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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코로나19마저 정쟁화… ‘어우이개중’ 작태가 극성 부리는 한국 사회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코로나19마저 정쟁화… ‘어우이개중’ 작태가 극성 부리는 한국 사회

    유몽인은 1618년 집권 대북 세력의 탄핵을 받자 즉각 사표를 내고 서산(지금의 고양시 송추)에 은거해 집필에 몰두했다. 그는 1621년에서 1622년 사이 ‘장자’의 우언적 기법을 빌려 시사와 학문 인륜을 아우른 야담집 10여권을 탈고했다. 문집 80여권도 정리한 뒤 두 책의 표제를 각각 ‘어우야담’과 ‘어우집’으로 했다. ‘어우’는 ‘장자’의 ‘천지편’의 “어우이개중”(於于以蓋衆) 곧 ‘허망한 말로써 백성을 속인다’는 대목에서 따온 그의 호였다. “자공이 하루는 길을 가다가, 항아리로 물을 길어 채소밭에 주는 노인을 보고 ‘왜 두레박을 이용하지 않느냐’고 안타까워했다. 노인이 물었다. ‘뉘시오.’ ‘공자의 문인입니다.’ ‘섣부른 지식으로 성인을 흉내 내며, 허황된 말로 사람들을 속이고, 홀로 현을 타면서 슬픈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천하에 명성을 팔려는 사람?’” 당대의 석학 공자는 졸지에 ‘혹세무민하고 곡학아세하는 자’가 됐다. 유몽인 시절, 공자는 석학 정도가 아니라 당대 지식인이 신앙하는 성인이었다. 유몽인은 그런 성인을 능멸하는 옛말을 제 호로 삼은 것이다. 그에겐 일찍이 응문, 간재 등의 호가 있었지만 50대가 넘어서면서 묵호자(말없음을 즐기는 이)나 어우를 많이 썼고, 50대 중반부터는 어우로 통했다. 절친인 월사 이정구는 그를 ‘유어우’라 했고 남창 김현성의 행장에서도 그는 ‘유어우’로 나온다. 유몽인은 두 저작이 지식인 권력자의 거짓과 허위의식을 남김없이 까발린 ‘매월당집’(김시습 저)의 뒤를 잇기를 희망했다.(‘천덕암 법견에게 남긴 글’) 유몽인은 거짓과 위선에 질색했다. 글쓰기에서조차, 당시 숭상하던 당송의 화장기 짙은 문장은 멀리하고 ‘질박하고 거친 말’을 사용해 심중의 진실을 꾸미지 않고 드러내는 것을 모범으로 삼았다. 그는 ‘어우’를 호로 삼아 허망한 말로 세상을 속이는 것을 경계했으며 동시에 끊임없이 분열하며 거짓을 일삼는 지식인들의 작태를 조롱했다.색목을 굳이 따지자면 그는 북인. 임진왜란 중 광해군을 호종하며 자연스럽게 남명 조식의 제자들과 가까이 지냈으며 북인의 대부 정인홍을 존경했다. 그는 한 번도 ‘북인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북인의 이해를 위해 신념을 팔지는 않았다. 1591년 서인의 영수 정철이 세자 책봉 문제로 궁지에 몰렸을 때 엄벌을 주장하는 당론과 달리 선처를 호소했다. 정철은 1589년 기축옥사를 통해 동인을 쑥대밭으로 만든 공적이었다. 그러나 세자 책봉 문제에 관한 한 이산해의 꾐에 넘어가 선조로부터 날벼락을 맞은 터였다. 동인은 그의 처리를 놓고 남인과 북인을 분열했다. 유몽인은 북인에 발을 담그고 남인의 온건론에 동조했다. 이후 북인은 1599년 홍여순의 대사헌 천거 문제를 놓고 대북과 소북으로 분열했다. 대북과 소북은 1608년 선조의 죽음을 전후로 왕권 승계를 놓고 생사를 건 암투를 벌였다. 정인홍, 이이첨 등 대북은 세자 광해군의 승계를 주장했고 유영경 등 집권 소북은 세 살배기 적자 영창대군의 승계를 추진했다. 유몽인은 도승지로서 선조의 유교를 있는 그대로 처리해 광해군이 승계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 광해군 즉위 후 대북은 정국을 주도했고 1613년 계축옥사를 계기로 권력을 장악했다. 대북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폐모살제’ 주장을 통해 일당 독재를 추구했다. 패륜 논란 속에서 대북은 육북, 골북, 중북으로 분열했다. 유몽인은 중북에 속했으나, 골북이나 육북에 속하지 않은 이들에게 붙여진 이름이었다. 기자헌이나 유몽인 등 중북은 서인, 남인과 입장이 같았다. 유몽인은 일찍이 서인의 정신적 지주였던 율곡 이이, 우계 성혼을 존경하고 마찬가지로 동인의 정신적 지주였던 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의 학문과 삶을 흠모했다. 퇴계와 남명의 제자들이 남북으로 분열한 뒤에도 두 스승에 대한 마음은 변치 않았다. 서인이었던 백사 이항복, 월사 이정구 그리고 후일 인조반정의 주역 이귀 등과도 깊은 우정을 나눴다. 그의 성장 과정은 붕당과 거리가 멀었다. 유몽인이 등과한 1589년은 기축옥사와 함께 분당, 분열, 파쟁이 심화되던 시기였다. 그는 서인의 횡포, 동인의 집권과 분열, 동서남북 붕당의 공리공론과 분쟁을 지켜봤다. 당리당략에 따라 세상을 속이는 짓을 지긋지긋하게 경험했다. 1604년 월사 이정구가 세자책봉주청사로 명에 갈 때 준 전별사에는 이에 대한 분노가 잘 녹아 있다. “성인은 붕우의 의리를 오륜에 나란히 놓았다. 조정에서 사론(士論)이 나뉜 뒤부터 봉우의 의리를 평생 지키는 일이 어려워졌다. 벗 사귀는 도리는 하나인데 어찌하여 둘로 나뉘고, 둘도 불행한데 어찌하여 넷이 되고 다섯이 되었는가? 하나인 도리가 넷, 다섯으로 나뉘어 줄을 세워 사당을 만드니 …한편에 들어간 사람은 각기 하나의 세력이 되어 나머지 네다섯 편과 적이 되었다.” 이렇게 다짐하기도 했다. “… 나는 혼자다. 홀로 세상 길을 가는데 어찌 한편에 붙을 수 있을까? 한편에 붙지 않으므로 네다섯이 모두 내 친구가 된다. 파벌의 차가움은 얼음을 얼릴 정도지만 나는 떨지 않을 것이며 파벌의 뜨거움은 흙을 태울 정도지만 나는 불타지 않겠다. 될 것도 없고 안 될 것도 없으니, 오직 내 마음을 따르겠다.” 이런 태도는 계축옥사 이후 집권 대북, 그중에서도 육북이 제기한 영창대군과 인목대비 폐출론 속에서 그대로 관철됐다. 그는 이이첨 등 자신이 속한 붕당 지도부에 맞섰다. 곽재우, 기자헌, 정구, 이항복, 이덕형 등 일부 강개한 지식인들과 함께한 것이었다. 결국 그는 이이첨, 허균 등의 탄핵을 받아 면직됐다. 총애하던 광해군의 부름을 받아 곧 조정으로 돌아왔지만, 해주옥사 등에서 인목대비의 신원을 요구하다가 투옥된 이들의 석방을 위해 노력했다. 1618년 봄, 그는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넜다. 인목대비가 서궁에 유폐됐을 뿐 사실상 폐서인됐을 때였다. 한성부에 써놓은 ‘백주지창’이 문제였다. 시 중에는 이런 대목이 있었다. “…장사가 홀연히 장검을 들고 일어나니, 취중에 마땅히 노간의 머리를 베리라.” 이에 대해 “허균은 자신을 지칭하는 줄 알았고, 이이첨은 소북의 박승종을 지목했고, 박승종은 이이첨을 지목했으니, 소북 대북의 권간들이 모두 노하여 중상하는 말을 임금께 아뢰었다.”(‘광해군일기’ 중에서) 결국 정인홍, 이이첨은 “그가 원수를 잊고 역적을 비호한다. 목을 베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유몽인은 ‘코흘리개의 놀잇감’이 된 벼슬을 버리고 서산으로 들어갔다. 그가 문집을 정리하고 야담을 완성한 뒤 ‘어우’라 이름한 것은 그런 까닭이었다. 어우야담에는 ‘문장가와 도학 대가들의 당파성’이란 단편이 나온다. 중국 최고의 문장가라는 한유와 소동파, 최고의 도학자라는 주자 등이 ‘상대를 배척하는 데 온 힘을 다했다’는 옛이야기를 상기하고 퇴계와 남명의 제자들이 문묘종사를 놓고 싸우는 것을 한탄한 글이었다. 결론은 이러했다. “(두 사람의) 도학과 절의가 뛰어남에도 다투는 것은 양쪽 제자들의 재주와 지혜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단편 ‘고변이 성행하게 된 연유’에선 “밥숟가락이 남보다 조금이라도 큰 것을 보면 고변을 하는” 작태를 개탄했다. 고변의 주인공은 대개 글줄이나 읽고 쓰는 선비들이었다. 한국 사회에서 ‘어우이개중’의 작태는 민주화 이후 표현의 자유를 방패 삼아 극성을 부린다. 국민의 생명이 걸린 코로나19마저 정쟁화하고 이념화하는 요즘의 작태는 어우당 시절의 극단을 재현한다. 일부 언론과 정당, 지식인 결합체는 마치 우군이라도 만난 것처럼 이 정부가 이 바이러스에 무너지도록 고사를 지냈다. 중국과의 관계 단절과 경제적 파탄을 노리기라도 하는 듯 중국인 출입금지를 줄기차게 주장했다. 공포와 불신을 확산시켜 생산량의 한계로 말미암은 마스크 부족을 대란으로 만들고, 대통령 탄핵까지 운위했다. 저 홀로 의로운 척, 차선을 죽여 최악을 키워야 정의가 산다고 떠드는 자들도 있다. 온갖 고상한 말로 400년 전 대북, 소북, 골북, 육북, 탁소북, 청소북의 분열과 상잔을 재현하려 한다. ‘슬픈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천하에 명성이나 팔고’ ‘허망한 말로 세상을 속이는 자’들이 아니고 무엇일까. 논설고문 kbc@seoul.co.kr
  • 인권위원장 “코로나19 동선 공개, 과도한 사생활 침해 우려”

    인권위원장 “코로나19 동선 공개, 과도한 사생활 침해 우려”

    코로나19 확진자 개개인의 동선이 대중 일반에 세세히 공개되는 것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우려를 표명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9일 성명을 통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이동 경로를 알리는 과정에서 내밀한 사생활 정보가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노출되는 사례가 발생하는 데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현재 질병관리본부와 지자체는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 이 환자의 이동 경로와 방문 장소 등을 구체적인 날짜와 시간대별로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필요 이상의 사생활 정보가 구체적으로 공개되다 보니 확진 환자들의 내밀한 사생활이 원치 않게 노출되는 인권 침해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더 나아가 인터넷에서 해당 확진 환자가 비난이나 조롱, 혐오의 대상이 되는 등 2차 피해까지 나타나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이 지난달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자신의 코로나19 감염 사실 자체보다 확진자가 됐을 때 주변으로부터 받을 비난을 더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위원장은 “확진 환자 개인별로 방문 시간과 장소를 일일이 공개하기보다는 개인을 특정하지 않고 시간별로 방문 장소만을 공개해 확진 환자의 내밀한 사생활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동시에 해당 장소의 소독과 방역 현황 등을 같이 공개해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금처럼 모든 확진 환자의 상세한 이동 경로를 공개하면 오히려 의심 증상자가 사생활 노출을 꺼려해 자진 신고를 망설이거나 검사를 기피할 우려도 있다”며 “보건당국은 사생활 침해의 사회적 우려도 고려해 정보 공개의 세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네덜란드서 20대 한인여성 ‘코로나 혐오’ 범죄 타깃…동양인 차별 극심

    네덜란드서 20대 한인여성 ‘코로나 혐오’ 범죄 타깃…동양인 차별 극심

    네덜란드에 거주 중인 한국인 여성이 ‘코로나 혐오’ 범죄의 타깃이 됐다. 버즈피드 등은 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한국계 여성에 대한 폭행 시도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일 밤 10시쯤, 한국계 미국인 성유 모(29) 씨는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 중 뒤따라오던 남성들에게 위협을 받았다. 스쿠터에 탄 남성들은 성유씨를 향해 “중국인!”이라고 소리치며 주먹을 휘둘렀다. 황급히 방향을 틀면서 간신히 주먹은 피했지만 놀란 마음은 진정되지 않았다. 성유씨는 “늦은 시간이었고,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혼자 너무 무서웠다”라며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3년 전부터 네덜란드에서 살기 시작한 그녀는 과거에도 현지에서 종종 인종차별을 경험했지만 이번 일은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밝혔다. 성유씨는 “백인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는 괜찮은데, 혼자 있거나 다른 아시아계 여자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이런 일이 벌어진다”라고 전했다.그러나 현지 경찰의 대응은 미온적이었다. 사건 이후 곧바로 경찰에 사건을 접수한 성유씨는 CCTV 등을 확인해줄 것을 기대했지만, 비슷한 다른 사건이 보고되기 전까지는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성유씨는 당분간 외출을 삼갈 계획이다. 버즈피드에 따르면 성유씨는 유럽에 거주하는 다른 동양인을 대상으로 코로나 사태 관련 인종차별 사례 수집에 나섰다. 그러자 이틀 만에 네덜란드를 비롯해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각국에서 100여 건의 피해 사례가 쏟아져 들어왔다. 천식을 앓고 있다는 한 사례자는 10대 남성들이 무리를 지어 쫓아오면서 ‘병 걸린 동양인’, ‘코로나 아시안’이라고 손가락질을 했다고 밝혔다. 어떤 사례자는 자전거에 타고 있던 자신을 밀쳐 넘어뜨린 이들에게 이유를 묻자 ‘중국인이지 않으냐. 모든 중국인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라는 모욕을 들었다고 전했다.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거주하는 또 다른 한국계 여성은 특히 온라인을 통한 인종차별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신변의 위협을 우려해 ‘이본’이라는 이름 외에 다른 개인정보는 밝히지 않은 여성은 “페이스북에서 ‘중국X’,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비방과 욕설에 시달렸다”라면서 “장 보러 갈 때는 백인인 남편에게 동행을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영국에서는 싱가포르 출신 유학생이 런던 시내 중심가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조롱과 함께 집단 폭행을 당해 안면 골절 등 심각한 부상을 입은 바 있다. 한편 주네덜란드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6일 코로나 혐오 범죄 관련 안전 공지를 발표했다. 대사관 측은 공지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중국인 및 동양인에 대한 경계와 혐오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 내에서도 우리 국민 또는 동양인에게 조롱이나 회피, 택시 승차 거부, 폭행 등의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라며 안전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블룸버그 “트럼프와 끝난 건 아니다” 동영상에 명계남 ‘갑툭튀’

    블룸버그 “트럼프와 끝난 건 아니다” 동영상에 명계남 ‘갑툭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5억 달러만 날리고 중도 하차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겠다는 그의 의지는 여전하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5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영상을 올려 선전포고를 했다. 이 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연임은 물론 상·하원을 석권하겠다고 주장하는 연설 장면을 보여준 뒤 영화배우들이 출연 작품에서 누군가를 비웃는 모습들을 교묘하게 짜깁기했다. 영상에는 우리 배우 명계남으로 보이는 인물이 등장한다. 블룸버그는 이 트윗에서 “우리는 아직 당신과는 끝나지 않았다, 도널드”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영화 ‘스타워즈’ 캐릭터들에 자신과 블룸버그 전 시장의 얼굴을 합성한 영상을 올리며 “미니 마이크(블룸버그의 키가 작다고 놀리는 별명), 넌 쉬운 상대야!”라고 반격했다. 실제로 블룸버그 전 시장은 오는 11월 대선 승부를 가름할 것으로 예견되는 여섯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도전을 좌절시키기 위한 캠페인에 돈을 대기로 했다고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여섯 주는 애리조나, 플로리다,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때 모두 이긴 곳들이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6개주에 특정 후보와 조율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정치운동 조직을 결성하고, 현장사무소 운영 등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을 예정이라고 익명의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들 조직은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거나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자를 지원하는 광고 제작에도 돈을 댈 것으로 보인다. 대선과 동시에 열리는 상·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할 수 있다고 WP는 내다봤다. 아울러 블룸버그 전 시장은 자신이 설립한 디지털 데이터 기반 광고서비스 회사인 ‘호크피시’를 계속 운영해 민주당 선거운동을 돕기로 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의 ‘통 큰’ 지원은 ‘쩐의 전쟁’에서 크게 앞선 트럼프 대통령 재선캠프를 상대할 민주당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지난 1월 말 현재 9300만 달러(약 1105억원)를 손에 쥐고 있으나, 민주당 ‘양강’인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의원은 각각 700만 달러(약 83억원)와 1700만 달러(약 202억원)만을 보유하고 있어 ‘뒷돈’이 달린다는 말이 많았다. 다만 ‘슈퍼 화요일’ 경선 직후 하차를 선언하고 중도 성향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블룸버그 전 시장이 진보 성향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에도 지원할지는 미지수라고 언론은 전망했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 의원 측은 이미 500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진 블룸버그의 기부를 원치 않는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코로나피자? 황색질병? 아픔 못 헤아린 ‘나쁜 풍자’

    코로나피자? 황색질병? 아픔 못 헤아린 ‘나쁜 풍자’

    프랑스 방송 이탈리아 코로나 피자 ‘풍자’伊 외교당국 항의에 홈페이지에서 삭제프 지역지 ‘황색조심’ 편집에 항의받기도英 왕세자 위기 공감 못한 농담에 뭇매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퍼지는 가운데, 일부 미디어가 질병 집중 확산국을 폄하하는 풍자나 조롱을 이어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고 감수성도 결여된 이런 행태는 외교적 문제로도 비화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언론들은 프랑스 방송 ‘카날+’이 지난달 29일 방영한 풍자 프로그램에 대해 비판했다. 화덕 앞에 선 요리사가 기침을 해 피자 위에 초록색 타액 등 뱉는 등의 행동을 하자 이탈리아 국기 색인 초록색, 흰색, 빨간색을 넣은 피자가 완성된다. 여기에 자막은 ‘코로나 피자’라고 표출됐다. 이탈리아가 유럽에서 코로나19의 집중 발생 지역이자 유럽 각국으로 질병을 확산시킨 발원지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사망자만 3000명이 넘는 비극이라는 점에서 생각이 부족한 풍자라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풍자 프로그램이지만 코로나19로 고통을 겪는 이탈리아 국민을 이런 식으로 비웃는 것은 매우 무례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거센 반발에 카날+는 영상을 웹사이트에서 삭제하고 주프랑스 이탈리아 대사관에 사과 서한을 보냈다. 이어 디 마이오 장관과 크리스티앙 마세 주이탈리아 프랑스 대사가 로마 중심가의 한 식당에서 피자를 나눠 먹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프랑스의 과도한 풍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역 신문 르 쿠리에 피카르는 지난 1월 26일자 1면에 중국 여성 사진을 싣고 ‘황색 조심’이라는 제목을 달아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다. 독일의 슈피겔은 지난달 1일자에서 신종 코로나를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로 표기해 중국에서 항의를 받았다. 덴마크 일간지 율란츠-포스텐도 지난 1월 27일 만평에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의 다섯개 별을 신종 코로나 입자로 표현했다. 지난 2일에는 윌리엄 왕세손이 코로나19의 심각한 상황을 희화화하는 농담을 해 뭇매를 맞았다. 그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 같다면 기침을 하라”며 “다들 ‘너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곧 죽을 거다’라고 말하면 당신은 ‘아냐, 나는 그냥 기침을 한 거다’하며 해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코로나19에 너무 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미디어에서 과장되고 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코로나19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비판이 현지에서 나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초록색 침 뱉고 “코로나 피자” 조롱…이탈리아 분노

    초록색 침 뱉고 “코로나 피자” 조롱…이탈리아 분노

    “전 세계로 나가는 코로나 피자” 이탈리아 조롱한 프랑스이탈리아 외무장관 “정말 무례한 일” 프랑스 한 민영방송이 이탈리아의 피자를 소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조롱하는 방송을 내보내 공분을 샀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프랑스 민영방송 ‘카날+’이 지난달 29일 방영한 풍자 프로그램에서 ‘코로나 피자’라는 자막을 띄웠다. 피자를 요리하는 요리사가 기침을 한 뒤 초록색 타액을 피자에 뱉고 이어 이탈리아 국기 색인 초록색과 흰색, 빨간색으로 ‘코로나 피자’라는 자막이 떴다. 또한 “전 세계로 나가는 새로운 이탈리안 피자”라는 나레이션도 덧붙였다. 이에 이탈리아 정부까지 분노했다.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풍자 프로그램이라는 걸 이해해도 코로나19로 고통을 겪는 이탈리아 시민을 비웃는 건 무례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장관은 “이처럼 민감한 시기에는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며 “프로그램 제작진을 이탈리아로 초대해 그들이 먹어보지 못한 피자를 대접할 것”이라고 전했다. 나폴리 당국은 해당 방송이 지역 이미지를 훼손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탈리아의 반발이 커지자 해당 프랑스 방송사는 문제의 영상을 홈페이지서 삭제하고 주프랑스 이탈리아 대사관에 사과 서한을 보냈다. 한편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4일(현지시각) 코로나19 사망자가 전날보다 28명 늘어나 총 107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치사율도 3.15%에서 3.46%로 올랐다. 당국에 따르면 전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587명 늘어난 3089명으로 집계됐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임창용 칼럼] ‘비례연합당‘? 돌연변이 괴물일 뿐

    [임창용 칼럼] ‘비례연합당‘? 돌연변이 괴물일 뿐

    뱀이 자기 몸을 삼키는 기이한 장면을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마을이 배경이다. 검은 채찍뱀이 5분여 동안 자신의 꼬리부터 몸통의 3분의 1가량을 서서히 삼키다가 뒤늦게 잘못된 걸 깨달았는지 도로 토해낸 뒤 어디론가 사라진다. 너무 배가 고파서 삼키는 게 자신의 살이란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을까. 아니면 뇌에 이상이 생겨 사리판단을 못한 것일까. 채찍뱀은 뒤늦게나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목숨은 건졌다. 하지만 이미 삼켜졌던 몸체가 소화액에 손상을 입었을 테니 어딘가에서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4·15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 창당 움직임을 보고 있자니 수년 전 본 채찍뱀 영상이 떠올랐다. 민주당은 의석수 손실을 어느 정도 예상하면서도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했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였을 것이다. 거대 정당에 지나치게 유리한 기존의 비례제를 바로잡아 소수당과 공존하겠다는 자세는 지지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비록 연동형이 준연동형으로 내려앉고, 캡을 씌워 연동률을 낮추면서 당초의 취지가 퇴색되긴 했지만 말이다. ‘공수처법’ 관철을 위한 정의당과의 정치적 거래란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대의 민주주의 발전이란 거시적 시각에서 용인될 만했다. 그런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어렵게 세운 가치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패스트트랙과 ‘동물국회’ 파동까지 넘으면서 쟁취한 제 살과도 같은 준연동형 비례제의 취지를, 남도 아닌 자기 스스로 내던지겠다고 한다. 사리분별력을 잃고 제 몸인지도 모르고 삼키려 한 채찍뱀과 어찌 그리 닮았나. 민주당은 그제 주권자전국회의 등으로부터 ‘비례연합 정당’ 창당 제안을 받고 본격 검토에 들어갔다.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에 맞서겠다며 비례정당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국민의 시선이 따가운지, 직접 만들지는 못하고 군소정당과 시민단체들의 창당에 합류하는 형태라고 한다. 명분을 갖추려는 모양인데, 엎어치나 메치나다. 민주당이 주력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위장된 명분’일 수밖에 없다. 작년 12월 미래통합당이 비례위성정당 창당 방침을 밝히자 민주당은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 왔다. “해괴하다. 괴물을 내놓겠다고 한다”(지난해 12월 20일 설훈 최고위원), “영혼 없는 정당이다”(1월 13일 이인영 원내대표), “정치를 장난으로 만드는 것”(1월 10일 이해찬 대표) 등등. 이 원내대표는 “어렵게 통과시킨 선거법 개정 취지를 밑바닥부터 흔드는 퇴행적 정치행위”라고 직격탄까지 날렸다. 그랬던 민주당의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그제 “(비례정당의) 자체 창당은 부정적”이라면서도 “외부 제안은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했다. 외부 제안은 민주당, 정의당, 녹색당 등 진보진영이 비례 연합정당을 창당하고 여기에 각 당이 비례후보를 파견하는 내용을 담는다고 한다. 군소정당 및 시민세력과 연대하는 형식을 취하는 듯하지만, 민주당이 주력이 될 것이다. 게다가 연동형비례제에 존폐가 걸린 정의당과 민생당은 결사 반대할 태세다. 민주당의 비례정당 창당은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창당보다 저질이다. 통합당은 애초부터 연동형비례제에 반대했다. 비록 ‘괴물’이라는 비난을 받을지언정 개정법의 취지를 부정한다는 점에서 위성정당 창당으로 맞불을 놓는다는 나름의 명분을 갖췄다. 반면에 통합당 반대를 누르고 연동형비례제를 쟁취한 민주당이 비례정당을 창당한다면 이는 자기부정이나 마찬가지다. 설훈 최고위원의 독설처럼 미래한국당이 괴물이라면, 민주당이 진보세력 연합의 형식을 취한 비례정당 또한 괴물이다. 위장된 명분까지 더해졌으니 더 괴이한 돌연변이 괴물이다. 총선이 코앞인데 지지율 정체에 빠진 민주당의 조바심을 모르지 않는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민주당이 제1당 자리를 내놓고, 범여권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할 가능성도 나온다. 가뜩이나 상황이 어려운 마당에 ‘정치 코미디’라고 조롱했던 통합당의 ‘괴물’에 잡아먹힐까 봐 전전긍긍할 만하다. 한데 처지가 곤궁해도 지켜야 할 가치의 마지노선이 있다. 민주당에 연동형비례제는 이미 떼어낼 수도 없는 제 살 같은 가치다. 아무리 의석이 절실해도 미련한 채찍뱀처럼 제 살을 삼키려 해선 안 된다. 당장 의석은 더 챙길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채찍뱀의 처지에 빠질 수 있다. 설령 의석이 줄어들더라도 미래를 보고 큰길을 가길 바란다. 심의실장 sdragon@seoul.co.kr
  • “‘뉴트론 잭’ 같은 기업지도자는 없었다”

    “‘뉴트론 잭’ 같은 기업지도자는 없었다”

    트럼프 “그는 결코 잊히지 않을 것” 찬사대규모 감원 의미 ‘중성자탄’ 별명 언급 생전에 이병철·정주영 회장 등과 교류 “‘뉴트론 잭’과 같은 기업지도자는 없었다. 그는 나의 친구이자 지지자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전날 타계한 잭 웰치 전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이같이 추모했다. 미국 제조업의 아이콘이자 ‘세기의 경영자’로 추앙받은 웰치 전 회장은 생전에 대규모 감원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해 사람만 사라지게 하는 폭탄과 같다는 의미로 ‘중성자(뉴트론) 폭탄 잭’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날 트위터를 통해 고인의 별명을 언급하며 애정을 표현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함께 훌륭한 거래를 이뤄냈다. 그는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추억을 되새겼다. 고인이 20년간 몸담았던 GE의 래리 컬프 CEO는 성명을 내고 “오늘은 전체 GE 가족들에게 슬픈 날”이라면서 “그는 우리 회사의 모습과 비즈니스 세계를 다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잭이 원했던 것을 정확히 함으로써 그의 유산을 계속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1981년 최연소 GE 회장으로 올랐던 고인은 회사를 맡은 초기 120억 달러였던 시가총액을 그가 은퇴할 때 세계 2위 규모인 5050억 달러로 올려놓는 성공신화를 썼다. 월스트리트저널은 GE의 뿌리는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대 GE’는 웰치 전 회장이 일궜다고 평가했다. 과감한 구조조정과 숱한 인수·합병 등 고인의 경영방식은 다른 기업인과 경영학도들에게 교과서처럼 평가됐지만, 대규모 감원으로 얻어진 ‘뉴트론 잭’은 훈장이자 조롱이기도 했다. 웰치 전 회장은 물러나면서 제프리 이멜트 전 회장을 후계자로 낙점했지만 GE는 이후 버블닷컴 붕괴와 9·11 테러, 글로벌 금융위기 등 악재를 만났다. 생전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던 웰치 전 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등과 교류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정주영 회장과 사업을 논의하다가 이해관계가 엇갈리자 정 회장의 제안으로 팔씨름까지 벌인 것은 유명한 일화다. 1999년 방한 때 고 김대중 대통령을 면담한 자리에서는 “한국의 경제는 세계 각국에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며 “세계가 한국 국민들의 에너지와 경제회복 속도에 대해 놀랍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칭송하기도 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공지영, 대구 강조 코로나 현황에 “투표의 중요성”…진중권 “미쳤군”

    공지영, 대구 강조 코로나 현황에 “투표의 중요성”…진중권 “미쳤군”

    공지영, SNS에 코로나 현황·지난 선거 결과 올리며 “투표 잘합시다” 대구·경북 확진자 3000명 넘겨…사망 21명6·13선거서 대구·경북만 옛 한국당 소속 당선공지영 작가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구 확진 환자와 사망자 숫자가 강조된 전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현황과 지난 지방선거 시도지사 선거 현황표를 올리며 “투표를 잘합시다”라고 언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런 공 작가의 글에 대해 “드디어 미쳤다. 저게 이 상황에서 할 소리인가”라면서 “정치적 광신도가 저렇게 무섭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1일 SNS 등에 따르면 공 작가는 지난달 28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 대구 확진 환자와 사망자 숫자가 강조된 전국 ‘코로나19 지역별 현황’과 ‘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 그래픽을 이어 붙인 사진을 올리고 “투표 잘합시다”, “투표의 중요성. 후덜덜”이라는 말을 올렸다. 공 작가가 어떤 의도에서 이런 글을 올렸는지는 알 수 없으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000명이 넘어가는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환자를 치료할 병상이 없어 사람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해 죽어가는 상황에서 이런 투표를 종용하는 글을 올린 것은 잘못됐다는 부정적 여론이 쏟아졌다.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3736명으로 이 가운데 대구와 경북이 3260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은 상태며 전체 사망자 수도 4명이 추가로 숨지면서 21명으로 늘었다. 이날에도 80대 여성이 병상이 없어 자가격리 중에 숨지는 등 4명이나 자택 격리 과정에서 숨졌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옛 자유한국당 소속 광역단체장 당선자 역시 대구와 경북 2곳에서만 배출됐다. 진중권 “이 상황에서 할 소리인가…영혼이 완전히 악령에 잡아먹힌 듯” 누리꾼 “지역시민은 두려움 떠는데 조롱하고 싶냐”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런 공 작가의 글에 대해 거세게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공 작가가 글을 올린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 공 작가의 해당 트윗을 캡처한 사진을 링크하면서 “공지영. 드디어 미쳤군. 아무리 정치에 환장을 해도 그렇지. 저게 이 상황에서 할 소리인가?”라고 비난했다. 그는 “정치적 광신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라면서 “영혼이 완전히 악령에 잡아먹힌 듯. 멀쩡하던 사람이 대체 왜 저렇게 됐나요?”라고도 지적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공 작가의 의도에 대해 찬성했지만 상당수는 “지금 상황에서 할 소리는 아니네요”, “한 지역 시민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데 이런 식의 조롱이 하고 싶으십니까”, “사람이 죽어 나가는데 이따위 소리를 하네” 등의 비판 댓글을 달았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통합당 “‘코리안’이 ‘코로나’ 취급받아…中도 조롱” 비판

    통합당 “‘코리안’이 ‘코로나’ 취급받아…中도 조롱” 비판

    심재철 “中 제한 불필요 오판…측근 교체하라”주호영 “유시민 사실 왜곡…제발 입 좀 다물라” 미래통합당이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를 놓고 여권에 대한 총공세에 나섰다. 특히 ‘대구·경북 봉쇄조치 시행’ 발언 파장으로 비판여론이 들끓자 이 부분에 공세를 집중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영입인재 환영식 후 기자들과 만나 “봉쇄를 해야 할 것은 대구가 아니다”라며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전염병을 확산시킬 수 있는 그런 분들에 대해서 봉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부분(대구·경북 봉쇄 발언)에 관해선 정말 당사자는 물론이고, 그 감독 책임이 있는 분들이 국민에게 납득할 수 있도록 잘 설명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말할 수 없는 공포와 고통을 겪고 계신 대구 시민, 경북 도민께 이 무슨 망발이냐. ‘대구 코로나’라는 표현으로 이미 대구 시민의 마음을 찢어놓지 않았느냐”며 “더이상 국민을 욕보이지 말라”고도 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오후 의원총회에서 “우리나라가 발원국인 중국에 이어 코로나19 발생 세계 2위가 돼 버렸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중국의 아픔이 곧 우리의 아픔’이라더니 말이 씨가 됐다”고 꼬집었다. 심 원내대표는 ‘대구·경북 봉쇄’ 표현은 이 지역을 발병지로 취급하고 지역민을 모독한 것이라며 “중국인 입국 제한이 불필요하다며 잘못된 조언으로 오판하게 만든 소위 측근 그룹을 즉각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정병국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원산지 : 우한, 수입 : 문재인, 배급 : 신천지’라는 3행시가 인터넷에 회자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이 정부야말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귀태’가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곽상도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통령이라면 국가적 재앙 상태서 ‘대통령직을 걸고 코로나 사태를 막겠다’, ‘막지 못한다면 책임지고 하야하겠다’ 선언부터 하고 대구·경북 시민에게 봉쇄에 대한 양해를 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압박했다. 통합당은 중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이 한국인 혹은 한국 경유자에 대한 입국 금지를 확대할 조짐을 보이는 점도 공세 소재로 삼았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코리안’이 ‘코로나’로 취급받고, 세계 20여 국가가 국민의 입국을 통제하는 상황에서도 외교부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며 “외교부가 국민 보호책임을 방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윤 의원은 정부가 방역 원칙이 아닌 정치선전 효과에 집중해 ‘정책 결정 농단’이 발생했다며 “그 중심에 청와대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언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이 총선 전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염두에 두고 중국 눈치를 보고 있다”며 “국민들은 문 대통령을 중국 대통령으로 안다. 화난 국민들이 문 대통령 당신을 중국으로 쫓아낼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도 입장문에서 “중국으로부터 조롱받는 현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도저히 견디기 어려운 수모”라며 “세계로부터 삼류 국가 취급을 받는 대한민국의 명예와 국민의 자존심은 대체 어디에서 찾아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통합당은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의 코로나 19 대응을 비판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유 이사장은 지난 25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라이브’에서 권 시장과 이 지사를 거론해 “별로 열심히 막을 생각이 없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며 “총선을 앞두고 대구·경북 시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주호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지금도 애를 태우고 피땀 흘리는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를 격려해 주지는 못할망정, 사실을 왜곡하고 책임을 떠넘기려는 언행은 도저히 용서하기 힘들다”며 “제발 그 입 좀 다물라”고 비난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도 “도저히 입에 올릴 수 없는 패륜적인 망언”이라며 “범여권이 대구·경북에 혐오와 비아냥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는 것은, 보수 궤멸을 공공연히 외치며 끊임없이 증오와 국론 분열을 일으켜 온 현 정권 때문”이라고 논평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흑사병 시대의 문학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흑사병 시대의 문학

    14세기 중국에서 발생한 흑사병은 1347년 시칠리아에 상륙한 후 빠르게 유럽 대륙을 휩쓸었다. 피렌체는 1348년 흑사병이 퍼져 번성하던 도시가 순식간에 초토화됐다. 이곳에 살았던 보카치오는 훗날 ‘데카메론’의 서두에서 가래톳이 솟고 반점이 퍼진 지 사나흘 만에 죽음에 이르는 이 병을 묘사한다. 손쓸 새도 없이 목숨을 앗아가는 병보다 무서운 것은 사람들 사이에 만연한 불신과 도덕적 불감증이었다. 보카치오는 사람들이 서로 믿지 못하고, 자식의 죽음에조차 둔감하게 된 세태를 탄식한다.하지만 이 처참한 경험은 ‘데카메론’이라는 불멸의 문학작품을 쓰는 계기가 됐다. 열 명의 젊은 남녀가 흑사병을 피해 시골로 피신한다. 이들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매일 저녁 각자 재미난 얘기 한 가지씩을 한다는 구조 속에 백 편의 짧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참가자들은 돌아가면서 모임을 이끌고 그날 얘기할 주제를 제시한다. 행운의 힘, 의지력의 힘, 비극적 사랑, 행복한 사랑 등 다양한 주제에 따라 애틋하고 웃기고 야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이야기는 사업차 여행하는 상인을 따라가고 높은 성과 여염집, 수도원과 교회를 들여다보며 성직자의 탐욕과 타락을 비웃고 귀족 계층의 답답함을 질타한다. 즉흥적 기지, 영리한 처세술, 지식 같은 상업적ㆍ도시적 가치들은 옹호되는 반면 우둔함, 무지함은 조롱과 응징의 대상이 된다. 지대를 경제적 기반으로 하고 신앙과 충성심에 의해 유지되는 봉건사회 속에서 화폐경제를 바탕으로 떠오르는 도시 상인계층의 자신감을 볼 수 있다. 보카치오는 독자를 가르치거나 교훈을 제시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믿고 따라온 방식을 비웃을 뿐이다. 맹목적 신앙은 특히 작품 전체를 통해 놀림감이 된다. 영국 라파엘전파 화가 워터하우스는 ‘데카메론’에 착안해 이 그림을 그렸다. 이야기하는 남성과 둘러앉은 청중이 묘사돼 있다. 뒤쪽에는 한 쌍의 남녀가 거닐고 있다. 우아한 복장과 악기가 품격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오렌지 나무가 우거지고 수반이 놓인 이탈리아식 정원은 엄혹한 흑사병 시대보다 낙원을 연상시킨다. 등장인물이 모두 아홉이다. 한 사람은 어디 숨었나? 미술평론가
  • “저기, 코로나 걸린 곳”… 우리도 피해자인데 ‘민폐 매장’ 찍혔다

    “저기, 코로나 걸린 곳”… 우리도 피해자인데 ‘민폐 매장’ 찍혔다

    확진자 방문한 매장에 “너희도 죽어라” 매출 타격에 이유없는 비난까지 시달려 세세한 동선 공개에 사생활 침해 우려 바이러스 감염보다 주위 시선 두려워해“일부러 전염시키려고 한 것도 아니고 우리도 피해자인데, 이렇게까지 욕먹어야 하나요?” 24일 서울 성북구 다이소 성신여대역점 김용자 점장은 이렇게 말했다. 다이소 성신여대역점은 지난달 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5번 확진환자가 다녀간 곳 중 하나다. 김 점장은 “확진환자 동선이 공개되고 매장에 ‘너희도 모두 코로나에 걸려서 죽으라’는 전화가 2번이나 왔다”면서 “전염병 특성상 동선을 밝혀야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지만, 가뜩이나 직원들 사기가 떨어졌는데 그런 전화까지 받으니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지역 사회에 빠르게 퍼지면서 정부는 확진환자의 동선 내용을 상세히 공개해 접촉자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동선으로 추측할 수 있는 개인정보가 온라인에서 급속히 퍼지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사생활 침해 우려가 커졌다. 정확한 정보를 알리는 것은 필요하지만, 확진환자는 물론 확진환자가 다녀간 가게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등 사회 전체적인 손해라는 지적도 나온다.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법에 따라 확진환자의 동선과 상호를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확진환자가 방문한 모든 매장의 상호와 상세 주소가 낱낱이 공개돼 있다. 확진환자가 다녀간 서울 시내 한 식당 관계자는 “우리도 확진환자가 다녀갔다고 해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는데, 원치 않게 가해자가 되는 것 같다”면서 “방역이 다 끝나 감염 우려가 없는데도 손님이 ‘저기는 코로나 걸린 곳’이라는 식으로 얘기를 한다”고 하소연했다. 민감한 개인정보가 공개되면서 도 넘은 비난도 줄을 잇는다. 경북 포항시는 지난 2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확진환자 두 명의 동선을 공개했다. 그런데 이들이 모텔을 다닌 기록과 헬스장을 이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온라인에서 욕설과 조롱을 받아야 했다. 경남 창원에서는 한 확진환자가 하루도 빠짐없이 PC방을 다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놀림을 받았다. 지난달 2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귀국한 3번 확진환자가 5일간 서울 강남과 경기 일산 일대를 돌아다닌 것을 두고 SNS 등에서는 ‘민폐’, ‘빌런’(악당)이라는 비난까지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언제 코로나19에 감염될지 모른다며 동선을 스스로 검열해야 한다는 자조도 나온다. 직장인 손모(28)씨는 “병에 걸리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텐데, 확진환자의 자세한 신상까지 공개되면서 지나치게 욕을 먹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전국 10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자신의 코로나19 감염보다 확진환자가 됐을 때 주변으로부터 받을 비난을 더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이재명 “‘정치적 사형’보다 신용불량자 삶이 두렵다”

    이재명 “‘정치적 사형’보다 신용불량자 삶이 두렵다”

    “고통, 조롱하지는 말아주면 좋겠다” 당부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4일 대법원 판결 지연으로 도지사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심히 모욕적”이라며 “분명히 말하지만 재판 지연으로 구차하게 공직을 연장할 마음은 추호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운명이라면 시간 끌고 싶지 않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강철 멘탈’로 불리지만 나 역시 부양할 가족을 둔 소심한 가장이고 이제는 늙어가는 나약한 존재”라며 “두려움조차 없는 비정상적 존재가 아니라 살 떨리는 두려움을 사력을 다해 견뎌내고 있는 한 인간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릴 권세도 아닌 책임의 무게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아쉬울 뿐 지사직을 잃고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정치적 사형’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제 인생의 황혼녘에서 ‘경제적 사형’은 사실 두렵다”며 “전 재산을 다 내고도 한 생을 더 살며 벌어도 못다 갚을 엄청난 선거자금 반환채무와 그로 인해 필연적인 신용불량자의 삶이 날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9월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이 지사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5일이었던 선고 시한을 훌쩍 넘긴 현재까지 판결을 내리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어차피 벗어나야 한다면 오히려 빨리 벗어나고 싶다”며 “단두대에 목을 걸고 있다 해도 1360만 도정의 책임은 무겁고 힘든 짐”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려움에 기반한 불안을 한순간이라도 더 연장하고 싶지 않다”며 “힘겨움에 공감하지 못할지라도 고통을 조롱하지는 말아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사필귀정을, 그리고 사법부의 양식을 믿는다”고 전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정부, ‘대구 코로나’ 썼다가 “명백한 실수” 사과…대구 술렁

    정부, ‘대구 코로나’ 썼다가 “명백한 실수” 사과…대구 술렁

    권영진 대구시장 “대구시민 비난·조롱 말라” 호소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보도자료에 ‘대구 코로나19’라는 표현을 쓴 데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대구시장도 이런 용어 사용에 우려를 표현하는 등 지역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 22일 출입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2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배포한 보도자료 제목 중 ‘대구 코로나19’ 표현에 대해 해명했다. 정부는 “보도자료 제목을 축약하는 과정에서 대구 코로나19라는 명사로 오인될 수 있는 표현이 나가게 됐다”며 “명백한 실수이자 잘못이라는 점을 알려드리며 상처를 받은 대구 시민과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코로나19 관련 보도자료 작성 및 배포에 더 주의와 신중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20일 중앙사고수습본부와 행정안전부 합동으로 배포한 코로나19 범정부 대응 관련 보도자료 제목을 ‘대구 코로나19 대응 범정부특별대책지원단 가동’으로 붙였다. 이와 관련해 온·오프라인에서는 정부가 특정 지역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대구 코로나19’라는 표현을 썼다며 항의가 잇따랐다. 대구 중·남구를 지역구로 둔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정부는 특정 지역을 코로나 재앙의 제물로 삼으려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대구·경북 권역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갑)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일부 매체나 온라인상에서 돌고 있는 ‘대구폐렴’이라는 말을 쓰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권영진 대구시장도 2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대구 폐렴’, ‘대구코로나’ 등의 용어가 쓰이는 것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권 시장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 앞서 “우한폐렴이 아니듯이 ‘대구폐렴’도 아닌 코로나19”라고 말했다. 그는 “확진자로 확인된 분들은 대구에 여행온 것이 아니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나 신도들의 행사에 참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두가 힘들고 두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시민은 이웃의 아픔에 함께 했고 위로했으며,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 했지 힐난하고 비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구시장을 욕할지언정 대구시민을 비난하거나 조롱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권 시장은 또 “대구의 아픔과 시민의 어려움을 정쟁이나 정치적 이익을 앞세워 이용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박홍환의 시시콜콜/집값담합

    박홍환의 시시콜콜/집값담합

     상품의 가격은 제조 원가와 제조 및 마케팅, 유통비용을 더하고 여기에 적절한 이윤을 붙여 결정되기 마련이다. 원가와 비용이 대체로 공개돼 있다면 소비자들은 합리적 수준을 넘어서는 이윤까지 더해진 상품을 구매할리 만무하고, 그래서 시장가격이라는 것이 생긴다. 업체들은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이윤을 낮추거나 제조 비용을 절감하는가 하면 자금압박이 심할 경우, 심지어 밑지면서까지 가격을 책정하기도 한다. 자유로운 경쟁을 바탕으로 한 시장경제의 기본질서다.  심한 가격 변동은 경영의 큰 리스크 요인이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손쉽게 담합의 유혹에 빠지곤 한다. 특히 업체가 몇 안되는 과점 분야일 경우가 그렇다. 국내에서 설탕은 C사와 S사 D사가 수십년동안 거의 변동없는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었는데 그것은 담합의 결과였다. 2007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세 회사의 가격담합 사실을 적발했다. 경쟁하지 않고, 가격을 높게 정해 엄청난 폭리를 취했다는 것인데 3개사가 15년간 설탕 판매로 올린 부당이득이 최소 3조원, 최대 6조원으로 추산됐다. 이들은 원료수입부터 판매현황까지 모든 것을 공유하면서 시장점유율을 유지했고, 터무니 없는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우롱했다.  담합의 역사는 뿌리깊다. 기원전 3000년, 고대 이집트에서 양털 상인들이 서로 짜고 가격을 터무니없이 올려받은 것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 한반도에서는 조선시대의 거상 임상옥이 인삼 가격을 후려치려던 중국 상인들의 불매담합을 물리친 일화가 전해진다. 당시 청나라 수도 연경(현재의 베이징)에서 조선 인삼이 인기를 끌자 중국 상인들이 담합을 해 구매가격을 낮추려고 조선 인삼을 외면했는데 임상옥은 “싸게 팔고 귀국하자”는 동료들의 제안을 뿌리치고, 중국 상인들 앞에서 가져간 인삼을 모두 불태워버렸다. “가격 주도권을 넘겨주면 계속 끌려다닐수 밖에 없다”는게 임상옥의 논리였고, 마침내 중국 상인들이 굴복했다고 한다.  담합에 관한한 가장 엄격하게 제재하는 국가는 미국이다. 1890년 미 연방정부는 담합이 시장질서를 크게 해친다고 보고 이른바 ‘셔먼법’을 제정해 생산주체간 어떠한 형태의 연합도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독점금지법의 원조가 됐다. 반면 일본은 담합 천국으로 불리기까지 했다. 한 경제학자는 일본 공정위를 ‘짖지 않는 개’라고 조롱했을 정도다. 우리나라도 산업화 과정에서 대기업들이 노골적으로, 또는 은밀하게 크고작은 담합을 일삼았고 당국은 못본척 넘어가곤 했다.  국토교통부가 전국 10여개 아파트 단지의 ‘집값담합’ 제보를 접수해 ‘부동산시장 불법행위 대응반’을 가동, 본격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우리 단지는 25평형 ○억원, 33평형 ○○억원 이하로 매매해선 안됩니다’ ‘가격 다운 유도하는 부동산 중개업자는 부녀회에 제보하세요’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입주민들을 상대로 특정가격 이하 매매를 막는 행위 등이 단속대상이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면서 집값담합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집값담합이 입주민들에게 어느 정도의 강제력이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은 일종의 심리적 요인도 크게 작용하는만큼 담합행위 자체가 주변 부동산시세에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 시장은 하향을 원하는데 그걸 강제로 상승 또는 현상유지 시킨다면 서민들의 시장가격 매입 기회를 빼앗는 것과 다름없다. 정부가 집값담합을 제동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이번에는 민주당 위성정당?…정의·대안 “민주주의 파괴”

    이번에는 민주당 위성정당?…정의·대안 “민주주의 파괴”

    -손혜원 의원 비례민주당 창당 움직임에 -정의·대안 “우려스럽다” -민주당 지도부 공식 언급할지 주목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손혜원 의원을 중심으로 ‘민주당 위성정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선거법개정을 함께한 4+1(민주당·정의당·바른미래당 당권파·민주평화당+대안신당)의 구성원들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의당은 21일 논평으로 “무엇보다 민주당은 선거제 개혁에 함께한 주역으로서 정치개혁의 대의에 함께 복무하고 있다는 책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만일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비례 위성정당을 창당하거나 또는 창당을 간접적으로라도 용인한다면 세계적 조롱거리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의당은 “미래한국당이 민주주의를 역행하고 훼손하는 위헌위장정당이라면, 비례민주당의 가시화는 더불어민주당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민주주의 붕괴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안신당도 이날 논평에서 “여권 인사들이 앞 다퉈 민주당 위성정당을 만들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나서는 것은 집권여당이 스스로 정치개혁의 대의를 포기하는 꼴이다”라며 “천신만고 끝에 4+1 협치로 이뤄낸 선거제 개혁을 물거품으로 만들 소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손 의원은 지난 20일 이번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정당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상 민주당 계열 ‘위성정당’ 창당 선언이다. 민주당 홍보위원장을 지낸 손 의원은 이날 자신의 유튜브 방송 ‘손혜원 TV’를 통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고 내게 요청해오는 게 바로 우리가 이 진보의 비례정당을 하나 만들어야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 의원은 “이렇게 악성 프레임에 씌워서, 그 북소리에 맞춰 춤추는 민주당을 보면서 이렇게 가선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방송을 한다”며 “그야말로 민주당의 위성정당이 아닌 민주 시민들을 위한, 그야말로 시민이 뽑는 비례대표 정당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비례정당 창당을 시사했다. 이처럼 민주당을 제외한 4+1 협의체 소속 정당들이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는 것은 과거와 달리 이번 창당 시도에 대해 민주당이 뚜렷한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아서다. 과거 민주당은 미래한국당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견지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번 교섭단체 연설에서 미래한국당 창당을 언급하며, “미래통합당이 무조건 국회 제1당이 되고자 민주주의도, 정당정치도, 국민의 눈초리도, 체면도, 염치도 모두 다 버렸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손 의원의 ‘비례 민주당 창당’ 언급에 대해서는 큰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다. 이해찬 대표도 미래한국당 창당에 대해 “위성 정당이 아니라 위장 정당”이라면서 “선거법 개정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당의 의견과 다르게 ‘비례민주당’ 창당 움직임이 노골화되면 민주당의 고민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씨줄날줄] ‘아시아의 병자’/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아시아의 병자’/박홍환 논설위원

    중국 근대사의 거인인 루쉰(魯迅·1881~1936)은 원래 의학도였다. 국비유학생으로 1904년 일본 센다이의학전문학교에 입학한 그는 수업시간에 목도한 러일전쟁 당시의 사진 한 장을 계기로 인생의 목표를 바꿨다. 러시아에 군사기밀을 넘긴 죄로 일본군에게 참수되는 중국인 사진이었는데 건장하지만 멍청한 얼굴의 중국인들이 잔뜩 모여들어 그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루쉰은 “환자를 치료하는 것보다 정신을 뜯어고치는 일이 더 시급하다”며 그 길로 학교를 때려치우고 사상 계몽운동을 시작했다. 일본 학생들의 환호소리를 들으며 그는 “어리석고 겁약한 국민은 사형수나 구경꾼밖에 될 수 없다”는 참담함을 느꼈던 것이다. 당시 중국은 19세기 중반의 아편전쟁 이후 서구 열강에 제 땅을 내주고 불평등조약을 감수해야만 했던 처지였다. 조계지에서 발행되던 영국계 신문은 중국을 ‘동아시아의 병자’(Sick man of East Asia)라 조롱했다. 상점에는 ‘개와 중국인은 출입금지’라는 팻말까지 내걸렸다. 청말 사상가인 량치차오(梁啓超·1873~1929)가 이 같은 내용을 알렸고, 이웃 국가인 일본조차도 ‘도우아뵤오후’(東亞病夫)라고 손가락질했다. 교육가 옌푸(嚴復·1854~1921)를 비롯해 많은 중국의 지식인들이 “오늘의 중국은 병든 사람과 다름없다”고 절망했다. 심지어 마오쩌둥(毛澤東)조차도. 영화에서도 많이 묘사됐다. ‘브루스 리’ 이소룡 주연의 영화 정무문(1972년)이 대표적이다. 서구 열강의 조계지가 설치돼 있던 상하이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는 주인공 브루스 리가 일본인들이 도장에 던져 놓고 간 ‘도우아뵤오후’ 편액을 떼어내 내동댕이쳐 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면서 “중국인은 동아시아의 병자가 아니다”라고 외친다. 리옌제 주연의 영화 ‘무인 곽원갑’(2006)에서는 주인공이 서구의 근육질 무사들을 차례로 때려눕힌다. ‘아시아의 병자’라 조롱하는 서구 열강을 격파한다는 의미다. 중국 외교부가 ‘중국은 진정한 아시아의 병자’(China is the real sick man of Asia)라는 칼럼 제목을 문제삼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중국 주재 기자 3명의 기자증을 회수하고, 강제추방 명령을 내렸다. 지금 어느 누구도 미국과 쌍벽을 이루는 중국을 ‘아시아의 병자’라 여기지 않는데도 중국이 100년 전의 자격지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닌지 안타깝다. 스스로를 대국으로 자처하는 중국이 여전히 기자증 갱신을 무기로 외국언론까지 통제하는 악습을 버리지 않는 것도 놀랍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발표 하루 전날 미 국무부는 신화통신 등 중국 국영언론사들에 대한 규제 방침을 밝혔다. 추방조치가 그 보복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tinger@seoul.co.kr
  • 아파트 천장에서 사람 피가 ‘뚝뚝’…美 세입자의 끔찍한 사연

    아파트 천장에서 사람 피가 ‘뚝뚝’…美 세입자의 끔찍한 사연

    캐나다에 거주 중인 미국 군인이 자신의 아파트에 빗물이 아닌 ‘핏물’이 샌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려 충격을 주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현지 언론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중남부 위니펙에 사는 애덤 호켓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천장에서부터 떨어져 내린 액체가 벽과 세면대를 붉게 물든 사진을 올렸다. 호켓의 주장에 따르면 전날인 15일 저녁, 집에 돌아온 뒤 욕실 문을 열었을 때 욕실 벽면을 타고 붉은 액체가 뚝뚝 흘러내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는 직감적으로 문제의 액체가 사람의 혈액이라는 것을 알아챘지만 ‘피가 새는 천장’을 막을 길이 없었다. 세면대와 벽은 온통 붉은 피로 더러워진 후였다. 호켓은 피가 새는 것으로 추정되는 위층으로 뛰어 올라갔고, 이미 숨져 있는 윗집 남성을 발견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 조사를 마친 뒤 3시간이 지나서야 시신을 수습했는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호켓은 곧바로 자신의 상관에게 연락해 상황을 설명하고 집을 바꿔줄 것을 요청했지만, 상사는 이를 단칼에 거절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상사에게 나의 욕실이 모두 피투성이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미 욕실에 비치돼 있던 용품에도 피가 잔뜩 묻었을 뿐만 아니라 욕실 전체에서 피 냄새와 시신 냄새가 가시지 않는다고도 말했다”면서 “영하 25℃의 날씨 탓에 문을 열 수도 없으니 집을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들도 불안한 기색이 역력한 상황이라 당장 집을 바꿔달라고 말했지만, 보험사와 이야기해보라고 말할 뿐 더 이상의 지원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상관은 도리어 나를 조롱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 남성은 현지에서 부동산을 관리하는 회사 측에 건의한 끝에 간신히 청소전문업체의 청소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이 관리업체는 “호켓을 위해 해당 아파트의 임대차 계약 내용을 수정하고 새 아파트를 찾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호켓은 “일이 해결되는 동안 내게 머물 곳을 준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표한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곽병찬 칼럼] 표현의 자유, 지식인의 공깃돌이 아니다

    [곽병찬 칼럼] 표현의 자유, 지식인의 공깃돌이 아니다

    임미리씨가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했고, 이낙연 전 총리가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 내정자 자격으로 사과를 했고, 임씨가 ‘수용한다’고 했다. 그러면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임씨의 칼럼으로 말미암은 표현의 자유 소동은 종결된 걸까. 임씨가 말하는 ‘국민’은 누구이고, 이 전 총리가 사과했다는 ‘국민’은 누구인가. 소동을 일으킨 건 민주당이다. ‘민주당만 빼고’라는 대목만 빼면 지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판 혹은 비난인데도 ‘고발’했다. ‘협량하다’느니 ‘오만하다’느니 ‘겸손하지 못했다’느니 따위의 말들이 논란의 키워드가 된 것은 그 때문이다. 사실 그런 말은 표현의 자유 침해를 따질 때 쓸 것은 아니다. 임씨가 책임에서 자유로운 것도 아니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전국적 망을 가진 대형 스피커로 거두절미하고 ‘민주당만 찍지 말라’는 소리가 퍼지는데 침묵할 정당이 어디 있을까. 당장 표 떨어지는 소리 때문에 후보자들이 당 지도부를 비난했겠지만, 후보가 확정된 뒤라면 그들이 먼저 흥분했을 것이다. 임씨의 글은 상식적으로 보아도 현행 선거법 위반 소지가 크다. 후보자 확정 여부를 따지지만, 이번 선거법 개정과 함께 자유한국당이 비례대표 과점을 위한 ‘위성정당’을 창당할 정도로 정당은 그 자체로 후보자가 되었다. 문제는 ‘국민’이다. 임씨가 지목한 국민은 참으로 곤혹스럽다. 그는 정당과 정치인이 국민을 농락하는 이유를 ‘국민’이 ‘최악을 피하려 차악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마도 그 국민이란 ‘민주당 지지자’일 것이다. 임씨는 그들에게 이번엔 ‘민주당만 빼자’고 했다. 민주당은 ‘최악’이다. 나름대로 수많은 고민 끝에 결정한 선택인데 나라를 그르치고 또 그르칠 죄인 취급을 당한 이들에게 임씨의 ‘말’은 살아온 삶, 인격, 양식에 대한 모욕이다. 동의할 수도 없는 이유로 훈계까지 들어야 했으니 더욱 그렇다. 검찰 개혁, 노동 여건 악화, 재벌 개혁 포기, 정권 이해 골몰 등. 설사 동의한다 해도 ‘도로 새누리당’이나 ‘떴다방 정당’이 왜 민주당보다 나은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다짜고짜 ‘민주당만 빼고’ 하자는 요구만 있다. 그런 ‘민주당 지지자’를 위로하는 말이 공교롭게도 임씨를 지지하는 홍세화씨의 칼럼에 한 대목 있다. “알제리 독립전쟁 당시 민족해방전선에 군자금 전달을 마다하지 않던 장폴 사르트르를 단죄해야 한다는 측근에게 드골이 ‘그도 프랑스야’라고 만류했다.”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지식인의 역할을 존중한 것’이라는 필자의 엘리트주의적 해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저 드골의 말을 있는 그대로 임씨에게 전하고 싶다. ‘지식인 임씨’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임씨가 자괴감을 강요한 민주당 지지자들도 드골의 말처럼 대한민국이고 그 국민이다. 그들은 어쩌면 2016년 겨울부터 2017년 봄까지 어쩌면 ‘그런 지식인들’보다 더 열심히 거리에서, 삶터에서 정상국가를 염원했다. 함부로 조롱해선 안 된다. 그런 일에 쓰라고 표현의 자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지식인들을 자극한 것은 검찰 고발이었다. 솔직히 말해 보자. 여당이 고발한다고 겁먹을 검찰인가. 여권을 잡는 데 혈안이 된 게 검찰이다. 그리고 말을 일삼는 지식인이라면 그 ‘말’에 대해 책임도 져야 한다. 1997년 대통령선거일 하루 전인 12월 18일치 시사주간지 ‘한겨레21’은 선거운동 기간 중 여론조사 결과의 추이를 분석한 기사를 게재했다. 유권자가 가장 목말라했던 정보였다. 그러나 선거법에 금지된 것이었으니 고발은 당연히 예상되는 것이었다. 김종철 기자는 이후 김대중 정부 아래서 수사, 기소, 재판 등 법정 절차 외에 헌법소원까지 제기하며 왜 ‘선거법이 부당하고 보도가 정당한지’ 세상에 알렸다. 그는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고, 공민권 제한을 당했지만, 2005년 선거법 관련조항은 개정됐다.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국민의 알권리를 넓히는 데는 그런 희생이 있었다. 멕시코의 비폭력 민족해방군(신사파티스타) 지도자 마르코스는 ‘말은 민중의 무기’라고 했다. 약자들의 유일한 무기가 ‘말’이다. 그런 ‘말’을 몇몇 지식인들이 고성능 스피커를 가진 집단(언론사)과 결합해 독과점해서는 안 된다. 더군다나 표현의 자유가 이들의 무분별한 감정이나 배설하고, 책임은 모면하는 수단이 돼서도 안 된다. 표현의 자유는 지식인의 공깃돌이 아니다.
  • 법원, 노무현 전 대통령 ‘합성 사진’ 교학사-노건호씨에 화해 권고

    법원, 노무현 전 대통령 ‘합성 사진’ 교학사-노건호씨에 화해 권고

    아들 노건호씨, 10억원 청구…형사사건은 불기소법원 “희망처에 기부…일간지에 사과문” 화해 권고양측 14일 이내 이의서 제출 안 하면 화해 성사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 사진을 역사 교재 자료 이미지로 사용해 정신적 고통을 당했다며 노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가 출판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양측에 화해를 권고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15부(부장 김국현)는 원고가 희망하는 기부처에 피고 교학사가 일정 금액을 기부하라는 화해 권고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또 출판사가 일간지에 사과문을 게재하도록 했다. 다만 사과문 게재를 원치 않으면 그 비용만큼 기부금을 추가로 내도록 했다. 구체적인 기부처와 기부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법원은 기부금 총액으로 1억원이 넘지 않는 금액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건호씨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교학사에 청구한 금액은 10억원이다. 노건호씨와 교학사 양측이 모두 법원의 화해 권고를 받아들이면 이대로 소송이 종료된다. 화해 권고 결정은 재판상 화해와 효력이 같아 항소·상고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한쪽이라도 이의서를 제출하면 변론이 재개돼 소송이 계속된다. 노무현재단은 “법원의 권고안을 받아들일지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의서는 결정문이 송달된 지 14일이 되는 24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교학사는 KBS 2TV 드라마 ‘추노’에 노비로 분한 출연자의 얼굴에 비하할 목적으로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고급 최신기본서’에 실었다.사진이 게재된 사실이 지난해 3월에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이 사진은 당초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 저장소’에서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할 목적으로 만들어 유포한 사진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건호 씨는 작년 남부지법에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교학사 관계자들을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 등으로 처벌해달라고 서울서부지검에 고소장도 제출했다. 검찰은 고소 사건을 경찰에 맡겼고, 경찰은 수사를 거쳐 ‘구체적인 허위사실 적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불기소(혐의없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이 사건을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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