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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화질 듀얼카메라 탄생 뒤엔 0.0005㎜ 초미세 먼지와 전쟁

    고화질 듀얼카메라 탄생 뒤엔 0.0005㎜ 초미세 먼지와 전쟁

    방진만 20분… 10초 1개 조립 0.0001도 완벽한 평형 유지 극한 환경 수만번 노출 테스트 “눈에 보이지도 않는 0.0005㎜ 크기의 초미세 먼지가 가로·세로·높이 30㎝ 정육면체 안에 10개가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지난 20일 광주광역시 하남공단에 자리한 LG이노텍 생산라인. 요즘 이곳은 LG전자의 하반기 프리미엄폰 ‘V30’ 카메라 모듈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윤철 책임은 방진복을 꼼꼼히 체크하며 “우리 첨단 듀얼카메라 생산은 달리 말하면 먼지와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작업자들은 장갑을 2겹으로 착용하고, 머리에 천으로 된 캡을 쓴 뒤 모자가 달린 전신 방진복을 겹쳐 입은 그는 장화를 신고, 물로 장갑을 씻어낸 뒤 초강력 바람으로 온몸의 먼지를 털어냈다. 그렇게 방진 과정을 거치는 데만 20여분이 걸렸다. 외신들이 전문 카메라(DSLR)에 가장 근접했다고 호평을 한 V30 듀얼카메라 공정이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됐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렌즈의 조리개값(낮을수록 고급화되면서 제품가격도 올라감)을 업체 최고인 F1.6으로 낮추고, 6겹의 렌즈 중 가장 외부 렌즈를 플라스틱에서 빛 투과율이 높은 유리 렌즈로 교체하는 기술 혁신을 이뤄냈다. 카메라 모듈은 필름 모양의 이미지 센서 위에 렌즈를 올리고 스마트폰에 접합할 부속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완성된다. 센서는 이 과정에서 0.0001도까지 완벽하게 평형이 유지돼야 좋은 성능이 나온다. 로봇팔은 컴퓨터가 계산한 센서 위 최적의 좌표와 렌즈의 위치를 일치시키며 1㎛(100만분의1m)씩 미세하게 렌즈를 움직이며 10초에 한 개꼴로 조립을 해 나갔다. 미세한 먼지 한 점으로도 렌즈의 기울기나 위치가 달라지는데, 이에 따라 사진의 선명도가 최대 10%까지 저하될 수 있다. 조립된 카메라 모듈은 1초에 최대 10번까지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또렷한 사진을 찍히는지 알아보는 ‘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능’(OIS) 검사 등을 거친 후, 제품 번호를 부여받았다. 이후 출하를 위해 극한 환경에 노출하는 샘플 검사가 이뤄졌다. 먼지, 고온, 저온, 고습 등의 극한 환경을 제공하는 기계 안에 넣고 카메라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테스트 기계의 온도는 각각 영상 85도와 영하 40도를 표시하고 있었다. 다른 편에선 카메라 모듈을 스마트폰 모형에 탑재해 각각 1m 50㎝, 30㎝ 정도의 높이에서 수만번 떨어뜨리는 내구성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한 관계자는 “화물이 컨테이너 배에 실려 적도를 지날때 최고기온을 기록하는데 그보다도 높은 고온에서 테스트를 진행한다”며 “이런 정규검사가 끝난 뒤에는 더 가혹한 환경에 노출시키는 일명 ‘실미도 테스트’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과 함께하는 ‘가가호호 봉사단’ 창설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과 함께하는 ‘가가호호 봉사단’ 창설

    호식이두마리치킨이 지역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 활동의 일환으로 ‘가가호호(家家호호) 봉사단’을 창설해 운영한다. 이 봉사단은 상생의 세 축인 가맹점·가맹점주협의회·가맹본부가 합심해 만든 것으로 양로원, 보육원 등의 복지시설에 나가 직접 조리한 치킨을 전달하고 돌봄이 활동을 하게 된다. ‘가가호호’는 집집마다 치킨을 먹으며 즐거워하는 웃음소리를 빗대어 지은 이름이다. 사전 전국 여러 가맹점으로부터 참가 신청을 받았고, 오는 9월 27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 소재의 한 아동센터에서 봉사단 활동의 첫 걸음을 뗀다. 이날 봉사 활동에는 가맹점주협의회와 인근 가맹점(신월1호점), 가맹본부 임직원이 함께 한다. 가맹본부는 지속적인 봉사 활동을 장려하는 차원에서 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가맹점을 지역 사회공헌 우수가맹점으로 지정하고 향후 여러 방면으로 지원을 할 계획이다. 이번 봉사단 창설은 지난 9월 13일 상생협력위원회(위원장 이성훈 세종대 교수) 주관 하에 체결된 상생협력 방안 중 하나로서 가맹본부와 가맹점 모두가 새롭게 출발하자는 취지를 형상화한 것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호식이두마리치킨 이명재 대표는 “그동안 가맹본부와 가맹점은 각각의 방식으로 꾸준히 사회 공헌 활동을 해왔다”며 “가가호호 봉사단이 ‘상생의 표본’이 되는 것은 물론 회사의 모든 사회적 책임 활동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생협력위원회와 함께 체결된 당시 협력안에는 봉사단 창설 외에도 가맹점 안정화를 핵심으로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AI, 계란 살충제 파동 등으로 갈수록 매장 운영이 어려워짐에 따라 고통 분담 차원에서 올 한해 육계 공급가를 안정화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가맹점 마진을 높이는 동시에 향후 AI 사태로 육계 가격이 높아지는 시점에도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각 협의회 모두 육계 공급가 안정은 긍정적인 결과라 평한 바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연예인 10명 중 7명이 ‘입대 연기’

    연예인 10명 중 7명이 ‘입대 연기’

    현역병 입영 대상인 연예인 중 73.9%가 입대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병적 별도관리대상자 현황자료’에 따르면 대중문화예술인(이하 연예인) 중 병무청의 병적 별도관리대상자로 분류돼 병역사항을 중점 관리 받게 된 794명 중 73.9%에 달하는 587명이 현역병 입영대상자임에도 현재까지 입영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병적 별도관리대상자인 체육선수 2만 4716명 중 1만692명(43.3%), 공직자 411명 중 1905명(47.5%), 고소득자 3109명 중 1369명(44.0%)이 각각 입대를 미루고 있는 것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비율이다. 연예인이 다른 직군보다 입대 연기 비율이 훨씬 높은 셈이다. 관리대상 연예인이 가장 많이 소속된 기획사는 모델 매니지먼트 회사인 YG케이플러스로, 50명에 달했다. 이어 FNC엔터테인먼트가 32명, YG엔터테인먼트가 27명, 라이브웍스컴퍼니와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각각 24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병무청은 22일부터 시행되는 병역법 신설 조항에 따라 병적 별도관리대상자를 1급 이상 공직자와 그 자녀에서 4급 이상 공직자와 그 자녀, 연예인과 체육인으로 확대하게 된다. 김 의원은 “그동안 병역 특례와 각종 부조리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던 연예인과 체육선수들이 이번 조치를 통해 병역을 책임 있게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롯데 중국의 세 가지 큰 실책/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롯데 중국의 세 가지 큰 실책/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롯데가 끝내 중국 사업을 접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지를 제공한 데 대한 집요한 보복 조치를 견디지 못하고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보복이 본격화한 이후 74개 매장은 영업 정지됐고 13개 매장은 임시 휴업 중이다. 3조원이 들어간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롯데타운 프로젝트도 사업이 중단됐다. 매출이 ‘영’(0)에 가까운 상황에서 고정비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피해액이 연말까지 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롯데가 중국에서 철수한 배경에는 ‘세 가지의 큰 실책’이 있다.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라는 사실을 망각한 것이 첫 번째 실책이다. 사회주의 체제는 법을 내세워 사람이 다스리는 ‘사이비(似而非) 법치 체제’이다. 절대 권력을 지닌 최고 지도자의 의중에 맞춰야 하는 체제인 까닭에 법 집행이 쉽게 조작되고 왜곡되기도 한다. 제왕시대와 같은 인치(人治)가 판을 치니 민주 사회의 잣대로는 설명이 안 된다. 관영 중앙방송(CCTV) 앵커 출신 차이징(柴靜)은 2015년 스모그 고발 다큐멘터리 ‘돔 지붕 아래서’를 제작해 스타로 떠올랐다. 천지닝(陳吉寧) 환경보호부장은 이를 극찬했고, 당기관지 인민일보가 차이징을 인터뷰하며 띄워준 덕분이다. 하지만 반(反)스모그 시위가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중국 정부는 모든 동영상 사이트에서 다큐 접속을 차단시키는 등 안면을 싹 바꿔버렸다. ‘중화 민족주의’로 포장된 쇼비니즘(맹목적 애국주의)을 간과한 것이 두 번째 실책이다. 경제성장으로 국가 위상이 높아지고 선진국이 눈앞에 보이는 만큼 국가정책이 불합리하고 부조리하더라도 그냥 눈을 감고 동조해버린다. 미국이 2016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판결에 필리핀 손을 들어준 데 대해 미 KFC 보이콧 운동을 벌여 중국 전역을 뒤흔들었다.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둘러싼 분쟁을 벌인 2012년에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중국인이 운영하는 일본 상품점이나 식당도 무차별 공격했다. 2017년에는 롯데를 비롯한 한국 기업 때리기가 이들에겐 ‘애국’하는 것으로 비쳐진다. 중국이 세계적 유통업체들의 ‘무덤’이라는 사실을 무시한 것이 세 번째 실책이다. 중국은 거대한 인구가 매력적인 요소임에는 분명하지만 외국 기업에 배타적인 분위기와 중국 정부 규제의 고무줄 적용으로 언제든 압박할 공산이 큰 만큼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받기가 어렵다. 영국 테스코는 2013년 중국에서 철수했고 미 월마트는 파업으로 곤욕을 치르는 등 20년째 고전하고 있다. 프랑스 카르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티베트 분리독립을 옹호하는 프랑스 국내 시위로 불매운동의 타깃이 돼 매출이 쪼그라드는 바람에 철수설이 끊이질 않는다. 상황이 이런 데도 2007년 후발주자로 중국에 진출한 롯데는 10년간 8조원을 퍼부어 5개 지점의 백화점을 운영하고 롯데마트 매장을 112개로 늘리는 광폭 행보를 보였다. 중국 시장은 꿈을 이룰 수도, 수렁이 될 수도 있는 곳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로서는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처럼 그들이 갖고 싶어 안달하는 기술의 개발 외에는 중국 시장 공략에 별다른 대안이 없는 것 같다. khkim@seoul.co.kr
  • [문화마당] 소설만큼 드라마틱한 작가의 데뷔/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문화마당] 소설만큼 드라마틱한 작가의 데뷔/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바람의 열두 방향’을 쓴 작가 어슐러 르 귄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유독 한국에서 인지도가 없었는데 요즘은 꽤나 알려진 듯하다.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 ‘봄날’에 나왔기 때문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작가가 아니라 작가가 창조한 가상의 도시 ‘오멜라스’가 나온 거지만. 덕분에 그녀의 소설이 삽시간에 몇 천권이나 팔려 나갔다. 어슐러 르 귄의 팬으로서 방탄소년단에게 감사드린다.르 귄은 인류학자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를 좋아했고 열 살 무렵부터는 소설이라고도 부를 수 있을 만한 이야기를 창작했다고 한다. 마침 아버지의 친한 친구 중에 크노프 출판사의 대표가 있었다. 스물세 살 무렵, 르 귄은 “크노프에 소설을 보내면 두 분의 우정을 이용하는 거라고 생각하시는지”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버지는 얼마든지 보내라며 딸을 격려해 주었다. 하지만 크노프에서 온 대답은 거절이었다. 이후로도 데뷔는 쉽지 않았다고 르 귄은 ‘파리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토로했다. 그 인터뷰를 정리한 책 ‘작가란 무엇인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소설이 출간되기까지 무척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글을 보내고 거부당하는 세월이 반복되면서 자포자기하고 있었죠. ‘난 그저 다락방에나 어울리는 글을 쓰고 있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어요.” 그러고 보면 내가 아는 유명한 작가들은 대부분 데뷔가 쉽지 않았다. 추리소설을 써서 받을 수 있는 상을 모조리 수상하고 마침내 경찰소설이라는 장르를 재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마이클 코넬리는 오랫동안 자신의 작품을 알아봐 주는 출판사가 없어 고심하다가 이번에도 안 되면 다시 기자로 살겠다고 다짐하며 냈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비슷한 연배의 작가 요코야마 히데오는, 마지막 순간 금전적으로 어려워졌을 때 자동차를 팔고 딱 하나만 더 써 보자며 응모했던 작품으로 상을 받아 작가가 될 수 있었다. 고통을 겪은 작가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재미라는 측면에서 이런 일화는 그들이 쓴 소설에 비견될 만하다. 한편으로 제아무리 실력파 작가라도 제비 다리를 고쳐주고 운 좋게 글쓰기 재능을 얻은 건 아니구나 싶어 다행스러운 기분이 든다고 할까. 신문 칼럼 분량의 변변치 못한 글을 쓰는 데도 허덕거리는 나 같은 인간에게는 확실히 도움이 된다. 문득 작가들의 데뷔 시절 경험담을 왕창 모아놓은 책을 누군가 기획하지 않았을까 싶어서 찾아보았다. 역시, 일본에서 출간되었다. ‘작가의 데뷔는 때로 소설 이상으로 드라마틱하다’는 헤드카피가 아로새겨진 이 책은 요네자와 호노부, 미야베 미유키, 이사카 고타로를 비롯하여 일본 미스터리의 역사를 만들어 온 작가 51명이 썼다. 거기에는 작가가 되기 전에 느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좌절이 담담하게 기술돼 있다. 결정적으로 “모든 작가가 ‘작가가 되는 것보다 계속 작가로 살아남는 것이 더 힘들다’고 썼는데 그 열정과 노력에 머리가 숙여집니다. 아무 생각 없이 편식하며 읽고 불만을 늘어놓기도 했던 자신이 조금 창피해졌습니다”라는 독자 리뷰를 보고 이 책을 내가 출간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곧장 에이전트를 통해 한국어판 출간을 타진해 보았다. 그런데 웬걸, 51명의 공동저작이다 보니 그에 대한 계약 절차와 선인세가 도저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결국 어딘가 다른 출판사에서 내주기를 기대하며 포기했다. 이 책의 제목은 ‘내가 데뷔했을 때, 미스터리 작가 51명의 시작’이다.
  • “아무도 그들의 죽음을 모른다”…급증하는 청년 고독사

    “아무도 그들의 죽음을 모른다”…급증하는 청년 고독사

    쓸쓸하게 방치된 죽음, 고독사. 사회적으로 고립된 노년층에게 종종 벌어진다. 하지만 이제는 20~30대 청년들 사이에서도 고독사가 늘고 있다. 지난달 31일 부산 연제구의 한 원룸에서 29세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두 달째 연락이 닿지 않자 아버지가 집을 찾았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해 사망원인을 밝히기조차 어려웠다. 그는 취업이 오랫동안 되지 않았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집에선 경제적 지원을 끊은 상태였다. ● 마지막까지 아무도 없었다 지난 5월 대구 수성구에서는 36세 여성이 숨진 지 두 달 만에 발견됐다. 빌라에 악취가 퍼지자 집주인이 강제로 문을 열었다. 가족과는 10년간 연락하지 않았다. 찾아줄 지인도, 직장 동료도 없었다. 사회로부터 완전히 고립됐던 셈이다. 지난해 9월 서울 서대문구에서도 29세 여성이 홀로 죽음을 맞았다. 그녀는 취업을 위해 고향 경남에서 올라왔다. 살던 원룸은 8개월째 월세가 밀렸다. 벼랑 끝에 몰린 청년들 곁엔 마지막까지 아무도 없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무연고 사망자 수는 1232명으로 집계됐다. 무연고 사망자는 유가족이 없거나, 있더라도 시신 인수를 거부하는 경우다. 사람들과 교류 없이 혼자 지내다 사망 후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를 말하는 고독사와는 차이가 있다. 서울시복지재단이 조사한 자료를 보면 2013년 서울시 고독사 사례는 모두 162건이다. 고독사가 확실한 경우만 포함됐다. 고독사로 추정하는 사례까지 포함하면 2343명에 이른다. 이 중 20대가 102명, 30대는 226명이다.청년 고독사가 급증하는 가장 큰 이유는 1인 가구 증가 때문이다. 통계청 추산에 의하면 2016년 1인 가구 비중은 전체 가구의 27.8%로 드러났다. 이들은 신체적·정신적으로 위급한 상황일 때 돌봐줄 사람이 가까운 곳에 없다. 특히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사회초년생인 20~30대의 경우엔 경제적으로도 취약하기 마련이다. 최근 일어난 20~30대 고독사 대부분이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취업준비생이었던 사실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 90년대 일본처럼…‘무연사회’의 극단적 결과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9.4%로 1999년 10.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체감실업률은 22.5%다. 혼자 살아남기도 버거운 각자도생 시대에 타인과 공존하는 모습은 찾기 어렵다. 많은 청년이 결혼과 출산은 물론 최소한의 인간관계조차 포기하며 살아간다. 직장인 임유진(가명·25)씨는 “대학 졸업 후 취업을 못 한 친구들은 연락이 끊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다들 힘든 상황인 걸 아니까 서운하더라도 이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들의 단절된 관계는 ‘불확실한 미래’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결혼은 다음 세대를 재생산하기 위한 제도인데 노동시장이 극도로 불안한 현 세태에서 청년들이 미래를 계획할 순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장기적 경기침체와 1인 가구 증가가 맞물리면서 사람들 간의 연결고리가 약해지는 사회를 ‘무연사회’라고 한다. 1990년대 일본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무연사회에서 벌어지는 극단적인 결과가 바로 고독사다.이는 비단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사회 전반적으로 공동체 의식이 낮아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6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 조사를 보면 한국은 네트워크의 질을 측정하는 ‘공동체’ 부문에서 최하위국가 멕시코(38위) 바로 앞인 37위를 기록해 최하위권에 속했다. 또한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도와줄 사람이 있다”고 답한 한국인은 75.8%로 OECD 평균인 88%보다 훨씬 낮은 수치를 보였다. 개인주의가 팽배해진 만큼 타인과의 연대의식은 더욱 느슨해졌다. 유럽은 사회 관계망을 회복하는 방법으로 ‘콜렉티브 하우스(공동체 주택)’를 고안했다.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은 아니지만, 여러 세대가 한 곳에 모여 사는 형태다. 20세기 초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등 북유럽을 중심으로 퍼졌다. 1인 가구가 보편화한 일본에는 ‘셰어하우스’가 있다. 방은 각자 따로 쓰되 거실과 부엌, 욕실처럼 공동 공간은 함께 사용하는 식이다. 치솟는 집값을 절약하는 동시에 혼자 남겨지는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다. ● 새로운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노력 한국은 각 지자체 중심으로 1인 가구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 고독사가 연달아 발생했던 부산시는 ‘1인 가구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또한,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통해 주민 네트워크를 강화하기로 했다. 서울 금천구는 1인 가구가 건강을 챙기는 데 소홀하기 쉽다는 점을 주목했다. 혼자 사는 청년들을 위한 간편한 조리법을 보급하는 등 ‘혼밥족 맞춤형 건강관리 종합대책’을 시행 중이다. 변화하는 가족 형태에 따라 새로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려는 시도다.단절된 관계뿐만 아니라 경제적 고립 역시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임스 퍼거슨 스탠퍼드대 인류학과 교수는 “불안정한 노동이 확산하고 가족이 해체하는 오늘날, ‘경제적 고아’들을 어떻게 끌어안을지 고민해야 한다”며 ‘기본소득’을 제안했다. 국가가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함으로써 1인 가구의 자립을 돕자는 취지다. 실제로 핀란드에선 올해부터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 중이다. 장기 실업자를 무작위로 선정해 560유로(약 73만원)씩 매달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1인 가구와 청년에 대한 정책이 지자체별로 수립·진행되면서 지역적 편차가 큰 편이다. 대학 졸업을 유예하고 2년째 취업 준비 중인 이지연(25)씨는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걸 느낀다”면서 “국가나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심리상담센터는 서너 달 대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착안해 고시생과 취업준비생이 몰려있는 서울 관악구에서는 ‘고시촌 마음건강지킴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김영란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청년 고독사를 개인 탓으로 돌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렇기에 “근본적 원인으로 꼽히는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고독사는 말 그대로 고독한 죽음이다.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이 지나도록 아무도 그들의 죽음을 모른다. 끝없이 경쟁을 강요하고,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사회에서 청년들이 과연 누구에게 손을 내밀 수 있었을까.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대형마트 생존법, 몰링으로 몰린다

    대형마트 생존법, 몰링으로 몰린다

    유통업계 규제 강화 움직임과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온라인 시장의 폭발적 성장 등으로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대형마트들이 체험과 전문성 등을 강조한 이색매장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기존의 상품판매 서비스만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 아래 백화점, 종합쇼핑몰 등 다른 오프라인 유통채널과 마찬가지로 전문성과 경험을 강조하는 ‘몰링’ 마트로 진화에 나선 것이다.가장 활발히 시도하고 있는 곳은 롯데마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해 서울 청량리점, 구로점, 중계점 등 15개 점포에 대한 리뉴얼 작업을 진행했다. 기존의 마트 매장에 분야별 전문 특화매장을 입점시켰다. 대형매장 안에 소규모 특화 매장을 구성함으로써 지역 특성에 따른 맞춤형 전문매장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는 현재 패션잡화 매장 ‘잇스트리트’, 자전거용품 매장 ‘바이크 라운지’, 완구 매장 ‘토이저러스’ 등 분야별 14종의 전문 특화매장을 운영 중이다. 새롭게 문을 여는 점포들은 체험에 더욱 집중했다. 롯데마트가 지난 4월 1만 3775㎡(약 4167평)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로 문을 연 초대형 매장 양평점은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1층을 파격적으로 상품 매장이 아닌 ‘어반 포레스트’라는 이름의 휴식 공간으로 꾸몄다. 이후 7월에 문을 연 서초점과 지난 15일 개장한 김포한강점에는 ‘그로서런트 마켓’이 들어섰다. 그로서런트란 식재료 구입과 요리, 식사를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복합공간을 뜻한다. 마트에서 고기, 해산물, 과일 등 식재료를 구입한 뒤 500~2000원의 조리비를 추가로 지불하면 즉석에서 재료를 조리해 준다.이마트는 여성 고객 위주였던 대형마트의 한계에서 벗어나 남성 소비자를 공략한 가전·키덜트 전문점 ‘일렉트로마트’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렉트로마트는 2015년 6월 일산 킨텍스점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에 1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 중 영등포점, 죽전점, 은평점 등 8곳은 이마트 내에 입점해 있다. 일렉트로마트는 가전이나 장난감 같은 상품 외에도 커피, 맥주 등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일렉트로바’, 남성 전용 미용실인 ‘바버샵’, 오락실 등이 있어 전문 매장에 체험형 콘텐츠도 함께 갖췄다는 설명이다. 이는 실제로 매출 견인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27일 경기도 부천 이마트 중동점에 일렉트로마트가 들어선 직후 한 달(10월 27일~11월 26일) 동안 중동점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으며, 특히 같은 기간 가전 관련 제품 매출은 766%나 뛰었다. 이마트 은평점의 경우도 지난 4월 21일 일렉트로마트가 들어선 직후 한 달(4월 21일~5월 20일) 동안의 점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특히 가전 관련 제품 매출은 187% 늘었다.홈플러스는 매장 옥상 등 유휴공간에 지역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풋살경기장 ‘풋살파크’를 전국 8개 점포에서 운영 중이다. 지난해 문을 연 홈플러스 서수원점 풋살파크는 1년 동안 1500여 회 이상의 대관이 진행돼 약 4만명의 시민들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이미 단순히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새로운 경험과 콘텐츠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대형마트의 정의를 바꾸는 시도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부주의로 신생아 바닥에 떨어뜨린 中 산후조리사

    부주의로 신생아 바닥에 떨어뜨린 中 산후조리사

    중국의 한 산후조리사가 부주의한 행동으로 신생아를 바닥에 떨어뜨려 공분이 일고 있다. 현지 언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16일(현지시간) 중국 옌지에 있는 한 산후조리원에서 일어난 이번 사건은 산후조리사가 아기가 실려 있는 카트를 다른 직원에게 밀다가 발생했다. 카트가 앞으로 넘어지면서 아기가 바닥에 그대로 떨어진 것. 아기는 태어난 지 19일밖에 되지 않은 신생아로 알려졌다.조리원 측은 “아기의 상태를 검사해 본 결과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합의하려고 했지만, 아기의 가족은 “산후조리원 측이 처음에는 이 사실을 숨기려고 했다”며 30만 위안(약 5200만원)을 보상금으로 요구한 상태다. 한편 영상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아기를 다룰 자격이 없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영상=People‘s Daily, China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급식 대신 햄버거 시켜주는 스페인 초등학교

    급식 대신 햄버거 시켜주는 스페인 초등학교

    급식시간에 피자나 패스트푸드를 시켜주는 학교가 있다면 학생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피자나 햄버거를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심각하게 전학을 고려할 만한 학교가 진짜로 있다. 스페인 말라가에 있는 에스테포나 공립학교.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 300여 명은 최근 급식시간에 버X킹 햄버거를 먹었다. "오늘 점심은 버X킹 햄버거!"라는 말에 학생들은 박수를 쳤다. 학교가 재학생 전원에게 햄버거세트를 사주면서 쓴 돈은 약 1200유로, 우리돈으로 약 163만원이다. 적지 않은 지출을 하면서까지 학교가 학생들에게 햄버거를 먹인 데는 속사정이 있다. 점심을 준비할 조리사가 없었기 때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학교에 배정된 조리사는 3명이다. 하지만 3명 중 2명을 채용하지 않아 조리사 1명이 300명 음식을 준비하느라 매일 혹독한 '나홀로 전쟁'을 치른다. 학생들이 햄버거로 점심을 때운 13일(현지시간)엔 학교의 유일한 조리사가 개인사정으로 결근했다. 학생들에게 점심을 주지 못하게 된 학교는 고민 끝에 인근 패스트푸드점 버X킹에 햄버거세트를 주문했다. 버X킹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지만 학부모들은 패스트푸드로 점심을 떼우게 하는 학교가 영 달갑지 않다. 재학생 학부모단체는 성명을 내고 "아이들에게 패스트푸드로 점심을 주는 건 반가운 일이 아니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학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부모단체에 따르면 학생들은 이미 두 번이나 점심시간에 외부에서 피자를 시켜 먹었다. 조리사가 출근하지 못한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한 학부모는 "학교가 정원에 맞춰 조리사를 두면 이런 일은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며 "이번 만큼은 학교에 강력히 시정을 요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라이프 톡톡] 집 냉장고 속 검은 봉지까지 단속… ‘불량식품 저승사자’

    [라이프 톡톡] 집 냉장고 속 검은 봉지까지 단속… ‘불량식품 저승사자’

    김형준(56)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관리과 서기관은 30여년의 공직생활 중 불량식품 단속 업무만 20년 가까이 한 식품위생직 베테랑이다. 그는 지난 6월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과 2015년 경북 문경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 등 굵직굵직한 국제행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해 ‘매의 눈’으로 식품 안전을 살핀다.# 식품 안전 사명감으로… 휴일에도 비상대기 그는 휴일에도 비상대기 상태로 지낸다. 언제, 어디서 식품사고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단속 현장은 후배들에게 물려줬지만 여전히 전국 합동단속 일정은 거의 대부분 그의 손을 거친다. 그는 오후 10시 이전에 퇴근한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그래서 ‘불량식품 저승사자’로 통한다. 김 서기관은 17일 “워낙 돌발상황이 많아 아내에게 휴가 일정을 잡아보라고 얘기한 적이 없다”며 “전국 120만개 업체를 쉬지 않고 점검해야 해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할 정도로 바쁘지만 국민 안전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이어 “격무에 시달리는 직원들을 보면 식품위생직 공무원 충원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고 덧붙였다. #1개월 추적해 노인들 등친 떴다방 일당 적발 노인들에게 큰 피해를 줬던 ‘떴다방’은 김 서기관 같은 베테랑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최근에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떴다방 조직원은 주로 10~15명 단위로 움직이는데 일정 기간 화장지 등 싼 물건을 제공해 노인들의 환심을 산 뒤 특정일을 정해 하루 동안 집중적으로 비싼 물건을 팔고 곧바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수법을 쓴다. 많은 인원을 동원해 일일이 안마를 해주거나 화장지를 주는 방법으로 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타나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 김 서기관은 “1개월 작심하고 추적해 제주도까지 가서 영업하던 일당을 적발한 경험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며 “적발 뒤 대부분은 마음을 고쳐먹지만 10억원을 추징당하고도 버젓이 식약처로 찾아와 ‘나름 고생해서 번 돈인데 왜 단속했느냐’고 따지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식당과 식품제조업소는 근로자 10인 이하 영세업체가 80%에 이른다. 5인 이하도 70%나 된다. 매일 모든 업소를 일일이 단속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업체 스스로 위생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교육을 해 준다. 지자체 위생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그의 업무다. 교육자료 상당수는 그가 직접 만들었다. 가족도 교육 대상자다. 김 서기관은 “집 냉장고에서 우연히 정체불명의 검은 봉지를 발견하면 아내에게 ‘영업정지’라고 지적할 정도로 일에 파묻혀 산다”고 웃으며 말했다. #유통기한·포장 살피고… 1399로 불량 신고를 불량식품은 수요가 있기 때문에 완전히 근절하기 어렵다. 인식이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위생적으로 만들었다고 여겨 제품 외관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식품을 사는 사례도 적지 않다. 김 서기관은 “어떤 제품에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려면 무조건 원료와 가공방법을 적어 놓은 제품 표시사항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며 “가공식품에 제품 표시사항이 없으면 가급적 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통기한과 제품 포장상태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길거리 조리음식은 먼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만든 건 아닌지부터 살펴야 한다. 김 서기관은 “불량식품 근절에는 제보가 큰 힘이 된다”며 “불량식품으로 의심되면 부정불량식품신고전화 ‘1399’를 꼭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프로야구] NC와 반 경기 차…3위까지 넘보는 롯데

    4위를 달리는 롯데가 3위 NC를 반 게임 차로 따라붙으며 6년 만에 시즌 3위 달성을 노리게 됐다. 롯데는 17일 사직에서 열린 KBO리그 SK와의 경기를 9-5 승리로 장식했다. 롯데는 75승(2무 61패)으로 NC(75승 2무 60패)에 0.5게임 차로 다가섰다. 1999년 팀 최다승과 타이를 이룬 롯데는 2011년 3위로 시즌을 마무리한 이후 2012~16년 ‘4위-5위-7위-8위-8위’로 중하위권을 맴돌았는데, 남은 6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다른 팀 성적과 무관하게 최소 5위로 ‘가을 야구’를 굳힌다. 시즌 초중반 기껏해야 7위에 머물던 롯데는 8월 중순 들어 반등하며 4위로 치고 올랐다. 조쉬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 박세웅, 송승준, 김원중이 5선발 체제를 안정적으로 이끈 덕이 컸다. 여기에 구원왕 부문 선두를 꿰찬 손승락(35세이브)까지 뒷문을 확실하게 잠그며 마운드를 탄탄하게 다졌다. 타석에서도 이대호(타율 .331), 손아섭(타율 .338) 등이 제몫을 다했다. 이날 경기에선 손승락이 빛났다. 6-5로 아슬아슬하게 앞서던 8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1과 3분의1 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9회초 무사 1, 2루 위기에 내몰리기도 했지만 후속 타자 세 명을 모조리 범타로 돌려세웠다. 손승락은 시즌 35세이브째를 기록하며 역대 롯데 선수 중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다. 경기 후 손승락은 “팬들 마음속에 있는 챔피언이라는 목표를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넥센에 15-14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지만 연속경기 두 자리 실점 KBO리그 신기록을 세웠던 NC는 넥센에 6-14로 패해 기록을 ‘6’으로 늘리며 미국프로야구(MLB) 기록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MLB에선 1929년 6월 19~22일 잇달아 두 자리 실점을 하며 전패를 당했던 필라델피아의 기록이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잠실에서는 LG가 4년 연속 10승째를 달성한 헨리 소사를 앞세워 한화에 8-1 완승을 거뒀다. 광주에서는 선두 KIA가 최하위 kt를 4-3으로 눌러 우승 매직넘버를 ‘7’로 줄였다. 대구에서는 두산이 홈런 6개를 쏘아올리며 삼성을 21-8로 꺾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꿈더하기·꽃할매네·함께살이 브랜드화… ‘감동복지 영등포’

    [자치단체장 25시] 꿈더하기·꽃할매네·함께살이 브랜드화… ‘감동복지 영등포’

    조길형 서울 영등포구청장의 사무실에는 ‘경천애인’(敬天愛人·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라)이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다. 그가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가보(家寶)라고 할 만큼 소중히 여기는 물건 중 하나다. 이러한 인연은 ‘한 사람의 구민도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는 구정 이념으로 이어졌다. 실제 발달장애인·노인복지로 대표되는 영등포구의 ‘감동복지’는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조 구청장은 지난 15일 구청장실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1971년 상경해 서대문에서 김 전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구민은 가족과 같다”고 강조했다. 1995년 영등포구의원으로 시작해 20여년 동안 구정을 챙긴 조 구청장이기에 구민을 향한 애정은 보다 진심으로 다가왔다. 특히 발달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서울 내 25개 구청 중 독보적이다. ‘꿈더하기’라는 명칭을 브랜드화해 2012년 ‘꿈더하기 베이커리’를 만들었고, 2013년 ‘꿈더하기 지원센터’와 ‘꿈더하기 카페’를 설립했다. 모두 발달장애인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시설이다. 지난해에는 발달장애인 대안학교인 ‘꿈더하기 학교’를 개관하고 이들의 사회적응 능력 향상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구에서 시간제 근로자(2년) 자격으로 직접 채용한 발달장애인도 45명에 이른다. 2년 계약이 종료된 장애인들도 구내에 있는 기업과 연계해 6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조 구청장은 취임 초인 2011년 이뤄진 발달장애인 부모들과의 첫 만남을 이렇게 회상했다.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모임인 ‘함께 가는 영등포장애인부모회’와 간담회를 가졌다. 발달장애인에 대한 구의 계획과 대책을 따져 묻는데, 꼭 청문회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많이들 답답해하는 게 느껴졌고 실제로 부모님들의 60%가 우울증을 앓고 있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더라. 발달장애인들이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어야 부모님들의 병도 나아진다고 봤고, 꿈더하기 사업을 진행했다.” 영등포구의 발달장애인 사랑은 대외적으로도 인정받았다. 지난 2월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제13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경영대전’에서 대상(복지서비스 분야)에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은 게 대표적이다. 조 구청장은 “한 분야에서 광역, 기초단체가 함께 경쟁한 가운데 받은 대상이라 더 뜻깊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설립된 ‘꿈더하기 협동조합’은 지난 5월 보건복지부에서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인증받았고, 현재는 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을 기다리는 중이다. 조길형호(號)의 지난 7년은 노인들에 대한 복지도 크게 향상시켰다. 현재 영등포구의 통계에 따르면 지역 내 만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13.6% 정도다. “100세 시대에 대비해 우리 주위의 인생 선배인 노인들을 위한 영등포만의 다양한 사업은 당연한 노력이고 상생할 수 있는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게 조 구청장의 설명이다. 할머니의 손맛으로 건강한 먹을거리를 만들어 파는 ‘꽃할매네 가게’는 영등포구만의 특색 있는 노인 일자리 사업이다. 2015년 양평동에 문을 연 1호점 ‘꽃할매네 주먹밥’에선 1년 만에 3만여개의 주먹밥을 팔았다. 수익금은 월급과 노인복지사업에 사용한다. 구는 기세를 몰아 지난해 말까지 신길동과 구청 청사에 2·3호점을 연달아 냈다. 특히 3호점에선 ‘꽃할매네 찬’이라는 이름으로 노인들이 직접 무말랭이, 연근조림, 소고기 장조림, 해초샐러드 등 10여 가지의 반찬을 팔고 있다. 할머니들이 조리부터 포장,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맡는다. 현재 꽃할매네 가게(1~3호점)에서 고용한 노인은 모두 45명으로 이들의 평균 나이는 70대다. 조 구청장은 “영등포에 사는 90살 이상 노인만 해도 1400명이 넘는데, 이 중 일자리를 가진 분은 10여명 정도밖에 안 된다. 거동만 불편하지 않다면 노인들이 일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노인들의 일자리가 확대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홀몸 노인을 위해서는 전국 최초로 ‘함께살이’ 사업을 시행 중이다. 함께살이 사업은 사회적 활동이 가능한 60~70대 홀몸 노인 200여명이 서로 의지하면서, 거동이 불편한 홀몸 노인의 말벗이 되고 밑반찬 배달 및 심부름을 하는 사업이다. 그 결과 많은 노인의 우울증이 치료되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는 게 조 구청장의 설명이다.노인 전용 할인카드인 ‘백세카드’ 사업도 호응이 뜨겁다. 65세 이상 노인들은 백세카드만 있으면 음식점과 이·미용실, 안경점, 사진관, 약국 등 구와 협약을 맺은 백세카드 으뜸업소를 방문해 5%에서 최대 5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현재 노인 1만 1000여명이 카드를 발급받았고, 으뜸업소는 470여곳에 이른다. 구는 노인을 공경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연차적으로 카드 발급을 3만 5000여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영등포구는 ‘다문화 도시’로도 유명하다. 2015년 행안부 통계에 따르면 서울 거주 외국인 40만 8083명 중 5만 7000명(14%)이 영등포구에 거주한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1위다. 인구 대비 외국인 비율을 나타내는 인구 집중도 역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조 구청장은 ‘공존의 시대’에 발맞춰 다문화 주민들도 따뜻하게 보듬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고, 실제로 그렇게 정책을 펼쳐 왔다. 지난해 7월 전국 기초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다문화지원과를 신설한 게 대표적이다. 이 외에 오는 11월 준공 예정인 다드림문화복합센터(지하 1층, 지상 3층)에도 한국어와 컴퓨터 교육을 위한 강의실이 마련된다. 다문화 가족의 한국 사회 적응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도 함께 조성할 예정이다.영등포구는 조 구청장이 당선되기 전인 2010년 전까지만 해도 집단 민원과 가두시위 등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으로 유명했다. 그 때문에 구청장실 옆에 쪽문을 만들어 따로 출입을 할 정도로 구청과 구민 간에 대립각을 세웠다. 구 자체가 경직되고 각박해지는 것은 당연했다. 조 구청장은 해답을 ‘현장행정’에서 찾았다. 7년 동안 이동한 거리만 18만㎞가 넘는다. “‘우문현답’(우리들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이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현장에서 내가 서 있는 자리가 근무지라는 마음으로 지내 왔다. 직원들에게도 ‘우선 현장에 가서 살펴봐라’, ‘전시행정이라는 소리를 듣지 말자’고 강조했다. 최근 심각한 주차난과 녹지공간 부족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한 ‘경부제3녹지주차장 완공’과 ‘신길중 설립’ 등도 현장에서 주민과 만나고, 주민이 소망하는 바를 고민했던 현장행정의 결과다. 그렇게 했음에도 내 이웃을 한 명이라도 더 많이 만나고 대화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든다.”말을 마친 조 구청장의 얼굴에는 아직도 아쉬움이 남아 있는 듯했다. 양복이 아닌 주황색 작업복을 입은 그는 다시 현장으로 향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골로프킨 대 알바레스, 12라운드 초접전 끝에 결국 무승부

    골로프킨 대 알바레스, 12라운드 초접전 끝에 결국 무승부

    카자흐스탄 국적의 게나디 골로프킨(35)과 멕시코의 사울 카넬로 알바레스(27)의 ‘진짜 세기의 대결’은 결국 비겼다. 이들은 1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협회(WBA)·국제복싱연맹(IBF)·국제복싱기구(IBO) 4대 기구 미들급(72.57㎏) 통합 타이틀전에서 12라운드 혈전 끝에 1-1 판정으로 경기를 마쳤다.3명의 채점관 중 한 명은 알바레스의 118-110 우세를, 다른 한 명은 골로프킨의 115-113의 우세로 판정했다. 마지막 한 명이 114-114의 채점표를 내놓으면서 결국 이 경기는 재대결을 기약하며 무승부로 끝이 났다. 이날 경기에서 19차 방어에 나선 골로프킨은 생애 첫 무승부 경기를 기록하며 통산 전적이 37승 1무 33KO가 됐다. 알바레스는 49승 2무 1패 34KO를 기록했다. 저돌적인 압박을 앞세운 골로프킨에 맞서 알바레스는 변칙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며 용호상박의 경기를 펼쳤다. 화끈한 난타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알바레스는 경기 초반 아웃복싱을 구사하며 맞불을 피했다. 알바레스는 코너를 돌면서 골로프킨의 빈틈이 보일 때만 인파이팅을 구사했다. 1∼4라운드까지 신중한 흐름으로 전개되던 경기는 5라운드에서 골로프킨의 오른손 훅이 알바레스의 안면에 적중한 이후부터 타격전으로 변했다. 6라운드에서는 종이 울리자마자 두 선수가 한 치도 물러나지 않고 서로 펀치를 주고받는 장면이 나왔다. 하지만 알바레스는 잇따른 펀치 컴비네이션에도 골로프킨이 흔들리지 않자 다시 외곽으로 빠졌다. 알바레스가 로프를 등지고 골로프킨의 펀치를 요리조리 피하면서 카운터 펀치를 노리는 장면이 계속해서 나왔다. 골로프킨은 알바레스를 코너로 모는 데는 성공했으나 연타가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8라운드와 9라운드에는 알바레스에게 카운터 펀치를 잇달아 허용했다. 10라운드에서는 알바레스가 선제공격에 나섰다.알바레스의 맞받아치는 펀치에 골로프킨이 순간적으로 휘청거리는 장면이 나왔다. 하지만 골로프킨의 기세는 그대로였다. 잽으로 다시 알바레스를 코너로 몰아붙이며 경기의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11라운드에서도 골로프킨은 압박의 강도를 높여갔으나 알바레스의 단단한 가드를 허무는 데 실패했다. 12라운드에서 알바레스는 거세게 나왔다.8연속 연타 능력을 보여주며 포인트를 쌓았지만,채점관들은 결국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하! 우주] 카시니 호, 토성 대기권에서 ‘산화’

    [아하! 우주] 카시니 호, 토성 대기권에서 ‘산화’

    -15일 21시 ‘죽음의 다이빙’ 으로 20년 미션 끝​ 미 항공우주국(NASA)의 토성 탐사선 카시니가 20년에 걸친 미션을 끝내고 15일 오전 7시55분(한국시각 15일 저녁 8시55분)께 토성 대기권으로 뛰어들어 최후를 맞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보다 83분 전 카시니는 토성 대기 속에서 유성처럼 불타면서 산화했다. 카시니가 마지막 보낸 라디오 시그널이 토성에서 지구 간의 16억 ㎞를 오는 데 83분이 걸리기 때문이다.  지구를 떠난 지 20년, 토성 궤도에 진입한 지 13년째를 맞아 20년에 걸친 장대한 토성 미션을 끝낸 카시니는 토성 대기권에서 산화함으로써 토성의 일부가 되었다. 카시니는 토성 대기와의 마찰로 불타기 전 ​2분 동안 토성 대기 성분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하는 최후의 미션을 완료한 후 전소되었다. 카시니가 마지막으로 보낸 영상은 토성의 빛이 닿지 않은 면을 찍은 사진으로, 이 사진을 전송한 후 45초 만에 전소되었다. 카시니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 위해 캘리포니아주 나사제트추진연구소에 모인 NASA의 전현직 연구원 1500여 명과 연구진들은 카시니의 마지막 신호가 전달된 뒤 박수를 치고 서로 끌어안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중에는 ‘페어 웰 카시니’를 읊조리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NASA가 카시니를 토성과의 충돌 코스로 틀어 토성 대기권에서 불태운 이유는 혹시 토성계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생명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 만약 카시니를 토성 궤도에 그대로 방치할 경우, 카시니에 있을지도 모르는 지구 미생물과 발전용으로 쓰던 플루토늄 방사성 물질이 토성계의 환경을 오염시켜, 혹시 존재할지도 모르는 토성계의 생명체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8년 동안 목성 궤도를 돌면서 미션을 수행한 NASA의 갈릴레오 탐사선이 2003년 9월 21일에 목성과의 충돌로 최후를 맞은 것도 같은 이유다.   카시니 호가 20년 전 지구를 떠날 때의 이름은 카시니-하위헌스로, 크게 NASA-ASI(이탈리아우주국)의 카시니 궤도선과 유럽우주국(ESA)이 합작한 하위헌스 탐사선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카시니는 이탈리아 출신의 프랑스 천문학자 조반니 카시니의 이름에서 따왔고, 하위헌스는 네덜란드의 천문학자이자 물리학자인 크리스티앙 하위헌스(흔히 호이겐스로 불림)의 이름에서 따왔다. 두 사람 공히 토성 관측에 큰 업적을 남긴 과학자로, 카시니는 토성 고리 사이의 틈인 카시니 틈과 위성 4개를 발견했고, 하위헌스는 타이탄의 발견과 함께 갈릴레오가 토성의 귀라고 생각했던 토성 고리가 토성 본체와는 완전히 격리된 고리임을 처음으로 밝혔다. 모두 38억 달러(한화 약 4조 2000억원)가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인 카시니-하위헌스 호는 1997년 10월 발사되어 7년의 비행 끝에 2004년 6월 30일 토성에 도착했다. 카시니-하위헌스는 토성 주위를 공전하는 탐사선으로는 최초이며, 토성을 방문한 기체로는 네 번째이다. 카시니-하위헌스는 토성까지 가기 위해 세 행성에서 중력도움을 받았다. 현재 인류가 가진 자원과 로켓으로 태양의 중력을 뿌리치고 나아갈 수 있는 한계는 목성 정도까지다. 카시니가 7년 만에 토성까지 날아간 것은 중력도움(gravity assist)이 결정적이었다. ​ 중력보조라고도 하는 이 중력도움은 영어로는 스윙바이(swing-by), 또는 플라이바이(fly-by)라고도 하는데, 한마디로 ‘행성궤도 근접 통과’로 행성의 중력을 슬쩍 훔쳐내는 일이다. ​즉, 탐사선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천체의 중력을 이용한 슬링 숏(slingshot;새총쏘기) 기법으로, 행성의 중력을 이용해 우주선의 가속을 얻는 기법이다. 행성의 입장에서 본다면 우주선의 엉덩이를 걷어차서 가속시키는 셈으로, 이론상으로는 행성 궤도속도의 2배에 이르는 속도까지 얻을 수 있다. 카시니-하위헌스는 지구를 출발해 1차로 금성의 중력도움으로 추진력을 받은 뒤 지구와 목성을 플라이바이하여 얻는 가속으로 토성에 도착했다. ​ 하위헌스 탐사선은 카시니에 탑재되어 토성까지 간 후 2005년 1월 본체에서 분리되어 토성의 최대 위성인 타이탄의 표면에 연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외부 태양계의 천체에 최초로 성공한 연착륙이다. 한편, 궤도 진입을 한 후 수명이 4년 정도로 예상되었던 카시니호는 그 3배가 넘는 13년 동안 294회 토성 궤도를 선회하면서 탐사를 계속했다. 지난 4월부터 토성 대기층과 고리 사이의 공간으로 뛰어드는 최후의 미션으로 22차례의 다이빙인 ‘그랜드 피날레’를 완료한 카시니는 마지막으로 9월 12일 오전 타이탄을 플라이바이하여 속력을 떨어뜨린 후 충돌 코스를 타고 이날 토성 대기권으로 뛰어든 것이다.  카시니의 주요 탐사성과 중에는 얼음 위성 엔셀라두스의 남극 지역에서 뿜어져나오는 물과 기타 물질로 이루어진 간헐천의 발견을 들 수 있다. 미션 과학자들은 이 간헐천의 존재가 엔셀라두스의 지각 아래 거대한 바다가 있다는 증거라고 보고, 그 바다에 어쩌면 생명체가 서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조심스레 내놓았다. 토성 최대의 위성 타이탄의 지표에서 액체 탄화수소로 이루어진 바다와 호수를 발견한 것도 카시니였다. 이는 지구 바깥의 천체에서 발견된 최초의 액체 바다로, 이 메탄 바다에 미생물이 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카시니의 새로운 발견 중에는 토성 위성 8개도 포함되어 있다. 그중 질량이 1000억kg보다 작은 두 개를 제외한 6개 위성에 이름이 붙었다. 다프니스, 아에가에온, 메토네, 안테, 팔레네, 폴리데우케스다. 발사 이후 20년 동안 지구-태양 간 거리의 약 50배에 달하는 70억km를 여행한 카시니-하위헌스가 보내온 데이터 양은 100GB급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 6개 분량(635GB)이다. ​ 이 자료로 현재까지 발표된 논문만 무려 3948건에 달하며, 카시니가 토성 대기에 진입하면서 실시간으로 보내는 자료가 전해지면 토성계에 대해 더 많은 연구 성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카시니 탐사를 이끈 사우스웨스트연구소의 린다 스필커 박사는 “카시니는 사라졌지만 남겨놓은 과학적 성과는 여전히 우리를 점령할 것”이라며 “평생 보내온 데이터 더미에서 우리는 수십년 간 새로운 발견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툭 하면 ‘방산 비리’… 국산 명품 무기 설 곳 잃는다

    툭 하면 ‘방산 비리’… 국산 명품 무기 설 곳 잃는다

    “이명박·박근혜 양대 보수 정부에 걸었던 기대가 컸던 만큼 방산인의 실망도 깊었습니다.” 2006년 방위사업청 개청 이면에는 방산비리를 근절하고 방산 경쟁력을 육성하겠다는 참여정부의 의지가 있었다. 그러나 방사청이 출범한 지 12년이 된 지금 방위사업 부실과 방산비리에 대한 국민적 의혹은 계속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리베이트만 없애도 국방예산 20%를 줄일 수 있다”며 방산업계를 품질 경쟁이 아닌 가격 경쟁에 치중하게 하는 최저가입찰제의 벽에 부딪히게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방산비리는 안보의 누수를 가져오는 이적행위”라며 대대적인 방산비리 수사를 정권 차원의 치적으로 삼기도 했다. 국내 방산업 전망이 어두워지자 주요 대기업이 방산업계를 떠나기도 했다. 삼성은 2015년 7월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과 삼성탈레스(한화시스템)를, 두산은 지난해 5월 두산DST(한화디펜스)를 각각 한화에 매각했다. 방산업계에선 정부가 자생적 방산생태계를 조성해 주진 못할 망정 자국의 방산업체를 비리집단으로 매도하는 곳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는 성토가 나왔다.방위산업은 정부가 지정한 방산물자를 포함한 무기체계 및 주요 비무기체계를 생산하거나 연구개발하는 산업을 일컫는다. 방산업체는 방산물자의 안정적인 조달과 엄격한 품질보증을 위해 정부로부터 지정받은 생산업체를 뜻한다. 방산업체뿐 아니라 그 협력업체, 무역업체, 시제업체 등 방산물자와 관련한 제조나 연구개발에 참여하는 방산 관련 업체와 피복·식자재 등 군 생활에 소요되는 물품을 납품하는 군납업체, 수입·수출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무역대리점(오퍼상) 등 방위산업의 영역은 광범위하다. 현재 국가 지정 방산업체는 95개, 방산관련업체는 6000~1만여개, 군납업체는 수만개, 무역대리점은 20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방위산업은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한 자본집약적 산업이기 때문에 연구개발부터 전략화까지 장기투자가 필요하고 자금 회수에도 장기간이 소요된다. 또한 국가가 유일한 국내 수요자로서 시장을 제한하고 첨단무기체계 도입 등 운영·유지비용도 국가 예산 규모에 영향을 받는 산업이다. 국가 안보를 담당하는 무기체계를 다루다 보니 고도의 신뢰성과 정밀성을 요구하는 첨단 과학기술 산업이면서도 일반제품 생산분야보다 실패 확률이 높은 산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각국은 방위산업을 단순한 기업의 이윤 추구를 넘어 국가 안보를 위해 지속 발전시켜야 할 필수산업으로 분류해 집중 육성해 왔다. 국내 방산업체도 이 같은 사명감과 애국심을 가져왔지만 최근 잇따른 방산비리로 인한 국민적 감정은 방위산업을 소모성 예산이자 부조리가 상존한다고 보는 부정적 인식이 만연해 있다. 1993년 김영삼 정부에서 시작된 ‘율곡사업’ 비리 수사는 30여년의 군사정권 동안 지속된 군 수뇌부들의 방산비리를 밝혀내며 국민적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1998년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미국 로비스트 ‘린다 김 사건’은 문민정부 시절 정·관계 인사에 대한 불법 로비 의혹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으며 방위산업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악화시킨 계기가 됐다. 지난 정부의 ‘통영함 사건’은 이 같은 방산업계에 대한 불신에 불을 붙인 격이었다. 신형 구조함이었던 통영함이 해외 도입 장비인 선체고정음탐기(HMS)와 수중무인탐사기(ROV)에 문제가 있어 인도가 지연되면서 2014년 4월 세월호 구조 현장에 투입되지 못해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해 10월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방산·군납 비리와 같은 불법행위는 안보의 누수를 가져오는 이적행위”라고 지적했고 한 달 뒤 정부는 1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한 대규모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을 출범했다.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의 기획으로 알려졌던 방산비리 수사는 전·현직 장성급 11명 등 77명을 기소하며 방산비리 액수를 약 1조원이라 발표했다. 그러나 통영함 납품비리 혐의로 임기 중 옷을 벗은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은 지난해 대법원 판결로 무죄가 확정됐다. 해군 해상작전헬기인 ‘와일드캣’(AW159) 도입사업비리 혐의를 받았던 최윤희 전 합참의장도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됐던 특전사 ‘뚫리는 방탄복’ 사건도 관계자가 잇따라 무죄를 받으며 당시 합수단의 무리한 수사가 있었다는 비판이 불거졌다. 과거 대형·권력형 국방비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만큼 비리 규모가 과장되거나 무리한 수사, 성과 부풀리기 등이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광공영 사건’처럼 무기중개상이 해외 무기 도입 과정에서 국군기무사령부 소속 군무원에게 뇌물을 주고 각종 정보를 빼내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사건은 대부분 해외 무기 도입과 관련한 ‘해외 무기 도입 비리 사건’으로 국내 방산업체의 ‘방산비리’와는 무관하다. 2015년 합수단이 발표했던 ‘방산비리 규모 1조원’도 합수단이 문제를 제기한 해상작전헬기 등 11개 사업의 총사업비를 합친 금액이었고 실제 소송가액은 1225억원, 그중 현재까지 대가성이 확인된 뇌물수수액은 2억 6200만원에 불과했다. 방산업체들은 국내 무기체계 연구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발 실패와 성능 미흡을 비리로 인한 사업부실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항변한다. 한국형기동헬기 ‘수리온’의 전력화 과정이나 K2 ‘흑표’ 전차의 파워팩(엔진과 변속기) 국산화 과정, K11 복합소총이나 K9 자주포의 개발 과정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국내 방산업체는 국산화에 중점을 둔 방위사업 추진원칙에 따라 개발사업이 대폭 증가하면서 사업관리 리스크도 커졌다. 그래서 기술부족 상황에서 개발실패에 따른 경험 축적과 구매예산 절감을 위한 과감한 시도를 국가적 차원에서 장려하는 ‘성실실패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그뿐만 아니라 방위산업 육성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지원도 절실하다는 의견이다.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개발한 K9 자주포는 터키, 폴란드, 핀란드, 인도와 성공적으로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추가로 북유럽 국가와 수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약 17조원 규모의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 T38C 대체용 종합 훈련시스템 도입사업(APT)에 참여하고 있는 T50A는 경쟁 기종들보다 뛰어난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세계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국산 명품 무기들이 국내에선 방산비리의 원흉으로 지적받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방산비리 척결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방위산업 육성’을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28일 국방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실제 압도적 비리 액수는 해외 무기 도입 과정에서 비롯되고 우리 자체 무기 비리는 크지 않다”며 “그럼에도 군 전체가 방산비리 집단처럼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정확한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10년 가까이 반복됐던 방산비리 수사가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한 것은 단순한 비리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산비리와 관련해서는 일벌백계해야 하지만 개발 과정의 성능 결함까지 비리로 몰아가는 것은 국력 낭비이자 국익 손실”이라고 말했다. 이제 다시 방산인들은 방산비리 척결과 방위산업 육성을 국정과제로 제시한 새 정부의 행보를 기대와 우려 섞인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백석예대 외식산업학부,농수산식품유통공사 청년 외식창업 프로젝트 ‘에이토랑’ 2년 연속 참가

    백석예대 외식산업학부,농수산식품유통공사 청년 외식창업 프로젝트 ‘에이토랑’ 2년 연속 참가

    백석예술대학교(총장 윤미란) 외식산업학부(학부장 정봉구 교수)는 aT센터(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레스토랑 창업 프로젝트인 ‘에이토랑(aTorang)에 2016년(백석예술대학교 외식산업학부 청년 외식창업 최우수상)수상에 이어 2회 연속 참가하였다. 이번 사업은 aT센터가 외식산업 관련 전공 대학생에게 외식분야 창업 기회제공을 목표로 시행되었다.백석예술대학교 외식산업학부 학생들은 외식경영 전공학생 7명(지도교수 김맹진)과 조리전공 6명(지도교수 임성빈)으로 팀을 구성하고 ‘해초밥상’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여 8월 28일부터 9월 30일까지 5주간 레스토랑을 운영한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아이디어로 로고를 만들고, 플랭카드와 배너, 리플렛, 테이블매트 등의 POP를 손수 디자인하였다. ‘해초밥상’의 메뉴는 해초와 해산물을 주재료로 한 해물 코리안 파스타, 해초파스타, 해산물 리조트, 해초백반 등으로 aT센터 직원들과 방문객 및 양재동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도교수와 학생들은 좋은 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4월초 완도군을 방문하여 식재료 생산현장을 살펴보고 외식산업과 어업의 협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기도 하였다.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부서장들과 함께 현장을 방문한 윤미란 총장은 “ 학생들이 외식산업전공의 지식과 실무능력을 실험해 보고 청년 외식창업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가해국 시민으로서 책임”…근로정신대 진실 밝힌 31년

    “가해국 시민으로서 책임”…근로정신대 진실 밝힌 31년

    14일 일본 미쓰비시 기업에 강제 동원된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31년째 활동해 온 일본인 2명이 광주시의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주인공은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의 다카하시 마코토(오른쪽·75) 공동대표와 고이데 유타카(왼쪽·76) 사무국장이다.이들은 1986년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이 12~14세의 어린 소녀들을 거짓말로 속여 일본에 데려간 뒤 돈 한 푼 주지 않고 중노동에 투입한 이른바 ‘조선여자근로정신대의 피해 사실’을 접했다. 이들은 당시 ‘학교를 보내 준다’는 말에 속아 항공기를 생산하는 미쓰비시중공업에서 17개월간 일했으나 일본 패전 2개월 후인 1945년 가을에 빈손으로 조국에 돌아왔다. 다카하시 대표 등은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뒤 “진실을 파헤치겠다”고 맘먹었다. 이어 도난카이 지진에 목숨을 잃은 6명의 유가족을 수소문하기 위해 1988년 처음 연고도 없는 한국 땅을 밟은 후 진상 규명에 매달렸다. 같은 해 12월 시민들의 성금을 모아 옛 미쓰비시 공장 터에 지진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비를 세웠다.1998년 11월에는 소송을 뒷받침하기 위한 지원 조직으로 ‘나고야 소송지원회’ 결성을 주도했다. 1999년 3월 1일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나고야지방재판소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되는 10년(1999∼2008년) 동안 피해 할머니들의 소송비와 항공료, 체류비를 지원하는 등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 회복과 피해 구제를 위해 노력했다. 명예 광주시민증을 받은 다카하시 대표는 “가해국의 시민으로서 불합리·부조리를 간과할 수 없었다”며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에게 웃음을 되찾아 드리는 것은 우리들의 책무하고 생각하고 승리할 때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근로정신대 피해 지원 일본인 2명 광주시 명예시민증 받아

    근로정신대 피해 지원 일본인 2명 광주시 명예시민증 받아

    14일 일본 미쓰비시 기업에 강제 동원된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31년째 활동해 온 일본인 2명이 광주시의 명예시민증을 받았다.주인공은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의 다카하시 마코토(高橋 信·75) 공동대표와 고이데 유타카(小出 裕·76) 사무국장이다. 이들은 1986년,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 중공업이 12~14세의 어린 소녀들을 거짓말로 속여 일본에 데려간 뒤 돈한푼 주지 않고 중노동에 투입한 이른바 ‘조선여자근로정신대의 피해 사실’을 접했다. 조선의 어린 소녀들은 당시 ‘학교를 보내 준다’는 말에 속에 항공기를 생산하는 미쓰비시중공업에서 17개월간 일했으나 일본 패전 2개월 후인 1945년 가을에 빈손으로 조국에 돌아왔다. 다카하시 대표 등은 이 같은 사실을 알게된 뒤 ‘진실을 파헤치겠다”고 맘 먹었다. 이어 도난카이(東南海) 지진에 목숨을 잃은 6명 유가족을 수소문하기 위해 1988년 처음 아무 연고도 없는 한국 땅을 밟은 후 본격적으로 진상규명에 매달렸다. 같은 해 12월 시민들의 성금을 모아 옛 미쓰비시 공장 터에 지진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비를 세웠다. 1998년 11월에는 소송을 뒷받침하기 위한 지원 조직으로 ‘나고야 소송지원회’ 결성을 주도했다. 1999년 3월 1일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나고야지방재판소에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해 재판이 진행되는 10년(1999∼2008년) 동안 피해 할머니들의 소송비와 항공료, 체류비를 지원하는 등 피해 할머니를 명예회복과 피해구제를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8년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끝내 패소하고 말았다.일본 내 사법적 구제의 길이 모두 막혔지만, 이들의 활동은 그치지 않았다. 2007년 7월부터 현재까지 매주 금요일 나고야에서 미쓰비시 본사가 있는 도쿄까지(왕복 720㎞) 이동해 미쓰비시의 진심 어린 사죄와 자발적 배상 촉구하는 시위를 ‘금요행동’을 387회째 계속하고 있다. 이들의 헌신으로 시작한 소송은 1·2·3차로 나눠 한국에서 다시 이어지고 있다. 근로정신대 피해자 5명이 제기한 1차 소송은 1·2심에서 모두 승소했으나, 미쓰비시의 상고로 대법원에 계류 중이고 최근 2·3차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승소했으나 미쓰비시 측이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명예 광주시민증을 받은 다카하시 마코토 대표는 “가해국의 시민으로서 불합리·부조리를 간과할 수 없었다”며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에게 웃음을 되찾아 드리는 것은 우리들의 책무하고 생각하고 승리할 때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프라이팬 없이 스크램블 에그 만드는 셰프…40초 만에

    프라이팬 없이 스크램블 에그 만드는 셰프…40초 만에

    미국의 한 요리사가 단 40초 만에 완벽한 스크램블 에그(scrambled eggs)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해 화제다. 최근 미국 북캘리포니아 출신의 미슐랭 스타 셰프 다니엘 패터슨은 유튜브 채널 푸드52(Food 52)와 요리책 ‘더 아트 오브 플레이버’(The Art of Flavor)를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스크램블 에그 조리법을 소개했다. 패터슨은 많은 동료들과 달리, 스크램블 에그를 만드는데 프라이팬을 사용하지 않는다. 크림이나 우유, 버터 또는 생크림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수란을 만드는 방법을 응용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해낸다. 그가 자신있게 설명하는 첫 단계는 바로 댤걀 4개의 노른자와 흰자를 체로 분리해 놓는 일이다. 그 다음 흰자를 제외한 노른자만 쳐서 휘젓는다. 이때 냄비에 물을 담아 끓이는 과정을 동시에 진행하는데, 물이 끓기 시작하면 소용돌이가 일기 시작할때까지 물을 시계방향으로 젓는다. 소용돌이가 생기면 소금 한 꼬집을 끓는 물에 넣고, 잘 섞어 놓은 노른자를 소용돌이 중심부에 붓는다. 그런 다음 냄비를 덮고 20초 동안 기다리면 된다. 20초가 흘러 냄비 뚜껑을 열면 계란은 이미 매듭 모양을 이루면서 수면 위로 떠올라있다. 체를 이용해서 스크램블 에그를 꺼내면 되는데, 계란이 갈라지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마지막으로 덜어낸 계란을 알맞은 접시에 담고 후추와 올리브유를 두르면 그럴싸한 아침식사 혹은 브런치가 완성된다. 그는 “팬을 사용하지 않고 스크램블 에그를 만드는 것은 내가 처음”이라며 “수란 조리시 사용하는 방법 덕분에 가장 빠른 시간내에 푹신한 식감의 계란을 맛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Daniel Patterson's Genius Boiled Scrambled Eggs from Food52 on Vimeo.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알바트로스’ 유병재 “나의 스무살은 우울했다” 진정성 넘치는 ‘공감’

    ‘알바트로스’ 유병재 “나의 스무살은 우울했다” 진정성 넘치는 ‘공감’

    tvN 알바청춘 응원기 ‘알바트로스’의 진정성이 눈길을 끌었다. 알바청춘을 대신해 아르바이트를 진행한 안정환, 추성훈, 유병재 세 명의 고정 출연진과 첫 게스트 정상훈의 고군분투가 이목을 사로잡은 것.13일 첫 방송된 ‘알바트로스’ 1회에서는 어제의 청춘들과 오늘의 청춘들이 첫 만남을 가졌다. 먼저 유병재와 정상훈은 키즈카페 아르바이트에 나섰다. 아이들이 도착하자 세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정상훈은 그동안 실전에서 갈고 닦은 육아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우는 아이를 부드럽게 달래고 다양한 목소리로 구연동화를 진행해 감탄을 일으켰다. 반면 비교적 아이들을 보는 데 서투른 유병재는 그들을 울리기 일쑤였으나 정상훈의 지원에 힘입어 아이들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 흐뭇함을 자아냈다. 땀이 마를 새 없이 온 힘을 다해 아이들과 놀아주는 이들의 모습은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한편 뷔페를 찾은 안정환과 추성훈에게는 각각 파스타와 스테이크를 조리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스테이크 코너에 손님들이 몰리자 추성훈은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서둘러 정신을 수습하고 스테이크를 내놓기 시작했다. 비교적 한산한 파스타 코너에서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던 안정환에게도 점점 주문이 밀려들었고, 둘 모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때때로 손님들의 주문을 놓치거나 헷갈리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숨 가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도 이들은 파이팅을 외치며 의지를 다잡는 등 주어진 아르바이트에 열성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출연진들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보여주기식 위로’보다 ‘공감’에 가까웠다. 돌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는 것부터 칭찬 한마디에 힘을 내는 것까지 알바청춘의 하루를 고스란히 체험한 것. 실제로 유병재와 정상훈은 알바청춘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 연예인으로서가 아니라 친구처럼 다가가 그의 꿈과 고충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 진정성을 더했다. 특히 유병재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알바청춘에게 “나의 스무 살은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해 우울한 시기였다. 반면 너는 1년 넘게 일하며 하고 싶은 일을 찾은 것 같아 멋있어 보인다”라고 경험에서 나올 수 있는 따뜻한 위로를 전해 공감을 자아냈다. 유병재, 정상훈은 물론 알바청춘 모두 특별한 하루에 감사하다며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한 것. 방송 말미에서는 뷔페에 150명의 단체 손님이 방문한다는 소식이 안정환과 추성훈을 당황하게 만들고, 그와 관련해 긴박한 상황이 연출돼 다음 회에서도 이들의 고군분투가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안정환과 추성훈이 만날 알바청춘의 모습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또한 가수 이승환이 두 번째 게스트로 출연해 빵집 아르바이트에 나서는 모습이 등장해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tvN ‘알바트로스’는 어제의 청춘 형님들이 요즘 아르바이트 청춘들의 하루를 대신하고 그들의 꿈, 고민, 일상을 들여다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안정환, 추성훈, 유병재 세 명의 고정 출연진과 매회 달라지는 게스트가 두 팀으로 나뉘어 청춘들의 아르바이트 하루를 대신한다. 육체노동부터 감정노동 아르바이트는 물론 두뇌와 재치가 필요한 아르바이트까지 다양한 일거리에 도전하는 열혈 형님들의 알바대행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매주 수요일 밤 9시 30분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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