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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운영구조 새로 짠다

    전국 교장 모임이 11일 예정된 대규모 장외집회를 취소했다.이에 따라 충남 보성초등학교 교장 자살 사건으로 불거진 교장측과 전교조측의 갈등은 일단 진정 분위기로 돌아섰다.그러나 교장 모임은 여전히 전교조의 ‘불법 행동’을 문제삼고 있고,전교조도 교장선출·보직제 도입 등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학부모단체들은 교육부와 교원단체들을 집중 성토하고 나서 분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장외집회 대신 실내 토론회로 한국 국공립 초·중·고교 교장협의회는 9일 오전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윤덕홍 교육부총리와 조찬 모임을 가진 뒤 “결의대회의 취지와는 상관없이 교장들이 거리로 나가는 것 자체에 대해 국민과 교육 당국의 걱정과 우려가 커 11일 장외집회를 취소키로 했다.”고 밝혔다.대신 11일 오후 서울 방배동 교육연수원에서 교장 대표들이 참석,교육현안 토론회를 개최키로 했다. 이상진 교장협의회장은 “교장들이라도 집단행동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비난 여론이 적지 않아 교육부의 권고를 받아들였다.”면서 “그러나 당초교장단의 의지가 꺾인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교장협,불법활동 제재 요구 교장협은 이날 윤 부총리에게 일선 단위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전교조의 불법 분회활동과 연가·조퇴투쟁을 제재할 수 있는 적극적 대책을 요구했다.또 교장협이 교육부 산하에 교사와 학부모,지역 인사 등으로 구성된 ‘교육현장정책개발팀’을 조직,운영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문했다.인사권을 포함한 교사에 대한 지도·감독권을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해줄 것을 건의했다. 윤 부총리는 “교단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분쟁해결 기구를 마련 중이고 연내에 제도화할 계획”이라면서 “건의 내용들을 수용,정부정책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반발 전교조는 교장협의 건의 내용이 알려지자 즉각 성명을 내고 “교내 인사권을 독점하겠다는 것은 교장협이 교단 갈등을 기화로 개혁을 외면하고 기득권만 챙기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반 개혁적 집단 이기주의”라고 비난했다. 또 교장협이 전교조의 분회 활동을 불법으로 규정한 데 대해 “현행법상 분회의 존재와 일상적인 협의활동까지 금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교장협이 법률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학교장의 배타적 학교운영권을 고수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학부모회 법제화 추진 4개 학부모단체들은 이날 오전 윤 부총리와 가진 ‘교육현장 갈등해소 의견 수렴을 위한 학부모단체 간담회’에서 교육부와 교원단체들을 한목소리로 집중 성토했다.교육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학부모단체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줄 것도 촉구했다. 강소연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회장은 “교육현장의 갈등과 대립은 교육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황옥정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상임공동대표는 “반목과 갈등으로 교육공동체가 붕괴 직전에 있고,일부 교직단체의 비교육적 행위는 용납하기 어려운 지경”이라며 전교조의 집단행동에 엄정 대처할 것을 촉구했다. 윤 부총리는 “학부모회와 교사회를 법제화해 학교운영위원회 체제를 강화해나갈 것”이라면서 민주적인 학교 운영을 위한 학교지배구조 재검토 방침을 밝혔다.또 이들 4개 단체와의 만남을 정례화할 것을 약속했다.교육부는 앞으로 전국 권역별로 학부모들과 만나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계획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
  • [데스크 시각] 한달 앞도 못보는 교육부

    “교육현장의 위기상황에 대해 교육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힘겨루기만 하는 교원단체들이나 이쪽저쪽 눈치만 보는 교육당국이 한심합니다.” 최근 만난 몇몇 교사와 학부모들은 대체로 이런 말들을 했다.이들은 “교단 갈등이 하루이틀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얘기도 했다. 서승목 보성초등학교 교장 자살사건,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행 문제 등으로 비롯된 교육현장의 갈등이 혼란스럽다.당장 11일 전국교장단이 서울시청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고,16일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연가투쟁 찬반투표가 예정되어 있다.아직까지 교장단이 집단행동 방침을 바꾸지 않고 있고,전교조도 후퇴할 기미가 없다.교육당국만 몸이 달아 동분서주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교단의 갈등은 교장 자살사건이나 NEIS 문제가 그 근본원인이 아니다.그동안 켜켜이 쌓인 교원단체들간 불신과 반목에 이 사건들이 불을 지핀 것이다.교장 자살사건이 터지자 교장단은 기다렸다는 듯이 전교조를 공격하기에 여념이 없다.입장이 곤란해진 전교조는 NEIS에 초점을 맞춰 교육부를 물고 늘어지고 있다.지금 전교조는 정부를,교장단은 전교조를,교총과 학부모단체는 전교조를 물고늘어지는 얽히고설킨 형국이다. 교단의 갈등은 교원단체들간의 불신과 힘겨루기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궁극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는 교육당국이다.그런데 최근의 사태를 지켜보면 교육당국이 문제해결의 가닥을 잡아나가고 있다기보다는 오히려 사태를 장기화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앞서 평범한 어느 교사의 말처럼 교육당국의 소신이나 철학이 없다는 얘기다. 교장 자살사건 경우,교육부는 진상을 규명하고 수습했다기보다는 교장단과 전교조,학부모간의 갈등을 방관자의 입장에서 지켜보고만 있다.‘반미수업’문제에 대해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실태를 파악하라고 지시하자 교육부는 부랴부랴 시도교육청에 실태파악을 지시했다가 노 대통령이 “문제 삼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입장을 밝히자 흐지부지되고 말았다.교육부가 일부 반미수업에 문제가 있다고 파악했음에도 대통령의 한마디에 없었던 일로 넘겨버린 것이다. NEIS 문제도 윤덕홍 교육부총리가 취임전 “시행에 문제가 있다.”고 밝혀 전교조의 편을 들었다가 취임후에는 “시행에 문제가 없다.”고 말을 바꿔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있다.교육부는 이제 NEIS 문제를 국가인권위에 미뤄버렸다.교육부가 “국가인권위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책임을 미룬 것은 당국으로서의 권위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어찌됐건 국가인권위는 12일 NEIS의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리게 된다.인권위의 결정이 현상황대로 NEIS의 시행으로 결론이 날 경우 전교조의 반발과 연가투쟁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반대라면 교육당국이 지금껏 추진해왔던 정책은 후퇴하고 만다.어떤 경우라도 그 피해자는 교육부도 아니고,전교조도 아니며 결국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혼란의 후유증을 고스란히 덮어쓸 수밖에 없다. 교육부가 교단갈등의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교육부로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교육자치제가 된 이래 교원의 인사권이나 징계권이 모두 시·도교육감에게 위임돼 있기 때문에 교육부로서 한계도 있을 것이다.하지만 교육당국이 교단위기에 대해 ‘5년 대계’는커녕 ‘한달 대계’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 김 경 홍 사회교육부장
  • 정대철·한화갑 “통합신당 협력”

    민주당 정대철 대표와 한화갑 전 대표가 7일 밤 서울시내 모처에서 극비 만찬 회동을 갖고 신당 논란으로 촉발된 당 분열을 막기 위해 공생(共生)의 정치를 하기로 했다. 한 전 대표가 오후 미국에서 귀국한 뒤 심야에 만난 두 사람은 신주류 강경파의 ‘개혁신당론’보다는 온건파의 ‘통합신당론’에 힘을 모으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통합신당론’이 대세를 잡아갈 것으로 관측된다.정 대표와 한 전 대표는 신주류 중진과 구주류 좌장으로서 당내 온건세력과 중도세력에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이들은 회동에서 “50년간 이어온 민주당의 법통과 정신을 계승하는 사람들이 모두 함께 가야 한다.”면서 당의 화합과 단결에 진력키로 했다.아울러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해 ▲북핵문제 ▲한·미관계 ▲국민통합 등 세가지 과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회동에서 정 대표는 이날 노 대통령과 주고받은 신당 논의와 당내 신당 논의 진행상황을,한 전 대표는 미국에서 신주류 강경파들의 독자개혁신당 추진을 ‘쿠데타적 발상’이라고 비판한 배경 등을 각각 설명했다.앞서 한 전 대표는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민주당을 끝까지 지킬 것”이라며 분당까지도 염두에 둔 ‘개혁신당론’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이어 “기회가 주어진다면 노 대통령을 만나 정국 전반에 대한 의견을 전하고 조언을 듣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와 함께 “지금 여권은 당·정 협조도 제대로 안 되고,청와대와 야당 사이에도 정치는 없고 대립만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독자개혁신당을 추진해온,민주당 신주류 강경파 의원들이 주축인 바른정치모임은 이날 오전 여의도에서 신당 관련 조찬모임을 갖고 “당 밖의 신당추진기구는 고려하지 않고 있고 인위적인 인적 청산도 없을 것”이라며 강경 입장을 거두어들였다고 천정배 의원이 전했다. 김상연 홍원상기자 carlos@
  • “북핵 수출저지” NYT보도 배경 / 北핵보유 사실상 묵인… 비확산 총력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핵비확산’에 초점을 두기로 한 것은 북한 핵에 관한 정확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현실인식의 결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 보유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근간으로 한 미국의 핵전략을 흔든다는 점에서 이를 미 행정부의 공식입장으로 천명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북핵 정보 부족,고육책일 수도 북핵을 방치하면 동북아의 군사지형도 변화가 불가피하다.그동안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이 이 지역의 군비경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북한의 ‘협박’으로 인한 핵개발이 성공한 것으로 간주될 경우 소위 불량국가들의 핵개발 욕구를 처음부터 어떻게 막을 것이냐 하는 문제가 미국으로서는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NPT의 훼손이다.NPT 가입국이었던 북한의 핵개발이 성공한 것으로 간주된다면 그동안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해 왔던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 수도 있다. 현재 북한의 플루토늄 재처리 주장에 대해 미 정보당국은 진위여부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인적 첩보망의 미비 등으로 북한의 핵개발 실상 자체가 파악될 수 없을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도 있다.따라서 미 행정부는 핵 보유 저지보다는 이의 파급을 막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정책전환의 인정은 물론 확산방지 수단에 대한 미 행정부내 의견조율도 앞으로의 난제다. 그동안 부시 행정부내 매파는 북한의 핵을 현금화하려는 노력에 대해 선박나포와 같은 ‘봉쇄’를 주장해 왔다.핵의 비확산을 위한 강력한 군사적 행동을 상정한 것이다.홍콩의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도 5일 미 행정부내 강경파가 북한의 핵수출을 저지하기 위해 수출금지부터 해상선박 봉쇄에 이르기까지 각종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럼즈펠드(사진) 미 국방장관도 4일 폭스TV의 ‘폭스 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호전적인 북한 문제와 관련해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곳에서 무엇이 일어날지 모른다.”며 무력사용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놨다. 반면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북한이 핵 관련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한 어떤 국제적 원조도 있을 수 없다.”며 경제적 제재를 선호하는 발언을 했다.파월 장관 역시 북한의 핵보유를 반대한다는 입장에서는 확고하다. 북한이 핵 관련 물질을 수출할 경우,이를 막기 위한 수단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핵 관련 물질의 판매나 이동을 철저히 막기 위해서는 고도의 정보능력이 필요하나 미 정보당국은 이미 한계를 보였다.핵 관련 물질은 크기가 작아 미사일처럼 위성추적도 어렵다.또 북한의 봉쇄에는 특히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책 전환 공식화될지는 미지수 이런 여러 사항들을 고려할 때 뉴욕타임스 보도에도 불구하고 부시 행정부의 북핵 보유 인정이 공식정책으로 채택되기에는 적지 않은 장애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한 유인책으로 이번 시사발언이 나왔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이 경우 이달 중순 정상회담을 앞둔 우리 정부와의 사전 교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북한이 이런 미묘한시사에 호응해 긍정적 반응을 보일 경우 사태는 의외의 진전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지 않다면 주도권은 다시 부시 행정부내 강경파의 수중으로 되돌아가 ‘북한의 핵 보유 불가’쪽으로 고착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경하기자 lark3@
  • 美 北核정책 바뀌나

    미 행정부의 북한핵 정책이 ‘핵보유 절대 불가’에서 ‘핵보유 인정,확산은 저지’쪽으로 전환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5일 보도,그 실현여부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관련기사 4면 신문은 이날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북한 핵무기와 관련,무기급 핵물질의 수출 저지에 국제적 연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해,북한핵 정책의 획기적 전환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부시 행정부는 지금까지 북한의 핵보유를 절대 용인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고수해 왔으나 부시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및 보유를 사실상 용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부시 대통령은 이날 방미중인 존 하워드 오스트레일리아 총리와 만나 이같은 방안을 논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핵보유 저지에서 핵물질 수출 저지로 방향 전환을 하게 된 데는 북한의 지난달 핵보유 시인이 사실인지,협박용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미 정보기관의 공식결론과 관련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와 관련,회담에 참석한 한 관리는 “북한의 핵보유와 관련,부시 행정부가 정확한 정보를 갖지 못한 게 사실이며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이 매우 실용적인 입장으로 전환,초점을 플루토늄 확산방지에 맞추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 당국자는 이 보도와 관련,“북한의 핵보유 시인과 관련한 미 정보·국방당국의 검토작업이 진행중”이라고 전제하고 “미국의 핵비확산 정책은 확고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의 보도에도 불구하고 핵확산에 반대하는 국제여론과 부시 행정부내 주류를 이루는 강경대응론자들의 입장을 감안할 때,미국의 북핵 보유 인정정책이 공식채택되기에는 적지 않은 장애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도 5일 부시 행정부내 강경파들이 북한의 핵개발 폭발장치의 불법수출을 저지하기 위해 수출금지부터 해상선박 봉쇄에 이르기까지 각종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 신문은 부시 행정부가 대북 봉쇄정책과 개입정책을 두고 내부적으로 토론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같은 방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4일 NBC방송의 ‘언론과의 만남’에 출연,미행정부의 장기적 목표는 북한으로 하여금 모든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토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다른 입장을 나타냈다.파월 장관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국제사회로부터 어떤 원조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 같은 날 폭스뉴스에 출연,“북한 핵과 관련,(무력사용을 포함한)어떤 대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핵보유 인정방침과는 큰 입장차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부 부차관보를 지낸 애시턴 카터 하버드대 교수는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하는 것은 미국 안보에 있어 큰 실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카터 교수는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 주장의 진위여부를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핵물질 이동의 추적도 용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과 하워드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 뒤 북한 핵과 관련,공식적으로는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전경하기자 lark3@
  • 전교조, 對교육부 NEIS 폐기 투쟁 교장협 ‘교육살리기’ 11일 장외집회/ 멍드는 교단

    5월의 학교 현장이 뜨겁다.5일 어린이 날이나 15일 스승의 날도 무색하기만 하다.교원단체와 정부,교원단체와 교원단체간 얽히고 설킨 갈등의 매듭은 좀체로 풀릴 기미조차 없기 때문이다. 교원단체들은 노골적으로 집단행동 계획을 밝히며 힘겨루기에 들어갈 태세이다.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정부를 상대로 단식농성과 연가투쟁을 계획중인 반면 초·중·고교 교장들은 전교조를 상대로 대규모 장외 집회를 나설 채비다.정부측은 교원단체들에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제대로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이같은 마찰의 틈바구니속에 학생들의 학습권이 내팽개 쳐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교조 단식농성·연가 계획 지난달 29일 교육부에 제안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의 여론조사 실시안이 사실상 거부됨에 따라 당초 예정했던 NEIS 총력 투쟁을 강행키로 했다.원영만 위원장은 5일부터 NEIS와 관련,단식농성에 들어가는 한편 대통령의 면담을 요구하기로 했다.오는 12일까지 NEIS 인증폐기 교사선언을 발표하는데다 전 조합원 연가투쟁 찬반투표를 실시해 중순 이후 연가투쟁에 들어갈 계획이다. 전교조는 “중간고사 성적의 입력 차질 등 학사대란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여론조사 안까지 제시했는데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투쟁밖에 없다.”고 기존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교장단 “교원노조법 준수” 촉구 전국 교장단 모임인 한국 국·공·사립 초중고교장회장 협의회는 오는 11일 처음으로 대규모 장외집회를 가질 예정이다.협의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초·중·고교 교장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 서승목 교장 추모대회 및 교육을 살리기 위한 전국 교장대회’를 열기로 했다.특히 협의회는 집회에서 학교 최고 경영자로서 교단의 안정을 책임지겠다는 결의와 함께 전교조측에 서 교장 사건의 책임 추궁과 비교육적인 불법행위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기로 했다. 협의회측은 “교단 갈등의 최고 책임은 전교조 때문”이라면서 “교원노조법을 준수하면서 활동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학부모 “학생들 학습권은”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회장 박경양)는 “서교장 자살은 교단내 갈등의 현주소를 확인해준 사건”이라면서 “교육 현장의 갈등은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데도 갈등의 당사자들이 나서서 그 책임을 상대방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또 “교장단이 교단의 원로를 자처하면서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무책임한 발상”이라면서 “전교조도 현재 국민의 비판적인 여론에 귀기울여 강경 위주의 투쟁을 지양하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학부모 서현숙(41)씨는 “과연 학생들의 학습권은 누가 보장해줘야 하는 것인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교육부 “집단행동 자제를” 교육부는 지난 2일 시·도 교육감 협의회에서 발표했듯 교육 현장의 안정화를 위해 집단행동을 자제해 줄 것을 거듭 밝히고 있다.교육부 이수일 학교정책실장은 “5월 스승의 날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서라도 집단행동보다는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홍기 구혜영기자 hkpark@
  • “전교조 일부 수업자료 반미감정 유발”/ 공동수업 ‘반미’규정은 유보

    윤덕홍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29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공동수업과 관련,“일부 수업자료는 반미감정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공동수업을 ‘반미교육’으로 규정하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크기 때문에 ‘반미교육’으로 확정하는 조치는 유보했다.윤 부총리는 또 “(공동수업에는) 학생들에게 가르치기엔 부적절한 내용도 있다.”면서 “엄격히 말해 (전교조가) 월권하고 있으며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부총리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반미성향 수업 검토보고’를 통해 이같이 설명했다.앞으로 교육의 중립성을 확보하고 이를 훼손하는 행위는 징계하는 등 엄중 조치하겠다고 보고했다. ●대통령,지금 문제삼지 않는 게 좋겠다 노 대통령은 윤 부총리의 보고를 받은 뒤 “중등교육에 대해 국가가 가치관을 교육할 권리가 있는데,전교조가 국가를 대신해서 그것을 지시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적하고 싶은 점도 있지만,지금의 전교조 교육은 특별히 문제삼지 않는게 좋겠다.”고 덧붙였다.송경희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징계나 별다른 조치가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국가가 지시하고 강요하는 교육이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전교조도 획일적인 지침을 만들어 지시하고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이어 “국가 사이의 평화와 우호동맹도 소중한 가치이므로,이것을 일방적으로 훼손하려 하거나 집단적으로 획일화해서는 안된다.”고도 말했다. ●중립성 훼손하는 ‘공동수업’ 안된다 교육부는 우선 전교조의 공동수업이 인간의 존엄성을 고취하고 평화애호 정신을 배양하는 등의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하지만 일부 내용은 폭력성·혐오감·잔학상을 필요 이상으로 부각시켜 학생들에게 미국에 대한 적대감이나 반미감정을 은연중에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한 예로 이라크전의 경우,‘최소한의 명분도 없는 민중에 대한 일방적인 학살로서 인류에 대한 범죄행위’라는 수업자료의 내용과 반전 퀴즈 등을 들었다. 교육부는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으로부터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및 반전 공동수업과 관련,문제가 된 수업사례 30건,민원이 제기된 10건,언론에 보도된 16건을 분석했다.교육부 이수일 학교정책실장은 “분석 결과,문제가 있는 내용이 있지만 수업의 특성상 교과별·교사별로 매우 다양하게 이뤄지는 만큼 개개의 수업내용을 일일이 확인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면서 “‘반미교육’으로 규정하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반미성향 여부도 조사의 기준·시기·방법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따라서 수업사례 30건에 대해서는 다음달 2일 1차 감독권을 가진 시·도 교육감과 협의해 조치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의 교육권·자율권을 충분히 보장할 방침이다.다만 교육과정에 제시되지 않는 공동수업을 실시할 때는 학년·교과협의회 등을 통해 교수·학습안을 작성,학교장의 승인 후 실시도록 한 지침을 엄격히 적용하기로 했다. ●국무회의,교사의 교육권 논란 7년 동안 고교 국어교사를 지낸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은 국무회의에서 “수업은교과 중심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경험·철학을 녹여 하게 돼 있다.”면서 “교육부의 허가를 받고 어떻게 교육하겠느냐.교사에게 자율성을 줘야 한다.”며 경험론을 폈다.최낙정 해양부 차관은 “교사를 통제의 대상으로 볼 것인가,또는 신뢰의 대상으로 볼 것인가.”에 대해 윤 부총리에게 물었다. 노 대통령은 “교사는 통제의 대상,신뢰의 대상도 아니다.토론의 대상으로 본다.정부는 전교조를 토론과 논쟁의 상대로서 존중해야 한다.그런 점에서 정부도 전교조를 상대로 의견을 표시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한편 전교조는 정부의 조치에 대해 “대응할 가치조차 없을 뿐더러 전교조 흠집내기의 하나”라고 반발했다.공동수업안에 대한 활용 여부는 교사 개개인들의 교육권에 해당하기 때문에 전교조 차원의 대응은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박홍기 문소영기자 hkpark@
  • 日 ‘한국인 무비자 특구’ 갈등

    기쿠치시는 이달부터 가동된 구조개혁특구 모집에 ‘규슈 지역 한정 한국인 무비자’를 지난 1월 제안했다.제안은 “지리적,역사적으로도 깊은 관계가 있는 규슈 지역과 한국과의 교류 촉진을 위해 영구적인 비자 면제가 요망된다.”는 취지였다.그러나 외무성은 ‘특구로서의 대응이 불가능한’ 최하등급인 ‘C’를 매겨 기쿠치시에 회답을 보냈다.회답은 “한국인 불법체류자 숫자는 국적별로 제1위이고,범죄자 검거건수는 제3위”라면서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비자 면제는 곤란하다.”고 불가 이유를 밝혔다.후쿠오카,구마모토 등 7개현으로 이뤄진 규슈 지방은 부산에서 비행기로 40분이면 갈 수 있어 옛부터 한반도와의 교류가 많았다.지금은 벳부온천,아소산,하우스텐보스 등 관광지에 한국인이 많이 찾는다. |기쿠치(일본) 황성기특파원|“규슈지역에 한정해 한국인의 입국비자를 면제하자는 기쿠치시의 특구 제안이 정부로부터 거부된 것은 유감이지만 좋은 목표를 세운 만큼 시 당국은 계속 추진하도록 부탁드립니다.” ●기쿠치市, 지방경제 회생위해 특구신청 지난달 12일 기쿠치 시의회 정례회.마쓰모토 노보루 시의원은 질의에서 한국인 노비자 특구를 추진하고 있는 시 당국을 이례적으로 격려했다. 마쓰모토 의원에 이어 질의에 나선 누루유 다케요 의원도 시의 특구 구상을 “시대를 앞서가는 활력이 필요하며 그런 점에서 시의 특구 제안은 장래성이 높다.”고 치켜세웠다.그는 “한걸음 나아가 사람과 물건,돈,정보의 활발한 교류와 친선을 위해 한국과의 우호도시 체결을 추진할 의향은 없느냐.”고 물었다.이에 대해 기쿠치시의 다카모토 노부오 총무기획부장은 “무비자 구상이 실현되면 한국인 관광객이 늘어나 한국과의 교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시는 한국과의 교류 증가에 대비해 한국인 직원 채용을 위한 예산을 의회에 신청했으니 협조해 달라.”고 답변했다. 정회에 들어가자 의사당 밖으로 나온 누루유 의원은 본회의를 방청한 기자에게 “한국인 무비자 특구가 하루빨리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말을 걸어왔다.그는 “이웃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기쿠치에 오는한국인들이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거리 만들기에도 힘을 쓰겠다.”고 덧붙였다. ●일본내 반한파 거센 반발 구마모토현 한복판에 자리잡은 인구 2만 7000명의 기쿠치시.이 소도시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지난 1월 일본 정부의 구조개혁특구 2차 모집 때 ‘규슈 지역 한정 한국인 무비자’를 신청하면서부터이다.지역 한정 무비자라는 기쿠치시 제안이 아사히신문을 통해 전국적으로 보도되면서 일약 눈길을 끄는 지자체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 보도는 뜻밖에 일본 내 반한(反韓)파들의 야유와 조롱의 좋은 소재가 됐다.“보도가 나가고 1주일 사이에 시장을 공격하고 특구 제안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항의 메일이 600건도 넘게 쏟아졌습니다.”기쿠치시 상공관광과 직원 쓰루 게사토시는 씁쓸하게 웃는다. 시장이나 시 공보실 메일은 물론 기쿠치관광협회 홈페이지(www.kikuchikanko.ne.jp) 게시판에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공격적 메일이 올랐다.어쩔 수 없이 협회는 “사정에 의해 게시판을 일시 폐쇄한다.”는 안내문을 띄우고 게시판의 문을 닫았다.관광협회에 게시판 잠정 폐쇄를 건의한 회원 히구치 마사히로는 “누구나 보는 게시판에 한곳으로 기울어진 특정인의 의견을 싣게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시와 협회에 쇄도한 항의 메일은 크게 두 가지 유형이다. “한국에서 온 불법 입국자에 의한 범죄는 최근 놀랄 정도이다.일본에 비해 한국인이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은 만큼 특구 제안은 지나치게 경솔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익명의 이 메일은 인구 10만명당 한·일 양국의 범죄발생건수를 비교한 자료까지 덧붙여 “무비자 특구에 절대 반대한다.”고 주장한다.한국인 무비자로 일본인을 상대로 한 살인,강도,강간 같은 흉악범죄가 늘어난다는 메일이 절반 정도이다.어떤 메일은 흉악범죄의 상당수가 재일 한국인이나 귀화한 재일동포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그럴듯한 데이터까지 첨부하고 있다. 다른 유형은 반일 국가이자 독도를 불법점거하고 있는 한국에 무비자를 허용하지 말라는 다분히 정치성을 띤 메일들이다.어떤 일본인은 “한국은 철저하게 반일 교육을 하고 있는 나라이다.납치범죄국가 북한에 원조도 하고 있다.”면서 얼토당토 않은 반대 이유를 들고 있다. ●“한국인 냉대… 시대착오” 비난도 그러나 역풍이 있으면 순풍도 있는 법.일부 반한 단체의 조직적 공세로도 여겨지는 항의 메일의 파도가 한차례 지나가고 최근에는 기쿠치시를 격려하고 지원하는 ‘찬성’ 메일도 조금씩이지만 늘어나고 있다.항의 메일의 대부분이 익명인 것과는 달리 찬성 메일의 상당수는 실명을 쓰고 있다는 점이 틀리다. 한 일본인은 “외국인을 냉대하면 그들이 오히려 범죄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는데도 자신의 책임은 생각지 않고 한국인을 범죄자 취급하는 감각이야말로 일본을 폐쇄적인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드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무비자 구상의 관철을 주문했다.다른 메일은 “근거도 없는 항의에 지지 말고 우리 일본인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달라.”고 시 당국을 응원했다. 기쿠치시의 특구 제안을 취재해 온 구마모토 일일신문의 고바야시 요시토 기자는 “무비자 제안에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한국인을 범죄자 취급하는 차별적인 내용에는 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市·의회 “비자면제 지속적 추진” 기쿠치시는 찬반 메일에 일일이 응답을 하며 논전을 벌이고 있다.“특구의 필요성을 선전하기 위해서”이다.기쿠치 관광협회도 공격성 메일이 줄어들고 있다고 보고 빠른 시일 안에 게시판 문을 다시 열 예정이다. 의회와 똘똘 뭉쳐 한국인 무비자 실현을 추진하고 있는 기쿠치시는 한국인들의 방문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4월부터 5곳의 가두 선전탑이나 팸플릿에 한글을 넣고 있다.시청의 상공관광과 창구에는 ‘어서 오세요,기쿠치’라는 한국어 안내판도 달았다. 고토 사다무 상공관광과장이 “일본말에 능통한 한국인 직원을 채용,5월1일부터 근무시킬 계획”이라고 밝힐 만큼 기쿠치시는 한국인 관광객 유치,무비자 추진에 적극적이다. marry01@ ■기쿠치市 후쿠무라 미쓰오 시장 |기쿠치(일본) 황성기특파원|기쿠치시의 ‘규슈 한정 한국인 무비자’ 특구 제안은 수십차례 한국을 다녀 온 후쿠무라 미쓰오(62) 시장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제주도 한정 일본인 무비자가 시행되기 시작한 1983년 부부가 제주도 여행을 갔다.“그렇게 편리할 수 없었습니다.당장 일본 전국에 무비자 시행이 어렵다면 한국처럼 규슈 지역만을 우선 실시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2년 전 후원회장으로 있는 고교 검도부 초청으로 한국 학생을 초청하려고 했으나 “비자 발급이 늦어져 오지 못했던” 쓰라린 경험도 했다.그러나 “일본인이 비자 없이 한국에 가는 것처럼 한국인도 자유롭게 올 수 있도록 하는” 특구 제안의 기폭제가 됐다. 특구 제안은 꽤나 준비를 거쳤다.후쿠무라 시장은 지난해 구마모토 지역 11개 시장 회의에 규슈 한정 무비자 제안을 제출했다.결과는 만장일치 채택.규슈 지역 95개 시장 회의,일본 온천 소재지 시장 회의에도 같은 안건을 붙여 똑같은 결과를 얻었다.힘을 얻어 지난 1월 중앙정부의 구조개혁 특구 모집에 응했다.그러나 도쿄에서 이런저런 이유가 달린 ‘불가’ 회답이 날아왔다. “정부 지적대로 불법체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나 그것만 강조하면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아요.치안은 별개입니다.불법체류,여권 위조를 어떻게 억제할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보완책을 세워가면서 추진할 문제입니다.” 무비자가 되면 불법체류가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일본 정부의 의견.“하룻밤 자면 사이 좋아지고 두 밤 자면 서로를 알 수 있게 되듯 교류는 중요합니다.무비자라고 불법체류,범행을 위해 일본에 오는 사람이 늘어날까요?”그의 반문이다. 그는 지금 한국인 무비자 특구를 제안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특구 보도가 나간 날 그의 컴퓨터에 상식 밖의 음해성 항의 메일이 쏟아졌다. 어느날 구마모토 지역 우익계 신문의 기자가 취재를 왔다.피하면 더욱 나쁘게 쓸 것 같아 만나서 이해를 시킬 셈으로 취재에 응했다.“역시 ‘한국인에게 왜 무비자인가.’라는 질문을 하면서 독도 문제를 제기했다.”고 털어놓는다. 한국인 무비자 실현을 위해 “전략을 바꿀” 셈이다.중앙 정계 정치인과 법무·외무성의 관료들과 만나 ‘왜 안되는지,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공부해 그들이 꼼짝 못할 추가 제안을 하겠다는 복안이다.‘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속담처럼 한국 학생이 규슈로 수학여행올 경우에 한해 무비자를 허용하자는 방안도 내놓을 생각이다. ‘한국인 무비자 운동 제창 추진자’라고 한글 명함을 갖고 있는 후쿠무라 시장은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무비자가 실현될 때까지 운동을 계속하겠다.”고 결의를 다진다.
  • 두산重 노사갈등 재연 조짐 / 임금협상 보충협약 논의여부 이견

    지난달 가까스로 봉합된 두산중공업 노사갈등이 재연될 전망이다. 25일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사측은 이달들어 임금협상에 응할 것을 노조에 제안했지만 노측은 전제조건으로 ▲주40시간 주5일 근무제 도입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철폐 ▲근골격계 직업병 대책 마련 ▲노조활동 보장 등 4가지 조항의 단체협상 진행을 요구하고 있다. 이 4가지 사안은 금속노조 산하 95개 사업장 노사 대표가 지난 22일 전격 합의한 ‘중앙교섭’상에 명시된 협상 내용이다. 사측은 단협의 유효기간이 2년으로 내년에 갱신되는 만큼 올해는 임금협상만 벌여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노측은 단협 규정상 노사 한쪽이 보충협약을 요구할 경우,상대가 응할 수 있다며 보충 단체협상 형식으로 4개 사안을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금과 관련해서도 노조는 1인당 월 12만원 인상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수주부진 등으로 경영상황이 악화돼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맞서 임금협상 자체도 쉽사리 타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사측은 지난 1월 노조원 분신사망으로 촉발된 사태에서 사측이 노조에게 많은 부분을 양보한 만큼 더 이상 끌려갈 수 없다는 입장이고 노조도 투쟁력을 계속 키워간다는 방침이어서 양측의 입장차는 좁혀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두산중공업 노사갈등은 지난달 노동부 중재로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해고자 복직문제 등에서 아직 노사간 합의를 보지 못해 여진이 남아있는 상태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진교사에만 8차례 장학지도”/ 시민단체 ‘서교장 사건’ 조사 결과

    충남 보성초등학교 서승목 교장 자살사건을 둘러싼 교단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당시 차 시중을 거부했던 기간제 교사 진모(29·여)씨에게 보복성 조치로 집중적인 장학지도가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와 박상환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대표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로 구성된 ‘서 교장 자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24일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진 교사가 차 접대를 거부한 직후인 지난 3월 다른 교사들은 한 차례도 없었던 장학록 작성이 진 교사에게만 8차례나 집중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지 조사결과 차 접대 요구가 없었다는 교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서 교장의 자필 사유서와 ‘접대 및 기구관리’ 담당자가 진 교사로 명시돼 있는 학교 업무분장표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예산군교육청과 학교 관리자들이 진 교사의 초기 상담신고를 받고 학교를 방문했을 당시 진 교사를 만나지도 않은 채 다른 초등학교의 기간제 교사 자리로 옮기도록 주선했다며 교육당국의 책임을 물었다. 진상조사위는 “교육당국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자세로 교내 갈등을 해소하고,전교조도 교육현장의 다양한 병폐와 모순을 제거하는 것은 옳지만 승리와 패배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버리고 사안의 맥락과 특수성을 감안해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혜영기자 koohy@
  • 韓銀法 개정안 갈등 표면화/ 재경부 - 한은, 독립성 강화 싸고 대립

    한국은행법 개정안의 국회 상정이 임박하면서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간 힘겨루기가 표면화될 조짐이다.재경부는 한은 독립성 강화를 골자로 한 법률 개정안의 통과를 막기 위해 국회설득 등 다양한 활동을 펴기로 했다.한은 노조는 최악의 경우 실력행사까지 불사한다는 방침 아래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재경부,“국회통과 저지”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18일 “국회의 한은법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대체토론,정부의견 제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반대의견을 표명키로 했다.”고 밝혔다. 재경부는 이미 지난달 나오연(한나라당) 국회 재정경제위원장 등 여야의원 126명이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내기 이전부터 발의를 연기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대한매일 3월5일자 1면 참조) 한은법 개정안은 ▲금융통화위원 선임방식 개선 ▲재경부 장관의 한은 예산승인권 폐지 ▲한은에 시중은행 단독검사권 부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재경부는 예산승인권 폐지에 대해서는 “방만한 운용이 우려된다.”는 이유로,시중은행 단독검사권 부여는 “금융감독원과 검사가중복된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입법전문기구는 “대체로 OK” 국회 전문위원실은 지난 16일 ‘한은법 개정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핵심내용들에 대해 “대체로 타당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보고서는 한은 총재가 금통위원을 2명 추천할 수 있게 한 부분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나 금통위원 선임방식은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재경부 장관의 한은 예산승인권 폐지도 원칙적으로 찬성했다.전문위원실은 “금감원이 한은의 공동검사 요구를 ‘부당하게’ 거부할 때에는 한은이 단독검사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혀 역시 한은쪽에 가까운 의견을 냈다. ●한은 노조,“집단행동 불사” 한은은 주변 여건이 어느때보다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재경부가 적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과 달리 비교적 조용하게 지켜만 보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또 적극적으로 ‘독립’을 주장할 경우 “경제가 어려운데 제 밥그릇만 챙긴다.”는 비난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도 신경을 쓰고 있다.한은 노조도 아직까지큰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다.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원안대로 국회 상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노조 핵심관계자는 “개정안의 내용이 크게 변질될 가능성이 보일 경우,재경부 장관 면담 요청을 포함한 다양한 대정부 및 대국회 활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 [열린세상] 품격있는 통합의 정치

    ‘제왕적 대통령’이란 용어가 등장한 지도 벌써 서른해나 된다.10년을 끈 베트남전쟁의 수행과정에서 존슨과 닉슨,이 두 대통령을 겨냥한 슐레진저 2세의 그 책이 1973년에 나왔기 때문이다. 국제위기시 의회에 대한 대통령의 잇단 월권행위를 주로 가리킨 이 말뜻이 우리의 경우 국내정치에서 무소불위 권력의 대통령을 가리킨다.그런데 백악관특보 출신의 이 역사학자가 직접 거명한 닉슨은 정작 그 다음해에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권좌에서 낙마하게 된다. 제왕수준의 막강한 닉슨을 쫓아내었다면 적어도 더 센 제왕이 아닐 수 없다.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로 대표되는 언론이 바로 그들이었다.그래서 이를 빗대어 ‘제왕적 언론’이라는 낱말이 뒤따라 나왔다.그렇다고 언론제왕이 권력제왕을 항상 이기는 것도 아니며 그 반대의 경우는 더욱 바람직하지 않다.요컨대 민주정치와 자유언론이 있는 곳이라면 이들 양자의 대립과 긴장관계는 본질적으로도,현상적으로도 피할 길이 없다. 다만 지금 우리들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티격태격은 그런 것만도 아니다.그저 싸움이요,그것마저도 닭싸움의 형국일 뿐이다.규칙과 예의가 있는 힘겨루기를 우리는 운동 또는 스포츠라 부르고 그렇지 못한 경우를 싸움이라 함은 물론이다.앞의 것은 정해진 경기장에서,뒤의 것은 때와 곳을 가리지 않고 아무데서나 벌인다. 한국판 ‘제왕적 언론’ 조·중·동이 정부교체기 새대통령에 으레 할애할 ‘밀월기’ 또는 ‘동맹관계의 단계’는 팽개치고 사사건건 발목잡는 것은 이름값을 못하는 것이라 본다.새대통령 새정부 또한 이보다 나을 게 없다.선거기간에 당연히 생기게 마련인 각종 분열상을 국가사회의 통합으로 이끌어낼 비전을 심는 것이 집권 첫 한두달에 할 과제이지 기자실 폐쇄,가판금지 등 언론개혁의 하부구조와 그 실천방법에다 승부를 걸고 있다면 아예 우선순위가 틀렸다. 거대 야당 한나라당도 대통령취임 겨우 50여일 된 이 시점에,걸맞지도 않은 장관해임건의안으로 으름장을 놓는다면 바로 그 품격이나,지난번 대통령 국회국정연설 때 보인 안면몰수의 의전예양이나 모두 낙제점이라 하겠다.판은 정치일는지 몰라도일어나는 것은 싸움일 뿐이다. 5년전과 10년전 각기 새정부가 들어설 당시 국가사회의 통합수준이 이렇지는 않았다.통합이란 무엇인가.구성원 또는 전체를 구성하는 부분들이 조화를 이루는 상태를 말한다.그런 상태속에서는 생각하고 행동하는 바가 비슷하게 되어 평화롭고 승복도가 높은 사회가 된다.말로는 통합을 외치면서 서로 받아들여 결코 비슷해질 수 없는 이념,역사인식,가치,제도,정책 그리고 인사를 계속한다면 시끄럽고 불만만이 계속될 것이다. 지난 역사를 취임사에서처럼 ‘정의패배,기회주의득세’로 단순화할 수 없듯이,이 나라 국가성립에 대한 풀이도 대통령의 몫이 될 수 없다.이승만 단일정부 노선을 분열주의,그리고 김구 남북통일정부 노선을 민족통합주의로만 본다면 국민이 고르게 승복할 것인가. 대미 외교정책의 기조도,이라크파병 관련 입장도 엎치락뒤치락함에 따라 대통령 스스로가 국론분열을 야기시켰다고 한다면 지나친 말일까.뿐만 아니라 헌법의 틀을 벗어난 제도개혁들까지도 계속 들먹여지고 있어 통합에 먹구름을 드리우고있다.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로의 세제개혁안,감사원 회계검사의 국회이관,지역내 특정정당에 3분의2이상 의석금지의 선거법개정 등 한둘이 아니다. 모름지기 선거는 민주주의의 필요악이며 누가 다수자인가를 정하는 차선의 메커니즘일 뿐이다.따라서 대선에서 승리한 후보자가 내건 모든 것을 국민이 수용했다는 뜻이 아니며 엇비슷한 수의 반대세력도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싸움 아닌 통합정치를 여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권 영 설 중앙대 교수 헌법학
  • 4월 경상흑자 가능성 / 사스효과?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3개월간 이어져온 경상수지 적자행진이 이달에는 끝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미국·이라크전쟁의 조기 종료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걷힌데다,국제유가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무역수지 흑자전환에 청신호가 켜졌다.또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로 해외여행객이 줄면서 경상수지 적자의 주범인 서비스수지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무역에서 2억∼3억 흑자 가능” 16일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 등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수출 실적은 66억 3000만달러로,지난달 이맘때보다 22.2% 늘었다.무역수지 적자도 8억 9000달러에 그쳤다.6억 30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4월에도 15일까지는 8억 7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호전된 것이다.정부는 수출이 월말에 몰리는 특성을 감안할 때,이달 전체로는 2억∼3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게 되면 실제 흑자폭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관세청 고위 관계자는 “수출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사스 영향으로 해외여행도 줄고 있어 4월에는 무역수지와 경상수지가 모두 흑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원유를 수입해 석유화학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우리나라 공업구조도 유가 하락의 이점을 크게 확대시킬 것”이라면서 “유가의 등락 속도는 빠르지만 석유화학제품의 수출단가는 쉽게 변하지 않아 원유가격 인상에 따른 현재의 높은 석유화학제품 가격은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국 관광객 급감 사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이달중 관광·유학·운수 등 서비스수지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지난달 하순 사스의 위험성이 처음 알려지면서 관광목적의 출국자 수가 전월대비 20% 가량 줄어든 데 이어 이달에는 감소폭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여행수지 적자는 지난해 전체 서비스수지 적자 74.6억달러의 절반인 37.7억달러를 차지할 만큼 경상수지를 갉아먹는 주범으로 꼽힌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로 나간 내국인 관광객 수는 50여만명으로 전월(62만 2000여명)보다 19.5%,1년전(54만 7000명)보다는 8.6%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지난해 10월 25.5%(전년동기 대비)가 늘어나는 등 큰 폭으로 이어져 온 관광목적 출국자 증가세가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지난달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관광객도 40여만명으로 전월대비 2%,전년동기대비 11% 줄었지만,입국자에 비해 출국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현실을 감안할 때 상당한 수지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관광공사는 이에 따라 전체 출국자수 800만명을 기준으로,30억달러로 잡았던 올해 관광수지 적자폭을 20억달러 초반으로 크게 낮춰 잡았다.관계자는 “이달들어 입국·출국자 수가 지난달보다도 더욱 크게 줄고 있어 관광수지는 지난달보다 더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변수는 아직 많아 전문가들은 3월에는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며,이달에는 흑자를 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여러 호재에도 불구하고 ‘무역+서비스’에서는 소폭 적자가 예상되지만 대외자산 운용수익 등의 소득수지에서지속적으로 큰 폭의 흑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미국·유럽연합(EU)의 상계관세 부과와 같은 무역마찰이 심해지고,사스 공포가 확산될 경우,경상수지 흑자 목표달성은 5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한편 산업자원부는 이날 국회 업무보고자료에서 에너지수입액의 급증과 세계경제 회복의 불투명한 상황 등으로 당초 올해 무역수지 흑자 목표 규모를 80억달러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김경운 김태균기자 kkwoon@
  • [나의 건강보감] ‘국창’ 조상현

    소리꾼 조상현(65).사람들은 그를 ‘국창’이라고 불렀다.그의 소리 굽이굽이 꿈결처럼 더듬으며 절창에 울고,재담에 웃었던 사람들.그들은 조상현의 울대에 굵은 핏대로 선 신열의 소리를 들으며 혼절할 것만 같은 한(恨)의 깊이를 가늠했고,또 바닥 모를 정(情)의 무게를 달았다.그들의 흉금속 조상현은 아직도 ‘국창’이다. 어지러운 시절을 불꽃처럼 살면서 한 시대의 국민정서를 쥐락펴락한 그는 소리의 혁명가였다.그 전까지 반가(班家)의 완상 놀이로만 명맥을 이어오던 판소리는 조상현에 이르러 ‘한국의 소리’로 거듭났다.그만큼 그의 소리는 우람하고 울창했다. 그렇게 한 시대를 풍미한 ‘소리꾼’이지만 ‘힘겨웠던 시절’을 살아오면서 언감생심 따로 건강을 살핀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얘기중 그는 아,하고 입안을 내보였다.어금니 자리가 모두 텅 비어 있다.소리하는 게 이에 영향을 주는데다 당뇨 때문이란다. ●‘힘겨웠던 시절' 건강 못챙겨 ‘환장하게 화창한 봄날’ 그는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약속 장소에 나왔다.백내장 때문에 색안경을 끼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다.불편한 곳은 없느냐고 물으니 고혈압과 당뇨를 꼽았다.두가지 다 소리꾼에겐 천형같은 질환.특히나 고혈압은 앉은 자리에서 혼신의 힘을 쏟는 소리꾼에게 억장 무너지는 장애가 아닐 수 없다.그러나 그는 달랐다.“아,병이 아무리 깊단들 내 정신꺼정이야 건들겄소?” 그는 약을 먹으면서도 무대 오르는 일을 주저해 본 적이 없다.“신명 아니면 누가 소리를 하겄소?”라는 그의 얼굴에는 소명에 몸을 맡긴 한 인간의 애잔한 이력이 배어났다.그러길래 사람들은 아직도 우렁찬 우조(羽調)와 슬픈 애원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조상현의 소리를 그리워하는 것인지도 모른다.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나이 예닐곱 시절부터 유성기를 통해 임방울은 물론 그의 수양어머니이자 소리 스승인 박녹주 선생과 전정렬,송만갑,이동백,김창완 등 다섯명창의 소리를 들으며 자란 그는 열세살 나던 해 명창 정응민씨 문하에 입문,본격적인 소리공부를 시작했다. ●고혈압·당뇨 소리꾼엔 ‘천형' 말이 공부지 스승 집에 기숙하며 농사일 짬짬이 소리를 배우는 식이었다.이렇게 7년동안 내공을 쌓아 춘향전과 심청전,수궁가를 배운 그는 광주로 옮겨 박봉술씨에게서 적벽가를 배우는 등 소리꾼의 험한 삶을 시작한다. “그때사 소리꾼이 천한 직업이었소만은 소리 배운 이후 ‘넓을 광자,큰 대자 광대(廣大)’ 된 것을 한번도 후회 안허고 살었소.내가 광대라도 잔칫집 가서 술이나 얻어 먹는 ‘또랑광대’ 노릇은 안했응께.”그의 목소리는 ‘국창’의 자부심으로 자꾸 높아졌다.그 후,광주,목포에서 재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천하의 임방울이 “그 놈,물건 하나 났다.”며 무릎을 쳤던 그다. 군복무를 마친 뒤 박녹주씨 눈에 띄어 수양 아들이 된 그는 지난 71년 상경해 국립극장 정단원으로 일하며 자신을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다.당시 TBC에서 첫 방송을 한 그는 잇따라 KBS ‘창극무대’와 MBC ‘내강산 우리 노래’ 등 방송 3사의 국악 프로그램을 모두 장악,‘1인 천하’시대를 열었다. 이 즈음의 일화 하나.당시 TBC에서 판소리 녹화중 눈빛이 형형한 초로의 신사와 만나게 된다.이 신사는 끝까지 그의녹화장면을 지켜본 뒤 정중하게 저녁식사에 초대했다.장소는 지금의 에버랜드가 들어선 용인의 한 별장.저녁 자리에는 몇몇 다른 사람들도 함께 해 그의 소리에 넋을 잃었다.이 노인이 바로 삼성그룹 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이다.그 후 이 회장은 틈나면 그를 불러 소리 삼매경에 빠지곤 했다.교보 신용호 회장과 민복기 대법원장 등도 자주 함께 했다.이 회장은 그의 소리에 감복해 아예 석관동에 거처까지 마련해 주며 그가 ‘국창’으로 자라도록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았다.이 회장은 “신언서판(身言書判)을 갖췄다.천년 안에는 못볼 명창이다.”고 했고,조상현은 그런 이 회장을 “참으로 정깊고 격조를 아는 선비였다.”고 회고한다. ●태권도 품세 응용한 체조 시작 그렇게 한국의 소리판을 거침없이 누빈 한 시절,그러나 호사다마일까.20년쯤 전,경북 상주에서 공연을 마치고 귀경길에 그만 넋을 놓고 말았다.혈압이 치고 올라 와 혼절하고 만 것이었다.지난 91년 국위선양한다며 나선 해외 공연길,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다시 한번 쓰러졌다. 이때 시작한 운동이 태권도 품세를 응용한 ‘조상현식 맨손체조’다.그는 지금도 이 체조가 참 좋다고 믿는다.당뇨로 인슐린이 필수품이 됐지만 ‘소리’를 위해 먹거리를 따로 가리지는 않는다.그렇게 먹지 않으면 완창에 6∼7시간이 걸리는 판소리,특히나 기력을 쏟아부어야 하는 보성 소리는 감당하지 못한다.“다른 소리 10시간을 하지 그 소리 한 시간 못한다.”는 보성소리다. ●정신력으로 버티며 무대 올라 그러나 병마를 다스리는 그의 비전은 역시 정신력이다.애당초 술은 멀리 한데다 담배도 15년전 끊었다.그런 가운데 덮친 혈압과 당뇨로 자신이 위축될 때마다 ‘정신일도금석가투(精神一到金石可透·정신을 하나로 모으면 쇠나 돌도 뚫을 수 있다)’를 되내며 스스로를 매질했다.지금도 그는 병마에 눈앞이 흐려지면 이렇게 염원한다.“하늘이여,나는 아직도 할 일이 많습니다.” 다시 그의 절창이 온 방에 넘쳐난다.‘…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옥방의 찬 자리에 생각나는 것은 임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 낭군을 보고지고…’ 세상이 변했다지만 어찌 한 나라에 내리받이 정신이 없고,또 정서가 없으랴.사람들은 새삼 ‘국창’ 조상현을 그리워한다.마치 옛적의 눈물겨운 가난이 한참 세월이 흐른 지금에야 참말로 그리운 향수이듯.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맨손체조의 건강학 맨손체조가 운동이 될까 싶지만 사실 그만큼 좋은 유산소 운동도 흔치 않다.모든 운동의 기초 및 마무리 운동으로 활용되는 것은 물론 혈압·당뇨환자에게는 필수적 치료 운동이기도 하다. 조상현씨의 경우 혈압으로 쓰러져 당뇨까지 확인되자 지체없이 운동을 시작했다.무슨 운동을 할까 많은 고민도 했고,주변의 조언도 들었다.그렇게 해서 내린 결론이 맨손체조였다.벌써 20년째다.그의 맨손체조법은 특정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교본과는 다르다. 공인 3단의 태권도 실력을 갖춘 그는 태권도 품세를 체조로 활용한다.기합과 함께 전신의 힘을 순간적으로 모으는 태권도 품세는 일순간 기력을 모아 발산하는 판소리의 성음체계와 흡사해 제법 어울리는 운동이다 싶었다.거실을 마당삼아짧게는 30∼40분,길게는 1시간씩 그렇게 맨손체조를 하며 땀에 흠뻑 젖도록 온 몸을 움직인다.그게 일상화돼 이젠 체조를 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가 됐다.“내가 몸을 지탱하는 것은 체조 덕인데,해보니 그만한 운동도 없더라.”는 그다. 맨손 체조는 시설이나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필요에 따라 운동량과 시간을 임의로 조절할 수 있는 운동이다. 요가나 중국의 파룬공도 동양식 맨손 체조의 일종이다.보통 여러 동작을 체계적으로 연결한 일련 체조를 비롯,교정 체조,꾸미기 체조,짝 체조와 스트레칭 등이 있어 각자가 필요한 동작을 취하면 된다.당뇨 치료를 위한 맨손 체조도 종류가 많아 몸 상태에 따라 의사와 상의해 결정하면 된다. 처음에 간단한 동작부터 시작해 후반에 운동량을 늘렸다가 다시 가벼운 정리 운동으로 마무리하는 게 순서다. 부위별로는 다리-팔-목-가슴-옆구리-등-배-몸통-온몸-팔다리-숨쉬기 순서가 좋으나,꼭 순서에 얽매이기보다 각각의 필요에 따라 몸에 익히면 된다. ■ 도움말 분당차병원 김성원 재활의학과장 심재억기자
  • 괴질 실태·예방법/ 21國 2200명 감염…78명 사망

    지구촌이‘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으로 불리는 괴질로 공포에 떨고 있다. 1일 괴질피해가 심각한 홍콩에서 1명,캐나다에서 2명의 사망자가 더 발생했으며 태국에서도 처음으로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호주와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지에서도 처음으로 괴질 환자가 보고됐다. 이로써 지난해 11월 중국 남부지역에서 처음 보고된 이 괴질은 지금까지 21개국에서 2200명이 감염되고 적어도 78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나라별로는 중국에서 가장 많은 4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홍콩 16명,베트남과 싱가포르 각 4명,태국에서 2명의 사망자가 났다. 한편 WHO(세계보건기구)는 베이징(北京)을 SARS 감염지역에서 제외했다고 주중 한국 대사관측이 2일 밝혔다. ●휴교령·격리등 각국 대책 부심 홍콩의 경우 괴질이 집단 발병한 아모이가든(淘大花園) E동 주민에 대해 격리조치에 들어갔다. 싱가포르 정부는 괴질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초·중·고교에 잠정 휴교령을 내린데 이어 니안공과대학은 2일부터 일주일간 휴교했다.타이완은 중국이 괴질 확산 사태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본토와 마조도간 해상운송을 금지했다. 태국 정부는 SARS를 전염병으로 선포하고 중국,홍콩,타이완,베트남,싱가포르 등을 여행하고 돌아오는 사람들에 대해 최소 14일간 바깥 출입을 금하고 집안에서도 격리돼 있도록 조치했다. 미국 정부는 홍콩과 중국 광저우(廣州)에 주재하는 비필수 외교관과 가족들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원인균 몰라 아직 치료법 없어 이 질병이 처음 보고된 것은 지난 2월 26일 홍콩의 미국인 사업가(48)가 사망했을 때다.이 사람은 중국 상하이(上海)와 베트남을 방문했었고 그를 치료했던 중국,베트남,홍콩의 병원 의료진도 차례로 감염됐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해 11월16일 호흡기질환이 창궐하고 사망자가 발생한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포산(佛山)에서 괴질이 처음 번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원인균과 관련,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일반 감기 바이러스 중 하나인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종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그러나 일부 환자에게서는 유행성 이하선염및 홍역의 원인균으로 알려진 파라믹소바이러스가 발견되기도 했다.정확한 원인균을 모르기 때문에 뚜렷한 치료법도 아직 알려진 게 없다. ●고열·근육통·기침등 독감증상 감염되면 38도 이상의 발열,두통,인후통,근육통,기침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환자의 약 90%는 6일쯤이면 회복하지만 10%의 절반 정도는 인공호흡기를 필요로 한다.치사율은 4% 정도에 이른다.괴질은 환자가 재채기나 기침을 할 때 나오는 작은 침방울들에 의해 전염될 가능성이 크다.공기 또는 상하수에 의해 전염될 가능성도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접촉·공기통해 전염… 손 자주 씻어야 미국 CDC는 비누와 알코올 린스를 이용해 손을 자주 씻을 것을 당부했다.감기나 독감 환자처럼 코나 입을 만지고 공중전화나 승강기 버튼을 누른 후 비감염자가 이것들을 다시 접촉할 경우에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공기 전염 우려도 있는 만큼 마스크를 착용할 것도 아울러 권고됐다. 함혜리기자 lotus@
  • 정부 새 취재시스템 발표 안팎 - ‘언론지침’ 시작부터 팽팽한 신경전

    브리핑룸 운영 등 정부의 새 취재시스템이 확정·발표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달아오르고 있다.개방 취지에 걸맞지 않은 사실상의 취재 제한으로 결국 국민들의 알 권리 제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반발과 비판이 거세게 제기되는가 하면,잘못된 취재 관행을 방치하다가 외부로부터의 개혁을 자초한 언론의 자기반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이같은 ‘새 언론지침’이 나오게 된 배경과 주도세력,그리고 고민하는 정부부처 공보관계자들의 푸념 등 새로운 취재 시스템의 문제점을 집중 점검해본다 ●누가 밀어붙이나 정부의 새 취재시스템을 밀어붙이는 곳은 어디이며,주도세력은 누구인가.지난 14일 이창동 문화부장관이 발표했던 기자실 운영방안 및 홍보방안이 27일 40개 부처·청 공보관회의에서 정부 방침으로 공식 확정되자 언론계와 관가 등 각계에서 이같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장관이 당초 밝혔던 기자들의 정부부처 방문취재 금지,취재실명제 도입 등과 같은 안에 대해서는 언론주무 부서장인 조영동 국정홍보처장마저 처음에는 부정적인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 환경변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가장 중요한 동력(動力)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이 장관은 “언론과의 관계 개혁은 대통령과 공감대가 있다.”면서 “언론관에 관한 한 (나는) ‘대통령의 분신’과 다름없다고 판단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 장관의 개인적인 언론 개혁의지라는 의견도 있다.이 장관은 영화감독시절 특정 언론이 주관하는 영화제에 출품 거부를 공언할 정도였다.특히 문화부의 홍보방안 발표 이후 빗발치는 비난 여론에도 “대통령과 이견 없다.”며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취재시스템 변화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노사모’가 이같은 정부 안을 주도한다는 얘기도 떠돈다.언론사의 정보 접근을 ‘공평’하게 하겠다는 원칙은 ‘안티 조선’운동을 해온 문성근·명계남 등 노사모 핵심 멤버의 입장과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국정홍보처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언론 취재환경 변화는 예고돼왔다.”면서 “홍보처도 언론개혁의 불가피성을 인식하고 있어 시스템 변화 장치마련을 고민해왔다.”고 말했다.김만수 청와대 춘추관장은 “자율적으로 정한 것”이라며 “취재시스템 변경과 관련해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오해를 살지도 몰라서 공보관회의에 참석도 하지 않았다.”며 청와대와 무관함을 강조했다. ●국정홍보처장이 ‘꼬리’내린 이유 “공무원들이 기자를 만난 뒤 면담보고서를 작성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취재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겠다.”(19일 기자간담회) “방문 취재는 브리핑룸제 취지와 맞지 않는 만큼 삼가야 한다.취재보고서 작성은 (해당 공무원이) 알아서 할 일이다.”(27일 공보관회의 브리핑) 조영동 국정홍보처장은 정부의 새 취재시스템과 관련,열흘도 안되는 동안에 이처럼 말을 완전히 바꾸었다.취재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호언장담한 조 처장이 내놓은 정부의 취재개편안이 정부의 당초 방침과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또 그동안 언론계에서 꾸준히 제기했던 문제점들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고,오히려 이창동 문화부 장관이 발표한 ‘문화부 홍보방안’과 흡사하다는 평가다. 조 처장이 언론계 출신으로서 다소 완화된 취재방식을 밝혔다가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정책 ‘코드’를 다시한번 확인하고는 입장을 슬며시 바꾼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조 처장의 원래 생각은 이 장관과 같은데 언론계의 기류를 떠보기 위해 한 발언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정홍보처 관계자는 “우리가 부처 공보관들의 의견을 수렴해 내부적인 논의 끝에 주도적으로 방안을 내놓은 것”이라며 문화부와는 무관함을 애써 강조했다. ●공보관계자들의 푸념 정부의 중앙·과천·대전청사 가운데 이번 조치를 가장 못마땅하게 여기는 곳은 주로 경제관련 부처가 몰려 있는 과천청사의 공보관실이다. 과천청사는 중앙청사나 대전청사에 비해 공간이 비좁은 편이다.때문에 대규모 브리핑 공간을 별도로 만들 여력이 없다.경제부처의 성격상 브리핑 제도가 지금의 기자실 제도보다 효율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4만 4952평 규모의 과천청사엔 11개 부처 5500여명의 공무원이 상주하고 있다.다른 청사보다 밀도가 30∼50% 가량 더 높다. 재정경제부 공보실 관계자는 “국내외 경제현안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실을 감안하면 형식적인 절차가 필요한 브리핑 제도로는 현안에 제때 대처하기 어렵다.”면서 “과천엔 브리핑룸을 만들 별도의 공간도 없다.”고 곤혹스러워했다.산업자원부 관계자도 “우리는 정부정책을 널리 알릴 일이 많은 반면 외교안보 관련부처는 무분별한 취재활동으로부터 보호할 일이 많을 텐데 일괄적인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도 “11개 부처 출입기자 수백명이 한데 몰려 취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는 국정홍보처 발상에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취재의 효율성에 의문점을 제기하는 것은 서울 여의도에 있는 금융감독위원회 공보실도 마찬가지다.금감위 관계자는 “지난해 보도자료가 783건에 이를 정도로 언론과 수시로 접촉해야 하며,때론 정책이 시장에 줄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언론의 협조도 받아야 할 처지인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런문제점을 감안,과천청사 공보관들은 별도의 회의를 다시 열어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기자실 개편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기존 기자실을 기사송고실로 활용하고 대형 브리핑룸을 갖추는 방안,청사별 기자실을 통폐합하는 방안 등을 신중히 검토할 방침이다.금감위는 기자들의 취재 욕구를 충족해주기 위해 실·국장들이 브리핑룸에 주간 단위로 들러 간담회를 갖는 ‘순회 브리핑 아워(Hour)’를 도입한다는 복안이다. 국정홍보처 관계자는 “새 제도를 시행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제까지 하겠다고 못박은 것은 없다.”며 “사무실 방문 취재금지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이를 어긴다고 법적으로 처벌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고민을 털어놨다. 최광숙 김경운 이종수기자 bori@ ◆장.차관 정례 브리핑 잘될까 정부가 사무실 방문취재를 제한하는 대신 그 대안으로 내놓은 장·차관들의 주 1회이상 정기 브피핑은 각 부처의 현재 여건상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또 현행 기자실을 폐지하고 이를 한 곳에 모아 통합 기사송고실 등을 만들고 별도의 통합 브리핑룸을 만들 경우 예산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언론취재 개편안’을 전해들은 각 부처 공보관계자들은 장·차관 정례 브리핑은 부처별 실정을 제대로 알지 못한 조치로 ‘탁상공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제부처와 사회부처 일부를 제외하고는 장·차관이 매주 1차례 이상 브리핑할 내용이 있겠느냐는 것이다.또 브리핑이 활성화되더라도 질높은 기사가 나오는 부처와 그렇지 못한 부처간의 ‘부익부빈익빈’ 현상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 공보관계자는 “일부 부처의 경우 장·차관이 할 수 있는 브리핑이란 기껏해야 국무회의와 차관회의에서 보고할 내용이 전부일 것”이라면서 “특히 이라크전쟁 등 주요 현안은 각 부처별 정책이 정부의 종합대책으로 묶여 나오는 데도 이를 따로 브리핑한다면 행정낭비와 다름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언론의 생리상 브리핑에서 똑같이 공개되는 내용은 기자들이 취재의욕을 갖지 않을 것”이라면서 “일부 부처의 경우 기자 없는 브리핑이 있을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실제로 지난 14일 가장 먼저 기자실을 폐지하고 브리핑룸제로 전환한 문화부는 지금까지 브리핑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브리핑할 게 없어서다. 기자실 개편에 따른 추가 비용도 문제로 지적된다.중앙청사 기자실의 경우 총리실,교육부,행자부,통일부,외교부 등의 기자실을 한층에 125평 규모로 한곳에 통합한 뒤 부처별로 5개로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여기에다 브리핑룸 2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외교부가 별관으로 옮기면서 중앙청사에 생긴 공간에 여성부와 국정홍보처가 들어오는 데 드는 수리비가 2억 3600만여원인 점을 감안하면,통합브리핑룸 설치와 각 부처 기자실 수리 비용을 포함해 중앙청사 한곳에만 3억여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조현석기자 hyun68@ ◆공무원들 '언론 어떻게 대하나' 곤혹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정부가 새로운 취재 시스템을 발표한 이후 공무원들은 앞으로 언론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들은 일과 이후에는 기자들을 만나도 되는 것인지,기자들이 전화로 취재를 해올 때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 것인지 난감해 하는 실정이다.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언론 대응에 관한 세부시행계획이 다음달 10일쯤 발표된 후에야 행동지침을 정할 수 있겠지만 대체로 언론의 취재에 아예 입을 ‘닫는’ 직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결국 참여정부 초기에 언론과의 관계에서 부정적인 측면들만 집중부각돼 정부의 정책홍보에 상당한 혼선이 빚어질 것이라며 벌써부터 부작용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사회부처의 간부급 공무원은 “공무원은 누구보다도 언론의 취재원으로 노출되기를 싫어하는데 취재과정에서 실명이 밝혀진다면 누가 얘기를 하겠느냐.”면서 “정부와 언론의 관계가 역대 정부들과 비교해 최악의 상태에 이르러 양쪽 다 손해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더욱이 그는 “면회소 같은 곳에서 만나자고 한다면 여기에 응할 공무원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부처 과장급 공무원은 “기자들이 정부의 발표가 미진해 전화를 통해 취재를 해오면 매정하게 끊을 수도 없어 공무원들의 처신만 어려워지게 됐다.”면서 “대부분의 취재가 점심·저녁식사 등 근무시간 이외에 이뤄지게 돼 언론사들의 과잉취재로 이어질 게 뻔하다.”고 내다봤다.정부부처 공보실 직원은 “부처별로 정책결정과정이나 보고서를 홈페이지를 통해 기자들에게 공개한다지만 부처에 유리한 자료만 제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새 취재시스템의 취지는 좋지만 ‘공무원 행동강령’처럼 현실성이 떨어져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같이 전혀 새로운 환경은 공보관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공보관은 부처 업무를 꿰뚫고 있어야 하고 장·차관을 대신해 부처의 명실상부한 ‘입’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보통 초임 국장이 공보관을 맡던 전례에서 유능한 고참 국장이 공보관에 임명되는 등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종락기자 jrlee@
  • [대한포럼] ‘오만한 제국’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가 불타고 있다.미국의 공격으로 거대한 화염과 검은 연기가 지옥의 불길처럼 솟아오르고 있다.바그다드의 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을 때 지구촌 곳곳에서는 격렬한 반전시위가 벌어졌다.이라크 공격은 미국의 일방주의적 오만함의 하이라이트다.‘미국은 세계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오만한 제국(Arrogant Empire)으로 낙인찍혔다.’고 뉴스위크가 최근호에서 보도했다. 바그다드의 화염은 불안한 국제질서의 전조일지 모른다.국제적 합의나 명분·도덕은 무시되고 자국 이기주의와 힘의 논리가 지배할 것으로 우려된다.냉전시대와는 반대로 미국이 위협의 대상이 되고 세계가 다시 분열되는 국제질서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냉전시대 자유세계의 최대 위협은 소련이었다.그렇지만 냉전시대에는 그 나름의 독특한 국제질서가 작동했다.미·소의 힘이 서로 견제하고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공존했다.그러나 냉전이 끝나며 국제질서의 권력구조도 바뀌었다.냉전이라는 분열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통합의 시대가 열렸다.통합의 구심력은 시장경제와 자유 민주주의였다.미국 주도의 세계화는 통합을 가속화시켰다.인터넷으로 밀접하게 연결된 세계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정치·경제·문화 등 각 분야에서 막강해졌다.세계화는 곧 미국화로 통했다.그러나 이라크 전쟁으로 세계는 다시 분열하고 있다.러시아와 중국은 물론이고 전통적 우방인 프랑스·독일 등 유럽국가들도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반대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미국 기준의 도덕주의를 바탕으로 세계를 선과 악의 2분법으로 나누고 있다.미국이 선한 천사의 편이므로 미국에 줄서야 한다고 강요한다.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라는 ‘악’을 공격하는 것은 신의 뜻이라고 말한다.미국의 헤게모니는 선이며 미국적 가치가 정의라는 일방주의를 강조하고 있다.미국의 일방적인 공격은 이라크를 제압할 것이다.그러나 그것은 이라크 문제의 미국적 해결이다.미국의 승리는 세계의 다른 나라들에는 ‘충격과 공포’로 다가올 것이다.이러한 두려움은 미국이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가이기 때문에 더 크다.‘미국은 지구 위에 걸터앉은 거대한 괴수와 같다.’고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보도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어떤 세력이 지배적인 힘을 가지면 다른 나라들이 연합했다.20세기 전반에는 독일이,20세기 후반에는 소련이 견제 대상이었다.그러나 지난 반세기 동안 미국을 견제하는 연합세력은 없었다.그런데 소련과 공산주의라는 자유세계 공동의 위협이 사라지고 미국의 일방주의가 오만해지며 반미감정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은 오늘의 반미는 과거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과거에는 정치 지도자들이 일부 반미여론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지지했다.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미국을 지지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위험한 모험이 되고 있다.반미주의자들의 ‘길거리 권력’이 강력해졌기 때문이다.미국의 맹방인 터키 국회의원들은 반미여론 때문에 미군의 터키 기지 사용을 거부했다.노무현 대통령의 당선도 반미성향의 젊은 네티즌에 힘 입은 바 크다.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반미주의로 인기 높은 강력한 지도자가 됐다. 부시 대통령은 이러한 세계적 흐름을 감안해 인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고,각국의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외교정책을 펴야 한다.미국의 오만함이 계속되면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아무리 미국의 힘이 막강하다 해도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이나 테러 등 다양한 문제를 혼자의 힘으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바그다드의 화염은 결과적으로 미국에 악마의 불길이 될 수도 있다. 이 창 순 cslee@
  • [관가 돋보기] 정부·공무원노조 ‘상생의 악수’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고…’ 극한 대립각을 세우며 파국으로 치달았던 정부와 공무원노조 사이에 ‘훈풍’이 불고 있다. 이런 변화는 김두관(金斗官) 행정자치부 장관이 지난 15일과 17일 공무원노조 지도부와 잇따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이후부터 가시화되고 있다.정부는 노조를 정식 대화파트너로 인정하며 노조측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고,노조도 대정부 투쟁보다는 노동조합법 국회통과를 위한 전략수립에 주력하고 있다. ●투쟁보다는 대화로 우선 지난해 연가투쟁을 이끌었던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는 오는 23일 서울에서 가질 예정인 ‘전국공무원대회’를 대정부 투쟁의 장에서 노조 출범 1주년 기념대회로 전환했다.참석 규모도 전 노조원 대상에서 지부단 간부 3000여명으로 방침을 바꿨다.다음달 10일로 예정된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사실상 유보했다. 김정수 노조 대변인은 “공무원노조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대회를 평화롭게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앞으로는 투쟁보다는 우리의 5가지 요구사항을 관철시키도록 정부측과의 대화에 비중을 두겠다.”고 말했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련)도 향후 장관과의 간담회를 통해 정년 평등화와 근속승진제 확대,5급 승진시험 의무화 폐지,복수직급제 도입 등을 정부가 받아들이도록 설득키로 했다. 이정천 노조위원장은 “대화와 타협,비폭력적인 노동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면서 “다른 노조와는 달리 공직사회의 내부개혁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3의 노조 창립을 모색하고 있는 정책연합도 김 장관의 ‘대화 행보’를 긍정 평가하고 있으며,정부와의 대화를 통해 제도개선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적에서 동지로 행자부도 연일 노조측에 유화책을 제시하는 등 강경국면으로만 치닫던 이전의 모습에서 완전히 탈피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조만간 단행될 인사에서 노조 담당자였던 인사국장과 복무과장을 교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새로운 라인업을 구상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연가투쟁에 참여해 징계를 받은 노조원들에 대해서도 “노조가 수긍할 만한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며전향적으로 검토할 뜻을 거듭 밝혔다. 이런 노·정간 대화분위기를 의식한 듯 충북도는 19일 연가투쟁에 참여한 공무원 48명 중 1명만 해임하고 3명에 대해서는 감봉 1∼3개월 처분을 내렸다. ●노-노간 세불리기 경쟁 이처럼 정부와의 유화국면이 조성되자 노조들은 노조통합을 의식해 자체 세 규합에 주력하고 있다. 공무원노조는 현재 10만여명,공노련은 5만여명의 노조원을 확보하고 있다.그러나 10개 중앙부처와 서울·대전·충북·제주 공무원직장협의회의 연합세력인 제3의 노조가 출범하면 최대 조직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노조간에 세력 경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앞으로는 노·정간의 대결보다는 노·노간의 갈등이 본격화할 수도 있다.”면서 “이제는 정부가 노조의 요구에 대해 수세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노조 대화채널의 단일화를 요구하는 등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노조문제 해법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종락 장세훈기자 jrlee@
  • 계약직 군무원제 도입,5급승진시험때 근무성적 비중 높아져

    앞으로는 기술·기능직 군무원의 직급 명칭이 일반 공무원의 직급과 동일해진다.또 계약직 군무원제도가 도입되고 5급 승진시험에서 근무성적 비중이 높아지는 등 군무원들에 대한 인사관리 시스템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국방부는 “우수 민간인력 활용을 위한 군무원 계약제 법률 제정에 따라 마련한 군무원 인사법 시행령 개정안이 18일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대통령 재가를 거쳐 금명간 본격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는 기술군무원의 직급이 기정은 서기관,기좌는 사무관,기사는 주사 등으로 각각 개정된다.또 기능군무원의 계급도 종전의 ‘등급’이 모두 일반직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급’으로 개정된다. 그동안 일반직과 달랐던 군무원의 직급 명칭은 사기 저하의 요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또 전문지식과 기술자격이 요구되는 경우 일반·기능·별정 군무원 정원에 한해 일반 계약 군무원으로 선발이 가능하며,특수분야 전문 지식이나 기술의 경우는 전문계약군무원으로 채용할 수 있다.계약기간은최장 3년이며,계약 기간을 넘길 경우 신규 채용 형식을 밟아야 한다. 이밖에 5급 승진시험 합격자를 결정할 때 종전에는 ‘시험 60%,근무성적 40%’를 반영했으나 앞으로는 업무 능력 우수자가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시험과 근무성적 비중을 똑같이 적용할 방침이다. 이밖에 정보통신 직군을 신설하는 등 직군 직렬구조도 사회 발전 추세에 맞춰 개정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무원 인사제도의 경우 지난 94년 이후 손을 대지 않아 이번에 대대적으로 손을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盧대통령·부시 전화통화/韓 “이라크戰 지원” 美 “북핵 평화해결”

    노무현(盧武鉉·사진 왼쪽) 대통령은 13일 저녁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갖고 북한핵 문제는 외교적 노력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부시 대통령은 오후 9시35분(한국시각) 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은 한·미동맹을 앞으로도 강력히 유지해나갈 것”이라며 “한·미 동맹이야말로 미국 외교정책의 핵심적인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정책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것”이라며 “한반도에서의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미국의 정책기조는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한다는 것”이라고 말해,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확인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문제에 대한 미국의 노력을 설명했고,노 대통령은 “이라크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서 부시 대통령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하며 한·미 동맹 정신에 입각,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다시 초청한다.”고 말했다.이에 노 대통령은 “만나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통화 의미 이날 양 정상의 통화는 ‘한반도 전쟁위기설’을 누그러뜨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북핵 위기로 미국의 ‘대북 제한폭격설’ 등이 불거지면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었다.이는 최근 경제불안의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특히 우리 금융시장은 시장 내적인 요인보다는 북한 핵문제 등 외적인 요인 때문에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한·미 정상이 북핵 위기의 평화·외교적 해결원칙에 다시 합의함으로써 미국의 군사적 대응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한동안 이견이 있는 것으로 비쳐졌던 한·미 공조도 복원 조짐을 보이고 있다.정부로서는 미국의 이라크전에 대한 적극 협조를 통해 미국측으로부터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협조를 얻는 동시에 다소 소원해진 한·미 공조의 복원 계기를 만들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곽태헌 김수정기자 ti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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