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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문대 교육혁명] (9) 미국 듀크대

    [명문대 교육혁명] (9) 미국 듀크대

    |더램(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주병철 문소영특파원|‘미래학문을 선점한다.’ ‘남부의 하버드’로 불리는 듀크대 서쪽 캠퍼스의 퍼킨스도서관 맞은 편의 앨런관. 고풍스러운 고딕양식의 3층짜리 건물은 총장 학장 교무처장 등 주요 보직 교수들의 집무실이다. 요즘들어 이곳은 도서관 못지않은 학문적 열기로 가득하다. 여름방학이지만 수뇌부들이 거의 매일 출근해 머리를 맞댄다. ●지구촌 건강 등 4가지 테마 발굴 육성 최근 재단이사회에서 통과된 5개년 전략보고서(2006∼2010년)의 구체적인 실천 로드맵을 만들기 위해서다. 가을학기가 시작되는 9월 이전까지는 마칠 계획이다. 보고서의 핵심은 학부와 일반·전문대학원의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수평적·수직적인 융합을 통해 시대적 조류에 맞는 새로운 학문의 영역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앞으로 6∼8년간 13억달러(약 1조 3000억원) 가량이 투입된다. 연구 대상은 ▲지구촌 건강 ▲두뇌·정신·유전자·행동 ▲이상기후와 지구과학 ▲두뇌 과학과 영상(Imaging) 등 지구촌의 현안, 인간생명 등과 관련된 4가지 테마다. 학문교류 및 국제화 연구센터의 롭 시코스키 소장은 “이번 보고서는 21세기 지구촌의 현안을 학문적으로 다양하게 접근하는 시도”라며 “새로운 학문적 어젠다를 발굴해 내는 과정에 잠재적 학문영역(Emerging field)을 선점하고, 이를 통해 얻은 학문적 지식을 사회로 환원시키는 것이 주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검토되는 방안은 학부 또는 대학원 차원이 아닌 대학 본부가 주도하는 테마별 기관 또는 센터를 설립하는 것이다. 예컨대 ‘지구촌 건강’이란 테마의 연구소를 설립하고, 산하에 학부 및 대학원생을 위한 강좌, 박사과정 또는 박사후과정(postDoc) 등을 위한 연구·실험 프로그램 등을 둔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노령화에 관심이 많은 경제학과 학생이 자신의 전공 과목외에 이곳에 개설된 강좌의 일부를 이수하면 전공학위 외에 새로운 분야의 자격증이나 학위를 받게 된다. 학문 교류 프로그램 운영 담당자인 셀레스트 리는 “지난 5년간의 학문교류가 기존 학문간의 단순한 결합이었다면 이번 시도는 학부와 대학원의 영역을 뛰어넘는 테마별 학문 연구라는 점에서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학측은 이같은 계획의 성공 여부는 역량있는 교수 영입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존 버니스 대외부총장은 “최근 인문학부에 아이비리그 등 명문 대학의 젊고 유능한 교수들을 대거 영입했다.”며 “특히 학문적 융합을 전제로 채용한 경제학과의 경우 교수들이 상당히 만족해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 학자영입 학문적 융합 꾀해 듀크대는 철저히 수요자 중심의 대학을 지향하고 있다. 신입생들에 대한 배려에서 두드러진다.3곳의 캠퍼스 중 동쪽 캠퍼스는 1학년 전용이다. 학교 생활의 적응을 돕기 위해서다. 기숙사, 식당, 영화관, 도서관 등이 잘 갖춰져 캠퍼스내 생활이 가능하다. 특히 1학년만을 대상으로 한 포커스 프로그램은 이 대학만의 독특한 테마별 수업방식이다. 유전자, 자유, 예술, 사회적 관념 등과 같은 테마를 놓고 다각적인 시각으로 토론하고 공부한다. 교수와 학생간의 친교 프로그램도 좋다. 신입생 개개인의 학교생활을 도와주는 담당교수제가 있다. 교수 1명당 소수의 학생으로 구성되는 소그룹 친교모임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학교측은 학생들과의 교류에 필요한 식사비 등의 명목으로 교수 한명당 연간 1000달러를 지원해 준다. 학장이 따로 교수 1인당 한 달에 100달러를 준다. 학생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라는 의미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 다양한 의견 교환을 목적으로 이뤄지는 ‘브라운 백 미팅’도 활발하다. 학생은 자신의 연구 아이디어를 완성하는데 도움을 받고, 교수는 자신의 연구계획을 동료 교수나 학생들로부터 지적을 받거나 아이디어를 얻는다. 신입생을 위한 커리큘럼 상담제,2학년때까지 정해야 하는 전공 과목 선택을 지도해 주는 전공상담제,1·2학년을 위한 교수-학생과의 공동연구제, 졸업 뒤 취업지도를 맡는 커리어 센터 등은 학부모들이 더 좋아한다. ●테마별 수업등 수요자 중심 커리큘럼 한무영 물리학과 교수는 “하버드 등 아이비리그 대학 교수들은 연구대학 중심이라 학부생들이 이름난 교수들의 강의를 듣기가 쉽지 않고 교수들도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듀크대는 연구만큼 수업을 중시하기 때문에 교수와 학생간의 학문적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무디면 교수가 버티기 힘든 곳이 듀크”라고 설명했다. 100년도 안되는 비교적 짧은 역사의 듀크대가 급부상하는 것은 미국 역사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1960∼70년대까지만 해도 테네시주의 밴더빌트대학이 남부에서 더 유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남부의 돈 있는 유력인사들이 북부의 명문대학에 맞서려면 규모가 큰 듀크대에 재정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듀크대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bcjoo@seoul.co.kr ■ 메디컬센터 왜 강한가 |더램(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주병철특파원|듀크대 메디컬센터(의대와 병원을 합친 이름)의 김성욱(37) 연구교수는 영국 런던대 킹스칼리지에서 미생물 분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고민 끝에 1999년 이곳으로 왔다. 3년 뒤 인체 내 스트레스 반응 유전자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옥시-R’란 단백질을 찾아내 세계 최고의 생명공학 학술지인 셀(Cell)지에 논문이 게재되는 기쁨을 맛봤다. 김 교수는 “연구 시설과 분위기가 다른 의과대학보다 더 낫다는 당시 판단이 열매를 맺게 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메디컬센터는 연구분야를 중시하는 다른 대학과는 달리 연구·진료(병원)·교육(의대) 등을 균형있게 발전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분야의 경쟁력은 통상 국립보건원(NIH) 등에서 받는 연구비 수주 규모가 중요한 기준이다.2004년도 NIH 집계에 따르면 메디컬센터의 연구비 수주규모는 3억 500만달러(약 3000억원)로 미국 의대 가운데 6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6위다. 메디컬센터는 암, 노인성질환(노화·알츠하이머 등), 심장, 순환기 분야에서 유명하다. 특히 심장병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은 유방암의 유전자를 밝혀낸 뒤 조기진단과 진료부문에서 인정받고 있다. 인근의 산학단지인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RTP)와의 연계로 의학연구에 따른 신약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뛰어난 의료진과 요양에 적합한 전원도시라는 점 때문에 미국내·외 부유한 노인층과 아랍 부호들이 이곳을 선호한다. 독특한 커리큘럼도 인기다. 통상 2학년 때까지 배우는 기초과학 분야를 1학년 때 끝마치게 하고,2학년 때는 진료를 익히게 한다.3학년 때는 연구과정,4학년 때는 진료과정으로 되돌아온다. 진료만 2년을 하는 셈이다. 의대생들의 학비(연간 5만달러)는 비싸지만,7년간에 걸쳐 MD(Medical Doctor·의사)과정과 Ph.D(학위박사)과정을 동시에 밟는 학생에게는 학비를 전액 지원하고 생활비(연간 2만달러 가량)도 보조해준다.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해서다. bcjoo@seoul.co.kr ■ 유학생이 본 듀크대 |더램(노스캐롤라이나주) 문소영특파원|한국인 학생 유경수(경제학과 3년)씨와 염보영(바이오메디컬엔지니어링 2년·여)씨를 통해 듀크대 입학 및 대학생활을 들어봤다. 유씨는 시민권자이고, 염씨는 고등학교 때 조기유학해 메릴랜드 기숙학교를 졸업했다. ▶듀크대를 선택한 이유는. -(염)전공인 바이오메디컬엔지니어링(BME) 분야에서 듀크가 미국대학 중 2위인데다 듀크 BME를 졸업한 학생을 미국에서 인정해 주기 때문이다. ▶장학금 등 재정지원은. -(유)다양한 펠로십이 있어 특출한 학생들은 4년 전액장학금을 받는다. 시민권자이기 때문에 연간 3만 3000달러의 학비 중 대부분을 지원받아 1만 3000달러만 낸다. 유학생들은 삼성 등 한국의 대기업들이 지원하는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시민권자들은 그런 혜택을 못받는다. ▶듀크에 입학하려면. -(유)명문대 입학의 필수조건인 SAT, 봉사활동, 리더십활동 등이 특출해야 한다.SAT 점수는 기본적으로 1400점 이상 받아야 한다. 하지만 SAT가 다소 부족해도 학업에 대한 열정, 봉사활동의 결과, 에세이 등이 좋으면 입학할 수 있다. ▶기숙사 및 대학생활은. -(염)1학년때부터 3학년때까지는 모두 기숙사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인 친구들과 관계가 좋다. 특히 외국 학생들은 학과관련 정보를 빠르게 알아내기 때문에 도움을 많이 받는다. -(유)학생들이 듀크의 문화를 공유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한국 학생들은 1∼2학년때 여유를 갖고 3∼4학년때 열심히 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듀크대는 일찍부터 다양하게 공부에 열중하게 만든다. symun@seoul.co.kr ■ “소수인종 배려 확대 올해 신입생 40%로” 피터 랑게 교무처장 |더램(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주병철특파원|대학개혁을 총괄하는 피터 랑게 교무처장을 만났다. 하버드대 정치학 교수 출신으로 1981년부터 듀크대에 몸담았다. ▶학문적 융합의 궁극적인 목적은. -1차적으로는 새로운 학문 영역 개척이다. 다양하게 축적된 지식을 사회로 환원시켜 내는 것은 그 다음 목표다. 학문이 효과적인 정책으로 이어진다면 학문의 실질적인 가치가 있을 것이다. ▶학문적 융합은 다른 곳도 하고 있지 않나. -듀크대는 상호 융합이 아닌 다(多)학문간의 융합이다. 로스쿨·경영대학원(MBA)·메디컬센터 등 전문대학원이 있기 때문에 시너지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본다. ▶이번 전략의 성공 여부는. -돈이다. 전체 재원 가운데 3억달러(약 3000억원)는 기부금 조성으로 충당된다. 학과별로는 인다우드 체어(Endowed Chair·특정인이 특정 학과나 분야를 위해 낸 기부금의 운용수익 등으로 봉급을 받는 학과장 또는 교수) 제도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소수인종에 대한 배려가 적은 대학으로 알려져 있는데. -전체 학생의 37%가 소수인종이다. 이번 신입생은 40%로 늘었다. 이들에게 문호를 더 개방하고, 장학금 혜택도 더 늘릴 것이다. ▶아시아지역 학생들에 대한 선발은. -한국을 비롯해 이 지역을 매년 1차례씩 방문한다. bcjoo@seoul.co.kr
  • 한·미FTA 1차협상 결산

    한·미FTA 1차협상 결산

    |워싱턴 이영표특파원|지난 5일부터 9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차협상이 막을 내렸다. 당초 ‘탐색전’을 예상했지만 농업과 자동차 세제개편, 개성공단의 원산지 규정, 무역규제 등에서는 ‘본게임’을 방불케 하는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물론 협상이 진행된 15개 분야 가운데 11개에서 ‘통합협정문’이 작성돼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들 분야에서도 의견차가 적지 않아 7월10일부터 14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2차협상에서는 더욱 힘든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특히 2차 협상에서는 두 나라가 ‘히든카드’를 내보일 것으로 보인다. ●농업 등 핵심 쟁점은 제자리 이번에 통합협정문이 마련된 분야는 노동, 경쟁, 상품무역, 원산지·통관, 투자, 서비스, 금융서비스, 통신·전자상거래, 지적재산권, 환경, 분쟁해결 등 11개 분야이다. 하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양측의 주장을 협정문에 ‘괄호처리’로 병기한 조항은 60%로, 사실상 ‘무늬만 통합안’인 셈이다. 농업, 섬유, 위생검역(SPS), 무역규제 등 4개 분야에서는 통합협정문을 만들지 못했다. 농업 분야에선 쌀 문제가 포함되지 않았는데도 미국은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도입에 난색을 표명했고, 농수산물유통공사 등의 쌀 국영무역방식도 철폐를 요구했다. 생산자단체에 ‘저율관세수입물량(TRQ)’을 배분하는 방식도 문제를 삼았다. 반면 섬유 분야에서 우리측이 요구한 무(無)관세와 보조금 철폐에 미국측은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대신 미국은 원사(原絲)의 생산지에 따라 섬유제품의 원산지를 규정하는 ‘얀 포워드’의 도입을 요구했다. 우리나라는 원사를 대부분 수입하기 때문에 ‘얀 포워드’ 방식이 적용될 경우 불리할 수밖에 없다. 개성공단 문제는 미국이 “북한은 한국 영토가 아니다.”라며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美 재계입장 반영한 무리한 요구 배기량 3000㏄ 이상의 자동차를 주로 수출하는 미국은 한국의 자동차 세제를 배기량이 아닌 가격 기준으로 고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국은 세제 문제가 지방세와 직결됐다며 거절했다. 자동차세로 들어오는 지방세수는 연간 3조원에 이른다. 의약품·의료기기 분야에서는 보건복지부의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미국이 이의를 제기했다. 효과가 인정된 신약이라도 특정 기준을 거쳐야만 건강보험이 적용되도록 한 방침에 미국은 불만이다. 미국에서 반덤핑 발동의 남용을 막으려는 무역규제 분야에서 미국은 관련 법령의 약화를 초래하는 논의는 어렵다고 우리측 주장을 일축했다. ●7월 ‘본게임’ 치열한 접전 예상 1차 협상에서 미국이 교육과 의료서비스 분야의 시장 개방에 별 관심이 없다고 밝힌 것은 큰 소득이다. 조기유학 등으로 상당수의 국내 학생들이 미국행을 택하는 상황에서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게 미국측의 판단이다. 경쟁 분야에서 정부의 독점 및 공기업 지정권리를 미국이 인정한 점도 성과로 평가된다. 하지만 2차 협상에선 불꽃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일단 통합협정문이 작성된 11개 분야에 대해 관세 철폐나 인하의 수준을 놓고 양측의 입장을 개진하는 ‘양허안’과 서비스 분야에서 개방 불가를 선정하는 ‘유보안’이 제출된다. 이 과정에서 미국측이 요구하는 위생검역위원회 상설이나 미국 내 섬유산업의 세이프가드 등에 대해 우리측은 농산물 세이프가드 도입 등으로 협상을 시도하겠지만 합의점 도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tomcat@seoul.co.kr
  • [명문대 교육혁명] (6) 프랑스 에콜 폴리테크니크

    [명문대 교육혁명] (6) 프랑스 에콜 폴리테크니크

    |팔레조(프랑스) 함혜리특파원|자비에 뒤샤텔(22)은 에콜 폴리테크니크 2학년생이다. 어려서부터 수재 소리를 들었다. 특히 수학과 물리에 뛰어났던 그는 명문 루이 르 그랑 고등학교의 준비학교를 거쳐 프랑스 최고의 인재들이 모이는 에콜 폴리테크니크에 2004년 가을 입학했다. 자비에는 1학년 때의 인성교육 및 리더십 실습과정을 거치면서 가치관이 바뀌었다고 말했다.1학년 때 6개월 동안 해외 파병군이 배속된 육군에서 부지휘관으로서 장교경험을 했다. 그는 “정확한 판단력을 지닌 리더가 있을 때 조직이 효율적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배웠고,1000명이나 되는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를 조금이나마 익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입학전 7개월간 軍·사회단체 등 활동의무화 프랑스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최고의 명문 그랑제콜 에콜 폴리테크니크의 교육은 이렇게 삶의 현장에서 시작된다. 에콜 폴리테크니크는 철저한 이론 교육과 함께 4년 교육과정 중 15개월을 현장 실습에 할애한다. 종합적이고 균형적인 시각, 현장감각을 지닌 전문 엘리트를 만들기 위해서다. 에콜 폴리테크니크는 매년 50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중 400명은 프랑스 국적이고,100명은 외국인 학생이다. 올해 프랑스 국적 400명 선발에 5000여명이 응시했다. 지난 10∼15일 필기시험을 치른 응시생들은 구두시험(6월14일∼7월11일)과 체력테스트까지 거쳐야 한다. 엄격한 선발과정을 통과한 학생들이 입학과 함께 시작하는 것은 학교공부가 아니다. 학생들은 9월에 입학하면 1개월 동안 알프스의 산악지대에 있는 군 훈련소에서 합숙하면서 체력단련과 지도와 나침반 등으로 길을 찾는 오리엔티어링 등 훈련을 받는다. 팀워크가 무엇인지를 배우는 게 합숙훈련의 주요 목적이다. 팀별로 과제를 달성해야 하므로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것을 배운다. 어려움에 처한 동료를 돕는 것도 익힌다. 이후 7개월 동안 학생들은 군대에서 지휘관 훈련을 받거나 사회단체나 공공기관, 학교 등에서 일을 한다.70% 정도가 육·해·공군의 군사훈련에 지원해 지휘관의 역할을 익힌다. 나머지 30%는 변두리 지역의 학교나 경찰서, 적십자, 응급구조대, 재활병원 등에서 팀의 리더를 맡아 일한다. 첫 실습이 끝나면 에콜 폴리테크니크에서의 본격적인 학교수업이 시작된다.1학년 말 4개월 동안 고등수학, 물리학, 기계학, 컴퓨터공학 등 수업을 받은 뒤 2학년에 올라가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이공계 학문과 함께 경제학, 철학, 상식, 외국어 등을 익힌다. 교환학생으로 에콜 폴리테크니크 3학년에 재학중인 박진형(카이스트 수학과 4학년)씨는 “한국에서 대학 1∼3학년 때 배우는 내용을 이미 준비학교에서 입학시험 준비를 하면서 완벽하게 익혔기 때문에 수학과 물리에서 학생들의 기초가 매우 탄탄하다.”면서 “이곳 2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수준이 한국의 대학원 수준 정도로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일반 군인이나 사회단체의 조직을 리드하는 경험을 한 학생들은 3학년에 올라가기 직전 방학 때 1개월 동안 또 다른 삶의 현장을 체험한다. 개인별 전공분야(복수전공)를 선택하는 것은 기초과목을 모두 섭렵한 뒤인 3학년(영·미식 석사과정)에 올라가면서다. 전공분야를 늦게 선택하도록 하면서 모든 과학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나, 다양한 체험을 하도록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6개월의 전공 심화 수업을 받으면 학교 수업은 모두 끝난다.3학년의 나머지 3개월 동안 학생들은 자기 전공분야와 관련 있는 기업체나 연구소에서 현장 실무교육을 받는다. 다른 이공계 그랑제콜들의 경우 보통 3년 과정이지만 에콜 폴리테크니크에서는 1년간의 전문화 과정이 추가된다. 학생들은 6개월 동안 다른 이공계 그랑제콜이나 외국의 대학에서 연수를 받고,6개월 동안 국내외 기업현장에서 실습을 해야 모든 과정이 마무리된다. ●4년과정 중 15개월 실습… 전문화과정도 1년 길어 그랑제콜 출신들은 해당 학교를 졸업하면 곧 관리직이나 관료집단에 들어간다. 어린 나이에 사회 저변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관리자가 되기 때문에 현실성이 결여된다는 지적을 받는다. 철저한 이론 교육과 현장실습 위주의 교육으로 이런 결함을 극복하고 있다. 크레퐁 부총장은 “최고의 엘리트 공학도가 되려면 이공분야에서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지식을 갖는 것뿐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 필요한지를 알아야 한다.”면서 “에콜 폴리테크니크 졸업생들이 정부 조직이나 각 기업체에서 환영받는 이유는 탄탄한 전문지식과 현장감각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소속인 에콜 폴리테크니크의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국가공무원의 신분이 된다. 무상 교육 외에 국가로부터 매달 700∼750유로(약 84만∼90만원)의 봉급을 받는다. 일정기간 공무원 생활을 해야 하지만 기업에 취직해 산업현장이나 금융계로 가는 경우가 절반을 넘는다. 졸업생들의 진로는 산업체 30%, 행정부처 25%, 연구소 15%, 금융분야 13%, 엔지니어링 서비스 분야 9% 등이다. 현재 프랑스 증시에 상장된 5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의 최고경영자가 에콜 폴리테크니크 출신이다. lotus@seoul.co.kr ●프랑스 그랑제콜이란 프랑스는 자유와 평등사상에 투철하지만 교육에서는 평준화에 치우치지 않고 수월성을 중시한다. 모든 국민들에게 대학까지 무료로 다닐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면서도 분야별 전문 엘리트들을 배출하는 그랑제콜(Grandes Ecoles)을 육성하는 이유다. 그랑제콜은 18세기 말과 19세기에 국가의 다양한 필요에 맞는 엔지니어와 기술관료들의 교육을 담당하려고 세워진 특수학교들이다. 이공, 인문, 경영, 예술 등 각 분야에 걸쳐 전국에 300여개가 국립, 관립, 사립 등의 체제로 운영된다. 그랑제콜은 바칼로레아(대입자격시험)를 통과한 학생이면 누구든 진학할 수 있는 대학과는 다르다.2∼3년의 준비학교 과정을 거친 뒤 입학시험(콩쿠르)을 통과해야 입학할 수 있다. 그랑제콜 1학년은 미국대학 3학년에 해당한다. 준비학교도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프랑스에서는 매년 80만명이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이중 과학 바칼로레아를 통과해 고등교육 기관으로 진학하는 학생은 13만명 정도. 이 가운데 상위 8∼10%(약 1만∼1만 3000명)의 학생들만이 전국 480개 고교가 개설한 그랑제콜 준비학교에 들어가 실력을 쌓은 뒤 원하는 학교에 복수 지원한다. 상위 50위내에 들어가는 명문 국립 그랑제콜에 입학하기 위해 재수하는 학생들도 많다. 아예 포기하고 대학에 편입하는 학생들도 있다. 재불과학자 최경일(유텔삿 근무) 박사는 “정부나 기업체의 요직을 그랑제콜 출신들이 독식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병폐라고 지적될 수 있지만 대다수 프랑스 국민들은 그랑제콜 출신들의 능력을 인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 우수 인재·기업과 ‘두뇌교류’ 활발 |팔레조(프랑스)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인들은 에콜 폴리테크니크를 ‘X’라는 별칭으로 부른다. 수학문제가 X라는 기호에 담긴 비밀을 풀어내야 하듯이 기술장교를 배출하려고 특수사관학교에서 출발한 이 학교는 1794년 개교 이래 프랑스가 풀어야 했던 많은 문제들의 해답을 제공했다. 에콜 폴리테크니크는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15㎞ 떨어진 팔레조에 있다. 녹색의 잔디와 쭉쭉 뻗은 플라타너스, 잔잔한 호수가 어우러진 캠퍼스를 둘러보면 이 학교의 학생들에게 프랑스가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를 알 수 있다. 8개의 대강당과 50여개의 소강의실, 학생 식당 등이 있는 본관 건물 외에 연구단지,1000명의 학생들이 생활할 수 있는 기숙사, 도서관, 보건소 등이 갖춰져 있다. 특히 조정, 승마, 축구, 럭비, 수영 등 16가지의 스포츠 시설은 완벽에 가깝다. 규모와 시설면에서 프랑스에 있는 일반 대학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 학교의 총장인 자비에 미셸 장군은 “지난 200여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으나 탄탄한 전문지식과 진취적인 세계관을 지닌 미래의 지도자를 배출한다는 설립취지는 변하지 않았다.”면서 “엄격한 선발과정을 거쳐 입학한 프랑스 최고의 인재들이 최고의 전문 엘리트가 되도록 최고의 환경에서 교육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콜 폴리테크니크는 국제사회에서 세계 명문대학들과 경쟁하기 위해 최근 외국인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기 시작했다. 외국의 우수한 인재들을 확보하기 위해 2년 전부터 20개 분야에 마스터클래스(석사과정)를 개설했다. 박사과정도 운용 중이다. 외국의 이공계 명문대학과 교환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산학협동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외 기업들과 특정 주제에 대해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부터 이 프로그램에 동참했다. lotus@seoul.co.kr ■ 외국학생 전액장학금… 생활비도 제공 |파리 함혜리특파원|진예진(26)씨는 ‘X2001’이다. 프랑스에서도 가장 들어가기 힘들다는 에콜 폴리테크니크의 2001년도 입학생이다. 이 학교의 학부과정에 한국국적으로 정식 입학해 ‘엥제니외르(매니징 엔지니어)’ 학위를 획득한 사람은 진씨가 유일하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어머니, 형과 함께 프랑스에 조기유학을 왔다. 고등학교와 준비학교 2년을 마치고,1년의 재수 끝에 이 학교에 입학했다. 지난 3월 졸업과 동시에 유럽 최대의 종합건설자재회사인 생고뱅의 자동차 유리제조 파트 ‘생고뱅 세퀴리트’에 입사,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수업과정에서 특이한 점은. -수업내용은 다른 그랑제콜과 비슷하지만 실습과 운동이 많은 것이 특이하다. 실습을 매 학년마다 한번씩 가야 한다. 운동시간은 일주일에 6시간이나 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현장 감각을 갖게 된다. 팀워크도 기르게 되는 것 같다. ▶학비문제는. -프랑스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군 공무원 자격을 얻어 학비도 면제되고 봉급도 받는다. 외국인 학생들에게 학비(3년에 2만 1000유로)를 내라고 하지만 형식적인 주문에 불과하다. 사실은 ‘에콜 폴리테크니크 기금’에서 장학금을 지원해 학비와 숙식을 제공해 준다. 생활비도 학교에서 받았다. ▶한국인이라는 점 때문에 불이익은 없었나. -전혀 없었다. 취업할 때엔 한국인이라는 점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 한국을 거점삼아 중국으로 진출하려는 생고뱅에서는 한국말과 프랑스어를 하면서도 프랑스의 문화를 이해하는 엔지니어를 찾았다.(그래서)적임자로 뽑혔다. lotus@seoul.co.kr
  • 여름방학 영어캠프

    여름방학 영어캠프

    날씨가 더워지면서 여름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자녀를 둔 부모들은 무더위도 걱정이지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여름방학을 알차게 보낼 수 있을지가 더 고민이다. 각종 영어 캠프가 마련되는 여름방학은 아이들에게 영어에 대한 흥미를 붙여주고 기초를 잡아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자녀 영어교육에 관심있는 학부모들을 위해 다양한 여름방학 영어캠프 일정을 소개한다. 영어캠프는 해외와 국내, 민간업체가 운영하는 캠프와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캠프로 나눌 수 있다. 각각의 장단점을 꼼꼼히 따져보고 우리 아이에게 딱맞는 캠프를 골라야 한다. ●국내캠프 서울신문은 지난해 캐나다, 싱가포르, 필리핀 영어연수캠프를 열었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밴쿠버 서리교육청 공립학교 프로그램은 서울신문이 독점적으로 운영하며 교육청에서 엄선한 가정에서 2인 1가정 홈스테이로 진행된다.3주·6주 코스 중 고를 수 있다. 싱가포르 캠프는 세계에서 가장 치안이 훌륭한 곳에서 단기간에 영어와 중국어를 함께 정복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필리핀 수비크 캠프는 동양의 캘리포니아로 불리는 수비크에서 1대1 개별 맞춤학습으로 진행된다.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서울시내 11개 지역교육청이 주관하는 영어캠프가 있다. 원어민 교사와 프리토킹이 가능한 현직교사의 지도하에 3주 합숙기간 중 영어로만 대화하며 영어와 친숙해지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기간, 참가비 등은 교육청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신청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올해로 10회째 진행되고 있는 고려대학교(서창캠퍼스) 캠프코리아 영어캠프는 캐나다·호주의 초등학교, 중학교 교사진으로 강사진이 구성된다. 초등 저학년, 고학년, 중학생으로 나누어 철저한 수준별(level) 테스트를 통해 반을 편성한다. 특히 특목고 입학 또는 미국학교 유학을 위한 특별반이 구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외대는 초등학교 1학년∼중학교2학년을 대상으로 한 주니어 통·번역 과정 캠프를 연다. 미국, 캐나다, 전 현직 교사 출신 원어민 강사가 집중적으로 영어를 가르친다. 전화 인터뷰 테스트와 필기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고려대학교에서 진행되는 한영OSP(Overseas Study Program)GCK(Global Camp korea)캠프는 우수한 중학생들을 선발하여 한영외고 유학반을 체험해보고 준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한영외고의 OSP는 국내에서 미국 아이비리그 입학을 준비하는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경기도 여름방학 영어캠프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에버랜드 캐빈호스텔에서 2주간 진행된다. 국내최고의 영어마을 운영프로그램이면서도 참가비는 40만원이다. 신청가능 대상은 경기 및 충청남도의 초등학교 3학년∼중학교 3학년생이다. 전체 참가학생중 20%는 국민기초생활수급대상 자녀에게 무료 참가하게 할 계획이다. 경기도 안산캠프 4주 방학 집중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외국에 간 것과 같이 실제와 유사한 상황속에서 자연스럽게 의사소통 능력을 기를 수 있다. 교실수업외에도 드라마, 노래, 역할극, 스포츠, 미술·공예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해외캠프 호주 퀸즐랜드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호주캠프는 현지 공립학교 정규수업에 그대로 참여할 수 있다. 완전한 호주학교체험을 위해 한반에는 2명씩만 배치되어 운영된다. 방과후에는 교육청소속 교사가 ESL을 진행하며 주말에는 다양한 호주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 호주 조기유학을 결정하기전 체험코스로 적합하다. 어린이들의 천국 디즈니월드에서 운영하는 영어캠프도 있다.Disney Youth Program은 애니메이션, 자연과학, 문화 등 17가지 다양하고 재미있는 주제별 체험학습으로 테마파크를 비롯해 호텔식 리조트, 골프코스 등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그동안 디즈니 본사 자녀와 미국의 우수학생들만을 위해 10년전부터 운영해왔던 프로그램으로 롤러코스터를 타며 운동의 법칙에 대해 배우고, 애니메이션 동산에 가서 애니메니션의 역사에 대해 배우는 등 신나는 놀이시설을 백분 활용한 교육프로그램이다. 캐나다 나이애가라 교육청에서는 단기유학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캐나다의 공립학교에 한반에 2명씩만 배정돼 현지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게 된다. 방과후에는 4시간에 걸쳐 ESL수업 및 수준(level)별 나머지 공부가 진행된다. 레벨에 따라 SSAT,TOEFL, 듣기훈련, 학교숙제 등을 하고 주말에는 한국교과목수업도 따로 배운다. 골프, 승마 등 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잡으려면 중국 동북사범대학과 영국 케임브리지 에듀케이션이 공동진행하는 제3회 영어·중국어 캠프를 노려볼 만하다. 중국 창춘에서 개최되는 캠프는 어려운 중국어 발음을 현지에서 정확하게 습득할 수 있고 영어는 원어민 교사에게 배울 수 있어 일석이조다. 주말에는 현지문화체험과 백두산 관광, 고구려 문화체험도 마련돼 있다. CTS코리아에서 운영하는 싱가포르 현지학교(Macpherson Primary School)Immersion Program도 싱가포르 현지 학교 수업에 참여해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영어캠프 다섯 번 참가해봤더니… 3년간 국내 영어캠프 4번, 해외 영어캠프 1번 총 5번의 영어캠프를 섭력한 박소현(11)양의 어머니한테 캠프 고르는 노하우에 대해 들어봤다. ●언제 어떤 캠프를 다녀왔나? 1학년 겨울방학을 빼고 방학마다 영어캠프를 보냈다. 한림대에서 하는 15일짜리 영어캠프 3번, 고려대 9일짜리 영어캠프 1번, 지난해 여름에는 한달짜리 캐나다 나이애가라 교육청 주관 영어캠프에 다녀왔다. ●영어캠프를 다녀오고 아이가 달라진 점은?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 지난해 6월초에 태국으로 가족여행을 갔는데 현지인들과 아무 거리낌없이 영어로 대화를 했다. 외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다는 말도 한다. 영어를 친숙하게 느끼니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단어 외우는 속도도 굉장히 빠르다. 지난해 교내 영어회화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국내캠프와 외국캠프를 비교해보면? 아이를 보면 효과적인 면에서 국내캠프와 외국캠프의 큰 차이는 못 느낀다.1년 이상 해외유학을 보내고 싶지만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어 단기 영어캠프로 만족하고 있다. 아이가 영어캠프를 워낙 좋아해 올 여름방학에도 보낼 생각이다. ●어떤 기준으로 캠프를 골랐나? 외국에서 살다온 사촌동생이 여름방학때 다녀온 영어캠프가 좋았다고 소개해줬다.2주동안 합숙하면서 수준이 비슷한 아이들끼리 모아 한 방에 3명씩 생활한다. 수업은 원어민 교사와 외국 유학 경험이 있는 한국인 교사가 진행한다. 합숙기간 동안에는 한국어를 쓰면 벌칙을 주는 식으로 영어를 사용하게 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캠프에서 익힌 영어를 계속해서 활용할 곳이 없다는 것이 가장 아쉽다. 주위에 외국인이 있거나 학원을 다니면서 꾸준히 영어를 사용했더라면 영어실력이 훨씬 늘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에게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고 강요하지는 않았다. ■ 캠프선택 이런점 주의하세요 ●국내로 보낼까, 국외로 보낼까? 국내캠프도 사설기관이 운영하는 캠프와 지자체 등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영어마을로 나뉜다. 사설 영어캠프는 국내 대학교, 연수원 등의 시설을 이용해 1∼4주에 걸쳐 이뤄지며 원어민 1명당 10여명의 학생이 생활하며 1일 8시간 정도 영어로 학습한다. 세분화된 연령과 수준별 학습으로 각자의 목표에 맞는 프로그램을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고를 수 있고 꽉 짜여진 스케줄 속에서 철저한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이들도 심적으로 안심하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지만 한국 학생들끼리 있으므로 영어환경 노출에 약하다는 것이 흠이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영어마을은 시설을 마치 외국에 온 것 같은 상황을 만들어 영어환경을 체험할 수 있다. 지자체에서 후원하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체험이 가능하다. 다만 체험위주의 과정이므로 1회 이상 참가하면 내용이 중복될 수 있다. 해외캠프는 영어환경에서 영어와 문화체험을 동시에 습득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유학을 가기전 미리 외국생활에 대한 체험을 해보고 견문을 넓히는 기회로 활용하기에도 적절하다. 그러나 역시 최저 2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또 현지 적응을 하지 못하면 오히려 영어에 대한 거부감만 얻어올 수 있어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우리 아이 수준에 맞는 캠프는? 수준에 맞지 않는 캠프에 참여시켰을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내 돈·시간을 낭비하고 영어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할 수 있다. 수준별 수업이 진행되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수업에 사용되는 교재를 보면 우리 아이 수준에 맞는지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좋은 강사를 고르는 방법은? 네이티브 스피커라고 하더라도 직업과 학력, 자격증 소지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외국인 학생을 가르친 경험이 있는지도 중요하다. 또 강사와 학생의 비율은 학생 10명당 원어민 1명, 한국인 1명이 적합하다. ●숙소 및 생활 환경도 체크 기숙사가 따로 마련돼 있는지 홈 스테이를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냉·난방여부, 식당의 위생상태 및 식단 등도 확인한다. 긴급상황 발생 시 병원 및 응급처치 준비상태와 보험가입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홈페이지 게시판을 조사하면 다 나온다 지난 캠프의 자유게시판, 사진자료 등을 꼼꼼히 보며 과거에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었는지 강사진들의 질은 어떤지 확인한다. 지난 캠프에 대한 게시판 내용이 많지 않거나 매회 새로운 게시판을 올리는 캠프는 피하는 것이 좋다. 불만 사항이 많아 게시판을 막아 놓는 곳일 수 있기 때문이다. ●캠프 참가 후 후속조치, 다음 프로그램과의 연계성도 체크 캠프참가에서 얻은 영어학습 동기유발을 이후에 연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후속작업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캠프는 비교적 단기이기 때문에 사실 동기유발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동기유발을 계속 이어가지 못한다면 효과적인 캠프라고 할 수 없다. 안전하고 즐겁고 재미 있으며, 계속적인 영어학습으로 이어갈 수 있는,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영어학습을 하는데에 캠프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조기유학 중고생이 더 적응못해

    자녀를 외국으로 조기유학보내는 부모들이 늘고 있지만 사전에 철저한 준비 없이 막연한 기대감만 갖고 보내는 예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우 막대한 비용에도 불구하고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최근 조기유학이 급증하면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교육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조기유학의 원인과 실태파악을 위해 조기유학을 경험했거나 계획하고 있는 학부모 29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했다.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면접 결과를 공개하면서 “교육은 복지와 함께 앞으로 계속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분야이며, 따라서 효율적인 투자가 제일 중요하다.”면서 “조기유학 실태 심층면접 조사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조기유학생은 2000년 4397명에서 2004년 1만 6226명으로 4배 증가했다. 특히 초등학생은 705명에서 6276명으로 9배나 급증했다.●초등생은 영어, 중·고생은 국내교육에 대한 불만 때문 부모들이 자녀를 조기유학보내는 주된 이유는 초등학생은 영어, 중·고생은 국내교육에 대한 불만과 부적응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의 경우 대부분 1∼3년 정도 공부하다 중학교 진학 전에 귀국, 국내 특목고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고교생의 경우 획일화된 주입식 교육과 엄청난 사교육비, 학교교육 부적응 등을 이유로 조기유학을 택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상당수 학부모는 분명한 목적과 철저한 준비 없이 조기유학을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학원이나 외국에 사는 친지로부터 조기유학 정보를 얻기 때문에 부정적인 정보를 얻기 힘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조기유학 실패로 귀결될 수 있다. 면접에 참가한 학부모는 연봉이 6000만∼1억원 정도의 고소득층인데도 수입의 절반 이상을 조기유학 비용으로 쓰다 보니 저축이나 투자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따라간 엄마 언어소통 자녀에 의존 초등학생은 큰 무리없이 외국생활에 적응하고 있지만 귀국에 대비, 현지에서도 국어·수학 과외를 따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중·고교생이다. 이들은 언어 장벽과 학습부진 등으로 학교생활에 적응을 제대로 못하는 예가 많았다. 엄마가 따라가는 경우 언어소통에 어려움이 많아 오히려 자녀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태반이다.아이들도 외로움과 부모의 지나친 기대에 따른 부담감 등으로 방황하는 사례가 많다.●대책은 없나 면접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정부가 학교의 영어교육을 실용영어 중심으로 활성화시키고, 외고·과학고 확대, 특성화고 내실화, 대안학교 학력 인정 등 교육서비스를 다양화해줄 것을 요구했다. 교육개방을 통해 선진교육 프로그램 도입도 건의했다. 기획처는 면접 결과를 토대로 동기유형별 맞춤형 정책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영어교육 방송시간 연장, 영어 체험기회 확대, 교육서비스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획처는 조사내용을 교육부에 전달, 예산편성때 활용토록 할 방침이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가고보자” 조기유학 가봤더니…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조기유학을 떠난 서울지역 초·중·고교생이 지난해에 비해 15% 증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경기도 지역의 경우, 초등학생 조기유학생들의 귀국도 급증추세인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2005학년도인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 유학을 간 서울지역 초·중·고교생 수는 7001명으로 2004학년도 6089명에 비해 15.0% 늘었다. 서울 지역에서만 매일 평균 22명의 초·중·고생이 해외에서 공부하려고 빠져 나가는 셈이다.2004학년에도 지난해 4427명에서 37.5% 증가한 바 있다. 조기 해외유학 초·중·고생 수는 2000년 11월 자비 해외유학 자율화 대상이 고교 졸업 이상에서 중학교 졸업 이상으로 대폭 확대된 이후 꾸준한 증가세다. 2005학년도 조기 유학생 현황을 각급 학교별로 보면 중학생이 2133명에서 2521명으로 18.2% 늘었고 초등학생도 245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28명에 비해 15.3% 늘어났다. 고교생도 1828명에서 2027명으로 10.9% 증가했다. 유학목적지 별로 보면 미국이 2575명으로 가장 많고 캐나다 1106명, 중국 902명, 동남아 656명, 뉴질랜드 312명, 호주 268명, 영국 77명, 일본 64명 등의 순이었다. 현행 국외유학 관리규정은 중졸 이상 자비유학은 제한하지 않고 있지만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지역 교육장이나 국제교육진흥원장으로부터 유학자격 심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다. 한편 경기도 교육청에 따르면 외국에서 생활하다 올들어 지금까지 도내 학교에 편입한 초등학생은 3856명으로 지난해 2866명에 비해 무려 34.5%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2004년 도내 학교편입 귀국 초등학생은 2211명이었다. 경기도 교육청은 학기중 귀국, 편입학하는 학생들을 감안할 경우, 올해 말까지 도내 전체 귀국 초등학생이 4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장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부모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 해외이민이나 조기유학을 선택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외국에 갔던 학생들이 현지 학교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귀국하는 경우도 있어 유학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2남1녀 박사로 키운 미셸위 조부 위상규 옹

    2남1녀 박사로 키운 미셸위 조부 위상규 옹

    천재 골퍼 미셸위(위성미·17)의 할아버지이자 우리나라 항공공학박사 제1호인 위상규(魏祥奎·80)옹. 27일 전남 장흥군 부산면 기동리 자택에서 위 박사를 처음 대면했다. 순간 텔레비전으로 본 손녀가 연상돼 피식 웃음이 나왔다. 갸름한 얼굴, 콧날, 꼭 다문 듯한 입술…. 위 박사는 고령으로 걷는 게 조금 어색할 뿐 정정한 모습이었다. 상대방을 응시하는 눈빛과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젊은 시절을 짐작케 했다. 위 박사는 지난 2003년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왔다. “고향에 잘 왔어. 늙으면 고향으로 와야지.” 13살 때 고향을 떠난 그는 77살에 돌아와 여생을 보내고 있다. 어릴 적 가시에 손을 찔렸던 대문앞 탱자나무가 흰꽃을 터트리며 그를 반겼었다고 낙향 소회를 밝혔다. ●대한민국 항공공학박사 1호 미공군 파견근무 중 한국전쟁을 만난 그는 전투기 조종사로 전장을 누비며 생사고비를 수없이 넘겼다. “97회나 출격했지. 지금도 경기도 장단·고성·온천 일대는 눈 감고도 지도를 그릴 수 있어.”당시 되돌아오는 전투기는 손에 꼽을 정도. 죽었는가 싶으면 나타나기를 수십번, 어느새 그는 ‘불사조’로 불렸다. 가슴에 단 화랑무공훈장, 그래서 그는 남다른 애착을 갖는다. 사진을 찍자고 하자 방안에서 ‘대한민국 공군 전쟁동지회’란 글자가 새겨진 모자를 애써 찾아 썼다. 전투기 앞에서 찍은 그때 그 사진을 벽에 걸어 두고 ‘운명론’을 되뇌었다. 위옹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생활신조는 노력과 겸손이다. “나 정말 열심히 살았어. 돈이 있나, 배경이 있나. 노력하지 않고 되는 게 있겠어.” 손녀인 위성미 선수의 골프중계를 보고 전우들이 전화를 걸어왔다.“위 박사. 니 손녀니까 잘 해낼 수 있을 거야.”라고 격려했다. 위 박사의 제자인 조선대 이상기(49·항공우주공학) 교수는 “스승님은 엄하면서도 재미있게 공부를 가르치셨고 세상을 보는 눈도 정확하고 원칙대로 살려고 노력한 분”이라고 기억했다. ●한국전쟁때 ‘불사조´ 전투기 조종사 오늘날 우리나라가 이만큼 잘 살게 된 것은 모두 조상덕이라고 박사는 강조했다.“아버지와 할아버지 세대가 피땀 흘리고 자식농사 지은 결과지.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야.” 박사는 종교가 없다. 믿는다면 조상이다.“종교는 때론 거짓말도 하지만 과학은 절대 거짓말을 안 해. 사실대로 가는 과학이 그래서 좋아.” 요즘 젊은이 얘기가 나오자 발끈했다.“대학생들 공부 좀 했으면 좋겠어. 관련책을 제대로 읽고 알고 비판을 해야지. 꽁무니 따라다니면서 어영부영하지 말고,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위옹은 대안 없는 반대에는 눈길도 안 준다.“시대의 흐름과 이데올로기는 다르다.”며 보수나 진보보다는 잘사는 방법, 즉 실리를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우리 공무원들 충성심이 없어. 또 기록이 없는 나라야. 더욱이 행정경험도 일천하고.” ●“고집센 성미… 탁구치면 나한테 공 주워오래” 위 박사 집안은 수재로 유명하다. 부인(78)과의 슬하에 2남(54·46) 1녀(50)를 두고 있다. 큰아들은 서울대와 미 스탠퍼드대를 나와 현재 애리조나주립대 교수이다. 피를 물려받아 세계항공우주공학회에서 기조연설을 할 정도로 유도항법분야의 권위자다. 큰며느리(52)는 피닉스대(수학과) 교수다. 작은아들이 미셸위 아버지이다. 그는 한양공대와 미 펜실베이니아대를 나와 하와이주립대(도시교통공학) 교수이다. 어머니는 미스코리아 서울진(1985년) 출신. 성미는 운동을 하면서도 학업성적도 거의 A학점을 받았다. 위옹은 “성미와 탁구를 치면 공을 나한테 주워오라고 해. 고집이 보통이 아니야. 하와이에서 홍어를 먹어선지 장흥 집(2003년)에서도 두 접시를 먹어치우더라고.”라며 손녀의 기백을 소개했다. 손자 둘은 미국에서 고교를 수석졸업했다. 자녀 가운데 가장 영리했다는 딸은 서울의대를 나왔고 사위(52)는 연세대의대 교수이다. “아이들이 영리하고 체격이 큰 것은 외가쪽을 닮아서 그래. 할머니 집안이 키도 크고 보통 수재가 아니야.”라며 공을 외가로 돌렸다. “자식들 교육은 엄하게 해야 돼. 잘못하면 꾸짖고 때리고, 나는 그렇게 했어.” “부모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돈만 주면서 공부하라고 하면 어떤 자식이 따르겠어. 부모가 자신을 되돌아 봐야지. 공부할 만한 애인가, 아닌가.”그래서 그는 조기유학을 절대 반대한다. 최소한 한국에서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아이들 스스로 정체성을 세우고 우리 선조와 역사를 제대로 아는 게 먼저라는 논리이다. “외국 나가면 자칫 술·담배·여자 등 못된 것만 배운단 말이야. 또 우리나라 교사들 실력이 미국보다 세배는 낫거든.”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영어를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조기유학 반대… 아이들 정체성이 우선 “성미가 29일 오후 2시에 자가용비행기로 인천공항에 도착해. 바빠서 장흥에 못오게 했어.” 위옹의 말에 여운이 흘렀다. 손녀가 택배로 텔레비전을 보내준다고 전화했다며 다소 들뜬 표정이었다. 미국에 사는 두 아들은 1년에 한번가량 부모님을 찾는다. 위옹은 노환으로 누워 있는 부인을 보살피며 온종일 곁을 떠나지 않는다.“이렇게 물 좋고 공기 맑고 아늑한 곳이 고향이야. 왜 진작 못 왔는지 안타깝구먼.” “종일 평상 그늘에 앉아서 지난 일을 생각해. 잘못한 일이 너무 많았어. 늘 반성하면서 살지.” “내가 오래 살아야 돼. 병든 할머니를 돌봐야 하거든….” 말끝을 흐린 채 허공을 바라보는 그의 뒷모습이 왠지 적적해 보였다. 장흥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서울대 공대 항공공학과 1회 졸업,1958년 미국 미네소타주립대에서 항공우주공학 석·박사 학위. ▲1951∼1954년 미 공군 파견근무 중 전투기 조종사. 화랑무공훈장 수상.1955년 소령 예편. ▲1956∼1992년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이후 명예교수.1967년 한국항공우주학회 설립 주역.
  • [사회플러스] 美 외국유학생중 한국인 ‘최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미국 내 전체 외국인 유학생 가운데 한국 학생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25일(현지시간) 미 국토안보부 이민·세관국(ICE)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한국 유학생은 8만 6626명으로 전체의 13.5%를 차지,1위를 기록했다. 국제교육연구소(IIE) 통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한국유학생 수는 대학 및 대학원 기준으로 인도·중국에 이어 4년 연속 3위를 기록했었다. 이같은 결과는 초·중·고 학생 등 조기유학생들이 몰린 탓으로 분석된다.
  • [세계대학 경쟁력 탐사보고서-명문대 교육혁명] (2) 영국 옥스포드·케임브리지대

    [세계대학 경쟁력 탐사보고서-명문대 교육혁명] (2) 영국 옥스포드·케임브리지대

    |옥스퍼드·케임브리지 함혜리특파원|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를 사람들은 간단하게 ‘옥스브리지’라고 부른다. 옥스브리지는 섬나라 영국 속의 또 다른 섬과 같은 엘리트 집단으로서 영국 지성계의 양대 축이다. 세계적인 명문으로 전통과 명성을 유지하며 수백년 동안 영국의 ‘인재풀’ 역할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학생, 교수, 연구원 등 옥스브리지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튜터(Tutor) 시스템이라고 하는 개별지도 방식이 그 해답이었다. 두 대학은 실체는 다르지만 공통점이 많다. 수도원을 중심으로 한 중세의 학문적 공동체에서 출발한 두 대학은 모두 보수적인 전통을 중시한다. 수많은 칼리지들이 모여 이뤄진 거대한 대학의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학생들이 모두 기숙생활을 하는 학료(學寮)제도를 택하고 있다. 특히 튜터 시스템은 이들 두 대학이 오래 전부터 유지해 온 특별한 교육시스템이다. 중세의 학문적 공동체를 그 원형으로 삼아 16∼17세기에 발전된 이 교육방식은 빛의 속도로 정보가 오가는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두 대학의 교육적 토대가 되고 있다.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의 학생들은 대학(전공)과 각 칼리지의 소속이 된다. 대학에서 일반적인 전공 강의 커리큘럼을 짜고, 강의를 진행한다. 시험도 대학이 주관한다. 반면 개인지도 수업은 각 학생이 속한 칼리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지도교수들을 옥스퍼드에서는 튜터라고 부르고, 케임브리지에서는 슈퍼바이저(Supervisor)라고 부르는 차이는 있으나 소그룹으로 진행되는 지도방식은 같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의 학생들은 재학 중 에세이 위기(essay crisis)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매주 지도교수와 얼굴을 맞대고 수업하는 개별지도 시간을 위해 에세이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한 탓이다. 학생들은 담당 지도교수를 포함해 학기당 3∼5명의 개인지도가 있다.1주일에 2∼3차례씩 진행되는 개인 수업에서 교수들은 전공 과목의 진도에 맞춰 학생들에게 관련 서적, 논문을 지정해 주고 다음 시간까지 특정 주제에 대해 4∼5쪽 분량의 에세이를 써오도록 한다. 학생들은 자신이 작성한 에세이에 대해 교수에게 왜 이렇게 썼는지, 무슨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기존 학설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갖는지 등을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옥스퍼드대의 엘리자베스 팔레스 교육담당 실무 부총장은 “학생들은 일찍부터 전공 분야의 최고 석학들과 그들의 수준높은 학문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뿐 아니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구 그룹의 일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튜터 시스템은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교육시스템의 핵심”이라며 “교수의 숫자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리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좋은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시키는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1년에 쓰는 에세이는 평균 50편 정도. 이를 제대로 쓰려면 최소 3권의 책과 2편의 전문 저널을 읽어야 한다. 학부 3년 동안 150편의 에세이를 쓰려면 읽어 치워야 하는 책은 전문저널을 포함해 적어도 750권은 넘는다는 얘기가 된다. 옥스퍼드에서 PPE(철학·정치학·경제학)를 전공하는 김진아(21·세인트 힐다스 칼리지)씨는 “한 문제에 대해 완전하게 이해하고 나름대로의 논리를 갖출 때까지 끝없이 질문을 던지고, 함께 토론하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면서 “적당히 준비했다가는 교수들로부터 면전(面前)에서 엄청나게 공격받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이 심하다.”고 토로했다.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의 장하준 교수는 “실력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조건 많이 읽고, 쓰는 훈련을 거듭해야 한다.”면서 “학생들은 죽을 맛이지만 이 수업방식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지식을 쌓게 될 뿐 아니라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방식을 터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앨리슨 리처드 케임브리지 부총장은 “개인에게 집중된 교육시스템은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도록 유도하고, 학문적 질문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의 결론을 도출해 내는 능력을 키워준다.”며 “이런 방식은 경쟁력이 뛰어난 전문직업인이나 유능한 연구인력이 되기 위한 훌륭한 준비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영국의 대학 입시제도는 선(先)지원·후(後)시험 방식이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도 마찬가지이지만 이들 두 대학은 우수한 학생들을 다른 대학보다 먼저 선발할 수 있는 특권이 있다. 학생들은 고교졸업을 1년 앞둔 10월부터 서류 접수에 들어간다. 학생들은 AS레벨 점수, 지도교사의 추천서, 자기 소개서, 수학 계획서 등을 첨부해 대입업무 총괄기구인 UCAS를 통해 응시원서를 낸다. 서류심사에 합격한 학생들은 12월 초 대학에 가서 면접을 치른다. 이를 통과하면 A레벨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경우 최종 입학할 수 있다는 ‘조건부 입학허가’를 이듬해 1월에 받는다.8월 A레벨 테스트의 성적이 대학이 제시한 조건에 맞으면 최종으로 입학이 허가된다. 워낙 뛰어난 학생들이 지원하기 때문에 최종선발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에 입학하는 데 A레벨 테스트 점수 외에 중요한 것은 교수들과의 면접이다. 케임브리지의 케이트 프리티 실무 부총장은 “완성된 지식은 중요하지 않다. 지적인 잠재력을 지닌 학생들이 각자 자기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춰주는 것이 바로 대학과 교수들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옥스포드 총리만 25명 배출 ‘정치 지도자 산실’ 케임브리지 노벨상 수상자 80명 ‘자연과학 메카’ |케임브리지·옥스퍼드 함혜리특파원|케임브리지는 자연과학에서, 옥스퍼드는 인문학에서 각각 전통과 권위를 자랑한다. 중세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고색창연한 케임브리지의 칼리지들을 둘러보다 보면 ‘현대 과학이 케임브리지 없이 과연 존재할 수 있었을까.’하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케임브리지는 지금까지 모두 8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케임브리지가 자연과학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은 트리니티 학자들의 공이 크다.31개 칼리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31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다. 자연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데 큰 역할을 한 또 다른 원동력은 1873년 설립된 카벤디시 연구소다. 세계 최고 수준의 물리학 기초연구소로 정평이 난 카벤디시 연구소는 2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혁신의 전통은 젊은 과학자들에 의해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1975년 트리니티 칼리지가 설립한 영국 최초의 사이언스 파크는 컴퓨터 공학과 바이오테크닉 분야에서 영국 최고의 중심지로 꼽힌다. 세인트존스 칼리지도 1987년 기술혁신을 위한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해 대학의 기초적인 연구와 기업의 경제적 효용을 하나로 묶는 산학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수백년의 학문적 전통과 미래기술이 결합된 케임브리지의 창조적 환경에 매료된 세계최고의 갑부 빌 게이츠는 유럽의 다른 도시를 제쳐두고 케임브리지에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를 설립했다. 소니, 올리베티,AT&T 등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케임브리지를 유럽 연구거점으로 삼고 있다. 케임브리지에 대한 세계적 기업들의 재정지원은 매년 8% 이상씩 늘고 있다. 현재 4000여개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39개의 칼리지로 구성된 옥스퍼드는 노벨상 수상자 수에서는 46명으로 케임브리지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인문학의 전통과 함께 토니 블레어 현 총리를 비롯해 역대 영국 총리 25명을 배출한 것으로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영국뿐 아니라 인디라 간디 인도 전 총리, 맬컴 프레이저와 밥 호프 전 호주 총리,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옥스퍼드 출신이다. 옥스퍼드의 학생 토론클럽 ‘옥스퍼드 유니언 소사이어티’는 미래 정치지도자들의 역량을 확인하는 데뷔무대 역할을 한다.1823년 귀족출신의 학생 몇몇이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만든 옥스퍼드 연합토론협회가 모태다. 옥스퍼드 유니언 소사이어티에서 윌리엄 글래드스턴 등 5명의 총리들이 정치가의 삶을 시작했다. lotus@seoul.co.kr ■ “하루 일과 오직 공부… 공부” |케임브리지 함혜리특파원|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칼리지는 아이작 뉴튼을 배출한 명문으로 수학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조태준(23)씨는 이곳에서 수학을 전공하는 몇 안되는 한국인 유학생 중 유일한 학부생이다. 다른 케임브리지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칼리지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태준씨의 하루 일과는 매우 단순하다. 졸업반인 태준씨는 오전 시간은 전공강의를 듣는 데 모두 할애한다. 오후와 저녁은 밀린 공부와 ‘슈퍼비전’이라는 개인지도 수업 준비로 보낸다. “학생들은 하루를 대개 오전, 오후, 저녁으로 쪼개서 생활하는데 세 부분 중 적어도 두 부분은 공부에 할애합니다. 계획한 대로 마치지 못한 분량이 있으면 나머지 시간에 채워야 하기 때문에 하루를 거의 공부하는 데 보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3학기로 나뉘어 진행되는 한 학년 동안 순수 및 응용수학, 이론물리학, 확률·통계 과목을 10∼12개 수강해야 하는 빡빡한 강의 일정에 슈퍼비전까지 제대로 따라가려면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형편이지만 밤새 공부하는 일은 많지 않다. 그는 “케임브리지의 신입생들이 가장 먼저 익히는 것은 시간을 잘 활용하는 법”이라며 자신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태준씨는 중학교 3학년때 혼자 조기유학을 왔다. 케임브리지에 있는 고등학교를 거쳐 2001년 트리니티 칼리지의 공학부에 입학했다.1년을 다닌 뒤 순수학문인 수학에 매료돼 ‘뉴턴의 후예’가 되는 길을 택했다. “자연의 현상을 수학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흥미롭다.”는 태준씨는 “자기 분야에서 확고하게 자리가 잡혔지만 끝없이 연구하는 교수님들과 머리가 비상하면서도 엄청난 노력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큰 자극을 받는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명문대로 살아남기 “기부금이 경쟁력” |옥스퍼드·케임브리지 함혜리특파원|옥스브리지가 전통과 권위를 살리면서 미국의 명문대학들 틈에서 톱클래스 대학으로 살아 남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대학의 재정 확충문제다. 옥스브리지는 영국에서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최고의 명문이지만 하버드나 예일·MIT 등 미국의 명문대보다는 재정이 취약해 21세기에 선도적인 역할을 지속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대학들의 재정이 취약한 중요한 이유는 기부금 규모가 미국의 라이벌 대학에 비해 턱없이 적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현재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의 기부금 규모는 각각 54억달러와 47억달러다. 미국대학 중 기부금 1위인 하버드대(255억달러)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옥스브리지 졸업생들은 미국 명문대 졸업생보다 기부금을 내는 데 소극적이다. 기부금을 내는 졸업생의 비율은 케임브리지의 경우 10%다. 반면 미국 명문사립인 프린스턴대는 60%에 가깝다. 케임브리지는 기부금을 내는 졸업생의 비율을 3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개교 800주년을 맞는 2009년까지 기부금 10억파운드(약 1조 7000억원)를 모금하는 ‘케임브리지 개교 800주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예일대의 재정담당관을 지낸 앨리슨 리처드 부총장이 캠페인 총책을 맡았다. 리처드 부총장은 “케임브리지가 미국의 대학들을 제치고 과학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명성을 유지하려면 연구시설 등 인프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기부금은 미래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계획을 진행하는 데 안정적인 재정 기반이 된다.”고 강조했다. 케임브리지는 이공계 학과의 연구단지를 구성하는 웨스트캠퍼스 개발계획과 남쪽의 아덴브룩병원을 중심으로 한 생의학 단지조성 계획 등 6억파운드(약 1조원)의 투자계획을 세웠다. 옥스퍼드도 런던 금융가에 진출한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기부금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 옥스퍼드의 빌 맥밀런 기획담당 실무부총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안정적인 재정과 재정적 독립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옥스브리지는 또 미국대학들보다 낮은 기부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미국 대학들에 일반화된 최고투자책임자(CIO) 영입도 서두르고 있다. 기부금을 유명 투자회사에 맡겨두고 학내 투자위원회를 통해 감사만 하던 기존의 소극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CIO를 앞세워 헤지펀드 사모펀드(PEF) 등 그동안 관심을 갖지 않았던 고수익 부문에 대한 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 명문대에 맞서기 위해 옥스브리지는 해외 우수인재들을 유치하는 것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최근 경제력이 커지면서 국제적인 위상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인도와 중국의 인재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lotus@seoul.co.kr
  • 학교속의 ‘외국’ 영어체험센터

    학교속의 ‘외국’ 영어체험센터

    영어. 한국인에게 있어 영어는 무엇일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살아가는 동안 영어 때문에 한번쯤 고민해 보지 않은 한국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극단적 사교육의 한 행태인 조기유학도 알고보면 이 영어 때문이다. 최근 일부 광역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영어마을에 대한 관심도 같은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영어마을 이용객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기초 지자체에서 지원할 수 있는 학교단위의 영어체험 센터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내 일부 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영어체험 센터 탐방기를 통해 영어 공부가 스트레스가 아닌 즐거움이 됐으면 한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학교 속 영어마을’로 불리는 영어체험센터가 순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부터 서울 대왕·대곡·역삼 등 3개 초등학교에서 운영을 시작했고 서초구내 3개 초등학교도 최근 개설을 완료했거나 조만간 공사를 마치고 문을 열 계획이다. 공교육에서 살아 있는 영어를 가르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만들어진 영어체험센터 수업 현장을 찾았다. ●“영어로 우리 문화를 말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목표” “Would you like something to drink?(뭐 좀 마시겠습니까?)”“Orange juice,please(오렌지 주스 주세요.)”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세곡동 대왕초등학교 영어체험센터. 비행기 안을 재현해 놓은 ‘에어플레인 존’(Airplane Zone)에서 4학년2반 남학생들이 각각 승무원과 승객 역을 맡아 영어로 대화한다. 어렵지 않은 표현임에도 처음에는 입이 잘 떨어지지 않지만 몇번 반복하다 보니 자신감이 붙는다. 옆 교실에서는 같은 반 여학생들이 출입국 절차를 배우기에 앞서 원어민 교사와 함께 외국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알아듣는 말도 있고 이해가 되지 않아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도 아이들의 시선은 선생님에게서 떨어지지 않는다. 수업시간 내내 즐거워 한 임우진(10)군은 “수업시간에 배우는 것보다 직접 말을 주고 받으면서 익히니 재미있고 쉽다.”면서 “시설도 근사하고 센스 있어 더욱 좋다.”고 말했다. 같은 반 김선호(10)군도 “말하고 놀다 보니 영어가 어렵지 않게 느껴져 좋다.”면서 “매일 이런 수업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학교에서는 1∼6학년 모두 영어체험선터에서 수업을 받는다.3∼6학년의 경우 1주일에 한번씩 받는 정규 수업과 별도다.2주에 한번꼴로 캐나다에서 온 원어민 교사 1명과 원어민 수준의 한국인 교사 1명이 한 학급을 절반으로 나눠 수업을 진행한다. 이곳에서는 수업시간은 물론 쉬는 시간에도 영어만 사용한다. 아이들은 처음 듣는 표현이라도 상황을 통해 말을 이해하고 교사 지시를 따른다. 지난달 15일 문을 연 센터는 이 학교만 쓰는 것이 아니다. 인근 10개교에서 신청받아 월·화·목요일은 본교 학생이, 수·금요일은 다른 학교 학생이 이용한다. 모두 8개 구역으로 구성돼 있는 이곳 체험센터는 공항 환경을 제대로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교육 프로그램은 강남교육청이 만든 교재를 기본으로 전담 교사가 만들었다. 학교 고유 프로그램 안에는 공항이나 비행기 안에서 흔히 나누는 대화 외에 우리 문화를 외국인에게 알리는 표현도 포함돼 있다. 이상천 교장은 “세계화라는 것은 단순히 외국의 문물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외국인을 만났을 때 한국인이라고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김치’처럼 우리 고유의 것에 대해 설명도 할 수 있도록 지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딱딱한 책 대신 자유롭게 배운다 대곡초등학교에서도 지난달 개학 이후 전 학년이 영어체험센터를 이용하고 있다.2개 교실에 걸쳐 7개 구역이 들어서 있다.‘마켓 존’(Market Zone)과 ‘레스토랑 존’(Restaurant Zone)에 역점을 뒀다. 전 학년이 한달에 한번꼴로 수업을 받는다. 1·2학년의 경우 정규수업에 영어과목이 없기 때문에 원어민 교사와 한국인 전담교사가 함께 수업을 진행한다. 원어민 교사 주도로 수업하는 가운데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나오면 한국인 교사가 나서서 쉽게 설명해준다. 다른 학생보다 실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도 한국말 지도를 함으로써 수업에 뒤떨어지지 않게 한다. “Who wants to try first?”(누가 먼저 해볼래요?)“Me,me!”(저요, 저요!)출입국 과정에 필요한 표현을 배운 뒤 실제로 출입국 직원과 승객이 돼보는 역할극을 하려 하자 서로 먼저 하겠다고 아우성이다. 3∼6학년은 원어민 교사와 한국인 교사가 절반씩 나눠 수업을 한다. 고학년 수업은 좀더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지만 학생들의 표정은 저학년 못지 않게 상기돼 있다.“Teacher,do you have some tissues?”(선생님, 화장지 있으세요?)“Sure.Caught cold?”(물론이지. 감기 걸렸니?) 정규 수업시간이지만 체험센터에서 아이들은 보다 자유롭게 말한다. 영어로 얘기한다는 규칙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편하게 대화한다.6학년 신다은(12)양은 “수업시간에 배운 영어를 쓸 데가 없는데 이곳에 오면 내가 아는 표현들을 말로 해 볼 수 있어 너무 좋다.”면서 “딱딱하지 않은 분위기도 마음에 든다.”고 즐거워했다. ●생생한 영어 교육을 공교육에서 역삼초등학교의 경우 3∼6학년 학생들만 영어체험센터에서 영어를 배운다. 일주일에 한번꼴로 수업이 진행된다.3개 교실을 이용하기 때문에 공간이 가장 넓다. 무대가 따로 만들어져 있어 영어연극 등을 할 수 있는 ‘드라마 존’(Drama Zone)이 눈에 띈다. 현재 7개 구역이 설치돼 있고 조만간 몇개를 더 추가하고 추후에는 새로운 것으로 교체할 방침이다. 실물 혹은 실물과 비슷하게 재현해 놓은 교실에 들어선 아이들은 처음에는 신기해서 두리번거리다가도 수업이 시작되면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한다. 일반 영어수업에서는 “이걸 왜 배워요.”라고 말하던 아이들이 이곳에서는 영어를 재미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전담교사 곽소연씨는 “공교육에서 생생한 영어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 외에도 학습동기가 유발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잠원·언남·양재초 개설 중 서초구청의 지원을 받는 잠원·언남·양재 등 3개 초등학교는 최근 문을 열었거나 곧 수업을 시작한다. 잠원초등학교의 경우 지난 19일에 시설을 완비하고 수업을 시작했다. 모두 11개 존으로 다른 곳에 비해 구성이 훨씬 다양하다. 이 학교 영어담당 이지은 교사는 “학년별로 수준을 2단계로 나눠 수업을 진행한다.”면서 “교육청에서 만든 기본 프로그램과 별도로 저학년을 위한 콘텐츠를 따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나머지 두 학교도 모두 4월 내에 시설을 완비하게 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영어마을과 어떻게 다른가 영어체험센터는 서울 강남교육청이 강남구청과 서초구청의 지원을 받아 우선 6개 초등학교에 설치·운영한다. 강남구청과 서초구청은 관내 학교에 시설비로 학교당 각각 5000만원과 3000만원씩을 지원했다. 원어민 강사와 전담교사 월급 역시 각 구청이 지급한다. 각 체험센터는 2∼3개 교실에 7∼11개의 구역으로 구성돼 있다. 학교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개 레스토랑 존(Restaurant Zone), 마켓 존(Market Zone), 폰 존(Phone Zone), 스트리트 존(Street Zone), 출입국 존(Immigration Zone), 은행 존(Bank Zone), 드라마 존(Drama Zone), 하우스 존(House Zone)등이 마련돼 있다. 각 구역은 실물사진으로 배경처리가 돼 있어 좁은 공간임에도 실제 상황을 잘 재현하고 있다. 또 각 공간에는 실물이나 모형(돈, 여권, 전화) 등이 마련돼 있다. 한마디로 ‘영어마을’이 넓은 공간에 외국을 재현해 놓은 것이라면 ‘영어체험센터’는 몇개 교실 안에 이를 축소해 옮겨놓은 것이다. 영어마을에 비해 더 좋은 점은 수업비가 무료라는 것. 방과후 수업과 같은 수익자 부담 수업을 제외하고는 정규 교과시간이나 재량수업시간에 따로 돈을 내지 않고 영어체험센터를 이용한다. 이런 무상교육이 가능한 것은 수십억∼수백억원대의 비용이 드는 영어마을과 달리 기존 학교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낮은 비용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가깝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미 여러 시·군 관계자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각 학교를 다녀갔다. 기존에 일부 학교에 설치됐던 ‘잉글리시 존’(English Zone)과도 차별성을 보인다. 잉글리시 존은 학교 내 특정 장소에 원어민 선생님이 자리를 잡고 그곳에서는 아이들도 영어만 쓰도록 한 공간이다. 대곡초등학교 김인숙 교장은 “잉글리시 존에서는 간단한 인사말 정도만 나누는 수준이어서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영어체험센터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 사이에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강사들의 수준도 매우 높다. 내·외국인 교사 모두 수십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 영어뿐만 아니라 교육분야 학위나 자격증을 지닌 강사들이다. 대왕초등학교 서효순 교감은 “원어민 강사의 경우 일반 영어학원에서 만날 수 있는 강사와는 차원이 다르다.”면서 “이곳에서는 살아 있으면서도 체계적인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재 역시 강남교육청 차원에서 1000만원의 비용을 들여 개발했다. 이 교재를 각 센터들이 자기들 여건에 맞게 가공해 학생들을 지도한다. 강남교육청은 앞으로 센터 개설을 원하는 학교와 프로그램을 공유할 예정이다. 각 체험센터는 설치된 학교의 학생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강남구의 경우 각 학교별로 10개 학교에 개방하고 있거나 앞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요일별로 나눠서 수업하거나 해당 학교 학생들은 본 수업 시간에, 나머지 학생들은 방과 후나 주말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세계대학 경쟁력 탐사보고서-명문대 교육혁명] 학부 강화 10억弗투자… ‘학문 융합’ 실험

    [세계대학 경쟁력 탐사보고서-명문대 교육혁명] 학부 강화 10억弗투자… ‘학문 융합’ 실험

    ■ 작년 7만명 6000억 기부 |팔로알토(미국 캘리포니아주) 안동환특파원|세계 최정상급 대학인 스탠퍼드의 ‘힘’은 천문학적인 기부금에서 나온다. 스탠퍼드는 2005년 한해 동안 7만 1976명으로부터 6억 360만달러(약 6000억원)의 기부금을 모아 하버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대학 개발책임자인 스티브 수다는 최근 인도와 중국, 한국 등을 다녀왔다. 해외 기부 마케팅을 위한 출장이었다. 스티브 수다는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는 모금 책임자이다. 스티브 수다는 “현재 특별관리하는 기부자는 전세계 240명”이라고 설명한다. 이들은 50만달러(약 5억원) 이상을 내는 ‘고액 기부자’이다. 동문인 야후 설립자 제리 양뿐만 아니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 등 비(非) 동문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존 헤네시 총장이 직접 이들을 접촉한다. 기부는 ‘명예 마케팅’이다.‘빌 게이츠 빌딩’과 같은 기부자의 이름을 딴 건물뿐 아니라 대학 곳곳에 주요 기부자의 이름을 새긴 명패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연간 보고서에는 100달러 이상을 낸 졸업생의 이름도 빠짐 없이 실린다. 스티브 수다는 개인 기부자가 원하는 다양한 ‘기부 상품’을 개발한다. 때때로 연구가 이뤄질 프로젝트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기도 한다. 환경이나 바이오에 관심있는 기부자는 해당 학과에 기부한다. 특정 교수를 위해 기부하거나 스탠퍼드에 재학 중인 자녀를 위해 기부하는 학부모도 많다. 모든 기부금은 1991년 설립된 투자사 ‘스탠퍼드 매니지먼트 컴퍼니(SMC)’에서 관리한다.SMC가 관리하는 스탠퍼드 자금(특허 수입 포함)은 무려 143억달러(약 14조 3000억원)나 된다. 지난해 SMC의 투자 수익률은 19.5%.SMC는 장기적으론 미국 국채, 단기적으론 S&P500 주식과 외국기업 주식에 투자한다. 실리콘밸리의 벤처 캐피털에는 직접 투자한다. 유망 벤처기업이 주식을 공모할 때부터 초기에 투자를 한다. sunstory@seoul.co.kr ■ “생명공학-정치·국제 집중 육성” |팔로알토(미국 캘리포니아주) 안동환특파원|제 10대 존 헤네시 총장은 스탠퍼드 ‘실용주의 학풍’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컴퓨터 구조·설계 분야의 세계적인 공학자이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스탠퍼드의 ‘현재와 미래 전략’을 제시했다. ▶21세기 전략은. -인류가 직면하는 문제들을 해결할 학문적 기여를 하는 것이다.‘환경·생명공학, 엔지니어링, 정치와 국제 이슈’ 등 3대 분야를 육성하는 전략을 세웠다. 생명공학은 가까운 미래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이다. 학부·대학원생에게 강조하는 점은 전문지식을 갖춘 지도자의 ‘국제적 안목’을 갖추라는 것이다. ▶기업가 정신을 높이는 프로그램은. -첨단 기술의 산실인 공대가 주축이다.‘스탠퍼드 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공학도와 과학자를 교육하고 있다. 첨단기술 분야의 ‘기업가 정신’을 키우는 건 특히 중요하다. 이를 통해 ‘기업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추도록 한다. 또 미국·아시아 기술 관리센터는 전자·정보통신 분야의 새로운 트렌드를 분석, 학생들에게 첨단 기술과 전략을 통합시키는 방식을 가르치고 있다. ▶대표적인 창업 프로그램은. -재학생, 교수, 직원, 졸업생을 잇는 ‘스탠퍼드 기업가 네트워크’가 있다. 이 네트워크는 모든 스탠퍼드의 창업 프로그램과 협력할 수 있도록 연계돼 있다. 또 ‘아시아 기술창업 펠로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다양한 아시아 국가의 기업에서 일하고 비즈니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외국학생 선발 정책은 무엇인가. -학부의 6%, 대학원의 33% 이상이 외국인 학생이다. 지속적으로 외국인 학생을 늘릴 것이다. sunstory@seoul.co.kr ■ 1주일 리포트 A4 100장 |팔로알토(미국 캘리포니아주) 안동환특파원|스탠퍼드 구내 란타나 기숙사에 사는 조현영(미국명 제임스 조·25)씨는 이번 데드위크(Dead week)가 마지막이다. 그는 오는 6월 졸업한다. 데드위크는 말 그대로 ‘시체들의 주일’. 학기 기말고사 1주일 전을 가리키는 스탠퍼드 학생들의 은어이다. 데드위크에는 스탠퍼드에만 내려오는 전통 행사가 있다. 모든 기숙사생들이 매일 밤 11시에 한꺼번에 비명을 질러대는 것. 극심한 ‘시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애교로 통한다. 2002년 스탠퍼드에 입학한 현영씨는 요즘도 하루 5시간씩 공부한다. 취침 시간은 새벽 3시.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조기유학을 와서 미국 고교를 수석졸업했다.SAT(만점 1600점) 1550점.4년 전액 장학생인 그도 동료 학생과 경쟁하려면 어쩔 수 없다.1주일에 하루 이틀은 밤을 새워야만 강의를 따라갈 수 있다. 그는 오후 4시 수업이 끝나면 도서관으로 향한다.4년 동안 하루도 변하지 않는 일상이다. 현영씨가 1년 동안 읽는 강의용 책은 50여권. 강의 이외의 책까지 합치면 거의 80권이나 된다.1∼2주일 간격으로 제출하는 리포트는 A4 100쪽 분량. 그는 “교수들의 요구보다는 학생들의 치열한 경쟁이 논문 수준의 리포트를 만든다.”고 말한다. 그가 꿈꾸는 미래는 최고경영자(CEO).3학년 때부터 MBA 수업을 듣고 컨설팅과 파이낸싱을 공부하고 있다. 현영씨는 “스탠퍼드 학생들은 실리콘밸리라는 취업시장이 있어서 큰 걱정이 없다.”면서도 “학생들의 진짜 관심사는 자신이 업계의 톱으로 가느냐, 갈 수 없느냐에 있다.”고 말한다. sunstory@seoul.co.kr
  • ‘盲’ 모삼천지교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10일 해외이주 알선업체 G컨설팅 대표 김모(38)씨를 공문서 위·변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직원 이모(42·여)씨 등 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김모(51)씨 등 불법이민 신청자 29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2002년 1월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에서 김씨로부터 수수료 700만원을 받고 소득증명서, 재직증명서, 사업자등록증, 공시지가 확인원 등 관련 서류를 위조해 불법이민을 알선하는 등 최근까지 투자자 29명으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민 신청자들이 캐나다 현지 R은행 등에 이민자 예치금 12만 캐나다달러(약 1억원)를 입금하도록 알선해 은행으로부터 전체의 40%에 해당하는 4000만원씩을 알선료 명목으로 받아 모두 11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적발된 이민 신청자들은 대부분 초·중·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로, 자녀의 조기유학을 염두에 두고 영주권을 획득해 학비 면제와 복지혜택 등을 받기 위해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은 밝혔다.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공립高 대학진학률 23% ‘꼴찌’

    공립高 대학진학률 23% ‘꼴찌’

    한국 조기유학생이 많이 찾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교육 여건이 전체 51개 주에서도 가장 낙후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UCLA 산하 ‘민주주의와 교육, 접근권 연구소(IDEA)´와 캘리포니아 대학협회의 다양성 연구 컨소시엄(ACCORD)은 최근 내놓은 ‘2006 캘리포니아 교육 기회 보고서´를 통해 “공립 고교 학생들이 대학 진학에 있어 심각한 장애물에 맞닥뜨려 있다.”고 지적했다. 온화한 기후에 한국 교민이 많이 거주하고 있고 스탠퍼드,UCLA,UC버클리, 캘리포니아공대(Caltech) 등 명문대가 인접해 교육 여건이 뛰어난 것으로 국내에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다른 실상이라는 것이다. 공립학교 입학은 영주권이나 장기 체류비자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사립에 입학한 뒤 비용 부담을 이유로 현지에서 공립으로 옮기는 조기 유학생도 적지 않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립 고교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23%로 최하위 미시시피주 바로 앞의 50위였다. 매사추세츠는 두배 이상인 47%였고 뉴욕 46%, 오하이오 37%, 텍사스 33%, 플로리다는 29%였다. 캘리포니아 공립 고교에 100명이 입학할 경우 4년 뒤 졸업에 성공하는 학생은 69명에 불과하다. 커뮤니티 칼리지(1년제)에 진학하는 학생은 23명, 캘리포니아주립대 계열 진학자는 7명, 캘리포니아 소재 대학은 5명에 그쳤다. 수학은 44위, 독해능력은 48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교육 환경은 바닥권이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한해 예산 규모는 11위이지만 학생 1인당 교육비는 6765달러로 43위로 나타났다. 교원 수급이 부족해 교사 1인당 21명(전국 평균 15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교사 4명 중 1명꼴로 가르칠 준비가 안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진학 상담교사 1명이 담당하는 학생은 790명(평균 284명)에 달해 꼴찌를 기록했다. 공립의 편차가 큰 만큼 사전에 학교별 순위와 교육 지표 등을 치밀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종에 따라 학력과 교육 여건은 큰 차이가 났다. 이민자 자녀가 집중된 ‘유색인종 고교´는 ‘백인 위주의 고교´보다 학력이 크게 떨어졌다. 이민 자녀가 많은 학교는 저소득층이 5배가 많고 영어 미숙 학생 숫자도 74배나 많았다.‘집중관리 대상 학교´가 될 확률은 백인 고교보다 13배나 높은 38%에 달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학원 뺨치는 외국어 ‘올인’

    학원 뺨치는 외국어 ‘올인’

    신입생 지원율 하락과 정원 미달 확대로 위기의식을 느낀 사립 초등학교들이 본격적인 생존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학교에 기숙형 영어체험마을을 만들고 중국어 원어민 수업도 하는 등 외국어 교육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사립 같은 공립·조기유학에 위기감 90년대 중반까지 사립초등학교들은 최소 3∼4대1을 훌쩍 넘는 경쟁률을 보였지만 최근들어 경쟁률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2005학년도와 2006학년도 서울 39개 사립초등학교의 지원율은 1.9대1. 올해 6개 학교는 정원이 미달돼 추가 모집을 했다. 1차 원인은 공립학교의 시설과 교육 프로그램이 좋아지고 있는데다 취학 아동 수가 감소한 데서 찾을 수 있다. 공립인 서울 대치초등학교에는 실내 골프장, 서울 돈암초등학교에는 수영장이 있다. 서울 대곡초등학교 등 3개 학교는 영어체험센터를 만들었다. 서울 4개 공립 초등학교에서는 일반 교과를 영어로 가르치는 영어 이머전(몰입교육) 수업을 시범 운영 중이다. 사립학교의 위기에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영어권 국가로 유학을 떠나는 사립학교 재학생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9월 교사를 새로 지어 시설이 좋은 서울 청량초등학교에는 이웃 사립학교 학생들이 옮겨오고 있다. ●초등학교에 기숙형 영어체험마을 사립학교들이 선택한 생존책은 ‘외국어 올인’. 이르면 내년 상반기 한양대 부설 초등학교에는 기숙사형 영어체험마을이 들어선다. 기숙형 초등학교는 이 학교가 처음이다. 부지 1000평, 건평 1400평 규모로 지자체의 영어체험마을과 비슷한 형태다.3∼6학년은 졸업까지 8개월 동안 방과후 체험마을로 가서 생활영어를 배운다. 오덕규 교장은 “조기 유학으로 지난해에만 학생 30여명이 자퇴서를 내 이런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중국어 이머전 등장 유명 사립학교의 전유물인 이머전 수업은 서울뿐만 아니라 읍단위 지역에서도 생존책으로 도입하고 있다. 충남 홍성군 광천읍의 작은 사립학교인 서해삼육초등학교는 이머전 교육으로 부활을 꿈꾼다. 그동안 광천읍 인구가 1만 2000여명에 불과해 정원 20명조차 채우지 못했지만 이머전 수업을 도입한 뒤 홍성과 대천, 청양 등 공립에서 옮겨온 학생만 20여명이나 된다. 태강삼육초등학교는 지난 3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중국어 이머전 과정을 도입했다. 현재 1학년 2학급 학생들은 중국어 원어민 교사가 진행하는 중국어 기초회화를 비롯해 수학, 중국역사 등을 주 5시간씩 배운다. 대학처럼 학기 중에 교환학생을 파견하는 학교도 처음 등장했다. 경복초등학교는 지난해 9월부터 4학년 희망자에 한해 한달씩 미국 오클라호마주 킹크리스천스쿨 등 2개 자매학교에 보내고 있다. 이선형 교감은 “지난해 4회에 걸쳐 한 학년정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80여명이 참가했으며 올해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어와 일본어도 정규 과정에 포함시키는 학교도 늘고 있다. 경희초등학교는 4학년부터 주당 1시간씩 일본어, 계성과 매원·유석초등학교 등은 중국어를 가르친다. ●골프와 국악도 가르쳐 ‘1인 1악기’로 대변되는 사립학교의 예체능 교육도 다양해지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 심석초등학교는 3학년 이상 학생에게 주1시간씩 골프를 가르친다. 한양과 성동, 화랑, 세종, 한신초등학교도 골프를 교과과정에 추가했다. 추계초등학교는 주 한두 시간씩 국악을 배우며, 동북과 광주 살레시오초등학교는 영재교육반을 특별 편성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열린세상] 인력시장 개방과 글로벌 교육/김병식 동국대 부총장

    지식정보화 사회라는 큰 틀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현재는 우수인재 확보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이 점에서 매킨지 급타 사장은 지금을 ‘인재 확보 전쟁(the war of talent) 시대’라고 표현하고,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유일한 대비책은 우수인재 확보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이 시대에 요구되는 우수인재란 어떤 사람인가. 이 답으로는 매우 다양한 견해가 있으리라 짐작되지만 아무래도 이전과 차별화된 능력으로는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국제적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소비자는 현명하다. 기러기 아빠, 펭귄 아빠란 어휘가 암시하듯이 많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자식을 외국으로 조기유학 보내는 사람이 우리 주위에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국제화된 글로벌 교육만이 자기 자녀를 경쟁력 있는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교육 소비자인 그들은 이미 알아차린 것이다. 그러므로 이 관점에서 우리 교육과 인력 관리 제도의 주변을 되짚는 일은 긴요하다. 지금 세계 경제는 빠르게 하나의 공동체로 이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국가는 상호 교류하는 데 필요한 인증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국제통상 환경은 익히 알다시피 WTO 체제 하에서의 FTA·DDA 등으로 구체화되고 있고, 특히 ‘서비스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S)’이 제정됨에 따라 상품교역 중심에서 서비스 분야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접근 방식도 다자주의적 자유화이다. 여기에서 서비스 교역은 서비스와 관계된 행위 및 결과물과 같은 공급대상뿐만 아니라 서비스공급 주체인 회사 및 사람을 모두 포함한다. 이 서비스 교역 형태 중 제4모드인 ‘자연인의 국가간 이동’은 인력시장의 개방을 의미하는데 영어권이 아닌 우리는 특히 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젊은이들이 해외에서 활발히 활동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기준에 맞는 전문 교육이 먼저 학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 내용이 GATS 교역 당사국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쉽게 말하면, 미국의 기계과 대학생과 우리나라의 기계 전공 학생이 배워야 할 내용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전제로 서로 그 내용과 시스템이 확인되고 인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인정 체제가 국제적으로 여러 분야에서 이미 셋업되어 있다. 공과대학 교육에 대하여는 워싱턴어코드, 전문대학 교육에 대해서는 더블린어코드, 전문 기술사에 대해서는 EMF,APEC 엔지니어 제도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서 국제기준이 마련된다. 이 기구들은 지금까지는 영어권 국가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미국의 ABET기구가 그 중심에 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는 이에 대비한 제도적 장치나 교육시스템의 국제적 마인드가 초보에 머물고 있다. 글로벌 마인드를 갖는 대학교육의 혁신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국내의 각종 자격제도는 영구자격 취득제인 반면, 외국은 면허체제로서 몇년 단위의 등록 및 갱신을 요구하는 임시지위 부여 방식이다. 우리의 인력 관리 시스템은 기술사를 예로 들면, 취득은 노동부의 산업인력공단, 등록은 과기부, 소속은 산자부 혹은 정통부·건교부로 너무 행정편의적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의 현체제 및 전통적 교육방법으로는 모드 4 방식인 자연인의 국가간 이동을 통한 교역 형태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뼈아픈 노력으로 우수한 글로벌 교육과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 신년 국정간담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집권 후반에 추진할 중요 국정과제의 하나로 미국과의 FTA 협상 타결을 들었다. 개방 가속화만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뒤늦은 감은 있지만 바른 선택이었다. 그러나 이 협상의 대상 분야가 매우 광범위하고 많은 이해 당사자가 있어 중요 협상 분야인 상품교역에만 치중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 걱정이다. 곧 다가올 인력시장 개방에 대비한 자격 업무 및 국제교육을 위한 시스템 개선에 배가된 노력이 절실하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음을 알기에 초조하기까지 하다. 김병식 동국대 부총장
  • 조기유학 초등생 美서 성범죄

    미국에 부모를 동반하지 않고 ‘나홀로’ 조기유학을 간 우리나라 초등학생 2명이 현지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 구금되어 있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6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한 지역의 교민 집에 머물며 조기유학하던 초등학교 5학년생 소년 2명이 같은 집에서 생활하던 초등학교 4학년 조기유학생인 한국인 소녀 1명과 주인집의 두살난 여아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이달 13일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두 소년은 현지 소년 보호소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인 두 소년의 부모들은 텍사스 휴스턴총영사관 측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통보받고 미국에 입국, 변호사와 함께 피해자 측과 합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소년은 ‘아동에 대한 가중 성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였는 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현지 법에 따르면 15세 미만인 자는 형사상 기소되지는 않지만 혐의가 사실로 인정되면 소년원에 수용될 수 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외교부는 이와 관련, 해외안전 여행사이트(www.0404.go.kr) 공지사항란을 통해 “미국 등 외국으로의 조기유학이 급증하고 있으나 어린 학생들이 문화적인 차이를 채 인식도 하기 전에 이번과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는 만큼 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영어 원어민 교사들 “시골은 가기 싫어요”

    영어 원어민 교사들 “시골은 가기 싫어요”

    ‘주 5일 근무,20시간 수업에 월 200만원 제공. 항공료와 원룸형 숙소, 수당도 따로 드립니다.’ 전주교대 군산부설 초등학교가 영어 원어민 교사를 모시기 위해 내건 문구다. 하지만 이 학교 학생들은 아직 원어민 교사를 보지 못하고 있다. 관계자는 “정규교과 과정을 마친 뒤 특기적성교육을 가르치면 월 50만원을 더 드린다.”면서 “하지만 지방이라 그런지 원어민 교사를 채용하기 어렵다.”고 실토한다. 사정은 공주교대 부설초등학교도 마찬가지다. 학교 관계자는 “대도시가 아닌 데다 일반 학원에 비해 보수 수준이 낮아서 원어민 강사들이 중·소도시 근무를 꺼린다.”고 말했다. ●요청인원 대비 30% 부족 중·소 도시와 농어촌 지역 초·중학교들이 영어 원어민 강사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까다로운 자격요건에다 원어민들이 중·소도시 근무를 기피하는 경향 탓이다. 올초 교육부는 2010년까지 소규모 및 농어촌 학교를 포함해 전국의 모든 중학교에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를 1명씩 배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어 조기유학 해소책의 하나였다. 지난해 12월 말 중학교에 배치된 원어민 영어교사는 221명. 이를 10배 이상 늘려 2900명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원어민 보조교사 초청·활용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교원대 종합교육연수원은 지난해 전국 시·도 교육청으로부터 원어민 교사 182명의 채용 신청을 받았다.132명은 연결시켜 줬으나 나머지 30%는 아직 해결해 주지 못하고 있다. 교원대 종합교육연수원 연준흠 연구사는 “광역시와 경기 지역을 빼면 채용비율이 60∼70%에 불과하다.”면서 “인구가 많지 않은 지역에 근무하면 추가 수당을 주는데도 오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동남아 경쟁에다 까다로운 자격요건때문 원어민 교사 부족현상은 일본과 태국, 타이완, 중국 등의 국가도 원어민 강사를 경쟁적으로 뽑아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채용에 한 달 이상 걸리는데 이 사이에 다른 국가에서 선점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까다로운 자격요건도 한 요인이다. 교육부는 원어민 교사의 자격요건으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아일랜드 등 6개국가 출신으로 제한하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 지침에서 벗어나지만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은 오히려 본토보다 발음 수준이 나은 사람도 있어 시험을 거친 뒤 지난해 채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공주교대 부속초등학교 관계자도 “원어민 교사로 채용할 수 있는 사람들은 필리핀 출신 정도인데, 교육부의 지침에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소도시 기피도 한몫 정부에서 마련한 다양한 인센티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원어민 강사들이 중·소도시 근무를 기피하는 것도 또 다른 요인이다. 교육부 지침에 따르면 광역시와 경기도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가는 원어민 강사에게는 월 10만원씩을 더 준다. 여기에다 지역에 따라 벽지로 분류되는 곳은 월 10만원이 또 추가된다. 그러나 월 20만원의 인센티브를 받고 중·소 도시에 체류하겠다는 원어민 교사는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 ●교육부, 실태조사 나서 사정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시·도교육청은 앞다퉈 원어민 교사 채용계획을 내놓고 있다. 강원도 교육청은 현재 30명인 원어민 교사를 하반기까지 54명으로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교육청도 지난해 9월 119명의 초·중학교 원어민 교사를 채용한 데 이어 9월까지 두배 증가한 214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그러나 원어민 영어교사를 늘리겠다는 계획뿐 공급이 부족한 현실에 대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영어교육핵심팀 김천홍 팀장은 “중·소 도시에 부임한 뒤 곧바로 옮겨 달라고 요청하는 사례도 있으며 계약기간 1년만 채운 뒤 조건이 좋은 대도시로 옮기기도 한다.”면서 “시·군 지역에 원어민 교사가 부족해서 실태조사 중이며 인센티브 부여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정보 뱅크] “하루라도 먼저” 영어유치원 붐

    [정보 뱅크] “하루라도 먼저” 영어유치원 붐

    가진 것이라고는 인적자원이 사실상 유일한 나라. 한국에 사는 학생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온갖 학습 열풍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실정이다. 정부에서 초등 1·2학년생에 대한 조기영어 교육실시 방침을 발표하면서 미취학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영어학습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외국어를 현지에서 직접 배우려는 초등학생들의 조기유학 열풍도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중학생들도 과학고나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진학정보에 귀을 쫑긋 세우고 있다.서울대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신입생들의 1년간 학업성취도 분석결과도 특목고 진학열기를 달구고 있다. 과학고나 외국어고 출신학생이 일반고 학생보다 성적이 우수하게 나왔다. 미취학 자녀의 영어공부와 외국어고 진학에 관심있는 학생과 학부모들을 위해 관련 소식을 담았다. 조기영어 실시 후폭풍이 거세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올 하반기부터 초등학교 1·2학년에게까지 영어교육을 시범실시한다고 밝힌 게 계기다. 정부는 2007년까지 시범운영해 본 뒤, 전면도입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실상 2008년부터 전면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 영어 조기교육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어린이 영어교육에 관심있는 학부모들을 위해 영어유치원 교육프로그램과 전문가들이 권하는 연령별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영어유치원 선호는 왜? 영어유치원을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말하기 중심의 교육을 가장 큰 이유로 꼽을 수 있다. 하루 서너시간씩 영어로 노래 부르고 동화도 듣고, 외국인 교사가 진행하는 수업을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어로 듣고 말하는 게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하지만 비싼 수강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서울의 일반 유치원 교육비가 한달에 20만원 안팎인데 반해 영어유치원의 수강료는 50만원이 보통이고 100만원을 넘는 곳도 많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정한 수강료 상한선은 시간당 9000원. 하지만 이를 어기더라도 학원법상 처벌근거가 없어 한달 수강료가 100만원을 넘는 곳이 적지 않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4시까지 아이를 맡기게 되면 월 수강료가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는 것이다. ●5세, 노래와 게임으로 이때에는 영어와 친해지는 시간을 갖는 게 좋다. 동요나 자장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나 간단한 율동과 함께 하는 노래(챈트), 게임과 활동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게 좋다. 노래로 영어동화를 부른다면 영어를 공부 아닌 놀이로 접근할 수 있다. ●6세, 글자모양과 소리배우기 그림책 오디오 비디오 등을 통해 다양한 영어환경에 노출된 경우라면 문자교육인 파닉스를 할 필요가 있다. 영어를 외국어로 배워야 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영어글자를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언어규칙을 숙지한 다음 각 문자들이 내는 소리를 익히고 이야기 책을 중심으로 듣기와 읽기를 꾸준히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7세, 짧은 이야기를 읽고 이해하기 인지능력과 손과 눈의 협응능력이 높으므로 비교적 지문이 적은 영어 동화책을 읽으면서 소리의 규칙을 이용한 읽기와 쓰기를 병행하는 게 좋다. 원어민 강사교육을 꾸준히 진행해온 영어교육 전문가인 최윤정 아이스푼 원장은 “어린이 영어교육에서는 무엇보다 강사의 교육전문성이 중요하다.”면서 “이러한 프로그램을 유치원에서 진행할 때에는 아무리 원어민이라도 교육에 대한 경험과 어린이에 대한 이해가 풍부한 교사와 수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절세·재테크 신풍속 “해외부동산 딱이야”

    최모(45)씨는 최근 미국 LA에 있는 50만달러짜리 아파트를 샀다.2년 뒤 아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조기유학을 보내 이 아파트에 생활하도록 한다는 계획에서다. 아파트 구입자금은 서울 삼성동에 있는 주상복합아파트를 팔아서 마련했다. 주상복합아파트 외에도 최씨는 서초동에 30평형대 아파트를 갖고 있다. 최씨가 LA 아파트를 미리 산 것은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피하기 위해서다. 내년부터 1가구2주택 소유자가 주택을 팔 때는 50%의 세율로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최씨는 연말에 내야 할 종합부동산세도 대폭 줄어들게 됐다. 서초동 아파트가 6억원을 넘어 종합부동산세 부과대상이지만 주상복합아파트를 팔았기 때문에 세금을 그만큼 덜 내게 된 것이다.LA 아파트는 임대를 줘 임대수익을 얻고 있다. 과도한 세금을 피하거나 재테크를 위해 해외에서 집을 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 들어 주거용 해외부동산을 살 때 송금한도가 100만달러로 확대되고 절차가 간편해지면서 생겨난 새로운 재테크 풍속도다.●절세, 재테크 등 다목적 카드로 활용 대기업에 다니는 박모(37)씨는 얼마전 미국 지사로 발령받았다. 최소 2년 동안은 현지에서 근무해야 한다.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월세형 주택에서 생활하려다가 생각을 바꿔 60만달러짜리 주택을 샀다. 분당에 살던 아파트 전세금을 빼서 20만달러를 송금하고, 나머지는 미국 모기지론을 이용했다. 해외부동산 전문업체와 상담한 결과, 매월 비싼 월세를 내느니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최근 부동산가격 상승률이 높은 캘리포니아주 몬테벨로지역 주택으로 결정하는 등 사전에 충분한 분석도 거쳤다. 박씨는 미국 지사 근무가 끝날 때쯤이면 얼마나 집값이 올라있을지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해외부동산 전문업체인 루티즈코리아 관계자는 “4년 전 자녀를 호주로 유학보내는 한 대기업 간부에게 30만달러짜리 호주 주택을 사도록 주선했다.”면서 “지난해 자녀들이 유학을 마치고 돌아올 때 호주 집값이 62만달러로 올라 32만달러의 양도차익을 올렸다.”고 말했다.●자녀유학과 임대수익 동시에 가능 주부 김모(44)씨는 자녀 유학에 올인했다. 부동산과 주식 등을 팔아 뉴저지에 방 4칸이 있는 70만달러짜리 주택을 최근 구입, 고등학교와 대학에 다니는 자녀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남편은 기러기 아빠를 자처해 서울에 있는 원룸에서 살고 있다. 김씨는 주택구입자금 중 40만달러는 현지 모기지론으로 해결했다. 김씨와 자녀들은 방 4칸 중 2칸만 쓰고, 나머지 2칸은 현지 유학생들에게 임대할 예정이다. 임대료로 모기지론을 갚기 위해서다. 해외부동산 거래업체인 뉴스타부동산 관계자는 “해외부동산 취득이 완화되면서 문의전화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면서 “현지 모기지론을 잘 활용하면 편안하게 자녀유학을 시킬 수 있고, 재테크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비강남 학부모 강남 상륙작전

    비강남 학부모 강남 상륙작전

    16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교육청 중등교육과 상담실. 자녀들의 중학교 재배정 신청을 하러 온 학부모들로 10평 남짓한 사무실은 북새통이었다. 접수직원 3명과 장학사 1명은 찾아오는 학부모들에다 연신 울려대는 문의전화로 눈 코뜰새 없이 바빴다. 게다가 복도에서도 학부모 20여명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결국 담당 직원들은 이날 점심을 구내식당에서 교대로 해결하며 학부모들을 상담했다.‘강남발 교육열풍’의 또 다른 현장이다. 강남교육청은 지난 13일부터 중학교 재배정 신청을 받고 있다. 마감일을 하루 앞둔 16일 현재 800여명이 신청했다. 지난해의 경우, 추가접수분까지 합해 800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강남유입’바람이 더 거셀 전망이다. 임모 장학사는 “앞으로 3차례에 걸친 추가접수를 끝내면 올해에는 사상 최대 재배정 신청을 기록할 것 같다.”면서 “지난달부터 특정학교를 지목하며 주소지를 옮기면 그 학교로 배정받을 수 있느냐는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잘 가르친다고 학부모들 사이에서 소문난 영어 학원 등 교육환경이 어느 지역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때문에 수도권 등 ‘비강남’에서 오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다. 낮 12시쯤 접수직원과 한참동안 승강이를 벌이던 A씨. 경기도 안양에서 왔다는 그는 어두운 표정으로 상담실을 나왔다.“아이를 강남에 있는 중학교에 보내려고 강남으로 이사하기 전 주소부터 옮겨 놓았는데, 실거주자가 아니면 학교를 배정해줄 수 없다고 한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B씨도 비슷한 경우다. 그는 “아들을 미국에 유학 보내기 전에는 강북에 살았지만 이왕이면 비슷한 환경을 겪은 아이들이 많은 강남에서 중학교를 다니는 게 나을 것 같아 약간 무리를 해 이사왔다.”고 말했다. 성북교육청 관계자는 “강북에 살았던 사람들도 자녀가 해외에서 돌아오면 대개 강남지역 학교로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기유학파도 상당수 있다. 신청학생 중 50여명이 조기유학 출신으로 파악됐다. 대치동에 사는 C씨는 1년간 캐나다로 유학 보낸 아들을 중학교 입학에 맞춰 귀국시켰다. 전날 2시간 넘게 기다려 장학사와 상담한 그는 이날도 1시간을 기다려 재배정 신청을 했다.“지난해 가을에 왔더니 인근 중학교에 자리가 없어 해외귀국자녀가 많다는 분당의 한 중학교로 몇달간 통학했다.”면서 “인근 중학교로 옮기려고 이번엔 신청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반면 강북지역은 재배정 신청이 미미하다. 성북교육청(강북구·성북구 관할)은 이날까지 재배정 신청자가 126명에 불과했다. 해외 귀국자녀는 단 1명이었다. 북부교육청(도봉구·노원구)도 300여명 가운데 조기유학 출신은 2명이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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