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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채꽃 바다를 가로지르는 봄길, 가시리 녹산로

    유채꽃 바다를 가로지르는 봄길, 가시리 녹산로

    표선면 가시리마을 진입로에서 시작되는 녹산로는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가장 넓게 품어내는 길이다. 10㎞에 이르는 이 도로는 봄이면 유채꽃과 벚꽃이 동시에 피어나며 제주의 중산간을 노랗게 물들인다. 등산로처럼 시작과 끝이 분명한 길은 아니지만 녹산로를 따라 걷거나 달리다 보면 하나의 긴 탐방 코스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가시리마을 초입에서 차를 세우고 길 위에 서면 시야를 가득 채운 유채꽃 너머로 완만한 오름들과 멀리 한라산 자락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길은 완만하게 이어지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며 중산간 특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녹산로는 단순히 아름다운 봄길에 그치지 않는다. 이 길은 조선 시대 최고의 국영 목장이었던 녹산장이 있던 곳으로 예로부터 많은 말을 키웠던 초원이었다. 제주의 마문화 형성과 녹산로는 여기에서 비롯됐으며 말의 숨결이 스며 있는 역사 위를 지나가는 곳이다. 과거 나라에서 필요로 한 어승마(왕이 타는 말)와 갑마(최고 품종의 말)를 길러내던 초원은 지금 유채꽃밭으로 바뀌었지만 드넓은 공간이 주는 개방감은 그대로 남아 있다. 꽃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유채가 일제히 흔들릴 때면 초원을 달리던 말들의 움직임이 겹쳐 보이는 듯하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가시리 풍력발전단지의 하얀 풍차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자연과 인공 구조물이 만들어내는 대비가 의외로 조화롭다. 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회전하는 풍차 아래로 유채꽃이 펼쳐진 풍경은 녹산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장면이다. 이 지점부터는 등산에서 능선에 오른 뒤 조망이 트이는 순간처럼 시야가 한층 넓어진다. 녹산로의 진짜 매력은 속도를 늦출 때 드러난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도 아름답지만 잠시 차를 세우고 길 위에 서서 바람과 꽃향기를 마주할 때 이 길은 비로소 ‘탐방로’가 된다. 유채꽃 사이로 난 농로, 돌담 너머로 이어지는 초지, 그리고 그 위에 펼쳐진 구름까지 모두가 한 코스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3월 말에서 4월 초가 되면 녹산로는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도로를 따라 늘어선 벚나무들이 차례로 꽃을 터뜨리며 유채꽃과 함께 봄의 절정을 알린다. 아직 초원이 완전히 깨어나기 전 연한 분홍빛 벚꽃과 노란 유채꽃, 중산간의 맑은 하늘이 어우러진 풍경은 화려하고 아름답다. 녹산로 인근에는 제주의 목축문화를 엿볼 수 있는 조랑말박물관과 완만한 능선이 아름다운 따라비오름, 갑선이오름이 자리해 짧은 산행을 곁들이기 좋다. 탐방을 마친 뒤에는 가시리·표선 일대에서 제주 흑돼지와 갈치조림, 고등어구이 등 제주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중산간과 바다 풍경을 함께 담은 카페들도 곳곳에 자리해 여정을 마무리하기 좋다.
  • 유채꽃 바다를 가로지르는 봄길, 가시리 녹산로 [두시기행문]

    유채꽃 바다를 가로지르는 봄길, 가시리 녹산로 [두시기행문]

    표선면 가시리마을 진입로에서 시작되는 녹산로는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가장 넓게 품어내는 길이다. 10㎞에 이르는 이 도로는 봄이면 유채꽃과 벚꽃이 동시에 피어나며 제주의 중산간을 노랗게 물들인다. 등산로처럼 시작과 끝이 분명한 길은 아니지만 녹산로를 따라 걷거나 달리다 보면 하나의 긴 탐방 코스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가시리마을 초입에서 차를 세우고 길 위에 서면 시야를 가득 채운 유채꽃 너머로 완만한 오름들과 멀리 한라산 자락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길은 완만하게 이어지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며 중산간 특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녹산로는 단순히 아름다운 봄길에 그치지 않는다. 이 길은 조선 시대 최고의 국영 목장이었던 녹산장이 있던 곳으로 예로부터 많은 말을 키웠던 초원이었다. 제주의 마문화 형성과 녹산로는 여기에서 비롯됐으며 말의 숨결이 스며 있는 역사 위를 지나가는 곳이다. 과거 나라에서 필요로 한 어승마(왕이 타는 말)와 갑마(최고 품종의 말)를 길러내던 초원은 지금 유채꽃밭으로 바뀌었지만 드넓은 공간이 주는 개방감은 그대로 남아 있다. 꽃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유채가 일제히 흔들릴 때면 초원을 달리던 말들의 움직임이 겹쳐 보이는 듯하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가시리 풍력발전단지의 하얀 풍차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자연과 인공 구조물이 만들어내는 대비가 의외로 조화롭다. 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회전하는 풍차 아래로 유채꽃이 펼쳐진 풍경은 녹산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장면이다. 이 지점부터는 등산에서 능선에 오른 뒤 조망이 트이는 순간처럼 시야가 한층 넓어진다. 녹산로의 진짜 매력은 속도를 늦출 때 드러난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도 아름답지만 잠시 차를 세우고 길 위에 서서 바람과 꽃향기를 마주할 때 이 길은 비로소 ‘탐방로’가 된다. 유채꽃 사이로 난 농로, 돌담 너머로 이어지는 초지, 그리고 그 위에 펼쳐진 구름까지 모두가 한 코스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3월 말에서 4월 초가 되면 녹산로는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도로를 따라 늘어선 벚나무들이 차례로 꽃을 터뜨리며 유채꽃과 함께 봄의 절정을 알린다. 아직 초원이 완전히 깨어나기 전 연한 분홍빛 벚꽃과 노란 유채꽃, 중산간의 맑은 하늘이 어우러진 풍경은 화려하고 아름답다. 녹산로 인근에는 제주의 목축문화를 엿볼 수 있는 조랑말박물관과 완만한 능선이 아름다운 따라비오름, 갑선이오름이 자리해 짧은 산행을 곁들이기 좋다. 탐방을 마친 뒤에는 가시리·표선 일대에서 제주 흑돼지와 갈치조림, 고등어구이 등 제주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중산간과 바다 풍경을 함께 담은 카페들도 곳곳에 자리해 여정을 마무리하기 좋다.
  • “개·고양이보다 귀여워”… 중국 ‘미니말’ 인기 급상승 [여기는 중국]

    “개·고양이보다 귀여워”… 중국 ‘미니말’ 인기 급상승 [여기는 중국]

    2026년 병오년 ‘말의 해’를 맞아 중국에서 반려동물로 미니말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판매자들은 개나 고양이보다 키우기 쉽다고 홍보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한순간의 충동구매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7일 중국 현지 언론 환치우망 보도에 따르면 키 1m도 채 되지 않는 앙증맞은 미니 조랑말이 중국 소셜미디어(SNS)를 장악했다. 애니메이션 ‘마이 리틀 포니’를 닮은 품종인 셰틀랜드 포니가 주인공으로 떠오르며 순식간에 이른바 ‘인싸 반려동물’로 자리 잡았다. 온라인에는 “귀엽다”, “당장 사고 싶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약 8000위안, 한화로 약 167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상품 소개에는 성격이 온순하고 아이가 탈 수 있어 정서 발달에 좋다는 문구가 빠지지 않는다. 사육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간단하다”는 답이 돌아온다. 판매자들은 3~5 ㎡ 정도의 공간에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장소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먹이는 풀 위주로 생풀이나 건초, 농작물 줄기를 주면 되고 하루 한 번만 먹이면 된다고 강조한다. 사료비도 하루 2에서 3위안이면 충분하다며 한화로 500원에서 600원 수준이라고 홍보한다. 개나 고양이처럼 예방접종이 필요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내세운다. 개는 산책이 필요하지만 말은 마당에 두면 된다며 산책을 시켜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과연 말 한 마리를 기르는 일이 이렇게 쉬울까. 그러나 실제로 말을 키우거나 승마를 배운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충동적으로 데려오지 말고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사람만 선택하라는 경고가 잇따른다. 실제 사육 비용은 구매 가격에서 끝나지 않는다. 조랑말은 체구만 작을 뿐 예민한 성향을 지닌 말이기 때문에 키우기 쉽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쉽게 죽지 않는 것과 키우기 쉬운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먹이 역시 판매자 설명과 다르다. 하루 한 번이면 된다는 말과 달리 말은 하루 14시간에서 16시간가량 거의 쉬지 않고 풀을 뜯는다. 건초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하는데 도시 가정에서 이를 충족하기는 쉽지 않다. 배설물 관리도 큰 부담이다. 말은 신진대사가 활발해 하루 배설 횟수가 십여 차례에 이른다. 전문 마방에서는 보통 2시간마다 한 번씩 분뇨를 치우지만 일반 도시 주택에서 이를 감당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사육 비용의 핵심은 발굽과 치아 관리다. 말은 크기와 상관없이 정기적으로 치아를 갈아주고 발굽을 다듬어야 한다. 발굽 손질 비용은 한 번에 최대 40만원이 넘고 여름철에는 매달 관리가 필요하다. 전문 수의사가 부족해 출장 진료를 받을 경우 출장비만 20만원을 넘는 사례도 있어 일반 가정에는 큰 부담이 된다. 전문가들은 도시에서 조랑말을 기르는 행위는 가축 사육에 해당할 수 있어 방역 신고, 사육 장소 확보, 분뇨 처리 등 관련 절차를 갖춰야 한다고 설명한다. 허가 없이 사육할 경우 행정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경고했다.
  • [포착] 낙타·조랑말·군견이 왜 여기서…인도 열병식의 이색 장면

    [포착] 낙타·조랑말·군견이 왜 여기서…인도 열병식의 이색 장면

    26일(현지시간) 인도 수도 뉴델리 카르타비야 대로(Kartavya Path). 자동소총을 멘 병사들이 발을 맞춰 전진하고 장갑차와 미사일, 레이더, 전차가 뒤따랐다. 상공에서는 전투기가 굉음을 냈다. 이 장엄한 공화국의 날 퍼레이드 한복판에서 낙타와 조랑말, 군견으로 구성된 ‘동물 부대’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AP통신에 따르면 인도는 이날 제77주년 공화국의 날을 맞아 헌법 채택(1950년 1월 26일)을 기념하는 퍼레이드를 열었다. 넓은 잔디와 수로, 가로수가 늘어선 카르타비야 대로에는 수천 명의 관중이 몰려 병력과 기갑·미사일 전력의 행진을 지켜봤고 그 사이로 등장한 동물 부대는 단숨에 시선을 끌었다.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 타임스는 쌍봉낙타(바크트리안 낙타), 잔스카르 조랑말, 군견이 포함된 이 부대를 “이날의 주연”으로 전했다. ‘힘 요다’(Him Yodha)로 불린 이 편성은 힌디어로 ‘설원(히말라야)의 전사’를 뜻하는 이름으로, 시아첸 빙하의 혹한과 험준한 히말라야, 접경 전방(LAC·LoC) 등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환경에서 수송·정찰·경계를 맡아온 동물 전력의 지속성을 상징한다는 설명이다. 인도 육군은 이번 동물 부대 공개가 전통 전력과 현대 군사 체계의 공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위성·드론·미사일 중심의 전장이 펼쳐지는 시대에도 일부 지형에서는 동물이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지원 수단임을 분명히 했다는 평가다. 인도 육군은 약 120만 명의 병력을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상비군 가운데 하나로, 중국·파키스탄과 맞닿은 광범위한 산악 국경을 동시에 관리하고 있다. 히말라야와 시아첸 빙하 일대에서는 고도와 기후 제약으로 기계화 전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해, 동물 전력은 지금도 실질적 작전 자산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번 퍼레이드에서 동물 부대를 전면에 내세운 장면은 변화하는 전장 환경 속에서도 현실적 작전 필요와 전통을 함께 강조하려는 인도 육군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 “불량품이 더 좋아”…‘우는 말’ SNS서 10억 조회, 공장은 엉겁결 ‘돈방석’

    “불량품이 더 좋아”…‘우는 말’ SNS서 10억 조회, 공장은 엉겁결 ‘돈방석’

    중국 공장의 제작 실수로 태어난 우는 표정의 말 인형이 대박을 터뜨렸다. 불량품으로 여겨졌던 이 인형이 ‘직장인의 자화상’이라는 공감대를 불러 일으키며 소셜미디어(SNS)를 강타하면서 하루 판매량은 400개에서 수만 개로 폭증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동부 지역의 한 공장에서 생산 실수로 만들어진 장난감 조랑말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우는 말’로 불리는 인기 상품이 됐다. 중국 SNS에서 관련 주제는 10억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높이 20㎝의 이 말 인형은 25위안(약 5300원)에 판매됐다. 말의 해를 상징하며 행운을 뜻하는 붉은색으로 제작됐다. 몸에는 ‘재물이 빨리 들어온다’는 금색 문구가 수놓아져 있다. 지난 1월 한 누리꾼이 온라인에 우는 표정의 조랑말 사진을 올리면서 대중의 관심이 촉발됐다. 재봉 과정에서 실수로 인형의 입이 삐죽해지고 콧구멍이 아래로 향하면서 우는 표정이 만들어진 것이다. 판매업체는 처음에 불량품으로 여기고 교환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많은 누리꾼들이 오히려 이 표정을 더 좋아하며 ‘우는 말’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한 구매자는 “이 작은 말이 너무 슬프고 불쌍해 보이는데, 직장에서 느끼는 내 기분과 똑같다”며 “말의 해에 이 우는 장난감과 함께 직장에서의 모든 불만을 뒤로하고 행복만 간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구매자도 웃는 표정의 말보다 우는 말이 더 공감된다고 밝혔다. “불완전함이야말로 평범한 사람들의 진실한 모습”이라며 “우리의 결점이 삶을 진정으로 생동감 있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 과로에 시달리는 노동자를 뜻하는 ‘니우마’(소와 말)라는 표현이 유행하는 상황에서, 이 우는 장난감은 직장인의 새로운 상징으로 떠올랐다. 본래 불량품이었던 장난감은 젊은층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공장 주인 장훠칭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0월 말 인형 출시 이후 하루 판매량이 400개에 불과했지만, 우는 말이 화제가 되자 현재는 매일 수만 건의 주문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급증한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공장은 10개 이상의 생산 라인을 추가했다. 회사는 우는 표정의 말에 대한 디자인 특허를 출원했으며 열쇠고리와 여행용 목 베개 같은 상품으로도 사업을 확대했따. 장씨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중동, 동남아시아 등 해외 도매 주문도 급증했다고 전했다.
  • 불의 기운 지닌 ‘붉은 말’처럼 힘차게 달려라 [2026 적토마의 해]

    불의 기운 지닌 ‘붉은 말’처럼 힘차게 달려라 [2026 적토마의 해]

    천간과 지지 모두 ‘불의 성질’ 지녀생명력·활동성·변화가 강조되는 해현대차 포니·美 머스탱 등 ‘말 상징’인간과 신을 잇는 매개체로도 인식‘푸른 뱀의 해’ 을사년(乙巳年)을 보내고 ‘붉은 말의 해’ 2026년 병오년(丙午年)을 맞았다. 말은 털빛에 따라 다양한 표현이 있는데, 이 가운데 털빛이 붉은 말을 부르는 한글식 표현은 ‘절따말’이다. ‘붉은 말의 해’는 동아시아 전통 역법 체계에 근거한다. 하늘의 기운을 풀어낸 열 개 천간(天干)과 땅의 기운을 나타내는 열두 개 지지(地支)로 시간과 우주의 질서를 표현한다. 천간 중 병(丙)은 오행에서 불, 동물 상징과 연결된 지지 중 오(午)는 말을 상징한다. 오 또한 불의 성질을 지닌 지지로 분류되기 때문에, 병오년은 천간과 지지 모두 불의 기운을 지닌 해로 해석된다. 불은 붉은 색, 태양, 열, 생명력, 확산과 표출의 의미를 갖는다. 계절로는 여름, 시간으로는 정오에 해당한다. 이런 불의 속성이 말이라는 형상과 결합한 병오년은 전통적으로 활동성과 변화가 강조되는 시기로 인식됐다. 말은 인류와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동물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인간은 야생마를 길들여 타고 다니면서 이동의 범위를 크게 확장했다. 이는 전쟁과 교역, 탐험을 가능하게 한 이동 수단이자 노동력이었으며, 문명이 형성되는 데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근대 이후 운송수단이 기차와 자동차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옛 기억은 분명히 남아있다. 현대자동차가 처음 독자 생산한 승용차는 포니(조랑말)였고, 에쿠스 역시 라틴어에서 말을 뜻한다. 미국 자동차 머스탱도 북미 지역 야생마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이탈리아 자동차 페라리는 도약하는 말을 상징으로 쓴다. 속세의 이동 수단인 말은 또한 다양한 문화에서 생과 사, 인간계와 신성한 세계를 잇는 경계의 존재로 여겨졌다. 신라 천마총에서 출토된, 하늘을 힘차게 날아가는 말 그림인 천마도(天馬圖)가 대표적이다. 동아시아 전통에선 십이지지 동물들을 방위와 시간을, 인간의 삶을 수호하는 존재로 형상화해 십이지신(十二支神), 또는 십이신장(十二神將), 십이신왕(十二神王)이라 불렀다. 열두 동물은 각각 의미를 갖는다. 자신(子神·쥐)는 지혜와 다산, 축신(丑神·소)은 인내와 성실, 인신(寅神·호랑이)은 용맹과 용기, 사신(巳神·뱀)은 통찰과 신비, 유신(酉神·닭)은 성실과 경계 등이다. 이중 오신(午神)은 수행과 안락, 자유,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을 관장하는 존재로 설명된다. 한국 무속에서는 말을 탄 신(神)을 표현한 형상이 자주 등장한다. 하얀 말을 탄 백마신장은 장군신으로서 공동체를 수호하는 존재로 여겨졌으며, 무신도에는 붉은 말을 탄 장군의 모습도 나타난다. 말 색깔은 달라도 인간과 신을 매개하는 역할은 동일하며, 붉은 말은 불의 힘과 전투성을 강조하는 상징으로 사용된다. 불교 회화에서도 말은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태고사 시왕도와 같은 불교 탱화에는 저승사자가 말을 타고 망자를 인도하는 장면을 묘사해놨다. 이는 죽음 이후의 이동과 이행을 상징한다. 장례 행렬에 사용된 상여 장식 꼭두에 말 탄 인형들이 있는데 역시 이런 인식과 연결된다. 이육사는 시 ‘광야’에서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曠野)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며 고난과 희생 속에서도 미래를 향한 강한 믿음을 노래하기도 했다. 말과 관련된 속담도 많다. ‘말은 타 봐야 알고 사람은 사귀어 봐야 안다’는 경험을 통한 판단의 중요성을, ‘말이 천 리를 가고 고삐는 손에 있다’는 능력에 대한 통제와 책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좋은 말은 마구간에 있어도 빛이 난다’는 본질적 가치가 환경과 무관하게 드러난다는 인식을 담고 있다. 한반도 역사에서 병오년에 일어난 가장 큰 사건은 병오박해다. 1846년(조선 헌종 12년)에 발생한 병오박해는 다른 박해에 비해 희생자가 적었지만 한국 최초의 가톨릭 사제이자 성인으로 시성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순교한 사건으로 중요도는 크다. 띠로 성격을 파악하거나 십이간지에 색깔을 입혀 해석하는 게 과학적이지 않다는 건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사소한 의미라도 붙잡아 마음을 다잡고 싶은 게 새로운 시작, 새해를 맞이하는 심정이기도 하다. 붉은 말의 해에는 달리되 고삐를 쥐고, 불타오르되 소진되지 않는, 속도 속에서도 쉬어가고 회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배울 수도 있다. 말의 등에 어떤 마음으로 올라탈지는 각자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 한국마사회 제작 지원 AI 영화 ‘몽생전’… 런던아시아영화제 공식 초청 ‘쾌거’

    한국마사회 제작 지원 AI 영화 ‘몽생전’… 런던아시아영화제 공식 초청 ‘쾌거’

    제10회 LEAFF ‘Future Frame: AI 섹션’ 신설 첫 초청작제주 조랑말 신화, 런던 관객에 깊은 울림 예고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는 마사회 경마방송 KRBC가 제작 지원하고 ‘스튜디오 프리윌루전’이 만든 인공지능(AI) 단편영화 ‘몽생전’(Grand Prix: The Beginning of the Legend)이 제10회 런던아시아영화제(LEAFF)의 ‘Future Frame : AI 섹션’에 공식 초청되는 쾌거를 이뤘다고 24일 밝혔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런던아시아영화제(10.23.~11.2.)는 처음으로 AI 섹션을 신설했다. 총 12편의 작품이 초청되었으며, 몽생전은 다음달 1일 런던 소호호텔 시네마에서 ‘AI Cinema #3 섹션’으로 상영될 예정이다. ‘몽생이’와 소녀의 감동 서사… AI 기술로 신화적 상상력 구현몽생전은 제주도를 배경으로, 어린 소녀가 친구인 ‘몽생이’(제주 방언으로 조랑말)를 지켜내기 위해 신들에게 맞서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작품은 AI 기술과 신화적 상상력을 결합하여, 인간과 자연, 그리고 말(馬)이라는 존재의 의미를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특히, 영화 ‘중간계’의 AI 연출을 맡았던 권한슬 감독이 몽생전의 총 연출을 맡아 높은 완성도의 영상미를 구현했다. 전혜정 런던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국이 경마의 종주국인 만큼, 신과 인간의 경주를 다룬 몽생전의 이야기가 현지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공기업과 스타트업 협력… AI 창작 생태계 확장 시동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은 몽생전의 초청이 “공기업이 스타트업과 협력하여 AI 창작 생태계를 확장하고, 말 산업을 문화·예술적 가치로 재조명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도 AI 다큐멘터리, 국민 참여형 AI 콘텐츠 공모전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말과 인간의 이야기’를 새롭게 풀어낼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한편, 제10회 런던아시아영화제 오프닝작으로는 ‘범죄도시’와 ‘카지노’ 등으로 유명한 한국의 강윤성 감독 작품의 중간계가 선정되었다.
  • 광어축제 갈까, 칠십리축제 갈까… 17~19일 제주 가을철 축제 절정

    광어축제 갈까, 칠십리축제 갈까… 17~19일 제주 가을철 축제 절정

    제주지역 곳곳에서 가을철 지역축제가 시작된다. 제주도는 국제트레일러닝대회를 시작으로 서귀포칠십리축제, 광어축제 등 이달부터 11월까지 예정된 지역축제만 총 23건(10월 19건, 11월 4건)에 달한다고 6일 밝혔다. 특히 오는 17~19일에 대표 축제가 몰려 절정을 맞을 전망이다. #제주바다가 키운 제주광어, 청정에 안심을 더하다… 17~19일 제주광어대축제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제주어류양식수산업 협동조합 일원에선 ‘제8회 제주광어대축제’가 개최된다.제주어류양식수협이 주최·주관하고 제주도와 수협중앙회가 후원하는 이번 축제는 ‘제주바다가 키운 제주광어, 청정에 안심을 더하다’라는 구호로 진행된다. 특히 ‘봄 도다리, 가을 넙치’라는 속담이 있다. 그 넙치의 표준어가 광어다. ‘넓다’라는 동사와 물고기를 뜻하는 ‘치’가 합쳐진 이름으로, 한방에서는 몸이 허한 사람을 보해주고 기혈이 부족한 사람에게 기운을 더해주는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광어 생산량은 1987년 20t에서 2010년부터 꾸준히 4만t 이상 양식되고 있으며, 광어는 국내 어류 양식 생산량의 약 50%를 차지하는 중요한 어종이다. 특히 제주의 용암지하해수를 사용해 연중 최적의 수온을 유지할 수 있어 전국 생산량의 48%를 차지하는 광어 양식의 주산지다. 행사장에선 광어회와 초밥을 비롯해 어묵, 떡볶이, 파전 등 광어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을 저렴하게 판매된다. 먹거리 외에도 제주 청년셰프 광어요리 경연대회, 제주광어대축제 가요제, 어류전시관, 가수 초청공연 등 다양한 체험행사와 볼거리가 제공되며, 행운권(경품) 추첨도 진행된다. 오상필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제주광어축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와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제주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최근 기후변화와 어업경비 상승 등으로 위축된 제주 양식업계의 단합은 물론 제주광어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귀포 대표축제 칣십리축제… 도내예술인·동아리 다 모여 거리퍼레이드서귀포 원도심 일원과 천지연폭포 주차장에선 ‘2025 문화의 달 행사’와 ‘제31회 서귀포칠십리축제’가 문화체육관광부와 서귀포시 공동 주최로 열린다. 서귀포시에 따르면 첫날인 17일에는 도내 예술인과 동아리가 참여하는 ‘우리동네 예술인’, 서커스 기반 공연 ‘혼둘혼둘’, 극단 ‘코끼리들이 웃는다’의 ‘물질’이 무대를 연다. 이어 세계적인 재즈 트럼펫 연주자 이브라힘 말루프와 밴드 엔플라잉의 공연이 예정됐다. 18일에는 서귀포시 17개 읍면동 주민 800여 명이 참여하는 칠십리 거리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설문대할망 본풀이’가 창작공연으로 첫선을 보인다. 청소년 페스타와 아동·청소년 연극제도 열리며, 콜롬비아 밴드 프렌테 꿈비에로와 국내 혼성밴드 자우림이 무대를 달군다. 19일에는 힙합과 EDM 공연과 함께하는 ‘칠십리 오픈런’과 칠십리가요제가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천지연폭포 주차장에서는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칠십리 모두장(플리마켓)’과 먹거리 부스, 푸드트럭이 마련된다. 서귀진지와 자구리공원에서는 관객 참여형 연극·무용 공연, 요가·명상, 지붕 없는 도서관이 운영된다. 마지막 날에는 오징어게임에 출연한 강애심 배우가 참여하는 ‘당신은 지금 바비레따에 살고 있군요’이 공연된다. 새연교에서는 제주 신화를 모티브로 한 시니어 패션쇼 ‘신들의 산책’ 등이 예정됐다. 시 관계자는 “오는 18일 거리 퍼레이드 시 중정로부터 정방로, 칠십리로, 천지연폭포까지 차량통행이 제한될 수 있으니 양해바란다”고 말했다. # 국내 최대·유일 TMB 월드시리즈 ‘2025 Trans Jeju 국제트레일러닝대회’국제적인 대회도 열린다. 국내 최대, 국내 유일의 UTMB 월드시리즈 ‘2025 Trans Jeju 국제트레일러닝대회’가 17일~ 19일 3일간 서귀포시에서 개최된다. 이 대회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배경으로 한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로, 세계 44개국에서 온 트레일러너들이 다앙한 코스를 통해 기량을 겨루게 된다. 트랜스제주 국제트레일러닝대회 조직위원회가 주최·주관하고 서귀포시가 후원하는 이 대회는 트레일러너라면 누구나 한번쯤 참가를 꿈꾸는 프랑스 샤모니에서 8월 말에 개최되는 UTMB(Ultra Trail du Mont Blanc) 파이널 대회의 참가 자격을 부여하는 전 세계 50개 UTMB 월드시리즈 대회 중 하나이다. 대회 코스는 155㎞, 100㎞, 70㎞, 20㎞ 4개 코스로 나뉘어서 진행되며, 올해 새롭게 신설된 155㎞와 기존 50㎞ 코스를 더 특별한 제주의 풍광을 느낄 수 있도록 새롭게 70㎞로 재설계되어 참가 선수들에게 색다른 경험과 감동을 전달 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세계 44개국에서 외국인 참가자 1800여 명을 포함한 총 4900여 명이 참가한다. 참가 가능 인원 대비 참가 희망 인원이 많은 UTMB 파이널대회는 매년 1월 참가자 확정을 위한 추첨을 진행하는데 지난 2년 동안 본인이 획득한 러닝스톤(유효기간 2년)의 개수만큼 당첨될 확률이 높아져 UTMB 파이널대회 참가를 위한 국내·외 참가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는 억새가 아름다운 표선면 가시리 조랑말체험공원 일대에서 개최하며, 70㎞는 가시리조랑말체험공원에서 출발하여 오름과 한라산 둘레길을 거쳐 제주월드컵경기장에 도착한다. 155㎞와 100㎞는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출발하여 치유의 숲, 영실코스, 윗세오름, 한라산 둘레길 및 한라산 정상 등 다양한 코스로 구성하여 제주의 아름다운 가을을 세계에 알릴 예정이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우리 대회는 자연과 스포츠가 조화를 이루는 국제적인 행사로 해마다 트레일러너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으며, 참가인원 외 동반 가족을 포함 6,000여 명 이상이 대회기간 체류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광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향후 UTMB 관계자 및 해외대회 관계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대회의 장기적인 발전방안을 마련해 우리 대회를 국내를 넘어 아시아 최고의 대회로 육성시키겠다”라고 밝혔다. #25~26일 제20회 제주마축제… 한국전 영웅 레클리스 기념행사 등 볼거리 풍성천고마비의 계절답게 제주의 대표 말(馬) 문화 축제인 ‘제20회 제주마축제’가 한국마사회와 제주특별자치도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마사회 제주본부가 주관으로 오는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간 렛츠런파크 제주 일원에서 개최된다. 주최 측은 올해 관람객 2만 5000~3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축제 기간 동안 렛츠런파크 제주 전역에서는 말교감 승마체험, 어린이 사생대회, 플리마켓, 트랙터 투어, 경주로 마라톤, 버스킹, 랜덤댄스 등 다양한 공연·전시·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특히 올해 축제의 백미는 한국전쟁 당시 활약한 군마 ‘레클리스’를 기리는 ‘레클리스 기념행사’다. 또한 25일 오후 7시부터는 하이키, 거미, 먼데이키즈, 비와이 등 인기가수들이 무대를 꾸미는 ‘레클리스 콘서트’가 열린다. 박승완 한국마사회 제주본부장 직무대행은 “제주마축제는 단순한 경마 이벤트를 넘어 제주 고유의 말문화와 지역 공동체가 어우러지는 종합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해왔다”며 “올해 축제가 도민과 관광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참여형 축제이자, 제주 말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밖에 18일부터 19일엔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혼인지 일대에선 제15회 혼인지 축제가 열린다. 삼신인과 삼공주의 결혼식을 재현한 전통혼례 체험과 다채로운 공연이 마련돼 전통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길 수 있다. 6일 오후 5시부터 오후 9시까지 송악산 주차장 일대에선 한가위 달마실 및 평화대공원 조성 기원 송악산 알뜨르 평화축제가 펼쳐진다. 알뜨르 유적지 체험 및 평화버스킹(알뜨르비행장 주차장 특설무대), 평화대공원 조성 기원 문화제, 태평무(양정인) 공연, 대금-태평소-춤의 협연, 한가위 송악산 달마실, 명절 음신 반 태우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도는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안전관리자문단, 소방·경찰·해경 등 각 분야 전문가로 합동 점검반을 구성해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또한, 축제나 행사시 다중운집인파에 따른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사고발생시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소방, 경찰 등 유관기관과 재난안전통신망 단말기(PS-LTE)를 이용하여 긴급상황에 대처할 계획이다. 조상범 제주도 안전건강실장은“가을철 지역축제가 도민과 관광객 모두가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장이 되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며, “도민과 관람객도 안전요원의 안내와 안전수칙을 지켜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길섶에서] 향수

    [길섶에서] 향수

    원초적인 청색에서 옅은 옥색까지, 다채로운 푸른빛이 넘실대는 항구 풍경이 가슴 밑바닥까지 시원하게 파고든다. 경남 통영에서 나고 자란 화가 전혁림의 작품 ‘통영풍경’(1992)이다. 생동감 넘치는 색채와 활기찬 구도의 그림에서 고향을 향한 작가의 깊은 애정이 또렷이 느껴진다. 제주 출신 변시지는 특유의 황토색으로 제주의 풍광과 정서를 표현한 화가다. 1980년대 작품 ‘고향’은 휘몰아치는 바람을 등지고 조랑말에 머리를 기대고 선 남자를 묘사했는데, 마치 작가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리는 ‘향수(鄕愁), 고향을 그리다’에서 만난 화가들의 고향 풍경이다. 오지호, 이응노, 김환기 등 근현대 대표 미술가들에게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이었던 고향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전시다. 예술가뿐이랴.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고향은 특별하다. 엊그제 코레일의 추석 승차권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접속자가 몰려 한때 시스템이 마비됐다고 한다. 명절이 다가올수록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깊어지는 법이다.
  • 학점 따고 취업 상담하고 … 제주올레길서 인생의 멘토 만나다

    학점 따고 취업 상담하고 … 제주올레길서 인생의 멘토 만나다

    “ ‘제주올레길과 자아성찰’ 과목은 학생들에게 휴대폰을 멀리하게 하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게 합니다. 집 안에만 있던 학생들이, 집 밖으로, 밝은 세상으로 나오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 김일환(63) 제주대 총장이 지난해 처음으로 ‘제주올레길과 자아성찰’ 교과를 신설한 이유에 대해 지난12일 글로벌 교육혁신 고등교육 네트워크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총장은 “2022년 3월 취임해 학교교육을 어떻게 할 지 고민하고 있을때 학교 학생 2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충격적이고 가슴 아픈 일을 겪었다”면서 “세상과 멀어지는 학생들을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세상을 논하고 인생을 논하는 젊음의 세계로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답을 올레길에서 찾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 상태로 그대로 간다면 가족도 사회도 모두 불행해진다는 생각에 길 위에서 길을 찾는 수업을 개발하게 됐다”며 “학생들이 올레길을 걸으며 멘토들과 인생상담과 취업상담을 하고 제주도의 환경, 그 가치까지 재발견하는 수업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올레길과 자아성찰’ 교과는 제주대가 지난해 첫 개설한 일반선택 1학점짜리 수업이다. 수강정원은 1학기 30명, 2학기 35명이었다. 1~4학년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매주 금요일 1~7교시에 수업이 진행된다. 정해진 올레길 1코스를 완주하며 김호민 에너지공사, 김영환 한국전력거래소 제주본부장, 김두한 JDC 미래사업실단장. 배우 류승룡, 홍혜걸 의학전문기자, 서명숙 제주올레길이사장 등 멘토와 길을 걸으며 인생·취업상담을 해 반응이 뜨겁다. 이영희 제주대 미래교육팀장은 “단지 올레길을 걷는데 학점을 부여하는 교과라는 점에서 주변에서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무전공, 학과 벽 허물기 등 모집 광역화로 입학할 학생들의 대학적응과 진로 설계를 지원하는 방안으로 교과 개설을 추진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관광개발학과 나옥진 학생은 왕루신 주 제주 중국 총영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며 “영어를 싫어하는 내게 불확실성 속에서 어떤 환경과 마주할 지 모르니 영어공부를 통해 다양한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조언해줬다”고 말했다. 독일학과 김건휘 학생은 “제주대 한림원 위원들과 함께 걸으며 독일유학에 대한 조언을 얻은게 좋은 경험이었다”며 “독일 유학의 장점과 한국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는 것이 시간과 비용 면에서 얼마나 유리한지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는데 유학이라는 목표가 더 구체화되었고 향후 계획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면접을 어떻게 보고 어떤 식의 문제가 나오는지 기업의 면접성향 등을 자세히 알 수 있는 취업상담만 한게 아니다. 멘토들과 경험을 공유하며 인생을 설계하는 소통의 시간을 함께 한다. 정치외교학과 김태정 학생은 ““올레길을 걸으면서 나는 서명숙 멘토에게 은혜를 입었다”면서 “길 위에서 길을 찾는다는 조언은 트레킹의 이정표가 됐고 화살표가 됐다”고 말했다. 물리학과 강경현 학생은 “같이 갔던 친구와 이야기 나누고 풍경을 보고, 그 풍경을 보며 이야기 나누고 서로 함께 바라보고 듣고 느꼈던 경험은 사람을 혼자 있게 만드는 미디어의 세상에서 우리를 같이 있게 만드는 가치 있는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멘토였던 김신숙 국방부 국장은 “인생은 긴 여정이다. 그중 20대는 가장 찬란하면서도 가장 불안한 시기다. 빛나지만 깨지기 쉬운 유리같은 시기다. 유리로 조각품을 만들어봐야 깨지기 쉽다. 시간을 들여 자신을 단단하게 연마하고 성긴 부분을 깎아 모양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면서 “매일 꼬닥꼬닥, 조랑말이 걸어가듯 꾸준히 하길 바란다. 와리지말고, 조들리지도 말며(성급해하지 말고 조급해지도 말며)”라고 조언했다. 수업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한 결과 수업 만족은 평균 4.08점(4.5점 만점)으로 나타났으며 과목을 주변에 추천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4.24점이 나와 과목 개설 호응도가 매우 높았다. 학생들은 올레길을 걷고 나서 최종 테스트 겸 소감후기 에세이를 작성해 발표의 시간을 갖는다. 멘토들도 참석한다. 제주대는 최종 결과를 ‘놀멍 쉬멍 걸으멍 간세다리’ 에세이로 발간하고 있다.
  • “이슬람 경전 못 외우자 총격”… 인도 ‘카슈미르 테러’ 최소 26명 사망

    “이슬람 경전 못 외우자 총격”… 인도 ‘카슈미르 테러’ 최소 26명 사망

    인도 카슈미르의 대표적 관광지 파할감에서 22일(현지시간) 무장 괴한들이 관광객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최소 26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 23일 로이터통신과 인도 PTI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휴양지 파할감에서 약 6㎞ 떨어진 바이사란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바이사란은 숲으로 둘러싸인 광활한 초원으로, ‘미니 스위스’라고 불린다. 목격자들은 무장 테러범들이 작은 목초지 인근 숲에서 나타나 산책하거나 조랑말을 타는 관광객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사망자는 대부분 인도인이었지만 아랍에미리트(UAE)와 네팔 국적 외국인도 있었다고 인도 정부는 밝혔다. 로이터는 190여명이 숨진 2008년 뭄바이 연쇄 테러 사건 이후 인도에서 벌어진 최악의 테러라고 평가했다. 한 목격자는 언론에 “여성은 살려 두고 남성을 향해서만 계속 쐈다”고 전했다. 눈앞에서 남편을 잃은 한 여성은 “악몽처럼 느껴졌다. 테러범이 3~4명이었다”며 “그들 중 한 명이 ‘너는 죽이지 않을 것이다. 가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말하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인도 정부는 인도의 통치에 반대하는 이슬람 무장 세력의 테러로 규정했다. 현장에 있던 20대 여성은 “(테러범들이) 텐트에 있던 아버지에게 이슬람 경전 구절을 외워 보라고 했다”며 “외우지 못하자 아버지를 세 번 쏘고 삼촌도 쐈다”고 PTI통신에 말했다. 파키스탄 테러단체 ‘라슈카르 에 타이바’(LeT)와 연관된 현지 반군조직 ‘저항전선’(TRF)은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중 급거 귀국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카슈미르 테러를 강력히 규탄한다. 배후에 있는 자들을 살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디 총리와 인도 국민들에게 가장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다.
  • 한국전 영웅 제주마 ‘레클리스’… 70년 만에 고향 품으로

    한국전 영웅 제주마 ‘레클리스’… 70년 만에 고향 품으로

    호국 영웅 ‘레클리스(Reckless)’가 엄마의 고향이자 자신의 뿌리인 제주에 70년 만에 돌아왔다. 제주특별자치도와 한국마사회는 지난 26일 오후 5시 렛츠런파크 제주에서 제주마축제와 연계해 한국전쟁의 영웅 레클리스의 용맹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한미동맹 71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념동상 제막식을 진행했다고 27일 밝혔다.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레클리스 동상 제막은 제주를 넘어 말산업과 마문화의 가치를 높이고,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시대적 정신을 구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레클리스의 업적이 더 빛날 수 있도록 말산업 공기업으로 맡은 바 역할에 더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오 지사는 “한국전쟁과 한미동맹의 상징이자 역사를 함께 쓴 자랑스러운 제주마 레클리스를 우리가 오랫동안 기억하지 못했다”며 “이번 제막식을 계기로 레클리스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제주 말산업특구의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이콥 로빈슨 주한 미 해병대 부사령관은 “작은 체구였지만 모든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보여준 레클리스는 진정한 해병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한국의 딸이자 모든 해병의 자매인 레클리스의 유산은 양국을 영원히 하나로 묶어줄 것”이라며 “이 동상이 한미 양국 국민의 끈기와 용기, 동맹 의지를 후대에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평택 미군기지 레클리스 동상 건립 계획을 발표하며 “레클리스가 보여준 용맹함과 충성심은 해병대의 귀감이자 한미동맹의 상징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오 지사,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 김광수 교육감, 로빈슨 주한 미 해병대 부사령관, 김 해병대 사령관, 위성곤·문대림 국회의원을 비롯해 한미 해병대 관계자 및 참전용사, 말산업 종사자, 도민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는 축하 서한을 통해 “하사 레클리스의 역사와 이번 기념 행사는 올해로 71주년을 맞이한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레클리스는 한국전쟁 당시 미 해병대 소속 군마로 활약했다. 산악 지형이 많은 한국에서 물자 공급을 주로 맡았다. 특히 1953년 네바다 전투에서는 포격이 쏟아지는 전장에서 두 차례 부상을 입고도 51차례에 걸쳐 368발의 포탄을 운반하는 공을 세웠다. 이는 미 해병대가 발포한 포탄의 95%에 달하는 분량이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57년 군마 최초로 미 해병대 하사 계급장을 받았으며, 미국 ‘라이프’지 선정 ‘미국 100대 영웅’에 이름을 올렸다. 레클리스는 미 해병대 본부를 포함해 미 전역에 6개의 동상이 세워졌으며, 한국에서는 경기 연천에 이어 제주에 동상이 마련됐다. 한편 레클리스 동상 제막을 기념하는 ‘제19회 제주마축제’는 27일까지 렛츠런파크 제주 일대에서 열린다. 조랑말과 함께하는 윷놀이를 비롯해 레클리스 몸짱대회, 몽생이 요리교실, 승마체험, 레클리스 기념 특별경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이와 함께 증강현실(AR) 제주마 홍보관, 캠핑존, 말과 친해지기, 버블체험존, 스탬프 투어, 말들기 체험존, 말죽거리 푸드존, 농수축산물 홍보관 등의 부대행사도 함께 운영된다.
  •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소주의 시작[한ZOOM]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소주의 시작[한ZOOM]

    1271년 칭기즈 칸의 손자 쿠빌라이 칸(Kublai Khan·1215~1294)이 원나라 초대 황제에 즉위했다. 그는 황제의 자리에 오르자마자 오랫동안 준비한 일본 정벌을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1274년과 1281년 두 차례에 걸친 일본정벌은 바다태풍의 영향으로 실패로 돌아갔다. 일본 정벌 당시 몽골군과 고려군은 제주와 안동에 주둔하고 있었다. 제주는 목초가 많고 맹수가 없어 말을 키우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제주에는 일본정벌에 필요한 군마(軍馬)를 키우기 위한 목장이 설치되었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오랫동안 지금의 제주말이 전통 제주말과 당시 몽골군이 데려온 몽골말(조랑말)과의 교잡종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최근 유전체 연구를 통해 제주말은 몽골말과 섞이지 않고 독립적으로 진화한 품종임이 밝혀졌다고 한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제주에서 몽골말이 전해지는 동안 내륙에 있는 경북 안동에서는 한국인의 ‘소울푸드’ 소주가 전해지고 있었다.소주의 시작 소주를 우리나라에서 시작한 전통주로 알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소주의 시작은 우리나라가 아니라 저 멀리 지금의 이란(Iran) 영토에 있었던 페르시아 제국(Persian Empire)이었다. 당시 페르시아에서는 위장약으로 증류주를 만들었다는데 이 증류주를 ‘아라크(Arak)’라고 불렀다. 아라크는 아랍어로 ‘땀’이라는 의미인데, 증류기에서 증기가 떨어지는 모양을 땀이 흘러내리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몽골이 서방원정을 통해 페르시아를 점령하면서 증류주인 아라크가 몽골에 전해졌다. 그리고 몽골이 일본정벌을 위해 안동에 주둔하면서 아라크가 고려에 전해졌다. 고려에서는 아라크를 아랄길(阿剌吉)이라고 불렀는데, 고려사람들은 아랄길의 높은 도수에 처음에는 거부감을 보이다가 나중에는 그 독한 맛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불사를 소(燒)자를 붙여 아랄길을 소주(燒酒)라고 부르게 되었다. 소주의 높은 도수 때문에 마셨을 때 온 몸이 타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앞에서 소주의 시작은 페르시아 위장약인 ‘아라크’라고 설명한 바 있다. 술을 마신 다음 날 해장을 위해 ‘해장술’로 속을 달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소주에 위장약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음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다시는 소주를 해장술로 마시는 일은 없을 것이다.소주의 시련 일제강점기 일본은 우리의 전통소주를 사라지게 하기 위해 특정 장소에서만 제조할 수 있도록 하는 주세령(酒稅令)을 발표했다. 이어 우리의 전통누룩이 아닌 일본누룩(흑국)을 사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전통소주는 맛과 품질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해방 이후 전통소주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일제시대 소주 제조방식은 계속 이어졌다. 여기에 한국전쟁으로 곡물부족 현상까지 겹치면서 쌀과 누룩을 사용하는 전통소주는 되살아나지 못했다. 결정적인 타격은 1965년 박정희 정부의 ‘양곡관리법’이었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당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지만 쌀로 술을 만들지 못하게 하면서 전통소주는 사실상 맥(脈)이 끊어져 버렸다. 다행히 안동소주가 은밀히 제조기법을 지켜온 덕분에 전통소주의 명맥이 간신히 살아날 수 있었다. 지금 우리가 마시고 있는 소주는 증류식 전통소주가 아닌 주정을 물로 희석한 ‘희석식 소주’이다. 양곡관리법 때문에 쌀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밀, 보리, 고구마 등을 재료로 사용했고, 원가절감을 위해 낮은 품질의 알코올을 사용하면서 소주는 맛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맛을 살리기 위해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Aspartame)’과 같은 화학성분을 넣어 지금의 희석식 소주가 탄생한 것이다. 아쉽게도 희석식 소주에 첨가된 화학성분은 우리 몸이 분해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소주를 마신 다음 날에는 숙취가 심해지는 것이다. 물론 지금의 희석식 소주는 제조기법이 고도화되고 소주회사들이 재료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 예전의 희석식 소주와는 맛과 향, 그리고 품질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외국에서 우리나라 소주에 대한 인기가 올라가면서 K-Culture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소주의 친구, 막걸리 소주와 함께 마시기는 너무 부담스럽지만 우리 전통술이라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이름은 누가 뭐라해도 ‘막걸리’이다. 막걸리의 공식이름은 흐를 탁(濁)을 붙여 만든 ‘탁주(濁酒)’이다. 탁주는 곡물을 발표시킨 다음 이름대로 탁하게 걸러내는 방식의 술이다. 막걸리와 동동주를 같은 것이라고 오해하기도 하는데, 차이가 있다면 동동주는 술이 익고 나서 떠오르는 밥알까지 그대로 띄워낸 막걸리이다. 삼국시대 문헌에 막걸리로 추정되는 술에 대한 기록들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막걸리는 한반도 농경시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막걸리 역시 소주와 마찬가지로 양곡관리법 때문에 사라질 위기에 처해지기도 했지만, 1990년대 들어 쌀 소비량이 감소하면서 다시 쌀막걸리가 부상하게 되고, 2000년대 들어 비만예방, 피부개선, 항암예방, 심혈관계 개선 등 막걸리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막걸리가 재평가되고 소비량도 늘어났다. 막걸리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어릴 적 기억들이 떠오른다.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 심부름으로 막걸리 한 병을 사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조금씩 빨아먹었던 기억이 있다. 예전에는 막걸리 뚜껑에 효모를 위한 숨구멍 같은 것이 있어 그쪽으로 막걸리 맛을 볼 수 있었다. 아버지는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아들을 혼내지 않으셨다. 그저 웃으면서 다음부터 두 병을 사오라고 하셨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조응(팀 잉골드 지음, 김현우 옮김, 가망서사) “인간을 넘어선 세계의 진실은 그 무엇도 고립되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은 비인간과 세계를 공유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돌은 돌이 아닌 것과, 나무는 나무가 아닌 것과, 산은 산이 아닌 것과 세계를 공유한다. (중략) 그 무엇도 고여 있지 않고 주변으로 새어 나가는 것이 생명의 조건이다.” 지구를 위협하는 총체적 생태 위기가 초래된 것은 인간이 ‘조응하는 법’을 망각했기 때문이라고 일갈하는 영국 인류학자 팀 잉골드의 최신작. 인간뿐 아니라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이 서로의 삶에 반응하고 개입하며 세계를 이룬 방식을 조응이라 일컫는 그는 생태와 예술 작업을 잇는 글쓰기를 통해 조응을 실천할 방법을 탐색한다. 360쪽. 2만 3000원.해가 늦게 뜨는 아침(필립 C 스테드 지음, 에린 E 스테드 그림, 강무홍 옮김, 주니어RHK) “우리는 한번도 농장 마당을 벗어난 적이 없는 걸.” 노새가 걱정하자 젖소는 “어떻게든 용기를 내야지” 하고 말해요. “우리는 용감해져야 해. 어디서 이런 용기가 솟아났을까 싶을 만큼.”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로 2011년 콜더컷상을 받은 미국 내 대표적인 그림책 작가 부부의 신작. 농장 밖으로 한번도 나가 본 적 없는 노새, 젖소, 조랑말이 ‘세상 끝’으로 가닿기 위해 용기를 짜내는 이야기가 우리의 꿈을 떠올리게 한다. 새벽과 아침 사이에만 피어오르는 신비로운 푸른빛, 시골 농가의 냄새까지 만져질 듯 담아낸 풍경이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40쪽. 1만 5000원.모비 딕(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작가정신) “하지만 여러분! 모든 고통의 우현 쪽에는 확실한 기쁨이 있습니다. 그리고 고통의 바닥이 깊은 것보다도 그 기쁨의 꼭대기가 더 높습니다. (중략) 이 지상의 교만한 신들과 선장들을 거역하고 그 자신의 확고한 자아를 내세우는 자에게는 기쁨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모비 딕’ 완역본을 번역해 소개하는 시초가 된 김석희 번역가가 기존 원고를 전면 대조·수정해 개고했다. 150여개의 역주가 새로 추가되고 등장인물 소개, 작가 연보, 역자 해설·대담 등도 곁들여져 소설의 심연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했다. 808쪽. 2만 8000원.
  • 결혼식에서 푸틴과 춤췄던 오스트리아 전 외무, 조랑말들과 러 이주

    결혼식에서 푸틴과 춤췄던 오스트리아 전 외무, 조랑말들과 러 이주

    2018년 자신의 결혼식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해 함께 춤을 춰 사임 압력을 받았던 오스트리아의 전직 외무장관이 결국 러시아로 이주했다고 AFP 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린 크나이슬(58)이 최근 자신의 조랑말 두 마리와 함께 러시아 군용기를 타고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주했다. 동물을 무척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녀는 조랑말 두 마리를 함께 데려가길 원했으며, 모두 검역을 무사히 통과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크나이슬 전 장관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한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그녀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 12일 기조연설을 하는 동안 조는 모습이 청중을 향해 고정된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크나이슬 전 장관은 5년 전 예식 도중 푸틴 대통령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장면이 찍힌 사진이 언론에 소개되면서 부정적 반응이 증폭됐다. 사실 푸틴 대통령을 초청한 것부터가 중립국 오스트리아에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고, 유럽연합(EU) 전체로 봐도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소속된 정당이 없었던 크나이슬 장관은 당시 EU 차원의 러시아 경제 제재에 반대하며 친러시아 행보를 보여온 극우 자유당의 천거를 받아 2017년 장관 직에 기용됐다. 크나이슬은 결혼식 논란이 불거진 뒤 이듬해 사임하고 2020년 9월에는 프랑스로 이주했다. 무수한 살해 협박을 받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는 프랑스에서도 떠나라는 압력을 받아 다시 레바논으로 가 작은 마을에 잠깐 살았다고 주장했다.이런 상황에 크나이슬의 조랑말들이 지난주 시리아 흐메이밈의 러시아 공군기지에서 군용기에 실려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송됐다는 러시아 독립 매체 ‘더 인사이더’의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크나이슬은 AFP에 “전쟁 중에 트럭을 몰고 시리아를 통과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또 텔레그램을 통해 “제재 때문에 항공편이나 DHL 같은 배송 서비스가 없다”며 자신의 이주가 정치적 논쟁 소재가 된 것이 놀랍다고 털어놓았다. 크나이슬은 지난 6월 공동 설립한 지정학 싱크탱크 고르키(GORKI) 센터를 이끌 것으로 전해졌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 안에 소재를 둔 이 센터의 설립 목적은 중동과 근동 문제를 다루는 러시아 연방정부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명확히 등록돼 있다. 그녀는 앞서 2021년 러시아 석유기업 로스네프트 이사회에 합류했지만 EU 의회가 러시아 기업의 이사회에 남아 있는 유럽인에 대한 제재를 통과시키자 이듬해 5월 물러난 전력도 있다. BBC는 오스트리아 자유당이 여전히 크렘린궁과 유착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남편이 누구인지, 지금도 함께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한데 이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 그대 마음에도 닿는가, 이 순수함이

    그대 마음에도 닿는가, 이 순수함이

    부탄 사람들이 평생에 한 번은 꼭 참배해야 한다는 사원이 있다. 거대한 암벽 가장자리에 세워진 탁상 곰파가 그곳이다. 멀리서 본 사원의 모습은 강렬했다. 거대한 암벽 가장자리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 대체 어떻게 저런 곳에서 불사를 일으킬 생각을 했을까. 은근히 머리를 어지럽히는 고산병 증세에도 사원까지 산행을 끝까지 이어 간 건 바로 이 경외감 때문이었다.부탄은 불교 국가다. 정확히는 티베트 불교를 국교로 삼고 있다. 작디작은 산악 국가이지만 불교 관련 시설과 구조물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그중 몇 가지 용어는 미리 알고 가는 게 좋다. 그래야 좀더 쉽게,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먼저 룽다와 타르초. 룽다는 불교 경전의 가르침을 깃발에 적어 장대로 세운 것을 말한다. ‘룽’은 바람, ‘다’는 말(馬)을 뜻한다. 깃발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이 꼭 말갈기가 바람에 날리는 것 같다 해서 룽다라 부른단다. 불교의 진리가 바람을 타고 세상에 퍼져 중생의 해탈을 도우라는 염원이 담겼다.타르초 역시 불교 경문을 적은 깃발이다. 용도는 룽다와 같지만 모양새는 다르다. 긴 줄에 경문이 적힌 오색 깃발을 걸어 만국기처럼 펄럭이게 했다. 룽다가 세로의 이미지라면 타르초는 가로의 이미지가 강하다. 깃발은 끝이 닳고 빛이 바래도 그냥 둔다. 신성한 물건이므로 바람에 닳아 없어질 때까지 그대로 놓아 두는 것이다.●바위 절벽 중턱에 선 사원 ‘탁상 곰파’ 마니차는 기도 바퀴, 법륜(法輪)이다.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도 기도 바퀴를 돌리며 진언을 외면 불경을 한 번 읽는 공덕을 쌓게 된다는 믿음이 그 안에 있다. 사원이나 초르텐(불탑) 등에 가면 어김없이 마니차가 있다. 산악국가이다 보니 계곡물을 이용해 마니차를 돌리는 시설도 흔하다. 이는 마니 둥코르라 불린다. 우리 성황당쯤 되려나. 마니 둥코르 주변엔 어김없이 차차들이 빼곡히 늘어서 있다. 죽은 이의 분골 일부를 진흙 등 여러 재료와 섞은 뒤 탑 모양의 소형 틀에 넣고 빚은 것이다. 차차를 만들고 배치하는 모든 과정은 스님의 가르침 아래 진행되는 게 보통이다.종과 라캉, 곰파는 모두 불교 사원을 일컫는다. 한데 규모와 용도에서 차이가 있다. 종은 정부 청사 겸 요새이자 사찰을 뜻한다. 오후 5시까지는 행정 업무를 위한 청사로 쓰이다 그 이후에 사원의 기능을 수행한다. 관광객이 출입할 수 있는 것도 오후 5시 국기 하강식이 끝난 이후다. 우리 읍성처럼 요새의 기능도 병행한다. 외벽을 높게 세우고, 1층에 문을 두지 않은 건 모두 외적의 침입을 방비하기 위해서다. 라캉은 주민들이 일상의 제물을 바치기 위해 방문하는 사원이다. 종에 비해 규모가 작다. 곰파는 수행자들이 명상하고 가르침을 듣는 곳이다. 고립된 공간에 세워지는 경우가 많다. 종은 부탄을 이해하는 키워드 중 하나다. 부탄 관광의 상당 부분도 종에 의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종에 앞서 탁상 곰파를 먼저 소개하는 건 부탄 불교의 시원이 된 곳이자 부탄이 시작된 곳이란 믿음이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탁상 곰파는 ‘호랑이 둥지’ 사원이란 뜻이다. 용의 후예들이 살고 있다는 나라에 왜 용이 아닌 호랑이의 둥지가 생겼을까. 이는 부탄 불교의 개창 조사로 여겨지는 파드마 삼바바 전설과 얽혀 있다. 파드마 삼바바는 ‘두 번째 부처’라고 상찬받는 고승이다. 그가 부탄에 불교를 전한 건 8세기경이다. 당시 암호랑이를 타고 새처럼 날아 부탄으로 왔다고 한다. 파로 계곡에 당도한 그는 인근의 악마들을 모두 제압한 뒤 바위산의 깊은 동굴에서 석 달간 머물며 긴 명상에 들었다고 한다. 그 자리에 세워진 절집이 바로 탁상 곰파다. 들머리(2600m)에서 올려다보는 사원(3140m)의 모습이 까마득하다. 우리나라에선 경험해 보지 못한 높이다. 바위 절벽 중턱에 간신히 터를 잡았는데, 딱 새의 둥지를 보는 듯하다. 사원이 옹색하게 끼어 있는 암릉은 높이가 900m를 넘는다. 무저갱처럼 바닥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 자체로 볼거리다.●조랑말에 의지한 트레킹은 ‘찰나’ 탁상 곰파까지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오롯이 두 발로 걸어 오르거나 조랑말을 타고 3분의1 지점까지 오르거나. 참배객이나 관광객 대부분은 걸어 오른다. 한데 이번 여정에선 말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왕복 6시간 안팎의 만만치 않은 산행길인 데다 고도도 높아 고산병 증세가 우려된다. 체력을 아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주민과 말, 그리고 여행객이 공생하는 현실적인 방법이란 나름의 얄팍한 핑계도 만들었다. 조용한 계곡 길을 지나면 곧바로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제법 된비알이다. 한데 풍경은 빼어나다. 들머리 구간을 지나면 갑자기 하늘이 툭 터지며 히말라야 끝자락의 봉우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국내에서 보지 못한 생경한 풍경이라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느낌이다.●급경사·700계단 오르면 ‘천상의 풍경’ 조랑말을 타고 가는 건 전체 구간의 3분의 1 정도다. 나머지 구간은 걸어 올라야 한다. 탁상 곰파에 가까워질수록 길은 좁아진다. ‘갈지자’ 형태로 급경사 구간을 오르내리는데, 이곳이 바로 악명 높은 700계단이다. 폭포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목적지에 거의 다다른 것이다. 천길 단애의 아슬아슬한 돌계단 아래로 폭포수가 우렁찬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이백의 시 “삼천 척 높은 곳의 물이 세차게 떨어지니, 마치 하늘에서 은하수가 쏟아지는 듯하네”(飛流直下三千尺 疑是銀河落九天)라는 대목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다. 폭포 소리를 들으며 세속의 찌꺼기를 씻어내라는 의미일까. 한참 폭포에 시선을 두고 나니 나름 개운해진 느낌이다. 폭포를 지나면 작은 검문소가 나온다. 여기에 모든 소지품을 맡기고 맨손으로 입장해야 한다. 구경은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사진 촬영은 절대 불가다. 신성한 공간이 한낱 관광지로 전락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몇 번의 화재를 겪은 뒤엔 사소한 것이라도 소지품은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다.●모든 소지품 내려놓고 만나는 ‘신성’ 경내는 좁고 복잡하다. 법당 안은 향내, 발 고린내 등 다양한 ‘향기’들이 뒤섞였다. 가장 신성하게 여겨지는 공간은 가장 먼저 만나는 작은 법당이다. 여기가 중심 법당이다. 이 법당 안에 파드마 삼바바가 수행했다는 동굴 입구가 있다. 1년에 한 번 입구 문을 연다고 하는데, 불자도 아닌 외국인이 현세에 이를 ‘직관’할 기회는 아마 없지 싶다. 바로 위 법당의 마루에 뚫린 구멍을 통해 동굴의 모습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중심 법당 위로는 파드마 삼바바가 악마를 무찌를 때 쓴 금강저가 봉안돼 있다는 ‘우겐 체모 라캉’, 천상 궁전을 뜻하는 ‘장포펠리’ 등의 건물이 이어져 있다. 탁상 곰파의 난간에 서면 도무지 밑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파드마 삼바바는 대체 이런 험준한 절벽을 어떻게 찾아내고, 내려섰을까. 정말 그는 호랑이를 타고 날아 이곳에 왔을까.
  • 잡종은 가라, 토종 말 달리자… 제주경마장에 함성이 질주한다

    잡종은 가라, 토종 말 달리자… 제주경마장에 함성이 질주한다

    지난달 24일 오전 11시 50분 제주경마장 렛츠런파크는 제주 2경주를 앞두고 1층에서부터 3층까지 베팅하려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제주경마장은 과천경마장과 서로 교차경주를 한다. 과천에서도 제주경마장에서 펼쳐지는 레이스를 스크린(모니터)으로 보며 베팅할 수 있다. 렛츠런파크는 경주로가 과천경마장과 달리 시계 방향(오른쪽)으로 우회전하는 게 특징이다. 중산간 언덕이 많은 지형으로 인해 시계 방향으로 돌아야 결승선이 내리막이 돼 관람석에서 쉽게 볼 수 있고 말들도 힘들지 않기 때문이다. 예시장에서 직접 말들의 상태를 지켜보던 40대 한 여성이 “3번마(파워포인트)는 아닌 것 같다”며 “7번마(천문신동)로 베팅을 다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언뜻 봐도 7번마는 보행이 힘차고 말갈기를 휘날리며 빛났다. 경기가 시작되자 여기저기서 거친 함성이 경마장을 가득 메울 정도로 열기가 후끈했다. 이날 결국 7번마가 엎치락뒤치락한 끝에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했다. 제주도 축산진흥원은 제주경마장이 올해부터 천연기념물 제347호인 ‘제주마’(조랑말)로만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말의 고장 제주와 제주마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이전에는 서러브레드와 제주마의 교잡종인 한라마도 투입했다. 장원호 축산진흥원 마필관리팀장은 “올해는 한라마 80마리를 퇴출시키고 제주마 500여마리로만 레이스를 펼치는 원년”이라며 “현재 제주마 ‘유성질주’는 축산진흥원이 보유한 종모마(씨수말) ‘지능상어’와 암말인 농가의 제주마가 만나 태어난 후손으로 제주경마장에서 가장 ‘핫한 말’로 통한다”고 말했다. ‘유성질주’는 홈 스테이지를 들어올 때 다른 말들과 약 100m나 차이가 날 정도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주력을 자랑한다. 향후 10년간 태어날까 말까 한 말이라고 한다. 그래서 축산진흥원 종부지원센터가 올해 60건 이상 무상 교배서비스를 실시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사름(사람)을 나건 서울에 보내고 몰(말)이랑 나건 제주에 보내라’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제주는 말의 고장이다. 고려 문종 27년(1073년)에 제주의 명마를 진상했다는 기록이 있어 오래전부터 사육됐음을 알 수 있다. 제주마의 특징은 지구력과 발굽이 강하고 성질이 온순하며 항병력이 뛰어나 야생에서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체고(키)는 120~128㎝로 보통 말보다 작은 편이고 모색은 적다(밤색), 가라(검은색), 유마(갈색), 총마(회색), 월라(얼루기) 등이며 장거리 승용마, 역마, 경주용마, 승용마 등으로 이용한다.김대철 축산진흥원장은 “백마처럼 보이는 응상백(凝霜白)이란 말은 모색이 회백색인 백총으로 제주마라는 설이 있다”면서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 때 탔던 8준마 중 한 필로 정치적인 운명을 같이했던 말이다. 고려시대 서역마가 제주마와 교배돼 태어난 말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타는 말도 응상백과 비슷한 모색의 백총이라고 한다. 현재 제주도 축산진흥원이 천연기념물 제주마를 관리한다. 천연기념물 관리 적정 마릿수는 150마리 안팎이다. 현재 제주도 내 혈통이 등록된 제주마는 5500여필(축산진흥원·농가 포함)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산진흥원은 제주마 혈통등록을 위해 망아지 목에 마이크로칩을 삽입, 채혈을 통한 친자 확인을 하는데 제주마 등록위원회 심사를 거친 뒤 부모가 일치하면 제주마로 등록해 준다. 올해 상반기에 혈통이 등록된 제주마는 380마리다. 축산진흥원은 천연기념물 적정 마릿수를 유지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46마리를 서귀포시 축협 가축시장에서 공개 경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올해는 32마리를 공매할 예정이다. 문화재보호구역 내 적정 사육마릿수 초과분에 대해 종축개량공급위원회 제주마분과 심의를 거쳐 천연기념물에서 해제시켜 농가에 분양하고 있다. 분양가는 지난해의 경우 자마(어린말)가 100만원 미만이고 성마(큰말)도 최고 320만원대로 싸다. 반면 제주마생산자협회에서 일반 농가를 대상으로 경매하면 최고가 9500만원이 나올 만큼 비싸진다.또 축산진흥원은 천연기념물 제주마 73마리(암말 71, 수말 2)를 제주마방목지로 이동시켜 10월 말까지 방목 관리한다. 순수혈통을 안정적으로 보존·육성하고 관람객에게 영주십경 중 하나인 고수목마(古藪牧馬·한라산 중턱의 넓은 초원에서 말들이 떼를 지어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목가적인 풍경)를 재현하는 등 볼거리를 제공하려는 목적이다. 연간 3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가장 제주다운 관광명소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제주는 말의 고장답게 전국 체험승마인구 47만 6154명 가운데 23만 3186명으로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 경기 7만 6550명, 경남 6만 7556명이 뒤를 잇는다. 도는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방침에 따라 한국공항공사와 더불어 한국마사회를 유치 대상 기관으로 선정한 바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한국마사회의 경우 제주에 경마장을 운영하는 등 제주 말산업과 연관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유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 “말의 고장답게 ‘말몰이’ 재현 기획 중이죠”

    “말의 고장답게 ‘말몰이’ 재현 기획 중이죠”

    “순수 혈통 등록관리, 경주마의 원활한 생산, 마육산업 발전, 승용마 육성 등 네 가지에 방점을 두고 제주마 보존 육성에 힘쓰겠습니다.” 김대철(57) 축산진흥원장은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주마는 제주의 역사와 함께 살아 숨쉬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원장은 “제주마 혈통관리는 기본이고 경주 능력이 뛰어난 고능력 제주마를 생산해 경마장이 활성화되면 부가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며 “농가 대상 우수한 수컷 종모마를 확보해 매년 1~6월 무상교배 서비스의 질도 높이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승마장에서 승용마는 한라마를 많이 쓰는데 한라마가 성인용이어서 어린이들이 타기 힘들다”면서 “어린이용으로 제주마(조랑말)가 적합한데 야생성이 강해 순치(길들임)가 안 돼 있어 조련을 통해 어린이용 승용마로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마육산업 육성에도 앞장설 계획”이라며 “제주마는 돼지고기처럼 규격화가 안 돼 고기 맛이 식당마다 천차만별이어서 맛있는 마육이 일정하게 생산돼 소비자에게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말고기 음식은 조선실록과 세종실록에 고려시대부터 왕에게 매년 섣달에 암말을 잡아 포를 만든 마건포를 진상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요즘엔 말고기가 맛뿐 아니라 영양적으로도 단백질이 풍부하고 철분 함량이 높아 동맥경화를 막는 웰빙식품으로 꼽힌다. 도는 2020년부터 경주마인 서러브레드 말고기의 시장 격리, 말고기 고급화 및 안전성에 기반한 소비 증대 등을 위해 제주 말고기 판매 인증점 14개 업체(판매전문점 33개 업체)를 지정하고 있다. 그는 최근 제주마 말몰이 재현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방목지 울타리 펜스 안에서 이번 달 예행연습을 한 뒤 내년에 관음사~섬문화축제장 간 3㎞에서 말몰이 재현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도 고유의 전통문화와 역사를 계승 보존하는 차원에서 흔쾌히 해 볼 것을 권유했다고 한다 김 원장은 “일단 리허설을 해 본 뒤 실제 도로에서 할지를 판가름할 예정”이라며 “워낙 제주마가 야생성이 강해 숲으로 도망치는 등 통제가 안 돼 실패한 일도 있어 이를 거울삼아 여의찮을 땐 제주마 방목지 울타리 안에서 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는 “제주마 방목지가 27만 3000평에 가까운 넓은 들판과 아름다운 자연환경, 접근성이 좋고 넓은 주차장까지 겸비해 말몰이 행사와 함께 문화예술까지 곁들인 축제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라고 설명했다.
  • 바보란 편견은 버려… 일상 다독인 ‘낭만 당나귀’

    바보란 편견은 버려… 일상 다독인 ‘낭만 당나귀’

    이솝우화 통념 깨고 귀엽게 묘사“함께 걷는 당나귀에서 위로받길”28일까지 분당 아트gg갤러리서 이솝 우화에 의외로 자주 등장하는 동물이 있다. 바로 당나귀다. 동물원에서 만날 수 있는 당나귀는 조랑말처럼 아이들 관심을 독차지하는 동물 중 하나다. 그런데 이야기 속에서는 고집이 세거나 머리가 나쁜 동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영미권에서도 당나귀는 속어로 바보, 고집쟁이 등 부정적 의미를 갖는다. 여러 이야기 속 당나귀와 달리 귀엽고 유머러스한 당나귀를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있다. 당나귀의 개성 넘치는 면모를 표현한 서양화가 이영경의 개인전 ‘사랑스러운 나의 동키-비욘드 더 라인’이 경기 분당 아트gg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그림 속 당나귀들은 자연을 즐길 줄 아는 그야말로 ‘낭만 당나귀’다. 은은한 달빛 아래에서 꽃향기를 맡기도 하고 정원과 풀밭, 골목길을 한가롭게 오가기도 한다. 심지어 집 안 소파에 편하게 누워 있는 모습을 보면 반려동물 같기도 하다. 등에 꽃바구니를 지고 주차장 차들 사이에 다소곳이 서 있는 모습엔 웃음이 터진다. 윗도리를 벗어젖힌 아이와 나란히 걷는 당나귀, 해바라기밭에서 당나귀의 목을 꼭 껴안은 여자아이의 모습은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현대인들은 당나귀 등에 얹힌 무거운 짐처럼 하루하루 일상을 힘겹게 느낀다. 그런 우리를 이영경의 그림 속 당나귀들은 ‘삶은 원래 그래. 그래도 잘하고 있어. 한 번씩 웃으면 괜찮아질 거야’라고 위로해 주는 듯하다. 당나귀 그림을 그린 이유에 대해 이영경은 “높은 등 높이에 비해 짧은 다리를 한 당나귀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지만 늘 사람과 보폭을 맞춰 걷는 충실한 친구”라며 “항상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걷는 당나귀에게서 삶의 위로를 받는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28일까지.
  • 제주 최고 한우·흑우 선발대회

    제주 최고 한우·흑우 선발대회

    2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조랑말체험공원에서 열린 제2회 제주 한·흑우경진대회에서 심사위원들이 외모 심사를 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제주 한우와 흑우의 우수성을 알리고, 우수 혈통을 발굴해 제주 한우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개최됐다. 서귀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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