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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FTA 졸속추진 노대통령 조급증 탓”

    청와대 동북아시대위원회 기조실장과 국민경제비서관을 지내다 행담도 사건으로 이정우 정책특보와 함께 물러난 정태인씨가 현 정부의 한미자유무역협정(FTA)협상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정씨는 3일자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한미FTA 졸속 추진은 전형적인 한건주의며, 남은 임기내 무엇인가 업적을 남겨보려는 노 대통령의 조급증이 원인”이라면서 “YS하면 금융실명제와 하나회 척결,DJ하면 6·15정상회담이 떠오르는데, 노 대통령은 이게 없다.”며 조급증 배경을 지적했다. 정씨는 “현재 정부는 조급증에 걸려 제 정신이 아니다, 미쳤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하고 “한미 FTA는 대연정에 이은 대패착”이라고도 했다. 개혁이 지지부진하니 갑갑한 마음에 대연정을 통해 ‘적과의 동침’을 시도했다가 거부당하는 망신을 자초하더니, 이번에는 엄청난 적과 서슴없이 손을 잡았다는 것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사설] FTA 과도한 美요구 경계한다

    한국과 미국간 자유무역협정(FTA)체결 논의가 바람직하지 않은 쪽으로 흐르고 있다.6월 본협상을 앞두고 한국의 허점을 본 미국은 요구수준을 한층 높이고 있다. 우리 정부 내에서 벌써 양보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FTA 체결 자체가 지고지선한 목표는 아니라고 본다. 한·미 FTA가 국익에 도움이 될지는 결국 협상 결과로 판가름난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무역장벽보고서에서 한국 국영기업의 민영화 지연을 강력 비판했다. 뼈가 포함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도록 촉구했다. 심지어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진입을 막는 조치가 외국산 오토바이의 한국시장 진입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미 투기자본이 우리 국영기업을 헐값에 사기 쉬운 여건을 만들라는 강요로 들린다. 광우병·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한국이 취한 조치를 무역장벽으로 몰아붙이는 태도 또한 안하무인격이다. 올초 양국 FTA협상 개시선언 전후 정부는 곳곳에서 미측 요구를 들어주고 있다. 스크린쿼터 축소, 쇠고기 수입재개, 자동차배출가스 강화기준 유예, 약값 재평가개선안 유보 등이다. 앞으로 미국 요구를 어디까지 수용할지 정말 걱정스럽다. 정부 고위층의 언행부터 신중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FTA를 양극화 해결책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경제관료들은 검증되지 않은 분홍빛 전망을 제시하는 데 급급하다.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인터넷언론 인터뷰에서 “한·미 FTA 졸속추진은 전형적 한건주의며, 남은 임기안에 무엇인가 업적을 남겨보려는 노 대통령의 조급증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제부터라도 서두르지 말고 협상의 주도권을 찾아와야 한다. 한·미 FTA에 반대하는 한국내 여론을 미국에 분명히 알려줌으로써 과도한 요구를 싹부터 잘라야 한다.
  • [CEO칼럼] 2만달러 시대를 위한 고언/노영인 동양메이저 시멘트 사장

    [CEO칼럼] 2만달러 시대를 위한 고언/노영인 동양메이저 시멘트 사장

    우리는 오랫동안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갈망했다. 또 이를 선진국에 진입하는 통과 의례처럼 여겨왔다. 하지만 90년대 말 외환위기의 여파로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 경제구조는 건실해졌고, 기업의 경쟁력은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늦어도 2010년에는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주요 선진국은 이미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진입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04년 기준 국민소득 2만달러 이상 국가는 모두 23개국이며,3만달러 이상도 16개국이나 된다. 선진국 기준이 3만달러인 셈이다. 때문에 2만달러대 국가인 이탈리아나 캐나다는 경제 성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도 2만달러 시대를 최대한 앞당기며,3만달러를 내다보는 경제의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진정한 선진국으로의 진입뿐 아니라, 턱 밑까지 쫓아온 중국을 따돌리고 산업 경쟁력에서 우위를 지킬 수 있는 길이다. 기존 산업구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우리 경제를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21세기형 신(新)성장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에서는 이미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는 차세대성장 동력사업으로 지능형 로봇과 미래형 자동차, 차세대 반도체, 바이오 신약 및 장기 등 10대 산업을 선정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기업도 미래지향적인 ‘수종(樹種)’사업을 발굴해 핵심 양을 투입하고 있다. 그야말로 ‘제2의 삼성전자’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전개되는 것이다. 그 와중에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각광받던 바이오 분야에서 ‘대지진’이 일어났다. 이른바 ‘황우석 사건’이 지난해 12월 터져 나라를 들쑤셔놓았다. 개인적으로는 황우석 박사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국민 감정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이사건의 여진이 가라앉고 있는 터여서 차분하게 ‘복기(復碁)’를 해봤다. 문득 장자(莊子)에 나오는 ‘목계론(木鷄論)’이 떠올랐다. 닭싸움을 좋아했던 제나라 왕을 위해 기성자가 싸움닭을 훈련시키고 있는데 열흘쯤 돼서 왕이 불러 물었다.“닭이 다 됐느냐?”,“아직 멀었습니다. 위세를 부리고 힘에만 의존하려 듭니다.” 그 후 열흘 뒤 다시 불러 물었다.“아직 덜 되었습니다. 소리가 나거나 그늘이 들면 그와 싸우려 듭니다.” 다시 열흘이 지나 물었다.“상대를 보면 노려보고 기세를 꺾지 못합니다.” 다시 열흘이 지난 뒤 비로소 “이제 됐습니다. 다른 닭이 울어도 아무런 반응이 없고 마치 나무로 깎아놓은 닭과 같습니다. 덕(德)이 갖춰져 다른 닭들이 대들기는커녕 등지고 도망쳐 버립니다.”라고 답했다. 필자는 제나라 왕에게 눈길이 갔다. 제나라 왕은 기성자에게 싸움닭의 훈련을 맡긴 뒤, 그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고 기다렸다. 무소불위 권력을 지닌 왕이라면 서둘라고, 혹은 재촉을 하거나 이런저런 간섭을 했을 법도 한데, 열흘에 한번씩 경과만을 물었을 뿐이다. 목계론은 지나친 조급증과 성과지상주의에 빠진 우리 사회가 알게 모르게 ‘황우석 사건’을 잉태시켰는지 자문(自問)해봤다. 그리고 이제라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제나라 왕이 되는 일이라고 자답(自答)한다. 걸음마를 내딛는 차세대 사업에 대한 지원과 격려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당장의 결과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원대한 포석이 필요하다. 물론 철저한 검증을 통해 옥석을 가릴 것은 가리고, 지원할 것은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노영인 동양메이저 시멘트 사장
  • [데스크시각] 양극화 해소 세제에만 매달리나/오승호 경제부장

    세금만큼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도 없다. 나라살림을 하기 위한 재원이 국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와야 한다는 사실을 정작 다 알면서도, 거부감을 갖는 게 세금이다. 납세의무가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이지만, 조세저항이 유독 큰 이유는 재산을 빼앗기는 것으로 인식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기업인이든, 자영업자든, 봉급생활자든간에 세제개편 얘기만 나오면 민감하게 반응하게 마련이다. 혹시 세율인상이나 비과세·감면혜택 축소 등으로 세금을 더 내게 되는 것은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운다. 반면 정부는 납세자에 비해 훨씬 덜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양극화 해소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세제를 당연한 수단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 결국은 샐러리맨 등의 주머니를 쥐어짜야 하는 사안인 데도 불구하고 속도를 내려하고 있다. 얼마전 조세개혁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나온 재정경제부의 인사조치도 너무 서둘러 일을 처리하려는 조급증의 부작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재경부는 설익은 공청회안이 일부 언론에 보도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조세개혁기획단의 국장급을 잽싸게 보직해임했다. 재경부 고위 관계자는 “자료를 유출한 당사자는 아니지만, 연구 과제를 완성할 때까지 유지하지 못해 징계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8·31대책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같은 일이 반복된 것은 재경부의 자존심 문제와도 상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우여곡절과 세금혜택 축소 등을 탐탁해하지 않는 여권의 분위기까지 가미돼 세제개편을 위한 공론화 과정은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졌다. 지금은 논쟁의 불씨가 남아 있는 잠복기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조세개혁을 위한 공청회 등을 준비하는 데만 집착해서는 안될 것이다. 어떻게 하면 양극화 해소에 필요한 재원을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마련할 수 있을지, 머리를 싸매야 한다. 먼저 논의의 절차나 우선 순위가 뒤바뀌고 있는 것은 아닌지, 원점에서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양극화라는 것이 뭔가. 덩치가 큰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부자와 서민, 서울 등 수도권과 지방간 격차가 크다는 뜻이다. 따라서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는 데 대한 공감대 형성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에 있다. 그동안 나온 얼거리를 보면 세제혜택의 축소 대상이 대부분 서민이나 중소기업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정부는 전체 납세자에게 적용되는 세율인상은 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세제개편의 결과가 취약 계층에게 많이 주어지는 혜택을 없애거나 줄이는 쪽으로 나온다는 것은 뻔한 이치다. 상대적인 약자에게 도움을 주려는 것이 양극화 해소의 취지일 텐데, 실제로는 정반대의 현상이 빚어진다면 조세저항을 막기란 쉽지 않다. 이뿐이 아니다.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에 대한 공평과세 방안은 세제개편에서 부각되지 않고 있다. 한 일선세무서장은 “이들에 대한 과세가 많이 개선됐지만, 변호사의 경우 수임 건수는 모두 드러나는 반면 성공 보수는 포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현금영수증 발급이나 신용카드 결제 기피 현상도 일부 학원이나 부동산중개업소 등에서 여전하다. 세금을 제대로 걷기 위한 현재의 제도마저 정착되지 않고 있는데도 손쉬운 방법만으로 세금을 더 거두려고 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혈세의 쓰임새는 어떤가. 적절한 예인 지는 모르지만 농어촌투융자 사업으로 10년 동안 119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이 타결된 1990년대에도 농어촌에 수십조원을 투입했지만, 농가의 빚만 늘고 있다. 수입에 한계가 있는데 쓸 곳이 생기면 꼭 필요한 곳에만 지출을 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은 기본이다. 가시적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부동산대책의 예에서 보듯, 세제는 가급적 최후의 수단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오승호 경제부장 osh@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이야기/이종란 등 지음

    ‘철학’이란 단어를 듣기만 해도 지끈지끈 머리부터 아플 어린이들. 철학을 공부하는 나이는 따로 있다는 편견을 깨주는 시리즈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자음과모음이 펴내는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철학은 누구나 어디서나 하는 것”이란 명제를 재미있는 화술로 웅변한다. 역사를 빛낸 철학자들의 세계를 들여다봄은 물론, 그들의 사상이 일상 속에 실핏줄처럼 녹아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두루 귀띔해준다. 초등 중학년 수준으로 눈높이를 낮춰 창작동화처럼 엮어가는 이야기여서 아이들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플라톤이 들려주는 이데아 이야기’를 1권으로 출발한 시리즈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들려주는 행복 이야기’ ‘최한기가 들려주는 기학 이야기’ 등 동서양을 넘나드는 철학자들의 세계를 먼저 소개했다. 최근 추가된 것이 ‘공자가 들려주는 인(仁)이야기’를 포함한 12권. 그러니까 소크라테스, 정약용, 벤담, 헤겔, 그람시, 프로이트 등 12명의 철학자들이 시리즈 목록에 새로 들어온 셈이다. 평범한 생활 모티브에서 이야기의 싹을 틔운 뒤 어린 주인공에게 스스로 ‘왜’와 ‘어떻게’의 해답을 찾게 유도하는 방식이 매우 흥미롭다. 양명학을 발전시킨 중국 명나라 철학자 왕수인(1472∼1528)을 조명한 ‘왕수인이 들려주는 양지 이야기’(13권·이종란 지음). 지행합일(知行合一) 사상으로 대변되는 왕수인의 철학세계를, 책은 서울에서 시골 할머니댁으로 막 이사온 초등생 소녀 왕수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에둘러 풀어보인다. 시골분교에서 만난 개구쟁이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양명학의 기본개념을 소개하는가 하면, 새엄마의 등장으로 갈등하다 마음을 다잡아가는 과정에 양지(良知)의 의미를 실어놓기도 한다. 평범해보이는 동화책을 읽었는데 독자는 자신도 모르게 철학적 사유를 하게 되는 셈이다. 자연스럽게 독서 지평을 넓혀 아이들에게 책읽기의 자신감을 키워주는 데에도 적잖은 역할을 해줄 듯하다. 학습효과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으니 조급증 많은 학부모들에게도 반가울 책. 사물을 철학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힘이 곧 논술실력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시리즈는 100권까지 나올 예정이다. 초등3년 이상. 각권 97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스페인영화·셰익스피어 원작 상영

    스페인영화·셰익스피어 원작 상영

    충무로영상센터 ‘오 재미동’은 2월에 ‘랑데부 스페인’을,3월에 ‘셰익스피어 인 시네마’를 연다. 하루에 두 편씩 17일부터 24일까지 스페인 영화 7편을, 다음달 17일부터 24일까지는 셰익스피어 원작 작품 6편을 상영한다. 스페인 영화 ‘어느 하녀의 일기’(1964년)는 루이 브뉘엘 감독의 극사실주의 영화로 성적 도착과 파시즘을 연관시킨 작품이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비밀의 꽃’(1995년)은 조급증과 불안증에 시달리며 사랑하는 여인의 이야기다. 선댄스 영화제와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초청작인 ‘인택토’(2001년, 후안 카를로스 프레스나딜로)는 행운을 빼앗기 위해 다투는 네 사람의 이야기를 그렸다. 셰익스피어 작품에선 ‘리처드를 찾아서’(1996년, 알 파치노)가 눈에 띈다. 제작회의, 장소 헌팅, 캐스팅 등 전체 과정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준다. 알 파치노가 상상한 영화 이미지가 교차로 나타나 관객은 알 파치노의 고민과정과 재현된 이미지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란’(1985년)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70세 때 만든 영화. 전쟁 장면을 아름답고 참담하게 표현했다. 최소한의 소리로 표현해 울림이 더욱 크다.
  • [KCC프로농구] ‘무기력’ 전자랜드 9연패 수렁

    전자랜드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1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LG에 74-90으로 패하며 9연패에 빠진 것. 9연패는 03∼04시즌 전자랜드 창단 이후는 물론 인천을 연고로 한 대우 제우스와 SK 빅스를 포함 최다연패의 불명예 기록이다. 전자랜드는 이날까지 5승27패(.156)에 그쳐 6라운드로 바뀐 01∼02시즌 이후 최소 승수 팀으로 남을 가능성이 더욱 짙어졌다. 이전 기록은 모비스의 15승39패(승률 .278). 전자랜드는 올시즌 첫 외국인 사령탑 제이 험프리스 감독을 영입하며 의욕적으로 맞이했지만, 개막 5연패를 시작으로 일찌감치 바닥으로 처졌다. 험프리스 감독은 장기적 안목으로 팀컬러를 바꾸려 했지만, 고참급 주전의 반발이 심했고 설상가상 테크니션 앨버트 화이트마저 부상으로 빠졌다. 하지만 조급증에 빠진 구단 수뇌부는 모든 책임을 험프리스 탓으로 돌렸다. 이후 이호근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한 뒤 2연승을 거두기도 했지만, 충격요법은 잠시뿐. 지난달 25일 모비스전과 28일 동부전에서 다 잡았던 경기를 내준 이후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며 9연패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전자랜드로선 지난 9일 ‘계륵’과도 같았던 문경은(35)을 내보내고 SK로부터 받아들인 2년차 가드 임효성이 이날 양팀 통틀어 최다인 23득점(3점슛 4개)을 올린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LG는 16개의 턴오버를 쏟아냈지만, 황성인(20점·3점슛 4개) 등 4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챙겼다. 이날 승리로 LG는 공동 2위 동부와 모비스를 3.5경기차로 추격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줄기세포는 없었다] 정부차원 ‘검증시스템’ 마련을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희대의 사기극으로 막을 내리면서 국민적 기대는 산산조각이 났다. 하지만 여전히 생명공학과 줄기세포에 거는 사회적 희망의 무게는 묵직하게 남아 있다.국내 과학계는 이번 사태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지만, 국내 과학 연구의 전근대성을 치유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과학은 과학으로 말해야 이번 사태의 후유증으로 신음하고 있는 과학계는 “안팎으로 곪은 상처를 완전히 도려내고 새 살을 돋게 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남우수 사무총장은 “순수해야 할 과학 연구가 정치적 입김과 언론을 통한 ‘부풀리기’ 등 ‘외풍’에 시달려 조급증과 성과중심주의로 흐른 것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이어 “황 교수 사태와 상관없이 묵묵히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많은 줄기세포 연구자들이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황 교수 개인과 줄기세포 연구에 ‘쏠림 현상’을 보였던 정부의 과학 지원·관리시스템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자세포생물학회 조진원(연세대 생물학과 교수) 박사는 “내부 성과 위주의 과학 정책도 문제이지만, 과학자 개인이 과학을 과학으로 말하지 않고 성과 등 ‘포장’을 우선시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나마 우리 과학계가 문제를 제기하고 실마리를 풀어내는 등 자정능력을 확인해낸 것이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연구 검증 시스템, 윤리 교육 필요 과학계 내부에서는 연구윤리 확보와 연구 진실성 검증을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대 의과대학 김옥주 교수는 “과학 연구 활동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체계가 자리잡지 못해 발생한 사태”라면서 “‘과학연구관리 시스템’이 정비돼야 유사한 일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학 연구를 관리·감독하는 정부 차원의 기구도 필요하고, 연구자의 윤리 교육을 책임지는 과학계 내부의 거름장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시론] 줄기세포 사건과 챌린저 폭발/신택현 서울산업대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시론] 줄기세포 사건과 챌린저 폭발/신택현 서울산업대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온나라가 이념논쟁에 휩싸였던 한해가 저무는가 싶더니 충격적인 ‘줄기세포’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국민 영웅 황우석 교수의 학문적 성과와 역량은 물론 인격의 무오류성까지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열렬한 성원을 보냈던 대다수 국민과 치유의 그날을 위해 절절한 염원으로 기다려온 장애우들의 가슴에는 영원히 씻지 못할 상처가 남게 되었다. 이같은 엄청난 일이 왜 생긴 것일까? 항간에서는 황 교수 개인의 지나친 과욕과 사익을 도모하려는 주요 당사자간의 이해다툼을 원인으로 든다. 분명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가 개인 수준의 인간적 오류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한편 이번 사태는 개인이나 집단의 상호의존관계와 다양한 이해관계에 따른 담합집단(coalition) 형성이라는 맥락에서도 원인을 살펴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이번 사태는 지난 1986년 미국 챌린저호 폭발사고와 매우 흡사하다. 당시 미국정부는 최강국의 위상을 견지하고 국민의 자존심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소련과의 우주경쟁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 상황은 바이오산업 육성과 선점을 통해 국가적 위상을 높이고 정권의 치적과 성과를 대내외에 알리려 했던 현 정부의 입장과 매우 유사하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도 미국 정부의 후원과 국민의 기대 속에 우주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었지만 저조한 성과에 조급증을 느끼고 있던 터였다.NASA는 가시적 성과를 통해 정부와 국민의 신뢰를 얻고 정부의 전폭적인 자금지원을 획득해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황우석 사단의 경우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얻기 위해 단기간에 뭔가를 보여주어야 할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미국이나 우리 모두 정부와 연구조직이라는 두 주체가 서로의 이해를 위해 담합집단을 형성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여기에 또 다른 이해관계를 지닌 주체가 담합집단에 참여하게 된다. 미국의 경우 우주선 발사 보조장치의 독점공급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도모하려던 티오콜사가 있었다. 우리는 미즈메디와 섀튼 교수 등 미래 이익을 기대한 여러 개인과 집단이 논문 공동저자라는 형태로 담합집단에 참여했다. 밝은 미래가 보장된 듯 보이던 두 담합집단이었지만 급기야 문제가 터지고 말았다. 우주선 발사 전날, 보조장치의 기술적 결함에 따른 우주선 폭발가능성을 우려한 티오콜사 내부의 전문기술자 집단이 우주선 발사 연기를 강력히 요청했다. 하지만 NASA와 티오콜사의 절박한 이해관계에 묻혀 이같은 요구가 묵살되면서 결국 챌린저는 이륙 직후 폭발과 함께 공중분해되는 운명을 맞는다. 우리의 경우는 다소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내부연구진의 이의제기가 묻혀지는 듯했지만 언론제보로 사회문제화하면서 담합집단 이탈 당사자들에 의한 폭로와 떠넘기기로 어지러운 공방과 반전을 거듭하다 논문조작의 전모가 드러났다. 이 점이 미국과 다르고, 더 큰 재앙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다는 점에선 천만다행이다. 향후로도 줄기세포 사태같은 재앙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는 것이 온 국민의 염원이겠지만 과연 그렇게 될까?결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 사태가 반면교사의 역할은 하겠지만 원래 인간과 조직의 속성이 그렇기 때문이다. 그런 중에도 다행스러운 것은 황 교수의 비윤리적 행보에 제동을 건 젊은 과학자 집단 등 우리 사회 저변에 자리하고 있는 건전한 자정능력이다. 대형 참사를 경험한 미국이지만 지금도 우주프로젝트는 계속되고 있다. 우리도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알려지지 않은 역량 있는 과학자들의 연구가 계속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들 건전한 연구자들이 있는 한 우리 사회와 과학의 미래는 밝기 때문이다. 신택현 서울산업대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 [20&30] 젊은 CEO들 성공 노하우 “땀을 믿어라”

    [20&30] 젊은 CEO들 성공 노하우 “땀을 믿어라”

    20대와 30대 최고경영자(CEO)로 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무서운 아이들’. 아직 애송이일지도 모를 4명의 젊은 CEO들은 ‘젊음’이 최대 무기라고 말한다.40·50대가 주류인 CEO 사회에서 약진하는 그들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국내 첫 스포츠 마케팅의 시대를 연 스포티즌 심찬구(35) 사장, 삼순이 열풍을 타고 성장세를 이룬 제과업체의 여장부 아루베이커리 김원선(32·여) 사장, 사장만 돈 버는 회사는 미래가 없다는 뚝심의 소유자 꼬지필 장정윤(27·여) 사장,100여명의 직원과 구슬땀을 흘리는 에듀플렉스 고승재(29) 사장이 그들이다. 그들이 말하는 자신만의 인생과 경영 노하우, 병술년 새해의 희망과 젊은 CEO로서 느끼는 우리 기업 문화를 소개한다. ■ 스포츠 마케팅 첫도입 ‘스포티즌’ 국내에 스포츠 마케팅을 처음으로 도입해 전문업체로 급성장한 ㈜스포티즌의 30대 CEO 심찬구(35) 대표이사.2000년 설립한 그의 회사는 연 매출액이 50억원에 이른다. 스포티즌은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과 용평리조트, 대구시 축구인프라 컨설팅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잇따라 따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스포츠광이었던 심씨는 국내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뒤 해외에서 스포츠 매니지먼트를 전공했다. 그의 새해 화두는 ‘외(外)’. 선수 매니지먼트부터 스포츠시설 컨설팅 등 각 분야의 전문가와 본격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는 게 내년의 목표다. 심씨는 “사회와 인류에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기업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는 20·30대 세대에게 “창업을 하든, 취업을 하든 자기가 어떤 가치를 창출하고 제공할 수 있는가를 항상 자문하라.”고 강조한다.30대 사장과 20,30대 직원들이 거침없이 토론하되 형식적인 보고서는 아예 쓰지 말라는 회사 분위기도 그가 만들어냈다. 대신 사장의 권한과 의사결정을 직원들에게 대폭 위임했다. 심씨의 인생 노하우 첫번째는 ‘사람 지향’이다. 직원과 소비자, 사업 파트너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내가 남들한테 도움을 받으려면 내가 어떤 도움을 줄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것. 두번째가 ‘현장 지향’이다. 사무실에 종일 앉아 있어 봐야 결코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젊은 CEO의 힘과 역동성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세번째 노하우는 ‘건강’이다. 농구, 축구, 골프, 스키 등 거의 모든 운동을 즐긴다. 사회의 불필요한 ‘관행’은 젊은 CEO에게는 큰 도전이다. 스포츠에 스폰서하는 것을 로비나 브로커로 인식하는 문화도 늘 맞서 싸우는 부분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해도 어느새 사람과 배경이 끼어드는 일이 많다. “돈이 필요없는 것처럼 일하고 한번도 상처받아 본 적이 없는 것처럼 사랑하라. 아무도 듣지 않을 때처럼 노래하라. 지구가 마치 천국인 것처럼 살아가라.”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좌우명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삼순이 바람탄 ‘아루 베이커리’ 케이크하우스 아루(Aroo) 베이커리는 올해 제과제빵 업계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그 중심에 김원선(32·여) 사장이 있다. 아루는 올해 문을 연 동부이촌점을 비롯해 직영점 4개, 가맹점 5개를 갖고 있다. 외형만큼이나 매출도 큰 폭으로 뛰고 있다. 김씨는 “매장도 많이 열고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인기로 파티셰로서 언론의 관심도 많이 받은 해였다.”고 올 한 해를 평가했다. 그는 자신의 인생 노하우로 한 우물파기를 제시했다.“한 우물만 파면 진짜 그 사람이 최고는 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경지에는 이를 수 있습니다.” 그는 트렌디사업의 속성상 아이디어가 생명이라고 했다. 항상 긴장을 유지하며 때마다 신상품을 개발하고 인테리어를 꾸미는 등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너무 위를 바라보지도 말고 너무 조급증을 가져서도 안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대중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는 하되 절대로 그 말에 혹하지는 않으려고 해요. 개성을 잃고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실패한 사람들을 많이 봐 왔거든요.”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보석디자인을 배우기 위해 일본에 건너갔던 김씨는 작고 허름한 케이크숍에서 본 조각케이크의 매력에 반했다. 곧바로 양과자로 유명한 도쿄제과학교에 입학했다. 한국에 돌아와 신라호텔 베이커리부에서 7개월 가량 일한 뒤 2000년 명동에 ‘아루(Aroo)’라는 이름으로 가게를 냈다. 호텔에서 경력을 더 쌓고 나서 가게를 열려고 했지만 집안에서 기왕 할 것 일찍 시작하라고 조언을 했다. 케이크를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기 때문에 어느 업종보다 섬세한 사람관리가 중요하다. 한번은 직원들이 안 나와 혼자서 수많은 케이크를 밤이 새도록 만든 적도 있었다. 사업은 뼈를 깎는 고통이란 것을 하나하나 알아가고 있다. 그는 내년에 제과·제빵학교 설립 작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같은 길을 택하려는 ‘후배’들에게 체계적으로 자기 머릿속에 있는 보따리를 풀어낼 기회를 갖고 싶어서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올 48억 매출 가맹점 ‘꼬지필’ 대학 1학년 때 300만원으로 시작한 노점상을 전국 83개 가맹점의 외식 업체로 키운 주인공. 닭꼬치 전문점인 ㈜꼬지필(CFO)의 사장 장정윤(27·여)씨이다. 자기 이름으로 책이 나오고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20대 CEO인 그녀가 올해 기록한 매출액은 48억원에 이른다. 그녀에게 2005년은 결실과 수확의 기쁨을 맛본 한 해였다.2003년 11월 서울 대학로에 직영점을 설립한 뒤 올해에만 40여개의 신규 가맹점을 더 세웠다. 스스로 ‘공주병 환자’라고 거침없이 말하는 그녀. 인생 노하우도 이 말 속에 들어 있다. 장씨가 말하는 첫번째는 ‘자아도취에 빠져라’. 한마디로 자기 자신을 믿으라는 것. 노점상을 하던 어려운 시절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비법이었다. 장씨는 “장정윤 너는 대단한 사람이야. 너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라는 자기암시를 끊임없이 반복했다. 서울에 진출해 첫 직영매점을 열던 바로 그날 조류독감이 터졌다.4개월 동안 적자에 허덕였다. 사채나 카드를 다 끌어써도 적자를 메우기 힘들던 상황. 그 시련을 이겨낸 유일한 힘은 끊임없는 ‘자아도취’였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성격 때문에 힘든 고비마다 문제를 즐기고 해결하면서 희열과 성취감을 느낀다. 둘째는 ‘돈을 아주 많이 사랑하라’다. 그녀에게 돈은 신성하다.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존재다. 그래서 돈은 자기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온다고 믿는다. 그러나 돈 자체만을 목적으로 하거나, 제대로 쓰지 못하는 건 사업가가 아니다. 직원 40명을 거느린 CEO지만 그녀의 월급은 기대 밖이다. 한달 260만원. 자기 수입보다 회사의 성장에 더 힘쓴 탓이다. 수입 대부분은 직원들을 위해 쓰고 회사에서 마련한 사택에 직원들과 합숙한다.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할 단계에 내 통장에만 돈이 쌓인다면 회사의 미래는 뻔한 거죠.” 27세 ‘공주병 환자’의 내년 목표는 매출액 100억원 달성.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2년만에 31곳 ‘에듀플렉스’ 2년 전 친구·후배 등 4명과 함께 교육복합공간 ㈜에듀플렉스를 차린 고승재(29) 대표이사. 학생들에게 동기부여, 목표수립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에듀플렉스는 현재 직영점 3곳, 프랜차이즈 31곳을 두고 있을 만큼 급성장했다. 고씨는 내년을 새로운 도전의 해로 설정했다. 그는 “모든 사업이 그렇듯 교육사업도 소비자인 학부모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면 곧바로 도태된다.”면서 “양적·질적 성장을 계속해 나가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어떤 고민이 닥치더라도 반드시 어떤 식으로든 생각을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지요. 고민을 계속 쌓아놓고만 있었다가는 결코 아무것도 이룰 수 없게 되니까요.” 그는 직원이나 후배들에게 내가 소망하는 것은 반드시 이뤄진다는 ‘자기최면’을 걸라고 주문한다. 누구에게나 시련은 닥치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만 시련이 성취의 아름다운 과정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그는 자기 리더십을 ‘자기수행’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CEO 스스로 수양이 돼 있지 않으면 직원들을 이끌어갈 수 없다는 생각이다. 현재의 모습으로 회사를 키우기까지 적잖은 시련이 있었다. 사업을 준비하던 때, 높은 보수를 받는 국제적 컨설팅업체의 직원으로 일하다 갑자기 교육사업을 하겠다고 나선 고씨 자신이 부모들의 엄청난 반대에 직면했다. 월급을 30만원만 주면서 번듯한 직장을 가진 자식들을 데려 가겠다니 친구와 후배의 부모들은 또 오죽했을까. 한번은 학부모들을 모아놓고 설명회를 하는데 중간에 모두 떠나고 단 한명의 어머니만 끝까지 자리를 지킨 적도 있었다. 고씨는 “정부정책으로 모든 것이 송두리째 바뀔 수 있다는 것이 기업하는 데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그의 소망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 더 이상 에듀플렉스를 찾을 필요가 없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발언대] 급할수록 돌아가라/이학구 전북 원평초교 교감

    세상이 두려울 만큼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의 발달은 하루가 다르다. 어제의 지식이 오늘은 쓸모없이 되어 버리기도 한다. 모든 산업의 형태도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물질문명의 발달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사고방식, 생활방식, 의식수준 등 보이지 않는 것들도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렇게 빠른 변화의 물결에 적응하기 위해서 사람들의 삶의 자세도 변화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어느 사이에 우리들이 조급증에 걸려 있는 듯하다. 이장이 되기까지 10년을 기다린 어느 마을 기초의원의 이야기다. 그는 전임 이장으로부터 마을 이장이 되어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사양했다.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꽤 큰 시골 마을이었다. 정씨와 박씨들이 비슷한 가구수를 유지하고,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잠재되어 있었다. 이장 정씨는 이 의원(현재)의 능력을 알고 물려주려 했다. 당시 젊었었기에 이장에 앉히고 자기 뜻대로 쥐락펴락하려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려 깊은 이분은 정중히 사양했다. 두 문중의 갈등 때문에 일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이장님, 제가 이장을 하는 것보다는 반장을 하면서 이장님을 열심히 돕겠습니다.” 그 후 10년을 이장학습(?)을 하면서 마을 사람들을 위해 선진 농촌 소득증대 사업을 추진하여 마을 전체의 소득 창출에 크게 기여했다. 결국 마을 사람들에게 능력을 인정받고 존경받게 되었다. 덥석 이장을 수락하였더라면 양 문중 사이에서 입장이 난처하고 어려운 점이 많게 되어 결국 도중하차할 건 뻔했다는 것이다. “똑같이 고생하면 똑같이 못산다. 남보다 더 고생해야 잘 살 수 있다.”는 이분의 말씀처럼 남보다 더 고생하는 쪽을 선택하여 노력한 결과 지금은 넉넉하게 살게 됐으며 지역에서는 존경의 대상이 되어 기초의원에 당선되기까지 했다. 이장일을 잘하기 위해 기다린 10년은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다. 작은 일에도 공을 들여 노력하고 남을 위해 봉사하였다. 조급해 하지 않는 ‘만만디’의 승리가 아닐까! ‘급할수록 돌아가자.’‘급히 먹는 밥 체한다.’는 속담의 정신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조급증에서 탈피해 보자. 이학구 전북 원평초교 교감
  • [열린세상] 역사 속의 리더십/오세훈 변호사

    우리는 지금 무한 경쟁이라는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변화의 시대’에는 그 어느 때보다 리더십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국가 경제를 출렁이게 할 수도 있고, 최고경영자의 적절한 판단 하나가 세계적 기업으로의 도약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가 개혁을 이야기한 지도 10여년이 훨씬 지났다. 새로운 대통령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개혁 담론이 등장하지만, 체감 위기감은 낮아지기보다 점점 더 높아만 가는 것이 현실이다. 며칠 전 OECD 보고서 내용을 놓고 벌어진 한바탕 소란도 그런 위기감의 표현일 것이다. 비전은 커다란 정치적 그림이지만, 개혁은 실제적인 사회의 변화다. 개별적인 사안에 맞는 변화된 삶의 방식을 제시하고 동의를 얻어가야만 가능하다. 민주 사회에서 실생활의 익숙하지 않은 변화에 대하여 절대 다수의 공감을 얻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나, 다수의 공감을 얻으려는 노력만큼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왕이 절대권력을 가지고 있던 전제시대에서조차 이것은 진리였다. 아무리 훌륭한 비전과 정책이 있어도 백성의 공감을 얻지 못한 정치는 실패했다. 고려 숙종은 외척의 발호와 여진족의 압력으로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 부국강병의 비전을 제시했다. 적극적인 대외 확장과 과감한 재정개혁을 통해 개인이 아닌 국가의 부를 확대하는 정책이었다. 하지만 가뜩이나 어려웠던 백성의 삶은 잦은 여진정벌과 국가사업으로 인해 ‘열 집 가운데 아홉 집이 비었다(十室九空)’고 할 정도로 피폐해졌고, 신하들 사이에서도 민생안정이 우선이라며 따르는 자가 줄어들었다. 백성이 힘들어하고, 뜻을 받드는 신하가 줄어들자 숙종은 부국강병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대화와 설득을 통해 상대방의 이해를 얻지 못한 개혁, 민심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개혁은 결국 실패하게 된다는 교훈이 남은 것이다. 개혁에는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당연히 ‘내 임기 중에 해야 한다.’는 조급함은 개혁을 어렵게 만든다. 조선 초 정도전의 전제개혁의 모델은 고려 말 공민왕때 나왔다. 완성되기까지 40여년이 걸린 것이다. 고려 광종과 조선 태종이 각각 개국세력을 정리하고 중앙집권체제를 확립하여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실패했다면, 각 왕조 최고의 통치자라는 성종과 세종이 나올 수 있었겠는가. 개혁은 내가 아니면 안 되며, 내가 집권하는 동안에 무엇인가 완성해야 한다는 ‘개혁 독점욕’과‘개혁 조급증’은 순리가 아님을 지나간 역사가 가르쳐 주고 있다.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진정으로 위대한 업적이, 선임자들이 피땀으로 일군 토대를 벗어나 역사의 연속선 밖에서 이루어진 적이 있었던가. 내 이름표가 붙은 무엇인가를 남기겠다는 부질없는 공명심만큼 지도자가 피해야 할 것이 또 있을까. 그리고 개혁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따라서 좋은 사람을 얻는 것이 개혁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신라의 황금시대를 열었던 진흥왕은 전통 귀족들을 세력기반으로 계속 활용한 것은 물론이고, 김유신의 조부이자 가야계인 김무력을 중용했고, 고구려에서 귀화한 승려 혜량을 당시 신라의 정신적 지주인 승통으로 삼았다. 진흥왕 대의 르네상스는 이처럼 다양한 외부 인사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신라의 인재풀을 한 단계 넓힌 결과이다. 개혁에 성공한 리더들은 한결같이 군주 개인의 생각을 고집하기보다, 다양한 집단의 이해관계를 조정하여 통합과 조화로 이끄는 리더십을 가진 인물들이었다. 변혁기를 지나 온 과거를 돌이켜 보며 떠오르는 말이 있다.‘우리가 역사에서 배우는 것은, 우리가 역사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세훈 변호사
  • 우리 아이 좋은 공부습관 이렇게

    우리 아이 좋은 공부습관 이렇게

    요즘 엄마들은 스스로 자녀의 ‘매니저’라 부른다. 입시제도를 꿰뚫고 발빠르게 학원 정보 등을 수집해 자녀에게 최상의 학습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뜻이다. 하지만 막연히 반복적으로 ‘공부하라.’고 강요하거나, 학원을 억지로 보내는 식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부를 습관처럼 하도록 해야 스스로 알아서 공부를 하고 효과도 배가된다는 것이다. 자녀에게 좋은 공부습관을 들여주는 방법을 알아본다. 자녀의 성적이 오르기를 바라는 부모는 아이가 책상 앞에 앉아만 있으면 일단 마음이 놓인다. 그러나 이렇게 성적에 일희일비하고 조급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자녀의 실력을 키워주는 데 도움이 안된다고 한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깨우쳐 주고 공부와 친숙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근본적인 방법이다. 자녀들에게 좋은 공부습관을 들여주기 위해 부모가 알아야 할 점들을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동기부여·목표설정이 가장 중요 가장 중요한 것은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동기 부여다.“좋은 대학을 나와야 출세한다.”는 식의 무조건적 동기 부여가 아니라 “네가 좋아하는 컴퓨터게임을 잘 하기 위해서는 어떤 공부가 필요할까.”“그렇게 좋아하는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가 된다면 얼마나 즐거울까.”하는 식으로 구체적인 동기를 넌지시 알려주는 식이다. 고려대 교육학과 박도순 교수는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을 갖도록 하는 ‘내적 동기’ 부여가 가장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때때로 상벌과 같은 외부 자극도 필요하다.”면서 “칭찬이 가장 좋은 동기유발 요소”라고 설명했다. 성과만을 놓고 다그치거나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말고 세심하게 관찰해 적절한 칭찬을 해 주면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 또 공부를 하면서 스스로 성취감과 보람을 맛보게 하면 “공부란 즐거운 것”이라는 인식을 하게 된다. 목표를 설정하도록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잘 듣고 그 목표를 실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비행기 조립하는 일을 좋아한다면 “이런 장난감 말고 진짜 비행기를 만든다면 멋진 일이겠지. 날다가 떨어지지 않는 안전한 비행기를 만들려면 여러가지 수치 계산을 잘 해야 할거야. 그리고 사람들에게 네가 만든 비행기를 많이 알리려면 똑부러지게 말하는 연습도 필요하겠지?” 하는 식이다. 단 낮은 단계부터 차근차근 하도록 해야지, 너무 거창한 목표를 던져주는 것은 부담을 줄 수 있으니 주의한다. ●책과 친해지도록…분위기 조성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그렇다고 해서 하루종일 공부를 강요하라는 것이 아니라, 마치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친구와 놀듯 공부도 자연스럽게 하나의 생활로 몸에 배도록 하는 것이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책과 친하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박혜란 공동대표는 “방·식탁·화장실 할 것 없이 온 집안에 책을 널려 놓고, 책이 장난감이자 친구이자 선생님이 되도록 해주는 것이 지속적인 지적 자극을 줘 학습 효과를 극대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여성학자이면서 가수 이적씨를 비롯해 세 아들을 모두 서울대에 보내기도 한 박 대표는 “의도적으로 책을 들이민 것이 아니라 부모가 스스로 책읽기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이책 저책을 뒤적이기 시작하게 된 것”이라면서 “책을 공부의 도구로 인식하기 이전에 친구처럼 받아들인 덕에 세 아들 모두 과외나 학습지 한번 안하고 좋은 성적을 냈다.”고 말했다. 바른 생활습관과 시간관리 능력을 키워주는 것도 공부하는 분위기와 연결된다. 목표를 설정했으면 이를 잘게 나누어 월 단위, 주 단위, 일 단위로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시간을 관리하게 하는 것이다.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조연순 교수는 “아이가 먼저 계획을 짜도록 하고 ‘실제 해보니까 숙제를 다 하기에 조금 시간이 모자라던데 조금 늘려보면 어떨까.’ 하는 식으로 수정해 나가는 것이 좋다.”면서 “짜여진 시간표를 주고 지키도록 하는 것은 실천도도 떨어지고 스스로 공부에서 주도권을 놓게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선행학습은 흥미 잃게 해 오히려 ‘독’ 학원 등에서 주로 하는 선행학습은 공부 습관이라는 면에서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어설프게 알게 된 지식이 학교 수업에 흥미를 잃게 해 오히려 ‘독’이 된다는 지적이다. 박도순 교수는 “예습 수준을 넘어선 선행학습은 당장은 앞서나가는 것 같지만 ‘다 아는 것이니 재미 없다.’는 생각을 불러일으켜 오히려 내적 동기를 해친다.”면서 “교육학적으로 보면 선행학습은 어떤 경우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박혜란 대표도 “선행학습은 뭘 먹고싶은지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도 모르는 아이에게 엄마가 숟가락을 들고 무조건 떠먹여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독서가 가장 근본적인 선행학습이며, 한두학기씩 앞서가며 배우는 것은 잠깐 성적은 오를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아이를 망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이정숙씨의 ‘자녀 교육법’“좋은 공부 습관만 들여주고 나면 그 다음엔 아이 키우기 정말 쉽죠.” ‘잔소리하지 않고 유쾌하게 공부시키는 법(나무생각)’의 저자 이정숙씨는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두 아들을 미국 명문대에 보낸 엄마이기도 한 이씨는 “어렸을 때 바른 생활·공부습관을 잡아준 뒤에는 한번도 ‘공부하라.’고 잔소리 한 기억이 없다.”며 ‘습관’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씨가 아이들을 키우는 원칙은 스스로 하고 싶어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 책과 가깝게 해 주고 계획을 세워 지키도록 하는 것도 물론이다. 그러나 이씨 역시 조급한 마음에 딱 두번 아이들이 싫다는 것을 억지로 시켜본 적이 있었다. 초등학교 때 둘 다 산수를 너무 못해 억지로 주산 학원에 보냈더니, 숙제도 전혀 하지 않고 수업 중에도 딴짓만 했다. 주산 학원에 다니지 않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눈 뒤 결국 1주일 만에 그만두게 했다. 이때 ‘설득 없이 억지로 하는 건 역효과만 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둘째아들은 바이올린을 억지로 가르치자 5년 만에 ‘절대 못하겠다.’고 버텨 끝내 그만두더니, 스스로 재능을 찾아낸 피아노는 용돈을 아껴 레슨을 받고 대학에서 전공까지 했다. 본인이 동기를 얻고 하고 싶어야 비로소 효과가 있다는 것. 대화를 통해 합리적으로 의견을 나누면서도 생활 습관은 따끔하게 가르쳤다. 큰아들이 6세 때 시장에서 장난감을 사달라면서 발버둥을 치며 떼를 쓰자 몇번 경고를 한 뒤 ‘혼자 집에 찾아오라.’고 하고는 사라졌다.30분간을 울며 엄마를 찾던 아이는 이후에는 절대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중학교 1·2학년이던 두 아들을 데리고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했던 이씨는 “뉴욕 맨해튼 일부 지역에 우리나라 대치동이나 청담동 같이 엄마들이 아이 공부에 더 열을 올리는 경우도 있긴 하다.”면서 “그러나 어려서부터 함께 책을 읽고 원칙을 지키도록 습관을 만들어준 뒤 학창시절에는 오히려 간섭하지 않는 미국인 부모들의 교육법이 훨씬 인상적었고 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씨의 큰아들 창연(25)씨는 미시건대 건축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전액 장학생으로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둘째 승연(24)씨는 뉴욕대 경영학과와 줄리어드 음대를 동시에 다니면서 ‘공부기술(중앙M&B)’이라는 책을 써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이씨는 “분위기에 휩쓸려 선행학습이다 뭐다 하는 것에 조급증을 내기 보다는 적극적이고 자기주도적인 습관을 들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이렇게 하면 ‘효과 두배’뭐가 좋은지는 알면서도 잘 안되는 것이 자녀교육이다.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당장 따라해 볼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질문할 때마다 백과사전 활용 아이들이 말을 배우고 호기심을 갖기 시작하면 부쩍 질문이 많아진다. 이럴 때 아는 대로 대충 대답해주거나 얼버무리지 말고 함께 백과사전을 찾아본다.“눈은 왜 와요?” 하고 묻는다면 함께 ‘눈’을 찾아보고 스스로 물음에 대한 답을 찾도록 유도한다. 흥미를 자극하고 다양한 배경지식을 쌓는 데 더없이 좋은 방법이다. ●국어사전을 항상 옆에 두기 국어실력은 모든 공부에 기본이다. 바른 언어습관은 생활 태도에도 영향을 준다. 책이나 TV를 보다가 잘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그때그때 국어사전을 찾아보도록 한다. 사전을 통해 어휘력과 문장력이 풍부해져 말과 글쓰기에 자신감을 갖게 된다. 또한 이런 습관이 들면 외국어 공부도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재래시장 자주 데려가기 책상 앞에서 하는 것만이 공부가 아니다. 때때로 재래시장에 데려가는 것은 아이의 오감을 자극하는 쉽고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시장통에서 생선을 자르는 아주머니,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일하는 청년들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보며 사회성, 생활력, 호기심, 기초적 경제관념을 키울 수 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길섶에서] 조급증/이목희 논설위원

    한 선배가 신경쇠약으로 잠시 병원 신세를 진 적이 있다. 같은 병실을 썼던 이는 한때 잘 나가던 대기업 간부였다고 한다. 그의 문제는 ‘1등병’. 새벽에 부리나케 일어나고, 취침도 빨리 했다. 식당에 미리 대기했다가 제일 먼저 밥을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었다. 치료도, 목욕도 1번이 아니면 어쩔 줄 몰라 하더라는 것이다. 베스트셀러 ‘인생을 두배로 사는 아침형 인간’을 읽으면서 흐뭇했던 적이 있다. 전날 과음하지 않으면 새벽에 잠이 깬다. 오전 6시쯤 아침을 먹고, 출근도 이른 편이다. 약속이 없으면 점심식사를 일찍 해결한다. 음식이 빨리 나오는 식당을 찾고, 후딱 먹는다. “나는 아침형 인간. 좋은 습관을 가졌구나.” 그런데 선배 얘기를 들으니 ‘조급증 예비환자’일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묘해졌다. 하루에 주어진 일정시간을 조금씩 당겨서 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회의가 들었다. 선배에게 그런 생각을 털어놓았다. 선배는 “병실 친구를 따라만 다녀도 2등은 되더라.”고 했다. 마음을 갉아먹는 수준이 아니라면 뭐든지 빨리 하는 게 병원에서도 좋더라고 말했다. 아침형 인간과 조급증, 경계가 궁금해졌다. 장점을 살려야 할 텐데….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윤창번사장 깜짝 퇴진… 회장 추대

    윤창번사장 깜짝 퇴진… 회장 추대

    ‘윤창번 사장은 왜 갑자기 사퇴했나. 하나로텔레콤은 물론 초고속인터넷시장의 향후 구도변화는?’ 윤창번 하나로텔레콤 사장이 임기 1년을 남겨둔 12일 갑작스레 중도 퇴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윤 사장이 지난 11일 이사회에서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를 밝혀 회장으로 추대했으며, 데이비드 영 이사가 사장으로 자동승계했다.”고 밝혔다. 당분간 권순엽 경영총괄 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한다. ●대주주 ‘외자’와 이견차? 윤 사장의 사퇴 배경은 최대 주주인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지분 39.6%)과의 의견차가 직접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정체된 초고속인터넷시장에서 강력한 라이벌인 파워콤(데이콤 자회사)이 다음 달부터 일반가입자 모집시장에 진입함으로써 실적 악화 등을 우려한 외자의 조급증이 이견을 노출시켰다는 것이다. 실제로 11일 이사회에서 외자계 이사들이 윤 사장에게 하나로텔레콤에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함께 인수합병(M&A) 전략을 요구하자 윤 사장이 이를 거부, 사장직을 내놓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 사장은 지난 5월부터 이와 관련, 진퇴를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약세를 거듭해온 주가도 윤 사장을 압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윤 사장이 취임한 지난 2003년 8월 평균 주가는 3530원. 하지만 8월 현재 주가가 2700원대로 추락, 이러한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소버린 등의 SK·LG 주식 매집에서 보듯 외자는 기업가치를 올려 주가 상승기에 팔려는 것이 최대 목표”라면서 “시장구조가 상대적으로 특수한 통신시장에 투자한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은 이것이 여의치 않자, 그동안 M&A를 관련 업체에 타진하거나 구조조정을 요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출신인 윤 사장은 2003년 회사부도 위기에서 5억달러의 외자 유치를 성사시키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지난해에는 처음 108억원의 순이익을 내고 올 1·4분기에서도 51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면서 경영실적을 인정받아 577만주의 스톡옵션도 받았다. ●통신시장 ‘새판짜기´ 신호탄? 하나로텔레콤은 당장 파워콤을 내세운 데이콤군과 초고속인터넷시장을 놓고 싸워야 한다. 또한 4500억여원을 주고 산 두루넷과의 시너지도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대주주인 외자는 윤 사장에게 회장직을 맡기면서 향후 시장 전략과 함께 M&A 시장에 대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사장의 사퇴로 통신시장의 새판짜기도 수면위로 급부상할 것이란 성급한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업계는 “아직은 때가 아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한때 하나로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SK텔레콤의 관계자는 “유·무선, 통신·방송 융합화시장에서 하나로텔레콤이 M&A 시장 중심이 될 수 있지만 현 상태에서 인수는 출혈이 너무 커 거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시장에서는 LG쪽도 알려진 움직임만큼 자금 여력이 없어 ‘신 3강 체제’로의 재편 가능성은 이르다는 시각이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웰컴 투 동막골-포연속에 핀 ‘동화같은 인간애’

    남북의 대치상황을 모티프로 한 영화, 더군다나 그 장르가 휴먼드라마라면 으레 몇가지 편견이 따라붙게 마련이다. 왠지 신세대 코드와는 엇박자를 탈 것같고, 어쩐지 감정 과잉의 신파로 부담을 줄 것도 같고…. 새달 4일 개봉하는 ‘웰컴 투 동막골’(제작 필름있수다)은 단언하건대 그런 편견들은 접어둬도 좋겠다. 동심을 일깨우는 동화같은 화면, 맺힌 데 없이 순도 높은 드라마가 사이좋게 손잡은 휴먼드라마다. 감독과 배우의 이름값으로 작품의 기대치를 따지는 관성으로 보자면 영화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는 게 사실. 관객의 압도적 소구대상인 톱스타가 버티고 있지도, 덮어놓고 신뢰를 보낼만한 인기감독을 내세우지도 못했다. 영화는 ‘맥도날드’‘교보생명-최민식편’ 등 CF를 찍어온 박광현 감독의 장편 데뷔작. 정재영-신하균-강혜정의 ‘3인4각’ 호흡맞추기는 그러나 한순간도 균형을 잃지 않고 절묘한 화음을 빚어낸다. 딴판인 세 배우의 개성을 파열음 없이 매끈히 톱니를 물린 건 전혀 초보티가 나지 않는 감독의 연출 역량 덕분이다. ●한순간도 균형 잃지않는 절묘한 화음 장진 감독 원작의 동명 연극을 모태로 한 작품은,6.25전쟁의 포연 속으로 관객을 밀어넣되 마구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넉넉한 화면을 풀어헤치며 “긴장할 것 없다.”고 최면을 건다.‘아이들처럼 막 살라.’ 해서 이름붙여졌다는 첩첩산중의 작은 동네 동막골. 정치적 이념은 커녕 전쟁이 일어난 사실조차 모르는 순박한 산골주민들 사이에 우연찮게 국군과 인민군, 비행기에서 추락한 미군 등 외부인들이 섞여들어 엮는 에피소드들로 드라마는 살을 붙여간다. 연극무대에서 이미 인기검증을 받기도 했지만, 영화의 가장 큰 재주는 쉼없이 늘어놓는 재담이다. 수류탄을 보고도 “어디다 쓰는 돌멩이냐?”고 묻는 주민들의 무공해 대사 퍼레이드로 코미디의 질감을 부풀려 박장대소를 이끌어내기 일쑤. 시점이 어느 주인공 하나에 고정되지 않는 ‘산골 시트콤’같은 드라마는 이렇듯 돌발성 코믹대사들로 관객들을 이완시키며 중반 고개를 훌쩍 넘어간다. ●돌발성 코믹대사 ‘산골 시트콤´ 같은 드라마 가까스로 살아남아 떠도는 인민군 리수화(정재영), 비정한 전쟁논리를 못 견뎌 탈영한 국군 표현철(신하균) 일행도 어찌보면 드라마의 요철을 일궈내기 위해 투입된 큼지막한 ‘장치’라는 느낌이 들 정도. 기실, 기자시사회장에서 “배우들보다 극중 소품이나 장치 쪽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는 것같다.”는 정재영의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도 했다. 그러나 대중의 시청각적 소구점을 정확히 꿰뚫는 CF출신의 감독은, 소품처럼 흩뿌려 놓았던 인물들을 감동의 두름에 하나로 꿰어내는 센스도 놓치지 않았다. 강원도 평창의 수려한 풍치를 배경으로 개그쇼 같은 언어유희를 즐기던 관객들은, 총부리를 겨누던 수화-현철의 화해과정조차 몽롱하게 지켜보게 된다. 영화의 최대 동력은 팬터지. 수화-현철의 갈등이 우정으로 반전하는 상황에도 만화같은 팬터지 기법(곳간의 옥수수가 수류탄에 터져 천지사방에서 팝콘이 흩날린다)이 동원됐을 정도다. 번번이 인물들의 대치·긴장관계를 풀어주는 귀엽게 실성한(?) 마을소녀 여일(강혜정)의 캐릭터도 그렇다. 현실과 비현실을 무중력 상태로 넘나드는 다분히 환상적 인물로 웃음과 감동을 끌어낸다. 암팡진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조연의 이미지를 털기 어려웠던 강혜정을 재발견하는 건 영화의 큰 수확이다. ●조연이미지의 강혜정 재발견이 큰 수확 많은 장점을 아우른 영화는 그러나 속도조절에는 실패했다. 하염없이 느리게 굴러가는 이야기에 조급증이 난다는 평들이 적잖다. 컴퓨터그래픽으로 엄청나게 공들인 막판 폭격신은 보기엔 흠잡을 데 없이 매끄럽다. 하지만 감상의 맥락을 급전직하시켰다는 지적이 나올만하다.12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다른 자아 찾아서 난 여행을 떠난다

    여행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분주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느끼는 여유로움이다. 마음에 여유가 들어앉으면 그동안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자신의 내면에 한번쯤 마음의 돋보기를 갖다 대보게 된다. 요즘엔 아예 단순한 관광이나 휴식의 개념을 넘어 나를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많다. 휴가, 방학을 앞두고 집을 떠나 차분히 삶에 대한 의미를 곱씹어보는 여행 이야기를 담은 신간 세 권을 소개한다.●걸어서 히말라야(김인자 지음, 눈빛 펴냄) 시인인 저자는 말한다.“히말라야를 걷고 난 이후 나는 예전의 나와 남이 되었다.”라고. 무엇이 그를 달라지게 했을까? 책은 저자가 지난 2001년 한 달간의 여정으로 베시샤하르를 출발해 마낭을 지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이르는, 총 350㎞의 길을 오직 두 다리에만 의지해 걸으며 일기를 쓰듯 써내려간 글이다. ‘장엄하고 아름다운 자연 앞에서 평범한 인간으로서 겪어야 했던 심신의 아픔과 그 극복을 통해 스스로 낮아지는 겸허함을 체득했다. 그 여정에서 만난 자연에 닿아 있는 사람들과의 감정 공유를 통해 세상의 깊이를 이전보다 조금 더 알게 되지 않았을까?’이같은 경험이 있기에 필자는 자신있게 권한다.“가슴이 답답하고, 때로 정신을 가다듬지 않으면 눈깜짝할 사이에 생이 어느 변방으로 휩쓸려갈지 모른다는 조급증이 난다면 히말라야를 걸어보라.”고.1만 2000원.●나를 찾는 암자여행(정찬주 지음, 마음향기 펴냄) ‘산사는 내면의 접속부사다.’10년 넘게 암자를 순례해온, 저자의 사유가 응집된 말이다. 그는 이야기한다.‘산사의 기호는 침묵의 덩어리 같은 적막이다. 그 적막은 자기 자신의 내면을 향하게 하고, 자연과 가까이 하게 하는 접속부사다. 사람이 입을 닫으면 자연이 입을 연다는 금언을 잊지 말 일이다.’라고. 이미 ‘암자로 가는 길’ 등 세 권의 암자 기행서를 낸 저자는 이번 책이 아마 마지막 암자기행의 책이 될 것 같다고 한다. 무안 승달산 목우암, 영광 모악산 해불암, 장성 백암산 약사암, 양양 오봉산 홍련암, 김천 천덕산 삼성암 등 이번에 소개된 32곳의 암자들은 지친 자식을 보듬어주는 어머니처럼 포근한, 그리고 깊은 명상적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들이다.1만 2000원.●세계 성지여행 108선(브래드 올슨 지음, 최검열·전준호 옮김, 밀알 펴냄) 자아를 찾아 떠나는 여행중 으뜸은 성지순례다. 존경심과 경외심을 품고, 맑은 의식으로 성지를 찾는다면, 훨씬 더 많이 이해하고 깨닫고 돌아올 것이라는 게 저자의 충고. 책은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등 주요 종교와 함께 모슬렘, 원시종교 등 동서양을 불문하고 인류가 성스럽게 여겨왔던 곳 108곳을 소개한다. 신전, 교회, 절, 사원 등 전통적 성지는 물론 동굴, 산, 호수 등 천연성지도 망라했다. 성지에 얽힌 역사와 지리, 과학, 전설 이야기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풍부하게 실었다.1만 2000원.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정부 ‘조급증’ 정책혼선 불러

    “정부가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 모르겠어요. 경기회복이 더뎌도 정책당국은 보다 냉정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지난 27일 당정이 경기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 6월 중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마련하기로 하자 금융기관의 한 고위관계자가 내뱉은 말이다. 지난해 금리인하와 환율운영의 적기를 놓친데다 재정의 조기집행에도 경기가 꿈쩍도 하지 않자 정부가 ‘조급증’에 걸린 게 아니냐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안 한다고 했다가 다시 검토한다고 말을 바꾸는 등 정책상 혼선이 불거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정치 일정을 감안해 시장주의가 뒷전에 밀린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재정경제부는 현재의 경기상황이 바닥을 다지는 단계인 만큼 하반기부터 수출과 내수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뒤늦었어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부터 분명히 밝히고 규제완화 등 경제의 구조적 개혁에 보다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거시경제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정부의 재정지출 규모에 비해 효과가 작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는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지출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분배나 배려 차원의 지출이 많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배 연구위원은 정부의 정책기조를 ‘성장우선’인지 ‘분배우선’인지부터 명확히 가린 뒤 성장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분야에 정부지출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이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더 좋은 ‘상저(上低)하고(下高)’의 가능성을 점치면서도 단기적인 경기진작에 우려를 표시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당장 하반기에 어떤 효과를 내기 위한 정책을 마련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특히 수출에서 성장동력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내수회복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상무는 고유가 등을 감안하면 추경편성을 고려할 수 있으나 단기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규제완화와 서비스시장 추가개방 등 개혁정책들을 강도높게 추진, 정부가 경제회생에 주력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강대 김광두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부진을 상쇄하지 못할 만큼의 내수부진은 의외였다.”면서 “소비가 주춤거리는 상황에서 설비투자에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부가 제도적으로 기업의 투자를 막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백문일 장세훈기자 mip@seoul.co.kr
  • [옴부즈맨칼럼] 아파트값 부추기는 언론/천원주 한국언론재단 언론인연수팀장

    최근 서울 강남권아파트 가격이 폭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의 통계에 의하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강남권아파트 매매가는 8.64% 올라 비강남권 인상률 0.94%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과 분당은 올 들어 집값이 5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급등하며 2003년 ‘10·29 부동산시장 안정대책’ 이전으로 되돌아갔다고 한다. 이런 집값 오름세는 과천 용인 수원 등 수도권 신도시로 확산될 조짐이라고 한다. 따라서 정부의 잇따른 주택가격 안정대책의 약효를 믿으며 내집 마련의 꿈을 키워 온 서민들은 허탈한 가슴을 쓸어내릴 뿐이다. 최근의 주택가격 급등 원인은 판교효과와 재건축 요인, 그리고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정부정책의 실패에서 기인한 측면도 있다.‘아파트값 거품재연에 대한 경실련 성명’(4월14일)에는 시민단체의 이런 불만이 담겨져 있다. 경실련은 주택가격 급등의 원인에 대해 “건설업계의 부도위험 등 주택건설 경기의 위기론과 일자리 감소 등을 언급하며 주택·건설경기 부양책을 지속적으로 발표한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언론도 이런 비판에서 자유롭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그동안의 부동산 관련 보도들을 보면 언론이 주택가격의 인상을 부추기는 진원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2003년 10월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신설을 골자로 하는 ‘10·29 부동산 안정대책’을 발표했을 때를 보자. 신문들은 집값 안정이라는 대의명제는 무시한 채 이 제도의 시행에 따른 조세저항과 부동산시장 위축 가능성 등 부정적 측면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종합부동산세 큰 후유증…건설 경기 경착륙 예고’(A신문 10월27일),‘설익은 정책 무리한 추진’(B신문 10월26일),‘징벌적 종합부동산세 다시 생각해야’(C신문 11월2일) 등의 제목으로 공세를 펼쳤다. 이 때문인지 그 해 11월 중순 확정된 정부의 부동산보유세 개편방안은 당초의 의욕에서 크게 벗어난 용두사미가 돼버렸다. 반면 아파트분양 기사는 건설업체 편에서 쓰는 홍보성 내용이 자주 눈에 띈다.‘로또’ ‘열풍’ ‘신기록’ ‘알짜’라는 수식어를 사용해, 당첨되면 2억∼3억원을 남길 수 있다는 보도로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 판교의 경우 실제 당첨확률은 0에 가까운 수백 대 1에서 수천 대 1의 경쟁률이 예상되는 데도 ‘판교청약자격 따라잡기’(서울신문 3월3일자)식의 보도로 허수만 늘리고 있는 것이다. 오는 5월2일부터 분양하는 서울지역 아파트 청약기사에서도 신문들은 ‘황금’ ‘노른자위’ 등과 같은 표현과 함께 마지막 동시분양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독자들에게 청약 조급증을 심어주고 있다. 신문들이 월요일마다 1∼2개 면을 할애하는 부동산시세표 역시 가격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시세표에는 매매가가 호가 위주로 구성돼 있는데 이는 거래가를 부풀리는 요인이 된다. 시세기사의 경우는 강남권의 상승폭이 큰 곳을 중심으로 보도한다. 결국 강남권 아파트의 구매심리를 자극하게 되고, 이에 따라 강남권 아파트의 가격이 올라가며 덩달아 분양가도 인상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기자가 발로 찾아 쓴 ‘현장감’있는 기사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부동산 전문가나 부동산 컨설팅업체 그리고 부동산전문지에 의존한 보도가 많다는 것이다. 아파트시세와 같은 부동산 관련 각종 통계들은 부동산전문지나 컨설팅업체의 자료를 전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취재기사의 경우도 상당부분은 보도자료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동산기사는 언론플레이 대상으로 전락하게 될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부동산 담당기자의 엄격한 취재윤리와, 전문성 제고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부동산 관련기사가 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재테크 정보’가 아니라 집없는 사람들에게 실제로 내집마련의 꿈을 안겨줄 수 있는 ‘알짜 정보’이길 바란다. 아파트가격만 올려놓아 무주택자들에게 허탈감만을 심어주는 것은 아닌지, 거품을 일으켜 경기에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닌지, 언론도 차분하게 고민해 주길 바란다. 천원주 한국언론재단 언론인연수팀장
  • [참여정부 2년] 청와대 “권위주의 타파 최대성과”

    [참여정부 2년] 청와대 “권위주의 타파 최대성과”

    청와대가 꼽는 집권 2년 동안의 실적은 탈권위주의 문화, 분권형 국정운영, 지방분권 등 세 가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0일 “탈권위주의와 분권형 국정운영은 어느 정도 정착됐으며, 신행정수도 이전특별법의 위헌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지방분권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분권형 국정운영도 정착 탈권위주의 문화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국정원과 검찰을 왜 그렇게 내버려 두느냐는 질책에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도 “대통령 생각이 일방적으로 국가정책이 되는 일은 없어졌다.”면서 “미래사회를 생각할 때 권위주의의 타파는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틀이 갖춰졌다는 점에서 굉장히 큰 업적의 하나”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올해부터 ‘올인’하고 있는 경제살리기에 대해 그동안은 혼선과 오해가 빚어졌다는 게 청와대의 진단이다. 출자총액제한제 등의 대기업 정책이 경제정책의 핵심이라는 일반의 시각과 산업인력 공급, 양극화 해소, 정경유착·부패 청산 등을 주요정책으로 삼고 있는 참여정부 사이에 인식의 괴리가 있었다는 얘기다.‘어렵고 힘든 시간이었다.’는 청와대의 진단도 그래서 나온다. ●지역구도는 못깨뜨려 분권형 국정운영에 대해 “종업원 월급을 주기 위한 생산(일상적 국정운영)은 내각이 맡고, 공장(국가)의 시스템을 고치는 것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방식”이라고 비유한다. 김병준 정책실장은 “지난 2년 동안 좌파정부, 포퓰리즘, 나토정부(NATO·행동은 없이 말만 하는 정부), 이념 과잉에 정책결핍, 개혁 조급증 등 참여정부에 대한 오해가 많았으나 최근 들어 오해가 많이 풀렸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에 대한 이런 지적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청와대는 지역구도를 타파하지 못한 점을 제대로 되지 못한 대표적 사례로 들고 있다. 청와대와 여권은 앞으로 양극화 문제 해결과 동반성장에 주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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