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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극 탐험의 꿈/장순근 지음

    지난해 12월 젊은 지구과학자 전재규 대원의 목숨을 앗아간 남극 세종기지 조난사고는 우리 극지 연구의 현주소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남극에 세종기지가 세워진 지 올해로 16년.하지만 남극 현장의 연구 여건은 초라하기만 하다.세종기지 대원들이 극지 연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쇄빙선 하나 없이 고무보트로 거친 남빙양을 항해해야 했던 사실이나 낡은 무전설비들 앞에서 동료들의 생사를 몰라 안타까워했던 모습은 우리의 열악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20년간 남극 지킨 저자의 생생한 체험 `남극 탐험의 꿈’(장순근 지음,사이언스북스 펴냄)은 정부 차원에서 ‘극지 연구 활성화’ 방안이 논의되고 이공계 위기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특히 관심을 끌 만한 책이다.저자(한국해양연구원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는 지난 20여년간 남극 탐험의 최전선을 지켜온 극지 연구의 개척자.남극 탐험의 역사와 자연환경,세종기지에 얽힌 이야기 등을 300여장의 현장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책은 먼저 남극의 역사·지리적 배경부터 살핀다.한국의 세종기지가 들어선 킹조지 섬은 남극의 관문인 사우스셰틀랜드 군도 중에서 가장 큰 섬이다.사우스셰틀랜드 군도는 1819년 영국 탐험가 윌리엄 스미스 선장이 최초로 발견했다는 것이 정설이다.그러나 저자는 ‘서인도 기술’ 등의 문헌을 토대로 1599년 네덜란드 출신 도선사 디륵 게리츠가 처음 발견한 것으로 추정한다.스미스가 발견한 것은 사우스셰틀랜드 군도가 아니라 그 남쪽에 있는 리빙스턴 섬이라는 것이다.책은 해표와 펭귄 고기를 먹고 연명하며 전설적인 생존신화를 남긴 섀클턴 탐험대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전한다. ●`바다의 3대 악당’ 해적·노예선·물개잡이 사우스셰틀랜드 군도는 남극에선 문명세계에 가장 가깝고 얼음의 장애가 적은 편이라 발견되자마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가장 먼저 군도를 찾은 사람들은 물개잡이들.19세기 남극의 물개는 남획돼 거의 멸종지경에 이르렀다.해적과 노예선 선원,물개잡이는 ‘바다의 3대 악당’이라 불렸을 정도다. 현재 남극 대륙에는 한국을 비롯한 18개국이 42개의 상주 기지를 짓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한국은 지난 86년 남극조약에 가입하고 2년 뒤 세종기지를 세워 남극연구 대열에 합류했다.세종기지가 있는 사우스셰틀랜드 군도의 킹조지 섬은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900㎞쯤 떨어져 있다.남극 중에선 그나마 북쪽에 있어 얼음에 덮이지 않은 대지가 있고 연평균 기온도 그리 낮지 않지만 겨울엔 체감온도가 영하 40도까지 떨어진다.또 초속 30m가 넘는 남극의 폭풍 블리자드가 어김없이 몰아친다. ●`탁, 탁’ 노래하는 남극의 얼음 세종기지는 남극의 대기,지질,해양,생물 같은 자연환경에 대한 연구와 남극의 환경변화가 문명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것이 주된 임무다.지구상의 대륙 가운데 가장 늦게 발견된 남극은 여전히 미지의 땅이다.1360만㎢의 남극 대륙은 평균 두께가 2000m가 넘는 얼음으로 덮여 있다.남극의 얼음은 동글동글한 공기방울이 들어 있어 아주 아름답게 보인다.그 얼음을 물에 넣으면 ‘탁,탁’하는 공기 방울 터지는 소리가 난다.저자는 그것을 ‘얼음의 노래’라고 부른다.일본에서는 특유의 상혼을 발휘,남극의 얼음조각을 넣은 위스키를 비싼 값에 팔기도 한다. 얼음은 귀중한 연구 재료다.공기 방울 속에 지구의 역사가 감춰져 있기 때문이다.남극의 얼음은 물이 얼어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눈이 쌓여 생긴 것이다.얼음 속 공기 방울은 눈 결정 사이에 있던 공기로,눈이 쌓일 때의 공기 성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그 공기 성분을 분석하면 당시의 기후와 지형을 알 수 있다. ●눈 속서 자라는 신기한 이끼 `눈조류’ 남극에는 어떤 생명들이 살고 있을까.남극의 혹한 속에서도 꽃이 피고 새가 운다.눈 속에선 눈조류라는 신기한 이끼가 자란다.거대한 코를 가진 코끼리 해표는 기이한 소리를 내고 남빙양 생태계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범고래는 곧추 서 물 밖으로 머리를 내민다.남극이 펭귄의 무대인 것은 물론.저자는 날다 지치면 바다 위에 떠서 쉰다는 국제 보호조 신천옹도 가끔 킹조지 섬 부근에 나타난다고 전한다.책은 이밖에 남극 기지 사람들이 함께하는 남극 올림픽 이야기,영국·칠레·아르헨티나 등이 남극에서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며 분쟁을 벌이고 있는 모습,유럽에선 가장 고상한 취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는 극지 봉투수집 이야기 등도 들려준다.2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남극 쇄빙선 1만톤급으로

    정부는 남극 세종기지 조난사건을 계기로 극지 연구에 대한 폭넓은 지원을 위해 한국해양연구원 내에 있는 극지연구소를 부설기구로 독립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또 극지 연구의 필수 장비로 꼽히는 쇄빙선도 당초 계획했던 5000t급에서 1만t급으로 규모를 확대 건조할 방침이다. 국무조정실은 지난달 정부 ‘세종기지 합동조사 및 남극기지 검열단’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이같은 내용의 ‘극지 연구 활성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
  • [정책진단] 정책조정회의 갈등현안 '해결사’로

    고건 국무총리 주재로 매주 두차례 열리는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정책조정회의)가 참여정부의 핵심 갈등조정기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해 5월 첫 회의가 개최된 이래 화물연대 파업사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사패산터널 문제,불법체류자 대책 등 굵직한 갈등 현안들이 모두 이 회의를 통해 조정되는 등 점차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이 이후 번복돼 혼선을 초래하는 등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4일 총리실에 따르면 정책조정회의는 지난 해 5월21일 처음 시작된 뒤 매주 두차례씩 열려 이날 현재 모두 55회의 회의가 개최돼 260건의 현안과제가 논의됐다. ●고 총리의 남다른 애착 정책조정회의에 대한 고총리의 애착은 남다르다.민감한 사회적 현안이나 갈등현안에 대해 간부회의나 관계부처 장관회의,국무회의보다는 정책조정회의에 안건을 상정해 문제 해결을 찾을 정도로 회의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책조정회의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총리실로 쏟아져 들어오는 갈등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고 총리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또 “고 총리가 회의에 불참한 적이 한번도 없다.”면서 “정책조정회의를 거치지 않은 현안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다양한 안건이 다뤄졌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논의됐던 주요 안건으로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 ▲광우병 ▲조류독감 ▲주5일 근무제 도입 ▲외국인 고용허가제 ▲남극세종기지 조난사고 ▲대입수능 출제관리 대책 등 국민적 관심사들이다.특히 화물연대 운송거부사태로 물류대란이 발생했을 때는 ‘주동자의 경우 사태가 해결되더라도 책임을 묻겠다.’는 강한 공권력의 원칙을 세우기도 했다. ●회의의 내실강화 필요 그러나 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이 이후 번복되거나 지연되는 등 정책조정회의가 최종 정책 결정 ‘권한’을 갖지 못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지난 2년여를 끌어온 사패산터널 건설 문제는 지난해 9월 회의에서 기존 노선대로 강행키로 결정됐으나 청와대의 ‘공론조사’ 지시로 번복됐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또 지난해 11월 국정현안회의에서는 담뱃값에 대해 관련부처가 ‘인상’이라는 원칙적인 합의만 했는데도 회의가 끝난 뒤 보건복지부에서 일방적으로 ‘7월부터 담뱃값 500원 인상이 결정됐다.’고 발표했다가 재경부 등 다른 부처의 반발로 취소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불법체류자 수용을 위해 김천·천안소년원을 지정했다가 장소에 대한 논란이 일자 법무부에서 이를 백지화하기도 했다.불법체류자의 자진출국 유예기간도 회의에서 3차례나 연장키로 하는 등 정책의 신뢰성에 의문을 주기도 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책조정회의가 만들어진 것은 ‘책임총리제’와 맞물려 총리가 갈등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실제 중요한 결정 권한은 함께 주어지지 않았다.”면서 “회의에서 총리가 책임있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총리의 권한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출연연구기관 제도보완 시급하다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정부 각 부처 소속에서 국무조정실 산하 연구회 체제로 바뀐 지 오는 29일이면 꼭 4년째다.국무조정실이 정부 출연연구기관을 총괄 관리하고 그 아래 경제사회·인문사회·기초기술·산업기술·공공기술 등 5개 연구회가 42개 연구기관을 각각 관리하고 있다.연구회 체제는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안고 있다는 평가다.고건 국무총리를 비롯해 여기저기서 제도 보완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연구회 제도의 장·단점과 보완방안 등을 짚어본다.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대상으로 실시된 국정감사장.초대 원장을 지냈던 한나라당 김만제 의원은 KDI를 질타했다.연구원을 옛날처럼 부처 소속으로 돌려보내라는 지적이었다.그래야 국책연구원들이 국가와 정부의 발전방안을 중장기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지난해 12월 남극 세종기지 연구원들이 조난당했을 때 국무총리실 등록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하자 고건 총리는 “왜 한국해양연구원 관련기사를 과학기술부 등록기자들이 쓰지 않고 총리실 기자들이 쓰느냐.”고 물었다.국무조정실이 해양연구원을 비롯한 연구기관을 총괄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에 “연구기관들의 감독 권한을 각 부처로 넘기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연구기관 관리방식이 바뀐 지 4년 만에 보완작업이 본격 거론되기 시작한 것이다. ●“실패한 정책” 감사원은 지난해 정부 출연연구기관과 자치단체 출연연구기관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감사를 실시한 결과,연구기관 가운데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거나 유사한 성격의 연구회를 일정 규모의 조직으로 통·폐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정부 출연연구기관 중에 동전의 양면과 같은 재정(세출)과 조세(세입)를 KDI와 한국조세연구원이 각자 연구하고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했다.또 교통개발연구원과 국토연구원의 교통정책,한국농촌경제연구소와 산업연구원 등 연구 분야가 중복돼 긴밀한 연관속에 연구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정부 출연연구기관은 민간이 할 수 없거나 하기 어려운 기초연구분야 등 공공성이 강한 연구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해야 하는데도 이를 제대로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남극 세종기지 조난사고가 발생한 한국해양연구원과 수능 복수정답 시비를 불러 일으킨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정부 출연연구소를 국무조정실이 모두 감독관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자성론이 나오고 있다.정부 관계자도 “연구회 체제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완방안은 “우리가 국책연구기관인지,대학부설연구소인지 헷갈립니다.” 연구기관 박사들이 지적하는 문제점이다.고객은 정부 부처들인데,평가자들은 연구회의 대학교수로 이뤄진 이중구조여서 ‘고객 따로,평가자 따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대학교수들은 아무래도 정부정책에 보탬이 됐는지보다는 학술적인 연구논문 방식을 선호하고 있으며,여기에 맞출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이다. 한 박사는 “연구기관을 평가할 때 정부부처의 평가 비중을 10%에서 40% 가량으로 크게 높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외부에 공개되지는 않지만 상대평가 방식으로 이뤄지는 연구기관들의 성적은 연구회 내에서 1등부터 차례로 매겨진다.이런 상대평가 방식이 불필요한 경쟁을 가져오고 있다고 연구기관 박사들은 불만이다. 국무조정실 연구심의관실 관계자는 “평가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기 때문에 상대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국무조정실은 상대평가가 갖고 있는 부정적인 측면을 감안해 정부 부처의 평가비중을 서서히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연구기관이 제기하는 또다른 개선방안은 연간 단위의 평가방식을 3년 단위로 바꾸자는 것이다.관계자는 “1년 단위로 평가하기보다는 연구기관의 기관장 임기(3년) 단위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게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전체예산 가운데 연구 프로젝트 비중을 평균 30%에서 줄여 나가자는 게 연구원들의 희망사항이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감사원이 지적한 개선방안을 현실에 맞도록 적용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렇게 개선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그렇다고 과거 방식으로 되돌아 가는 것에 대해 기대감을 갖는 연구기관 박사들은 거의 없다 박정현 조현석기자 hyun68@■KDI원장지낸 강봉균 의원 “국책연구기관들은 부처에 예속돼서는 안되고 경쟁을 해야 합니다.”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들이 엇갈린 평가를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우리당 강봉균 의원이 연구회 체제에 대해 내린 해법이다.강 의원은 27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국책연구기관들을 지금처럼 연구회 체제로 둬야 한다며 제도 손질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 의원은 재정경제부 장관으로서 연구기관에 지시를 내리던 입장이었고,그뒤 2001년 3월 공모절차를 밟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으로 2002년 6월까지 1년 3개월여 동안 원장을 지냈다.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원들이 현행 제도 아래서는 중장기 과제를 연구하기 어렵다는 불만을 털어놓는데. -근거없는 얘기다.요즘은 정부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고,자신들이 과제를 직접 선정하기 때문이다. 연구원들은 평가방식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 등으로 바꿀 것을 요구하는데. -대학교수도 평가를 받는 시대다.연구기관은 어떤 방법으로든 평가를 받아야 한다.평가 방법을 개선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미국에서도 연구원들이 마케팅을 하고 있다.돈만 주고 알아서 연구하라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평가란 경쟁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상대평가를 해야 하는 것이다.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처에 돌려주면 보고서가 부처 입맛에 맞게 나올 수밖에 없다.장단점이 있지만 정답은 없다. 부처에 돌려주는 의견에 대해서는. -그런 의견에 반대다.연구원들은 그들의 마켓(시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부처들이 지금은 지시를 하지 않는다.부처 지시를 받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연구회 체제로 바꾼 것이다. 박정현기자 jhpark@ ■출연연구기관 개편 4년 명암 “정부가 출연한 국책연구기관들은 소속된 정부 부처의 입장과 정책논리만을 옹호합니다.정부 출연연구기관들이 독립성을 가진 순수한 연구기관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외환위기로 사회 전체에 개혁의 바람이 한창이던 지난 1998년.진념 전 경제부총리가 기획예산위원장을 맡던 당시 정부 출연연구기관을 대상으로 한 대수술은 이렇게 시작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 등이 재정경제부 산하에있던 구조가 외환위기의 심각성과 경고음을 제대로 내지 못했다는 시각도 깔려 있었다. ‘정부출연 연구기관 설립·운영 법률’이 1999년 1월29일 발효되면서 42개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을 국무조정실 산하의 5개 연구회 체제로 바꾸었다.소속된 부처와 연구기관의 관계가 단절된 것이다. ●“구각을 벗었다” “정부 부처에 소속돼 있을 때는 툭하면 사무관이 전화를 걸어와 정책과제 연구를 해달라고 했지만 이제는 그런 일이 없습니다.” “정부 부처들은 연구원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수시로 갈아 치웠지만 지금은 연구원장의 3년 임기가 보장돼 있어 다행스럽습니다.인사 외압도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박사들의 연구에 자율성이 주어졌다는 점에서 바람직스러운 변화였다고 봅니다.” 연구회 체제 전환에 대한 연구원 박사들의 긍정적인 평가들이다.연구기관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강화됐다는 얘기다. 대덕연구단지의 한 박사는 “1년 내내 각 부·팀마다 사업제안서를 만들고 수주를 하러 다니면서 과제 수주경쟁력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다른 연구원 박사는 “연구용역을 따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이게 무슨 국책연구소냐?” 서울 청량리의 한 연구원 박사들은 29일까지 연례 연구실적을 연구회에 보고해야 하는 관계로 부산하게 움직였다. “연구실적 평가 결과에 따라 연구원의 성적 순위가 매겨지기 때문에 연구결과 보고서 작성에 결사적으로 매달립니다.”심지어 연구기관들은 평가위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고 보고서의 표지 색깔과 디자인을 예쁘게 바꾸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일부 연구기관의 박사들은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아예 합숙도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원장은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려고 박사들에게 연구 프로젝트를 따내라고 독려한다.연구원장들은 평가에서 하위권을 면해 상위권에 들어서라고 박사들을 압박한다.예산도 예산이지만 하위권에 꼽히면 자존심이 상한다는 것이다. 경제사회연구회에 소속된 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은 “연구원 박사들이 순수한 연구활동을 하기보다는 연구용역을 따내는 것이 능력을 평가받는 잣대”라고 말했다.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부처 사무관들에게 아부해야 할 때 박사들은 “이러려고 외국에 유학가서 그 고생을 하면서 박사학위를 받았나.”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한다. 연구원들은 연구사업비를 따내려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녀야 하는 자신들의 처지를 ‘앵벌이’,‘세일즈맨’에 비유한다.연구원들이 용역비를 버느라 단기과제 위주로 뛰고 있는 동안 국가발전을 위한 중장기 연구과제는 손도 대지 못한다고 푸념한다. 대덕연구단지의 한 박사는 “연구원의 부서장이나 팀장들은 프로젝트를 못따낼 경우 팀이 해체될 수 있어 용역을 따내느라 열을 올리고 있고,박사들도 항상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는 결국 연구의 부실화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또다른 박사는 “정부의 연구·개발예산은 변함이 없는데,이같은 연구성과평가 방식은 연구의 질적 하락과 국가 전체의 경쟁력 약화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사회연구회의 다른 연구기관 박사는 “안정적인 연구비 확보가 되지 않아 깊이 있는 연구활동을 하기가 어렵다.”면서 “특히 부처와는 지식과정보를 긴밀하게 교환하는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바꿔 말해 연구내용의 현실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이처럼 용역을 따내는데 힘을 쏟다 보니 연구원의 실제 연구시간과 노력은 많게는 50%,적게는 20% 가량 줄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박정현 박승기 기자
  • 주말매거진 We/빙우

    ‘여성감독이 찍은 한국최초의 산악영화’.16일 개봉하는 김은숙 감독의 데뷔작 ‘빙우’(氷雨·제작 쿠앤필름)에 따라다닌 수식어다.거대 빙산을 캔버스삼아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붓질해낸 영화에 제작사가 붙인 장르는 ‘산악멜로’. 험산이 뿜어내는 역동적 외연과 주인공들의 순애보로 충만한 내실이 조화를 이뤄 감상포인트가 신선한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설산(雪山) 베이스캠프에 모인 해외원정 등반대원들을 접하는 순간,관객들은 ‘전에 보지 못했던 한국영화’라는 감탄사를 내뱉을 만하다.중현(이성재)과 우성(송승헌)은 알래스카 아시아크봉을 오르는 주요 등반대원.두 남자가 왜 하필이면 그 봉우리를 오르려 하는지,영화는 한뼘한뼘 그 사연을 풀어주는 것으로 드라마의 살을 붙인다.지리한 여행길의 길동무가 그렇듯 둘 모두 별 뜻없이 자신의 지나간 사랑을 추억한다.그러나 뜻밖의 조난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내몰릴 즈음,둘이 한 여자를 추억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중현과 우성의 기억 속 교차점에 서있는 여자 경민(김하늘)은 두 남자의추억을 통해 캐릭터가 완성돼간다.여주인공의 캐릭터가 시종 ‘과거형’으로 복기되는 이같은 접근방식도 색다른 맛이다. 영화는 멜로관객들에게 모처럼 ‘온탕냉탕’의 이색처방을 내렸다.산악영화를 방불케 하는 아찔함과 애절한 멜로의 정서 사이를 쉼없이 들락거리게 만든다. 하지만 ‘산악 멜로’라는 노림수는 오히려 어정쩡한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는 평가도 있다.이루지 못한 연애담의 애상에 빠져보기엔 암벽등반의 위험요소들이 아찔하게 부각되고,그렇다고 대담한 스케일의 등반드라마를 즐기기엔 토막 회고담이 너무 자주 끼어든다.이렇게 긴장과 이완을 반복한 탓일까. 영화의 붓터치는 채도높은 수채화보다는 덧칠된 유화쪽에 가깝다.이렇다 할 전후설명도 없이 중현이 유부남이란 이유만으로 경민과의 사랑이 깨지는 대목 등은 요즘 관객들에겐 설득력이 모자란다.멜로의 함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남는 건 그래서이다. 빙산 등반 장면들은 캐나다 유콘주 빙하지대에서 찍었다. 황수정기자 sjh@
  • [김영희 이혼클리닉 - 만남, 사랑 그리고 헤어짐]무능한 남편, 갈라서고 싶습니다

    35세 주부입니다.여섯살,네살 난 아들,딸이 있습니다.7개월 전 직장에서 해고된 남편(39세)은 일자리 구할 생각은 하지 않고,온갖 신경질에다 손찌검까지 합니다.이혼하고 싶습니다.길을 가르쳐 주세요.-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장은영(가명) 장은영씨.지금 우리나라에는 정리해고 당한 실업자가 200여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정부가 2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우리들의 현실은 답답하기만 합니다.얼마 전 모 은행지점 차장이 “요즘엔 전화벨 소리에 심장이 멎을 것 같아요.”라고 말하더군요.다섯 식구 생명줄인 직장에서 명퇴하라는 전화가 올까봐 그렇답니다. 39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손발이 다 잘린 듯 밤낮없이 집에만 있어야 하는 은영씨 남편은 자신은 인생의 낙오자란 심정으로 마음속으로 자살을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아이들 기죽이지 않고 잘 키우고 싶은데 돈 한푼 못 벌고 있는 남편이 온갖 신경질에다 손찌검까지 하니 정말 속이 뒤집히겠지요.괴로운 마음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은영씨.세상에는 도박·외도·가정폭력·알코올중독·무단가출 등 별의별 행동으로 가정을 뒤흔드는 남편들이 의외로 많습니다.원수,원수하면서도 헤어지지 않고 살고 있는 것은…,아마도 그것이 부부인가 싶습니다. ●경제적 불화로 가정이 깨진다면… 은영씨.우리 이혼을 생각해 봅시다.이혼당한(?) 남편은 그 충격으로 폐인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또한 파괴된 가정 속에서 두 아이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을까요?지금은 이혼하고 나면 모든 고통에서 벗어날 것 같지만 앞으로 더 큰 시련이 닥칠 수 있다는 걸 꼭 생각해 보세요.정말 뜻대로 안되는 게 세상사거든요.한 가정이 경제적인 불화로 파괴된다면 가정의 소중함을 우리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은영씨.오늘 나는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16년 전 어느 날,출근했던 남편이 1시간도 채 안돼 돌아와선 “나 사표 던지고 왔어.”라고 하더군요.성품이 대쪽 같은 남편은 타협이나 두루뭉술 넘어가는 게 없어 시한폭탄 같은 사람이었기에 ‘올 것이 왔구나.’생각했습니다.“여보 잘했다.당신 그동안 일만 했어요.당신같이 실력있는 사람 어디서 찾아? 우리 제주도 갑시다.신혼여행 간 지가 벌써 20년이 넘었네.”라고 했습니다.남편의 마음속에 끓고 있을 울분을 생각하며 가슴속에서 철철 눈물이 흘렀지만 내색하지 않았습니다.얼마나 속상했으면 사표를 던졌을까.호랑이는 배고파도 풀을 먹지 않는다지….남편이 집에서 쉬고 있는 동안 그때그때마다 남편의 지갑에 용돈을 채워 주었어요.친구들 만날 때 얄팍한 지갑 때문에 기죽을까봐 친정에서 돈을 얻어서라도 그렇게 했지요. ●“사랑과 용기로 고비를 이겨봐요” 1년 넘는 남편의 실직으로 집안 사정이 상당히 어려웠지만 나보다 몇 백배 더 마음의 고통을 겪고 있을 남편이 안쓰럽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커피나 과일을 내놓을 때도 아꼈던 예쁜 그릇을 꺼내 썼고,단 한번도 궁색한 형편을 입 밖에 내지 않았습니다.남편을 사랑해서라기보다 부부 사이엔 사랑보다 더 진한 그 무엇이 있는 것 같습니다.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남편은 그때의 내 배려가 참으로 고마웠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은영씨.지난해 11월 뉴스를 통해 남극 세종기지 연구대원들의 안타까운 조난소식을 들었지요.체감온도 영하 30도의 눈보라 폭풍 속에서 그들이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서로의 체온으로 감싸 안으며 반드시 구조대가 올 것이라는 ‘희망과 용기’로 극한상황을 견뎌 냈기 때문이었습니다.희망은 빛이고,모든 것을 가능케 하며,우리에게 기적을 만들어 줍니다. 은영씨.지금 남편에겐 하늘 아래 당신밖엔 아무도 없습니다.은영씨는 생명수입니다.지금 남편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자포자기입니다.당신만이 남편에게 용기를 줄 수 있습니다.오늘밤 애들 잠재워 놓고 아파트단지 벤치에 앉아 남편 손을 잡고 “당신을 사랑해.우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요.애들과 내가 있잖아.”라고 말하며 남편 가슴에 안겨보세요. 길은 반드시 있습니다.어려운 인생 고비를 믿음과 사랑,이해와 용기로 극복해 나가는 것,그것이 인생승리 인간승리입니다.결혼은 사랑도 중요하지만 의무와 책임도 따라야 합니다.은영씨 가정이 다시 예전처럼 행복해지는 날 두고두고 남편에게 큰소리쳐가며 사세요.슬기와 인내로 위기를 극복해준 당신에게 한없는 고마움과 존경심을 가질 것입니다.
  • “아들의 꿈 후배들이 이뤄주길”故전재규씨 부친 장학금 쾌척

    “아들이 못다 이룬 꿈을 후배들이 이뤄주길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지난해 말 남극 세종과학기지 조난사고로 숨진 고(故) 전재규 대원의 부친 전익찬(55·강원도 영월군 영월읍)씨는 5일 아들 모교인 영월고등학교 총동창회 장학회에 장학금 1억원을 희사했다.이날 오전 영월고 교장실에서 장학금을 전달한 전씨는 “삶의 전부였던 아들도 없는데 돈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그동안 아들의 국립묘지 안장을 위해 노력해 준 영월고 선·후배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전씨가 희사한 장학금은 고 전재규 대원이 남극으로 떠나면서 가입한 여행보험금,조의금 등 하나뿐인 생명과 바꾼 전부인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숙연케 했다. 영월고는 고인의 남극도전의 꿈과 희생을 기리기 위해 흉상 건립 등 추모동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영월고 문병완 교장은 “전재규 대원이 간직했던 꿈과 열정 그리고 선·후배들이 함께 흘렸던 눈물은 우리 모두 영원히 기억해야 할 의무”라고 말했다. 영월 조한종기자 bell21@
  • 정부연구기관 감독권 부처 환원

    정부출연 연구기관에 대한 총괄 감독권한이 다시 각 부처로 환원될 전망이다. 총리실은 17일 남극 세종기지를 관장하는 한국해양연구원 등 연구회 5개,연구원 42개 등 47개 연구기관의 감독권한을 각 부처로 다시 넘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해양연구원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의 예산과 업무 감독권한이 각각 해양수산부와 교육부로 이관되는 등 지난 1999년 각 소속부처에서 떨어져 나와 총리실 산하 5개 연구회 조직으로 통합된 47개 연구기관의 감독 권한이 각 부처로 환원될 것으로 보인다. ●남극 세종기지 조난사고 계기 총리실 관계자는 “지난 99년 행정부처마다 1∼3개씩 산하연구소를 두고 막대한 예산을 쓰면서도 이렇다할 연구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각 부처에 흩어져 있던 연구기관을 경제사회·인문사회·기초기술·산업기술·공공기술 등 5개 연구회로 묶어 감독해 온 지 5년이 넘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정책의 실패를 인정한 뒤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의 개정에 앞서 먼저 감독권한을 각 부처에 넘길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남극 세종기지 조난사고가 발생한 한국해양연구원과 수능 중복정답 시비를 불러일으킨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의 사례에서 나타났듯이 정부출연 연구소를 총리실이 모두 감독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감독권한을 다시 각 부처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총리의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연구기관 내에서는 ‘지난 99년 이전에는 관련부처에서만 통제를 받았지만 지금은 총리실과 연구회,기획예산처,관련부처 등으로부터 이중삼중의 통제를 받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중복기능 통·폐합 이와 함께 중복 기능이 있는 연구기관의 통·폐합과 연구개발 주무부처와 출연 연구기관간 긴밀한 협조체제 구축방안 등 대대적인 조직 재정비 작업도 추진될 전망이다.총리실은 지난 5월 감사원으로부터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업무가 중복되거나 유사한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유사한 성격의 연구기관을 통합하거나축소·해산·인력이동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받은 뒤 내부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감사원은 당시 “각 부처 소관이던 연구원들을 조직운영 측면의 검토 없이 총리실 산하 5개 연구회로 승계·관리토록 함으로써 기초연구부실,각개약진식 연구,관료적 조직운영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아울러 청와대에서도 국책연구기관의 연구개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개발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 정부출연 연구기관을 총리실에서 분리해 별도의 기관으로 통합하는 방향의 개선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석기자 hyun68@
  • 뉴스플러스 / 故전재규대원 국립묘지 안장 재논의

    정부는 16일 국무회의에서 남극 세종기지 조난사고로 사망한 고(故)전재규 대원의 현충원 안장 문제를 논의키로 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15일 전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4일 4당 대표 회동에서 정부가 고 전 대원의 국립묘지 안장이 현행 규정상 어렵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데 대해 재검토를 지시했다.
  • 남극 세종기지 조난사고 사망 故전재규 연구원 국립묘지 안장·의사자 인정 논란

    남극 세종기지 조난사고로 사망한 고 전재규 연구원의 국립묘지 안장과 의사자(義死者) 인정 문제를 놓고 정부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법인 ‘국립묘지법’과 ‘의사상자 예우에 관한 법률’ 규정상 어렵다는 입장과 국가를 위한 고인의 희생 정신을 충분히 고려해 예외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주무부처인 국방부와 보건복지부의 의견을 수렴해 일단 ‘불가’ 입장을 밝혔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14일 4당대표와의 청와대 회동을 통해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인정’ 목소리가 다시 힘을 받고 있다. ‘세종기지 조난사고 대책반’이 설치됐던 국무조정실은 지난 13일 ‘장례 및 보상대책’을 논의하면서 고인의 국립묘지 안장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대신 의사자 인정 문제는 긍정 검토키로 했다.고 전 연구원의 보상금은 산재보험금과 특별위로금 등 1억 5000만∼2억여원이지만 의사자로 인정될 경우 1억 5400만여원의 추가보상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법상 일단은 모두 쉽지 않다는 게 관련부처의입장이다. ‘국립묘지법’은 순국선열,애국지사,전몰군경에 한해 국립묘지 안장을 허용하고 있고,대통령령인 ‘국립묘지령’도 국가나 사회에 공로가 있는 사망자 중 국방부 장관의 제청에 의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지정한 자로 한정하고 있다. 의사자 인정문제도 복지부 ‘의사상자 심사위원회’가 오는 17일 전체회의에서 토의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할 예정이지만 일단 의사자로 보기 어렵다는 실무 의견을 내놨다. 법에는 의사자를 ‘직무외의 행위로서 타인의 생명·신체·재산의 급박한 위해를 구제하다가 사망한 경우’로 규정하고 있는데,고인의 구조행위는 넓은 의미에서 그의 업무이기 때문에 ‘직무외의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센데다 노 대통령이 “실무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지만 다시 한번 논의하라.”고 지시하면서 논란이 재연될 전망이다.특히 고인의 모교인 서울대 학생회 등은 “국립연구소인 세종기지에서 조난당한 동료를 구하기 위해 애쓰다 운명한 만큼 당연히 국가를 위해 몸바친공로가 인정돼야 한다.”며 지난 12일부터 ‘전 연구원 국립묘지 안장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국립묘지 안장이 허용되면 의사자 인정도 그만큼 수월해진다. 국무조정실 최경수 사회수석조정관은 “지난 83년 아웅산 테러사건이후 일반인들이 국립묘지에 안장된 사례가 없으며 현재로서도 국가유공자 인정여부에 대해 논란이 많다.”면서도 “정부는 고인의 희생정신을 기려 의사자 인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전 연구원의 국립묘지 안장과 의사자 인정 여부는 관련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오는 16일 국무회의와 17일 의사상자 심사위원회 등을 통해 최종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현석기자
  • [씨줄날줄] 국립묘지

    남극 세종기지에서 조난을 당해 사망한 젊은 과학도 고 전재규 대원은 국립묘지에 묻힐 자격이 있는가,없는가.유족의 국립묘지 안장 요청에 대해 정부가 일단 자격 없음을 통보한 것을 계기로 이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대종을 이루는 내용은 국립묘지에 안장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들은 세종기지의 1차적 임무는 과학 연구지만 궁극적 목표는 자원 확보와 국가 영역의 확장 등 국익에 있는 만큼 임무 중 희생된 사람은 전사자 못지않게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또 고인은 조난당한 대원들을 구조하기 위해 나섰다가 스스로 죽음을 맞은 숭고한 희생자라는 시각,국가를 대표해 파견된 과학자의 죽음을 경시한다면 그 누가 다시 같은 길에 나서겠느냐는 과학자 사기론 등도 힘을 받고 있다.이에 반해 안장 불가론은 현재의 법 규정 요건에 맞지 않는다,현재도 이 법 규정 때문에 안장 혜택을 못 받고 있는 119대원 등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 등을 내세운다.개중에는 고인을 묻을 자리가 없다면 친일파와 정치군인 자리를 파내라거나,한때의인기영합주의로 법과 원칙을 어겨서는 안 된다는 강경 발언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이런 주장들도 뜯어보면 국가 유공자나 국가를 위한 숭고한 희생자는 국가의 이름으로 기려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문제는 법 규정과 이의 해석,그리고 이들을 수용할 만한 정부의 의지와 능력인 것이다.현행 국립묘지령은 안장 대상으로 국가 또는 사회에 공헌한 공로가 현저한 사람도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지정할 수 있고(3조5항),묘역의 종류로 외국인 묘역과 함께 일반묘역을 설치하도록(6조) 규정해 융통성의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다만 선례가 없을 뿐이다. 이번 일을 우리의 국립묘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로 삼는 것은 어떨까.국립묘지가 국군묘지에서부터 출발하긴 했지만 국가 유공자가 어찌 군인,애국지사,정치인뿐이겠는가.과학기술자,예술가,체육인들도 뚜렷한 국가적 업적이 있다면 후손들이 기리고 본받아야 하지 않겠는가.우주왕복선 챌린저호 과학자들을 비롯해 탐험가,권투선수,야구 고안자 등 많은 민간인들의 묘가케네디 대통령 묘와 똑같은 면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를 더 이상 놀라운 눈으로 바라볼 필요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신연숙 논설위원
  • 독자의 소리/ 빙판놀이 안전대책 세워라 외

    빙판놀이 안전대책 세워라 행정자치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발생한 어린이 사망 사고는,믿기지 않지만 1269명에 달하며 그 가운데 익사사고는 전체의 25.8%인 328명이다.이처럼 어린이 인명피해 사고가 해마다 계속되고 있음은 그만큼 안전사고에 대한 경계심이 흐려져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본격적인 겨울철이 왔다.이에 각곳의 강·호수·저수지가 꽁꽁 얼어붙어 빙판 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문제는 얼음지치기를 하거나 스케이트를 타다가 물에 빠져 귀중한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다는 점이다.여름날 물놀이 때는 수영만 잘 하면 큰 위험이 없지만 빙판 놀이는 다르다.예를 들어 스케이트를 타다가 얼음이 깨져 물에 빠지면 아무리 수영에 능한 사람이라도 어찌 해 볼 도리 없이 생명을 잃게 된다.물 속에서 그 두꺼운 얼음장을 깨고 나오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그리고 여름에 비해 겨울에는 수온이 매우 차므로 생존 시간이 단축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얼음판 위에서의 놀이는 생명을 건 도박처럼 같은 아찔한 것이다.관계당국은 빙판놀이가 가능한 곳에 위험지역 표지 설치 등 안전보호 대책을 철저히 세워 아이들이 더이상 익사사고로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정병욱(전북 김제소방서 방호과) 남극 조난사고 한심한 정부대책 남극 연구와 고무보트,이것이 우리 현실이다.지난 88년 2월에 설립된 남극 세종기지는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중요한 사업이다.그동안 남극 대륙과 주변 해역의 부존자원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89년 남극조약협의당사국(ATCP)지위를 얻어 남극 부존자원의 기득권을 확보할 수 있는 자료도 축적했다.그러나 이를 활용할 준비는 안 돼 있다.연간 예산 30억원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다.또 남극 연구에 필수적인 쇄빙선 1척 없이 고무보트로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그런데도 최근 발생한 세종기지 연구원의 조난과 관련,보트 2대를 추가한 게 정부대책의 전부다.많은 나라가 남극 연구를 국가적 전략산업으로 삼고 몇 천억원씩 지원하고 있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정치권에서 불법 비자금 수백억원이 불거지는 현실과 남극 연구 지원 현황을 보노라면 착잡하다.정부는 중장기 대책과 예산·조직 운영 등 총체적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박동규(pdk502@hanmail.net)
  • “우릴 구하려다… 재규야…”세종기지 귀환 3명 비보 듣고 오열 故전재규씨 사인 질식·물먹음 확인

    “미안하다,재규야.우릴 구하려다…”“끝까지 남극에 남아…당신의 희생을 기리겠습니다.” 지난 6일 조난 사고를 당한지 68시간 만인 9일 오후 1시 20분쯤(현지 시간·한국시간 10일 새벽 1시20분) 칠레기지에서 세종기지로 귀환한 강천윤(39) 부대장,김정한(29) 연구원,최남열(37)대원 등 3명은 자신들을 구조하려다 숨진 고 전재규(29·서울대 대학원) 대원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칠레 공군 헬기를 타고 오며 내내 침묵을 지켰던 이들은 세종기지에 마중나온 윤호일(43) 대장 등 대원들을 보는 순간 대원들을 얼싸안은 채 생환의 기쁨에 앞서 울움을 쏟아냈다.이들은 건강 상태를 염려한 칠레 공군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세종기지로 귀환하기 직전에야 “전 대원이 강 부대장 일행을 구하려다 조난당해 숨졌다.”는 비보를 접했다. 강 부대장 일행은 ‘슬픈 귀환식’을 마친 뒤 곧바로 세종기지 본관에 마련된 빈소로 향했다.이들은 빈소에 들어가자 마자 전 대원의 영정을 붙잡고 통곡,세종기지는 또다시 울음 바다를 이뤘다.하계 대원 최문영(45) 박사는전화 인터뷰에서 “세종기지는 하루종일 울음 바다였다.”면서 “모든 대원이 힘을 합쳐 과업을 완성하는 것이 전 대원의 죽음을 값지게 하는 것이라는데 뜻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세종기지는 이날 하루를 전 대원 추모의 날로 정하고 전 대원의 장례가 끝날 때까지 빈소를 유지하기로 했다. 세종기지 대원들은 9일 오후 5시쯤전 대원의 시신이 칠레기지를 출발하는 시간에 맞춰 칠레기지쪽을 향해 묵념하며 전 대원의 넋을 달랬다. 전재규 대원의 시신은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미국 LA를 경유해 12일 오후 5시 40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날 전 대원의 시신을 검시한 칠레 푼타아레나스의 법무부 산하 검시소(Medicina Legal) 의료진은 전대원의 사인은 질식(Asphyxia)과 물먹음(Immersion)이라고 밝혔다고 주 칠레대사관 박환선(47)영사는 전했다.박 영사는 “전 대원의 이마에 작은 멍이 있는 것을 제외하면 몸에 별다른 상처가 없었으며,멍은 얼음(유빙)같은 물체에 부딪힌 것으로 사인과는 거리가 멀다고 의료진이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박 영사는 이날 오전 9시30분∼10시30분 1시간동안의 검시에 입회했으며 사인확인작업 후 유해를 인도 받았다. 한편 전 대원의 아버지 전익찬씨는 이날 안산시 해양연구원 강당에 마련된 전대원의 빈소에서 “수영도 못하는 아들을 구조반으로 보냈다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번 일은 인재(人災)”라며 불만을 토로했다.전씨는 “전쟁터에 ‘총알받이’로 보낸 셈이니 죽으라는 것 밖에 안 된다.설령 우리 아들이 동료들을 구하겠다는 의협심에 자원했다고 하더라도 대장 등 윗사람들이 말렸어야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강천윤씨가 전한 52시간 사투기/2시간30분동안 성난파도속 표류 “3일만 버티자”… 배고픔도 몰라

    “극지의 여름 동풍인 블리자드는 3일을 못간다.3일만 버티자.” 세종 2호를 타고 매서운 바람과 높은 파도에 밀려 넬슨섬으로 피신(?)했다가 52시간 만에 구조된 제17차 원정대 강천윤(사진·39) 부대장은 10일 “평소 30분이면 세종기지에 도착할 수 있었으나 큰 파도에 방향을 잃어 2시간30분 동안 성난 파도와 싸워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음은 이날 새벽 세종기지로 귀환한 강 부대장과의 전화통화 내용이다. 칠레기지를 떠나올 때의 상황은. -6일 오후 4시25분쯤 세종 2호기를 타고 1호기보다 먼저 출발했다.당시 풍속은 초속 8∼9m 정도였으며 눈은 내리지 않았다.그러나 맥스웰만 중앙 부근에 파도가 높이 일어 안전을 위해 해안을 따라 보트를 운행했다.그러나 세종기지를 2㎞ 정도 앞두고 갑자기 안개가 끼고 눈보라가 쳐 1m 앞도 분간하기 어려웠다.사투를 벌이던 중 큰 파도를 맞아 방향을 잃었다. 방향을 잃은 상황에서 정남으로 가면된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기지가 보이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했다.평소 30분이면 세종기지를 갈수 있었으나 2시간30분이 걸려도 기지에 도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했나. -기지 복귀가 어렵다고 생각했다.파도가 워낙 높은 데다 보트는 맞바람을 맞아 방향을 바꿨다.당시 동쪽에서 블리자드가 계속 불고 있었다.보트는 맞바람을 맞으면 뒤집힐 수 있기 때문에 방향을 바꿨다.기지 복귀가 어렵다고 생각했다.우선 파도를 보트 옆으로 맞지 않기 위해 안전하게 운행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조난당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나. -그렇지는 않았다.나는 남극에서 13차례 근무한 경력이 있다.이런 상황을 잘 안다.동료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남극의 여름 동풍인 블리자드는 길어야 3일이다.시정만 좋아지면 기지로 귀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자고 말했다. 상륙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이야기해 달라. -넬슨섬에 상륙할 당시 바람도 세고 눈보라도 매서웠다.보트를 큰 돌에 묶은 뒤 피난처를 찾았다.동풍이 강하게 불었기 때문에 동풍을 막을 수 있는 큰 바위 뒤편에 피신처를 마련했고 보트에서 내린 종이상자와 벌크백,구명복을각각 깔았다.그리고 앉은 자세로 구명복을 여러 겹으로 입고 체온 유지에 신경을 썼다.보트에는 16차 대원들이 사용했던 구명복이 많았다. 2박3일 동안 무엇을 했나. -두려움은 없었다.우선 대원들을 안심시켰다.3일 정도면 기상이 호전돼 귀환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그렇지만 극지방에서 조난시 눈을 많이 먹거나 이야기를 많이 하고 움직임이 많으면 에너지를 빼앗겨 저체온증이 올 수 있으니 최대한 자제하라고 했다.갈증이 날 때는 눈을 녹여 조금씩 먹었다.그러나 잠을 자다 동사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밤에 깊은 잠에 빠지지 않도록 서로를 깨워줬다.추위는 참을 수 없을 정도였다. 보트에 비상식량은 없었나. -비상 식량이 있었다.그러나 첫날 저녁 섬에 도착했을 때 식량을 꺼낼 상황이 아니었다.다음날 큰 파도에 보트가 전복되는 바람에 식량을 꺼낼 수 없었다.이상하게 배고픔을 느끼지 못했다. 러시아 수색대를 보지 못했나. -조난 이틀째 우리가 피신하고 있던 곳에서 2㎞ 정도 떨어진 곳에서 운항중이던 러시아 5000t급 보급선을 봤다.무전기로 구조 요청을 했지만 배터리가 방전돼 세 차례 신호를 보내야 하는데 한 차례밖에 신호를 보내지 못했다.당시 파도가 높고 눈보라가 쳐서 구조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셋째날 오전 우리를 구조하려는 수색대들의 배는 봤지만 거리가 멀었다.너무나 아쉬웠다. 칠레 대원들에게 어떻게 구조됐나. -조난 셋째날 정오쯤 칠레 경비행기가 우리 주위를 선회해 손을 흔들어 구조를 요청했다.그러나 보지 못한 것 같았다. 경비행기는 2∼3시간 뒤 다시 돌아왔고 우리의 위치를 확인했다.이어 헬기가 구조하러 왔다.이제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나를 믿고 침착하게 기다려준 동료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강동형기자 yunbin@
  • [사설] 젊은 과학도의 남극 꿈은 계속돼야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 활동 중이던 대원 8명의 조난 소식에 온 국민이 가족과 함께 가슴을 졸이며 하루를 보냈다.다행히 7명은 극적으로 구조됐지만 27세의 젊은 과학도 1명은 끝내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우리는 지진학자가 될 꿈을 키우고 있었던 전재규 연구원의 안타까운 죽음에 비통을 금치 못하며 그럴수록 고인이 견지했던 순수한 탐구와 도전 정신,애국심을 동력삼아 국운 개척의 힘찬 전진을 계속해야 할 것으로 믿는다.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했던 이번 사고에서 그나마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대원들의 끈끈한 동지애 덕이었다.기지운영 15년 동안 공들인 국제협력도 1등 공신이다.같은 킹조지섬에 기지를 둔 러시아,중국,우루과이,칠레,아르헨티나 등은 열성적인 구조 활동으로 대피해 있던 대원들을 발견해 내는 값진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젊은 과학자들과 운영 요원들을 체감온도 영하 40∼50도의 극한지에 보내놓고 막상 국가는 할 일을 다했는가에 대한 비판이 많다.남극기지가 미래의 자원개발에 대비한 기득권 확보,극지 국가로서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 정립 등 국력 신장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는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과학자들은 1978년 남극해 크릴 조사를 시작한 이래 꾸준한 연구 성과를 축적해 1989년 마침내 남극에서 배타적 의사결정권을 갖는 남극조약협의당사국(ATCP)지위를 획득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그러나 이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후원은 너무나 미미하다는 게 한결같은 지적이다. 정부는 이번 사고가 나자 극지 탐사의 기본 장비인 쇄빙선 건조와 제2기지 건설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이는 과학자들이 4∼5년전부터 요청해 온 것들이다.대원들 대부분이 1년 넘는 월동근무를 위해 직장을 포기하고 가지만 귀국후 아무런 보장이 없는 것도 문제다.사고가 나야만 관심을 보여서는 도약을 기대할 수 없다.당국은 과학자들의 도전정신을 부축할 획기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세종기지 열악한 시설/고무보트가 유일 교통수단… 구조 헬기도 없어

    “세종기지에 헬기를 지원하라.” 9일 한국해양연구원 극지연구소 홈페이지 게시판에 이같은 내용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세종기지 대원들이 험난한 극지에서 그것도 조디악이란 이름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고무보트에 의지해 세종기지에서 15㎞나 떨어진 칠레기지 사이를 오고간 데 대한 항의성 글이다.사실 우리나라와 폴란드 기지만이 자체 구조 헬기를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만큼 정부 지원이 부족했다는 방증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그러나 “고무보트는 유용한 수송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기지에는 모두 3대의 고무보트가 있다.한대는 6일 첫번째 조난을 당한 세종2호이며 15인승이다.또 한대는 7일 두번째 조난을 당한 세종1호로 25인승이다.나머지 한대(세종3호)는 비상용으로 세종 2호보다 소형이다.바람을 빼놓은 예비용을 합치면 모두 4대이지만 실제 2대만 사용한다.25인승인 세종 1호와 15인승인 세종 2호는 보트의 안전과 성능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차이점이 칠레 공항을 동시에 출발한 두 고무보트 가운데 세종 1호는기지에 안착했으나,세종 2호는 도착하지 못한 이유라는 설명이다.두대의 고무보트가 조난당한 뒤 세종기지는 비상용 보트인 세종 3호를 이용하지 못하고 남의 나라 도움에만 의존해야 했다.비상용은 규모가 적은 데다 보트를 안전하게 운전할 요원이 없었기 때문이다.고무보트를 이용하는 것은 큰배의 접안시설이 없는 데다 얼음조각에 부딪칠경우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이에따라 다른 나라에서도 여름철에는 주로 고무 보트를 이용한다는 설명이다.보트는 동력을 이용하지만 비상용 노도 구비돼 있다.고무보트에는 5일간의 비상식량과 조명탄 전등 등 긴급구호품도 비치돼 있다. 풍속이 초속 14m이상이거나 가시거리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운항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사고의 경우 출발 당시에는 날씨가 좋았으나 항해 도중 악천후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남극에서 활동한 대원들은 “높은 파도를 만나면 엔진에 물이 들어가 시동이 꺼져 어려움을 겪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고무보트는 남극의 여름철(12월,1월)인 2개월동안만 이용된다.10개월동안 계속되는 겨울철에는 기지안에서 꼼짝도 않고 지낸다.비상사태시에는 칠레기지의 헬기를 이용한다. 한편 정부는 조난사고를 계기로 여름철에 쇄빙선(碎氷船)을 겸한 해양조사선을 세종기지에 배치하는 방안과 헬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강동형기자 yunbin@
  • 故전재규씨 시신 12일 서울로

    지난 6일(현지시간) 남극 세종과학기지로 귀환하다 갑작스러운 기상악화로 실종됐던 한국해양연구원 소속 월동대원 3명이 실종 52시간만에 칠레 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이로써 지난 6일과 7일 악천후로 잇따라 실종됐던 제 17차 남극월동대원 8명 중 사망한 전재규 연구원을 제외한 7명이 무사했다. 정부는 9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최경수 국무조정실 사회수석조정관 주재로 ‘세종과학기지 조난사고 대책반’ 1차회의를 열어 조난당한 동료를 구하러 나갔다가 사고를 당한 고 전 연구원에게 정부훈장 추서를 검토키로 하는 등 사고수습과 재발방지에 총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한국해양연구원에 따르면 칠레 헬기구조대가 현지시간으로 8일 오후 8시20분(한국시간 9일 오전 8시20분)쯤 고무보트 ‘세종2호’에 탑승했다가 실종된 강천윤(38) 부대장 겸 연구반장과 김정한(27) 연구원,최남열(37) 대원 등 3명을 구조,칠레기지 병원으로 후송했다고 밝혔다.칠레 대사관은 이날 박환선 영사를 아레나스 시에 급파,시신이 운구되는 대로 장의 절차를 거쳐시신을 민간 항공기편으로 서울로 운구할 계획이다.전 연구원의 시신은 이르면 12일쯤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조현석기자 hyun68@
  • 세종기지 실종3명도 극적 생환/ 초콜릿으로 허기 채우고 눈으로 얼굴 비비며 졸음 쫓아 혹한속 사투 52시간

    악몽의 52시간이었다.남극에서 이틀하고도 4시간을 버틴 강천윤 부대장과 김정한,최남열 대원이 극적으로 구조됐다.초콜릿과 초코파이로 배고픔을 이겨냈고,갈증은 남극의 눈을 먹으며 해소했다. 지난 6일 오후 4시25분쯤 16차 월동대원을 칠레기지에 보내고 세종기지로 귀환하던 세종2호는 이내 험한 파도와 눈보라를 만났다.세종 1호가 무사히 세종기지에 도착한 지 한시간쯤 지났을 때였다.세종 2호 도착을 기다리던 기지측은 강 부대장 등으로부터 “험한 파도와 눈보라 때문에 인근 중국기지로 향한다.”는 무전연락을 받았다.즉각 구조대가 편성됐다.세종 1호에 탔던 김홍귀 대원을 포함한 5명의 구조대는 강 부대장 등을 구하기 위해 칠레기지와 주변기지에 부탁해 무선연락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실패했다.세종기지에서도 설상차를 이용,펭귄 마을 쪽에서 통신을 시도했으나 역시 교신에 실패했다. 급기야 세종기지의 긴급 요청으로 우루과이 및 칠레 해군 함정이 출동,수색작업을 벌였으나 기상악화로 역부족이었다.초당 평균 풍속 13m,최대풍속 20m였다.“대원 3명 모두 안전하다.” 다음날인 7일 오전 8시30분쯤,희망의 소식이 날아왔다.강 부대장의 무전연락이었다.그러나 3명의 위치는 파악되지 않았다.통신상태가 나쁘더니 그것마저 바로 끊겨버렸다. 오전 10시쯤 세종 2호에서 교신신호가 감지됐으나 다시 두절됐다.세종 1호는 마리안만쪽을 수색하려 했으나 기상악화로 아르헨티나의 남극 순찰선인 카스키요호 본선만으로 수색작업을 계속했다.오후 7시쯤에는 세종 1호 김홍귀 대원 등 5명 역시 강 부대장 등을 구조하기 위해 세종기지를 나서 오후 8시50분쯤 알드레 섬 주변에서 기상악화로 보트가 전복되고 말았다. 그 이후의 구조작업은 러시아,중국,우루과이,칠레,아르헨티나 등 이웃 기지의 대원들이 나섰다.이들은 보급선과 고무보트 등을 이용,해상수색에 나섰다.중국기지측은 설상차를 이용,육상 수색 활동을 병행했다. 러시아 구조대는 8일 오후 2시쯤 넬슨섬 주변 해역에서 세종 2호의 것으로 추정되는 잠수공기통을 발견하고 집중적으로 수색했다.오후 6시쯤에는 기상 상태가 호전돼 칠레 공군은 헬기를 동원,넬슨섬 주변을 대상으로 수색작업을 벌였다.급기야 오후 8시20분쯤 칠레 공군 헬기는 2시간여의 수색 끝에 넬슨섬 해변에서 강 부대장 등 3명을 구조했다.독일제 BO-105로 추정되는 칠레 공군 헬기는 저공비행을 했으며,대원들은 헬기소리에 깨어나 극적으로 구조됐다.52시간의 혹한과 사투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한국해양연구원 관계자는 “탈진으로 졸음이 오면 서로 눈을 얼굴에 발라주는 동료애를 발휘,사선에서 벗어났다.”면서 “대원들의 삶에 대한 집착과 외국 기지 대원들의 헌신적인 구조활동으로 귀중한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조난당한 지 14시간만에 구조된 세종 1호 5명의 대원 가운데 생존한 4명은 파도에 밀려 보트에서 바다로 떨어진 뒤 육지로 헤엄쳐 나와 서로 몸을 밀착하며 체온을 유지했다. 일부 대원들이 탈진과 저체온증세를 보일 때 남극경험이 많은 김홍귀 대원은 어깨를 흔들고 눈을 먹이며 의식을 유지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동형기자 yunbin@
  • 구사일생 김홍귀 대원 일문일답/“숨진 전대원 GPS찍다 줄놓쳐”

    남극 맥스웰 만 알드리섬 앞에서 고무보트가 전복돼 숨진 전재규(27) 대원은 바닷물에 빠진 순간 의식을 잃었고 나머지 대원들도 추위에 떨어 구조활동조차 하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다음은 조난됐다 13시간만에 구조된 뒤 세종기지 현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세종 1호 대원 4명 가운데 김홍귀(사진·31) 대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수색 나갈 당시의 상황은. -블리자드가 초속 12m의 속도로 불었다.보트는 내가 직접 운전했고 실종자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해안가를 주로 수색했다. 중국 기지 방향으로 갈 때는 동풍이 불어 편안한 항해를 할 수 있었으나 중국기지를 지나면서 바람이 배가 가는 방향의 반대쪽으로 불어 항해가 매우 위험했다. 전복 당시 상황은. -숨진 전 대원이 배 위에서 GPS(위성항법장치)를 찍으며 보트의 방향을 유도했다.그런데 갑자기 섬 주변에서 거센 바람과 함께 높은 파도가 치면서 배가 완전히 전복됐다.그 순간 줄을 잡고 있던 다른 대원들은 멀리 날아가지 않았지만 GPS를 찍고 있던 전 대원은 줄을 잡지 못해 바다로 멀리나가 떨어졌다.배는 완전히 뒤집혔다. 전 대원을 구조할 수는 없었나. -구조하려 했지만 마음뿐이지 우리도 움직일 수 없었다.방수복에 물이 차면서 매우 추웠고 움직일 수 조차 없었다.남극 바닷물의 추위를 느낄 수 있었다.우리도 파도에 휩쓸려 해안가로 떠밀렸고 작은 암초에 부딪혀 육지까지 닿았다.도착 후 일어서려 했으나 일어설 수 없었다.너무 추웠다. 전 대원은 어느 위치에 있었나. -우리와 20∼30m쯤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로 떨어졌다.우리가 섬에 상륙한 뒤 전 대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상륙후 무엇을 했나. -조난 전 구조를 위해 알드리섬을 한바퀴 돌았기 때문에 이 섬에 철제 연구컨테이너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이 곳은 이나치 하계연구소로 여름 한 철을 연구하기 위해 설치된 곳이다.컨테이너 안에는 가스레인지와 주전자,히터 등이 있어 뜨거운 물을 마실 수 있었다.가스히터로 약간의 난방도 했다. 컨테이너에서 어떻게 지냈나. -옷이 모두 젖어 정말 추웠다.컨테이너에 있던 모포 2장을 두 사람이 한 장씩 덮고 서로 껴안고 잠을 잤다.매우 추워 가족 생각도 많이 났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 무엇을 했나. -구조요청을 하기 위해 무전기를 찾아 나섰다.보트에 무전기가 3대 있었는데 한 대도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던 중 러시아 대원을 만났다. 러시아 대원들은 무엇을 타고 왔나. -러시아 군인들이 타던 수륙 양용차로 왔다. 전 대원의 시신은 언제 수습했나. -러시아 대원들이 와서 전 대원의 시신을 발견했다.대원들과 함께 보트가 좌초한 인근 지점에서 물에 떠있는 전 대원을 발견했다. 강동형기자
  • 해양硏 관계자 문답/“인접기지 지원받아 수색 총력”

    정부는 8일 남극 세종기지 대원 조난 사고와 관련,‘세종과학기지 조난사고 대책반’을 설치,실종자 수색과 조속한 사고수습에 착수했다. 정부는 이날 관계부처 실무자회의를 열어 실종자 수색·구조에 최우선을 두고 칠레와 아르헨티나,러시아 등 남극에 기지를 설치·운영하고 있는 국가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키로 했다.또 현지의 상황파악과 연락체계 유지를 위해 해양연구원에 상황실을 설치·운영키로 했다. 다음은 변상경 해양연구소장,김예동 극지연구소장과의 일문일답. 첫 보고는 언제 어떻게 들어왔나. -실종보고와 수색대 실종보고는 사고뒤 곧바로 해양연구원 내 극지연구소로 들어왔다.먼저 해양연구원 이사회에 이 내용을 알렸고 총리실에는 낮 12시쯤 보고했다.국무조정실에서는 오후 4시30분쯤 국회에 있는 총리에게 팩스로 내용을 보고했다.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은. -세종2호 탑승자 3명은 육지 혹은 섬에서 마지막 교신이 이뤄진 만큼 생존 가능성이 높다.그러나 세종 1호는 생존이 불확실한 상황이다.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동풍이 불어 보트가 반대편 섬에 착륙한 경우이다.현지 기온은 영하 3도이고 수온은 1도다.구명복을 입고 있어 수온이 낮아도 오랫동안 견딜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수색작업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현재 파고가 높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수색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외교통상부를 통해 인근 기지 국가들의 협조를 받고 있다.우르과이와 칠레의 선박·군함을 이용해 수색작업중이고,러시아 보급선도 참여하고 있다. ‘세종2호’가 무리하게 수색작업을 한 것은 아닌가. -기지에서 보고한 바로는 바람이 초속 14m에서 10m 이하로 떨어지고 시계가 좋아져 구조를 나가야 한다고 판단했으며 갑자기 기상이 악화돼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안다.당시 “보트에 이상이 생겼다.보트 조정사가 물에 빠졌다.”는 교신이 마지막이었다. 조현석기자 hyun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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