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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LB의 일그러진 영웅

    MLB의 일그러진 영웅

    미프로야구(MLB) 개인 통산 홈런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기대됐던 ‘천재’ 알렉스 로드리게스(38·뉴욕 양키스)가 금지 약물에 발목을 잡혔다. MLB가 사상 최대의 약물 파동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MLB사무국은 6일 로드리게스와 넬슨 크루즈(텍사스), 조니 페랄타(디트로이트) 등 8명의 메이저리거와 5명의 마이너리거 등 총 13명에게 금지 약물 복용 혐의로 출장 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특히 로드리게스에게는 내년 시즌까지 무려 211경기 출장을 정지해 다른 선수(50경기)보다 강력하게 징계했다. 수차례 규정을 어기며 약물을 복용했고 거짓말까지 해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한 것이다. 1994년 19살의 나이로 시애틀에서 데뷔한 로드리게스는 1990년대 중·후반과 2000년대 MLB 최고의 스타다. 통산 647개 홈런을 날려 역대 5위이자 현역 1위에 올라 있으며, 배리 본즈가 갖고 있는 개인 통산 홈런 기록(762개)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를 가졌다. 올 시즌 2800만 달러(약 310억원)를 받는 최고 연봉 선수인 그는 그러나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마흔을 바라보고 있는 그가 내년까지 출장 정지를 받은 것은 선수 생명에 대한 ‘사형 선고’라는 게 현지 언론의 반응이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엉덩이 부상에서 회복된 로드리게스가 올 시즌 처음으로 그라운드에 선 날이었다. 로드리게스는 US 셀룰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번 타자 겸 3루수로 출전했다. 팀이 0-3으로 뒤진 2회 초 안타를 때렸지만 이후 세 번의 타석에서 침묵했다. 징계 시작이 오는 9일부터라 가능했다. 관중들은 그에게 거센 야유를 퍼부었고, 그의 이름 첫 알파벳과 금지약물 스테로이드를 합성한 ‘A-로이드’라는 플래카드까지 내걸어 조롱했다. 로드리게스는 징계에 반발해 항소할 뜻을 밝혔지만, 팬들과 여론은 이미 그에게 등을 돌렸다. 로드리게스와 함께 징계를 받은 크루즈, 페랄타도 올 시즌 올스타전에 출전한 스타들이다. 앞서 지난달 23일에는 2011년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라이언 브론(밀워키)이 같은 혐의로 65경기 출전 정지를 받는 등 MLB는 쑥대밭이다. 플로리다의 한 지역 언론이 바이오제네시스 클리닉으로부터 금지약물을 전달받은 선수 명단을 공개해 드러난 이 사건은 MLB 사상 최악의 약물 스캔들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MLB사무국은 2007년 약물보고서인 ‘미첼 리포트’를 발표하고 도핑테스트를 강화하는 등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 온 터라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에 빠졌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이 주일의 어린이 책] 못 걷는 아들 성장시킨 엄마의 따뜻한 등

    [이 주일의 어린이 책] 못 걷는 아들 성장시킨 엄마의 따뜻한 등

    “어? 쟤는 왜 업혀 가지?” “바보야, 절름발이잖아. 절름발이.” 세일이의 등굣길은 늘 수군거림으로 가득하다. 아이들의 시선은 한 곳으로 꽂힌다. 허공에서 앞뒤로 흔들리는 세일이의 힘없는 다리다. 그럴수록 엄마는 등에 업힌 세일이를 힘주어 추스르며 말한다. “엄마랑 약속한 것 잊지 마.” 하지만 엄마와의 약속은 지키기 힘들 때가 더 많다. 기어서 복도를 지나는 그에게 아이들이 “야, 너는 개처럼 기어 다니냐?”며 조롱할 때면 눈물이 비어져 나온다. 소아마비는 전염된다며 버스에서 내리라는 기사 아저씨의 호통엔 분이 치받아 오른다. 엄마도 약속을 지키기 힘든 눈치다. 화장실 간다는 말을 못해 수업시간에 오줌을 싸 버린 아들을 업고 오는 엄마의 얼굴은 온통 눈물범벅이다. 엄마는 하루 두번 세일이를 업어 나르며 등의 온기를 전하듯, 아들의 가슴으로 삶의 소중한 가치와 지혜를 건네준다. ‘엄마의 등’ 학교에서 이뤄지는 수업인 셈이다. 책은 실제로 소아마비로 어머니 등에 업혀 매일 등하교했던 고정욱 작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초등학교가 국민학교로 불리던 1960~1970년대, 자가용도 휠체어도 귀할 때였다. 문학박사인 작가에게 세상에서 가장 좋은 학교이자 그리운 학교는 어머니의 등 학교다. “내가 어려움을 이겨내고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학교에서 배운 것이 아닙니다. 장애를 가진 아들을 묵묵히 업고 학교에 다니신 우리 어머니 등에서 느끼고 깨달은 것입니다.”(작가의 글에서) 초등 3학년 이상.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공연리뷰] 락앤롤 맥베스

    [공연리뷰] 락앤롤 맥베스

    권력에 대한 그릇된 욕망이 불러일으킨 피비린내 나는 살육도, 고통과 후회로 울부짖는 맥베스의 죽음도 한낱 광대들의 조롱거리일 뿐이다. 지난 23일부터 서울 세실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극단 종이로 만든 배의 ‘락앤롤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한바탕 광대극으로 각색하는 비틀기를 시도하면서 오히려 원작의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한다. 그러나 내용이 다소 난해하고 세태풍자나 음악 활용 등 세부적인 세련미가 떨어지는 것이 아쉽다. 극의 기본 틀은 광대들이 연기하는 맥베스다. 종이로 만든 단검과 왕관을 가지고 놀던 광대들이 서로 맥베스와 그의 아내, 덩컨 왕과 뱅코 등을 맡는다. 마녀들로부터 자신이 영주와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들은 맥베스는 야망을 이루기 위해 사람들을 하나둘씩 죽인다. 그러나 광대들은 “맥베스가 400년이나 공연돼 왔는데, 아직도 사람을 찔러 죽이느냐”라고 비꼰다. 광대들은 맥베스의 권력욕을 부추기다가도 권력에 취한 맥베스를 비웃으면서 동시에 부와 명예, 권력을 위해 횡포를 일삼는 한국사회의 ‘갑’들을 함께 비웃는다. 광대들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명쾌하지만 그 메시지에 다가가기까지의 전개 방식은 다분히 난해하다. 두서도 논리도 없는 대사와 행동들 속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광대극의 본질이지만, 극의 흐름이 이어지다가도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논리 없는 대사와 행동들 탓에 흐름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또 극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세태 풍자가 그다지 매끄럽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광대들은 자본주의, 부동산 광풍을 비롯해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 국정원의 선거 개입,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등 각종 시사 이슈들을 한번에 쏟아내며 한국 사회의 권력자들이 맥베스와 다르지 않음을 전달하려고 한다. 그러나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으면 더 날카로웠을 세태비판은 너무 직접적인 대사로 풀어내면서 풍자의 맛이 반감됐다. ‘락앤롤’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락 음악 못지않게 귀에 익은 1990년대 댄스가요와 팝도 주된 배경음악으로 활용된다. 강렬하고 시원한 광대들의 락앤롤 파티를 기대했다면 아쉬울 수 있다. 8월 24일까지. 전석 2만 5000원.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성재기 투신 장소에 “맛이 갔습니다” 조롱글이…

    성재기 투신 장소에 “맛이 갔습니다” 조롱글이…

    성재기(46) 남성연대 대표가 투신한 한강 마포대교 난간에 이른바 ‘성지순례’라며 조롱성 낙서가 적혀 논란이 되고 있다. 29일 성 대표가 투신한 곳에는 파란색 펜으로 ‘잘 가, 성재기’, ‘아, 님은 갔습니다. 맛이 갔습니다’, ‘성재기 투신장소 성지순례’ 등의 낙서가 적혀있다. 지난 25일 남성연대 운영 자금을 모으겠다며 한강 투신을 예고했던 성 대표는 26일 오후 3시 15분쯤 “정말 부끄러운 짓입니다. 죄송합니다. 평생 반성하겠습니다”라는 글과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리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렸다. 투신한 성 대표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한 상태다. 이날 서울 영등포 수난구조대는 성 대표에 대한 집중 수색을 중단하고 일상업무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성 대표 투신 이후 구조대원 60여명과 구조차량 5대, 구조정 10척 등을 투입해 수중탐색을 실시해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배고령이 구월이에게 정분 두고 있다는 것은 이제 막 눈치챈 것이지만, 그 위인이 행중에서 여색을 밝히는 사람이라면 손위 손아래를 막론하고 꾸짖고 면박 주기를 일삼아 도덕군자로 알아왔는데, 구월이를 꼬드겨 꼭지를 따버릴 줄은 미처 눈치채지 못했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헤아리기 어렵다더니 딱 그 짝이군.” “두 사람이 정분을 둔 지가 벌써 한 해가 넘습니다.” “임자는 남의 일을 엿듣고 엿보는 일에 능숙한가?” “겉으로는 사내로 행세하지만, 속내로는 계집편성을 가졌다 보니, 자연 주위에 있는 남의 일에 눈길을 빼앗길 때가 많습니다.” “내가 눈 딱 감고 있을 테니, 어디 두 사람 가시버시 되도록 주선해 보게나. 그건 그렇구… 배고령이 걸핏하면 도덕군자 행세하려 했던 것이 얄밉군. 국량이 깊고 심성도 올곧은 사람인줄 알았더니, 얌전하다는 고양이처럼 남보다 먼저 부뚜막에 올라갈 위인일세.” 만기가 애매한 당나귀들을 들추어 발뺌했으나 속내로는 행중에서 행수로 행세하는 정한조에게 정분을 두고 은근히 따르려 한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평소에 정한조를 수발하고 위하는 행동거지를 눈여겨보노라면 그 속내가 거울 속 들여다보듯 훤하게 바라보였다. 그러나 정한조는 만기를 그런 상대로 볼 수는 없었다. 간구한 집안 살림을 견디다 못해 어린 나이에 집을 뛰쳐나와 객지를 떠돌며 유리걸식하던 계집아이가 우연히 해안가 염전으로 흘러들었다. 울릉도로 드나드는 소금 배의 선원들이나 염전에서 염간들의 떡찌끼를 얻어먹고 연명하던 계집아이가 바로 연임이었다. 그때 나이가 불과 열셋이었다. 그 측은하고 처량한 모습을 보다 못해 만기란 이름을 주고 남장을 시켜 접소로 데려와 중노미 노릇을 시킨 것이었다. 섭생이래야 조석으로 강조밥에 소금국이었지만, 떠돌며 걸식하던 고단함에서 벗어났으니 연임으로선 그런 천행이 없었다. 중노미 노릇 주선한 지 3, 4년이 지난 뒤에 마침 나귀를 들이게 되어 견마잡이로 행중에 섞여 작반하게 된 것이었다. 그로부터 세월이 흐르기 시작하면서 남장은 이제 몸에 배어 편안해졌고, 정한조만 쳐다보며 살아가는 사람이 된 것이었다. 좌정하고 앉아 생각에 잠겨 있던 정한조가 말머리를 돌렸다. “천봉삼이란 위인은 이제 기신을 차리고 일어나서 거동할 때도 되었는데?” “장독이 눈에 띄게 나아지고 있습니다. 도감 어른께서 귀한 소합환을 구해주셔서 구완하고 나서부터 차도가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행보할 만할 것입니다.” 그날로부터 열흘 뒤였다. 먼산 뻐꾸기 울고 오동 꽃이 조롱조롱 피기 시작하는 6월 초순, 곽개천은 천봉삼과 작반하여 말래 도방에서 20여 리에 상거한 매야장으로 발행하였다. 매야장에 인접한 오산 포구 근해에서는 빈한한 어부들이 조업하여 명태, 대구, 고등어, 문어, 양미리와 어물들을 잡아 올렸고 염장품도 심심찮게 거래되었다. 울진 일원의 포구와 비교해서 규모는 보잘것없었으나 염전도 있었다. 역시 보부상들은 매야장에서 어물이나 염장품을 거래하여 높을재*를 넘어 영양과 진보를 거쳐 안동 상주까지 내왕하기도 했는데, 그들 고장에서는 대개 콩과 같은 잡곡을 거래해서 돌아왔다. 그들은 해질 무렵에 매야에서 발행하면 시오리 상거에 있는 높을재 못미처인 동막에서 하룻밤을 잤다. 다시 하루해를 걸어서 높을재를 넘어 깊으내*에서 숙박하고 수비를 거쳐 진보에 당도하였다. 그러나 매야에서 꼭두새벽에 일어나 검댕이만 털고 발행하면 높을재 노루막이에 있는 숫막에 당도하여 객주를 정하고 깊으내까지 당도하여 숙소를 정할 수 있었다. 가근방에 살고 있는 부상들은 옥방에서 내성으로 가는 길을 택하여 새내*에서 하룻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매야와 영양 사이 행보도 십이령길 못지않은 첩첩산중이어서 많은 보부상들이 후미진 자드락길을 돌아설 때마다 불쑥불쑥 나타나서 넋을 빼놓는 짐승들 때문에 고초를 겪었고, 십이령길처럼 협객을 흉내내며 신출귀몰하는 화적은 없었으나, 데데한 좀도둑들이 출몰한다는 얘기는 떠돌았다. 일테면 높을재의 후미진 길목에 상복을 입은 위인이 섬거적에 시신을 둘둘 말아 짊어지고 걸어가면, 그 뒤로 역시 상복을 차려입은 상제가 서럽게 곡을 하며 뒤따른다. 가난한 상제들이 시신을 묻으러 산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러나 알고 보면 그 섬거적 속에는 시신이 아니라, 산협 마을에서 훔친 가축이 들어 있는 것이었다. 그들이 좀도둑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섬거적 속에 들어 있던 돼지가 땅에 떨어져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달아나는 것을 상제 두 사람이 잡으려고 허둥지둥 뒤따르는 것이 행인들에게 목격되었기 때문이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런 좀도둑은 볼 수 없었으나 근자에 이르러 조정이 뒤숭숭하고, 여기저기서 난리가 터지고, 흉년이 거듭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좀도둑들이었다. 그래서 요즈음은 모이면 적당이 되고 헤치면 양민이란 웃지 못할 얘기까지 떠돌았다. 소금 상단이 평소 출입이 뜸했던 매야 장시와 높을재를 겨냥하고 발행한 것은 까닭이 없지 않았다. 내성의 윤기호를 장시에서 훼가출송시킨 뒤 마땅히 거래할 소금 도가를 찾지 못한 처지였고, 잠적해버린 산적들이 높을재 근처의 산속으로 숨어들었다는 적경을 매야장을 출입하는 상대들로부터 들었기 때문이다. 천봉삼과 함께 작반한 것도 그런 까닭이었다. 매야장에 당도한 곽개천 일행은 허술한 숫막에 식주인을 정하고 행장을 풀었다. 곽개천이나 박원산 같은 원상들은 몇 번 찾아온 경험이 있었으나 나머지는 매야가 초행이었다. 당도해 보니 매야 장시도 대처의 장시처럼 괄시하지 못할 만치 행상인들의 출입이 번다하였다. 바다와 멀리 떨어진 내륙의 영양과 진보 안동의 행상꾼들이 높을재를 넘어 매야장까지 와서 건어물을 거래하면서 장시의 규모가 커진 것이었다. 인총이 드물고 살기가 팍팍한 곳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높을재:고초령 *깊으내:심천 *새내:신천
  • [사설] ‘갈등공화국’ 현주소 확인한 이념논쟁 살인

    인터넷 정치논쟁이 살인사건으로 비화된 어처구니없는 일이 부산에서 벌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 백모씨는 인터넷사이트 정치커뮤니티에서 함께 활동하던 누리꾼 여성을 자신을 조롱하고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하려 한다는 이유로 무참히 살해했다고 한다. 한때 채팅사이트 아이디까지 공유할 정도로 가까웠던 이들은 원래 진보적인 성향이었지만 최근 정치 견해를 달리하면서 사이가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상의 보수·진보 정치 댓글 논쟁이 급기야 살인까지 부른 셈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정치갤러리에서 활동했지만 이들이 정치·사회적 이슈와 이념의 문제를 놓고 얼마나 진지한 논리대결을 펼쳤는지는 모른다. 우리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인터넷상에 떠다니는 정치 댓글이라는 것이 합리적인 토론과 논리적 설득보다는 피아(彼我)가 뚜렷이 나뉘어 상대를 공격하는 막말과 욕설의 잔치임을 어렵잖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공간은 누리꾼들에게는 거의 무한에 가까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의사표현의 천국’이다. 하지만 그것은 자칫 온갖 저주의 악다구니를 쏟아내는 쓰레기 언어의 하치장이 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 사건도 표면상으론 정치적 이념 갈등의 문제로 비쳐지지만 상당 부분 도를 넘은 상호 욕설과 비방이 기폭제 노릇을 했다고 본다. 이념 논쟁이 아니라 막말 공방이 문제라는 얘기다. 인터넷에 게시물을 올리는 것을 단순한 오락 수준의 글놀이나 억눌린 감정의 배설행위쯤으로 여기는 풍조가 만연돼 있다. 특정한 인물이나 지역에 대한 막무가내식 비방과 폄하는 이미 도를 넘었다. 이는 최근 일간베스트저장소 사이트의 ‘홍어’ 논란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인터넷 토론문화 자정 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할 상황이다. 정치의 일상화 시대다. 정치는 누리꾼들의 단골 소재가 됐다. 날로 황폐해지는 온라인 토론문화가 물론 각박한 정치권 탓만은 아니다. 하지만 흉보면서 닮는다고 했다. 정치가 인터넷 특유의 저질언어를 닮아가는 것인지, 인터넷 공간이 정치권의 막말 습성의 영향을 받는 것인지는 굳이 따질 필요가 없다. 분명한 것은 증오를 양산하는 정치권의 막말 행태가 인터넷 토론문화에 적잖이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온라인 공간도, 정치권도 공존의 가치를 새겨야 한다. 언제까지 ‘갈등공화국’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는 없지 않은가.
  • [데스크 시각] 국정원과 워터게이트/오일만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국정원과 워터게이트/오일만 정치부 차장

    국가정보원의 대선 및 정치 개입 논란이 요즘의 장맛비처럼 가슴을 짓누른다. 지난달 24일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격 공개를 기점으로 국정원이 정쟁의 한복판으로 뛰어들면서 한 달 가까이 국정의 혼란은 극으로 치닫는 느낌이다. 음지에서 일하는 정보기관이 본연의 임무를 포기하면서까지 진흙탕 싸움에 가세한 후폭풍은 거셌다. 지난 1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이)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가 맞다”는 취지의 대변인 성명은 당혹감을 넘어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는 누가 보더라도 국정원의 행동에서 속속 드러나는 대선 개입 정황을 희석시키려는 초조감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으로 비쳐진다.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의 대학교수와 대학생들이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비판하는 시국선언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은 일부 고등학생들마저 거리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광장의 이순신 동상 앞에서 우비를 입은 청소년 40여명이 국정원의 불법 선거 개입을 비판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고 한다. 전북 무주의 푸른꿈고등학교 학생들인 이들은 “대선에 국정원이 개입한 게 사실로 밝혀졌는데도 분노하지 않은 채 침묵하는 것은 역사의 방관자”라고 기성세대를 질타했다. 청소년들의 치기 어린 행동이라고 몰아붙이기에는 이들의 항변이 너무도 정당하다. 대다수 직원들이 국익의 최일선에서 분투하고 있지만 국가 최고 정보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것은 국가로선 재앙이다. 1972년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사건 은폐에 동원된 것이 확인되면서 정보기관으로서의 신뢰와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CIA가 그로 인해 손실된 정보 역량을 만회하는 데 10년 넘게 걸렸다는 것이 정설이다. 정보기관이 권력의 도구로 전락하는 순간 국정은 혼돈으로 빠져든다. 정보 자체의 폐쇄성과 정보기관의 맹목적 충성심이 결합하면 음험한 조작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다. 그동안 인민혁명당·민청학련 등 우리 정보기관이 조작한 사건이 셀 수 없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국정원의 명예와 국가를 지키기 위한 충정으로 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했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외신들은 “한국에서는 첩보기관이 ‘유출자’(leaker), ‘정치적 선동가’(provocateur)이다”라는 조롱 섞인 반응을 보였다. 정보기관의 수장이 국익이 걸린 중대한 정보를 만천하에 공개한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국제적 망신이 된 것이다. 대한민국의 신뢰와 명예는 남 원장이 고려하는 국정원의 명예와 비교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어떤 명분이나 이유에서든지 국가 최고 정보기관이 공개적으로 정치문제에 개입하는 국정문란 사태는 끝내야 한다. 무소불위의 힘을 가진 국정원을 청와대 비서진들이 통제하는 데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국정원의 ‘셀프 개혁’ 대신 강도 높고 근본적인 개혁을 박 대통령이 이끌어야 한다. “공공기관도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면 차라리 없는 게 낫다”고 경고한 주인공이 바로 박 대통령이다. 국정원은 일반 공기업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국가의 공적기구라는 점에서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용기 있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oilman@seoul.co.kr
  • 살인 부른 인터넷 진보·보수 논쟁… 30대女 흉기피살

    살인 부른 인터넷 진보·보수 논쟁… 30대女 흉기피살

    온라인 논쟁을 벌이던 30대 청년이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여성을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해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해운대경찰서는 인터넷에서 자신을 조롱하고,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하려 한다는 이유로 김모(30)씨를 살해한 혐의로 백모(30)씨에 대해 1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백씨는 지난 10일 오후 9시 10분쯤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모 아파트 김씨의 집 앞 계단에서 외출하러 나서는 김씨의 배 등을 흉기로 아홉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10년부터 인터넷 사이트 ‘정치, 사회 갤러리’에 진보성향의 글을 나란히 올리면서 가까워졌다. 김씨가 자신의 채팅 사이트 아이디를 백씨에게 알려줄 정도였다. 특히 미모인 김씨는 논리정연한 글을 많이 올려 이용자들 사이에 ‘여신’으로 불렸다. 하지만 김씨가 지난해 초부터 보수성향으로 바뀌어 백씨의 글을 반박하기 시작하자 백씨가 비방과 욕설을 하는 등 두 사람이 격돌했다. 백씨는 또 채팅을 통해 알게 된 김씨의 사생활을 공개하면서 성적인 모욕감을 주기에 이르렀다. 이른바 ‘신상 털기’로 상처를 준 것이다. 그러자 김씨가 경찰에 고소하겠다며 으름장을 놨고 백씨는 지난해 9월 사과의 글을 적은 대자보 사진을 사이트에 게시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를 모방하기도 했다. 이에 앙심을 품은 백씨는 3개월 전부터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으며 지난 5일 광주에서 부산으로 와 김씨 집 주변을 답사하기도 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수사전담반을 편성, 범행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백씨의 인상착의를 확인하고 검거에 나서 지난 16일 오후 9시 45분쯤 부산 연제구의 한 모텔에서 그를 붙잡았다. 백씨는 사이트에 올린 자신의 글을 지우며 이곳에서 숨어 지냈다. 범행 5시간 뒤 문제의 사이트에 패러디를 통해 김씨 살해를 암시하는 대담함도 보였다. 특히 범행에 쓴 흉기 2개와 옷가지 등을 보관하고 있었다. 경찰은 “고졸인 백씨는 특별한 직업도 없이 사이트 활동에 상당히 집착했고 비난 댓글이 달리면 화를 참지 못해 동생을 때릴 만큼 자존심이 강한데 이 일로 감정이 폭발한 것 같다. 검거 뒤에도 죄의식을 거의 느끼지 않고 범행 동기와 과정을 자랑하듯 털어놨다”고 설명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살인’ 발단 된 디씨 정사갤… “홍어가 칼빵으로…” 막말 여전

    ‘살인’ 발단 된 디씨 정사갤… “홍어가 칼빵으로…” 막말 여전

    인터넷상에서 불거진 보수·진보 논쟁이 살인사건으로 비화해 충격을 주고 있지만 정작 사건의 발단이 된 해당 커뮤니티의 회원들은 농담을 주고 받는 등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살해 피의자와 피해자가 격한 논쟁을 벌였던 온라인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의 정치·사회갤러리(정사갤)에서는 살인사건 소식이 전해지면서 피의자와 피해자에 대한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 회원들은 피해자의 죽음을 조롱하거나 이번 사건을 두고 막말에 가까운 농담을 주고받고 있다. 한 네티즌은 피의자 백모(30)씨가 호남 출신임을 두고 “홍어가 칼빵으로 민주화시켰다”거나 “칼이 키보드보다 강했다”는 등 살인 행위에 대해 장난스럽고 영웅화하는 듯한 발언까지 내놓았다. “홍어들은 글에 따로 표시해주세요. 무서워요”, “역시 홍어다”는 등의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들도 잇따랐다. 또 피해자에 대해 “잘 죽었다”, “그동안 글들을 보면 죽을 만 했다”는 등 조롱을 일삼고 있다. 심지어 이번 사건을 두고 “기아 타이거즈(광주) vs 롯데 자이언츠(부산)의 경기였다”는 글도 올라왔고, 피해자의 아이디를 자칭하며 “나 XX인데 여기 지옥왔더니 전직 대통령들이 다 여기 있다”며 비하 발언을 일삼았다. 인터넷상의 논쟁이 살인사건까지 불러왔지만 정작 이 공간에서는 여전히 말장난과 막말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백씨는 지난 10일 오후 9시 10분쯤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의 한 아파트의 김모(30·여)씨의 집 앞에서 흉기로 김씨의 배 등을 9군데나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백씨와 김씨는 이 정사갤에 활발하게 글을 올리며 논쟁을 일삼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꽈배기’ 부러뜨린 태풍이 무서워?

    ‘꽈배기’ 부러뜨린 태풍이 무서워?

    타이완(臺灣) 전역을 휩쓸었던 태풍 ‘쏠릭’의 세력이 한풀 꺾인 가운데 풍속을 재기 위해 ‘황당’ 실험을 벌인 여기자가 누리꾼의 조롱을 받고 있다. 타이완 현지 보도에 따르면 14일 쏠릭의 영향력이 한창이던 때 현지 방송국의 한 여기자는 태풍의 위력을 취재하기 위해 고속도로로 나갔다. 황당한 점은 태풍 풍속을 측정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 다름아닌 ‘요우탸오(油條, 밀가루 반죽을 발효시켜 길이 30센티 정도의 길쭉한 모양으로 만들어 기름에 튀긴 푸석푸석한 식품)’였던 것. 흡사 밀가루 꽈배기와 같은 요우탸오를 손에 들고 고속도로 위에 선 여기자는 “강한 바람에 요우탸오가 순식간에 부러졌다!”는 멘트를 덧붙이면서 이 소식은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누리꾼들은 “요우탸오로 풍속을 재다니!”, “최첨단 풍속측정 기계, 요우탸오!”, “요우탸오 부러뜨린 태풍, 무서워!”. “고속도로에 요우탸오 버리지 말아요!” 라며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美방송, 한국조종사 비하 보도…아시아나 “명예훼손 법적대응”

    美방송, 한국조종사 비하 보도…아시아나 “명예훼손 법적대응”

    아시아나항공기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착륙 사고로 입원 중이던 여학생 1명이 추가로 사망하면서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가 모두 3명으로 늘었다. 14일 미·중 언론에 따르면 착륙 사고로 크게 다친 중국인 여학생 류이펑(劉易芃·16)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끝내 숨졌다. 이 학생은 사고 당시 즉사한 예멍위안(葉夢圓), 왕린자(王琳佳)와 같은 저장(浙江)성 장산(江山) 고등학교 재학생으로 이들과 마찬가지로 여름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에 갔다가 변을 당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인근 병원에 입원 중인 사고 부상자는 총 7명이며 이 중 3명이 위중한 상태로 전해졌다. 한편 샌프란시스코의 한 지역방송사가 사고기의 한국인 조종사 4명의 이름을 엉터리로 소개하며 인종차별적 보도를 해 파문이 일고 있다. 미 폭스TV의 자회사인 KTVU의 뉴스 진행자 토리 캠벨은 12일 미 교통안전위원회(NTSB)가 확인해 준 이름이라면서 “캡틴 섬팅웡(Sum Ting Wong), 위투로(Wi Tu Lo), 호리퍽(Ho Lee Fuk), 뱅딩오(Bang Ding Ow)”라고 말했다. 이들 이름은 각각 ‘기장 뭔가 잘못됐어요’(Captain Something Wrong), ‘고도가 너무 낮아’(We Too Low), ‘이런 젠장할’(Holy Fu**), ‘쾅, 쿵, 오!’(Bang Ding Ow·충돌음과 비명을 가리키는 의성어)로 해석될 수 있다.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아시아계의 발음을 조롱할 때 왕왕 쓰이는 중국어 억양에 맞춰 표현한 것이다. NTSB는 뒤늦게 “모욕적 이름을 언론이 문의해 와 확인해 준 것은 권한을 벗어난 인턴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KTVU도 “부정확한 이름을 보도한 데 대해 사죄드린다”고 했다. MSNBC는 누군가가 인터넷에 장난으로 올려 놓은 글을 사실로 착각해 오보가 빚어졌다고 보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와 관련, KTVU와 NTSB를 상대로 소송에 나설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14일 “이번 보도는 조종사들은 물론이고 회사의 명예까지 심각하게 훼손한 사건”이라며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서울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승부조작에 면죄부? 뭇매맞는 프로축구연맹

    한국 축구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승부 조작 연루자들이 2년 만에 면죄부를 받게 되자 축구계가 들끓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이 지난 11일 승부 조작 가담자 18명의 징계를 경감하기로 하면서 선수들은 이르면 다음 달 그라운드에 복귀할 수 있다. 축구인과 팬 대다수가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최종 승인을 내려야 하는 대한축구협회의 입장은 난처해졌다. 전문가들은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았다. 정희준 동아대 생활체육과 교수는 “축구계의 비상식과 후안무치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일”이라면서 “잘못을 해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면 선수들이 리그나 팬을 얼마나 우습게 생각하겠냐”고 비판했다. 그는 “축구인끼리 공고한 카르텔을 형성해 놓고 바깥의 소리에 귀를 닫는다”면서 “조직폭력배들이 사고 치고 나서 ‘좀 쉬었다 와라’ 하는 것과 이번 건이 뭐가 다르냐”고 반문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도 “스포츠의 핵심인 정정당당함에 해를 끼친 선수들을 끌어안았다”면서 “징계는 재발 방지 효과도 있는데 연맹은 이 점을 간과했다”고 우려했다. 선별적인 복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대길 KBSN해설위원은 “국민 전체를 조롱한 최성국까지 모조리 징계를 풀어주는 건 축구 팬이 용납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기성용 논란으로 가뜩이나 시끄러운데 왜 이 시점에 이런 결정이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성국은 승부 조작 의혹이 한창일 때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결백을 호소하다 승부 조작 브로커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났고, 중징계를 받은 뒤에도 마케도니아 진출을 시도했다. 2012년 2월 1심 재판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최성국은 현재 자숙 기간에 들어 있다. 법적 처벌이 끝나지 않았는데 연맹이 유니폼을 입혀 주는 꼴이다. 사회적 합의 없이 복귀 길을 열어준 연맹의 행정력을 꼬집은 전문가도 있었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느닷없이 징계를 경감한다고 발표한 게 너무 황당하다”면서 “국민적 동의를 이끌어내는 사전 작업이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선수들이 승부 조작에 가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진심으로 뉘우치는 모습, 축구를 그만둔 뒤 피폐해진 삶 등을 지속적으로 다루고 하다못해 선수들의 반성문이라도 공개하는 등 감성적인 접근이 필요했다는 얘기다. 그는 “봉사활동을 절반 넘게 했으니 징계를 완화하겠다는 일방적인 발표는 무책임하다”면서 “복귀하는 선수들이 더욱 욕먹는 상황만 만들지 않았냐”고 했다. 승부 조작 파문을 경험한 야구, 농구, 배구가 가담자를 영구 제명하며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과 달리 비뚤어진 온정주의로 섣불리 선수를 품으려는 축구계가 다시 뭇매를 맞고 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美네티즌 “아시아인 운전 못해”… 인종차별 논란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사고 이후 미국의 일부 네티즌이 한국인 등 아시아인을 조롱하는 글을 올려 ‘인종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은 11일(현지시간)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지면 인터넷에서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시끄러워지는 것은 예상 가능한 패턴”이라면서 아시아인들이 운전을 잘 못한다는 내용의 인터넷 글들을 소개했다. 한 네티즌은 “물론 사고가 난 건 한국 비행기다. 아시아인들은 운전을 한다”면서 “도대체 왜 그들은 자신들이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라고 비아냥댔다. 사고 직후 마이크로블로그서비스 ‘텀블러’에 오른 글 중에는 “방금 비행기 사고 장면을 봤는데 분명히 조종사는 아시아인일 것”“사고가 난 한국발 비행기의 조종사가 아시아인인지 궁금하다. 그들은 운전을 못한다” 등이 있었다. 또 “빌어먹을 아시아인들은 운전도 못하는데 비행기 조종도 못하나? 제발 눈 좀 떠라”는 원색적인 글도 올랐다. NPR은 네티즌뿐 아니라 일부 언론도 인종차별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이런 발언에 가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CNBC방송이 아시아나기 사고의 원인으로 한국문화를 거론하고, CNN방송도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한국의 문화가 사고 요인일 수 있다는 식으로 보도한 사실을 상기시킨 것이다. 그러면서 아시아인이 운전을 잘하지 못한다는 것은 새로운 선입견은 아니며, 일각에서는 “아시아인이 운전을 못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운전을 잘 못하는 아시아인이 눈에 잘 띌 뿐”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방송, 아시아나 사고 조종사에 인종차별적 이름 보도 파문

    아시아나기 사고가 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지역방송사가 이번 사고기에 탑승했던 한국인 조종사 4명을 인종차별적 농담으로 조롱하는 엉터리 이름으로 보도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사고 조사를 맡아 최근까지 매일 브리핑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사고 원인을 조종사 과실로 몰아간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일이 발생해 한국인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현지 지역방송인 KTVU는 12일(현지시간) 사고기 조종사들의 신원을 공개한 당국의 발표 내용을 전하면서 아시아인을 조롱할 때 주로 사용되는 욕설에 가까운 ‘막장 비하’ 표현을 진짜 이름인 것처럼 소개했다. 방송은 심지어 NTSB로부터 확인받은 내용이라는 진행자 설명과 자료화면까지 제공했다. 곧바로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잘못을 깨달은 방송사와 NTSB는 즉각 사과 성명을 내며 수습에 나섰지만 교민들의 충격은 가시지 않고 있다. ●”조종사들 이름은 섬 팅 웡, 호 리 퍽”… ‘충격적’ 미국 폭스 TV의 자회사인 KTVU는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부유층이 주로 사는 샌프란시스코베이 지역을 대상으로 한 지역방송이다. KTVU는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 매체이기도 한 만큼 이번 사안에 큰 관심을 두고 보도해왔다. KTVU는 이날도 정오 뉴스에서 아시아나기 사고 관련 NTSB의 최신 발표 내용을 비교적 자세히 전했다. 문제는 조종사들의 이름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행자 토리 캠벨은 “섬 팅 웡(Sum Ting Wong), 위 투 로(Wi Tu Lo), 호 리 퍽(Ho Lee Fuk), 뱅 딩 오(Bang Ding Ow)”라고 또박또박 읽어내렸다. 곧이어 카메라는 이들 ‘이름’이 적힌 자료화면을 비췄고 캠벨은 NTSB가 이들의 이같은 이름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 영상은 뉴스가 끝난 직후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퍼졌고 이를 접한 교민들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날 KTVU가 이름이라고 사용한 표현 중 처음 세 개는 각각 ‘뭔가 잘못 됐어’(Something Wrong), ‘우리는 하찮아’(We Too Low), ‘이런 젠장할’(Holy Fu**) 등의 문구를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아시아계의 발음을 조롱할 때 종종 쓰이는 중국어 억양에 맞춰 변형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뱅 딩 오’는 어딘가에 부딪히거나 구타당하는 장면을 묘사할 때 등장하는 의태어인 ‘Bang’과 ‘Ding,’ 그리고 놀람 또는 고통 따위를 나타내는 의성어 ‘Oh’ 따위를 나열한 것이다. 또한 나열된 이름들을 이어서 살펴 보면 “뭔가 잘못됐어. (고도가)너무 낮아. 이런 젠장할. 쾅”이라는 문장이 완성되면서 착륙 사고 당시의 상황을 연상케 한다. 여기에 많은 아시아권 출신의 이름이 단음절의 연속인 점도 덧대진 듯하다. 또 단순한 발음과 억양을 떠나 이들 표현은 그 문장 자체가 각종 코미디물에서 영어를 잘하지 못해 곤경에 처한 아시아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것들이기도 하다. ●NTSB “이름 확인은 인턴의 실수”… ‘격앙’ 반응들 뒤늦게 사안의 심각성을 깨달은 NTSB는 이날 오후 9시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부정확하고 모욕적 이름을 확인해준 것은 자신의 권한 범위를 벗어난 하계(summer) 인턴의 실수”라고 주장했다. 이어 “NTSB는 사고기 승객·승무원들의 이름을 언론에 제공하거나 확인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겠다”고 사과했다. KTVU 또한 성명을 통해 “부정확한 이름을 보도한 데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번 KTVU의 오보 사태는 누군가가 인터넷에 장난으로 올려놓은 글귀를 사실로 착각해 빚어진 해프닝이라고 MSNBC는 보도했다. 그러나 한 네티즌은 “한 방송사의 제작진과 진행자 모두가 항공기 사고가 터진 지 일주일이 넘은 시점에 널리 알려진 인종차별적 문구를 이름으로 착각해서 사용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강도는 이번보다 크게 약하지만, 아시아나기 사고 보도에서 비롯된 이와 같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8일 미 중서부 지역의 유력 일간지 시카고 선타임스가 아시아나기 사고를 다룬 지면에서 머릿기사 제목으로 ‘프라이트214’(FRIGHT 214)를 사용한 데 대해 아시아계에 대한 조롱이라는 반발이 나왔었다. ’플라이트’(Flight·항공편)를 대체한 단어 ‘프라이트’가 ‘공포’라는 뜻을 갖기도 하지만 알파벳 ‘L’과 ‘R’을 명확히 구분 못 하는 아시아계 발음구조를 비꼰 것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방송, 아시아나 사고 조종사에 인종차별적 이름 보도 파문

    美방송, 아시아나 사고 조종사에 인종차별적 이름 보도 파문

    아시아나기 사고가 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지역방송사가 이번 사고기에 탑승했던 한국인 조종사 4명을 인종차별적 농담으로 조롱하는 엉터리 이름으로 보도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사고 조사를 맡아 최근까지 매일 브리핑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사고 원인을 조종사 과실로 몰아간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일이 발생해 한국인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현지 지역방송인 KTVU는 12일(현지시간) 사고기 조종사들의 신원을 공개한 당국의 발표 내용을 전하면서 아시아인을 조롱할 때 주로 사용되는 욕설에 가까운 ‘막장 비하’ 표현을 진짜 이름인 것처럼 소개했다.방송은 심지어 NTSB로부터 확인받은 내용이라는 진행자 설명과 자료화면까지 제공했다. 곧바로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잘못을 깨달은 방송사와 NTSB는 즉각 사과 성명을 내며 수습에 나섰지만 교민들의 충격은 가시지 않고 있다. ●”조종사들 이름은 섬 팅 웡, 호 리 퍽”… ‘충격적’ 미국 폭스 TV의 자회사인 KTVU는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부유층이 주로 사는 샌프란시스코베이 지역을 대상으로 한 지역방송이다. KTVU는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 매체이기도 한 만큼 이번 사안에 큰 관심을 두고 보도해왔다. KTVU는 이날도 정오 뉴스에서 아시아나기 사고 관련 NTSB의 최신 발표 내용을 비교적 자세히 전했다. 문제는 조종사들의 이름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행자 토리 캠벨은 “섬 팅 웡(Sum Ting Wong), 위 투 로(Wi Tu Lo), 호 리 퍽(Ho Lee Fuk), 뱅 딩 오(Bang Ding Ow)”라고 또박또박 읽어내렸다. 곧이어 카메라는 이들 ‘이름’이 적힌 자료화면을 비췄고 캠벨은 NTSB가 이들의 이같은 이름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 영상은 뉴스가 끝난 직후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퍼졌고 이를 접한 교민들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날 KTVU가 이름이라고 사용한 표현 중 처음 세 개는 각각 ‘뭔가 잘못 됐어’(Something Wrong), ‘너무 낮아’(We Too Low), ‘이런 젠장할’(Holy Fu**) 등의 문구를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아시아계의 발음을 조롱할 때 종종 쓰이는 중국어 억양에 맞춰 변형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뱅 딩 오’는 어딘가에 부딪히거나 구타당하는 장면을 묘사할 때 등장하는 의태어인 ‘Bang’과 ‘Ding,’ 그리고 놀람 또는 고통 따위를 나타내는 의성어 ‘Oh’ 따위를 나열한 것이다. 또한 나열된 이름들을 이어서 살펴 보면 “뭔가 잘못됐어. (고도가)너무 낮아. 이런 젠장할. 쾅”이라는 문장이 완성되면서 착륙 사고 당시의 상황을 연상케 한다. 여기에 많은 아시아권 출신의 이름이 단음절의 연속인 점도 덧대진 듯하다. 또 단순한 발음과 억양을 떠나 이들 표현은 그 문장 자체가 각종 코미디물에서 영어를 잘하지 못해 곤경에 처한 아시아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것들이기도 하다. ●NTSB “이름 확인은 인턴의 실수” 뒤늦게 사안의 심각성을 깨달은 NTSB는 이날 오후 9시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사건이 일어나게 된 경위와 최종 책임 소재는 명확히 밝히지 않아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NTSB는 이날 오후 9시쯤 사과 성명을 발표해 “부정확하고 모욕적 이름을 확인해준 것은 자신의 권한 범위를 벗어난 하계(summer) 인턴의 실수”라고 주장했다. 이어 “NTSB는 사고기 승객·승무원들의 이름을 언론에 제공하거나 확인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해당 인턴이 문제의 가짜 이름을 먼저 만들어낸 당사자는 아니라고 NTSB는 주장했다. NTSB의 켈리 낸틀 대변인은 “인턴이 먼저 이름을 만들어 알려준 것이 아니라 언론에서 ‘이 이름들이 맞느냐”면서 확인 요청을 해와 답변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KTVU도 “부정확한 이름을 보도한 데 대해 사과한다”면서도 “워싱턴의 NTSB 관리가 확인해줬지만 이름이 정확하지 않았다”는 해명에 그쳤다. MSNBC는 이번 KTVU의 오보 사태가 인터넷에 장난으로 올려놓은 글귀를 사실로 착각해 빚어진 해프닝이라고 보도했다. ●유사 사례 계속 이어져…“말로 다 못할 분노” 격앙 반응 그러나 한 네티즌은 “한 방송사의 제작진과 진행자 모두가 항공기 사고가 터진 지 일주일이 넘은 시점에 널리 알려진 인종차별적 문구를 이름으로 착각해서 사용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아시아계 언론인 연합체인 ‘아시안아메리칸언론인협회’(AAJA)는 성명을 내고 “KTVU의 실수는 아시아나 사고의 비극을 조롱하고 많은 충성스러운 시청자들을 모욕했다”면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격렬한 분노를 느낀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강도는 이번보다 크게 약하지만, 아시아나기 사고 보도에서 비롯된 이와 같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8일 미 중서부 지역의 유력 일간지 시카고 선타임스가 아시아나기 사고를 다룬 지면에서 머릿기사 제목으로 ‘프라이트214’(FRIGHT 214)를 사용한 데 대해 아시아계에 대한 조롱이라는 반발이 나왔었다. ’플라이트’(Flight·항공편)를 대체한 단어 ‘프라이트’가 ‘공포’라는 뜻을 갖기도 하지만 알파벳 ‘L’과 ‘R’을 명확히 구분 못 하는 아시아계 발음구조를 비꼰 것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뉴스, 아시아나기 사건 한국인 이름 조롱 파문

    美뉴스, 아시아나기 사건 한국인 이름 조롱 파문

    미국 샌프란시스코 방송 KTVU가 최근 충돌사고를 일으킨 아시아나항공 사고 소식을 전하며 ‘한국인 이름’을 가지고 장난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KTVU 정오뉴스에서 여자 뉴스앵커 토리 캠벨은 이번 사고 소식을 전하며 “조종사의 이름이 ‘섬 팅 웡’(Sum Ting Wong), ‘위 투 루’(Wi Tu Lo), ‘호 리 퍽’(Ho Lee Fuk), ‘방 딩 오우’(Bang Ding Ow)”라고 보도했다. 특히 뉴스는 이 장면을 그래픽으로 만들어 내보냈고 앵커는 눈 하나 깜짝 하지 않고 진지하게 멘트를 전했다. 그러나 이 뉴스가 보도되자 현지인들 조차 황당함을 넘어 분노를 터뜨렸다. 누가봐도 동양인을 조롱하는 한마디로 정신나간 뉴스이기 때문이다. 뉴스 속 자막으로 전한 ‘Sum Ting Wong’은 something wrong(무엇인가 잘못됐다)을 의미하고, Wi Tu Lo는 we too low(너무 낮다)를 뜻하기 때문이다. 또한 ‘Ho Lee Fuk’(holy fuck)은 욕을 의미하고 ‘Bang Ding Ow’는 부딪치는 소리를 말해 전체 말을 이으면 이번 사건을 가르키는 한 문장이 완성된다. 특히 앵커는 멘트 말미에 이 정보는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 확인된 것이라는 말도 붙였다. 결과적으로 이 뉴스는 많은 사상자를 낳은 비극적인 사고를 희화시키고 인종차별적인 멘트로 잘못된 정보를 전한 최악의 방송인 셈. 논란이 확산되자 방송사 측은 “취재 중 NTSB 인턴의 ‘실수’로 잘못된 이름이 방송됐다”고 해명하며 “이번 실수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美네티즌 “아시안,비행기 조종 왜하나” 비하 논란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사고 이후 미국의 일부 네티즌이 한국인 등 아시아인을 조롱하는 글을 올려 ‘인종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은 11일(현지시간)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지면 인터넷에서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시끄러워지는 것은 예상가능한 패턴”이라면서 아시아인들이 운전을 잘 못한다는 내용의 인터넷 글들을 소개했다.  한 네티즌은 “물론 사고가 난 건 한국 비행기다. 아시아인들은 운전을 못한다”면서 “도대체 왜 그들은 자신들이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지…”라고 비아냥댔다. 사고 직후 마이크로블로그서비스 ‘텀블러’에 오른 글 중에는 “방금 비행기 사고 장면을 봤는데 분명히 조종사는 아시아인일 것”“사고가 난 한국발 비행기의 조종사가 아시아인지 궁금하다. 그들은 운전을 잘 못한다” 등이 있었다. 또 “빌어먹을 아시아인들을 운전도 못하는데 비행기 조종도 못하나? 제발 눈 좀 떠라”는 원색적인 글도 올랐다.  NPR은 네티즌뿐 아니라 일부 언론도 인종차별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이런 발언에 가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CNBC방송이 아시아나기 사고의 원인으로 한국문화를 거론하고, CNN방송도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한국의 문화가 사고 요인일 수 있다는 식으로 보도한 사실을 상기시킨 것이다.  그러면서 아시아인이 운전을 잘하지 못한다는 것은 새로운 선입견은 아니며, 일각에서는 “아시아인이 운전을 못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운전을 잘 못하는 아시아인이 눈에 잘 띌 뿐”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기성용엔 ‘옐로카드’

    기성용엔 ‘옐로카드’

    “축구에서 옐로카드가 어떤 의미인지 기성용이 잘 판단했으면 한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파문을 일으킨 기성용(스완지시티)을 향해 묵직한 경고를 날렸다. 홍 감독은 11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대표팀 감독이 아니라 축구 선배로서 말하는데 기성용은 바깥 세상과 소통하기보다는 본인의 부족한 내면 세계를 넓혔으면 한다”면서 “앞으로 주의깊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협회는 기성용이 잘못에 대해 책임과 용서를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정의하며 “엄중 경고를 결코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의 엘로카드 발언은 기성용의 SNS 처신에 대해 분발을 촉구하는 마지막 기회임을 의미한다. 불미스러운 일이 하나 더 생기면 레드카드(퇴장)다. 기성용은 페이스북에 자신의 우월함을 과시하고 최강희 전 대표팀 감독을 조롱하는 글을 올린 게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축구협회가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대신 엄중 경고선에서 마무리한 것도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동아시안컵에 나설 명단을 발표하기 위해 열린 기자회견이었지만 홍 감독은 최근 ‘뜨거운 감자’인 기성용을 먼저 언급하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협회는 엄중 경고로 매듭지었는데 그건 내가 기성용을 뽑는 것과는 별개”라고 선을 그으며 “앞서 취임 기자회견에서 밝힌 ‘원팀’(One Team)에 입각해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성용이 사실상 면죄부를 받았지만 홍명보호에 승선하기 위해서는 팀워크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8월 페루, 9월 이란과의 A매치에 기성용을 발탁할 거냐는 질문에는 “지금 말하기는 어렵고 지금부터 유심히 관찰하겠다”고 했다. 홍 감독은 최강희 전임 사령탑과 만난 이야기도 하면서 “밖에서 나오는 얘기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그는 “시작 전부터 이런 문제가 나와서 솔직히 피곤하다”면서도 “중요한 시기에 터지는 것보다 이 시점에 다 털고 갈 수 있으면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홍 감독의 ‘따끔한 일침’을 끝으로 기성용 사태도 마무리되는 모습이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사이드 이펙트’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사이드 이펙트’

    ‘사이드 이펙트’(Side Effects·11일 개봉)는 스티븐 소더버그가 과거의 작가들을 불러내 벌이는 일종의 게임 같은 영화다. 옛 영화의 리스트가 떠오르는 건 드라마가 끝나고 카메라가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면서부터다. 멀리 브루클린 브리지가 보이는 순간, 시간을 거꾸로 돌려 ‘사이드 이펙트’와 옛 영화들의 상황을 짜 맞출 때에야 영화의 본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사이드 이펙트’는 우울증 환자 에밀리(루니 마라)와 정신과 의사 뱅크스(주드 로)의 이야기다. 두 사람 사이로 에밀리의 남편 마틴(채닝 테이텀)과 또 다른 의사 빅토리아(캐서린 제타 존스)가 끼어든다. 영화는 출옥한 마틴과 에밀리의 재회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부부의 행복한 생활이 아내의 우울증으로 파괴된다는 이야기와 그녀가 처방받은 약이 비극을 낳았을지도 모른다는 설정은 니컬러스 레이의 ‘실물보다 큰’(1956)과 닮았다. ‘실물보다 큰’의 주인공 에드는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본업인 교직을 비롯한 돈벌이에 매진하다 마침내 약물 부작용이 겹쳐 괴물로 변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에밀리로 인해 뱅크스가 곤란한 처지에 놓인다는 부분에선 앨프리드 히치콕의 ‘현기증’(1958)이 떠오른다. ‘현기증’은 전직 경찰과 의문의 여자가 죽음, 매혹, 환상 위로 각기 덫을 놓다 덫에 걸리는 불온한 관계의 이야기다. 여기에 프랑수아 트뤼포가 남긴 장르영화이자 결혼으로 인한 원한을 복수하려는 여자의 이야기인 ‘비련의 신부’(1968)를 더하면 근사한 조합이 완성된다. 고전영화를 단순히 섞는다고 해서 좋은 영화로 연결되진 않는다. 옛 영화의 설정과 몇몇 인상을 따오기는 했으나, ‘사이드 이펙트’의 매력은 그것을 비틀고 뒤집는 데 있다. 영화의 중심에 선 에밀리는 그 과정에서 희생자와 가해자, 가련한 여자와 악녀라는 양극단을 미끄러지듯이 오간다. 손길이 닿을 때마다 형상이 급변하는 인물인 에밀리는 기실 환영의 결과물이다. 영화의 본질 중 하나이지만 현대영화가 가치를 놓치고 있는 대상인 환영을 ‘사이드 이펙트’는 복원해 낸다. 관객은 진실과 하등 상관이 없는 인물을 쉽사리 규정하거나 인물의 함정에 빠진다는 것을 ‘사이드 이펙트’는 되새기게 한다. ‘사이드 이펙트’는 선배의 영화가 지닌 의도의 바깥에 있다. 일례로 ‘실물보다 큰’처럼 현대인의 무력감과 현대의학의 착오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마음 따위는 없다. 착하고 순진할수록 실패하고 더 약삭빠르고 악한 인물이 이기는 경기가 ‘사이드 이펙트’다. 지지할 수 없는 인물들이 대결하는 놀이터, 이것이야말로 장르영화의 진정한 재미다. 교훈과 덕목이 제거된 ‘사이드 이펙트’는 꿈의 장르영화다. 얼마 전 소더버그는 영화계 은퇴를 선언했다. 올해 칸영화제에 출품된 신작이 TV에서 먼저 선보였으니, 이 작품은 스크린으로 만나는 마지막 소더버그 영화일지도 모른다. 어설픈 장르영화에 매서운 조롱을 던지는 ‘사이드 이펙트’에는 소더버그가 영화산업에서 느낀 거대한 피곤이 담겨 있다. 그의 피곤으로 영화계는 재앙을 맞게 된 셈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평론가
  • ‘10대 오원춘’ 용인 살인사건 피의자 SNS에 “내 눈 똑바로 쳐다본 용기 높게 산다”

    ‘10대 오원춘’ 용인 살인사건 피의자 SNS에 “내 눈 똑바로 쳐다본 용기 높게 산다”

    용인 살인사건 피의자 심모(19)군이 범행 뒤 자신의 SNS에 피해여성을 조롱하고 자신의 범행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듯한 글을 남겨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심군의 신상정보와 얼굴 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하면서 심군의 엽기적인 범행과 충격적인 SNS 내용에 대해 격렬하게 비난하고 있다. 심군은 평소 알고 지내던 1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해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심군은 지난 9일 오후 3시 29분 자신의 SNS에 “내겐 인간에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이젠 메말라버렸다. 오늘 난 죄책감이란 감정도 슬픔도, 분노도 느끼지 못했다. 오늘 피냄새에 묻혀 잠들어야겠다”고 썼다. 글을 쓴 시간과 심군의 행적을 비교해보면 심군이 용인시 기흥구의 모텔에서 밤새 A(17)양의 시신을 훼손한 뒤 김장용 비닐봉투에 시신을 담아 나온 뒤 1시간여 만에 쓴 것이다. 택시를 타고 용인에 있는 자택으로 향한 심군은 집 옆에 있는 컨테이너 안 장롱 속에 A양의 시신을 유기하고는 SNS에 무덤덤하게 글을 올린 것이다. 이어 “난 오늘 개○○가 되어 보고 싶었다. 그래 난 오늘 개○○였다”고 쓰기도 했다. 특히 심군은 “마지막 순간까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본 당신 용기 높게 삽니다. 고맙네요. 그 눈빛이 두렵지가 않다는 걸 확실하게 해줘서”라고 적은 부분은 숨진 여성을 조롱하는 듯한 어조여서 충격을 주고 있다. 심군은 또 오후 6시 6분 수원으로 친구 최모(19)군을 만나러 가는 버스 안에서 “체리블라썸 언제 맡아도 그리운 냄새. 버스에서 은은하게 나니 좋다. 편하다”고 썼다. 마지막으로 오후 6시 28분 “오늘따라 마음이 편하다. 미움도 받겠지만 편하게 가자”라는 글을 올렸다. 엽기적인 살인행각을 벌이고도 태연히 ‘마음이 편하다’는 글을 올린 것이다. 이어 피해자에게 전하듯 “활활 재가 되어 날아가세요. 당신에겐 어떤 감정도 없었다는 건 알아줄지 모르겠네요. 악감정 따위도 없었고, 좋은 감정 따위도 없었고, 날 미워하세요”라는 글을 덧붙였다. 이 글들을 본 네티즌들은 일제히 욕설 섞인 비난글을 올렸다. 일부 네티즌은 ‘사형집행을 해야 하는 이유’, ‘똑같이 당했으면 좋겠다’, ‘완전히 사이코패스다’는 등의 댓글로 비난했다. 이미 주요 포털 사이트에는 심군의 실명과 얼굴사진, 출신 학교 등이 공개됐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트위터에 “용인살인사건 ○○중학교 밴드부 출신 심○○ 유명해졌네. 같은 동네라는 게 수치스럽고 길거리에서 본적이 있다는 것도 수치스럽고 바로 옆 학교 다닌 것도 수치스럽다”고 썼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인간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범죄로 반드시 이에 상응하는 형벌을 받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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