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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세월호 수색중단 한달] “낙지 등 ‘진도산’ 붙이면 안 팔려 헐값 처분, 관광객 발길도 끊겨… 밥 먹고 살기 힘들어”

    10일 진도 팽목항엔 정기 여객선으로 뭍을 드나드는 조도권 주민 말고는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이곳과 이웃한 진도 서망항 수협 위판장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조도 해역과 인근 신안에서 나는 각종 수산물이 모이는 진도수협 서망 위판장은 세월호 사고의 직격탄을 맞았다. 평상시엔 진도를 찾는 외지인들이 꼭 들러서 꽃게, 오징어, 활어 생선류 등을 구입하는 수산물 거래의 중심지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됐다. 실종자 수색이 중단된 지 한 달을 맞았으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곳에서 도소매를 겸하고 있는 O수산 주인 최정숙(47)씨는 “수산물 위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즈음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하면서 여태껏 꽃게와 오징어 등 주요 수산물을 거의 팔지 못했다”며 “지금은 수색이 중단됐지만 외지인들이 진도 방문을 꺼리는 바람에 수산물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6~8월 오징어 위판 때만 3000만원의 수익을 올렸으나 올해는 공쳤다”며 “어디다 내놓고 말을 못 하지만 밥 먹고 살기도 힘들 정도”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오징어 주산지인 맹골수도 일대에선 올여름 내내 주야간 실종자 수색 작업이 펼쳐지면서 조업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더욱이 진도 연안 일대 오징어잡이 배들이 완도나 신안 지역의 위판장으로 발길을 돌려 여름 수산물 위판이 중단되다시피 했다. A도매상 김모(52)씨는 “요즘 낙지가 많이 잡히는 계절인데도 손님이 아예 없어 알음알음으로 지인들에게 헐값에 처분하고 있다”며 한숨지었다. 진도수협 서망사업소 직원 김황진씨는 “지난해 여름 오징어 위판액은 활·선어를 합쳐 110억여원에 달했지만 올해는 9억여원에 그쳤다”며 “이는 가격 하락을 우려한 어선들이 위판장을 다른 지역으로 옮긴 탓”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사고 여파로 ‘진도산’이란 딱지가 붙으면 안 팔린다는 것이다. 섬 민박 등 관광업계도 철퇴를 맞았다. 철따라 관광객이 몰리는 조도면 관매도 관매·관호마을 150여 가구는 대부분 민박집을 운영한다. 이 가운데 규모를 갖춘 전문 민박집도 9곳에 이른다. 그러나 지난 4월 세월호 침몰 이후 단체와 개인 예약이 모두 취소됐다. 그 이후론 아예 손님이 찾지 않고 있다. 이곳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김모(78)씨는 “세월호 사고 이후 단 한 명의 손님도 받지 못했다”며 “정부와 군에 보상과 대책을 요구했으나 생활안정자금으로 80여만원을 지원받은 게 전부”라고 말했다. 관매마을 조창일(75) 이장은 “평상시엔 가구당 한 해 민박 수입을 1000만~3000만원 정도 올렸는데 올해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생계를 걱정해야 할 형편”이라며 “그나마 대부분 사업자 등록이 안 된 농어촌 민박집이라 피해를 보상받을 길이 없다”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 해역과 이웃한 동·서 거차도 일대 200여 가구 주민들도 극심한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주민들은 자연산 돌미역과 톳 등 해조류를 공동 채취해 생계를 꾸리고 있다. 매년 6~7월 이뤄지는 돌미역 채취를 통해 가구당 600만~800만원을 벌어들였으나 올해는 한 푼도 손에 쥐지 못했다. 한 뭇(20가닥)에 100만원을 호가하는 진도곽(돌미역)이 세월호에서 흘러나온 기름으로 오염됐다. 또 서울 등지의 도매상이 주문을 잇따라 취소했다. 지난여름 동안 주요 수산물인 멸치와 오징어 잡이도 거의 중단됐다. 해조류피해보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동거차도 이장 조이배(73)씨는 “손해사정 법인과 공동으로 구체적인 피해액을 산정하고 이를 사고 선사의 보험회사 등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진도 본섬 주민들도 사고 여파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월호 참사 진도군 범군민대책위’가 조사한 지난 4월 16일~6월 30일의 피해액은 관광소득 200여억원, 어업소득 690여억원 등 모두 890여억원으로 집계됐다. 관광소득에는 관광객, 택시, 외식업, 노래방, 건어물 판매, 숙박업 등의 매출 감소가 포함됐다. 어업소득은 수협 위판장, 통발협회, 김생산어민협회, 어류 양식협회, 전복협회, 낚시업계, 해산물종묘협회 등의 피해액을 근거로 삼았다. 범대책위는 최근 실종자가족대책위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침몰한 선체로 인해 조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조속한 인양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책위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진도군을 ‘위험한 곳’, ‘가지 말아야 할 섬’ 등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어 선체를 인양하지 않고는 참사 발생 전 ‘청정 진도’, ‘보배섬 진도’의 명성을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대책위 박준영 간사는 “세월호 침몰 해역은 진도와 목포, 신안 등 서남권 지역 어민들이 고기를 잡으며 수백년 동안 지켜온 삶의 터전”이라며 “정부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수중 생태계 보호에도 소홀히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남도의회도 세월호 인양 촉구 결의안을 지난 9일 채택했다. 군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여파로 진도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고, 관광과 특산품 판매가 반 토막 나 영세 상공인들은 생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회는 세월호특별법에 주민 피해를 보상하는 조항을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도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車·화장품 얻고 수산물·열대과일 내줬다

    車·화장품 얻고 수산물·열대과일 내줬다

    10일 타결이 선언된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은 자동차와 화장품 등 소비재 시장의 판로는 열었지만 우리 농수산물 시장은 내줬다. 특히 베트남산 수산물의 공세는 거세질 전망이다. 수산물의 경우 3~5년 사이 관세가 사라지는 등 시장이 개방 속도가 빠른 품목에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우선 실뱀장어는 즉시 무관세로 시장을 개방하고 가자미·넙치·방어 등은 3년, 냉동가오리·조제오징어·성게·복어 등은 5년, 기타 냉동 어류, 게와 해조류는 10년 뒤 관세가 사라진다. 단 수산물로는 유일하게 10대 수입품목에 포함됐던 새우는 냉동과 가공 모두 저율관세할당(TRQ)으로 처리키로 했다. 최대 1만 5000t(1억 4000만 달러)까지 무관세를 적용하고 이를 초과하는 품목에만 관세를 부과한단 얘기다. 정부는 “수산물 가운데 새우는 국내 민감성을 고려, TRQ를 통해 수입물량을 조절해 국내시장에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관세를 허용한 양도 적지 않아 새우 가격 하락 등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농축산업계에도 피해가 예상된다. 닭이나 소고기, 양송이버섯, 국수 등은 즉시 관세가 철폐되고 구아바와 망고 등 열대과일과 마늘, 생강은 10년 내 관세철폐 대상에 포함됐다. 15년 뒤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한 천연꿀 농가 역시 장기적으로 타격을 입게 된다. 반면 쌀은 협정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고, 고추와 양파, 녹차는 양허제외가 유지됐다. 하지만 간접적인 피해도 예상된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베트남산 열대과일이 대거 들어오면 사과, 배 등 국산 과일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면서 “품종이 다르더라도 소비 대체 효과로 피해를 보는 경우에 대한 피해보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수출기업들에는 기회다. 상품 분야에서는 한·아세안 FTA에서 개방되지 않았던 승용차(3000㏄ 이상)와 화물차(5∼20t), 자동차 부품, 화장품, 생활가전(냉장고·세탁기·전기밥솥) 등이 새로 개방됐다. 우리의 주요 수출품인 면직물, 편직물 등은 3년에 걸쳐 관세가 철폐되고 자동차부품, 전선, 합성수지 등은 5년간 단계적으로 관세가 사라진다. 철도차량부품과 선재, 원동기는 7년, 타이어, 3000㏄ 이상 승용차, 화장품, 전기밥솥, 에어컨 등은 10년 관세철폐 대상이다. 재계도 환영 일색이다. 경제계 단체가 주축인 FTA민간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한·베트남 FTA가 조기에 발효될 수 있도록 양측 정부가 힘써 달라”면서 “경제계도 FTA를 활용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해외여행 | 미지의 섬 꼬 창으로의 초대

    해외여행 | 미지의 섬 꼬 창으로의 초대

    방콕 국제공항에서 3번 국도를 따라 트랏Trat주로 향한다. 코끼리를 닮았다는 꼬 창Koh Chang, 미지의 섬으로 달려가는 마음은 들뜨기만 하다. 내가 발견한 태국의 보물섬 태국 여행은 늘 설렌다. 가벼운 옷차림에 슬리퍼만 신고 잡지 두어 권 들고 찾아갈 수 있는 곳. 복잡하고 분주한 도시의 일상 속에서 늘 마음속에 꿈꾸던 청량제 같은 여행지가 바로 태국 아니었던가? 이미 여러 차례 방문했던 태국. 이번에는 좀더 새로운 여행지에 도전해 보기로 마음먹는다. 이번에 방문할 곳은 꼬 창. 낯선 이름의 섬이기에 무언가 신비스러운 보물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설렘으로 기분은 한없이 들떴다. 게다가 그동안 애타게 바랐던 섬으로의 여행이니 말이다. 꼬 창은 우리에게 그다지 잘 알려진 섬이 아니다. 태국을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라면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 492km2 면적의 꼬 창은 태국에서는 푸껫 다음으로 큰 섬이다(참고로 트랏주는 캄보디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방콕 국제공항에서부터 4시간 넘게 달려 선착장에 도착하니 듬직한 카페리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4시간 동안 널찍한 국도를 달리며 중간중간 휴게소에 잠시 멈춰 커피, 샌드위치 따위로 요기를 하면서 달려오니 지루할 틈이 없었다. 선착장에서 배에 오르고 꼬 창까지는 고작 25분. 의외로 짧았다. 태국을 찾는 여행자의 상당수는 멋진 휴식을 상상하며 푸껫이나 꼬 사무이 등 잘 알려진 휴양지로 향한다. 하지만 대중에게 잘 알려진 휴양지는 연중 방문객들로 넘쳐나고 해변은 밀려드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룬다. 그러나 꼬 창은 다르다. 한가롭다. 여유있고 한가로운 분위기를 좋아하는 여행자들이 반기는 곳이다. 나 역시 꼬 창을 선택할 때 주저하지 않았다. 꼬 창 주변으로 47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자리해 꼬 창 해안국립공원을 이루고 있다. 다시 말해 여행자들이 조용히 즐길 만한 좋은 쉼터가 47군데나 숨어 있는 셈이다. 방콕으로부터 다소 멀리 떨어져 있지만 푸껫과 꼬 사무이를 여행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좀더 여유로운 대안으로 꼬 창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자신만의 보물이 어느 섬에 숨어 있을지는 각자 시간적 여유를 갖고 찾아보아야만 할 것 같다. 열대우림에서 해상국립공원까지 꼬 창의 가장 큰 매력은 섬 전체의 70%가 때묻지 않은 순수의 열대우림으로 덮여 있다는 점이다. 태국에서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열대우림이기에 예로부터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해 온 천혜의 장소이다. 섬에 다다르니 무성한 열대우림으로 덮인 산등성이가 눈앞에 펼쳐졌다. 그 안에 숨은 아무도 모르는 신비한 생명체들을 상상해 본다. 꼬 창의 중앙부에는 해발 744m 높이의 카오 좀 프라삿Khao Jom Prasat산이 있는데 이 산을 중심으로 주변에는 꼭지꼬리 원숭이Stump tailed macaque, 사향 고양이Civet, 물왕도마뱀Water monitor, 멧돼지, 킹 코브라, 흑로Pacific reef egret, 쏙독새Nightjar, 푸른날개 팔색조Blue winged pitta 등 다양한 야생동물과 조류가 서식하고 있다. 정글을 걷다 멧돼지를 만나면 당혹스럽겠지만 푸른 날개를 지닌 팔색조를 발견하게 된다면 내 남은 인생의 행운을 보여 주는 징표로 삼을 수도 있을 것 같다. 10여 년 전부터 태국 정부와 태국 관광청의 계획 아래 꼬 창의 모든 길에는 포장도로가 놓이고 고급 리조트가 늘어나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개발로 인해 이 섬의 본래 모습이 퇴색하여 제2의 푸껫처럼 될 것을 말이다. 그래서 인지 개발의 속도는 더디어 아직은 매머드급 호텔이나 럭셔리 리조트가 많지 않다. 비싸지 않으면서 나름 고급 시설을 갖춘 리조트와 배낭여행자들에게 좀더 친화적인 숙소와 식당이 공존하고 있다. 열대우림뿐이 아니다. 꼬 창 해상국립공원은 스노클링, 스쿠버다이빙을 위한 새로운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산호초가 잘 보존되어 있고 해저 생태계가 크게 훼손되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경관을 뽐낸다. 이러한 연유로 꼬 창에서의 첫 일정을 스노클링으로 시작했다. 호핑으로 즐기는 스노클링 꼬 창 해상국립공원 중에서도 꼬 와이Koh Wai는 여행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스쿠버 다이빙 및 스노클링 스폿이다. 일반적으로 11월부터 4월 사이가 워터 액티비티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시기지만 이 시기를 벗어나도 큰 무리는 없다. 우기의 빗줄기 속에 감행한 스노클링은 오후가 되어 비가 멈추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가이드가 안내한 곳으로 가니 산호 주변에 수많은 열대어들이 몰려 있어 진기한 장관이 펼쳐지고 있었다. 꼬 창 해상국립공원에서는 아일랜드 호핑 투어를 통해 여러 섬들을 방문할 수 있는데 가장 이상적인 곳은 꼬 라오야Koh Lao Ya섬이다. 꼬 와이에서의 스노클링을 마치고 꼬 라오야로 이동했을 즈음엔 허기가 느껴졌다. 미리 준비해 놓은 두리안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 다시 첨벙 물속으로 들어가 스노클링에 몰입했다. 꼬 와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오색찬란한 물고기들이 물 밑에서 꿈틀대고 있었다. 꼬 라오야 역시 스노클링을 즐길 만한 산호와 열대어가 적지 않다. 무인도는 아니지만 인적이 드물기 때문. 런치 박스를 준비해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해변에 누워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보물섬과도 같은 곳이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미처 방문하지 못했지만 꼬 창 해상국립공원에서 주목할 만한 또 하나의 섬이 있다. 바로 꼬 랑Koh Rang섬이다. 이곳은 꼬 창에서 남서쪽으로 꽤 떨어져 있는데 멸종 위기에 처한 바다거북의 서식지다. 바다거북 탐사에 관심이 있다면 가이드와 동행해서 방문해 보도록 하자. 꼬 창에서는 이 밖에도 다양한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꼬 창은 코끼리 섬이란 이름을 지녔지만 사실 서식 중인 코끼리는 없다. 섬의 지형이 코가 길게 뻗어 있는 코끼리 얼굴 모양과 비슷해 그러한 이름이 붙여졌을 뿐이다. 대신 코끼리 등에 올라타고 정글과 수풀 일대를 둘러보는 코끼리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또 다른 인기 액티비티는 밀림 속에서 즐기는 지프라인Zip Line. 둘쨋날 오후에 진행된 지프라인은 나무와 나무 사이에 외줄이나 로프 타는 기구 따위를 설치해 놓고 몸에 연결된 고리를 로프에 걸어 외줄 위를 걷거나 로프에 연결된 기구를 타고 이동하는 레포츠다. 마치 군대식 유격훈련을 방불케 할 정도로 험난한 코스에 산 너머 산이었지만 그래도 스릴 만점인 지프라인을 즐기고 있자니 비로소 정글의 중심에 와 있다는 실감이 났다. 지프라인이야말로 밀림이 울창한 이곳 꼬 창에서 인기몰이 중인 액티비티이다. 파이어 쇼가 일품인 화이트 샌드 비치 꼬 창이 자랑하는 핫 사이 카오Hat Sai Khao 해변은 섬 북서쪽에 위치한다. 늦은 오후 산책을 즐기거나 해변에 앉아 선셋을 기다리기에 좋은 곳이다. 해변 주위로 크고 작은 레스토랑과 카페가 밀집해 있으며 테이블을 해변가에 배치해 놓아 바다를 감상하며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 꼬 창에서의 마지막 밤 피날레는 바로 화이트 샌드비치에서 즐겼다. 해변에서 물놀이를 하거나 모래성을 쌓는 현지 아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거나 떨어지는 태양의 고요한 모습을 감상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어둑해질 무렵 시푸드메뉴로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이 해변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사바이 바Sabay Bar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바이 바는 라이브 음악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면서 칵테일, 음료 등을 즐길 수 있는 바Bar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갖가지 해산물 요리로 배를 가득 채운 뒤 늦은 밤 레스토랑 앞 해변에서 펼쳐지는 파이어 쇼Fire show를 관람했다. 여러 명의 남자 댄서들이 모여 입에서 불을 뿜고 활활 타오르는 깡통을 양 손에 들고 팔을 휘저으며 다양한 묘기를 선보였다. 남태평양을 여행하다 보면 멜라네시안 부족들이 이러한 파이어 쇼를 선보이기도 하는데 오히려 남태평양 쪽 파이어 쇼보다 스케일이 더 크고 화려했다. 핫 사이 카오에서부터 남쪽으로는 해안도로를 따라 꼬 창의 주요 숙박업소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그중에 가장 눈에 띄는 시설을 자랑하는 판비만Panviman 리조트는 해변에 위치해 바닷가로의 접근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최상급 리조트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이곳의 비수기에 해당하는 6~9월 사이에는 객실료도 저렴해 250달러 정도 수준의 딜럭스 룸을 100달러 미만에 온라인에서 예약할 수 있으니 두말이 필요 없다. 야외 수영장, 스파는 기본이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깔스러운 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까지 겸하고 있다. 마지막 날 방콕으로 돌아오기 전, 오전 일찍 해안도로를 따라 섬의 남서쪽 끝자락에 자리한 방 바오Bang Bao를 잠시 들렀다. 방 바오는 목재가옥마다 나무로 만든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수상마을이자 어부들이 모여 사는 어촌이다. 이곳 부둣가에 모여 있는 시푸드 레스토랑은 꼬 창을 방문한 여행자들이라면 한번쯤은 들러야 할 맛집들이다. 이곳만큼 다양하고 신선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또한 이곳에서 보트를 대여하면 남쪽의 해상국립공원의 섬으로 가는 길이 열리기도 한다. 길지 않은 사흘간의 꼬 창 섬 탐험. 미지의 섬 꼬 창을 알기에 덕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섬이다. 스노클링으로 즐기는 해저 세계, 정글에서 진행되는 코끼리 트레킹과 지프라인 액티비티, 풍부한 해산물 요리, 무뎌진 감성을 노크해 준 화이트샌드비치와 기대 이상의 파이어 쇼 공연 그리고 저렴한 리조트의 나무랄 데 없는 시설까지. 꼬 창의 신비를 좀더 알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은 다음 기회를 위해 마음 속에 꾹꾹 눌러 담았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김후영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www.visitthailand.or.kr AIRLINE 에어 아시아가 인천-방콕 직항 노선을 매일 1회 운항한다. 인천공항 출발편은 오후 4시50분, 방콕공항 도착시간은 오후 8시40분이다. 방콕공항 출발편은 오전 8시이며 인천공항 도착시간은 오후 3시25분, 소요시간은 약 6시간이다. 시차는 한국이 태국보다 2시간 빠르다. www.airaisa.com Resort 판비만 리조트Panviman resort 치앙마이, 꼬 파응안 등지에도 체인을 두고 있다. 가족과 함께 휴식을 보내길 원한다면 바닷가에 면한 이곳을 추천한다. 야외 수영장에서 수영을 즐기기에도 좋고 각종 액티비티와 투어 프로그램을 알선해 준다. 성수기인 11월부터 3월까지 딜럭스 룸은 약 250~300달러 정도이며 비수기인 6~9월 사이에는 온라인으로 예약시 약 80달러에도 구입할 수 있다. 8/15 Modd 4, Koh Chang District. Trat 23170 (66)-39-619-040 www.panviman.com RESTAURANT 사바이 바Sabay Bar 화이트 샌드 비치에서 가장 규모가 큰 레스토랑으로 별도의 바 공간이 있으며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라운지도 있다. 태국음식(300~400바트)을 비롯해 시푸드 그릴 메뉴(250~400바트), 파스타 등을 맛볼 수 있는데 무엇보다 매일 밤마다 펼쳐지는 파이어 쇼가 인상적이다. 7/10 Moo 4. White Sand Beach. Koh Chang. Trat. (66) 81-864-2074 ACTIVITY 스칸디나비안 창 다이빙 센터 Scandinavian Chang Diving Center 다양한 코스의 스쿠버 다이빙 프로그램을 비롯해 자격증을 위한 코스, 스노클링 투어도 주선해 준다. 초보자의 경우 하루 2회까지 다이빙이 가능하며 비용은 1회 3,200바트, 2회 4,000바트다.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 취득이 가능한 오픈워터 레벨 1코스의 경우 3~4일이 소요되며 비용은 1만4,500바트다. 21/17 Moo 4. Klong Prao. Koh Chang. Trat (66)-89-401-3927 www.changdiving.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또다시 살처분 공포

    살(殺)처분에 대한 공포가 다시 스멀스멀 고개를 들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수천 마리의 돼지와 닭 등을 땅에 묻어야 했던 방역 담당 공무원들의 잠 못 드는 날이 또 시작됐다. 살처분에 동원돼 각종 트라우마에 시달렸던 충북 진천군 공무원들은 돼지 구제역 재발 소식에 “다시는 그런 고통을 겪고 싶지 않았는데…”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들어 고병원성 AI 감염 등을 이유로 살처분한 오리와 닭이 1446만 마리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였던 2008년(1020만 4000마리)을 이미 뛰어넘었다. 최근에는 진천에서 돼지 구제역까지 발생했다. 앞서 7월에도 돼지 구제역 발병으로 수천 마리를 살처분해야 했다. 문제는 구제역에 따른 돼지 살처분 규모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데 있다. 유럽과 캐나다에서도 AI 등의 가축 질병이 확산되고 있다. 살처분에 대한 ‘트라우마’가 상당한 방역 당국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농식품부 방역담당 공무원은 “중앙부처도, 지자체 공무원들도 AI와 살처분 때문에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고 털어놨다. AI는 지난 1월 전국을 긴장으로 몰아넣었다가 한동안 소강 상태를 보였다. 농식품부는 지난 9월 4일 축산농가 이동 제한을 완전히 풀며 사실상 ‘종식선언’을 했다. 하지만 20일 만에 전남 영암 오리농장에 이어 전남 나주·곡성·보성 사육농가에서 잇따라 AI 감염이 확인됐다. 지난달에는 전북 김제와 경북 경주 토종닭까지 AI에 감염된 사실이 드러났다. 독일과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의 가금류에서도 고병원성 AI(H5N8형)가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캐나다에서 고병원성 AI 발생이 확인됨에 따라 캐나다산 가금류(닭, 오리, 타조 등)와 가금제품 수입을 금지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살처분 보상금으로 1251억원을 지급했다. 지난 9월 이후 피해와 소득·생계안정자금, 매몰비용 지급 등을 고려하면 피해보상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돼지 구제역도 지난 7∼8월 영남 지역 양돈농가 3곳에서 발병한 후 주춤하다가 지난 3일 충북 진천(살처분 200마리)에서 재발했다. ‘돼지 유행성 설사병’(PED)이 확산되는 겨울철이어서 돼지 사육 농가뿐 아니라 방역 당국도 힘든 시기가 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내년 5월까지를 ‘특별 방역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AI 및 구제역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AI·구제역 방역대책 상황실’을 설치하고, 전국 공항과 항만 41곳을 대상으로 특별점검반도 운영한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열린세상] 지금 단두대 인사가 필요하다/김정현 소설가

    [열린세상] 지금 단두대 인사가 필요하다/김정현 소설가

    최고 권력에 호가호위(狐假虎威)하려는 불순한 세력의 대두를 피할 수 없다 할지라도 이건 너무했다. 사건의 전말이 모두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주역이 담장 밖의 사람이라는 정황은 비위마저 상하게 한다. ‘누나가 너무 무섭다’는 박지만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대통령은 가장 믿는 측근으로부터 두 눈 뜨고 당한 셈이다. 우리 현대사에서 친인척이나 측근의 비리로 공과에 대한 냉정한 평가조차 받지 못하고 숨죽여야 하는 전직 대통령이 한둘이었던가. 그러니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동생으로부터 ‘무섭다’는 한탄까지 나오게 했으리라. 그런 와중에 아무런 공적 직위도 없는 이가 ‘문고리 권력’이라 불리는 대통령의 최측근과 한패가 돼 국정에 끼어들었다면 그야말로 국기 문란의 중죄다. 더구나 사정과 공직 기강을 담당하는 공식 라인의 인사들은 그들 패거리와 맞서다가 자리를 물러나기도 했다는데, 진상과 부당함에 대한 대응으로 서류를 무단 유출하는 등 또 다른 불법을 저질렀다면 결국 다를 것 없는 막장 드라마의 한 축일 뿐이다. 그동안 청와대 권력에 대한 우려는 모든 언론이 수시로 제기해 온 바다. 그럼에도 결국 사건으로 공식화되자 대통령은 엄정수사 지시로 제3자적 자리에 물러선 모양새다. 과연 그것이 할 수 있는 전부였을까. ‘문고리 권력’은 언론의 조어(造語)라 해도 그들이 가장 지근거리에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 먼저 사과부터 하는 것이 옳지 않았나 싶다. 또한 사건이 이처럼 일파만파가 되고 있는 만큼 관련자 모두를 면직부터 시켜야 하는 것이 정도 아니었을까. 왜냐하면 이미 담장 밖 사람과의 일로 공식 라인의 비서관에게 전화를 한 것은 사실로 드러났고, 그로 인해 나라가 벌집 쑤신 꼴이 됐으니 국가공무원법상의 품위 손상에 해당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물론 인사는 임명권자의 신뢰가 기본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국민의 권력을 대행하는 공직의 인사는 임명권자의 신뢰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신뢰에서 어긋나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그 점에서 그동안 보인 대통령의 인사는 독선이라는 비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할 수 있다.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의 사소한 과오까지 물고 들어가서야 누가 공직을 맡을 수 있겠느냐는 넋두리도 일부에서는 들린다. 아마 그들 대부분은 자신 역시 공직 후보군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일 것이다. 그렇지만 국민의 눈높이는 아니 시대의 조류가 능력과 더불어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바이니 앞으로는 더욱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고, 임명권자의 고집은 국민의 비웃음과 반발을 살 뿐이다. 그리고 신임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결과에서 보듯 우리 사회에는 능력과 도덕성을 함께 갖춘 인사가 결코 드물지 않다는 것을 새삼 인식해야 할 일이다. 객쩍은 소리가 아니라 인사는 아주 쉬운 일일 수도 있다. 사전에 언론에 흘려 검증을 받는 것도 한 방편일 것이다. 언론 검증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확인 결과 사실이라면 접으면 되는 일이니 말이다. 개중에는 과거에 약간의 흠이 있기는 했지만 지금 그 자리에는 더이상 합당한 인물이 없다는 여론도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여론의 검증이 날카로우면 자신이 깜냥인가 스스로 돌아보고 과욕을 접는 이들이 부지기수가 될 테고, 그만큼 공직에 꿈을 둔 이들은 처음부터 자기 관리에 엄격해질 테니 나라의 미래도 밝아질 것이다. 이번 파문에 거론된 이들에 대한 인사는 그야말로 최악의 참사다. 국민과 여론이 싫다는데도 임명권자의 뜻만으로 귀를 막은 결과이기도 하다. 아무리 입맛에 맞아도 국민이 싫다면 뜻을 거두고 내보내야 한다. 여론이 뭐라 건 ‘나는 너 아니면 안 돼’ 하는 굳은 신뢰가 호가호위의 근원이다. ‘믿지 않으면 쓰지 않고, 한 번 믿으면 끝까지 믿는다’는 원칙은 사적 범위에서 가능한 일이다. 국민의 대리인이면서도 국민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것이 국가권력이다. 그런 권력의 최정점에서 내보이는 무한 신뢰는 너무 위험하다. 차라리 논란이 일면 바로 정리하는 여론 눈치 보기가 국민에 대한 신뢰로 대통령을 지켜 줄 수 있을 것이다. 일괄적으로 처리할 단두대를 당장 꺼내야 한다.
  • [김준의 바다 맛 기행] (24) 전남 벌교 섬마을 꼬막밭 트는 날

    [김준의 바다 맛 기행] (24) 전남 벌교 섬마을 꼬막밭 트는 날

    전남 보성군 벌교읍 장도의 섬마을, 물이 빠지고 있는 갯벌에 ‘널배’를 챙겨 든 주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일찍 도착해 모닥불을 피우고 추위를 쫓는 사람도 있었다. 어젯밤 늦게야 알고 광주에서 택시를 타고 왔다는 주민도 있었다. 마을 꼬막밭을 ‘트는’ 날이다. 한 집에서 한 명씩은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 참석하지 못할 경우 벌금을 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연말 배당금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서울이나 부산으로 자식들을 만나러 갔던 사람도 이날만큼은 열 일 뒤로하고 귀향한다. 나이가 많아 일을 하기 어려운 집은 자녀는 물론 사위까지 대신 참석할 정도다. 바닷물이 빠지자 어촌계장의 신호에 따라 수십 명이 널배를 타고 미끄러지듯 꼬막밭으로 향했다. 그 모습이 아름답다 못해 장엄하다. 꼬막은 꼬막, 새꼬막, 피조개로 나뉘며 연체동물 돌조개과에 속하는 이매패류다. 이 중 꼬막을 ‘참꼬막’이라고도 부른다. 참꼬막의 ‘참’은 진짜라는 말이지만 으뜸이라는 뜻도 갖고 있다. 반면 새꼬막은 ‘똥꼬막’이라 부른다. 새꼬막은 썰물에도 갯벌이 드러나지 않는 깊은 곳에 살지만 참꼬막은 바닷물이 빠지면 바닥이 드러나는 갯벌의 5~10㎝ 깊이에서 자란다. 따라서 추위와 더위를 견디기 위해 껍질이 매우 두꺼울 수밖에 없다. 반대로 새꼬막은 껍질이 얇아 채취할 때 쉽게 부서진다. 참꼬막은 상품이 되려면 4, 5년을 기다려야 하지만 새꼬막은 2년이면 팔 수 있을 만큼 자란다. ●전라도서는 망자의 상에도 반드시 올려 집 앞 골목시장에서 참꼬막 1㎏에 2만원, 새꼬막은 1만원에 샀다. 피조개는 세 개를 덤으로 얻었다. ‘꼬막 맛이 떨어지면 이미 죽은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산 자는 말할 것도 없고, 죽은 자도 꼬막 맛을 잊지 못한 것일까. 전라도에서는 망자의 상에도 반드시 올려야 하는 음식이 꼬막이었다. 잔칫상에도 홍어와 함께 참꼬막이 오르면 ‘걸게 장만했다’는 말을 들었다. 상을 잘 차렸다는 전라도말이다. 참꼬막은 새꼬막에 비해 짭조름한 맛이 강하다. 또 달다. ●참꼬막은 살이 검붉은 색·새꼬막은 희멀건 색 맛의 차이는 삶아서 껍질을 까 보면 알 수 있다. 참꼬막은 살이 검붉은 색을 띠며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지만 새꼬막은 희멀건 색을 띤다. 얼마나 다행인가. 짭짤함 없이 달기만 했다면 꼬막은 진즉 갯벌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자산어보’에서는 참꼬막을 ‘감’(?), 새꼬막을 ‘작감’(雀?)이라 했다. ‘달콤한 조개’라는 뜻이다. 그리고 작감은 속명을 ‘새고기’라 하고 ‘참새가 물에 들어가서 된 조개’라 했다. 채소를 손질하다 건져내야 할 시간을 놓쳤다. 몇 개는 벌써 입을 벌리고 살이 오므라들었다. 꼬막 살을 꺼내 보니 모습이 꼭 새를 닮았다. 그래서 새고기라 하지는 않았을까. ‘우해이어보’에서는 껍질이 지붕의 기왓골을 닮았다고 해서 ‘와농자’라 했다. 그런데 정약전은 정말 꼬막을 보기나 했을까. 갯벌도 없고 조류도 거센 흑산도에서 말이다. 그가 쓴 ‘자산어보’의 ‘원편’에는 꼬막이 없었던 것 같다. 나중에 이청이 자신의 경험과 중국 문헌을 보고 보충해 집어넣었다. 이청은 다산이 강진 유배 생활을 하며 가르쳤던 제자다. 그곳 ‘도암만’은 지금도 꼬막이 잡히고 있으며 갯벌을 막아 논을 만들기 전에는 보성 벌교에 뒤지지 않는 서식지였다. 참꼬막은 전남 여자만과 가막만이 주산지다. 그중에서도 보성 벌교와 고흥 남양에서 많이 생산된다. 충남 서산과 전남 여수 등지에서도 꼬막이 잡힌다. 모두 파도의 영향을 적게 받는 내만이거나 섬과 섬 사이의 펄갯벌이 발달한 곳이다. 이들 지역은 펄의 깊이가 수m에서 10여m에 이르러 물이 빠져도 걸어 다닐 수 없다. 그래서 어민들은 길이가 어른 키보다 길고 폭이 어깨 넓이만 한 ‘널배’(뻘배라고도 부른다)를 타고 이동한다. 어머니들이 널배를 타고 갯벌을 누비는 것을 보면 쉬울 것 같지만 의외로 힘이 많이 들고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한 발을 기다란 널배 위에 올려놓고 다른 발로 갯벌을 밀어 이동한다. 꼬막을 잡을 때는 가슴을 판자 위에 올려놓은 물동이에 대고 엎드려 조금씩 이동해 가며 양손으로 열심히 갯벌을 휘젓거나 주물러 꼬막을 찾는다. 긴 판자에 갈퀴처럼 철사로 심을 박아서 만든 도구를 널배에 붙이고 밀어서 잡기도 한다. 글 사진 전남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joonkim@jeri.re.kr ■ 어떻게 먹을까 씨알 굵고 살짝 입 벌린 놈 골라 끓는 물 식혀 80℃로 삶으랑께 꼬막은 씨알이 굵고 무늬가 선명하며 입을 꽉 다문 것보다 벌어져 있는 것이 좋다. 물에 소금을 좀 뿌리고 박박 문질러 개흙과 이물질을 제거한 후 소금물에 담가 한두 시간 동안 해감한다. 꼬막을 삶을 때 썩은 것이 한 개라도 들어가면 같이 삶은 꼬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잘 선별해야 한다. 꼬막을 삶을 때는 펄펄 끓는 물을 약간 식힌 후(75~80℃) 꼬막을 넣어 같은 방향으로 십여 차례 저은 후 꺼낸다. 꼬막은 따뜻할 때 먹어야 하며 특히 새꼬막은 식은 후에는 맛이 떨어진다. 최근에는 꼬막무침, 꼬막장조림, 꼬막된장국, 꼬막전 등 꼬막요리가 많이 개발됐다. 꼬막의 고장이라는 벌교에는 갖가지 밑반찬에 꼬막탕수육, 꼬막전, 삶은 꼬막(꼬막찜), 꼬막꼬치, 꼬막초무침 등으로 ‘꼬막정식’을 내놓는 식당이 인기다. 문학기행만 아니라 소설 ‘태백산맥’의 꼬막 맛을 찾아온 사람도 많다. 꼬막무침은 오이, 미나리, 풋고추, 배, 시금치 등의 야채에 삶은 꼬막 살을 넣고 고추장과 양념을 넣은 후 버무리는 것이다. 보성에서는 특산물인 녹차 분말을 섞은 밀가루에 꼬막 살을 넣어 녹차꼬막전을 내놓기도 한다. 또 김치를 송송 썰어 꼬막과 함께 전을 부치기도 한다. 메추리알, 소고기 등으로 만드는 장조림에 꼬막을 더해 만드는 장조림은 짭짤한 밥반찬으로 좋다. 벌교시장은 꼬막과 숭어로부터 겨울이 온다. 시장 골목으로 들어서면 꼬막을 삶아주는 집이 있다. 한 됫박 사서 먹다 남은 꼬막은 까서 밥 한 공기에 남은 반찬을 넣고 참기름을 얹어 쓱쓱 비벼 먹으면 추운 겨울도 거뜬하다.
  • 쌀과 우렁이의 기적

    쌀과 우렁이의 기적

    북한강 상류 파포천을 끼고 80여 가구가 모여 사는 강원 화천 토고미마을은 10년이 넘게 친환경농법만을 고집하는 우리나라 대표 무공해마을이다. 농약 없이 우렁이와 지렁이, 미생물로만 농사를 짓다 보니 대기업과 자매결연을 하게 됐다. 12년째 회사식당에 쌀을 공급하고 주기적으로 직거래장터를 열어주고 있다. 토고미마을도 10여년 전에는 여느 농촌과 다름없이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농사를 지었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농가 소득이 급격히 줄던 2000년, 특산품으로 활로를 찾아보겠다며 친환경 오리농법을 시작하면서 변화의 물꼬를 텄다. 주변의 무관심과 의심 어린 시선에도 오리농법으로 길러낸 쌀은 빠르게 자리 잡아 시작한 지 3년 만에 매출이 5배로 늘었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깨끗하고 맛있는 쌀로 입소문이 났다. 조류인플루엔자 영향으로 오리에서 우렁이농법으로 바꿨다. 마을의 변신에는 삼성전기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삼성전기는 2002년 자매결연한 뒤 해마다 상당량의 쌀을 사 직원 급식용으로 사용한다. 토마토와 꿀 등 다른 유기농산물도 구매한다. 수시로 수원과 세종, 부산에 있는 공장에서는 사내 직거래장터를 열어 마을의 특산물을 판매한다. 임석용 삼성전기 차장은 “회사가 후원하는 사회복지시설과 주변 불우이웃 등에 정기적으로 구입해 전달하는 선물은 늘 토고미마을 쌀이 우선이다”라면서 “한 해 사는 유기농 쌀만 3억 200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런 협력은 도농교류의 대표적 성공모델로 꼽힌다. 관계를 맺은 초창기부터 회사는 매년 상당량의 우렁이를 마을에 기탁했고, 마을은 이 우렁이를 논에 풀어 자연친화 방식으로 쌀을 재배해 수확한 뒤 회사에 되돌려줬다. 이처럼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를 유지한 게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한상열 토고미마을 대표는 “유기농 쌀 농사로만 연간 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 외에 친환경 작물의 가짓수도 늘려 고추, 감자, 옥수수 등이 모두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면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인기를 얻어 해마다 2만여명이 찾는다”고 활짝 웃었다. 화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사조산업 원양어선 오룡호 침몰 “가족들 분노한 상태” 왜? [탑승자 명단]

    사조산업 원양어선 오룡호 침몰 “가족들 분노한 상태” 왜? [탑승자 명단]

    사조산업 원양어선 오룡호 침몰 “가족들 분노한 상태” 왜? [탑승자 명단] 1일 오후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명태잡이 트롤선 ‘501오룡호’ 실종 선원 52명에 대한 밤샘 구조·수색작업이 진행됐지만 추가 구조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501오룡호 선사인 사조산업이 부산시 서구 남부민동 부산지사에 마련한 사고대책본부 측은 “사고해역에서 선박 4척이 밤샘 구조·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실종된 선원을 추가로 찾지는 못했다”고 2일 밝혔다. 구조·수색작업은 러시아 선박이 지휘하고 있는데 선박들이 4마일을 기준으로 4개 구역으로 나눠 수색하고 있다. 사고 해역에 부는 강풍은 초속 15m 안팎으로 약해졌지만 여전히 파도가 4m 정도로 높게 일어 구조·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사고대책본부는 설명했다. 사조산업은 또 인근에 있는 선박들에게 사고현장으로 이동해 구조·수색작업을 하라고 지시해 3척이 사고 해역으로 항해 중이지만 바다 날씨가 좋지 않아 속도를 내지 못해 선박 추가 투입이 늦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일 오후 구조됐지만 저체온증으로 숨진 한국인 선원의 신원은 아직 불분명한 상태다. 임채옥 사조산업 이사는 “선원들의 이력서 사진을 사고 현장에 있는 배로 보내 숨진 선원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다밑 수색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사고 해역에 조류를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파도가 강하게 일어 현재로서는 바다 밑 수색 작업은 검토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는 실종 선원 가족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지만 추가 구조소식이 들려오지 않자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한 실종 선원 가족은 “사고해역 바다수온이 영하인데다 바람도 강하게 분다는데 실종된 선원들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라며 “선사 측은 날씨 탓만 하지말고 가능한 한 선박과 구조장비를 모두 동원해 구조·수색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고대책본부에는 사조산업 직원들이 사고현장에서 수색 중인 선박의 위성전화를 이용해 구조·수색작업 상황을 파악하는 등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한편, 임 이사는 2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은데 조업을 무리하게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회사에서 정확히 그때 날씨가 어떤 조건인지 알 수 없고, 본선 선장이 판단해서 조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침몰 원인에 대해서는 “날씨가 좋지 않다 보니 명태를 잡아서 가공하는 처리실에 파도가 넘쳐 흘렀고, 명태가 해수와 함께 배수구쪽으로 들어가면서 배수구가 막혀 내부가 침수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어획물의 양이 많았던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종 선원의 가족인 김천식씨 는 “사고 소식을 사조산업 측이 아닌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해 가족들이 분노하고 있는 상태”라며 “기상 상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조업을 해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 같다”고 주장하며 울분을 토했다. 네티즌들은 “사조산업 원양어선 오룡호 침몰, 제발 사망자가 더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빕니다”, “사조산업 원양어선 오룡호 침몰, 추운 겨울에 어렵게 조업한 분들인데 안타깝다”, “사조산업 원양어선 오룡호 침몰, 살아돌아오시길 기원합니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국인 탑승자 명단 ▲김계환(46·선장) ▲유천광(47·1항사) ▲김범훈(24·2항사) ▲김순홍(21·3항사) ▲정연도(57·갑판장) ▲최기도(60·갑고수) ▲김치우(53·기관장)▲김영훈(62·1기사) ▲이장순(50·조기장) ▲김태중(55·냉동사) ▲마대성(56·처리장)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 잃은 동물등록제

    길 잃은 동물등록제

    정부가 버려지는 반려동물(반려견)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동물등록제’가 저조한 등록 실적과 단속 등으로 시작부터 겉돌고 있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전국 17개 시·도(10만 이하 시·군 및 도서지역 제외)를 대상으로 동물등록제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 7월부터는 대상 지역이 전국 모든 시·군·구로 확대됐다. 동물등록제는 3개월 이상 된 반려견 소유주는 지자체장이 지정한 동물병원 등에서 내장형·외장형 무선식별장치, 등록인식표 중 하나를 선택해 등록해야 하는 제도다. 잃어버린 반려동물을 쉽게 찾고 버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2008년 도입된 뒤 2012년까지 4년간 시범사업 기간을 거쳤다. 지난 10월 현재 전국의 등록 대상 반려견은 161만 1000마리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 정도인 86만 6000마리가 등록됐다. 하지만 미등록 반려견 74만 5000마리에 대한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북도와 강원도, 인천시 등 전국 대부분 시·도는 제도가 시행된 지 2년이 다 되도록 단속 실적이 없다. 대전이 지난 9월 현재 141건을 단속한 게 대부분을 차지한다. 동물등록제는 반려견을 등록하지 않고 외출했다가 3차례 적발되면 최고 4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이런 가운데 버려지는 반려견은 연간 5만~6만 마리에 이른다. 최근 4년간 23만 5082마리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10년 5만 7893마리, 2011년 5만 5902마리, 2012년 5만 9168마리, 지난해 6만 2119마리다. 게다가 연간 3만~4만 마리가 버려지는 고양이는 동물등록제 대상에서 제외돼 ‘반쪽’ 제도에 그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10~2013년 전국에서 버려진 고양이는 15만 5000마리다. 이 때문에 지자체들은 버려진 반려견 등의 처리를 위해 연간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쓰고 있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9만 7197마리의 유기 반려동물 처리에 쓴 총예산은 110억 7600만원(전액 지방비)이었다. 시·도별로는 경기가 30억 1700만원(2만 7713마리)으로 가장 많았다. 경남 12억 4300만원(6475마리), 서울 10억 8400만원(1만 1395마리), 부산 8억 5700만원(7294마리), 대전 7억 4900만원(4435마리) 등이었다. 이처럼 동물등록제 실적이 저조한 것은 서울, 광주, 경기 지역의 반려견 등록 비율이 50% 이하로 크게 낮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보다 제도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데다 반려견 소유자들의 인식이 낮은 탓으로 분석됐다. 지자체들이 인력과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미등록 반려견 단속에 손을 놓고 있는 것도 이유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동물등록제 전담 인력이 없는 데다 축산 관련 직원 한두 명이 구제역 및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시급을 다투는 업무에 매달리다 보니 등록제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는 제도 도입만 했을 뿐 여태껏 예산 한 푼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동물등록제는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제도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관련 국비를 최대한 확보해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사조산업 원양어선 오룡호 침몰 “사고 소식 언론 보도 보고 알아” [탑승자 명단]

    사조산업 원양어선 오룡호 침몰 “사고 소식 언론 보도 보고 알아” [탑승자 명단]

    사조산업 원양어선 오룡호 침몰 “사고 소식 언론 보도 보고 알아” [탑승자 명단] 1일 오후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명태잡이 트롤선 ‘501오룡호’ 실종 선원 52명에 대한 밤샘 구조·수색작업이 진행됐지만 추가 구조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501오룡호 선사인 사조산업이 부산시 서구 남부민동 부산지사에 마련한 사고대책본부 측은 “사고해역에서 선박 4척이 밤샘 구조·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실종된 선원을 추가로 찾지는 못했다”고 2일 밝혔다. 구조·수색작업은 러시아 선박이 지휘하고 있는데 선박들이 4마일을 기준으로 4개 구역으로 나눠 수색하고 있다. 사고 해역에 부는 강풍은 초속 15m 안팎으로 약해졌지만 여전히 파도가 4m 정도로 높게 일어 구조·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사고대책본부는 설명했다. 사조산업은 또 인근에 있는 선박들에게 사고현장으로 이동해 구조·수색작업을 하라고 지시해 3척이 사고 해역으로 항해 중이지만 바다 날씨가 좋지 않아 속도를 내지 못해 선박 추가 투입이 늦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일 오후 구조됐지만 저체온증으로 숨진 한국인 선원의 신원은 아직 불분명한 상태다. 임채옥 사조산업 이사는 “선원들의 이력서 사진을 사고 현장에 있는 배로 보내 숨진 선원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다밑 수색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사고 해역에 조류를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파도가 강하게 일어 현재로서는 바다 밑 수색 작업은 검토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는 실종 선원 가족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지만 추가 구조소식이 들려오지 않자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한 실종 선원 가족은 “사고해역 바다수온이 영하인데다 바람도 강하게 분다는데 실종된 선원들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라며 “선사 측은 날씨 탓만 하지말고 가능한 한 선박과 구조장비를 모두 동원해 구조·수색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고대책본부에는 사조산업 직원들이 사고현장에서 수색 중인 선박의 위성전화를 이용해 구조·수색작업 상황을 파악하는 등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한편, 임 이사는 2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은데 조업을 무리하게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회사에서 정확히 그때 날씨가 어떤 조건인지 알 수 없고, 본선 선장이 판단해서 조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침몰 원인에 대해서는 “날씨가 좋지 않다 보니 명태를 잡아서 가공하는 처리실에 파도가 넘쳐 흘렀고, 명태가 해수와 함께 배수구쪽으로 들어가면서 배수구가 막혀 내부가 침수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어획물의 양이 많았던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종자 선원의 가족인 김천식씨 는 “사고 소식을 사조산업 측이 아닌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해 가족들이 분노하고 있는 상태”라며 “기상 상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조업을 해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 같다”고 주장하며 울분을 토했다. 네티즌들은 “사조산업 원양어선 오룡호 침몰, 어떻게 이런 일이”, “사조산업 원양어선 오룡호 침몰, 제발 구조자 있기를”, “사조산업 원양어선 오룡호 침몰, 추운데 정말 걱정이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국인 탑승자 명단 ▲김계환(46·선장) ▲유천광(47·1항사) ▲김범훈(24·2항사) ▲김순홍(21·3항사) ▲정연도(57·갑판장) ▲최기도(60·갑고수) ▲김치우(53·기관장)▲김영훈(62·1기사) ▲이장순(50·조기장) ▲김태중(55·냉동사) ▲마대성(56·처리장)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조산업 원양어선 침몰 “강풍 초속 15m 안팎으로 약해졌지만 여전히 파도 높아”

    사조산업 원양어선 침몰 “강풍 초속 15m 안팎으로 약해졌지만 여전히 파도 높아”

    사조산업 원양어선 침몰 “강풍 초속 15m 안팎으로 약해졌지만 여전히 파도 높아” 1일 오후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명태잡이 트롤선 ‘501오룡호’ 실종 선원 52명에 대한 밤샘 구조·수색작업이 진행됐지만 추가 구조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501오룡호 선사인 사조산업이 부산시 서구 남부민동 부산지사에 마련한 사고대책본부 측은 “사고해역에서 선박 4척이 밤샘 구조·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실종된 선원을 추가로 찾지는 못했다”고 2일 밝혔다. 구조·수색작업은 러시아 선박이 지휘하고 있는데 선박들이 4마일을 기준으로 4개 구역으로 나눠 수색하고 있다. 사고 해역에 부는 강풍은 초속 15m 안팎으로 약해졌지만 여전히 파도가 4m 정도로 높게 일어 구조·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사고대책본부는 설명했다. 사조산업은 또 인근에 있는 선박들에게 사고현장으로 이동해 구조·수색작업을 하라고 지시해 3척이 사고 해역으로 항해 중이지만 바다 날씨가 좋지 않아 속도를 내지 못해 선박 추가 투입이 늦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일 오후 구조됐지만 저체온증으로 숨진 한국인 선원의 신원은 아직 불분명한 상태다. 임채옥 사조산업 이사는 “선원들의 이력서 사진을 사고 현장에 있는 배로 보내 숨진 선원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다밑 수색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사고 해역에 조류를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파도가 강하게 일어 현재로서는 바다 밑 수색 작업은 검토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는 실종 선원 가족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지만 추가 구조소식이 들려오지 않자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한 실종 선원 가족은 “사고해역 바다수온이 영하인데다 바람도 강하게 분다는데 실종된 선원들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라며 “선사 측은 날씨 탓만 하지말고 가능한 한 선박과 구조장비를 모두 동원해 구조·수색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고대책본부에는 사조산업 직원들이 사고현장에서 수색 중인 선박의 위성전화를 이용해 구조·수색작업 상황을 파악하는 등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사조산업 원양어선 침몰, 제발 살아돌아오시길”, “사조산업 원양어선 침몰, 정말 무섭다”, “사조산업 원양어선 침몰, 이제 배 사고만 나도 가슴이 철렁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콘도르가 식중독에 걸리지 않는 비밀 풀렸다 (네이처 게재)

    콘도르가 식중독에 걸리지 않는 비밀 풀렸다 (네이처 게재)

    주로 썩은 고기를 먹는 콘도르(독수리)가 왜 식중독에 걸리지 않느냐는 동물 학계의 오랜 수수께끼가 해명됐다는 연구논문이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5일 자로 발표됐다. 그 이유는 콘도르의 특별한 소화 기관에 있었다. 콘도르는 부패한 동물의 사체를 쪼아 뼈만 남을 때까지 먹어치운다. 가죽이 질겨 부리로 구멍을 낼 수 없을 때에는 주저하지 않고 항문 쪽을 부리로 쪼아 내장을 파먹는다. 콘도르는 썩은 고기를 뒤적거릴 때 탄저병균이나 클로스트리듐균 등의 세균이나 독소에 자신을 노출하게 된다. 다른 동물의 경우 이러한 세균에 노출되면 병이 들거나 죽음에 이르게 된다. 덴마크와 미국의 동물학 연구팀이 발표한 이 논문에 따르면, 콘도르가 그렇게 되지 않는 비밀은 그 특이한 소화 기관에 있었다. 수백만 년에 걸쳐 진화한 콘도르의 소화 기관은 섭취하게 된 유해 박테리아의 대부분을 죽이는 것은 물론 남은 세균과도 문제없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미국에 서식하는 검은대머리수리(학명: Coragyps atratus) 26마리와 터키콘도르(학명: Cathartes aura) 24마리로 분류되는 콘도르과 조류 50마리의 몸에 존재하는 세균군의 DNA 특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콘도르 머리 부분에서 채취한 표본에는 528종의 다양한 세균이 존재하지만 장 속에는 76종밖에 생존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덴마크 코펜하겐대학의 마이클 로겐버크 박사는 “유해 세균에 대처하기 위해 콘도르 체내에서 (진화에 의한) 강력한 적응이 일어난 것이 이번 연구결과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콘도르는 철저한 소화과정를 통해 체내에 들어온 세균 대부분을 죽이는 한편, 일부 세균에 대한 내성도 동시에 발달시킨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른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세균 종도 콘도르의 장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지만 이것이 질병을 유발시키지는 못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완벽한 상태…희귀 매머드 화석, 경매 거액 낙찰

    완벽한 상태…희귀 매머드 화석, 경매 거액 낙찰

    1만 년 전쯤 지구 상에서 사라진 희귀 매머드의 화석이 경매에서 우리 돈으로 3억 2000만 원이 넘는 거액에 팔렸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영국 남부 빌링스허스트에서 열린 화석 경매에서 울리 매머드 화석이 18만 9000파운드(약 3억 2800만 원)에 낙찰됐다. 길이 5.5m, 150여 개의 뼈로 구성된 이 화석은 지난 수십 년간 분해 상태였지만, 이번 경매를 위해 다시 맞춰졌다. 3만~5만 년 전쯤 빙하기에 살았던 이 매머드는 온몸에 긴 털이 수북이 나 있었으며 살아있을 당시 몸무게는 최대 6톤으로, 거대한 활 모양의 송곳니가 특징인 수컷으로 추정된다. 이번 경매를 주관한 영국의 서머스 플레이스 옥션스는 ‘몬티’라는 애칭의 이 매머드 화석이 영국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한 개인 수집가에게 전화 입찰을 통해 낙찰됐다고 밝혔다. 이 업체 대변인 제임스 라이랜스에 따르면 이 울리 매머드는 유라시아 대륙 북부부터 북미 대륙까지 퍼져 있던 대초원 지대에 서식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매머드는 약 1만 년 전에 멸종했다. 라이랜스 대변인은 “이들의 주식은 벼에 속하는 사초과 식물이었다”며 “이는 매머드 이빨이 어금니 4개와 긴 송곳니 2개밖에 없는 것이 그 이유를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울리 매머드는 초기 인류와 공존했다. 당시 인류는 매머드를 사냥해 식량을 충당하고 뼈와 이빨은 장식으로 만들기도 했다”며 “완벽한 골격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데는 이런 이유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이번 경매에는 1000년 전 뉴질랜드에 서식했던 에뮤를 닮은 조류 모어의 화석과 마다가스카르에 서식하고 약 500년 전에 멸종한 지상 최대 조류로 ‘코끼리 새’로 불리는 융조(에피오르니스)의 지름 30cm 이상의 알 등 멸종된 동물이나 희귀종 표본이 출품됐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장성 출신 지휘부에 군기 빠짝 든 안전처

    ‘23일 오전 11시 53분쯤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인근 우정사업본부) 우정총국 전시실을 관람하던 어린이 실수로 소화가스 누출 11명 부상, 응급처치 병원 이송.’, ‘전남 영암군 2곳과 보성군, 전북 김제군 일대에 25일 AI(조류 인플루엔자) 경계경보 발령.’ 24일 국민안전처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이 발표한 ‘국민 안전관리 일일 상황’ 내용이다. 팽팽한 긴장감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군을 통솔하던 장관 후보자와 역시 군 장성 출신으로 안전처 장관 물망에까지 올랐던 차관 후보가 이끄는 조직이라 더하다. 안전처에 따르면 이성호 차관은 부처 출범 직후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1층에 설치된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매일 아침 9시 재난 상황회의를 주재한다. 분위기가 옛 안전행정부·소방방재청·해양경찰청 때와는 사뭇 달라졌다. 다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듯 다소 경직됐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긴장된 모습이라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또 상황감시 근무가 3교대에서 4교대로 전환돼 더욱 빡빡해졌다. 직원들이 야근 중 눈을 붙이기 위해 상황실 한쪽에 뒀던 간이침대는 사라졌다. 이런 변화는 안전처 지휘부가 신속한 재난 대응을 위해 빈틈없는 상황 관리를 주문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조송래 중앙소방본부장은 “언제든 긴급한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상황실에 15분 내에 도착하겠다”며 청사 근처로 거처를 옮겼다. 안전처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등 각종 재난 때마다 끊이지 않는 늑장 대처를 최소화하고 대응 역량을 키우겠다는 출범 캐치프레이즈를 담은 변화”라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펭귄 성폭행 하는 물개 포착, 도대체 왜?

    펭귄 성폭행 하는 물개 포착, 도대체 왜?

    물개가 펭귄을 성폭행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영국 BBC는 남극 인근 인도양 매리언섬에서 극단적 성행위에 빠져 있는 물개의 모습이 지난 2006년부터 관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특히 이 물개들이 펭귄과 성행위를 시도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관찰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6년 물개가 킹펭귄과 성교를 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목격한 남아프리카 공화국 프리토리아 대학의 연구팀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이 모습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당시 연구팀은 이 같은 물개의 행동에 대해 성 경험이 없거나 좌절된 물개들이 성적인 만족을 위해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이라 추측했다. 이후 서로 떨어진 곳에서 물개들이 킹펭귄을 성폭행하는 일들이 세 차례 더 발견되면서 연구팀은 한번 더 충격에 빠졌다. 대학 연구팀의 니코 데 브뤼네는 “솔직히 2006년 발견된 물개의 성행위를 또 보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물개들은 펭귄 위에 올라타 휴식을 포함해 약 5분간 수차례 교미를 시도했다. 특히 최근 발견된 물개는 펭귄과 성행위 후 펭귄을 잡아먹기도 했다. 지금까지도 물개가 왜 이런 행동을 벌이는지는 정확한 이유가 밝혀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니코데 브뤼네는 “관찰 결과 물개들이 벌이는 펭귄과의 성교는 학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컷 물개들이 다른 물개가 펭귄과 성교하는 모습을 보고 이를 따라 시도한다는 것. 니코데 브뤼네는 “최근 물개들의 성폭행이 늘어가는 이유도 이 때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물개나 바다사자와 같은 기각류들은 조류 등 다른 종들과도 교미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영상=Businge Brian Busker/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죽음의 강’ 울산 태화강, 생태계의 보고로 재탄생

    [명인·명물을 찾아서] ‘죽음의 강’ 울산 태화강, 생태계의 보고로 재탄생

    1990년대까지 악취와 시꺼먼 폐수로 몸살을 앓았던 울산 태화강.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은 1960~1970년대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의 부작용으로 1990년대 중반까지 폐수와 악취로 발을 담그기조차 어려웠다. 시와 시민, 기업체 등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2000년대 중반부터는 1급수 수준의 수질을 회복해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은어, 황어, 연어, 수달 등이 돌아왔다. 태화강 남쪽과 북쪽 둔치에는 철새공원, 대숲생태공원이 조성돼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태화강 둔치 생태공원에는 매년 7종의 백로 8000마리와 5만 3000마리의 까마귀가 날아와 장관을 이루고 있다. 국내 최대 철새 서식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여기에다 봄, 여름, 가을 계절 꽃으로 옷을 갈아입는 둔치는 시민들의 휴식공간이자 산책코스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 태화강 하구 갈대밭에는 평일 수백명에서 휴일 수만명의 시민,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한때 ‘죽음의 강’으로 불렸던 태화강 일대에는 현재 어류 73종과 조류 146종, 식물 468종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로 변모했다. 시는 태화강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이 늘어나자, 하천 복원 10년 과정을 담은 ‘태화강 성공스토리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전국의 교육훈련기관과 기업체에 배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죽은 태화강을 10년 만에 되살린 행정, 시민, 기업체의 노력을 소개하고 있다. 이에 따른 각 기관, 단체의 방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태화강 북쪽 대숲생태공원은 중구 태화강 용금소에서 명정천에 이르는 강변의 들 53만 1319㎡를 공원화한 것이다. 이 가운데 십리대숲을 포함한 8만 9000㎡는 2002~2004년 1단계 사업으로 조성했고, 나머지 2단계는 2007~2010년 만들어졌다. 이 공원은 도심 한가운데 있어 일상생활 속에서 시민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는 좋은 접근환경을 갖췄다. 태화강 남쪽과 북쪽을 잇는 아름답고 정겨운 십리대밭교, 장엄한 느티나무길과 숲, 생태자연 속의 야외공연장, 태화강의 물길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태화강전망대 등도 자리 잡고 있다. 대숲생태공원은 실개천과 습지(오산못), 대나무생태원, 느티나무숲길, 자전거길, 산책로, 야외무대, 다목적 광장, 물놀이마당, 초화원, 초지 등으로 조성됐다. 공원 한가운데로 길이 1.1㎞, 너비 평균 19m의 실개천을 조성해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여름철 시민들의 최고 인기 휴식처다. 실개천을 따라서는 물억새 등 수생식물과 다년생 초화류를 심어 습지학습원과 조류 서식처를 조성했고, 자연친화형 물놀이장도 들어섰다. 실개천 주변에 30~40년생 이상의 느티나무 수십 그루를 심어 길이 300m에 이르는 숲길도 만들었다. 실개천이 시작되는 명정천 입구 쪽에 습지를 조성해 수련과 부들, 창포 등 수생식물을 심었다. 또 1만 700㎡ 넓이의 대나무생태원을 조성해 구갑죽, 맹족죽, 오죽, 솜대, 왕대, 권문죽, 은명죽, 금양옥죽 등 국내외 63종의 대나무를 심어 대나무의 종류와 특징, 생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시민들은 대나무 천국이라고 부른다. 이와 함께 시원한 청보리밭과 유채꽃밭을 조성하고 자전거길과 산책로를 곳곳에 만들어 가족이나 연인의 산책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태화강 남쪽 철새공원은 기존의 삼호지구 둔치 26만㎡를 새단장해 철새서식지로 만들었다. 319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옛 삼호교에서 와와삼거리까지 2㎞ 구간의 삼호지구(면적 26만㎡)에 조류 서식지인 생태공원이 조성됐다. 지난해 12월 개방된 철새공원은 대숲공원, 잔디마당, 야생초화원, 자전거도로, 산책로 등으로 이뤄졌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5만여 마리의 떼까마귀와 갈까마귀가 철새공원을 찾아 장관을 이루고 있다. 겨울 철새인 이 까마귀들은 태화강에 둥지를 틀며 매일 일출과 일몰 1시간을 전후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태화강변 일대는 먹이가 풍부하고 천적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떼까마귀와 갈까마귀는 몽골 북부와 시베리아 동부 등에서 서식하다 겨울을 보내려고 남하해 매년 10월 말부터 다음해 3월 말까지 철새공원 대숲에서 생활한다. 시는 방학기간인 다음달부터 내년 2월까지 철새의 특성과 까마귀 군무를 관찰할 수 있는 ‘까마귀 생태체험 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 시는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로 자리 잡은 철새공원에 초정밀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울산시 홈페이지와 태화강 전망대의 모니터를 통해 철새들의 습생을 생중계하고 있다. 부산에 사는 이화영(48)씨는 “울산 출장을 왔다가 부산으로 돌아가기 위해 철새공원을 지나는데 수를 헤아릴 수 없는 까마귀떼를 봤다”면서 “새가 너무 많아 소름이 끼쳤고, 한마디로 장관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태화강 하류 억새단지 일대에는 수질오염으로 지난 40년간 사라졌던 재첩이 몇 년 전부터 돌아왔다. 최근 몇 년 새 명촌교 인근 태화강 하류에는 여름철마다 수십명에서 수백명의 시민들이 모여 강바닥을 살피며 재첩을 잡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재첩 채취가 늘어나면서 무분별한 채취를 자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입간판도 세워졌다. 그만큼 태화강의 생태계가 회복됐다는 얘기다. 시 관계자는 “태화강 생태공원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해설사가 안내하는 관광객만 2만~4만명에 이른다”면서 “태화강은 친환경 생태도시 울산의 이미지를 높이는 수준을 넘어 도심하천 복원 과정을 전파하는 또 다른 관광 상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때아닌 삼겹살값 고공행진 왜

    때아닌 삼겹살값 고공행진 왜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주 동료 5명과 함께 삼겹살 회식을 했다. 1인분(200g)에 1만 6000원이라 좀 비싸다 싶었지만 소고기보다는 쌀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강행했다. 하지만 회식비는 40만원이나 나왔다. 김씨는 “술도 별로 먹지 않았는데 이 정도 나올 줄 알았으면 차라리 소고기를 먹을 걸 그랬다”며 속상해했다. 여름 행락철이 지나 겨울이 다 돼 가는데도 삼겹살 등 돼지고기 가격이 여전히 오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삼겹살이 수입 소고기(호주산 냉동 갈비)보다 오히려 비싼 상황이 9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삼겹살의 비싼 가격 때문에 고객 선호도가 행여 다른 고기로 옮겨 갈까 봐 제조업자들이 가격 인하를 결의하기까지 했다. 지난 7월 초에 이어 두 번째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평균 삼겹살(냉장, 중품) 소매가격은 100g당 1874원으로 지난달보다 오히려 3.3%(60원) 올랐다. 지난해 같은 달 가격에 비하면 22.2%(340원) 비싸졌다. 삼겹살 가격은 호주산 냉동 갈비(100g당 1846원)보다도 1.5% 비싸다. 올해 1~2월에는 호주산 갈비가 국산 삼겹살보다 비쌌지만 3월부터 가격이 역전됐고 비수기인 겨울철이 돼도 삼겹살이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 삼겹살만 비싼 건 아니다. 평소 겨울철 돼지고기 전체의 도매가격은 ㎏당 4000원 내외에서 형성됐는데 최근에는 6224원으로 평년보다 56%가량 비싸다.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축산경영과장은 “미국, 캐나다, 칠레 등 우리나라에 돼지고기를 수출하는 나라에서 돼지유행성설사병(PED)이 발생해 국제 가격이 크게 올랐고, 올해 우리나라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번져 닭·오리고기 수요가 돼지로 몰렸기 때문”이라면서 “최근 배추값 하락 등으로 김장을 직접 담그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보쌈용 돼지고기 수요가 증가한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자 사육 농가들은 자율적으로 가격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농식품부에서 강제로 가격을 내리거나 수입 물량을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가격이 적정선에서 형성돼야 소비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날 대한한돈협회와 농·축협은 긴급 이사회를 열어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당 6000원 이상이면 2%를 내리기로 했다. 가격이 5500~6000원 사이에서 형성되면 1%를 내릴 방침이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네덜란드에서 세번째 AI 발생’ 닭·오리 25000마리 이상…충격

    ‘네덜란드에서 세번째 AI 발생’ 닭·오리 25000마리 이상…충격

    ‘네덜란드에서 세번째 AI 발생’ 네덜란드에서 세번째 AI 발생 소식이 전해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네덜란드 경제부는 22일(현지시간) 캄페르빈 지역의 한 양계장에서 AI바이러스가 검출됐으며, 인근 다른 농장에서도 AI 증상을 보이는 조류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에서 세번째 AI 발생 지역은 기존의 감염지로부터 약 100㎞ 떨어진 곳으로 반경 10㎞ 내에 가금류 농장 34곳이 더 있어 추가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부는 이들 농장의 반경 1㎞ 내에 있는 또 다른 농장 등 3곳에 있는 닭과 오리 2만 5000마리 이상을 살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8일 세계보건기구(WHO)는 독일, 네덜란드, 영국에서 AI 바이러스가 잇따라 발생하자 유럽에서의 신종 AI 확산 가능성을 경고하고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네덜란드에서 세번째 AI 발생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네덜란드에서 세번째 AI 발생, 어떡해”, “네덜란드에서 세번째 AI 발생, 무섭다”, “네덜란드에서 세번째 AI 발생, 빨리 대책을”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新국토기행] 전남 순천시

    [新국토기행] 전남 순천시

    <볼거리> 물과 숲으로 둘러싸인 전남 순천은 남도의 부드러운 대지의 기운을 받아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조상들의 문화유산과 아름다운 고풍이 간직돼 있어 곳곳이 힐링의 명소다. 교통이 편리하고, 도심에도 유명 관광지가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순천은 다양한 문화재를 종류별로 보유한 유일한 도시다. 순천만, 선암사, 승선교, 송광사는 프랑스의 세계적인 여행 가이드 ‘미슐랭’으로부터 최고 점수인 별 세 개를 받았다. [낙안읍성] 조선시대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면서 실제로 사람이 사는 마을이다. 1983년 민속마을(사적)로 지정됐다. 성곽 높이 4m, 둘레 1410m 안에 초가 108가구가 정겹게 살아간다. 500여년 전의 모습을 고스란히 볼 수 있어 한국 영화, 드라마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 한국의 옛 삶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짚으로 만든 짚물공예체험, 산과 들에서 자생하는 열매·잎·풀과 황토로 하는 천연염색, 대장간 체험 등이 있다. 외국인에게 가장 한국적인 관광명소다. [송광사] 보조국사 지눌을 비롯해 16국사를 배출한 한국 삼보 사찰 중 하나다. 목조삼존불감 등 희귀 불교 문화재가 많다. 우리나라 대표 불교박물관인 성보박물관이 있다. 부속 암자인 천자암에는 천연기념물 제88호로 지정된 곱향나무 두 그루 쌍향수와 사찰에서 국재를 모실 때 몰려든 대중에게 나눠 주려고 밥을 저장했던 목조 용기인 바사리 구시 등이 있다. 송광사는 평생 무소유로 살다 가신 법정 스님과도 인연이 깊다. 산속 암자 불일암은 1975년부터 법정 스님이 혼자 지내면서 수많은 글을 집필한 곳으로 여전히 많은 사람이 찾는다. [선암사] 신라 말기인 서기 875년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 무지개 모양의 보물 400호 승선교와 강선루에 이르는 숲길 양옆에는 참나무, 삼나무 등의 많은 나무가 운치를 더한다. 아름다운 사찰의 옛모습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최고의 산사로 꼽을 정도다. 선암사는 매화 피는 봄철이 으뜸이다. 선암매로 불리는 매화 50여 그루는 2007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선암사에는 꼭 봐야 할 세 가지로 철불, 보탑, 부도가 있다. 산비탈에 있는 녹차 야생차밭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귀한 차로 대접받는다. [순천 드라마 촬영장] 3만 9600㎡(약 1만 2000평) 부지에 200여채가 들어선 대규모 오픈 세트장이다. 1960년대 순천읍내, 1970년대 서울 변두리, 1980년대 변두리 번화가 등을 지었다. 아이들에게는 살아 있는 교육의 장으로,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준다. 이웃과 따뜻하게 숨 쉬는 모습이 담겨 있어 갈수록 인기다. SBS ‘사랑과 야망’, KBS ‘제빵왕 김탁구’ 등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 주무대로 주목받는다. [순천만] 세계 5대 연안습지의 하나다.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빙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김승옥의 단편소설 ‘무진기행’에서는 순천만을 이렇게 표현했다. 순천만 갈대는 4계절 색깔이 다르다. 봄은 보리색, 여름은 초록색, 가을은 은빛이다. 겨울은 앙상하게 남은 누런 갈대들이 색다른 아름다움을 준다. 용이 누워 있는 모양을 한 용산의 전망대는 필수 코스. 순천만의 유명한 S자 수로와 낙조, 수많은 철새를 볼 수 있다. 매년 8만~12만 마리의 철새가 온다. 흑두루미·노랑부리저어새 등 천연기념물 30종과 먹황새·뜸부기 등 희귀 조류의 천국이다. 순천만을 30분간 돌아보는 생태체험선 ‘에코피아’는 예약해야 탈 수 있다. [순천만정원] ② 지난해 440만명이 찾아와 성공한 대회로 평가받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이 지난 4월 순천만정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순천시가 미래 100년을 만들어갈 새로운 도약으로 삼고 있다. 개장 6개월 만에 300만명을 돌파했다. 111만 2000㎡ 규모의 정원이 주는 편안함과 싱그러움 덕에 최고의 힐링 장소가 됐다. 봄에는 튤립, 철쭉동산, 유채꽃, 꽃양귀비, 여름에는 물놀이체험, 호수정원, 가을에는 억새, 겨울에는 눈꽃 얼음 등 계절별 맞춤형 테마로 운영된다. 2~5m 높이로 설치된 국내 유일의 무인궤도차를 타면 순천만 인근과 동천 등을 볼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 소요시간은 20여분.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먹거리> 전남 순천은 연중 풍성한 농작물을 수확해 좋은 음식을 만들기에 최고 적합한 조건을 지닌 고장이다. 남도의 건강한 토양에서 재배되는 각양각색의 농산물은 훌륭한 식재료로 손색이 없다. 한정식과 백반은 나오는 반찬의 가짓수에 놀라고, 그 맛에 한번 더 놀라고, 마지막으로 값을 치를 때 또 한번 놀란다. 임금님이 순천 한정식을 맛봤더라면 수라상을 거절하고, 순천의 음식을 택했을 것이라는 약간의 과장 섞인 이야기도 흔히 나오는 말이다. [순천한정식] 남도 맛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보통 토하젓·정어리젓·새우젓 등 각종 젓갈을 비롯해 음식 가짓수도 15개가 넘는다. 한끼 6000~7000원 하는 기사식당만 해도 고등어조림, 김치찌개 등 15개 이상 반찬이 나온다. 정통 한정식집 대원식당은 4인 기준 한상에 8만~10만원이지만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다. 상다리가 휠 정도의 20여 가지 음식에 눈이 동그래진다. 이 식당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순천을 찾을 정도다. 음식이 나올 때마다 직원이 재료와 먹는 방법을 알려줘 고향의 어머니가 주는 느낌을 받는다. 1966년부터 장천동 현재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시 찾은 손님은 몇 년이 지나도 단번에 기억하는 주인 이혜숙(64)씨의 눈썰미에도 놀란다. [짱뚱어탕] 순천만은 썰물 때 광활하게 펼쳐지는 갯벌이 아름답다. 바로 이곳에 청정한 갯벌을 상징하는 짱뚱어가 산다. 도마뱀처럼 잽싸게 갯벌 바닥을 돌아다닌다. 색깔도 거무튀튀한 게 메기를 닮았다. 무척 영리해서 그물을 피해 다닌다. 솜씨 좋은 낚시꾼들이 홀치기 낚시로 한 마리씩 잡을 뿐이고, 양식도 어려워 그 수가 많지 않다. 짱뚱어는 봄부터 가을까지 잡히지만 겨울잠을 자기 전에 영양분을 비축하는 가을에 가장 맛이 좋다. 짱뚱어를 100마리 먹으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해서 일찍부터 순천에선 보양음식이었다. 1980년대 언론에 소개되면서부터 순천의 별미가 됐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한 달을 사는 짱뚱어의 특징 때문에 스태미너 음식으로 알려졌다. 청정 갯벌이 줄어들면서 순천만을 상징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짱뚱어는 전골로 끓이거나 그냥 구워 먹는다. 순천에서는 탕으로 즐겨 먹었다. 추어탕처럼 삶아 체에 곱게 거른 뒤 육수에 된장을 풀어내 시래기, 우거지, 무 등과 함께 걸쭉하게 끓여낸다. 시원한 국물이 일품. 순천만 인근 식당들은 짱뚱어를 맛보려는 관광객들로 항상 북적댄다. [화월당] 순천에는 1928년부터 3대째 이어오는 전통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빵집이 있다. 찹쌀떡과 볼 카스텔라 딱 두 종류만 판매한다. 택배로 주문하면 사나흘 만에야 올 정도로 제품이 달린다. 매장으로 찾아가더라도 오후 늦은 시간엔 빵이 동난다. 화월당은 1920년 현재의 자리에 일본인이 문을 열었다. 1928년부터 점원으로 일하던 조병연씨의 아버지가 광복 때 인수했다. 특히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레시피를 고수한다. 화월당 찹쌀떡은 크기가 프랜차이즈 제과점 등에서 파는 것보다 50% 이상 더 크다. 피가 얇고 대신 팥소의 양이 많다. 하얀 떡살이 물렁물렁하면서 씹히는 게 부드럽다. 볼 카스텔라는 테니스 볼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반죽을 얇게 펴 카스텔라를 만든 뒤 팥소를 넣고 말아 공 모양으로 빚는다. 방부제는 물론 떡이 딱딱해지는 걸 막는 첨가제도 넣지 않는다. [웃장 국밥] 순천 웃장 하면 국밥이다. 먼 곳에서 먹으러 오는 이들도 많다. 순천 웃장 국밥은 맛도 있지만 다른 곳과 차별화돼 있다. 국밥보다 먼저 수육이 나온다. 6000원짜리 국밥 두 그릇 이상 주문하면 1만원 상당의 수육이 공짜로 나온다. 100년 된 동외동 순천 웃장에 있는 국밥골목에는 가게가 15개 있다. 지역에서 생산한 재료만 쓴다. 냉동실에 들어가지 않은 돼지머리 고기, 콩나물, 야채 등의 싱싱한 재료만을 사용한다. 일반 국밥과는 달리 돼지 창자인 곱창을 재료로 사용하지 않고 삶은 돼지머리에서 발라낸 살코기만 쓴다. 국물 맛이 깔끔하고, 뒷맛이 개운한 게 특징이다. 순흥식당은 35년, 상원·신화식당은 30년 됐으며 대부분 10~20년 이상 된 식당들로 특유의 맛을 자랑한다. 주말이면 대형버스를 타고 온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김준의 바다맛 기행] 국민생선 등극 ‘꽁치’

    [김준의 바다맛 기행] 국민생선 등극 ‘꽁치’

    “꽁치국요? 그 비릿한 것으로 국을 끓여요?” “묵어 봐라. 맛있다.” 경상도 사투리를 몰랐다면 손님에게 반말을 한다며 그냥 나갔을 것이다. 경북 포항의 과메기문화거리에 마련된 무대에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라며 나이 든 어머니의 열창이 이어졌다. 주민이 운영하는 임시 식당에 들러 과메기를 먹을까, 구이를 먹을까 고민하다 맛있고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다는 말에 꽁치국에 ‘영일만쌀 막걸리’ 한 병을 시키고 자리를 잡았다. 꽁치는 수심 30m 내외의 바다에서 떼 지어 산다. 영일만을 기점으로 경북과 강원지역에서 봄과 가을에 잡히는 찬물을 좋아하는 어류다. 일본 오키나와 부근의 먼바다에서 겨울을 나고, 봄이면 동해 연안으로 몰려와 해조류나 부유물에 산란한다. 심지어 자신을 잡으려 내린 그물에 몸을 비벼 알을 낳기도 한다. 울릉도나 구룡포에서는 가마니에 구멍을 내고 해조류를 매달아 놓고 기다리다 꽁치가 알을 낳기 위해 모여들면 잡았다. 이게 전통어법인 ‘손꽁치잡이’이다. 봄에 잡히는 꽁치는 기름기가 적어 구이와 찌개용으로 좋고, 가을에 잡히는 꽁치는 기름이 많아 과메기로 이용한다. 꽁치는 아가미 근처에 침을 놓은 듯 구멍이 있어 ‘구멍(空)이 있는 어류’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산 정약용이 쓴 ‘아언각비’(1819)에 소개된 내용이다. 아마도 공치가 된소리로 바뀌면서 꽁치가 되었으리라. 가을에 맛있는 칼처럼 생긴 어류라 해서 ‘추도어’(秋刀魚)라고도 불렸고, 불빛을 좋아해 ‘추광어’라고도 했다. 집어등을 켜고 꽁치를 모아 그물을 내렸던 것도 이런 이유다. 영일만 일대의 어촌에서는 꽁치를 바닷바람에 말려 과메기를 만든다. 특히 구룡포읍 삼정리는 과메기 마을로 유명하다. 이맘때면 으레 해안의 덕장에 과메기가 그득하다. 이 마을에서는 눈 목(目)자를 ‘미기’, ‘메기’라 한다. 과메기란 ‘관목어’, 즉 눈을 꿰어 말린 생선을 말한다. 1910년대 최창선이 쓴 ‘소천소지’라는 유머집에는 이런 내용이 소개되고 있다. 동해안에 살던 선비가 과거를 보러 가다 배가 고파 해안가 나뭇가지에 눈이 꿰어 죽어 있는 물고기를 발견했다. 이를 찢어 먹었더니 맛이 너무 좋아 과거를 보고 내려와 겨울마다 집에서 청어나 꽁치를 그렇게 말려 먹었다. 조선시대에는 과메기를 청어로 만들었다. 지금은 청어 대신 꽁치가 그 자리를 꿰찼다. 머리를 떼 내고 내장과 뼈를 제거한 후 잘 씻어 덕장에 내걸고 기다리면 된다. 눈과 비를 가리고 반으로 갈라 놓은 등이 붙지 않도록 손질하는 것이 일이다. 이런 과메기를 ‘배지기’라 부른다. 구룡포 읍내를 벗어나 호미곶에 이르는 해안가 마을의 가을은 과메기와 함께 시작된다. 구룡포시장에서는 배를 따거나 반으로 쪼개지도 않은 채 짚으로 엮어 통째 말리고 있는 꽁치과메기를 만날 수 있다. ‘통마리’다. 통마리는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세척해 굴비처럼 엮어서 말리는 것이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보름 정도 말려야 한다. 배지기는 사나흘이면 상품이 된다. 과메기는 온도가 중요하다. 영하 5도에서 영상 5의 기온이 유지돼야 한다. 그리고 바람이 잘 부는 곳이 좋다. 이런 조건에서 과메기가 숙성된다. ▶▶ 어떻게 먹을까 포항 호미곶에서 만난 포장마차 안주인이 과메기를 먹고 가라며 손짓을 했다. 청어과메기를 찾자 꽁치가 맛도 좋고 미용에 좋다며 권했다. 꽁치과메기를 먹고 나면 다음날 얼굴에 윤이 나고 반지르르하다는 것이다. 꽁치는 꼬리가 노랗고 몸이 밝은 빛을 띠며 빳빳하고 딱딱한 것이 신선하다. 등 푸른 생선이 그렇듯 쉽게 변하기 때문에 잡은 즉시 얼음에 보관해야 한다. 그렇기에 꽁치물회는 뱃사람들이나 먹을 수 있는 특권이자 별식이다. 머리를 자르고 내장을 꺼낸 후 살을 발라 채소를 넣고 참기름과 고추장으로 쓱쓱 비벼 먹는다. 포항물회가 여기에서 비롯됐다는 말도 있다. 그물에 머리가 박힌 채 빠져나가려 꼬리를 흔들다 상처가 난 꽁치를 ‘파치’라고 한다. 녀석들은 상품 가치는 없지만 젓갈과 젓국으로 재탄생한다. 동해안의 어민들은 김치를 담글 때 꽁치젓이 들어가야 맛이 있다고 한다. 새우젓이나 멸치젓 대신 말이다. 뒤돌아볼 줄 모르고 앞으로만 가는 꽁치의 몸부림이 우려낸 맛이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좋아하고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요리는 꽁치구이다. 비린내를 잡기 위해 매실에 담근 후 요리하면 살도 단단해져 좋다. 꽁치는 자주 뒤집으면 껍질이 벗겨지고 살도 부스러진다. 중불에 한 번 굽고 뒤집어 센불에 구워야 한다. 구룡포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꽁치국이다. 꽁치국은 꽁치 외에 우거지를 꼭 준비해야 한다. 말린 무청 우거지를 삶아서 준비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배추를 삶아서 사용해도 괜찮다. 꽁치는 머리를 자르고 내장을 제거한 후 껍질을 벗기고 살을 칼로 다져서 준비를 해 둔다. 이때 살짝 얼려서 손질하면 좋다. 요즘에는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뼈째 갈아서 사용하기도 한다. 우거지나 삶은 채소를 적당한 크기로 썰고 대파도 넣은 다음 물을 적당히 붓고 양념을 필요한 만큼 넣는다. 김장하고 남은 양념을 넣으면 좋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다진 꽁치를 넣는다. 그리고 마늘을 다져서 넣으면 완성이다. 맛이 추어탕과 비슷하다 싶었는데, 포항에서는 ‘꽁치추어탕’이라 부르기도 한다. 생각보다 비린내가 나지 않지만 산초를 넣어서 먹는다. 막걸리 한 병을 비우기 전에 꽁치국이 바닥을 보였다. 인심 좋은 어머니가 덤으로 한 그릇을 더 주었다. 옛날에는 꽁치로 죽도 끓여 먹었다며 자랑을 덧붙였다. 김장철이다. 꽁치젓을 넣어 버무린 동해안 김치 맛, 그 맛이 궁금해진다. 글 사진 전남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joonkim@je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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