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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미화원·시간강사등 대책 年內 마련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은 공무원 채용이나 상용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비롯,처우·근로조건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공무원화 대상은 공무원이 해야 할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상시 위탁 집배원 1726명과 각급 학교의 영양사 1842명,도서관 사서 1051명 등 모두 4619명이다. 정규직과 같은 업무를 하고 있지만 임금이 낮고 이직률이 높은 상시 위탁 집배원은 증원을 통해 공무원화할 계획이다.정부는 전체 4106명 중 근무연수 등을 고려해 지난해 863명을 공무원으로 채용했으며,올해와 내년에 각각 863명을 증원키로 했다.그러나 향후 업무량 감소 등에 대비해 1517명은 비정규직으로 유지된다. 영양사는 전체의 32%가 비정규직이지만 초·중등교육법 개정에 따라 2006년부터 영양교사가 법제화된 만큼 공무원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서는 전국 초·중·고교 1만 561곳 가운데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에 따라 배치가 의무화된 도서관의 비정규직이 대상이다. ●상용직화 대상은 환경미화원 2만 1657명과 도로보수원 3211명,노동부 직업상담원 1766명,근로복지공단 계약직 740명 등 2만 7374명이다. 환경미화원과 도로보수원은 근로조건이 양호하고 고용 안정성도 높지만 서울시의 경우 정년 때까지 무기계약을 체결하는 데 반해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1년 단위의 계약직 형태로 운영된다.앞으로 서울시처럼 근로계약기간을 정하지 않거나 자동으로 계약이 갱신되는 규정을 마련,상용직화한다. 노동부 직업상담원은 공무원과 같은 업무를 함에 따라 1년 단위 계약제에서 57세까지 근로계약이 자동 갱신되도록 이미 지난해 12월 직업상담원 규정이 개정됐다. 정규직 부족에 따라 계약직으로 운영되는 근로복지공단의 고용보험과 산재 재활 등의 업무는 직무·업무량 분석을 통해 상시적으로 필요한 인력만큼 3년에 걸쳐 정규직으로 채용된다. ●처우개선 대상은 각급 학교의 조리보조원 3만 5669명과 조리사 4619명,사무·교무·실험·전산·실습보조 1만 8198명,정부부처의 사무보조 7081명 등 6만 5567명이다. 조리보조원은 일용직에서 1년 단위 계약직으로 전환,연봉을 연중 분할 지급하고,퇴직금 지급과 병가 및 경조사,휴가 인정,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보장 등 처우를 개선한다.연봉은 기능직10급 초임 호봉을 기준으로 연간 근무 일수에 비례해 책정하되 5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개선한다. 정부부처 사무보조에 대해서는 업무량에 필요한 인력을 일용직에서 ‘기타직’ 보수로 운영,신분과 처우를 안정화하고 그외 일용직은 필요시에만 일시적으로 사용하도록 한다. ●근로조건 보호 대상은 청사내 청소와 경비·시설관리·고속도로 요금징수원 등 용역·파견근로자 3만 8916명이다. 이들은 공무원·상용직화나 처우 개선이 어려운 만큼 정부용역계약제 개정을 통해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전력이 있는 용역업체를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근로조건을 보호해 줄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제외된 기간제교사와 전업시간강사,지방자치단체 단순노무원,청원경찰 등 나머지 9만 5459명에 대해서는 올 연말까지 2단계 대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유진상 조현석기자 hyun68@˝
  • “우리도 사회 기여” 홍보전 총력

    사회적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외국계 기업들이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한국 사회에 대한 외국계 기업의 기여를 강조,한국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것이다. 던힐을 생산하는 영국계 다국적 담배회사 BAT코리아는 국내 최초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에 관한 ‘사회보고서’를 발표했다.청소년 흡연예방·소비자 정보제공 등 사회 각계로부터 기업의 사회공헌 실천항목을 받아 이의 실천 실태를 보고하고 앞으로 약속 실행을 천명한 것이다.순이익의 0.5%를 40여개 실천항목의 실현을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BAT코리아의 거트프리드 토마 사장은 “기업의 역할로 세금납부,고용창출 이상을 기대하고 있으며 좋은 기업에 대한 기대치도 변하고 있다.”면서 “기업은 사회와의 대화를 통해 단순 이윤 창출에서 벗어나 어떻게 이윤을 생산할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는 한국코카콜라 역시 가칭 코카콜라 청소년재단을 만들고 첫번째 사업으로 청소년 체력 향상을 위해 외모가 아닌 몸과 마음이 건강한 청소년을 기르는 ‘건짱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소아 비만의 주범으로 지탄받고 있는 맥도널드는 인터넷에 햄버거 등의 열량을 공개한 데 이어,소비자들에게 조리 과정과 주방까지 공개할 예정이다. 윤창수기자 geo@˝
  • 무형문화재 사후관리 ‘허술’

    유네스코는 지난해 판소리를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했다.최근에는 세계무형문화유산을 선정하여 주는 상의 이름을 ‘아리랑상’으로 정했다.이처럼 우리의 무형문화재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정작 국내에서는 제대로 인정조차 받지 못한 채 홀대당하고 있다.그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지정만 있고 사후관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무형문화재 지정에 따른 특권과 우월의식에 빠져 보유자를 비롯한 전승자들이 자기 계발에 소홀한 채 안이할 뿐만 아니라 무형문화재에 대한 학술적 연구나 지속적인 관리체계가 전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화재청이 19일 서울 타워호텔에서 마련하는 ‘무형문화재 제도 운영 효율화 및 보존·전승 활성화 워크숍’에서는 이같은 우리의 무형문화재 실태에 대해 집중적인 성토가 이어질 전망이다.미리 공개된 주제발표문을 보면 우리의 무형문화재 관리체계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지정 단계에서부터 부조리가 만연해 있고 그에 따라 무형문화재의 온전한 전승과 관리도 제대로 될 리가 없다.특히 기능보유자들이 지정과 동시에 ‘인간문화재’로 자처하며 특권을 누리는 탓에 손가락질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임재해 안동대 교수는 먼저 우리의 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이 전승활동보다는 문화권력에 매몰된 실태를 신랄하게 비판한다.문화재로 지정되면 전수교육조교 추천,또는 이수자 선정과 후계자 낙점에 전권을 휘두를 수 있는 상황에서 체계적인 전승교육과 전수활동은 뒷전으로 밀려난 채 인간관계에 의한 권력다툼이 불거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문화재 지정에 따라 누리게 되는 기득권 때문에 지정되지 않은 전통문화의 경우,이를 전승하는 사람들이 문화재로 지정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고 정치인들의 힘을 동원하는 등 온갖 무리를 저지르기도 한다.”고 지적한다.이른바 ‘인간문화재병’이다. 임 교수는 따라서 문화재 기능보유자 친인척 중심의 세습적 전승만이라도 통제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이수자나 전수교육조교 등은 물론 기능보유자 후보는 반드시 직계 존비속이 아닌 사람으로 제한하는 방법을 제시한다.주기적으로 전통방식에 의한 작품발표와 함께,전수활동에 의한 이수자들의 작품발표회를 가지도록 하여 기능보유자의 전승활동과 이수자들의 실제 전수활동을 점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국대 서한범 교수는 전승자들을 선정·인정하는 데 있어서 전승계보나 정통성의 여부,기량을 평가하는 내용이나 방법,기준점이 모호해 객관성을 갖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실제로 일부 종목은 보유자가 타계하여 결원이 된 채 10년이 경과하여도 뒤를 이을 보유자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가 하면,보유자가 활동하고 있는데도 또 다른 보유자를 인정하기도 한다. 서 교수는 따라서 이같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복수보유자의 인정제도를 확대하고 ▲문화재의 원형에 관한 범주나 기본적인 틀을 마련해야 하며 ▲숙련기간이나 연령을 고려하여 보유자의 자격연한을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서 교수는 특히 “보유자후보를 전수교육조교로서 20∼30년씩 머물도록 방치하는 대신 경력과 실적,기ㆍ예능 수준을 공정하게 평가하여 보유자후보로서의 명예와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盧 “경제 발목 부조리 모두 정리”

    노무현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경제부처 장관들이 참석하는 가운데 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주재,최근 거시경제 동향과 금융 상황 등을 점검한다.경제상황 점검회의는 노 대통령이 복귀한 뒤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제외하고는 처음 갖는 공식행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앞서 15일 청와대 본관 입구에서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시장을 개혁하고 경제의 발목을 잡는 정치,행정 등의 부조리를 말끔히 정리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만들어야 다시 살고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원칙에 충실해야 하며 앞으로 잘못된 제도와 원칙을 바로세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해관계를 앞세운 목소리에 국정이 중심을 잃고 끌려다니게 되면 정치도,경제도 오히려 뒷걸음칠수 있다.”면서 “이해집단의 목소리나 갈등에 매몰되는 일 없이 국정의 안정적 관리자로서 중심을 잡고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화합과 상생은 언제나 공염불로 끝나고 말았다.”면서 “(상생의 정치는)우리 모두가 노력해서 대화와 타협의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앞으로 할 일로 시장개혁,정부혁신,지방화와 동북아경제중심과제 등을 들었다. 노 대통령은 탄핵안 기각과 관련,“국민과 헌법재판소 재판관,고건 총리와 각료 여러분께 감사한다.”며 “그러나 비록 탄핵에 이르는 사유가 아니었다 할지라도 정치적·도의적 책임까지 모두 벗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노 대통령은 “그 중에서도 대선자금과 제 주변 사람들이 저지른 과오는 분명히 저의 허물”이라며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국민여러분께 심심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
  • 盧담화문 키워드 ‘혁신주도형 경제’

    노무현 대통령의 15일 대국민담화에 담긴 경제관련 키워드(핵심 용어)는 ‘혁신주도형 경제’다.미리 배포한 연설문에는 들어 있지 않았다가,연설하면서 포함시킨 용어다. ●盧, 연설직전 즉석에서 포함 그만큼 노 대통령의 생각과 철학이 담겨 있다는 얘기다.노 대통령이 이런 부분을 추가하면서 경제분야 연설분량이 사전 배포 연설문에서 3분의1을 차지했으나 실제로는 절반 가까이로 늘어났다. ‘혁신주도형 경제’는 노 대통령이 경제살리기와 관련해 던진 새로운 화두인 셈이다.‘혁신주도형 경제’라는 용어의 생경함에다,노 대통령의 경고성 발언으로 재계는 긴장하고 있다.노 대통령은 담화에서 “(경제를)우려하는 목소리 중에는 순수한 우려도 있지만 의도적인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경제위기를 빌미로 경제개혁의 발목을 잡는 것은 용납지 않겠다는 경고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혁신주도형 경제는 경제분야에서 나타난 새로운 패션(유행)”이라면서 “대기업 주도형이나 벤처 주도형의 기존 경제의 한계를 혁신(이노베이션)을 통해 극복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이를 테면 지방기업이 지역 대학에서 인재를 뽑고,지방자치단체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지방기업과 지방경제가 함께 살아나는 지역혁신 개념이 혁신주도형 경제에 해당된다.지방분권화와도 맥이 통한다. ●지역발전·지방분권화와 일맥상통 혁신주도형 경제가 적용되는 분야는 기술혁신,인재양성,시장개혁,부조리 척결,투명하고 공정한 시장토대 마련 등 다양하다.‘성장과 분배’를 둘러싼 논란의 관점에서 혁신주도형 경제를 분류하자면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추구하는 혁신’ 정도에 해당된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설명한다.청와대 또다른 관계자는 “혁신주도형 경제를 성장과 분배라는 이분법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는 어렵다.”고 전제,“굳이 말하자면 분배를 통한 성장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지역발전이라는 분배를 통해 국가 전체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이날 참여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은 성장에 해당되고,시장의 투명성 제고는 개혁에 해당되기 때문에 성장과 개혁의 마찰은 없을 것이라면서 “참여정부 2기의 정책기조에 변함이 없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원은 “성장과 분배로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시장개혁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의 핵심관계자는 혁신주도형 경제의 지향점은 성장과 분배의 중간지대에서 성장 쪽으로 약간 기울어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박정현 문소영기자 jhpark@˝
  • 盧 “경제 발목 부조리 모두 정리”

    노무현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경제부처 장관들이 참석하는 가운데 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주재,최근 거시경제 동향과 금융 상황 등을 점검한다.경제상황 점검회의는 노 대통령이 복귀한 뒤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제외하고는 처음 갖는 공식행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앞서 15일 청와대 본관 입구에서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시장을 개혁하고 경제의 발목을 잡는 정치,행정 등의 부조리를 말끔히 정리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만들어야 다시 살고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원칙에 충실해야 하며 앞으로 잘못된 제도와 원칙을 바로세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해관계를 앞세운 목소리에 국정이 중심을 잃고 끌려다니게 되면 정치도,경제도 오히려 뒷걸음칠수 있다.”면서 “이해집단의 목소리나 갈등에 매몰되는 일 없이 국정의 안정적 관리자로서 중심을 잡고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화합과 상생은 언제나 공염불로 끝나고 말았다.”면서 “(상생의 정치는)우리 모두가 노력해서 대화와 타협의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앞으로 할 일로 시장개혁,정부혁신,지방화와 동북아경제중심과제 등을 들었다. 노 대통령은 탄핵안 기각과 관련,“국민과 헌법재판소 재판관,고건 총리와 각료 여러분께 감사한다.”며 “그러나 비록 탄핵에 이르는 사유가 아니었다 할지라도 정치적·도의적 책임까지 모두 벗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노 대통령은 “그 중에서도 대선자금과 제 주변 사람들이 저지른 과오는 분명히 저의 허물”이라며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국민여러분께 심심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 [세상속으로] 카메라폰은 ‘만능폰’

    카메라폰(폰카) 시대다.폰카 이용자가 무려 1200만명에 이를 정도다.국내 출시 2년 만에 폰카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사치품이 아닌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았다.하지만 들여다보면 폰카가 범죄 수단으로 악용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미국의 의회는 폰카에 의한 ‘몰래 촬영’이 사회 문제화되자 규제법안의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실을 바꾸는 카메라폰 서울 서초구 B고교 2학년 최모(17)군은 교사가 칠판에 적는 수학 공식과 메모를 일일이 손으로 적지 않는다.대신 폰카의 줌(Zoom)기능을 이용,칠판을 촬영하고 강의는 녹음한다.같은 학교 2학년 조모(17)양은 “친구의 노트 필기를 베끼거나 메모가 필요할 때 폰카로 해결한다.”면서 “폰카를 가진 친구끼리 필기나 메모를 전송하기도 한다.”고 자랑했다. 여교사에게 남학생의 폰카는 두려움의 대상이다.강남 S고는 최근 여교사의 속옷을 폰카로 찍어 돌려본 학생을 퇴학시켰다.또 학교측은 학생들의 폰카 휴대를 금지했고 여교사에게는 긴 치마나 바지를 입도록 권유했다. 폰카는 내부 고발자의 역할도 한다.지난 3월 인터넷에서 유포돼 큰 파장을 일으켰던 교사의 체벌 동영상은 수원의 한 고교에서 학생이 폰카로 촬영한 것이다.서울 B고 유모(41) 교사는 “수업시간에 휴대전화를 꺼내지 못하게 하고 발각되면 빼앗은 뒤 방과후 돌려준다.”면서 “교실 풍경을 누군가 동영상으로 찍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섬뜩한 느낌이 든다.”고 털어놨다. ●무엇이든 촬영… 부작용 만만찮아 휴대가 간편하고 언제 어디서든 촬영이 가능한 폰카의 부작용도 만만찮다.일부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는 10대 여학생이 폰카로 찍은 얼굴을 남성 네티즌에게 전송,성매매를 흥정하기도 한다.최모(15)양 등 여중생 3명은 지난달 9일 여의도 한강둔치에서 동급생 2명을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뒤 폰카로 알몸을 찍어 협박을 일삼았다.지난달 6일에는 대구에서 주부를 성폭행하고 폰카로 알몸을 찍은 뒤 아들의 학교에 뿌리겠다고 협박한 30대가 구속됐다.지난 2월에는 같은 오피스텔에 살던 20대 여성의 목욕 장면을 폰카로 찍은 20대 조리사가 붙잡히기도 했다. 반면 폰카가 ‘효자 노릇’을 할 때도 있다.최근 카드위조범을 쫓던 경찰은 ‘용의자 2명이 인천공항을 통해 필리핀으로 몰래 출국하려 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들의 주소지 동사무소에서 얼굴 사진을 폰카로 촬영한 뒤 공항경찰대 수사관에게 송신,출국 수속을 밟던 위조범 2명을 붙잡았다.군 수사대가 장교를 사칭,부녀자를 꾀어 거액을 가로챈 40대 사기범의 사진을 폰카에 입력,추적한 끝에 검거하기도 했다. ●촬영 의무화에도 여전히 사각지대 상존 업계에서는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 3400만명 가운데 35% 안팎이 폰카를 소유한 것으로 추산한다.휴대전화의 기능은 초창기 단순히 문자메시지 전달에서 문자채팅(문팅)으로 발전한 데 이어 폰카의 개발로 동영상 메시지 전송도 가능해졌다.10만 화소급의 스틸 사진용인 1세대 폰카에서 동영상이 가능한 2세대인 30만 화소급도 나왔다.또 플래시 및 고화질 동영상 기능이 추가된 2.5세대 제품도 이미 선보였다.3세대인 100만 화소급의 고성능 휴대전화도 조만간 본격 출시될 예정이다. 폰카의 사생활 침해가 심각해지자 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1월 촬영사실을 상대가 알 수 있도록 촬영음 발생을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정통부 신동재 기획과장은 “올 7월부터 생산되는 폰카는 ‘찰칵’ 등의 소리가 나 상대가 촬영사실을 알 수 있도록 했다.”면서 “이미 출시된 제품은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김대중 전파방송팀장은 “촬영음만으로 몰래 폰카가 사라질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안동환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盧담화문 키워드 ‘혁신주도형 경제’

    盧담화문 키워드 ‘혁신주도형 경제’

    노무현 대통령의 15일 대국민담화에 담긴 경제관련 키워드(핵심 용어)는 ‘혁신주도형 경제’다.미리 배포한 연설문에는 들어 있지 않았다가,연설하면서 포함시킨 용어다. ●盧, 연설직전 즉석에서 포함 그만큼 노 대통령의 생각과 철학이 담겨 있다는 얘기다.노 대통령이 이런 부분을 추가하면서 경제분야 연설분량이 사전 배포 연설문에서 3분의1을 차지했으나 실제로는 절반 가까이로 늘어났다. ‘혁신주도형 경제’는 노 대통령이 경제살리기와 관련해 던진 새로운 화두인 셈이다.‘혁신주도형 경제’라는 용어의 생경함에다,노 대통령의 경고성 발언으로 재계는 긴장하고 있다.노 대통령은 담화에서 “(경제를)우려하는 목소리 중에는 순수한 우려도 있지만 의도적인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경제위기를 빌미로 경제개혁의 발목을 잡는 것은 용납지 않겠다는 경고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혁신주도형 경제는 경제분야에서 나타난 새로운 패션(유행)”이라면서 “대기업 주도형이나 벤처 주도형의 기존 경제의 한계를 혁신(이노베이션)을 통해 극복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이를 테면 지방기업이 지역 대학에서 인재를 뽑고,지방자치단체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지방기업과 지방경제가 함께 살아나는 지역혁신 개념이 혁신주도형 경제에 해당된다.지방분권화와도 맥이 통한다. ●지역발전·지방분권화와 일맥상통 혁신주도형 경제가 적용되는 분야는 기술혁신,인재양성,시장개혁,부조리 척결,투명하고 공정한 시장토대 마련 등 다양하다.‘성장과 분배’를 둘러싼 논란의 관점에서 혁신주도형 경제를 분류하자면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추구하는 혁신’ 정도에 해당된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설명한다.청와대 또다른 관계자는 “혁신주도형 경제를 성장과 분배라는 이분법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는 어렵다.”고 전제,“굳이 말하자면 분배를 통한 성장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지역발전이라는 분배를 통해 국가 전체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이날 참여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은 성장에 해당되고,시장의 투명성 제고는 개혁에 해당되기 때문에 성장과 개혁의 마찰은 없을 것이라면서 “참여정부 2기의 정책기조에 변함이 없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원은 “성장과 분배로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시장개혁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의 핵심관계자는 혁신주도형 경제의 지향점은 성장과 분배의 중간지대에서 성장 쪽으로 약간 기울어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박정현 문소영기자 jhpark@
  • [길섶에서] 산토닌 시절/문화부 심재억 차장

    허기진 봄날,얼굴에 노오랗게 외꽃이 핀 하굣길 아이들,젖은 광목처럼 길섶에 주저앉습니다.너무 어지러워 자꾸만 구부러지는 시선 속으로 난분분 아카시아꽃이 지던 날,구충제 ‘산토닌’을 먹은 아이들은 허한 뱃속,버러지의 발광에 식은 땀만 흘리며 속절없이 가라앉습니다.“잘 먹지도 못하는 눔들이 주린 뱃속에 드렁이같은 회충만 길러서야 쓰겠느냐.”며 선생님이 손수 먹여주신 ‘산토닌’. 봄날,장다리꽃이 필 무렵이면 유난히 횟배앓이 결석이 많았습니다.보릿고개 넘느라 먹을거리가 시원찮아선지 뱃속 버러지들이 유달리 준동을 해댄 까닭입니다.그때마다 “제발 남새밭에는 맨발로 들어가지 마라.”시던 선생님,단 맛에 구충제를 날름날름 받아먹는 아이들에게 당부하십니다.“낼 아침에 까먹지 말고 마릿수 세어와야 된다.” 그 때 아이들,참 순진했습니다.한데다 뒤를 본 뒤 막대기로 헤쳐가며 마릿수를 모조리 세어냈으니 말입니다.다음날 아침,다시 살아난 천둥벌거숭이들 마릿수 견줘가며 낄낄대느라 교실이 왁자합니다.징그럽다고요? 그 때는 그것이 삶이었습니다.아지랑이 어지러운 봄날은 그렇게 갔습니다. 문화부 심재억 차장˝
  • 집권2기 국정운영 어떻게

    집권2기 국정운영 어떻게

    노무현 대통령이 1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 기각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함으로써 집권 2기에 들어갔다.집권 2기의 상황은 탄핵 이전의 참여정부 집권 1기에 비해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다르다. 첫째는 1기에서는 의석 47석이라는 소수정당으로서 한계가 있었다면,2기는 총선에서 의석 과반을 확보했다는 정치적인 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둘째는 1기의 시행착오나 아쉬운 점을 되돌아보고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성숙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여건과 힘을 가졌다는 얘기다.이런 점에서 노 대통령이 2개월여 동안의 직무정지기간 동안 가다듬은 2기 국정운영 구상이 어떻게 펼쳐질지 주목된다. ●조정자 역할로 바뀌나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이 상당히 바뀔 것이라는 점은 예고돼 왔다.문희상 대통령 정치특보는 “너무 앞서는,나서는 형국의 정치스타일이 한 발짝 뒤에서 보는 스타일로 바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정치 일선에서 진두지휘하던 모습에서 탈피한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큰 방향을 놓고 공식·비공식으로 대화하는 조정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열린우리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진로를 정한 뒤 당의 갈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 원칙을 제시하는 정도로 개입할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당·정·청’의 관계 정립이다.노 대통령은 당·정·청의 3각 수평구조를 구성해 유기적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판도를 짤 것 같다. ●경제·민생을 우선 챙길 듯 노 대통령은 경제·민생 현안에 최우선적으로 매달릴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민생을 우선 챙기지 않겠느냐.”면서 “탄핵기간에도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선 꾸준히 내용을 파악해 왔으므로 어떤 식으로 이벤트를 가져가느냐의 문제만 남았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15일의 대국민담화에서도 민생경제 회복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 4·15 총선 때 논란이 된 ‘선거 올인’ 체제는 앞으로 ‘개혁 올인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여권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1기의 과제였지만 여소야대의 정국에 밀려 추진하지 못했던 지방분권과 공조직 혁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당은 정치개혁과 언론개혁을 맡고,총리는 내치를 전담하고,청와대는 강력한 대통령상을 보여주면서 국정 전반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노 대통령은 직무복귀에 따른 리더십 회복에 힘입어 정부혁신과 부패근절,사회부조리 청산 등에 강력한 개혁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검찰과 비리가 드러난 군조직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개혁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노 대통령은 “분열의 구도를 극복하는 것은 나의 최대 정치목표”라고 참모들에게 밝혀왔듯이 단기적으로는 6·5 지방 재선거에서 지역구도 타파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는 “노 대통령이 탄핵기간 경제와 함께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부분이 국방과 외교분야”라고 밝혔다.“가치지향은 있되 정책은 실용주의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는 것이다.이라크 파병 철회 등에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집권2기 국정운영 어떻게

    노무현 대통령이 1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 기각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함으로써 집권 2기에 들어갔다.집권 2기의 상황은 탄핵 이전의 참여정부 집권 1기에 비해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다르다. 첫째는 1기에서는 의석 47석이라는 소수정당으로서 한계가 있었다면,2기는 총선에서 의석 과반을 확보했다는 정치적인 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둘째는 1기의 시행착오나 아쉬운 점을 되돌아보고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성숙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여건과 힘을 가졌다는 얘기다.이런 점에서 노 대통령이 2개월여 동안의 직무정지기간 동안 가다듬은 2기 국정운영 구상이 어떻게 펼쳐질지 주목된다. ●조정자 역할로 바뀌나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이 상당히 바뀔 것이라는 점은 예고돼 왔다.문희상 대통령 정치특보는 “너무 앞서는,나서는 형국의 정치스타일이 한 발짝 뒤에서 보는 스타일로 바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정치 일선에서 진두지휘하던 모습에서 탈피한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큰 방향을 놓고 공식·비공식으로 대화하는 조정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열린우리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진로를 정한 뒤 당의 갈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 원칙을 제시하는 정도로 개입할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당·정·청’의 관계 정립이다.노 대통령은 당·정·청의 3각 수평구조를 구성해 유기적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판도를 짤 것 같다. ●경제·민생을 우선 챙길 듯 노 대통령은 경제·민생 현안에 최우선적으로 매달릴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민생을 우선 챙기지 않겠느냐.”면서 “탄핵기간에도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선 꾸준히 내용을 파악해 왔으므로 어떤 식으로 이벤트를 가져가느냐의 문제만 남았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15일의 대국민담화에서도 민생경제 회복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 4·15 총선 때 논란이 된 ‘선거 올인’ 체제는 앞으로 ‘개혁 올인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여권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1기의 과제였지만 여소야대의 정국에 밀려 추진하지 못했던 지방분권과 공조직 혁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당은 정치개혁과 언론개혁을 맡고,총리는 내치를 전담하고,청와대는 강력한 대통령상을 보여주면서 국정 전반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노 대통령은 직무복귀에 따른 리더십 회복에 힘입어 정부혁신과 부패근절,사회부조리 청산 등에 강력한 개혁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검찰과 비리가 드러난 군조직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개혁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노 대통령은 “분열의 구도를 극복하는 것은 나의 최대 정치목표”라고 참모들에게 밝혀왔듯이 단기적으로는 6·5 지방 재선거에서 지역구도 타파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는 “노 대통령이 탄핵기간 경제와 함께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부분이 국방과 외교분야”라고 밝혔다.“가치지향은 있되 정책은 실용주의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는 것이다.이라크 파병 철회 등에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나눔 세상] 양종의 성남 혜은학교교장 가족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보람찬 직업이 바로 교사입니다.나중에 손자가 태어나도 이 길을 권하고 싶어요.”(양종의 성남 혜은학교 교장) “평소 아버지 모습을 존경해 자식들이 모두 교직에 몸담게 됐습니다.”(아들 양동욱 오산 성심학교) “아버지가 교사 남편 구해 오라고 압력 넣은 적은 없어요.그냥 저희들이 존경하는 남성상이 아버지이다 보니 남편들이 전부 교사가 돼버렸네요.”(큰딸 양수현 고양 명현학교,작은딸 양유선 수원 서광학교) 36년 경력의 양종의(58) 교장과 아들 동욱(23)씨,두딸 수현(28)·유선(27)씨,사위 이관선(30·고양 경진학교)·성치영(33·서울 우진학교)씨 등 일가족 6명은 모두 교단에서 참스승의 길을 걷고 있다.이들의 교직 기간을 합치면 60년을 웃돈다.더 특이한 점은 6명이 모조리 장애아동을 돌보는 특수학교에 근무한다는 사실이다. 스승의 날을 이틀 앞둔 13일 양 교장은 “그냥 행복하고 좋아서 하는 일이지,봉사도 아니고 특별히 감사받을 일도 아니다.”라며 오히려 쑥스러워했다.그는 “자식들에게도 이 길을 권한 적이 없는데 다들 알아서 선택하더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교사 생활 6개월째인 동욱씨는 “교단에서 행복한 아버지 모습을 보고 항상 존경스러웠다.”면서 “어렸을 때 아버지가 학교에서 가르치던 장애 어린이들을 집에 데려와 우리와 함께 놀게 하고 목욕시키고,같이 재우셨다.”고 말했다.이어 “당시에는 그걸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교사가 되고 보니 쉽지 않은 일”이라며 아버지의 실천을 자랑스러워했다. 가족 모두 특수학교 교사로 지내다 보니 모처럼 주말에 다함께 모여도 주요 화제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효과적으로 말을 가르칠 수 있을까.”라는 등 특수 교육과 관련된 얘기로 흐른다.해법을 찾기 어려울 때면 양 교장은 자상한 아버지·장인에서 영락없이 엄한 선배교사로 돌변,‘특수교육의 길’을 특강한다. 양 교장은 “온 가족이 함께 특수교육 연구센터를 세우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2,3년내에 경기지역에 정신지체·정서장애 아동교육 관련 자료를 모은 도서관 등 연구센터를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마련해 놓고 있다. 경기도 특수교육과정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양 교장은 “한국 사회에서 특수교육은 아직 시작 단계”라면서 “장애아동의 교육은 단순히 특수학교에만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 관심을 갖고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그는 지난 2001년부터 성남 혜은학교 운동장에 사람의 샘터(70평),소동물원(90평),야생화단지(80평) 등을 조성,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웰빙푸드’ 두부의 화려한 변신

    두부.‘밭에서 나는 쇠고기.’ 콩의 가장 화려한 변신이다.콩이 두부로 거듭나는 과정이 사뭇 숙연하다.물에 불린 후 맷돌에서 갈고,가마솥에서 펄펄 끓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그리곤 육중한 돌덩어리 밑에서 눌려 속이 단단하게 굳는다.제조 과정이 어떤 식품 못지않게 복잡하고,정성이 필요한 대표적인 슬로푸드다. ■ 먹자먹자 웰빙푸드 두부 최근 두부가 각광받고 있다.주로 산기슭에 많이 있던 두부 음식점들이 시내 한복판으로 진출해 성업중이다.잘 먹고 잘 살자는 요즘의 음식 코드인 ‘웰빙’과 맞물리면서 두부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어난 까닭이다.집에서도 직접 두부를 만들어 먹는 사람도 많아졌다. 두부는 세계 최장수국 일본의 장수마을 오키나와 사람들이 즐기는 다시마·돼지고기와 함께 3대 식품 가운데 하나다.이들은 하루 2끼 두부를 먹는다.오키나와의 대표적인 음식 ‘참푸르’는 두부를 돼지고기와 숙주나물·파를 넣고 볶은 것이다.두부의 영양이 높게 평가되면서 미국·캐나다와 유럽에서도 두부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우리는 고려시대부터 두부를 먹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고기를 먹지 않는 스님들이 단백질 공급원으로 삼았다 한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두부를 먹는 방법이 그렇게 다양하지 못하다.기름에 지지거나 찌개와 순두부로 먹는 것이 고작이다.두부 요리 전문 책을 낸 김수인(32) 전남도립남도대학 교수는 신세대의 취향에 맞는 두부크림치즈를 제안했다.두부와 크림치즈를 2대1의 비율로 섞은 다음 레몬즙을 1작은술 정도 넣어 섞으면 된다.그는 “두부크림치즈를 베이글이나 호밀빵에 버터 대신 발라 먹으면 아주 좋다.”고 설명했다. 또 김 교수는 젊은이의 취향에 맞는 두부 샌드위치와 두부 쿠키 등 5가지 요리를 만들었다.“두부는 소화 흡수율은 높고 열량은 낮아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이라고 말했다. 두부 가운데 가장 맛있는 것은 얼린두부로 알려져 있다.중국에서 한 스님이 두부를 겨울철에 바깥에 두고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딱딱하게 굳어있었던 것.이를 버릴 수 없어 국에 넣고 끓여 먹었는데 맛이 너무 좋아 그후에는 아예 얼려먹었다 한다.콩 단백질이 동결 건조된 두부에는 수분은 빠져 나갔지만 영양가의 손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김 교수는 “두부를 물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서 물을 자주 갈아주면 비교적 오래 보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두부를 신선하게 먹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프랑스 파리 주부들이 빵을 묵히지 않듯이,두부도 묵히지 않고 그날 다 먹어치우는 것이란 설명이다.그러면 언제 두부가 가장 맛있을까?“두부의 담백한 맛은 뭐라 형용할 수 없이 감미롭다.”고 표현한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정사를 나눈 후에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몹시 난처하다. ■ 장소 강남수도쿠킹아카데미(555-2884) ■ 하자하자 두부 만들기 주말 집에서도 두부를 만들어 보자.생각만큼 어렵거나 번거롭지 않다.대두(5컵)와 응고제(20㏄),물만 있으면 준비 끝.만드는 법 (1)콩을 깨끗이 씻어 3시간 정도 불린다.(2)콩의 4∼5배 정도의 물을 준비해 물을 조금씩 넣으면서 믹서기에 간다.(3)커다란 그릇에 베보자기를 깐 다음 (2)를 부어 두유와 콩비지를 분리한다.(4)두유를 냄비에 붓고 눋지 않도록 저어가면서 끓이면서 응고제를 3∼4차례 나누어 넣는다.거품이 많이 생기면 식용유를 몇방울 넣어주면 가라앉는다.(5)두부가 몽글몽글하게 엉길때 주걱으로 천천히 저어준다.빨리 저으면 엉긴 두부가 분리되므로 주의한다.(6)물이 빠지는 네모난 틀에 면보를 깔고 (5)를 부은 다음 무거운 것을 올려 굳힌다.두부가 굳으면 30분 가량 물에 담가둔다. ■ 김수인의 두부 요리조리 ●두부 샌드위치 재료 두부 ½모,식빵 8장,삶은 계란 2개,당근 ¼개,오이피클 ⅓개,양파 ½개,마요네즈 2큰술,레몬즙 1작은술,소금,후추 만드는 법 (1)식빵은 프라이팬에 살짝 구워 놓는다.(2)두부는 체에 2∼3번 걸러서 준비하고 여기에 마요네즈와 소금,후추,레몬즙을 넣는다.(3)삶은 계란과 오이피클,당근은 잘게 잘라준다.양파는 가늘게 채썰어 식초물에 20분 정도 담근 다음 잘게 잘라 주고 준비한 내용물을 (2)에 넣고 버무린다.(4)식빵위에 상추를 깔고 (3)을 얹고 다시 식빵을 올린다.기호에 따라 마요네즈 대신 머스터드를 이용해도 좋다. 사진 강성남기자 snk@ ●두부 소고기 덮밥 재료두부 1모,소고기 300g,달걀 3개,붉은 피망 ½개,다시마 국물 적당량,양파·팽이버섯·생강·마늘·후추·소금·설탕·간장·청주·맛술·브로콜리 약간씩 만드는 법 (1)두부는 사방 3㎝ 크기로 잘라 준비한다.(2)닭가슴살은 후추와 생강즙을 뿌려 냄새를 제거한 다음 두부와 같은 크기로 잘라 준비한다.(3)프라이 팬에 기름을 두르고 마늘과 양파를 볶은 다음 (2)를 넣고 같이 볶는다.(4)닭고기의 겉표면이 익으면 다시국물을 넣고 끓으면 두부를 넣고 양념을 넣은 후 자작자작하게 끓으면 풀어 놓은 달걀을 위에 넓게 뿌려주고 팽이버섯과 대파를 얹는다.달걀이 너무 익지 않게 해야 맛이 좋다.(5)국물이 너무 졸아들지 않게 준비한 (4)를 밥위에 끼얹어 내놓는다. ●튀긴두부 샐러드(4인) 재료 두부 1모,땅콩 ½컵,비트 ¼개,양상추 4장,깻잎 4장,크레송 2줄기,녹말가루 약간,소스(간장 2큰술,화이트 와인 1작은술,다시마 국물 2큰술,올리브유 2작은술,레몬즙 조금) 만드는 법 (1)두부는 물기를 충분히 제거한 다음 깍둑썰기하고 녹말가루를 묻혀서 중간 온도에서 튀긴다.(2)비트는 가늘게 채썰고,양상추와 깻잎,크레송은 먹기 좋은 크기로 뜯어 놓는다.(3)만들어둔 소스에 튀긴 두부와 땅콩을 함께 섞어 내놓는다. ●두부 쿠키 재료 밀가루 200g,설탕 80g,소금,베이킹파우더 10g,버터 170g,두부 120g,우유 20g,계란 1개 만드는 법 (1)두부는 물기를 제거한 다음 부드럽게 으깬다.(2)밀가루와 설탕,소금,베이킹파우더,버터를 넣고 섞어서 우유와 계란,두부를 넣고 다시 한번 섞어서 반죽을 만든다.(3)준비된 반죽은 30분 정도 냉동보관한 다음 잘 치대어 모양을 만들어 낸다.(4)160℃의 오븐에 25분간 구워 낸다. ●두부볼 프라이 재료 두부 1모,검은깨 2큰술,그린피스 2큰술,당근 ¼개,표고버섯 5장,소금·설탕 조금씩 만드는 법 (1)두부는 물기를 제거해 체에 곱게 걸러둔다.(2)표고버섯과 당근은 가늘게 채썰어 준비한 다음 (1)과 검은깨·그린피스를 넣고,소금과 설탕을 넣고 섞어준다.(3)둥글게 모양을 만든 다음 녹말가루를 조금 묻혀 튀겨준다.기호에 따라 다시국물에 물녹말을 풀어 끼얹어 먹어도 좋다. ■ 두루 맛보세요 두부 맛집 두부 마니아들은 가장 대표적인 두부 음식점으로 서울 공릉동 북부지원 뒷길의 제일콩집(02-972-7016)을 꼽는다.23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장 유병규(60)씨가 매일 새벽 직접 맷돌로 콩을 갈아 두부를 만든다.콩을 갈아 비지처럼 만들어 끓이는 콩탕·두부찌개·청국장·순두부가 5000원씩.두부에 각종 야채와 돼지고기를 넣어 끓이는 두부고기 전골은 2만원(대)·1만 5000원(소)이다.날이 더워지면서 내기 시작한 콩국수(5000원)도 고소하면서도 걸쭉한 국물 맛이 별미다. 두부 전문점들이 산기슭에 주로 있는 반면 예성(02-755-1900)은 시내 한복판 명동에서 성가를 누리고 있다.롯데백화점 맞은편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사이의 골목에 있는 이 집의 1층 주방이 홀보다 넓어 보인다.매일 두 가마니의 콩을 갈아 두부를 직접 만들어 쓰기 때문이다.점심 시간대에 가장 불티나게 팔리는 순두부의 종류가 9가지에 이른다.순두부를 만들땐 물을 많이 섞지 않는 것이 특징.그래서 순두부가 무르지 않고 고소한 맛이 살아있다.순두부정식,소고기·돼지고기·김치·양념·굴·버섯순두부가 각 6000원이고,해물순두부가 6500원.돌솥밥과 함께 계란이 나온다.또 손두부(1만원)를 주문하면 컬러 두부가 나온다.흰색 두부와 함께 검은 콩으로 만든 검은 두부,두부를 만들때 붉은색 파프리카를 넣어 만든 핑크빛 두부가 나와 식욕을 돋운다.또 저녁에 코스 요리를 주문하면 두부완자와 두부꼬치도 나온다.콩요리로는 콩돈가스,콩갈비,콩스테이크,콩양념치킨,콩불고기 등 콩으로 만든 고기류가 1만 4000∼1만 9000원이다.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 못미쳐 우리은행옆의 콩두(02-722-0272)는 프랑스식 식단에 두부와 콩요리를 결합시킨 퓨전 음식점이다.실내가 동양적이며 세련돼 로맨틱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두유와 콩국수 등이 나오는 점심 세트 메뉴는 1만 5000원,두부 스테이크는 2만 4000원이다.한때 거스 히딩크 축구감독이 즐겨 찾아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이기철기자˝
  • [교정대상 수상자] 대상 윤달호 청주여자교도소 작업과 교위

    “마음이 어두운 이들에게 작으나마 빛이 되어주고 싶었습니다.” 제22회 교정대상에서 영예의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청주여자교도소 작업과에 근무하는 윤달호(尹達鎬·50) 교위의 솔직한 소감이다.윤 교위는 직원들과 재소자들 사이에서 토종 ‘진돗개’로 불린다.자상한 인상과 달리 항상 일거리를 찾아 스스로 처리하는 성실성에다 한번 계획한 일은 반드시 이뤄내는 뚝심 때문이다. 지난 81년 2월 교도관으로 임용돼 23년 2개월째를 맞는 그는 수형자에 대해 “보살핌이 필요한 가족이자 이웃이며 학생들”이라고 말한다.수형자들에게 죄를 연결시키면 마음이나 인격적으로 대하기 어려운 까닭에서다. 실제 충북 보은 출신으로 지금은 없어진 청주보안감호소와 청주여자교도소에서만 ‘반(半)재소자’로 생활해온 탓에 재소자들에게는 선생님이자 대화상대자이다. 98년 만난 김모(22·여)씨와는 사제지간이다.당시 기계자수 교육을 맡았던 윤 교위는 10대에 살인을 저질러 수감 생활중인 김씨의 소질을 알게 됐다.전문 강사를 초청하면서까지 지도한 결과 기능대회에서 입상,99년 가석방되자 친분이 있던 한 기능대의 교수에게 추천해 취업과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까지 줬다.“한 남자의 아내이자 어머니로 생활해 가는 모습이 친딸처럼 대견스럽습니다.얼마전 자신의 보물 1호인 기계 재봉틀을 보내겠다는 연락이 왔지만 거절했지요.이런 게 제일의 보람입니다.” 윤 교위의 이웃 사랑은 각별하다.출산일이 다가온 수형자는 형집행 정지 처분을 받는데 보호자가 인수를 거부하면 오갈 데가 없는 처지가 된다.94년 이후 청주여자교도소는 미혼모 보호시설인 자모원에서 이같은 처지에 놓인 수형자들의 출산 및 산후조리를 맡아 주고 있다.자모원의 후원인인 윤 교위가 당시 원장을 설득해 이루어낸 ‘성과’이다.2002년 11월에는 벌금을 못내 어린 아이를 안고 교도소에 들어온 김모씨를 대신해 벌금을 대납하고 아이 옷을 사다 입혀 집으로 보내기도 했다. 윤 교위는 술·담배를 입에 대지 않는다.대신 나름대로 정한 그만큼의 용돈을 모아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하고 있다.나아가 어려운 이웃이나 수형자 소식을 들으면 모금도 하고 지인들을 통해 강제 징수(?)도 서슴지 않는다.“몇 만원,헌 모포,중고품들도 필요한 사람들이 많습니다.실제 마음이 따뜻한 주변 이웃들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요.” 누가 뭐라해도 윤 교위에게 가장 고마운 사람은 부인 최옥희(49)씨이다.피아노학원을 운영하면서 대학생 아들과 고 3인 딸을 잘 키워냈고 직장일에도 적극 나서줘 큰 힘이 됐다고 자랑하면서도 쑥스러워했다. 청주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공무원·정규직 전환 추진

    정부는 부처를 중심으로 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14만명 중 상시 위탁 집배원과 환경미화원 등 3만 2800여명을 공무원에 편입시키거나 정규직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7일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관계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간담회를 열어 이같은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정부내의 비정규직 대책은 오는 11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김대환 노동부 장관이 발표할 예정이다. 간담회에서 기간제 교사와 조리보조원,전업 시간강사 등 5만 8000여명은 방학때 근무하지 않아 근로여건상 정규직 전환이 어렵다고 보고,이들에 대해서는 ‘자동계약갱신제’를 도입해 신분을 보장해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공기업 및 산하기관,국립대를 포함한 교육기관 등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은 전체 근로자 124만 9000명 중 18.8%인 23만 4000여명이다. 조현석기자˝
  • [월드이슈-슬로푸드운동] 美 슬로푸드운동 뿌리내린다

    제 고장에서 나는 신선한 제철 재료를 이용해 집에서 손수 음식을 만들어 먹자는 ‘슬로푸드’(Slow Food)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규격화되고 표준화된,인간을 속도의 노예로 만든 패스트푸드에 반대되는 개념에서 출발한 슬로푸드 운동은 단순히 반(反)패스트푸드 운동에서 벗어나 국적 불명의 식품을 배격하는 건강한 먹거리운동,환경운동,지역농가 지원 운동으로 발전해가고 있다.일종의 웰빙 식문화를 정착시키려는 움직임인 셈이다. 1986년 이탈리아에서 출발,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에서 세를 늘려왔던 슬로푸드 운동이 패스트푸드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지난 30년간 값싸고 간편한 햄버거와 감자 튀김에 ‘중독’됐던 미국인들은 건강의 최대 적인 비만의 주범으로 패스트푸드가 지목되는 것을 비롯,패스트푸드의 폐해가 잇따라 공표되면서 점점 슬로푸드 운동 제창자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최근 3년새 회원수가 급증,현재 전국 62개 지부에 1만 2000명의 유료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전세계적으로 8만여명이며 이중 3만 5000명 가량이 이탈리아인이다. ●패스트푸드 본고장 美서도 큰 반향 특히 패스트푸드가 미국인의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체격도 왜소하게 변형시킨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더했다. 최근 영국의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인 옵서버가 독일 뮌헨대의 존 콤로스 교수의 연구결과를 인용,보도한 것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가난과 패스트푸드 때문에 유럽인들보다 체격과 신장이 작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인들의 평균 신장은 유럽에서 가장 큰 네덜란드인보다 약 5㎝가 작았다.영국인들도 미국인들보다 약 1.3㎝가 큰데 독립전쟁 당시에는 미국인 남자 평균신장이 영국인 남자 평균신장보다 5㎝나 컸다고 콤로스 교수는 말했다. 패스트푸드를 몰아내자던 출범 초기의 과격했던 ‘슬로푸드’운동은 실생활에서 실천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지금은 특정 식품에 대해 금지나 불매운동을 벌이지는 않는다. 슬로푸드 회원들은 가끔씩 풀어 키운 닭과 유기농 식품,직접 짠 과일 주스,소량생산된 맥주를 사서 한시간 이상 걸려 스스로 음식을 만드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활동이 저조했던 영국에서도 최근들어 활기를 띠고 있다. 1997년 출발,광우병 공포와 유전자조작식품의 안전성 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중산층 사이에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해 최근 정치인들이 슬로푸드 운동에 가세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현재 1000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정치인 켄 리빙스턴은 런던식품위원회를 설치했고,찰스 클라크 교육장관은 학교급식 식재료의 투명한 공급체계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요리책 전문 출판사인 그랍 스트리트는 하반기중 600여가지의 전통식당들이 자랑하는 음식들의 조리법을 담은 일명 슬로푸드의 ‘성경’격인 요리책을 펴낼 예정이다. 영국의 슬로푸드운동 단체들은 이탈리아처럼 교육에 슬로푸드 운동을 접목시키고 있다.교육 당국에 학교 급식에 쓰이는 식재료의 투명한 조달 및 현지 식품 조달비율을 높이고 유기농산물 사용을 늘리도록 촉구하는 등 조직화하고 있다.단순한 잘 먹기 운동에서 환경운동 단체로 성격이 변하고 있다. 한편 이탈리아에 본부를 둔 국제슬로푸드운동은 올해안에 세계 최초의 음식대학을 개교,본격적인 슬로푸드 운동 확산에 나선다. 이곳에서는 음식을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닌 문화적·철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며,슬로푸드 운동의 철학과 개념을 가르친다.졸업생들은 음식평론가,매니저,식재료 구매 전문가로 활동하게 된다.오는 10월4일 개교하는 음식대학은 3년 과정과 2년 석사과정이 개설돼 있다. ●“가진 자들의 운동” 비판도 슬로푸드 운동의 가장 큰 약점은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재료인 유기농 식품이 대량생산된 슈퍼마켓 상품에 비해 최소 3∼4배가량 비싸다.이 때문에 슬로푸드운동은 ‘가진 자들’을 위한 운동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슬로푸드USA회장 패트릭 마틴스는 “모든 사회운동은 여성 참정권이나 민권운동,환경운동을 막론하고 교육받은 엘리트로부터 시작됐다.”며 수요가 늘어나면 이런 식품을 생산하는 비용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8주간의 건강여행’의 저자인 앤드루 웨일 박사는 슬로푸드 운동을 시작하는 데 부자일 필요는 없다며 흔히 사용하는 몇가지 식품을 신선식품과 유기농 식품으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강조한다. ●1986년 反맥도널드 운동에서 시작 슬로푸드 운동은 이탈리아 브라 마을 출신의 음식·와인 저널리스트 카를로 페트리니 주도로 1986년 시작됐다.로마의 유서깊은 스페인 광장에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미국의 맥도널드가 매장을 연 것이 계기가 됐다.‘맥도널드 반대’는 모든 사람이 똑같은 음식을 똑같이 빨리 먹는 음식문화를 거부하는 것이다.동시에 먹는 것의 즐거움,전통음식의 보존 등을 강조했다.국제적인 운동이 된 것은 1989년 파리의 코믹극장에서 슬로푸드 선언문이 채택되면서부터다.최근 광우병이나 유전자조작식품이 현안이 되면서 회원 가입이 늘고 있다. 이탈리아 브라에 있는 본부에서는 그 철학과 이념을 확산시키기 위해 각종 행사와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주요 행사로는 포도주 컨벤션,미각의 전당,슬로푸드 시상대회 등이 있다.장기 프로젝트로는 미각의 방주,포도의 유전자조작 반대 운동,미각교육 등이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새내기 부부의 샤부샤부 도전

    결혼한 지 6개월 된 새내기 주부 정미애(29·경기도 과천시)씨.결혼 후 처음 맞는 어버이날 선물로 직접 음식을 만들어 드리기로 했다. 시어머니(56)는 지난 98년 혼자 된 이래 충북 충주에서 홀로 살고 있다.맏며느리인 정씨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기는커녕 맞벌이한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안타깝다. 정씨는 처음 맞는 어버이날에 근사한 선물을 생각했다.지난해 11월 결혼한 남편 박현웅(33)씨와 무엇을 고를까 망설이다가 충주로 내려가 직접 음식을 만들어 드리기로 마음먹었다.“돈으로 선물을 사다 드리는 것보다 손수 만든 음식에 감사와 정성의 마음을 더 잘 담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초보 주부 정씨가 틈틈이 요리학원을 다니며 익힌 솜씨를 발휘할 기회로 삼은 것이다. 이들 부부는 고민 끝에 ‘샤부샤부’와 ‘보리밀쌈’을 정했다.정씨는 “시어머님이 위장이 약한 편이어서 고기가 얇고 부드러우며 소화가 잘 되는 것을 생각하다가 샤부샤부를 떠올렸다.”라고 말했다.야채가 많이 들어간 보리밀쌈은 소화와 흡수가 잘 되는 건강식이다.샤부샤부는 빼어난 요리 실력이 필요하지 않고,준비하기도 비교적 간단하다.하지만 양념을 하지 않고 살짝 데쳐 먹는 담백한 맛은 그만이다. 그래도 햇병아리 주부인 정씨는 맛이 걱정이 됐다.그래서 지난 1일 남편과 함께 시장에서 샤부샤부 요리 재료를 사서 다듬고 직접 만들어 봤다.소고기는 샤부샤부용으로 얇게 썬 것을 준비했다.배추·양파·버섯류 등 야채류를 씻고 칼질하는 데서 6개월짜리 주부 정씨의 솜씨가 덜 익어 보였다.하지만 정성이 중요한 것이니까.배추는 2∼3㎝ 정도로 썰었고,양파는 굵직하게 썰어 놓았다.느타리·양송이 버섯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다.냄비에 물·다시마·맛술을 붓고 끓이다가 물이 끓어오르면 가다랑어포를 넣고 끓여 육수를 내 식혔다.육수를 조금 떠다가 식혀 깨소금·식초·간장 등을 섞어 샤부샤부 소스를 만들었다. 육수에 준비한 각종 야채를 넣고 끓인다.국물이 끓으면 얇게 썬 쇠고기를 넣고 익는 순서대로 건져 소스에 찍어 먹으면 된다.휴대용 가스레인지 불을 켜는 등 옆에서 거들던 남편 박씨가 데친 쇠고기를 한점 먹고는 “맛있다.”고 탄성을 질렀다.다 건져 먹고 남은 국물에 국수나 칼국수를 넣어 끓여 먹으면 된다.박씨는 “한창 나오는 주꾸미를 데쳐 먹어도 맛있겠다.”고 한마디 덧붙였다. 정씨는 어릴 적부터 시어머니를 알았다.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 백영화씨가 같은 동네에 살면서 동갑내기 친구였기 때문이다.그래서 시어머니로부터 친엄마와 같은 애잔함이 더욱 묻어나는 지도 모르겠다.시어머니도 직장 생활을 하는 ‘새아기’를 많이 배려한다.정씨는 서울 봉천동 친정에도 들러 또 한차례 솜씨자랑을 할 작정이다. ●샤부샤부 조리법 재료 쇠고기(샤부샤부용) 200g,팽이버섯 1봉,배추(작은 것)1통,숙주 30g,양송이 2개,쑥갓 20g,청경채 1개,단호박 ¼통,양파 ½개,대파 1뿌리,두부 70g,샤브샤브 육수(물 1ℓ,다시마 10g,다랑어포 20g,조미술·간장·소금 1큰술씩),땅콩·참깨소스(육수 2컵,피넛버터 3큰술·간 참깨 6큰술,간장·양파즙·식초 2큰술씩,마늘즙·청주·케첩 1큰술씩,참기름·소금 1작은술씩) 만드는 법 (1) 배추·팽이버섯·양송이·청경채·양파·대파·쑥갓을 깨끗이 씻어 한 입 크기로 잘라 놓는다.(2)숙주는 씻어 놓고,두부는 큼직하게 썬다.(3) 단호박은 속을 긁어내고 잘라 놓는다.(4) 육수는 물·다시마·다랑어포를 넣고 끓인 후 베보자기로 걸러 놓는다.(5) (4)의 육수에 조미술·간장·소금을 넣고 간을 한다.(6) 넓은 그릇에 땅콩·참깨소스 재료를 넣고 잘 섞은 다음 베보자기에 걸러서 소스를 준비한다.(7) 큰 냄비에 (5)의 육수를 붓고 끓이면서 (1)∼(3)과 쇠고기를 넣고 살짝 익혀내어 소스에 찍어 먹는다. ● 어버이날에 좋은 보리밀쌈 재료 쇠고기 100g,오이 ½개,당근 40g,표고버섯 5장,양파 ¼개,소고기 양념(간장·파·마늘·깨소금·참기름·후추·설탕 적당량씩),보릿가루 반죽(보릿가루 1컵,물 1컵,소금 약간),겨자 소스(갠 겨자 1큰술,식초 ½큰술,설탕 1작은술,물 약간) 만드는 법 (1) 쇠고기는 4㎝ 길이로 가늘게 채썰어 양념을 한 뒤 볶아 놓는다. (2) 오이는 4㎝ 길이로 잘라 채썰어 소금에 절였다가 냉수에 헹궈 물기를 꼭 짜서 볶는다.(3) 당근·표고버섯·양파를 채썰어 소금으로 간을 한 다음 따로따로 볶아 놓는다.(4) 보릿가루 반죽은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뜨거워지면 한 숟가락씩 떠 놓아 전병을 부친다.(5) (4)의 전병에 (1)∼(3)의 볶은 재료를 가지런히 놓고 말아 썰어 접시에 담아낸다.겨자 소스를 곁들이면 좋다. ■ 안승춘의 어버이날 요리조리 안승춘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장은 68년 조리업계에 뛰어들어 36년 동안 음식을 개발하고 연구했다.한·양·중·일식을 두루 통달해 ‘생활요리의 대가’로 불린다.한국조리직업전문학교(02-833-1623) 이사장도 겸하고 있다. ●오리고기 찹 스테이크 재료 오리가슴살 400g,피망 1개,붉은 피망 1개,양송이 50g,양파 1개,버터 적당량,오리 양념(소금 ½작은술,후추 ¼작은술,백포도주 또는 청주·생강즙 1큰술씩),소스 재료(밀가루·토마토케첩 3큰술씩,우스터 소스·버터 2큰술씩,백포도주·핫소스 1큰술씩,육수 1컵,월계수잎 1장,소금·후추 약간씩) 만드는 법 (1) 오리고기는 2㎝ 정도의 크기로 썰어 양념한다.(2) 피망은 반을 갈라 씨를 털어 2㎝ 크기로 썰고 양파도 같은 크기로 썬다.(3) 양송이는 썬다.(4) 팬에 버터를 두른 후 양파·피망·양송이를 볶아 소금·후추로 간한다.(5) 양념한 오리고기도 팬에 구워낸다.(6) 바닥이 두툼한 팬에 버터를 녹인 후 밀가루를 넣어 은근한 불에서 연한 갈색으로 볶다가 토마토케첩·우스터소스·와인·핫소스·육수·월계수 잎을 넣어 윤기나게 끓여 소스를 만든다.(7) (6)의 소스가 끓으면 오리고기를 넣고 익히다가 볶은 채소를 넣고 살짝 끓여 소금·후추로 맛을 낸 후 담아낸다. ●오리 한방 오향장육 재료 오리 1마리,마늘·생강·대파·양파·계피·감초 1쪽씩,조림장(육수 ½컵,간장 6큰술,설탕 5큰술,팔각 2개,정향 5잎,통후추 약간),초절이 무(무½개,설탕·식초 1컵씩,소금 2큰술),겨자장(겨자·설탕·식초 1큰술씩,배즙 약간),곁들이 채소(영양부추 ½단,깻잎·대파 적당량) 만드는 법 (1) 오리는 깨끗이 씻어 뼈와 살을 분리한다.이때 껍질이 상하지 않도록 주의한다.(2) 발라낸 살은 껍질을 이용하여 돌돌 말아 면실을 이용하여 감아놓는다.(3) 끓는 물에 정향 2장·마늘·생강·대파·양파·계피·감초·팔각을 넣고 (2)의 오리가 골고루 익도록 삶아준다.(4) 조림장에 (3)의 삶아낸 고기를 넣고 센불에서 한번 바글바글 끓어오르면 불을 줄여 조린다.국물이 거의 없을 때 물엿을 약간 넣어 윤기나도록 센불에서 잠깐 저어준다.(5) 완전히 식으면 얇게 편으로 썰어 부추·깻잎·대파 채·초절이무와 겨자장을 곁들여 낸다. ●오리고기 냉채 재료 오리고기 200g,오이 1개,당근⅓개,배 ⅓개,무순 약간,양파채 30g,백포도주(또는 청주) 1큰술,수삼 소스(수삼 1뿌리,우유 ⅓컵,잣 3큰술,꿀·레몬즙 1큰술씩,갠 겨자 ½큰술,설탕 2큰술, 식초 2큰술,소금 1작은술,흰후추 약간) 만드는 법 (1) 냄비에 양파채를 깔고 물을 자작하게 부은 후 오리살을 넣고 약간의 소금·흰후추·백포도주를 뿌려 익힌다.또는 오리살에 소금·흰후추·백포도주·양파즙을 뿌려 전자레인지에 익혀도 된다.(2) 완전히 익은 오리살은 찢어 놓는다.(3) 오이와 당근은 1㎝폭에 길이 5㎝로 썰어 놓는다.(4) 배는 오이와 같은 크기로 썰어 설탕을 뿌린다.(5) 수삼은 작은 토막을 내어 우유와 나머지 분량의 소스재료를 넣고 믹서에서 간다.(6) 찢은 오리살과 썰어 놓은 채소·배를 함께 담아 상에 내기 직전에 (5)의 수삼 냉채소스로 버무려 담고 무순을 위에 뿌려낸다. ●오리고기 인삼소스 강정 재료 오리 ½마리,생강즙·청주·1큰술씩,녹말 5큰술,소금·후추 약간씩,식용유 적당량,강정 소스(수삼 2뿌리,풋고추·붉은 고추 1개씩,간장·물엿·황설탕 4큰술씩,다진 마늘·잣·다진 생강·청주 1큰술씩,고추기름 2큰술,육수 ½컵,소금·후추 1¼작은술씩) 만드는 법 (1) 토막 낸 오리를 소금·후추·생강즙·청주로 양념하여 10분정도 재웠다가 녹말을 묻혀 170℃의 식용유에 두번 튀겨낸다.(2) 수삼은 깨끗이 씻어 동글동글하게 썰고 풋고추와 붉은고추는 반으로 갈라 씨를 털어내고 사방 0.5㎝ 크기로 썬다.(3) 팬에 고추기름을 두르고 마늘·생강을 넣어 향이 우러나면 썰어놓은 수삼과 고추를 넣어 살짝 볶는다.(4) (3)에 간장·설탕·물엿·청주를 넣고 육수를 부어 윤기나게 끓인 후 소금·후추로 간을 하고 잣을 넣는다.(5) (1)의 튀겨낸 오리를 (4)의 소스에 넣어 골고루 버무려 담아낸다.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안주영기자 jya@ ˝
  • [낮은소리] “100m 하늘위 무관심과 외로운 싸움”

    “먹을 것,입을 것이 모자랍니다.용변을 참는 것도 힘이 듭니다.집에서 걱정하고 있을 가족들 얼굴도 생각나고요.” 지난 5일 밤 9시 서울 성북구 길음동의 D아파트 건설현장 타워크레인 조종실.한낮에는 더위가 느껴지는 5월이지만 사방이 휑하게 뚫린 67m 높이의 타워크레인 꼭대기에서 맞는 밤은 강한 바람까지 불어 쌀쌀하기만 했다. 이날 새벽 1시부터 크레인을 점거,농성하던 전국 타워크레인 기사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5명은 한 평도 되지 않는 조종실에 쪼그리고 앉아 추위와 바람을 견디고 있었다. ●서울 상공의 ‘섬’에서 동병상련 철야농성 기자가 철제계단으로 만들어진 사다리를 타고 지상에서 조종실로 오르기 15분.중간쯤에는 사다리가 철사로만 연결돼 조그만 움직임에도 ‘끼이익,끼이익’하는 괴성을 질러댔다.바람만 살짝 불어도 몸이 휘청거려 한발 한발 내딛기가 겁이 났다.얼마나 사다리를 꽉 쥐었는지 주먹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중간에 있는 쉼발판에서 한숨을 돌리며 얼마나 올라왔을까 하고 옆의 신축 아파트를 보니 이제 겨우 6층이다.땀을 비오듯 흘리며 겨우 타워크레인 위로 올랐더니 농성 중이던 정모(29)씨가 “우리가 그렇게 천천히 올라왔다가는 바로 잘렸을 것”이라고 뼈있는 농담을 던진다.정씨는 “원래 쉼발판도 계단 3개당 하나씩 마련돼야 하지만 이 크레인에는 고작 2개가 있을 뿐이고 아예 없는 크레인도 많다.이게 타워크레인의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크레인에서 농성하는 5명은 부산,목포,대전,구미,서울에서 일하고 있는 타워크레인 기사들이다.일면식도 없지만 동병상련의 처지다. 조종실 문을 열었으나 다리를 펼 공간조차 없다.아파트 공사에 쓰이는 스티로폼으로 조종석 주위를 감쌌지만 한기가 그대로 느껴졌다.타워크레인 기사 6년째인 정씨는 “이 스티로폼은 친하게 지내던 동료가 밑에서 올려준 것인데 그나마 이것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공사장에는 12대의 타워크레인이 설치돼 있다.노조원들은 8대의 크레인을 점거했다.타워크레인 중 가장 낮은 8번 크레인의 높이가 아파트 15층 정도인 67m이고,가장 높은 7번 크레인은 100m가 넘는다. 바람이 세게 불자 타워크레인이 흔들렸다.부산에서 올라온 김모(34)씨는 “바람이 더 심하게 불면 휘청거리기 때문에 베테랑들도 불안하다.”면서 “그렇지만 아무리 바람이 심해도 우리는 올라와서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법에는 초속 13m가 넘는 바람이 불면 작업을 중단하게 돼 있지만 위험하다고 일을 피했다가는 해고될 수 있는 임시 계약직 신분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부인이 애를 낳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병원에 다녀온 동료 기사에게 책임자가 다른 현장으로 가보라고 한 적도 있다.”면서 “이런 현실 탓에 우리가 철야 농성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생라면 씹으며 허기 달래고,화장실 참아야 몹시 피곤해 보였다.새벽에 올라와서 강한 바람에 눈을 붙이지 못하다가 낮에 날씨가 따뜻해지자 돌아가면서 30분씩 ‘쪽잠’을 잤다.타워크레인 조종석에 조리 시설이 없어 가방에 싸갖고 온 물과 빵,생라면으로 허기를 달랬다.전날 노조 본부에서 식사를 전달하려고 시도했지만 경찰과 건설회사측이 막아 여의치 않았다. 목포에서 올라온 김모(30)씨는 “타워크레인은 여름에는 직사광선을 바로 받기 때문에 철판이 달아올라 덥고,겨울에는 칼바람 때문에 뼛속까지 시리다.”고 작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가장 힘든 것은 용변처리다.평소에도 오르내리기 힘들어 화장실 갈 것을 참다가 변비에 걸리는 기사들이 많다. 6일에도 이들은 내려오지 못했다.오전에 노조원 50여명이 지원을 위해 타워크레인으로 접근하려다 경찰이 막아 1시간 남짓 시위하다 돌아갔다. ●“무관심이 가장 고통스럽다” 타워크레인 위에서는 멀리 한강과 그 너머 강남까지 한눈에 들어왔다.하지만 농성이 아니더라도 이들이 경치를 감상할 여유는 없다.정씨는 “자칫 한눈을 팔다가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양손에서 조종레버를 뗄 시간이 없다.”면서 “하루 종일 일어서지도 못하고 일할 수밖에 없어 요통과 관절염에 시달린다.”고 호소했다. 정씨는 “처음 크레인을 타고 조종실에 올라갔는데 위험구조물이라는 표지판이 있었다.”면서 “그걸 보고 내가 건설 기계를 운전하는 게 아니라 송전탑과 같은 위험 구조물에 올라와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에 겁이 났다.”고 회상했다. 부산에서 올라온 김씨는 “하루 종일 좁은 조종실에 앉아 무전기 하나만 가지고 일을 하다가 보면 힘든 것도 있지만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나 혼자라는 생각에 건설회사 등에서 부당한 요구를 해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들의 무관심이다.이번 농성에서도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자신들의 요구와 주장에 귀를 기울일지 걱정이다.경북 구미에서 올라온 황모(36)씨는 “주위에서 ‘경기도 안 좋은데 왜 또 시위냐.’고 차갑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우리에게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인 만큼 관심을 갖고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마당] 라면 이야기/황주리 화가

    내가 처음 먹어본 라면은 초등학교 일학년 때 어머니가 삶아주신 일제 라면이었다.하지만 그 라면의 맛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몇 해 후 우리나라에서 처음 나온 주황색 껍질의 삼양 라면의 맛은 정말 최고였다. 후루룩 후루룩 냠냠냠 하고 노래하던 삼양 라면의 텔레비전 광고도 잊을 수 없다.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게 바로 라면일 것이다.어쨌든 라면은 먹을 것이 그리 풍요롭지 않던 시절,혜성처럼 나타난 획기적인 식품이었다. 청바지와 코카콜라가 자본주의의 전령이었다면,값싸고 맛있고 편리한 라면의 발명은 적어도 배고파 죽는 시대를 종언하는 식품의 혁명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일본인들이 경영하는 여러가지 종류의 국물로 맛을 낸 라면 전문집에 가면 얄미운 생각이 든다. 별 것도 아닌 것이 분명한 라면을 대단한 전문 음식의 경지로 올려놓는 그들의 재빠른 아이디어가 가끔은 부러울 때가 있다.하지만 우리 입맛에 맞아서인지 몰라도 라면은 한국 라면이 제일 맛있다.혼자 지낼수록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강박관념 덕분에 오랜 유학 시절 동안 나는 웬만하면 라면을 많이 먹지 않으려고 애썼다.물론 햄버거나 피자도 많이 먹지 않았다.아마 10년 동안 먹은 라면의 개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감기가 걸렸을 때나 몸이 아플 때,간절히 먹고 싶은 게 라면이었다. 감기에 걸려 온몸이 열에 들뜨던 날 각 나라의 라면이 가득 쌓여있는 동양 식품점의 선반 위에서 선뜻 한국의 농심 신라면을 집어들던 풍경이 눈에 선하다.지금 생각하면 라면은 일상이 아닌 비상시에 무엇보다도 그 가치를 발휘하는 소중한 물건이다.배고플 때 먹은 컵라면 한 개의 맛은 잊을 수 없는 맛의 추억이다. 탈북자들이 제일 먼저 놀라는 게 한국의 라면 맛이라 한다.우리가 재난을 당한 이웃을 도울 때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 또한 라면이다.그 소중한 라면이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던 북한에 처음 들어간 것은 1997년 6월.기독교 단체들이 쇠고기 라면 450만개를 지원했다고 한다.흥남항과 남포항을 통해 들어갔던 라면을 북한 주민들은 먹어보기는커녕 보내왔다는 소문조차 듣지 못했다.그 라면들은 어느 곳에서 썩어갔을까? 이번 용천 폭발사고 주민들에게도 우리가 보낸 라면은 전달되지 않고 있다.그 처참한 재해 현장에서 북한 당국은 빠른 복구 사업으로 용천을 지상의 낙원으로 만들겠다고 불필요한 허풍을 떨고 있다.북한을 지상의 낙원으로 선전해오던 북한 당국은 남한의 라면 맛을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모양이다.우리는 이런 식의 짝사랑을 아직도 많은 세월 계속해야 할지 모른다.혹여나 맘 상할까 눈치를 보면서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주는 사랑만이 통일이라는 위대한 한 획을 그을 것이다.통일 독일의 옛 서독의 동독 사랑도 쉽지는 않았지만 이런 식은 아니었다. 라면이 전달되지 않을 때야 다른 그 무엇인들 제대로 전달이 되겠는가.문득 우리나라에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100만명에 이른다는 충격적인 보고가 떠오른다.이 어려운 시절에 북한까지 껴안으며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할 것이다.껴안으려 하나 제대로 껴안을 수 없는 겨레 사랑은 출구가 없는 부조리극을 생각나게 한다.불가능한 소통과 닫혀있는 골목들을 지나 우리는 어디까지 가야 열린 통일의 길목에 들어설 것인가? 주는 자의 겸허한 자세와 받는 자의 고마워하는 마음이 만나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게 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황주리 화가˝
  • 마포갈비 냄새 발길 붙드네

    고기굽는 구수한 냄새와 흥겨운 춤판으로 마포나루가 들썩인다. 서울 마포구(구청장 박홍섭)는 6일부터 9일까지 용강동 토정길 일대에서 ‘마포음식문화 거리축제’를 개최한다. 이 일대는 서울의 대표적인 먹을거리의 하나인 돼지갈비·주물럭 등 ‘마포갈비’로 유명한 곳.축제는 이 동네 상인들이 주축이 돼 날로 유명세를 더해가는 ‘마포갈비’를 통해 주민과 관광객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문화행사로 펼쳐진다. 첫날에는 사물놀이와 주민노래자랑,살풀이춤 등으로 흥을 돋우며,‘마포 주물럭 갈비’의 조리비법이 강연된다.다음날은 장고춤·성주풀이가,사흘째엔 화관무·새타령·소고춤이,마지막날엔 에어로빅 등 가수 초청 라이브 무대가 준비됐다. 축제기간내내 돼지갈비·해물탕·왕순대 등 이 거리를 대표하는 음식을 만드는 요리법 강의가 계속된다.축제기간동안 음식점들은 10∼30% 할인가격으로 판매하고,단돈 100원에 갈비를 먹을 수 있는 ‘100원 깜짝 경매’를 비롯해 시식코너도 운영,누구나 부담없이 먹고 즐길 수 있게 한다. 토정 이지함의 후예들로부터 미래를 알아보는 토정 사주거리,마포지역 한의사들의 사상체질 무료진단 프로그램,농협의 팔도농수산물장터도 열려 축제 분위기를 더한다.축제를 기획한 이매숙(구의원)씨는 “단순한 동네잔치가 아닌 서울을 대표하는 먹을거리 축제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동구기자 yidong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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