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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억류 일본인 조기석방…북·일 대화 물꼬 트나

    北, 억류 일본인 조기석방…북·일 대화 물꼬 트나

    日요청 수용…보름여 만에 中으로 추방 北 “인도주의 원칙” 양국 관계개선 기대북한이 억류하고 있던 일본인을 전격 석방하면서 북·일 대화에 새로운 계기가 마련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도통신은 27일 “북한이 석방했다고 발표한 일본인 관광객이 이날 중국에 도착했다”며 “일본 정부가 구속 당시의 상황 파악 및 건강 점검 등을 하고 있다”고 자국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는 전력을 다해 대응하고 있다”고만 했을 뿐 ‘사안의 성격’을 이유로 추가 언급은 하지 않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6일 밤 “일본 관광객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스기모토 도모유키’가 공화국의 법을 위반하는 범죄를 저질러 해당 기관에 단속되어 조사를 받았다”며 “일본 관광객을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관대히 용서하고 공화국 경외로 추방하기로 하였다”고 보도했다. 영화 제작 종사자로 알려진 이 남성을 억류한 이유나 추방 시기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국민 석방을 북한에 요구해 왔다. 이런 점에서 보름여 만의 석방은 일본의 요청을 북한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결과로 볼 수 있다. 향후 북·일 정상회담에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교도통신은 “북한이 일본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인 형태가 되긴 했지만, 북·일 대화의 재개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무엇보다도 납치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이견 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차기 총리를 가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다음달 20일 끝나고 북·미 대화의 진전 등 추이에 따라 북·일 관계 개선이 시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신념 따랐던 美 보수 거목 스러지다

    신념 따랐던 美 보수 거목 스러지다

    미국 보수의 거목이자, 자신의 신념에 따라 진보적 가치를 지지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던 정계의 ‘이단아’(매버릭)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이 영면했다. 82세.AP통신 등은 25일(현지시간) 매케인 의원이 이날 애리조나주 히든밸리 자택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7월 말기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이후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병마를 이기지 못했다. ●베트남 ‘전쟁영웅´… 대권 꿈은 못 이뤄 매케인 의원은 해군 전투기 조종사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1967년 폭격 임무를 수행하다가 격추돼 5년여간 포로 생활을 했다. 당시 해군 사령관이었던 그의 아버지가 ‘아들을 풀어주겠다’는 월맹군 제안을 거절하고 매케인 의원이 잡혀 있던 하노이 폭격을 명령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후 아버지의 조기 석방 제안도 그는 먼저 붙잡힌 전쟁포로가 모두 석방될 때까지 풀려날 수 없다며 거절했다. 베트남 국영 뉴스통신사인 VNA 등 현지 언론들은 “베트남과 미국의 협력 기초를 닦은 최초의 인물”이라고 타계 소식을 전하며 매케인 의원을 추모했다. 매케인 의원은 1973년 석방됐고 1981년 대령으로 예편했다. 1982년 애리조나주 공화당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1986년 주 상원의원이 됐다. 이후 내리 6선을 했다. ‘베트남 전쟁영웅’ 출신 정치인으로 존경을 많이 받았지만 ‘대권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2000년 공화당 대선 경선 당시 조지 W 부시 당시 텍사스 주지사에게 졌다. 2008년에는 본선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했다.●‘오바마케어’ 폐기 반대·트럼프엔 쓴소리 매케인 의원은 공화당원이었으나 민주당이 옳다고 믿을 때는 민주당에 표를 던졌다. 그는 지난해 7월 뇌종양 수술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1호 공약 ‘오바마케어’ 폐기 표결에 참석해 반대표를 던졌다. 그는 오바마케어에 문제가 있지만, 이를 없애려고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는 없다고 역설했다. 매케인 의원은 같은 당의 트럼프 대통령을 탐탁하지 않게 여기고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가치를 지키지 못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AFP통신 등은 “매케인 의원의 장례식에 트럼프 대통령이 초청받지 못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매케인 의원의 가족에게 깊은 연민과 존경을 전한다”고 적었다. 부시 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부,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등도 정파를 떠나 애도의 뜻을 밝혔다. ●文대통령 “한·미동맹의 굳은 지지자” 회고 매케인 의원은 여러 차례 방한한 ‘지한파’ 의원이기도 하다. 미 상원 군사위원장 등을 맡아 주한미군과 남북 관계, 북한 문제 등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6월 방미해 매케인 의원과 단독 회담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페이스북에 “고인이 추구했던 자유와 평화가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에 뿌리 내릴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애도한 뒤 “고인은 한·미 동맹의 굳은 지지자이며 양국 간 협력을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해 워싱턴 방문 때 방미 지지결의안을 주도했고 미 상원의원들과의 면담도 이끌어줬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도심 광장 점령한 ‘태극기 부대’…이들의 막말과 무질서에 씁쓸한 시민들

    도심 광장 점령한 ‘태극기 부대’…이들의 막말과 무질서에 씁쓸한 시민들

    제73회 광복절인 15일 서울 도심 광장 곳곳이 태극기로 뒤덮였다. 하지만 광복절을 기념하는 태극기의 물결은 아니었다. ‘박근혜 석방’과 ‘문재인 탄핵’을 외치는 ‘태극기 부대’의 태극기였다. 휴일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은 광장을 꽉 채운 보수 단체 회원들의 막말과 무질서에 큰 불편을 겪었다.이날 서울 광화문광장, 서울역광장, 덕수궁 대한문 앞은 보수 단체 회원들에게 점령당했다. 이들의 집회에는 지난해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때와 비슷한 규모의 인원이 모였다. 태극기행동국민운동본부·한국기독교총연합회·비상국민회의·자유한국연합 등 단체는 종로구와 중구 일대에서 각각 집회를 개최한 뒤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했다. 경찰은 집회 전 규모를 2만 5000명 이상일 것으로 추산했으나, 실제로 모인 숫자는 이를 훨씬 뛰어넘었다. 이날 광화문광장 일대와 대한문 앞, 서울역광장에 투입된 경찰 인력만도 90개 중대, 약 6750명에 달했다.보수 집회를 주도하는 사람들은 막말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냈다. 마이크를 잡은 연사들은 “문재인 빨갱이를 빨갱이라고 하지 노랑이라고 하냐”, “노란 리본을 찢어버리자”, “빨갱이들의 발광을 진압하는 자들이 바로 여러분이다”, “간첩 놈들”이라고 하는 등 각종 힐난을 서슴지 않고 내뱉었다. 또 울려 퍼지는 외침에 시민들은 귀가 찢어질 정도의 고통을 받았다. 여러 집회의 마이크 음성이 뒤섞여 귀에다 대고 말해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흡연이 금지된 인도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참가자들이 있는가 하면, 세종문화회관 앞 인도에 돗자리를 깔아놓고 음식을 먹는 사람도 부지기수였다. 이날 노점상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팔고 있었다. 태극기가 보수 집회의 상징물이 된 까닭에 그들이 선호하는 ‘성조기’도 불티나게 팔리는 모습이었다. 상인들은 국기 1개당 1000원씩 받고 팔았다. 한 상인은 “광복절이지만 태극기 못지않게 성조기도 잘 팔린다”면서 “애초에 보수 사람들만 사러 오니 우리도 장사하려고 태극기와 성조기 묶어 파는 것”이라고 귀띔했다.이날 도심 곳곳에서 보수 집회가 열리면서 광화문과 종로 일대로 나온 시민들은 극심한 차량 정체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오후 4시 30분쯤 세종대로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본격적인 행진이 시작되자 일반 시민의 통행마저 차단됐다. 일부 행인들은 행진 대열을 가까스로 뚫고 길을 건넜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부모는 발만 동동 구르며 행진 대열이 모두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광복절을 기념해 산림청과 서울시가 주최한 ‘나라꽃 무궁화 전국축제’로 광화문광장에는 무궁화가 흐드러졌지만, 이 축제에 참가하려던 시민들이 일찍이 발길을 돌려 행사장은 한적했다. 광장 양옆에서 열리는 보수 집회에서 쏟아져 나오는 거친 말들이 축제에 훼방을 놓은 듯했다. 자녀 둘과 함께 광화문에서 휴일을 보내려던 김은규(39)·이선영(39) 부부는 집회 참가자들 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인상을 찌푸렸다. 김씨는 “이 정도 집회가 있을 줄 알았으면 광화문에 놀러 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과격한 정치적 발언으로 광복절이 지닌 뜻깊은 의미가 왜곡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씨도 “참가자들이 질서없이 몰려다니고 길거리에서 흡연도 많이 해서 아이들과 함께 다니기가 너무 불편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행진 대열을 힘겹게 뚫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대학생 박은영(21·여)씨도 “정말 혼란스럽고 난잡한 현장”이라고 지적했다. 박씨는 “인도로 통행하기도 어렵고 차도에서는 행진도 하고 있어서 다니기 어렵다”면서 “앞뒤로 흔드는 태극기에 맞을 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北, 간첩혐의 일본인 남성 구속… 북·일관계 새 변수로

    30대 일본인 남성이 최근 북한 당국에 의해 구속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 사건이 북·일 관계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1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 남성은 시가현 출신의 39세 영상 제작자로, 다른 여러 명과 함께 북한 서부 남포항을 방문했다가 북한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남포에서 군사시설을 촬영했다는 이유로 구속됐으며, 이전에도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남포는 군사 조선소가 있는 군항이어서 간첩 혐의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여행 목적으로 중국 여행사를 이용해 북·중 접경지역을 통해 북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NNN방송은 “그의 귀국 예정일은 이달 13일이지만, 아직 북한 당국으로부터 아무런 통보가 없는 상태여서 구속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앞서 1999년 일본인 전직 신문기자가 북한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돼 억류됐다가 2년여 만에 풀려난 적이 있다. 일본 정부는 구속 사유와 정황 등에 대한 정보 수집을 계속하는 한편 중국 베이징 대사관을 통해 물밑에서 북한 측에 조기 석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이 남성의 석방을 향후 대일 협상카드로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교도통신은 “이번 일이 그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의사를 밝혀 온 아베 신조 총리의 전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정부는 대북 제재 차원에서 자국민에게 북한 방문을 자제하라고 요청해 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일 언론 “北억류 일본인은 영상제작자”

    일 언론 “北억류 일본인은 영상제작자”

    최근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전해진 일본인 남성은 북한 항구도시 남포를 방문했던 39세 영상 제작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이 남성은 시가현 출신으로, 북한 서부 항구도시 남포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은 현지에서 복수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행동하던 중 북한 당국에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포는 군사 조선소가 있는 군항으로 알려져 스파이 혐의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해당 남성은 이전에도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는 정보도 있다. 이 남성은 여행 목적으로 중국 여행사를 이용해 북·중 접경지역에서 북한에 입국한 것으로 추정됐다. 일본 정부는 구속 이유 등에 대해 정보 수집을 계속하는 한편 베이징의 대사관 경로를 통해 이 남성의 조기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과 국교 관계가 없는 일본으로선 영사 면담 추진을 통한 통상적인 자국민 보호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란을 방문한 뒤 귀국길에 오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 11일 베이징에서 일본인 남성의 구속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 내에선 “북한이 구속한 일본인 남성을 대일협상 카드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美, 종전선언 검토 끝났다… 여론 달랠 비핵화 검증이 관건

    美, 종전선언 검토 끝났다… 여론 달랠 비핵화 검증이 관건

    美, 조기 종전선언 경계하는 여론 의식 北에 확실한 ‘북핵 신고 리스트’ 요구 강경화 “미사일 발사대 폐기 검증돼야” 北 종전선언 압박…한국 ‘중재’ 중요한국전쟁 정전협정 65주년인 27일을 앞두고 한반도에서 정전체제를 끝내는 종전선언이 곧 이뤄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종전선언 당사국 4자 중에 남·북·중이 조기 종전선언을 기대하는 가운데 미국은 좀더 확실한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기 위해 주춤거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미국 역시 종전선언에 대한 검토는 이미 수개월 전에 끝내고 내부 여론을 가늠하며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국의 촉진자 역할이 중요한 시점인 셈이다. 서울의 대북 소식통은 26일 “2~3개월 전에 미 국무부는 종전선언에 대해 세 가지 면에서 검토를 진행하고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종전선언의 이행에 가장 중요한 건 미국이 내부의 여론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을 북한에게서 받아낼 수 있는가”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가 진행한 세 가지 검토는 종전선언이 대북 제재에 저촉되거나 대북 제재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지, 종전선언으로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의 주둔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종전선언이 대북 군사적 옵션을 무력화할지 등이다.이런 관점에서 전문가들은 미 정부가 종전선언에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시기를 조율하는 단계’라고 봤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후 북 외무성이 ‘날강도 같은’이라는 표현으로 비난했지만 물밑에선 그 즈음에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폐쇄에 착수하는 등 지속적으로 비핵화를 진전시키고 있다”며 “미국 정부 역시 종전선언의 조기 추진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미국을 다녀왔고, 마크 램버트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이 이날 외교부를 방문한 것 등을 종전선언 시기 조율을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다만 빠른 종전선언을 경계하는 미국 내 여론도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25일(현지시간)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의 비핵화 대상에 생·화학무기를 비롯한 대량파괴무기(WMD)가 포함된다는 입장을 공식 확인한 것도 이런 여론을 의식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홍 연구위원은 “최근 서해위성발사장 폐쇄와 종전선언을 맞바꾼다는 잘못된 프레임 때문에 미국 내의 잘못된 여론이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며 “북한은 지금껏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억류 미국인 3명 석방 등의 선제적 조치들을 지속적으로 해 왔고, 이번에는 미국이 종전선언으로 신뢰를 보여 줄 차례”라고 말했다. 실제 종전선언은 1953년 7월 27일 맺은 정전협정으로 시작된 정전체제를 끝내겠다는 정치적 약속이기도 하지만, 향후 안정적으로 북 비핵화와 북·미 관계 정상화를 맞바꾸겠다는 상호 신뢰의 증서 역할을 하게 된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유예는 이미 미국이 밝혔듯 언제든 되돌릴 수 있는 조치이기 때문에 종전선언은 북에 현재로서는 유일한 비가역적인 담보다. 특히 대북 제재로 지난해 전년 대비 실질 국내총생산(GDP) 3.5%가 줄면서 20년 만에 최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북한에 종전선언은 중요한 요소다. 실제 이날 북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개인 필명 논평에서 “계단을 오르는 것도 순차가 있는 법”이라며 “조선반도에서 정전 상태가 지속되는 한 긴장 격화의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는다는 실질적 담보가 없으며 정세가 전쟁 접경으로 치닫지 않는다고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조·미(북·미)가 하루빨리 낡은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종전을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지난 23일에도 “남조선 당국도 종전선언 문제를 결코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은 서해위성발사장 폐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도 동시에 언급하고 있다. 즉, 종전선언을 대가로 ‘북핵 신고 리스트’를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남한의 기대처럼) 8월이나 9월 유엔총회에 종전선언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국 촉진자 역할이 요구된다. 강 장관이 26일 서울에서 하이코 마스 독일 연방 외교부 장관과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미사일 실험장 발사대(서해위성발사장)를 폐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북한이 의미 있는 조치들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지만 하나하나 다 검증이 돼야 한다”고 발언한 것도 북·미의 입장을 모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음달 초 싱가포르에서 남·북·미 3국 외교장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종전선언의 돌파구를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종전선언을 위한 또 하나의 조건인 남북 관계는 순항 중이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고위급 회담, 장성급 군사회담, 분과회담 등이 열렸고 다음달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문을 연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오는 8월 아시안게임 공동 입장, 오는 9월 북한의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참가, 남북 철도·도로 현대화, 오는 8월 20일부터 7일간 진행되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 등이 예정돼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美도 野도 못 믿어”…태극기 집회, 길을 잃다

    “美도 野도 못 믿어”…태극기 집회, 길을 잃다

    ‘친미반북’ 외쳐 온 보수 단체들 “트럼프 대통령에 배신감 느껴” “회담 한 번으로 평화가 오겠나” 북미 해빙 분위기에 혼란 커져 선거 패배 더해 보수 분열 가능성‘태극기 부대’가 멘붕(멘탈 붕괴) 상태에 빠졌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박근혜 석방’과 ‘친미 반북’을 외쳐 온 이들이 6·12 북·미 정상회담과 6·13 지방선거를 거치며 신념과 현실의 극단적 부조화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는 장면은 태극기 부대가 가졌던 기존의 피아(적군과 아군) 식별을 붕괴시켰다. 보수 정치세력의 궤멸로 귀결된 지방선거는 태극기 시위의 동력을 급속도로 약화시켰다. 실제로 17일 예정됐던 북한 규탄 집회가 열리지 않은 사례도 잇따랐다. 보수 집회의 ‘성지’가 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지난 16일에 집회가 열리긴 했지만, 참가자 수는 크게 줄었다. 서울의 대표적인 보수 단체 집회 장소인 대한문, 광화문광장, 서초동 법조타운에서 최근 만난 시위대는 대부분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모(68·여)씨는 “모두가 ‘북·미 회담 쇼’에 속고 있다”고 단언했다. 박씨는 “북한, 미국, 한국의 집권자들이 자기 정권을 강화하려는 쇼를 펼치고 있다”면서 “굶어 죽으면서 개발한 핵무기를 북한이 정말로 포기할 것으로 믿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60대 여성은 “(북한 주민이) 미국을 철천지원수라고 생각한 세월이 얼마인데 회담 한 번으로 평화가 찾아오겠느냐”라면서 “결국 우리나라만 ‘적화’될까 겁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렸다. 조모(60대 초반)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손자뻘인 김정은과 동등한 위치에서 회담한 것은 북한이 아니라 중국을 보고한 것”이라면서 “미국이 국익을 위해 철저히 계산된 회담을 한 것일 뿐 미국은 절대 북한을 믿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뢰를 보냈다. 반면 이모(76·여)씨는 “한국을 도와준 든든한 동맹국 대통령이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려 하다니 믿기지 않는다”면서 “이제 트럼프를 못 믿겠다. 배신감을 느낀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보수 단체 회원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에서조차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이 탄생한 지방선거의 결과 역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김모(78)씨는 “선거 결과가 상당히 불쾌하고 의심스럽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석방됐으면 절대로 패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모(71)씨는 “자유한국당이 공천을 잘못했다. 이게 다 홍준표 대표 책임”이라며 분노했다. 박모(68·여)씨는 “문재인 정권이 신문과 방송을 장악해 태극기 집회는 전혀 보도하지 않고 좌파들만 홍보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모(76·여)씨는 “투표용지를 3번 접으라 해서 접었는데 3번 접으면 전자개표기가 읽어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면서 “수개표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치관에 혼란이 온 데다 지방선거에서 대패하면서 보수 진영의 동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면서 “현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에 대한 찬반에 따라 보수가 중도 보수와 극우 수구세력으로 명확하게 분열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외칠과 귄도간 독일 대통령 만나 “난 독일인” 밝힌 이유

    외칠과 귄도간 독일 대통령 만나 “난 독일인” 밝힌 이유

    독일 축구대표팀의 메주트 외칠과 일카이 귄도간은 지난 14일 영국 런던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나 기념 촬영에 응했다가 독일 여론의 따가운 질책을 받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구단 아스널 소속인 외칠은 독일 대표팀의 간판스타로 전술의 핵심이고, 맨체스터 시티 소속인 귄도간은 미드필더로 대표팀에 승선했다. 이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나 각자 소속팀 유니폼을 전달했다. 더욱이 귄도간은 유니폼에 ‘나의 대통령에게 경의를 담아’라는 문구를 적어넣어 빈축을 샀다. 독일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다음달 24일 조기 대통령 선거에서 연임을 노리고 있는데 인권과 언론 탄압을 자행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야심을 간파하지 못한 채 놀아났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특히 2016년 불발 쿠데타에 가담했다가 독일로 망명한 인사들을 인도해 달라는 터키 정부의 요구를 독일이 일축하면서 양국 외교 관계도 급속히 악화됐다. 독일 정부가 자국 내에서 터키의 개헌 찬성 집회를 불허한 뒤 터키 정부가 독일 특파원과 인권운동가들을 체포하면서 갈등은 더 깊어졌다. 이 과정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를 외교적으로 제재하려는 독일 정치권을 겨냥해 “나치즘적이고 파시즘적”이라고 비판해 독일내 감정에 불을 질렀다. 연초 터키가 구금 중인 특파원 등을 석방하면서 긴장이 누그러지긴 했지만 터키계 이민자 2세인 두 선수가 에르도안 대통령에 부화뇌동하는 것 아닌가 싶었던 것이다.이런 상황에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두 선수가 베를린 대통령궁으로 찾아왔다며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귄도간과 외칠이 날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면서 “당면한 오해를 푸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뿌리의 다양성에 대한 존중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모든 시민과 가치에 대한 헌신이라는 점을 말했다”고 적었다. 특히 그는 “외칠은 ‘나는 여기서 자라났고 국가에 충성한다’고 했고, 귄도간은 ‘독일은 명백히 나의 국가이고 (대표팀은) 나의 팀’이라고 했다”면서 이들의 확고한 국가관을 강조해 악화한 여론을 다독이려 했다. 두 선수는 요하임 뢰브 대표팀 감독과 함께 라인하르트 그린델 독일축구협회(DFB) 회장과도 면담했다. 그린델 회장은 에르도안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이 논란을 일으키자 “독일축구와 DFB가 추구하는 가치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다르다”며 “우리 선수들이 선거운동에 이용당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면담 후 그린델 회장은 “외칠과 귄도간은 어떤 정치적 신호를 보내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우리를 안심시켰다”고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앞서 귄도간은 둘 외에도 터키계인 세 번째 선수랑 함께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났으며 터키 학생들을 돕는 터키의 한 재단 관련 행사에 참석했다가 우연히 만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가족들의 조국 대통령을 만났는데 무례하게 굴어야 한다는 얘기인가?”라고 되묻고 “우리는 현직 대통령이고, 우리의 터키계 혈통을 지닌 그를 향해 예의바르게 행동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독일 대표팀은 다음달 27일 신태용호와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마지막 경기에서 맞붙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북·미 회담 새달 12일 개최] 트럼프 “특별한 밤… 한반도 비핵화 자랑스러운 업적될 것”

    [북·미 회담 새달 12일 개최] 트럼프 “특별한 밤… 한반도 비핵화 자랑스러운 업적될 것”

    트럼프 부부 새벽 2시 45분 마중 “꿈만 같다… 매우 매우 행복” 소감 취재진 200여명 붐벼 관심 반영석방된 미국인 3명이 탑승한 여객기는 예상보다 늦은 10일 오전 2시 45분쯤(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 활주로에 안착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탑승한 여객기는 이보다 앞선 2시 30분쯤 도착했다. 길게는 31개월간 고통의 시간을 보낸 한국계 미국인들의 무사 귀환을 환영하기 위해 두 대의 소방차를 이용해 초대형 성조기를 공중에 펼쳤다. 새벽 시간임에도 200명 이상의 기자들이 앤드루스 기지에 몰려들어 미국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그는 공군기지를 향하면서 트위터에 “그들(더이상은 인질이 아닌)을 환영하러 가고 있다”는 글을 올리면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이 북한에서 풀려난 자국민의 귀환을 현장에서 영접한 것은 매우 드문 케이스로 알려졌다. 공항에 도착한 트럼프 부부는 김동철·김학송·김상덕씨가 탄 여객기로 들어가 먼저 인사를 나눴다. 이후 트위터에 올린 여객기 안의 영상을 보면 이들은 편안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고, 김상덕씨는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할 때 가슴에 손을 얹어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몇 분 후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함께 여객기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귀환자들은 열렬한 환호에 화답하듯 두 팔을 들어 인사하고, 양손엔 승리의 브이(V)를 그려 보였다.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김동철씨는 “꿈만 같다. 우리는 매우 매우 행복하다”고 한국어로 말했고, 통역이 이를 기자들에게 전달했다. 김씨는 ‘어떤 대우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노동을 많이 했고, 병이 났을 때는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감격 어린 목소리로 “정말로 위대한 이 세 명을 위한 특별한 밤이다. 이 나라에 있는 것을 축하한다”면서 “우리는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이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억류자 석방과 더불어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은 많은 사람들이 기다린 한반도 비핵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곧바로 워싱턴DC의 월터 리드 육군 의료센터로 이송돼 검진을 받았다. 석방된 미국인들이 정보당국을 먼저 면담해야 하는 내부 규정에 따라 이들의 가족 및 지인들은 기지로 마중을 나오지 않았다. 세 사람의 석방은 북·미 정상회담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현실화한 성과다. 이들을 석방하는 것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고, 사전 석방설도 불거졌다. 이어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이들을 언급하며 “주목하라”라는 트윗을 올리면서 송환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9일에는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이들과 함께 돌아올 가능성도 점쳐졌다. 이어 김 위원장이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령’으로 이들의 송환을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하면서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드디어 미국으로 돌아가게 된 이들은 국무부가 공개한 성명을 통해 “우리를 집에 데려다 준 미국 정부, 트럼프 대통령, 폼페이오 장관과 미 국민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본 도쿄 인근의 주일미군 요코타 공군기지, 알래스카를 거쳐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백악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귀국 장면을 생중계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들도 트위터를 통해 앤드루스 공군기지가 이들을 맞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 등을 시시각각으로 올리면서 취재 경쟁을 벌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北 ‘조건부’ 핵 도발 모라토리엄… 북미 대화 탄력받는다

    北 ‘조건부’ 핵 도발 모라토리엄… 북미 대화 탄력받는다

    金 집권후 첫 핵 폐기 의사 밝혀 美 지난달 “비핵화 움직임 기대” 북미, 탐색 넘어 본격 대화 예상 北 “핵·재래식 무기 사용 안 해” 남북 정상회담 4월말 조기 개최 북미 대화 동력 끌어 올리기‘공’은 미국으로 넘어갔다. 다음달 말 제3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와 북한의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유예) 선언으로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를 정착할 전기가 마련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이 지난 5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 이뤄 낸 6개항의 합의는 앞으로 이어질 비핵화 논의에 결정적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사실상 처음으로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명백히 밝히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 대화를 시작할 명분을 얻게 됐다. 지난달 24일 세라 샌더슨 백악관 대변인은 평창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북·미 대화에 대해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약간의 움직임’을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인다면 테이블에 마주 앉을 수 있다는 의미다.대북특별사절단 수석특사를 맡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귀국 후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열고 “북측은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한은 비핵화와 북·미 관계 정상화를 의제로 미국과 대화할 수 있다는 용의를 밝혔고,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재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북·미 수교와 연결지어 해석되는 체제 안전 보장이란 전제조건을 달긴 했지만, 김정은 집권 이후 처음으로 핵을 폐기할 의사가 있음을 밝힌 것이다. 정 실장이 이르면 8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도록 한다면 탐색적 수준의 대화를 거치지 않고 북·미 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등 예상을 뛰어넘는 메가톤급 합의에 비춰 볼 때 정 실장 등 특사단은 전폭적 재량권을 갖고 협상에 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정 실장은 “미국에 북한의 입장을 별도로 추가적으로 밝힐 예정”이라며 공개한 내용 이외에 북한의 다른 진전된 언급도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예컨대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 등 추가적인 ‘선물 보따리’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대화 국면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이란 위험 요인도 희석됐다. 김 위원장은 특사단에 4월부터 재개될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하거나 재연기하지 않고 예년 수준으로 개최하는 것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핵·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겠다고도 확약했다. 대화를 지속하고자 특사단의 요구를 상당 부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 관계나 북핵 문제와 관련해 의미 있는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상당한 신뢰를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김 위원장을 ‘정상’이라고 지칭한 점도 눈에 띈다. 북한을 국가로, 김 위원장을 대화 파트너로 오롯이 인정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남북 정상회담 시기를 4월 말로 잡은 것은 북·미 대화의 동력을 최대한 끌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로 대화 분위기가 고조되고 남북 관계가 진전되면 미국도 북한과의 관계에 부담과 책임감을 느끼고 대화에 응할 것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상회담을 열면 보수 야권에 ‘선거용 회담’이란 비난의 빌미를 줄 여지가 있지만, 한 달여 앞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정무적 부담도 덜어 냈다. 2000년 1차 남북 정상회담과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이 모두 평양에서 열린 것과 달리 이번 회담은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다. 1차 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답방’을 약속해 당시 2차 회담은 서울이나 제주 등 남쪽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2차 회담 장소도 평양이었다. 참여정부는 이 문제로 회담 시작 전 북한에 끌려다닌다는 비판을 받았다. 회담 장소를 중간 지대인 판문점 ‘평화의 집’으로 정한 것은 남측의 요구를 반영한 결정으로 보인다. ‘분쟁의 공간’인 판문점에서 평화를 모색한다는 상징적 의미도 담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님 모셔와라” 서울역 광장 뒤덮은 태극기

    “박근혜 대통령님 모셔와라” 서울역 광장 뒤덮은 태극기

    토요일인 3일 서울 곳곳에서 보수단체들의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지난 3·1절에 대규모 집회를 벌인 지 이틀 만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무죄와 문재인 대통령의 퇴진을 외쳤다.이날 오후 2시 대한애국당 등으로 구성된 석방운동본부(운동본부)는 용산구 서울역 광장에서 3000여명 규모의 ‘박 전 대통령 탄핵무효 석방 촉구 집회’를 열었다. 운동본부는 지난달 27일 1심에서 징역 30년을 구형 받은 박 전 대통령의 무죄 석방을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문재인씨 정권 끌어내자”, “무능한 청와대 물러나라”고 외치며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서울역 광장 곳곳엔 ‘권력찬탈권력 몰아내자’, ‘살인적 정치보복 중단하라’, ‘박근혜 대통령님 모셔와라’ 등이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서석구 석방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지난 3·1절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6·25 전쟁을 북침으로 날조했다”며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가 경찰에서 출석 요구를 받고 있는 건 정부의 명백한 반란”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대한애국당이 지난 1월22일과 3월1일 미신고 집회를 연 것과 관련해 조 대표에게 경찰 출석을 요구한 바 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는 “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이 좌파 세력에 의해 탄핵됐다”며 “이에 150만명 보수 우파는 지난 3월 1일 집회에서 모여 힘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보수 세력은 지금 대통령을 인정하지 못한다”며 “문재인 정권을 몰아내는게 진실이고 정의”라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3시30분쯤 서울역 광장을 출발해 숭례문·종각역·세종문화회관으로 이어지는 행진을 시작했다.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다른 태극기 집회도 열렸다.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는 오후 1시30분쯤 중구 대한문 앞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 무효 집회 및 석방 촉구 집회’를 열었다.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도 종로구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참가인원 200여명 규모의 집회를 열고 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1절 태극기 집회 참여한 단체들…성조기 들고 기도

    3·1절 태극기 집회 참여한 단체들…성조기 들고 기도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1일 서울 동화면세점, 세종로소공원, 교보빌딩, 대한문, 서울역 등에서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한국교회총연합회 등 개신교 단체들은 오전 11시부터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구국과 자유통일을 위한 3·1절 한국교회 회개의 금식기도 대성회 및 범국민대회’를 열고 오후 4시부터 종로2가, 한국은행 등을 행진할 예정이다. 대한애국당은 오후 2시 서울역 앞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태극기 집회’를 가진 뒤 오후 3시부터 숭례문, 을지로1가, 종로1가, 안국로터리, 광화문로터리를 지나 세종문화회관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도 오후 2시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가진 뒤 오후 3시30분부터 한국은행로터리를 돌아 대한문으로 다시 돌아오는 행진을 한다. 세종로 소공원에서는 엄마부대 등이 오후 2시부터 집회를 갖고 광화문누각, 내자로터리, 신교로터리 방향으로 행진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 옥중서 67번째 생일…구치소 앞 지지자 몰려

    박근혜 옥중서 67번째 생일…구치소 앞 지지자 몰려

    박근혜 전 대통령의 67번째 생일을 맞아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서울구치소에 수백여 명의 지지자가 모였다.이날 오전 11시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 주변에 무궁화애국단 등 박 전 대통령 지지단체와 개인 자격 참가자 700여 명(경찰 추산)이 집결해 ‘박 전 대통령 생일 축하 집회’를 했다. 집회에는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과 남편 신동욱 공화당 총재,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 등도 참석했다.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을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했다. 또 이들은 케이크와 미역국, 떡을 올린 생일상도 차리고, ‘박근혜 대통령님 생신을 축하드립니다’라는 글귀가 담긴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들은 서울구치소 정문부터 인덕원역까지 2.8㎞를 왕복 행진하고, 저녁부터는 불빛 행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은 5개 중대와 여경으로 구성된 1개 소대 등 500여 명의 경찰력을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옛 새누리당 국회의원 공천 과정에 불법 관여한 혐의로 추가로 재판에 넘겨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정희 前대통령 탄생 100주년…멱살잡은 좌우

    박정희 前대통령 탄생 100주년…멱살잡은 좌우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한애국당과 보수 성향 단체인 ‘박근혜 무죄석방 천만인 서명운동본부’가 기념식을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했다. 대한애국당 등은 14일 오전 11시쯤 국립 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에서 탄생 10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과 남편 신동욱 공화당 총재, 보수단체 회원 등 800여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박지만 EG 회장도 기념식이 열리기 직전인 오전 9시께 묘소를 방문해 10분 동안 참배하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기념식은 개식사, 유가족 대표 인사, 박 전 대통령 연설 영상 시청, 추도가 연주, 묵념, 헌화·분향, 현충탑 행진 순으로 진행됐다. 조 의원은 개식사에서 “5천 년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지도자를 꼽는다면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박정희 대통령을 꼽는데 대다수의 국민이 주저하지 않는다”며 “박 전 대통령은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고 미래의 설계자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위대한 지도자의 따님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죄가 없다는 것을 국민이 다 안다”면서 “좌파 독재 정권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파괴를 바로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족 대표로 인사말을 한 박 전 이사장은 “아버지에 대한 평가가 갈리고 장기집권했다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대만, 터키 등에서도 장기집권이 있었다. 경제발전 과정에서 일정한 궤도에 올리기 위해 (지도자는) 장기집권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전 이사장은 “세종대왕도 32년간 장기집권하며 훌륭한 업적을 많이 남겼지만, 백성들의 먹고사는 문제는 결국 해결하지 못했다”며 “이런 차원에서 아버지 시대를 평가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기념식 내내 태극기, 성조기, 새마을 깃발 등을 흔들었고, “박정희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만세”를 외쳤다. 이들은 기념식이 끝난 뒤 삼삼오오 줄을 지어 박 전 대통령의 묘에 헌화하고 분향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 광장 앞에서 ‘제25차 박근혜 대통령 무죄 석방과 정치투쟁 선언 지지 범우파 국민 총궐기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집회와 행진에는 2천여 명이 참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US여자오픈 1~4위가 한국 출신” 여야 의원 22차례 박수에 ‘엄지척’ 화답

    트럼프 “US여자오픈 1~4위가 한국 출신” 여야 의원 22차례 박수에 ‘엄지척’ 화답

    연설문 수정해 22분→35분 늘어평창올림픽 성공기원 메시지 추가‘코리아’ 언급 76번 중 북한 27번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8일 국회 연설은 당초 예정된 22분보다 13분 늘어난 35분간 진행됐다. 백악관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영어 연설 원고는 모두 3500단어에 이른다.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코리아’(Korea)로 총 76차례에 걸쳐 언급됐고, 이 중 27차례는 북한(North Korea)을 지칭했다. 북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이날 오전 10시 45분 국회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17분여 늦은 11시 2분쯤 도착했다. 의원들이 이용하는 본청 2층 출입구가 아닌 1층 출입구를 통해 국회에 들어왔다. 푸른색 계열 넥타이를 맨 검은 정장 차림으로 왼쪽 가슴에는 성조기 배지를 달았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직접 1층 현관으로 마중 나가 트럼프 대통령 내외를 맞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층 의장 접견실로 이동해 정 의장, 심재철·박주선 국회부의장, 여야 원내대표단과 만났다. 환담 장소로 이동하는 도중 “아침에 비무장지대(DMZ)를 가려다 안개로 못 갔다. (국회 연설이 끝나고) 가볼 수 없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중국 방문) 일정상 안 된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쉬운 기색을 드러냈다고 한다. 환담장에서도 “다음에 오면 꼭 (DMZ에) 가고 싶다”고 언급했다고 김영수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회의장 입장 직전까지 연설문을 여러 차례 수정했다. 그로 인해 연설 시작 시간이 늦춰졌고, DMZ 방문 시 발표하려 했던 대북 메시지가 추가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나눈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대화를 감안하면 올림픽 성공 기원 메시지가 추가됐을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붐업이 걱정이다”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 이야기해 주면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제안했었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여야 의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환영했다. 본회의장 연설에는 여야 의원과 트럼프 대통령 수행단, 주한 외교 사절단 등 650여명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도중 강조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특유의 제스처와 함께 손을 힘껏 들어 보이기도 했고 북한 인권 문제를 언급할 때에는 목소리를 한층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US여자오픈 골프 대회 상위 4위가 모두 한국 출신이다. 축하한다”라고 하자 본회의장 곳곳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여야 지도부를 포함해 많은 의원들이 휴대전화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촬영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입·퇴장 시 기립박수를 포함해 총 22차례의 박수가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의석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높게 들어 올리며 화답했다. 이어 정 의장 및 의원들과 악수를 하면서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바른정당 지상욱 의원은 영어로 “대통령님, 로켓베이비(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를 거물로 만들지 마세요. 함께 그를 날려 버립시다”라고 말했다. 연설 전후로 ‘돌발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은 연설 시작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즉각 석방하라’는 피켓을 들었다가 방호원에게 제지당하며 본회의장 밖으로 끌려 나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도심 곳곳서 태극기집회 열려…윤창중 “文정부 추잡한 정치 보복”

    도심 곳곳서 태극기집회 열려…윤창중 “文정부 추잡한 정치 보복”

    14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된 다음 날이어서 집회 참석자들은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했다.이날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박근혜대통령구속연장결사저지국민행동 등의 주최로 열린 집회에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무효’, ‘무죄 석방’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 장소에 마련된 연단에 오른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우리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추잡한 정치 보복에 대해 분노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보수파 태극기 시민세력이 잡초처럼 들고 일어나는 강한 생명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을 ‘인민재판’, ‘마녀사냥’으로 규정하며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침묵을 깨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대반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영장 발부에 대해 우리는 모두 행동하는 보수 우파로 거듭나야 한다”며 “다시 광장과 거리로 나가 법치주의를 외치고 태극기 흔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 50분 현재 집회 참가자 수를 약 2000여명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집회가 끝난 뒤 대한문 앞을 출발해 광화문을 지나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인근까지 행진한다. 또 같은 시각 대한애국당 인사들이 만든 ‘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 석방 서명운동본부’는 혜화역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박 전 대통령 무죄석방 서명운동’을 벌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 추가 구속 반대”…朴지지자들 법원 앞 집회 계속

    “박근혜 추가 구속 반대”…朴지지자들 법원 앞 집회 계속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오전부터 잇달아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이달 16일 구속 기간 만료를 앞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이날 오후 결정한다. 지난 10일부터 법원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며 노숙농성에 들어간 ‘박근혜대통령구명총연합’, ‘서울대구치소청와대지킴이’ 등 지지단체들은 “박 대통령 추가구속 절대 반대”와 같은 현수막을 내건 채 자리를 지켰다. ‘박사모 애국지지자모임’은 오전 일찍부터 법원 앞 대로변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은 무죄이니 법원은 즉각 석방해야 한다”며 선전전을 펼쳤다. 이 밖에도 ‘박근혜 대통령 무죄 석방 1천만 운동본부’는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JTBC 손석희 사장을 무고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 구속 연장 여부 법원 심리…지지자들 “석방하라” 노숙농성

    박근혜 구속 연장 여부 법원 심리…지지자들 “석방하라” 노숙농성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 여부를 놓고 법원 심리가 열리는 10일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 앞에서 석방을 촉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하며 지난달 20일 부산 영도에서 출발, 이날 오후 서울까지 630㎞를 걸어왔다는 자유대한호국단 등 4개 지지단체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국토대장정 해단식을 개최하고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증거가 차고 넘친다더니 이제 와서 증거 조사를 위해 구속 연장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의 인권과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불구속 재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사모 애국지지자 모임 등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오전 9시부터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 모여 집회를 열어 태극기와 성조기 흔들며 “대통령에게는 죄가 없다”고 외쳤다. 박근혜대통령구명총연합도 정오부터 법원삼거리에 박 전 대통령의 사진과 ‘거짓선동에 기만한 마녀사냥과 인민재판, 역사가 기록하고 국민은 기필코 응징하리라!’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 등을 내걸고 석방 촉구 집회를 열었다. 대로변에서 선전전을 펼친 박 대통령 석방촉구 서명운동본부는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대비해 다음 주부터 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자택 앞에 집회 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속행공판에서 구속 연장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 측의 의견을 들었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피고인의 1심 구속 기간은 기소 시점부터 최대 6개월이라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은 이달 16일 24시에 종료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 ‘죄수 소방관’ 들어보셨나요

    [특파원 생생 리포트] ‘죄수 소방관’ 들어보셨나요

    “불과 마주하면 무섭기도 하지만 교도소 대신 여기에 있는 것이 행복해요. 그리고 보람도 있고요.”미국에 ‘죄수 소방관’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나라는 1960~70년대 경부고속도로나 제주도 5·16 도로 건설에 범죄자를 이용하기도 했지만, 인권과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국가에서 산불 진화 등 중노동에 죄수나 범죄자를 이용한다는 것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산불이 잦은 미 캘리포니아주의 범죄자들에게 ‘죄수 소방관’은 인기다. 교도소가 아닌 산불 진화 캠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생활을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주 정부는 일반 소방관(매달 평균 임금 3300달러)에 비해 매우 저렴한 비용(평균 500여 달러)으로 소방 인력을 충원하면서 연간 1억 달러(약 12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아끼고 있다. 캘리포니아 교정당국 관계자는 “캘리포니아 소방관 1만 2000여명 중 3분의1인 4000여명이 조기석방과 약간의 금전적 대가를 받고 산불 진화에 나서는 죄수 소방관”이라면서 “주 정부와 죄수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죄수 소방관 제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지역에는 한 해 평균 크고 작은 산불이 5000회 이상 발생한다. 2010년에는 한 건의 산불로 46만 에이커(약 5억 6300만평)를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기도 했다. 산세가 험하면서 우기가 짧은 탓에 산불이 쉽게 일어나고 진화도 어렵다. 1년 내내 험준한 산에서 산불과 마주하는 캘리포니아 소방관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기피 직업 중 하나로 알려졌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 ‘죄수 소방관’이다. 먼저 약물이나 알코올 관련 등 범죄 사안이 가볍고 비폭력적인 수감자 가운데서 신청을 받는다. 그렇다고 수천명의 신청자 모두가 소방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차적으로 교정당국의 선택을 받은 이들은 체력 테스트를 거친다. 또 4주의 기초 훈련을 마쳐야 비로소 ‘죄수 소방관’이 된다. 이들은 비교적 자유로운 생활을 한다. 교도소가 아니라 담장이 없고 열린 기숙사에서 민간 소방관들과 함께 생활한다. 식사의 ‘질’도 교도소와 비교할 것이 안 된다. 양질의 스테이크와 새우를 마음껏 먹을 수도 있다. 또 가족들이 방문하면 바비큐를 즐길 수도 있고, 캠프 내 작은 숙소에서 최대 3일간 가족과 지낼 수 있다. 한 죄수 소방관은 “교도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자유가 주어지는 것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보통 캘리포니아 죄수들은 하루 모범 생활을 하면 하루 복역일이 줄어든다. 하지만 죄수 소방관들은 하루 산불 진화에 투입되면 복역일이 이틀 준다. 따라서 1년에 100일 정도 산불현장에 투입된다면 하루 자연 감소분과 이틀 특별 감소분을 더해 1년 정도의 형기가 줄어드는 것도 장점이다. 특별 급여도 나온다. 하루에 기본 2.56달러에 산불현장에 투입되면 시간당 1달러의 수당이 더해진다. 일반 교도소 죄수들의 시간당 노역장 임금인 8~95센트에 비해 높은 편이다. 죄수를 소방관으로 쓰는 것을 ‘착취’로 보는 시각에 대해 소방당국 관계자는 “강요가 아니라 자신의 선택에 의한 것”이라면서 “교도소로 돌아가겠다고 하면 바로 돌려보낸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금요 포커스] 소년법 폐지 신중하게 접근해야/이유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금요 포커스] 소년법 폐지 신중하게 접근해야/이유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시작된 소년법 폐지 청원으로 인해 연일 찬반 논란이 뜨겁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과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과 같이 흉악한 사건이 발생하면 사회구성원은 사회 안전에 대한 두려움과 피해자에 대한 연민이 폭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두 개의 사건은 청소년에 의한 흉악한 범죄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성격의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논의가 혼재되어 있을 뿐 아니라, 경미한 소년 사건까지 대상으로 하고 있는 소년법에 대해 폐지라는 극단적인 주장이 제기되고 보니 논의 과정에 많은 혼란이 야기되고 있어 이에 대해 검토해보고자 한다. 먼저 소년법의 폐지는 이루어질 수 없는 제안이다. 우리나라가 가입하고 있는 유엔아동권리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에서는 소년법과 같은 특별법을 갖추도록 권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직 미성숙한 청소년을 성인과 동일하게 처벌한다는 것은 역차별일 수 있기 때문이다. 1989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이 협약은 아동을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닌 존엄성과 권리를 지닌 주체로 보고 이들의 생존, 발달, 보호, 참여에 관한 기본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다음으로 소년법 적용 대상을 현행 19세 미만에서 18세 미만으로 낮추자는 의견이 있는데, 이는 민법상의 미성년자 보호나 형법상의 책임론 등 전체 법체계를 고려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현행 14세에서 12세로 낮추자는 의견도 있다. 청소년의 사리분별 능력과 신체발달이 향상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요즘의 청소년이 신체발달에 비해 사리분별 능력이 향상되었는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청소년기도 연장되어 20대가 되어도 부모에게 의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세계 각국의 형사미성년자 규정을 살펴보면 다양한 연령이 있지만 14세 미만으로 정하고 있는 나라가 40여개국으로 가장 많고, 12세 미만으로 정하고 있는 나라는 17개국에 불과하다. 특히 우리나라 법체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독일과 일본 형법이 우리와 마찬가지로 14세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역시 형사미성년자를 14세로 규정한 형법 제9조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결정한 바 있다. 특정강력범죄를 저지른 소년에 대해서는 소년법의 적용을 배제하거나 18세 미만이라도 사형이나 무기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소년법 폐지와 마찬가지로 유엔아동권리협약 위반이다. 협약에 따르면 유죄로 인정된 18세 미만자를 위한 특별법을 마련해야 하고, 사형이나 석방 가능성이 없는 종신형은 부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논란이 되고 있는 주장 중에서 사형이나 무기형의 죄를 저지른 경우 그 형을 완화해 적용하는 최대 유기징역형을 상향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고려해 볼 여지가 있다. 그 대상자는 대부분 살인 등 특정강력범죄를 저지른 경우일 것이므로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의 개정을 통해 조기 석방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다소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인구절벽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사회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청소년 인구는 점점 줄고 있으며 전체 인구에서 청소년 인구가 차지하는 구성비도 낮아질 전망이다. 이러한 시대에 한 명 한 명의 청소년이 너무나 귀한 실정이다. 잔혹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해서 그 사건에만 매몰되기보다는 사회 전체 속에서 청소년을 바라보고 방황하는 청소년을 잘 보듬어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지금 시대의 기성세대가 해야 할 일이다. 이번 기회에 소년법과 관련 법률의 개정을 통해 법적, 사회적으로 미비했던 부분을 개선해 나간다면 소년 보호를 위해서도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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