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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권광장] 대한민국 미래는 지방분권 실현에 달려 있다/이시종 충북도지사

    [분권광장] 대한민국 미래는 지방분권 실현에 달려 있다/이시종 충북도지사

    대한민국이 선진 민주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믿는 국민들은 대통령이 약속한 ‘연방제에 준하는 강력한 지방분권’에 거는 기대가 크다. 대통령 권력집중에 따른 국정 폐해를 반복 경험한 탓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지방분권이 되어야 온전한 지방자치가 가능하고, 대한민국이 선진 민주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기 때문이다.급변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국가운영체계가 신축적이어야 하고 다양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중앙집권체제와 단일성보다는 지방분권체제와 다양성이 우월하다는 것은 민주주의 역사를 통해 이미 검증된 일이다. 필자는 임명제 영월군수와 충주시장, 민선 충주시장 그리고 현재 충북도지사로 지방자치의 최일선을 지켜왔다. 지방자치가 어느 정도 성숙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온전한 지방자치와는 거리가 멀다. 입법권은 철저히 중앙정부와 국회가 독점하고 있고, 국세와 지방세 비중은 8대2 정도로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의 눈치를 보지 않으면 아무런 사업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직·인사도 중앙정부가 정해준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 대한민국이 선진 민주국가가 되려면 국가운영체계를 지방분권국가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헌법을 바꿔야 하고, 관련 법령과 관행을 바꿔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대통령이 ‘연방제에 준하는 강력한 지방분권’을 약속하고,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분권형 개헌을 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개정 헌법에는 지방분권국가로서의 의지가 천명돼야 한다. 개헌 내용은 중앙권력구조를 어떻게 할 것인지보다 지방분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지방분권이 잘 돼 있으면 내각제든 대통령제든 그것은 문제가 안 된다. 지방분권만 되면 대통령제가 됐든 내각제가 됐든 둘 다 정답이고, 지방분권이 안 된 상태에서는 대통령제가 됐든 내각제가 됐든 둘 다 오답이다.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1991년 청주시는 주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정보공개 조례를 제정했다. 중앙정부는 청주시가 법에 없는 일을 했다고 반발했지만 대법원은 청주시 손을 들어 줬고, 결국 1996년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이어졌다. 26년이 지난 지금도 입법권은 여전히 국회와 정부가 독점하고 있다. 국회와 정부가 독점한 법령의 범위를 벗어나서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특성에 맞는 시책을 발굴하고 제도화할 수 없다. 이래서는 급변하는 행정 수요에 적기 대응할 수 없다. 지방에 입법권을 부여해야 하는 이유다. 충북도는 매년 반복 발생하는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자 올해 시·도 중 처음으로 겨울철 오리사육휴지기제를 전격 실시한다. 그러나 부족한 재정 형편상 일부 농가만 선별해서 추진한다. 더 확대하려면 국비를 받아와야 하는데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재정 여건이 충분해서 규모를 확대했다면 더 좋은 성공 사례를 창출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세와 지방세 비중 8대2 구조를 6대4까지 바꿔야 한다. 국세와 지방세 종류를 재조정하고 지방에 과세자주권을 보장해야 하는 이유다. 지금 대한민국은 대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다. 인구변화, 소득 양극화, 남북 문제,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달, 복잡한 국제정세 등등 어느 하나 녹록지가 않다. 이 난제들을 슬기롭게 헤치고 대한민국이 선진민주국가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대한민국을 온전한 지방자치가 실현되는 지방분권국가로 바꾸어야 한다. 우리는 30여년에 걸쳐 지방자치를 실천해 왔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들을 더이상 중앙정부의 도움 없이는 행동할 수 없는 능력부족자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건강식품 ‘스피룰리나’ 활용… 암세포 90% 파괴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건강식품 ‘스피룰리나’ 활용… 암세포 90% 파괴

    SF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은 세계 3대 SF 작가로 꼽히는 아이작 아시모프가 쓴 ‘환상 여행’(Fantastic Voyage)이란 작품을 영화로 보거나 책으로 접해 봤을 것입니다. 1966년에 영화로 만들어져 국내에서는 ‘바디 캡슐’이란 이름으로 소개됐고 ‘마이크로 결사대’, ‘두뇌로의 여행’ 등 다양한 제목의 책으로 번역되기도 했습니다.뇌출혈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진 과학자를 살려내기 위해 주인공들이 초미니 잠수함을 타고 환자의 몸속으로 들어갑니다. 혈관을 타고 뇌로 들어가 레이저를 비롯한 각종 첨단 장비로 뇌를 치료한 다음 환자가 흘리는 눈물을 타고 밖으로 나온다는 내용입니다.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1 정도에 불과한 나노미터(㎚) 크기의 물질을 조작하고 제어하는 나노공학이 등장하기 전인 1960년대에는 정말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얘기들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1990년대 말부터 몸속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상처 난 혈관을 고치거나 혈관벽에 달라붙은 콜레스테롤을 제거하고 아시모프의 SF에서처럼 박테리아를 잡아내고 사람의 손이 닿기 어려운 미세 부위를 수술할 수 있는 마이크로 로봇 기술들이 꾸준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 연구진이 조류(藻類·algae)를 이용한 ‘바이오 마이크로 로봇’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이 로봇은 약물을 원하는 신체 부위에 정확하게 전달할 수도 있고 암세포도 제거할 수 있다고 합니다. 홍콩 중문대 기계공학부, 바이오의공학과, 산부인과, 영상진단학과와 영국 에든버러대 공학부 공동연구진이 개발한 바이오 하이브리드 로봇 기술은 로봇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이번에 로봇을 만드는 데 활용된 조류는 최근 건강보조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피룰리나’(Spirulina)입니다. 라틴어로 ‘나선’이라는 뜻을 가진 스피룰리나는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조류이면서 세포벽이 얇은 다세포 생물입니다. 단백질과 탄수화물, 식이섬유는 물론 항산화 효소, 각종 비타민, 칼슘, 마그네슘, 아연 같은 다양한 무기질 성분이 포함돼 있어 최근에는 건강기능성 식품 원료로 많이 활용되고 있지요. 연구팀도 기존의 마이크로 로봇들처럼 복잡한 방법으로 합성하려고 했으나 자연에 있는 물질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생체 적합성도 좋고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방향을 바꿨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조류는 내부에 스스로 형광물질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바깥 부분에 자성물질만 입히면 몸 밖에서도 원하는 위치로 손쉽게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스피룰리나에 자성박막을 입혀 생쥐에게 주입한 뒤 핵자기공명(NMR) 기술을 활용해 원하는 부위로 이동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데도 성공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바이오 하이브리드 로봇의 암세포 제거 능력입니다. 마치 페니실린을 발견했을 때처럼 예상치 못했던 결과라고나 할까요. 연구팀은 별 생각없이 종양세포를 키우던 실험접시에 바이오 하이브리드 로봇을 투입했는데 48시간이 지난 뒤 암세포 90%가 파괴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동물이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약물 실험이 아니라 세포 수준의 실험이었기 때문에 실제 임상에서 활용되려면 추가적인 연구기간을 포함해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이크로 로봇을 활용해 건강관리까지 가능해진다면 그만큼 평균 수명은 늘어날 것입니다. 나노공학을 비롯한 각종 의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평균 수명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살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면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문제는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고령화 사회에서 사회와 개인이 함께 고민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요. edmondy@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건강기능식품으로 만든 마이크로 로봇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건강기능식품으로 만든 마이크로 로봇

    SF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은 세계 3대 SF작가로 꼽히는 아이작 아시모프가 쓴 ‘환상 여행’(Fantastic Voyage)이란 작품을 영화로 보거나 책으로 접해봤을 것입니다. 1966년에 영화로 만들어져 국내에서는 ‘바디 캡슐’이란 이름으로 소개됐고 ‘마이크로 결사대’ ‘두뇌로의 여행’ 등 다양한 제목의 책으로 번역되기도 했습니다.뇌 출혈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진 과학자를 살려내기 위해 주인공들이 초미니 잠수함을 타고 환자의 몸 속으로 들어갑니다. 혈관을 타고 뇌로 들어가 레이저를 비롯한 각종 첨단 장비로 뇌를 치료한 다음 환자가 흘리는 눈물을 타고 밖으로 나온다는 내용입니다.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정도에 불과한 나노미터(㎚) 크기의 물질을 조작하고 제어하는 나노공학이 등장하기 전인 1960년대에는 정말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얘기들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1990년대 말부터 몸 속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상처난 혈관을 고치거나 혈관벽에 달라붙은 콜레스테롤을 제거하고 아시모프의 SF에서처럼 박테리아를 잡아내고 사람의 손이 닿기 어려운 미세 부위를 수술할 수 있는 마이크로 로봇 기술들이 꾸준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 연구진이 조류(藻類·algae)를 이용한 ‘바이오 마이크로 로봇’이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이 로봇은 약물을 원하는 신체 부위에 정확하게 전달할 수도 있고 암세포도 제거할 수 있다고 합니다. 홍콩 중문대 기계공학부, 바이오의공학과, 산부인과, 영상진단학과와 영국 에딘버러대 공학부 공동연구진이 개발한 바이오 하이브리드 로봇 기술은 로봇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이번에 로봇을 만드는데 활용된 조류는 최근 건강보조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피룰리나’(Spirulina)입니다. 라틴어로 ‘나선’이라는 뜻을 가진 스피룰리나는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조류이면서 세포벽이 얇은 다세포 생물입니다. 단백질과 탄수화물, 식이섬유는 물론 항산화 효소, 각종 비타민, 칼슘, 마그네슘, 아연 같은 다양한 무기질 성분이 포함돼 있어 최근에는 건강기능성 식품 원료로 많이 활용되고 있지요. 연구팀도 기존의 마이크로 로봇들처럼 복잡한 방법으로 합성하려고 했으나 자연에 있는 물질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생체 적합성도 좋고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방향을 바꿨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조류는 내부에 스스로 형광물질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바깥 부분에 자성물질만 입히면 몸 밖에서도 원하는 위치로 손쉽게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스피룰리나에 자성박막을 입힌 뒤 생쥐에게 주입한 뒤 핵자기공명(NMR) 기술을 활용해 원하는 부위로 이동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이동경로를 추적하는데도 성공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바이오 하이브리드 로봇의 암세포 제거 능력입니다. 마치 페니실린을 발견했을 때처럼 예상치 못했던 결과라고나 할까요. 연구팀은 별 생각없이 종양세포를 키우던 실험접시에 바이오 하이브리드 로봇을 투입했는데 48시간이 지난 뒤 암세포 90%가 파괴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동물이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약물시험이 아니라 세포 수준의 실험이었기 때문에 실제 임상에서 활용되려면 추가적인 연구기간을 포함해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이크로 로봇을 활용한 건강관리까지 가능해진다면 그만큼 평균 수명은 늘어날 것입니다. 나노공학을 비롯한 각종 의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평균수명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살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면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문제는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고령화 사회에서 사회와 개인이 함께 고민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요. edmondy@seoul.co.kr
  • 300년 묵은 논쟁… ‘공간’이란 무엇일까?

    300년 묵은 논쟁… ‘공간’이란 무엇일까?

    영어 ‘스페이스’(space)는 공간을 뜻하기도 하지만 우주를 뜻하기도 한다. 우리는 공간과 시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공간이 실재인지 관념인지 확실히 규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공간론’은 철학의 오랜 난제로 300년 전에 논쟁이 시작된 후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스페이스닷컴에 소개된 재미있는 공간론 논쟁 이야기를 소개한다. 필자인 에밀리 토머스는 영국 더럼대학 철학과 조교수다. 여왕이 불붙인 공간론 산, 고래, 먼 별들. 이 모든 것들이 공간(space) 안에 존재한다. 우리 몸도 공간 안에서 일정한 부피를 가진 존재다. 우리가 출근할 때 공간 속에서 움직인다. 그런데 대체 이 ‘공간’이란 무엇일까? 공간은 과연 물리적인 실재인가? 1717년, 이 공간 문제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그리고 300년 후 그 논쟁은 다시 불붙었다. 사람들은 물리학자들이 공간 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헤르만 민코프스키 같은 수학자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같은 물리학자들이 ‘공간은 통일된 연속체’라는 개념을 제시했으며, 거대한 물체나 원자 같은 극미의 물체가 공간 속에서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밝혀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까지 공간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우주의 물질이 모조리 사라진다면 그래도 공간은 여전히 존재할까? 21세기 물리학은 공간에 대한 두 가지 설명을 내놓았는데, 그 둘은 아주 다른 성격으로, 이른바 관계주의(relationism)와 절대주의(absolutism)다. 이 두 견해는 독일 출신의 영국 여왕 캐롤라인 폰 안스바흐(1683~1737)에 의해 널리 알려졌다. 여왕은 당시 철학적인 조류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캐롤라인은 그 자신이 명민한 철학자로서, 18세기 초 지도적인 철학자들을 논쟁의 장으로 끌어들였다. 당시 대륙에서는 관계주의가 철학계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는 데 반해 영국에서는 과학적인 관측에 기초한 경험주의(empiricism)가 싹트고 있었다. 따라서 로버트 보일이나 아이작 뉴턴 같은 과학자들의 주가가 한창 치솟고 있었다. 캐롤라인은 두 철학자에게 서신 교환을 제의했는데, 관계주의의 대표주자 독일의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와 영국 철학자로 뉴턴의 친구인 새뮤얼 클라크가 그들이다. 두 사람은 여왕의 제의에 흔쾌히 응했다. 그들이 교환한 서간들은 ‘'논문집’(A Collection of Papers)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책명이 좀 그렇긴 하지만, 거기에 실린 편지들은 가히 혁명적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심적인 이슈는 공간의 성질에 관한 것이었다. 전부인가, 전무인가? 별과 별 사이에 공간이 있는가? 관계론자인 라이프니츠는 공간은 사물들의 위치를 결정해주는 관계 또는 위치 질서라고 주장한다. ‘호주는 싱가포르의 남쪽이다’, ‘저 나무는 숲에서 3m 왼쪽에 있다’, ‘숀 스파이스는 덤불 뒤에 있다’라는 표현에서 보듯 공간이란 그 안에 담긴 사물 없이 독립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라이프니츠에 있어서 사물이 전혀 없다면 어떤 공간 관계도 존재하지 않는 게 된다. 이는 곧, 만약 우주 안에 모든 물질들이 사라진다면 공간 역시 존재하지 않게 된다는 뜻이다. 이와는 반대로 절대론자인 클라크는 공간은 모든 곳에 존재하는 일종의 본질적인 것으로 본다. 공간은 거대한 그릇으로서 별과 행성, 인간 등 우주 삼라만상을 담고 있는 존재다. 공간은 물체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움직이는 것을 알게 해주며, 우주의 만물들이 어떻게 공간을 통해 움직이는가를 알려준다. 나아가 클라크는 공간은 신적인 존재로, 신이 공간으로서 현현하고 있다고 믿는다. 곧, 공간은 하나님이다. 클라크에 있어서는 만약 우주가 파괴된다 하더라도 공간은 뒤에 남겨질 것이다. 신이 삭제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듯이 공간 역시 삭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라이프니츠-클라크 서간은 18세기 초 사상계에 크나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일찍이 이 논쟁에 참여했던 뉴턴 같은 자연철학자들은 이 문제에 더 깊이 천착해 들어갔다. 뉴턴은 주장하기를, 공간은 사물들의 위치 관계를 결정하는 그 이상의 무엇이라고 보았다. 공간은 절대적인 실재로서 만물은 공간과의 관계 속에서 운동한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이 ‘상대적 운동과 절대적 운동’을 구분짓는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뉴턴 역학은 이 절대공간과 절대시간을 전제로 성립된 것이다. 지구는 다른 천체, 곧 태양과의 관계 속에서 운동한다. 태양은 공간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움직인다. 이 논쟁에 다른 철학자들도 끼어들었다. 임마누엘 칸트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칸트의 공간론은 이들과는 달리 공간은 실재가 아니라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선험적인 직관 형식이라고 믿었다. ​ 공간은 하나님이다? 세상 사람들은 클라크의 주장 중 ‘공간은 하나님’이란 말에 특히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늘 하나님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뜻인가? 하나님은 단지 모든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곳에 존재한다는 건가?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커다란 물체에 대해 곤혹을 느꼈다. 거대한 고래는 성인보다 더 큰 공간을 차지한다. 그렇다면 고래가 성인보다 더 성스럽다는 뜻인가? 거대한 산은 신과 같은 존재인가? 20세기 철학자인 버트런드 러셀은 한때 거대 물체에 대한 숭배를 멈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작 뉴턴 경은 하마보다 엄청 작다. 하지만 우리는 뉴턴 경을 큰 하마보다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어떤 18세기 철학자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들은 뉴턴보다 하마를 더 숭배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오늘날 하나님의 개념은 토론에서 다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팀 모들린이나 그레이엄 네를리히 같은 철학자들은 현대 물리학 이론이 클라크의 견해(신적인 요소는 제외하고)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시공간은 하나의 거대한 그릇이며, 우리는 그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믿는다. 이와는 달리 케네스 맨더스나 줄리언 바버 같은 철학자들은 최선의 물리학은 공간에 대한 기존의 두 견해를 다 수용한다고 보며, 라이프니츠의 관계주의 공간론 역시 믿을 만한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현대 물리학이 관계주의와 절대주의를 양립할 수 있다면 우리는 보다 단순한 개념인 관계주의를 선호하게 되지 않을까? 그래야만 절대주의에서 말하는 삼라만상을 담는 거대한 그릇이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되니까. 시간과 공간의 역사학자로서 나는 300년 전에 불붙은 공간론이 현대에 이르러 어떻게 발전해나가는가에 대해 큰 흥미를 느끼고 있다. 라이프니츠-클라크의 논쟁이 비록 일반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둘의 논쟁은 아직도 끝을 보지 못한 채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캐롤라인 여왕이 답해야 할 것들이 많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전북 오리사육제한 확대한다

    전북도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겨울철 오리 사육 휴지기 제도를 확대할 계획이다. 28일 도에 따르면 겨울철 오리사육 제한 대상 조건을 완화해 참여 농가를 늘리기로 했다. 이는 AI가 집중 발생하는 겨울철새 이동 기간에 오리 사육을 제한함으로써 피해를 줄이려는 고육지책이다. 이에따라 현재 휴지기 대상 농가 조건을 ‘최근 3년 이내 2회 이상 AI 발생농가와 반경 500m 내 오리 사육농가 중 희망농� ?【� ‘최근 3년 내 AI가 발생했거나 반경 500m 사육농가 중 희망농� ?� 확대했다. 특히, 겨울철새 도래지인 ‘고창 동림저수지 반경 3㎞ 이내 농가 중 희망농� ?� 휴지기 대상 농가에 포함시켰다. 올해는 1차로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6농가 11만 마리의 오리 입식을 제한한다. 2차 대상은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44농가 71만 7000 마리다. 휴지기 대상 농가에는 육오리의 경우 마리당 510원, 종란은 개당 420원을 보상해준다. 그러나 농가들은 겨울철 오리 사육 순수익이 마리당 636원인데 정부 보상가격은 80% 수준이라며 상향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또 대기업 계열화 업체에 소속된 농가들은 업체의 경영난을 이유로 휴지기에 참여할 수 없어 이에 대한 협의와 조정도 필요한 실정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팔당호 수돗물 흙냄새 유발 남조류 ‘지오스민 ’ 유전자 확인

    팔당호에 출현하는 남조류에서 ‘지오스민’ 유전자가 확인됐다. 지오스민 유전자는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수돗물에서 흙냄새를 유발하고 상수원 관리를 어렵게 한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한강물환경연구소는 팔당호에 나타나는 남조류 15종 가운데 4종에서 지오스민 유전자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4종의 남조류는 환경부에서 시행 중인 조류경보제 대상 유해남조류 4속에 포함된 것으로 아나베나 3종과 오실라토리아 1종이다. 아나베나나 오실라토리아 속(屬)에 해당하는 남조류가 지오스민을 생성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 있다. 다만 팔당호에 나타나는 남조류를 대상으로 DNA 수준에서 지오스민 유전자를 가진 종을 밝혀낸 건 처음이다. 이 가운데 2종의 아나베나는 2011년 겨울 수도권 일대의 수돗물에서 강한 흙냄새가 났을 때 북한강과 팔당호에 대량 증식한 남조류다. 호수나 강바닥에서 자라는 ‘저서성 남조류’인 오실라토리아 1종도 이번 연구에서 지오스민을 만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오스민을 포함해 물에서 흙냄새나 곰팡이냄새 등을 유발하는 ‘냄새물질’의 종류는 200여 가지에 이른다. 발생 원인은 아메바, 이끼류 등으로 다양하지만 남조류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냄새물질을 생성하는 남조류는 전 세계적으로 80종 정도다. 상수원 이용에 장애를 주는 것은 물론 이를 제거하기 위해 막대한 정수처리 비용이 들어간다. 연구진은 이들 종이 대량으로 발생했을 때 정수처리를 위한 사전 정보로 이번 연구 결과를 활용할 방침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고창 AI, 세계서 처음 발견된 신종”

    올겨울 처음으로 국내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 세계적으로 발견된 적이 없는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로 확인됐다. 겨울 철새가 옮긴 것으로, 토착화된 AI는 아니라는 의미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17일 전북 고창군 오리 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의 유전형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유럽에서 유행한 ‘H5N8’형과 2014년 유럽에서 발견된 저병원성 ‘H3N6’형이 재조합된 ‘H5N6’형으로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러한 신종 H5N6형은 세계에서 처음 확인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H5N6형 AI가 343건 발생해 세계에서 발생 빈도가 가장 높았지만 이번에 나온 유전형은 과거 국내에서 유행했던 바이러스와는 특성이 다르다는 것이다.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H5N6형과 비교하면 H5형은 93%, N5형은 84% 정도밖에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반면 지난해 네덜란드 홍머리오리에서 분리된 H5N8형과는 99% 이상, 2014년 네덜란드 흰뺨기러기에서 분리한 H3N6형과는 97% 이상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AI에 감염된 철새의 바이러스가 야생조류, 사람, 차량 등을 통해 농장 안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는 고병원성인 만큼 가금류 전파 속도나 증상이 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박 본부장은 “유전자가 새로 조합된 초기 바이러스인 만큼 숙주인 조류 안에서 발견되는 바이러스 양이 많지 않아 초기 발견이 어려울 수 있어 방역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제주, 철새도래지 AI 바이러스 확인 올레길 우회 등 조치

    제주시 구좌읍 하도 철새도래지 야생조류 분변에서 H5N6 AI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제주도는 지난 23일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 야생조류 분변에서 검출된 H5형 AI바이러스가 중간 검사결과 H5N6형으로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H5N6형 AI바이러스의 고병원성 여부는 28일 중 최종 판정될 것으로 보인다. H5N6형 AI바이러스는 최근 전북 고창 육용오리 농가와 전남 순천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으로 판정된 것과 같은 유형으로서 고병원성으로 최종 판정될 가능성이 높다. 도는 고병원성 AI 발생 방지를 위해 제주올레에 협조 요청해 철새도래지를 경유하는 올레길을 일시 통제 또는 우회조치했다. 통제 또는 우회되는 올레코스는 21코스(구좌 하도), 2코스(성산 오조), 13코스(한경 용수), 16코스(애월 수산) 등이다. 제주지역에서는 161농가가 가금류 261만 8000여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도는 H5형 AI바이러스가 23일 검출된 이후 10km 반경 야생조수류 예찰지역 지정 및 이동통제와 함께 해당지역 내 가금류 사육 21농가, 91만마리에 대한 임상검사 및 정밀검사를 실시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충청·전북 철새분변서 AI 검출…고병원성 검사

    충청·전북 철새분변서 AI 검출…고병원성 검사

    충남·북, 전북 지역의 주요 철새 도래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잇따라 검출됐다.2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환경부 환경과학원은 지난 22∼23일 충남 서산 잠홍 저수지, 당진 석문간척지, 충북 청주 무심천에서 각각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 대한 중간검사 결과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이날 농식품부에 통보했다. 잠홍 저수지와 무심천에서는 H5형 AI 바이러스가, 당진 석문간척지에서는 H7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농식품부는 또 전북 정읍 동림저수지 하류인 고부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도 H5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AI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검출지점 중심 반경 10km 지역에 대해 ‘야생조수류 예찰지역’으로 설정해 21일 동안 해당 지역의 가금 및 사육조류에 대하여 이동 통제와 소독을 하도록 했다. 반경 10km 이내 가금사육 농가(잠홍저수지 441호 94만5천수, 무심천 223호 20만5천수, 석문간척지 167호 60만4천수, 고부천 469호 354만4천수)에 대해서는 임상검사 또는 정밀검사를 하고 있다. 앞서 20일 경기 화성시 화옹호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는 H5N3형 저병원성 AI로 확진돼 방역대가 해제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포 한강신도시 대단지 타운하우스 ‘샐빛마을’ 분양

    김포 한강신도시 대단지 타운하우스 ‘샐빛마을’ 분양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2천만원대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서울권과 쾌속 교통망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김포 한강신도시 아파트 가격 또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또한, 아파트 공급량이 증가할수록 쾌적한 주거문화에 대한 갈증도 깊어져 층간 소음이나 세대 간 간섭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맘 편히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을 원하고 있다. 초보자가 전원생활을 목적으로 개인적으로 토지를 매입하고 주택을 짓는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뿐 아니라 시간 또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타운하우스가 젊은 세대들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타운하우스는 도심 아파트 생활에서 벗어나 쾌적한 생활은 가능하지만 기반 시설이 부족하고 비싼 가격으로 실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았거나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라야 합당한 가격대였던 것이 현실이었다. 이 가운데 서해종합건설이 김포시 한강신도시 구래역(예정) 8분 거리에 대단지 타운하우스 ‘샐빛마을’을 분양한다. 총 61세대로 중소형 대단지 타운하우스로 단독주택으로 지어지고 3억 초반부터 시작하는 분양가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어 30~40대 실속파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번에 선보이는 ‘샐빛마을’은 전용면적 110.30㎡~127.35㎡로 방3, 욕실2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 세대 남향 배치 2층 규모로 개인 정원(마당)비율이 높아 활용도가 뛰어나다. 샐빛마을 주택은 총 3가지 타입이 선택 가능하다. 전체적으로 빛을 품은 시공으로 채광은 물론이고 주방과 거실에서 정원은 물론 아이들이 뛰어 노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기본 단지설계를 바탕으로 건물 외벽 스타일, 실내 인테리어 색감 및 바닥재 종류, 마당 데크 배치 등의 디테일 부분을 직접 계약자가 상담을 통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서 오랜 상상을 현실로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김포 샐빛마을’은 서울·일산·인천을 빠르고 막힘없이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사통팔달 교통망도 눈에 띈다. 김포도시철도역(예정) 인근에 위치, 5호선·9호선을 연계해 서울, 인천으로의 접근이 용이하다. 또한 제2외곽순환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인천지역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김포한강로 등을 통해 서울 여의도, 목동지역에 30분대면 다다를 수 있다. 검단신도시는 물론 김포한강신도시 내에 최대 규모로 조성되는 중심상업지구와 가까워 생활에 편리하며 한강신도시 이마트까지 10분 이내로 이용가능하다. 조류생태공원, 한강시네폴리스, 대명항과 강화지역의 마니산 등 다양한 생활·문화 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며 김포뉴고려병원, 김포우리병원도 가까이 위치하고 있다. 뛰어난 교육환경도 장점이다. 김포한가람초중교, 김포외고, 수남초교(3분)를 포함해 유치원 9개원, 초등학교 13개교, 중학교 6개교, 고등학교 5개교에 청소년수련시설 1개소 및 사회체육시설 3개소 등 탁월한 교육여건을 갖추고 있다. 샐빛마을 단지는 넓게 펼쳐진 와이드 형으로 전체 세대가 자연과 채광을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배치했다. 단지 차원의 방범용 CCTV 및 세대 간 경계 휀스를 설치하고 경비실을 두어 단지 입출입 관리 및 전 방위 보안을 제공한다. 한편 김포 샐빛마을 타운하우스 모델하우스는 대벽리 현장에 위치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이호준의 시간여행] 죽방렴을 아십니까?

    [이호준의 시간여행] 죽방렴을 아십니까?

    경상남도 남해에 가면 반드시 들러 오는 곳이 있다. 남해군 창선면 지족리, 창선도와 남해 본섬 사이에 있는 지족해협이다. 굳이 그곳을 찾는 이유는 우리나라 ‘원시어업’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죽방렴이 있기 때문이다. 죽방렴은 돌을 쌓아 물고기를 잡는 서해의 독살과 함께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전통 어로법이다. 석양 무렵 지족해협에 가면 꿋꿋이 서 있는 죽방렴과 작은 배들이 연출하는 풍경이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다. 창선교와 죽방렴은 남해 12경 중 4경이기도 하다. 죽방렴은 대나무를 발처럼 엮어 고기를 잡는다는 뜻이다.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물살이 빠르며 수심이 비교적 얕은 곳에 설치한다. 조류가 흘러 들어오는 쪽을 향해 길이 10m 정도의 참나무 말목을 V자 모양으로 벌려 일정하게 박고, 말목과 말목 사이에 대나무를 발처럼 엮어서 울타리를 만든다. 그리고 그 안에 그물을 엮어 넣으면 완성된다. 밀물 때 조류를 따라 들어온 물고기는 이 미로로 된 함정(임통)에 빠져 썰물 때가 돼도 빠져나가지 못한다. 임통이 밀물 때는 열리고 썰물 때는 닫히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죽방렴을 설치한 어부들은 하루 두세 차례 물때에 맞춰 나가서 후릿그물이나 뜰채로 물고기들을 건져 올린다. 고기잡이는 3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지며, 주로 5월에서 8월 사이에 멸치와 갈치를 비롯해 학꽁치·장어·도다리·농어·감성돔·숭어·보리새우 등이 잡힌다. 고기잡이를 하지 않는 1~2월에는 임통만 빼서 말려 둔다. 잡힌 물고기 중에는 멸치가 80% 정도를 차지한다. 여기서 나온 것이 바로 그 유명한 죽방멸치다. 죽방렴으로 잡은 멸치는 스트레스를 덜 받아 맛이 좋다고 한다. 또 잡는 과정에서 상처가 나지 않기 때문에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는다. 그물로 잡은 멸치보다 최소 두 배에서 수십 배의 가격으로 팔려 나가는 이유다. 잡은 멸치는 회로도 먹지만 대부분은 즉시 육지로 운반해 삶아 말린다. 죽방렴 어업은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자연친화적 어로법이다. 바다 위에 서서 두 팔을 벌리고 있다가 들어오는 고기는 맞아들이고 나머지는 제 갈 길을 가도록 놓아 둔다. 놓친 물고기를 아쉬워하거나 더 많이 잡겠다고 아등바등하는 법이 없다. 바다 밑까지 긁는 기계식 어로처럼 무자비한 싹쓸이를 꿈꾸지 않는다. 자연도 살리고 인간도 살자는 상생의 어로다. 잡히는 물고기가 많지 않더라도 날마다 거둬들일 것이 있으니 마음은 풍요롭다. 죽방렴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하게 확인하기는 어렵다. 고려시대부터라고도 하고 500년의 역사를 가졌다고도 하는데 문헌상에는 조선조(1496년)부터 나타난다. 물론 그보다 훨씬 이전에 시작된 것으로 추측된다. 조수간만의 차와 빠른 물살, 얕은 수심 등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는 지족해협에는 아직도 꽤 여러 통의 죽방렴이 남아 있다. 죽방렴이 여전히 금전적으로도 꽤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는 하지만, 어차피 우리 곁에서 사라지는 것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거대한 배를 타고 대양을 누비는 어로법의 발달, 연안의 어업 자원 감소, 관리하기 위한 노동력의 부재 등은 죽방렴을 석양 아래 세워 놓았다. 아마도 새로운 죽방렴이 설치되는 것 자체가 끊길 날이 머지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살아온 궤적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는 죽방렴의 이름을 가슴에서마저 지우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 “평창을 지켜라” 양양서 AI 검출

    “평창을 지켜라” 양양서 AI 검출

    강릉서 41㎞ 떨어진 곳서 발견 고병원성 여부 오늘 발표 예정 강원 ‘심각’ 단계 방역 조치 중 가금류 수매·도축 이달 마무리 전북 고창, 전남 순천 등에서 최근 잇따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도시 방역에 초비상이 걸렸다. 올림픽이 열릴 강원 강릉과 평창에서 불과 41~73㎞ 떨어진 양양 남대천과 원주 섬강지역 야생조류 분변에서도 올겨울 들어 H5형 AI가 속속 검출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강원도는 21일 국내 곳곳에서 AI가 발생하면서 80여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 가금류 수매와 도축, 소독 방역, 이동 중지는 물론 소와 돼지의 구제역 백신 접종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올림픽 기간 세계 80여개국에서 40여만명이 한국을 찾을 예정인데 자칫 AI나 구제역이 발생해 확산되면 농가 피해는 물론 올림픽에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당장 개최 도시 강릉에서 41㎞ 거리에 있는 남대천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돼 고병원성 여부 검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환경부 산하 환경과학원은 지난 16일 양양 남대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 중간 검사 결과 H5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고병원성인지 저병원성인지 결과는 22~23일쯤 나올 예정이다.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3차례에 걸쳐 원주 섬강변 야생조류 분변에서 나왔던 저병원성이면 다행이지만, 전북 고창 등에서 발견된 H5N6 고병원성으로 판명되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남대천은 올림픽이 열리는 강릉, 정선, 평창에서 41∼73㎞가량 떨어져 있다. 발생지 남대천 반경 3㎞ 이내에는 13개 농가에서 닭과 오리 104마리, 10㎞ 이내에는 116개 농가에서 1만 5037마리의 가금류가 사육되고 있다. 개최 도시 가금류는 현재 강릉 지역 408개 농가에서 16만 7350마리, 평창은 583개 농가 6만 363마리, 정선은 438개 농가 9897마리로 집계됐다. 강원도는 고병원성 AI 특별방역대책 강화에 나서 지난달부터 가장 높은 ‘심각’ 단계에 따르는 방역조치를 펼치고 있다. 지역 AI 예찰 대상 철새도래지 5곳 가운데 강릉 경포호와 속초 청초호가 남대천과 인접해 있어 혹시 철새들이 확산시킬까 밤낮으로 관찰, 예방에 나서고 있다. 방역관을 현장에 파견해 철새도래지 방역 점검과 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시료 채취일 기준 21일간 이동제한 조치를 하는 한편 가금류 농가와 철새도래지, 소하천 등을 매일 일제 소독에 나서고 있다. 방역지역 내 모든 가금류 사육농가 관찰과 야생조류 분변 검사도 강화했다. 올림픽 개최 지역인 평창·강릉·정선을 비롯해 18개 시·군에서 거점소독시설을 운영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춘천과 철원 2곳 오리 사육농가는 지난달 말 수매를 끝내고 사육 제한 시행에 들어갔다. 특히 개최지 시·군 가금농가 전수조사와 추가 수매·도축에 나서 도내 151개 농가 6537마리 가운데 현재 3000여 마리를 처분했으며, 이달 중 모두 완료할 계획이다. 지난달 소와 돼지 등 43만 3000마리에 대해 구제역 백신 접종을 마무리했고, 현재 항체 양성률이 소는 97.5%, 돼지는 79.6%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종억 강원도 동물방역과 방역정책계장은 “AI나 구제역이 평창동계올림픽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초기 방역에 성패를 걸고 차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文대통령 “공공기관 성희롱, 기관장 문책”

    文대통령 “공공기관 성희롱, 기관장 문책”

    문재인(얼굴) 대통령은 21일 “공공기관부터 직장 내 성희롱 문제에 대한 인식전환과 더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기관장이나 부서장에게도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을 막론하고 직장 내 성희롱과 성폭력이 끊이지 않아 국민의 우려가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이 있어서도 안 되지만, 피해자가 2차 피해를 겁내 문제 제기를 못 한다는 것은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피해자가 두려움 없이 고충을 말할 수 있고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는 직장 내부시스템과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대학수학능력시험(23일)에 대한 철저한 대비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연기된 대입 수능이 차질 없이 치러질 수 있도록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비해 철저히 준비해 달라”며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정부 대책을 믿고 따라 주시고, 특히 포항 지역 수험생들은 힘을 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신축 건축물은 내진설계 대상을 확대하는 등 제도 개선 노력을 꾸준히 해 왔으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기존 건축물은 여전히 지진에 취약한 상태”라며 “어린 학생들이 사용하는 학교시설, 서민 주거시설의 피해가 컸다. 이런 취약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내진 보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또 “다중 이용시설과 지진 발생 시 국민의 불안이 큰 원전시설, 석유화학 단지 등도 종합적인 실태 점검을 통해 꼼꼼하고 실효성 있는 내진 보강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한반도 지진 단층 조사, 450여개 활성 단층의 지도화, 지진 예측 기술 연구, 인적 투자 확대 등 지진 방재 대책의 종합적인 개선 보완을 추진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대책 마련에도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초동 대처와 초기의 확산 방지가 조류인플루엔자의 확산 규모와 지속 기간을 좌우한다”면서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시기인 만큼 관계기관들과 지자체들이 초동 대응과 (AI) 확산 방지에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재민 160가구 입주…내년 지진예산 증액”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21일 경북 포항 지진 후속 대책으로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지진 대책 관련 예산을 증액하는 데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를 마친 뒤 “당정청은 포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됨에 따라 피해 주민의 건강보험료, 전기요금, 통신료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대피해 모여 있는 이재민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천막과 칸막이를 설치하고 세탁 서비스, 목욕 쿠폰 등을 제공하면서 이재민의 불편과 애로사항을 현장에서 조치하기로 했다. 백 대변인은 “이재민은 입주 우선순위 선정을 완료했고 현재 확보된 160채의 주택에 즉시 입주하도록 하고 부족분은 가용주택을 추가 확보해 이재민의 불편을 조속히 해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당정청은 학교시설 내진 보강, 활성단층 조사 등의 예산을 내년도 예산안에 충분히 반영하기로 했다.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현재 행정안전부에서 지진 대책 예산으로 450억원 정도가 편성돼 있는데 이보다 증액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면서 “구체적 금액은 더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 대변인은 “지진대책법, 재해구호법, 건축법 등 지진관련법 개정안이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도록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민주당은 전북 고창 등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대책과 관련해 조기종식을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해 현장 방역에 나서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당정청은 현재 진행 중인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아동수당이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예산 등 이른바 ‘문재인 케어’ 복지 예산과 공무원 충원 예산을 원안대로 통과시키자고 의견을 모았다. 백 대변인은 “아동수당법과 기초연금법 등의 내년 시행을 위해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예산안과 함께 처리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법안을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는 예산부수법안으로 처리할지까지는 논의하지 않았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물 속에서도 생존하는 파리…그 비밀 찾았다 (연구)

    물 속에서도 생존하는 파리…그 비밀 찾았다 (연구)

    물고기도 살지 못하는 열악한 물에서도 생존하는 알칼리 파리(Alkali Fly)의 ‘비밀’이 밝혀졌다. 알칼리 파리는 알칼리성 물이나 염도가 높은 물 등에서도 번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류나 다른 곤충이 낳은 알 등을 먹이로 먹는데, 스쿠버 다이빙을 하듯 물에 들어갔다 나와도 몸통이 젖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은 알칼리 파리의 서식 환경을 알아보기 위해 염도가 매우 높은 알칼리성 호수로 알려진 캘리포니아의 모노호에 알칼리 파리를 풀어놓고 번식 과정을 관찰했다. 그 결과 이 파리는 온 몸의 잔털이 특수한 왁스 성분으로 뒤덮여 있으며, 이것이 캡슐의 역할을 해 물 속에 들어가도 몸이 젖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부분의 육지 곤충이 방수 성분을 가진 털로 뒤덮여 있긴 하지만, 알칼리 파리만큼 거의 완벽한 방수를 자랑하는 곤충은 드물다. 뿐만 아니라 모노호의 경우 염도가 높아 물고기들도 잘 서식하지 못할 만큼 생명체에게는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알칼리 파리는 이곳 호수의 물속에 들어가 조류 등 다양한 식량을 구하고 이를 통해 원활한 성장과 번식을 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호수 바닥을 기어 다닐 수 있도록 진화된 알칼리 파리의 앞발 등도 열악한 환경에서 번식하는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알칼리 파리는 염분이 높은 알칼리성 호수에서 주로 번식하는데, 이러한 물에서는 곤충이나 물고기들도 잘 살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강력한 포식자가 없는 환경에서 번창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열악한 수중에서도 뛰어난 생명력을 자랑하는 알칼리 파리의 연구결과는 지난 20일 미국 국립과학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PNAS)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걸리면 죽는다’ 조류인플루엔자 H5N6, 사람에게 옮길 우려는 없나?

    ‘걸리면 죽는다’ 조류인플루엔자 H5N6, 사람에게 옮길 우려는 없나?

    전북 고창 오리농장과 전남 순천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인 H5N6형으로 확진 판정되면서 인체 감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이와 함께 내년 2월 전 세계인이 모이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도 비상이 걸렸다. 과연 H5N6형 AI는 어떤 바이러스일까. H5N6형 AI는 닭이나 오리에게 감염되면 폐사율이 100%인 치명적 바이러스다. 사람에게도 감염되면 60%에 가까운 사망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지난해 11월 16일 전남 해남 산란계 농가와 충북 음성 육용 오리농장에서 H5N6형 바이러스가 최초 발견됐다. 당시 바이러스 발견 50일 만에 전국 37개 시군으로 확산돼 닭과 오리 3033만 마리가 살처분되는 전무후무한 사태가 벌어졌다. 감염이 절정에 달했던 올해 1월 기준으로 피해 규모는 1조원에 육박한다는 분석도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014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중국에서 17명이 H5N6형 AI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이중 10명이 사망해 58.8%의 사망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에서는 아직 인체감염이나 사망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H5N6형 AI바이러스에 감염된 닭이나 오리, 칠면조 같은 가금류와 직접 접촉하거나 배설, 분비물을 통해 전파되는데 감염될 경우 38도 이상 발열과 기침, 근육통 등 전형적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초기 증상을 나타낸다. 감염이 진행되면서 폐렴, 급성호흡기부전 등 중증호흡기질환과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신경계 이상을 보이기도 한다. 치료법은 독감처럼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국내에서는 관련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한 사례는 없는 만큼 막연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가금류 접촉이 감염 주원인인데 국내 AI 발생 농가 주역은 방역초소로 통제돼 인체감염 가능성은 적지만 해외 여행시 조류 사육농가나 재래시장 방문은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설] 연례 재앙된 AI, 초기 방역에 성패 달렸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또다시 발생했다. 전북 고창의 오리 농장에서 발견된 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H5N6형)으로 확진 판명됐다는 것이다.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AI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이번에 확인된 H5N6형 AI는 지난해 중국에서 6명의 사망자를 내기도 했다. 지난해 가을부터 전국을 휩쓴 AI로 살처분된 오리와 닭은 3800만 마리에 이른다.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1조원을 넘었다니 AI는 일부 축산 농가의 불행을 넘어 국민 건강과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 됐다. 더욱이 평창동계올림픽을 80일 앞두고 있어 AI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이 시급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어제 긴급 AI 대책을 내놓았다. 가금류 운반 차량의 이동을 중지하고 관련 농가와 차량은 일제 소독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전국의 348개 가금 판매업소는 일제 휴업토록하고 소독을 한 달에 한 차례에서 네 차례로 강화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전통시장에서의 병아리 판매도 전면 금지했다고 한다. 방역이 취약한 소규모 농가에는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차단방역 실태를 지도·점검한다는 내용도 보인다. 문제는 이런 농식품부 대책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믿는 국민이 거의 없다는 데 있다. 잘 알려진 대로 AI는 닭이나 오리와 같은 가금류에 발생하는 일종의 동물 전염병이다. 국내에서는 2003년 12월 충북 음성의 닭농장에서 처음 나타났다. 당시에도 500만 마리 남짓한 닭과 오리를 살처분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AI는 야생 조류의 분변이 매개가 되는 만큼 예방이 쉽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AI가 창궐하고 천문학적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올해 AI에 이어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에 오염된 계란 파동까지 겪었다. 사육 농가의 피해도 컸지만,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달걀 값 때문에 온 국민이 고통을 겪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농업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산업이지만, 동시에 미래를 이끌어 가는 첨단산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 농정(農政)은 세상의 인식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 국민의 인식이다. 그동안 AI와 살충제 달걀 파동의 수습 과정을 보면 정작 농식품부는 농축산업을 사양산업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들 지경이다. 더구나 농식품부는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식품 주무 부처가 아닌가. 이번만큼은 농축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국민 건강을 위해 완벽한 방역 능력을 보여 주기 바란다.
  • 전남 순천만 철새 분변서 고병원성 AI

    전북 고창의 오리 사육 농가에 이어 전남 순천만의 철새 분변에서도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같은 날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내 야생조류 분변에서도 AI 바이러스가 검출돼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방역 당국은 AI가 전국 단위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겨울철 오리 휴업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환경부 산하 환경과학원이 순천만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 대한 유전자 분석 결과 H5N6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로 확진했다고 20일 밝혔다. 해당 바이러스는 지난 13일 채취됐으며 17일 중간 검사 결과 H5형 AI 항원이 확인돼 정밀검사가 이뤄졌다. 올겨울 들어 H5N6형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가 나온 것은 고창 농가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로 철새 분변으로는 첫 사례다. 농식품부는 야생조류 분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검출지점 중심 반경 10㎞ 지역을 ‘야생조수류 예찰지역’으로 설정하고, 21일 동안 해당지역의 가금 및 사육조류에 대해 이동 통제와 소독을 실시하도록 했다. 가금농가 및 철새도래지·소하천 등에 대한 AI 차단방역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환경부 산하 환경과학원은 지난 16일 강원 양양 남대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 대한 중간검사 결과 H5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이날 농식품부에 통보했다. 다만 이번 시료가 채취된 양양 지역은 평창올림픽 경기장이 있는 정선, 평창 등과 40∼100㎞ 정도 떨어진 지역이다. 고병원성 결과는 3∼5일 정도 걸릴 전망이다. 방역 조치에도 AI가 확산 국면으로 치닫자 정부는 겨울철 오리 휴업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전통시장에서는 병아리 판매가 전면 금지된다. 특히 동계올림픽에 차질이 없도록 강원 지역 소규모 농장의 닭과 오리는 수매·도태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0시부터 21일 밤 12시까지 전국에 가금 관련 종사자와 차량에 대해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리면서 48시간 동안 살아 있는 오리와 닭, 병아리 거래를 금지했다. 이날 강원도는 동계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평창, 정선, 강릉 등 3개 시·군에서 100마리 미만의 가금류를 키우는 소규모 농가 250곳의 3500마리를 사들여 도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78% 작업이 이뤄졌고 이달 말까지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뉴스 분석] AI 실태조사 빠진 빈 축사… 방역 구멍 만든 人災

    [뉴스 분석] AI 실태조사 빠진 빈 축사… 방역 구멍 만든 人災

    올림픽 앞두고 특별 방역 추진 현장문제 개선 안 된 탁상행정 AI발생 농가 참프레 오리 납품 시설 노후·지붕엔 조류 분변도올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처음 발생한 전북 고창 오리 농장은 축사가 낡고 그물망이 찢겨 있는 등 방역에 무방비였다. 지난 9월 이후 야생조류 분변에서는 한 번도 발견되지 않은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농가에서 검출된 점으로 볼 때 철새 예찰 과정에 구멍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내년 2월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특별방역 대책을 추진했음에도 방역 현장의 문제는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19일 고병원성 H5N6형 AI가 확진된 고창 육용 오리 농장은 축사시설이 노후화돼 비닐과 그물망 등이 찢겨 있고 야생조류 분변이 축사 지붕에서 다수 확인되는 등 방역이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발생 농장은 닭·오리 가공업체로 지난해 4071억원의 매출을 올린 ‘참프레’에 오리를 납품하던 곳이다. 정부는 지난 9월 27일 ‘구제역·AI 특별방역 대책’을 발표하면서 하림, 참프레 등 계열화 사업체 78곳과 농장 319곳의 방역 실태를 점검·평가했으나 해당 업체에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특히 발생 농장은 지난 9~10월 두 달여간 오리를 키우지 않고 빈 축사로 놔둬 정부의 실태조사를 받지 않았다. 계열화 농장의 일부만 표본으로 뽑아서 조사했기 때문에 해당 기간 사육을 쉰 농장들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농식품부는 해명했다. 김 장관은 “방역 조치를 소홀히 한 농장과 참프레에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법적으로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면서 “전국 모든 계열화 농가의 방역 실태를 정밀 검사해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고창의 AI 발생 농장은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하는 겨울철 휴업 대상에서도 빠져 있었다. 앞서 정부는 AI 전파 속도가 빠른 오리 농장을 대상으로 겨울철(11월~내년 2월) 사육 제한을 실시해 발생 위험과 확산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최근 3년 이내 두 번 이상 AI가 발생한 곳과 그로부터 500m 이내 농장 98곳(131만 2000마리)이 대상이다. 그러나 고창 농가는 과거 AI가 발생한 적이 없어 포함되지 않았다. 김 장관은 “철새 도래 시기에는 휴업 대상 농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예산 당국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휴업에 따른 손실액의 80%를 반반씩 보상한다. 올해 9억 4000만원의 예산이 편성됐고 내년 예산안에는 9억원이 잡혔다. 고병원성 AI가 야생조류가 아닌 농가에서 먼저 확인된 점은 미스터리다. 농식품부와 환경부는 지난 9월부터 주요 철새 서식지에서 분변을 채취하는 AI 예찰활동을 해 왔다. 지금까지 28건에서 H5형 AI 항원이 확인됐으나 고병원성은 이날 확진된 순천만 분변 1건뿐이었고 대부분 저병원성(19건) 또는 음성(7건)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에는 10월 28일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H5N6형 AI가 처음 확인된 데 이어 11월 16일 전남 해남의 산란계 농가를 시작으로 같은 형태의 AI가 빠르게 번졌다. 방역 당국은 고창 발생 농가에서 250m 떨어진 철새 도래지 동림저수지에서 지난 9월 이후 19건의 분변 시료를 검사했으나 AI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료 채취 장소나 시점에 따라 바이러스 검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최근 순천만 일대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H5N6가 확인된 만큼 겨울 철새가 본격적으로 남하하면서 AI 바이러스 검출 시료가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전남 순천만 철새 분변에서도…고병원성 AI 바이러스 확진

    전남 순천만 철새 분변에서도…고병원성 AI 바이러스 확진

    전북 고창의 육용오리 사육 농가에서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검출된 데 이어 전남 순천만의 철새 분변에서도 같은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농림축산식품부는 환경부 산하 환경과학원이 순천만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 대한 유전자분석 결과 H5N6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20일 밝혔다. 이 바이러스는 지난 13일 채취됐으며, 지난 17일 중간 검사 결과 H5형 AI 항원이 확인돼 정밀검사가 이뤄졌다. 올겨울 들어 H5N6형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가 나온 것은 고창 농가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철새 분변으로는 첫 사례다. 정부는 지난 15일 경기 안성천에서 검출된 H5형 AI 항원의 경우 아직 고병원성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결과는 이르면 오는 21일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환경과학원은 전국 주요 철새 서식지에 대한 야생조류 AI 상시예찰을 더욱 강화하고, 평창올림픽 기간 강원 지역에 대한 특별예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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