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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 익숙한 목소리인데… 가요계는 ‘피처링’ 전쟁중

    어! 익숙한 목소리인데… 가요계는 ‘피처링’ 전쟁중

    요즘 가요계는 ‘피처링’ 전쟁 중이다. 다른 가수의 앨범에 참여해 노래나 연주를 도와주는 작업을 뜻하는 피처링은 처음엔 양념처럼 시작됐지만 차츰 가요의 흥행 공식으로 굳어지면서 이젠 유행을 넘어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음원 시장에서 피처링이 가미된 곡이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피처링은 음악적 품앗이를 넘어 신곡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전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유명 가수들의 신곡에는 피처링 곡이 빠지지 않는다. 과거 피처링은 신인 가수가 선배나 유명 연예인의 목소리를 빌려 인지도 상승 효과를 노렸다면 근래에는 오히려 새로운 활력소를 찾고 싶어 하는 선배 가수들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4인조 남성 보컬 노을은 다이나믹 듀오가 피처링한 ‘밤이 오는 거리’로 온라인 음원 차트 정상을 차지했고, 지난 13일 신곡 ‘야생마’를 발표한 남성 듀오 노라조도 방송인 노홍철을 새로운 피처링 파트너로 참여시켰다. 노홍철은 가수 못지않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신보를 발표한 이적의 ‘사랑이 뭐길래’에 힙합계의 대부 타이거JK가 피처링에 참여했고, 가수 신승훈의 앨범에는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 버벌진트, 라디가 피처링에 참여했다. 이에 앞서 19집 타이틀곡 ‘헬로’의 피처링에 래퍼 버벌진트를 참여시켜 화제를 모은 조용필은 일본어 버전에는 2PM의 택연을 참여시켰다. 현지에서 K팝 스타로 인지도가 높은 2PM을 전략적으로 기용한 것이다. 특히 여자 솔로 가수들의 경우 피처링 활용도가 더 높다. 남성 가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팬덤이 취약한 데다 다양한 음악적 색깔을 보여 주는 데 피처링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컴백한 가수 박지윤은 래퍼 산이가 피처링한 경쾌한 댄스곡 ‘미스터리’로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했다. 한동한 히트곡 ‘성인식’의 섹시 콘셉트에 갇혀 있던 그는 이번 작업을 통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다비치의 미디엄 템포곡 ‘녹는 중’에는 래퍼 버벌진트가, 서인영의 ‘나를 사랑해줘’에는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가 피처링에 참여했다. 임정희는 힙합 듀오 배치기에 이어 신곡 ‘필소굿’에서는 슈퍼스타K 출신 홍대광을 피처링 파트너로 선택했다. 대표적인 솔로 여가수 아이유도 예외는 아니다. 3집 앨범 ‘모던 타임즈’에는 샤이니의 종현, 엠블랙의 천둥, 양희은, 최백호 등 아이돌에서 선배 가수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뮤지션들이 피처링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이 중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이례적으로 여성 보컬인 걸그룹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가인이 피처링하는 역발상으로 좋은 음원 성적을 거뒀다. 가수 신승훈·아이유 등을 홍보한 포츈엔터테인먼트의 이진영 대표는 “유명 가수들은 다양한 장르와 음악적인 색깔의 변화를 시도할 때 해당 장르를 대표하는 아티스트와 작업을 시도하게 된다”면서 “올해 일렉트로닉 장르가 유행했고 힙합이 인기를 끌면서 장르를 교합하고 음원 순위를 상승시키는 흥행 보증 수표로서 피처링은 더욱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피처링 가수 중에는 다이나믹 듀오, 버벌진트, 산이, 범키 등 힙합 뮤지션의 인기가 높다. 랩 피처링이 대다수를 이루는 데다 랩은 댄스와 일렉트로닉은 물론 발라드, 재즈 장르까지 폭넓게 어우러져 변화를 원하는 기존 가수들이 선호하기 때문이다. 힙합 가수들 입장에서도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힙합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 래퍼 버벌진트, 산이, 범키 등이 소속된 브랜뉴뮤직의 이화일 이사는 “2005~2006년 한 차례 힙합 붐이 일었던 것처럼 올해 힙합이 큰 인기를 끌면서 곡을 돋보이게 하는 랩 피처링이 각광을 받았고 조용필 효과를 톡톡히 본 버벌진트는 물론 산이와 범키도 인지도가 올라갔다”면서 “피처링 요청이 쏟아지지만 가수와 어울리는 곡인지 여부, 회사와의 관계 등을 가장 먼저 고려한다. 하지만 피처링을 너무 많이 하면 가수로서 이름값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있어서 피처링에 신중한 편”이라고 말했다. 음원 시장에서 이들의 영향력이 입증되면서 피처링 가수로만 머물렀던 이들은 솔로로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산이는 ‘아는 사람 얘기’를 히트시킨 데 이어 3년 만에 미니 앨범을 발표했고, 범키는 ‘갖고 놀래’ 등으로 음원 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인지도 상승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그런가 하면 피처링을 하는 가수로 궁금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22일 첫 미니 앨범을 발표하는 일렉트로 보이즈는 새 앨범 타이틀곡 ‘딱 걸렸어’의 티저 포스터에 ‘FEAT.?’라는 문구를 달았다. 소속사는 “일렉트로 보이즈가 효린, 백지영, 케이윌, 비스트의 이기광 등의 앨범에 참여했기 때문에 이번에 어느 가수가 피처링에 참여할지 팬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광진구, 전통시장 비가림시설 점용료 대폭 내려

    광진구가 지역 시장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광진구는 21일부터 전통시장을 보호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자 ‘서울특별시 광진구 도로점용허가 및 점용료 등 징수조례’를 일부 개정했다. 이는 비가림시설 점용료를 대폭 내려 고사 위기에 처한 전통시장의 상인을 돕기 위해서다. 구는 지난 4월부터 점용료 감면을 위한 사전 작업인 ‘서울특별시 광진구 도로점용허가 및 점용료 등 징수조례’의 개정 절차에 착수해 이날부터 공포, 시행한다. 또 도로법 제42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45조도 개정해 소상공인의 상점이 통행로로 사용하는 도로는 점용료의 10%를 감면하는 규정도 새로 만들었다. 구는 또 각각의 상황별로 감면 규정과 기준도 더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손질했다. 도로점용허가 면적을 초과해 점용했을 때의 과태료 부과 기준과 상한 금액도 신설하는 등 시장 상인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배려했다. 특히 구청장이 인정한 시장과 상가, 상권 활성화 구역에 설치된 차양, 비가림시설 등의 공동시설에 부과하는 도로점용료도 적용 요율을 현행 100분의1에서 1만분의1로 파격적으로 인하했다. 이 같은 전통시장 살리기 조례 개정으로 지역의 대표 전통시장인 중곡제일시장, 자양골목시장, 노룬산골목시장, 영동교시장 등 총 4개 전통시장이 ‘전통시장 비가림시설 점용료 감면’을 적용받게 된다. 따라서 이들 시장의 상점 160여개의 비가림시설 점용료는 지금보다 85% 이상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박정희는 지지 얻고, 반기문은 꿈 키웠다

    박정희는 지지 얻고, 반기문은 꿈 키웠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과 한국의 인연도 상당하다. 3년이 채 안 되는 짧은 대통령 재임 기간이었지만 케네디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과 만나는 등 한국에도 친근한 추억을 남겼다. 케네디는 1961년 11월 14~15일 박정희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을 미국 워싱턴으로 초청해 회담을 했다. 당시 44세로 동갑이었던 케네디와 박 의장은 백악관에서 열린 오찬과 두 차례 회담에서 동맹으로서의 책임을 재확인하고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또 한국 정부에 대한 미국의 지지와 경제 원조도 약속했다(사진 위). 박 의장은 방미 선물로 케네디에게 족자 2개를, 부인과 자녀들에게는 한복 1벌씩을 선물했다. 박 의장은 이 같은 인연을 계기로 1963년 케네디가 암살됐을 때 그의 장례식에 참석해 조문했다. 반 총장이 학창 시절 케네디를 만난 일화는 그가 외교통상부 장관에 이어 유엔 수장 자리에 오르면서 유명해졌다. 반 총장은 1962년 고교 3학년 때 미 적십자사 비스타(VISTA) 프로그램에 지원, 한국 대표 4명 중 1명으로 선발됐다. 이어 한 달 동안 워싱턴에서 연수를 하던 중 격려차 학생들을 찾은 케네디를 만났다(아래). 케네디는 한국에서 온 청년에게 장래 희망을 물었고, 반 총장은 망설이지 않고 “최고의 외교관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케네디를 만났던 경험이 훗날 외교관이 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힌 바 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군산의료원 위탁’ 전북도 - 원광대 줄다리기

    ‘군산의료원 위탁’ 전북도 - 원광대 줄다리기

    전북도와 원광대병원이 군산의료원 민간위탁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원광대병원은 1998년부터 군산의료원 민간위탁자로 선정돼 15년째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계약기간 3년씩 모두 5차례나 연이어 선정됐다. 그러나 원광대병원은 지난 14일 마감한 제6기 군산의료원 민간위탁자 모집에 응하지 않았다. 지난달에도 응모하지 않아 민간위탁은 마지막 3차 공고를 앞두고 있다. 이는 적자운영 책임을 두고 양측이 맞서고 있어서다. 군산의료원의 누적 적자는 500억원에 이른다. 민간위탁 1기에 26억원, 2기 139억 9100만원, 3기 134억 9600만원, 4기 89억 9500만원, 5기 100억원 등의 적자를 기록했다. 민간위탁 이전에도 군산의료원은 104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문서에는 흑자로 표기된다. 민간위탁 1기 당시 손실이 발생하면 책임을 진다고 했던 규정이 2기부터 감가상각비, 고정부채, 원리금상환, 컨설팅 비용 등은 제외한다고 대폭 완화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기 위탁기간에 139억원의 적자가 발생했지만 문서에는 7억 3000만원 흑자로 기록됐다. 이 같은 조건완화에도 원광대병원이 민간위탁을 계속 보이콧하는 배경에는 책임경영 조항이 있는 한 의료원 적자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서다. 원광대병원은 이번에 책임경영 조건을 삭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학병원이 민간위탁을 맡는 다른 지역 의료원은 계약 조건에 책임경영 조항이 없다는 점도 내세운다. 원광대병원 노조도 현수막 등을 내걸며 의료원에 파견한 의사들의 인건비를 도가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는 원광대병원을 이해하지만 의료원 민간위탁 선정심사위원회에서 책임경영을 심사조건에 넣었기 때문에 이를 삭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근로자들 ‘실리없는 파업’ 부담 상반기 17건… 통계작성후 최저

    근로자들 ‘실리없는 파업’ 부담 상반기 17건… 통계작성후 최저

    올해 노동계는 해마다 휘몰아쳤던 ‘하투’(夏鬪)가 미풍으로 끝나는 등 이렇다 할 대규모 노사분규가 없었다. 현대자동차의 파업도 10일 동안 이어지는 데 그쳤다. 상반기 파업 건수는 지난해의 딱 절반 수준이었다. 정부는 오랜 경기 침체로 현장의 근로자들이 실리 없는 투쟁 일변도의 쟁의를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된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복수노조 등 노사 관계 제도의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노사분규(1일 근로시간인 8시간 이상 작업 중단·정치파업 제외)는 17건으로 지난해 34건의 절반으로 감소하며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6년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근로손실일수(파업기간 중 파업참가자수×파업시간÷8시간)도 3만 4500일로 역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장기 침체가 큰 이유로 꼽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파업 건수는 지난해를 제외하면 매년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왔다. 지난해의 경우 연말 기준 근로손실일수가 93만 3627일로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4월 국회의원 선거와 12월 대통령 선거 등이 맞물리면서 다양한 노사 갈등이 분출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화의료원의 28일 장기파업, SJM의 3개월에 걸친 직장폐쇄 등의 분규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올해는 민주노총 차원의 총파업 투쟁이 없었다. 민주노총 내 대표적 강성 노조인 금속노조도 총파업을 하지 않았다. 큰 틀에서 노동계의 하투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고용부 관계자는 “경기 침체의 영향에 더해 투쟁 중심의 노동운동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현장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파업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노사분규는 근로자가 이익을 볼 게 있어야 발생하는데 지난해와 올해는 경제성장률이 2%대에 불과한 상황”이라면서 “일부 노조는 기업 입장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이고, 일부 노조는 파업을 한다고 해도 얻어 낼 열매가 없을 것이라고 해석했을 것”이라고 했다. 2010년 시행된 사업장 복수노조도 파업을 줄이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 배규식 노동연구원 노사·사회정책 연구본부장은 “그동안은 새로운 노조를 건설하기보다 기존 노조를 분할하는 형태가 많았다”면서 “투쟁적인 노조 사업장에서 사용자 친화적인 노조가 생기는 경우가 친사용자 노조에 대항하기 위해 투쟁적인 노조가 생기는 경우보다 훨씬 많았다”고 전했다. 2010년 도입한 노조 전임자에 대한 근로시간면제제도(조합원 수에 따라 전임자의 근로면제시간의 상한선을 정하는 제도)로 종일제 노조 전임자가 줄어드는 것도 파업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노사분규의 불씨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15일부터 조리실무사와 영양사, 행정실무사 등 학교 비정규직(69개교 176명)이 처우 개선을 주장하며 경고 파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철도공사 민영화, 한국공항공사 청주공항 민영화 문제를 두고 해당 노조들도 반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는 한 해 분규 건수가 200건을 넘었던 2000~2005년 수준의 극심한 노사갈등은 다시 나타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유선 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노조의 힘이 약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노조원의 고령화 때문”이라면서 “현대자동차 노조만 해도 25년이 됐고, 설립을 주도했던 20~30대가 이제 50대가 됐으며 노동환경도 과거에 비해 개선되면서 노조 결속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근로자들 ‘실리없는 파업’ 부담 상반기 17건… 통계작성후 최저

    근로자들 ‘실리없는 파업’ 부담 상반기 17건… 통계작성후 최저

    올해 노동계는 해마다 휘몰아쳤던 ‘하투’(夏鬪)가 미풍으로 끝나는 등 이렇다 할 대규모 노사분규가 없었다. 현대자동차의 파업도 10일 동안 이어지는 데 그쳤다. 상반기 파업 건수는 지난해의 딱 절반 수준이었다. 정부는 오랜 경기 침체로 현장의 근로자들이 실리 없는 투쟁 일변도의 쟁의를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된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복수노조 등 노사 관계 제도의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노사분규(1일 근로시간인 8시간 이상 작업 중단·정치파업 제외)는 17건으로 지난해 34건의 절반으로 감소하며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6년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근로손실일수(파업기간 중 파업참가자수×파업시간÷8시간)도 3만 4500일로 역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장기 침체가 큰 이유로 꼽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파업 건수는 지난해를 제외하면 매년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왔다. 지난해의 경우 연말 기준 근로손실일수가 93만 3627일로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4월 국회의원 선거와 12월 대통령 선거 등이 맞물리면서 다양한 노사 갈등이 분출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화의료원의 28일 장기파업, SJM의 3개월에 걸친 직장폐쇄 등의 분규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올해는 민주노총 차원의 총파업 투쟁이 없었다. 민주노총 내 대표적 강성 노조인 금속노조도 총파업을 하지 않았다. 큰 틀에서 노동계의 하투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고용부 관계자는 “경기 침체의 영향에 더해 투쟁 중심의 노동운동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현장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파업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노사분규는 근로자가 이익을 볼 게 있어야 발생하는데 지난해와 올해는 경제성장률이 2%대에 불과한 상황”이라면서 “일부 노조는 기업 입장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이고, 일부 노조는 파업을 한다고 해도 얻어 낼 열매가 없을 것이라고 해석했을 것”이라고 했다. 2010년 시행된 사업장 복수노조도 파업을 줄이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 배규식 노동연구원 노사·사회정책 연구본부장은 “그동안은 새로운 노조를 건설하기보다 기존 노조를 분할하는 형태가 많았다”면서 “투쟁적인 노조 사업장에서 사용자 친화적인 노조가 생기는 경우가 친사용자 노조에 대항하기 위해 투쟁적인 노조가 생기는 경우보다 훨씬 많았다”고 전했다. 2010년 도입한 노조 전임자에 대한 근로시간면제제도(조합원 수에 따라 전임자의 근로면제시간의 상한선을 정하는 제도)로 종일제 노조 전임자가 줄어드는 것도 파업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노사분규의 불씨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15일부터 조리실무사와 영양사, 행정실무사 등 학교 비정규직(69개교 176명)이 처우 개선을 주장하며 경고 파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철도공사 민영화, 한국공항공사 청주공항 민영화 문제를 두고 해당 노조들도 반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는 한 해 분규 건수가 200건을 넘었던 2000~2005년 수준의 극심한 노사갈등은 다시 나타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유선 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노조의 힘이 약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노조원의 고령화 때문”이라면서 “현대자동차 노조만 해도 25년이 됐고, 설립을 주도했던 20~30대가 이제 50대가 됐으며 노동환경도 과거에 비해 개선되면서 노조 결속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슈퍼스타K5’ 박시환, 매회 사전투표 1위 해놓고 준우승 “컨디션 난조도 실력…”

    ‘슈퍼스타K5’ 박시환, 매회 사전투표 1위 해놓고 준우승 “컨디션 난조도 실력…”

    ’슈퍼스타K5(슈스케5)’에서 준우승을 한 박시환이 결승전에서의 음이탈로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15일 밤 방송된 Mnet ‘슈스케5’에서는 박시환과 박재정의 결승전이 펼쳐졌다. 이날 박시환은 박재정과의 라이벌전에서 아쉽게 패배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시환은 TOP10의 생방송 이후 매회 사전투표에서 1위를 하는 등 높은 대중적 인기를 받아온 만큼 더욱 안타까운 결과를 맞이해야 했다. 박시환은 준우승자로 결정되자 “1등을 하지 못한 것보다 무대가 아쉬워서 후회가 많이 남는다”고 토로했다. 박시환은 이어 결승전 무대에서 나온 음이탈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 컨디션 난조도 실력이다. 제 실력이었다. 컨디션이 엄청 중요하다는 걸 매번 느끼는데 이번에는 컨디션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시환은 “슈스케5가 아무것도 없는 저에게 노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감사하다. 앞으로 노래를 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다”며 기뻐했다. 한편 박시환을 꺾고 슈스케5의 우승자로 결정된 박재정은 상금 5억원과 함께 2013 Mnet 아시아 뮤직 어워드(MAMA) 무대에 서는 영광을 안았다. 박재정은 슈스케 전 시즌을 통틀어 최연소 합격자이기도 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검찰, 전공노 이어 전교조도 대선개입 의혹 수사

    검찰이 18대 대선 개입 의혹이 제기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 이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대선 때 전교조가 인터넷에서 특정 대선 후보에게 불리할 수 있는 글을 올렸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에 들어갔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자유청년연합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공식 트위터에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글 5건을 발견했다”면서 “이 밖에 페이스북 등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특정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글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서 대선 개입 의혹으로 고발된 전공노를 상대로 제기된 혐의와 내용이 비슷하다”면서 “자세한 수사 진행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서울행정법원에서 법외노조 통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자 검찰이 내놓은 물타기 수사에 불과하다”면서 “전교조가 지난해 12월 대선과 관련해 한 일은 후보들에게 교육 정책에 대해 공약 질의를 한 것뿐”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전공노는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최경환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의원 3명과 자유청년연합 등 보수단체 2곳을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전공노 측은 “개방 공간인 온라인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전공노와 무관하게 올라온 글에 대해 보수단체들이 불순하게 비판했고, 이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비난에 가세해 전공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소치올림픽 비판하면 억류? 도 넘은 러 ‘언론검열’

    소치올림픽 비판하면 억류? 도 넘은 러 ‘언론검열’

    내년 2월 개막 예정인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언론 검열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본 ‘요리우리 신문’은 어제(11일)자 보도를 통해 “러시아가 소치 올림픽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를 억제하는 ‘올림픽 검열’을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말부터 최근까지 소치 주변에서 올림픽 준비 상황을 취재하던 노르웨이 방송사 기자 두 명이 차로 이동하는 동안 무려 6차례나 검문을 당하는 등 지나친 ‘올림픽 검열’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6차례의 검문 동안 마약 검사까지 받아야 했고 짧게는 한 시간 반에서 길게는 세 시간씩 억류돼 취재에 제약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소치 올림픽을 부정적으로 보도하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는 취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노르웨이 대사관의 항의를 받은 러시아 외무성은 “현지 치안 당국의 지나친 행동이 있었다”며 사과했지만 소치 올림픽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러시아 당국을 향한 비판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편 소치 올림픽 측은 최근 “올림픽 취재 중 언론인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선수들이나 관객을 촬영할 경우 그 즉시 취재기자 등록 승인을 취소하겠다”라고 밝혀 물의를 빚기도 했다.사진 : 소치 올림픽이 열리는 경기장 전경.(소치올림픽 조직위원회) 김동혁 스포츠 통신원 hhms786@nate.com
  • 해외여행 | Play mix! TEXAS

    해외여행 | Play mix! TEXAS

    카우보이를 만났다. 다음 날은 우아한 현대미술관을 걸었다. 댈러스, 포트워스, 그레이프바인 세 도시는 닮은 듯 다른 이란성 쌍둥이 같다. 다 섞어 놓으니 그게 바로, 텍사스였다. ‘텍사스’라는 단어가 주는 연상작용은 김빠질 정도로 단순하다. 카우보이, 총격전, 탈주극. 무대는 언제나 태양이 작열하는 고요한 벌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일차원적인 발상은 내 얘기다. 텍사스로 떠난다는 말을 들은 지인들의 반응도 십중팔구 마찬가지였다. 한둘은 존 F. 케네디가 암살당한 도시 ‘댈러스’를 생각해내기도 했지만, 호기심을 자아내기에는 남의 나라 정치사가 아닌가. 텍사스의 벌판 한복판에서 서부영화 속 한 장면을 재현해 보겠다는 다짐이 이번 여행의 목적이 되어 버린 것도 순전히 처음의 연상작용 때문이었다. 그러나 혹여나 나처럼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부터 고개를 젓고 손사래를 칠 준비를 하시라. 텍사스에서는 100년 된 기차가 여전히 도심 속을 오가는가 하면, 길 건너편엔 모던의 극치를 달리는 아트 지구가 공존한다. 텍사스라는 커다란 울타리 안에서, 전통과 현대를 마구 넘나드는 경험을 하게 된다. 언제나 그렇듯, 경직된 사고를 깨부수는 반전에는 짜릿한 쾌감이 있다. ●스톡야드의 진짜 카우보이 ‘드로버’ 누군가는 텍사스를 떠올릴 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스테이크’를 연상하곤 하는데, 틀린 말이 아니다. 광활한 목초지 덕분에 일찍이 가축사업이 발달한데다가 멕시코에서 싣고 온 소를 사고팔았으니 맛있는 쇠고기를 맛볼 수 있었던 것은 당연하다. 특히 포트워스Fort Worth에는 거대한 우시장이 형성돼 텍사스 전역의 카우보이들이 모여들었다. 당시의 모습을 엿보려면 1800년대 말 풍경을 재현한 포트워스 스톡야드Fort Worth Stockyards에 가면 된다. 1920년대에 제작된 오래된 철로가 그대로 남아 있고 로데오 경기, 컨트리 공연 등이 시시각각 열린다. 물론 쇠고기가 맛있음은 두말 할 것도 없다. 스톡야드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활기가 넘친다. 고풍스러운 붉은 벽돌 건물, 허름한 선술집, 원색으로 칠한 오래된 간판들이 즐비하다. 거리가 온통 ‘빈티지’ 그 자체다. 모자와 부츠를 제작 판매하는 상점 앞에서 발길이 멈춘다. 각양각색의 웨스턴 부츠가 족히 100족은 돼 보인다. 악어, 소 등 다양한 재질만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99달러부터 비싼 것은 4,000달러에 이른단다. 한 무리의 미국인 관광객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 앞을 지나간다. 서부에 대한 환상은 그네들에게도 각별한 것이다. 가게를 나서자마자 한낮의 햇빛이 거리에 작열한다. 차양을 드리운 선술집에서 맥주를 들이키고픈 유혹을 떨치고 발길을 재촉했다. 스톡야드의 관광의 하이라이트인 소몰이 구경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소몰이에 대한 묘사는 그 이름에서 유추되는 행위, 오직 그 하나다. 숙련된 드로버drover(시장으로 소를 끄는 이들은 카우보이가 아니라 드로버라고 한다)가 소 18마리와 줄지어 행진한다. 긴 뿔을 가진 늠름한 소들이다. 상상만으로도 역동적이다. 혹시나 너무 빨리 지나가는 바람에 놓치지나 않을까 저 멀리서 소뿔이 어른거릴 때부터 긴장을 놓지 않았다. 서부영화의 한 장면을 기대하고 있던 나에게는 이 소몰이가 여행의 화룡정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웬걸. 한참이 지나도 소들은 가까워지지 않았다. 그들은 마치 10배속 느린 영상처럼 아주 천천히 다가왔다. 드로버들은 카메라를 들이대는 방향에 따라 여유롭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한 마리 한 마리마다 눈빛 교환을 한다고 해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소몰이가 끝난 후 드로버 브랜다를 만났을 때 비로소 그 이유를 알게 됐다. “관광객을 위해 일부러 천천히 움직인 게 아니랍니다. 예전에도 실제 그 속도로 소를 몰았어요. 텍사스에서 캔자스까지 소를 몰고 가야 하는데, 너무 빨리 가면 소가 지쳐서 살이 다 빠져 버리잖아요. 값을 잘 받기 위해 아주 천천히 3개월에 걸쳐 이동했죠. 다른 점은 그때는 한번에 약 3,000마리가 이동했다는 겁니다.” 긴 여정이다. 소들도 지치는데 사람이라고 다르겠나. 그 시절엔 가난한 사람들이 주로 카우보이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제야 납득이 간다. ▶travie info 기념품 레일로드 끝에 있는 레코드숍 어네스트텁Ernest Tubb을 빼놓지 말 것. 텍사스에서 인기있는 컨트리 레코드를 총망라했다. 1달러짜리 LP판은 기념품으로도 눈독 들일 만하다. 로데오경기 매주 금, 토요일 카우타운 콜리세움Cowtown Coliseum에서 8시부터 10시까지 로데오 경기가 열린다. 전국 각지의 카우보이가 모여 실력을 겨룬다. 잔인한 투우경기와 달리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안간힘을 쓰며 소에 매달려 있는 카우보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소보다 사람이 더 안쓰럽다. 입장료는 15달러. 소몰이 소몰이는 하루 두 번 오전 11시30분, 오후 4시에 열린다. 카우타운 콜리세움 앞에 인파가 몰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바비큐 라이브스톡 익스체인지 빌딩 부근 리스키 바비큐Riscky’s BBQ에서는 1인 9.95달러면 무제한으로 바비큐 립을 먹을 수 있다. 초입에 스테이크를 주로 취급하는 같은 계열의 식당이 있지만, 립을 먹으려면 반드시 발품을 팔아 리스키 바비큐를 방문할 것. 맥주 마무리로 텍사스 스타일 주점 빌리밥스Billy Bob’s에서 텍사스 로컬 맥주를 마셔 보자. 텍사스 주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에서 제조하는 사이너Shiner 맥주를 맛볼 수 있다. 흑맥주면서도 과일향이 감도는 청량한 끝맛이 매력적이다. 6,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곳은 술집이라기엔 규모가 워낙 크다. 댄스홀, 당구장, 공연장, 심지어 로데오 경기장까지 갖추고 있다. ●포트워스의 델마와 루이스 영화 <델마와 루이스>는 ‘델마’와 ‘루이스’라는 여자 두 명이서 우연히 범죄에 휘말려 미국을 횡단하는(사실은 쫓기는) 로드무비다. 1991년 작품이니 꽤 오래된 영화다. 텍사스에서 문득 이 영화를 떠올린 건 단지 영화 속에 텍사스가 등장하기 때문만은 아니다(영화 속 텍사스는 두 여자가 쫓길 수밖에 없는 치명적 범죄를 저지르는 곳으로 등장할 뿐, 로맨틱하거나 멋진 장소가 아니다). 강해지고 싶었지만 끝내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었던 두 여자의 모습이 포트워스의 카우걸 뮤지엄Cowgirl Museum의 그녀들과 몹시 흡사했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말 그대로 카우걸이다. 총을 들고, 말을 탄 채로 소를 몬다. 남북전쟁 이후 줄곧 활약했지만 1940년 큰 낙마사고가 벌어진 후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카우보이’라는 고유명사를 남자들에게 건네주고 이제는 뮤지엄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흔적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는 않았다. 그들이 직접 사용한 부츠, 벨트, 버클 등이 고작이다. 오히려 인상 깊은 것은 그들의 모습을 담아낸 사진과 그림이었다. 총구를 겨눈 예리한 눈빛에는 온갖 거친 일을 해내야 했던 여성들의 강인함이 담겨 있다. 강인함 너머에서 애환을, 남성들의 전유물을 나눠 가진 여성들의 애환을 보았다고 하면 지나친 감정이입일까. 눈빛은 총알보다 묵직하게 가슴을 꿰뚫었다.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토요일 오전 12시~오후 5시), 월요일 휴무(여름 한시적으로 개장) 요금 어른 10달러, 학생 8달러 주소 1720 Gendy Street, Fort Worth, Texas 76107 문의 1-817-336-4475 ●6층에서 날아든 총알 이제 현대의 텍사스를 만날 시간이다. 행선지는 댈러스Dallas. 1963년, 퍼레이드 도중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에 맞아 생을 달리한 존 F. 케네디의 비극이 서린 도시다. 그러나 슬픔은 잠시뿐, 이 사건 이후 댈러스는 일약 미국 전역에 존재감을 드러내게 됐다. 시내 곳곳에 남겨진 고인의 흔적을 찾아 수많은 관광객이 모여들었고, ‘존 F. 케네디’는 댈러스 관광의 한 축을 차지하게 됐다. 이 사건에 대해 별 관심이 없더라도 식스플로어 뮤지엄The Sixth Floor Museum에는 꼭 한 번 가볼 만하다. 당시 케네디 저격수가 숨어 있던 건물(6층에 숨어 있었다)을 케네디 관련 박물관으로 변모시킨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경비가 삼엄해지는 게 심상치 않다. 여기서부터는 사진 촬영도 금지다. 조도가 낮은 실내에는 엄숙한 분위기가 흐르고, 관람객들의 표정도 사뭇 진지하다. 박물관 안에는 이런저런 뒷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암살 직후 제3의 인물에게 살해된 범인, 사라지고 은폐된 증거들. 한 발짝씩 옮길 때마다 의심은 불신이 되고, 추측은 확신이 된다. 박물관을 한 바퀴 돌아 이윽고 당시 암살범이 총을 겨누고 있던 창가에 도착했다. 사건 현장은 유리창을 통해 접근이 차단돼 있다. 사람들이 창가에 서서 웅성거리고 있다. 그들의 시선은 당시 케네디가 저격당한 위치에 정확히 가 닿는다. 그러고 보니 올해가 정확히 사망 50주기다. 케네디의 삶은 그보다 짧은 46세에 그쳤다.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월요일 오전 12시~오후 6시) 요금 어른 16달러, 학생 13달러 주소 411 Elm at Houston 문의 1-214-747-6660 ▶travie info 댈러스의 아트 디스트릭트 식스플로어 뮤지엄이 있는 지역을 아트 디스트릭트Art District라고 부른다. 댈러스 뮤지엄에는 미국, 아프리카,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 등에서 공수한 2만3,000여 점의 미술품이 전시돼 있다. 이 작품들의 나이는 무려 약 5,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특히 4층의 미국 고대예술 전시가 볼 만하다. 페롯 뮤지엄은 직접 만져 보고 체험하며 자연과학에 대해 배우고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최첨단 3D 영상에 흠뻑 빠지게 된다. 댈러스 뮤지엄Dallas Museum of Art┃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5시, 월요일 휴무 요금 어른 16달러, 학생 12달러 주소 1717 N. Harwood Street, Dallas, Texas 75201 문의 1-214-922-1200 페롯 뮤지엄Perot Museum of Nature and Science┃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요금 무료 주소 2201 N. Field Street, Dallas, Texas 75201 문의 1-214-428-5555 ●딸을 위한 아버지의 와인 다음 행선지는 그레이프바인Grapevine이다. 도시명에서 알 수 있는 자명한 사실. ‘나는 이곳에서 여한 없이 와인을 마시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곳을 캘리포니아의 나파밸리쯤으로 여기면 오산이다. 그레이프바인은 댈러스 포트워스 공항에 인접한 작은 마을이다. 1844년에 마을이 생겼으며 인구는 5만명이 채 안 된다. 와인으로 먹고 사는 동네라지만 와이너리는 고작 7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작은 마을이 미국에서 5번째로 큰 와인 생산지라는 사실을 아는가. 더군다나 와일드 머스탕이라는 포도 품종은 그레이프바인에서 주로 맛볼 수 있어 희소성이 있다. 7개 와이너리 중 선택한 곳은 딜레인 와이너리Delaney Vineyards다. 포도 재배부터 숙성, 시음까지 한곳에서 이뤄지는 풀 스케일 와이너리는 그레이프바인 안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입구에 들어서자 아담한 포도밭이 펼쳐져 있고, 그 위로 텍사스의 강렬한 햇빛이 내리쬐고 있다. 포도가 익어 가는 반가운 광경이다. 텍사스 와인은 스페인, 멕시코 등과 기후가 비슷해 맛과 향이 유사하다고 한다. 10달러에 5가지 와인을 맛보기로 한다. 리스트에 와일드 머스탕으로 만든 와인은 빠져 있다. 가장 인기가 좋아 품귀현상을 빚는 것이다. 대신 미스터 딜레인의 세 딸을 위해 만든 ‘Three Daughters’가 포함돼 있다. 까베르네 소비뇽, 까베르네 블랑, 쁘띠 베르도를 블렌딩한 No.2 인기 와인이다. 이 와인에는 이런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딜레인의 딸 다이애나, 제니퍼, 모간의 이름을 딴 이 와인은 가족 모임을 위한 최고의 와인입니다.” 가족이라는 말에 마음이 흔들린 걸까. 짐이 될 거란 걸 알면서도 Three Daughters 한 병을 사고야 말았다. 나야 이미 여한 없이 마셨으니, 이 와인은 여지없이 가족에게 돌아가겠지만 말이다. 와이너리 투어 오전 12시~오후 5시 요금 시음 1인당 10달러, Three Daughters 19.99달러 주소 2000 Champagne Boulevard, Grapevine, Texas 75061 문의 1-817-481-5668 글·사진 Travie writer 전은경 취재협조 아메리칸항공 02-2258-0907☞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최소한 그레이프바인에서는 교통편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시내 곳곳을 누비는 셔틀버스가 공항, 호텔, 와이너리까지 연결된다. 5달러를 지불하면 하루 종일 이용할 수 있고 4인 가족의 경우 10달러로 할인된다. 텍사스 최대 규모의 쇼핑몰 그레이트바인밀즈Grapevine Mills도 셔틀버스로 갈 수 있다. 3번 게이트의 게스트서비스 센터에서 무료 쿠폰북을 받는 것을 잊지 말 것. 중복할인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다. 셔틀버스는 요일별, 노선별로 운영시간이 다르며, 가장 빠른 노선은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한다. 방문자센터나 홈페이지에서 시간과 노선을 확인해서 동선을 짜면 좋다. www.grapevinetexasusa.com/shuttle ▶travel info Dallas[Airline] 아메리칸항공 인천-댈러스 직항을 이용하면 13시간 만에 댈러스에 도착한다. 원월드 계열인 아메리칸항공은 AA.com으로 마일리지를 적립하거나 아시아마일즈를 적립할 수 있다. 오후 4시50분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미국 현지 시간으로 동일 오후 4시 댈러스 포트워스 공항에 도착한다. 다양한 연결편을 제공하는 덕분에 미국과 남미 200개 도시 어디든 4시간 안에 갈 수 있다. www.american-airlines.co.kr, 02-2258-0907 [Hotel] 그랜드 하얏트 DWF 미국여행의 고달픔 중 8할은 긴 비행시간이다. 그런 이유로, 댈러스 포트워스 공항 인근에 바로 여독을 풀 수 있는 호텔이 있다는 것은 참 다행이다. 동쪽의 하얏트 리젠시, 서쪽의 그랜드 하얏트는 공항 밖으로 나갈 필요도 없이 게이트와 바로 연결된다. 특히 게이트 D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는 깨끗하고 모던한 시설을 자랑한다. 버튼 하나로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는 커튼을 활짝 걷어 제친 후 공항에 이착륙하는 비행기를 감상해 보자. 물론 소음 따위는 일절 없다. 게일로드 텍산Gaylord Texan 호텔에도 엄연히 ‘텍사스 스타일’이 있다면, 그 대표격은 단연 게일로드 텍산 호텔이다. 워터파크를 연상케 하는 실내 수영장, 복합 쇼핑몰 부럽지 않은 상점과 레스토랑, 텍사스의 랜드마크를 축소해 놓은 설치물들. 이 모두가 하나의 호텔 안에 들어서 있다. 수영장이나 레스토랑만을 이용하는 손님도 많다. 단점이 하나 있다면 워낙 커서 초행자는 반드시 지도를 들고 다녀야 한다는 것. [Rent-a-Car] 렌터카는 댈러스, 그레이프바인 간 편리한 교통수단이다. 댈러스 알라모 렌터카 지점┃달라스포트워스 공항Dallas - FT Worth Airport 주소 2424 E 38th Street, Dallas, TX 전화번호 (972) 453-4500 영업시간 오전 6시~밤 11시 예약 및 문의 알라모 렌터카 한국사무소 www.alamo.co.kr
  • 美 공화당, 이번엔 새 연준의장 인준 제동

    美 공화당, 이번엔 새 연준의장 인준 제동

    나라살림을 볼모로 극한 정쟁을 일삼고 있는 미국 정치권이 이번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후보자에 대한 인준 여부까지 정치적 사안과 결부시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자리라는 점에서 가뜩이나 미국발 정치불안으로 노심초사하는 세계 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3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해 리비아 벵가지 영사관 피습 사건과 관련한 정보를 더 제공하지 않으면 재닛 옐런 연준 의장 후보자와 제이 존슨 국토안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준을 보류(hold)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고위 공직자의 상원 인준 절차가 진행될 때 한 명의 상원의원이라도 보류를 요청하면 이를 해제할 때까지 절차가 사실상 중단된다. 보류 조치를 강제 해제하려면 상원 본회의 표결에서 전체 100명 가운데 60명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현재 상원 의석은 민주당 54석, 공화당이 46석을 점하고 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날 5명의 동료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게(보류) 우리(공화당)가 가진 유일한 수단”이라며 “공화당이 아니라 국민이 벵가지 사태와 관련해 더 자세한 내용을 알 필요가 있기 때문에 자료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9·11 테러 11주년 때 벵가지 주재 영사관이 피습당해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 등 4명이 숨지는 사태가 발생하자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의 외교·안보 정책 실패를 보여 주는 사례라며 공세를 강화해 왔다. 앞서 지난 25일 차기 대선주자인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도 의회가 연준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지 않으면 옐런 후보자의 인준을 보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옐런은 벤 버냉키 현 의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1월 말까지 인준이 돼야 정상적으로 자리를 이어받을 수 있다. 한편 연준은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월 850억 달러 규모의 3차 양적완화(QE3)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또 기준금리를 0∼0.25%로 제로(0)에 가깝게 유지하는 초저금리 기조도 이어가기로 했다. 연준은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채권 매입 속도를 조절하기에 앞서 경제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는 증거를 더 기다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눈 피로 유발하는 ‘짝눈’, 시력교정수술로 교정 가능

    눈 피로 유발하는 ‘짝눈’, 시력교정수술로 교정 가능

    시력교정수술이 대중화되면서 ‘짝눈’이라고 불리는 부동시의 경우에도 라식이나 라섹 등을 통해 교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부동시란 양안의 시력이 2디옵터 이상 차이가 있는 것으로 유전적인 요인을 비롯해 엎드리거나 누운 자세로 독서 또는 TV를 시청하는 습관, 오염된 환경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양안에 맺히는 물체의 크기가 달라서 독서, TV 시청, 컴퓨터작업 등 근거리 작업을 할 때 눈의 피로를 쉽게 느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증상이 심해지면 두통, 어지러움, 집중력 저하 등을 겪을 수 있다. 이를 교정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시력이 좋은 한쪽 눈에만 의존하게 되기 때문에 반대쪽 눈의 시력은 더욱 나빠지게 된다. 또한 증상이 심해지면서 약시나 잠복사시 증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부동시 증상이 있을 때는 정확한 검사를 통해 교정할 필요가 있다. 교정 방법에는 양쪽 시력의 차이가 크지 않을 때에는 안경을 착용하지만, 차이가 클 경우에는 렌즈를 착용하여 시력을 교정한다. 다만 최근에는 시력교정수술로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부동시를 교정할 수 있게 되면서 이를 통해 시력을 교정하는 환자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안경이나 렌즈로 부동시를 교정할 경우에는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은 레이저 시력교정수술과 같은 방법으로 양쪽 시력을 교정하여 균형을 맞추게 되는데, 시력교정수술 이후에도 시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평소 생활습관과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독서, TV 시청, 컴퓨터작업 등과 같이 근거리 작업을 할 때는 전체 조명을 점등하여 어둡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부분 조명을 함께 사용할 때는 전체 조명과 조도 차이가 크게 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도 좋다. 또한 비타민 A, 루테인, 안토시아닌 등 눈에 좋은 영양소가 들어있는 음식을 섭취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때때로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종호 서울밝은세상안과 대표원장은 “일반적으로 부동시를 교정하는 시력교정수술은 시력이 나쁜 쪽의 눈을 교정해 시력이 좋은 다른 쪽 눈과의 시력과 비슷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부동시로 인한 물체의 왜곡현상이나 두통, 어지럼증 등을 개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정홍원 국무총리 대국민 담화 전문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8개월이 지나 올해도 두 달 남짓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4대 국정기조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국정과제의 틀과 각종 정책의 로드맵을 완성하여 무엇보다 경제 활성화에 진력해 왔습니다. 그 결과, 최근 실물경제가 모처럼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분기 성장률이 1%대를 기록하였고, 취업자 증가세도 두 달 연속 40만명대 수준까지 회복하고 있습니다. 투자심리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지금부터가 매우 중요합니다. 어렵게 살아나고 있는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려서 경기회복 흐름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최대한 집중해 나가야 합니다. 지금 대통령께서도 세계적인 경기불황 속에서 세계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을 돕기 위해 직접 세일즈외교로 세계를 누비고 계십니다. 많은 성과들이 있지만, 후속 조치들이 차질없이 뒷받침 되어야 제대로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아직도 대선 과정에 있었던 국가정보원 댓글과 NLL관련 의혹 등으로 혼란과 대립이 이어지고 있어 행정부를 통할하는 총리로서 매우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정부는 국정원 댓글을 포함한 일련의 의혹에 대해 실체와 원인을 정확히 밝힐 것입니다. 대통령께서는 처음부터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고, 검찰 수사와 함께 국정조사를 통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서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나아가 역대 어느 정부보다 강도 높은 국정원 개혁을 하겠다는 점도 밝히신 바 있습니다. 정부는 사법부의 판단과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책임을 물을 것이 있다면 결코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믿고 기다려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재판과 수사가 진행 중인 이 문제로 더 이상의 혼란이 계속된다면 결코 국민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렇게 호소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정부는 모처럼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우리 경제를 살리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복을 위한 국정과제 추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예산과 법안을 국회에 소상히 설명하는 노력에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경제를 살리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나가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정치권에서 힘을 모아주셔야 합니다. 지금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 활성화와 민생경제 관련 법안들이 하루라도 빨리 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와 정치권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당장 외국인투자촉진법안만 통과되어도 2조3천억원 규모의 합작 공장 착공으로 총 1만4천여 명 일자리가 창출될 것입니다. 관광진흥법안이 입법화되면 역시 약 2조 원 규모 호텔건립 투자로 4만7천여개의 고용이 창출될 것입니다. 또한 새로운 부가가치 산업으로 부상 중인 크루즈산업의 지원 법안은 2년내 100만명의 관광객 추가 방문과 함께 1조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울러 국회에 계류 중인 창업지원법안, 벤처기업육성법안, 자본시장법안 등이 입법화되면 벤처기업의 매출과 고용이 늘어남은 물론 향후 5년간 벤처 창업 생태계로 유입되는 투자자금이 4조원 이상 확대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소득세법안과 주택법안이 통과된다면 당장 건설투자, 주택투자 증가로 연결되어 1조5천억원 이상의 경제효과도 기대됩니다. 이와 같이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 하나하나가 투자진작 및 일자리 창출과 직결되는 것들로 국가경제 및 국민생활을 위해 시급히 처리되어야 합니다. 저는 지난주 핀란드 방문 기회에 핀란드 국회의장으로부터 여야합동으로 미래위원회를 구성하여 30년 후의 국가 미래에 대해 논의한다는 말을 듣고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경제를 살리고 국가미래를 견인하는 데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국회가 이번 회기 내에 이러한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해 주시기를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또한,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경제계와 노동계도 힘을 모아 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업들은 필요한 투자실행에 주저하지 말아야 하고, 노력한 만큼 정당한 대가가 주어지는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에도 함께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하는데 노동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도 절실합니다. 모처럼의 경제회복 기미가 일부 기업에서의 파업 조짐이나 사회 일각의 위법적인 행동 등으로 물거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상생을 위한 노사협력에 대해서는 최대한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합의와 법 테두리를 벗어난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 국정감사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정부는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합리적인 지적과 대안에 대해서는 국정에 적극 반영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과거 정권 때부터 매년 지적되기만 하고 제대로 고쳐지지 않은 공공기관의 방만한 운영과 국민 혈세낭비 사례들, 복지부정 수급을 비롯한 각종 비리와 도덕적 해이 문제 등 고질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개선 대책을 세워 확실히 바로 잡고 정상화시켜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실천해 나갈 것이므로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국감 이후 국회가 법안을 처리하고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는 데 있어서도 국회와 협력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부는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안정적 국정운영에 진력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국회의 협조를 다시 한 번 당부드리며, 국민 여러분께서 국정운영에 든든한 힘이 되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4년 만에 ‘법외 노조’된 전교조 향후 시나리오

    14년 만에 ‘법외 노조’된 전교조 향후 시나리오

    “찌익~, 찌익~” 24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무실에 적막을 깨는 팩시밀리 수신음이 울렸다. 고용노동부가 전교조에 ‘법외 노조’가 됐음을 알리는 공문이었다. 1999년 정부와 노동계의 대타협으로 합법화됐던 전교조가 14년 만에 다시 법 밖으로 밀려나는 순간이었다. 강경 투쟁을 선언한 전교조와 교육부의 극한 대립이 불가피해 보인다. 향후 노동계와 정부 간에 첨예하게 맞설 주요 사안을 짚어봤다. 교육부는 전교조가 그동안 법상 누렸던 모든 혜택을 회수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부가 당장 꺼낼 ‘압박 카드’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전교조에 근무하는 전임 조합원 77명에게 ‘학교로 돌아가라’는 복귀 명령이다. 전교조는 지난 3월 1일 교육부로부터 전임자에 대한 휴직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교육부는 ‘법외 노조가 됐으니 휴직 사유가 사라져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교육청 교육국장 회의를 25일 열어 논의한 뒤 전임자에게 학교 복귀를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교조는 법외 노조가 돼도 전임자 복귀 명령에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노동부 조치에 대한 헌법소원 등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데, 전임자에게 복귀를 명령하는 것은 노동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복귀 지시에 따르지 않는 전임자를 징계하는 등 인사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지만, 김 위원장은 “해직도 불사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교육부는 또 전교조에 지원했던 노조 사무실 임대료를 회수하는 등 재정적 압박도 가한다. 전교조가 교육부로부터 받은 임차보증금은 본부와 16개 시도지부 사무실을 합쳐 52억원가량이다. 또 교육 관련 행사비 명목으로 한 해 지원을 받았던 5억원가량도 포기해야 한다. 전교조 측은 재정 압박을 극복하기 위해 ▲조합원 등을 상대로 투쟁기금 100억원 모금 ▲교사·시민 후원 회원의 대대적 확대 ▲다음 달까지 자동이체(CMS) 조합비 징수 체계 완비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시도교육청에 전교조와 맺은 단체협약을 중지하라는 지침을 내릴 방침이다. 문제는 교육부의 단협 중지 요청을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따르지 않으면 교육부와 일부 교육청 간 갈등도 재점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강원·광주·전북·전남도 교육청 등은 교육부와 각을 세울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교육청들은 교육감의 권한으로 집행할 수 있는 교육활동 예산 등을 전교조에 계속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교육청은 “국가인권위원회와 국제노동기구(ILO)의 지적을 정부가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전교조를 교원단체로 인정하고 계속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보수 성향인 문용린 교육감의 서울시교육청은 “전교조 문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법외 노조가 누릴 수 있는 권한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 차가 크다. 전교조는 “법외 노조도 노조인 만큼 헌법상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법외 노조는 교원노조법의 보호를 받지 못해 사용자(교육당국)가 성실 교섭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도 부당 노동행위로 구제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학교 현장에서 불거질 ‘학습권 침해’를 둘러싸고 ‘네 탓 책임’ 공방도 예상된다. 교육부는 전교조가 연가 투쟁(조합원들이 집단 연차 휴가를 쓰고 벌이는 상경 집회)을 벌일 가능성을 고려해 “학습권을 침해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압박했다. 교육부는 지난 2일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회의를 열고 교원이 연가 투쟁 등에 참여하지 않도록 설득하라고 요청했다. 반면 전교조 측은 “고용노동부와 교육부의 일방적 조치 탓에 학교 행정이 비정상적으로 이뤄져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5일 노조 전임자가 속한 학교에 이메일을 보내 “전교조가 법외 노조가 되면 휴직 교사가 복귀할 테니 기간제 교사에게 해고 예정 통지를 하라”고 안내했다. 서울의 각 학교가 교육청의 지시를 따르면 다음 달 내 10명의 기간제 교사가 해고될 가능성이 있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담임을 맡은 기간제 교사가 많은데 학기 중 교체되면 학생들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韓·덴마크 “ICT·디자인 창조산업 협력 확대”

    韓·덴마크 “ICT·디자인 창조산업 협력 확대”

    덴마크를 공식 방문 중인 정홍원 국무총리는 22일(이하 현지시간) 헬레 토르닝슈미트 덴마크 총리와 회담을 갖고 양국이 창조경제 발전을 위해 미래선도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 총리는 이날 총리 집무실에서 총리회담을 마친 직후 공동발표문을 통해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기반으로 공통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더욱 광범위한 이슈와 분야에 대해 기존의 협력과 시너지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보통신기술(ICT), 디자인, 보건·복지, 선박·해양기술 등 미래를 선도할 주요 분야에서 연구 및 혁신 강화, 창의성과 기업가 정신 증진, 중소기업 발전을 위해 협력을 강화키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두 나라 총리는 북한 핵과 장거리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이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한편 북한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9·19 공동선언에 따른 국제적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발표문은 “토르닝슈미트 총리는 한반도의 지속적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덴마크 정부의 의지를 재확인하고,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한반도 신뢰구축 프로세스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명시했다. 회담에서 정 총리는 “한국의 ICT와 덴마크의 디자인과 건축 분야 등 각각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창조산업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회담을 마친 뒤 정 총리는 덴마크 해양청 청사에서 열린 제3차 한·덴마크 녹색성장동맹회의에 참석했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전임자 복귀명령 못따라… 해직 불사”

    “전임자 복귀명령 못따라… 해직 불사”

    “법외 노조가 돼도 엄연한 노조다. 필요한 부분은 당당히 요구하겠다.” 1999년 합법화 이후 14년 만에 다시 법 밖으로 내몰릴 위기에 처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김정훈 위원장은 20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법외 노조가 돼도 정부가 재정·인사 등에 불합리한 탄압을 하면 저항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특히 ‘법외 노조화 이후 학교로 복귀하지 않는 전임자를 징계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인사 탄압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전교조 조합원의 대규모 징계와 충돌이 예상된다. 지난달 26일부터 단식 농성을 벌이던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이를 풀고 투쟁 모드에 돌입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총투표에서 ‘고용노동부의 해직조합원 배제 명령을 거부하자’는 의견이 68.59%나 됐다. 어떻게 해석하나. -이 정도로 압도적인 결과가 나올 줄 몰랐다. 해고 노동자 보호가 노조의 기본 임무이기에 조합원들도 해직자 9명과 함께 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 것 같다. 또 설령 노동부의 이번 요구를 따른다 해도 박근혜 정부의 전교조 탄압은 지속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노동부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당장 23일 이후 ‘노조 지위 박탈’ 통보가 예정돼 있다. -법외 노조가 당장은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만약 노동부가 23일 이후 통보를 한다면 당장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조치 취소 소송을 낼 것이다. 노동부의 해직조합원 배제 요구의 바탕이 된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 2항이 위헌 소지가 있어 법원이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일 수 있다. 물론 법외 노조가 되는 상황도 대비하고 있다. →정부는 ‘전교조가 법만 지키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데. -시행령은 법률을 따라야 하지만 노동조합법 어디에도 노조의 설립을 취소시킬 근거가 없다. 위법한 행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정부 쪽이다. →법외 노조가 돼 정부 지원이 끊기면 재정적 압박이 클 텐데. -전교조는 전임자 임금을 조합비로 충당하는 등 정부 지원에 크게 의지하지 않았다. 다만 사무실 임대비용(52억원) 등을 일부 지원받았는데 100억원 규모의 투쟁기금 모금이 본격화되면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또 시민단체나 사단법인 등이 정부 보조금을 받듯 각종 행사를 위한 지원 등 필요한 부분은 당당히 요구할 생각이다. →교육부는 법외 노조가 되면 전교조 전임자(77명)를 바로 학교로 복귀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법외 노조도 분명한 노조다. 우리는 교육부로부터 지난 3월 1일자로 전임자에 대한 (휴직) 허가를 받았다. 노동법상 노조 지위를 잃는다고 해도 노조법 등에 대한 헌법소원이 진행 중인데 전임자에게 일방적인 복귀명령을 내리면 노동 탄압이다. 내부 논의를 거쳐야 하지만 이미 중앙집행위원회 위원들은 해직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저항할 수밖에 없다. →학교 현장에서는 어떤 어려움이 예상되나. -상황을 오판한 일부 교장이 과거 방식대로 전교조 탈퇴 종용, 노조 분회 모임에 대한 간섭 등을 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전교조 가입을 빌미로 개개인을 탄압하면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로 구제 대상이 된다. →노동부의 명령이 정권 차원의 전교조 탄압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한국노총의 기업별 노조와 민주노총 산별노조 대부분이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두는 규약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노동부는 유독 전교조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만 규약을 문제삼고 있다. 노동부의 잣대대로라면 우리나라에는 노조가 존재할 수 없다. →향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전교조 내부의 단결을 강화하고 기존 사업을 꾸준히 전개하는 일이다. 동시에 부당한 노조법과 교원 노조법 등의 개정에도 나설 예정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커버스토리-문화재 보호 X파일] 7단계 철통 보안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 학예연구사 365일

    [커버스토리-문화재 보호 X파일] 7단계 철통 보안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 학예연구사 365일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는 국내 최대의 보물창고다. 전체 면적 1만 2434.5㎡의 수장고에는 총 30여만점의 유물이 잠자고 있다. 이 가운데 국보는 67건 74점, 보물은 131건 179점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통째로 간직하고 있는 곳인 만큼 철통 보안을 자랑한다. 박물관 직원이라도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전체 직원 500여명 가운데 출입이 가능한 인원은 유물관리부 직원 10여명에 불과하다. 수장고로 들어가려면 금고식 문을 통과하는 데서 시작해 열쇠, 카드키 등을 동원하고 최종적으로 담당 학예연구사의 지문 인식까지 최소 7단계의 ‘철통’ 보안망을 뚫어야 한다. 이렇듯 최적의 조건으로 수장고를 관리하고 문화재를 지켜내는 학예연구사 2명을 만났다. 박학수(43) 보존과학부 학예연구사와 권혁산(36) 유물관리부 학예연구사. 각각 15년, 6년 경력의 베테랑들이다. 유물관리부 직원들은 수장고 내부의 온도, 습도, 조도, 공기 질 등을 24시간 ‘매의 눈’으로 감시하고 있다. “유물 재질별로 적당한 온·습도가 다 달라 늘 신경을 써야 합니다. 습도가 올라가면 녹슬고 부패하는 청동, 철제 등 금속 유물은 습도를 최대한 낮춰주는 게 중요한 반면 종이, 목재, 직물 등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게 관건입니다. 조금만 온·습도가 높아도 부식되거나 곰팡이가 필 위험에 노출되는 금속과 유기물들이 다루기가 제일 까다롭죠.”(권 학예사) 부식 위험을 막기 위해 격납장과 유물상자를 짤 때는 일절 쇠못을 쓰지 않을 정도다. 현재 수장고에 있는 대표적인 유물은 2011년 프랑스에서 145년 만에 반환돼 화제를 모은 외규장각 의궤다. 의궤는 관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단독으로 보관돼 있다. 금속 유물 수장고에는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국보 83호와 78호가 번갈아가며 자리를 차지한다. 83호가 전시장에 나가면 78호는 수장고에 남아 있는 식이다. 보물 제527호인 김홍도의 단원풍속도첩도 늘 일부는 수장고에 자리해 있다. 빛 노출로 인한 손상의 우려 때문에 휴지기를 갖게 하기 위해 일부만 전시장에 나가기 때문이다. 명성왕후의 표범무늬 양탄자도 수장고에 남아 있는 대표적인 유물 가운데 하나다. 유물이 처음 발굴되면 30여명의 보존과학부 직원들이 매달린다. 보존 처리에 앞서 엑스선 촬영, 상태 조사와 유해균이나 벌레 등을 차단하기 위한 ‘훈증’ 작업 등을 반드시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세간에 공개된 ‘이사지왕 대도’처럼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든 문양이나 명문이 있는지, 유물 표면에 해로운 물질이 붙어 있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어떤 보존 처리 방법을 쓸지 결정하기 위한 첫 단계죠.”(박 학예사) 보존 처리되는 유물은 1년에 평균 1000여점에 이른다. 금속공학 박사 출신으로 금속 유물을 도맡아온 박 학예사의 손을 거쳐간 국보, 보물도 다수다. 특히 기원전 2~3세기 제작된 다뉴세문경(국보 141호)의 현재 모습은 박 학예사가 1년간 공을 들인 결과다. “문양의 선 하나 간격이 0.25~0.3㎜ 정도밖에 안 될 만큼 정교한 청동거울인데 닳아 없어진 부분을 복원하라는 지시가 떨어졌어요. 당시에는 그 거울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제작 기술도 밝혀진 게 없어 어떻게 복원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복원 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거울 단면에 남아 있던 거푸집 재료를 발견했어요. 흙을 굳힌 뒤 새겨서 청동을 부어 떼낸 것이죠. 제작 기술을 알아낸 뒤 부서진 문양 조각 19개를 붙이는데 한 조각을 붙일 때마다 1시간씩 손으로 붙들고 있어야 했어요. 그 작업만 한 달이 걸렸습니다. 바다에서 건진 목제 유물은 염분을 빼느라 복원에 십수년이 걸리기도 해요.”(박)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지난한 작업을 거쳐 유물이 전시장에 오를 때, 학예사들은 가장 뿌듯하다고 입을 모은다. “발견 당시에는 형태도 제대로 알아볼 수 없었던 유물들이 제작 당시의 모습을 최대한 회복해 관람객들을 만날 때가 가장 보람차죠.”(박) “저는 땅 속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박물관으로 가져와 등록하는데, 사람으로 치면 주민등록증을 만들어주는 것과 같죠. 그렇게 이름을 얻은 유물들이 실제 전시대에 오르기까지 보이지 않는 노력이 많다는 걸 한번쯤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권)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檢, 동양 임직원 곧 소환… 사기성CP 발행 의혹 집중 추궁

    檢, 동양 임직원 곧 소환… 사기성CP 발행 의혹 집중 추궁

    사기성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발행해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동양그룹 사태’에 대해 검찰이 수사 착수 일주일 만에 압수수색에 나서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현재현(64) 동양그룹 회장과 정진석(56) 동양증권 사장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한 점, 국민적 관심과 파문이 큰 점’ 등을 들어 지난 8일 특수1부(부장 여환섭)에 배당했다. 이후 특수1부는 동양증권 노동조합이 현 회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병합해 수사해 왔다. 검찰은 지난주 고소·고발인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현 회장과 정 사장 등은 지난 7월 29일부터 지난달 17일까지 동양시멘트 주식을 담보로 1568억원 상당의 ㈜동양 회사채 및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을 발행·판매해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동양증권이 100% 지분을 보유한 동양파이낸셜대부를 통해 지난해 초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그룹 계열사에 담보물 평가 없이 1조 5000억원 상당을 부실 대출해준 의혹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 동양증권에 대한 특별검사 결과 그룹 계열사 간의 불법 자금거래가 발견됐다며 수사의뢰할 예정이라고 했으나, 정식 수사의뢰를 하지 않고 참고자료만 검찰에 넘긴 상태다. 금감원에 따르면 동양파이낸셜대부는 그동안 그룹의 ‘자금줄’ 역할을 하며 경영 사정이 어려운 계열사에 돈을 대줬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기준 동양파이낸셜대부의 대출잔액 1000억원 중 840억원가량이 계열사 대출이고 나머지만 개인 신용대출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실련은 “동양그룹은 회사 자금 사정이 악화된 것을 알고도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며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지면 CP는 휴짓조각이 되고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동양증권 노조도 “현 회장은 상환 의사와 능력이 없음에도 동양증권 및 투자자들을 속이고 1000억원대 사채를 발행해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금감원에서 넘겨받은 참고 자료와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대주주 위법행위 등에 관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관련 자료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동양그룹 본사와 계열사 임직원들을 소환해 회사 자금난 인지 시점과 기업어음 발행·판매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또 현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CP를 발행하면서 정 사장 등에게 어음 판매를 독려한 사실이 있는지, 법정관리 신청 절차가 적법했는지도 함께 들여다볼 전망이다. 그동안 여러 의혹이 불거진 만큼 동양그룹 사태의 실체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 파문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韓·印尼 CEPA 체결 합의… 경협 새시대로

    韓·印尼 CEPA 체결 합의… 경협 새시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8일간의 인도네시아·브루나이 순방을 마치고 13일 오전 귀국했다. 박 대통령은 귀국길에 오르기 앞서 지난 1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대통령궁에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연내 타결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CEPA가 타결되면 인도네시아 내수시장이 사실상 모두 개방되는 효과가 있어 그동안 일본 기업에 밀렸던 우리 기업들의 현지 진출 등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CEPA는 양국이 지난해 7월부터 추진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물로 꼽힌다. 양국 정상은 CEPA 연내 타결 외에 ▲현지 진출 한국 기업의 투자 여건 개선 ▲인도네시아 중·장기 경제개발에 한국 측 참여 확대 ▲순다대교(170억 달러 규모) 등 주요 국책사업에 한국 기업 참여 등의 내용도 공동성명에 담았다. 또 ▲경제특구 개발 ▲산림휴양 ▲창조경제 등 3개 분야에서 양해각서(MOU)를 교환함으로써 양국의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중 최대 경제 대국이자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는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를 잇는 신흥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이번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은 두 번째 ‘세일즈 외교’의 하이라이트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 페루, 브루나이, 싱가포르, 호주, 미얀마 정상과 양자회담을 갖고 자유무역협정(FTA) 조속 체결 등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세일즈 외교’의 지평을 확대한 것으로, 의미가 크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인도네시아 발리로 출국해 7∼8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어 9∼10일에는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에서 열린 한·아세안(ASEAN)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아세안 관련 다자 정상외교를 펼쳤다. 박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에서 거둔 가장 큰 성과는 중국과의 대북 문제 공조를 재확인했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회담에서 시 주석으로부터 ‘북핵 불용’ 입장을 이끌어냈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는 정치·안보 분야 협력체인 ‘한·아세안 안보 대화’ 신설에 합의, 그동안 경제에만 치우쳤던 아세안과의 협력 분야를 확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한 존 케리 국무장관을 만나 북핵 대응에 대한 한·미 공조도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베트남 국빈 방문에 이어 한 달 만에 다시 동남아를 찾음으로써 아세안의 전략적 가치를 중시한다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자승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첫 연임…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자승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첫 연임…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불교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제34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는 결국 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재임으로 끝이 났다. 1994년 조계종 종단 개혁 이후 연임에 도전해 성공한 첫 총무원장이 나온 셈이다. 자승 스님은 당선 직후 현 집행부가 추진해온 종단 운영기조를 살려 다음 집행부에서 실천적인 방안들을 다져나갈 뜻을 거듭 밝혔다. 총무원도 안정된 종책 추진 차원에서 현 총무원장의 재임을 은근히 반기는 눈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승 총무원장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결코 녹록지 않아 보인다. 자승 스님은 이번 선거에서 현직의 기득권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재임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최대 종책모임(계파)인 화엄회와 법화회를 중심으로 결성된 불교광장의 추대를 받아 출마, 연임하게 된 만큼 종단 운영의 연속성을 자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승 총무원장이 공약으로 내세운 종단운영의 기조는 크게 보면 조직 개편을 통한 종단의 안정으로 압축된다. 교구중심제 실현과 신개념 종무행정, 총본산 성역화 완수, 재정기반 구축, 불교문화의 21세기 신성장동력화가 핵심이다. 이 가운데 중앙에 집중된 종단의 권력과 행정력을 각 교구로 이양해 분산시킨다는 교구중심제를 위한 총무원 개편과 종단 재정의 분담금 의존 탈피에 앞선 재정 합리화는 어느정도 실천단계에 들어 불교계에서도 크게 관심을 모았던 사안들이다. 실제로 이번 선거 과정에서 각축을 벌인 보선 스님 측도 이 같은 노력들에 대해 인정했던 게 사실이다. 수도권과 신도시 포교 방안을 비롯한 거점사찰 설립이며 승려 노후복지 시스템의 강조도 이번 선거에서 주효했던 공약 사안이랄 수 있다. 이 같은 당선 배경에도 불구하고 조계종단에서는 자승 스님의 순탄한 종단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재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던 입장을 번복한 것과 지난해 ‘백양사 승려 도박사태’이후 줄곧 의혹에 휘말렸던 도박과 은처 등 일탈에 대한 시비 때문이다. 자승 총무원장은 선거에 출마하면서 자신의 재임 포기 번복과 관련해 이렇게 밝힌 바 있다. “여러 논란이 있는 줄 알지만 어떠한 이유로도 변명하지 않겠다. 종단 중흥과 불교 발전의 발판을 확고히 세우고 조계종의 새 역사를 쓴 소임자로 기억되도록 혼신을 다하겠다” 자승 스님의 이같은 변명에 재임 포기를 촉구하면서 조계사 앞마당 천막에서 단식농성을 벌인 전국선원수좌회의 움직임은 자승 총무원장의 연임과 종단 운영에 먹구름을 드리운 사건이다. 선방에서 참선에 주력해온 수좌들이 선거와 관련해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새 집행부 인선 과정도 난관이 예상되는 부분. 어떤 식으로든 당선의 주역들인 불교광장 스님들을 우선 배려해야 하는 건 물론이고 원활한 종단 운영을 위해 상대방 진영의 계파들도 끌어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자승 스님은 선거과정에서 “당선 후 계파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지만 당장 집행부 인선에서 무시할 수 없는 사안이다. 지난 선거에서 만장일치로 추대돼 총무원장에 당선됐지만 집행부 구성과 종단 운영에서 세력 안배에 실패했던 자승 스님이 의식해야 할 인선임에 틀림없는 것이다. 자승 총무원장은 조만간 계파별 모임을 통해 집행부 인선과 종단 운영기조를 협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첫 단추부터 잘 못 꿸 경우 ‘새 역사를 쓴 소임자’의 다짐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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