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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호주 카리지니 국립공원 ‘아홉개의 붉은 협곡’

    서호주 카리지니 국립공원 ‘아홉개의 붉은 협곡’

    척박하고 위험한 땅이 되레 아름다운 경우가 있습니다. 극한의 기후와 생존 여건이 빚어낸 극한의 풍경들. 호주의 ‘아웃백’(Out Back)이 그렇습니다. 아웃백의 사전적인 의미는 ‘건조한 내륙부에 사막을 중심으로 뻗어 있는 넓고 인구가 매우 적은 지역’입니다. 서(西)호주 사람들은 그 풍경을 ‘익스트로더네리’라고 표현합니다. 상식을 넘어서는, 기이한 풍경이라는 뜻이지요. 그 광활한 곳이 인간의 땅임을 설명해 주는 건 실핏줄 같은 길 하나뿐이었습니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길이었지만, 단언컨대 그 길에서 생략해도 좋을 풍경은 없었습니다. 팝업북처럼 책장을 넘기면 같으면서도 다른 풍경들이 튀어 나왔습니다. 우리가 시골이나 고향 등의 단어에서 먹먹한 느낌을 갖듯 호주 사람들도 아웃백에서 여러 감정들이 섞인 풍경을 떠올릴 겁니다. 붉은 암석과 흰 유칼립투스 나무, 그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들개 ‘딩고’와 수줍은 캥거루가 퍼뜩 떠오르겠지요. 브루스 산(1235m)에서 내려다보는 장쾌한 풍경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거대한 철광석 광산과 수 ㎞에 달하는 화물열차가 평원을 오가는 그런 풍경 말입니다. 아웃백이란 이런 여러 느낌과 풍경들이 씨줄날줄로 얽힌 표현이지 싶습니다. 서호주의 대표적인 아웃백인 필바라 지역에 카리지니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아홉 개의 붉은 협곡이 인상적인 곳입니다. 각 지역을 색깔로 표시한 현지 지도조차 붉은 색으로 칠해 놓은, 척박한 미개척지입니다. 카리지니야 아무 때고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협곡 아래로 내려가 35억년 전의 세계를 맨살로 부대낄 기회는 늘 있지 않습니다. 우기가 시작되면 협곡 사이를 흐르는 물의 양이 많아지고 발 디딜 공간도 사라지기 때문이지요. 우기가 끝나고 여름이 시작된 요즘, 카리지니는 모험을 즐기는 세계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노 폰, 노 인터넷, 노 스트레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아웃백. 사방이 붉다. 철광석이 함유된 토양이 산화되며 생긴 현상이다. 그리고 넓다. 홍두깨로 땅을 두들겨 편평하게 펼쳐 놓은 듯하다. 지평선을 접할 기회가 흔하지 않은 한국인에게 붉은 땅은 그래서 더없이 넓게 느껴진다. 그 땅 위로 드문드문 나무가 자라고 있다. 사방 몇백 리에 크기를 견줄 만한 대상이 없어 나무가 큰 건지 작은 건지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서호주 주도(州都) 퍼스에서 두 시간 가까이 날아온 비행기가 붉은 먼지를 휘날리며 내려섰다. 활주로 하나와 간이 건물 하나 달랑 서 있는 황량한 땅, 파라버두 공항이다. 여느 공항처럼 탑승교를 통해 나가는 건 언감생심이다. 트랩에서 내려 곧바로 땅 위를 걸어가야 한다. 햇볕이 어찌나 강한지 모자와 선크림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구운 오징어가 될 판이다. ‘게이트 1’이라 적힌 철문이 유일한 출입구다. 그냥 게이트라고 하면 될 걸 굳이 ‘1’ 자를 붙여 멋을 냈다. 수하물이 자동으로 돌아 나오는 시스템도 당연히 없다. 철망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짐차가 와서 짐을 내려놓는다. 거기가 곧 ‘수하물 찾는 곳’이다. 낯선 풍경에 웃음이 새어 나오고 가슴은 미지의 땅에 대한 기대감으로 두방망이질을 친다. 호주 원주민을 ‘애버리지니’라 부른다. 그 가운데 서호주 원주민인 눙아(Noongar)족은 일년을 6계절로 나눈다. 계절의 양태가 우리와 달라 4계절로 환치하긴 어렵지만 각 계절의 의미를 곱씹어 보면 그들의 생활 습관과 계절의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서호주의 봄’은 ‘캄바랑’(Kambarang)이라 불리는 10~11월부터 시작된다.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가 시작되고 야생화들이 절정을 이룬다. ‘비락’(Birak)은 12~1월로 ‘첫 번째 여름’이다. 건조하고 뜨거운 계절이다. 아이들에게 사냥 기술을 가르치기 시작하는 것도 바로 이때다. ‘브누루’(Bunuru)는 2~3월이다. ‘두 번째 여름’으로 일년 중 가장 뜨겁다. ‘제란’(Djeran)은 4~5월이다. 슬슬 차가운 계절이 시작된다. 6~7월은 ‘마쿠루’(Makuru)라고 부른다. 비가 가장 많이 오는 계절이자 생식의 계절이다. 영어로는 첫 번째 우기라는 뜻에서 ‘First Rain’이라 쓴다. ‘질바’(Djilba)는 8~9월이다. ‘두 번째 우기’라 불린다. 수태의 계절이다. 종종 일년 중 가장 추운 날이 기록되곤 한다. 그들의 셈법에 따르면 지금은 ‘캄바랑’이다. 아쉽게도 아까시꽃 등 일부를 제외하고 야생화들은 상당수 자취를 감췄다. 그 빈자리는 스피니펙스가 채워준다. 열기가 더해질수록 성장하는 녀석으로 야생화처럼 들녘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사초와 닮았으나 가시는 여간 뾰족하지 않다. 스피니펙스 주변엔 유칼립투스 나무가 서 있다. 표피가 흰색이어서 현지인들은 ‘화이트 껌’이라 부른다. 나무는 저 하나가 생명이려니와 다른 생명을 보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유칼립투스 위엔 새가, 아래엔 흰개미가 집을 짓고 살아간다. 비포장길을 달려 얼굴이 붉은 먼지로 뒤덮일 즈음에야 카리지니는 이방인의 발걸음을 허락했다. 별이 총총한 밤, 팝송 제목처럼 그야말로 ‘스타리 스타리 나이트’(Starry starry night)다. 현지 가이드 피트 웨스트는 세 문장으로 카리지니를 설명했다. “노 폰, 노 인터넷, 노 스트레스!”(No Phone, No Internet, No Stress) ●맨발로 부대낀 35억년 전의 세계 카리지니의 외관은 참 독특하다. 너른 평지가 펼쳐지다 느닷없이 아래로 푹 꺼진다. 영화 ‘2012’에서 지각변동으로 갈라진 로스앤젤레스 시가지를 연상하면 알기 쉽다. 각 협곡 위의 전망대에서 보면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땅이 갈라져 있다. 원주민의 전설대로 왈루(Wahlu)라는 거대한 뱀이 인도양에서 올라와 붉은 땅을 헤집으며 지나간 듯하다. 전체 면적은 약 63만㎢로 우리나라 충북도보다 약간 좁다. 아래서 보면 협곡은 100m에 달할 만큼 높지거니 솟아올랐다. 우사인 볼트라면 채 10초도 안 되는 시간에 주파할 거리지만 100m가 주는 위압감은 대단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붉디붉은 협곡의 빛깔이다. 황토처럼 부드러울 것 같은데 만져보면 딱딱한 암석이다. 꼭 키 100m짜리 근육질 붉은 거인들이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 듯하다. 불퉁한 외모와 달리 카리지니는 원주민 말로 ‘만남의 장소’란 뜻을 갖고 있다. 건조하고 뜨거운 협곡 위에 견줘, 유칼립투스가 그늘을 만들고 군데군데 오아시스 같은 폭포와 연못들이 있는 협곡 아래야말로 사람들이 쉬고 모이기에 최적의 장소였을 것이다. 카리지니 방문객 센터 안내판 등에 따르면 45억년에서 35억년 전 사이 카리지니는 원시 지구의 바다 밑바닥이었다. 그러다 해수면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지상으로 드러났다. 이후 물과 비바람이 깎고 세월이 조탁해 오늘날과 같은 기이한 풍경이 만들어졌다. 시루떡같이 쌓인 협곡 층 사이사이 원시 지구의 정보가 빼곡히 담겨 있는 건 그런 까닭이다. 카리지니 안에는 모두 9개의 크고 작은 협곡이 있다. 해머슬리를 제외하면 핸콕, 조프리, 레드, 데일스, 위노, 녹스 등 사람들이 많이 찾는 협곡들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몰려 있다. 깎아지른 벼랑을 어떻게 내려갈까 싶지만 절묘하게도 협곡마다 내려갈 만한 길이 하나씩은 꼭 있다. 협곡 트레일은 난이도에 따라 1~6단계로 나뉜다. 어느 단계든 조심해야 하지만 5~6단계는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각 협곡은 저마다 특징을 갖고 있다. 데일스 협곡은 평이한 난이도에 수채화 같은 유려한 풍경을 갖췄다. 계곡 물이 모여 서큘러 풀과 포테스큐 폭포 등 예쁜 풍경을 만들고 있다. 유칼립투스 나무 위에 조롱박처럼 매달려 낮잠을 자는 박쥐 등 이국적인 풍경과도 조우할 수 있다. 조프리 협곡은 거대한 원형 경기장을 연상케 하는 조프리 폭포가 매력적이다. 붉은 암석들이 엿가락처럼 휘어져 있는 녹스 협곡은 장엄미가 단연 돋보인다. 핵심은 핸콕 협곡이다. ‘지구의 중심’을 숨겨둔 곳. KBS 2TV ‘남자의 자격-배낭여행’ 편에 등장하며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다른 협곡과 달리 헬멧과 스위밍 수트, 암벽등반을 위한 하네스 등을 갖춰야 할 정도로 험한 편이다. 하지만 꼭 남자뿐이랴. 다소의 모험을 즐길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전할 ‘자격’은 충분하다. 출발은 다른 협곡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전화번호부처럼 촘촘하게 쌓인 암석들을 딛고 내려간 뒤 계곡길을 따라 걷는다. 물에 잠겼거나 미끄러운 부분도 있지만 어려울 건 없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곳은 리건 풀 바로 앞까지다. 여기서부터는 장비를 갖춘 참가자(가이드 2명 포함 최대 10명)들만 갈 수 있다. 서로의 몸을 자일로 묶고 하켄 박힌 암벽을 따라 오르내려야 한다.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까닭에 적잖이 힘도 든다. 그러나 붉은 거인의 심장, ‘지구의 중심’이 멀지 않은데 예서 멈출 사람은 없다. 핸콕 협곡의 마지막 코스인 ‘지구의 중심’은 핸콕과 조프리, 레드, 위노 등 네 협곡이 만나는 곳이다. 당연히 물줄기도 합류돼 큰 호수를 이룬다. 핸콕 협곡의 묘미는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지구의 중심’이 전하는 풍광도 좋지만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만나는 근육질의 풍경은 그보다 몇 곱절 뛰어나다. 무엇보다 위험한 곳들을 참가자들이 합심해서 건너가는 과정이 정말 짜릿하고 즐겁다. 서호주 관광청이 내세운 슬로건 ‘기이함을 경험하라!’가 설득력을 갖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핸콕 협곡 위의 ‘옥서 전망대’는 반드시 들르길 권한다. 9개 협곡에 조성된 전망대 가운데 가장 도저한 풍광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발 아래 ‘지구의 중심’을 두는 맛이 각별하고, 네 협곡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경이롭다. 옥서 전망대 유칼립투스 나무 아래엔 십자가가 하나 세워져 있다. 핸콕 협곡의 아름다운 연못 ‘리건 풀’의 이름으로 남은 남자, 지미 리건의 묘다. 구조대원으로 자원해 활동하던 그는 2004년 안전장비 없이 협곡 위를 걷던 사람을 구하다 서른여섯의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 스스로의 안위를 빚졌다는 기분으로 그의 묘에 돌 하나 얹어 놓고 오는 것도 좋겠다. 글 사진 톰 프라이스(호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이것만은 잊지 마세요 ▲싱가포르 항공(www.singaporeair.com)이 매일 3회 싱가포르를 경유해 퍼스까지 오간다. 총비행 시간은 11시간 남짓. 퍼스~파라버두는 국내선, 파라버두~카리지니는 지프 등 차량(약 3시간 소요)을 이용한다. 퍼스~카리지니 약 1600㎞ 거리를 4륜구동 차량으로 이동하는 여행객들도 많다. 운전석이 오른쪽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호주정부관광청 한글 사이트(www.westernaustralia.com), 호주정부관광청( www.australia.com) 참조. ▲카리지니 1일 패스는 차량 1대당 11호주달러(약 1만 2000원)다. 1호주달러=약 1150원. ▲하루 종일 따가운 햇살이 내리쬔다. 자외선 차단제, 선글라스, 모자 등을 챙겨 가는 게 좋다. 아울러 협곡마다 노천 풀이 형성돼 있으니 수영복을 준비해 가는 것도 좋겠다. ▲카리지니 국립공원 내 숙박업소는 에코 리트리트가 유일하다. ‘에코 텐트’ 안에 침대, 샤워기가 딸린 화장실 등 기본적인 시설만 설치했다. 취사는 불가. 식사는 사무실 겸 레스토랑에서 해결한다. ▲현지 ‘웨스트 오즈 액티브 어드벤처’(www.westozactive.com) 프로그램으로 핸콕 협곡을 돌아볼 경우 장비 일체가 제공된다. 215달러. 개별 여행자는 레스톡 투어(www.lestoktours.com.au/karijinipark)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퍼스 시내 국제선과 국내선은 터미널이 떨어져 있다. 오전 4시부터 50분 간격으로 셔틀 버스가 양 터미널을 오간다. 택시 요금은 25달러가량. ▲콘센트 형태가 일자형 세 개다. 별도 어댑터를 가져가야 한다. ▲퍼스 시내 팬 퍼시픽 호텔은 스완강에 인접해 있는 데다 시내 접근성이 좋다. 자전거를 빌릴 수도 있다. 1시간 6달러. ▲퍼스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프리맨틀이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맛집, 시장 등이 잘 어우러져 있다. 애버리지니 문화센터에서는 풍속화와 민속악기 디저리두 등을 배울 수 있다. ▲워너투어(www.wannatour.com, 02-3477-7555)와 코코스여행사(02-318-1998) 등에서 서호주 아웃백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 가을 산책로 ‘광진느루길’ 어때요

    가을 산책로 ‘광진느루길’ 어때요

    “광진에는 세 가지 보물이 있습니다. 어린이대공원과 한강, 아차산입니다. 이 보물들을 하나로 융합해 새로 창조할 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느루길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김용한(55·구의3동) 광진느루길 위원장이 15일 시민들과 함께 코스체험을 하고 독서토론회를 갖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느루길은 ‘느루 가는 길’의 준말로 한번에 몰아치지 않고 시간을 길게 잡아 천천히 가는 길이란 순우리말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느림의 미학을 좇자는 뜻이다. 그는 “문화관광 콘텐츠를 살리면 경제적 유발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1㎞인 코스는 세 갈래로 나뉜다. 간조롱길은 능동 어린이대공원 후문에서 숲속의 무대~순종비~유강원(순명효왕후 민씨의 능)~음악분수~팔각정~아차산 저잣거리에 이르는 사색의 길이다. 기원정사를 출발해 아차산을 도는 늘솔길은 사람의 마음을 보듬는 조망의 길이다. 풍광을 뽐내는 물비닐길은 워커힐 벚꽃길·리버뷰 8번가를 거쳐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에 이른다. 지난해 10월 코스를 만든 뒤 다녀간 사람은 은행원, 학교동문회 등 2000명을 웃돈다. 안내·해설 자원봉사자만 200명이다. 길에 늘어선 야외무대에서 7080콘서트, 패밀리음악콘서트 등 문화도 향유할 수 있다. 걷기체험에선 문경용 길문화생태체험 연구소장이 ‘자연과의 소통’을 주제로 강연하고 동화 ‘당산 할매와 나’를 읽고 토론도 한다. 김기동 구청장은 “주민들이 지역발전에 애쓴다니 아주 반갑다.”며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대학생들과 연계한 느루길 축제도 열 계획이라니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누리꾼 SNS ‘주어없음 놀이’ 확산

    검찰이 지난 10일 오는 ‘10·26’ 재·보궐선거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불법 선거운동을 집중적으로 단속한다는 방침을 내놓자 누리꾼들이 적법성 여부를 떠나 발끈했다. ‘표현의 자유 위축’을 내세워 트위터 등에 입장을 올리는 누리꾼들이 늘어나면서 파장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더욱이 검찰의 계획을 조롱하듯 법망을 피할 궁리를 하는 누리꾼들도 부쩍 늘었다. 이에 따라 검찰·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누리꾼 사이에 ‘숨바꼭질’이 시작된 형국이다. 트위터에서는 ‘주어없음 놀이’가 쉴 새 없이 퍼지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를 선언한 이후 누리꾼들이 특정 정치인을 비판한 뒤 ‘주어는 없음’이라고 덧붙이면서 트윗의 한 패턴으로 굳어진 실정이다. 트위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비판할 때 후보의 이름만 쓰지 않으면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는 게 누리꾼들의 주장이다. 트위터 이용자 kimd******는 “SNS에서 불법 아닌 선거 운동을 하려면 ‘주어’만 안 쓰면 만사 오케이 아닌가.(누구에게 묻는지 주어는 없음)”라고 말했다. 트위터 이용자 kiyi****는 “선관위는 주어를 빼고 트윗해도 단속할 건가. 예를 들어 ‘(주어 생략) 그 정도밖에 안 되는 후보인 줄 몰랐다’라고 한다면.”이라면서 검찰의 방침을 비꼬았다.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나 비판 내용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방식도 적잖다. 트위터 이용자 si***는 “‘그 후보 참 좋은 인물인데... 뭐라고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네...’라고 하면 선거법에 해당되는 사항이 없겠지.”라고 썼다. 후보가 아닌 후보의 측근을 비판하면 문제 없다는 네티즌도 있다. 트위터 이용자 luc****는 “후보를 직접 비판할 게 아니라 후보가 소속된 정당의 의원을 비판하자. 욕은 실컷 해도 잡혀가진 않는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오히려 트위터를 이용한 후보 지지·반대표현을 독려하는 분위기다. 또 검찰의 단속 관련 기사를 리트윗하면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문하면서도, “선거운동 정보를 리트윗하는 누리꾼까지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안 걸릴 사람이 없다.”, “수백만 트위터리안들이 함께해 ‘SNS 가두려는 선거법’을 바꾸자.”라는 제안까지 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한국인들이 못생긴 이유는…” 도를 넘은 日 ‘혐한 열풍’

    “한국인들이 못생긴 이유는…” 도를 넘은 日 ‘혐한 열풍’

    “한국인들은 왜 이렇게 못 생겼을까요?”, “문제는 한국인들이 얼굴만 못 생긴 게 아니라 성격도 안 좋다는 거죠.”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일부 몰지각한 일본 네티즌들의 무차별 저질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일본내 한류 열풍이 고조되는 것과 비례해 확산되는 우익 인사 중심의 ‘혐한론’(嫌韓論)이 인터넷에서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9일 2채널에는 ‘왜 한국인의 얼굴은 못 생겼을까’란 게시물이 올랐다. 이 글을 쓴 일본 네티즌은 “한국은 못 생긴 얼굴의 특징을 모조리 가지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한국은 세계 제일의 성형대국이 됐다.”고 비난했다. 그는 한국인의 특징을 ▲얼굴이 크다 ▲아래턱이 넓다 ▲코가 둥글다 ▲미간이 넓다 ▲아랫입술이 윗입술보다 나와 있다. ▲눈이 작고 쌍꺼풀이 없다 ▲ 광대뼈가 붙어있다 등으로 규정하고, 그래서 못 생겨 보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편적인 미의 기준에 벗어나는 조건을 모조리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 여고생은 50%, 여중생은 20%가 성형을 했다.”, “초등학생도 성형을 한다.”, “성형으로 똑같은 얼굴이 많다.”, “10명중 8명이 성형을 했다.”, “성형수술을 축하선물로 준다.” 등 악의적인 주장을 늘어놓으면서 출처가 불분명한 사진들을 인터넷에 대거 게시했다. 이 사진들은 한국 여학생들의 외모를 악의적으로 편집한 내용들이다. 이 네티즌을 모방해 다른 네티즌들도 경쟁적으로 한국 여성들의 사진을 올리고 있다. 그는 또 신문기사와 성형외과 원장의 인터뷰 등을 인용해 한국인들이 마치 성형중독자인 것처럼 묘사했다. “눈과 귀는 6세부터 성형수술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한 의사의 말도 첨부했다. 이 글을 본 일본 네티즌들은 “내가 가발을 써도 한국 여학생들보다는 예쁘겠다.”, “그렇게 성형에 돈을 퍼붓는데도 못 생긴 것이 더 문제”, “한국인들의 열악한 유전자에 문제가 있기 때문”, “한국인들은 성격도 나쁘다.” 등 악성 댓글을 줄줄이 달고 있다. 이는 한국에 대해 일부 적은 수의 일본인들이 갖고 있는 혐오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일본 내에 전체적으로 한류 붐이 일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면서 이를 제지하려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연예계 한류 주역들에 대한 파렴치한 공격도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최근 걸그룹 소녀시대와 카라 등이 “노예계약과 성상납을 통해 성공했다.”는 등 악의적인 유언비어에 시달린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국내 네티즌들도 일본과 일본인들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글들로 맞서고 있어 인터넷 상에서 자칫 양국민들의 대립이 심화하는 상황을 비화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한 국내 네티즌은 “세계적으로 일본인들 얼굴이 최악 아닌가? 자기들 얼굴은 생각도 안하고 말도 안되는 사진만 골라서 시비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굿바이, 잡스] PC·포스트PC시대 개척… 그에겐 죽음도 발명품이었다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입니다. 죽음을 기억하면 외부의 기대와 자부심, 좌절, 실패 따위는 모두 사라지고 정말 중요한 것만 마음에 남습니다.” ‘IT 구루’(정보기술 지도자) 스티브 잡스는 죽음마저 변화를 위한 채찍으로 활용했던 혁신가다. 하루하루를 생의 마지막 순간처럼 불태웠던 그는 늘 절박했기에 자신과 주변을 끊임없이 몰아붙였다. 덕분에 ‘독설가’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지만 대중의 마음을 훔치는 타고난 세일즈맨이기도 했다. 개인용 컴퓨터(PC)와 포스트 PC(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대를 모두 열어젖혔던 잡스는 스스로 말했던 ‘최고의 발명품’을 찾아 떠났다. 잡스의 유년기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결핍’이다. 1955년 2월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몇 주 뒤 폴과 클래라 잡스 부부에게 입양됐다. 잡스는 ‘사고뭉치’였지만 부모의 보살핌 덕에 명문 리즈대에 진학한다. 하지만 그는 불과 6개월 만에 스스로 학교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학비만 비쌀 뿐 도무지 배울 게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유년기 키워드는 ‘결핍’ 그는 이후 ‘기행’과 ‘고행’으로 젊은 생을 채웠다. 숙소가 없어 친구의 방바닥에 누워 잤고 빈 콜라병을 팔아 5센트씩 모아 간신히 허기를 채웠다. 자퇴한 학교를 찾아 ‘손글씨 강의’ 따위를 청강하며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으며 선불교에 심취했다. 잡스는 “쓸데없어 보이는 이 경험이 내 철학을 완성하는 데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고 회고했다. 잡스는 1977년 천재 엔지니어였던 선배 스티브 워즈니악과 애플을 창업하면서 첫 승부수를 띄웠다. 양부모 집 창고에서 만든 PC ‘애플Ⅱ’는 4년 만에 100만대가 팔리며 대히트했고 잡스는 유명 언론의 표지를 장식하며 IT 업계 샛별로 떠오른다. 하지만 잡스는 30세 때인 1985년 자신이 영입한 최고경영자(CEO) 존 스컬리와 갈등을 빚다 끝내 회사에서 쫓겨난다. ●기업인 키워드 ‘도전’ 좌절했지만 도전을 멈출 새는 없었다. 컴퓨터 개발사 넥스트와 컴퓨터그래픽(CG) 영화사인 픽사를 설립해 보란 듯이 재기했다. 그 사이 잡스가 떠난 애플은 ‘관료주의’의 덫에 걸려 곪아 갔다. “애플에서 전구 하나 갈려면 전구설계 담당, 프로젝트 관리자, 수익성 분석 담당, 번역 담당, 언론 발표 담당 등 43명의 직원이 필요하다.”는 조롱이 잡스의 귀에까지 들렸다. 부도 위기에 몰린 애플은 잡스에게 ‘SOS’ 신호를 보냈고 잡스는 친정으로 돌아갔다. 이후 애플은 고공행진했고, 시가총액 세계1위(3372억 달러·약 364조원) 기업에 올랐다. 하지만 생은 잡스를 편히 놓아두지 않았다. 2004년 췌장암 진단을 받았고 2009년에는 간 이식 수술까지 해야만 했다. 평범하지 않던 잡스는 평생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제멋대로이며 완고하고 화를 잘 낸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는 ‘열정’과 ‘자기 확신’의 다른 이름일 뿐이었다. 애플을 오랫동안 취재했던 타임의 전 기자 마이클 모리츠는 “맞다. 잡스는 시장 상인처럼 야비했고 이해타산적이며 의심이 많았다. 하지만 끈질겼으며 설득할 줄 알았다.”고 변호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청양 알프스마을 작년 5억 벌었다

    청양 알프스마을 작년 5억 벌었다

    “알프스마을을 아시나요.” 충남 청양의 한 오지마을이 농촌살리기의 성공신화로 주목받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4일 청양군 정산면 천장리 알프스마을을 방문해 “주민이 100여명에 불과한 마을에 매년 2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게 놀랍다. 주민들의 발상전환과 도전정신이 있어 가능했다.”며 농업, 농어촌, 농민이 잘돼야 나라가 발전한다는 생각으로 추진 중인 충남도 ‘3농(農) 정책’의 모범 사례로 꼽았다. 칠갑산 밑에 자리 잡은 이 마을은 2005년부터 5년간 청양군이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을 벌이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마을에 도농교류종합센터와 농촌체험실습장이 지어졌다. 실습장에서는 도시인이 철마다 찾아와 감자, 고구마, 고추, 상추 등을 심고 가꾸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넓은 주차장이 있고, 축구장과 야외 수영장까지 갖췄다. 청양군 관계자는 “오지인 데다 주민 스스로 잘살아 보자는 의욕이 넘쳐 이곳을 사업대상지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도시인의 발길이 늘자 주민들은 이번엔 콘텐츠 개발을 모색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 마을 축제다. 몇 년의 시험기간을 거쳐 올해 처음 지난 8월 13일부터 지난달 4일까지 조롱박축제를 열었다. 주민들이 박을 가꾸고 터널을 만들었다. 입장료로 2000~3000원을 받았다. 황준환(50) 알프스마을 운영위원장은 “얼음축제를 열면서 여름에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무엇일까 고민하다 조롱박축제를 생각했다.”면서 “110가지 가지각색의 조롱박이 매달린 터널은 길이가 1700m로 국내에서 가장 길 것이다. 농업진흥청 등 여러 기관과 전국의 50개 마을에서 우리 마을을 찾아 조롱박축제를 벤치마킹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자랑했다. 앞서 매년 1월엔 칠갑산 얼음분수축제를 열었다. 칠갑산 정상의 천장호와 마을에서 썰매를 타고 눈사람을 만드는 축제다. 2009년 첫 해 관광객이 1만명에 그쳐 18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무려 15만명이 찾아와 1억 8000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해 이 마을을 찾은 외지인은 모두 21만 2000명으로 2008년 3만 2000명에 비해 6배 이상 늘어났다. 황 위원장은 “우리 마을의 축제는 주민이 만들고 도시인 스스로 찾아와 즐기는 완전 자발형이다. 일거리 창출이 주 목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축제 등을 통해 5억원의 총수익을 거둬들였다. 농사를 지어 거둔 수익 1억 9000만원의 2.5배가 넘는다. 이 중 1억 5000만원이 주민에게 인건비로 돌아갔다. 이 마을 주민은 37가구 103명. 가구당 인건비로 400여만원씩 번 셈이다. 마을운영위원회는 매년 말 순수입의 6% 안팎을 주민들에게 배당한다. 청양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K리그 관중몰이 초치는 ‘오심’

    승부조작의 홍역을 앓았던 프로축구 K리그가 시즌 막판 다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라운드에서 플레이로 사죄하겠다.”는 선언은 진부했지만 사실이었다. 경기장에 다시 관중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른바 ‘슈퍼매치’ 수원과 FC서울의 경기에서는 드디어 월드컵경기장 건립 이래 사상 처음으로 매진 및 만원관중 기록이 나왔다.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팬들 곁으로 돌아온 K리그의 중흥을 위해 이쯤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심판 판정이다. 최근 이해할 수 없는 심판 판정이 K리그의 수준을 퇴보시키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심판도 사람이다. 완벽히 공정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사실 심판은 납득가능한 수준에서 홈팀에 유리한 판단을 내리는 게 맞다. 편파판정이 당연하다는 말이 아니다. 누가 봐도 애매한 상황일 때 심판이 홈팀의 이익이 되도록 판정하는 것을 탓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원정팀 선수와 감독, 팬들도 ‘그래 너네 홈이니까.’라고 수긍한다.그러나 누가 봐도 명확한 사실을 심판만 다르게 판단한다면, 또 그것이 득점이나 퇴장과 관련된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 3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벌어진 부산-경남FC의 경기 후반 42분 경남 수비수 강승조에 대한 퇴장(경고누적)과 수원-서울전 골 장면이 그랬다. 강승조는 누가 봐도 부산 선수의 백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그런데 주심은 쓰러진 강승조가 파울을 불지 않는 것에 대해 화를 내며 공을 던졌다고 옐로카드를 줬다. 그런데 이 사실에 격분한 경남 최진한 감독이 거칠게 항의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주심이 강승조에게 옐로카드를 준 것에 확신이 있었다면 최 감독에게도 일관되게 대응했어야 한다. 자기모순을 드러낸 것이다. 경남 팬들은 “심판은 프로축구연맹 회장사인 부산의 12번째 선수였다.”고 조롱했다. 음모론일까, 불편한 진실일까. 수원-서울전 후반 33분 터진 스테보의 헤딩 결승골도 사실은 오프사이드였다. 골을 어시스트한 박현범은 염기훈이 프리킥을 찰 때 최종수비보다 앞에 있었다. 이런 걸 잡아내는 게 선심의 존재 이유다. 그런데 이 장면을 놓쳤다. 놓친 걸까, 외면한 걸까. 짓궂은 수원 팬들은 “오심으로 라이벌 서울을 꺾어서 더 유쾌하다.”고 즐거워했다. 서울 최용수 감독대행은 ‘쿨’하게 돌아섰지만, 상처받은 팬심은 이 모든 것들을 기억하고 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종교, 신앙인만 갖기엔 너무 귀중해”

    “종교, 신앙인만 갖기엔 너무 귀중해”

    누군가 말했다. 종교를 가지려면 교회나 절보다 성당을 가는 것이 싸게 먹히니 가톨릭을 고르라고. 알랭 드 보통(42)의 신작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청미래 펴냄)는 이처럼 냉소적인 무신론자에게 종교의 미덕을 넌지시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는 연애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비롯해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여행의 기술’ ‘공항에서 일주일을’ 등 10권의 책을 쓴 전문 저술가다. 연애 소설 ‘왜 나는’은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보통의 책으로 판매 부수가 35만부를 넘었다. 보통의 문장이 20개국 언어로 번역될 정도로 사랑받는 것은 현대적 일상에서 새로운 가치를 탐구하기 때문이다. ‘무신론자’도 마찬가지다. 보통은 유대인 출신이지만 그의 집안에서 종교는 ‘우스꽝스러운 조롱의 대상’이었다. “종교는 어린애나 지성이 떨어지는 사람이 믿는 것으로 알았어요. 지성인이라면 과학을 신봉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이번 책에서는 이슬람, 기독교, 유대교를 주로 다뤘는데, 유대교에 대해서는 집에서 전혀 배우지 못했어요. 기독교는 유대교의 적이다 보니 비밀스럽게 매료되었습니다.” 영어권보다 5개월 앞서 세계 최초로 출간된 ‘무신론자’의 홍보를 위해 처음 한국을 찾은 보통은 “영어권 출판사보다 한국의 편집인이 먼저 런던으로 날아와 연락했다.”며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여전히 무신론자인 그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고, 런던에 살고 있다. ‘무신론자’는 말랑한 연애 소설이 아니다 보니 쉽게 읽히지 않는다. 독자의 이해를 위해 곳곳에 사진과 도판을 실었다. 현대 사회 소외의 원인을 ‘19세기 유럽과 미국에서 발생한 종교적 믿음의 개인화로 말미암은 공동체 정신의 훼손’에서 찾는 보통은 지금까지 생의 대부분을 책을 쓰는 데 바쳤다. 하지만 점점 책 바깥의 세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스쿨 오브 라이프’와 ‘리빙 아키텍처’란 두 개의 단체를 운영 중이다. 말 그대로 인생의 학교인 ‘스쿨 오브 라이프’는 저녁에 사람들이 모여 사랑, 죽음, 돈, 종교 등에 대해 서로 이야기한다. 강사가 있고 강의, 세미나 등이 주로 이뤄지는데 벌써 다녀간 한국 독자들도 있단다. ‘리빙 아키텍처’는 세계 유명 건축가에게 부탁해 영국에 아름답고 우아하며 편안한 건축물을 짓는 단체다. 하룻밤 20파운드(약 3만 6000원)에 세계적인 건축가가 디자인한 현대적인 건축물에서 주말을 보내자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이 단체는 벌써 5개의 건물을 지었다. ‘행복의 건축’이란 책을 쓰기도 한 보통은 “건축가가 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이 고백은 ‘무신론자’에 나오는 ‘아가페 식당’에서 서로에게 던지기로 유도되는 첫 번째 질문에 대한 그의 답이다. 현대적 커뮤니티 센터로 보통이 가정한 ‘아가페 식당’에서는 ‘오만’의 표현인 “무슨 일을 하십니까?” “아이들은 어느 학교에 다닙니까?”란 질문 대신 “후회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로 서로에게 다가서라고 권유한다. 그는 종교의 이론적 결과뿐 아니라 실제적 결과에 관심을 둔 사람이 자신이 처음은 아니라고 말한다. 기존 종교의 부족함 때문에 ‘보편 종교에 관한 요약 설명’ 등을 쓰고 새로운 종교를 만든 오귀스트 콩트(1798~1857)의 예를 든다. 보통은 훨씬 현대화된 콩트라 할 만하다. 콩트처럼 사제 10만명 양성 등의 과격한 주장은 하지 않는다. 다만 “종교는 매우 유용하고, 효과적이고, 지적이기 때문에 신앙인들만의 전유물로 남겨 두기에는 너무 귀중한 것”이라고 나직이 말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코스모스 향에 취해~ 관광객들 물결 넘실~

    코스모스 향에 취해~ 관광객들 물결 넘실~

    지리산 자락에 있는 경남 하동군 북천면 북천역이 가을꽃축제 덕에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때아닌 ‘난리’다. 이 역에서 500m쯤 떨어진 북천면 직전리 일대 38만㎡(11만 5000여평)에 이르는 들판에 조성된 대규모 코스모스·메밀꽃 단지에서는 지난 17일부터 오는 10월 3일까지 일정으로 코스모스·메밀꽃 축제가 열리고 있다. 올해 5회째다. 그런데 이 축제는 전국에서 최대 규모로 조성된 야외 꽃단지에서 열리는 코스모스·메밀꽃 축제라는 소문이 나면서 갈수록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스모스와 메밀꽃 등이 활짝 피면서 전국에서 평일 4만여명, 휴일 15만여명에 이르는 관광객들이 기차나 관광버스, 승용차 등을 이용해 축제장을 찾고 있다. 기차 이용객은 평일 1300여명, 휴일 2500여명에 이른다. 그렇다 보니 평소 하루 이용객이 40~50명선이었던 역은 축제기간 내내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하루 종일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거린다. 역 주변을 비롯해 역과 축제장을 연결하는 시골의 도로 주변도 온통 코스모스 물결이다. 축제가 열리는 꽃단지 중간에 경전선 철길이 놓여 있어 만발한 코스모스와 메밀꽃 밭을 배경으로 기차가 달린다. 시골의 낭만적인 모습이 펼쳐진다. 진주와 하동 사이에 있는 북천역은 무궁화호 열차가 하루 여섯 차례씩 왕복 12차례 다닌다. 소문이 파다하다 보니 북천역 측은 ‘코스모스역’이라는 별칭을 함께 표기해 사용하고 있다. 박창병 북천역장은 “평소에는 3명의 역무원이 8시간씩 3교대로 근무하다 축제 기간에는 진주역을 비롯해 부산경남본부로부터 4~5명의 인력을 지원받고 있으나 손이 모자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출발지에서 왕복 승차권을 구입해 오는 관광객들이 많은데도 축제 기간 북천역의 하루 평균 승차권 판매 수입은 120만원에 이른다.”고 귀띔했다. 일년 내내 한적하던 축제장 주변의 국도 2호선도 축제가 열리는 동안 붐비기는 마찬가지다. 밀려드는 관광버스와 승용차로 축제장을 중심으로 상하행 도로가 수십킬로미터씩 정체가 빚어진다. ‘대박축제’로 자리 잡은 북천면 코스모스·메밀꽃 축제는 하동군이 주최하고 축제추진위원회에서 주관한다. 축제가 열리는 동안 북천면에 근무하는 공무원들도 축제 현장에서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축제장 전체 꽃단지 가운데 코스모스 단지가 29만㎡, 메밀꽃 단지가 7만㎡이며 2만㎡는 각양각색의 토종작물 단지로 조성돼 있다. 450m에 이르는 조롱박 터널도 꾸며 놓았다. 하동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아시아농구선수권] 분노폭발 허재

    [아시아농구선수권] 분노폭발 허재

    애초에 기사 작성을 위한 질문들이 아니었다. 패장을 조롱하고 비웃으려는 의도가 역력했다. 지난 24일 아시아 남자농구 선수권 4강 중국전에 패한 직후 열린 기자회견장에서였다. 중국 취재진 100여명이 모였다. 패장 허재 감독과 선수 대표 오세근에게 질문이 집중됐다. 처음부터 분위기가 묘했다. 통상 패장에겐 그리 많은 질문을 하지 않는 게 관례다. 그러잖아도 팀 패배로 힘이 들 감독에게 길게 답변을 요구하는 건 잔인한 일이다. 꼭 필요한 질문과 패인 분석 등만 요구하는 게 보통이다. 인지상정. 어느 나라, 어느 대회 기자회견장에서든 마찬가지다. 그런데 중국 취재진은 아니었다. 자국의 승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한 질문을 길고도 반복적으로 이어갔다. 상대의 완벽한 굴복을 요구했다. 한 중국 기자는 오세근에게 “왜 중국 7번(이리)을 팔꿈치로 쳤느냐.”고 물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오세근 표정이 더 굳어졌다. “경기의 일부였다.”고 짧게 답했다. 그런 뒤 고개를 들지 않았다. 허 감독에게도 비슷한 질문이 이어졌다. “당신은 유명한 3점 슈터였는데 왜 한국은 오늘 3점슛 성공률이 5%밖에 되지 않았느냐.”고 했다. 허 감독은 “중국 수비가 잘했다.”고 했다. 중국 취재진 여럿이 웃음을 터트렸다. 손안에 들어온 포획물을 가지고 노는 듯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중국 취재진은 서로 경쟁하듯 손을 들고 질문했다. 사회자가 질문자를 고르기 곤란할 정도였다. 한 기자는 “중국전 하루 전에 심판 판정이 불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 오늘 경기에서 편파 판정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질문의 형태였지만 사실상 비아냥이었다. 허 감독 표정이 일그러졌다. 굴욕감을 느낄 만한 상황이었다. 허 감독은 “노 코멘트”라고 했다. 중국 취재진이 크게 웃었다. 그다음 질문은 더 상식 이하였다. “중국 국가가 울릴 때 왜 한국 선수들이 움직였는가.” 질문 내용을 알아들은 한국 통역이 난감해했다. 다시 한번 질문 내용을 확인한 뒤 허 감독에게 머뭇머뭇 질문을 전달했다. 결국 허 감독이 폭발했다.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 중국 도착 뒤 참고 참았던 화가 한꺼번에 터졌다. “무슨 소리야.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고 있어.”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중국 취재진의 야유가 터졌다. 한 중국 기자는 “GO back home(너희 나라로 가).”이라고 소리쳤다. 놀리는 듯 “Bye bye(잘 가).”를 외치는 기자들도 있었다. 세계 어느 기자회견장에서도 보기 힘든 황당한 상황이었다. 허 감독은 육두문자를 내뱉었다. 그럴 만했다. 우한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진중권의 새책 ‘아이콘’

    진중권의 새책 ‘아이콘’

     진중권(48)은 ‘진보계의 모두까기 인형’으로 대중에게 알려졌지만, 그의 본분은 미학자다. 글쓰기 능력을 처음 대중에게 알린 세 권짜리 ‘미학 오디세이’는 50만부 이상 팔린 우리 시대의 명저로 꼽힌다. 지난 7월 나온 ‘서양미술사 모더니즘 편’도 고전예술 편과 함께 각각 1만부 이상 나갈 정도로 예술사 책치고는 대중의 호응이 높다. 현대미술 편도 나올 예정이다.  신간 ‘아이콘’(씨네북스 펴냄)은 영화 주간지에 연재한 칼럼으로 시대적 현상을 철학의 개념으로 풀어냈다. 청소년을 위한 대중 교양서 성격을 지닌 ‘미학..’에 비하면 ‘아이콘’은 잡지에 연재됐던 칼럼치고는 상당히 글이 난해한 편이다.  책에서 말하는 ‘아이콘’은 ‘시대를 대표하는 상징’이란 뜻이 아니라 컴퓨터 화면의 둥글고 네모난 시각화된 명령어를 가리킨다. 아이콘을 이용해 복잡한 명령어 없이 간단히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듯이 ‘개념어’를 통하면 전문적 철학 지식을 완벽하게 갖추지 않아도 철학적 수준의 깊은 사유가 가능하다는 것.  저자는 2010년 4월부터 벌어진 천안함 사건, 트위터, 허경영, 심형래 등의 사회적 이슈를 냉소적 이성, 시뮬라크르(복제), 정체성과 차이 등으로 분류해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진중권이란 이름을 대중에게 다시 한번 각인시킨 계기는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워’를 둘러싼 논쟁이었다. 이 현상에 진중권은 견유주의(Kynismus)를 갖다 댄다. 포스트 이데올로기 시대를 지배하는 냉소주의의 대안으로 나온 견유주의자들의 비판은 철저히 유물론적이었다고 한다.  견유주의자의 대명사 디오게네스는 머리로 논증하는 게 아니라 오줌, 정액, 몸짓 등의 신체로 퍼포먼스를 했다. 뻔뻔한 독설, 얄미운 조롱, 신랄한 풍자가 비판의 주 내용이었다는 디오게네스에 대한 해설에서 시사평론가로 활동하는 진중권의 현재 모습이 겹쳐진다.  진중권은 독일 철학자 슬로터다이크를 인용해 “냉소의 시대에 철학은 장바닥으로 내려와 무례함과 뻔뻔함을 가지고 냉소를 냉소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진중권이 심 감독에게 ‘뻔뻔한 독설’과 ‘얄미운 조롱’만 던진 것은 아니다. 최근 직원 임금 체납과 ‘카지노 도박설’ 등으로 위기에 처한 심 감독에 대해 “그분, 이제 와서 비난하지 맙시다. 심 감독이 직원들 밀린 임금과 퇴직금은 갚아 줘야 한다. 그 이후 오류와 오산에서 더 배워 더 나아진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 이번엔 꼭 성공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트위터에 남겼다.  세상을 볼 때 철학이란 도구가 있다면 ‘암중모색’만으로 끝나진 않는다. 자신의 철학에 기초해 언론이나 대중의 선동에 휩쓸리지 않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 철학자의 성향이 모든 이의 시각에 만족스럽진 않을지라도 이 시대에 철학자가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1만 4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버스 안 ‘노인 폭행’ 흑인 1시간 만에 풀려나

    버스 안 ‘노인 폭행’ 흑인 1시간 만에 풀려나

     만원 버스 안에서 60대 한국 남성을 폭행한 혐의로 지난 28일 새벽 1시쯤 경찰에 체포된 미국인 영어강사 H(24)씨가 곧바로 풀려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오전 경기도 성남 분당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지난 27일 밤 11시쯤 119번 성남 시내버스 안에서 선모(61)씨를 폭행한 H씨를 체포한 지 1시간여 만에 풀어줬다고 전했다. 경찰은 H씨를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려 했으나 관할 내 통역관이 없어 정상적인 조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처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외국인등록증으로 H씨의 체류 자격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신원 보증을 세운 뒤 풀어줬다.  이 관계자는 “국내법상 외국인 피의자가 입건되면 반드시 외국인 통역관 입회하에 조사하게 돼있다. 하지만 관할 내 통역관을 구하는 게 쉽지 않을 뿐더러, 민간과 계약이다 보니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바쁘다는 핑계를 대거나 아무런 통보 없이 이사를 가 연락이 안 될 때가 많아 체계적인 관리가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분당경찰서는 목격자들을 조사하고, 버스 안의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한편, 통역관이 수배되는 대로 30일 오전 중에 피의자를 다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 사건이 알려진 것은 문제의 장면을 담은 ‘흑인 폭행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다. 28일 오후부터 급속도로 퍼져 나간 동영상은 버스 안의 다른 승객이 촬영해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동영상에서 선씨는 큰 소리로 전화통화하는 H씨에게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격분한 H씨는 주변의 만류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선씨에게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며 욕설을 퍼붓고 조롱했다. 레게 머리를 한 거구의 H씨는 선씨에게 계속 ‘shut up(닥쳐)’, ‘don’t talk to me(나한테 말 걸지마)’ 등 고함을 치며 때릴 것 같은 위협적인 동작을 취한다. 한국인 승객들은 “아저씨가 참아”, “하지 마”라며 말렸지만 H씨는 오히려 낄낄거리며 한국말로 “야 이 개XX야”라고 욕설을 한다.  또한 자신을 말리는 여성 승객에게 여자를 비하할 때 쓰는 ‘bitch’라고 부르면서 팔을 잡아당겨 여성이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  H씨는 자신의 뺨을 때리는 시늉을 하더니 “한번 때려보라”고 소리친 뒤 급기야 주먹으로 선씨를 폭행했다. 이에 승객들이 버스 기사에게 “내리게 해요”, “경찰서로 가세요”라고 소리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누리꾼들은 격렬한 반응을 내놨다. “경찰에 넘겨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과 “도대체 왜 저러는지 이해가 안 된다. 약 한 것 아니냐?” 는 의견, 또 “당시 버스 내 주변 사람들은 왜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나?”라는 의견 등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선씨의 말을 H씨가 흑인 비하 발언으로 오해해 벌어진 일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말다툼을 벌이던 선씨가 “니가 자리에 앉아.”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있는데 이 때 H씨가 ‘니가’를 ‘Nigga(흑인을 비하하는 표현)’로 잘못 알아 들은 게 소동의 발단이 됐다는 풀이다.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
  • “생명존중, 법이 추구하는 최고가치”

    고려대 김일수(65) 법학과 교수는 26일 정년퇴임하면서 “생명존중이야 말로 법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라고 밝혔다. 30년간 교수로 재직하면서 사형제 폐지, 낙태 반대운동을 펴온 사회활동가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현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다. 교수 생활 초기인 1980년대에는 민주화 운동에 참여, 시국 서명에 동참하기도 했다. 법철학과 형법을 전공한 김 교수의 관심사는 줄곧 ‘생명존중’이었다. 지식을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 사형제 폐지, 낙태 반대, 민간 교정시설 설립을 요구하는 시민 운동에 발벗고 나섰다. 김 교수는 “현실을 모른다.”는 조롱섞인 질타도 받았다. 그러나 노력이 모아진 끝에 사실상 사형 폐지국이 됐다. 낙태금지국도 됐다. 김 교수는 경찰위원회 위원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사형폐지위원회 공동대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의장, 한국낙태반대운동연합 대표 등을 역임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노다 “자민과 구국내각” 자민 “총리 내준다면…”

    오는 28일 민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일본 정치권은 온통 대연립에 관심이 쏠려 있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은 “구국 내각을 만들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연립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치는 전진하지 않는다.”며 제1, 2 야당인 자민당이나 공명당과 함께 대연립 내각을 만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노다 재무상이 대연립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참의원에서 여소야대를 타파하려는 의도로 여겨진다. 간 나오토 총리가 야당의 협조를 얻지 못한 채 집권 내내 시달리는 모습을 지켜본 만큼 처음부터 여야 대연립을 호소함으로써 최소한 국회를 원활하게 운영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민당의 반응은 싸늘하다. 자민당이 민주당과의 대연립을 조건으로 다니가키 사다카즈 총재에게 총리 자리를 양보하는 방안을 요구할 예정이라는 보도까지 나온다. 총리를 양보하지 않으면 재무·외무 등 주요 각료를 야당이 맡고 올해 말이나 내년 여름 전 총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인기가 떨어진 민주당을 조롱하는 수준이다. 노다 재무상의 저자세가 비주류인 친(親)오자와 그룹이 뭉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오자와 그룹은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측과 함께 여야 연립을 구성하면 민주당 정권의 정책 공약이 변질될 수 있고, 총리의 고유 권한인 중의원 해산권이 제약받을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블랙먼데이] 루비니 “더블딥 피할 수 없다”

    [블랙먼데이] 루비니 “더블딥 피할 수 없다”

    “현 상황에서 더블딥(이중침체) 저지는 미션 임파서블(수행할 수 없는 임무)이다.” ‘닥터둠’(경제 비관론자)으로 유명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8일 “세계 경제는 필연적으로 침체를 피할 수 없다.”며 또다시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과 유럽이 동시에 채무 위기에 빠졌고 수출 강국인 중국 등의 경제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에 실린 ‘또 다른 침체를 저지하는 것은 미션 임파서블’이란 제목의 기고에서 “올해 상반기 세계 경제 둔화를 ‘소프트패치’(회복기의 일시적 침체)로 봤던 낙관론자들의 망상이 (최근 세계 주식시장증시의 폭락 등으로) 내동댕이쳐졌다.”고 조롱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온갖 악재에 휩싸여 있음을 강조하며 비관론에 힘을 실었다. 우선 미국은 고용, 성장, 소비 및 제조업 최신 지표들이 모두 어둡고 주택시장도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권 역시 상황이 나빠 선진국인 스페인과 이탈리아까지 더 이상 빚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이들 두 나라는 그리스 등과는 달리 덩치가 커 구제금융을 받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특히 세계 제조업이 빠르게 하강하고 있으며 수출 강국인 중국과 독일은 물론 자원 강국인 호주마저 예외가 아닌 점도 세계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한다고 강조했다. 루비니는 유동성 부족과 채무 불이행 위기가 동시에 발생한 최악의 상황에서 해결책은 ‘질서 있는 채무 구조조정 착수’뿐이라고 강조했다. 집값 하락으로 차압 위기에 놓인 미국 가정 절반가량의 모기지 원금 및 이자를 탕감해주고 금융기관들의 부실 책임을 채권자들이 분담토록 하는 등 채무조정이 진행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리스식 ‘강압적 국채 만기 연장’ 조치가 포르투갈과 아일랜드에도 취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창포원’등 서울시 8개 생태공원 관리

    ‘창포원’등 서울시 8개 생태공원 관리

    서울 시내에는 모두 1987곳의 공원이 조성돼 있다. 이 가운데 산자락을 낀 공원이 300여곳에 이른다. 도시자연공원과 근린공원 대부분이 산자락에 들어선 것이다. 나머지는 어린이·체육·역사·문화·강변공원 등 테마공원들이다. 서울시가 생태공원이라고 지정하는 데 특별한 기준은 없다. 장상규 서울시 공원관리팀장은 “지역의 생태자원 보존 측면과 교육 측면이 부합하면 된다. 여기에 동식물이 자생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숲·물·습지 등 천혜 조건을 이미 갖췄거나, 조건을 충족시키면 된다.”면서 “일종의 테마공원이라 할 수 있으며 차이점이 있다면 생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市 공식 생태공원 ‘ 창포원’ 유일 서울시가 유일하게 지정한 공식 ‘생태공원’은 2009년 6월 조성한 서울창포원(지하철 1·7호선 도봉산역 하차)이다. 이곳은 본래 비닐하우스촌이었지만 강북의 끝자락인 도봉산과 수락산 사이에 세계 4대 꽃 중 하나로 꼽히는 붓꽃이 자생해서 이를 보존하기 위해 지정했다. 서울창포원은 약 5만 2800㎡(1만 6000평)에 붓꽃원, 약용식물원, 습지원 등 12개 테마로 조성됐다. 생태공원으로 공식 지정되진 않았지만 서울시가 생태공원이란 이름을 붙여 관리하는 곳은 한강공원 내 여의도샛강생태공원, 강서습지생태공원, 고덕수변생태공원, 암사생태공원, 난지습지생태공원과 강동구 길동생태공원, 광진구 아차산생태공원 등 모두 7곳 정도다. 나머지 각 자치구 공원들은 자연학습장 모양을 갖추고 ‘생태’라는 말을 그냥 붙여 쓰고 있을 뿐이다. 생태공원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는 대표적인 공원이 강동구 천호대로 옆에 있는 길동생태공원(지하철 5호선 강동역 4번 출구 하차)이다. 이 공원은 사람 중심인 대부분의 공원과 달리 동·식물이 주인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광진구 광장동의 아차산 생태공원(5호선 광나루역 1번 출구)은 면적 2만 3450㎡에 계곡, 물레방아, 습지, 논, 밭, 버섯농장, 자생관찰로 등을 갖추고 있다. 아차산에는 천연기념물 황조롱이와 서울시 보호종인 북방산개구리, 족제비 등이 서식하고 있다. ●“생태공원이 더 큰 피해 막아” 우면산 산사태로 생태공원 조성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시각이 나오는 데 대해 최광빈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우면산 생태공원에는 흙 제방이 2m나 퇴적해 쌓여 있었는데, 그 제방이 없었다면 오히려 형촌마을의 집이 토사에 휩쓸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었다.”며 “마을의 생명을 구한 게 바로 생태공원”이라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공직자 의견=기관 입장 오해 없게”

    [테마로 본 공직사회] “공직자 의견=기관 입장 오해 없게”

    말이 많으면 실수도 따르는 법. 정부는 각 부처장들에게 SNS를 통한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괜한 설화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하는 눈치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가 개인 의견을 표출하는 공간이기는 하지만 고위 공직자의 의견은 기관 공식 입장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공직 사회의 SNS 사용 추세에 따라 정부 차원의 공통 사용 기준이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공직자 SNS 사용 원칙과 요령’을 검토하고 이를 전 부처로 확대했다. 가이드라인의 주요 골자는 공직자의 ‘SNS 사용 원칙’과 ‘공적·사적·기관별 사용에 따른 세부 지침’ 등으로 ▲국민의 소리를 듣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대국민 직접 소통 창구’ 활용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활용을 위한 공직자 노하우 개발 ▲공직자로서 국가 기밀 및 개인정보 누설 방지 등이 포함돼 있다. 세부적으로는 “많은 이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는 예의를 갖추고 어법에 맞으면서도 개성 있는 말투를 구사하는 것이 좋다. 또 일상적인 대화체 표현을 쓰는 것이 효과적”이라면서 인간적인 말투를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글을 쓰기 전에는 어떠한 메시지를 제공할 것인지 사전 계획을 세울 것을 당부하고 있다. 질문과 불만 사항에는 답변하되, 근거 없는 정책 조롱에는 대응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지켜보라고 권고했다. 이 밖에 ▲SNS상에 잘못된 정보를 올리는 등 실수를 저질렀다면, 그 사실을 인정하고 빠른 시간 안에 정정 글을 게시하라 ▲정치적 의견 표명, 광고 수단으로 사용하지 말라 ▲불특정 다수와 일방적인 관계를 맺지 말라 ▲방문자의 글을 일방적으로 삭제하지 말라 등의 권고 및 주의사항 등이 담겨 있다. 각 부처는 이 방안을 토대로 앞으로 부처별 특성을 반영한 SNS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방침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나 잡아봐라” 페이스북에 경찰 약올린 수배범 결국…

    “나 잡아봐라” 페이스북에 경찰 약올린 수배범 결국…

    ”잡을 수 있으면 잡아봐라. 난 브룩클린에 있다.”(Catch me if you can, I’m in Brooklyn)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을 조롱한 지명 수배범이 바로 경찰에 체포됐다. 지명 수배범인 루벤 보거스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잡을 수 있으면 잡아봐라. 난 브룩클린에 있다.” 고 게시글을 올려 경찰을 조롱했다. 보거스의 조롱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브룩클린에 위치한 것으로 보이는 한 경찰서로 걸어들어가는 장면을 촬영한 자신의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경찰을 약 올린 것. 이같은 보거스의 페이스북 ‘도발’을 경찰은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뉴욕경찰은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단서로 보거스의 위치를 추적, 지난 25일(현지시간)밤 브룩클린의 한 아파트에서 그를 체포했다. 체포 당시 그는 컴퓨터 앞에 앉아 페이스북 페이지를 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측은 “보거스가 페이스북에 와서 잡아보라고 해서 가서 잡았다.”고 담담히 밝혔다. 한편 지명수배범인 루벤 버거스는 전 여자친구를 폭행하고 살해 협박을 한 혐의로 수배중이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거래처 무시로 돌연사땐 산재”

    거래처와의 전화통화에서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혈압이 올라 사망한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서태환)는 동물병원에서 일하다 뇌동맥류가 파열돼 숨진 노모씨의 아버지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 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로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노씨가 애견껌을 파는 거래처 사장으로부터 오랫동안 조롱을 받아 스트레스가 누적된 상태에서 재차 전화로 질책을 당하자 순간적으로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서 혈압이 올라 뇌동맥류가 파열돼 사망했다.”면서 “전화 통화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언니가 운영하는 동물병원에서 3년간 사무원으로 일하던 노씨는 지난 2009년 8월 거래처 사장과의 전화 통화 후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삼성전자 디자인 혁신 첫 작품은?

    삼성전자 디자인 혁신 첫 작품은?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크리스 뱅글이 삼성전자와 디자인 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돼 첫 작품이 무엇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인 뱅글은 지난 13~1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을 찾아 삼성전자의 디자인 관련 책임자 등과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논의하는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그는 디지털플라자 몇 곳을 둘러보며 삼성 제품들의 디자인을 직접 살펴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터 슈라이어(기아차), 발터 데 실바(아우디) 등과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는 뱅글은 1992년부터 17년간 BMW의 디자인을 총괄하며 보수적이던 BMW의 디자인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데 기여했다. 특히 ‘BMW 7시리즈’의 경우 출시 초기 트렁크 부분이 ‘뱅글의 엉덩이’로 조롱받는 등 혹평을 받았지만 이후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어 진가를 입증하기도 했다. 2009년 2월 BMW를 떠난 뒤 2년간 동종업계로 진출하지 않는다는 ‘비경쟁조약’이 올해 초 끝나면서 삼성전자, 현대차 등 세계 주요 기업들이 그의 영입을 위해 공을 들여왔다. 삼성전자와의 계약 조건은 비밀에 부쳐져 있지만, 그가 삼성전자와 전속이 아닌 프리랜서로 단기 프로젝트 계약을 맺었고, 이탈리아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삼성의 스마트기기 및 가전과 정보기술(IT) 제품 디자인 작업을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뱅글은 현대차와는 계약을 맺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뱅글이 더 이상 자동차 디자인에 매력을 느끼지 않는 데다, 기아차에서 확실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피터 슈라이어와 비교되는 것도 원치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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