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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암식품 알고 먹어야 ‘약’

    암에 대한 두려움이 큰 탓일까. 시중에 항암식품이 넘치고 있다. 더러는 치료 효과를, 더러는 예방을 내세우지만 그대로 믿을 수 없어 고민스럽다. 주변에 넘치는 암 관련 식품 중 의학적 근거가 있는 것은 무엇이며, 무엇이 어떻게 좋을까? ●암과 음식 전문가들은 암의 35%가 음식과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이런 관련성을 뒷받침하는 예가 바로 대장암과 유방암. 이들 암은 육류와 지방섭취가 많은 북미나 유럽국가에서 현저히 발생률이 높은 반면 곡류와 야채가 주식인 남미와 아시아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낮다. 최근의 연구에서도 과일 및 채소 섭취량과 특정 암 발병률이 반비례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지난 91년부터 하루에 과일과 야채를 다섯 차례 이상 섭취함으로써 암은 물론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자는 캠페인을 벌여 현재 미국인 36%가 참여하고 있으며,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2002년부터 보다 다양한 야채와 과일을 더 많이, 더 자주 섭취하도록 하자는 취지의 ‘Savor the Spectrum’ 운동을 펴고 있기도 하다.NCI는 40여 종 이상의 식물성 식품에서 암예방 효과를 확인했으며, 마늘·콩·생강·양배추·브로콜리·토마토 등이 대표적인 식품이라고 밝혔다. ●항암식품 지금까지 확인된 화학 암 예방제로 식물에서 유래된 화합물은 ▲대두의 제티스틴 ▲양배추의 인돌-3-카비놀 ▲녹차의 EGCG ▲브로콜리의 설포라펜 ▲적포도 껍질의 레스베라트롤 ▲토마토의 붉은 색소 라이코펜 ▲카레의 색소인 커큐민 ▲생강의 진저롤 등이다. 녹차의 EGCG와 토마토의 붉은 색소인 라이코펜은 세포에 축적되는 활성산소종을 제거,DNA 손상을 막는다. 흡연 후 녹차를 마신 사람은 흡연 후 커피를 마시는 사람보다 염색체가 훨씬 적게 손상된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하버드대 연구팀이 지난 95년 성인 남성 4만 8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토마토소스가 들어 있는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그룹은 일주일에 적어도 두번 이상 토마토소스가 함유된 음식을 먹는 사람들보다 최고 34%나 높은 전립선암 발병률을 보였다. 토마토의 라이코펜은 단백질 및 섬유소와 강력히 결합하고 있어 토마토를 날로 먹어서는 충분한 양을 취하기 어려우나 조리를 하면 라이코펜이 분리되어 쉽게 흡수된다. 마늘의 아릴설파이드, 양배추의 인돌카비놀과 브로콜리의 설포라판, 호두의 엘라직산 등도 발암물질의 대사 활성화를 억제하거나 해독을 촉진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또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캅사이신은 위암 유발물질의 대사활성을 억제하며, 적포도주는 암세포 증식에 필수적인 새로운 혈관 형성을 억제해 암세포를 죽인다. 포도, 콩, 생강, 로즈마리, 당근, 카레 역시 암세포 증식에 필요한 혈관 생성을 억제해 암세포의 증식을 차단한다. ●항암식품의 순기능·역기능 당근, 호박, 감, 피망 등에 들어있는 베타카로틴은 대표적인 항산화제로 노화방지 및 항암효과가 탁월하다. 딸기나 토마토, 수박 등의 붉은 색소인 라이코펜은 베타카로틴보다 10배나 강력하게 암세포를 억제하는 항산화물질이 풍부하다. 그러나 흡연자가 베타카로틴을 복용하면 오히려 폐암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흡연이 라이코펜을 제외한 대부분의 식물성 항암물질의 성분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동물성 식품이라고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갑오징어 먹물 스파게티는 뮤코 다당류가 풍부해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 고등어 같은 등푸른 생선은 두뇌작용을 활성화시키고 동맥경화와 암을 예방하는 DHA(도코사헥사민산)와 EPA(불포화지방산)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암 예방 식이요법 ▲식도암·위암 ▲브로콜리:당근, 단호박 등과 함께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가 풍부해 점막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고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환원시킨다. 특히 비타민C는 위암을 일으키는 니트로소아민을 무력화해 암을 예방한다. 올리브유에 살짝 데쳐 먹으면 흡수율이 5배 가량 높아진다.▲양배추:점막 재생을 돕고 출혈을 방지하는 비타민U,K가 풍부해 위궤양 치료에도 탁월한 효과를 낸다.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가 항산화 효과를 보이며, 인돌, 스테롤 등 항암물질도 갖고 있다.▲레티놀(동물성 비타민A):닭이나 소의 간, 장어, 치즈, 버터 등에 많이 들어있다. ▲대장암 ▲사과:사과 껍질에는 펙틴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를 예방하고 장 속 유산균 증식을 돕는다.▲식이섬유 식품:고구마, 감자, 버섯, 해조류, 콩도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요구르트:유산균이 변비를 예방, 배변을 도와 장 속의 발암물질을 빨리 배출하게 하고 장에서 발암물질이 생기는 것도 줄여준다.▲등푸른 생선:고등어 등 등푸른 생선에 많은 DHA와 EPA가 암 발생을 억제하며, 암세포의 증식과 전이를 억제한다. ▲간암 ▲버섯류:버섯의 다당류가 면역기능을 높이나 물에 잘 녹으므로 음식을 만들 경우 국물까지 모두 먹는 것이 좋다.▲과일:키위나 레몬에는 항산화작용과 콜라겐 합성에 중요한 비타민C가 많아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된장:간의 해독작용을 돕고 간에 축적된 발암물질을 신속하게 배출시킨다. ▲폐암 ▲올리브유:폴리페놀, 올레인산, 비타민E가 풍부해 폐암과 동맥경화 예방에 좋다.▲토마토:비타민C, 라이코펜,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항암효과가 좋다. 특히 붉은 색소인 라이코펜은 흡연자의 폐암 발생을 억제해 준다. 올리브유에 살짝 데쳐 먹으면 흡수율이 훨씬 좋다.▲순무:유황화합물인 아이소타미노사이안산염이 폐암을 예방한다.▲엽산과 비타민B12:폐암으로의 진행을 막는다. 닭, 소의 간, 돼지고기, 시금치, 감자, 콩, 아스파라거스, 브로콜리, 굴, 꽁치 등에 많다. ▲유방암 ▲콩: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식물성 호르몬인 아이소플라본이 많아 유방암과 골다공증, 남성의 전립선염을 예방한다.▲브로콜리:비타민C와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유방암 등의 예방효과가 있다.▲토마토:폐암, 유방암을 억제하며,100g 열량이 20㎉밖에 되지 않아 다이어트에도 좋다. ■ 도움말 서영준 서울대약대 교수,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5월 가정의 달 맞아 관련서적 봇물

    사회가 메마르고 각박해질수록 그 소중함이 빛나는 건 가정이요 가족이다. 내가 실패를 해도, 사회로부터 따돌림을 당해도,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가정이 아닐까. 자고 나면 생활고로 인한 자살, 부모·형제를 해하는 패륜범죄 소식이 마음을 얼어붙게 하지만, 그래도 지친 현대인의 마지막 피난처는 여전히 가정이다. 아버지, 어머니, 아내와 남편, 그리고 아이들. 무심코 지내다가도 이때쯤이 되면 한번쯤 자신을 둘러싼 가족을 돌아보게 된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가족, 가정의 소중함, 가족의 진정성을 주제로 한 책이 많이 나왔다. 먼저 사랑합니다, 내게 하나뿐인 당신(옹기장이 펴냄,1만800원)은 ‘미치도록 사무치고 그리운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담은 책이다. 기억의 주인들은 김수환 김점선 손숙 이윤택 이철수 이홍렬 장경수 정동영 주철환 최완수 최윤 한승원 홍신자 등 13인. 성직자에서 소설가, 화가, 방송인, 정치인까지 다양하다. 순종과 반항, 조화와 갈등이 점철된 기억의 스펙트럼 또한 모두 다르지만, 결국 이야기의 매듭은 ‘지금의 나를 키운 것은 어머니, 혹은 아버지’라는 것이다. 소설가 한승원의 아버지 기억은 폐부 깊숙이 찌르는 ‘통회(痛悔)’의 기억이다. 고교 졸업후 시골 아버지를 도와 농사와 바다일을 하던 그는 ‘머슴살이’하듯 살림살이를 이끌었다. 살림이 어려웠던 그때 아버지는 이발비도 주지 않고 직접 가위로 아들의 머리를 잘라 주었다. 거울에 비쳐본 모습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웠던지, 그는 울분이 끓어올라 바리캉으로 머리를 밀어버렸다. 한데 후일 아버지 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그를 통회케 한 것은, 호통 한마디 없이 민머리를 하고 있는 아들을 애써 외면하시던 모습이었다. 한승원은 ‘부부간에 생이별을 하게 되면 환장하게 좋은 일들만 새록새록 떠올라 목 놓아 슬피 울고, 부모 자식간에 생이별을 하게 되면 궂은 일들만 굽이굽이 떠올라 통회(痛悔)하면서 운다.’고 했다. 글 속의 저자들은 기억도 가물가물한 코흘리개 아이가 되기도 하고, 반항하는 사춘기 소년 소녀가 되기도 한다. 부모는 글만 겨우 깨우친 무학의 부모이기도 하고, 지식인 아버지, 손 귀한 집안의 외며느리 등 다양하지만,‘자식’이라는 나무에 거름을 주며 성장하도록 이끈, 빛나는 가르침을 준다. 열두 편의 가슴시린 편지(행복공작소 펴냄,9500원)는 가난한 시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이들의 애틋한 기억을 모은 책이다. 작고한 동화작가 정채봉, 시인 도종환, 조류학자 원병오, 부총리를 지낸 한상완 등 12명이 ‘아들의 아버지’‘딸의 아버지’‘딸의 어머니’‘아들의 어머니’에 대한 가슴 시린 사연을 풀어놓았다. 고국의 자식을 버리고 일본에서 가정을 이루어 살다가 세상을 하직한 아버지 유해를 10년 만에 모셔오며 “아버지 가십시다…. 이제 바지게를 받쳐 두시고 어머니와 함께 손을 모아달라.”고 외치는 정채봉. 아들 시집 출판기념회에서 분단시대의 굴곡진 삶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아들을 키워낸 이야기를 풀어냈던 농사꾼 아버지의 연설이 가슴을 쳤다는 시인 도종환. 각기 사람과 사연은 다르지만, 그 참혹한 가난의 강을 건너게 했던 힘이 어디에 있었는가를 알게 해주는 이야기들이다. 두 책이 과거의 기억을 통해 가족의 진정성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면 모녀지정(김선미 지음, 북라인펴냄,9000원)은 이 시대의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있는 그대로 조명한 책이다. 가정과 사회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커지고, 예전처럼 어머니가 딸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보상받으려 하지도 않고, 딸도 어머니처럼 살지 않겠다고 애써 벼르지도 않는, 요즘의 모녀는 한결 부드럽고 편안한 관계다. 책에서 소개하는 20인의 어머니와 딸은 이같은 우리시대 모녀관계를 크로키하듯 발빠르게 그려나간다. 페미니스트 사회학자 조한혜정과 딸 전주원, 연극배우 박정자와 딸 이연수, 발레리나 강수진과 어머니 구근모 등. 처한 상황은 달라도 이들 어머니와 딸들의 모습은 우리의 일상속에 그대로 투영되고, 종종 잊고 살지만 문득문득 깨닫는 것이 바로 모녀지정임을 일깨워준다. ■ 가족의 소중함 일깨우는 기타 책들 가족의 비밀(세르주 티스롱 지음, 정재곤 옮김, 궁리 펴냄) 가족간에 존재하는 비밀이 어떤 것이며, 비밀이 어떻게 드러나는가,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정신분석학자의 분석을 통해 들여다본 책이다. 가족의 비밀은 아이에게 큰 좌절감을 안겨주며, 세대에 걸쳐 이어지면서 성장·대화·정신장애를 겪게 하기 때문에, 비밀이 생겨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9800원. 불량가족, 희망여행을 떠나다(대니얼 글릭 지음, 정명진 옮김, 세종서적 펴냄) 마흔다섯살에 상상치도 못한 이혼을 당하고 형이 암으로 사망하는 사건을 겪은 가장이 아이들과 함께 150일간 희망을 찾아 세계 생태여행을 떠난다. 아빠와 아이들은 지구 곳곳에서 위기에 처한 희귀동물들이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잃어버렸던 대화를 되찾고, 아내와 엄마를 이해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아빠의 따뜻한 시선 속에 아름다운 홀로서기를 시작한다.1만500원. 아버지 자리찾기(자녀사랑을 실천하는 아버지 모임 엮음, 뜨인돌 펴냄) 가정이라는 소중한 울타리를 지키기 위해 아버지들이 놓치고 있는 것들을 일깨워준다.‘아이를 안을 때는 왼쪽가슴으로 안자’‘한 달에 한 번씩 영화나 연극 등 문화생활을 함께 즐기자’‘서로 등을 밀어주자’ 등 약간의 의지만 있으면 실천할 수 있는 제안들을 담았다.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씨줄날줄] 동물의 사랑/이용원 논설위원

    동물도 인간의 부부처럼 1대1 사랑을 지속하면서 때로는 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까. 우리 사회에서는 전통적으로 잉꼬·원앙새 등을 부부애가 지극한 동물로 인정했다. 그래서 신랑·신부에게 원앙새 인형 한쌍을 선물하는가 하면 금실 좋은 부부를 보통 잉꼬부부라고 부른다. 동물생태학에서도 새 종류는 대부분 특정상대하고만 짝짓기를 하며 새끼도 함께 키우는 것으로 판단, 한때는 조류의 90%가 일부일처제를 유지한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왔다. 반면 포유류는 일부일처를 택하는 종(種)이 극히 드물어 많아야 여나믄 종에 불과한 것으로 보았다. 새들은 과연 정숙할까. 그 신화는 10여년전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최근 나온 연구 결과들은 새들도 ‘외도’를 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예컨대 갈매기는 동물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일부일처주의자로 꼽혀왔다. 한번 짝을 맺으면 갈라서지 않는 것은 물론 암수가 ‘가사’를 공평하게 나눠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에서 행한 연구의 결과를 보면 갈매기 네쌍 가운데 한쌍이 1년만에 이혼한다고 한다. 원앙새·잉꼬가 바람둥이라는 사실은 진즉에 밝혀졌다. 이처럼 ‘정숙한 조류’라는 신화가 무너진 까닭을, 최재천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연구기법의 발달 때문이라고 밝혔다. 예전에는 망원경 등으로 새의 행동반경을 관측하는 것이 연구활동의 주류여서 암수의 다정한 모습만을 볼 수 있었지만,‘DNA 지문검사법’을 도입해 보니 같은 둥지에서 부화한 새들에서도 아버지가 다른 사례가 많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며칠전 서울대공원 사자 우리에서 수사자가 암사자를 물어죽이는 사건이 일어났다. 공원 측은, 수사자들이 한 수사자를 집단 공격하자 암사자가 이를 막으려다 변을 당했다면서 숨진 암사자와 공격 받은 수사자는 4년여동안 부부생활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사자 사회에서는 힘센 수사자가 무리에 속한 암사자를 모두 거느리므로 암사자가 정절을 지키고자 기존의 ‘남편’과 함께 대항하는 일은 없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원인을 ‘남편을 위한 희생’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 동물학자들의 견해이다. 그런데도 이 가련한 순애보를 믿고 싶어지는 까닭은, 우리 사회에서 무너져가는 부부간의 순결을 동물세계에서나마 확인하고픈 마음에서이리라.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탈모증 ‘노르드법’ 따라 男7종·女1종으로 분류

    탈모증 ‘노르드법’ 따라 男7종·女1종으로 분류

    심 박사는 최근 들어 여성형 탈모증이 느는 것도 중요한 경향이라고 언급했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여성도 탈모증으로 인한 대머리가 있다. 역시 유전적 소인이 강하며 원인은 체내의 남성 호르몬이 작용한 결과로 보는 것이 정설이다. 보통 20대 중반부터 탈모가 서서히 진행되나 유형은 남성과 달리 앞 이마선 부위의 모발은 유지되는 대신 머리 윗부분인 두정부에서 탈모가 일어난다. 치료제로는 미국 FDA가 공인한 미녹시딜이 유일하다. 민간요법으로 사용하는 해조류나 검은 콩, 검은 깨 등의 섭취가 탈모 억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지만 치료 효과는 검증된 것이 없다. 일반적으로 적용하는 탈모 유형은 노르드 분류법(그림)에 따라 남성 탈모증은 7종 12유형, 여성 1종으로 구분하며 이런 유형 구분이 치료에 활용되기도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열린세상] 민주노동당은 왜 위기에 빠졌나/이광호 前 진보정치 편집위원장

    “현재 민주노동당의 상태는 총체적 위기 상황이며 안이한 현실인식과 위기의식의 빈곤이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노회찬 의원이 최근 진보정치연구소 주최로 열린 민주노동당 의회진출 1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말한 내용이다. 그는 앞으로 민주노동당 지지율은 ‘8% 수준’으로 하향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실제로 최근 조사된 정당 지지율을 보면 민주노동당은 한자릿수(TNS 9.2%, 리서치앤리서치 9.1%)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20% 수준까지 육박했던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율의 거품이 빠지는 중이다. 국민의 기대치와 당의 부족한 역량에 대한 실망 사이의 차이만큼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주요인사들은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할까.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것은 기아차·부산항운노조의 취업 비리와 민주노총의 대의원대회 파행 등 최근에 벌어졌던 실망스러운 노동조합 활동이다.(권영길·단병호·심상정 의원, 주대환 정책위의장) 권영길 의원은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여론을 들어 보면 최근의 노조 사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매우 높은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과 민주노동당이 한 몸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노동당도 기존 정당과 다를 게 없다.’는 대중적 실망이 당에 등을 돌리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한다. 단병호 의원은 이와 관련해서 “노조의 잘못이 당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외부 변수를 주요 원인으로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당이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주체적 문제의식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당의 잘못이란 무엇일까. 주대환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의 분석이다. “그동안 나타났던 비교적 높은 지지율은 민주노동당의 독자적 매력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 아니라, 기존정당들이 싫어서 우리를 지지해 준 일종의 반사적 성격이 컸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당이 민생 문제를 상대적으로 등한시한 채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에 당력을 쏟는 것 같은 행보가 대중으로부터 당을 멀어지게 했다.” 심상정 의원은 “지난해 국감 이후 당의 활동 과정에서 적지 않은 정책적 혼선이 초래됐기 때문”이라며 대표적 사례로 독도 문제에 대한 대응을 꼽았다. 심의원은 또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의 경우 정당 내부의 문제점을 지도부 교체과정을 통해서 (대중적 비판에) 부응한 반면 민주노동당은 그러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단병호 의원은 “국민은 민생 문제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데 민주노동당이 지난 1년동안 국민에게 민생 문제를 제대로 쟁점화하거나 해결하는 데 인상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지지율 하락의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런 현상들 이면에 보다 근본적인 민주노동당의 취약점이 있다. 그것은 제3당으로서, 미래의 제1야당과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으로서 전략적 사고와 비전의 부재다. 이와 함께 정당 내부의 비생산적 정파 갈등도 문제다. 노회찬 의원은 이와 관련해서 “위기의 핵심적 실체는 발전전략의 부재이며 당은 지금 구체적인 목표와 자체 동력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바람과 조류에 따라 표류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좀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당이 소수의 한계를 조직적으로 돌파하기 위한 전략을 가지지 못한 채 가두동원식 정치에 보다 많이 의존하고, 노동자·서민 정당으로서의 정책을 구체화하는 기획이 없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심상정 의원)라는 얘기다. 부유세·사회복지·고용 같은 주요한 의제를 사회적인 쟁점으로 만들어내고, 이를 노동자·서민의 편에 서서 일관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주체로서 당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신뢰의 중심’으로 노동자·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시기를 놓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현재의 소수에서 미래의 다수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핵심을 취하지 못한 것이다. 거품이 빠지면 실체가 드러난다. 민주노동당이 1년을 맞아 스스로 찾아내고 있는 반성과 성찰이 노동자·서민의 희망을 되살리는 당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광호 前 진보정치 편집위원장
  • [알뜰살뜰 정보]

    ●롯데마트는 가정의 달을 맞아 5월5일까지 ‘제 3회 롯데마트 어린이 미술대회’를 연다.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가 8절지에 직접 그린 그림을 행사기간 동안 점포를 방문해 응모하면 심사를 통해 모두 1600여명에게 유럽 여행상품권 등 푸짐한 경품을 제공한다. ●갤러리아백화점 콩코스점은 5월5일 어린이를 데리고 온 소비자들 가운데 선착순 100명에게 해리포터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의상을 입은 코스튬 플레이어가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즉석 기념 촬영과 함께 풍선과 사탕을 증정한다. ●신세계 이마트는 26일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단지내 에어조이 지하 1층에 74호점인 인천공항점을 열었다. 인천공항점은 매장 면적 1140평, 주차대수 480대 규모로, 주변의 다른 소형 할인점과는 달리 가전매장과 즉석 조리, 패션 및 문화용품을 대폭적으로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롯데백화점은 환경운동연합과 한국조류보호협회, 환경재단 등 환경단체들과 공동으로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과정으로 ‘제2기 롯데 어린이 환경학교’를 진행한다. 대상은 수도권내 거주하는 초등학생 4∼6학년으로 5월5일까지 홈페이지(www.lotteshopping.com)를 통해 접수받아 모두 110명을 선발한다. ●CJ홈쇼핑은 30일 오후 4시부터 40분 동안 ‘베니건스 패밀리 식사권’을 30% 싸게 판다.‘실버 식사권(4∼6인용)’은 7만 9000원. 여기에 스테이크와 립 및 시푸드 중 하나를 추가할 수 있는 ‘골드 식사권(5∼8인용)’은 9만 9000원이다.41가지 메뉴에서 골라 먹고, 디저트 식사권도 덤으로 받는다. 유효기간은 4개월. ●CS클럽(www.csclub.com)은 ‘2005 어린이 날 우리 아이 사랑 선물 대전’을 열고 장난감 등을 최고 70%까지 싸게 판매한다. 행사 상품은 전자축구게임 필통(1만 5000원), 자석칠판(2만 8100원), 키보드럼(8만원), 가베풀세트(35만 8000원) 등이다. ●인터파크(www.interpark.com)는 1일까지 장난감과 건강용품을 싸게 파는 ‘뭘 걱정하세요 인터파크가 있는데’를 진행된다. 인라인·자전거·게임·의료·아동도서 등이 최고 75%까지 저렴하다. 어버이날인 8일까진 안마기, 건강매트, 찜질기, 비데 등도 40% 싸게 살 수 있다. ●이마트몰(www.emart.co.kr)은 새탄생 축하 경품행사를 개최,4일까지 매일 80∼90명씩을 추첨해 장난감 KTX고속열차 등을 10분의 1가격인 6240원에 판매한다.15일까진 8만원 이상 구매하면 3000원짜리 할인쿠폰을 주고, 매일 한명씩 추첨해 캐논디지털 카메라, 베니건스상품권 등도 나눠준다. ●디앤샵(www.dnshop.com)은 어린이날을 맞아 ‘9900원 선물전’을 마련, 각종 블록과 장난감 등 완구류 40여종과 ‘재미있는 영어유치원’ 등 교육용 비디오테이프를 판매한다. 클레욜라토이, 레고도 최고 85%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아이세이브존(www.isavezone.com)은 음식물을 인터넷으로 구입한 뒤 맛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돌려보내는 무료시식 기획전을 마련한다. 건강보조식품인 글루코사민, 생식과 선식은 물론 김치·게장·고등어 등 반찬류와 신품종 감귤인 탐라향(3㎏ 5만 3000원)도 시식 후 반품이 가능하다.
  • 고성&아산, 충무공 구령맞춰 야야호호

    고성&아산, 충무공 구령맞춰 야야호호

    변함없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존경받는 위인이다. 온갖 시련을 겪고 풍전등화의 조국을 구한 영웅으로, 세계 최초의 철갑선 거북선을 고안한 발명가로, 어린이들의 영원한 우상이자 어른들도 전략가로서 공의 리더십을 본받고자 한다. 독도와 역사왜곡 등 일본의 도발로 민족의 감정이 상한 요즘, 공의 나라사랑에 새삼스럽게 옷깃을 여미게 된다.28일은 충무공 탄신 460주년 기념일. 충남 아산과 경남 고성의 당항포 등 전국에서는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다. 어린이에겐 역사체험과 한민족 자긍심을 심어주기에도 좋다. 왜적을 수장시킨 공의 발자취를 따라 아산과 당항포로 떠나보자. 고성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아산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고성 고성읍에서 14번 국도를 따라 10여분 가면 나오는 곳이 배둔. 여기서 오른쪽으로 4㎞쯤 가면 당항포가 나온다. 현지 노인들은 당항포보다 ‘속싯개’로 더 많이 부른다. 꼬불꼬불한 들길과 야트막한 산을 넘어 언뜻언뜻 파란 바다가 길게 보인다. 국민관광지란 이정표가 잘 돼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마산에서 같은 국도로 오면 30여분 걸린다. 햇살에 힘이 느껴질 만큼 봄볕이 짙다. 아지랑이처럼 흐릿한, 강인듯 싶은 좁고 긴 S자형 해안선이 따라온다. 차창을 열었다. 시원한 바닷바람에 청량감이 든다. 바다와 거의 같은 높이의 도로여서 찰랑거리는 물살소리도 들린다. 건너편의 거류산도 녹음이 벌써 짙어진다. 겨울철이면 ‘국민마라토너’ 이봉주가 내려와 훈련하는 곳도 보인다. 당항포 드라이브 코스가 절경이다. 4월 중순 어느날, 마침 고성 은혜어린이집 어린이 40여명이 실물 크기의 거북선에서 현장체험 학습 중이었다. 인솔 교사 황실씨가 “이게 뭐예요?”라고 묻자 어린이들은 “거북선요.”라고 일제히 답한다.“누가 만들었죠?”,“이신순장군요.” 어린이들이 거북선 안으로 들어가 노를 젓는가 하면 함포를 발사하기도 했다.“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왜 만들었죠?”라고 묻자 “나쁜 사람들 혼내주려고요, 일본을 무찌르려고요.”라고 병아리처럼 입을 모았다.“심심해서요”라는 엉뚱한 답도 나왔다. 충무공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숭충사와 함께 전승기념탑도 있다. 충무공 이순신이 이곳에서 왜적을 2차례 격파,57척을 수장시킨 곳이다. 임진왜란이 발발한 1592년엔 26척 가운데 25척을 격파했다. 왜적들이 상륙해 민간인을 해칠 것을 우려해 1척을 남겨두고 철수하는 척했다. 다음날 왜적 100여명을 싣고 철수하는 마지막 왜선마저 수장시켰다.2년 뒤인 1594년에도 도망치던 왜선 31척을 격파했다. 충무공이 유일하게 2차례 출전, 크게 이긴 대첩지이다. 당항포 해전의 승리에는 흥미로운 설화가 전한다.‘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전하는 기생 월이의 설화다. 대대적인 침공을 앞두고 일본은 밀정을 급파, 조선의 지도를 그려 오게 했다. 이를 눈치챈 무기정의 기생 월이가 밀정을 술에 곤드레만드레 취하게 한 다음 당항만이 바다로 연결되는 것처럼 지도를 조작했다는 것. 실제로 진해만쪽에서 보면 바다로 연결될 것처럼 길게 이어졌다. 이후 왜군을 속였다 해서 당항포를 ‘속싯개’로 부른다. 관과 민이 혼연일체가 된 셈이다. 해전관에는 이같은 설화와 해전 당시의 전략 등을 영상을 소개하고 있다. 또 지구의 역사와 생명의 진화, 조류 및 파충류 등의 자료 1700여점을 전시한 자연사관도 어린이들의 학습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가장 특이한 것은 국내 유일의 자연석 조각공원인 수석 전시관. 세계에서 수집한 자연석이 모두 630여점이 있지만 현재 28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이런 만큼 주민들이 먼저 기념사업회를 결성하는 등 당항포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 긍지가 생길 일이 하나 더 있다. 내년 4월14일부터 6월4일까지 고성공룡엑스포가 열리기 때문이다. 당항포는 상족암만큼은 아니지만 공룡발자국 화석이 심심찮게 발견된 곳이다. 인구 5만∼6만의 조그만한 군단위에서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여 자부심이 더욱 높다. 당항포의 입장료 어른 4000원, 어린이 1000원, 주차료 별도. 고성군관광지관리사업소(055-670-2801). 이밖에도 와룡산 향로봉 중턱의 운흥사는 충무공이 승병을 지휘하던 사명대사와 수륙 양동작전 논의차 세번이나 방문하기도 했다.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다.(055)835-8656. 경남 삼천포항에서 77번 지방도를 따라 10여분 들어가다 오른쪽으로 빠지면 상족암이다. 현지에선 ‘쌍발이’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당항포가 비교적 최근의 역사현장이라면 상족암은 ‘하늘이 열리’던 까마득한 선사 이전의 유적지다. 꼬불꼬불한 도로를 내려가면 바닷가 제전마을에 닿는다. 바닷가 자갈밭에 파도가 살랑거린다. 옆쪽에는 소나무 분재를 이고 있는 바위층이다. 바위층을 자세히 보니 모두 가로로 일정한 층을 이루고 있었다. 시대별로 형성된 흔적이다. 서재에 책이 켜켜이 쌓인 듯 지구의 역사를 기록한 지층이다. 공달용 공룡박물관 학예사는 “지구의 나이가 46억년인데 여기는 1억년 전의 지구의 모습을 기록하고 있는 ‘자연사박물관’”이라고 설명했다. 나무를 만든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저게, 공룡 발자국 화석”이라며 가리켰다. 자세히 보니 돌덩이가 둥글면서 움푹 꺼졌다. 조금 더 가니 마치 두 발로 걸은 듯이 발자국 화석이 길게 늘어섰다. 서울에서 새벽에 나섰다는 김상국(강남 청탑학원장)씨가 같이 온 자녀에게 “이게 공룡 발자국이야.”라며 설명했다. 아이들은 신기한 듯 자신의 발과 맞춰보다 공룡들의 이름을 들먹이곤 했다. 상족암 일대에는 이렇게 산재한 공룡 발자국 화석이 2100여개가 있다. 대표적인 공룡은 이구아노돈과 같은 조각류(발톱이 삼지창처럼 갈라진 공룡)와 브라키오사우루스와 같이 네 발로 걷는 용각류(목이 긴 초식공룡)다.2억∼6500만년 전에 지구를 지배했던 중생대 쥐라기와 백악기 공룡들이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공룡박물관에 들어갔다. 지붕 모양이 특이해서 물어보니 가장 많이 나타났던 공룡 이구아노돈의 몸체를 본떴단다. 진품 공룡 화석 4점을 비롯해 공룡화석 복제품 41점이 있다. 또 삼엽충, 물고기, 상어이빨 등 일반화석도 55종이 전시돼 있다. 공 학예사는 “지금부터 1억년 전인 공룡시대에는 지금은 바다와 산인 이곳이 거대한 호수였으며 공룡의 수도”라고 설명했다. 돌아오는 길에 생각하니 상족암의 진면목은 공룡발자국 화석도, 기암절벽도 아닌 ‘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물관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어린이 1500원. 고성공룡박물관(www.goseong.go.kr·055-670-2825). 공룡화석지에서 40여분이면 남해안 천혜의 조망지 문수암이다. 작은 사찰이지만 1400여년 전 의상대사가 세운 고찰이다. 절집은 볼품없다. 하지만 청담 대선사가 수도했던 도량으로 청담스님 사리탑이 안치돼 있다. 꼬불꼬불 산길을 오른 진짜 이유는 조망. 고성 토박이 이경균(42)씨는 “문수암은 남해안 최고의 조망지”라고 추켜세웠다. 왼쪽으론 통영까지 이어지는 고성반도의 산들이 첩첩이 겹쳤다가 구름 속으로 사라진다. 소나무 가지 사이로 보이는 오른쪽은 사량도·연화도·욕지도 등 큰 섬 사이에 올망졸망한 섬들, 징검다리같다. 쪽빛 바다가 호수인양 잠잠하다. 오가는 어선들도 한가하다. 문수암(055-672-0877). 이밖에도 울창한 숲과 계곡,10여개의 산봉우리가 연이은 연화산과 옥천사(055-670-2551), 소가야 왕릉인 송학동 고분군(055-670-2221) 등이 있다. ■ 여기도 가보세요 ●부안 ‘불멸의 이순신’ 세트 전북 부안 변산반도에 있는 KBS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세트장은 최근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전라좌수영은 궁항, 왜군진지는 성천, 명군진지는 죽막, 조선군 진지는 위도 논금해수욕장, 선박들은 격포항에 각각 자리해 있다. 바다에는 판옥선과 거북선, 왜선, 명나라함 등 6척의 배를 볼 수 있다. 부안군 홈페이지(www.buan.go.kr)에서 드라마 촬영지 안내지도를 프린트해서 갖고 다니면 야외촬영장을 놓치지 않고 둘러볼 수 있다. 부안군청 문화관광과(063-580-4449). ●통영 한산도 ‘한산섬 달밝은 밤에/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깊은 시름 하는 차에/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경남 통영 한산도는 충무공의 고뇌를 느낄 수 있는 곳. 충무공 유적지(사적 113호)는 제승당 일원의 15만 9000평에 조성된 건물, 비석, 문화재, 광장, 조경물이 있다. 충렬사, 제승당, 수루, 한산정을 비롯하여 유허비 2기, 한글 유허비 1기, 통제사 송덕비 7기, 비각 5동과 5개문 등이 있다. 통영시 문화관광과(055-645-0101). ●남해 ‘노량해전승첩제’ 경남 남해군에서는 매년 이순신 장군의 노량해전 승첩을 기원하고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충무공 노량해전승첩제를 연다.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남해대교 등 남해의 경치를 감상하며 충무공의 얼을 기릴 수 있다. 남해대교를 건너 노량마을로 내려오면 충무공 이순신이 관음포에서 전사한 후 시신을 잠시 모셨던 충렬사와 바로 앞 바다에 떠 있는 실물 크기의 거북선이 있다. 남해 충렬사는 이순신 장군이 3개월간 묻혔던 자리에 아직도 가묘가 남아 있다. 남해군청 문화관광과(055-860-3228). ■ 아산 ●거북선 타고 왜군 격파 현장으로 ‘둥둥둥∼’ 힘찬 북소리가 울리자 충남 아산시 현충사 앞을 흐르는 곡교천에 400여년 전 이순신 장군이 왜군 적선 70여척을 격파했던 그 거북선이 힘찬 물살을 가르며 출현했다. 크기는 길이 4.5m, 너비 2m, 높이 1.8m로 실물의 7분의1로 축소됐지만 당시와 같은 위용을 뿜어냈다. 거북등 위로 뾰족하게 솟아난 창이며, 위용 넘치는 용머리는 주변 분위기를 압도했다.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제 44회 성웅 이순신 축제’를 위해 모두 5척이 건조됐으며, 거북선에는 등에 만들어진 출입구를 통해 6명이 승선할 수 있다. 28일부터 충남중소기업센터 앞 곡교천에서 승선 체험이 가능하며, 곡교천 일대를 한 바퀴 도는 승선 체험료는 5000원이다. 축소 모형이어서 다소 비좁지만 직접 노를 저어 나아가는 승선 체험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강 주변에는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병, 왜군 장수 복장을 한 사람들이 퍼포먼스를 벌여 왜군을 무찔렀던 전란 당시로 돌아간 듯 실감나게 만든다. 오디션을 통해 선출돼 축제기간 중 이순신 장군의 역할을 맡은 김한백(26·순천향대 연극영화과 4년)씨는 “최근 독도 영유권 문제와 역사왜곡 등 시기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때 거북선에 승선하면 전란 당시 승전의 쾌감을 다시 한번 맛볼 수 있다.”고 추천했다. 축제기간 저녁 7시부터 곡교천변 무대에서는 순천향대 학생들이 준비한 ‘한산섬 달밝은 밤에’라는 마당극이 열려 당시 군영 내 훈련과 순찰내용, 임진왜란 전투장면, 모함을 당하고 압송되는 광경 등이 연출된다. 인근에는 군영이 조성돼 당시 군영막사 내부를 볼 수 있으며, 거북선 조립체험과 탁본뜨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곡교천변에 조성된 수천평의 유채꽃밭이 조성돼 강변을 따라 산책을 하면 봄기운도 흠뻑 느낄 수 있다. ●충무공의 발자취를 가슴에 담고 곡교천에서 10여분쯤 걸어 올라가면 이순신 장군의 영정이 모셔진 현충사를 만나게 된다. 개나리와 벚꽃 등 봄꽃이 활짝 피어 평일에도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현충사는 충무공이 1598년 노량해전에서 순국한지 108년이 지난 숙종 32년 사당을 세우고 현충사라는 이름을 내리면서 만들어졌다. 현충사 본전에는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시고 있으며, 유물관에는 일생기록인 십경도와 국보 76호인 난중일기, 보물 326호 장검 등이 전시돼 있으며, 활터와 정려등, 경내등을 볼 수 있다. 유치원생인 아들과 현충사를 찾은 박상원(35·서울 영등포구)씨는 “충무공의 당시 활약상을 보고 나니 일본의 망언으로 쌓인 체증이 한꺼번에 내려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람요금은 500원. 현충사 관리소(041-539-4600).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반드시 들러봐야 할 곳은 어라산에 있는 충무공 묘소(사적 112호). 현충사에서 서북쪽으로 9㎞ 거리에 있으며, 아산온천 방향으로 승용차로 10여분을 달리면 음봉면 삼거리에 위치해 있다. ■ 여기도 가보세요 아산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의 휴양을 겸한 나들이에도 손색이 없다. 세계 꽃식물원과 실내외 수영장을 갖춘 테마온천 아산 스파비스, 함상카페와 삽교호 놀이동산 등 놀거리와 즐길거리가 풍부하다. 지난해 문을 연 도고면 봉농리의 세계 꽃식물원(544-0746)은 사시사철 사람들에게 환한 웃음을 선사한다. 관람요금은 어른 6000원, 초등학생 4000원. 아산은 또 온양온천과 도고온천, 아산온천 등 온천 휴양도시로 유명하다. 이 가운데 최근 개발된 온천단지 아산온천 단지 내 아산 스파비스(539-2000)는 수영장 등 실내외 온천풀, 인삼탕 등 20여종의 이벤트 탕이 있다. 인근의 삽교천에는 또다른 재미가 있다. 밤이면 환하게 불을 밝히는 서해대교와 아산방조제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최근 문을 연 함상공원(363-6960)과 놀이공원(363-4589) 등은 한껏 재미를 북돋워준다. 함상공원에는 동양최대 군함테마파크로 상륙함과 구축함, 입체영상관이 있다. 어른 5000원, 초등생 4000원이다. ●여행정보 가는 길은 경부고속도로 천안IC에서 나와 1번 국도와 21번 국도를 번갈아 타면 시내로 들어갈 수 있으며,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서평택IC에서 아산호를 건너 39번 국도를 타면 된다. 버스는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30분 간격으로 아산방면 버스가 있다. 아산시청 540-2221. 여행상품으로는 테마21(www.theme21.net)이 이순신 축제가 열리는 아산 당일 여행상품을 내놓았다.27일부터 5월1일까지 서울 덕수궁(시청 전철역 2번출구), 양재역 7번출구(서초구민회관앞)에서 매일 출발하며 도고세계꽃식물원과 아산 현충사의 행사를 관람하고, 아산 스파비스에서 온천욕을 한 후 서울로 돌아온다. 참가비 1인당 3만 9000원.549-9889.
  • [건강칼럼] 황사에 좋은 음식

    봄마다 찾아오는 정말 달갑지 않은 손님, 바로 황사다. 최근 황사는 특히 먼지뿐 아니라 중금속 등 공해 물질을 많이 포함한 것으로 알려져 봄철 건강을 위협하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다행히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 중에는 중금속 배출을 돕거나, 해독작용을 하는 것들이 꽤 있다. 황사철에 삼겹살집이 성시를 이루는 데는 까닭이 있다. 돼지고기가 폐에 쌓인 공해물질을 중화시키고 중금속과 엉겨 함께 배설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돼지고기의 불포화 지방산은 탄산가스를 중화해 폐에 쌓인 공해물질의 영향을 줄인다. 녹두 또한 독성 노폐물을 녹여 배설시키는 성분이 있다. 따라서 돼지고기를 넣어 부친 녹두전은 해독에 좋은 음식궁합이라 할 만하다. 미역 역시 중금속 배출 효과가 뛰어나다. 미역에 많이 들어있는 알긴산이라는 물질 덕분이다. 알긴산은 질 좋은 수용성 섬유질로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 성분의 20∼30%를 차지하며, 끈끈한 성질이 있다. 이 알긴산은 스펀지와 비슷하다. 즉,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중금속과 농약, 환경호르몬, 발암물질 등을 흡착해 배설하게 함으로써 중금속에 의한 피해를 줄여주는 것이다. 또 체내 대사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유해 활성산소는 물론 오염과 공해, 중금속과 농약, 식품첨가물과 합성의약품, 방사선 등에 의해 생성되는 유해활성산소가 세포를 공격하는 것을 방어하기도 한다. 유해 활성산소를 제거하도록 효소의 기능을 촉진하는 것도 알긴산이다. 강력한 조혈작용으로 세포 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피부노화를 억제하고 혈액순환을 도와 피부 건강도 지켜 준다. 식후 한잔씩 마시는 녹차도 다양한 중금속을 흡착하는 효과가 있다. 국내 연구진이 납과 구리, 카드뮴에 대해 흡착 실험을 한 결과 납과 구리, 카드뮴에 대해 각각 84%,79%,65%의 흡착률을 보였다. 게다가 처음 10분 내에 90% 이상이 흡착됐다니 수돗물에 찻잎을 넣고 끓여 마시면 설령 물에 중금속이 함유돼 있다 하더라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 北 “남북당국자회담 재개 공감”

    지난 23일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이해찬 국무총리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남북 당국자회담의 재개 필요성을 공유함에 따라 성사 여부와 회담 의제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총리는 회동에서 탈북자 집단입국 문제 등으로 지난해 7월 중단된 남북 당국자 회담의 재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민족 공존의 원칙에서 남북 당국자 회담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것이 북측의 확고한 입장”이라면서 “올해가 6·15 공동선언 5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이므로 남북간 전향적 국면이 열리도록 북남이 공동 협력하자.”고 말했다. 이 총리와 김 위원장은 남북 민간 차원에서 공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북관대첩비 반환 문제에 대해서도 협조 의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최고위급 인사들의 이같은 의견 교환은 남북간 화해를 위한 긍정적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상황이라 적지 않은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북한측은 남한측에 조류독감 방역 지원을 요청하고 산불진화용 헬기의 비무장지대 진입을 허용한 데 이어 월북 어부를 닷새만에 송환하는 등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6자회담을 둘러싸고 미국의 압박이 강화되는 상황도 남북 당국간 회담 재개에 명분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북한으로서는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정책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남북관계의 실질적 개선을 통해 대북 압박책을 견제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진경호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남북회담 재개 머뭇거릴 이유없다

    이해찬 국무총리와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자카르타에서 만나 남북 당국자간 회담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남북이 올해 6·15 공동선언 5주년을 맞아 ‘화해와 협력’ 정신을 되살리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한다. 예정된 회담은 아니었지만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최고위급의 만남이어서 상당한 의미로 받아들여도 좋을 것이다. 지난해 7월 김일성 주석 조문파문 이후 교착된 남북관계가 이를 계기로 실질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남과 북이 당국간 회담을 더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그동안 툭하면 남북회담이 중단됐던 것은 남북이 좁은 시야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뢰는 자주 접촉해야 쌓이는 것이고 사소한 사안마다 명분을 내세우고 트집을 잡는다면 진전이 없을 것이다. 서로의 생각이 다를수록 더 접촉을 늘려야 이해의 폭도 넓어진다. 최근 북한이 산불진화를 위해 남측 헬기의 비무장지대 진입을 허용한 것이라든가 월북어선을 송환한 것 등은 평가할 만하다. 또 조류독감 퇴치를 위한 협력과 비료지원 요청 등도 교류협력은 중단되어서는 안 됨을 보여준다. 남북대화는 교류협력뿐 아니라 북한핵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긴장을 해소하는 데도 긴요할 것이다. 북한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도 지난해 6월 이후 중단상황에 있다. 그동안 북한은 핵무기 보유를 선언했고, 최근에는 영변 원자로의 가동을 중단해 플루토늄 추출의 의심을 받고 있다. 미국측은 6자회담이 불발될 경우 다른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압박하고 있다.6월 위기설도 있어 불안한 상황이다. 시간만 끈다고 근본해결책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물러서고 다가서는 전략적 유연성도 필요하다. 지금은 북한이 다가설 차례다. 시기를 놓쳐 긴장의 끈이 끊어진다면 명분도 실리도 없다. 핵문제를 미국과만 협상하려는 태도도 버려야 한다. 남한이 균형자든, 중재자든 역할을 하자면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할 것이 아닌가. 남북대화와 협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것보다 더 나은 안전판은 없다.
  • [사설] 독도 붕괴위험 방치할 건가

    천연기념물 336호인 독도의 두 섬 가운데 동도(東島)의 정상 부분이 붕괴 위험에 직면한 것으로 서울신문의 현지 취재에서 확인됐다. 해발 98.6m 중 수직으로 10여m가 갈라져 더 방치하면 산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독도의 균열 우려는 이미 지난 2001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돼 이듬해 해양수산부가 지질상태를 개괄적으로 파악했을 뿐, 천연기념물을 관리 중인 문화재청은 자연현상에 의한 것이라며 자체 정밀조사를 제대로 벌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섬의 붕괴는 풍화작용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시설물 공사에도 영향을 받고 있으며, 특히 최근부터 관광객의 입도 허용으로 붕괴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한다. 붕괴지점에서 불과 50m 떨어진 곳에는 레이더 철탑이 서 있고, 경찰 경비대의 숙소도 인근에 있어 어떤 식으로든 서둘러 손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상습적인 영유권 생떼 이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마당인지라 이런저런 ‘독도개발사업’이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독도의 생태계와 자연보호를 위한 진지한 노력은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독도는 사계절 풍광도 훌륭하지만 60여종의 식물과 22종의 조류,37종의 곤충 등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寶庫)다. 이런 가치 때문에 지난 1982년 섬 전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놓고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문제다. 경비대가 붕괴 상황을 상부에 보고하는 식의 대처로는 곤란하다. 독도의 지반구조가 응회암·각력암 등으로 이루어져 풍화에 취약하고, 붕괴지점의 지형이 험해 지지대 설치가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건드리는 게 더 훼손”이라는 문화재청의 입장은 지극히 소극적이고 나태한 인상마저 준다. 독도에 대한 전면적이고도 정밀한 지질·안전조사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 관광객의 무분별한 입도도 제한하는 게 바람직하다. 독도는 영토로서의 중요성도 크지만 천연기념물로서의 가치도 소중하다.
  • 남북 ‘北조류독감’ 지원 협의

    남북은 22일 개성 자남산 여관에서 조류독감 실무접촉을 갖고 북측의 조류독감 방역과 구호를 위한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북측이 지난 11일 전화통지문을 통해 요청한 자동피펫 등 추가로 필요한 기재ㆍ약품과 PCR반응기 등 기술적 협의가 필요한 기재ㆍ약품의 지원방안 등을 협의했다. 이봉조 통일부차관은 우리측 회담 대표단의 출발에 앞서 “6·15 공동선언 이행이라는 측면에서 최대한 협력할 것이며 이번 회담이 남북 관계에 새로운 국면을 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데스크시각] 일본축구의 북한기피증/곽영완 체육부장

    일본인들은 흔히 ‘사무라이 정신(武士道)’을 민족혼으로 강조한다.‘사무라이 정신’에는 의(義)와 용기(勇氣), 인(仁), 예의(禮儀), 명예(名譽) 등이 깃들어있다고 한다. 국제연합의 전신인 국제연맹 사무차장을 역임했고,1905년 미국의 중재로 일본에 유리하게 러·일전쟁을 마무리한 포츠머스 조약을 체결한 니토베 이나조가 1899년 미국에서 영어로 쓴 ‘사무라이(원제 BUSHIDO-The Soul of Japan)’란 책에 그렇게 나와 있다. 그는 “사무라이 정신은 12세기 바쿠후(幕府)시대 이후 일본의 통치이념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무성영화 시대 초기 일본 영화에서 보듯 훈도시 차림으로 몰려다니던 12세기 ‘사무라이’들에게 정말 의나 예의, 명예와 같은 ‘정신’이 있었는지부터 의문이 가지만 지금의 일본을 봐도 그런 정신세계와는 거리가 먼 것 같다. 멋지게 포장하고 각색해서 그렇게 봐달라고 우기는 게 더 일본의 정신세계에 가깝다. 칼이야 차고 다녔을 테니 ‘침소봉대’라고 해도 좋겠다. 일본의 이런 ‘우기기’와 침소봉대 능력은 스스로를 부추기는 데뿐 아니라 남을 깎아내리는 데도 요긴하게 쓰인다. 태평양전쟁을 끝내게 한 원폭 피해에 대해서도 그 과정보다는 피해 사실만을 강조해서 마치 자신들이 피해자인 양 억지를 부리는 게 일본이다. 최근 불거져 나온 북한과의 ‘축구 전쟁’도 하나의 사례다. 일본은 오는 6월8일 평양에서 치러질 북한과의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원정경기를 앞두고 예의 침소봉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30일 평양에서 치러진 북한-이란전에서 북한 관중들이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경기장에 난입한 게 원인이긴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문제를 확대시키고 있다. 처음엔 관중 피해를 없애기 위해 제3국에서 경기를 하자더니, 곧 무관중 경기를 주장했고, 최근엔 조류독감 때문에 북한에선 경기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등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실소마저 자아내는 이같은 주장은 아마도 평양에서 하면 질지도 모른다는 저변의 불안감 때문에 제기되는 것 같다. 북한 원정경기가 일본의 본선 진출을 가늠할 중요한 고비인 것만큼은 사실이다. 일본으로선 북한을 반드시 꺾어야 본선 직행티켓 2장 가운데 하나를 확보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해진 절차와 규정을 외면하고 억지나 떼를 써서 해결할 문제는 아닐 것이다. 실제로 일본이 퍼트린 여러가지 설이 현실로 드러날 가능성도 적다. 경기를 주관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측도 “제3국에서의 경기는 생각할 수도 없고, 모든 것은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본은 ‘전가의 보도’를 꺼내들었다. 돈밖에 더 있겠는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이 좌절될 위기에 처하자 아프리카 등 제3세계 지원을 위해 돈을 쓰겠다는 약삭빠른 일본이 축구라고 해서 돈쓸 생각을 안 할 리는 만무하다. 일본축구협회 가와부치 사부로 회장은 북한-일본전을 치를 장소로 제3국인 말레이시아를 거론하며 입장료 수입은 북한측에 모두 줄 수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조차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우선 북한은 돈 때문에 움직인 적이 별로 없다. 평양에서 경기를 치러도 어차피 조선(북한)축구협회가 수입을 챙길 수는 없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일본이 기댈 곳은 국제축구연맹(FIFA)뿐. 일본축구협회는 이미 이달 초 일본을 방문한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을 상대로 강력한 로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FIFA도 돈에 관한 한 쉽게 통할 곳은 아니다.FIFA는 월드컵 수입 등으로 국제 스포츠 기구 가운데 가장 돈이 넘쳐나는 곳이다. 일본에 남은 선택은 예정대로 평양행을 택하거나, 지금까지와 같이 계속 우기거나 둘 중의 하나다.FIFA가 4월 내에 결정한다고 했으니 우길 시간이 좀더 남아 있긴 하다. 하지만 결말이 어떻게 날지는 몰라도 계속 억지를 부리기보다는 지금이라도 정정당당하게 평양을 방문하겠다고 밝히는 게 순리 아닐까. 역시 ‘사무라이 정신’은 오래된 책에서나 찾아볼 수 있단 말인가. 곽영완 체육부장 kwyoung@seoul.co.kr
  • [기고] “전문간호사 도입취지를 살리자”/박현주 대한간호협회 사무총장

    정부는 국민건강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2003년 10월 전문간호사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를 통해 내년 2월이면 임상경험이 풍부하고 질적 수준이 높은 전문간호사들이 대거 배출된다. 전문간호사들은 정부가 교육기관으로 지정한 전국 36개 대학원에서 보건·마취·정신·가정·감염관리·산업·응급·노인·중환자·호스피스 등 10개 분야별로 석사과정의 교육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전문간호사 배출을 불과 10개월 남짓 앞둔 시점임에도 정부는 법적 업무범위를 명시하지 못해 당초 취지를 살린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국민의 편에서 국민건강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 자체가 일부 보건의료단체의 반대에 밀려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오는 2007년 도입되는 노인요양보장제도의 경우 가정, 보건 등 노인관련 전문간호사를 의료법에 따라 활용할 계획으로 있다. 그러나 전문간호사에 대한 법적 업무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불법 의료행위에 따른 분쟁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우려된다. 지금까지 노인요양보장제도 실무기획단에서는 노인관련 전문간호사가 제공할 요양에 따른 방문간호는 전문간호사의 독자적인 판단 아래 수행되는 기본적 간호로 논의돼 왔다. 하지만 현행 의료법은 전문간호사의 종류와 자격기준만 시행규칙에 명시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양성과정 등에 대한 내용은 보건복지부 고시로 위임하고 있다. 한 예로 현재 마취전문간호사의 경우 업무범위 등 많은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마취전문간호사는 1991년 ‘마취간호사가 수술집도의사의 지시 감독 하에 마취행위를 하는 것은 무방하다.’는 정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소규모 의료기관에서 마취를 시행하고 있으나, 마취사고가 발생하면 의료법이 정하고 있는 간호사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인정, 형사상의 책임을 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내년부터 매년 배출될 전문간호사에 대한 법적 정비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또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전문간호사제도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의료법 시행규칙에 있는 전문간호사를 최소 시행령 수준으로 상향시켜야 한다. 아울러 법조문 안에 10개 분야별 간호사의 업무범위를 일일이 나열해야 하는 의료법 개정보다는 간호사 관련 단독법을 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료법에서 간호사의 업무범위는 요양상의 간호와 진료의 보조, 대통령령의 보건활동으로 돼 있다. 요양상의 간호는 간호사 면허시험을 주관하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대략 11개 분야의 168개 행위,447개 세부행위로 구성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는 요양상의 간호로만 명시돼 어느 누구도 요양상의 간호가 무엇을 뜻하고, 어떤 내용인지 잘 알지 못한다. 이에 따라 간호사의 임무를 진료의 보조로 한정짓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요양상의 간호에는 설명과 주의·교육의 의무가 포함돼 있다. 최근에는 이 같은 간호의 특성을 이해하는 법관들에 의해 간호사와 의사의 공동책임, 또는 단독책임으로 판결이 나고 있다. 이는 곧 간호사가 자신의 요양상의 간호라는 법적 의무가 무엇을 뜻하는지 명확히 알고 주의를 기울이도록 법적 정비가 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의료법상 간호사의 의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요양상의 간호, 진료의 보조, 보건활동으로 명시돼 있다. 하지만 다른 법에서는 건강교육 및 상담, 경미한 진료행위, 응급처치 등 간호에 대한 기본법인 의료법에서 제한하고 있는 규정보다 훨씬 다양하고 폭 넓게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개별법에 근거해 업무를 하는 간호사의 법적 권한과 기본법에서 주어진 법적 권한이 충돌했을 때, 판단이 모호해질 수도 있다. 시대적 조류에 따라 간호사의 단독법 제정을 통해 전문간호사의 법적 업무범위를 명시함으로써 제도 도입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 박현주 대한간호협회 사무총장
  • [서울이야기] 거듭나는 뚝섬 ‘서울숲’

    [서울이야기] 거듭나는 뚝섬 ‘서울숲’

    뚝섬에서는 지금 뭔가 특별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5월이면 푸른 도시 서울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명물인 ‘서울숲’이 뚝섬에 태어난다.‘서울숲’이 조성되는 뚝섬은 한강과 중랑천이 합치는 범람지역에 인공제방을 쌓아 침수지가 주택 및 공장지대로 바뀐 곳이다. 고려시대에는 호랑이가 나타나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혀 강감찬 장군이 물리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태조임금의 매 사냥터로 자주 찾던 전관평(箭串坪)으로, 군의 무예검열장과 큰 깃발을 설치했으며 봄·가을로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뚝섬은 깃발의 이름인 ‘독(纛)기’에서 유래해 ‘독도’ 또는 ‘독백(禿白)’으로 불려오다 ‘뚝섬’이라고 불렸으며, 도성민(都城民)들이 여가를 즐기던 곳이기도 했다. 근대에 와서는 1908년 서울 최초의 정수장인 뚝도정수장이 자리잡았으며,1940년 뚝섬유원지,1954년 서울경마장,1986년 체육공원 등으로 변천해왔다. 그 밖에도 뚝섬나루터는 한강 뱃길의 길목으로 물물교환이 분주했던 곳으로, 조세로 거둔 곡식을 나르는 세곡선(稅穀船)이 드나들고, 사람과 물자가 강남·북을 오가던 곳이다. 또한,1960∼1970년대 교통이 불편하던 시대에는 바닷가로 피서를 떠날 수 없었던 서민들이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물놀이를 했던 곳이기도 하다.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의 뚝섬 일대는 서울의 도심부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35만평 대규모의 미개발지로 최근 서울시 청사 건립, 돔구장 건설, 문화관광타운 조성 등 여러가지 개발계획이 추진됐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들 계획을 모두 백지화하고 시민을 위한 대규모의 ‘숲’ 조성에 들어가 현재 공사가 마무리단계에 있다. ●도심속 서울 숲 이렇게 태어났다 서울시는 성수동에 위치한 ‘서울숲’ 조성을 위해 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2003년 3월 기본계획안을 결정하고, 이를 발전시켜 2004년 2월 최종설계안을 확정했다.2004년 4월에 본공사를 착공한 후 1년만인 오는 30일 완공된다.‘자연과 함께 숨쉬는 생명의 숲, 시민이 함께 만드는 참여의 숲, 누구나 함께 즐기는 기쁨의 숲’을 강조하고 있다. 숲은 ‘수풀’의 준말로서, 숲에는 나무만 있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으나 그 안에는 많은 풀과 여러 가지 동물들도 함께 살고 있다. 따라서 ‘자연과 함께 숨쉬는 생명의 숲’ 개념은 ‘서울 숲’이 생물을 부양하는 생명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녹지, 또는 공원이라는 말을 두고 왜 꼭 숲이어야 하나. 숲이란 나무가 무성하게 들어찬 곳으로서, 녹지(풀이건 나무건 식물로 덮여 있는 토지)보다 좁은 의미의 말이다. 한편 도시공원은 자연경관의 보호와 시민의 건강·휴양 및 정서생활의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조성한다. 이처럼 공원은 시민의 이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 안에 도로 또는 광장, 놀이시설, 운동시설, 야외음악당, 주차장 등 다양한 시민이용시설이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이러한 시설면적을 제외하고 공원에 조성된 녹지에는 대개 잔디밭 또는 꽃밭 등이 들어서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숲을 찾아보기 어렵다. 예를 들어, 올림픽공원에는 숲이 얼마나 있을까. 가보면 광대하게 펼쳐진 잔디밭과 체육시설에 감탄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무가 무성하게 들어찬 숲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처럼 도시공원에서조차 숲은 흔치 않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생물 부양효과, 도시 열섬 완화효과, 수자원 함양효과, 대기오염 저감효과 등 다양한 측면에서 숲이야말로 풀밭에 듬성듬성 몇그루 나무가 서 있는 보통의 녹지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가장 가치 있는 지역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도시 외곽의 산에 있는 숲, 다시 말해 산림은 많지만 평지 숲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 실정에서 대규모 숲이 평지에, 그것도 도심 한가운데 조성된다는 사실은 획기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생명의 숲 조성을 위한 구체적 방법으로는 우선 크고 높게 자라는 나무를 심어 울창한 숲을 조성했다. 숲이 생태적으로 건강하도록, 그리고 아름답게 돋보이도록 숲을 관통해 흐르는 물길과 연못 등 물의 공간을 적극적으로 조성했으며, 다양한 생물이 살아갈 터전을 만들었다. 여기에다 풍부한 녹음 속에서 나무와 꽃의 계절적 변화와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고, 촉감과 향기 등 작고 사소한 발견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감성적 공원이 되도록 하였다. 이와 함께 바닥포장재를 물이 잘 스며드는 자연재료로 하고, 공원 내 모든 건물의 옥상을 녹화하였으며, 지열과 태양열을 활용한 냉난방시스템과 태양열 조명을 도입하는 등 자연에너지 활용에도 공을 들였다. 숲은 정부 주도 하에 추진된 그동안의 공원 조성과는 달리 계획과정에서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이 참여하고, 다양한 시민계층의 기부금으로 조성됐다. 시민들의 자원봉사로 관리된다. 참여의 숲인 셈이다. 실제로 사업추진과정에 다양한 전문가집단과 서울그린트러스트가 참여했다. 서울그린트러스트는 시민의 참여와 봉사를 바탕으로 하는 비영리 민간 환경운동단체로서, 도시화와 산업화로 회색도시가 되어버린 서울시에 녹색생명을 불어넣고, 다음 세대를 위하여 시민 1인당 녹지 1평을 늘리는 그린트러스트 운동을 펼치고 있는 곳이다.2004년까지 총 4회의 시민 나무심기행사를 개최했고, 총 1만 3860평에 4만 7892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개인·가족·모임·단체·기업 등의 자발적인 참여로 서울트러스트기금 28억원이 모금됐다.‘서울숲’ 조성 후의 관리도 서울그린트러스트와 함께 하는 방안이 현재 검토되고 있다. ‘기쁨의 숲’ 개념은 서울시민의 일상적 문화를 담는 장소로 조성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이 어우러져 도심에서 한가로이 휴식하는 곳, 생활주변에서 예술체험이 이루어지는 곳, 시민들이 사시사철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서 일상의 기쁨을 체험하는 숲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 미리 가본 서울숲 ‘서울숲’은 구역별 토지여건과 주제에 따라 문화예술공원, 생태숲공원, 체험학습원, 습지생태원, 한강수변공원 등 모두 5개 구역으로 구분, 조성됐다. 이제부터는 상상의 나래를 펴고,‘서울숲’을 한번 둘러보기로 하자. #문화예술공원 지하철 2호선 뚝섬역에서 내려 5분 정도 울창한 가로수 길을 걸으면 별안간 시야가 시원하게 열린다.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높다란 나무 장막 사이로 넓은 광장이 보이고, 광장 끝에서 저 멀리 응봉산 자락까지 끝없이 펼쳐진 듯한 잔디밭이 응봉산을 배경으로 한 눈에 들어온다. 광장을 지나 과거 골프장 잔디밭을 활용해 조성한 가족 피크닉장으로 들어서면 두 개의 응봉산과 접하게 된다. 하나는 진짜 응봉산이고 또 하나는 장방형 연못에 비친 응봉산이다. 연못에 비친 응봉산이 시들해져 눈을 돌리면 이번엔 나무 장막 사이로 좁게 느껴졌던 잔디밭이 사방으로 넓게 퍼지면서 우리를 반긴다. 다시 멀리 두었던 시선을 거두고 귀를 기울이면 졸졸 자연스럽게 흐르는 시냇물이 시선을 잡아당긴다. 시냇물 소리와 넓은 잔디밭을 통과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가롭게 한참을 거닐다 보면 숲 사이로 보일 듯 말 듯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던 또 다른 세상과 만나게 된다. 이번엔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장대한 연못이다. 물의 세상이다. 이쯤 오면 분위기도 무르익고, 흥도 나니 한 박자 쉬어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공원레스토랑에서 시원한 차를 마시면서 걸어온 길이나 걸어온 인생길을 습지식물과 분수가 어우러진 예쁜 연못 너머로 되짚어 보는 것만으로도 이곳에 온 보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문화예술공원에서는 시간과 장소별로 흥미롭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제공되기 때문에 다양한 이벤트를 자유롭게 이용하고 참여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이다. 장식화단에서는 봄꽃축제가, 스케이트파크에서는 X-Game 대회·인라인스케이트 및 자전거교실이, 가족마당에서는 민속놀이가, 야외무대에서는 각종 문화예술공연이, 숲속의 빈터에서는 바둑과 장기대회가, 숲속 산책로에서는 추억 만들기 사진촬영 대회가 각각 개최된다. 그리고 체육시설에서는 체육대회가, 열린 아틀리에에서는 청소년 사생대회가 개최된다. 지름길로 오느라 못 들러본 장식화단, 야외공연장, 숲속 쉼터, 야생초화원, 숲속 갤러리, 사슴우리, 숲속 놀이터 등은 돌아가는 길에 들러리라 다짐을 하면서, 가던 길을 계속 가보자. 그런데 레스토랑에서 나오니 길이 세 갈래로 갈라져 어디로 가야 할지 갑자기 난감해진다. #생태숲공원 레스토랑에서 나와 사방을 둘러보면 서쪽으로 곧게 뻗은 길이 먼저 우리를 유혹한다. 이 길을 곧장 걸어가면 터널을 지나게 되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오면 사방이 억새밭인 언덕 위에 서게 된다. 언덕에서 바라본 광경은 장관이다. 길게 뻗은 전망보행교를 제외하고는 온통 자연이다. 저 멀리 강남의 빌딩 숲과 발 아래 울창한 숲, 이 두 가지 서로 다른 경관이 섞이지 못하도록 푸른 한강물이 선명하게 갈라놓고 있다. 강변북로에 접해 있으면서도 강변북로를 따라 전 구간에 5∼7m 이상의 흙을 돋우고 장대한 나무를 심어 도로 소음도 신경에 거슬리지 않는다. 전망보행교를 반쯤 건너 숲 중앙에 이르면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또 다른 풍경이 눈 아래 펼쳐진다. 이번에는 자연이 살아있는 연못이다. 잠자리·나비가 우리의 눈을 바쁘게 하고, 개구리 합창이 도시 소음에 찌든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한다. 아마 저 멀리 갈대밭 사이로 연신 머리를 처박는 청둥오리는 식사 중인 모양이다. 운이 좋다면 겁먹은 표정으로 잠시 물가에서 물만 먹고 숲으로 도망치는 노루나 고라니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쯤 되면 쌍안경과 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체험학습원 이번에는 공원 레스토랑 앞 세 갈래 길에서 남쪽으로 길을 잡아 문화예술공원의 사슴우리와 숲속놀이터를 지나고 다시 가파른 오솔길을 올라서면 숲 사이로 용비교와 뚝섬길을 잇는 도로가 길게 보이고, 이제야 이 언덕과 숲이 도로 위를 덮어 조성된 것임을 알게 된다. 언덕을 내려서면 이번에는 인간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에 다다른다. 과거 정수장 시설을 개조해 만든 체험학습시설을 둘러볼 수 있다. 작은 시냇물을 따라 갤러리정원을 거쳐 나비온실, 그리고 주제별로 각종 풀과 꽃을 모아 놓은 정원과 야생의 풀과 꽃만 모아 놓은 정원 등이 제각각 발길을 붙잡을 것이다. 이곳에서는 청소년 미술작품축제, 나비축제, 곤충교실 등 체험학습이 이루어질 예정이므로, 아이와 함께 오면 즐거움이 두배가 될 것이다. 이곳을 다 둘러본 뒤 여유가 있다면 길을 반대방향으로 틀어 남쪽에 조성된 지킴이 숲을 방문, 서울이 고향인 나무와 서울시 각 자치구의 상징나무를 둘러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이다. # 습지생태원 아까 머물렀던 공원레스토랑에서 이번엔 북쪽으로 가보자. 개울과 나란히 구불구불 이어지는 울창한 숲 속 길을 걸어가노라면, 철마다 정성스레 가꾸어 놓은 예쁜 꽃밭이 우리를 반긴다. 어느덧 마주친 터널을 지나면 이곳부터는 습지생태원이다. 터널에서 나와 숲속 길을 조금 더 걸어가면 또 다른 연못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번에도 역시 지금까지 만났던 연못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유수지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흔히 보던 유수지와는 전혀 다르다. 인접한 중랑천 철새보호구역의 새들이 즐겨찾는 습지식물과 새들의 낙원이다. 여기에서는 환경놀이터와 야외자연교실을 거쳐 조류관찰대를 방문해 볼 것을 권한다. 입구의 관리소에서 허락한다면, 습지초화원(습지에서 자라는 풀과 꽃을 모아 심어 놓은 곳)과 정수식물원(물 속에 뿌리를 두고 물 위로 자라는 식물이 있는 곳)도 빼놓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다. #한강수변공원 생태숲공원 바람의 언덕에서 시작된 전망보행교를 따라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거나 산책하면서 생태숲공원을 가로질러 강변북로를 넘어가면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넓은 강변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시간과 여유가 허락된다면, 선착장으로 내려가 유람선을 타거나 수상스포츠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다. ■ 서울 숲 개장을 기다리며 이제 5월이 되면, 옛날 옛적에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함께 살다가 환경오염 등으로 우리 곁을 떠났던 사슴·노루·고라니·원앙·청둥오리 등이 다시 돌아와 주인이 되는,‘생명의 숲, 참여의 숲, 기쁨의 숲’이 지하철 2호선 뚝섬역 5분 거리에 모습을 드러낸다. ‘서울숲’은 서울의 중심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는 청계천 수변공원을 따라, 분당·강남에서는 탄천·양재천을 이용하여, 그리고 방화·난지지구 등 한강의 어느 곳에서든 자전거·인라인스케이트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시민들이 모이는 중심이 될 전망이다.‘서울숲‘은 뉴욕의 센트럴파크, 런던의 하이드파크와 함께 한국의 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세계적 공원으로 남게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 ‘서울숲’과 같은 숲이 서울에 더 많이 만들어져 푸른 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조용현 서울시정개발연구원·도시환경연구부 연구위원
  • [기고] 우리 숲이 주는 혜택/김종호 국립산림과학원 사회임업연구실장

    식목일날 강원도 양양과 고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450㏊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하면서 송이채취로 생계에 도움을 받았던 수많은 주민들이 소득기반과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다. 또한 1300여년이나 된 고찰 낙산사가 소실돼 관광객에게 경제를 의지하던 주민들은 걱정이 많다고 한다. 숲을 지키지 못하면 문명도 옳게 지탱할 수 없다. 메소포타미아·나일·인더스·황하문명 등 세계 4대문명은 숲을 모태로 번창하였으나 숲을 파괴하면서 종말을 맞아 오늘날 사막만이 남았다. 프랑스 문필가 샤토브리앙은 ‘문명 앞에 숲이 있고 문명 뒤에 사막이 남는다.’고 했다. 숲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목재, 버섯, 약초 등을 생산하는 경제적 기능뿐 아니라,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며, 비가 내리면 산림에서 물을 저장한 후 맑은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산사태를 막아준다. 숲은 새와 짐승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아름다운 경치와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여 인간의 심성을 순화하는 원천이며 문학, 예술, 종교, 교육 등의 터전을 제공한다. 또 소음을 줄여주고 바람을 막아주는 등 공익적 기능은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시장에서 거래가 되지 않기 때문에 그 공익적 기능과 가치를 잘 알지 못한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2003년 기준으로 우리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수원함양, 수질정화, 토사유출방지, 산사태 방지, 대기정화, 야생동물보호 등 7가지 기능으로 나누어 계량화했다. 그 결과, 연간 58조 8800억원으로 평가되어 국내총생산의 8.2%에 상당하고, 임업총생산보다 18.4배가 높았다. 국민 한 사람에게는 연간 123만원의 혜택을 제공하는 셈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이 평가한 7가지 기능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산림은 빗물을 머금었다가 서서히 흘려보내는 녹색댐의 기능을 갖고 있어 연간 182억t의 물을 저류할 수 있는데 이는 유효 저수량이 19억t인 소양강댐 10개를 건설하는 효과와 맞먹는다. 우리나라 산림이 연간 공급하는 신선한 산소는 약 3만 403천t으로 1억 1100만명(1㏊당 17명분)이 호흡할 수 있는 양이며,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1000만t으로 우리나라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약 7%에 해당한다. 울창한 숲은 헐벗은 산에 비해 흙 흘러내림을 215분의1로 줄여주는데 우리 산림은 연간 18억t의 토사유실을 방지한다. 산림은 자연정수기 역할을 하는데 오염된 빗물도 산림토양을 통과하는 동안 1급수로 변화시킨다. 산림 내 야생조류는 해충을 포식하여 해충방제비용을 줄여주는데 야생조류에 의한 해충방제의 효과면적은 약 240만㏊에 상당한다. 이번에는 7가지 기능에 대해서만 평가하였지만 생물다양성보전, 기후완화기능, 경관보전기능 등을 포함한다면 평가액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작가 셸 실버스타인이 쓴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자신을 찾아와 놀던 아이를 위해 열매와 가지 줄기를 모두 주고 몸체가 잘려나간 밑동까지 쉼터로 제공하는 사과나무처럼 숲은 인간에게 무한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교토의정서가 1997년 채택된 후 8년만인 금년 2월16일에 발효되어 산림이 온실가스 흡수원으로 인정을 받게 되어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데 산림의 역할과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정부가 그동안 치산녹화사업을 추진하여 우리산은 푸르러졌으나 숲을 경제적가치가 높은 산림으로 가꾸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지구환경을 보전하면서 산림이 제공하는 경제적, 생태적, 사회적, 문화적 기능이 현세대는 물론 후세대에게도 지속적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숲을 어떻게 조성하고 가꾸어 줄 것인가에 대한 꾸준한 연구가 필요하다. 아울러 산불방지 및 병충해 방제 등 산림을 보존하면서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김종호 국립산림과학원 사회임업연구실장
  • 中 따오기 국내방사

    세계적으로 희귀한 철새인 따오기가 국내에서 다시 서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새는 세계 1급 보호 조류이자 천연기념물 198호로 지정돼 있다. 황새복원연구센터 박시룡(한국교원대) 소장과 한국교원대 김수일 교수는 지난 13일 중국 산시성(陝西省) 양현(洋縣)에서 국제두루미재단 대표 조지 아치볼드 박사, 국제자연보호연맹 황새분과 위원장 맬콤 콜터 박사 등과 국내에 따오기 서식처가 마련되는 대로 중국에서 따오기를 들여와 방사하기로 합의했다. 또 한국교원대와 중국 산시성 따오기보호센터는 따오기 증식기술 및 서식지 조성에 대해 공동 연구키로 했다. 청주 연합
  • [드라마세트장 유치 열풍(上)] 유치과열에 제작사 소품비도 떠넘겨

    일부 주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자치단체들은 50억원이 넘는 예산을 세트장 건립비로 선뜻 드라마제작사에 내놓고 있다. 갈수록 지원금은 커지고 있다. 이들은 거액의 예산으로 세트장을 유치하고도 관리를 소홀히 해 세트장을 망가지게 하는 등 적지 않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2회에 걸쳐 이를 짚어본다 자치단체들이 과열양상까지 보이자 드라마제작사들도 세트장 건립비용은 물론 소품비까지 이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충남 부여군은 지난달 29일 SBS자회사인 SBS아트텍과 드라마 ‘서동요’ 세트장 유치 협약을 체결했다. 부여군에서 세트장 건립비로 50억원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드라마에 쓰이는 각종 소품 구입비까지 포함돼 있다. ●50억원은 보통 부여군은 세트장 부지인 충화면 가화리 덕용저수지 주변 1만평을 매입하고 전기와 수도 등 기반시설을 갖춰주기 위해 10억원을 더 들일 계획이다. 모두 60억원의 예산을 쓰는 셈이다. 올해 군예산이 2227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37분의 1이 넘는다. 세트장은 낙화암 등 백제유적이 있는 읍내에서 승용차로 30분 거리다. 부여군과 세트장 유치전을 벌였던 전북 익산시는 20억∼25억원을 들여 서동(무왕)의 유년시절을 그릴 세트장을 유치했다. 당초 익산시는 전체 세트를 유치하기 위해 95억원을 제시했었다. 두 자치단체가 서동요 세트장 건립비로 들이는 돈은 90억원 정도로 150억∼200억원으로 추정되는 드라마 제작비의 절반 안팎에 이르고 있다. 이 드라마는 ‘대장금’을 연출한 이병훈PD가 50부작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전남 나주시는 MBC드라마 ‘삼한지’ 세트장 건립비로 50억원을 지원키로 잠정 결정했다. 시는 전남도에 25억원 지원을 요청했다.70부작으로 제작될 이 드라마 세트는 공산면 신곡리 영산강변 건축물폐기장에 지어진다. 독도와 관련, 인기가 더 높아진 KBS의 ‘불멸의 이순신’ 세트장 건립비로 전북도와 부안군은 50억원을 지원했다. 세트는 부안군 하서면 청호리 석불산 영상랜드(왜관거리), 변산면 격포리 궁항과 격포항에 각각 전라좌수영과 군선세트 등 3곳에 설치돼 있다. 전남도와 완도군도 KBS드라마 ‘해신’의 세트장 건립비로 50억원을 지원했다. 강원도 횡성군은 SBS ‘토지’ 세트장을 건립하는 등 우천면 두곡리에 군비 39억원과 민자 30억원을 들여 횡성테마랜드를 조성했다. ●‘원조논쟁’까지 불러온 유치전 부여군과 익산시는 세트장유치 과정에서 ‘서동원조’ 논쟁까지 벌였다. 부여군은 “의자왕의 아버지 무왕은 백제의 수도 부여에 살았다.”고 주장했고, 익산시는 “무왕은 익산에서 태어났고, 왕이 됐을 때 천도를 해서 익산에서 살았다.”고 맞섰다. 익산시는 삼국사기,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역사적 서술을 근거로 들이댄 뒤 “호족들에 의해 왕이 된 무왕은 서자로 힘이 없자 수도를 익산으로 이전해 정사를 폈다.”고 반박하면서 유치에 전력을 기울였다. 결국 제작사측은 두 지자체 관내에 세트를 만드는 것으로 결정했다. 부안군도 ‘불멸‘ 세트장을 유치하기 위해 전남 여수시, 경남 통영군 등과 치열하게 다퉜다. 카메라 앵글잡기가 좋다는 이유로 부안군이 이겼지만 방송가에서는 서울과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엇갈리는 주민반응 한창 방영중인 ‘불멸‘과 ‘해신’ 세트장에는 평일 수천명에서 주말에 1만∼2만명의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주말이면 읍내 숙박업소가 동나고 식당과 전복, 미역, 다시마 등을 파는 해조류 판매점도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해신’ 세트장 주변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우길광(50)씨는 “해신 촬영후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가족단위 손님이 눈에 띄게 불어나면서 매출도 덩달아 늘어났다.”며 좋아했다. 반면 ‘토지’ 세트장이 있는 강원도 횡성군 주민 최모(57·농업)씨는 “일회성으로 끝날지도 모르는 드라마를 위해 재정도 열악한 군에서 도박을 하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스러워했다. 부여군 부여읍에 사는 조모(54)씨는 “소년소녀가장이 얼마나 많은데 재정도 열악한 군이 ‘황금알’을 낳는다는 방송사에 세트장까지 지어 주느냐.”면서 “장소도 백제역사재현단지 등 읍내에 얼마든지 좋은 곳도 많은데 산골짜기까지 가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세트장 보수·관리비는 얼마나 들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정리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제작사에 사기당한 대구시 유독 영화나 TV드라마와는 인연이 없었던 대구시는 대구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만들겠다는 한 영화제작사에 사기를 당한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지난 2001년 6월 이 제작사는 대구에 유명배우들을 데리고 나타나 영화 ‘나티’의 제작발표회를 갖고 대구시에 협조를 요청했다. 대구의 섬유업계에서 개발된 신소재 섬유를 탈취하려는 일본측 산업스파이와 이를 막으려는 한국 비밀 요원간의 대결을 그린 첩보액션물을 대구에서 만들겠다는 것. 특히 대구의 패션1번가인 동성로를 비롯 팔공산, 동화사, 대구월드컵종합경기장, 대구EXCO, 국채보상기념공원 등 영화의 대부분을 대구에서 촬영하겠다고 약속했다. 대구시는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왔다며 대구를 알리는 더 없이 좋은 기회인 것으로 판단,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 제작사는 대구EXCO와 국채보상공원에서 곧 바로 촬영에 들어갔고 대구시는 촬영장소를 제공하고 촬영현장에 간부공무원을 보내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 그러나 대구에서 며칠간 영화를 찍는 흉내를 냈던 이 제작사는 그후 대구시민 등 전국에서 투자자 300여명으로 100여억원을 끌어 모은 뒤 종적을 감추어 버렸다. 대구시 관계자는 “자치제 실시 이후 자치단체마다 경쟁적으로 홍보에 매달리는 것을 교묘하게 이용한 사기행각에 대구시가 당한 것”이라며 “기억조차 하기 싫다.”고 말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경의선 몸살’ 앓던 DMZ습지 되살아났다

    ‘경의선 몸살’ 앓던 DMZ습지 되살아났다

    세계적으로 가치를 주목받아온 한반도의 생태계 보고, 비무장지대(DMZ) 일대도 몸살을 앓고 있다. 남북교류가 활기를 띠면서 도로·철도 등이 놓인 데 이어 평화도시 등의 이름으로 개발의 발걸음은 계속될 전망이다. 생태계 보전을 염두에 둔 개발, 훼손된 생태계에 대한 복원조치 등이 강화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17일 서울대 환경생태계획학 김귀곤 교수팀에 따르면 대체 습지를 만든 결과 경의선 공사 이전 원래 생태계의 60% 이상 복원된 것으로 조사됐다.2002년 7월 경의선 철도공사로 DMZ 내 습지가 마구 파헤쳐(왼쪽 사진)졌으나 그 뒤 대체 습지(오른쪽)가 조성돼 어종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동식물 70여종 발견…원래 생태계 60% 되살려 길은 야누스의 얼굴을 갖고 있다. 연결과 단절….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고 소통시킴으로써 인류 문명을 꽃 피운 건 길의 더없는 미덕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자연생태계는 상처를 입기 마련이다. 서식처를 단절당한 야생동식물이 종(種)의 존속 위기를 맞는게 대표적인데, 이런 현상은 사람이 놓는 길의 개수와 규모에 비례해서 커질 수밖에 없다. ●생태계에 대한 두 가지 배려 이처럼 빛과 그늘을 동시에 드리우는 길의 속성은 50여년만에 남북의 혈맥을 이은 경의선 철도·도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상호 교류로 남북의 정분은 도타워졌지만 자연생태계는 심한 몸살을 앓아야만 했다. 사전환경성 검토도 하지 않은 채 길이 닦이고, 공사는 1년 여만에 속전속결로 끝났다. 그런 탓에 “세계적 보존가치를 인정받는 DMZ 생태계에 대한 고려가 턱없이 부족했다.”(녹색연합 서재철 자연보전국장)는 비판은 여전히 드높다. 그러나 이같은 염려가 완전히 도외시되었던 건 아니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관환경생태공동조사단이 꾸려져, 성에 차진 않지만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는 노력도 동시에 전개됐다. 당시 위원회가 주목한 것은 두 가지다. 경의선 일대를 따라 광범위하게 발달한 습지 생태계를 되살려야 하고, 야생동물을 위한 생태통로 구축이 불가피하다는 것. 이 일대에 대한 현장조사를 거쳐 이끌어낸,“자연상태로 묵혀두었던 논이 습지로 천이해 다른 어느 지역보다 생태적 다양성과 안정성이 우수해 보호가치가 매우 높다.”는 결론에 따라서다. DMZ 내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한 이같은 ‘최소한의 복원 조치’는 공사가 마무리될 즈음인 2003년 11월 끝났다. 대형동물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길이 40m의 터널형 생태다리를 도로와 철도 위에 설치하고, 훼손된 습지를 복원하기 위해 대체습지(길이 300m, 폭 40m)를 조성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그로부터 1년 6개월여가 흐른 지금, 이같은 복원조치는 어떤 결실을 맺었을까. ●사천강 대체습지에 어종 풍부 서울대 김귀곤(환경생태계획학) 교수팀과 민·관환경생태공동조사단은 지난해 7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복원 현장을 찾아 이곳 생태계의 천이 현상을 살핀 뒤 이달 초 ‘DMZ 경의선 일대 지역의 복원 현황 및 평가’ 보고서를 펴냈다. 먼저 대체 습지에 대한 생태조사 결과,“모두 70여종의 동식물이 발견돼 경의선 공사 이전 원래 생태계의 60% 이상 회복”된 것으로 평가됐다. 북한쪽 DMZ 내를 흐르는 사천강 지류의 상류에 위치한 대체습지는 어종이 특히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얼룩동사리와 왜매치 등 한국특산종 2종을 비롯해 모두 13종이 발견됐다. 서해의 밀물이 임진강을 거쳐 대체습지에까지 밀려와 꺽정이 등 기수역(汽水域·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지역)에 사는 어종들도 발견됐다. 김 교수팀은 “대체습지에 자연석 등 인공 구조물을 설치하고 물길에 굴곡을 줘, 여울과 소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면서 안정적인 어종 집단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기수 어종이 일부 살고 있는데다, 농약과 비료에 의한 수질오염이 없어 옆새우·플랑크톤 등 물고기의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에 앞으로 어종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류는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동물로 동시에 지정된 두루미와 황조롱이 등 보호가치가 높은 새들을 비롯, 모두 32종이 관찰돼 공사 이전에 실시한 조사결과와 거의 유사했다. 포유류는 고라니와 두더지·오소리·멧돼지 등 7종류, 양서·파충류는 5종 발견됐다. 김 교수는 “대체습지가 식생-곤충-양서·파충류-어류-조류-포유류 등 먹이그물적 관계를 안정적으로 형성하고 있는데, 이는 습지 복원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습지는 물과 뭍을 동시에 품고 있어 “그 자체로 하나의 훌륭한 소(小)생태계”(김귀곤 교수)로 평가된다. 김 교수는 이 때문에 “앞으로 남북간 교류증가 및 DMZ 개발로 인해 중요한 습지가 불가피하게 훼손될 경우 대체습지 조성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삵·고라니·너구리 등 생태통로로 이동 야생동물들이 종을 존속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조건 중 하나가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동이 막힐 경우 장거리를 오가는 동물에게는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근친교배에 따른 종의 안정적 번식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경의선 공사 당시 민·관공동생태조사단을 중심으로 “야생동물 생태통로를 만들어 도로와 철도로 단절된 서식처를 연결시켜 주어야 한다.”는 주장도 이런 맥락에서 제기됐었다. 그러나 성사까진 쉽지 않았다. 조사단의 한 관계자는 “생태터널 설치 문제는 당시 여러가지 쟁점이 있었지만 난제 중의 난제였다. 군사용 목적으로 쓰일 수 있다는 (북한쪽의)항의를 무마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털어놨다. 이런 과정을 거쳐 경의선 민간인통제선∼군사분계선 구간에 모두 5개의 대형 생태다리가 설치됐다. 개당 길이가 40m에 이르는 대형 터널형 구조물인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멸종위기종인 삵을 비롯해 고라니와 너구리·야생고양이 등이 생태다리 위를 오가는 모습이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관찰되거나 이를 징검다리 삼아 인근 서식처로 이동하는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대 환경생태계획연구실 박미영 연구원은 “인접 지역의 농지와 소택형 습지에 고인 물을 먹으러 야생동물이 잦은 이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리 부실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야생동물이 몸을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여건이 보장되지 않으면 생태통로의 기능은 떨어지기 마련인데, 사후 공사로 인해 생태통로가 대거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DMZ 내 생태통로에서는 한전의 전신주 설치 공사로 인해, 민통지역 생태통로는 군부대가 방공호를 설치하는 바람에 목책 등 구조물과 나무·풀 등이 많이 제거됐다. 김 교수팀은 “대책마련이 절실해 관계기관에 생태통로 복구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책꽂이]

    ●미국시대의 종말(찰스 A. 쿱찬 지음, 황지현 옮김, 김영사 펴냄) 역사상 모든 강대국들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몰락의 운명을 맞을 것이라는 주장을 담았다.‘서구세계’란 한 덩어리로 불리던 유럽과 북미대륙이 유럽연합 부상으로 분열하고, 이는 곧 팍스아메리카나의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2만 2900원.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서중석 지음, 웅진 지식하우스 펴냄)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는 등 질곡의 현대사 한가운데 있었던 지은이가 해방 후 60년 역사를 진보적 시각으로 풀어썼다. 생생한 시각자료를 풍부하게 곁들여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역사 개설서다.1만 8000원. ●과학자들이 싫어할 오류와 우연의 과학사(페터 크뢰닝 지음, 이동준 옮김, 이마고 펴냄) 천문학에서 의학, 물리학, 생물학 등 과학의 전 분야에서 벌어지는 우연과 행운, 판단 착오에 관한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풀어냈다.1만 8000원. ●세계의 절대권력 바티칸 제국(루트비히 링 아이펠 지음, 김수은 옮김, 열대림 펴냄) 종교를 뛰어넘어 세계 정치와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바티칸과 교황의 실체를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1만 4800원. ●나비에 사로잡히다(샤먼 앱트 러셀 지음, 이창신 옮김, 북폴리오 펴냄) 부활과 탈바꿈의 상징인 나비의 생태를 서정적으로 묘사한 책. 나비가 구사하는 다양한 생존전략과 그 치밀한 과학성, 현란한 율동을 드라마틱하게 펼쳐나간다.1만 2000원. ●미디어빅뱅(김택환·이상복 지음, 박영률출판사 펴냄) 격동하고 있는 한국 미디어 시장의 현실을 진단하고, 그 생존전략을 모색한다. 최신 미디어 조류와 현상, 전통적 미디어와의 각축전, 미디어 영역별 성공 및 실패 사례 등도 담았다.1만원. ●고령사회 2018(프랑크 슈르마허 지음, 장혜경 옮김, 나무생각 펴냄) 독일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의 고령화 문제에 대해 분석한 책. 세대 갈등을 넘어 세대 전쟁이 벌어질 고령사회의 모습을 살펴보고, 위기 극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제시한다.1만 2800원. ●백년소평(중국중앙문헌연구실·중앙TV방송국 제작, 김형호 옮김, 싸이더스 펴냄) 덩샤오핑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중국 중앙TV방송국이 6부작으로 제작 방송했던 것을 책으로 엮었다. 덩샤오핑 주변 인물 100여명이 참여해 그의 일면일면을 증언한다.1만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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