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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짐차 이미지 NO” 개성으로 20대 잡고 실용으로 30대 노린다

    “짐차 이미지 NO” 개성으로 20대 잡고 실용으로 30대 노린다

    해치백은 과거 ‘짐차’라는 이미지가 강해 한국에서 외면을 받았다. 중대형 세단에 대한 선호도가 차츰 줄어들면서 지난해부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해치백의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다. 개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해치백으로 쏠리고 있어서다. 차량 구매 양상 변화에 부응해 하반기 각 자동차 브랜드들은 해치백 모델을 앞다퉈 출시한다. 특히 ‘해치백의 천국’인 유럽에서 온 ‘작고 강한’ 차들의 거침없는 질주가 예상된다. 폭스바겐이 먼저 골프 7세대 모델을 내놓으며 포문을 열었다. 6세대 골프의 인기(누적판매 1만 7694대)를 등에 업고 나온 신형 골프는 ‘해치백의 최강자’다운 면모를 갖췄다. 차체가 무려 100㎏이나 가벼워져 월등한 연비를 자랑한다. 안전장치 강화도 눈에 띈다. 사고 발생 시 차량이 충격을 감지, 스스로 제동을 걸어 2차 충돌을 방지하는 ‘다중충돌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을 폭스바겐 모델 중 최초로 장착했다.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가격. 1.6TDI 블루모션의 경우 2990만원으로 책정했다.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대표는 “출시 전 대기 계약이 600여대에 이를 정도로 반응이 좋다”며 “하반기 5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8월 말 해치백 모델인 ‘더 뉴 A-클래스’를 선보인다. 지난해 9월 유럽에서 출시돼 6개월 만에 9만여대가 팔린 인기 모델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등장해 기대심리를 높였다. 3000만원대에 역동적인 외관으로 벤츠의 고객층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푸조도 ‘208GTI’로 도전장을 내민다. 208은 푸조 ‘2’라인의 8세대 모델로, 2006년 207을 출시한 후 약 6년 만에 선보였다. 가볍고 날렵한 차체로 높은 연비를 뽐낼 것으로 보인다. 시트로앵은 컨버터블(차 지붕 개폐 가능) 해치백인 ‘DS3 카브리오’로 승부를 건다. 3단계 조절 여닫이 시스템이 포인트. 소프트톱(캔버스 천 사용) 적용으로 무게가 가벼워져야 하지만 안전을 고려한 구조물 추가로 오히려 기존 DS3에 비해 25㎏가량 차체가 무거워졌다. BMW 미니(MINI)도 지난달 JCW의 새로운 라인업으로 해치백 모델을 출시하고 반응을 살피고 있다. 가격은 4500만원(부가세 포함)으로 소형치고는 다소 고가이나 최고출력이 211마력, 최대토크가 26.5 kg·m에 이르는 등 미니 중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기아차는 수입차의 해치백 공세에 ‘K3 5도어’로 맞불을 놓는다. 최근 국내 누적판매 10만대 돌파로 해치백 대중화에 기여한 i30와 함께 확대되는 해치백 시장을 놓치지 않겠다는 야심작이다. 역시 서울모터쇼를 통해 국내 고객들에게 첫선을 보인 K3 5도어는 역동적인 스타일과 실용성이 돋보인다. 전장 4350㎜, 전폭 1780㎜에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7.0kg·m의 동력 성능을 갖췄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수입차 공세에 맞춰 해치백 시장에서 판매 볼륨 확대를 위해 최근 20~30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북새통 중에 우왕좌왕하다가 두령이란 놈을 등시색출 못 한 것은 큰 실책이었네. 뿐만 아니라 곳간도 찾아봐야 소용없네.” “땡추란 놈을 다시 한번 작신 두들겨서 추달을 해볼까요?” “소용없는 일이야…… 곳간은 따로 있을 게야. 산채는 허울뿐이었네.” “두령이란 놈이 순경 소임하던 자가 아닙니까?” “척후로 십이령길을 수시로 들락거린 것은 틀림없으나, 궐자가 천봉삼이라면 죽지 못해 한 짓일 게야. 궐자의 내자와 피붙이가 산채에 인질로 잡혀 있었다네.” 먼산바라기 하던 계집의 얼굴에서 흘러내린 눈물이 동저고리 자락을 적시고 있었다. 일행은 발짝 떼어놓기조차 임의롭지 못한 잔당들을 이끌고 한나무재 계곡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벌써 해가 지고 있었다. 지난번 곽개천 일행이 포자를 벌였던 밥자리에서 다시 화톳불을 피우고 야숙할 채비를 하였다. “두령 행세하던 두 놈 중에 한 놈만 잡았으니, 밤을 낮 삼아 억죽박죽 뛰어다니고도 반타작밖에 못 한 꼴이군.” 두령 놓친 것이 못내 아쉬웠던 일행이 화톳불을 피우면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우리가 궐놈의 형용을 낱낱이 기억하고 있으니, 궐놈이 하늘로 솟거나 땅으로 꺼지지 않는 이상, 조만간 우리 손에 잡힐 테지. 너무 애간장 태우지 말게.” 정한조는 산채에서 데리고 온 계집사람을 화톳불 가로 가만히 불러 앉히고 구초도 받아낼 겸 지금까지 산채에서 살아오면서 겪은 이러저러한 사정들을 물었다. “송파에서 떠나왔소?” “예.” “성씨는 뉘 댁이오?” “저기 있는 외간의 남정네는 천봉삼이라 부르고 쇤네는 월이라 합니다.” “그 산채에 인질로 잡혀간 지는 얼마나 되었소?” “두 해 전입니다. 삼남으로 내려가면 살길을 찾겠거니 해서 무작정 발서슴하던 중에 무단히 십이령 고개로 접어들었습니다. 워낙 산중인데다가 밤낮없이 짐승들에 쫓기어 조도로 밀려나서 도무지 동서남북을 가릴 경황이 없었습니다. 그것이 시단이 되어 화적들과 마주쳤고, 그들은 우리 내외와 아이를 유리걸식하는 유민인 줄 알고 무작정 산채로 끌고 갔습니다. 산채의 세력을 불리자는 속셈이었겠지요. 우리 내외는 목숨 건진 것만 천만다행으로 생각하고 지금껏 연명해온 것이지요.” “산채에 연고가 있었소?” “연고라니요?” “연고도 없는 적소에서 한 가솔이 고스란히 살아남았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소?” “쇤네의 남정네가 지니고 있던 신표를 발견하여 송파의 행상인이란 것을 알아냈을 뿐만 아니라, 또한 암자를 삭도간(索道間) 삼아 염탐꾼으로 쓴다면 흥부장과 염전이며 십이령 소금 상단들의 사정을 소상하게 알아내어 적지 않은 이득을 얻을 것이란 생각을 가졌기에 부득불 살려둔 것이겠지요.” “댁은 산채에서 양류밥이나 먹었소?” “동자치였습니다.” “송파에는 알음이 없소?” “알음이 없지 않았으나, 하직하고 떠나오게 되었고, 척분도 두지 않았습니다.” “쇠살쭈 노릇으로 송파 장시를 호령했다는 얘길 들었는데?” “행수는 따로 있었지요. 쇤네의 남정네가 우연히 임오년 난리에 연루되어 이리 쫓기고 저리 쫓기다가 겨우 목숨을 보전하여 송파를 하직하고 살 붙이고 살 만한 길지를 찾는답시고 남쪽으로 발서슴하고 다녔습니다.”
  • 농협도 우리투자증권 인수전 뛰어드나

    농협도 우리투자증권 인수전 뛰어드나

    자산규모 1위인 우리투자증권의 매각이 다음 달 본격화하는 가운데 금융기관들이 인수 의지를 공론화하면서 일찌감치 경쟁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2일 “농협금융이 은행에 많이 편중된 만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우리투자증권 인수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은행, 증권, 보험, 자산운용, 캐피털 등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지주사의 시너지를 얻는 데 매우 중요한 문제”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도 “KB금융지주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차원에서 우리금융과의 인수합병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KB금융이 우리금융의 여러 계열사 가운데 우리투자증권에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일찍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KB금융 노조도 이례적으로 지난달 30일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우리금융의 증권계열을 인수해야 한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노조는 “자산규모 1위인 우리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은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 2위인 모그룹 규모에 비해 덩치가 작은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의 HMC투자증권도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도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금융 민영화의 틀을 짠 금융위원회도 우리투자증권은 원매자가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매물로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자산(26조 5629억원)이 업계 1위, 자기자본(3조 4783억원)은 2위여서 인수와 동시에 국내 최대 증권사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인수 작업이 아주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이 매력적인 매물인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증권업 불황으로 소매 영업이 부진한 것을 생각하면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2005년 LG투자증권과 우리증권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IB 부문에서 강했고, 인력 수준도 증권업계에서 상위권이라 다른 증권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은행 계열사를 갖고 있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KB투자증권과 합병하는 것을 최상의 시나리오로 친다. 우리투자증권은 증권 계열로 묶여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금융저축은행과 함께 매각된다. 다음 달 중으로 매각공고가 나가면 예비입찰 제안서를 접수한 뒤 인수후보자를 선정하게 된다. 이후 예비실사를 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마지막으로 확인실사 후 협상을 진행한 뒤 금융위원회에서 인가를 내린다. 금융위는 내년 1분기 중으로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그들은 그 계곡에서 야숙한 이튿날 선반 머리에 붙잡은 적당들을 추달(推撻)하여 얻어 낸 길을 따라 산채로 향했다. 일전을 앞둔 행중 모두는 신들메로 발을 바싹 묶고 바짓가랑이에는 통행전을 친 복색을 갖추었으니 깔축없는 장돌림 차림이었다. 조도를 소리 없이 걸어가는 행중 누구에게도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산채가 자리 잡은 곳은 한나무재에 있는 응봉산을 넘기 전인 삿갓봉이었다. 그러나 말이 쉬워 삿갓봉이지 거기까지 가는 데는 메뚜기 이마같이 깎아지른 듯한 치받이길로만 이어진 데다가 그 길 끝자리에 난데없는 암자 하나가 조도를 가로막고 있었다. 수정암(修正庵)이란 암자인데, 규모가 번듯하진 않았으나 그곳에 암자가 있었다는 것은 길눈 밝기로는 따라올 사람이 없다던 곽개천도 미처 몰랐던 일이었다. 척후로 내세웠던 위인이 바로 그 암자를 가리켰고 덮치고 보니 놀랍게도 젊고 허우대가 건장한 스님이 혼자 기거하고 있었다. 그런 암자에는 허리가 굽어 콧등이 땅에 닿을 듯이 늙은 스님이 동자를 데리고 기거하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상단이 발견한 스님은 기골이 번듯한 중년의 사내였고, 머리를 깎아 독두이긴 하였으나 도무지 스님의 외양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앞섰다. 중도 속도 아닌 그런 어중간한 위인으로 보였다. 그가 산적이란 것을 눈치챈 사람은 정한조였다. 샛재 주막을 찾아와 이것저것 수소문하고 다녔던 운수납자의 외양을 소상하게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본색을 알아챈 정한조는 스님으로 가장하고 암자를 지키던 그를 덮쳐 몽둥이질로 추달하였다. 그 암자에는 원래 목에 가래가 가릉가릉하는 노스님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여름에 저승길을 코앞에 둔 노스님을 쫓아내고 자칭 운수납자란 놈이 암자를 차지해 도둑의 척후 노릇을 하고 있다고 실토했다. 그러고는 암자 뒤쪽을 가리켰다. 뒤쪽으로는 은사시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서 암자의 울타리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사시나무 숲을 간신히 비켜 나가면 계곡 쪽으로 뻗은 완만한 경사지가 나타났다. 경사지의 조도를 따라 행초 한 대 태울 동안만 걸어가면 산기슭 여기저기에 숨어 있는 움집과 뜸집들이 나타났다. 그것이 명색 산채인 셈이었다. 산채를 발견하는 순간 행중은 흥분했다. 새들도 넘기 어려운 이런 첩첩산중에 산채가 교묘하게 숨겨져 있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그들을 잔뜩 긴장시켰던 산적들의 수효가 잡고 보니 열 사람을 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살풍경한 꼴을 벌이지 않고 산채를 접수하리란 것은 상상조차 못 했던 일이었다. 발행할 적에만 해도 상단 행중에 한두 사람은 목숨까지 내놓아야 한다는 각오를 했다. 잡힌 산적들은 거개가 계집들과 거동이 임의롭지 못한 늙은이들이었는데, 삼순구식도 어려웠는지 모두 피골이 상접했고 얼굴들은 누렇게 떠 있었다. 뜸 지붕에 돌막집이며 풀막 지붕에 귀틀집이며 움집들을 샅샅이 뒤져 보았으나 방과 부엌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아 살림집이란 명색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이렇다 할 가재도구조차 눈에 띄지 않았다. 각다분한 시골집이라 하더라도 바람벽에 멱서리, 둥구미, 삼태기, 바구니, 버들낫, 구럭 같은 너절한 가재도구들이 걸려 있음 직한데, 그런 것들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몸을 붙이고 살았다는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이름만 산채일 뿐 산적들 대다수는 도방 대처의 숫막이나 색주가에서 뒹굴며 살았다는 증거였다. 붙잡힌 산채 식구들은 눈이 번들거리는 상단들이 화승총에 작살이며 몽둥이를 들고 들이닥쳤으나 육탈이 된 형용에 얼혼까지 빠져 버렸는지, 기절초풍해서 달아나기는커녕 비루먹은 나귀처럼 대판으로 벌어지고 있는 소동을 넉살 좋게 바라보기만 하였다. 그중에서 한 사람이 움집 앞에 있는 손바닥만 한 텃밭 고랑에서 괭이질하다가 잔당들을 색출한답시고 정신없이 설쳐 대고 있는 상단 사람을 손짓하며 한마디 거들었다. “노형들께서는 두령의 행방을 찾으시오?” “그렇다 이놈아. 네놈이 그놈 행방을 알고 있느냐?” “행방은 미처 지켜보지 못했으나 외양이 어떻다는 것은 또렷하게 꿰고 있지요.” “그렇다면 그놈 도타하기 전에 용모단자를 냉큼 일러라.” “도타하다니요?” “아직 그놈을 찾아내지 못했으니 도타할지도 모르지 않나.” “암자를 뒤졌다면서 두령을 찾아 멸구를 시키지 못했단 말이오? 그 암자에서 참선하던 땡초란 놈이 바로 이 산채의 두령이오.” “그놈 알아맞히기는 오뉴월 쇠파리일세.”
  • [지상파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사방팔방 어디로든 1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전남 진도군 조도면에 위치한 작은 섬 혈도. 이곳에 잠시 들렀던 서씨 일가와 김씨 일가가 혈도에 뿌리를 내린 지 어느덧 200여년이 지났다. 서씨 집안을 7대째 잇고 있는 서이만 할아버지 부부와 친인척, 혈도에 남은 유일한 김씨 집안의 며느리 김금순 할머니의 일상을 엿본다. ■해외 특별기획 드라마 초한지(KBS2 밤 12시 30분) 거록 전투로 수십만 포로들을 거둔 항우 진영에서는 군량 부족으로 난항에 빠지고, 장한은 극원성을 사수하며 항우 대군과 첨예하게 대립을 한다. 항우 진영의 진여는 장한을 설득해 투항시키려 한다. 한편 조고가 호해 황제를 시해했다는 소식을 들은 장한은 사마흔의 권유로 항우에게 투항하기로 결심한다. ■월화특별 기획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MBC 밤 10시) 조선 여인 정이의 치열했던 예술혼과 사랑을 그린다. 삶의 근원이었던 조선을 배경으로 불꽃처럼 타올랐던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분원 낭청 경합에서 을담과 맞닥뜨리게 된 강천은 분을 삭이지 못한다. 궁의 인빈 김씨 또한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계략을 짠다. 드디어 선조는 을담과 강천이 만든 자기를 살펴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경기 시흥시 미산동에 있는 임마누엘지역아동센터. 인근 지역이 대부분 공장지대라 아이들이 갈 만한 학원 하나 없는 이곳에서 센터는 아이들의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어 주고 있다. 아이들이 마음껏 공부하고, 에어로빅, 축구교실, 도자기 수업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곤 센터가 유일하다. ■다큐프라임(EBS 밤 9시 50분) 세상 모든 아기들의 넘치는 호기심과 탐구 정신은 마치 끊임없이 실험하고 검증하는 과학자의 모습과 비슷하다. 그런데 인생이라는 항로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펼쳐지진 않는다. 한때 무엇이든 배울 태세가 되어 있던 아이 중의 일부는 점차 배움에 대한 ‘동기’를 잃어 간다. 이 차이는 성장하면서 점점 더 벌어지고 마는데…. ■경찰 25시(OBS 밤 11시 5분) 신축 공사 현장을 노리는 무법자가 나타났다. 감시가 소홀한 심야에 현장에 침입해 시공을 마친 전선을 수십 ㎏이나 절취한 절도범. 도난당한 전선의 가격만 수천만원에 달한다. 고압전류가 흐르는 전선을 요령 있게 잘라간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범행 현장에서 건장한 체격의 남성이 포착된다.
  • [제21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젊어진 한국 탁구, 신바람 불까

    녹색 테이블이 더 환해지고 더 파릇파릇해졌다. 한국 탁구 얘기다. 제21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가 오는 30일부터 새달 7일까지 8일간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다. 국내에서 대회가 열리는 건 제17회 대회(제주) 이후 8년 만이다. 세계탁구를 쥐락펴락하는 중국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 타이완, 홍콩 등이 출전, 세계선수권대회와 큰 차이가 없다. 세대 교체의 진통을 겪은 한국 탁구가 어떤 열매를 맺을지도 관심거리다. 남자의 경우 세계 랭킹 1~3위가 모두 참가해 수준을 세계선수권급으로 격상시켰다. 1위 쉬신과 2위 마룽, 3위 장지커 등이 중국의 남자 단식 5연패에 도전장을 던졌다. 중국 외에도 6위 촹츠위안(타이완), 15위 가오닝(싱가포르) 등도 우승권에 포진했다. 여자 역시 중국의 독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1972년 첫 대회(베이징)부터 지난 대회(2012·마카오)까지 단 세 차례(일본 2회·싱가포르 1회)만 정상을 내줬던 중국은 세계 1위 딩닝을 비롯해 2위 류스원, 5위 주위링, 8위 천멍 등이 단식 4연패를 벼르고 있다. 한국은 생존경쟁이나 다름없었던 대표선발전을 거쳐 남녀 6명이 각각 태극마크를 달았다. 남자는 이상수, 서현덕(이상 삼성생명), 정영식(KDB대우증권), 조언래, 김동현(이상 에쓰오일), 이정우(농심) 등이 나선다. 여자부에서는 석하정, 양하은(이상 대한항공), 서효원, 박영숙(이상 KRA), 조하라(삼성생명), 송마음(KDB대우증권) 등이 출전한다. 역대 어느 대회보다 싱싱하고 파릇파릇한 얼굴들이다. 지난해 독일 도르트문트 세계선수권 이후 1년여 동안 추진했던 ‘세대 교체’의 결정판이나 다름없다. 한국은 개인전보다 복식, 특히 혼합복식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강문수 대표팀 총감독은 “개인전은 아직 궤도에 올라서지 못했지만 복식은 해볼 만하다”면서 “특히 혼합 복식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파리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상수-박영숙 조는 이번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노린다. 서현덕-석하정 조도 출전 채비를 마쳤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고성현-이용대 또 준우승…배드민턴 싱가포르 오픈서

    세계 1위 고성현(김천시청)-이용대(삼성전기)가 23일 싱가포르 체육관에서 열린 싱가포르 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 남자복식 결승에서 모하마드 아흐산-헨드라 세티아완(인도네시아)에 0-2(15-21 18-21)로 완패했다. 이로써 고-이 조는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결승에 이어 2주 연속 같은 팀에 무릎을 끓었다. 혼합복식의 유연성(국군체육부대)-엄혜원(한국체대) 조도 세계 3위 톤토위 아마드-릴리야나 낫시르 조(인도네시아)와의 결승에서 0-2(12-21 12-21)로 졌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CJ 이재현 회장 25일 소환…檢 “구속영장 청구 문제없다”

    CJ 이재현 회장 25일 소환…檢 “구속영장 청구 문제없다”

    CJ그룹 비자금 조성과 탈세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이재현(53) CJ그룹 회장이 25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검찰은 이 회장을 소환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이 회장에게 25일 오전 9시 30분 출석하라고 통보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2002년부터 주요 계열사 등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이 회장의 자금관리책들도 집중 조사하며 이 회장 소환에 대비해 왔다”며 “사법 처리에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회장 사법 처리와 관련해 ‘피의자 신분 소환→구속영장 청구→신병확보→구속 기소’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국내외 비자금 운용을 통한 510억원 조세 포탈, CJ제일제당의 회사 돈 600여억원 횡령, 일본 도쿄 소재 빌딩 2채 구입 과정에서의 350여억원 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비자금 조성과 탈세 등의 핵심 수행자 중 한 명인 CJ글로벌홀딩스 신모 부사장을 지난 8일 구속하고 집중 조사해 오고 있다. 또 이 회장 고교 동기로 2000년대 초·중반쯤 회장 비서실장을 지낸 CJ 중국총괄 부사장 김모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중국 현지 공안당국과 공조해 신병 확보에 나선 상태다. 검찰은 홍콩과 싱가포르 등 2곳의 현지 당국에 국제 공조도 요청했고, 금융감독원과 협조해 금융기관들의 일부 지점에서 차명계좌 명의자와 실소유자도 확인하고 있다. 이 회장은 서미갤러리를 통해 고가 미술품을 구입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 회장이 그룹 임직원 수십명의 이름을 빌려 2005년 이후 고가 미술품 200∼300여점을 ‘차명거래’한 정황을 포착하고 미술품 구입 경위와 자금 출처, 실소유주 등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무대 위 별 위해 무대 뒤 숨은 별

    무대 위 별 위해 무대 뒤 숨은 별

    공연을 앞두고 연주자보다 먼저 움직이고 제일 마지막에야 무대를 닫는 사람들이 있다. 관객들에게 한 치의 실수도 없는 감동을 전하기 위해 무대 뒤에서 땀을 쏟는 ‘숨은 주역’을 만났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펼치는 모든 공연마다 악기를 배치·관리하는 김양수(50) 무대감독(악기전문위원 겸임)과 단원들의 악보를 책임지는 김보람(31) 악보전문위원이다. 대북, 마림바, 글로켄슈필 등 서울시향이 소장하고 있는 300여개의 악기를 하나하나 모두 머릿속에 넣고 무대를 꾸미는 사람이 있다. 김양수 무대감독이다. 그의 악기 관리 능력은 시향 내에서도 ‘천재적’이라 할 만큼 소문이 자자하다. “공연 때면 감독님은 어떤 악기가 몇 번 상자에 들어 있는지까지 다 외우세요. 연주자 개인 악기도 누구 것인지 다 골라낼 정도죠.”(웃음·김보람 위원) 대학 때 유도를 전공해 체격이 좋은 그이지만 악기 앞에서만큼은 누구보다 섬세한 남자가 된다. “표면이 가죽인 팀파니나 현악기인 콘트라베이스, 하프 등은 온도나 습도에 따라 소리 차이가 큰 예민한 악기라 관리하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이동하거나 무대에 배치할 때 제일 긴장되죠.” 그에게 가장 뜻깊었던 순간은 2010년 유럽 9개 도시를 도는 연주 투어에 나섰을 때다. “5t 규모의 탑차 8대 분량의 악기를 싣고 갔어요. 악기 상자만 100여개가 나왔죠. 유럽은 다 옛날 극장이라 구조도 미로같고 시설도 열악해 악기도 다 손으로 들고 무대에 올려야 했어요. 저는 새벽부터 먼저 가서 극장 특징을 다 파악하고 악기 위치를 계산해놔야 했는데 그렇게 고생하고 무사히 공연을 마치니 뿌듯하더군요.” 김 감독은 36살에야 시향에 처음 발을 들였다. 그전까지는 클래식 음악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시향 무대를 책임진 지 15년째 접어든 지금, 그는 웬만한 곡은 악기 편성을 모두 외울 정도로 내공이 쌓였다. 후회한 적이 없느냐는 물음에 김 감독은 너털웃음을 지었다. “남들은 돈 주고 들으러 오는 좋은 음악 실컷 듣는데…. 재미있잖아요?” 김보람 악보전문위원은 악보에 살고 악보에 죽는다. 공연 프로그램이 나오면 가장 먼저 움직이는 게 그다. 시향이 보유하고 있는 악보인지 아닌지부터 파악한다. 없으면 구입할지, 대여할지를 결정하고 주문한다. 이렇게 구한 악보는 리허설 1시간 전 무대감독이 정한 연주자 자리 앞의 보면대에 하나하나 다 놓아주고 공연이 끝나면 다시 다 거둬들인다. 거둔 악보는 심포니, 오케스트라, 콘체르토, 작곡자별로 분류해 자료실에 정리해둔다. 대여한 곡을 반납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많게는 100여명이 넘는 연주자들의 악보를 다 챙겨야 하는 만큼 아찔했던 순간도 많다. “관악기 파트는 같은 악기라도 연주자마다 곡이 다 달라요. 그런데 단원 한명이 해외에 악보를 갖고 나갔다가 호텔에 두고 온 사이 호텔 청소원이 다 버렸다는 거예요. 한국에 와서 악보가 없어졌다고 얘기하는데, 리허설 며칠 전에 구하느라 소동이 벌어졌죠.” 공연이 많은 연주자들은 악보를 안 가져갔다고 우기는 경우도 흔하다. “그럼 제가 ‘가방 열어 보세요’ 해요. 그러면 늘 거기 있곤 하죠.”(웃음) 김 위원은 원래 음악도였다. 중학교 땐 플루트를, 고등학교 땐 트롬본을 쥐었다. 이화여대에서 트롬본을 전공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트롬본 연주자는 오케스트라에서 3~4명밖에 모집하지 않는 데다 체력도 많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악기는 그만두더라도 음악은 계속할 수 있었으면 했다”는 그는 2005년 서울시향에서 악보계 보조를 구한다는 말을 듣고 들어와 2년 뒤 정단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관객들이 기립 박수를 보내주시면 제가 무대 위에 서 있는 것도 아닌데 감격하곤 해요. 연주자는 아니어도 악단에 속해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합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전담인력·전화신고 하나 없는 간판뿐인 북한인권침해센터

    전담인력·전화신고 하나 없는 간판뿐인 북한인권침해센터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2011년 3월 야심차게 추진해 문을 연 북한인권침해 신고센터가 간판만 달았을 뿐 그 역할은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신고센터를 열었다고 국민들에게 대대적으로 홍보한 만큼 파문이 예상된다. 인권위는 2011년 3월 15일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한 기록을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고 인권 개선을 위한 정책 수립에 활용한다’며 신고센터와 북한인권기록관을 열었다. 하지만 서울신문이 18일 취재한 결과 신고센터는 별도의 공간이 마련돼 있지도, 전담 인력을 갖추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위 건물의 상담실이 있는 7층에는 신고센터 현판만 걸려 있을 뿐 사무실 등 별도의 시설물이 존재하지 않았다. 신고센터의 모든 업무는 북한인권팀이 담당하고 있다. 북한인권팀은 북한인권 실태 조사와 국제회의 관련 업무를 위해 센터가 문을 열기 1년 전인 2010년 4월 신설됐다. 북한인권팀에는 북한인권 관련 전문가도 없었다. 인권위는 2005년 북한학 박사 출신인 조모 조사관을 특별 채용했다. 하지만 현 위원장은 2010년 조 조사관을 북한 인권과 관련이 없는 교도소 사건 조사관으로 발령냈다. 당시 조 조사관은 신고센터 설립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북한인권팀이 맡고 있는 신고센터의 업무는 주로 탈북자단체 등을 돌며 인권침해 사례를 수집하고 조사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3월 이후 전화신고 사례는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일반 상담 전화번호 ‘1331’을 통해 북한인권 침해신고를 할 수 있지만 신고는 거의 납북피해자가족 모임 등의 단체를 통해 접수됐다. 북한인권팀 관계자는 “탈북자들이 북한인권 침해 실상을 신고하면 자신의 신상에 혹시라도 위험이 있을 것을 우려해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 적극적인 신고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면서 “관계 기관들의 협조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어 사례를 수집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고 토로했다. 신고센터는 2011년 개소 당시부터 진정이 접수된다 해도 북한을 상대로 제대로 된 조사나 사후 조치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인권위는 북한인권 침해 사례를 축적, 체계적으로 분류해 향후 북한 관련 정책 등에 참고할 기초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는 취지로 신고센터 설립을 강행했다. 신고센터 설립 이후에도 통일연구원이 1996년부터 하고 있던 북한인권상황 조사·연구와 활동이 겹친다는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현 위원장은 2010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미국 워싱턴과 로스앤젤레스, 벨기에 브뤼셀 등에서 북한인권 관련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취임 초부터 국내보다는 상대적으로 북한 인권에 관심을 보였다. 인권위 관계자는 “인권위 일부 직원들도 신고센터의 실체가 무엇인지 궁금해한다”면서 “북한인권팀이 따로 있는데 굳이 형태도 없는 신고센터를 설립한 이유를 알고 싶다”고 반문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폐암 조기진단 55세부터 저선량CT가 효과적

    폐암 조기진단 55세부터 저선량CT가 효과적

    우리나라에서 폐암은 10만명당 31.7명이 숨져 암사망률 1위에 올라 있다. 진단이 어려워 다른 장기로 전이된 후에 진단하는 사례가 흔하고, 치료 예후도 좋지 않아 조기에 수술을 받아도 50%가 5년 안에 재발하며, 5년 생존율도 15%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처럼 위험한 폐암의 조기 진단을 두고 논란이 많다는 것. 현재까지는 CT(컴퓨터단층촬영)가 조기 진단에 가장 유용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방사선 노출과 과잉 진단 등의 부작용 때문에 나라마다 이용률에 큰 차이가 있다. 실제 유럽에서는 3000명을 CT로 촬영하면 1명의 백혈병 환자가 생길 수 있다며 부작용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방사선량을 기존의 6분의1 정도로 줄인 ‘저선량CT’를 개발했지만 이 장비도 검사 연령대와 진단의 효용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코엑스에서 열린 제3회 세계흉부영상의학 학술대회(WCTI)에는 저선량CT로 폐암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처음 보고한 미국 국가폐암검진연구 책임연구자인 애벌리 교수 등 흉부영상의학 권위자들이 대거 참석해 주목됐다. 애벌리 교수와 대회 조직위원장인 임정기(서울대의대) 교수, 구진모(서울의대)·이기남(동아대의대)·성동욱(경희대의대) 교수 등으로부터 폐암 조기 진단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국내에서는 2011년 한 해에 폐암으로 1만 5800여명이 사망했다. 그만큼 암 중에서도 악성도가 높다. 치료법으로는 외과적 절제와 항암요법, 방사선 치료 등이 있지만 조기 발견되거나 수술이 가능한 경우에만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이 가능한 단계의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폐암은 다양한 영상 형태를 보이지만 작고 둥근 형태의 폐결절(혹)이 가장 흔하며, 이 폐결절을 찾아내는 데 가장 탁월한 장비가 CT다. 특히 저선량CT는 일반 CT보다 방사선량을 줄인 것이 특성이다. 방사선량을 줄이면 보통은 영상의 선명도가 떨어지지만 폐는 자연적인 대조도가 높아 폐결절을 찾는 데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폐결절의 상세한 모양을 평가하거나 림프절과 주위 장기로의 전이 여부를 확인하려면 저선량CT로는 부족하다. 이 때문에 폐암이 의심되거나 조직검사에서 폐암으로 진단되면 조영제를 주입해 다시 CT를 촬영하기도 한다. 폐암에 대한 저선량CT의 효용성은 미국 국가폐암검진연구에서 확인됐다. 이 연구에 따르면 55~75세이면서 30년 이상 하루에 한 갑 이상의 담배를 피운 사람이 저선량CT 검사를 하면 기존 X선 검사보다 폐암 사망률이 20% 감소한다. 이후 많은 학술 단체가 저선량CT를 폐암 검진을 권고하고 나섰다. 권고안은 미국 국가폐암검진 대상자였던 55세 이상 연령대의 경우 폐암 검진으로 저선량CT를 추천하지만 이에 해당하지 않은 사람은 도움이 될지 알 수 없다는 내용이다. 이는 국내에도 적용되고 있다. 1970년대 이후 미국 등지에서 흉부 X선으로 폐암 조기 검진이 가능한지를 보기 위한 다수의 임상연구가 있었지만 어떤 연구에서도 폐암 사망을 감소시킨다는 결론은 없었다. 이 때문에 전문의들은 흉부 X선 검사가 폐질환을 찾아내 추적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폐암 검진 방법으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EH 폐암이 진단됐을 때 림프절 등의 전이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폐암 조기 검진에 유용하다는 연구결과는 아직 없다. 방사선 노출이 저선량CT보다 크다는 점도 부담이다.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자연방사선에 노출되는 양은 연간 2~3mSv(밀리시버트) 정도로, 저선량CT로 피폭되는 양보다 많다. 방사선에 다량 노출되면 암이 생길 수도 있지만 진단용 검사에서 노출되는 방사선은 대부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또 X선은 잠재적 위험보다 검사로 얻는 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에 진단용 검사에서는 X선 사용을 제한하지 않는다. 그러나 방사선 노출은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므로 질병 진단 목적으로만 활용해야 하며, CT 촬영 전에는 의료진과 상의하는 게 좋다. 폐암의 원인으로는 흡연·가족력과 석면·우라늄·라돈 노출 등이 꼽히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흡연이다. 흡연은 폐암 발생 확률을 높일 뿐 아니라 흡연과 연관된 폐암은 악성도도 높다. 따라서 아예 담배를 피우지 않거나 흡연 중이라면 담배를 끊는 게 최선의 예방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휴가객 마음 잡아라”… 이통사들 열전 돌입

    “휴가객 마음 잡아라”… 이통사들 열전 돌입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이동통신사들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휴가객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각종 이벤트를 내놓고 휴가지 통신 품질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우선 KT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KT는 휴가철을 맞아 30일까지 올레 인터넷, 올레TV 등에 신규 가입·결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11만원 상당의 요금 할인과 함께 해외 여행을 보내 주는 이벤트를 연다. 총 10명을 추첨해 멕시코 칸쿤, 하와이 여행 상품을 준다. 해외 여행객들을 위해 30일까지 ‘데이터로밍 1만원권’을 반값 할인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다음 달 11일까지 ‘모카 월렛’ 애플리케이션을 받아 가입하면 테마파크 오션월드 입장권을 무료로 주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또 울릉도, 독도 여행객들을 위해 포항~울릉도~독도 사이 여객선 해상로에도 3세대(3G) 통신 및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망을 구축했다. LG유플러스는 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테마파크 캐리비안베이를 반값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또 이달 말까지 AJ렌터카 전화 예약 시 내비게이션을 무료로 임대해 준다. SK텔레콤도 해외 여행객들을 위한 로밍 이벤트 등을 준비 중이다. 특히 이통사들은 여름철 휴가객이 몰리는 전국 해수욕장, 국립공원, 놀이동산 등의 서비스 품질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T는 휴가철 대비 특별소통 대책을 운영할 계획이다. 휴양지는 물론 고속도로·국도에서 통신량이 급증하는 것에 대비해 이동기지국 등을 설치한다. 분당 사옥에 있는 망관리센터 등 전국 네트워크 관리부서 직원들은 특별 근무에 들어간다. LG유플러스는 동해안 해수욕장 50여곳 등 전국 휴가지 통신 품질 테스트를 완료하고 중계기와 기지국 용량을 늘리는 채널 카드를 추가 설치했다. 장애 발생 시 투입되는 긴급 대기조도 평소의 2배 이상으로 증원해 놓은 상태다. KT 관계자는 “해변 등 휴가지에 인파가 몰리면 통신량이 평소보다 10배, 20배 이상으로 늘어난다”며 “중계기를 추가하고 비상대기 인력을 증원하는 등 최고 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이용대-고성현도 4강행 결승진출 놓고 ‘형제대결’

    한국 ‘셔틀콕’ 남자복식이 결승에 오르게 됐다. 세계 1위 고성현(김천시청)-이용대(삼성전기) 조는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이스토라 겔로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3 인도네시아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남자복식 8강전에서 일본의 가무라 다케시-소노다 게이코 조를 2-0(21-19 21-11)으로 꺾었다. 이용대는 지난해 정재성(은퇴)과 짝을 이뤄 우승한 데 이어 2년 연속 이 대회 정상에 도전한다. 신백철(김천시청)-유연성(국군체육부대) 조도 홈 코트의 마르키스 키도-알벤트 율리얀토 찬드라 조에 2-1(19-21 21-14 21-17)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역시 4강에 올랐다. 이로써 고성현-이용대와 신백철-유연성은 결승 진출을 놓고 ‘형제 대결’을 벌이게 돼 한국의 결승 진출이 확정됐다. 여자단식의 배연주(인삼공사)는 중국의 리쉐루이에게 0-2로 져 4강 진출이 좌절됐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제2의 여의도 상암DMC, 소형 오피스텔 ‘상암월드시티’ 주목

    제2의 여의도 상암DMC, 소형 오피스텔 ‘상암월드시티’ 주목

    최근 우리나라 유명 방송국과 언론사가 이전한 상암DMC에 관련 전문직 임대수요를 겨냥한 소형오피스텔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상암 DMC는 KBS, MBC, SBS 등 국내 유명 방송, 언론사 이전에 최고의 투자처로 급부상하면서 6호선 소형 오피스텔 ‘상암 월드시티’는 전문직 종사자들을 위한 무료 풀 옵션 등 차별화된 시설 프리미엄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실투자금 3천만 원대로, 서울 최저가 수준인 6천만 원이면 최대 2채까지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에서 시행하여 안전한 상암월드시티는 지하 5층~지상 15층으로 전용면적 38.15㎡~68.43㎡ 총325세대로 구성됐다. 6호선 마포구청역에서 오피스텔 입구까지 90m 거리이며, 일부 세대는 한강 조망도 가능하다. 6만 8천 여명의 임대수요를 품고 있는 상암DMC에는 MBC 본사이전(2013년), KBS, SBS, YTN과 롯데백화점(2015년), 조선·동아 등 여의도방송사와 광화문의 언론사들이 한 군데로 집중되는 대형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상암DMC에는 LG유플러스, LG CNS, 펜텍, 우리은행, 삼성SDS 등 총 800여 개의 업체가 상주하는 디지털미디어시티로서 주변에 신촌 명문대 학생 약 9만 여명의 임대 수요까지 확보하고 있다. 상암DMC주변에 주거형 소형오피스텔의 수요는 약 8천세대로 부동산업계는 파악하고 있으며 현재 주변에는 2천여 세대만 공급된 실정이어서 수요대비 공급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분양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방송국들의 이전으로 연예 기획사, 주변부동산, 방송직장인들의 임대문의가 벌써 이뤄지고 있다. 중도금 무이자 혜택과 1가구 2주택 제외로 재산세 면제 등 각종 세제 혜택이 있다. 또한 상암월드시티가 일대 수많은 수익형 부동산 속에서 관심을 끄는 이유는 생활가전 및 가구를 모두 갖춘 풀옵션 시스템을 적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붙박이장·전신거울·드럼세탁기·냉장·냉동고·천정매립형에어컨 등이 갖춰지며, 홈비디오폰·디지털도어록 등이 장착돼 입주민의 안전과 편의가 보장된다. 여기에 LCD TV·우아미침대·상부장·콤비롤스크린·빨래건조도어행거·전자레인지·전기밥솥까지 제공하여 마포 상암월드시티은 진정한 콤팩트 하우스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약금 100만 원에 50세대 한정으로 제공한다. 미계약 시 전액 환불된다. 모델 하우스는 지하철 2, 6호선 합정역 6번 출구 옆에 있다. 분양문의: 1600-0734 인터넷뉴스팀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곽개천의 분부가 떨어지기 바쁘게 쌓아두었던 삭정이에 불을 댕겼다. 마른 솔가지에서 연기가 피어올라 산기슭을 타고 올랐다. 불을 피운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정녕 계곡길 위쪽으로 단단한 면목을 가진 장정 여섯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이 보기에는 계곡 위에 있는 묵정논을 갈아엎기 위해 나타난 농투성이 두 사람이 곁불을 쬐기 위해 화톳불을 피운 것처럼 보였다. 화톳불 가까이 다가가자 비위를 자극하는 냄새에 여섯 사람은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이런 첩첩산중에서는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육고기 굽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대처의 술청거리에서나 마주칠 수 있는 광경을 산양 같은 짐승들도 가까스로 발을 붙이고 다니는 이런 조도에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그릴 수 없던 일이었다. 게다가 육고기를 굽고 있는 작자들의 행색이 겨우 삭숭이나 가린 남루한 농투성이들인지라, 자리를 비켜 달라고 다투지 않아도 되었다. 여섯 장정은 벌써부터 게걸이 들려 목젖이 떨어질 지경이었다. 불을 피우던 세 사람은 익은 꽈리처럼 새빨간 얼굴로 느닷없이 모습을 드러낸 산적들을 아무런 적의가 없는 시선으로 빤히 쳐다보기만 하였다. 산적 여섯은 화톳불 앞에 당도하자마자 고기 굽던 세 사람의 옆구리를 흙 묻은 신발로 툭 차서 밀쳐내고 화톳불가로 둘러앉으며 비꼬았다. “이놈들, 인적이라곤 눈 씻고 봐도 없는 이런 막다른 무인지경에 무슨 배짱으로 푸줏간을 열었겠다? 이곳에 호환이 잦다는 걸 모르느냐?” 다가온 떨거지들은 일견해서 입성들은 꾀죄죄했으나 지난밤에 잠을 설쳤는지 부리부리한 두 눈초리들이 마뜩잖았다. 그들의 번들거리는 면목과 마주치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으나 마음을 다잡아 먹고 내색하지 않았다. 행중의 동무 한 사람이 우물쭈물하다가 반몸만 뒤틀고 볼멘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옆에 내려놓은 구럭*을 보면 눈치챘겠지만…, 우리는 풀뿌리나 캐 먹으며 연명하는 약초꾼들이오. 다행히 호환은 겪지 않았소만 댁들은 뉘신데…, 일삼아 구워놓은 남의 밥그릇부터 탐하시오. 찬물에도 순서가 있다 하지 않았소.” 아니나 다를까, 그중 한 놈이 괴춤 속을 뒤져 날이 시퍼런 예도 하나를 냉큼 꺼내 뉘시냐고 물었던 행중의 턱밑에 바싹 들이대고 이죽거렸다. “이놈 봐라. 좆도 모르는 놈이 탱자 보고 부랄 타령한다더니…야, 이놈아. 찬물에 아래위가 있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그런데 뜨거운 물에도 순서가 있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 네놈이 뭔데 방정맞게 나불거리느냐.” “댁들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 한시름 되더니 잘 만났소. 그렇다 하더라도 남의 좌석에 다짜고짜 비집고 들어앉아 이토록 반죽 좋게 굴면 되겠소?” 산적들은 행중의 말이 언중유골인 것은 눈치채지 못하고 대뜸 육두문자부터 들이댔다. “이 육포를 뜰 놈이 주둥이가 온전하다고 말 탄 년의 씹처럼 너부적너부적 제법 악지를 부리고 있네. 이놈아, 우리가 산채 사람이란 걸 몰라서 아득바득 파고드느냐? 이놈 조짐머리 보아하니 옆구리에 칼침이 들어가야 헤픈 주둥이를 닥치겠군.” *구럭: 망태기
  • 한전 등 9개 공기업 부채 284조… MB정부 4년간 2.2배↑

    한전 등 9개 공기업 부채 284조… MB정부 4년간 2.2배↑

    이명박 정부에서 보금자리 주택, 4대강, 자원 외교 등 정부 정책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탓에 9개 공기업의 부채가 2011년 말 기준 284조원으로, 2007년 말(128조원)의 2.2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12일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가스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대한석탄공사 등 부채 비율이 높은 9개 주요 공기업에 대해 지난해 9~11월 실시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LH는 국토부가 2018년까지 수도권에 30만호의 보금자리주택을 건설하려다 2012년까지 32만호를 조기 건설하는 것으로 목표를 변경하면서 부채가 증가했다. 주택 9만호를 공급할 예정이던 광명시흥지구는 분당신도시 규모를 예상했지만 결국 재원 부족 등의 이유로 아직 토지 보상도 하지 못했다. 수자원공사는 4대강 사업비를 위해 8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나 사업이 마무리된 시점에도 기획재정부와 국토부는 수공에 대한 지원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결국 수공의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되자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수공의 신용등급을 2010년 ‘BBB’에서 2012년 ‘BB-’로 대폭 떨어뜨렸다. 무리한 ‘자원 외교’는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의 금융 부채를 증가시켰다. 석유공사 등 3개 공기업은 21조원을 해외 자원 개발에 투자했지만 사업 타당성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는, 경제성 없는 투자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재검토해야 할 공기업 평가 기준으로 밝힌 ‘자주개발률’에 대해서도 감사원 측은 “자주개발률은 우리나라 외에 일본이 유일하게 지표로 삼고 있지만 투자 기준으로 삼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면서 “지식경제부가 매년 자주개발률 목표를 경직적으로 제시해 수익성 없는 해외 자원 개발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한전의 불합리한 전기요금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감사원은 한전이 산업용 전기요금을 원가의 85.8% 수준으로 책정해 전기 과소비를 낳고 재무구조도 악화시켰다고 밝혔다. 가정용 전력소비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0.5배에 불과하지만 국내총생산 대비 전력소비량은 OECD 평균의 1.75배에 이르는 등 산업용 전기가 과다하게 소비되는 실정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된 시점에서 한전이 대규모 손실까지 감수하며 산업용 전기요금을 원가 이하로 책정하는 것이 타당한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그날 밤 해가 지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동산 마루가 날 샐 무렵처럼 희뿜하게 밝아오더니, 스무날을 지난 조각달이 빠끔하게 얼굴을 내밀었다. 곽개천과 동행할 일곱 사람은 어느덧 몸이 물먹은 솜처럼 나른해지면서 눈두덩이 천근같이 무거워오고 허리에 맥이 빠지기 시작했다. 여느 때 같았으면 차렵이불을 덮지 않아도 부들자리 위에 네 활개를 내던지고 쓰러지면 그대로 곯아떨어졌을 테지만, 그날 밤만은 접소의 넓은 봉노에서 말뚝잠으로 밤을 지새웠다. 졸음이 줄기차게 밀려와 연신 턱방아를 찧으면서도 어느 누구도 눕는 법이 없었다. 앞으로 다가올 열흘 동안의 말미를 놓치면 모든 게 허사로 돌아갈 것이란 정한조의 말이 귓가를 맴돌아 도저히 잠들 수 없었다. 축시 말쯤 털고 일어난 일행은 마른세수로 면상의 검댕만 털고 새벽동자도 거른 채 말래 도방에서 발행을 서둘렀다. 그들의 차림새도 평소와는 달랐다. 원상의 차림새도 아닌 길손이나 농사꾼 차림이었고, 몸에는 이렇다 할 병장기도 지니지 않아 약초꾼이나 대갓집 행랑짜리들로 보이기 십상이었다. 괴나리봇짐에 짚신 몇 켤레가 대롱대롱 매달려 걸음을 옮겨놓을 때마다 엉덩이 뒤에서 달랑거렸다. 지니고 있는 병장기는 없었으나 일행 모두 유심히 살펴보면 한결같이 말뚝을 뽑은 것처럼 허우대가 단단해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원상은 넷이었고, 셋은 십수 년 동안 행중들과 고락을 같이하였던 차인꾼들 중에서 선발한 사람들이었다. 쪽지게도 없는 단출한 행색이었으니, 행보는 바람 부는 날에 띄운 울릉도 소금 배처럼 미끄러지듯 빠를 수밖에 없었다. 중화 전에 샛재 비석거리 어름에 당도하였다. 그러나 일행은 비석거리를 먼발치로 비켜갔다. 변복을 하였으나 만에 하나 그들의 정체가 눈총들이 번다한 샛재 술청거리에 퍼질까 염려했기 때문이다. 샛재에서 한나무재까지는 짐승들만 알고 지나다니는 또 다른 조도가 있었는데, 소금 상단 중에서 그 길을 알고 있는 사람은 포수 출신인 곽개천 한 사람뿐이었다. 샛재에서 구억터를 거치고 너삼밭, 자치골을 지나 한나무재까지는 장정 걸음으로 하루 행보였다. 그러나 그들은 어쩐 셈인지 해가 아직 나절가웃이나 남아 있던 구억터에서 바위 그늘을 찾아 야숙하였다. 구억터에서 야숙할 아무런 이유도 없었는데, 곽개천을 따라 오들오들 떨며 또다시 밤을 지새운 것이었다. 게다가 비 오는 소리까지 들렸다. 토굴 밖으로 기어나갔다가 되돌아온 일행이 나직하게 속삭였다. “비 오는 기세가 아무래도 지나가는 산돌림은 아닌 것 같군.” “아무려니 봄비일시 분명한데 한동안 지분거리다가 그치겠지….” “아녀. 그런 말 있지. 상고대라구. 산 위에서부터 몰아치는 비바람이 억센 걸 보면 진작 그칠 비가 아닌 게야.” 듣고만 있던 곽개천이 한마디 던졌다. “가근방 산기슭에는 손바닥만 한 천둥지기 다랑논들이 갯가의 바위에 붙은 조개처럼 다닥다닥하지 않은가. 그 모내기 앞둔 다랑논에 봄비가 푸짐하게 내려준다면 그런 분복이 어디 있겠나. 모주 먹은 돼지처럼 투덜거리지 말고 모두 눈들 붙이게.”
  • [사설] 원전비리 근절, 한수원 개혁이 관건이다

    정부가 마침내 ‘원전 비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어제 원전 비리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하며 원전 비리 척결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시험성적을 위조한 가짜부품을 사용한 원전이 가동 중단되면서 우리는 지금 초유의 전력대란 위기를 맞고 있다. 안전 문제와 직결된 원전 비리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하늘을 치솟는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정부의 대책은 때늦은 감마저 없지 않다. 정부는 그야말로 전쟁을 치른다는 각오로 원전 산업의 구조적 비리를 뿌리 뽑는 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원전 비리 대책의 핵심은 원전 공기업 퇴직자의 유관업체 재취업 금지를 확대하고, 민간 시험검증기관의 부품 검사결과를 국책연구기관이 재검증하도록 해 비리의 사슬을 끊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얼마나 실천이 뒷받침되느냐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천인공노할 부정부패를 저지르고도 자성은커녕 ‘도덕적 말종’ 행태를 이어가는 집단이 건재하는 한 비리는 언제든 또 고개를 든다.원전 비리의 한가운데 있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고 해 뒷말을 낳고 있다. 책임을 통감해야 할 한수원은 경영실적과 관계없이 임직원들에게 기본급의 200%를 성과급으로 주고 있다고 한다. 한수원이 경영 부실과 잇단 비리 등으로 경영평가 성적이 좋지 않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그런 와중에 ‘내부평가급’일 뿐 신설된 성과급이 아니라고 해명하지만, 국민으로서는 마음이 편치 않은 일이다. 도덕적 해이라는 말을 들어도 항변할 말이 궁할 듯하다. 한수원은 원전 업계의 ‘슈퍼갑’이다. 학맥과 인맥으로 얽힌 그들만의 폐쇄적 구조도 문제다. 서로 허물을 덮어주고 끌어주는 잘못된 문화, 수십년간 이어져온 원전 특유의 닫힌 의식과 관행이 비리의 인큐베이터 구실을 해왔음을 직시하기 바란다.한수원이 환골탈태하지 않고는 원전 비리 근절은 요원하다. 구조적인 납품 비리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품관리시스템을 투명화해야 한다. 나아가 인적 쇄신을 통한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외부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대대적인 인적 쇄신작업을 통해 원자력정책을 농단하다시피 해온 ‘원전 마피아의 제국’의 시장독식 구조를 뜯어고칠 필요가 있다. 특정 세력이 원전산업 전반을 좌지우지한다면 비리의 유혹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외부 감시와 견제도 한층 강화해야 한다.원전 비리 사태로 한국형 원전은 신뢰에 큰 흠집이 났다. 이미 진행 중인 해외원전사업은 물론 향후 수주활동에도 적잖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부품 공급에서 관리와 운영에 이르기까지 원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보완대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권역별 관리 일시집중 방지…주거 전후 2회 안전진단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 증축을 허용해도 안전성은 담보돼야 한다. 자칫 전세난을 부추기는 부작용도 따를 수 있다. 이에 국토교통부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놨다. →수직 증축 허용 시 일시 집중 등 전세난 방지 방안은. -지자체별로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수립해 계획기간 내 단계별·권역별 인허가 물량 등을 관리하여 일시 집중을 방지할 계획이다. 리모델링 사업 과다집중으로 전세난 등 주거불안이 현저히 우려되는 경우에는 국토부 장관이 지자체장에게 리모델링 허가 시기 등을 조정하도록 요청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안전진단을 두 번 실시하는 이유는. -1차 진단은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뤄진다. 수직 증축 허용범위 결정, 구조안전성 확인을 위한 육안·비파괴 검사 등을 실시하는 것이다. 주민이 이주하면 2차 진단을 해야 한다. 내장재를 철거한 상태에서 구조도면 내용 확인과 구조 상세진단 등을 위한 전문가 안전진단을 추가로 실시한다. 1차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조합은 사업 규모 및 추진 여부를 결정하고, 사업계획승인 시 제출된 실시설계도서의 구조 적합성·보강공법의 안전성을 최종 평가하기 위해 2차 진단은 전문가에게 맡긴다. →리모델링 기본계획 수립 지연으로 사업이 지연되면. -리모델링 기본계획 관련 조항은 다른 개정사항(수직 증축 범위 등)과 달리 공포 후 즉시 시행해 수립 이전의 공백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기본계획 수립 이전이라도 조합설립·안전진단 등의 절차는 진행할 수 있다. 기존 조합이 리모델링 방식을 바꾸는 것도 허용된다. →수직 증축이 실제 가능해지는 시점은. -법령 시행 전이라도 사업성 검토나 조합설립 동의서를 받는 것은 진행할 수 있다. 법 시행 후 조합이 설립되면 1~2년 뒤에는 사업계획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건축비 30% 이상 절감… 지지부진 ‘재건축’ 새 돌파구 찾을 듯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건축비 30% 이상 절감… 지지부진 ‘재건축’ 새 돌파구 찾을 듯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으로 주민들의 리모델링 건축비 부담이 기존 방식과 비교해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이 꺼져가는 주택시장에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까다로운 규제 때문에 지지부진했던 재건축 사업도 새로운 탈출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① 건축비 얼마나 감소하나 경기 안양 평촌에 있는 15층짜리 아파트 단지(실제 사례)의 리모델링을 가정했다. 이 아파트는 전용 34㎡ 384가구, 전용 58㎡ 61가구로 이뤄졌다. 쌍용건설 리모델링사업팀의 시뮬레이션 결과 이 아파트를 수직 증축하면 수평 증측 때보다 리모델링 건축비가 30% 이상 절감되는 것으로 나왔다. 가구당 면적을 23% 늘리는 것으로 설계, 수직 증축할 경우 기존 주민들의 아파트 전용면적은 각각 41㎡, 71㎡로 넓어진다. 여기에 가구수 증가 허용 범위(기존 가구의 15% 이내)를 적용하면 59㎡짜리 아파트 140가구를 추가 건설할 수 있다. 수익성을 비교하면 수평 증축의 경우 기존 58㎡를 갖고 있는 집주인은 가구당 1억 3000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수직 증축으로 나온 가구수 증가분을 3.3㎡당 1800만원에 일반분양하면 가구당 부담이 8600만원으로 줄어든다. 수직 증축이 리모델링 건축비 34%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 ② 리모델링 정책 선회 배경 정부는 2012년 1월 구조상 안전 우려가 없는 수평·별도 건물 증축을 통한 가구수 증가를 허용했다. 수직 증축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만에 하나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 때문이었다. 건축 전문가들과 건설업계는 제한된 수직 증축을 허용해도 구조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끈질기게 주장했다. 주민들도 수평·별동 증축만으로는 가구수 증가가 원활하지 않아 부담이 너무 크다며 수직 증축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지만 정부는 불허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리모델링 정책이 돌아섰다. 전문가들의 주장과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주택거래를 늘리고 가격을 회복시켜 주택시장을 정상화한다는 ‘4·1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전격 허용한 것이다. 소형 아파트 의무비율 등 현실적으로 너무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지지부진한 재건축 사업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③ 수직 증축 허용 범위 차별 적용 이유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범위를 층수에 따라 2~3개층으로 구분한 이유는 건물의 하중(건물 구조에 작용하는 외부의 힘 또는 무게)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구조 안전성은 저층일수록 확보가 불리하다. 예를 들어 20층에 3개층을 증축하면 하중이 15% 증가하지만 10층은 3개층 증축시 하중이 30% 증가한다. 기존 건물의 구조를 보강해 하중을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정도만 수직 증축을 허용한 것이다. 현재의 아파트에 2~3층을 더 얹어도 보와 기둥을 보강하면 충분히 하중을 이겨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지어진 아파트는 대개 라멘조(기둥과 보가 하중을 지탱하는 구조)나 벽식조(벽면이 하중을 받는 구조)이다. 주상복합 아파트에 적용하는 철골조보다 하중을 받는 정도가 약해 그 이상의 증축은 하중을 견디지 못해 허용할 수 없다. 국토교통부 박승기 주택정비과장은 “기존 아파트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 기초와 벽체를 보강하면 최대 2~3개층을 증축해도 구조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필로티(건물 1~2층에 아파트를 넣지 않고 비워 두는 공간)를 설치해도 3개층 이상은 허용되지 않는다. 늘어나는 가구수가 20가구 이상이면 반드시 일반에 분양해야 한다. ④ 건물 안전 담보할 수 있나 수직 증축의 전제는 안전성 확보다. 국토부는 신축 당시 구조도면이 없으면 외관상 튼튼해 보여도 건물의 기초에 대한 상태 파악이 어렵고 완벽한 복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직 증축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절차도 강화했다. 우선 현행 1차 안전진단(재건축 여부 판정)에 수직 증축 범위 결정 등을 위한 전문기관의 2차 안전성 검토조사를 추가했다. 건축심의가 접수되면 지자체는 전문기관(한국건설기술연구원·한국시설안전공단)에 수직 증축 범위의 안전성 검토를 맡겨야 한다. 또 수직 증축 리모델링 설계자는 국토부가 고시하는 구조기준에 맞게 구조설계도서를 작성하고, 감리자는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설계변경 등에 대해 구조기술사의 확인을 받도록 했다. ⑤ 가구수 증가 문제 없나 가구수를 현행보다 5% 포인트 늘려 15%까지 허용하면 주민들의 사업비 부담은 그만큼 줄어든다. 하지만 도시과밀 및 일시집중 부작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현재의 도시 인프라가 가구수 증가에 따른 부작용을 어느 정도 견뎌낼 수 있느냐이다. 국토부는 분당 등 1기 신도시의 경우 가구당 실제 인구가 계획 당시 4명보다 적은 2.7명이기 때문에 현재의 도시 인프라만으로 늘어나는 인구를 충분히 떠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직 증축을 허용해도 교통시설·상하수도·공원·녹지 등 도시기반시설 추가 부담은 미미할 것이라는 것이다. 또 지자체별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통해 기반시설에 대한 영향을 검토하고, 도시계획심의로 과밀여부 등을 판단하도록 했다. ⑥ 전면 리모델링해야 하나 수직 증축을 허용한다고 모든 단지가 당장 실천에 옮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업비 부담이 가능한 지역과 주민들의 합의가 이뤄진 단지에서만 사업이 추진된다. 전면 철거형의 경우 95㎡를 132㎡로 리모델링할 경우 가구당 1억 8000만~2억원이 들어간다. 이를 감안해 정부는 주민들이 원하는 부분만 리모델링하는 ‘맞춤형 리모델링’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주차장 증설, 주차장 증설+설비교체, 주차장+설비+에너지 절약형 수선 등으로 나눠 공법·단가정보 등을 제공하고 가이드라인을 마련, 배포할 예정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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