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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오서 장편소설 ‘낙타샹즈’

    중국 대륙에서 가장 사랑 받고 있는 작가들은 누굴까? 이에 대한 답은 ‘아큐정전’ 루쉰(魯迅·1위),‘홍루몽’ 조설근(曹雪芹·2위),‘가(家)’의 바진(巴金·3위), 무협소설가 진융(金庸·4위),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5위), 공자(孔子·7위), 여성 수필가 위추위(余秋雨·9위), 신세대 작가 한한(韓寒·10위), 라오서(老舍·11위) 등이다. 중국 최대 포털 시나닷컴이 네티즌 216만명을 대상으로 한 투표에서 ‘현대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100명의 작가’를 선정한 결과이다. 라오서가 사망한 지 40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중국인들의 가슴속 깊이 남아 있는 것이다. 라오서의 대표작인 ‘낙타샹즈(駱駝詳子’(황소자리 펴냄)가 다시 나왔다.1936년 발표한 이 작품은 베이징에 사는 인력거꾼 샹즈의 처절한 인생 역정을 그렸다. 폭력적인 시대에 건실한 청년 샹즈의 꿈과 인생이 어떻게 짓밟히는지를 통해 하층민의 삶과 사회부조리를 날카롭게 비판한 문제작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고아인 샹즈는 비록 배운 것과 가진 것이 없어 ‘밑바닥 인생’ 인력거꾼으로 흘러들었지만 부지런한 성품과 건장한 신체에 의지해 밝은 미래를 꿈꾼다. 자신의 인력거를 갖겠다는 일념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샹즈는 3년 만에 꿈에 그리던 인력거를 마련한다.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전쟁 통에 피땀 어린 소중한 인력거를 빼앗기고, 그것도 모자라 군대에 끌려가는 신세가 된다. 이에 분노한 그는 병사들 낙타 세마리를 훔쳐 가까스로 탈출, 낙타를 팔아 인력거를 장만하겠다는 희망에 부풀었지만 인력거를 사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이 일로 ‘낙타’라는 별명을 얻은 샹즈는 다시 인력거를 갖기 위해 애면글면 안간힘을 쓰지만 거듭되는 불운 속에 영혼과 육체가 망가져 간다. 샹즈의 운명은 인간을 위해 짐을 나르고 젖을 제공하지만 한번 쓰러지면 일어서지 못하는 낙타와 흡사하다. 자신의 의지에 상관없이 외적 환경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허약한 인간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1만 3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헝그리 플래닛-세계는 지금… /윌북 펴냄

    헝그리 플래닛-세계는 지금… /윌북 펴냄

    과학과 환경 분야의 국제적 보도사진을 찍기로 유명한 사진기자가 지구촌 곳곳의 식탁에 카메라를 들이댔다.5년 동안 세계 24개국의 30개 가정을 돌며 관찰한 끼니는 무려 600차례. 식탁에 오른 요리들은 언제나 즐겁고 경쾌한 피사체였다. 그러나 탐색 결과는 사뭇 묵직하고 유의미한 것이었다. 사회경제적으로 더 가난한 지역의 가족들이 곡물 위주의 보다 균형잡힌 식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 등이 그랬다. ‘헝그리 플래닛-세계는 지금 무엇을 먹는가’(김승진·홍은택 옮김, 윌북 펴냄)는 부부가 발로 뛰어 챙긴 지구촌 먹을거리 비판서이다. 뉴욕타임스,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유수 언론의 사진기자인 피터 멘젤이 사진을 찍고 그의 부인인 작가 페이스 달루이시오가 해설글을 붙였다. ●24개국 가정의 600 끼니 관찰 부부는 지구촌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녔다. 난민촌에서부터 미식가의 나라 프랑스, 최고의 부자나라 미국, 음식 만화경이 펼쳐지는 중국 대도시와 시골 마을 등의 식탁을 모두 265장의 사진에 담았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격식을 따지는 레스토랑이 아닌, 일반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차려내는 평범한 식탁이란 사실이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지구 최고의 오지로 손꼽히는 인도네시아 아스마트 지역의 한 굶주린 아이가 생라면을 부숴 먹는 광경을 목격한 것이 집필의 동기였다.”고 밝혔다. 조리 시간을 단축하려고 개발된 즉석식품을 오지의 헐벗은 아이들이 먹고 있는 현실에서 음식문화에 ‘혁명적으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감지했다. 책은 기행문처럼 여유롭게 출발하는 글 옆으로 사진으로 본 ‘세계 음식 지도’를 펼쳐 놓는다. 맨 처음 공개한 장면은 터키 이스탄불 골드 혼에 사는 한 가족의 아침식사 테이블. 페타치즈, 올리브, 전날 먹다 남은 닭고기, 장미 잼과 빵 등이 놓인 테이블이 소박하다. 지은이 부부는 일주일 동안의 식재료를 쌓아 놓고 일일이 그 앞에 가족을 세워 사진을 찍었다. 어느 나라 어느 계층의 사람들이 무얼 얼마나 먹는지를 가늠하는 시각적 장치이다. 일주일 동안의 식료품 구입에 가장 많은 돈을 들인 집은 독일 바르그트하이트의 멜란더 가족. 두 명의 10대 자녀를 둔 40대 부부는 일주일치 식료품 구입에 45만 9420원을 썼다. 반(半)조리에 즉석식품이 대부분이었고, 음료수와 비타민도 포함됐다. 반면 수단 근처 차드 난민촌에 사는 아이 다섯을 둔 일가족의 일주일치 식재료는 고작 1120원, 배급식량까지 환산하면 2만 2390원. 식품목록에서 유제품은 찾아볼 수 없었다. ●먹을거리가 인간 운명의 핵심 역할 빈부격차만큼이나 낯선 양상을 띠는 식탁의 풍경들은 현대사회의 식생활 모순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세계는 60억 인구를 충족시킬 식량을 생산하고 있음에도 왜 10억 인구가 굶주림에 허덕여야 하는지, 어째서 영양 부족 인구보다 비만과 과체중으로 고민하는 인구가 더 많은지, 소득이 높아질수록 왜 건강에 해로운 음식의 소비량이 늘어나는지…. 명쾌한 해법 없이 고민의 물음표만 찍는 전개방식은 더러 공허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다양하고 생생한 현장의 논거들을 제시하며 깊은 고민을 설득력 있게 주문한다는 점에서 책의 가치는 살아난다.“굽고 삶고 볶고 튀기는 ‘취사’는 언어보다 더 고유한 인간의 특성”이라 규정하고 “호모사피엔스의 운명에 영원히 핵심적으로 역할할 주체는 그 무엇도 아닌 ‘먹을거리’”라고 주장한다.2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라진 숭례문] 해외 목조문화재 관리 실태

    |도쿄 박홍기특파원·베이징 이지운특파원·파리 이종수특파원|일본의 문화재는 한국처럼 목조인 탓에 화재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일본은 지난 1949년 1월26일 나라현의 호류지(法隆寺)에 불이 나 금당 벽화가 소실된 사건을 계기로 체계적인 문화재 방재체제 마련에 들어갔다.50년 문화재보호법의 제정에 이어 55년 호류지 화재일인 1월26일을 ‘문화재 방재의 날’로 지정, 해마다 사찰·신사 등 문화재를 대상으로 방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국가지정 문화재의 9% 정도가 밀집된 와카야마현 고야산의 방재시스템은 대표적인 첨단설비로 꼽힌다. 중요문화재인 고카와사 대웅전은 외곽에 설치된 ‘물대포’의 보호를 받고 있다. 물론 작은 불씨도 잡아내는 열감지기와 연결, 화재에 대처하고 있다. 특히 불이 나면 6개의 물대포가 사방에서 발사되지만 직접 시설에 겨냥하지 않는다. 일정한 거리를 유지,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내부에는 소화전이 비치돼 혼자서도 소방 호스와 노즐을 다룰 수 있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방화가스 분출 장치도 있다. 다른 건축물에는 촘촘할 정도로 ‘상향식 스프링클러’를 설치, 화재시 건물의 위쪽으로 물이 솟구치도록 했다. 중국의 경우, 대표적 목조 건물인 베이징 자금성 안에는 카페뿐 아니라 국숫집 등 각종 식당이 있다. 그러나 자금성에는 가스 공급이 되지 않는다. 제한된 양의 전기로만 조리가 가능하다. 물론 일반인의 불씨 반입이 금지돼 있고,5시 이후엔 조명을 밝히지도 않는다. 저녁에는 외부인 출입이 금지된다. 무엇보다 자체 소방대대를 둬 화재에 대비하고 있다. 티베트 라싸에 위치한 대표적 목조 궁전 포탈라궁도 자체 소방대를 운영하고 있다. 근처에 있는 역사 유물 다자오쓰(大昭寺)는 화재 방지를 위해 아예 참배객들이 향불을 절의 밖에서 피우도록 하고 있다. 또 목조 문화재 보호를 위해 규정도 계속 강화하고 있다. 백열등은커녕 60W를 초과하는 조명도 사용 금지다. 향불 등도 반드시 밖에서 지핀 뒤 안으로 가져 오도록 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문화재 화재사건이 가끔 일어나지만 주로 석조 건물인 데다 평상시 재난방지 시스템이 잘 갖춰져 큰 피해 사례는 적다. hkpark@seoul.co.kr
  • “60년만에 고교 졸업… 이제 한 풀었어요”

    노장년층과 소외된 청소년들의 대안학교인 서울 화곡동 성지중고등학교 학생 770명이 12일 서울 강서구민회관에서 졸업식을 갖는다. 졸업생들은 대부분 제때 배우지 못한 ‘한’을 품고 입학한 학생들이다.10대 때 결혼으로 학업을 중단했던 70대 할머니, 문제아로 찍혀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 온 탈북자 등 모두가 눈물겨운 사연의 주인공들이다. 중·고교 4년 과정을 마치고 한국방송통신대에 진학하는 전규화(78) 할머니는 4시간의 등하교 시간에도 결석과 지각 한 번 하지 않았다. 경북 영주 산골마을 출신으로 17살 되던 해 초등학교를 겨우 졸업했고, 이듬해 시집가는 바람에 학업을 중단했던 전 할머니는 60여년 만에 한을 풀었다. 명지전문대 부동산학과와 정화미용예술학교에 진학하는 고영식(59), 오말남(59·여)씨는 부부다.1950년대 초반 한국전쟁으로 부친을 여의는 바람에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는 고씨는 배우지 못한 것이 뼈에 사무쳐 4년 전 아내와 함께 50여년 만에 공부를 새로 시작했다. 중고교 시절 무단결석과 가출, 폭력으로 비행청소년으로 낙인찍혀 공부를 그만둔 뒤 사이버 범죄로 구속되기도 했던 송모(19)군은 올해 모 대학 컴퓨터학과에 합격했다. 국내 컴퓨터 게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게임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제도권 교육에 적응하지 못해 학업을 포기하려 했던 김모(18)군,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며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고 있는 김모(19)군도 자랑스러운 졸업생이다.2002년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 정착한 새터민 김영진(24)씨는 중고교 과정을 밟는 동안 한식·양식 요리자격증을 따고 경기대 호텔조리학과에 진학한다.2005년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정착한 조문희(22·여)씨도 단국대 간호학과에 입학해 간호사를 꿈꾸고 있다. 함익주 교사는 “온갖 어려움을 뚫고 목표를 이룬 이들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될 만한 위대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시골장터, 품바는 6일도 춤을 춘다

    기다려왔던 설 연휴. 그러나 귀성길 교통체증에 심신이 녹초가 돼버리는 이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럴 때 제격인 프로그램이 있다. 세상의 곳곳을 담담히 있는 그대로 비춰주는 다큐멘터리들이다. MBC는 설 특집 다큐멘터리 두 편을 마련했다.6일 오전 8시30분에 방송되는 ‘품바’와 9일 오전 6시10분에 방영되는 ‘진상’.‘품바’는 시골 재래시장에서 각설이 차림으로 불춤을 추는 품바 김문영(48)씨의 삶을 담았다.‘진상’은 사극 속 수라상에 올라오는 진상품들은 어디에서 생산되었으며, 또 어떤 절차를 거쳐 진상되었는지 그 과정들을 보여준다. 특히 WTO,FTA 등 수입개방 물결 속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는 우리 농산물들의 우수성을 짚는다. KBS는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주안상에 올랐던 술과 술안주를 파헤쳐보는 다큐멘터리 ‘500년 만의 초대-수운잡방 이야기’(1TV 6일 오전 10시)를 방송한다.‘수운잡방’은 1500년대 안동 사대부가 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조리서. 안동소주 전통기능보유자인 조옥화 선생을 주축으로 30여명의 주부들로 구성된 우리음식연구회가 500년 전의 맛과 향을 고스란히 재현한다. 8일 방송되는 KBS 1TV ‘쥐가 만난 세상’(오후 10시)은 무자년 쥐띠 해를 맞아 쥐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우리가 쥐에 대해 갖고 있는 오해와 편견이 과연 진실인지, 옛 그림과 문헌에 남아 있는 쥐들은 어떤 상징과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등을 알아본다. 또 역사적으로 쥐띠 해는 자주 국운의 전환점이 되었다는 사실에 주목,2008년은 어떤 국운을 안겨줄지도 전망한다. 한편, 경쾌한 다큐를 보고 싶다면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을 주시하면 좋겠다.6일 오후 9시에는 세계적인 기업 존슨앤드존슨 창업자의 손자 ‘제이미 존슨’이 메가폰을 잡아 화제가 된 ‘본 리치’가 방송된다. 재벌가 친구들을 인터뷰함으로써 부자들의 세계를 낱낱이 공개한다. 같은 날 오후 10시에는 앵커우먼 바버라 월터스가 유명인들과 가진 인터뷰 ‘바버라 월터스:어 리스트 오브 더 이어’가 방송된다. 저스틴 팀버레이크, 조앤 K. 롤링 등의 맨 얼굴을 만나볼 수 있는 드문 기회이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불량 설 제수용품 4466건 적발

    설 대목을 끼고 유통된 일부 제수물품과 선물용품 가운데 농약 잔류허용치를 초과하는 등 차례상에 올리기 적절치 않은 제품이 1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5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달 14일부터 20일간 시내 대형마트와 백화점, 재래시장, 경매와 도매시장 등에서 설 성수용품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 검사대상 제품 4만 1405건 중 10.8%인 4466건이 판매 부적합 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우선 제수물품 중 아이들과 노인들이 좋아하는 한과류는 280건 중 15건(5.4%)에서 신선하지 않은 기름을 원료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적합 판결을 받은 15건 중 13건이 약과였고 2건이 유과였다. 또 농산물 중 깻잎은 46건 중 9건(19.6%)이 잔류농약 허용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출된 농약은 ‘후루디옥소닐’,‘아족시스트로빈’ 등으로 특히 일부 깻잎에서는 후루디옥소닐이 0.2∼3.95㎎/㎏이 검출돼 기준치(0.05㎎/㎏)를 훨씬 초과했다. 이외 일부 시금치와 부추, 미나리 등에서도 기준치이상의 농약이 검출돼 일부가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나물류와 과일류 등 농산물 357건에 대해 잔류농약 검사를 한 결과 전체의 3.4%에서 농약 잔류 허용치를 초과했다. 특히 축산물 작업장에서 도축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소와 돼지의 경우 등 3만 7626차례의 부위별 검사에서 4434개 부위가 식용으로 부적합한 것으로 판정받아 현장에서 폐기조치됐다. 이외 한우갈비로 판매되는 30건을 조사한 결과 이중 1건은 젖소 갈비를 한우로 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생닭은 50건에 대한 잔류 항생물질 검사에서는 모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용유지 81건 중 참기름 2건에서도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벤조피렌이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조피렌은 식품이 고온으로 조리가공 될 때 발생하는 탄소화합물이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로스쿨 예비인가 확정] 추가배정 등 차기정부로 ‘공’ 떠넘겨

    [로스쿨 예비인가 확정] 추가배정 등 차기정부로 ‘공’ 떠넘겨

    교육인적자원부가 4일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추가 선정 가능성을 열어 놓음으로써 예비인가를 둘러싼 청와대와의 갈등은 일단 봉합됐다.‘1개 시·도에 1개 로스쿨’ 원칙을 내세운 청와대의 체면을 살려준 셈이다. 하지만 막판에 정치적인 입김이 작용한 데다 교육부 역시 참여정부에서 시작한 로스쿨 정책을 깔끔하게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추가 배정 등 껄끄러운 난제는 모두 차기 정부로 떠넘겼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됐다. 교육부의 추가 선정 방안은 이미 로스쿨로 선정된 대학에 결격사유가 발생해 정원이 줄어드는 만큼의 정원을 활용하거나, 총정원을 늘리는 두 가지다.9월까지 경남 등의 지역에서 추가로 로스쿨이 선정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교육부로서는 법학교육위원회가 마련한 잠정안을 크게 훼손하지 않게 됐다. 그러나 당초의 선정기준에 대해 대학들이 반발하고 있는 데다 추가선정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선정기준이 오락가락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예비선정 기준도 41개 신청 대학을 대부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교육부와 청와대의 갈등이 해소된 것 같지만 오히려 대학과의 갈등은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추가 선정되는 대학이 일부분일수록 나머지 대학들은 강력하게 저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잠정안을 만든 법학교육위원회가 심사기준을 애매하게 적용한 것도 반발의 빌미를 제공해 왔던 터다. 심사기준을 공개하라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교육부도 일단 평가점수를 공개하겠다고는 했지만, 어느 선까지 밝힐지는 추후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 지역에서 탈락한 사립대의 한 법대학장은 “단순히 총점이나 순위를 공개해서는 의미가 없다.”면서 “‘5년간 사시합격자 수’ 등 정량적 기준은 우리도 알 수 있는 만큼 배점은 높지만, 심사위원의 자의적 판단이 작용할 수 있는 ‘정성적 평가항목’까지 모조리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비인가가 사실상 본인가로 인식되는 만큼 본인가에서 탈락하는 대학이나 감축되는 인원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총정원 역시 차기 정부에서 결정할 일이긴 하지만 법조계의 거센 반대 등을 고려할 때 증원이 쉽지는 않다. 차기 정부에서 새로운 논의를 거쳐 총정원이 늘어난다 해도 다시 이번에 탈락한 대학을 중심으로 너도나도 추가 선정을 노릴 게 뻔하기 때문에 교육부로서는 똑같은 홍역을 또 치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최종안에서 부가조항으로 경남지역을 비롯, 이번에 떨어진 지역의 대학을 우선 배려하겠다고 밝힌 것도 사실상 ‘추가배정’을 약속한 것으로 서울의 탈락 대학들이나 다른 지역 대학들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5) 목욕터 풍경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5) 목욕터 풍경

    신윤복의 그림 ‘목욕하는 여인들’. 단옷날 여성의 목욕 장면을 그린 것이다. 왼쪽 아래에 젊은 여인 넷이 시냇물에 몸을 씻고 있다. 네 사람 모두 윗도리를 벗었고, 그 중 맨 왼쪽에 서 있는 여인이 치마를 걷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속옷도 아마 입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고, 씻으러 나온 것이 아닌가. ●조선시대 여성 목욕 장면 담은 유일한 그림 오른쪽 위에는 붉은 치마와 노란 저고리로 한껏 멋을 낸 젊은 여인이 그네를 뛰고 있고, 그 옆의 여성은 참으로 거창한 크기의 어여머리를 풀어 매만지고 있다. 두 여자의 옷은 고급스럽다. 저고리의 끝동, 깃, 곁마기, 고름을 모두 자주색으로 하면 삼회장이라 하여 가장 잘 차려입은 것으로 치는데, 그네를 타는 여자와 어여머리를 만지고 있는 여성은 모두 삼회장이다. 다만 맨 오른쪽의 여자는 아무런 장식이 없는 흰 저고리를 입고 있는데, 필시 무슨 사연이 있을 것이다. 오른쪽 아래의 보퉁이를 이고 오는 여자는 짚신을 신고 행주치마를 두른 것을 보건대 입성이 초라할 뿐만 아니라, 남들 노는 데 심부름이나 하고 있으니, 계집종임이 분명하다. 이고 온 보퉁이에 술병 모가지가 비쭉 나와 있는 것을 보면, 옆에 보이는 물건 역시 안주를 담은 찬합일 것이다. 요컨대 단옷날 시내로 나와 목욕하는 여성들(기생으로 짐작된다)이 마시고 먹을 술과 안주를 날라 오고 있는 참이다. 이 그림은 놀랍도록 충격적이다. 조선조 500년에 걸쳐 유사한 그림은 없다. 그 충격의 이유는 여성의 나신을 드러내 놓고 있다는 것이다. 흰 피부에 진홍의 젖꼭지와 입술은 너무나도 선명하다. 특히 여성의 유방을 보라. 인터넷이 온갖 영상을 퍼 나르는 시대에 여성의 나신은 그다지 별스럽지 않다. 하지만 때는 유가의 도덕이 시퍼런 조선시대다. 어찌 충격이 아닐 수 있겠는가. 여성의 젖가슴이 의미하는 바는 두 가지이다. 그것은 성의 두 가지 기능과 관계된다. 인간에게 있어 성은 쾌락이면서 생식이다. 여성의 가슴 역시 그것에 대응한다. 가슴은 성적 쾌락의 도구, 곧 성기일 수도 있고, 또한 자식을 기르는 수유의 도구이기도 하다. 수유의 도구는 성적 욕망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과거 여성들이 공개된 공간에서 자신의 가슴을 열어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것을 보고도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는 않았다. 그것은 모성의 가슴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보퉁이를 진 여성의 젖가슴을 보라. 이 젖가슴은 신기하게도 성적 상상을 유발하지 않는다. 하지만 목욕하는 여성의 분홍빛 유두와 흰 가슴은 성적 쾌락을 상상케 한다. 저 숨어서 훔쳐보는 젊은 까까머리 스님들의 시선도 분명 성적 쾌락을 향해 있다. 이 그림이 또한 희한한 것은 여성의 조선시대의 목욕 장면을 형상화한 유일한 시각자료라는 것이다. 한국의 전통회화는 인간의 구체적 일상을 담은 그림이 참으로 희소하거니와, 이 그림 외에는 목욕이라는 재제가 등장하는 그림은 없다. 게다가 목욕 자체에 대한 문헌의 언급도 희소하다. 과거 기록에서 목욕은 온천과 관련하여 주로 등장한다. 눈병으로 고통을 겪었던 세종과 심한 피부병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던 세조는 자주 온천을 찾았다. 따라서 이들의 온천행과 관련된 목욕이란 어휘가 더러 등장한다.30년도 더 된 예전의 일이다. 나는 창덕궁에 갔을 때 궁궐 안에 있는 목욕탕을 보았는데, 그것은 신식이었다. 과거 사람들은 어떻게 몸 전체를 씻었던 것일까. 제사를 지내기 전에 목욕재계하라는 말이 허다하게 나오지만, 나는 정작 그 ‘목욕’재계가 이루어지는 공간과 방법, 도구에 대해서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세종실록’ 7년 7월19일조를 보면, 세종은 성균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습진과 같은 피부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는 보고를 듣고 선공감에 명하여 욕통(浴桶)을 만들어 지급하게 한다. 이 욕통이란 것이 조선시대의 목욕문화의 핵심일 것이다. 지금처럼 대중탕이나 혹은 집안에 따로 욕실을 만들지 않고, 욕통을 만들어 적당한 공간에 비치하고 물을 데워서 목욕을 하는 것이 목욕문화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것조차 일반적일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보편적이었을 것 같지는 않다. 인구의 대부분이 소작농이거나 극히 적은 농토를 소유한 자작농이었으니, 삶의 수준이란 것은 열악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 판에 집집마다 욕통을 갖추어 놓고 물을 데워 목욕을 할 수 있었을 것 같지는 않다.20세기에 들어와서도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전에는, 단독주택에 욕통을 비치할 공간을 거의 마련하지 않았던 것을 떠올린다면, 조선시대의 목욕문화를 대개 짐작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이 자신의 몸을 어떻게 청결히 했을까 하는 것은 더욱 궁금한 일이다. 하지만 거기에 대해서도 아무런 문헌적 해답은 없다. 상상하건대 아마도 부엌 바닥에 물을 데워놓고 아무도 없는 한밤중에 몸을 씻지 않았을까. ●개울에서 목욕하는 것은 오랜 전통 다만 여성이 비교적 자유롭게 몸을 씻을 수 있는 곳은, 개울이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을 선택한다. 하기야 늘 그렇듯이 남성의 관음증은 여기서도 멈추지 않아, 훔쳐보는 사람(스님 둘)이 있기 마련이지만. 개울에서 목욕을 하는 것은, 오랜 전통이다.1123년 고려에 왔던 송나라 사신 서긍은 이렇게 말한다. 옛날의 역사책에 고려에 대해 실어놓은 기록에 의하면, 그 풍속이 모두 다 깨끗하다 하였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고려 사람들은 늘 중국 사람들이 때가 많은 것을 비웃는다. 그러므로 이른 아침에 일어나 반드시 먼저 목욕을 한 뒤 집을 나선다. 또 여름에는 날마다 두 번 목욕을 하는데, 거개 시내에서 한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내외를 하지 않고 의관을 모두 벗어 언덕에 던져두고 물가를 따라 벌거벗되 괴이한 일로 여기지 않는다. 재미있는 것은, 위쪽 부분이다. 고려 사람은 청결하고 중국인이 때가 많은 것을 비웃는다는 말을 중국인 스스로 하다니 말이다. 서긍의 말에 의하면, 고려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목욕부터 하고 외출을 하고, 여름에 하루 두 번 목욕을 한다 하니, 조선과는 사뭇 다른 풍습이다.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은, 여름철 시내에서 목욕을 하되, 남자 여자가 내외를 하지 않고 나신을 드러내고 목욕을 했다는 것이다. 이 기록을 믿는다면, 고려시대에는 남녀의 분별이 없이 옷을 언덕에 벗어놓고 몸을 씻되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위의 엿보는 선비도 이런 유구한 전통을 이어받았는지 모를 일이다. 각설하고, 이렇듯 자유롭던 개울가의 풍경이 바뀐 것은 조선조가 들어서면서부터이다. 조선조는 알다시피 양반-남성 국가다. 양반-남성의 국가는 여성과 남성의 성역할을 분할, 규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양반-남성은 ‘소학’의 규정대로 여성의 역할을 조리와 의복에 제한했다. 조리와 의복 마련은 조선에서도 여성이 맡아야 할 일이었다. 하지만 고려와 달라진 것이 있었다. 조선의 국가이데올로기 성리학은 남성과 여성을 철저하게 분리하고, 여성을 오직 가정 내부에 유폐할 것을 요구했다. 여성은 밖으로 나다니지 말아라. 여성은 뜰 밖에 나와서도 안 된다. 이것이 양반-남성의 요구였다. ●감추라 하면 더욱 드러내고 싶은 인간의 본능 ‘고려도경’의 언급처럼 고려사회는 시냇가라는 동일한 공간에서 남자와 여자가 옷을 벗고 목욕을 하는 것을 허락했다면, 조선사회에서는 그와는 정반대의 길로 치달았다. 몸을 가려라. 이것이 여성에 대한 주문이었다. 사대부가의 여성이 외출할 때면 장옷과 쓰개치마로 얼굴을 가렸고, 처녀의 경우 비단보자기를 씌워서 업고 다니기도 하였다. 그럴 형편이 되지 않으면 할 수 없지만, 만약 형편이 된다면, 남성의 시선으로부터 여성의 신체를 완벽하게 차단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것이 도덕의 명령이었다. 하지만 감춘 것은 더욱 보고 싶은 법이고, 감추라 하면 더욱 드러내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양반-남성의 도덕은 여자의 몸을 죄의 근원처럼 여겼다. 과연 그런가. 여성의 몸이 죄의 근원이라면 모든 인간은 죄의 근원에서 태어난 것이다. 이보다 더 큰 거짓이 어디 있겠는가. 혜원은 바로 그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인가.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CEO칼럼] 냉면과 ‘랭면’/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CEO칼럼] 냉면과 ‘랭면’/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산해진미라 한들 서너 차례 맛을 보면 손길이 잘 가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 유독 냉면만은 좀처럼 물리는 법이 없다. 한 달에 한두 번 가는 금강산 출장길에도 매번 금강산 옥류관에서 냉면 한 그릇 먹는 즐거움은 놓치지 않는 편이다. 어쩌다가, 어쩔 수 없이 빠뜨리는 때에는 돌아오는 길이 서운하다. ‘랭면’이라 불리는 북한식 냉면에는 이남의 냉면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음식 타박은 아니지만, 남쪽의 냉면은 열에 아홉은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갑다. 맵거나 또는 달거나 해서 자극적인 맛이 강하고, 그래야 보통 맛있는 냉면으로 통한다. 하지만 북쪽의 랭면은 우선 얼음처럼 차갑지 않다. 그저 적당히 시원한 정도다. 또한 처음 맛보는 사람은 고개를 갸우뚱할 정도로 심심한 맛이 특징이다. 두 번 세 번 먹다 보면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을 느끼게 되는 것이 북한식 랭면이다. 금강산의 옥류관 랭면도 심심하고, 담백하고, 깊은 맛이 자랑이다. 평양 옥류관 본점의 재료와 비법을 그대로 옮겨, 매일매일 메밀을 새로 빻아 조리한 랭면에는 흉내 내기 어려운 특별한 맛과 함께 음식에 대한 정성과 자부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금강산 랭면이 잠시 외도를 한 적이 있었다.‘랭면’보다는 냉면에 가까운, 특유의 구수함보다는 당장 혀를 즐겁게 하는 맛과 향에 더 많이 신경을 쓴 듯한, 북쪽 식이라기보다는 보통의 남쪽 식에 가까운 냉면이었다. 설명을 들어보니 그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유인 즉, 남쪽의 냉면 맛에 길들여져 있는 관광객들이 담백함이 특징인 북쪽의 심심한 랭면 맛에 여러차례 불만을 토로하여, 관광객들의 입맛에 맞추어 보려고 조리를 조금 달리 해 보았다는 것이다. 남쪽 식으로 말이다. 갑작스러운 랭면의 외도에 짐짓 놀라고 당황스럽긴 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거늘, 관광객들의 까다로운 입맛에 맞추기 위해 이리저리 궁리하고 음식을 바꾸어 내놓는 그 수고와 정성을 그저 예사롭게 생각하고 넘기기 어려웠다. 어쩌면 금강산관광이 올해로 10년째를 이어올 수 있었던 힘도 이렇게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위해 주려는 노력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금강산 랭면의 외도는 짧게 끝났고, 이제는 다시 담백하고 구수한 본래의 랭면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랭면의 외도에 담겨있던 속마음은 변함없이 그대로다. 엄밀히 말하면 그대로 정도가 아니라, 점점 더 깊고 세심해지고 있다. 봄이 오면 관광객들이 자신의 승용차를 직접 운전해서 금강산에 갈 수 있게 되고, 또 지난해부터 열린 내금강을 통해 금강산의 최고봉인 비로봉에 오를 수 있는 길도 열릴 것이다. 랭면의 외도 정도에 비할 수 없는 관광객에 대한 큰 배려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부부는 닮는다는 말처럼 함께 살다 보면 서로 닮아간다고 한다. 금강산에서 남쪽은 북쪽을, 북쪽은 남쪽을 닮아간다. 금강산 랭면이 남쪽 식 냉면을 닮아가려고 했던 에피소드처럼, 금강산의 남쪽 사람들에겐 ‘위하여!’라는 건배제의보다 ‘쭉∼냅시다!’라는 북쪽 식이 더 자연스럽고 친근하다. 그리고 그렇게 서로 닮아가는 것에 대해 즐거워한다. 그렇게 금강산은 남과 북이 어울려 함께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고 연습하는 공간이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축복인 셈이다.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 황훈성 시집 ‘지상에 남겨진 신발’

    영문학자이자 시인인 황훈성(53) 동국대 교수가 처녀시집 ‘지상에 남겨진 신발’(도담 펴냄)을 냈다.‘지상에 남겨진 신발’을 비롯해 사랑과 종교, 역사와 일상의 삶을 그린 60여편의 시가 실렸다. “문화 쓰레기는 결코 만들지 않겠다.”고 공언해온 그가 첫 시집을 낸 데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아마도 낯섦과 불편함으로 문단에 좀처럼 동화되지 못한 자신의 상처와 그늘을 생(生)체험으로 극복하려는 게 아닐까. “눈을 감기 전/ 동공에 담아 갈/ 마지막 그림을 구하듯/ 사물을 노려/ 보아라”(지은이 ‘발문’에서) 절망에 맞서는 절대 순수의 시적 공간을 추구해온 시인은 때론 부조리한 세상에 분노하고 때론 부정한 사랑을 내동댕이쳐버릴 것을 권유한다. 그렇다고 해서 시인이 세상과의 불화를 조롱하는 것은 아니다.“아침햇살에/ 깨어나는 시간들은/ 분초를 다투며/도끼날로 변해/ 도둑처럼/ 나무를 찍어갔다/(중략)/ 아/ 그래서 장자는/ 벌목꾼들을 피해/나비가 되었나 보다”(‘호접몽’중에서) 시인은 이렇게 욕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1만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밸런타인데이 깜짝 선물 뭐가 좋을까

    밸런타인데이 깜짝 선물 뭐가 좋을까

    초콜릿과 꽃. 로맨틱함의 상징으로 밸런타인데이면 실과 바늘처럼 따라 붙는 이 두 가지는 최근 들어 남성들이 가장 받기 싫은 선물의 으뜸 자리에 놓이고 있다.‘어차피 녹고 시들 거, 뭐하러 주고 받나.’는 생각이 강한 것. 돈 들인 만큼 실속을 깐깐하게 따지는 남자친구를 흡족하게 만들 ‘남다른 센스’를 갖춰보는 것은 어떨까. 온라인쇼핑몰은 재미있고 톡톡 튀는 상품의 집결지.G마켓(www.gmarket.co.kr) 선물가게 코너를 운영하는 김석훈 그룹장은 “디지털 세대를 겨냥, 저렴하면서도 실용성을 겸비한 상품들이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싸이족´ 그이에겐 장난감 카메라를 남자친구가 블로그와 싸이월드에 열을 올린다면 로모 카메라 등 토이(장난감) 카메라를 눈여겨 보시라. 일상을 카메라에 담는 젊은이들이 많아지면서 시간차를 두어 연속 찍기, 볼록렌즈 효과나 포스터처럼 장난스럽게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들이 각광받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 말고 장난감 같은 세컨드 카메라를 갖고 싶어 군침을 흘리는 남성들이 꽤 많다고 한다. 가격대도 5만원 이하로 얇은 지갑이 그다지 원망스럽지 않을 듯. 데스크톱 PC, 노트북,MP3에 연결할 수 있는 소형 스피커도 인기다. 생쥐 모양의 빨간색 스피커는 파란 불이 켜지면서 음악이 흘러나와 책상 위의 분위기까지 바꿔준다.1만 9000원으로 가격은 착하지만 음질은 보장할 수 없다. 귀가 예민한 남자친구를 위해 지갑을 더 열 여력이 있다면 야마하의 큐빅 스피커 NX-A01이 좋다. 검정과 흰색 두 가지 색상으로 디자인도 깜찍하고 소리를 키워도 음이 끓지 않은 우수한 성능으로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12만원대. ●“오빠 폐를 아껴줘” 하트 재떨이 폐모양으로 생긴 재떨이는 재를 털 때마다 기침소리가 나와 웃음뿐 아니라 금연까지 선물할 수 있고 죽, 찌개, 라면 등 간단한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미니 조리기는 무선이라 손쉽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으니 남친 건강까지 챙겨주는 똑똑한 선물이 될 듯하다. 현재 G마켓 선물가게 코너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은 뭘까. 넥타이와 넥타이 핀으로 별 고민 없이 고를 수 있는데다 가격도 1만원대로 저렴해 주간 300건 이상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속옷 또한 수년간 인기 선물 순위 상위에 랭크돼 있는데,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깜찍한 하트가 그득한 남성용 팬티들이 많이 보이는 이유다. 한 패션 브랜드에서는 사랑하는 이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지갑을 선보였다. 하트 위에 불어로 ‘사랑해’를 뜻하는 ‘Je t’aime’를 새겨 넣은 지갑을 150세트 한정 판매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화장품·와인·스파까지 한꺼번에…호텔 패키지 다채

    좀더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은 부부, 연인들은 호텔을 찾는다. 예전 같으면 사치스럽다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겠지만 밸런타인데이를 겨냥해 호텔에서 내놓는 패키지들은 ‘덤’이라고 하기에는 꽤 짭짤한 선물도 많아 젊은이들 사이에서 나날이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패키지 판매율을 가장 높이는 품목은 화장품이다. 주로 명품 화장품들로 구성되는데 새로 출시된 신제품인 경우가 많다. 화장품 업체에서는 고객들의 반응을 살필 수 있어서 좋고, 호텔에서는 패키지 판매에 도움이 되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셈. 웨스틴조선호텔 안주연 주임은 “근사한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보통 수 만원 또는 수 십만원 하는 화장품까지 챙길 수 있으니 고객들의 반응이 남다르다.”면서 “특히 패키지 특전 사항에 G브랜드의 화장품을 포함하면 불티나게 팔린다.”고 귀띔했다. 올해 호텔들이 준비한 패키지들을 보니 실속파 커플들의 구미를 당길만하다. 와인, 샴페인, 초콜릿은 기본에다 속옷, 화장품, 스파 이용권, 레스토랑 식사권 등을 제공, 호텔에서의 1박(조식 포함)이 그리 손해보는 장사가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서울웨스틴조선호텔의 밸런타인 패키지는 모엣샹동 샴페인과 캘빈클라인의 커플 파자마 세트,10만원 레스토랑 이용권을 제공한다.23만∼43만원.(02)317-0404. 그랜드힐튼의 엔드리스 러브 패키지는 랩(Lab)시리즈 남성용 스킨 케어 세트와 DKNY 여성용 향수를 챙길 수 있으며, 행운만 따라준다면 100만원 상당의 루첸리 다이아몬드 목걸이의 주인공도 될 수 있다.22만원.(02)2287-8400. 서울프라자호텔의 러브 인 러브 패키지는 고농축의 진한 초콜릿 샤워젤과 달콤한 향의 마사지 바(비누)로 구성된 수제 화장품 브랜드 러쉬의 블랙 바 세트를 준비했다.17만원.(02)310-7710. 그랜드하얏트서울의 밸런타인 패키지는 아름다운 꽃과 풍선이 가득한 객실에 들어서면 초콜릿, 모엣샹동 샴페인의 곁에 놓인 시세이도 화장품 선물세트를 볼 수 있다.26만원부터.(02)799-8888. 롯데호텔서울의 화이트 패키지는 40만∼69만원으로 다소 가격이 세지만 아모레 스파의 보디프로그램 2인 이용권을 담아 고민하게 만들 만하다.(02)759-7311. 서울신라호텔의 ‘스위트 밸런타인 패키지’는 유명 플라워숍에서 제작한 부케와 호텔 디자인팀이 특별히 디자인한 테디베어 인형이 증정된다.30만원.(02)2230-3389. 서툰 솜씨지만 남자친구 또는 남편을 위해 요리를 선물 해주고 싶은 여성들에게 딱 맞는 패키지가 밀레니엄서울힐튼에 있다. 프랑스 식당 시즌즈 주방에서 직접 요리를 만들어 귀빈층 라운지에서 한 상 그럴 듯하게 차릴 수 있는 것. 요리를 못해도 걱정마시라. 호텔 조리장의 도움은 기본이다.45만원.(02)317-3000.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이명랑 소설 ‘날라리 on the pink’

    이명랑 소설 ‘날라리 on the pink’

    우리는 알리고 싶었다. 스무살이 되기도 전에 벌써 어느 곳에도 속할 수 없다고 체념해버린 우리에겐 우리를 표현할 어떤 방법도 없다.… 등단 10년을 맞은 작가 이명랑(35). 우리 사회의 소외된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어루만져온 작가가 또 다른 ‘사각지대’인 10대들의 이야기를 거침없는 쏟아냈다. 소설 ‘날라리 on the pink’(세계사 펴냄)를 통해서다. “글을 쓰는 동안 너무 힘들어 여러번 그만두려 했습니다.‘날라리’로 불리는 사고뭉치 10대 청소년들을 만나보니 그들이 힘들어하는데도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거예요. 가치관의 충돌 문제도 있고….” 그렇지만 책이 나오고 보니 무척 애착이 간다는 그는 ‘날라리’로 불리는 이들이 어른들과 너무나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어한다는 얘기로 말문을 열었다. ●그들만의 세계 동영상처럼 생생히 포착 소설은 실업계 고등학생인 10대 소녀 정아와 서빈, 효은, 은정, 연지 등 다섯명이 주인공. 이들의 주요 무대인 학교와 가정, 홍대 앞으로 이어지는 동선을 따라가며 그들만의 세계를 동영상을 보여주듯 생생하게 그려낸다.“2년여에 걸쳐 취재를 하면서 홍대 앞 ‘클럽데이’에 출근도장을 찍을 정도로 자주 갔죠. 동대문 쇼핑몰과 신촌, 한강시민공원 등 10대들이 자주 모이는 장소를 찾아 수많은 10대 청소년들을 만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10대들의 속내까지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것. 10대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보니 작품 속에는 그들만의 언어가 가감없이 소개되고 외롭고 불안한 내면도 여과없이 드러난다.“이연지? 그런 찌질이가 태클 걸어온다고 무섭냐? 너, 무서워? 선빵이 중요해. 선빵은 뭐 아무나 날리냐? 붙기도 전에 쫄아버리면 다 꽝이지.” 에너지 꿈틀대는 단순한 청춘소설로 보일지 모르지만, 작가는 사회 전반의 부조리를 통렬하게 비판한다.“주인공들은 우리 사회가 자의적으로 규정해 놓은 시스템에 너무나 일찍 사회의 주변부로 밀려난 소녀들입니다. 단지 공부를 조금 못할 뿐인데, 이들이 인생을 제대로 출발하지도 못한 채 자포자기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현실을 파헤치고 싶었습니다.” 어른들의 잣대로 중심과 주변으로 갈라놓고 주변부 삶을 불령시하는 우리 사회의 모순을 들려주고 싶었다는 게 작가의 말이다. ‘날라리’와 ‘핑크’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날라리가 양아치 혹은 거침을 의미한다면, 핑크는 ‘공주과’ 소녀 혹은 순수를 뜻한다고 할까요. 제 소설의 주인공들은 겉으론 거칠고 반항적이지만 실제론 누구보다 여리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아이들이에요.” ●어른들 잣대로 재단하는 사회모순 비판 “우리는 알리고 싶었다. 스무살이 되기도 전에 벌써 어느 곳에서도 속할 수 없다고 스스로 체념해버린 우리에겐 우리를 표현할 어떤 방법도 없다. 우리의 말은 변명이고, 우리의 행동은 반항일 뿐. 억눌린 감정을 표현할 어떤 수단도 갖지 못한 우리에겐 상처 낼 몸과 움켜쥔 주먹만이 유일한 언어다. 우리의 말에 귀 기울여주리라.” 소설의 한 대목을 들려준 작가는 한 번의 실수로 자신감을 잃지 말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중앙대 문예창작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작가는 논문 준비로 바빠 7월 이후에나 신작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한다. 새로 구상하고 있는 작품은 ‘여전사’ 이야기.“여전사라고 해서 무슨 전투적인 내용이 아닙니다.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켜내기 위해 싸우는 할머니의 얘기예요.”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생활수준이 40여년간 고도성장을 이뤘지만, 행복감은 별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이를 이야기로 풀어내고 싶다고 했다.1만원. 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사진 남상인기자 sanginn@seoul.co.kr
  • ‘怒스쿨’ 탈락 10여개大 “심사 불공정… 소송 낼것”

    ‘怒스쿨’ 탈락 10여개大 “심사 불공정… 소송 낼것”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예비인가 심사결과가 알려지면서 30일 탈락한 10여개 대학들이 집단으로 행정소송을 내겠다고 밝히고 있어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교육부와 법학교육위원회는 당초 일정대로 31일 심사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나 탈락한 대학들은 발표 즉시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다는 계획이다.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내기로 교육부는 심사결과를 하루 앞당겨 30일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대학들의 반발을 우려해 31일 발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로스쿨 본인가를 앞두고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올바른 로스쿨을 위한 시민인권노동법학계 비상대책위원회(로스쿨 비대위)는 이날 로스쿨 선정 결과와 관련, 긴급 회의를 열고 “탈락한 대학을 중심으로 10여개 대학이 집단으로 행정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법학교육위원회의 인가 결과는 기존 대학의 서열화를 고착화하고 법학 교육을 황폐화시킬 것이 분명하다.”면서 “10여개 대학의 위임을 받아 회의에서 공동대처 방안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보도된 법학교육위원회의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교육부가 인가를 재심의할 것을 요구했다. 교육부가 로스쿨 인가와 관련한 심의자료를 폐기할 방침이라고 밝힌 데 대해 폐기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도 함께 내기로 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모든 서류는 보존 기한이 정해져 있는데 심의자료를 바로 폐기한다는 것은 인가 과정의 부조리를 은폐하려는 기도로 풀이되며 심의 과정에 권력 등 다른 요소가 작용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15·지방 10곳등 25곳 선정 한편 교육부와 법학교육위원회에 따르면 내년 3월 문을 여는 로스쿨 예비인가 대학으로 수도권(경기·인천·강원 포함)에서 15곳, 지방에서 10곳 등 모두 25곳이 확정됐다. 전국 41개 신청 대학 가운데 16곳이 탈락했다. 수도권에서는 24개 신청 대학 중 동국대, 국민대, 숙명여대, 홍익대 등 9곳이, 지방에서는 17개 대학 중 조선대, 한남대, 선문대 등 7개 대학이 인가를 받지 못했다. 선정된 대학의 입학정원은 서울권 1140명(57%), 지방권 860명(43%)이다. 당초 서울 대 지방의 비율은 52%(1040명) 대 48%(960명)였으나, 서울의 비율은 5%포인트 높아졌다. 대학별 정원은 서울대 150명, 고려대·연세대·성균관대 각 120명, 한양대·이화여대 각 100명씩이다. 중앙대 80명, 경희대 70명, 서강대·건국대·한국외대·서울시립대·인하대·아주대·강원대가 각 40명이다. 부산대·경북대·전남대가 각 120명이고, 충남대·충북대·원광대·전북대·동아대·영남대·제주대가 로스쿨 티켓을 확보했다. 하지만 예비인가를 받은 대학들도 당초 신청보다 정원이 크게 줄어들어 로스쿨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부고] ‘실미도 사건’ 첫 폭로 강근호 前 의원 별세

    [부고] ‘실미도 사건’ 첫 폭로 강근호 前 의원 별세

    강근호 옛 신민당 국회의원이 30일 오전 9시 55분 자택에서 별세했다.74세. 고인은 전북 옥구 출신으로 군산고와 중앙대를 나와 민선 2∼3대 군산시장을 역임했으며 제 8대 국회의원(신민당)과 신민당 대변인을 지냈다. 특히 1971년 초선 의원 때 정기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8·23 난동 사건’이라고 불리던 실미도 사건의 실체를 처음으로 폭로했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심의위원회’는 29년 만인 2001년 8월 그의 명예를 회복하고 ‘민주화 투쟁 유공자’로 인정했다. 유족으로는 미망인 김옥분 여사와 아들 만우(㈜KGLSL 대표)·만응(재미·자영업)·만훈(㈜PRO 대표)씨, 딸 현주·인숙씨 등 3남 2녀. 빈소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 2월1일, 장지 경기 파주 조리읍 천주교 삼각지 성당하늘묘원. (02)2072-2091∼2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염주영 칼럼] 장도리 규제 개혁하기

    [염주영 칼럼] 장도리 규제 개혁하기

    김영삼 정부가 장도리 규제를 완화했다. 당시에는 정부가 장도리를 소유하고, 기업들은 일감을 따면 그때그때 시간제로 빌려 썼다. 그런데 일감이 늘어나면서 장도리를 반납하는 시간을 넘기는 일이 잦아졌다. 기업들이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시간제를 완화해 낮시간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해주었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섰다. 일감이 더 늘었다. 기업들은 야간에도 장도리를 쓸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정부가 규제완화 작업반을 가동해 밤에도 장도리를 쓸 수 있게 해주었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다. 그런데 일감이 더 늘었다. 이제 한번 일감이 들어오면 며칠씩 주야로 작업을 하는 상황이 생겼다. 그러자 기업들은 규제를 더 풀라고 요구했고, 정부는 또 작업반을 가동했다. 그 결과 기업은 장도리를 며칠씩 계속 쓸 수 있게 되었다. 다음 달이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다. 기업들은 지금도 똑같은 요구를 하고 있다. 장도리 규제를 풀어달라고. 그래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작업을 진행중이다.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잘 하면 한달쯤은 빌려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장도리 소유권을 기업에 넘겨주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리 되면 5년후 탄생할 정부는 또다시 규제완화 작업반을 만들게 될 것이다. 누군가 지어낸 얘기다. 하지만 그 안에 진실이 담겨 있다. 장도리를 기업에 넘겨주고 필요할 때 꺼내 쓰도록 하면 한번에 끝날 일을 꼭 붙들어 두고 때만 되면 규제완화한다고 외쳐댄다. 벌써 십수년째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기업의 코뚜레를 꿰어 두려는 관료집단의 끈질긴 속성, 장도리는 그것을 상징한다.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은 ‘섬기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대다수 관료들은 “관(官)은 치(治)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람쥐 쳇바퀴 돌리기가 되풀이된다. 이명박 정부는 취임하자마자 대대적인 규제개혁에 나설 계획이다. 그 세부 작업을 하려면 결국은 관료의 손을 빌려야 할 것이다. 이번에는 관료들이 제대로 할까. 대불공단내의 화물수송에 지장을 주었던 전봇대 두개를 뽑는 데도 5년이 걸렸다. 정책결정의 최상층부에서 일선 민원창구에 이르기까지 관료들의 마음 속에 있는 전봇대를 모조리 뽑는 데는 얼마나 걸릴까. 그들이 기업에 코뚜레를 꿰어 두려는 생각을 내던져버리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리 하지 못한다면 이번에도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규제개혁의 본질은 관료개혁이라고 생각한다. 제도의 문제라기보다는 사람의 문제로 접근해야 성공할 수 있다. 그런데 관료집단을 개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관료들은 업어치기에 능하다. 여차하면 그들의 논리에 매몰되고 만다.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관료집단을 적대시해서도 안 된다. 조직을 흔들어대면 사회가 너무 불안해진다. 저항과 동요를 최소화하면서 실효성 있게 개혁을 추진하자면 그에 합당한 원칙과 방법론을 찾아야 한다. 원칙은 단순하고, 방법론은 과격하지 않아야 한다. 수많은 규제 가운데 무엇이 필요한 규제이고, 무엇이 사라져야 할 규제인지를 가려내는 일이 중요하다. 총이나 대포는 국가가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장도리는 기업에 필요한 것이다. 예산을 축내며 정부 창고에 넣어두고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런 것들이 하나둘이 아닐 것이다. 새 정부가 이참에 곳곳에 숨어있는 장도리들을 속속들이 찾아내 기업에 돌려주기 바란다. 염주영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中 새 수석대표 허야페이 유력

    中 새 수석대표 허야페이 유력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북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회담 수석대표가 ‘미국통’ 허야페이(何亞非·53) 현 부장조리로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베이징 외교가 소식통들에 따르면 우다웨이(武大偉) 부부장이 오는 3월 현직에서 은퇴할 예정이며, 허야페이 부장조리가 부부장으로 승진해 후임을 맡게 됐다는 것이다. jj@seoul.co.kr
  • [Seoul In] 청렴실천 서약서 제출

    노원구(구청장 이노근) 직원 1370명이 청렴의지를 담은 청렴실천 서약서를 제출해 ‘청렴 문화도시 노원’을 다짐했다. 사업 입찰 및 계약에 대한 청렴계약제를 실시하고, 위생과 세무, 주택, 건축, 토목, 공원녹지, 환경 등 민생 8대 분야의 부조리 척결을 위해 민원접수 처리팀장 담당제와 ‘클린 노원 알리미’를 운영한다. 클린행정 만족도와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해 민원 불편사항·제도개선 건의사항도 수렴할 예정이다. 감사담당관 950-3041.
  • [Zoom in 서울] 서울 거리 풍경이 깔끔해진다

    [Zoom in 서울] 서울 거리 풍경이 깔끔해진다

    서울의 거리풍경이 한결 깔끔해진다. 서울시는 28일 내년 말까지 무질서하게 난립한 노점의 디자인을 모두 바꾸고, 도로점용료를 내면서 시간제로 영업하는 ‘시간제·규격화 노점거리’를 모든 자치구로 확대 시행한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해 15개 자치구에서 296개 노점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해 온 시간제·규격화 노점거리가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판단해 2009년 말까지 서울의 모든 노점 1만 2351개를 대상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노점거리는 노점들의 디자인을 규격화하고 이를 한 곳에 모은 뒤 도로점용료를 내면서 시간제(주로 오후 3시이후)로 영업하도록 하는 지역을 말한다. 우선 올 상반기 강남구, 강동구, 관악구, 서대문구, 성북구 등 5개 자치구내 노점 2214개, 종로와 명동 등 도심 일부지역의 노점 639개 등 모두 2853개를 대상으로 노점거리를 조성하고 내년 말까지 시내 전 지역에서 확대 시행한다. 또 상반기 중 위생기준, 실명제, 준수사항 등 ‘노점관리에 관한 조례’를 만들 계획이며 프리미엄을 붙여 노점을 사고 파는 것을 막는다. 세금도 내도록 하기 위한 실명제와 취급품목 지정, 일정규격을 초과하는 기업형 노점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단속할 방침이다. 노점거리에서 각 노점들은 서울시나 각 자치구가 마련한 디자인이나 색상의 노점 시설을 자비(약 300만원 안팎)를 들여 장만한 뒤 영업해야 한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교수, 디자이너 등 외부 전문가 5명에게 의뢰, 기존 노점의 수레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단정한 디자인에 도회적인 색상, 파라솔 형태를 갖춘 조리음식용(5개), 공산품용(3개), 농수산물용(2개) 등 3종류의 노점 디자인안을 만들어 자치구 자율로 선정한 뒤 운영하도록 했다. 노점거리에서는 또 이미 해당 지역에서 영업하던 노점상들이 주로 장사를 하게 되지만 1㎡당 공시지가에 0.01을 곱한 금액의 도로점용료를 내고 영업을 해야 한다. 가판대의 경우 하루 평균 3만 4000원, 명동이나 잠실역, 영등포로터리 등지는 약 4만 5000원 정도이다. 시는 내년말 이후 연간 점용료 수입이 40억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시간제 영업도 적용돼, 평균 오후 4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해야 하지만 주로 새벽에 영업하는 의류도매상가나 재래시장 등지에는 지역 특성에 맞는 시간제가 적용된다. 오세훈 시장은 “2010년 ‘세계 디자인 수도’로 선정된 서울시의 위상에 걸맞게 2009년 말까지 노점 디자인을 전부 교체하겠다.”며 “영세 노점상들의 생계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민 고객과 외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노점거리를 확대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쇼핑플러스]

    ●남양유업은 내몸에 올바른 5블랙티를 출시했다. 체지방을 감소시켜 주는 귀한 원료인 궁정보이차, 검은콩, 흑미, 백호우롱차, 결명자 등을 원료로 만들어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340㎖ 1000원 ●대상의 건강사업본부인 웰라이프가 발효홍삼 브랜드 홍의보감 11종을 리뉴얼해 선보였다. 홍삼엑기스, 절편, 환, 음료 등 다양한 제품을 조금씩 모은 종합세트형 구성이다.3만∼10만원 ●동원데어리푸드는 최근 고다치즈를 주요 원료로 만든 샌드위치가 좋아하는 두꺼운 치즈를 내놓았다. 간식·안주용으로 좋다는 설명이다. 가격은 154g 3450원,308g은 6650원 ●기린은 봉지째 데워 먹는 전자레인지용 호빵을 출시했다. 전자레인지에 1분 30초 조리로 간편하게 찜통에서 갓 꺼낸 호빵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240g 1200원 ●한국마스타푸드의 카카오 초콜릿 브랜드인 도브 오리진은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도브 오리진 발렌타인 기프트 박스를 출시했다. 도브 오리진 에콰도르, 도미니카, 가나가 각 1개씩 들어있는 1박스가 300g 9000원 ●파리바게뜨는 딸기티라미스 케익을 출시했다. 티라미스케익에 산지직송으로 공급된 생딸기를 얹어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가격은 1만 9000원 ●SK-Ⅱ는 화이트 소스 트랜스폼 파운데이션을 출시했다. 파운데이션 속의 DNA캡슐이 자외선에 노출되면 스스로 터지면서 지용성 비타민C 유도체와 비타민E 등의 스킨 케어 성분이 방출된다는 설명이다.10.5g 8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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