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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LB] 만년 꼴찌 탬파베이의 반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1998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탬파베이 데블레이스를 새 식구로 받아들였다. 그 후 애리조나는 창단 4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쥐는 등 명문팀으로 입지를 굳힌 것과 달리 탬파베이는 2004년(4위)을 제외하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꼴찌를 도맡아 했다. 은퇴한 중산층들의 휴양도시인 데다 성적까지 바닥을 치는 통에 홈구장인 트로피카나필드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일쑤였다. 급기야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탬파베이는 ‘데블(악마)’을 떼어버리고 ‘레이스(가오리)’로 이름을 바꿨다.‘개명’의 효과였을까. 시즌 초 반짝하다 말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탬파베이는 올시즌 줄곧 선두권을 유지하면서 창단 이후 최고의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탬파베이는 3일 지난해 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를 7-6으로 꺾고 홈 3연전을 싹쓸이,52승32패로 지구 선두를 질주했다.2위 보스턴과는 3.5경기차,3위 뉴욕 양키스와는 7.5경기까지 벌려 놓았다. 메이저리그 30개팀 중 최고승률(.619), 말 그대로 환골탈태다. ‘탬파베이의 반란’은 역설적으로 지난 10년간 줄곧 바닥에서 헤매면서도 조급증을 버리고 팀을 만들어왔기 때문. 나쁜 성적의 반대급부로 신인드래프트에서 우선적으로 대어들을 꾸준히 수혈했고, 홈팬들의 욕을 먹으면서도 즉시 전력감들을 트레이드해 더 많은 유망주들을 받아냈다. 그 결과 스캇 카즈미어(7승3패 방어율 2.63)와 앤디 소낸스타인(9승3패 4.60), 제임스 실즈(6승5패 3.70) 등 리그에서 가장 젊은 선발진을 구축했다. 불펜에는 은퇴 뒤 복귀한 마무리 트로이 퍼시벌(39·1승 19세이브) 등 노련한 투수들이 버티며 신구조화를 이뤘다. 탬파베이가 역전승이 많은 것은 불펜진의 뒷문단속이 완벽하기 때문. ‘저비용 고효율’로 무장한 타선도 쓸 만하다. 간판스타 칼 크로퍼드(537만달러)와 카를로스 페냐(600만달러), 이와무라 아키노리(240만달러)를 제외하면 100만달러 안팎의 젊은 타자들이 스쿼드를 구성하고 있지만 방망이는 매섭다. 클린업트리오에 포진한 에반 롱고리아(15홈런 47타점)나 BJ 업튼(6홈런 41타점)은 탬파베이의 미래다. 탬파베이가 끝까지 지구 선두(혹은 와일드카드)를 지켜 창단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지는 미지수. 보스턴과 양키스의 저력을 감안하면 언제든 뒤집기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하지만 스포츠가 흥미로운 것은 이변이 있기 때문이고, 팬들은 지금 탬파베이를 주목하고 있다. 또 다른 가을의 전설을 기대하며….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한·미 전략동맹 금가나

    한·미 전략동맹 금가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7월 방한이 무산됐다.7월 서울에서의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동맹 미래비전’을 채택함으로써 양국 관계를 한 차원 끌어올리려 했던 이명박 정부의 구상은 차질을 빚게 됐다. 한·미 두 나라 앞의 푸른 신호등이 노란 신호등으로 바뀐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백악관, 방한 무산 일방적 발표 정부는 부시 대통령의 7월 방한이 애초부터 결정된 바 없다고 한다. 따라서 무산됐다는 말도 적절치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물밑으로 양국은 부시 대통령의 7월 방한을 적극 논의해 온 게 사실이다.24일만 해도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방한해 부시 대통령의 방한 시기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부시 대통령의 7월 방한이 무산됐다.’는 미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대한 정부의 공식 반응으로,7월 방한의 여지를 남겨놓은 것이다. 그러나 이 대변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미 백악관은 이날 밤 부시 대통령의 7월 방한 무산을 공식화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미 백악관 발표 직전 양국 정부가 부시 대통령의 7월 방한이 어렵다는 것과 도야코 G8확대정상회의에서 양자 회담을 갖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이같은 내용을 언제 발표할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해 외교 관례에 어긋난 미국의 일방적 발표에 당혹스러움을 내비쳤다. ●MB 한·미동맹 구상 차질 부시 대통령의 7월 방한 무산은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 따른 한국 내 여론이 결정적 요인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이날 비공식 브리핑에서 ‘쇠고기 촛불시위가 방한 연기 요인이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한 요소에 의한 것만은 아니고 여러 요소를 감안해 결정한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앞에 꺼내든 촛불시위 사진 3장이 쇠고기 추가협상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부시 대통령의 7월 방한에는 결정적 제동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부시 대통령의 방한 연기는 광화문 촛불시위가 반미시위로 급속히 전환되는 것을 지연 또는 차단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정부로서는 위안을 삼을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G8 정상회의에서의 한·미 정상회담이 1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 속에 이뤄지고, 따라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명박 정부로서는 아쉬움이 큰 게 사실이다. 특히 한·미 전략동맹 구체화 말고도 양국간엔 한·미 FTA 조기 비준, 방위비 분담, 미국 무기 구매와 관련한 한국의 지위 격상,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 연내 가입 등 현안이 적지 않다.1시간 회담으론 풀기 어려운 난제들이다. 급류를 타고 있는 북핵 해법에 있어서 구체적 공조방안을 모색하기도 여의치 않다. 청와대 관계자도 “부시 대통령 방한과 비교할 때 시간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말해 의미 있는 회담 성과를 도출하기가 쉽지 않음을 내비쳤다. 지난 4월 이 대통령의 방미는 결과적으로 지난 두 달 대내외적으로 쇠고기 파동과 부시 대통령의 방한 연기라는 후유증으로 이어졌다. 한·미 관계의 조속한 복원을 향해 내달린 현 정부의 조급증이 빚은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사설] 28년만에 최고 치솟은 원재료 물가

    한국경제의 계기판이 온통 빨간 불투성이다. 고유가로 촉발된 물가 상승압력으로 지난달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4.9%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에는 5%대 진입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관리 목표치 상한선인 3.5%보다 1.5%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다. 반면 성장률은 정부가 목표로 한 6%는커녕 5%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그런가 하면 단기 외채의 급증으로 상반기 중 순채무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기업의 투자지표는 8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자영업자의 소득은 0.9% 증가에 그쳐 3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물가 상승압력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이 발표한 ‘가공단계별 물가동향’에 따르면 5월의 원재료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79.8%나 뛰어 1980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재료 물가는 1∼2월 40%대,3∼4월 50%대의 상승률을 보이다가 상승폭이 더욱 커진 것이다.5월의 수입원자재 물가 역시 28년만에 가장 높은 83.6%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앞으로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가 더욱 상승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원유와 국제 원자재값, 곡물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성장을 중시한 고환율정책이 기름을 끼얹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뒤늦게 안정 위주로 정책기조를 전환하기로 했으나 정책수단만으로 대응하기에는 경기의 하강속도가 너무 가파르다. 이런 상황에서 각 경제주체가 내몫부터 챙기겠다고 나선다면 우리 경제는 선진국 진입 문턱에서 그대로 주저앉고 만다. 이럴수록 조급증을 버리고 기초체력 다지기에 나서야 한다. 규제 혁파와 공공부문 개혁을 통해 공급부문의 애로사항부터 제거해 나가야 한다.1,2차 오일쇼크 때처럼 각 경제주체가 고통을 분담하고 단합한다면 이번 위기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 [데스크시각] ‘출연硏’을 숨쉬게 하라/ 박건승 미래생활부장

    [데스크시각] ‘출연硏’을 숨쉬게 하라/ 박건승 미래생활부장

    아무리 생각해도 ‘실용’이 문제인 것 같다. 실용이란 이름 아래 추진하는 정부 정책들이 도처에서 마찰음을 내고 있으니 말이다. 광우병 논란으로 촉발된 촛불시위가 그렇고, 인터넷 공간을 달궜던 수돗물값이나 독도에 관한 괴담 시리즈의 경우가 그렇다. 이명박 정부가 금과옥조로 여기는 실용이란 가치는 눈앞의 성과에 급급한 일종의 편의주의를 기저에 깔고 있는 듯하다. 실용이란 포장 안에는 가시적인 결실을 당장 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조급증이 감춰져 있는 것 같다. 이는 실용외교를 기치로 내걸었던 미·일정상과의 회담이 예기치 않은 결과들을 초래한 대목에서도 어렵지 않게 감지할 수 있다. 한·미 정상회담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혼란상을, 한·일 정상회담은 ‘독도파문’이란 엉뚱한 결과를 불러들였다. 하나같이 실용이란 이름을 내세워 가시적인 결실을 내려고 재촉하다 생긴 일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요즘 세상을 시끄럽게 만든 배후는 다름아닌 ‘실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과학기술계도 새 정부 ‘실용노선’의 영향권에서 예외가 아닌 모양이다. 이공계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정부의 통·폐합 방침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현재진행형인 촛불시위 등에 가려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할 뿐이다. 새 정부가 출연연 개편의 근거로 삼는 기준은 간단하다. 예산 투입 대비 효율성을 따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연구기관은 통·폐합을 하든, 민영화를 하든 손을 보겠다는 것이다. 단기 성과 지향의 ‘실용’이라는 가치가 출연연의 운명을 가르는 잣대가 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출연연이 당장의 경제논리로만 설명할 수 없는 존재라는 점이다. 출연연은 미래 원천기술과 거대과학, 신에너지 등 국가적 과제를 담당한다는 점에서 응용 과학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기업연구소와 많이 다르다. 지속가능한 미래 발전을 모색하는 곳이어서 당장의 돈벌이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 수밖에 없다. 그런 곳에 대해 성과가 없으니 틀을 바꾸겠다거나, 존재 자체를 아예 없애겠다는 것은 무척 조급한 발상이다. 5일 한국에 온 미국 오크리지 연구소의 톰 메이슨 소장은 “2차대전 이후 미국이 이룬 경제성장의 50%가 국가연구소의 연구결과에서 나왔다.”면서 “한국의 경제성장이 과학기술 투자에서 기인했다는 점을 많은 나라들이 알고 있다.”고 밝혔다. 나라를 막론하고 국가발전 과정에서 출연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출연연 체제 개편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도마에 올랐던 메뉴다. 전두환 정권은 공공기관과 같은 기준을 적용해 출연연을 강제로 통·폐합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느닷없는 통합으로 두 기관이 무려 8년씩이나 물과 기름처럼 동거해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김대중 정권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직후 모든 출연연을 국무조정실 산하로 이관했고, 노무현 정권에선 다시 과학기술부 밑으로 옮겨왔다. 과학기술은 정치적인 이념이나 철학과는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 전세계 선진국 어디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출연연을 합쳤다, 뗐다 하는 나라는 없다. 미국에서도 공화당과 민주당이 정권을 주고받은 지난 수십년동안 국가연구소를 물리적으로 통·폐합한 사례가 없다. 출연연 문제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거듭돼온 출연연의 위상 흔들기는 이제 그만둬야 한다. 목전의 연구성과가 시원찮다고 해서 조급하게 ‘실용’의 잣대를 꺼내지 말고, 당장 돈벌이를 못한다고 해서 구박하지도 말자. 그들에게 시간을 주도록 하자. 그리고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자. 출연연은 미래에 투자하는 곳인 까닭이다. 박건승 미래생활부장 ksp@seoul.co.kr
  • [CEO칼럼] 스피드 경영의 요체/원완권 우림건설 총괄 사장

    [CEO칼럼] 스피드 경영의 요체/원완권 우림건설 총괄 사장

    어느 기업이나 마찬가지지만 건설 개발업은 수백가지 변수가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 이 중 하나라도 잘못되면 일의 진행에서 많은 오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197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성장과 쇠락을 반복하는 건설개발업의 이면(裏面)을 보면 단기간에 사업 매출 증대와 기업 성장을 위해 언제나 빨리, 빨리를 외치는 조급증이 있었다. 이로 인해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기업까지 막대한 타격을 입는 결과가 발생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변수가 많은 건설 개발업의 프로젝트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성공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에 대한 방안으로 스피드 경영을 제시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스피드경영의 속성으로 먼저(early), 빨리(fast), 제때(on time,real time), 자주·수시(often)라는 조건을 들었다. ‘먼저’란 유망 사업을 조기 발굴하고, 경쟁사보다 앞선 경쟁력을 창조하는 것을 말한다.‘빨리’는 사업 프로젝트와 관련된 효율적 시간 관리를 의미한다.‘제때‘란 적시(適時)에 맞는 상품 기획 설계나 시공 지원을 통해 적정 기간 내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것을 말한다.‘자주·수시’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동향과 프로젝트 과정 오류를 수시 점검하고 보완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스피드 경영은 기업 운영 속도를 빠르게 하여 기업의 효율과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동시에 기업 경쟁력을 높여 주는 것이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E(역량)=M(경영자원)C(속도)’이라는 스피드 경영 공식을 산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공식에 따르면 업무 속도가 2배가 되면 기업의 역량은 4배 증가하지만 업무 속도가 절반으로 떨어지면 기업의 역량은 4분의1로 줄어든다. 빠른 의사결정과 빠른 실행을 통한 스피드 경영을 실현함에 있어 주의할 요소가 있다. 바로 조급증이다. 필자의 회사도 과거 한 때 성급한 의사결정과 무리한 프로젝트 진행으로 회사의 성장과 내실 확보에 제동이 걸리는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스피드 경영으로 인해 ‘윤리경영’ ‘고객만족 및 감동경영’ 등의 절대적 가치를 포기해선 안 된다. 논어 ‘자로’ 편에 욕속부달(欲速不達)이라는 말이 있다. 빨리 하려다 보면 잘 이뤄지지 않고, 작은 이익을 꾀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없다는 뜻이다. 견고함과 내실 경영이 바탕이 되어야만 스피드 경영의 진가가 발휘된다. 속도경영을 위한 풍토와 기반조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음과 같은 것이 필요하다. 첫째, 확고한 CEO의 의지로 권한이양, 정보화를 위한 투자를 이루는 것이다. 권한이양은 책임경영, 정도경영, 윤리경영을 수반으로 한 업무이양이다. 정보화는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구축, 그룹웨어 활용이다. 둘째, 스피드 경영을 위한 수시 현장경영이다. 국내외 업계, 소재 및 고객의 트렌드를 신속히 파악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현장의 소리에 대처하는 것이다. 셋째,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다. 이를 위해 직원, 고객 및 협력업체의 의견 반영, 외부 자문단 등을 통한 대내외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 넷째, 사소한 변화도 실시간 체크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추는 것이다.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경영환경 변화 속도가 어느 때보다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이런 환경에서 기업이 살아 남기 위해선 이에 맞는 스피드 경영이 더욱 필요하게 됨을 명심해야 한다. 원완권 우림건설 총괄 사장
  • [사설] 문화재 갈아엎는 규제완화 안 된다

    옛것을 존중할 줄 모르는 무교양·무지인가. 빨리빨리 문화가 빚은 조급증인가. 충남 당진에서 문화재 발굴로 공장 설립이 늦어진다며, 공장 사업시행업체가 발굴현장을 포클레인으로 갈아엎었다고 한다. 발굴 현장은 고려시대 석곽묘 4기가 노출된 현장이었다. 문화재 발굴·보존·보호에 대한 우리의 불감증 내지는 무관심의 단면이 아닐 수 없다. 문화재청은 이번 사건 관련회사를 문화재 보호법위반 혐의로 고발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회사 관계자는 발굴자들에게 빨리 마무리하지 않는다고 채근했는가 하면, 회사측의 훼손모습을 촬영하는 조사원들의 카메라를 빼앗기도 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뿐만 아니다. 이와 유사한 사태가 전국 곳곳에서 수시로 발생한다는 게 문화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산업단지내의 문화재 조사 및 그 처리를 대폭 간소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의 창업지원 방편의 하나라고 한다. 문화재 조사를 포기하겠다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일부 전문가의 지적처럼 “문화재를 전봇대로 취급하는 개발지상주의의 고백”이나 다름없다. 한번 훼손·멸실된 문화재는 영구히 우리 곁을 떠나게 된다. 우리의 영혼을 스스로 없애버리는 처사와 마찬가지다. 일반 국민들의 인식전환과 더불어 근본적인 제도적 보완 대책을 서둘러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발굴기관의 중복 발굴 허용, 발굴비용의 정부, 지방자치단체 부담·지원확대 등 해결해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5000년 문화민족 운운이 부끄럽지 않은 문화재 발굴·보존정책이 시급하다.
  • [사설] 한·일 신시대 말보다 실천을

    일본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후쿠다 야스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셔틀외교의 복원에 합의했다. 한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기는 2004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한·일 관계는 노무현·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 시절 크게 악화됐다. 양국의 풀뿌리 교류는 활발한데도 정상 간 소통은 원만치 못한 불균형의 시간이었다. 이 대통령의 방일은 불편한 관계를 청산하고 미래지향의 신시대를 연다는 데 의미가 있다. 셔틀외교가 재개되면서 후쿠다 총리가 약속한 연내 답방을 기대한다. 한·일 양국은 어느 정권이건 우호와 미래지향을 강조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노 정권도 한·일 신시대를 외쳤다. 그럼에도 양국 관계는 쉽게 흔들리고 금세 나빠졌다. 한·일 관계가 뒤틀린 원인은 주로 일본에서 제공했다. 과거사, 독도, 야스쿠니 참배 문제 등이다. 일본은 보수색으로 회귀한 이명박 정부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양국 사이에 존재하는 숙제들이 사라지지 않는다. 일본은 이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이 과거를 직시하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발언을 새겨야 한다. 미래 지향이란 과거를 잊거나 왜곡하더라도 그냥 넘어가자는 의미는 아니다. 양국의 번영에 협력은 필수적이다. 미래 신시대를 열기 위해 실질적 경제협력과 젊은 세대의 교류를 넓히기로 한 합의는 의미가 깊다. 양국의 무역역조가 290억달러에 이른다. 기술이전과 투자를 촉진할 부품·소재 전용공단의 한국 설치를 검토한다는 일본 측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일본이 조급증을 보여온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도 약속됐다.FTA는 우리보다 일본 측에 유리하다고 한다. 한·일 FTA의 협상이 모두에 이익이라는 신뢰가 없으면 2004년과 같은 협상 중단을 되풀이할 수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한·일 신시대는 말보다는 상생의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는 실천력에 달렸다.
  • [서울광장] 과학은 이벤트가 아니다/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과학은 이벤트가 아니다/함혜리 논설위원

    다음 달 8일 오후 8시(한국시간) 3만 6000대1의 경쟁을 뚫고 한국 최초 우주인으로 선발된 이소연씨가 러시아 유인 우주선 소유스호를 타고 우주로 향한다. 역사적 의미로 보더라도 감격스러워야 할 텐데 씁쓸한 기분을 떨칠 수 없다. 정부는 발사 한달을 앞두고 느닷없이 우주인 정후보를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우주발사 사상 네번뿐이었다는 우주인 교체가 하필 우리에게 일어났다는 점도 꺼림칙하고, 훈련규정 위반이라는 교체사유도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무언가 배경이 있지 않고서야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순수한 마음으로 지켜봤던 국민들이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정부가 ‘한국우주인배출사업’을 추진한 가장 큰 이유는 과학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과 이해를 높이는 것이었다. 우주인 교체라는 의외의 사건으로 국민들의 기대에 금이 갔고 흥미가 반감됐으니 이 프로젝트가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정부예산 210억원, 주관방송사(SBS) 협찬 50억원 등 총 260억원이 투입된 우주인 프로젝트가 이 지경이 된 원인은 간단하다. 과학을 이벤트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에 성공한 지 이미 반세기가 흘렀다. 지금은 돈만 있으면 누구든 우주관광을 할 수 있다. 이런 시대에 정부가 ‘한국 최초’를 강조하며 과학적 성과와 관련도 없는 우주인 배출에 막대한 예산을 들인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였다. 우리가 만든 우주선을 타고 가는 것도 아니고 기술이 이전되는 것도 아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무는 동안 몇가지 과학실험을 한다지만 우주인의 얼굴 붓는 현상을 계량화하거나, 중력영향 실험 등이 과학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인 선발대회를 연상케 하는 요란스러운 우주인 선발대회도 거슬렸지만 ISS에서 우주식으로 개발된 김치, 고추장 등 한국 전통음식을 시식할 것이라는 대목에선 정말 화가 치밀었다. 과학이벤트 정도로 소개하면 될 것을 거창한 프로젝트인 것처럼 과대포장한다는 지적에 대해 과학기술부(현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유인 우주기술 확보를 강조하며 당위성을 주장했다. 전시행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고산씨에게 유인우주선 관련 정보를 확보할 것을 종용했고, 러시아측은 이를 기술 유출로 간주한 것이 아닐까. 진실이 뭔지는 알 수 없으나 고씨는 자료를 빼내려다 걸렸다. 그것도 두번이나. 처음부터 끝까지 이벤트 일색인데 아니라고 우기려다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셈이다. 과학을 이벤트로 접근하는 사고방식의 근저에는 조급증과 한탕주의가 자리하고 있다. 황우석 사태도 마찬가지다. 조급증을 내며 깜짝쇼를 기대하는 국민들에게 엄청난 결과물을 보여주려는 욕심에서 논문 조작이나 자료 유출 등 과학자의 범주를 넘어서는 무리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벤트란 대중들의 일시적인 흥미를 이끌어 내는 것이 목적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과학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땀과 노력이 없으면 얻을 수 없는 것이 과학이다. 정직하고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위대한 과학적 성과는 더욱 감동을 주는 것이다. 이벤트를 해가며 억지로 흥미를 유발하려 하지 말라는 얘기다. 그럴 돈으로 과학자들이 마음놓고 연구할 환경을 만들어주고, 기초 과학을 육성하는 데 공을 들이는 것이 옳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내각인선·공천 파동으로 지지율 추락”

    “내각인선·공천 파동으로 지지율 추락”

    이명박 정부가 25일로 출범 한 달을 맞는다.530만표 차라는 압도적 승리 속에 국민의 기대를 한껏 받으며 출범한 이 대통령은 ‘머슴론’을 앞세워 공직사회에 일하는 분위기를 불러일으키는 등 사회 각 부문에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내각인선 파동과 한나라당 공천 파문 등을 거치면서 70%대의 국정 지지율은 취임 한달새 50%대로 주저앉았다. 무엇이 문제인가.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리더십을 ‘만기친람(萬機親覽)형 리더십’으로 평가하고 “당장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성과주의적 조급증에서부터 벗어날 것을 주문한다. 지난 한 달 이 대통령이 선보인 리더십은 무엇이고, 전문가들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점검한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 현장을 중시하는 자세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의욕과잉 탓에 너무 서두르는 인상이다. 국가가 모든 것을 관리하고 주도적으로 통제하려는 리더십은 우려스럽다. 이같은 스타일은 최고경영자(CEO)로서는 성공할지 모르지만, 정치적으로는 ‘100전 100패’다. 폭넓은 상황 판단과 함께 쟁점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박명호 동국대 교수 한마디로 만기친람 리더십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자신이 직접 챙겨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워낙 부지런해서 그렇겠지만 대통령이 그런 자리인지는 의문이다. 대선 압승의 우월감과 정권 초반에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조바심이 겹쳐진 결과로 해석된다. 대통령은 국정 전반의 방향에 집중하고 세세한 부분은 부처장관 등에게 맡겨야 한다. ●김종배 시사평론가 불도저 리더십이다. 정권 초반 공직사회를 틀어잡는 데는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는 대신 자신의 구상을 실천하는 데만 치중했다. 한마디로 소통부재 현상을 보인 것이다. 빨리 성과를 내야 한다는 강박증이 국정 운영의 경직성을 초래했고, 소통을 차단했다. 성과지상주의를 지양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거수기에 그치고 이 대통령이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을 계속한다면 하반기 정국은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서영복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 현장감독형 리더십이다. 이 대통령의 자신감과 추진력은 평가할 만하다. 많은 국민들로 하여금 믿음을 갖게 한다. 그러나 큰 틀에서 움직이기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한다는 느낌을 준다. 대통령은 역경을 딛고 성취해 낸 인물들을 내각과 청와대 참모로 많이 중용했다. 그러나 이들은 많은 경우 운도 따랐음을 알아야 한다. 이를 간과한다면 새 정부는 서민의 고통에 둔감해 질 것이다. ●이현우 서강대 교수 이 대통령이 밀가루 같은 작은 문제에 집착한 나머지 큰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거나, 아니면 좀 더 참고 기다리자는 믿음을 심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다음달 미국 방문에서도 무슨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적은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국민들에게 “이것만은 반드시 가져오겠다.”고 목표를 제시하는 게 필요하다. 자원외교를 강조하는 것도 좋지만 기대심리만 부풀려서는 안 될 것이다. 정리 진경호 이영표기자 jade@seoul.co.kr
  • [한국경제 재도약의 길] (5)· 연구·혁신만이 살길이다

    [한국경제 재도약의 길] (5)· 연구·혁신만이 살길이다

    새로운 성장원을 찾으려면 새 기술이 나와야 하고 과학 발전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학부 출신 이공계는 많아도 고급 인력은 적다.2002년 우리나라의 이공계 박사학위 배출자는 2747명으로 미국(1만 7555명)의 6분의1, 일본(5572명)의 2분의1 수준이다. 국내에서 연구하려는 사람은 더욱 적다. 지난해 서울대는 신임교수 7명을 공모,40명이 지원했다. 그러나 채용에 실패했다. 서울대가 원하는 수준은 높지만, 그 수준에 맞는 전문가들이 원하는 지원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공계 기피는 전세계적 현상이긴 하다. 이웃나라 일본도 이공계의 박사과정 지원율이 60%를 밑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2002년 ‘지재입국(知財立國)’을 내걸며 정부 차원의 지적재산 강화노력을 실천중이다. 현재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일본 전자업체들의 합종연횡, 딸기 종자를 둘러싼 로열티 분쟁 뒤에는 일본 정부가 있다고 업체들은 본다. 우리나라의 2005년 기술료 수지(수입액-지출액)는 29억달러(2조 7300억원) 적자였다.25년 연속 적자다. 일본 문부과학성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기술응용력의 발전이 거의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2003년 세계 시장점유율 1위 품목수가 71개에서 2004년 이후 59개로 줄어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모방의 시대에서 창조의 시대로,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로 가는 길목에는 과학기술 발전이라는 장애물이 놓여 있다. ●기초과학 발전은 인내력이 관건 과학이 늘 푸대접을 받지는 않았다.1965년 출범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설립 2년만에 분야별 핵심 과학자 35명을 모았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과학입국’을 표방하면서 대통령 연봉을 넘는 파격적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이다.KIST는 아직도 정부 출연 연구기관중 미흡하나마 연봉이 가장 높다. 과학기술부 발표에 따르면 평균 8273만원이며 1억원대 연봉자도 100명에 가깝다. 연구기관별 차이가 큰 가운데 기초과학연구 분야 연구소의 연봉이 하위권에 머문다. 장진규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기술경제연구센터 소장은 “기초과학 연구에 대해서는 지금과는 다른 잣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물론 국회 등 공공섹터가 기초과학 연구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결과물에 대해 조급증을 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응용과학과 달리 성과가 가시화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기초연구, 원천기술 연구가 없이는 새로운 기술 발전은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개발 사업화 고민을 우리나라 정부와 민간이 2006년 연구개발(R&D)에 투자한 돈은 286억달러다. 다른 나라에 비해 금액이 절대적으로 적다. 예산마저 적재적소에 분배되지 않는다는 비판에, 연구결과가 산업화되는 비율도 낮다.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대학 및 연구기관의 기술이전율은 20.3%로 미국 41.6%의 절반 수준이다. 기술사업화 전담조직의 평균 보유인력 차이와 같은 수준이다. 산업연구원 조진애 연구위원은 “기초연구는 아이디어 발굴 차원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사업성이 인정되는 연구는 프로젝트매니저(PM)를 선정, 사업화는 물론 추가 R&D와 관련 예산까지 지원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열리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투자유치 상담에도 이공계 인력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참석했던 관계자는 “행사진행팀은 비슷한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만남을 주선하는데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내용이 전혀 달라 만남이 5분만에 깨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의대생을 활용하자 이공계 기피의 또 다른 현상은 의대생의 폭발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매년 의대 졸업자가 4000명 이상인 나라는 한국, 미국, 일본, 영국, 이탈리아, 터키 6개국이다. 그러나 의대 관련 분야의 연구인력은 여전히 적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병원 내 연구인력은 7000명 정도로 전체 의사수의 8% 정도다. 하버드 의과대학 부설 종합병원인 MGH는 연구인력 비중이 44%다. 미래 유망산업 중 상당수가 의학과 연계돼 있다. 의료산업은 의학, 공학, 과학 등 학문간 접근이 필요한 분야다. 삼성경제연구소 류지성 수석 연구원은 “현재는 이공계와 의학계가 따로 활동하고 있지만 앞으로 협업을 통해 미래 의료산업을 이끌 연구중심의 병원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선진국의 과학 지원 사례 세계 각국은 연구·혁신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는 남보다 앞선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국이 처한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연구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논의 또한 활발하다. 성과를 이룬 학자들에게는 파격적인 보상도 잊지 않는다. 유럽연합(EU)은 2006년 미국 MIT에 버금가는 연구기관으로 ‘유럽기술·혁신공과대학원(EIT)’을 세우기로 했다. 유럽 전역에 흩어져 있는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들을 묶는 지식공동체다. 이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교육, 연구기관간 네트워크,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운영과정을 구축할 계획이다.2009년 세워질 이 연구원 예산은 3억 800만유로(약 4360억원)다. 연구분야도 기업 관련자가 중심이 된 조정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지난 100년간 26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는 세계 최고 교수진 영입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유럽의 노벨상으로 간주되는 EURYI를 받은 젊은 교수 4인에게는 총 500만유로(70억원)가 지원됐고 개인별 팀도 구성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다. 미국은 연구결과가 실용화돼 수익이 발생할 경우 발명가에게 높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스탠퍼드,MIT 등 미국 주요 대학들은 수익의 3분의 1을 발명가에게 지급한다. 미국 대학이 기술료로 벌어들이는 돈은 한해 16억달러 수준이다. 해외 고급인력 유치에도 열심이다.EB1(최우선 취업 1순위),EB2(전문직 2순위), 단기비자 H1B(특수기능종사자) 등을 운영, 한해 14만명 이상에게 발급하고 있다. 고급 인력 확보는 가히 전쟁에 가까울 정도로 치열하다. 영국은 2002년부터 HSMP(Highly Skilled Migrant Programme)을 운영하고 있다. 고급 인력이 1년간 체류한 뒤 마음에 들면 4년 연장이 가능하다. 학력, 직업, 수입, 취업분야업적, 배우자 업적 등 5개 항목을 평가해 영주권도 발급한다. 일본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20년이나 공을 들였다.1983년부터 ‘외국인 유학생 10만명 유치’를 목표로 계속 투자,2003년 목표를 달성했다.2003년 한해에만 투자된 금액이 591억엔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외국 초일류 기업들의 변신 최근 몇 년 동안 초일류 제품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외국기업들의 공통점은? 답은 연구개발(R&D) 분야의 혁신이다. 과거 R&D의 대세가 연구인력과 예산 등 기반 여건의 확대에 그쳤다면 이제는 R&D의 틀 자체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혁신이 초일류 제품을 만드는 전제 조건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프링글스’라는 과자로 유명한 P&G는 외부 네트워크를 활용한 개방형 R&D 모델로 세계 최고의 소비재 기업의 위상을 굳혀가고 있다. 이른바 ‘C&D’(Connect & Develop) 모델이다. 사내 연구인력 외에 기술사업가라고 불리는 70여명의 전문인력을 네트워크로 구성해 따로 활용하는 것. 이들은 발명가와 과학자들로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수시로 제공한다. 2004년 출시돼 대박을 터뜨린 ‘프링글스 프린트’도 ‘C&D’의 성과였다. 감자칩에 간단한 유머나 상식을 새겨넣는 간단한 아이디어였지만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제품 개발 기간도 2년 이상에서 1년으로 단축됐다. 폐쇄적인 R&D의 대상을 외부에서 찾는 역발상이 적중된 사례다. 3M은 연구개발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꿔 성공한 경우다.2000년까지 3M은 이미 근무시간의 15%를 새로운 아이디어나 제품 개발에 쓰자는 ‘15% 룰(rule)’로 유명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눠먹기식으로 변질되는 것이 문제였다. 성과 평가와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탓이었다. 신제품 개발로 이어지는 아이디어는 10%도 되지 못했다. 그러나 ‘3M 가속 프로젝트’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아이디어에 대한 인센티브를 명확히 주기 위해 보상 시스템을 다시 만들었다. 자원배분도 시장기회가 많은 분야를 중심으로 재조정했다. 이 결과 그동안 신제품 개발이 부진했던 의료 부문의 수익이 5% 이상 올랐고, 회사 전체적으로도 신제품 개발 주기가 1년 이상 앞당겨졌다. 요즘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MP3인 아이팟(iPod)이 출시된 배경에도 획기적인 R&D의 변신이 있었다. 바로 소비자 중심의 R&D였다. 아이팟을 만든 애플은 기술을 바탕으로 한 혁신의 대명사로 불렸다. 그러나 기술개발에만 치우쳐 소비자의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으면서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그러나 R&D를 기술 중심에서 시장 중심으로 바꾸면서 애플의 옛 명성은 최근 다시 부활하고 있다. 제품 혁신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사업 모델 자체를 통째로 바꿨다. 이는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음악판매 채널인 아이튠스(iTunes)의 도입 등 새로운 사업 기회로도 이어졌다.R&D의 엄청난 가능성과 힘을 보여준 사례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염주영 칼럼] MB노믹스의 불안한 출발

    [염주영 칼럼] MB노믹스의 불안한 출발

    이명박 정부가 경제 살리기 과업을 안고 항해를 시작했다. 국민들은 ‘경제 대통령’을 뽑아놓고 또 한번의 성공신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여건이 너무도 좋지 않다. 자칫 취임 첫해부터 경제가 ‘경제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다. 이명박 정부가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아 더욱 걱정스럽다. 경제 운용은 세 마리 토끼 잡기에 비유할 수 있다. 한꺼번에 세 마리를 모두 잡아야 하는 게임이다. 만일 두 마리가 울타리 안에 있고, 한 마리만 밖에 있다면 일이 쉬워진다. 그러나 세 마리 모두 울타리 밖에 있다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세마리 토끼는 성장과 물가와 국제수지다. 퇴임한 노무현 정부가 경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5년간 물가가 안정되고 국제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냈다. 성장이라는 토끼 한 마리만 잡으면 됐다. 그러나 이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민심을 잃었다. 이제 이명박 정부의 토끼몰이가 시작되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후보자가 이끌 새 경제팀은 MB노믹스(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를 펼치는 데 전력투구할 것이다. 목표는 성장률 7%(올해는 6%) 달성이다.10년만에 컴백한 올드보이들은 성장에 관한 한 자신있으며, 이 정도의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다고 여기는 듯하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엔 터무니없는 자신감으로 비친다. 무엇보다 대내외 경제여건의 악화가 심상치 않다. 잘 지내던 두 마리 토끼가 별안간 울타리를 뛰어넘어 달아나려 한다. 물가와 국제수지의 안정기조가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 변화는 세계경제의 악재들이 한꺼번에 터졌기 때문이다. 금융불안과 경기위축, 유가 및 원자재가격의 폭등…, 게다가 그동안 효자노릇을 해온 중국특수마저 소멸 움직임을 보인다. 악재들이 연쇄반응을 하며 국내경제에 물가불안과 무역수지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 인플레 기대심리와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무역수지의 문제는 이미 심각한 지경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저성장·저물가·국제수지흑자’ 기조에서 ‘저성장·고물가·국제수지적자’ 기조로 바뀌는 조짐이 보이는 국면에 임기를 시작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외환위기 직후인 김대중 정부 출범 때보다는 경제여건이 나은 편이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출범 때와 비교하면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물가와 국제수지는 한번 안정기조가 무너지면 되돌리기 어렵다.5년 내내 고생할 것이다. 특히 물가는 인화성이 강하다. 일단 불이 붙으면 걷잡을 수 없다.4월 총선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란 말이 있다. 당장 마음이 다급하겠지만 조급증은 금물이다.5년의 큰 그림을 갖고 차근차근 대처해 나가야 한다. 새 경제팀은 우선 시차적응부터 하라고 권하고 싶다.10년의 공백은 생각보다 크다. 변화의 속도에서 한국의 10년은 세계의 20년,30년과 맞먹는다. 당분간 현실감각을 익히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그런 연후에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는 수순은 자명하다. 물가와 국제수지부터 다잡아야 한다. 달아나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손질하는 일이 먼저다. 성장은 그 다음에 쫓아가도 늦지 않다. 자칫하면 세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작금의 경제여건 악화가 이명박 정부의 과도한 의욕과 터무니없는 자신감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면 오히려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될 것이다. 염주영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정부조직개편 협상 난항] 昌 “정부개편 논의 총선 뒤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17일 정부조직개편안 협상을 ‘전형적인 밀실협상’이라고 비판하며 총선후 새 국회에서 다시 논의할 것을 주장했다. 이 총재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과 관련해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인수위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 총재는 “인수위에서 2주 만에 졸속으로 만든 정부조직 개편안은 국정기능의 조정과 효율화보다는 부처 줄이기에 급급한 것처럼 보이며 이마저도 여당과 정략적 협상을 거치면서 원칙 없이 표류하고 있다.”며 “이는 현 국회에서 정부조직개편을 통과시키려는 이명박 당선인의 조급증 때문”이라고 이 당선인을 비판했다. 이 총재는 또 “지난 선거에서 국민으로부터 철저히 외면 당한 통합신당측과 새 정부의 골격과 조직을 흥정한다는 것은 시대 정신에 맞지 않는다.”며 “기존 정부조직으로 새 정부를 출범시키고 4월 이후 새 국회에서 새로운 정부조직을 논의하는 것이 정도”라고 주장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사설] 시장논리가 살아 움직여야 한다

    이명박 차기정부의 ‘경제 살리기’ 분위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어제 교육부의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부처별 정책조율에 돌입한 대통령직 인수위는 ‘자율’과 ‘규제 혁파’에 방향타를 맞출 것을 주문하고 있다. 재계는 친기업으로 선회한 국내 분위기에 힘입어 투자를 대폭 늘리는 등 공격경영을 앞다퉈 부르짖고 있다. 경제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년간 정부 주도로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추구했으나 투자 위축과 고용 감소, 성장잠재력 위축이라는 후유증만 남겼던 점을 감안하면 바람직한 변화의 조짐으로 평가된다. 우리 경제는 지난 연말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돌파하는 등 선진국 진입을 위한 마(魔)의 문턱을 마침내 넘어섰다.1만달러를 넘어선 지 12년만이다. 우리 경제가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하려면 이젠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통화나 재정 등 정부 주도의 시대는 끝났다. 시장논리가 살아 움직이게 해야 한다. 민간의 역동성이 우리 경제를 견인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자면 정부 개혁뿐 아니라 인수위 참여자와 한나라당 정책관계자의 마인드도 이러한 방향으로 수렴돼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지난 연말 ‘정부 출범 전 휴대전화 요금 인하’와 같은 관치(官治)의 성격이 짙은 발상은 곤란하다. 따라서 인수위는 새 정부의 추진방향과 상충되는 발언이 돌출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경제부처 개편과 관련한 상이한 목소리에 대해 세밀한 조율이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자칫 정책 불확실성을 조장하는 것은 물론, 모처럼 되살아나기 시작한 투자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인수위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7% 성장’ 공약을 하루속히 현실화해야 한다는 조급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투자 활성화라는 큰 톱니바퀴가 움직여 성장과 분배가 맞물려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새 정부의 1차적인 역할은 시장 엔진의 윤활유여야 한다.
  • [새 정부 교육정책 어디로] “교육부 보고 기대에 못미쳐”

    [새 정부 교육정책 어디로] “교육부 보고 기대에 못미쳐”

    정부 부처의 첫 업무 보고가 이루어진 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교육인적자원부를 호되게 질책했다. 교육부 기능개편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실천 방향 등 두 가지 사안에 대해 보고가 이루어졌지만 “(교육부의 보고 내용이)무사안일하고 너무나 미흡했다.”는 것이 인수위의 평가였다. 이 자리에서는 교육부가 오랫동안 유지해 온 ‘밥그릇’을 내놓는 초고강도 개편안이 논의됐다. 하지만 누적된 규제를 하루 아침에 푸는 게 결코 쉽지 않음을 느끼게 하는 데 충분했다. ●“무사안일하고 너무 미흡” 질책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위원회 간사인 이주호 의원은 “그동안 교육부가 10년 이상 지속돼온 관치 관행을 한꺼번에 바꾸기 힘든 점을 감안해도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당선인의 핵심 관심사인 수능등급제 개선방안에 대해 교육부가 “3월에 여론 수렴을 해서 보고하겠다.”고 답변하자, 인수위는 “정권이 출범한 후에 보고하는 것은 수요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너무 안이한 자세”라며 불호령을 내렸다고 한다. 인수위는 곧바로 “2월 초까지 결론내려 보고해 달라.”고 다그쳤다.‘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실현방안에 대해서도 “교육부가 공약을 되풀이하는 수준에 머물렀을 뿐, 깊이 있는 내용을 보고하지 못했다.”는 것이 인수위의 판단이다. 인수위는 교육부의 전반적인 보고 태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초·중등 교원의 임용권한을 시·도교육청으로 이양하는 부분에 대해 교육부가 “교원단체나 노조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전제를 붙인다거나, 특목고 설립지정 권한 이행에 대해 ‘과열진학경쟁 방지대책 필요’라는 전제를 달았던 대목을 인수위는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인수위의 이같은 질책은 새 정부의 정책 기조를 따르라는 고강도 주문으로 해석된다. 인수위 이동관 대변인은 “인수위는 일방적인 점령군이 아닌 쌍방향 의사 소통을 통한 의견 조율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전날까지도 이 당선인이 핵심 공약으로 제시한 대입 자율화와 수능등급제 개선 등을 놓고 내부적으로 상당한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8일까지 52곳 업무보고 끝내 한편, 인수위는 이날 교육부를 시작으로 오는 8일까지 7일 동안 52개 정부부처 및 기관에 대해 분야별 업무파악에 들어갔다. 업무 보고를 시작으로 지난 10년 동안의 정책 기조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향후 5년간의 국정운영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그러나 새정부 출범 전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는 조급증 때문에 인수위는 업무보고 일정을 잡는 단계부터 부처별 일정을 재조정하고 추가하는 등 허둥대는 모습을 연출했다. 당초 34개 기관에 대한 업무보고 일정이 잡혔으나 이날 오전에 49개 기관, 다시 오후에는 52개 기관으로 늘어났다. 인수위 강승규 부대변인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같은 경우 정무분과가 다룰 줄 알았는데 외교통일분과에서 다시 하기로 하는 등 분과별로 조정, 증감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2년 노무현 당선인의 인수위가 1월4일부터 시작해 10일 동안 부처 업무보고를 한 것에 비하면 이번에는 이틀 먼저 시작해 7일 만에 끝낼 계획이다. 보고 기관도 2002년에는 40여개였으나 이번에는 52개로 늘어났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10년 만에 이뤄지는 정권교체여서 시간이 없다. 이 당선인도 국정 전반을 빨리 한번 훑어 보자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구혜영 김지훈기자 koohy@seoul.co.kr
  • ‘설익은 정책’ 발언 잦은 인수위

    ‘설익은 정책’ 발언 잦은 인수위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가급적 취임 전에….” 출범 엿새째를 맞은 대통령직 인수위 주변에서 자주 들리는 어구다.‘실용’과 ‘실천’을 강조하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의지가 반영된 듯 인수위는 현안 처리를 서둘렀다. 이른 시일 내에 새 정부 조직개편과 조각을 마무리 짓겠다고 했고, 취임 전에 휴대전화비 등을 인하키로 했다. ●정두언 의원 “정해진 게 없다” 제동 이 당선인의 측근 정두언 의원은 1일 제동을 거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 부처 업무보고를 받는 2일부터 본격적으로 인수위 업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개편과 관련해 인수위 관계자의 입을 빌린 추측이 무성하고, 휴대전화비 인하에 대해 업계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나온 반응이다. 휴일에도 전원 출근하는 인수위의 의욕이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사회 전반에 활기와 기대감을 불어넣는 한편, 인수위가 단기적인 목표에 얽매여 조급증을 보이다가 좌초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개인적인 의견이 정제되지 않은 채 기정사실화되거나 공표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이런 우려가 커졌다.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사공일 위원장의 경제부처 기획·조정권 강화 발언을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이 이틀 뒤인 1일 “확정되지 않은 정책”이라고 밝힌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 대변인은 “북측 인사가 2월 취임식에 와야 한다.”고 한 인수위 외교통일안보 분과 남성욱 자문위원 발언도 남 위원의 사견이라고 분명히 했다. 인수위 관계자 한 명은 “인수위 인선이 한창일 때에는 자신의 의견을 돋보이게 하려고,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포장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그분들이 초반에 의욕이 좀 과했던 것 아니겠느냐.”고 평가했다. 선거 기간 정책대결이 아닌 네거티브 공세가 극심했던 것도 인수위가 초반 설익은 발표를 했다가 자꾸 번복하는 원인인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이번 인수위는 선거 과정에서 했어야 할 이슈 선정작업에서부터 손을 대야 할 처지다. 공약에 대한 인수위 내부의 공감대 형성부터 시작해야 한다. 대선 과정에서 논쟁이 붙어 이슈화에 성공한 대운하 공약의 경우 토론회를 여는 쪽으로 비교적 쉽게 실타래를 풀 방향을 잡은 것과 대비된다. ●국가에 대한 철학 바탕된 업무 기대 이날 한나라당 단배식에서 “인수위 기간에서부터 짧은 몇 달 사이에 우리가 국민에게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며 서두르는 기색을 보인 이 당선인은 같은 자리에서 4월 총선승리를 강조했다. 인수위가 여러 정책에 대해 서두르는 이유 중에 총선도 큰 영향력을 미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당선인은 하지만 곧이어 열린 인수위 시무식에서 “나라를 위해 인수위가 만드는 문서에 혼을 담아 달라.”며 기본적인 주문을 했다. 초반 조급증으로 ‘아마추어리즘’을 노출하기보다는 국가에 대한 철학이 바탕이 된 인수위 업무를 기대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정책 차별화 조급증 떨쳐내라

    새정부가 출범하면 모든 정책이 ‘우향우’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관가가 술렁거린다는 소식이다. 대기업 최고경영자 출신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참여정부의 정책 기조를 확 뒤집을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 실용주의로 재무장한 보수가, 구호만 있고 문제해결 역량은 없는 진보를 이겼다는 평가와도 무관치 않다. 그러나 지난 정권의 유산 중 끊어낼 것은 과감히 끊되, 이어갈 것은 발전적으로 계승하는 것이야말로 실용적 자세일 것이다. 이명박 후보의 당선은 경제 살리기와 국민통합이란 시대정신에 국민들이 동의한 결과라 본다. 투자 활성화로 경제성장을 확대해 나눠먹을 파이를 늘려나가겠다는, 당선자의 선진화 전략에도 많은 국민이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정권교체 후 보란 듯이 지난 정부의 모든 정책을 무조건 뒤집는 게 실용적 태도일 순 없다. 혁명보다 어려운 일이 개혁이라 하지 않는가. 과거 정책에서 옥석을 가려내면서 변화를 추구하는 일이 번거로울지는 모르나, 결국 새정부의 정책 추진동력을 강화하는 길이다. 경제회생을 위해서는, 의도했든 안 했든 참여정부에서 팽배한 반(反)기업정서를 걷어내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규제완화 등을 통해서 기업의 투자 마인드를 살리면 될 일이지, 재벌 옹호 노선으로 바뀌었다는 오해를 자초할 이유는 없다. 역대 정부의 금산분리 원칙을 급진적으로 완화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말이다. 참여정부가 깃발은 들었지만 실패한, 사회 양극화 해소에도 관심의 끈을 놓아선 안 될 것이다. ‘10·4 선언’ 등 남북간 기존 합의 또한 새정부의 국정목표와 상치되는 부분이 설령 있다 해도 큰 틀에선 존중돼야 한다. 아울러 당선자는 경제살리기란 핵심 국정목표를 위해서 국민통합부터 극대화해야 한다. 자신에게 한표를 행사하지 않은 51.3%의 허전한 가슴을 채워줘야 한다는 뜻이다.
  • [최태환칼럼] 명품 대통령은 아닐지라도

    [최태환칼럼] 명품 대통령은 아닐지라도

    YS 임기말 때 우스개다. 부산 영도 앞 바다에 손가락이 둥둥 떠다닌다 했다.14대 대선 때 김영삼 후보를 찍었던 사람들의 손가락이란다. 부산은 YS의 정치적 고향이다. 명품 대통령을 탄생시켰다는 자부심이 너무 컸던 탓일까.YS 집권말기 극단적인 거부감을 보였다. 아들 현철씨의 국정농단, 경제실정 등 난맥상이 봇물을 이뤘다. 뼛속까지 파고든 배신감을 단지의 심경으로 표현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다. 취임식 날을 제외하고 조용한 날이 하루라도 있었던가. 탄핵발의 이후 대중 목욕탕에서다. 어느 노인이 말을 건넸다.“젊은 당신들이 잘 해야 할 거요. 그래야 나라가 살지요.” 생면부지의 인물이다. 생뚱맞았다. 그는 “당신들이 지금 대통령을 택했잖수. 경제나 나라 꼴이 이게 뭡니까.”라고 쏘아 붙였다. 필자를 노 정권 창출의 상징인 386세대 정도로 여겼던 모양이다. 정권에 대한 불신과 앙금이 저렇게 클까 새삼 놀랐다. YS·노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국민들이 야속하다. 염량세태다. 당선직후 어느 대통령때보다 환호했던 국민들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두 정권의 초라한 조락은 자업자득이다. 스스로 씨를 뿌렸다. 오만과 독선의 씨앗이다. 김 전 대통령은 군사정권 이후 첫 문민 대통령이다. 정권초기 하나회 척결, 밀실·권위의 상징인 청와대 안가(安家)폐쇄, 금융실명제 도입 등이 잇따랐다. 인기가 충천했다. 하지만 오버했다. 노동법 날치기 통과, 현철씨의 정치 농단,YS의 미·일 정상 폄하 논란 등 내우외환이 이어졌다. 끝내 IMF사태를 초래했다.YS 특유의 오기, 안하무인이 혹독한 민심이반을 불렀다. 노무현 정권은 처음부터 국민을 갈라 놓았다.‘참여정부’구호가 무색했다. 국민들은 노 정권의 젊은 가치, 미국과도 맞설듯한 패기를 높이 샀다. 하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우물안 개구리가 되라는 건 아니었다. 그럼에도 막무가내였다. 국민들을 가르치려고만 들었다. 정권의 성난 얼굴이 많은 이들을 불편하게 했다. 개혁 조급증, 끼리끼리 정치, 지칠 줄 모르는 독선은 국민들에게 깊은 실망과 좌절을 안겼다. 대통령 선거일이 눈앞이다. 이번 대선엔 영웅이 없다고 했다. 감동이 실종됐다고 했다. 김호진 고려대 명예교수의 멘트다. 그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이번 선거는 이념도 감성도 아니었다. 이미지나 매니페스토도 아니었다.BBK 공방과 합종연횡이 국민들을 어지럽게 했다. 대통령 제도가 수명을 다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많은 유권자는 여전히 표심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13번을 찍겠다는 냉소가 여기저기서 감지된다. 세일 마감일은 다가오는데 마음을 끄는 브랜드가 없다. 난감하다. 명품은 아니더라도, 웬만한 상품은 돼야 할 것이 아닌가. 다음 세일까지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사상 최저의 투표율 전망이 허언이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국민들은 직선제 부활 이후 냉혹한 학습의 세월을 보냈다. 국정 성패는 상당 부분 국민의 몫이라는 걸 체득했다. 리더십 갈등 역시 유권자들 선택의 업보다. 올마이티한 대통령은 가슴에서 지워야 한다. 명품 브랜드라고 착각했다가 짝퉁보다 못한, 허망한 경험을 하지 않았던가. 오버하지 않는, 국민 눈높이를 아는, 겸손한 대통령이면 그런 대로 편안하지 않겠는가. 무인(無印)브랜드가 의외의 효자 노릇을 할 때가 있다. 다시 살펴 보자. 선거는 누가 뭐래도 미래고 희망이 아닌가.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유아 심리백과 펴낸 연세대 의대 신의진 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유아 심리백과 펴낸 연세대 의대 신의진 교수

    전혀 다른 남녀가 만나 결혼하고 중년부부가 되면 ‘꼭 오누이 같다.’는 말을 듣게 된다. 왜 그럴까. 행복한 공동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행동 또한 유사해지기 때문일 것이다.‘로렌츠의 법칙’이란 게 있다.1973년 노벨상(생리·의학)을 받은 오스트리아 학자 로렌츠(Konrad Lorenz)에 의해 생겨난 말이다. 로렌츠는 인공부화로 갓 태어난 새끼 오리들은 사람과 1시간만 같이 있으면 어미오리처럼 졸졸 따라다니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생후 초기의 본능적인 행동을 각인(imprinting)이라고 불렀다. 각인이 되기 위해서는 자극에 노출되는 시기가 매우 중요하며 이를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라고 했다. 이처럼 어린 동물들은 처음으로 눈과 귀 그리고 촉각으로 경험하게 된 대상을 부모로 생각하고 따라다니게 된다. 새들의 경우도 생후 50일 동안 경험한 대상을 부모로 알고 쫓아 다닌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사람은? ●조기교육 비판한 책 20만부 이상 팔려 우선 몇가지 문제를 예시해 보자.▲공공장소에서 아이가 대(大)자로 누워 생떼를 부린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아이를 따로 재우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아이에게 조기교육은 과연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어린 아이를 키우는 이 시대의 부모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궁금증들이다. 누구나 그러하듯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예상치 못한 돌출행동에 적잖이 당황한다. 막무가네로 떼를 쓰며 울다가 눈이 뒤집혀지는 광경에 놀라 병원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 부모들은 아이 교육을 위한 ‘시기와 방법’을 놓고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이는 6세 이전에 많은 성장을 하며 70%의 자아가 완성된다.’고 한다.6세 이전의 상황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 때문에 유아교육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이가 자란 20년후의 인생을 그릴 수 있다. 그렇다면 이같은 고민을 단박에 해결할 수 있는 어떤 지침은 없을까.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신의진(44) 교수. 칼럼연재와 책자발간 등을 통해 올바른 유아교육이 어떠한 것인지 꾸준히 설파한다. 특히 2000년 조기교육을 비판한 책 ‘현명한 부모는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를 펴내 20만부 이상 팔리며 많은 부모들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또 ‘느림보 학습법’‘아이보다 더 아픈 엄마들’ ‘현명한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대화법’ ‘현명한 부모는 자신의 행복을 먼저 선택한다’ 등을 잇달아 출간해 베스트셀러 저자로서 위치를 굳혔다. 뿐만 아니라 ‘느림보 학습법’을 제외한 대부분의 저서가 중국어와 일본어로 번역, 출간되면서 국외 초청강의를 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런 그가 최근 600여쪽에 달하는 ‘아이 심리백과’를 펴내 또 한번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소아정신과 의사가 그저 그렇게 펴낸 책이려니 생각하면 오산이다. 신 교수가 직접 두 아이를 키우며 지난 10년여 동안 무려 50만명에 달하는 엄마들의 고민을 상담해 오면서 사례별로 모은 아이들의 심리상태를 국내 처음으로 집대성했다. 예를 들어 ‘왜 우리 아이는 시도 때도 없이 우는 걸까.’‘지겨운 밥상머리 전쟁, 끝낼 방법은 없을까.’‘우리 아이는 도대체 왜 이렇게 산만할까.’‘말늦은 우리 아이 혹시 발달장애는 아닐까.’ 등 온갖 불안과 고민들을 해결하고 예방법을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말 그대로 21세기 육아의 지침서. ●10여년간 50만명 엄마들 고민 상담 연세대 의과대학 연구실에서 신 교수를 만났다. 그는 ‘로렌츠의 법칙’을 예로 들면서 “사람은 3년이면 부모의 품을 안다.”면서 6세까지는 부모나 주변의 자극에 의해 인성이 대부분 결정되는 시기라고 했다. 그만큼 유아교육이 중요한데도 우리 사회나 국가정책은 선진국에 비해 훨씬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의 주장과 논리는 철저한 현장경험에서 비롯된다. 한달에 평균 600여명의 부모·아이들과 상담을 하며 예약 대기 리스트만 6개월에 이를 정도로 그의 진료창구엔 북새통을 이룬다. 올 한해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환자 중 전체 진료과목 가운데 두번째로 많은 초진기록을 세울 정도. 그는 “10여년 전보다 상담사례가 다섯배나 늘었다.”면서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급증했으며 최근들어 경제사정과 이혼 등으로 무너지는 가정이 많고, 또 학교폭력과 아동 성폭력 등 사회불안 요인들로 인해 아이들의 정서나 성격에 적지 않은 장애가 생겨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대학강단과 병원진료 외에 틈틈이 서울 마포에 위치한 ‘해바라기 아동센터’에서 성폭력 피해·가해 아동 등을 상대로 3년째 상담 및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상담하러 온 부모들을 만나면 ‘요즘 애들이 왜그런지 모르겠다.’는 말로 짜증부터 부립니다. 이는 아이의 입장에서, 심리상태를 이해 못해서 그렇습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키운다는 뜻이지요. 예를 들어 갓난아이가 열차 안에서 막 울 때 어떤 부모들은 ‘왜 이러니.’ 고함치기도 하고 ‘울지마 아가야.’ 달래기만 합니다. 이때 아이의 귀를 살짝 막아 보십시요. 뚝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아이가 주위 소리에 민감했기 때문이지요.” 아울러 답답한 물건들이 주위에 많으면 아이가 크게 울면서 자지러지게 되는데 이때 엄마의 입장에서 다그칠 경우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한다. 또한 “우리나라 아이들은 6세 이전에 피아노, 발레, 학습지 등 과외만 7개나 시킨다.”면서 이는 아이의 뇌에 엄청난 스트레스만 가중시킬 뿐이다.”면서 엄마들의 조급증으로 아이들에게 조기교육시킬 경우 고문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방해만 안하면 스스로 글자도 익힌다는 것. 즉 아이들은 발달속도에 따라 어떤 것에 관심을 보이며, 이는 곧 뇌가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바로 이때 도와 주면 된다는 설명이다. 학습이 늦어서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 그런데도 경제활동에 쫓긴 나머지 어른들이 설정한 목표와 기준에 맞춰 아이들을 몰아붙이는 것은 아동학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대선후보들 육아정책 어른중심적이고 획일적” “17대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내세운 육아정책을 짚어 보면 대부분 획일적이고 어른 중심적 사고로 돼 있습니다.‘발달과학’은 국력과 관계 있으며 노벨상을 탈 수 있는 가장 빠른 분야이기도 하지요. 창의적인 인재발굴은 우리나라가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는 지름길이며 특히 6세 이전까지의 육아정책이 가장 중요합니다.”사람 중심의 사회에선 유능하면서도 행복하고 타인들에게 공익을 줄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는 것이 신 교수의 거듭된 철학이다. 현재의 대학입시에 편중된 값싸고 질떨어지는 교육정책은 더 이상 진행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보육시스템이 좋은지 나쁜지 아동들의 스트레스호르몬 수치를 재보면 금방 알 수 있다면서 우리의 미래를 위해 보육시스템 점검 또한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글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64년 부산 출생. ▲83년 부산혜화여고 졸업. ▲89년 연세대 의과대학 졸업. ▲95년 동대학 박사과정 졸업. ▲96∼98년 미 콜로라도대학 소아정신과 연수. ▲98∼2006년 연세대 의대 정신과 전임강사 및 조교수. ▲06∼현재 연세대 의대 부교수. # 대외활동 해바라기아동센터 운영위원장, 간행물윤리위원회 심의위원, 국가인권위원회 아동인권 전문위원, 청소년위원회 자문위원 등. #주요저서 현명한 부모는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 느림보학습법, 아이보다 더 아픈 엄마들, 현명한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대화법, 현명한 부모는 자신의 행복을 먼저 선택한다, 아이 심리백과 등.
  • 도우미 김승용 “이번엔 내가 골맛”

    도우미 김승용 “이번엔 내가 골맛”

    한국 올림픽대표팀의 골 결정력은 팀내 한명뿐인 ‘군인 선수’ 김승용(22·광주)의 도움 횟수와 정비례했다.3경기에서 한 번도 빠짐없이 골을 배달한 그는 시리아전에 앞서 “골 욕심은 나지만 넣지 못해도 공격포인트만은 계속 쌓고 싶다.”고 말했다. 코너킥과 프리킥을 전담하는 데다 최근 두 차례 프리킥을 어김없이 골로 연결할 만큼 날카로운 크로스가 강점.‘더벅머리 배달부’ 김승용이 이번에는 자기 머리로 대표팀 마수걸이골을 터뜨리며 ‘박성화호’를 베이징 본선 문턱에 올려놨다. 올림픽대표팀이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시리아와의 최종예선 B조 3차전에서 김승용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우즈베키스탄과의 1차전, 바레인과의 2차전에 이어 파죽의 3연승(승점 9)을 거둔 한국은 6회 연속 본선 진출의 7부능선을 가볍게 넘었다. 박성화 감독은 원톱 신영록(20·수원) 뒤에 김승용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세워 사실상 투톱으로 공격의 날을 세웠다. 좌우 날개의 이근호(22·대구)와 이상호(20·울산)까지 합하면 모두 4명의 공격수를 내세워 다득점 사냥에 나선 것. 첫 골은 예상보다 일찍 터졌다. 시리아의 양쪽 구석을 거세게 헤집으며 공격을 전개한 지 9분. 백지훈이 상대 벌칙지역 왼쪽 구석에서 중앙을 향해 크로스를 올리자 골마우스 정면에 버티고 있던 김승용이 펄쩍 튀어오르며 강하게 헤딩, 시리아의 왼쪽 골망을 출렁였다. 지금까지 3연속 공격포인트로 군불을 땠다면 이번엔 본격적인 골잡이 경쟁의 불을 활활 지핀 것. 대표팀에 승선한 지 11경기 만에 골맛을 본 김승용은 후반 33분 교체될 때까지 골문을 쉴 새 없이 두드렸지만 추가골 사냥에는 실패했다. 선제골 이후 집중력이 흐트러져 여러 차례 위기를 맞은 것도 보완해야 할 부분. 공격진이 후반에 보인 골문 앞에서의 조급증과 슛 남발도 아쉬운 대목으로 남았다. 박 감독은 “일찍 골이 터져 많은 골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 득점력 향상을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새달 17일 시리아와의 4차전 원정경기에 나선다. 한편 같은 조의 바레인은 적지인 타슈켄트에서 우즈베키스탄을 2-1로 꺾고 2승1패(승점 6)로 2위를, 우즈베키스탄과 시리아는 나란히 1무2패(승점 1)에 머물렀다. ●호주·일본 조 선두 유지 호주 센트럴코스트에서 열린 A조 경기에선 호주가 레바논을 3-0으로 누르고 2승1무(승점 7)를 기록했다.C조의 일본은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카타르를 1-0으로 격파, 역시 2승1무로 조 선두를 굳게 지켰다. 같은 조의 사우디아라비아는 베트남과 1-1로 비겨 2무1패로 최하위로 밀려났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도시 숲을 가꾸자] 콘크리트 도시에 ‘자연’을 채워라

    [도시 숲을 가꾸자] 콘크리트 도시에 ‘자연’을 채워라

    ‘도시 숲’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도시에는 전체 인구의 95%가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급속한 도시화로 녹색공간이 줄어들어 열섬 현상이 발생하는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30년동안 산림녹화와 목재생산에 행정력을 집중했던 산림청이 도시 숲 가꾸기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시 숲 가꾸기는 지구 온난화와 교토의정서 발효에 대비하는 미래의 자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단기간에 산림을 복원하고, 경제성장을 이룬 우리나라의 저력이 도시 숲 살리기라는 초대형 프로젝트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시는 콘크리트에 갇힌 빌딩 숲 2006년말 기준으로 전국 도시지역의 산림과 녹지를 포함한 도시림은 국토의 27.5%인 약 273만 8000㏊이다. 이 중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접하고 이용할 수 있는 ‘생활권도시림’은 2만 9000㏊에 불과하다. 시민 1인당 생활권도시림 면적은 평균 6.56㎡로 서울특별시와 광역시가 평균 5.41㎡, 도소재지는 7.68㎡로 나타났다. 국제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인 9㎡에 미달할 뿐 아니라 파리(13㎡), 뉴욕(23㎡), 런던(27㎡) 등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도시의 녹지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WHO 기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10년동안 매년 도시 숲 670㏊를 조성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의 쾌적성을 보여주는 녹지율은 10%로 서구 주요 도시(50%)보다 크게 낮다. 도시 온도는 30년만에 섭씨 1.5도가 상승해 급속한 개발의 단면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국토의 64%가 산림인 우리나라 특성상 도시 외곽으로 산림이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다. 그런데 생활속에서 휴식과 산책 등을 즐기고, 온도와 습도 등 환경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숲은 크게 부족하다. 도시 숲은 도시 내부와 도시 외곽 산림을 연결하는 생태통로로, 도시내 열섬현상을 완화하고 각종 공해 물질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녹색환경에 의한 아름다운 경관과 생물 서식공간도 제공한다. 서울시는 ‘생활권 녹지 100만평 늘리기’, 경기도는 ‘1억그루 나무심기’ 등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도시숲 조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라 산림청 도시숲정책팀장은 “웰빙 문화 확산과 도시 열섬 현상 등으로 도시 숲 확충 및 다양한 기능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체계적인 도시 숲 조성·관리를 지원할 수 있는 법과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도시 숲 조성, 주민 참여가 관건 도시 숲은 도시지역의 산림과 녹지를 일컫는 말로 가로수와 학교 숲, 도시공원 등으로 형태가 다양하다. 공원같은 ‘거점 녹화’는 비싼 땅값으로 조성에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하천·도로·철로변에 숲을 조성하는 선형녹화가 현실적이다. 빌딩 옥상과 교통섬 등도 녹지공간으로 유용하다. 녹색네트워크는 대규모 도시공원 같은 대규모 숲을 ‘핵’으로, 학교 숲과 녹지는 ‘거점’, 정원수와 자투리 숲인 ‘점’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가로수는 도시 숲과 도시외곽 숲 및 각 요소를 연결하고 생물의 서식처 및 이동통로의 역할을 맡게 된다. 산림청은 토지매입비가 들지 않고 접근성이 좋은 국·공유지를 ‘거점’인 도시 숲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새마을운동과 치산녹화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밑거름이 됐다. 도시 숲 조성 사업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도시숲 조성 및 보전을 삶의 질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시민 참여가 전제돼야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고 개발압력에 따른 갈등 및 민원에 대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생명의 숲 국민운동’이 앞장서고 있는 학교숲 조성사업과 ‘서울그린트러스트’ 등 시민사회단체와 파트너십 구축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별시와 광역시 산림의 80.4%가 사유림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용자 중심으로 흘러서는 안돼 서울만 해도 올림픽공원과 여의도공원, 선유도공원 등 도시 숲이 조성돼 시민들의 휴식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도시 숲이 생태 환경보다 이용자 중심으로 조성됐다고 비판한다. 전문가들은 2005년 개장한 뚝섬 ‘서울 숲’을 도시 숲의 모델로 권장한다. 산림청은 그러나 대규모가 아닌 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소규모 숲을 지향한다. 녹지가 아닌 나무가 있는 길이 250m규모고, 거주지와 10분정도 거리에 있어 언제나 찾을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한다. 교차로의 교통섬과 옥상 빌딩을 활용한 녹지 조성이 활발해지는 등 도시 숲 프로젝트는 이미 진행중에 있다. 그러나 숲과 가로수, 학교 숲마저도 큰 나무 일색이다.‘조급증’이 발동해 임기중 공적으로 내세우기 위해 큰 나무 위주로 심었다. 큰 나무 조림은 우리나라가 최고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10년생 이하 나무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가장 많다고 한다. 그리고 시민들에게 나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큰 즐거움이라 할 수 있다. 이광오 서울그린트러스트 사무국장은 “도시 녹지 확장이 이벤트가 돼서는 안 된다.”면서 “단기 성과보다는 중장기 관점에서 질적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도시숲 어떤기능 하나 느티나무 1그루는 쾌청한 날씨에 1시간당 1680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1260g의 산소를 내뿜는다. 하루 8시간 광합성 작용을 할 때 연간(5∼10월) 이산화탄소 2.5t을 흡수하고, 동시에 산소 1.8t을 방출한다. 이는 사람 7명이 1년동안 사용할 수 있는 산소량이다. 숲과 나무는 ‘도시의 허파’로서 기능하며, 대기를 정화한다. 청소부 역할도 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이 2002년 대구의 가로수를 조사한 결과 수목이 없는 도로에서는 공기 1ℓ에 분진이 1만∼1만 2000개 있었지만 수목이 있으면 10분의1로 감소하고, 나무 줄기 아래는 이보다 20% 이상 적게 검출됐다. 최근에는 도심의 열섬현상과 맞물려 도시 숲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도시 숲은 직사광선을 차단하고 나무는 증산과정을 통해 수분을 수증기로 방출해 주위 열을 흡수, 주변 온도를 낮춰준다. 건물 등 구조물로 꽉 막힌 공간에서는 통풍구 역할도 한다. 숲이 있는 홍릉의 한낮 기온이 서울의 평균보다 섭씨 3∼7도 낮고, 습도가 평균 9∼23% 높다. 겨울철에는 기온저하를 완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방풍용나무는 건물 난방비를 최고 30%까지 절감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 ‘녹색총량제’ 의미는 산림청은 ‘녹색총량제’ 도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녹색총량제란 높은 자산가치로 녹지 확보가 어려운 도시의 특성을 고려해 도시별로 기준을 정해 녹지 총량을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2017년 법제화를 목표로 도시림 실태조사를 2009년까지 진행한다. 녹색총량제가 녹색 도시 건설의 핵심으로 부상한 것은 도시는 토지이용계획 변경 등 다양한 원인으로 도시 숲의 용도를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2001∼2005년동안 도시지역 내 산림감소율은 연평균 3.5%로 같은 기간 전국 산림감소율(0.1%) 및 농경지 감소율(0.7%)을 상회했다. 녹색총량제가 도입되면 지자체별로 관리목표총량이 부과돼 도시림 확충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도시계획결정시 지표로 활용돼 토지 이용시 상응하는 도시숲의 보전 또는 조성 의무가 부과되고 ‘대체숲’ 조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처럼 개발면적의 40%를 녹지로 조성하기 어렵지만 법적 강제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녹색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도시숲의 기능 회복도 기대된다. 고립된 도시림과 외곽 산림을 연결시켜 녹지의 기능을 최대화할 수 있고 생태계 복원, 환경 개선 등도 이룰 수 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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