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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지환의 DICA FREE oh~] 빛의 마술 3. 역광 사진 전용

    [배지환의 DICA FREE oh~] 빛의 마술 3. 역광 사진 전용

    이번 주는 역광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순광이나 측광의 경우 빛의 방향이 피사체의 정면이나 측면쪽으로 향하기 때문에 피사체에 어느 정도 조금의 빛이라도 비추지만 역광의 경우 피사체가 빛을 등지고 있기 때문에 눈으로 직접 바라보는 현상과 다르게 카메라로 촬영을 할 때는 검은 실루엣으로만 표현된다. 더 쉽게 말하자면 촬영자가 태양을 마주보고 촬영을 한다고 보면 되는데 태양과 촬영자 사이에 피사체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역광은 피사체의 뒤에서 빛이 나오기 때문에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으며 특히 인물의 경우 후광이 잘 표현된 느낌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빛을 받는 부분이 아닌 실루엣으로 처리되는 정면은 반사판이나 기타 반사될 수 있는 물건들로 빛을 채워주는 게 좋다. 만일 실루엣 느낌 그대로 촬영을 의도한다면 빛에 노출을 맞춰 피사체를 실루엣 처리하면 된다. 역광을 이용하여 촬영하는 대표적인 사진에는 일출사진과 일몰사진을 들 수 있으며, 그밖에도 느낌을 살릴 수 있는 여러 사진들이 있다. 이번 주까지 측광, 순광, 역광에 대해서 알아봤는데 풍경의 느낌을 보이는 그대로 촬영하고자 한다면 측광, 순광 등을 응용하여 촬영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역광의 경우 느낌이 있는 인물촬영이나 태양의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여 피사체에 실루엣 느낌을 주는 풍경, 혹은 풍경반 인물반이 들어간 느낌이 있는 사진을 촬영할 것을 권한다. 언제나 말하는 거지만 사진엔 정해진 룰이 없으므로 본인의 느낌을 표현하고자 한다면 빛의 방향을 잘 이용하여 멋진 사진을 촬영할 수 있길 기대한다. 역광을 이용한 일몰풍경으로 조용한 남해바다를 표현하고자 했다. 셔터스피드 1/250, 조리개 f14, 감도(ISO100)로 촬영한 사진이다. www.cyworld.com/pewpew ■ Q&A 프린터에 ‘픽트브리지’란 무슨 뜻?디카로 찍은 사진을 포토프린터를 통하여 인화할 때 해당 제품의 전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출력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어려웠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다이렉트 프린팅 기술인 ‘픽트브리지’와 ‘이미지링크 프린트 시스템’이다. 특히 핏트브릿지는 최근 출시되는 디카와 포토프린터에는 대부분 적용되기 때문에 디카 제조사와 상관없이 포토프린터와 연결하여 사진을 인화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픽트브리지(PictBridge)란 염료승화식 포토프린터뿐만 아니라 잉크젯 포토프린터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 다이렉트 프린팅의 표준으로서 디카 또는 카메라폰과 포토프린터를 USB 케이블을 사용해 PC없이 연결하여 사진을 출력한다. 디카의 LCD에 표시되어 있는 화상을 버튼 조작만으로 편리하게 프린트할 수 있다. 이미지링크 프린트 시스템이란 4X6사이즈의 사진을 출력하는 염료승화식 포토프린터에서 주로 사용되며 코닥이 주도하고 올림푸스, 니콘, 펜탁스 등 세계적인 디지털 카메라 제조업체들이 모여 만든 새로운 다이렉트 프린팅의 표준이다. 이미지링크 프린트 시스템이 적용된 디카라면 프린터독 위에 직접 올려 놓고 버튼만 누름으로써 60초 이내에 사진을 출력할 수 있다. 이미지링크 시스템의 주최인 코닥은 일찌감치 디카 및 포토프린터에 모두 이 시스템을 적용하였으며 내년초 이미지링크 시스템과 블루투스 무선통신기술이 적용된 프린터독3 플러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 도움말 한국코닥 디지털영상사업부
  • 황제급 아카펠라 듣고 보는 재미

    세계 정상의 아카펠라 그룹 ‘킹스 싱어즈’가 한국에 온다. 수정처럼 투명한 사운드, 정제된 음색의 남성 6인조 킹스 싱어즈는 음악성은 물론 청중들을 즐겁게 하는 능력 또한 뛰어나 공연 무대마다 흥겨움을 안겨준다. 이들 그룹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그들만의 것으로 독특하게 조리해 들려줌으로써 팬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영국 캠브리지 킹스 칼리지에서 교내 예배 때 노래를 부르던 이들이 뜻을 모아 1968년 창단한 킹스 싱어즈는 37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멤버가 교체되긴 했지만 화려한 음악의 전통은 그대로 지켜왔다. 이들은 런던 심포니, 시카고 심포니등 세계 유수의 교향악단과 협연했고, 플라시도 도밍고 등 클래식 연주자는 물론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 같은 대중음악 스타들과도 함께 공연 무대에 섰다. 이번 공연에서는 영국과 프랑스의 다양한 음악들을 선보일 예정이다.2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41-6234.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발레의 나라 벨로루시를 가다

    발레의 나라 벨로루시를 가다

    벨로루시는 구 소련 국가들 중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다. 지정학적인 위치로 숱하게 외침에 시달렸건만 대자연의 축복을 받은 이 땅의 사람들은 여전히 온화하고 순박하다. 벨로루시는 ‘벨 러시아(Bell Russia)’, 즉 ‘하얀 러시아’라고 해서 예전에 ‘백러시아’로 불리기도 했다. 국명에서 드러나듯이 국민들은 흰 색을 좋아해 흰 옷을 즐겨 입고 가옥의 벽도 희게 칠했다. 세계 2차대전이 한창이던 1941∼1944년 수도 민스크를 점령했던 독일군은 이 도시를 돌멩이만 나뒹구는 폐허로 만들었다. 수도 이전을 고려할 정도로 피해가 심각했지만 이후 민스크는 구 소련 시절 가장 성공적인 계획 도시로 태어났다. 글 사진 민스크(벨로루시)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벨로루시 수도 민스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은 감옥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제정 러시아 때 지어진 이 건물은 긴 세월을 거치는 동안 ‘용도변경’을 겪지 않았기 때문에 전쟁의 화를 피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건물들은 1945년 이후 지어졌다. 과거의 향수는 찾을 수 없지만 잘 정비된 도로망과 건물로 거리 풍경은 깔끔하고 정갈하다. 도심 한복판을 굽이쳐 흐르는 스비슬라치강과 강을 따라 형성된 숲이 우거진 공원과 산책로는 가장 큰 매력. 국토 면적이 남북한을 다 합친 것보다 조금 크고 전체 인구는 1000만명으로 서울과 같으니 ‘땅에서 나오는 여유와 힘’이 부러울 정도다. 옛 민스크를 보고 싶다면 스비슬라치강 동쪽 지구인 ‘트로이츠코예’를 돌아보면 된다.17∼18세기풍으로 재건축된 이 지역에는 아기자기한 레스토랑, 카페, 기념품 상점들이 즐비하다. 내처 우리나라의 민속촌에 해당하는 ‘두두트키’로 방향을 잡았다. 민스크에서 40㎞ 떨어진 이 곳은 자동차로 2시간 거리다. 작은 벽돌집이 줄지어 있어 시골농장 같은 분위기다. 도공, 대장장이, 목수 등 장인들이 전통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전통 음식도 맛볼 수 있는 곳이라 도시인들에게 인기다. 벨로루시에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 4곳이나 있다. 이중 민스크에서 약 100㎞ 떨어져 있는 ‘미르성’은 가장 대표적인 유적지다. 14∼16세기에 걸쳐 지어진 이 성은 생각보다 작고 아담하지만 황토색이 푸근한 인상을 준다. 현재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어서 성내 곳곳을 둘러볼 수 없어 아쉬웠다. 민스크에 머무르는 또 다른 기쁨은 양질의 공연을 싼 값에 접할 수 있다는 것. 모든 공연표는 시내 곳곳에 있는 티켓 박스에서 구한다. 꽤 큰 규모의 전용 극장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서커스는 일찌감치 표가 동나 있었다. 대신 오페라와 무용이 결합된 오페레타 ‘바야데라’와 벨로루시 국립발레단의 창작품인 ‘천지창조’로 아쉬움을 달랬다. 로열석이 우리나라 돈으로 1만 2000원 정도. 민스크 북쪽에 위치한 비텝스키는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유명 화가 마르크 샤갈의 고향이다. 여기에는 샤갈의 갤러리가 두 곳이 있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 가 볼 수 없었다. 아쉬움에 민스크 시내에 있는 국립미술박물관에 들렀는데 마침 샤갈전이 열리고 있었다. 그러나 샤갈의 습작인 듯 스케치가 대부분이어서 다소 실망스러웠다.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산보’나 ‘탄생’과 같은 구도의 그림을 발견한 것이 소득이라면 소득. 민스크를 관광하려면 이방인으로서 약간의 ‘차별’을 감수해야 한다. 대부분의 시설들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2∼3배 정도 높은 입장료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벨로루시 민스크까지의 항공료는 루프트한자 항공을 이용하여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하면 110만원이고, 러시아 항공을 타고 모스크바를 거치면 95만원이다.(세금 및 유류 할증료 별도) 러시아를 처음 가보는 사람이라면 프랑크푸르트로 방향을 잡는 편이 낫겠다. 러시아로 갈 경우 벨로루시 비자 외에 러시아 비자를 따로 받아야 한다. 또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찾아 셔틀버스를 타고 국내선 공항으로 이동해야 하므로 다소 번거롭다. 대한항공(모스크바까지 항공료 31세 미만 75만원, 기타 성인은 120만원)을 이용한다면 민스크행 비행기와 연계되지 않으므로 모스크바에서 대륙횡단 열차를 이용해야 한다. 기차역은 모스크바 공항에서 버스로 약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여기서 민스크까지 700㎞ 정도인데 꼬박 10시간이 걸린다.8인 1실,4인 1실,2인 1실의 침대칸이 있으며, 4인 1실 기준 편도 50달러다. 현지 통화는 BR, 즉 벨로루시 루블을 사용하는데 1000BR가 약 2달러 정도다. 최고급 호텔은 ‘민스크 호텔’로 4성급이다.1박에 보통 150달러다. 한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아라비따’나 ‘벨로루시’‘유빌레니’ 등은 3성급으로 60∼100달러 정도다. 호텔 체크인 때 반드시 비자를 함께 제출해 경찰기관에 등록해야 한다. 불심검문 때 등록증이 없으면 최악의 경우 추방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의 세일여행사(02)724-0664. ■ 벨로루시 국립발레대학의 작은 거인들 아름답지만 인적이 드문 고성, 대지, 숲만을 쳐다보고 있으려니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색다른 목적지를 찾고 있던 중에 ‘벨로루시 국립발레대학(Belarusian State Ballet College)’를 방문할 기회를 얻었다. 벨로루시 국립발레대학은 1945년 설립됐다. 전쟁의 후유증으로 온 나라가 경황이 없던 당시에 발레대학 설립의 첫 삽을 떴다는 사실은 이 나라가 발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민스크 중심에 위치한 발레대학은 두 개의 큰 건물로 이뤄져 있다. 전액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되며 정원은 280명이다. 매년 6월 입학 오디션이 열리는데 9∼10살부터 응시할 수 있다. 일반 정규교육과 더불어 국가공훈예술가로 지정된 발레 교사들의 수준 높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때문에 입학은 ‘바늘구멍’이다. 올해 3000명이 지원해 34명만이 합격 통보를 받았다. 80명 정도를 수용하는 기숙사, 발레박물관,300석 규모의 극장, 식당, 도서관, 기본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병원(7명의 의사가 학생들을 돌본다), 물리치료실, 체력단련실,10개의 발레연습실과 피아노 교습실 등을 갖추고 있어 시설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조리아 두시엔카 교장은 “이런 발레학교가 있다는 자체가 자랑”이라는 짧은 말로 자부심을 한껏 드러냈다. 학교에 도착한 시각은 정규 수업이 끝난 오후 2시쯤. 피아노 교습실마다 학생과 선생의 일대일 레슨이 한창이다. 발레연습실에서는 그룹 또는 개인교습이 이뤄지고 있었다. 교사들은 거의 모두 이 학교 출신들로 한때 프로 무대를 주름잡았던 베테랑들이다. 풍부한 현장경험에다 같은 길을 걷고 있는 후배들에 대한 이해심까지 갖췄으니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교과서’ 나 다름없다. 극장 안에서는 경쾌한 음악소리에 맞춰 의상까지 제대로 갖춰 입은 학생들이 맹연습 중이다. 작품은 곧 무대에 올릴 ‘돈키호테’. 학생들은 학교 자체 공연 외에 벨로루시 국립발레단의 정기 공연에도 참여한다고 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성장하니 그 실력은 어딜가나 국제 공인이다. 현재 이 학교를 가장 빛내고 있는 인물은 이반 바실리예프라는 남학생. 두시엔카 교장의 책상 한 쪽을 그의 사진이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의 존재감을 쉽게 감지할 수 있었다. 그는 올해 이른바 세계 3대 발레콩쿠르로 알려져 있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불가리아 대회를 모두 휩쓸었다. 심사위원들은 저마다 “30년만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무용수”라며 감탄을 쏟아냈다고 한다. 명성이 자자한 덕에 다양한 나라의 학생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지사. 주로 유럽, 구소련 연방 국가의 학생들이 대부분인데 수년 전부터는 일본에서도 매년 20∼30명 규모의 연수단이 학교를 찾는다. 학생뿐만 아니라 발레교사를 위한 연수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수준 편차가 큰 외국 학생들을 위해 학교는 ‘맞춤식 교육’까지 제공한다고 한다.
  • [디카 리뷰] 파워샷 S80

    [디카 리뷰] 파워샷 S80

    캐논이 디카 시리즈를 출시하며 겉모습과 화소수만 바꾼다는 비난을 잠식시키려 출시한 카메라가 파워샷 S80이다.800만 화소와 세련된 보디, 매뉴얼 기능,28㎜의 광각 등으로 무장해 유저들의 관심을 끌었다. 옵션에 따라 다르지만 54만원에서 76만원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초보자도 전문가도 OK S80의 가장 큰 장점은 똑딱이 카메라인 콤팩트형임에도 다양한 메뉴얼 기능을 가지고 있다. 셔터 우선, 조리개 우선, 메뉴얼, 프로그램, 자동, 장면, 마이컬러, 동영상, 스티치, 커스텀의 10개 모드가 지원돼 초보부터 전문가까지 모두 만족시킬 만한 성능을 자랑한다. 또한 측광 방식은 평가, 중앙 중점, 스폿 측광을 지원해 일반 DSRL과 같은 측광 기능을 콤팩트 디카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감도(ISO) 또한 50부터 400까지 선택을 해서 쓸 수 있다. 이 정도면 전문가들도 쓰기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탑재한 렌즈가 아쉽다.28㎜ 광각부터 100㎜ 준망원까지를 커버하는 렌즈는 망원에서 F5.3으로 변해 좀 어두워지는 단점이 있다. 일반인들에게 보이지 않지만 광각에서 색수차와 외곡, 비네팅(주변부가 어두워지는 현상) 등이 생겨 실망감을 안겨 준다. 또 광학 10배 줌이 일반화되어 가는 현실에 3.5배 줌은 무엇인가 낡아 보이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S80은 단단한 유광의 검정색 알루미늄으로 돼있고 은색 테두리와 검정색 고무로 액센트를 주는 고급 느낌에 보는 이를 만족시킨다. 하지만 유광의 검정색 알루미늄에 지문이나 흠집 등이 너무 선명하게 보이며 번들(제품을 살 때 함께 주는 액세서리)소프트 케이스가 없어 별도로 구입하여야 한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에 대한 배려가 좀 아쉬운 부분이다. 매뉴얼 기능이 탑재되어서 작고 가벼운 컴팩트 디카의 이미지는 다소 떨어진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여자에 미쳤나 낚시에 미쳤지

    여자에 미쳤나 낚시에 미쳤지

    남편은 무슨 일이 있어도 1주일에 두 번 이상 낚시질을 다닌다. 그러니까 결혼한지 만 18년이라지만 실상 남편과 산 것은 12년 남짓. 나머지 6년은 붕어에게 남편을 빼앗기고 살아온 한 낚시 미망인이 있다. 이름은 이죽순(李竹順)(43). 낚시에 미쳐 사는 남편 뒷바라지하느라 대폿집을 차렸다. 옥호는『태공(太公)집』 - 강태공을 닮은 남편을 둔 때문이란다. 선볼 때 남편의 첫마디가 “난 낚시에 미친 사람이오” 서울특별시 중구 다동(茶洞) 17 큰 길가에 자리잡은「태공집」문턱을 넘어서면 우선 눈에 띄는 것이 한쪽 벽 가득히 들어찬 어탁(魚拓)(실물 크기의 붕어·잉어 모양을 뜬 것)과 한시(漢詩)들. 그 어탁과 한시들엔 모두 조태원(趙泰元)(54)이란 이름이 적혀 있다. 바로 이 사람이「태공집」마나님의 남편이자 조력(釣歷:낚시경력) 30년의 명조사(名釣士)다. 천안서 태어나 20세 때부터 낚시에 맛을 들이기 시작, 온양서 5, 6년간 낚시점을 경영하다 13년 전에 상경, 종로4가에서 수도(首都)낚시회를 차렸다. 그러나 반도·조선「아케이드」가 생기자 장소를 옮겨「아케이드」낚시회로 이름을 바꿨다. 조씨가 낚시점을 그만둔 건 3년 전 일. 『「플라스틱」낚시대가 나오는 바람에 집어치웠읍죠. 거 뭐 찌나 깻묵이나 팔아선 입에 풀칠도 못하겠더군요』그래서 전재산을 처분, 마나님에게「태공집」을 차려주고 자신은 아예 조태공으로 나앉았다. 낚시 안가는 날은 바둑으로 소일하는 게 낙. 『가게에 붙어있어 보았자 무용지물인 걸요 뭐. 괜히 장사하는데 걸리적 거리기만 하죠』하는 게 태공집 마나님의 말씀. 그런 남편을 둔 게 후회되지 않느냐니까, 『천만에요. 낚시에 미친 게 얼마나 좋아요? 괜히 딴 남자들처럼 여자에 미치는 것보다 골백번 낫죠』하는 게 이 마음씨 너그러운 마나님의 말씀이시다. 이죽순씨가 조태원씨와 결혼한 건 이씨 나이 25세 때. 꼭 얼굴 두 번 보고 결혼식을 올렸단다. 선볼 때 조씨의 첫 마디가『난 낚시에 미친 사람입니다』 결혼 이튿날 눈치 수상해 낚시밥 만들어 주었더니 그러더니 결혼한지 사흘 만에 일요일이 왔다. 그 전날 밤부터「우물쭈물하는 게 아무래도 수상해서」모른 체 부엌에 나가 떡밥(낚시미끼)을 만들어 주었더니 다음날 새벽 온다간다 말도 없이 낚시질 떠나고 없더란다. 이때부터 이씨의 낚시미망인 생활은 시작되었다.『여자가 귀찮아 한다고 집어치울 정도가 아니어서 18년 동안 군소리 한 번 없이』낚시질 뒷바라지를 해왔다. 낚시점을 차렸을 땐「김치 아줌마」로 낚시꾼들 세계에선 소문이 났다. 낚시대회가 있을 때마다 이씨는 큰 항아리 2개에 김치를 듬뿍 담아 보내곤 했는데 이 김치맛이 또한 신선맛. 그래서 낚시터 태공들은 이씨를 가리켜「김치 아줌마」로 불렀다고. 살다보니 떡밥이며 깻묵의 제조법 등 낚시에 필요한 지식은 모조리 갖추게 되었다.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밤은 꼬박 새우다시피 남편의 다음날 낚시준비를 해야 했고. 덕택에 월척(越尺)짜리 붕어나 2척이 넘는 잉어맛은 많이 보았단다. 하지만 이제는 너무 먹어서 물려 버렸다고. 오히려 많이 잡아오는 게 귀찮을 지경. 태공집을 차린 건 꼭 3년 전. 옥호는 물론 딴 내부 장식 대신 어탁과 남편이 쓴 한시로 벽 하나를 채웠다. 그리곤 남편이 잡아온 붕어들을 조려 손님들에게「서비스」술안주로 내놓았다.『붕어조릴 땐 뼈가 녹아버리게 해야 해요. 그러자면 먼저 맹물에 1시간쯤 끓인 뒤 다시 간을 맞추어 조려야지요. 보통은 식초를 쓰는데 그러면 신맛이 나서 못써요』하는 게「태공집」마나님의 붕어 조리비법. 자연히「태공집」엔 낚시를 즐기는 손님들이 단골손님이다. 어떤 이는 낚시회 가입 절차를 물어오는가 하면 심지어 어느 저수지는 어디가 제일 고기 잘 물리는 곳인지 가르쳐 달라고 물어오기도. 이럴 땐「태공집」마나님은「들은 풍월로」아는 대로 정성껏 대답해 준단다. 모르는 것은 남편에게 물어 다음날 알려주기도. 대폿집 벽엔 남편의 어탁과 한시 붙어 제일 우스운 게 낚시 간다고 몇 천원씩 들여 떠났던 손님들이 겨우 송사리 몇 마리 잡아가지고 와선 집에 들어가기 미안하니 붕어 몇 마리 팔라는 것. 이런 손님들이 대개 초심자라는 것쯤은 아는 이 마나님은 남편이 두둑히 잡아 온 붕어들을 무보수로 분양해 준단다. 집에 돌아가 한껏 체면을 세운 그 낚시꾼이 다음날부터「태공집」단골손님이 되어버리는 건 두말할 나위도 없고. 『남편을 따라 몇 번 낚시질도 갔지요. 제일 처음 예당(禮塘)저수지에 갔을 땐 하루종일 겨우 잡은 게 새끼손가락 만한 붕어 두 마리였어요』 「태공집」벽에 붙인 어탁은 모두 7점. 두 자가 넘는 잉어가 셋, 월척 붕어가 네 점이다. 잉어 중 제일 큰 놈은 66년 8월 춘천「댐」에서 잡은 2척(尺) 6촌(寸) 8분(分)짜리. 붕어는 예당서 잡은 1척 3촌짜리가 최고다. 옆에 써붙인 한시들은 모두가 조씨의 자작으로 주제는 낚시. 그 중 2수(首)만 소개하면 - 愛竿一廻投湖時(애간일회투호시) 긴 낚시 한번 휘둘러 호수에 던지니 千憂萬難寸刻消(천우만난촌각소) 온갖 근심이 촌각에 사라지더라 山水絶是迹處江(산수절시적처강) 산수경치 좋은 강가 낚시터에 앉으니 釣樂情攘勝仙境(조락정양승선경) 낚시 즐거움이 仙境(선경)보다 낫구나 낚싯대 메고 온 손님 보면 남편 보는 것 같아 반가와 조씨가 밝히는 바로는『서풍이 살살 불고 기압이 조금 높은 날』이 태공들에겐 가장 바람직한 날씨라고. 그러나 날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자리. 그래서 터를 잡는 눈이 곧 조정(釣丁)을 말해 주는 것이라고. 조씨는 아예 예당저수지의 소위 명당 자리에 조대(釣臺) 10여 개를 만들어 두었단다. 호심(湖心)에 나가기 위해 자그마한 배도 한 척 마련해 두고. 『요즈음 젊은 사람들은 낚아 올리는 데만 정신이 팔려 낚시도(道)라는 걸 몰라요. 아무 데나 가서 첨벙거리는 건 옆의 사람에겐 실례가 되거든요』하는 게 명조사 조씨의 말. 『낚싯대 메고 들어오는 손님을 보면 마치 남편을 보는 것 같아 반가와요. 그래 친절히 하다 보면 손님들은 그 친절한 맛에 또 찾아오고요』이건「태공집」마나님의 말씀이다. 이 어울리는 한 쌍의 부부 - 호연지기(浩然之氣)의 남편과 인종지덕(忍從之德)의 아내 사이엔 건강히 자라난 2남 1녀가 있다. [ 선데이서울 69년 4/13 특대호 제2권 15호 통권 제29호 ]
  • [혁신 공기업탐방] 이우재 한국마사회 회장

    [혁신 공기업탐방] 이우재 한국마사회 회장

    한국마사회(KRA) 이우재 회장은 요즘 승마에 재미를 붙였다. 경마란 말만 들어도 승마와 같은 고급 레저 스포츠가 연상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승마를 전국에 보급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CEO)인 자신부터 승마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21일 “아직도 경마하면 도박·중독 등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면서 “KRA가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경마를 고급 레저 스포츠로 승격시켜 모든 가족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승마를 대중화하기 위해 경마에서 은퇴한 말을 승마용으로 적극 투입하도록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이 회장을 만나 경마의 품격을 높이기 위한 혁신 방안을 들어봤다. 취임 초부터 특히 윤리경영을 강조했는데.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2가지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다. 하나는 경마 순위를 조작하는 경마부정에 대한 이미지와 다른 하나는 경마 수익금을 마사회가 마음대로 쓴다는 점이다. 이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철저히 없애겠다. 특히 경마 수익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내 의지로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된다.KRA 운영도 그동안 정치생활처럼 깨끗하게 하겠다. 철저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시대에 적극적으로 부응하지 못하면 어느 조직이나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을 직원들에게 늘상 깨우치게 하고 있다. ●비실명 부정비리신고센터 운영 지금까지 시행한 윤리경영 내용은 어떤 것들이 있나. -윤리경영의 실천을 위해 비상임이사 수를 늘려 외부 감시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투명계약 시스템을 정착하기 위해 일부 특수 분야를 제외한 모든 계약에 ‘전자입찰제’를 실시하고 ‘청렴계약제’를 적용토록 했다. 또 부조리 예방 등 감시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부패방지팀’을 신설했다.‘내부공익신고자 보호 프로그램’ 및 ‘부조리 신고보상제도’ 마련과 ‘부정비리신고센터 운영 활성화’를 통해 신고자 자격을 외부인까지 확대하고 비실명 신고도 접수토록 했다. 윤리경영 성과는 나타나고 있나. -이제 윤리경영이 KRA의 핵심 경영이념으로 뿌리내렸다고 자부한다. 이러한 노력이 외부로부터 인정받게 돼 지난달 19일 ‘2005년 대한민국 사회책임경영대상 공기업부문 윤리경영대상’을 수상했다. 경마를 고급 레저 스포츠로 발전시킨다는 장기플랜을 세웠다고 들었다. -경마가 선진경마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경마상품의 품질이 우선 높아져야 한다. 그리고 건전한 경마문화 조성, 경마시행의 공정성 강화, 서비스 향상을 통한 고객만족도 제고 등이 뒤따라야 한다. ●경마정보 공개 확대 추진 그렇다면 구체적인 복안이 있나. -외부의 경주마도 경기에 참여토록 하는 ‘외마사 제도’를 활성화해 경기의 질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또 경주의 박진감을 높이고 향후 외국산마와 직접경쟁에 대비하기 위한 경주편성체계도 바꿔야 한다.KRA가 공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경마팬을 위한 재단도 설립할 계획이다. 건전한 흐름을 유도해 부정경마 개연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경마정보 공개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최근 경마매출이 하락하고 있다. -경마매출액은 외환위기 이후 2002년까지 매년 평균 27% 내외의 고성장을 했다. 하지만 2003년부터 급격한 하락세로 반전, 현재까지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7조 6000억원까지 갔던 매출액이 5조 3000억원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내수침체 장기화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경마팬이 그만큼 마권을 덜 샀기 때문이다. 또 과거처럼 경마가 독점적인 시장 점유를 하지 못하고 로또, 카지노, 경륜 등의 경쟁산업이 확대되면서 시장점유율이 잠식됐다. 사설경마, 마권구매대행업, 경마게임오락장 등 불법·유사산업도 계속 번지고 있다. 매출감소를 막을 대책은 있나. -서울경마일수를 확대하고 제주교차경주를 1회 추가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회사의 업무추진비를 20% 줄이는 등 경상경비를 줄이고 관람대 리모델링 사업 등 자본투자 계획도 축소·연기하는 것을 고려중이다. 장외발매소 리모델링 또는 이전 등을 통해 접근 및 쾌적성을 강화하고, 모바일 베팅 및 PC 베팅 추진 등 베팅방식도 다양화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해 1조 1944억원 사회환원 경마이익금은 얼마나 사회에 환원하고 있나. -KRA는 한국마사회법과 시행령에 따라 전체 이익금의 60%를 특별적립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레저세와 교육세 등의 세금으로 1조 400억원을 납부했다. 또 축산발전기금과 농어촌복지사업으로 1447억원을 출연했으며, 독거노인·불우청소년 등 사회복지 증진을 위해 97억원을 지원하는 등 모두 1조 1944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KRA는 경마가 열리는 하루 동안 16만여명이 500억원의 마권을 사 다른 공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쉽게 돈을 벌고 있다. 예전에 대통령이 주재한 공기업 및 산하기관 혁신대회에서 수익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공기업 사장을 보니까 정말 애국자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국회의원을 해봤지만 최근 돈을 벌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공기업 사장을 보면서 그동안 뭐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최근 지방교육세 환원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데 어떤 입장인가. -현재 레저세액의 60%로 부과되는 레저세분 지방교육세가 내년부터는 20%로 환원토록 돼 있었다. 그렇게 되면 그만큼 경마팬들에게 많은 상금을 돌려줄 수 있어 경마상품의 선진화를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5일 국무조정회의를 통해 현행 60%의 세율로 3년 동안 연장하고,2009년부터는 40%로 영구세화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만약 레저세분 지방교육세가 정상적으로 환원되지 않을 경우에는 2003년 이후의 경마 매출액 감소로 한때 1834억원까지 달했던 축산발전기금 출연금은 370억원으로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담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KRA Angels 봉사단 ‘한국마사회(KRA)의 천사들’ KRA 전 임직원이 천사로 활동하고 있다. 전직원 900여명이 단원으로 있는 ‘KRA 에인절(Angels) 봉사단’을 통해서다. 봉사단은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공익기업’이라는 KRA 기업이념에 따라 지난해 1월 창립됐다. 봉사단의 첫 활동은 지난해 3월 충청도 지역에 내린 폭설 피해 농가 복구작업. 지난 8월에는 전북지역을 강타한 폭우 피해 농민들의 복구작업에도 동참했다. 이밖에도 정신지체아 보호시설 봉사활동, 해양환경 정화, 독거노인 및 소년소녀가장 도시락배달 운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KRA는 에인절 펀드도 운영하고 있다.1계좌에 1000원씩 직원들이 월급에서 원하는 만큼의 성금을 내고 있다. 현재까지 6000만원을 적립했다. KRA는 농촌봉사활동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충북 청원군의 한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지속적인 지원을 한다는 계획이다. 또 부서별로 1부서 1시설 돕기운동도 펼치기로 했다. 경로원, 고아원 등의 시설을 골라 부서원들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난 18일에는 KRA 에인절 봉사단장을 맡고 있는 이우재 회장과 직원 등 250명이 김장 1만 4500포기를 담가 서울과 과천 불우이웃들에게 전달했다. 최원일 KRA 사회공헌팀장은 “경마수익금을 금전적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것 외에도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에 이바지하는 것이 KRA 에인절 봉사단의 목적”이라면서 “봉사단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KRA에 남아있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농업전문가’ 이우재 회장 이우재 회장은 운동권 출신의 전문경영인이다. 이 회장은 4·19혁명 주도, 크리스찬아카데미 사건으로 지난 1979년부터 3년여 동안 수감생활을 했다. 이후에도 전민련 중앙위원, 민중당 상임대표 등을 지낼 만큼 영향력있는 ‘재야정치인’이었다. 15·16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부터는 ‘농업전문가’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지역구가 서울이면서도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하며 농촌발전을 주도했다.‘한국농민운동사’ 등 10여권이 넘는 농업관련 서적도 저술했다. 지난 4월 KRA 회장에 취임하자마자 개최된 아시아경마회의(ARC)와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 등 굵직한 행사를 무난히 치러 전문경영인으로서 합격점을 받았다. 이 회장은 최근 승마의 매력에 푹 빠졌다. 승마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 이 회장은 “마사회장이 말(馬)을 못 탄다는 것은 말(言)이 안 된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충남 예산(68) ▲예산농고·서울대 수의과 ▲민중당 상임대표 ▲15·16대 국회의원 ▲대한수의사회장 ▲한나라당 부총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어느 가정부의 인생 이력서

    어느 가정부의 인생 이력서

    한국 여성의 새로운 직업 시간제 가정부는 그 형태화된 역사가 1년 6개월. 그들은 오늘 어디까지, 어떤 모습에 이른 것일까. 그들이 그려나간 분포도를 가름해본다. 자기 말 가진 마부의 아내, 한때는 집도 장만했으나 마포「아파트」에서 5년 동안 시간제 가정부를 지낸 황완순(41·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씨가 살아온 발자취는 이러하다. 17세 때 황해도에서 농사꾼에게 시집을 간 황여인은 월남한 뒤 건장한 남편이 몇 필의 말을 끌어 집 한 간을 장만했던 기억도 가지고 있다. 말이 늙고 나면 개값도 못되는 것이어서 차차 밑바닥 생활까지 처져갔다. 남의 밑에 들어가기 싫어하던 남편도 마음을 고쳐먹고 5년 전에는 마포「아파트」청소부로 일하기 시작했다. 허리 다친 남편 앓아 눕자, 살아갈 길 찾아 나선 것이 일 나간 지 이틀 만에 허리를 다친 남편이 앓아 눕자 애 다섯을 앞에 놓고 앞이 캄캄했다. 무엇이든 할 용기가 났다. 남편을 마포「아파트」에 소개했던 사람에게 사정을 했다.『막일이라도 좋으니 일당을 받는 일을 해내겠다』고. 마포「아파트」어느 집에 처음 소개된 그 날을 황여인은 못잊는다고 했다. 내 집일 하듯이 해주고 1백원을 받아 든 뒤 보리쌀 한 되, 새끼줄 낀 연탄 1개를 사들고 집을 향하던 5년 전 6월 어느날 저녁을…. 서투른 일 솜씨가 빠르지는 못해도 알뜰하게 밝은 마음가짐으로 일해나갔다. 차차「아파트」안에서 인정을 받아 2백원의 일당을 받게 됐다. 다시 발전해서 하루 걸러 시간제로 일을 하기 시작한 게 2년 전. 한 달에 1천원을 받았다. 지금은 1천 5백원 정도. 남는 시간에는 또 다른 집을 돌고 해서 최고의 수입이 한 달에 9천 2백원을 모은 적도 있다. 세수 한번 하고 쓴 수건도 빨랫감이 되는 미국인 가정은 일이 많은 대신 하루 걸러 시간제로 한 달에 3천원씩 월급이 후해서 외국인 집을 좋아한다. 『「키」를 맡기고 연탄「바이」하는 것도 시키죠』- 이제는 웬만한 외마디 영어도 할 줄 알게 됐다. 미국인들은 한번 믿으면 이사할 때 꼭 다른 집에 소개해주곤 한다는 것. 아침 9시에 직장 마포「아파트」로 출근. 이 집 저 집 연탄 갈 시간, 필요로 하는 시간을「스케줄」짜놓고 한 바퀴 돌고 나면 하루 일이 욕스럽게 여겨지지 않고 저녁 6시쯤이면 끝난다. 그동안 복직이 된 남편도 같은「아파트」에 청소부로 일하고 있다. 이 집 저 집 일 도와주고 저녁 6시 퇴근 끝나면 함께 퇴근을 해도 좋은 철저한 맞벌이 부부. 남편의 고정수입 7천 9백원은 고스란히 살림에 쓰고 황여인이 버는 돈은 주로 아이들 기르는데 쓰고 있다. 23세 된 딸은 시집을 보낼 마련도, 국민학교만 졸업한 19세 아들에게는 편물 기술도, 15세 딸은 중학교 3학년, 13세 딸이 국민학교 6학년, 7세 막내아들, 다섯 아이를 부모가 해줘야 될 만큼 뒷바라지도 해주는 생활이 됐다. 황여인과 같은 생활의, 다른 여인은 마포「아파트」만도 5명이 넘는다. 주부가 제일 바쁜 시간이 아침 9시 전과 저녁 6시 후라면 이들 가정주부들은 주부가 해야 될 일만을 남겨놓고 힘든 일만 처리해주는 살림 보조원. 훈련된 믿을만한 시간제 가정부가 각 가정에 골고루 침투될 때 식모가 들고 들어오던 밥상, 식모가 깔던 잠자리는 이래서 서서히 우리 생활에서 멀어지게 될까 싶다. 믿을 수도 없고 훈련도 안된 시간제 가정부라면 사설 소개소에서 잠깐 하루만 빌어 밀렸던 산더미 같은 일을 내맡겨도 되는 사람 정도로 알아온 것이 67년 12월 14일 이전이다. 서울 YWCA에서는 여성들만의 모임에 가장 많은 화제가 되어오고 출석에 지장을 가져오는 큰 문제가 식모 때문에 생기는 것. 우선은 회원들을 위해서 식모를 훈련하기 시작했다. 67년 12월 14일 국민학교를 졸업한 신원이 확실한 11명을 모아 10일간 교육을 시켰다. 이들 11명에게 그릇 집약된 식모의 통념을 깨뜨려 주고 새로운 직업의식을 불어 넣는데 고심했다. 믿을 수 있고 훈련된 시간제 가정부는 그 후 지금까지 7회 동안에 139명이 각 가정에 주선됐다. 이들 말고도 각「아파트」단위로 그 나름대로 훈련된 가정부가 괘 많은 수가 됐다. 가정부는 어엿한 직업인, 오히려 고용주 계몽해야 20~50세까지의 이들 가정부는 거의 가정부인이라는 것. 그래서 철저하게 부업처럼 여기면서 일하게 됐다. 이들은 아침 9시에 출근, 저녁 6시에 퇴근을 하면서 일당 250원을 받는 직업인이 된 것이다. 그러나「에티케트」에서 위생·요리·아이보기까지 교육받은 이들을 부리는 쪽은 전혀 훈련이 안돼 있다는 것. 앉아서 쉬던 주부는 밥을 먹고, 일을 한 가정부는 라면 한 그릇으로 점심을 지나게 하는 등. 이제는 직업인을 고용하는 고용주도 계몽 받을 때가 온 것 같은 느낌. 또 가정부들이 원하는 집은 일하기 편한 집이다. 동선(動線)이 최단거리로 개선된 부엌의 주인은 일하는 주부의 것. 물론「싱크」대, 조리대 등이「딜럭스」한 비싼 부엌을 지적하는 게 아니다. 선반 하나 발판 하나라도 편한 곳에 받쳐 있다는 것. 서울 YWCA에서는 아기보기 전문, 빨래하기 전문, 요리하기 전문 등 분업화해서 여대생을 집단 훈련시킬 계획 중이란다. 남의 가정생활도 몸에 익힐 겸 여대생의「아르바이트」로 권장해도 욕되지 않을 하나의 직업이 됐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 선데이서울 69년 4/13 특대호 제2권 15호 통권 제29호 ]
  • [마니아] 용산구청 산행동호회 ‘마루금’ 백두대간 종주

    [마니아] 용산구청 산행동호회 ‘마루금’ 백두대간 종주

    “주말을 이용해 23회에 걸쳐 백두대간을 오르내리며 느낀 것이 많았습니다. 백두대간으로부터 배운 것을 용산구 발전을 위해 풀어내야죠.” 산을 좋아하는 서울 용산구청 직원 5명이 지난해 3월부터 2년에 걸쳐 백두대간 남한 쪽 전구간 734.65km를 밟았다. 지리산 성삼재에서부터 진부령까지다. 이들은 아마추어들이지만 백두대간을 종주하면서 전문 산악인처럼 바뀌었다. 용산구의 대표 ‘산(山)사람’이 된 이들은 “통일이 되면 진정한 백두대간 종주를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입을 모았다. ●산맥과 산맥, 봉우리와 봉우리를 잇는 ‘마루금’ 용산구청 주민자치과 박승일(41)씨를 대장으로 김명선(40·원효로 제1동)·서오성(37·총무과)·신성철(34·총무과)·윤일영(52·재난안전관리과)씨 등 5명의 초보 산악인들은 백두대간 종주를 하기 위한 팀 이름을 ‘마루금’이라고 정했다.‘마루금’은 산맥과 산맥, 봉우리와 봉우리를 잇는 선이라는 순우리말이다. 평소 산을 좋아하는 박승일씨가 2003년 용산구 직원 전체가 참여한 가을산행 뒤풀이 자리에서 몇몇 친한 사람에게 백두대간 종주를 제의한 것이 ‘마루금’탄생의 시작이다. 백두대간 종주가 얼마나 어려운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지식과 정보는 하나도 없는 상태였다. 단지 ‘한 번 해보자.’는 강한 의지만 있을 뿐이었다. 박승일 대장은 “농담처럼 던진 말이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2년 가까이 종주를 하면서 위험한 순간이나 중단될 뻔한 위기도 있었지만 동료의식으로 잘 견뎠다.”고 말했다. ●첫 등반때 과태료 물기도 ‘마루금’의 첫 등반은 지난해 3월12일 지리산에서 시작됐다.‘소구간 종주법’(구간을 작게 나눠 종주하는 방법)을 이용해 종주노선은 ‘시남종북형’(始南終北形·남쪽 지리산에서 시작해 북쪽 진부령에서 마치는 유형)을 택했다. 첫 등반부터 ‘마루금’은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당시 지리산은 산불방지 출입통제 기간이었기 때문에 산행할 수 없었지만,‘마루금’은 아무것도 모르고 산행을 감행했다. 결국 공무원이 또 다른 공무원인 지리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 직원에게 적발돼 과태료 10만원씩을 부과받은 것이다. 김명선씨는 “서울 용산구청 공무원이라는 사실이 들킬까봐 조마조마했다.”면서 “공무원은 어딜 가도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마루금’은 지리산 천왕봉을 시작으로 설악산 진부령까지 백두대간 굽이굽이 총 734.65km 구간을 23회 산행, 총 42일간의 일정으로 종주에 성공했다. 그동안 오른 산이 지리산·덕유산·속리산·소백산·태백산·오대산·점봉산·설악산 등 이다. 산을 하나하나 오를 때마다 용산구청 직원들의 응원은 계속 늘어갔다. 박승일 대장은 “중간에 포기할 뻔한 적도 있었지만 자꾸 늘어만 가는 구청직원들의 응원과 관심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면서 “이번 백두대간 종주는 결국 용산구청 전체의 힘”이라고 말했다. ‘마루금’의 또 다른 대원인 서오성씨는 “마지막 등반일이었던 10월22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새벽 미시령에서 맞은 하얀 첫눈과 눈앞에 끝없이 펼쳐진 설경은 백두대간 종주 완성을 축하하는 하늘의 선물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마루금’은 백두대간 종주를 마치고 벌써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백두대간에서 뻗어나간 우리나라 13정맥(남한 9정맥·북한에 4정맥)을 모조리 오르는 것이다. 백두대간 종주의 기쁨을 원동력으로 이르면 내년부터 남한쪽 9정맥을 등반할 계획이다. 또 통일이 되면 나머지 대간과 북한 지역의 4정맥도 올라 반드시 백두대간 13정맥을 넘겠다는 야무진 포부도 밝혔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마루금’ 백두대간 종주일지 (1)성삼재∼만복대∼정령치∼여원재 ▲2004년 3월12일(금)∼3월13(토) ▲백두대간 첫 번째 산행. 산불방지 출입통제 기간에 산행을 했기 때문에 적발돼 과태료 10만원씩 부과받음. (2)여원재∼고남산∼치재∼봉화산∼중재 ▲2004년 4월9일(금)∼4월11일(일) (3)중재∼백운산∼영취산∼육십령 ▲2004년 5월7일(금)∼5월8일(토) (4)중산리∼지리산∼성삼재 ▲2004년 5월23일(일)∼5월25일(화) (5)육십령∼덕유산∼빼재∼삼봉산∼소사고개∼대덕산∼덕산재 ▲2004년 6월10일(목)∼6월13일(일) ▲산장에서 식수도 제대로 구하지 못해 고생. 야박한 식당 주인 때문에 편히 쉬지도 못한 곳. (6)덕산재∼부항령∼삼도봉∼밀목재∼화주봉∼우두령 ▲2004년 7월16일(금)∼7월18일(일) ▲폭우를 온몸으로 맞으면서 산행을 감행.(7)우두령∼황학산∼궤방령∼가성산∼눌의산∼추풍령∼금산∼작점고개 ▲2004년 7월23일(금)∼7월25일(일) (8)작점고개∼용문산∼큰재∼백학산∼지기재∼신의터재 ▲2004년 8월13일(금)∼8월15일(일) (9)신의터재∼화령재∼봉황산∼비재∼형제봉∼속리산∼밤티재 ▲2004년 9월10일(금)∼9월12일(일) (10)밤티재∼청화산∼조항산∼대야산∼버리미기재 ▲2004년 10월8일(금)∼10월10일(일) (11)버리미기재∼희양산∼이화령∼조령산∼조령3관문 ▲2004년 10월22일(금)∼10월25일(월) ▲고도차가 심한 곳이어서 산행이 힘들었지만 가을 단풍의 전경이 힘든 것을 모두 보상해 줬다. (12)조령3관문∼포암산∼대미산∼차갓재 ▲2004년 11월12일(금)∼11월14일(월) (13)차갓재∼황장산∼벌재∼저수재∼도솔봉∼죽령 ▲2004년 12월11일(토)∼12월12일(일) (14)죽령∼소백산∼고치령∼마구령∼갈곶산∼늦은목이 ▲2005년 1월 22일(토)∼1월23일(일) ▲소백산 칼바람을 맞으며 산행했지만 설경의 아름다움은 잊을 수 없는 곳. (15)늦은목이∼선달산∼구룡산∼태백산∼화방재 ▲2005년 3월25일(금)∼3월27일(일) 16화방재∼함백산∼매봉산∼피재∼건의령∼덕항산∼황장산∼댓재 ▲4월15일(금)∼4월17일(일) 17댓재∼두타산∼청옥산∼백봉령 ▲2005년 5월27일(금)∼5월29일(일) 18백봉령∼석병산∼삽당령∼닭목재∼고루포기산∼능경봉∼대관령 ▲2005년 6월10일(금)∼6월12일(일) 19대관령∼선자령∼소황병산∼노인봉∼진고개 ▲2005년 7월15일(금)∼7월16일(토) ▲대관령 드넓은 목초지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 백두대간의 보너스 구간이란 말이 실감난다. 20진고개∼동대산∼두로봉∼약수산∼구룡령 ▲2005년 8월13일(토)∼8월15일(월) 21한계령∼점봉산∼단목령∼조침령∼쇠나드리∼갈전곡봉∼구룡령 ▲2005년 9월23일(금)∼9월25일(일) 22미시령∼공룡능선∼희운각∼대청봉∼한계령 ▲2005년 10월13일(목)∼10월15일(토) 23미시령∼상봉∼신선봉∼병풍바위∼마산∼진부령 ▲2005년 10월21일(금)∼10월23일(일)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실전논술] 민주주의 발전의 조건

    ●다음 글을 읽고, 이 작품에서 풍자하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 지적하고, 그것들이 우리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민주주의의 실현, 혹은 발전에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지 논술하시오. -유의사항 (1)우리나라의 상황에 비추어 구체적 사례를 제시할 것. (2)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200자)로 쓸 것 (가) “나는 파리올시다. 사람들이 우리 파리를 가리켜 말하기를, 파리는 간사한 소인이라 하니, 대저 사람이라 하는 것들은 저의 흉은 살피지 못하고 다만 남의 말은 잘하는 것들이오. 간사한 소인의 성품과 태도를 가진 것들은 사람들이오. 우리는 결단코 소인의 성품과 태도를 가진 것이 아니오.(시전(詩傳))이라 하는 책에 말하기를, 영영한 푸른 파리가 횃대에 앉았다 하였으니, 이것은 우리를 가리켜 한 말이 아니라 사람들을 비유한 말이오. 옛글에 ‘방에 가득한 파리를 쫓아도 없어지지 않는다.’ 하는 말도 우리를 두고 한 말이 아니라, 사람 중의 간사한 소인을 가리켜 한 말이오. 우리는 결코 간사한 일은 하지 아니하였소마는, 인간에는 참 소인이 많습디다.(중략) 여러분도 다 아시거니와 그래 공담(公談)으로 말하자면 우리가 소인이오, 사람들이 간물(奸物)이오? 생각들 하여 보시오. 또 우리는 먹을 것을 보면 혼자 먹는 법 없소. 여러 족속을 청하고 여러 친구를 불러서 화락한 마음으로 한가지로 먹지마는, 사람들은 이(利) 끝만 보면 형제 간에도 의가 상하고 일가 간에도 정이 없어지며, 심한 자는 서로 골육상쟁(骨肉相爭)하기를 예사로 아니, 참 기가 막히오. 동포끼리 서로 사랑하고, 서로 구제하는 것은 하나님의 이치거늘 사람들은 과연 저희 동포끼리 서로 사랑하는가? 저들끼리 서로 빼앗고, 서로 싸우고, 서로 시기하고, 서로 흉보고, 서로 총을 놓아 죽이고, 서로 칼로 찔러 죽이고, 서로 피를 빨아 마시고, 서로 살을 깎아 먹되 우리는 그렇지 않소. 세상에 제일 더러운 것을 똥이라 하지마는, 우리가 똥을 눌 때 남이 다 보고 알도록 흰 데는 검게 누고, 검은 데는 희게 누어서 남을 속일 생각은 하지 않소. 사람들은 똥보다 더 더러운 일을 많이 하지마는 혹 남의 눈에 보일까, 남의 입에 오르내릴까 겁을 내어 은밀히 하되, 무소부지(無所不知)하신 하나님은 먼저 아시고 계시오. 옛적에 유형이라 하는 사람은 부채를 들고 참외에 앉은 우리를 고, 왕사라 하는 사람은 칼을 빼어 먹을 먹는 우리를 쫓을새, 저 사람들이 그렇게 쫓되 우리가 가지 아니함을 성내어 하는 말이, 파리는 아도 도로 온다 미워하니, 저희들이 쫓을 것은 쫓지 아니하고 아니 쫓을 것은 쫓는도다. 사람들은 우리를 쫓으려 할 것이 아니라, 불가불 쫓아야 할 것이 있으니, 사람들아, 부채를 놓고 칼을 던지고 잠깐 내 말을 들어라. 너희들이 당연히 쫓을 것은 너희 마음을 수고롭게 하는 마귀니라. 사람들아 사람들아, 너희들은 너희 마음 속에 있는 물욕을 쫓아버려라. 너희 머릿속에 있는 썩은 생각을 내어 쫓으라. 너희 조정에 있는 간신들을 쫓아 버려라. 너희 세상에 있는 소인들을 내어 쫓으라. 참외가 다 무엇이며, 먹이 다 무엇이냐? 사람들아 사람들아, 우리 수십억만 마리가 일제히 손을 비비고 비나니, 우리를 미워하지 말고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너희를 해치는 여러 마귀를 쫓으라. 손으로만 빌어서 아니 들으면 발로라도 빌겠다.” 의기가 양양하여 사람을 저희 똥만치도 못하게 나무라고 겸하여 충고의 말로 권고하고 내려간다. (나) 웅장한 목소리로 회장을 부르니 산천이 울린다. 연단에 올라서서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고 좌중을 내려다보니 눈알이 등불 같고 위풍이 늠름한데, 주홍 같은 입을 떡 벌리고 어금니를 부지직 갈며 연설하는데, 좌중이 종용하다. “본원의 이름은 호랑인데 별호는 산군이올시다. 여러분 중에도 혹 아시는 이도 있을 듯하오. 지금 ‘가정(苛政)이 맹어호(猛於虎)라.’ 하는 문제를 가지고 두어 마디 할 터인데, 이것은 여러분 아시는 것과 같이, 옛적 유명한 성인 공자님이 하신 말씀이라. 가정이 맹어호라 하는 뜻은 까다로운 정사(政事)가 호랑이보다 무섭다 함이니, 양자(楊子)라 하는 사람도 이와 같은 말이 있는데 혹독한 관리는 날개 있고 뿔 있는 호랑이와 같다 한지라, 세상에 사람들이 말하기를, 제일 포악하고 무서운 것은 호랑이라 하였으니, 자고 이래로 사람들이 우리에게 해를 받은 자가 몇 명이나 되느뇨? 도리어 사람이 사람에게 해를 당하며 살육을 당한 자가 몇 억만 명인지 알 수 없소.(중략) 그런고로 영국 문학박사 판스라 하는 사람이 말하기를 사람이 사람에게 대하여 잔인한 까닭으로 수천만명 사람이 참혹한 지경에 들어갔도다 하였고, 옛날 진희왕이 초희왕을 청하매 초희왕이 진나라에 들어가려 하거늘, 그 신하 굴평이 간하여 가로되, 진나라는 호랑이의 나라이라 가히 믿지 못할지니 가시지 말으소서 하였으니, 호랑이 나라가 어찌 진나라 하나뿐이리오. 오늘날 오대주(五大洲)를 둘러보면, 사람 사는 곳곳마다 어느 나라가 욕심 없는 나라가 있으며, 어느 나라가 포악하지 아니한 나라가 있으며 어느 인간에 고상한 천리를 말하는 자가 있으며, 어느 세상에 진정한 인도를 의론하는 자가 있느뇨?(중략) 옛적 사람은 호랑이 가죽을 쓰고 도적질하였으나, 지금 사람들은 껍질은 사람의 껍질을 쓰고 마음은 호랑이 마음을 가져서 더욱 험악하고 더욱 흉포한지라, 하나님은 지공무사(至公無私)하신 하나님이시니, 이같이 험악하고 흉포한 것들에게 제일 귀하고 신령하다는 권리를 줄 까닭이 무엇이오? 사람으로 못된 일 하는 자의 종자를 없애는 것이 좋은 줄로 생각하옵네다.” ● 지문의 분석 이 작품은 안국선의 ‘금수회의록’이라는 신소설로, 우화 정치 소설로 평가된다. 이런 양식의 소설은 부조리한 현실과 사회에 대한 지은이의 의도된 저항 정신의 발로이자 건강한 도덕심을 제창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정치 소설은 국민의 정치적 계몽과 개인적 정견 발표 내지 사회 개량 수단으로 나타나거나, 국권 신장 의식을 반영하고 부패 관료의 학정을 폭로하는 풍자적 무기로 이용되기 위한 목적으로 쓰인 소설을 포함시킬 수 있다. 이 작품은 당시 사회와 국민들에 대한 강렬한 풍자와 비판 정신이 주조를 이루고 있지만, 작품의 결말 부분에 이제까지 제기된 문제를 기독교에 의존해 해결하려는 안이한 태도를 보여주기도 한다.‘나’는 악에 빠진 인간의 모습을 한탄하다가 잠이 들었는데, 꿈 속에서 우연히 금수 회의를 방청하게 된다. 금수 회의에서는 까마귀, 여우, 개구리, 벌, 게, 파리, 호랑이, 원앙 등이 나와서 인간의 간사함과 포악성, 비윤리적인 태도 등을 비난한다. 끝으로 사회자는 인간이야말로 가장 어리석고 더러운 존재라고 결론을 내리면서 금수 회의를 폐회한다. 이를 지켜본 ‘나’는 인간의 반성과 회개를 촉구한다. 전체적으로 인간 세계의 모순과 비리를 풍자하려는 의도가 강한 소설로 볼 수 있다. ● 출제의도 민주주의의 실현은 제도의 문제인가 아니면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인가. 현실적으로 제도의 문제이면서 그것만으로는 충분 조건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전제로 이 논제는 설정되었다. 민주주의가 하나의 제도라는 면에서 그것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장치가 잘 구비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온갖 다양한 입장에 처해 있는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계 장치와는 또 다른 속성을 지니고 있다. 민도(民度) 혹은 시민의식(市民意識)이라는 말을 한다. 동일한 수준의 민주적 제도가 마련되었다 하더라도 구성원의 의식에 따라 민주주의의 질적 양상이 크게 달라진다. 이 문제는 민주주의의 본질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하여 (금수회의록)에서 비판하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우리 현실에 적용시키는 사고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우리들의 삶에 대하여 성찰하도록 하는 의도가 잘 드러난 문제이다. ● 생각하기 먼저 제시문을 충실히 읽고 문제가 요구하고 있는 바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작품의 전반부에서는 주로 인간의 이기심을 질타하고 있다. 올바른 민주주의는 여러 조건이 있겠지만 상생(相生)과 공생(共生)의 질서가 지켜지는 사회라 할 수 있다. 작품에서 비판하고 있는 것처럼 서로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려 한다면, 오히려 서로에게 해악이 되는 결과만을 초래할 것이다. 이는 민주주의라는 제도적 문제를 떠난 그 사회 구성원들의 의식 수준과 직결되어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켜야 한다. 물론 우리 사회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구체적인 문제점을 토대로 하여 논의를 전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시문의 후반부에서는 이기심이 한층 노골화·제도화된 ‘포악한 정치’에 대해 문제 삼고 있다. 특히 권력을 남용했을 때 민주주의는 힘을 잃게 된다. 권력의 남용과 악용은 사회 구성원들의 공동체 의식을 약화시키고 개인의 창의력과 삶의 의욕 전반을 저하시키게 된다. 이러한 점에 대한 성찰을 토대로 논의를 전개해야 한다. 이 두 문제를 현실과 결부시켜 문제가 요구하는 논점에 진입해야 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막연히 구조적인 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나열하기보다는 제시한 문제가 지닌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성찰을 토대로 논의를 전개해야 한다는 점이다. ● 어떻게 쓸까 우선 주어진 논제와 관련해 주제는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주제와 관련해 주제문을 ‘민주적인 제도와 구성원들의 의식이 갖추어졌을 때 민주주의 발전이 가능하다.’는 정도의 주제문을 설정해 볼 수 있다. 글의 서론 부분에서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현실과 관련하여 화제를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제시된 작품에서 문제삼는 내용과 관련된 것이면 좋을 것이다. 예를 들면 극단적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 삶의 행태와 폭력화된 권력이라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제시문과 관련된 화제를 도입하면서 논의의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불완전한 민주주의 현실을 언급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제기한 다음, 본론 부분으로 들어갈 수 있다. 본론 부분에서는 핵심적인 논의가 전개되어야 하는데, 여기에서는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조건을 언급해야 한다. 먼저 이기적인 삶의 행태가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논의를 전개한 다음, 이 작품에서 문제를 삼고 있는 권력의 남용, 악용의 문제를 다루면 된다. 그것이 민주주의 실현에 얼마나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지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결론 부분에서는 앞서 논의한 내용을 요약하고 올바른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노력과 관련하여 마무리를 지으면 된다. 이석록 서울 대치메가스터디 원장
  • 카사노바도 골골할땐 ‘생굴’

    카사노바도 골골할땐 ‘생굴’

    상큼한 바닷내를 입으로 느낄 수 있는 굴이 제철을 만났다. 굴은 겨울로 접어드는 11월부터 2월에 가장 싱싱하고 통통하게 물이 올라 맛있다. 굴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부터 ‘바다의 우유’,‘사랑의 묘약’ 등으로 불릴 만큼 영양이 풍부하고 소화가 잘돼 성인 남녀는 물론 어린이나 노인에게도 환영받는 웰빙 식품이다. 굴은 날로 먹는 것을 으뜸으로 치지만 익히면 부드럽게 씹혀 굴국밥과 굴탕수육, 굴전 등 영양가 높은 다양한 요리로 변신한다. 푸드스타일리스트 홍종숙씨와 함께 집에서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굴요리들을 만들어 봤다. ●영양소가 풍부한 바다의 우유 크기 7∼10㎝, 무게 60∼140g에 불과한 굴은 영양 덩어리다. 굴에는 단백질과 비타민, 칼슘, 셀레늄, 미네랄, 철분, 타우린 등이 풍부하다. 때문에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혈압을 조절하며, 노화억제와 골다공증 등 각종 성인병을 예방한다. 피부미용에도 좋다. ‘굴을 먹어라, 그러면 보다 오래 사랑하리라.’라는 서양 속담이 있을 정도로 최고의 스태미나 음식이다. 에너지의 원천인 글리코겐과 성호르몬을 활성화시키는 아연이 있기 때문이다. 바람둥이의 대명사 ‘카사노바’가 굴을 즐겨먹었다고 전해진다. 굴은 선사시대 여러 패총에서 출토되는 굴껍데기에서 알수 있듯이 식용으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 단종 2년(1454년) 공물용으로 굴이 왕에게 진상됐다고 한다. 수산물을 날 것으로 먹지 않는 서양인들도 예외적으로 굴만은 날 것을 먹는다. 고대 로마제국의 황제 위테리아스는 굴을 좋아해 한번에 1000개의 굴을 먹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굴은 굴조개, 모려(牡蠣), 석화(石花) 등으로 불리며, 청정해역의 바위에 붙어 플랑크톤을 먹고 산다. ●빛깔이 맑고 탄력이 있는 것이 신선해 굴은 산지나 수산물도매시장, 식품매장 등에서 구입할 수 있는데 신선한 굴은 살이 탱탱하고 맑은 우윳빛이 돈다. 손으로 눌러보았을 때 탄력이 느껴진다. 인터넷을 통해 구입할 경우 얼음 박스에 넣어 당일 택배로 배송해 주는 곳을 택해야 한다. 경남 통영에 있는 황성물산은 통영앞바다에서 생산되는 생굴 1㎏에 5500∼6000원, 세척해 바닷물과 함께 포장한 봉지굴(300g) 1봉에 2200원 정도다. 손질할 때는 찬 소금물에 가볍게 주물러 헹군 뒤 잡티를 가려내는 것이 좋다. 부득이 보관할 경우에는 냉동실에서 급냉을 시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입맛따라 다양한 요리로 변신 굴은 생굴을 최고로 친다. 본래의 맛과 영양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초고추장이나 간장에 찍어 먹고, 서양에서는 생굴에 레몬즙을 뿌려 회로 즐긴다. 조리법도 다양하다. 평소에 즐겨 먹는 음식에 굴을 넣으면 굴밥, 굴 미역국, 굴볶음밥, 굴카레볶음밤 등이 되고, 각종 야채와 무쳐 먹으면 굴 무침이 된다. 전골이나 튀김을 할 수도 있다. 요리에 자신이 없다면 근처 전문점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전국 체인점인 굴사랑은 매일 아침 통영에서 직송되는 굴을 공급받아 굴전골, 굴 샤부샤부, 굴닭갈비, 퓨전 생굴회, 굴튀김 등 40여종의 신선한 굴요리를 판매한다. (1) 상큼한 굴냉채 재료:굴 200g, 배·오이 ½개씩, 당근 ¼개, 레몬 1½개,양념장(고추장, 식초, 레몬즙 2큰술씩, 설탕 ½큰술) 만드는 법:(1)배, 오이, 당근은 3㎝ 길이로 가늘게 채썬다.(2)레몬은 3등분하여 속을 파내고 껍질을 깨끗이 준비한다. 파낸 속은 즙으로 이용한다.(3)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4) (2)의 레몬 껍질에 씻은 굴을 담고 배, 오이, 당근, 채썬 것을 얹고 레몬즙을 몇 방울 뿌린 뒤 양념장을 곁들여 낸다. (2) 고소한 굴그라탕 재료:굴 500g, 캔 옥수수 2큰술, 당근 200g, 호박 200g, 슬라이스치즈 1장, 모차렐라치즈 1컵,베사멜소스(밀가루 1큰술, 버터 1큰술, 우유 ½큰술, 육수 1컵, 소금·후추 약간) 만드는 법:(1)씻은 굴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준비한다.(2)당근, 호박은 1㎝크기로 썰어놓고, 옥수수는 물기를 뺀다.(3)슬라이스 치즈는 채썰어 둔다.(4)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당근, 호박, 옥수수를 넣고 볶다가 소금으로 간한다.(5)팬에 버터를 녹이고 밀가루를 넣어 볶는다.(6)밀가루와 버터가 맑은 미음과 같은 모양이 되면 여기에 육수를 넣고 잘 풀어 준다.(7)우유를 넣어 젓다가 소금, 후추로 간한다.(8)그라탕 그릇에 볶은 야채, 굴을 잘 섞어서 담은 후 베사멜소스, 슬라이스치즈, 모차렐라치즈를 올린다.(9)200℃로 예열된 오븐에 20분간 구워낸다. (3) 몸에 좋은 굴버섯죽 재료:불린 쌀 2컵, 굴 200g, 쇠고기 100g, 양송이버섯 50g, 당근 40g, 시금치 100g, 대파 ¼뿌리, 김 1장, 달걀 4개, 육수 5컵, 참기름,양념장(간장 1큰술, 다진 파, 다진 마늘, 깨소금, 참기름) 만드는 법:(1)쇠고기는 얇게 저며 썰고 양송이버섯, 당근은 반달썰기 한다.(2)시금치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짜고 2∼3㎝ 길이로 썬다.(3)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쇠고기, 당근, 양송이 버섯을 볶다가 불린 쌀을 넣고 다시 볶는다.(4)육수물을 붓고 끓이다가 쌀알이 푹 퍼지면 시금치와 어슷 썬 대파, 굴을 넣고 한소끔 더 끓인다.(5)그릇에 담고 달걀 노른자와 구운 김을 얹은 뒤 참기름을 두른다.(6)양념장을 만들어 죽에 곁들인다. (4) 굴과 베이컨의 조화, 굴양송이 꼬치 재료:양송이버섯 8개, 굴 8개, 베이컨 4장, 밀가루·파슬리가루 약간, 버터 100g, 레몬 만드는 법:(1)양송이버섯은 겉의 미끈거리는 껍질을 벗긴 후 반으로 자른다. 베이컨은 굴을 감쌀 만큼의 크기로 잘라 놓는다.(2)팬에 버터를 담고 약한 불에 올려 녹으면 파슬리가루를 섞는다.(3)물기 뺀 굴에 밀가루를 살살 묻힌 후 베이컨으로 돌돌 만다.(4)꼬치에 베이컨으로 만 굴과 양송이버섯을 번갈아가면 꿴 후 (2)의 버터를 골고루 발라 180℃로 예열해 둔 오븐에 굽는다.(5)구운 꼬치를 접시에 담고 슬라이스한 레몬을 곁들여 낸다. 글 조현석 최여경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홍종숙씨는 서울산업대 대학원 도예학과를 졸업하고, 조은정 식공간연구소, 궁중음식연구원에서 궁중음식과 전통병과과정 등을 수료한 푸드스타일리스트. 목포 도자기축제, 한·일 도자교류전, 세계향토음식대전, 세계도자비엔날레 등에서 전통식기와 음식을 접목한 테이블코디네이션을 선보였다. 현재 여주대학에서 푸드코디네이션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황규선리빙컬처에서 스태프로 활동중이다. < 여행상품 > 해양수산부 바다사랑 전담여행사로 선정된 웹투어(www.webtour.com)에서는 19일 출발하는 당일 일정의 ‘늦가을에 떠나는 굴따기 체험과 선상음악회’ 체험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서해안에서 제일 큰 섬인 대부도에서 진행되는 바다여행 일정은 현지 주민과 함께하는 굴따기 체험, 석화구이와 굴파전, 바지락 칼국수 맛보기, 누에섬 등대 박물관 견학, 유람선 선상음악회, 수산시장 해산물 쇼핑으로 이루어져 있다. 해양수산부와 함께하는 이번 여행은 선착순 80명의 인원 제한으로 4만 6000원(어린이 4만 2000원)에 판매된다.1588-8526. < 굴 조리 Tip > 굴은 맹물에 씻으면 영양분이 빠져나가고 굴이 불어나므로 1% 정도의 연한 소금물에 씻어야 한다. 찬물 1컵에 소금 1작은술의 비율로 넣으면 적당하다. 굴은 살이 연하므로 준비한 소금물에 살살 흔들어 씻어 껍데기와 잡티를 가려낸 후 체에 담아 물기를 뺀다. 무즙을 이용할 수도 있다. 무즙을 준비해 굴을 넣고 무즙이 검은색이 될 때까지 살살 주무르면 불순물이 깨끗이 빠진다.
  • 꼬물꼬물 쫄깃쫄깃 장어

    꼬물꼬물 쫄깃쫄깃 장어

    가을의 끝자락 쉽게 피로를 느끼거나 오후가 되면 몸이 나른해지는 사람, 코피를 자주 흘리는 허약체질자라면 장어요리에 눈을 돌려보자. 몸을 보하는 음식에 장어만한 것이 또 있을까. 장어는 어떤 음식보다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질이 풍부하다. 일본에서는 스태미나 식품으로 대중화돼 있으며 미국에서는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 당뇨병 환자들을 위해 통조림으로 만들어 팔기도 한다. 민물장어, 갯벌장어, 곰장어 등 대표적인 장어요리 전문점을 찾아가 보자. 간단한 장어요리 는 한번쯤 직접 만들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글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민물장어] ●장어와 낙지의 찰떡궁합 임진강 민물장어는 예로부터 유명하다.1㎏에 15만∼18만원이나 할 만큼 값이 비싸지만 자연산 장어만을 찾는 마니아들은 쫄깃하고 차진 임진강 장어 맛을 잊지 못한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법곶동 자유로변에 있는 ‘아리랑 불타는 장어구이’는 임진강 민물장어 전문점이다.“임진강에서는 300g이 안되는 덜 자란 장어는 잡지 않고 놓아줍니다. 나름의 보호조치인 셈이지요. 하지만 워낙 귀한 고기라 저희 가게에서도 원하는 물량의 절반밖에는 사지 못하고 있습니다.” 맛 칼럼니스트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종원(46) 대표는 “최근 중국산 장어에서 발암물질인 말라카이트그린이 검출돼 장어요리집들이 적잖은 타격을 받았지만 국산 장어는 전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한다. ‘아리랑 불타는 장어구이’에서 특별히 내세우는 요리는 산낙지를 장어 소스에 담갔다가 꺼내 달궈진 석쇠 위에서 구워 장어와 같이 내놓는 장어낙구이(3인분 4만 9000원)와 여기에 전복까지 함께 내놓는 장어전낙구이(3인분 6만 3000원). 살아 있는 전복을 석쇠에 얹어 놓은 상태에서 꿈틀거릴 때 맥주를 살짝 뿌려 구우면 비린내가 감쪽같이 사라진다. 이곳의 장어는 삼지구엽초·당귀·천궁·구기자 등 40여가지 한약재와 다시마, 무 등을 넣어 만든 육수에 사과·배·민물새우 등을 갈아 만든 소스를 한데 섞어 참숯불 위에서 9번 정도 발라 구워낸다. 청정 해수로 밑간을 맞춰 맛이 아주 담백하다. 겨자와 치자로 물들인 노란무쌈과 백년초로 물들인 분홍색 무쌈에 장어 한 점을 올려 놓아 먹으면 더욱 운치가 있다. 서울에서 자유로를 타고 문산방향으로 가다 5차선이 2차선으로 줄어드는 지점에서 다시 2㎞쯤 직진하면 오른쪽 SK주유소 안에 ‘아리랑 불타는 장어구이’ 간판이 보인다.(031)923-8188. [갯벌장어] ●비리거나 느끼하지 않은 담백한 맛 민물장어가 아닌 갯벌장어를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강남구 신사동 ‘퓨·魚’를 가볼 만하다.‘퓨·魚’는 옆에 붙어 있는 한식당 ‘삼원가든’이 제2브랜드로 최근 새롭게 문을 연 갯벌장어 전문점. 갯벌장어는 질 좋은 민물장어를 강화도 갯벌에 뿌려 90일가량 자연 순치시킨 고급 어종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생선이나 갑각류의 치어 같은 천연 먹이를 먹고 자라기 때문에 필요없는 지방분이 빠져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장어 특유의 흙 냄새가 없고 비린맛이 없으며, 육질 또한 탱탱하고 쫄깃쫄깃하다. ‘퓨·魚’의 이기석(36) 조리장은 “갯벌장어는 ‘70%는 자연산’ 장어와 같은 것으로 보면 된다.”며 “갯벌장어는 보통의 민물장어 소스를 바르면 배어들지 않을 정도로 육질이 단단하다.”고 설명한다.‘청결’을 가게의 모토로 삼고 있는 이곳에서는 조미료를 거의 쓰지 않는 대신 향신료로 맛을 내는 것이 특징. 또 대부분이 자체 개발한 요리다. ‘퓨·魚’의 갯벌장어 코스에는 갯벌장어구이 외에 죽류와 땅콩소스를 곁들인 그릴 치킨 샐러드와 두 종류의 스타터, 금일의 요리 등 다양한 먹을거리가 나온다. 갯벌장어코스 2만7000원, 갯벌장어덮밥 2만원. 갯벌장어구이 3만원. 강남 도산공원사거리에서 성수대교 방면으로 300m쯤 내려오면 음식점에 도착한다.(02)544-2590. [민물장어] ●‘포장마차 안주’를 넘어서 곰장어 일명 먹장어는 포장마차 안주의 대명사로 잘 알려진 음식이다. 그러나 그것은 이제 더이상 포장마차에서나 볼 수 있는 사이드 메뉴가 아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신림동 자갈치 숯불 곰장어’는 본격적인 곰장어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9년전에 문을 연 이 집은 서울에서 곰장어 전문점으로는 최고의 역사를 지닌 곳 가운데 하나다. ‘신림동 자갈치 숯불 곰장어’ 대표 고희정(42)씨는 “테이블의 화덕을 넣는 곳도 항상 밥그릇처럼 깨끗하게 할 정도로 청결한 것이 이 식당의 특징”이라며 ‘원조’ 곰장어 아줌마로서의 자부심을 내보인다. 식도락가이기도 한 그녀는 “곰장어 맛을 내는 비결은 딱히 없지만 업소용 대신 가정용 참기름을 쓰고, 경북 청송에서 첫 수확한 고춧가루를 직접 가져다 쓰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말한다.“한국에서 먹는 곰장어는 대부분 미국과 캐나다에서 들여오는 것입니다. 베트남산은 크기가 팔뚝만해서 식용으로는 보통 사용하지 않지요.” 최근의 중국산 장어파동과는 무관하다는 얘기다. 곰장어는 바다의 펄 속에 주로 사는 원시어류로 꼬리지느러미가 없는 것이 특징.‘신림동 자갈치 숯불 곰장어’의 주 메뉴는 양념곰장어구이와 소금곰장어구이(1인분에 각각 7000원)다. 지하철 2호선 신림역 3번 출구로 나와 서울대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두번째 정거장에서 내리면 신호등 바로 옆에 이 집이 있다.(02)877-1577. ■ 장어가 궁금하세요 ●장어와 복분자 복분자는 장어와 함께 먹으면 비타민 A의 작용을 더욱 활발하게 해 좋다. 특히 고창의 풍천장어와 복분자술은 술과 안주로 뛰어난 조화를 이룬다. ●장어는 냉한 음식? 장어는 성질이 차기 때문에 아랫배가 차거나 손발이 찬 사람, 참외나 수박 등의 과일을 먹으면 설사를 자주 하는 소음인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풍천장어란 전북 고창 선운산 어귀의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인천강 지역이 풍천. 바다에서 태어난 실뱀장어가 민물로 올라와 성장하다 산란을 위해 태평양으로 회유하기 전에 이곳에 머문다. 이 때 잡는 장어가 풍천장어다. 풍천장어는 바닷물살을 가르고 올라올 때 바람이 일어난다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 그러나 자연산 풍천장어는 1970년대 이후 거의 씨가 말랐다. 지금은 고창군에서 갯벌풍천장어를 사육하고 있다. ■ 소스와 재료만드는 법 물 800cc(맥주잔 4잔 정도), 간장 200cc, 설탕 160cc, 정종 40cc, 맛술 20cc, 물엿 40cc, 강엿 소량, 계피 5㎝짜리 1대, 감초 2잎, 사과 반개, 당근 반개, 양파 반개, 통마늘 6개, 대파 2뿌리. 이 재료들을 통에 담고 조린다. 처음에는 센 불에서, 펄펄 끓기 시작하면 중간불로 낮춰 반쯤 줄어들 때까지 계속 조린다.(약 3시간 소요)
  • [길섶에서] 낙엽 단상/진경호 논설위원

    단풍은 가고 낙엽의 계절입니다. 플라타너스의 흑록색 잎들은 성정이 우악스러워서인지 쌀쌀한 날씨에도 제법 버티고들 있습니다. 반면 맵시 좋은 은행잎들은 영 그렇질 못합니다. 힘이 부치는 모양입니다. 길바닥에 노랗게 내려앉았습니다. 경복궁 돌담길은 플라타너스와 은행으로 빼곡합니다. 그 풍만함과 색감이 철 맛을 잘 살려줍니다. 한데 늦가을 들어 은행나무 형편들이 확연히 다릅니다. 어떤 녀석들은 잎을 다 떨구고 바들거리는데 또 한 무리는 여전히 노란 단풍을 곱게 두르고 있습니다. 뭐가 달라서일까요. 재미있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플라타너스에서 조금 떨어진 녀석들은 모조리 앙상한 몸피를 드러내놓고 있는 겁니다. 지난 여름 햇볕을 포식했을 법한데도 말이죠. 하지만 덩치 큰 플라타너스 사이에 끼여, 그래서 나도 볕 좀 보고 살자고 아등바등거렸을 놈들은 아직도 잎사귀들을 움켜쥐고 있고요. 예외가 없습니다. 곡절은 모르겠습니다. 플라타너스에 가려 지낸 은행들이 보다 생명력이 질겨서일까요. 아니면 햇볕을 가로막던 그 못된 플라타너스가 지난 밤 양지녘 은행들을 세차게 때린 비바람을 막아준 때문일까요. 아무튼 인생사를 꼭 빼닮은 녀석들이 참 웃깁니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이 한목숨 농촌에 큰힘 되길…”

    국회 쌀 비준안 처리를 앞두고 30대 농민 운동가가 극약을 마시고 목숨을 끊었다. 12일 오전 10시15분쯤 전남 담양군 남면 모 마을회관에서 정모(37·전남도립대 2년)씨가 농약을 마시고 숨진 것을 주민 고모(47)씨가 발견했다. 정씨 주변에는 제초제로 보이는 빈 농약과 마을회관 달력을 찢어 적은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나라에 충성, 대중을 위해, 농촌을 위해 이 한목숨이 농촌에 큰 힘이 되기를 바라면서’라는 제목으로, 어려운 농촌 현실과 정부가 농촌의 쌀과 교육정책을 올바로 세워줄 것을 적었다. 또 지도자들의 청렴성과 솔선수범을 강조한 뒤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기록했다. 유서 내용이 2005년 11월11일 농업인의 날로 돼 있어 정씨가 암울한 농촌경제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고심했던 것으로 점쳐진다. 정씨의 유해는 13일 시립 광주영락공원에 안치됐으며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5남2녀중 장남인 정씨는 지난 1986년 방송통신고를 졸업, 광주지역 모호텔 조리사로 8년 동안 일하다 1994년 회사가 부도나자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는 노부모를 모시고 50여마지기 논농사와 딸기 하우스 등 복합영농을 해왔다.지난해 전남도립대학 관광학과에 입학해 총학생회장, 농협이사, 마을이장,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한농연) 회원으로 활동해 왔다.담양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이보다 우울할 순 없다” 고개숙인 남자들]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

    ‘터미네이터가 끝장났다.’ 아널드 슈워제네거(58)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애써 쌓아올린 ‘정치계의 해결사’ 이미지가 4개의 개혁안이 모조리 거부당하면서 무너졌다. 슈워제네거는 정치 생명을 걸고 공립교사의 수습기간을 연장하고 해고를 자유롭게 하며, 노동조합비의 정치적 사용은 제한하는 것 외에 주지사의 예산지출 통제권을 강화하고, 선거구 조정권을 재정비하는 4개의 개혁안을 주민투표에 부쳤다. 하지만 4개안의 찬성표가 모두 50%를 넘지 못했다고 캘리포니아주 선거관리위원회가 9일 밝혔다. 슈워제네거는 1년전 68%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이 30%중반대로 떨어지자 주민 특별투표라는 돌파구를 찾았다. 하지만 4개의 개혁안이 모두 주민들의 실생활과 동떨어진 것이어서 공감을 얻지 못했다. 2년전 슈워제네거는 주지사 소환선거에서 그레이 데이비스 전 주지사를 꺾으며 화려하게 정치계에 입문했다. 당시의 높은 인기는 오스트리아 태생인 그가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도록 미국 헌법을 바꿔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1년 앞으로 다가온 주지사 선거에서 슈워제네거는 터미네이터의 근육 대신 새로운 대안을 내놓아야만 하게 됐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이집이 맛있대] 서울 역촌동 ‘평산마을’

    [이집이 맛있대] 서울 역촌동 ‘평산마을’

    제대로 된 황해도식 음식맛을 보고 싶다면 서울 은평구 역촌동에 있는 평산마을을 적극 추천한다. 이 곳의 음식은 ‘깔끔, 담백, 푸짐’하다. 직접 조리를 맡고있는 조재숙(68)사장은 친가와 외가 모두 황해도 출신이라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황해도의 손맛을 이어받았다. 만두전골은 특히 푸짐하다. 바지락, 조개, 각종 버섯과 야채가 냄비를 가득 채우고 거기에 손만두가 올라앉았다. 맑은 육수를 붓고 청양고추를 몇 개 넣어 시원함에 얼큰함을 더했다. 만두를 먹어보니 직접 빚은 쫄깃쫄깃한 만두피가 마치 수제비를 먹는 것 같다.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적당한 두께의 만두피는 직원들이 직접 빚어서 만든다. 만두소는 담백하고 고소하다. 두부와 김치, 부추 등이 어우러져 향긋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시금치무침, 무채나물 등 밑반찬도 맛있다. 조미료를 쓰지 않아 심심한 듯하면서도 담백하다. 평산마을의 또다른 자랑은 황해도식 빈대떡. 가격도 비싸지 않다. 두 장에 4000원. 돼지고기에 김치와 녹두 등으로 만든 반죽을 팬에 바삭바삭하게 구워 낸다. 바삭한 첫 느낌에 고소한 뒷맛이 그만이다. 단 성질이 급한 사람은 이 집에는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음식을 미리 만들지 않고 주문을 받고서야 만들기 때문에 음식이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모임을 위한 한정식도 주문 받는다.50여명 정도의 돌잔치나 가족 모임에 좋을 듯.1인당 1만 5000원에서 2만원이면 갈비찜부터 회, 찌개 등 맞춤형 식사가 가능하다. 이밖에 해물이 듬뿍 들어간 샤부칼국수(5000원)와 보쌈도 인기 메뉴. 후식도 빼놓을 수 없다. 주인이 엿기름으로 직접 담가 밥알이 동동 떠있는 ‘진짜’ 식혜에도 주인의 철학이 담겼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요리talk 조리talk 홍경민 입니다

    요리talk 조리talk 홍경민 입니다

    “불혹, 지천명에도 무대에서 열정을 불사르는 음악인이 되고 싶습니다.”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건너편 주유소 옆 상가 2층에 자그마한 삼계탕집이 있다.‘장호삼계탕’.30∼40석 정도의 작은 규모에, 약간은 허름한 듯한 이곳을 지난 4일 찾았다. 겨울을 바라보는 시기에 웬 삼계탕이냐고 궁금해 하는 분들도 있겠다. 최근 리메이크 앨범을 내고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는 홍경민(29)과 만남이 약속됐기 때문. 그가 추천한 맛집이다.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다. 홍경민을 기다리는 동안 사장님에게 살짝 물었다.“특별한 비결이 있나요?” 사장님은 “특별히 자랑할 것이 없어요.”라고 손사래를 친다. 그래도 이어지는 집요한 질문에 “문을 연 지 21년 됐지만, 맛도 그렇고 식탁이나 의자가 그 때 그 시절 그대로인 것이 장점”이라며 허허 웃음을 흘린다. 자주 찾아오는 명사가 궁금했다. 일일이 꼽아보기 힘들다(!)는 답이 돌아왔다. 때마침 방송 녹화 리허설을 마친 홍경민이 들어선다. 그가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찾는다는 삼계탕을 일단 후다닥 주문했다. 홍경민은 “이쪽 생활이 한 끼 챙겨먹기 힘들 정도로 바빠요. 먹을 때 제대로 찾아 먹기에는 삼계탕이 제격이죠.”라면서 “특히 이곳은 담백하고 걸쭉한 국물이 그만이구요. 언제나 변함없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먼저 향긋한 인삼주 한 잔 건배. 그는 “좋죠? 인삼주도 그렇고, 여기서 매일 담그는 겉절이 김치도 별미죠.”라며 입맛을 다신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삼계탕을 먹으랴 이야기하랴 바쁘다. 그의 추천대로 평소에 접하기 힘들 정도로 맛있다! 장에 찍어 먹은 고추의 알싸한 맛도 마음에 들었다. 땀을 뻘뻘 흘리는 동안 이야기는 자연스레 삼계탕처럼 솔직담백한 그의 음악세계로 옮겨졌다. 내년이면 벌써 데뷔 10년째. 또 나이도 서른을 훌쩍 지나간다. 느낌이 어떨까.“특별하게 의식하지는 않아요. 이제는 젊은 혈기보다는 원숙미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은 있습니다.” 음악보다는 오락·연예 쪽에서 많이 눈에 띈다고 말을 던졌다. 그는 “엔터테이너적인 느낌이 강했다는 건 알아요. 현실적인 면을 무시할 수 없지만, 무척 아쉬운 부분이죠. 겉으로 보여지는 엔터테이너보다는, 소리로 들려주는 뮤지션이 되는 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제대 이후 록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어쩌다 보니 ‘한국의 리키 마틴’이 됐지만, 데뷔 전에도 그렇고 가장 하고 싶은 장르가 록이라고 설명한다. 록이 우리의 사물놀이와 음악적 정서가 맞아 더욱 마음에 든다고. “우리에게는 장르에 대한 선입견이 많은 것 같아요.‘걔가 록을 해?’하는 분도 있구요. 지금 록이 우리시장에서 먹히는 장르는 아니지만, 그래도 정말 하고 싶었어요. 좋은 음악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봐주시면 좋겠어요.” 아직도 남아있는 ‘홍 병장’ 이미지에 부담스러울 때가 적지 않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입대는 당연한 일이었는데 너무 미화됐다는 생각 때문.“다른 연예인들과 비교해서 물어보고 해서 정말 민망했죠.” 한류 바람을 타고, 해외 진출을 하고 싶어 하지는 않을까.“예전에는 자존심 상하는 일도 많았는데, 이제 우리 음악이 해외에서 각광을 받는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하지만 저는 아직 국내에서도 못한 일이 너무 많아서 엄두를 못네요.” 언젠가 ‘딥 퍼플’의 공연에 감명을 받았다는 홍경민은 “우리로 따지자면, 은퇴할 나이잖아요. 그런 데도 열정을 내뿜는 게 감동적이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라고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12·13일 리메이크앨범 ‘이모션 인 메모리’ 기념콘서트 ‘의외의 홍경민을 보여주겠다!’ 8번째 앨범 ‘이모션 인 메모리’를 내놓은 홍경민이 오는 12일(오후 7시30분),13일(오후 5시) 이틀 동안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이번 컨셉트는 ‘추억으로 떠나는 늦가을 여행’이다. 교복을 입은 청춘의 사랑 이야기가 연극 형식으로 들어가며 80년대 학창시절을 연상케 한다. 또 갈대밭이나, 벤치와 가로등 등 무대 소품으로 가을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무대가 꾸며진다. 그 때 그 시절 유행했던 댄스곡도 부르며 직접 춤도 춘다. 홍경민은 어릴 적 우상이었던 신해철을 초대하려 했지만, 건강 문제로 불발된 게 가장 아쉽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홍경민에 대한 편견 깨기’. 방송에선 엔터테이너적인 면이 부각됐지만, 공연에서는 뮤지션이라는 사실에 방점이 찍힌다는 것. 그는 다양한 악기를 다룰 줄 안다.2000년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의 마지막 잼콘서트에 베이스 주자로 참여했을 정도. 지난 6집 ‘네가 그리운 날에’는 원맨밴드 형식으로 녹음했던 곡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드럼 두 대를 세팅, 세션맨과 동시에 연주하는 퍼포먼스도 펼칠 예정이다. 그는 “솔직히 연습이 부족해 수준급은 아니에요.”라면서 “하지만 저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의외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창시절 밴드에서 즐겨 카피했던 ‘본 조비’의 노래도 빼놓을 수 없는 레퍼토리. 홍경민은 “한 때는 제가 본 조비 노래를 국내에서 최고로 잘 한다는 착각도 했었어요.”라며 웃음 지었다. 그는 “앞으로도 사정이 허락한다면 팬들과 신나게 어우러지는 공연 위주 활동을 하고 싶어요.”라고 다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배지환의 DICA FREE oh~]빛의 마술 2.순광

    [배지환의 DICA FREE oh~]빛의 마술 2.순광

    지난주에 이어 순광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순광의 경우 빛의 방향이 카메라의 방향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쉽게 말하면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이 태양을 등지고 촬영하는 방법이다. 역광과 반대 방향의 빛이므로 표현하고자 하는 사진을 좀 더 눈에 보이는 그대로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인물사진 촬영의 경우 자칫 잘못하면 눈부신 태양 때문에 얼굴표정이 찌푸린 인상처럼 나올 수 있다. 피사체에 빛이 골고루 퍼져 입체감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다. 또 주의해야 할 점은 빛의 세기가 강할 경우 노출이 오버되는 현상이 발생하므로 인물사진 촬영시 디퓨저(빛을 받아 약하게 만들어주거나 소프트한 성질로 바꿔주는 역할의 도구)를 이용해 빛을 한 단계 약하게 해준다거나 소프트하게 만들어주어 촬영을 하는 것이 좋다. 이 같은 순광의 경우 인물촬영보다는 광대한 빛을 정면으로 담아 표현할 수 있는 풍경사진을 촬영할 때 더 유용하다. 파란 하늘과 파도, 섬, 나무 등의 색감과 느낌을 눈으로 보는 것과 최대한 비슷하게 낼 수 있는 광선이다. 하지만 인물도 디퓨저나 빛이 약한 날의 순광촬영은 나름대로 맛이 있다. 위 사진의 경우 셔터스피드 1/160, 조리개 f14,iso100의 값을 가지고 순광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순광이기 때문에 표현하고자 하는 즉 아름다운 바다, 하늘, 구름, 성산일출봉 등의 느낌을 사진을 담을 수 있다. 그러나 만일 역광의 경우라면 이런 느낌을 쉽게 살리지 못했을 것이다. ■ Q&A 플래시 메모리 카드란 무엇인가요? 디지털 카메라에는 필름 대신 촬영된 이미지를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해 두는 장치가 있다. 이 때 사용되는 저장 매체는 플래시 메모리 카드이다. 메모리의 특성상 전원이 공급되지 않으면 저장되어 있던 데이터가 사라지는 메모리가 있다. 그런가 하면 전원이 끊기더라도 저장된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메모리도 있다. 데이터가 사라지는 메모리를 휘발성 메모리라 부르고 데이터가 보존되는 메모리를 비휘발성 메모리라고 한다. 또 플래시 메모리에서 ‘플래시’는 메모리에 데이터를 쓰고 지우는 과정이 아주 편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용량, 같은 형태의 메모리카드라도 만드는 업체의 기술력과 인지도에 따라 제품 성능이 다르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SD카드란 디지털 카메라와 MP3 플레이어,PDA 등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 메모리. 우표 정도의 크기로 메모리카드 중에서 가장 작아 휴대하기 편하다. 하지만 용량 당 가격은 SMC나 CF와 같은 미디어에 비해 조금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메모리스틱은 1998년 소니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자사 디카에 사용하고 있다. 일반 플래시 메모리보다 용량과 스피드가 빠른 장점이 있지만 가격이 비싼게 흠이다.CF카드는 현재 2G 정도의 용량까지 판매되고 있으며 가격이 저렴한 것이 장점이며 카드리더기 없이 일반 노트북에 장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디카의 사이즈는 자꾸 작아지고 있는 추세인데 비하여 부피가 너무 크고 전력소모가 클 뿐 아니라 열도 많이 발생되어 디카에는 점점 쓰이지 않는다. ■ 도움말 한국코닥 디지털영상사업부
  • 계란 껍질 AI 감염 가능성

    조류 인플루엔자(AI)와 관련, 지금까지는 계란을 완전히 익혀 먹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앞으로는 조리 전에 계란 껍질을 깨끗이 씻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AI에 감염된 닭들은 계란을 낳을 겨를 없이 24시간 안에 바로 죽기 때문에 계란이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AI에 감염된 닭들이 별다른 징후를 보이지 않은 채 계속 달걀을 낳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돼 계란의 안전성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홍콩 대학 미생물학과 삼슨 웡 교수는 “이들 닭이 낳은 계란까지 AI에 감염됐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닭이 감염됐다면 일정량의 바이러스가 계란 껍질에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통신이 입수한 호주의 지난해 수의비상계획에 따르면 심각하게 감염된 조류는 알을 낳을 수 없지만 감염 초기에 낳은 알들은 흰자위와 노른자위는 물론, 껍질 표면에도 AI 바이러스가 잔존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지난 1997년부터 H5N1 바이러스를 연구해온 같은 대학의 세균학자인 관 이도 바이러스에 양성반응을 보인 닭도 계란을 낳을 수 있으며 배설물을 통해 계란 껍질이 감염될 수 있다고 확인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달걀 노른자위가 딱딱해질 때까지 철저히 조리하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새 이름에 모여든 유머

    새 이름에 모여든 유머

    한 물건의 이름을 갈 때 현상모집을 하면 엉뚱한「아이디어」들이 수없이 모여 사회명랑화에 큰 도움을 준다.「유머」가 아쉬운 세상에 그것은 한 가닥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상업은행이 보통예금의 이자로 보험에 들게 하는「안심예금」의 이름을 일반에서 공모하여 고치기로 했다. 1월말께 전국의 주요신문에 공고를 냈었다. 당선작 하나의 상금은 자그마치 10만원 정. 공모기간은 2월 한 달 동안. 까다로운 조건이 하나 붙긴 붙어 있었다. 관제엽서에 좋은 이름만 적어 보내는 것이 아니었다. 2백자 원고용지로 7장 이상의 설명이 따라야 했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면 전국에서 1천 8백 통의 응모가 있었다. 당선작은 없고 가작 3명에 유감상 1만원씩이 보내졌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월남의「정글」속에서 파월용사까지 군사우편을 띄워「아이디어」를 제공, 국외에서 상금을 휩쓸어 가려는 속셈을 보였다. 이러한 것은 파월용사들이 얼마나 여유 있게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가를 말해주는「사이드·스토리」감은 된다. 더욱이 그 병사 -「다낭」지구에 주둔한다는 김태화상병이 보내온 이름이「천하태평예금」이라 상은 관계자들의 배꼽을 쥐게 했다. 포성을 자장가처럼 듣고 있을 일선지대의 군인이 천하태평이라는 낱말을 생각해서 고국에 보냈으니 즐겁지 않을 수 없다. 응모된 이름들 중에서 색다른 것을 골라보면 다음과 같다. 안위(安慰)예금, 너도나예금, 영거(寧居)예금, 노다지예금, 꿀꿀이예금, 화수분예금, 봉황예금, 비둘기예금, 신안(新安)예금, 로터리예금, 해바라기예금, 상은송아지예금, 두꺼비예금, 옹달샘예금, 환생예금(이건 너무 거창하다), 네배예금, 흥부예금(놀부흥부의 흥부다), 개미예금, 원앙예금, 제비예금, 보너스예금, 월상비(月常備)예금, 목돈예금, 삼호(三好)예금, 일석이조예금, 4백%예금, 다목적예금(다목적댐에서 힌트?), 만리성(萬里城)예금, 포퓰러예금, 보배예금, 가보예금, 보구리(寶求利)예금(상당히 욕심스러운 이름이다), 복샘예금, 무궁화예금, 앙코르예금, 풍리(豊利)예금, 부래(富來)예금, 수재비비(壽財備肥)예금, 아폴로예금(아폴로 9호에서 힌트?), 상은예금(공모주에 대한 과잉아부?), 일월(日月)예금, 금실(金實)예금, 디딤돌예금, 엄빠예금(새 낱말이다. 엄마와 아빠가 사이 좋게 예금한다는 뜻에서 새 말을 창조했다), 황소예금, 신안(信安)예금, 일익(日益)예금, 단꿈예금, 명천(明泉)예금, 성주(成柱)예금, 재주(災住)예금, 달나라예금, 계수(桂樹)예금, 단골예금, 오아시스예금, 부부(夫婦)예금, 송죽예금, 노적(露積)예금, 복조리예금, 재치(才致)예금, 귀한(貴韓)예금, 금옥(金玉)예금, 선행(先行)예금, 믿을예금, 공짜예금, 알찬예금, 승공(勝共)예금(저축은 승공에 통한다?), 사슴예금, 배보다큰배꼽예금, 운수(運數)예금, 소소(笑笑)예금, 꿩알예금(꿩먹고 알먹는다는 뜻), 오뚜기예금(넘어져도 다시 일어난다는 뜻), 소복(笑福)예금(소중만복래(笑中萬福來)에 전거(典據)를 대고 게다가『소복소복 모인다』는 우리말의「뉘앙스」도 좋다고). 또 응모자는「소」자와「복(福)」에 얽힌 속담을 인용한다. - 소같이 벌어서 쥐같이 먹으라는 바로 치부의 첩경이라고 해석한다. -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는 두말할 나위도 없이 살림살이에 가장 필요한 것이 저축임을 말해준다고 해석. 그러니 은행적금의 이름에는「소」와「복」이 최적이라고 강인색부(强引索附). -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바로 저축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속담이라고 속담에 대한 박람강기(博覽强記)를 과시해 보기도 했다. 1천 8백 명이 응모를 했지만 1천 8백 명이 모두 다른 이름을 추천한 것도 아니었다. 똑 같은 이름이 상당히 많은 사람에 의해 보내졌다. 복지예금이 51명, 보상예금이 19명, 안전예금이 38명, 보험예금이 20명, 보장예금이 14명, 안정예금이 14명, 부리예금이 14명, 오뚜기예금이 22명, 오복예금이 21명이다. 개인응모자만 나온 것은 아니다. 단체응모자도 출현해서 관계자를 감격케 했다. 경남 고성(固城)중학교에서는 학생 1천 2백 명에게 저축심 양양의 교재로 삼아 문제를 내었다. 교직원 50명도 여기에 참가했다. 그 결과, 공제(共濟), 복리(福利), 십자(十字), 복(福), 자성(自成), 복지(福祉), 죽순(竹筍), 안전(安全), 오복(五福)의 9가지 이름이 나왔다. 이것을 국어과와 사회과의 담임선생이 신중히 검토한 다음「오복(五福)」으로 정해서 교사대표 김성화씨의 이름으로 응모해 왔다. 심사결과 복지예금, 안전예금, 오복예금의 3가지가 가작으로 뽑혔다. 이 세 이름을 응모한 사람이 복수(복지 51명, 안전 38명, 오복 31명)여서 3월 중순께 상은 회의실에서 경찰관 입회 하에 요란스러운 추첨을 했다. 제비를 뽑은 사람은「스타」엄앵란양. 행운의 당선으로 상금 1만원을 탄 사람은 복지예금에서는 이명배씨(충남 예산읍 창소리2구), 안전예금에서는 박영찬씨(서울 영등포구 대방동 49의 6), 오복예금에서는 박성주씨(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의 3씨다. [ 선데이서울 69년 3/30 제2권 13호 통권 제27호 ]
  • 청소년들 ‘방화경쟁’

    |파리 함혜리특파원|파리 교외 소요사태가 1968년 학생 혁명 이후 최악의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장기화될 조짐이다. 프랑스 정부는 7일 시급한 질서회복과 범법자에 대한 단호한 대처방침을 재확인했지만, 불행하게도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인접 국가에도 모방 범죄가 일어날 조짐을 보이자 전 유럽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호주, 영국, 캐나다, 독일, 일본, 러시아, 미국 등은 프랑스 관광을 자제할 것을 자국민들에게 요청했다. 독일 베를린의 터키계 주민들이 밀집한 베를린 모아비트 구역에서 차량 5대가 7일 새벽에 불탔다. 벨기에 브뤼셀의 이민자 거주지역에서도 폭도들에 의해 차량 5대가 불탔으나, 경찰은 파리를 모방한 범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아프리카계 무슬림 청년들에 대한 차별과 소외에 대한 분노로 촉발된 이번 소요사태는 발생 11일째 밤을 맞아 파리 교외지역을 비롯, 북부 릴, 북서부 루앙, 서부 낭트와 오를레앙, 남부 니스와 툴루즈, 마르세유 등 지방도시로 번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와 교회, 탁아소, 경찰서 등도 방화 대상이 됐다. 경찰관 2명이 그리니에서 청소년들의 엽총 공격으로 다치는 등 모두 36명의 경찰이 이번 사태로 부상을 입었다.●정부 “단호함과 정의” 앞세워 강경대응 시라크 대통령은 내무, 국방 등 관계장관들이 참석한 특별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폭력과 공포를 확산시키려는 사람들은 검거돼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이 일반을 상대로 한 첫 발언이다.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도 “법 절차를 서둘러 검거된 사람들을 즉시 특별법정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폭력행위는 전염병처럼 전국으로 번져 정부의 해결의지를 무색케 했다. 동부의 스트라스부르와 서부 낭트에서는 시위대가 초등학교에 화염병을 던졌고, 서북부 루앙에서는 불이 붙은 자동차가 경찰서로 돌진했다. 남부 툴루즈에서는 젊은이들과 경찰이 충돌하는 등 폭력행위가 잇따랐다. 파리 교외 생모리스에서는 탁아소가, 쉬렌에서는 약품창고가 공격 당했다. 남서부의 생테티엔 교외에서는 버스가 방화로 불타면서 2명이 경화상을 입었고 대중교통이 전면 마비됐다. 지난달 27일 경찰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10대 소년 2명의 감전사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지난 3일부터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도 방화가 잇따르며 확산된 데 이어 5일 밤에는 파리 도심에까지 파급됐다.AFP통신은 소요 사태는 빈민가 청소년들의 경쟁 심리에 의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리 서쪽 교외 레 뮈로에 사는 아프리카계 청소년은 “다른 애들이 하는 것을 TV로 보고 나선 그들을 따라잡으려고 한다. 사태가 시작된 이래 축구 경기를 보듯 매일 밤 TV 앞에 모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르코지의 얼굴이 TV 화면에 나와 우리에게 막말을 하면 모조리 태워버리고 싶어진다.”며 교외 우범지역 소탕에 나섰던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사르코지 장관 사퇴압박 거세져 2007년 대권경쟁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사르코지 장관이 대도시 외곽 검문을 강화하자 감전사 사건이 터졌고, 우범지역의 젊은이들을 ‘불량배’로 지칭하면서 이들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정부 여당에서는 강경대응으로 일관하며 사르코지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으나 야권에서는 그의 책임을 물어 즉각 사임하라고 압박하고 있다.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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