 됐습니다.”(진교훈 서울 강서구청장) 서울 강서구는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추진에 들어간다고 23일 밝혔다. 한발 앞서 주민들의 안전을 챙기는 것이다. 강서구의 전기차 등록 대수는 2019년 432대에서 2024년 8월 기준 4116대로 약 10배가 됐다. 충전소 역시 128기에서 3592기로 27배 증가했다. 진 구청장은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가 났지만, 화석 연료 차량에서 전기차로 옮겨가는 것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서 “안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구의 이번 종합대책은 ▲전기차 충전시설 전수조사 및 안전 점검 ▲화재 예방 시설 확충과 지원 ▲전기차 화재 예방 지원 조례 제정 ▲교육 및 홍보 등으로 체계적으로 수립됐다. 구는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한 첫 단계로 충전시설 575곳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한다. 점검 후 취약 시설은 소방서, 전기공사, 전기차 충전시설 제조사로 구성된 점검반의 컨설팅도 진행한다. 이를 위해 구는 4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민간 부문에는 건축물 허가 시 전기차 충전시설의 지상 설치를 권고한다. 지상 설치가 어려운 경우 방화벽 설치를 허가 조건에 부여할 계획이다. 전기차 화재 예방과 안전시설 지원을 위한 조례도 제정한다. 기존 ‘서울특별시 강서구 환경친화적 자동차 이용 활성화 지원 조례’에 하나의 조문으로만 명시했던 전기차 지원 내용을 단독 조례로 제정, 화재 예방시설 지원 근거를 마련한다.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한 교육과 홍보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26일 공동주택관리 관계자 교육을 시행하고, 앞으로 주민 대상 안전교육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진 구청장은 “여러 대책을 마련해도 결국 안전을 지키는 것은 주민 여러분”이라면서 “전기차 사용 시 안전 수칙을 준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 여성 최초 아나운서실장… 강영숙 전 예지원장 별세

    여성 최초 아나운서실장… 강영숙 전 예지원장 별세

    1950∼1970년대 인기 아나운서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아나운서실장을 지낸 강영숙 전 예지원장이 11일 서울 순천향대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93세. 1931년 서울생인 고인은 부산 피난 시절인 1951∼1953년 서울중앙방송(현 KBS) 견습 아나운서를 거쳐 1953년 정식으로 방송계에 입문했다. 1950년대 어린이 공개방송 ‘누가누가 잘하나’의 첫번째 여성 사회자로 활약한 것을 비롯해 퀴즈 프로그램 ‘무엇일까요’와 ‘꾀돌이 문답’ 공개방송 사회자로 명성을 날렸다. 1961년 문을 연 민영방송 MBC로 자리를 옮긴 뒤 어린이 대상 퀴즈 공개물 ‘누가 먼저 맞추나’, 가족오락 퀴즈 프로그램 ‘쌍쌍파티’, ‘전국 우량아 선발대회’ 등을 진행하며 간판 아나운서로 활약했다. 1967년 여류방송인클럽 회장, 1971년 5월 MBC 라디오 아나운서실장을 맡았다. 고인은 우량아 선발대회에 당선된 아기들과 함께 청와대에 초청되며 영부인 육영수(1925∼1974) 여사와 인연을 맺었다. 1974년에는 예지원을 설립했다. 육 여사 추도방송도 고인이 진행했다. 1980년 신군부 등장 이후 방송계를 떠나 예지원 내실화에 전념하다가 이순자 여사가 세운 새세대육영회 일을 돕기도 했다. 평화통일자문회의 전국 여성 부회장, 서울시정 자문위원, 서울올림픽 운영위원, 서울교통방송 시청자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국민훈장 동백장,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문교부장관상 등을 받았다. 2010년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특별공로상을 수상했다. 유족은 KBS에서 6·25 전쟁 종군기자로 활동한 남편 한영섭씨와 사이에 3남으로 한기원(전 인베스트코리아 대표)·한기두(전 대한항공 상무)·한기조(사업)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호실(12일 낮 12시부터 조문 가능)에 마련하고 14일 발인할 예정이다.
  • ‘미성년 성폭행’ 고영욱 “아직도 그리워해주는 사람들”…SNS서 폭주

    ‘미성년 성폭행’ 고영욱 “아직도 그리워해주는 사람들”…SNS서 폭주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실형을 산 그룹 ‘룰라’ 출신 고영욱(48)이 유튜브 채널 폐쇄되자 소셜미디어(SNS) 활동을 재개했다. 고영욱은 10일 엑스(X·옛 트위터)에 2012년 방송된 Mnet ‘음악의 신’ 영상 링크와 함께 글을 올렸다. 그는 “나의 마지막 방송 출연작이 돼버린, 벌써 12년 전? 참 편하고 즐겁게 했던 방송 같지 않았던 방송. 아직도 아쉬워하고 그리워해 주는 사람들의 넘치는 좋은 댓글들을 읽으며 뒤늦게나마 고마운 마음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웃음을 주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이라며 2009년 룰라 멤버들과 MBC TV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던 영상도 공유했다. 다음 날인 11일에는 일본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단편소설 ‘인간실격’ 표지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인간은 서로를 전혀 모르고 완전히 잘못 보고 있으면서도 둘도 없는 친구라고 믿고는 평생 그것을 알아차리지도 못하다가 상대방이 죽으면 울면서 조문 같은 것을 읽는 건 아닐까요?”라고 적었다. 고영욱은 지난달 5일 본인 SNS에 “부끄러운 삶을 살았다”고 적었다. 이어 “집에서 넋두리하며 형편없이 늙고 있는 거 같아 무기력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두서없이 유튜브를 시작해본다”며 유튜브 채널 ‘Go! 영욱 GoDog Days’를 개설했다고 알렸다. 고영욱이 이날 올린 첫 영상은 채널 개설 15일 만에 조회수 30만회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채널은 폐쇄됐다. 시청자 반발이 심해지자 유튜브 측은 유튜브 플랫폼 밖에서 커뮤니티에 해를 끼치는 행동을 금지하는 크리에이터 책임 가이드라인에 따라 고영욱 채널을 제재했다. 그러자 고영욱은 지난달 23일 X에 “밤사이 제 유튜브 채널이 폐쇄가 된 것 같다. 유해한 콘텐츠를 올린 것도 아닌데,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고영욱은 “없는 규정을 한 개인에게만 적용할 수 있는 건지. 법의 처벌을 다 치렀는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고 과연 이게 형평성에 맞는 건지”라고도 했다. 1994년 룰라 1집 ‘루츠 오브 레게(Roots of Reggae)’로 데뷔한 고영욱은 ‘100일째 만남’ ‘비밀은 없어’ ‘날개 잃은 천사’ ‘3!4!’ 등의 히트곡을 낸 룰라의 1990년대 중반 영광을 함께 누렸다. 1997년 ‘룰라’의 해체 이후 ‘룰라’ 재결성, 댄스듀오 ‘플레이어’ ‘신나고’ 등으로 재기를 노렸으나 실패했다. 그는 2010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미성년자 3명을 총 4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강제추행한 혐의로 2013년 1월 구속기소 됐다. 고영욱은 재판부로부터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뒤 안양교도소, 서울 남부교도소 등에서 형량을 채웠으며 ‘첫 전자발찌 부착 연예인’이 되어 출소했다.
  • 수영장에서 익사한 아들…엄마는 장례식장 303호만 계속 찾았다

    수영장에서 익사한 아들…엄마는 장례식장 303호만 계속 찾았다

    장례식장에 자꾸 찾아오는 여자가 있다. 고인이 누구든 상관없이 303호인 것을 확인하고는 거리낌 없이 조문한다. 무슨 사연일까. 사실 303호는 여자가 아들을 떠나보낸 바로 그 장소다. 자신의 실수로 아들이 익사한 탓에 여자에게는 죽는 게 차라리 나을지 모를 삶이 반복된다. 자식을 잃고 세상과 단절한 사람의 마음은 무엇으로도 위로가 될 수 없기에 그걸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 또한 미어진다. 아들을 잃고 악몽에 시달리는 은수의 아픈 사연으로 시작하는 연극 ‘은의 혀’는 사회적 연대와 돌봄의 가치를 전하는 작품이다. 서로 돌봄이 필요한 두 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타인의 일에 무관심하고 기꺼이 돕기보다는 혹시나 피해를 보지 않을까 외면하며 사는 시대를 돌아보게 한다. 절망에 빠져 사는 은수에게는 악몽을 꾸고 장례식장 303호실을 찾아가는 무기력한 일상이 반복된다. 그런 은수를 보고 정은이 다가온다. 정은의 직업은 상조 도우미. 은수가 아들을 보냈을 때 도운 인연으로 정은은 자꾸만 찾아오는 은수에게 말을 건다. 딱히 말을 섞고 싶지 않은 은수지만 정은의 살가운 대화에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도움이 필요한 건 은수만이 아니다. 정은은 폐암 환자다. 급식실 노동자로 열심히 살았는데 암에 걸렸다. 그나마 정은은 주변에서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은수와는 다르다. 작품은 두 사람이 각자의 한 맺힌 사연을 풀어내며 서로를 돌보게 되는 이야기다. 정은 덕에 은수는 1년 만에 밥 한술을 드디어 뜨게 되고, 은수 덕에 정은은 죽기 전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해나가게 된다. 서먹서먹했던 은수는 마음을 활짝 열고 정은이 죽는 순간까지 옆에서 정성껏 돌본다. 극한 설정의 두 사람을 통해 ‘은의 혀’는 사람과 사람이 함께함으로써 단단해지는 일을 아름답고 아프게 그렸다. 고통의 경험은 각자 다르겠지만 곁에 있어 줬으면 했던 시간들을 보내온 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과거를 대입해보며 뭉클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럼으로써 위로가 필요한 누군가의 세상에 기꺼이 침투해 곁을 지켜주는 일의 소중함도 일깨운다. 고립감과 외로움이 날로 심해지는 요즘 시대에 무엇보다 당연해져야 하는 가치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뤘지만 작품은 마냥 다큐멘터리처럼 진지하게 흐르지만은 않는다. 정은이 집안 내력을 설명할 때 웃음이 빵 터지는 장면도 여럿이고 옆에서 라디오 DJ처럼 대사를 읊는 배우들의 모습과 명랑하고 통통 튀는 음악도 유쾌한 요소다. 이런 장치들은 비록 결말은 죽음이라는 비극으로 끝날지라도 인생의 과정은 희극과 비극이 교차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두 번의 죽음을 겪지만 은수가 절망에서 희망으로 나오는 과정이 관객들에게 그럼에도 기꺼이 살아갈 용기를 심어준다. 삶에 잔뜩 지쳤을 이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가 다른 어떤 작품보다 크게 다가온다. “가슴을 짓누르는 바윗덩어리가 주머니 속에서 만지작거릴 만한 작은 돌멩이가 되려면 함께 이야기하는 방법밖에는 없을지 모르겠다”는 윤혜숙 연출의 말처럼 돌봄이 필요하지만 사회적으로 외면받으며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도 주변을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공연은 7~8일이 마지막이다.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은수는 배우 강혜련, 정은은 배우 이지현이 맡았다.
  • 尹, 한국법학교수회 기념식서 “자유, 튼튼한 법치주의 위에서 확장될 수 있어”

    尹, 한국법학교수회 기념식서 “자유, 튼튼한 법치주의 위에서 확장될 수 있어”

    “법, 사회질서 유지·정의 실현에 반드시 필요”“자유, 공정, 인권 가치 실현되는데 기여해야”윤석열 대통령은 6일 한국법학교수회 창립 60주년 기념식 및 학술대회에서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는 튼튼한 법치주의 위에서 크게 확장될 수 있는데 법치의 토대가 되는 법학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노고에 감사와 격려를 전하며 이렇게 말했다. 1964년 창립된 교수회는 전국 4년제 대학에 재직 중인 법률학 강의를 담당하는 교수, 부교수, 조교수와 전임강사들로 구성돼 있으며 1600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2022년 12월 한국법학교수회 임원진과 간담회를 가진 적은 있으나,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 법”이라며 “법을 다루는 실무가들은 법의 본질과 사회적 사명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법조문 자체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데만 그쳐서는 안 되고, 자유, 공정, 인권과 같은 근본 가치가 우리 사회에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를 위해 기초법학의 소양이 견고해야 한다”며 “기초법학이 소외되고, 약화 되면 정의와 공정성, 사회적 신뢰의 기반까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한 “오늘 행사가 기초법학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법학 교육의 미래를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부에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사법부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이 참석했다. 국회에서는 주호영 국회부의장, 대통령실에서는 김주현 민정수석이 자리했다.
  • 이형식 경북도의원, 행정통합에 대한 경북도 명확한 입장 끌어내

    이형식 경북도의원, 행정통합에 대한 경북도 명확한 입장 끌어내

    경북도의회 이형식 의원(국민의힘·예천)은 지난 27일 열린 제34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경북대구행정통합과 관련해 도민의 의견을 도정에 잘 전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먼저 이형식 의원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막고 인구소멸에 직면한 지방을 살리기 위해 대승적 차원의 행정통합에는 동의하지만, 도민과 도의회의 의견수렴 없이 통합자치단체 출범을 목표로 짧은 시간 안에 속도전 하듯 추진하고 있는 현재의 행정통합에는 반대”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연일 대구시가 경북도와 합의되지 않은 사안을 일방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대구는)시군의 자치권은 줄어든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 이마저도 계속 말이 바뀌고 있다. 26일 대구시 입장문에서는 시군 권한을 확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가, 오늘 아침 대구시장은 다시 ‘31개 기초단체가 각개 전투하는 모습은 통합 모델로 적절치 않다’고 한다”라며 대구·경북 간 엇박자 속 도지사의 명확한 입장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철우 도지사는 “행정통합이라는 목적지를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시군 자치권을 강화하지 않으면 협조가 안된다”, “경북·대구가 현 체제로 유지하면서 중앙정부의 권한을 가져오는 것이 핵심”이라며 “시군이 각자 열심히 뛰어야 한다”, “중앙권력과 재정을 가져와 시군에 넘겨주고, 광역도 권한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며 “그러나 (대구) 시한을 정해서 하자고 하니 아직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이형식 의원은 경북도가 제시한 특별법안 272개 조문을 분석한 자료를 공개하면서 “중앙정부의 권한 이양은 약 80건으로 통합 단체장 권한이 커지지만, 지방의회 관련 조문은 단 3개뿐”이라며, 지방의회의 독립성 제고 및 위상을 강화하려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지사는 “의회의 기능이 강화되어야 한다”, “의회가 강화되어야 건전한 형태로 운영된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상의를 통해 예산권 등을 논의하겠다”고 의회의 위상 강화에 대한 적극적 공감을 보냈다. 이어 이 의원은 도청신도시와 관련해 매번 신도시를 걸을 때마다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며, 9000억원이 투입된 2단계 개발도 사실상 답보 상태이고, 인구는 목표인구 대비 22%, 신도시 상가의 절반은 빈 점포라며, 도청신도시의 획기적 발전대책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신도시 개발 미진함에 공감을 표하면서, 도청신도시가 더 큰 발전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신도시 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아울러 이 의원의 경북·대구행정통합에 대한 이 지사의 명확한 입장과 대응책을 묻는 답변에서 이 지사는 “행정통합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밝히며 “어려움이 있더라도 참고, 대한민국을 개조하는 데 대구·경북이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통합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 대구경북 행정통합, 사실상 무산…홍준표 “서로 생각달라 아쉽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사실상 무산…홍준표 “서로 생각달라 아쉽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27일 대구·경북(TK)행정통합이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선언했다. 홍 시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경북도의회가 대구시장 성토장이 된 것은 유감”이라며 “최종 시한이 내일(28일)까지이지만, 도의회 동의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밝힌대로 TK 행정통합을 장기 과제로 전환하겠다고도 했다. 홍 시장은 “더 이상의 대구·경북 통합 논의는 장기과제로 돌리고 우리(대구시)는 대구혁신 100에만 집중하는 게 대구경북의 갈등을 수습하는 방안이 될 것 같다”고 했다. 홍 시장은 또 지역민을 향해 “그간 대구·경북 통합을 지지해주신 시·도민들에게 송구스럽고 죄송스럽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지난 3년 간 끌어오던 지방행정 개혁이 서로 생각이 달라 무산된 것은 참 아쉽다”고 덧붙였다. 대구시는 지난 23일 경북도에 행정통합 최종 합의안을 제시하고 오는 28일까지 대승적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대부분의 쟁점에 대해 합의를 마쳤으나, 시·군 권한과 동부청사 배치 문제를 두고 막판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당초 대구시와 경북도는 이달 말 합의안을 마련해 10월까지 시·도의회 통과, 정부 협의 및 법률조문심사 등을 마무리하고 국회의원 입법 발의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2월까지는 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었다. 홍 시장은 이달 말까지 시·도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장기과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물리적으로 8월이 지나면 ‘2026년 6월 통합단체장 선출’을 목표로 한 통합은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주요 쟁점인 시·군 권한과 동부청사 문제에 대한 논의를 다음달 말까지 이어간 뒤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날 열린 경북도의회 제34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홍 시장에 대한 비판성 발언이 나왔다. 또한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요구와 신중하게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최종 합의 시한이 하루 남았지만,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마지막까지 협의는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이형식 경북도의원 “경북·대구 행정통합, 도민의견 전제로 추진해야”

    이형식 경북도의원 “경북·대구 행정통합, 도민의견 전제로 추진해야”

    경북도의회 이형식 의원(국민의힘·예천)은 27일 열린 제34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경북대구행정통합 및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활성화 등 경북의 주요 현안과 관련해 심도 있는 도정질문을 펼쳤다. 먼저 이형식 의원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막고 인구소멸에 직면한 지방을 살리기 위해 대승적 차원의 행정통합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도민과 도의회의 의견수렴 없이 통합자치단체 출범을 목표로 짧은 시간 안에 속도전 하듯 추진하는 현재의 행정통합에는 반대”라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연일 대구시가 경북도와 합의되지 않은 청사, 시군 자치권 축소, 주민투표 및 공론화위원회, 8월 28일로 못 박은 합의안 통합 시점 등을 일방적으로 보도하는 등 경북과 대구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철우 도지사의 명확한 입장과 대응책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도민의견 수렴을 통해 통합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주민투표를 실시해 도민의 의견이 통합과정에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행정통합이후 발생할 갈등 요소에 대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통합이 진행돼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경북도가 제시한 특별법안 272개 조문을 분석한 자료를 공개하면서 “중앙정부의 권한 이양은 약 80건으로 통합 단체장 권한이 커지지만, 지방의회 관련 조문은 단 3개뿐”이라며, 지방의회 권한 축소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어 “의회와 집행부 간 상호 견제기능이 균형을 이루려면 특별법안에 ▲의회의 자율적 예산안 편성권 ▲의회사무기구 정원 조직권에 대한 독립적 권한 ▲실질적인 인사청문회 실시 등을 명시하는 등 조문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의회와 집행부간 건설적인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실현할 수 있는 감사기능의 의회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현재의 법률안에 특별시장 소속으로 되어 있는 감사위원회의 의회 이관을 촉구했다. 그다음으로 이 의원은 도청신도시의 활성화와 관련하여, “신도시조성 사업비에만 2조원이 투입될 예정인데다 3단계 개발로 나눠 2027년까지 10만 자족인구를 만든다는 것이 애초 목표였지만, 9226억원이 투입된 현재의 2단계 개발은 사실상 답보상태”라며 “2016년 도청이전을 완료하고 8년이 지난 2024년에도 인구는 계획 대비 약 22%인 2만 2647명에 불과한데다 경북도가 이전을 목표로 하는 공공기관 110곳 중 아직 30%가 미이전 한 상태로 도청신도시의 도시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라 밝혔다. 또한 “행정통합 이후 인적·물적 자본, 기업, 교육 등 많은 부분이 인프라와 경제권이 이미 갖춰진 도심으로 향하게 될 것이고, 결국 농촌과 도시의 격차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도청신도시를 포함한 경북 북부권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며, “행정통합 이후 발생할 각종 부작용에 대한 방안과 도청신도시 활성화에 대한 획기적 대책이 마련되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으로 이 의원은 경북도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관련하여 2018년~ 2023년간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외국인 관광객 점유율이 전국 17개 시도 중 10위권 수준(자료: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데이터랩, 2024.8월)으로 매우 열악함을 지적했다. 같은 기간 경북도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국가는 중국(21.8%), 태국(10.2%), 일본(8%) 순으로 그중에서도 중국 관광객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경상북도의 인바운드 시장은 중국 관광객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경북의 국가별 외국인 방문 비율 평균이 2.5%에 불과하며, 서울, 부산, 인천, 경기, 제주, 인접한 대구까지 주요 도시들보다 외국인 방문 비율이 높은 국가는 단 한 곳도 없다는 점을 지적했으며, 경북을 가장 많이 방문하는 중국의 경우에도 방문 비율은 1.9% 수준으로 방한 중국인 100명 중 두 명도 방문하고 있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북도는 관광객 마케팅 예산을 중국과 대만 등 중화권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으며, 기존 중화권 시장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유럽, 북미 등 새로운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관광 마케팅 전략을 펼쳐 보다 효율적인 관광객 유치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도정질문을 통해 경북도가 지역 균형발전과 경제성장, 저출생 극복 등 당면한 현안을 심층적으로 해결하는 데 일조하고, 경북의 미래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이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단독]홍준표 “TK 통합 합의안 ‘데드라인’ 28일까지”

    [단독]홍준표 “TK 통합 합의안 ‘데드라인’ 28일까지”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합의안 작성의 데드라인을 오는 28일로 못 박았다. 이날까지 합의안이 마련되면 오는 30일 최종 서명을 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홍 시장이 행정통합 합의안 마련과 관련해 구체적인 날짜까지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대구시는 해당 시한이 넘어가면 행정통합을 장기과제로 전환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구시와 경북도가 남은 닷새 동안 절충안 마련을 이뤄낼 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홍 시장은 이날 행정통합 관련 실무부서에 시·도 합의안 마련 시한을 28일로, 합의안 서명 시점은 30일로 지시했다. 이날까지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TK 행정통합을 장기 과제로 전환하라는 지시도 함께 내렸다. 홍 시장이 행정통합 시·도 합의 시한을 이달 말로 못 박은 배경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말까지 합의안을 마련해야 10월까지 시·도의회 통과, 정부 협의 및 법률조문심사 등을 마무리하고 국회의원 입법 발의 등의 절차를 거친 뒤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2월까지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2026년 6월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 선출도 가능하지만, 8월 말을 넘기면 후속 절차도 늦어지게 되면서 차기 지방선거를 목표 시점으로 하는 행정통합 추진은 어려워지므로 장기 과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홍 시장의 입장이다. 홍 시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여기(행정통합)에 매몰되면 다른 일을 하기가 어렵다”며 “논쟁이 길어지면 다른 사업에도 영향이 가기 때문에 8월 말까지 합의가 안 되면 장기 과제로 넘기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홍 시장이 합의안 작성과 관련한 구체적인 시한을 설정하면서 시·도는 남은 기간 절충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에는 행정안전부와 지방시대위원회, 대구시, 경북도가 대구에서 만나 관계기관 회의를 갖고 주요 쟁점에 대한 조율 작업을 벌였다. 한편, 홍준표 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행정통합 문제를 두고 막판까지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지난 21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만나 행정통합에 대해 논의했고, 이 자리에서 이 도지사는 홍 시장에게 경북도의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 1% 일잘러·디지털 브레인·명랑 칭찬봇… 조직·재난안전 설계자들[2024 차세대 공직리더 과장열전]

    1% 일잘러·디지털 브레인·명랑 칭찬봇… 조직·재난안전 설계자들[2024 차세대 공직리더 과장열전]

    박성민 기획재정담당관요직 거친 능력자·순발력 ‘넘사벽’김민철 미래전략담당관유연한 사고 갖춰 뭘 맡겨도 완벽신지혜 조직기획과장상관에게도 할 말 하는 카리스마유지선 안전정책총괄과장남초 분야 유리천장 깬 ‘팔방미인’조진상 디지털정부기획과장탁월한 기획력의 멀티플레이어 김철 통합데이터분석센터장세계 첫 보이스피싱 분석 모델 개발예산편성권을 가진 기획재정부와 더불어 행정안전부가 부처들의 ‘갑’(甲)으로 통하는 건 정부조직 진단과 관리, 신설·폐지, 정원(TO)까지 결정하기 때문이다. 정부조직 실무를 담당하는 조직국은 물론 경찰국, 기획조정실, 디지털정부혁신실이 고기동(행정고시 38회) 차관 직속이다. 안전 및 재난에 관한 정책 수립과 총괄·조정을 하는 재난안전관리본부는 ‘안전차관’으로 불리는 이한경(지방고시 1회)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지휘한다. 박성민 기획재정담당관 기획조정·정부조직·지방행정 등 핵심 보직을 거친 에이스다. 상황 판단이 빠르고 업무이해력이 탁월하다. 긴급상황에서 함께 일하면 든든할 ‘0순위’로 꼽힌다. 국가보훈부 승격 등 윤석열 정부의 조직개편 실무를 맡았다. 한번 시작한 술자리에서는 먼저 일어서는 법이 없고, 재미까지 있는 분위기 메이커다. 이달곤 장관 수행비서(2009~2010) 시절 순발력이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었다고 한다. 최근 고위공무원단 역량평가에선 전 부처 5%, 행안부 1%에 들었다. 김민철 미래전략담당관 대표적인 ‘똘똘이’ 과장으로 통한다. 영민하고 사고가 유연해 뭘 맡겨도 잘한다는 평가다. 조직문화·청년정책 등을 개발해 행안부가 ‘2024년 청년정책 우수 중앙부처’로 뽑히는 데 공을 세웠다. 성과 지향적이지만 대인관계가 좋고 업무지시도 명확한 편이어서 직원들에게 스트레스를 안 주는 편이다. 행시 51회 중 본부 과장직을 맨 먼저 꿰찼다. 신지혜 조직기획과장 상관에게 똑 부러지게 할 말을 다한다. 후배들에겐 ‘츤데레’ 같지만 카리스마와 따뜻함을 겸비해 팬덤이 두텁다. ‘든든한 친누나(언니)’ 같다.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안과 보훈부·국가유산청 재편, 재외동포청 신설 등 조직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했다. 조직기획과 사무관 시절, 이명박 정부의 대국대과제 방침에 따라 과를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이런 식이면 예산을 깎을 수 있다’며 반발하는 기재부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과장 자리와 정원을 날렸던 일화는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서경원 사회조직과장 24년 공직생활 절반 이상을 조직 업무에 몸담았다. 조직 법령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상대를 잘 이해시킨다. 박근혜 정부 때 미래창조과학부, 국민안전처 신설 등 굵직한 조직개편을 해냈다. 지금은 의대 교육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교수 지원 방안을 맡고 있다. 첫인상은 다소 차갑지만, 매사에 침착하고 직원들과도 편하게 소통한다. 국민 추천과 인사혁신처의 심사·선발을 거쳐 선정되는 대한민국 공무원상(2018년)을 받았다. 신승열 경찰국 총괄지원과장 윤석열 정부에서 신설된 경찰국을 비롯해 골치 아픈 현안들을 해결해 왔다. 박근혜 정부 때는 외교부에 파견돼 한·아세안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에서 기획과 의전을 맡았다. 오랜 해외 근무로 ‘전공’이 뚜렷하지 않음에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될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입직 전 삼성영상사업단에서 근무했고 지금도 대중음악이나 영화 관련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종종 올린다. 조진상 디지털정부기획과장 조용히 뚝딱뚝딱 ‘빌드업’을 해낸다. 정부조직·혁신·지방분권에 디지털정부까지 섭렵해 쓰임새가 많은 멀티플레이어다. 지난해 행정전산망 대란 직후 행시 49회로 비교적 어린 기수임에도 주무과장에 발탁됐다. 기획력이 좋고 일의 가닥을 잡고 방향을 제시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후배를 질책할 때도 조곤조곤 팩트로만 접근해 납득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고웅조 혁신기획과장 영국 엑시터대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0년 이후 13년 연속 국제협력 업무를 맡았다. 행정민원제도개선기획단 부단장 땐 섬세한 일 처리로 주목받았다. 업무를 할 때는 조용조용하게 핵심을 전달하는 선비형으로 직원들을 늘 존대하지만, 술도 세고 스키도 잘 타는 반전 매력이 있다. 조아라 정보공개과장 1983년생으로 2022년 본부 과장 임명 당시 39세로 최연소였다. 지금도 과장 중 가장 어리다. 업무집중도가 높아 성과를 빠르게 내는 워커홀릭으로 동기(50기)들보다 2~3년 승진이 빨랐다. 동료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는 ‘칭찬봇’으로 소통에 능해 인기가 많다. 지방자치 업무에 밝고 ‘인공지능(AI) 행정지원서비스’ 개발·확산을 주도했다. 술이 센 편이며 ‘행안부 얼짱’으로 꼽힌다. 전한성 공공데이터정책과장 정보통신부 에이스 출신으로 2008년 행안부로 넘어왔다. 문·이과적 재능을 겸비해 보고서를 잘 쓰는 것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공공기관 데이터를 공유하는 데이터기반행정법 제정을 주도하며 빅데이터 분석·활용에 굵직한 흔적을 남겼다.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담백하고 사람을 적고 깊게 사귀는 스타일이다. 김철 통합데이터분석센터장 웃으며 일을 즐기는 스타일로 창의적 시각과 추진력을 지녔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보이스피싱 음성분석모델’(K-VoM)을 개발해 범죄자 검거에 일조했고,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정부혁신 우수사례에 선정됐다. 글을 매우 잘 써 전해철 장관 비서관(2020~2022) 시절 축사·기고문 정리를 도맡았다. 지난해 ‘말이 되는 말씀’이란 글쓰기 관련 책도 썼다. 유지선 안전정책총괄과장 여리여리한 외모와 달리 강단 있고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남성 공무원의 전유물이던 안전정책 기획·총괄 주무과장에 여성 최초로 발탁됐다. 2022년 이태원 참사 이후 국가안전시스템 종합대책을 수립해 방재관리와 재난복구 정책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대변인실 근무 땐 어떤 대형 이슈가 터져도 우왕좌왕하는 법이 없었다. 여자 풋살동호회 선수로도 활약하고 있다. 지용구 안전개선과장 지방재정세제와 재난안전 분야에 잔뼈가 굵다. 행시에 이어 사법시험(1차)에도 합격해 법률 지식이 풍부하고 조문 해석을 잘해 제도 개선에 적임자란 평가다. 지방소비세 도입과 코로나 부처 협업 업무를 이끌었다. 문재인 정부 때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에서 일했다. 신승인 재난정보통신과장 기술직이란 이유만으로도 본부 과장 중 존재감이 있다. AI 기반 보안시스템 도입과 모바일 공무원 신분증 도입에 기여한 디지털정부 업무의 귀재다. 재난·안전과 정보통신(IT)을 결합하는 시스템 개편의 중책을 맡고 있다. 상사가 ‘10’을 요구하면 ‘10+α’를 해내지만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4급 중 최고참이다. 이응범 재난관리정책과장 재난안전전문가로 뚝심 있게 중심을 잡고 일한다. 전체를 보는 시야와 재난 대응의 맥을 빠르게 잡는다는 평가다. 지난해 ‘기후위기 수해대응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총괄했다. 재난안전관리특별교부세(1조원)를 관장하는 자연재난실의 맏형이다. 책임감 있고 진중하며 직원들을 잘 다독여 업무를 분담한다. 밉지 않은 ‘마초’ 기질도 있다고 한다. 박종빈 재난대응훈련과장 20년째 안전 분야에서 근무 중이며 깔끔한 일처리로 신뢰가 높다. 재난업무 핵심인 상황실 업무총괄과 전기·통신요금 일괄 감면 등 제도개선·복구 업무를 맡았다. 대형복합·재난대응 범정부 훈련인 ‘레디코리아’에서 양수기를 직접 다루는 열정을 보였다. 윤동진 재난대응총괄과장 지역개발·기획조정·인사·재난 등 여러 분야에서 기획력과 화합 능력을 인정받았다. 국민안전처 출범 초기 조직 설계와 국가안전대진단을 추진했다. 풍수해 등 자연재난 위기관리 매뉴얼의 기틀을 잡았다. 정제룡 사회재난정책과장 일선에서의 재난 경험이 풍부하며 시키면 빼지 않고 헌신적으로 일한다. 이태원참사특별조사위원회 등 남들이 몸 사리는 민감한 사안도 피하지 않고 자처했다. 어린이보호구역 30㎞ 미만 서행 제도 도입에 기여했다. 양기현 사회재난대응총괄과장 선이 굵고 추진력이 강하다. 쟁점을 두고 싸울 땐 확실하게 싸운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당시 해외 교민들을 귀국시키기 위해 부처 협의와 시설 지정을 하는 과정에서 일일이 주민들을 설득했다. 끝까지 의리를 지키는 ‘상남자’다. 성격이 급한 편이지만 위기 대응엔 그처럼 과감한 성격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많다. 강성희 복구지원과장 완벽하고 안정적인 일처리로 인정받는 대표 과장 중 한 명이다. 토목 전공으로 복구 지원 분야에선 ‘토목계 대부’로 불린다. 상대방의 말을 잘 경청하고 상담도 해줘 직원들이 믿고 따른다. 힘들어도 짜증 내지 않고 우직하게 일한다.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가전제품 무상수리 전국 확대 등 피해지원대책을 주도했다. 이효식 비상대비기획과장 비교적 늦은 나이(36세)에 입직해 지방고시 8회 중 맏형이다. 차분하고 소통이 원활해 적이 없다. 복무과 재직 시 주식백지신탁제도인 ‘자문형 랩어카운트’ 심사기준을 처음 만들었다. 전시 대비 충무기본계획을 책임진다. 조용하고 신중한 성격으로 욕심이 없다.
  • 경북도, TK통합 특별법안 공개…총 6편 272개 조문으로 구성“시도 청사는 현행 유지해야”

    경북도, TK통합 특별법안 공개…총 6편 272개 조문으로 구성“시도 청사는 현행 유지해야”

    경북도가 대구시와의 행정통합을 위해 총 6편 272개 조문으로 구성된 자체 특별법안을 공개했다.  해당 법안은 시도 청사 현행 유지 및 시군 권한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청사 위치, 관할 구역, 자치 입법, 시군 권한 등 대구시와의 주요 쟁점들에 대해서는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8일 경북도가 공개한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에 따르면 통합 자치단체 명칭은 대구시와 마찬가지로 ‘대구경북특별시’로 명시됐다. 청사는 기존 대구시와 경북 안동시에 그대로 유지하며 국가직 차관급 2명을 포함해 모두 4명의 부시장을 둔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청사별 관할 지역을 별도로 명시하지 않았다. 반면 대구시는 대구청사, 경북청사(안동), 동부청사(포항)를 설치해 청사별 관할 지역도 설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청사에는 통합시장과 행정·경제부시장을 1명씩, 경북청사와 동부청사에는 행정2·3부시장을 1명씩 둔다는 계획이다. 도는 소방본부의 경우 현행 대구소방본부와 경북소방본부를 유지하되 경북소방본부장의 직급을 기존 소방감에서 소방정감으로 상향한다는 구상이다. 법안에는 자치입법권 강화를 위한 조례 위임 사무의 확대 특례가 포함됐다. 기존 대통령령 등으로 정할 수 있던 사항을 조례로 정할 수 있게 돼 자치입법권 강화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치 재정을 위해 대구경북통합복권 발행, 광역통합교부금, 부동산 양도소득세·법인세 지방 이양, 11개 지방세목 세율 조정 권한 등의 내용도 들어갔다. 도는 지역 발전을 위한 각종 권한의 이양과 확대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특별시장은 산지전용과 일시사용제한지역의 지정·해제, 스마트농업육성지구 지정, 농지전용 허가·신고, 100만㎡ 규모 이상 지역의 그린벨트 해제 등의 권한을 가지게 된다. 경북도가 대구시에 이어 자체 특별법안을 공개하며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도는 이날 법안을 공개하며 통합 협의를 위한 전문가, 지역민 대표 등이 참여하는 공동추진단 구성을 제안했다.또 주요 쟁점에 관해서는 주민 투표를 고려한다고 밝혔다. 대구시도 이달 중으로 도와 합의안을 마련해 중앙부처와 협의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시는 오는 10월에 시·도의회 동의를 거쳐 특별법안을 발의, 내년 2월까지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행정통합은 대구·경북의 생존과 미래가 걸린 일이다. 통합을 통해 지금보다 더욱 발전되는 미래상을 보여줄 수 있도록 시·도민의 뜻을 모아 통합 과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대구, ‘TK행정통합 특별법’ 공개… 중앙 권한 이양·특례 180건 포함

    대구시가 경북도와의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안을 공개했다. 법안은 통합 지자체의 명칭을 ‘대구경북특별시’로 명시했고, 비 수도권 최대 도시로 키우기 위한 각종 특례 180건도 담겼다. 대구시가 14일 공개한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조치법(안)’은 제1편 총칙, 제2편 가칭 대구경북특별시의 설치와 운영, 제3편 자치권의 강화, 제4편 비수도권 거점 경제축 조성, 제5편 보칙, 제6편 벌칙 등으로 구성됐다. 전체 조문은 268조에 달한다. 법안에는 대구경북특별시를 국토 균형발전의 양대 축으로 조성하기 위한 중앙부처 권한이양과 특례도 다수 담겼다. 분야별로는 경제·산업 42건, 도시개발 41건, 조직·재정 33건, 교육·문화 28건, 교통·환경 23건, 균형발전·민생 13건이다. 대구와 안동, 포항에 청사를 두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자치권 강화를 위해 4명의 부시장을 두고 대구에는 통합시장과 행정부시장, 경제부시장을 1명씩 두고 경북청사와 동부청사에는 행정2·3부시장을 1명씩 둔다는 계획이다. 이들 청사에 부교육감을 1명씩 두고 특별시장 직속으로 특별시 대구소방본부, 경북소방본부, 동부소방본부를 두자는 구상도 담겼다. 또한 특별시장이 지정·고시하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 군 공항(K2) 이전 후적지, 항만 등을 규제프리존으로 조성하자는 내용도 반영됐다. 법안 내용이 공개되자 경북도는 입장문을 내고 합의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경북도는 “일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대구시의 단독안이지, 경북도와의 합의안은 아니다”며 “현재 대구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지역 맞춤 법안의 ‘일타강사’… 법제자문관을 아시나요

    지역 맞춤 법안의 ‘일타강사’… 법제자문관을 아시나요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 소멸을 막고 국토 균형발전을 추진하려면 지방자치단체도 자치 입법 역량을 갖춰 지역 환경에 맞는 법을 입안해야 한다. 하지만 법제 경험이 부족한 지방 행정직 공무원들은 막막함을 호소한다. 법제처가 올해 4월부터 대구와 전북, 강원 등 3개 지방자치단체에 법제자문관 파견을 시작한 이유다. 광역 단위 ‘메가시티’ 대구·경북 행정체제 개편을 추진 중인 대구시는 법제자문관을 보내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이에 법제처는 지난 4월 변호사 출신 임종훈(48·사시 48회) 법제자문관을 파견했다. 그는 대구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 제정안’ 마련을 지원하고 지자체 사업의 법적 쟁점 자문과 법률안 초안 작업은 물론 대구·경북 통합과정에서 주민투표를 반드시 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법률 자문을 하고 있다. 임 자문관은 13일 “자치법규가 대구만 1000개, 경북과 합치면 2000개인데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성사되면 기존 자치법규를 통폐합해 모두 새로 제정해야 해 자치법규 정비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조문화 작업을 안 해 본 지방 공무원들은 기초적인 조·항·호·목 등 법 조문 체계부터 법령 문구 작성 방법까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자주 묻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자체는 현안 사업 때 규제 관련 법률 제개정을 추진하지만 법률안 제출권은 정부와 국회의원 소관이라 업무를 접할 기회가 없어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며 “로펌, 연구원 등에 의뢰할 수도 있지만 해당 법률안의 발의·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천만원이 넘는 고액 컨설팅 비용을 지출하는 건 큰 부담이 된다”고 전했다. 임 자문관은 파견 두 달 만인 지난 6월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건설사업의 국가 재정 지원을 강화하는 특별법 개정안 마련을 지원해 국회 발의까지 마쳤다. 대구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법제 교육도 병행하는 그는 “일회성 교육은 이론 위주라 한계가 많다. 내가 떠나더라도 조문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핵심을 요약한 ‘자치법규안 실무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의 자치입법 수요가 늘면서 임 자문관과 같은 ‘지원군’의 역할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정부의 120개 국정과제 중 지자체 조례 위임사항이 96건(80%)에 이른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지자체별 2년을 기한으로 자치입법과 전문 교육 등 공무원의 법제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법제자문관 신설 운영 계획을 의결했다.
  • 尹, 이명박 전 대통령과 첫 만찬…관저서 부부 동반

    尹, 이명박 전 대통령과 첫 만찬…관저서 부부 동반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한남동 관저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만찬을 진행 중이라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김건희 여사와 김윤옥 여사도 참석한 부부 동반 만찬으로,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배석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말 신년 특별사면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을 사면·복권했고, 지난해 8월 선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별세했을 때 빈소를 조문한 이 전 대통령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만찬 자리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에게 국정 운영과 관련한 조언을 듣는 등 주제에 제한 없이 다양한 얘기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자력발전 관련 이야기가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한국의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를 성공시키며 원전 수출길을 열었다. 윤 대통령 역시 원전 세일즈를 통해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정부의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데 공을 들였다. 두 사람은 원전 수출과 관련한 경험 등을 공유하며 원전 산업 발전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 ‘신상사파’ 신상현 빈소 “형님” 90도 인사…오세훈 시장 조기는 철거

    ‘신상사파’ 신상현 빈소 “형님” 90도 인사…오세훈 시장 조기는 철거

    1970년대 서울 명동을 장악한 ‘신상사파’ 두목 신상현씨(92)가 10일 세상을 떠난 가운데,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11일 조문객과 각계에서 보낸 화환이 줄을 이었다. 이날 장례식장에는 1층 로비에서부터 정장 차림의 20∼30대 남성 10여명이 줄지어 서 있었다. 지하 1층 빈소 앞에서는 검은 줄의 완장을 찬 남성 50여명이 일렬로 서 손님을 맞고 있었다. 이들은 이따금 “형님, 오셨습니까”를 외치며 허리를 굽혀 ‘90도 인사’를 했다. 인사를 받은 남성들은 반갑게 악수하며 “어디 식구냐”고 묻기도 했다. 지방에서 올라온 조직원들은 자신을 소개하고 서열을 따지기도 했다.빈소 앞에는 가수 설운도·태진아씨 등 연예인과 각계 인사들이 보낸 근조화환 100여개가 빼곡하게 들어섰다. 1975년 ‘사보이호텔 습격사건’ 등 신상사파와 맞섰던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 씨도 ‘조양은 선교사’ 명의로 화환을 보냈고, ‘대전 ○○○’과 ‘속초 ○○○’ 등 신씨의 지인이 이름과 지역만 보낸 화환들도 여럿 보였다. 분향실 안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명의 조기가 놓였다가 철거됐다. 서울시는 유명 조폭의 빈소에 조기를 보낸 것에 대한 논란을 우려해 오 시장 명의의 조기를 장례식장 직원을 통해 11일 오후 늦게 철거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측은 “오 시장과 직접 인연이 없고, 부적절한 설치였다는 지적이 있어 회수했다. 보다 엄격하게 조기 조치여부를 관리하겠다”고 전했다. 김 의원 측도 “지역구 주민 장례마다 동일하게 드리는 조기였고 김 의원은 고인과 일면식 없는 사이다”라고 설명했다. 빈소 측은 전날부터 이틀 동안 전국에서 2000여명의 조문객이 올 것이라고 추산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서울경찰청과 송파경찰서 소속 사복형사들을 병원 주변에 대기시켰다. 1960∼70년대 명동 주름잡은 주먹 고인은 1970년대 전후 명동을 주름잡은 ‘주먹’이었다. 월간중앙 한기홍 기자가 대신 쓴 회고록 ‘주먹으로 꽃을 꺾으랴’(2013)에 따르면 1932년 서울 관수동에서 태어난 고인은 숭실고등보통학교를 중퇴했고, 6·25 당시 대구 특무부대에서 1등 상사로 근무한 경력 때문에 ‘신상사’라는 평생의 별명을 얻었다. 1954년 대구에서 상경한 뒤 명동 중앙극장 옆에 둥지를 틀었다. 우미관의 김두한, 명동의 이화룡, 종로파(나중엔 ‘동대문파’로 불림)의 이정재가 3각 구도를 이룰 때였다. 고인은 독자 조직을 꾸리며 명동연합에 느슨하게 결합했다. 1958년 9월 ‘충정로 도끼 사건’으로 구속된 적이 있다. 1960년대 중반 조직을 재건한 뒤 1970년대까지 명동을 장악하고 신상사파 보스로 활동했다. 당시는 회칼로 무장한 조직폭력배가 등장하기 전이었다. 그는 일본 야쿠자 조직과 함께 관광호텔 카지노를 운영해 수입을 올렸지만 마약과 사채, 유흥업소 관리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이 때문에 1990년 노태우(1932∼2021) 대통령이 ‘범죄와의 전쟁’을 벌였을 때도 신상사의 명동 조직은 거의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권익위 간부 사망’에 野, 청문회·특검 압박…이재명도 ‘검정 리본’ 추모

    ‘권익위 간부 사망’에 野, 청문회·특검 압박…이재명도 ‘검정 리본’ 추모

    더불어민주당이 국민권익위원회 간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청문회, 특별검사 등을 동원해 진상규명을 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야권에서 “윤석열 정권이 살인자”라는 강도 높은 비판이 나오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에서 권익위를 압박하지 않았느냐고 맞받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 강준현 민주당 의원은 11일 통화에서 권익위 간부 사망과 관련해 “청문회, 국정조사, 유족 의뢰에 따른 수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진위를 파악해야 한다”며 “상중인 점을 고려해 내일 여당에 이런 내용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권익위 간부의 빈소를 조문한 강 의원은 진상 규명이 유족의 뜻이란 점도 전했다. 정무위는 기존에도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 조사를 권익위가 종결 처리한 데 대해 청문회를 해야 한단 입장이었지만, 그간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등 현안으로 우선순위에서 다소 밀리는 분위기였다. 또 민주당은 윤한홍 정무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이라 상임위원회 차원의 논의에 미온적이라며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점유하고 있는 운영위원회(위원장 박찬대)를 활용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무위는 청문회나 상임위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운영위 차원에서의 현안질의 내지는 청문회도 고민 중에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해당 간부 사망 원인이 김 여사 사건 종결 처리 압박 등에 있다고 보고 ‘김건희 특검법’에도 힘을 싣고 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죽음을 정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공직자의 죽음 앞에선 모두가 겸손하고 경건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권익위원장을 지낸 전현희 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윤석열 정권이 살인자”라며 비판한 데 대해 박 원내대변인은 “지난 8월 1일 권익위를 대상으로 특검법을 발의한 의원이 전현희 의원이다. 전방위적으로 압박한 당사자가 고인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갖기는커녕 그런 말씀을 쏟아낸 것에 대해 심각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 전 의원은 지난 1일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 관련 권익위 직무유기 의혹과 뇌물 수수 의혹을 진상규명하기 위한 특검법을 대표발의했다. 한편,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검정 리본으로 바꾸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죄송하다”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사망 간부는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이 전 대표 헬기 전원 특혜 의혹 등에 대한 조사를 담당했다.
  • ‘명품백’ 권익위 간부 사망…野 “권력 농단” 與 “또 정쟁 소재”

    ‘명품백’ 권익위 간부 사망…野 “권력 농단” 與 “또 정쟁 소재”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등의 조사를 맡았던 국민권익위원회 간부 사망 사건을 ‘권력 농단’으로 규정하며 여권에 공세를 펼쳤다. 여당은 민주당이 사건을 정쟁화하려 한다며 “협치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9일 오후 구두 논평에서 권익위 간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야당이 ‘정권 외압 피해자’라는 프레임을 씌워 안타까운 사건을 또다시 정쟁의 소재로 삼으려는 행태가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곽 수석대변인은 이어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고인의 죽음에 대한 철저한 조사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무조건적인 정치 공세는 협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야권을 향해 “정치적 계산이 깔린 소모적 정쟁으로 갈등의 불씨를 지피기보다 민생 회복에 당력을 집중해 주길 촉구한다”고 했다. 앞서 세종시 한 아파트에서 전날 오전 권익위 소속 부패방지국 국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간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 간부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사건,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응급헬기 이용 사건 등 정치권에서 민감한 사안을 다루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야당은 해당 간부가 생전 김 여사 사건 처리에 관해 윗선과 생각이 달라 괴로워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를 근거로 이 사건을 ‘권력 농단’으로 규정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예고했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인이 사건을 종결 처리하는 과정에서 말하지 못할 고초를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강력한 의심이 든다”며 “(고인이) 사건을 종결하지 말고 수사기관에 보내야 한다는 의견을 계속 냈지만 사실상 묵살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윗선의 압력이 있었고 이로 인해 사건처리 전후로 지속적인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부패방지 업무의 국내 최고의 전문가였던 고인에게 사건을 종결하도록 밀어붙인 수뇌부 인사는 누구냐. 그 수뇌부 인사는 누구에게 지시받아서 무리한 요구를 했냐”며 “무엇이 고인을 그토록 힘들게 했는지, 누가 고인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지 밝히겠다”고 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관련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 ‘마약수사 외압 의혹’ 관련 전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을 언급하며 “권력 농단 앞에서 피해자가 계속 양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진상규명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와 정무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날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 “죽음 공부는 삶을 더 뜻있게 살 수 있는 길… 죽음도 계획해야”[박상숙의 호모픽투스]

    “죽음 공부는 삶을 더 뜻있게 살 수 있는 길… 죽음도 계획해야”[박상숙의 호모픽투스]

    한국 사람 100명 중 80명이 병원에서 삶을 마감한다. 발달된 의료 기술은 노화와 죽음을 치료와 극복이 가능한 대상으로 만들어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를 병실에 잡아 둔다.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수액줄을 주렁주렁 매단 채 생을 마치는 게 흔한 일이 됐다. 죽음의 풍경이 차가울수록 무엇이 존엄한 죽음인지에 대한 고민은 깊어진다. ‘죽음학 전도사’로 통하는 정현채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는 내 삶을 내 뜻대로 정리하기 위해선 죽음에 대한 공부와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죽음에 대한 인식 차이노화·죽음을 극복 가능하다고 여겨한국 10명 중 8명꼴 병원서 삶 마감퀴블러로스 “죽음 이후의 삶은 실재인간, 육체 벗고 다른 차원으로 이동”외국의 죽음 교육·연구영국·독일 등 초교부터 죽음 가르쳐日 시한부 삶·장례식 구상 교육하니집단 따돌림·폭력·자살 등 대폭 감소의사·과학자도 근사체험 연구 활발죽음 준비 친숙한 문화로한국 10~30대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죽음 어찌 대할지 진지한 교육 필요세대 사이 소통 없어 연명 치료 횡행부모 먼저 나서 ‘임종 대화’ 시작해야2007년부터 ‘죽음학 강사’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정 명예교수가 건넨 명함에는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죽음은 벽이 아닌 열린 문으로서 다른 차원으로의 이동일 뿐이다’라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 죽음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재수 없다’며 기피하고 금기시하는 문화를 바꿔 일상에서도 친숙하게 만들어 가는 게 그의 목표다. 어느덧 17년간 진행한 죽음학 강연은 755회를 기록했다. 그간 우리 사회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 가면서 안락사에 대한 논의를 비롯해 웰다잉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정 명예교수는 죽음에 대한 척박한 인식은 나아진 게 없다고 말했다. “처음 강연에 나섰을 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죽음’을 대놓고 제목으로 올리면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대기업 임원 퇴직자를 대상으로 한 강연의 제목을 ‘죽음은 소멸인가, 옮겨감인가’로 했었는데 변경 요청이 왔어요. 그래서 ‘지성인을 위한 아름다운 마무리’로 바꿨죠. 죽음, 임종 이런 단어에 부정적인 반응은 여전합니다.” 그는 이런 사회 분위기가 내세관이 없는 유교 문화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전통 장례식만 봐도 부모를 여읜 자식은 죄인처럼 처신하죠. 망자의 영혼을 부르는 고복(皐復)을 하고, 저승사자 밥상에 간장 종지를 놓는 풍습(저승사자가 간장을 물인 줄 알고 먹었다가 목이 말라 망자를 데리고 돌아오게 비는 행위)이 현세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여 주는 거죠.” 사람 살리는 직업을 가졌던 그가 죽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건 20년 전 나이 오십을 앞두고서다. 가족과 지인의 죽음을 겪으며 ‘죽으면 어떻게 되는 걸까’ 하는 두려움이 갑자기 엄습했다고 한다. 불면증까지 앓을 정도로 괴로웠던 그는 ‘구원’처럼 책 한 권을 만났다. “아내의 권유로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의 ‘사후생’을 읽고 죽음이 꽉 막힌 벽이 아니라 열린 문이며, 다른 차원으로의 이동을 뜻하는 것임을 깨달은 후 두려움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스위스 출신의 정신과 의사인 퀴블러로스는 죽음과 임종에 관한 세계적인 권위자로 우리에겐 ‘분노의 5단계’ 이론으로 친숙하다. 분노의 5단계란 사람이 죽음을 선고받고 이를 인지하기까지 부정, 분노, 타협, 우울감, 수용 등의 심리 상태를 차례차례 겪는다는 것이다. ‘사후생’은 퀴블러로스가 자신이 돌본 환자들의 근사체험(육체이탈 체험)을 바탕으로 죽음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내려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책의 요지는 ‘인간은 죽는 게 아니라 육체를 벗고 또 다른 차원의 존재로 변화 내지 이동하는 것으로, 죽음 이후의 삶은 실재하기에 사람들은 지금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퀴블러로스는 죽음을 앞둔 어린 백혈병 환자들에게 뒤집으면 나비가 되는 고치 벌레 인형을 보여 줬어요. 죽음이 다른 존재로 변하는 이동이란 걸 알리며 위로한 거죠.” 정 명예교수의 명함에 담긴 문구와 고치를 벗고 날아가는 나비 그림이 그제야 이해가 갔다. 사후의 삶에 관한 연구나 논의가 비과학적이라며 국내에서는 푸대접하지만 근사체험 관련 논문이 200년 역사의 과학잡지 ‘랜싯’에 실리는 등 외국에서는 이 분야에 대한 의사, 과학자들의 연구가 활발하다고 한다. 정 명예교수는 죽음을 수용하는 태도가 그 사회의 성숙도를 알려 주는 척도라고 했다. 외국에 나가 보면 공동묘지가 주택가에 자리해 있는 것처럼 그는 “죽음을 일상으로 끌고 나오는 게 필요하다. 자식들이 말을 먼저 꺼내기 어려우니 부모가 나서서 어떻게 임종할 것인지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권했다. 세대 간에 서로 소통이 없어서 무의미한 연명치료가 횡행한다고도 지적했다. “현재 사전연명의료계획서 시행은 임종기에나 기능합니다. 말기암 환자가 호흡 불안정 등으로 응급실을 찾게 되면 가망이 없는 상황인데도 기도삽관 등 방어진료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보라매병원 사건 이후 병원에 들어온 이상 자발적 퇴원은 불가하고 결국 임종을 병원에서 맞게 되는 거죠.” 1997년 일어난 보라매병원 사건에서 가족들의 동의하에 호흡기를 떼고 퇴원한 환자가 사망하자 의료진은 살인방조죄로 처벌됐다. 지난 6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명의료중단 등에 대한 결정 시행 대상을 임종이 임박한 환자에서 말기 환자로 확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것도 이런 문제 때문이다. 지난달 작고한 김민기 학전 대표는 위암 4기였는데 임종 3~4개월 전부터 항암치료 등의 연명요법을 중단하고 가족이나 지인들과 작별 인사를 하며 보냈다고 한다. 유명 인사들의 위엄 있는 마무리는 사회의 귀감이 된다. 정 명예교수에게 가장 큰 울림을 준 이는 건축가 정기용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를 설계한 그는 5년간 대장암 투병 끝에 2011년 별세했다. “그분의 마지막 소원이 아차산의 봄 내음을 맡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세상을 뜨기 며칠 전 병상에 누운 채로 가족들과 함께 소풍을 다녀와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나무도 고맙고, 바람도 너무 고맙고, 하늘도 고맙고, 공기도 고맙고,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정 명예교수는 죽음도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미리 계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6년 전 찾아온 방광암에 삶을 다시 돌아봤다는 그는 2018년 앞당겨 퇴직한 뒤 제주도로 거처를 옮겼다. 10년 전부터 계획한 장례식 준비 상황을 매년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가족과 종종 ‘데스 카페’(Death Cafe)도 연다. 데스 카페는 영국에서 시작됐는데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 커피나 빵을 앞에 놓고 수다 떨 듯 죽음에 관해 얘기하는 모임이라고 한다. ‘내 죽음과의 대화’라는 다큐 영화 촬영을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인터뷰 전날에도 3시간이나 부인, 두 딸, 사위들과 모처럼 머리를 맞댔다. “장례와 관련해 내 뜻대로 진행되도록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족들에게 거듭 얘기해야 합니다. 암이 죽음을 구체적으로 준비할 시간을 주기 때문에 어떤 면에선 장점도 있긴 합니다.(웃음)” 그가 짜 놓은 장례식은 화사하다. 태워도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는 옥양목 수의를 마련해 놨고, 초록빛이 도는 예쁜 유골함은 친한 도예가에게 선물 받았다. 장례식에서 틀 음악도 700곡이나 추려 놓았다. 부의금은 생화 한 다발로 갈음하며, 평소 즐기던 와인을 조문객들에게 대접하는 등 잔치 분위기로 만들 작정이다. 제주도 집에서 가족장을 먼처 치른 뒤 서울에서 따로 추도식을 갖도록 가족들에게 당부도 했다. 철저한 ‘자기 주도 장례식’이다. 그가 운영하는 네이버의 죽음학 카페는 현재 회원 수가 5000명에 육박한다. 매일 5~6개의 글을 꾸준히 올리며 회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강연과 카페 활동을 통해 여러 사람을 만나며 자신이 얻는 게 더 많다고 한다. 방광암 투병 생활은 비슷한 처지에 대한 공감 능력을 더욱 깊게 만들어 누군가를 살리는 역할도 한다. “한번은 자살을 결심한 한 30대 여성이 제 글을 보고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국어 교사였던 아내의 도움을 받아 꼬박 7시간을 들여 답장을 써서 보냈는데 결국 마음을 바꿨다는 연락을 받고 안도하기도 했었죠.”죽음을 공부한다는 건 역설적으로 현재의 삶을 더 의미 있게 살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청소년기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독일, 영국 등 초등학교 때부터 죽음을 교육하는 나라들도 있다. 일본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반려동물의 죽음부터 시한부의 삶, 자살 등 여러 형태의 죽음을 가르치고, 직접 장례식도 구상해 보게 하는 등 10여차례 교육을 했더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우리나라 같으면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칠 만한 일이죠. 그런데 죽음 교육 이후 교내에 만연했던 집단 따돌림, 폭력, 자살 등이 대폭 줄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10~30대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입니다. 죽음을 진지하게 가르치는 교육이 필요한 때입니다.” 국내에서 움직임이 없는 건 아니다. 지난해 제주도의회는 전 도민을 대상으로 한 죽음교육진흥조례를 통과시켰다. 다만 교육 현장으로까지 확대하자는 제안은 반대가 심해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정 명예교수는 “우리는 일평생 죽음에 대해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다가 중병으로 병원에 입원하거나 죽음을 맞닥뜨리게 되면 당황하게 된다. 죽음을 일찍 준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리스 아토스산 성바오로 수도원 벽에 이런 격언이 쓰여 있다고 한다. ‘당신이 죽기 전에 죽는다면, 당신은 죽어도 죽지 않을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엄습하는 죽음의 공포가 우리의 삶을 삼켜 버리지 못하도록 미리미리 죽음을 의식하고 학습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 정현채 명예교수는 1980년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로 재직했다. 대한소화기학회 이사장, 한국죽음학회 이사 등을 지냈다. 저서로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는가’가 있다. 박상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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