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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 김연아 못 돼… 공부 함께해야”

    “다 김연아 못 돼… 공부 함께해야”

    ‘운동이 인생을 바꾼다’. 지난 13일 취임 100일을 넘긴 이창섭(59) 국민체육진흥공단(이하 KSPO) 이사장의 삶이 그랬다. 22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만난 이 이사장은 취임 뒤 저소득층, 다문화 가정 등 소외 계층의 유·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많이 펼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뜬금없이 자신의 고교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지역 명문인 대전중학교를 졸업했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은행원이 되겠다며 대전상고에 진학했다. 신탄진에서 대전을 오가는 통학길이라 기차를 놓치면 무려 2시간을 걸어야 했다. 어느 날 수업이 끝난 뒤 기차시간에 맞추려 급하게 청소를 하다 옆에 늑장 피우는 같은 반 친구에게 잔소리를 했다. 그러자 그 친구가 자신의 동아리 멤버들 20여명을 데리고 와 이 이사장을 집단 구타했다. 왜소한 체구였던 그는 ‘복수의 일념’으로 합기도와 달리기, 줄넘기 등의 운동을 밤 11시까지 했고, 그게 그의 인생을 바꿨다. 은행원의 꿈을 접은 뒤 체육대학에 진학해 선수, 체육학자, 행정가 등 본격적인 ‘체육인’의 삶을 시작했다. 환갑을 바라보는 지금도 하루 팔굽혀펴기 200개와 윗몸일으키기 60개를 빼먹는 법이 없다. 그가 이사장에 취임 뒤 KSPO가 전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적 소외 계층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펼치는 것에는 이 같은 그의 삶의 경험과 바람이 녹아 있었다. 그는 “국가가 잘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소외 계층을 줄여가야 한다는 것이 요즘 ‘공유된 사회적 가치’다”면서 “KSPO는 스포츠를 매개로 어려운 환경에 처한 청소년들에게 평생 스포츠의 기회를 점진적으로 더욱 늘려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시 비리, 폭력 등 여러 문제로 학교 운동부가 사라지고 위축되는 상황에 대해 이 이사장은 “후진적인 운동선수 육성시스템 탓이다. 반드시 잘못된 시스템을 선진국형으로 바꿔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운동을 한다고 모두가 박태환, 김연아가 될 수 없다”면서 “이런 사실을 한 자녀 시대의 학부모들도 알고 있다. 엘리트 체육만으로 한국이 세계무대에서 과거의 영광을 이어갈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학 조교, 교수 시절 23년 동안 충남대 축구부를 이끌었던 그는 “선수들의 수업 출석부를 직접 체크하면서 공부에 소홀한 학생들을 혼냈다”면서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해 줌으로써 설사 운동으로 성공하지 못해도 다른 노하우를 가지고 인생을 잘살아 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결국 엘리트 체육에 대한 지원을 유지·확대하면서도 생활 체육을 튼튼히 해 둘의 유기적 관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엘리트 선수가 배출되는 선진국형 시스템의 정착이 시급하다”면서 “차일피일 미뤄왔던 이 숙제를 바로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한국 체육은 머지않아 고사하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연구 및 경기분과 위원, 2002한·일월드컵 당시 대전월드컵경기장 총책임자를 맡았을 정도로 축구와 인연이 깊은 이 이사장은 한국 축구의 부흥을 위해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면서 “10년이 넘는 중장기 계획을 꾸준히 실행에 옮김으로써 실력을 탄탄히 쌓아 정점을 찍은 독일처럼 우리도 길게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서울광장] 경제 미래를 설계하자/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경제 미래를 설계하자/오승호 논설위원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행보를 보면서 그의 추진력과 돌파력이 기로에 선 한국경제를 살려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박근혜 정부 1기 경제팀에서는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최후의 보루로 여겼던 금융 규제였다. 그러나 최 부총리의 의지에 의해 완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금융건전성을 누구보다 걱정해야 할 금융당국 수장들이 딴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을 보면 민망할 정도다. 곧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DTI나 LTV가 상향 조정되면 부동산 주무 부서인 국토교통부는 쾌재를 부르겠지만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은 내심 걱정하지 않을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나 금융통화위원들은 오는 8월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놓고 벌써부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을 법하다. 최 부총리는 그저께 이 총재와의 회동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 “금리의 ‘금’자도 꺼내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국회인사청문회 등에서 간접적으로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한 바 있다. 기준금리는 금통위의 고유권한이라면서 중앙은행의 입장을 존중하는 발언을 하지만 시장이나 한은은 과연 액면대로 받아들일까. 대부분 부총리의 ‘치고 빠지는’ 전략이라고 평가하고 있을 것이다. 이 총재는 하반기에는 경기 하방(하락) 위험이 크다고 진단한 만큼 14개월째 묶어둔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건은 충분하다고 봐야 한다. 그렇더라도 실행으로 옮길 경우 부총리의 압박을 피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면할 명분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고 있을지 모른다. 경제정책의 양대 축인 기획재정부와 한은의 기(氣) 싸움은 여전히 볼만하다. 부총리가 한은이나 재계와 불필요한 신경전을 벌일 필요는 없다. 기준금리는 부총리가 왈가왈부하지 않아도 금통위가 충분히 알아서 판단할 능력이 있다고 믿어야 한다. 정부는 기업인들에게 왕성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나서 달라고 닦달하곤 하지만 장사가 좀 된다 싶으면 중소기업 영역까지 파고드는 게 대기업 아닌가. 최 부총리는 대기업 수출이 늘고 경상수지 흑자가 쌓여도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면 무슨 효과가 있느냐고 지적한다. 가계소득 중심의 성장정책을 추진하려는 이유다. 일단 방향은 잘 잡은 것 같다. 최 부총리는 마음이 급할 것이다. 그러나 조급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의 업무 스타일대로 큰 방향만 제시하고 세부적인 사항들은 부하 직원들이 알아서 추진하게 해야 한다. 갈 길이 바쁘지만 멀리 봐야 한다. 최 부총리는 어제 경제5단체장과의 간담회에서 “경제혁신 3개년계획을 본격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오석 전 부총리는 지난 2월 한국개발연구원(KDI)과의 공동작업반 회의에서 “30년을 바라보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설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과연 그랬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과제들을 백화점식으로 열거하다 보니 어느 쪽에 무게중심이 실려 있는지 분간하기 힘들다. 최 부총리는 이 계획이 지난 1월 박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기획재정부가 부랴부랴 초안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현 전 부총리는 이 계획은 하나의 비전이 아니라 실천 계획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국민소득이나 경제성장률을 크게 끌어올리겠다는 둥 장밋빛 청사진으로 국민을 구슬리지 않은 점은 다행이다. 다만 최 부총리는 우리가 직면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과제를 해결할 방향 제시가 없는 점을 인식하기 바란다. 저출산·고령화는 생산인구 감소로 미래성장 엔진을 꺼지게 한다. 경제정책 3개년계획에는 외국인 유입, 사회통합 및 국적부여 등 이민정책의 전 과정을 관리하는 이민전담기구 설립을 검토한다고 돼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자유구역 등 특정지역에 한해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부족한 노동력 해소 차원에서 이민 문제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할 때가 됐다고 본다. 증세 문제도 계속 미룰 사안은 아니다. 재정의 소득분배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osh@seoul.co.kr
  • [데스크 시각] 2기 경제팀 신뢰회복이 우선이다/김성수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2기 경제팀 신뢰회복이 우선이다/김성수 경제부장

    ‘만사경(炅)통’(모든 일은 최경환으로 통한다). 2기 경제팀을 이끌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두고 이런 말이 나온 지는 꽤 됐다. 표현대로 정말 그런지는 모르지만,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는 이명박(MB) 정부의 첫 경제수장인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곧잘 비교된다. 강 전 장관도 역대 어떤 경제수장과도 비교가 안 될 만큼 쟁쟁한 실세였다.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고환율정책을 끝까지 밀어붙일 만큼 MB의 총애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의 최 부총리가 강 전 장관보다도 더 센 인물이라는 게 거의 정설이다. 대내외적인 여건에서도 그렇다. 3선 의원에 여당 원내대표를 지내 대(對) 국회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강 전 장관과 달리 ‘부총리’ 신분인 만큼 명실상부한 경제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다. 물러나겠다는 총리를 도로 주저앉힌,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을 겪은 정부라 실세 중에 실세인 최 부총리가 경제부총리 그 이상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번에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발탁된 것이나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던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막판에 살아난 것도 모두 다 그의 작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막강한 파워를 바탕으로 최 부총리는 기존의 정책을 뒤집는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강 전 장관도 손을 대지 못했던 부동산 규제를 대폭 풀려는 것이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70%로 높이려는 게 골자다. 부동산시장을 띄워 경기부양을 하겠다는 취지지만, 1000조원을 이미 돌파한 가계부채가 더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기업사내유보금에 대해 세금을 물리겠다는 발상도 비슷하다. 이미 법인세를 내고 있는 기업들이 이중과세라고 반발하는 것이 타당한 만큼 추진 과정에서 좌초할 가능성이 다분히 높다. 박근혜 정부는 이미 정책 추진 과정에서 엇박자를 계속 내며 시장의 신뢰를 너무 많이 잃었다. 작년 가을에는 박 대통령의 공약이던 기초연금 지급 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복지부가 맞붙어 싸우다가 장관이 물러났다. 중산층 근로자의 기준소득을 정하는 문제를 놓고도 갈팡질팡한 끝에 대통령까지 나선 뒤에야 정리가 됐다. 올 들어서는 기재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만들어 언론에 사전브리핑까지 했지만, 막판에 청와대에서 퇴짜를 맞아 중요 내용이 상당 부분 바뀌었다. 전세소득 과세를 놓고도 ‘갈짓자‘ 행보를 계속했다. 2주택자의 전세소득에 세금을 물리겠다고 했다가 다시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고 말을 바꿨다. 이렇게 정부 정책이 자꾸 오락가락하니 정책에 대한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 박근혜 정부는 집권 2년차에 레임덕을 맞았다는 말까지 들으며 총체적 위기에 빠져 있다. 상황을 반전하려면 경제분야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서둘러 나와야 한다는 조급증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체증을 씻어 줄 시원한 ‘한방’을 찾는 건 애당초 불가능하다. 우리도 이미 일본식 장기 저성장에 빠진 만큼 부작용이 우려되는 단타 처방보다는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등의 장기적 해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최적의 정책 조합을 찾아내야지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기만 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오는 24일 2기 경제팀이 내놓을 처방전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주목된다. sskim@seoul.co.kr
  • 창조경제 2기 ‘최양희호’ 험난

    최양희 신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표류하는 창조경제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최 후보자는 이르면 15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고 공식적인 업무에 들어가게 된다. 박근혜 정부 출범 초창기만 해도 미래부는 ‘한국형 창조경제’의 컨트롤타워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1년이 훌쩍 넘도록 미래부는 창조경제의 새로운 비전을 구현하기는커녕 원래 맡고 있던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마저 낙제점을 받고 있다. 내놓는 정책마다 ‘재탕’ 또는 ‘이벤트’라는 혹독한 비판에 시달리며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총체적 난국이다. 미래부 안팎에서는 새로 출범할 ‘최양희호’의 앞길도 험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임자인 최문기 장관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리더십 부재’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 전 장관처럼 최 후보자 역시 산하 기관 출신의 교수인 데다 미래부의 한 축을 이루는 기초과학 분야에 대해서는 경험이 없다. 미래부 관계자는 “큰 그림은 장관이 제시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인 로드맵이 짜여 있는 기초과학 같은 경우는 손을 대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ICT 현안은 업계와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이 부분도 최 후보자의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 계륵 취급을 받고 있는 미래부의 위상 역시 재정립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미래부는 기획재정부 및 산업통상자원부와의 기 싸움에서 밀리면서 추진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될 최경환 후보자가 정권의 실세로 불리고 있어 오히려 기재부 쏠림 현상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관계자들은 최양희 후보자가 ‘비타민 프로젝트’나 ‘창조경제타운’ 등 이미 미래부가 발표한 수많은 정책들을 정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권 초기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증 때문에 실효성이 없는 정책들이 난립하고 있다”면서 “이런 정책들을 먼저 과감히 정리해야 현장의 혼란을 줄이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우선 과제로는 과학기술 분야의 경우 축소, 지연 논란이 일고 있는 과학벨트 및 기초과학연구원(IBS) 문제가, ICT 분야에서는 10월 시행되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꼽힌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사설] 부동산시장 활성화 조급증 벗어나야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경제 관련 발언들은 경기 진작, 특히 부동산 가격 띄우기에 대한 조급증이 생긴 것 같은 강한 느낌을 받게 한다.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의 경제 정책 방향은 청문회 과정에서 공식적으로 드러나겠지만, 부동산 규제 완화와 관련해 찬반 논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현오석 경제팀이 가시적인 경기 회복을 이끌어내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퇴진을 앞두고 있는 터여서 새 경제팀의 부양 의지는 십분 이해한다. 경제는 당연히 살려야 하지만 앞뒤 가리지 않고 돌진했을 때의 부작용을 생각해야 한다. 최 후보자는 부총리에 내정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LTV(담보대출비율) 및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와 관련해 “현재 부동산 규제는 한겨울에 여름옷을 입고 있는 격”이라면서 “계절이 바뀌었으니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고 밝혔다. LTV와 DTI 규제완화를 시사한 것이다. 그는 추가경정예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추경은 하면 하는 것”이라고 말해 현 경제정책에 대한 기조 변화를 예고했다. LTV와 DTI는 금융당국이 최후의 보루로 굳게 지키고 있는 마지막 부동산 금융 규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DTI와 LTV는 경제 진작정책으로 쓰는 게 아니라 금융안정정책으로 써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돌파했고, 주택담보대출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도 금융회사나 가계의 부실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마지막 빗장인 대출 규제의 위력 덕이라 할 수 있다. 수도권의 경우 대출 비율을 주택 가격의 50~60%로 제한하고 있기에 집값이 담보대출을 받을 때의 50~60%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는 이상 은행의 부실은 발생하지 않는 이치로 설명할 수 있다. 과거처럼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뛰는 시대는 지났다. 집값의 80~90%를 대출받아 주택을 매입하더라도 값이 뛰어 큰 매매 차익을 남기면 대출을 많이 해줘도 별 상관이 없던 시절은 옛 얘기가 되다시피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일부 국가의 집값 거품(버블)을 우려하면서 대출을 통한 부동산 구입을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 등을 겨냥한 것으로, 부동산 가격 버블이 꺼질 경우 글로벌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한 지적이다. 주택가격 정책은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 건설업계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부양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조급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본다. 지난 4월 발표한 전국 주택공시가격을 보면 공동주택은 평균 0.4% 올랐다. 수도권은 1% 미만의 하락률을 보이기는 했지만 대구(10%), 경북(9.1%), 충남(5.1%), 광주(4.7%) 등은 물가 상승률을 뛰어넘는 인상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 속에서도 전국 집값은 반등해 부동산 시장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임대소득 과세 완화를 비롯한 부동산 부양책을 통해 내수 활성화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효과를 잘 따져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가격 조정에 따른 수요는 2차 베이비붐 세대 등 일부 세대에 국한할 것으로 내다본다. 부작용이 많은 인위적인 부양책은 피해야 한다.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중소·중견기업의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등 근본적인 소비 진작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 [서울광장] 공직 개혁에 절반의 성공은 없다/정기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공직 개혁에 절반의 성공은 없다/정기홍 논설위원

    예상했던 대로 공직 개혁의 이해관계가 첨예해지고 있다. 청와대는 어제 안전행정부의 인사·조직을 총리실로 옮기려던 당초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바꿔 ‘조직 부문’은 안행부에 두기로 다시 결정했다. 100만 공무원 조직을 다루는 권한의 이전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당초 안은 총리실에 두 분야의 총괄조정 기능을 부여하려던 것이었다. 분야별 세부 개혁안을 다루는 과정에서도 이와 비슷한 전철을 밟을 우려가 커졌다. 재난과 인사 등 제시된 개혁 틀은 어느 것 하나 호락호락한 게 없다. 결정안대로라면 인사 부문만 옮겨 가는 인사혁신처는 단지 이전의 중앙인사위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청와대의 당초안이 세월호 사고에 대한 국민의 원성을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용이 아니었는지 묻고 싶다. 태산이 요동치는가 싶더니 나온 건 쥐 한 마리인 격 아닌가. 안행부에 지방과 경찰 조직이 남으니 조직 부문이 논의 대상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청와대 안은 채 잉크도 마르지 않았다. 깊은 논의를 거치지 않은 채 개편안을 덥썩 내놓은 꼴이다. 애당초 발상 자체를 하지 말았어야 옳았다. 조직 개편의 큰 틀이 이런 식으로 왔다 갔다 하면 공직 개혁은 성공하기 어렵다. 세월호는 공직 60년의 적폐를 바꿀 기회를 주었다. 사고는 정부로선 감당하기 어려운 ‘복병’이었지만 하늘이 준 기회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동안의 공직 개혁은 정권이 교체되면 그에 맞는 통치 철학에 맞춰져 바뀌었다. 선거로 인한 정치 지형의 변화에 따른 바뀜이었다. 이 와중에 떼고 붙여진 기관은 제자리를 잡지 못했다. 세월호 사고에서 허둥댄 곳은 이런 조직들이었다. 근시안적인 접근에 따른 업보인 셈이다.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300명의 세월호 영혼들이 요구하는 대변혁이다. 세월호발 국가 개조의 원년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국민은 지금 ‘개혁 동원령’을 내린 상태다. 어물쩍 넘기고 기존의 사고로 접근하면 개혁은 물 건너간다. 이 같은 기회를 잡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 망국적인 조급증이 개입돼서는 곤란하다. 개혁은 시간과의 싸움일 수 있다. 작은 이해관계를 넘어 백년대계의 일념에서 시작돼야 한다. 조선의 세종은 토지세를 부과하는 공법(貢法)을 바꾸는 데 무려 14년을 기다렸다. 먼저 과거시험에 공법 과목을 필수로 넣어 조정의 현안임을 강조했고, 신하와 유생은 물론 백성에게도 의견을 물었다. 마지막 결정은 백성의 의견에 따랐다. 이 안은 1430년에 시작돼 1444년에서야 최종 확정됐다. 엄혹한 사안일수록 이런 절차는 꼭 필요하다. 중국 덩샤오핑(鄧小平)의 ‘남순강화’(南巡講話) 담화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톈안먼(天安門) 사태 직후 혼란해지자 1992년 개혁과 개방을 선언한다. “개혁과 개방은 100년 동안 흔들림 없이 지켜야 한다”는 그의 말은 이후의 집권자들에게도 그대로 이어져 국가 건설의 밑그림이 되고 있다. 중국 정책의 큰 그림은 50년이나 100년 단위로 세워지고 있다. 경우는 다르지만 조선의 정치 개혁을 이끈 정조는 규장각을 설치하고 각종 개혁 정책을 시행했지만 역사가들에겐 절반의 성공만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혁의 와중에도 경남 삼랑진에선 아전과 뱃사공이 농간을 부려 세월호와 비슷한 사고인 조운선 침몰 사고를 겪었다. 준비를 단단히 해도 개혁은 이처럼 어렵다. 개혁에 대한 기득권 세력의 반발은 위협적이다. 관료 카르텔의 저항이 예견된다. 법안을 다루는 국회에 대한 이들의 로비도 예상된다. 공직자들은 개혁의 주체로 때론 개혁 대상이 되면서 산전수전을 겪어 와 그 노하우가 상당하다. 개혁 저항 세력이 가까이는 관료들이요, 멀리는 정치권인 셈이다. 또한 ‘셀프 개혁’ 비난을 피하기 위해 전문가 그룹을 동원해 개혁안을 누더기로 만들 개연성도 없지 않다. 이번 개혁안은 100년을 내다보고, 다음 정부도 바꾸지 못할 정도로 국민의 신임을 얻어야 한다. 조직과 인사 개혁만 제대로 되면 ‘관피아’의 척결도, 창조경제도, 규제개혁도 모두 풀린다. 정권이 바뀔 때처럼 색칠만 번듯이 한 개혁안이라면 다시 물리는 게 낫다. hong@seoul.co.kr
  • “MBC 박상후 전국부장, 세월호 유가족에 ‘그런 X들 (조문)해줄 필요 없어’ 폄훼 발언했다” MBC언론노조 주장

    “MBC 박상후 전국부장, 세월호 유가족에 ‘그런 X들 (조문)해줄 필요 없어’ 폄훼 발언했다” MBC언론노조 주장

    ‘MBC 박상후 전국부장’ MBC 박상후 전국부장이 세월호 유가족을 모독하고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언론노조)는 12일 세월호 유가족을 모독하고 폄훼한 MBC 전국부장의 발언을 공개했다. 앞서 MBC 기자회 소속 30기 121명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라는 성명서를 통해 자사 세월호 보도를 반성했다. 박상후 전국부장은 지난 7일 MBC 뉴스데스크 ‘함께 생각해봅시다’라는 데스크 리포트에서 세월호 사고 해상에서 수색작업을 하다 숨진 이광욱 잠수부에 대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작업을 압박하는 등 조급증에 걸린 우리 사회가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내용을 보도해 논란이 됐다. MBC언론노조는 “보도 다음날인 8일 KBS 간부들이 합동분향소에서 가족들의 항의를 받고 중계 천막이 철거되자 박상후 전국부장이 ‘뭐하러 거길 조문을 가. 차라리 잘됐어. 그런 X들 (조문)해 줄 필요 없어’, ‘중계차 차라리 철수하게 돼서 잘 된 거야. 우리도 다 빼고… 관심을 가져주지 말아야 돼 그런 X들은’이라며 재차 유가족들을 폄훼했다”고 밝혔다. 이어 MBC언론노조는 “지난 주말 박상후 부장은 회사 게시판에 무려 4건의 게시물을 도배하면서 ‘제 리포트가 나간 뒤 반응은 크게 엇갈렸습니다. 격한 비난이 있는가 하면 MBC 보도가 팩트 위주로 시원했다는 찬사도 많았습니다’라고도 했는데 눈과 귀가 의심스러운 해괴한 말”이라며 “기자회가 12일 발표한 사과 성명에 대해서도 후배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적극 가담이든 단순 가담이든 나중에 확인되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이같은 언론노조의 성명에 MBC 측은 12일 “박상후 전국부장에게 확인한 결과 그런 내용의 발언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면서 “박상후 부장이 후배 기자들을 협박했다는 노조의 주장 역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로 얘기했을 뿐 전혀 협박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MBC 박상후 전국부장, 세월호 유족에 ‘그런 X들 (조문)해줄 필요없어’ 막말했다” 파문일 듯

    “MBC 박상후 전국부장, 세월호 유족에 ‘그런 X들 (조문)해줄 필요없어’ 막말했다” 파문일 듯

    ‘MBC 박상후 전국부장’ ’박상후 발언 논란’ MBC 박상후 전국부장이 세월호 유가족을 모독하고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언론노조)는 12일 세월호 유가족을 모독하고 폄훼한 MBC 전국부장의 발언을 공개했다. 앞서 MBC 기자회 소속 30기 121명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라는 성명서를 통해 자사 세월호 보도를 반성했다. 박상후 전국부장은 지난 7일 MBC 뉴스데스크 ‘함께 생각해봅시다’라는 데스크 리포트에서 세월호 사고 해상에서 수색작업을 하다 숨진 이광욱 잠수부에 대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작업을 압박하는 등 조급증에 걸린 우리 사회가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내용을 보도해 논란이 됐다. 해당 리포트가 방송되자 곳곳에서 비판이 잇따랐다. 2012년 170일 파업 당시 MBC에서 해직된 ‘뉴스타파’의 최승호 PD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 정도면 조선일보에 뇌를 맡긴 보도가 아닌가 생각된다”며 “이진숙 보도본부장은 그래도 한때 훌륭한 언론인으로 불렸던 사람인데 지금은 거의 일베적 감수성으로 뉴스를 지휘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MBC언론노조는 “보도 다음날인 8일 KBS 간부들이 합동분향소에서 가족들의 항의를 받고 중계 천막이 철거되자 박상후 전국부장이 ‘뭐하러 거길 조문을 가. 차라리 잘됐어. 그런 X들 (조문)해 줄 필요 없어’, ‘중계차 차라리 철수하게 돼서 잘 된 거야. 우리도 다 빼고… 관심을 가져주지 말아야 돼 그런 X들은’이라며 재차 유가족들을 폄훼했다”고 밝혔다. 이어 MBC언론노조는 “지난 주말 박상후 부장은 회사 게시판에 무려 4건의 게시물을 도배하면서 ‘제 리포트가 나간 뒤 반응은 크게 엇갈렸습니다. 격한 비난이 있는가 하면 MBC 보도가 팩트 위주로 시원했다는 찬사도 많았습니다’라고도 했는데 눈과 귀가 의심스러운 해괴한 말”이라며 “기자회가 12일 발표한 사과 성명에 대해서도 후배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적극 가담이든 단순 가담이든 나중에 확인되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MBC언론노조에 따르면 박상후 부장은 게시글을 통해 ”실종자 가족들이 잠수사를 조문했다는 보도는 아쉽게도 접하지 못했다” “교감이 목숨을 끊기 전날 단원고 교사들이 학부모 앞에서 무슨 낯으로 살아있느냐는 질타를 받은 것도 생각해 보자”고 썼다. 이같은 언론노조의 성명에 MBC 측은 12일 “박상후 전국부장에게 확인한 결과 그런 내용의 발언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면서 “박상후 부장이 후배 기자들을 협박했다는 노조의 주장 역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로 얘기했을 뿐 전혀 협박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상후, 세월호 유족에 ‘관심을 주지 말아야돼 그런 X들은’ 폄훼 발언했다” MBC언론노조 주장 파문

    “박상후, 세월호 유족에 ‘관심을 주지 말아야돼 그런 X들은’ 폄훼 발언했다” MBC언론노조 주장 파문

    ’박상후 발언 논란’ ‘MBC 박상후 전국부장’ MBC 박상후 전국부장이 세월호 유가족을 모독하고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언론노조)는 12일 세월호 유가족을 모독하고 폄훼한 MBC 전국부장의 발언을 공개했다. 앞서 MBC 기자회 소속 30기 121명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라는 성명서를 통해 자사 세월호 보도를 반성했다. 박상후 전국부장은 지난 7일 MBC 뉴스데스크 ‘함께 생각해봅시다’라는 데스크 리포트에서 세월호 사고 해상에서 수색작업을 하다 숨진 이광욱 잠수부에 대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작업을 압박하는 등 조급증에 걸린 우리 사회가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내용을 보도해 논란이 됐다. MBC언론노조는 “보도 다음날인 8일 KBS 간부들이 합동분향소에서 가족들의 항의를 받고 중계 천막이 철거되자 박상후 전국부장이 ‘뭐하러 거길 조문을 가. 차라리 잘됐어. 그런 X들 (조문)해 줄 필요 없어’, ‘중계차 차라리 철수하게 돼서 잘 된 거야. 우리도 다 빼고… 관심을 가져주지 말아야 돼 그런 X들은’이라며 재차 유가족들을 폄훼했다”고 밝혔다. 이어 MBC언론노조는 “지난 주말 박상후 부장은 회사 게시판에 무려 4건의 게시물을 도배하면서 ‘제 리포트가 나간 뒤 반응은 크게 엇갈렸습니다. 격한 비난이 있는가 하면 MBC 보도가 팩트 위주로 시원했다는 찬사도 많았습니다’라고도 했는데 눈과 귀가 의심스러운 해괴한 말”이라며 “기자회가 12일 발표한 사과 성명에 대해서도 후배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적극 가담이든 단순 가담이든 나중에 확인되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MBC언론노조에 따르면 박상후 부장은 게시글을 통해 ”실종자 가족들이 잠수사를 조문했다는 보도는 아쉽게도 접하지 못했다” “교감이 목숨을 끊기 전날 단원고 교사들이 학부모 앞에서 무슨 낯으로 살아있느냐는 질타를 받은 것도 생각해 보자”고 썼다. 이같은 언론노조의 성명에 MBC 측은 12일 “박상후 전국부장에게 확인한 결과 그런 내용의 발언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면서 “박상후 부장이 후배 기자들을 협박했다는 노조의 주장 역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로 얘기했을 뿐 전혀 협박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MBC “전국부장 박상후, 세월호 유족 폄훼 발언한 적 없다” 반박…MBC언론노조 주장 살펴보니

    MBC “전국부장 박상후, 세월호 유족 폄훼 발언한 적 없다” 반박…MBC언론노조 주장 살펴보니

    ‘MBC 전국부장’ ‘박상후 전국부장’ 박상후 MBC 전국부장이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막말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MBC 측은 13일 “박상후 MBC 전국부장에게 확인한 결과 그런 내용의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박상후 MBC 전국부장은 ‘막말 의혹’을 폭로한 전국언론노동조합이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MBC는 “박상후 MBC 전국부장이 허위 주장을 여과 없이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정정보도를 청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박상후 MBC 전국부장이 후배 기자들을 협박했다는 언론노조 MBC 본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자신의 발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로 얘기했을 뿐 전혀 협박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언론노조)는 12일 박상후 전국부장이 세월호 유족들을 폄훼하고 모독하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박상후 전국부장은 지난 7일 MBC 뉴스데스크 ‘함께 생각해봅시다’라는 데스크 리포트에서 세월호 사고 해상에서 수색작업을 하다 숨진 이광욱 잠수부에 대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작업을 압박하는 등 조급증에 걸린 우리 사회가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내용을 보도해 논란이 됐다. MBC언론노조는 “보도 다음날인 8일 KBS 간부들이 합동분향소에서 가족들의 항의를 받고 중계 천막이 철거되자 박상후 전국부장이 ‘뭐하러 거길 조문을 가. 차라리 잘됐어. 그런 X들 (조문)해 줄 필요 없어’, ‘중계차 차라리 철수하게 돼서 잘 된 거야. 우리도 다 빼고… 관심을 가져주지 말아야 돼 그런 X들은’이라며 재차 유가족들을 폄훼했다”고 밝혔다. 이어 MBC언론노조는 “지난 주말 박상후 부장은 회사 게시판에 무려 4건의 게시물을 도배하면서 ‘제 리포트가 나간 뒤 반응은 크게 엇갈렸습니다. 격한 비난이 있는가 하면 MBC 보도가 팩트 위주로 시원했다는 찬사도 많았습니다’라고도 했는데 눈과 귀가 의심스러운 해괴한 말”이라며 “기자회가 12일 발표한 사과 성명에 대해서도 후배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적극 가담이든 단순 가담이든 나중에 확인되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MBC 기자회 ‘세월호 참사 보도 반성’ 성명

    MBC 간부가 세월호 참사 보도를 둘러싼 발언으로 논란을 빚자 MBC 기자회가 사과와 반성의 뜻을 밝혔다. MBC 보도국 30기 이하 121명은 이날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지난주 MBC 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난했다”며 해당 보도를 ‘보도 참사’로 규정했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 7일 뉴스데스크 중 박상후 보도국 전국부장이 진행한 ‘분노와 슬픔 넘어서’라는 리포트다. 기자회는 이 보도가 “실종자 가족들이 ‘해양수산부 장관과 해경청장을 압박’하고 ‘총리에게 물을 끼얹고’ ‘청와대로 행진’을 했다면서, ‘잠수부를 죽음으로 떠민 조급증’이 아니냐고 따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빠짐없이 충실하게 보도한 반면, 현장 상황은 편집을 통해 누락하거나 왜곡했다”며 “보도의 기본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고 돌이켰다. 한편 MBC노조는 지난 8일 KBS 보도국 간부들이 유가족의 항의를 받자 박 부장이 유가족을 폄훼하는 망언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MBC 측은 “해당 부장에게 확인한 결과 폄훼 발언을 한 사실이 전혀 없고, 허위 주장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MBC 박상후 전국부장 뉴스데스크 리포트에 MBC 기자회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전문)

    MBC 박상후 전국부장 뉴스데스크 리포트에 MBC 기자회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전문)

    ‘MBC 기자회’ MBC 기자회 소속 121명의 기자들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조급증 때문에 민간잠수부가 사망에 이르렀다는 MBC 뉴스데스크 데스크리포트를 ‘보도 참사’로 규정했다. 121명의 기자들은 이번 보도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희생자 가족과 국민에 사죄했다. 이번 성명은 121명 개개인의 동의를 받았다. MBC 기자회 소속 막내기수부터 차장급 기수인 30기 이하 121명 기자들은 12일 발표한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지난주 MBC 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난했다”며 “한마디로 ‘보도 참사’였다. 이런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은 MBC 기자들에게 있다. 가슴을 치며 머리 숙인다”고 밝혔다. 기자들은 “국가의 무책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훈계하면서 조급한 비애국적 세력인 것처럼 몰아갔다”며 “비이성적, 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보도였다”고 밝혔다.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7일 ‘함께 생각해봅시다’라는 데스크 리포트에서 세월호 사고 해상에서 수색작업을 하다 숨진 이광욱 잠수부에 대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작업을 압박하는 등 조급증에 걸린 우리사회가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내용을 보도해 논란이 됐다. 이 리포트는 세월호 사고 취재를 지휘해온 박상후 전국부장이 기사를 썼고, 김장겸 보도국장의 최종 판단 하에 보도됐다. MBC 기자회는 또 세월호 참사 보도에 대한 반성을 밝혔다. 기자회는 “해경의 초동 대처와 수색, 재난 대응체계와 위기관리 시스템 등 정부 책임과 관련한 보도에 있어 MBC는 그 어느 방송보다 소홀했다”며 “정몽준 의원 아들의 ‘막말’과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 등 실종자 가족들을 향한 가학 행위도 유독 MBC 뉴스에선 볼 수 없었다.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빠짐없이 충실하게 보도한 반면, 현장 상황은 편집을 통해 누락하거나 왜곡했다”고 밝혔다. 결국 정부에 대한 비판은 축소됐고 권력은 감시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이 됐다는 설명이다. MBC 기자회는 “MBC는 이번 참사에서 보도의 기본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며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해 실제 수색 상황과 동떨어진 보도를 습관처럼 이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실종자 가족에게 더 큰 고통을 준 것은 물론, 국민들에게 큰 혼란과 불신을 안겨줬다”며 “긴급한 구조상황에서 혼선을 일으키는데도 일조했다. 희생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또 “해직과 정직, 업무 배제와 같은 폭압적 상황 속에서 MBC 뉴스는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저널리즘의 기본부터 다시 바로잡고, 재난 보도의 준칙도 마련해 다시 이런 ‘보도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MBC가 언론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끈질기게 맞설 것”이라며 “무엇보다 기자 정신과 양심만큼은 결코 저버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MBC 기자회 성명서 전문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 지난주 MBC 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난했습니다. 세월호 취재를 진두지휘해온 전국부장이 직접 기사를 썼고, 보도국장이 최종 판단해 방송이 나갔습니다. 이 보도는 실종자 가족들이 ‘해양수산부장관과 해경청장을 압박’하고 ‘총리에게 물을 끼얹고’ ‘청와대로 행진’을 했다면서, ‘잠수부를 죽음으로 떠민 조급증’이 아니냐고 따졌습니다. 심지어 왜 중국인들처럼 ‘애국적 구호’를 외치지 않는지, 또 일본인처럼 슬픔을 ‘속마음 깊이 감추’지 않는지를 탓하기까지 했습니다. 국가의 무책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훈계하면서 조급한 비애국적 세력인 것처럼 몰아갔습니다. 비이성적, 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보도였습니다. 한마디로 ‘보도 참사’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 저희 MBC 기자들에게 있습니다. 가슴을 치며 머리 숙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해경의 초동 대처와 수색, 그리고 재난 대응체계와 위기관리 시스템 등 정부 책임과 관련한 보도에 있어, MBC는 그 어느 방송보다 소홀했습니다. 정몽준 의원 아들의 ‘막말’과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 등 실종자 가족들을 향한 가학 행위도 유독 MBC 뉴스에선 볼 수 없었습니다. 또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빠짐없이 충실하게 보도한 반면, 현장 상황은 누락하거나 왜곡했습니다. 결국 정부에 대한 비판은 축소됐고, 권력은 감시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이 됐습니다.  더구나 MBC는 이번 참사에서 보도의 기본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습니다.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 한 결과, ‘학생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냈는가 하면, ‘구조인력 7백 명’ ‘함정 239척’ ‘최대 투입’ 등 실제 수색 상황과는 동떨어진 보도를 습관처럼 이어갔습니다. 실종자 가족에게 더 큰 고통을 준 것은 물론, 국민들에겐 큰 혼란과 불신을 안겨줬으며, 긴급한 구조상황에서 혼선을 일으키는데도 일조하고 말았습니다. 이점 희생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립니다. 해직과 정직, 업무 배제와 같은 폭압적 상황 속에서 MBC 뉴스는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사실을 신성시하는 저널리즘의 기본부터 다시 바로잡겠습니다. 재난 보도의 준칙도 마련해 다시 이런 ‘보도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MBC가 언론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끈질기게 맞설 것이며, 무엇보다 기자 정신과 양심만큼은 결코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MBC 기자회 소속 30기 이하 기자 121명 일동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MBC 기자회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뉴스데스크 세월호 ‘데스크리포트’는 ‘보도참사’ 수준”

    MBC 기자회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뉴스데스크 세월호 ‘데스크리포트’는 ‘보도참사’ 수준”

    ‘MBC 기자회’ MBC 기자회 소속 121명의 기자들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조급증 때문에 민간잠수부가 사망에 이르렀다는 MBC 뉴스데스크 데스크리포트를 ‘보도 참사’로 규정했다. 121명의 기자들은 이번 보도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희생자 가족과 국민에 사죄했다. 이번 성명은 121명 개개인의 동의를 받았다. MBC 기자회 소속 막내기수부터 차장급 기수인 30기 이하 121명 기자들은 12일 발표한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지난주 MBC 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난했다”며 “한마디로 ‘보도 참사’였다. 이런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은 MBC 기자들에게 있다. 가슴을 치며 머리 숙인다”고 밝혔다. 기자들은 “국가의 무책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훈계하면서 조급한 비애국적 세력인 것처럼 몰아갔다”며 “비이성적, 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보도였다”고 밝혔다.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7일 ‘함께 생각해봅시다’라는 데스크 리포트에서 세월호 사고 해상에서 수색작업을 하다 숨진 이광욱 잠수부에 대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작업을 압박하는 등 조급증에 걸린 우리사회가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내용을 보도해 논란이 됐다. 이 리포트는 세월호 사고 취재를 지휘해온 박상후 전국부장이 기사를 썼고, 김장겸 보도국장의 최종 판단 하에 보도됐다. MBC 기자회는 또 세월호 참사 보도에 대한 반성을 밝혔다. 기자회는 “해경의 초동 대처와 수색, 재난 대응체계와 위기관리 시스템 등 정부 책임과 관련한 보도에 있어 MBC는 그 어느 방송보다 소홀했다”며 “정몽준 의원 아들의 ‘막말’과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 등 실종자 가족들을 향한 가학 행위도 유독 MBC 뉴스에선 볼 수 없었다.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빠짐없이 충실하게 보도한 반면, 현장 상황은 편집을 통해 누락하거나 왜곡했다”고 밝혔다. 결국 정부에 대한 비판은 축소됐고 권력은 감시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이 됐다는 설명이다. MBC 기자회는 “MBC는 이번 참사에서 보도의 기본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며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해 실제 수색 상황과 동떨어진 보도를 습관처럼 이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실종자 가족에게 더 큰 고통을 준 것은 물론, 국민들에게 큰 혼란과 불신을 안겨줬다”며 “긴급한 구조상황에서 혼선을 일으키는데도 일조했다. 희생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또 “해직과 정직, 업무 배제와 같은 폭압적 상황 속에서 MBC 뉴스는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저널리즘의 기본부터 다시 바로잡고, 재난 보도의 준칙도 마련해 다시 이런 ‘보도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MBC가 언론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끈질기게 맞설 것”이라며 “무엇보다 기자 정신과 양심만큼은 결코 저버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MBC 전국부장 박상후 기자 리포트에 MBC 기자회 “참담하고 부끄러워”…최승호PD “일베적 감수성”

    MBC 전국부장 박상후 기자 리포트에 MBC 기자회 “참담하고 부끄러워”…최승호PD “일베적 감수성”

    ’MBC 전국부장’ ‘박상후’ ‘MBC 기자회’ MBC 기자회 소속 121명의 기자들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조급증 때문에 민간잠수부가 사망에 이르렀다는 MBC 뉴스데스크 데스크리포트를 ‘보도 참사’로 규정했다. 121명의 기자들은 이번 보도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희생자 가족과 국민에 사죄했다. 이번 성명은 121명 개개인의 동의를 받았다. MBC 기자회 소속 막내기수부터 차장급 기수인 30기 이하 121명 기자들은 12일 발표한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지난주 MBC 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난했다”며 “한마디로 ‘보도 참사’였다. 이런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은 MBC 기자들에게 있다. 가슴을 치며 머리 숙인다”고 밝혔다. 기자들은 “국가의 무책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훈계하면서 조급한 비애국적 세력인 것처럼 몰아갔다”며 “비이성적, 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보도였다”고 밝혔다.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7일 ‘함께 생각해봅시다’라는 데스크 리포트에서 세월호 사고 해상에서 수색작업을 하다 숨진 이광욱 잠수부에 대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작업을 압박하는 등 조급증에 걸린 우리사회가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내용을 보도해 논란이 됐다. 이 리포트는 세월호 사고 취재를 지휘해온 박상후 전국부장이 기사를 썼고, 김장겸 보도국장의 최종 판단 하에 보도됐다. 해당 리포트가 방송되자 곳곳에서 비판이 잇따랐다. 2012년 170일 파업 당시 MBC에서 해직된 ‘뉴스타파’의 최승호 PD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 정도면 조선일보에 뇌를 맡긴 보도가 아닌가 생각된다”며 “이진숙 보도본부장은 그래도 한때 훌륭한 언론인으로 불렸던 사람인데 지금은 거의 일베적 감수성으로 뉴스를 지휘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MBC 기자회는 또 세월호 참사 보도에 대한 반성을 밝혔다. 기자회는 “해경의 초동 대처와 수색, 재난 대응체계와 위기관리 시스템 등 정부 책임과 관련한 보도에 있어 MBC는 그 어느 방송보다 소홀했다”며 “정몽준 의원 아들의 ‘막말’과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 등 실종자 가족들을 향한 가학 행위도 유독 MBC 뉴스에선 볼 수 없었다.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빠짐없이 충실하게 보도한 반면, 현장 상황은 편집을 통해 누락하거나 왜곡했다”고 밝혔다. 결국 정부에 대한 비판은 축소됐고 권력은 감시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이 됐다는 설명이다. MBC 기자회는 “MBC는 이번 참사에서 보도의 기본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며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해 실제 수색 상황과 동떨어진 보도를 습관처럼 이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실종자 가족에게 더 큰 고통을 준 것은 물론, 국민들에게 큰 혼란과 불신을 안겨줬다”며 “긴급한 구조상황에서 혼선을 일으키는데도 일조했다. 희생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또 “해직과 정직, 업무 배제와 같은 폭압적 상황 속에서 MBC 뉴스는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저널리즘의 기본부터 다시 바로잡고, 재난 보도의 준칙도 마련해 다시 이런 ‘보도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MBC가 언론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끈질기게 맞설 것”이라며 “무엇보다 기자 정신과 양심만큼은 결코 저버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MBC 기자회 성명서 전문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 지난주 MBC 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난했습니다. 세월호 취재를 진두지휘해온 전국부장이 직접 기사를 썼고, 보도국장이 최종 판단해 방송이 나갔습니다. 이 보도는 실종자 가족들이 ‘해양수산부장관과 해경청장을 압박’하고 ‘총리에게 물을 끼얹고’ ‘청와대로 행진’을 했다면서, ‘잠수부를 죽음으로 떠민 조급증’이 아니냐고 따졌습니다. 심지어 왜 중국인들처럼 ‘애국적 구호’를 외치지 않는지, 또 일본인처럼 슬픔을 ‘속마음 깊이 감추’지 않는지를 탓하기까지 했습니다. 국가의 무책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훈계하면서 조급한 비애국적 세력인 것처럼 몰아갔습니다. 비이성적, 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보도였습니다. 한마디로 ‘보도 참사’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 저희 MBC 기자들에게 있습니다. 가슴을 치며 머리 숙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해경의 초동 대처와 수색, 그리고 재난 대응체계와 위기관리 시스템 등 정부 책임과 관련한 보도에 있어, MBC는 그 어느 방송보다 소홀했습니다. 정몽준 의원 아들의 ‘막말’과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 등 실종자 가족들을 향한 가학 행위도 유독 MBC 뉴스에선 볼 수 없었습니다. 또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빠짐없이 충실하게 보도한 반면, 현장 상황은 누락하거나 왜곡했습니다. 결국 정부에 대한 비판은 축소됐고, 권력은 감시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이 됐습니다.  더구나 MBC는 이번 참사에서 보도의 기본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습니다.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 한 결과, ‘학생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냈는가 하면, ‘구조인력 7백 명’ ‘함정 239척’ ‘최대 투입’ 등 실제 수색 상황과는 동떨어진 보도를 습관처럼 이어갔습니다. 실종자 가족에게 더 큰 고통을 준 것은 물론, 국민들에겐 큰 혼란과 불신을 안겨줬으며, 긴급한 구조상황에서 혼선을 일으키는데도 일조하고 말았습니다. 이점 희생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립니다. 해직과 정직, 업무 배제와 같은 폭압적 상황 속에서 MBC 뉴스는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사실을 신성시하는 저널리즘의 기본부터 다시 바로잡겠습니다. 재난 보도의 준칙도 마련해 다시 이런 ‘보도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MBC가 언론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끈질기게 맞설 것이며, 무엇보다 기자 정신과 양심만큼은 결코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MBC 기자회 소속 30기 이하 기자 121명 일동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0년, 사진보다 더 사실처럼 그려왔다…이젠 흐릿해도 진실이라 믿게 됐다

    40년, 사진보다 더 사실처럼 그려왔다…이젠 흐릿해도 진실이라 믿게 됐다

    “아버지는 영정을 그려놓은 것이라도 있지만 어머니는 흐릿한 주민증 사진 외에 아직 이렇다할 게 없네요. 시간과 공간, 모양의 흐름이랄까요. 언젠가 아들이 제 자화상을 보고 그 안에서 할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세대에 따라 겉모습은 변하지만 그 본질은 같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었어요.” 8년 만에 개인전을 여는 극사실주의 작가 고영훈(62)은 사진과 진배없는 대형 초상들 앞에 서서 속내를 풀어놨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누가 봐도 금세 알아챌 수 있는 작가의 초상과 ‘훈남’ 젊은이의 그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누구의 얼굴인지 좀처럼 알 수 없는 흐릿한 윤곽의 초상 한 점이 두 그림 사이에서 경계를 이룬다. 연작의 제목은 ‘세대’(Generation). 자세히 들여다보면 젊은이와 작가의 눈매가 어딘가 쏙 빼닮았다. 그림 속 ‘훈남’은 카이스트에서 건축을 공부한다는 작가의 둘째 아들이다. 군의관인 첫째 아들을 마다하고 둘째부터 그린 사연이 궁금했다. “허허. 첫째는 결혼을 했지만 둘째는 아직 품 안의 자식인걸요. 첫째에게는 ‘너도 곧 그려 주마’고 약속했어요.” 달항아리와 군화, 콜라병 등 사물을 치열하게 묘사하며 40여년간 우리나라 극사실주의 회화를 대표해 온 작가는 어느새 이순(耳順)을 넘겨 삶의 순리를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다. 다음 달 4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2006년 이후 첫 개인전 ‘있음에의 경의’를 이어가는 작가와 최근 얼굴을 마주했다. 전시에는 도자기 연작, 책과 꽃 시리즈, 자신과 아들의 초상 등 40여점의 신작이 내걸렸다. 그는 “이제 닮게 그리는 데는 큰 관심이 없다”면서 “궁극적으로 알고 싶은 것은 바로 실체요 나 자신”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극사실주의의 문제부터 되짚었다. “‘하이퍼리얼리즘’이란 말을 쓰는 데 저는 반대합니다. 오히려 극사실주의란 표현이 와 닿아요. 그리고 정말 잘 그리는 게 무엇인지, 또렷하고 흐린 것 가운데 어떤 게 진짜 ‘리얼’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래서 전시장에 내걸린 그림 가운데 점차 흐릿해지는 도자기를 묘사한 연작이 눈길을 잡아 끈다. 사진보다 더 사실적으로 그렸던 재현에서 벗어나 이제 창조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방증하는 작품들이다. 작가는 “자기 조건에 맞춰 보는 게 제대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야기의 배경에는 급격히 떨어진 시력이 작용했다. 치밀한 작품을 그리는 데 몰두하다 보니 언젠가부터 자연스럽게 눈이 나빠졌고, 이제는 작업실에 도수별로 10개 가까운 안경을 마련해 놓고 작업한다. “안 보이면 안 보이는 대로 그리면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요즘에는 아예 신경을 안 써요.” 흐릿한 시력은 사물이 변화하는 과정을 시간의 흐름처럼 묘사한 작품을 만들어 냈고, 작품을 앞에 놓고 벌이는 조급증도 눈 녹듯이 사라졌다. 요즘은 꽃 그림을 그릴 때 직접 마당에서 꽃을 기르며 사계절을 거친 뒤 화폭에 옮긴다. 8년 만에 개인전을 여는 이유를 묻자 “워낙 작품을 그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만족할 만한 그림이 나오지 않아 시간이 걸렸다”는 답이 돌아왔다. “추상과 구상은 분리해서 이야기할 것도 아니며 눈과 마음을 조리개 삼아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작가는 이제 그림을 통해 삶의 평정과 위로를 찾아가고 있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주병철의 빅! 아이디어] 미국 NTSB라도 벤치마킹하자

    [주병철의 빅! 아이디어] 미국 NTSB라도 벤치마킹하자

    1997년 8월 6일의 얘기다. 대한항공 보잉 747기가 괌에서 추락한 날이다. 괌사고 특별취재팀이 꾸려져 일원으로 현지로 날아갔다. 1차 취재 대상은 탑승자의 생존 여부와 구조 상황이었다. 믿을 곳이라고는 정부가 임시로 마련한 비상대책반이 유일한 창구였다. 하지만 대책반의 정보 부재에다 언론의 조급증이 더해져 신문과 방송에서는 무리한 속보들이 잇따랐다. 구조작업이 순조롭지 않았음에도 사망자 숫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늘어만 갔다. 사고 현장 주변에 나도는 근거 없는 얘기를 여과 없이 기사화했기 때문이었다. 유족들의 불안감도 극도로 커져 갔다. 이를 제대로 정리한 게 괌으로 파견 나온 미연방 교통안전위원회(NTSB)였다. NTSB는 사고지역 조사 착수에 앞서 유족과 언론 등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가졌다. 매일 아침·저녁 두 번 브리핑하고, 당일 구조 작업 진척 상황과 다음 날 작업 일정 등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유족들과의 일문일답도 약속했다. NTSB는 이를 지켰고, 유족들은 구조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접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혔다. 이후 유족들이 NTSB를 욕하거나 고함치는 일은 적어도 없었다. 덕분에 언론도 취재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무책임한 속보 경쟁이 줄어들었고, NTSB의 발표에 근거해 기사를 작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 언론들은 부끄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당시 언론들의 속보경쟁으로 사망자 숫자가 NTSB의 공식 발표와는 차이가 너무 나는 바람에 창피함을 무릅쓰고 바로잡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이 얘기를 꺼낸 건 진도 여객선 침몰 대참사 때문이다. 대형 사고의 경우 원인 분석을 해보면 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일들이 계속 쌓여 있다가 터지는 게 대부분이다. 이번 사고 역시 이 같은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허술한 사전예방 조치, 현장의 안전수칙 준수 결여, 허둥대는 사후 대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선장이 먼저 대피하고 승객들을 선실에 대기하라고 지시한 것은 누가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나. 억장이 무너질 뿐이다. 더구나 사고 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어설픈 사후 대응은 한심하기 그지없다. 현장을 방문한 대통령한테 유족들이 구조작업을 빨리 해달라며 울부짖고, 참다 못해 대국민 호소문까지 내는 상황을 보면 대한민국은 과연 안전한가 하는 회의에 빠져들게 된다. 당초 전원 구조됐다고 발표했다가 번복하고, 부처 간 혼선으로 자중지란이 생기는 것 등도 납득하기 어렵다.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앞으로 두 가지는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안전수칙 준수는 매뉴얼 탓을 하기보다는 당사자들의 책임 의식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정부는 무엇보다 먼저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안전사각 지대를 총체적으로 재점검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을 수 없도록 강력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확실히 마련해야 한다. 둘째, 부처 간의 혼선을 줄이고 신속하고 일관된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NTSB와 같은 독립된 기구 설립을 검토해볼 만하다. NTSB는 주요 교통사고의 원인을 조사해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독립된 미 연방 교통조사기관이다. 해안경비대가 1차 조사권을 갖는 해운 사고를 제외하고 연방 및 주정부가 실시하는 모든 종류의 교통사고 조사에서 우선권을 갖고 있다. 연방 및 주정부는 사고조사 이후 작성하는 NTSB의 보고서가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사항이지만 이를 적극 반영해 재발 방지에 활용하고 있다. 국민소득 3만 달러, 경제대국 10위권을 넘나드는 나라에서 툭하면 터지는 후진국형 사고로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가정이 파탄지경에 이른다면 국가가 존립할 이유가 없다. 얼마 전 경주 리조트 체육관 지붕 붕괴 사고가 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터진 이번 참사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자식을 집 밖으로 내보내는 자체를 불안해하고 있다. 자식을 군대 보내는 것보다 더 무섭다고 한다. 지금 우리는 안전에 관한 한 불감증을 넘어 ‘모르쇠’ 수준이다. 정부는 ‘안전 업그레이드’에 제대로 올인해야 한다.
  • [사설] FTA 10년, 이젠 실적보다 내실화 꾀할 때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이 우여곡절 끝에 어제 타결됐다. 2005년 7월 협상을 시작해 타결까지 최장 기간을 기록한 데다, 한·칠레 FTA 발효(4월 1일) 10년을 앞둔 시점이어서 시사하는 바가 적잖은 듯하다. 우리나라의 경제 영토는 확장 일로를 걷고 있다. G2, 즉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통상 주도권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국제 통상질서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되 조급증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이제 세계 14위 경제대국 중 9개국과 FTA를 체결하게 됐다. 정부는 전 세계적인 FTA 네크워크를 형성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진전을 보일 것이라면서 캐나다와의 FTA 타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자동차와 섬유, 기계·전자 등이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반면 소고기 등 축산물은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소고기는 우리나라에서 미국과 호주, 캐나다 등 3개국의 시장 쟁탈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수입소고기 시장의 점유율은 호주산 56.9%, 미국산 38.9% 등이다. 한우협회는 지난달 한·호주FTA 가서명이 이뤄지자 한우산업은 연간 4000억원의 피해를 볼 것이라면서 대책을 촉구한 바 있다. 캐나다와의 FTA 협상 타결로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에 축산농가를 보호할 대책이 요구된다. FTA 경제 효과는 예상과 다를 수 있다. 산업별로 미칠 영향을 보다 더 정밀하게 분석해 처방전을 내놓기 바란다. 한·칠레 FTA가 타결됐을 때 농민단체 등은 값싼 칠레산 포도가 겨울에 들어오면 다른 과일은 가격이 폭락하는 등 과수산업 피해가 엄청날 것으로 우려했으나, 피해액은 훨씬 적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라는 점을 고려해 FTA를 추진한다. 경제 전체로 볼 때 농업 피해가 있더라도 수출 증가로 얻는 경제 성장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FTA 체결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한·칠레FTA가 발효된 이후 10년 만에 캐나다를 포함해 12개국과 협정을 체결했다. 정부는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한 국가들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55%에서 2017년에는 70%로 높일 계획이다. 올해는 ‘통상의 해’라 할 만하다. 현재 한·중, 한·중·일 FTA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한·중 FTA는 개방에서 제외할 민감품목을 선정하는 작업만 남았다. 다음 주 초 중국에서 열릴 10차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한·중·일 FTA는 동아시아 경제통합이라는 큰 틀 속에서 적극 나서고 있다. 한·베트남 FTA도 협상이 진행 중이다.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CP),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대기하고 있다. 동시다발적이고 중복적인 협상들이다. 그런 만큼 실적에 집착해 부실협상이 되지 않도록 내실을 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영토 확장의 과실은 수출 대기업의 전유물이 돼선 안 된다. FTA의 혜택이 중소기업이나 농가,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이들과의 소통을 통해 통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이른바 ‘신(新)한류식품’ 수요가 중국 등에서 급증하고 있다. 농산물도 수출전략품목을 집중 발굴하는 등 해외시장을 선점할 공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FTA는 고용 없는 성장이나 대기업과 중소기업 또는 기업과 가계 간 소득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보탬이 되는 등 서민경제에 도움을 줘야 한다.
  • 제3 정치세력 시험대 오른 安… 인물·자금·조직 ‘3難’

    제3 정치세력 시험대 오른 安… 인물·자금·조직 ‘3難’

    안철수 의원이 21일 신당 창당 일정을 발표하면서 6·4 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시·도 모두 후보를 내겠다고 공언했지만 벌써부터 신당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신당 창당 일정표를 서둘러 발표한 것은 지난해 4·24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뒤 자신의 집권 전략에 진척이 없자 신당을 띄워 바람을 일으켜 보겠다는 조급증을 반영한 것이란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신당 총성을 쏘아 올렸지만 현실정치는 엄혹하다. 신당이 인물과 자금, 조직 등 3난(難)에 시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물난은 신당 광역단체 후보군으로 거론된 인물들이 줄줄이 발을 뺀 것이 상징한다. 17개 광역단체에 모두 후보를 내겠다는 선언조차 구색 맞추기가 될 수 있다는 회의론도 있다. 신당 관계자들은 심각한 자금난도 호소한다. 핵심 관계자들이 어렵게 꾸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펀드 조성 등을 통해 자금난을 해소하려 할 것임을 밝혔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는 분석이 있다. 신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 수준이 낮아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조직 문제도 난제다. 창당 작업에 밝은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 등이 있다고 하지만 현재 조직 작업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의 주요 외곽 지원 세력의 하나로 비쳐진 ‘민주와 평화를 위한 국민동행’의 내부사정이 복잡하다는 얘기도 있다. 신당을 둘러싼 제반 상황이 결코 녹록지 않은 것이다. 안 의원의 상징인 새 정치도 시련에 부딪혔다. 안 의원 자신이 서울시장과 대선에서 두 번 양보했다며 ‘양보받을 차례’라고 언급해 조건 없는 양보, 감동적인 양보가 속임수였다며 구태정치로 몰리고 있다. “정치를 흥정하려 한다”고 비판받는다. 신당이 이런 난관들을 극복할 수 있을까. 1987년 체제 등장 이후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양분한 현실정치에서 제3세력 시도는 여러 번 있었지만 모두 무산됐다. 이처럼 두터운 아성을 구축해 온 기성정치판이 안 의원의 의도대로 움직여 줄지도 미지수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생명의 窓] 양극화, 과학도 무너지게 한다/송기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

    [생명의 窓] 양극화, 과학도 무너지게 한다/송기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

    몰입과 집중을 요구하는 과학의 특성상 과학자는 대부분 원래 세상일에 관심이 없다. 그런 과학자들이 요즘 둘만 모이면 세상 돌아가는 걱정뿐이다. 연구비 이야기다. 불황이라 온 국민이 살기 어려운데 ‘연구비’ 타령이냐고 비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연구비는 당장 추위에 떠는 달동네 독거노인들을 따뜻하게 할 수 있는 국민의 세금이기에 꼭 더 이야기해야겠다. 과학은 냉정하게 말해 ‘돈을 넣어 지식을 만드는 과정이다.’ 지난 20여년간 한국의 과학계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우리의 경제력이 커지면서 연구개발(R&D) 예산 규모도 늘고 과학자 수와 연구 능력도 향상된 덕분이다. 과학자들은 부족한 여건이지만 연구하고 대학원생을 교육할 수 있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상황이 심각하게 바뀌었다. 과학 연구의 주축인 대학의 과학자들이 단 몇 달 후 연구를 계속할 수 있을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실험 재료비 때문에 수천만원씩 빚이 있는 연구실도 부지기수다. 우리나라의 올해 R&D 예산이 17조원에 이르고 국민총생산(GNP) 대비 R&D 예산이 세계 2위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이는 정부가 R&D 예산을 집행하는 과학기술 정책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극명한 이유는 2012년에 시작된 기초과학연구원(IBS)이다. 출범 때부터 대규모 예산으로 기존 연구가 위축될 것으로 많은 비판이 제기되었으나 정책에는 거의 반영되지 못했다. 정부는 이 사업으로 기존 연구비가 줄어드는 일은 결코 없다고 했으나 말뿐이었다. 지난해 대부분의 정부 연구과제 선정 비율은 7% 내외였다. 또 이렇게 치열한 연구과제의 평균 연구비는 1억원 정도로 이런 과제가 최소 2개 있어야 연구실 운영이 가능하다. 반면 기초과학연구원의 한 과제에는 1년에 50억~100억원을 쓴다. 연구원 25~50명이 걱정 없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금액이다. 정부의 연구과제 지원 양극화가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양극화 정책의 근본 이유는 주요 정책결정자들의 ‘노벨상 병’이라고 불리는 가시적 업적에 대한 비정상적인 집착 때문이다. 소위 노벨상이 가능할 몇몇 분야, 몇몇 연구만 과감한 투자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소규모 연구 지원을 대폭 축소해 대학의 연구 기반이 무너지는 상태에서 엄청난 액수의 연구비가 몇몇 개인에게 집중되는 정책은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키우는 데는 성공적일 수 있어도 과학을 육성하는 정책은 될 수 없다. 과학은 어떤 연구가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 예측할 수 없기에 다양한 분야의 튼튼한 기반이 전제조건이다. 또 대학 연구실이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한 석·박사 연구 인력을 배출할 때, 몇몇 과학자의 성공적인 연구로 한국 과학의 수준이 높아질 수는 없다. 그 좋은 예가 과학에서만 1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이다. 일본은 과학자가 소규모라도 오랜 세월 한 가지 주제에 몰입해 연구할 수 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과학에서 조급증과 업적주의는 긴 안목에서 독이다. 한국 과학계는 아직 세계적으로 약자고 기반도 허약하다. 여기에 양극화로 지난 세월 어렵게 다져온 과학기반이 무너질까 두렵다. 더 늦기 전 정부가 과학정책에 대해 고민하고 방향을 선회하기를 간곡히 소망한다.
  • [커버스토리] 전통 덮은 건축… 디자인 서울 길을 잃다

    [커버스토리] 전통 덮은 건축… 디자인 서울 길을 잃다

    구글어스를 통해 대한민국 서울 중구의 흥인문과 광희문 사이를 보면 전에 없던 대형 구조물이 눈에 들어온다. 구렁이가 똬리를 튼 것 같기도 하고, 시내 한복판에 불시착한 UFO(미확인비행물체)처럼 보이기도 한다. 인공위성에서도 식별이 가능한 이 건축물은 옛 동대문운동장 부지에 들어서 오는 3월 개관할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앤 파크(DDP)다. 오세훈 전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디자인 서울 프로젝트’의 역점 사업이자 서울의 랜드마크로 삼고자 했던 곳이다. 하지만 이 건물이 창조와 변혁의 아이콘으로 서울을 전 세계 디자인의 중심도시로 만들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단정짓기엔 설계부터 건설공사 과정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미 5000억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혈세가 투입됐을 뿐 아니라 앞으로 운영과정에서 또 얼마나 많은 세금을 더 쏟아부어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도심 흉물로 전락한 서울시 신청사, 세빛 둥둥섬과 함께 오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디자인서울 프로젝트가 또다시 여론의 도마에 오를 조짐이다. 거대한 조감도와 허황된 표어를 앞세운 프로젝트가 시민 모두의 자산이자 살아 꿈틀거리는 서울 도시디자인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제라도 메가시티 서울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도시공간’을 만들려면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공공 프로젝트 진행절차상의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시급하다. 개관을 앞둔 DDP의 사례에서 우리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다. 동대문운동장과 그 주변지역을 재개발하는 계획은 2000년대 중반 이전에 이미 세워져 있었다. 민선 4기 오 전 시장은 관광객 1200만명을 목표로 하는 도시마케팅 정책을 내세워 2006년 이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문화로 돈을 번다’는 컬처노믹스를 강조하며 광화문축, 인사동-명동축, 세운상가 녹지축, 동대문디자인축을 근간으로 하는 도심재창조사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2007년 월드디자인플라자 건설계획을 추가했고, 이를 위해 국내외 건축가 8명을 지정한 가운데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했다. 그해 8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자하 하디드의 ‘환유의 풍경’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그 일대의 역사성을 살려 공원화하려던 계획은 명품 건물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예산규모도 900억원에서 3700억원으로 늘어났다. ‘동대문 잔혹사’는 동대문운동장 철거과정에서 600년 도읍 한양의 역사 유적이 발굴되면서 클라이맥스를 맞는다. 2008년 겨울 DDP 건설현장에서 청계천 물길이 성곽 밑을 관통해 흘러가도록 만든 이간수문(二間水門) 등 총 123m에 이르는 한양도성 성곽과 조선시대 최대 군영인 훈련도감의 부속기관인 하도감 터 유적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서울성곽은 일제강점기에 경성운동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멸실된 것으로 추정됐지만 최고 잔존 높이 4.1m에 바닥 폭 8~9m에 이르는 규모로 남아 있다는 게 확인됐다. 서울시는 일단 공사를 중지하고 자하 하디드와 협상을 벌인 끝에 1000억여원을 다시 들여 설계를 약간 변경해 공사를 강행했다. 서울성곽 안쪽에 있던 하도감을 성곽 밖으로 이전시키고, 그 터에 있던 유적들도 여기저기로 옮기고 터를 덮어버렸다. ‘주변과도 어울리지 않는 기괴한 외관’이라는 비난은 디자인의 독창성이니 덮어 두더라도, 서울의 유구한 역사를 무시한 채 올라선 건물에 서울시민들이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주기를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5000억원짜리 애물단지’를 떠안게 된 박원순 시장은 DDP의 콘셉트를 ‘세계 디자인 메카’에서 ‘함께 만들고 누리는 디자인’으로 바꾸고 운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에 들어갔다. 공공건축물이란 용도와 목적이 먼저 있고 그에 맞게 건축물을 구상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인데, DDP의 경우는 그 반대가 된 셈이다. 7년여에 걸쳐 3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세운 서울시 신청사의 건물디자인 공모부터 완성까지의 과정을 담은 다큐영화 ‘말하는 건축 시티:홀’은 시청사 디자인 선정을 둘러싼 논란을 개괄하고, 대형 시공사가 설계부터 시공까지 일괄적으로 맡아 계약하는 턴키 방식으로 인한 상업주의와 관료주의의 폐해를 꼬집는다. 이 영화를 만든 정재은 감독은 “시청사가 완성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공공건축물이 진영논리에 갇혀 그 속에 어떤 가치를 담아야 하는지의 가치가 실종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사람들은 흉물이 된 시청사 건설에 많은 돈이 들어갔다는 것을 문제 삼을 뿐 정작 어떤 가치를 위해 돈을 들여야 하는지, 우리에게 어떤 공간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면서 “DDP의 경우도 세계적인 위대한 건축가의 예술작품을 갖고 싶다는 요구와 욕망이 있었지만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디자인 서울’로 가시화되고 본격화된 공공프로젝트에 대한 비난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추적해 보자. 발주의 주체인 공무원 혹은 국가기관의 무능과 무지, 리더의 정치적 야심이 그 단초를 제공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공무원들에게 건축의 전문성을 갖추라고 요구할 수는 없을지라도 다른 방식으로 전문성을 갖춰 이를 극복할 것을 주문할 수는 있다. 건축비평가 이종건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는 “공공프로젝트의 성패와 관련한 모든 공과는 주체능력의 한계가 그 원인”이라며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동원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공공프로젝트의 추진과정에서 윤리적인 기준과 전문적 안목을 갖춘, 제대로 된 전문가들을 배제한 채 안일하게 대처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신청사의 디자인 결정도 그렇고, DDP의 공모당선작 결정도 한국건축문화와는 거리가 먼 인물들을 최종심사에 참여시켜 정치적인 결정에 거수기 역할을 하게 한 결과 시민혈세만 낭비하고 비루한 외형물이 탄생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미국 오하이오대학에서도 건물을 짓는 데 모든 학생과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공개심사를 하며 문제점을 검토하는 등 결정과정을 거친다”면서 “공공프로그램은 절차가 가장 중요하며 공무원들의 전문성이 없을수록 모든 절차는 더 투명하게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름다운 도시공간을 만들려면 앞으로 추진될 공공프로젝트는 전체 절차 안에 검증·비판·감시가 상시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무엇보다도 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는 인물을 부지런히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절차상의 문제도 문제지만 정치적인 야심에 휘둘려 조급증을 부린 것도 앞으로의 공공프로젝트 추진에서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대목이다. 서울시 신청사를 짓는 데 7년, DDP를 추진하는 데 7년 6개월이 각각 소요된 사실은 세계적으로는 뉴스거리가 될 만하다. 가까운 일본을 예로 들어보자. 일본 오사카 시립역사박물관 건물터는 고대궁궐 유적지 궁터 일부였다. 유적 파괴 논란이 일자 오사카 시는 전문가들과 시민들이 토론하며 의견을 수렴하는 데만 7년을 보냈다. 그리고 유적을 훼손하지 않고 그 자체를 지하에 보존키로 했다. 그 위에 건설된 고층 박물관은 오사카의 랜드마크가 되어 있다. 서울시 디자인 서울 총괄본부장을 지낸 권영걸 서울대 교수는 “서울을 디자인 도시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한 점은 인정해야 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추진한 측면이 있다”며 “장·단기 계획을 투트랙으로 진행하면서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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