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전/참기름/시금치/위암발병률 줄인다
◎이정권·안윤옥교수/위암식이습관 상관관계 첫 조사/찌개류·생선구이·염장식품 많이 먹으면 “위험”
「위암의 덫을 피하려면 찌개류나 생선구이를 삼가고 녹두부침·고기전·참기름등을 섭취해야 한다」
식이습관과 국내에서 발생하는 전체 암의 25%를 차지하는 위암의 상관성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가 지난달 28일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열린 「93 기초의학 학술대회」에 보고됐다.
위암과 식이습관의 관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몇차례의 동물실험 연구가 있었지만 한국인을 직접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양대의대 이정권교수(가정의학)·서울대의대 안윤옥교수(예방의학)는 지난 88년 6월부터 2년6개월동안 위암환자 2백13명과 정상인 2백13명을 대상으로 총 64종의 음식섭취 빈도,과거 병력,가족력,흡연과 음주습관,기호품 섭취,냉장고 사용정도등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찌개류(생선찌개·된장찌개·고추장찌개),생선구이,젓갈류,염장채소(김치 포함),소금,고추가루를 많이 섭취한 사람이 상대적으로 위암 발병위험도가 높았다.이와 달리 녹두부침,두부,양배추,시금치,고기전,참기름을 많이 먹는 사람의 경우엔 발병률이 낮았다.또 같은 식품일지라도 불고기·등심구이·생선구이등 구운 음식과 염장음식은 위암 발병위험도가 증가한 반면 튀김과 전은 감소,조리방식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식이습관 말고도 흡연과 가족력이 위암발생과 상관성이 컸고,특히 20세 이전에 냉장고를 사용했거나 그 사용기간이 길수록 발병위험도가 낮았다.
냉장고 사용기간과 위암 발병위험도가 반비례한 것은 식품을 냉장고에 넣어 두면 염장할 필요가 적어져 자연히 소금섭취가 줄어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교수는 『이번 연구로 한국인의 위암발병률이 높은 이유가 염분의 과다 섭취,음식의 조리방식에 기인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음식을 태우면 발암물질인 타르와 돌연변이성 물질이 생성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위암은 초기에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증세가 있다 하더라도 약간의 소화불량이나 상복부 불편감을 느끼는 정도이다.따라서 위암으로 진단된 우리나라 환자의 90%가량은 이미 진행단계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으며 조기 진단된 환자는 최근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0%선에 머무르는 실정이다.
서울대병원의 최근 위암치료 성적을 보면 조기 또는 1기위암은 95%이상,2기는 70%,3기는 25%남짓 완치가 가능하다.
결국 위암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1차적으로 음식물 조절이 관건이지만 2차적으로는 가족중에 위암환자가 있는 40세 이상인 사람,소화불량·상복부 불쾌감등의 이상을 느끼는 40세 이상의 사람은 조기진단을 받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