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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선거방해공작 강화/주요도시에 불온유인물 8천장 살포

    ◎이 치안본부장,“철저 수사” 지시 이종국 치안본부장은 16일 최근 광역의회의원선거기간을 틈타 북한과 조총련 등이 공명선거를 방해하는 불온유인물을 대량 살포하는 등 대남공작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이에 대한 수사에 만전을 기하라고 전국의 일선 경찰서에 지시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하오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지난 5월 한 달 동안 「구국전선」 「민족통일」 등의 이름으로 서울·부산·대구 등 주요도시에 살포된 불온우편물만도 32종 8천23통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특히 『최근 시도의회의원선거 등 우리나라 정국과 관련해 조총련이 6월 한 달을 「조국통일월간」으로 설정,일본의 각 지역본부에 대남공작을 강화하도록 지시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들은 우리나라의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 청년학생단체 간부들에 대해 「교양활동」 등의 명목으로 전화나 편지를 보내거나 실제로 접촉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 선거 홍보물에 북한전단 함께 투입/창천동등 주택가서 3장 발견

    ◎김정일 사진등 실려/경찰,불순세력 소행 추정… 수사에 나서 14일 하오 4시쯤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100의30 김상현 전 통일민주당 부총재집 마당에서 신민당 서대문갑2지구 백장현 후보(33)의 선거홍보물에 북한의 김정일 사진이 담긴 불온유인물이 끼워져 있는 것을 김씨의 부인 정희원씨(55)가 발견,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정씨가 집 대문 밑에서 발견한 이 불온유인물은 가로 10㎝ 세로 14㎝ 크기로 앞면에 김정일 사진과 함께 「조국을 통일하려는 것은 조선민족의 확고부동한 의지」라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정씨는 『이날 대문 밑에 백 후보의 선거홍보물이 떨어져 있어 주워보니 그 안에 김정일 사진이 실린 유인물이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백 후보측은 『이날 상오 8시에서 9시 사이에 선거운동원들을 동원,홍보물 2천여 장을 주택가에 배포했으나 불온유인물은 처음 보는 것』이라며 『이 사진을 끼워넣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백 후보측은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즉시 배포된 선거홍보물에 대한 수거작업에 들어갔으며 이날 하오 6시쯤 서대문 우체국 앞과 신촌 원불교 교당 앞에서 홍보물과 나란히 놓여진 김정일 사진을 또 한차례 수거했다. 한편 수사에 나선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발견된 불온유인물이 지난달부터 북한에서 제작돼 공중으로 대량 살포된 불온전단과 같은 것임을 밝혀내고 불순세력이 주택가를 돌면서 우편함에 있던 백 후보의 유인물에 몰래 이 사진을 끼워 넣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펴고 있다.
  • “공직 비리척결의 사령탑” 정구영 검찰총장

    ◎“지도층이 깨끗해야 희망있는 사회”/무사안일·배금의 병폐 꼭 척결/지위높고 가진자가 각성할 때/국민 지탄받는 인물 주시… 구조적 부조리 발본 공직자 및 사회지도층의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검찰에 4일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돼 본격적인 수사활동에 나섰다. 최근 잇따라 터진 대형비리사건으로 국민들의 실망이 더 없이 커진 이 시점에서 국가 사정기관의 중추인 검찰이 발벗고 나선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지난 몇해 동안의 격동기를 돌이켜 보면 공직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그래도 이만한 국가발전과 사회안정의 기틀을 세울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 한 구석에는 무사안일에 안주하는 공직자나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졸부적 성취주의에 젖은 기업인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적지 않다. 이때문에 성실하게 살아온 대다수 국민들이 분통을 터뜨리다 마침내는 근로의욕마저 잃고 있다. 따라서 검찰의 이번 사정활동은 이같은 사회적 병폐를 단호히 수술하는 것이 돼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여론이다. 일부 재야 쪽에서는 제6공화국의 집권 후반기를 맞아 권력의 누수현상을 막고 새로운 권력을 창출하기 위한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정치적인 시각에서 「공안정국의 재현」을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검찰의 일거수 일투족에 깊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통일조국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지도층 인사들의 비리는 반드시 척결되어야 한다』는 정구영 검찰총장을 만났다. ­우선 공직자 및 사회지도층 인사의 비리에 대해 검찰이 특별수사에 나서게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제 스스로가 「새 생활 새 질서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주창한 발안자 입니다. 이 운동은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이 아니라 지위가 높고 돈이 있는 사람들의 실천운동이 돼야 합니다. 하루 10만원을 쓰는 사람이 있다면 5만원만 쓰고 외제 와이셔츠를 입은 사람은 국산으로 바꿔 입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되 떠들지 말고 하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않으면 우리 국민들 사이에 위화감의 골이 갈수록 깊어져 결국 아무런 희망을 가질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운동은 궁극적으로 조국의 통일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전개되어야 합니다. 독일이 통일된 뒤 동독 사람들이 서독 사람들의 지나치게 물질적인 생활양식과 특히 성도덕의 문란에 대해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합니다. 동독은 동구사회에서는 그래도 벌써부터 개방적이었고 서독은 서방세계에서 가장 검소한 사회인데도 생활문화의 차이가 커 융화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통일에 대비해 공무원사회의 부정부패와 지도층 인사들의 지탄받을 행동을 척결,자본주의 사회의 취약점을 되도록이면 보완해야 할 것입니다. 검찰은 바로 사회기강을 바로 세워야하는 국가사정의 중추기관으로 이같은 역사적 소명을 절감하고 이번 수사에 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단속방안은 어떤 것 인지요. ▲우리나라의 공직자와 사회지도층인사 모두를 대상으로 삼는 것은 아닙니다. 지역사회의 주민들로부터나 공직사회 내부의 동료들로부터 지탄대상이 되어온 사람들을 우선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일정기간 관찰한 뒤 이권만을 챙기는 무사안일주의자와관례적이며 구조적인 부조리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가려낼 생각입니다. 특히 부동산투기 사범에 대해서는 투기심리가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지속적인 단속을 펴나갈 방침입니다. 이번 단속은 일단 올 연말까지 하게 되지만 그때 상황을 종합분석해 연장여부를 결정하겠습니다. ­수사의 주된 대상은 어디에 두고 있나요. ▲우선 고위공직자와 사회지도급인사 및 관련기업의 비리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중간관리 공직자의 축재형 비리,공직사회 내부의 관례적이며 구조적인 부조리를 척결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성실한 대다수 공직자에 대해서는 각별히 신분보호에 신경을 쓸 것이며 이들을 모함하는 무고사범은 철저히 색출해 처단하겠습니다. ­수서지구 택지특별분양사건의 수사가 미진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검찰이 다시 이같은 대규모 수사에 나서는 입장과 자세가 특별할 것 같은데요. ▲지난번 수서지구 택지특별분양사건 수사에 대해 아직도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국민들이 많이 있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검찰은 모든역량을 투입해 소신껏 수사했다는 사실을 거듭 밝혀둡니다. 검찰은 공직 및 사회기강의 쇄신이야말로 올해의 최대 역점 과제임을 인식하고 국민들이 『이제는 공직사회가 무언가 달라졌다』고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때까지 결연하고도 강력한 자세로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함께 검찰 스스로도 남의 잘못을 다스리기에 앞서 철저한 자기통제력을 갖고 자신의 허물에 대해 더 아픈 채찍을 가함으로써 다른 공무원이나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수사를 다음 대권을 잡기 위한 집권층의 기반조성 작업이 아닌가 보는 정치적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지금 공무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려 집권층에 무슨 이득이 있겠습니까. 앞으로 있을 일련의 선거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뿌리뽑는 일이란 국가의 운명이 달려있는 중차대한 과제입니다. 덧붙여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와 기업인에 대해서는 철저히 보호할 것임을 거듭 밝혀둡니다. ­검찰의 비리척결의지에 대해 공직사회는 물론 국민들에게도 공감대가 형성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지요. ▲이번 단속은 결코 일과성이거나 과시효과 만을 노리는 조치가 아닙니다. 지도급 인사들의 비리를 우선 척결함으로써 공직사회의 자정능력을 키워나가고 그 분위기를 사회전반으로 확산시킬 것이므로 모든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번 수사도 결국 송사리만 잡고 고위공직자나 재벌기업 등에 대해서는 손을 못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는데요. ▲검찰은 이번에야말로 공직 및 사회기강을 기필코 확립해 국가발전의 기틀을 확고히 다지겠다는 각오로 특별수사활동에 나선 것이므로 구체적인 증거가 확보되면 지위나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할 것입니다. 검찰의 명예를 걸고 공직 및 사회기강의 확립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만 부정과 비리의 근원을 제거하는 일은 단시일 안에 이루어질 수 없으므로 단기적인 기대보다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주기 바랍니다.
  • 안기부 발표 「자민통」 정체와 활동상황

    ◎북한방송 녹음,대학가에 「주사교육」/노동계등 핵심조직원 1만명 추산/리비아대사관 통해 전대협 간부 밀입북 주선 요청도 국가안전기획부가 26일 수사전모를 발표한 「자민통」은 북한측 「한민전」의 투쟁지침에 따라 우리의 학생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전대협」을 배후조종하고 있었음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한민전」은 북한의 「통일전선부」 산하에 있는 대남위장 선전기구로 남한의 적화통일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전위조직. 민족자주정권 수립,연방제 민족통일 달성,자립적 민족경제 이룩,민족자주군대 창설 등을 골자로 하는 「한민전」의 강령과 규약으로 보면 이 조직이 북한의 대남전략을 선전하고 실행하기 위한 단체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안기부는 수사결과 이와같은 「한민전」의 투쟁지침에 따라 88년 12월 결성된 「자민통」이 「전대협」을 행동조직으로 삼아 배후에서 조종해 왔다고 밝히고 있다. 안기부가 밝힌 이들 조직의 활동상황 및 수사과정을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자민통」 공작위원 최원극·구해우씨와 정책담당 김기수씨(24·가명 민수·경희대 경제학과 4년) 등은 지난 1월초 「구국의 소리」 방송이 내보낸 『미군철수를 핵심으로 한 반미자주화 투쟁을 활성화하고 반파쇼민주화운동과 2개의 한국조작 음모분쇄 등 연북통일운동을 가속화시키기 위한 투쟁을 전개하라』는 선동방송을 녹취해 「전대협」에 전달했다. 「전대협」은 이를 받아 「90년 총노선수립」이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만들어 배포하는 등 「자민통」의 지시사항을 충실히 이행해 왔다. 이번에 구속된 「전대협」 의장 송갑석군과 공작위원 최원극씨는 수사과정에서도 『김일성을 존경한다』고 말하고 『한반도의 유일한 정통정부인 북한에 의한 통일만이 진정한 조국통일』이라고 주장했다. 송군은 「4월 투쟁지침」과 「9·20 반민자당 총궐기 투쟁 제안서」 「10·11월 노동자대회 등 투쟁 방침」 등의 투쟁계획서를 만들어 「서총련」 등 각 지구 대학생대표자 협의회에 보내고 지금까지 연인원 40여만명을 동원,9백여차례에 걸쳐 동시 다발적인 불법 폭력시위를 주도했다. 특히 정책담당 김기수군으로부터 「전대협」 대표 2명을 밀입국시키라는 지시를 받은 송군은 지난 9월초 선전국차장 박종오군(23·구속·중앙대 문헌정보학과 4년)에게 『남북학생회담에 대한 구체적인 입북시기와 방법 등을 북한측이 결정해 달라』는 내용의 「대북밀서」를 주어 주한 일본기자를 통해 남북 고위급회담 취재를 위해 서울에 와 있던 북한기자에게 전달하려다 일본기자의 거절로 실패했다. 이에따라 공작위원 최씨는 밀입북을 다시 추진하기 위해 9월중순쯤 주한 리비아대사관과 리비아 학생혁명위원회에 「전대협」 대표의 밀입북지원을 요청했으나 「자민통」 지도부가 검거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밖에도 「전대협」은 「전민련」과 한양대에 있는 팩시밀리를 이용해 북한의 해외전위조직인 「재일교포 학생연합」 및 「조국통일 범민족연합 일본본부」 등과 수시로 정보 및 투쟁자료를 교환해 왔으며 지난 7월에는 북한영화 「소금」과 「탈출기」 등의 비디오테이프를 입수,전국 49개 대학에서 70여차례에 걸쳐 이 영화의 상영을 기도했다. 한편 안기부는 이들조직의 핵심 구성원이 학원에 7천여명,노동계에 2천여명,재야 및 출판계 등에 1천여명 등 모두 1만여명이나 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따라 일단 유사시 동원이 가능한 인원은 적극 가담세력 5만여명,지지·동조세력 10만여명 등 약 2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 베를린 「범민련」 회담 참석 3명/공항서 연행 구속

    ◎추진본부,규탄집회… 석방 촉구 치안본부는 30일 하오1시30분 일본항공 959편으로 베를린에서 김포공항에 도착한 「범민족대회 추진본부」 공동의장 조용술목사(70)와 집행위원장 이해학씨(45) 사무처장 조성우씨(40) 등 3명을 법원으로부터 미리 발부받은 영장에 따라 공항에서 바로 연행해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정부의 허가도 없이 베를린에서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전금철 등과 만나 「조국통일 범민족연합」의 결성에 대해 논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날 김포공항 화물청사 앞 계류장에 도착해 다른 승객들과 함께 트랩을 내려오다 대기하고 있던 수사요원들에 의해 3대의 승용차로 연행됐다. 한편 「범민족대회 추진본부」는 이날 하오4시10분쯤 연세대 경영관 강당에서 문익환목사와 문정현신부·이창복 공동의장 등 재야 인사와 학생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들의 구속을 규탄하는 집회를 갖고 3명을 즉각 석방할 것을 주장했다.
  • 초라한 판문점 마중… 형평잃은 대접/한종태 정치부 기자(문화초점)

    ◎「남의 실체」 의도적으로 불인정 16일 상오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있었던 우리측 대표단에 대한 환영행사는 예상밖으로 너무나도 「초라」했다. 북한측이 보낸 환영인사라고는 고작 김광진 인민무력부 부부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 6명과 우리측 대표단에게 꽃다발을 안겨준 화동 7명뿐 더이상의 환영인파는 찾을 수 없었다. 「역사적」 등의 수사를 쓰지 않더라도 남한의 국무총리가 남북간 현안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땅을 밟는다는 북행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이날 북한측이 보여준 태도는 섭섭함마저 든다. 우리측 대표단이 개성역과 평양역에 도착했을 때도 환영나온 민간인은 한명도 없었다고 수행기자들은 전하고 있다. 우리모두가 잘 알다시피 우리측의 민간인이나 민간단체가 북행할 때는 표현이 힘들 정도로 엄청난 환영열기를 만들어준 그들이다. 물론 그것은 다분히 계산된 유화적 제스처다. 불과 이틀 전에 판문점 북측 지역인 판문각 앞뜰에서 행해진 범민족통일음악회 우리측 참가단에 대한 환영인파와 그보다며칠 전에 있었던 남북통일축구대회 참가 대표단에게 베풀어준 열렬한 환영모습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무려 6백명이 넘는 환영인파가 좁은 장소에 나와 우리측 전통음악인들을 부여잡고 눈물까지 흘리는 장면에서도,15만명을 수용하는 5ㆍ1경기장을 가득 메운 통일축구대회 관중들에게서도 누구나 동족으로서의 가슴 찡한 무언가를 느꼈음 직하다. 북한측 자세의 이러한 대비는 자신들이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남한당국의 고위인사들이 평양에 온다는 사실 자체가 반갑지 않다는 것 이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그렇더라도 「조국통일이 지상과제」라고 떠들어대는 북한측이 스스로 생각하는 비중은 다를지 몰라도 똑같은 초청대상자인 우리 정부당국과 민간인 사이에 이같이 형평잃은 대접을 했다는 것은 기본적인 의전절차를 떠나서 아무래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까지 남한당국 배제논리에 따라 줄곧 남북간 민간대화를 부르짖어온 북한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또한 북한이 체제유지의 근간이념인 「하나의 조선」 정책을 수정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남한당국에 대한 「오만함」은 계속될 수밖에 없고 또 이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한소 수교 및 한중 관계개선,그리고 일 북한 관계진전 움직임 등 한반도주변 상황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도 아직까지 대남 정책에서는 어떠한 변화 가능성도 용납치 않으려는 듯한 북한이 답답할 뿐이다. 결과적으로 이제는 최근 잇따라 있었던 남북 상호교환방문 사례들을 곰곰이 분석해보고 우리들의 대북 자세를 다시한번 정리해볼 시기가 아닌가 싶다. 몇차례에 걸친 북한의 유화적인 자세에 『북한이 드디어 화해와 협력의 국제적 추세에 동참하기 시작했다』라고 너무 성급하게 기대 이상의 판단을 내리지는 않았는지 곱씹어볼 때라고 생각된다. 일부에서는 오는 18일 김일성 주석이 강영훈 국무총리와의 단독면담에서 상당한 정도의 대남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관측한 바 있으나 당분간 이같은 기대는 「기대」에 그칠 수밖에 없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아무리 정치ㆍ경제적으로 대북우위를 점하고 있더라도 북한이 「하나의 조선」이라는 빗장을 풀지 않는 한 진정한 남북 화해의 길은 요원할 수밖에 없고 그럴수록 남북현실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느껴진다. 북한측이 보여준 이날의 초라한 영접에서 다시한번 『통일에 대한 환상은 금물』이라는 얘기를 가슴깊이 되새기게 된다.
  • 교지편집장등 6명 구속/서울시경/「대남적화혁명」 찬양 글 게재

    서울시경은 18일 지난 2월부터 서울시내 대학의 교지 학보 등 간행물에 대한 전면수사를 편 결과 모두 21개대학의 간행물이 북한의 주체사상과 대남적화혁명전략 등을 찬양ㆍ선전한 것으로 밝혀내고 편집제작관련자 45명을 검거하고 56명을 수배했다. 경찰은 또 검거자 가운데 6명은 국가보안법위반(이적표현물 제작ㆍ배포 등 ) 혐의로 구속하고 13명은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조사결과 연세대 교지30호는 김일성 저작집 1권 1백51쪽을 그대로 옮겨 「식민지 반자본단계인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사회적으로 안정된 지위를 보장받는 혜택받은 집단이라고 할 수 없다」라는 등의 내용을 게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대 교지 41호도 지난 2월19일자 북한중앙방송에서 방송한 「우리의 몸과 마음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민족해방과 해방조국을 수립하기 위한 것이다」라는 내용을 싣는 등 북한의 주장에 동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 뭔가 잘못돼가는 세태/황산성 변호사(서울시론)

    ◎사회악 추방은 온국민의 합심으로… 도심 한복판에서 자동차의 소음ㆍ공해에 시달리며 사람들의 왁짜지껄이는 잡음을 들으면 황량하고 삭막한 삶을 실감한다. 그러나 시멘트블록 사이로 뚝심좋게 뻗어난 사철나무위에서 재잘거리는 참새소리에 깨어나는 아침의 감격이 뿌듯해진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하였고 시인 김영랑은 5월은 창엄한 햇살이 퍼지는 달이라고 읊었다. 그 아름다운 5월을 보내면서 어디선가 『더럽다,더럽다. 미쳤다,미쳤다. 망한다,망한다,망한다』하는 탄식소리가 내 귓가를 때리고 있다. 지금 이 때에 만약에 하늘로부터 특명을 받은 예언자가 나타난다면 분명히 이 세마디를 외며 통곡하고 헤매리라는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탄식소리 들리는 듯 모두가 먹고 마시며 기분내는 놀자판에서 돌팔매질을 당하면서도 그 예언자는 계속 그 말들을 외칠 것이다. 어느 청렴한 젊은 경찰관이 권총자살을 했다. 나는 그의 자살을 무척 안쓰러워 한다. 썩어 문드러져가는 삶의 현장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기가 힘겹고 뿌리칠 유혹은 많다.집안에서 철없는 아내와 어머니의 갈등과 바가지 긁는 소리에 미칠 것 같다. 그 결과 그 집안은 망해버린 것이다. 어느 여고 3학년 학생이 아침 일찍 보충수업 등교길에 집 근처 50m 떨어진 곳에 보온도시락을 버려둔 채 행방불명이 되었다.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그 여학생이 그렇게 깜찍하게 납치극을 위장한 가출극을 벌였다기 보다는 납치로 인정할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경찰은 그 여학생을 찾기도 전에 가출이라고 단정하였다. 수사촉각과 현장감각이 뛰어나서 그런 결론을 얻고 있다면 우리국민 모두가 경찰에 대한 신뢰와 존경으로 안심해도 되는 치안만세의 세상이 될 것이다. 이 사건의 실상은 그렇게 평가내릴 수가 없다. 흔히들 중매로 사귀다가 결혼한 경우에 중매반 연애반이라는 말에 비유된다. 그 여학생은 공부가 하기 싫어서 신문에 난 구인광고를 보고 찾아나섰다가 그날로 인신매매단에 넘겨진다. 가출이든 납치든 미성년의 어린 여학생이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가출신고를 받으면 경찰은 열심히 찾는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가출한 지 40일후 내가 출연하는 MBC­TV 프로그램 「여론광장」에서 이 여학생의 실종을 다루게 되었다. 방송 전날밤 하나님께 「잃은 양 한마리를 찾아 헤매신다는 주님이시여. 주님은 이 어린양이 어디에 있는지 아시겠지요. 방송을 통하여 이 아이를 꼭 찾을 수 있도록 해 주세요』간절히 기도드렸다. 그 여학생은 이미 눈쌍꺼풀 수술과 파마머리를 했기 때문에 그 가족들도 알아보기 어려운 얼굴이 되어있는 상태였다. ○과거 방식으론 안 통해 기도의 힘은 큰 것이다. 신문보도와는 달리 어느 시민의 제보가 아니었고 여러 손을 거쳐 마지막으로 데리고 있는 포주가 이 방송을 본 것이다. 아이를 찾으려는 열정적 나의 태도에 놀라 이 아이를 데리고 있다가는 골치아프겠다며 경찰에 인계하였다 한다. 경찰은 그 여학생을 인도받은 지 무려 7시간후에 애타는 부모에게 연락하였다. 먼저 신문기자에게 배부할 진술서와 녹음내용을 다 만든 후에 말이다. 그무렵 며칠동안 자칭 인신매매단이다,경찰관이다 하는 남녀들로부터 집으로 사무실로 교회로 협박전화때문에 전화통이 불이 났다. 내가 더러운 곳만 건드리면 미치광이처럼 발작하는 자들이 왕왕거리는 세태에 우리식구들은 이미 익숙하여 그자들로부터 시달리지 않는다. 작년 여름에 가출한 딸을 찾는 부모가 시경에 가출신고를 했더니 YMCA 신고센터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었다고 한다. 인신매매단에서 활약한 전력있는 사람의 경험에 의하면 경찰이 3일만 집중단속을 하면 인신매매단의 소굴은 뿌리를 뽑을 수 있다고 한다. 올 상반기 가출ㆍ납치사건을 시경에서 3건,대검에서 5건,민주시민운동연합에서 25건을 해결했다고 한다. 여기에서도 공권력에 대한 신뢰성의 도는 가늠할 수 있다. 공직자 비리조사운운으로 다소 퇴폐산업이 기울어지고 있다 한다. 요즘처럼 부조리와 퇴폐문화가 만연되고 있는 때가 또 있었을까. 정부관리나 기업체 임직원들,세도부리는 사람들 치고 뇌물 주고받는 향응과 바이어들이 베푸는 기생파티나 술집에는 으레 여자의 시중이 있어야 한다는 빗나간 접대문화가 우리사회를 이모양 이꼴로 만들지 않았겠는가. 만 16로세부터 29세까지 6백50여만명 여성중 5분의 1이 접객업소에 근무하고 있다 한다. 딸과 아내와 어머니,즉 여성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을 가진다면 이렇게 내버려 둘 수 있는 실태인가. 정말로 바른 삶과 행복한 삶은 도덕관이 재정립되어야 한다. 한편에서는 또 돈이 너무 많아서 미치고 있다. 작년 한해 재벌기업이 사들인 땅이 약 2조4천억원어치라고 한다. 서울에 땅 한평 안가진 사람이 71%인데 애써 모든 국민의 저금으로 기업들이 기술개발이나 기업설비 증설은 하지 않고 부동산투기에만 열을 올렸다. 그래서 미친 여자 널뛰듯이 부동산값은 폭등했다. 덩달아 최근 9년만에 가장 심한 물가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다가 계층간의 갈등을 폭발시켜 끝내 자유민주주의체제,자유경제체제 자체의 붕괴를 초래할 절박한 상황에서 5ㆍ8조치가 나왔다. 지난 80년 9월27일 국보위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지만 유야무야 넘어갔다. 정부는 1990년대에는 그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음성ㆍ진천군의 보궐선거의 결과에서 교훈삼아 강력하고 지속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도덕관의 재정립을 국민소득 4천달러의 우리가 국민소득 1천만달러 수준의 국민 이상으로 과소비를 하고 있는 망국의 징조가 보인다. 외신들은 한국에서 다시는 기적을 볼 수 없다고 한다. 이제 우리 모두 씀씀이를 절제하고 허리띠를 졸라매듯 근검절약하는 마음가짐으로 합심하여 노력해야겠다. 하나님께 조국과 민족을 위한 기도를 하던 중 내 생각,내 염려대로 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알아서 할테니 좀 기다려보라고 하신다. 분명히 곳곳에 숨은 의인들이 있다는 말씀이다.
  • 일본은 도덕적으로 거듭나야(사설)

    한국의 문화계를 대표하는 1백여명의 지도층 인사가 재일한국인에 대한 처우개선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놓았다. 여기 담긴 의지는 전체한국인의 뜻을 집약해 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성명서에서 밝혔듯이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이 문제에 대한 일본측의 「성의있는 노력」이다. 추상적인 미문과 수사만을 늘어놓으며 절묘한 방법으로 회피하는 일본정부의 태도에 의심과 환멸을 느끼고 있는 것이 한국국민의 심경이다. 한국도 이제는 충분히 성장한 실력있는 나라다. 우리국민이 남의 나라에 가서 억지를 쓰며 치대거나 얹혀지내며 천덕꾸러기가 되기를 바라거나,그래야 할 피치못함이 있는 나라가 아니다.그러나 재일한국인은 다르다. 그들은 이미 일본에 옮겨 심어져서 그곳 토양에 1백년 가까이 뿌리내려진 가계이고 후생이다. 그들이 비록 3세이고 4세라 할지라도 그들의 그곳 삶을 근원지어준 것은 일본이었다. 그들이 그렇게 뿌리뽑힌 채 일찍이 타국살이를 하는 운명과 만나지 않았더라면,발전하는 조국에서 지금쯤 떳떳하고 확고한 삶의 자리를 잡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못했다. 그래서 세금도 내고 근로도 하면서 일본에 기여하며 그곳 체질로 살아온 것이다. 식민지 피해의 당대와 멀어졌다고 해서 그들을 「보통 외국인과 같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런 논리는 그동안 누차 되풀이해 온 일이므로 거듭 펼치고 싶지도 않다. 다만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은,한국인들이 지닌 「진솔한 목소리」를 일본은 이번의 「성명」에서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끼리 주고받는 외교적 교섭이나 정치인의 목소리는 과장과 굴절 또는 흥정으로 윤색도 되지만 이번의 각계 대표가 내놓은 성명은 그렇지 않다. 이것은 국민감정을 대변한 꾸밈없고 각색없는 목소리다. 지난 86년 일본의 한 고교생은 우연히 잡목더미에 가려져 있던 「대본영」 지하갱 입구를 발견했다. 계속 탐사하고 생존자를 찾아내어 확인한 결과 한인들이 이 갱을 파느라고 노예처럼 일하다 1천명도 넘게 죽어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감수성 예민하고 자부심 강한 젊은이들이 자기 조국 일본에 느꼈을 실망과 고통을 짐작할 수 있다. 오죽하면 일본 고교생이 「한인 생존자」를 찾아 달라고 호소하겠는가. 불행하게도 일본땅은 조금만 깊이 파면 한국인의 원한이 삽끝에 묻어나곤 한다. 배상을 기피하기 위해 45년동안 깊숙이 감춰두었던 강제징집한 한국인 명단의 일부가 이번에 기어이 밝혀진 것도 필연적인 일이다. 관련자료가 없다느니 조사가 안됐다느니,온갖 핑계로 숨긴 문서지만 끝내 숨어주지 못했다. 무엇이든 써놓는 기록귀같은 국민이 일본이다. 경제적 능력을 과시하며 지구촌에 땅투기를 하는 일본의 행태는 세계시민의 빈축을 산다. 아마도 그들은 이 투기가 그들의 후손을 위함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발밑에 원한 가득한 영혼들을 암매장한채 그런 땅투기가 무슨 복을 전해 주겠는가. 그보다 급한 일은 가해자적인 부도덕성을 세척하고 도덕적으로 거듭나는 일이다. 그러지 못하면 정신적으로는 깊은 상처를 지닌 채 돈만 많은 국민이 되고 만다. 진정한 한국인의 목소리가 들릴때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 그걸 듣고 스스로 치유하는 노력을 기울이라. 그것이 피차에 불행을 줄이는 일이다.
  • 북한의 침략성 입증/역사의 산증인 고려/최공보처

    정부대변인 최병렬공보처장관은 김의 특별사면과 관련한 발표문을 내고 『김은 KAL기 폭파사건의 진상을 증언해줄 유일한 생존자로서 수사와 재판이 허위ㆍ날조된 것이라는 흑색정치선전을 분쇄하고 북한 공산집단의 폭력성과 침략적 근성을 생생하게 입증할 역사의 산 증인이란 점이 고려돼 특별사면 했다』고 밝혔다. 최장관은 『김을 대한민국의 품안으로 과감히 수용함으로써 북한의 대남적화책동을 폭로,저지하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대열에 동참시키는 것이 국가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장관은 『김이 뒤늦게나마 북한 공산집단으로부터 기만당한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범행을 깊이 뉘우치면서 수사단계에서부터 재판이 끝날때까지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자백하고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속죄하고 있는 점도 사면결정에 고려됐다』고 말하고 김은 이 사건범행에 투입된 북한의 꼭두각시에 불과할뿐 이 사건의 실질적 주범은 김일성부자라고 덧붙였다.
  • 한ㆍ일 분업적 대외합작 진출 바람직(해외기고)

    ◎90년대 양국 경협의 향방/「제휴형」 원조로 후발국 성장 도와야/중국ㆍ아세안 제국엔 직접투자 확대/기술ㆍ자금 상호보완… 공동 프로젝트 개발 서둘러야 아시아가 급속한 성장과정에서 개발도상 단계에 있으면서 원조공여국이 될 의사를 굳힌 NIES를 탄생시킴으로써 일본이 아시아에 있어서 유일한 원조국이던 시대가 종언을 고하려 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일본은 우선은 NIES와,이어서 ASEAN의 전략국과 제휴,후발국가의 개발에 협력한다는­우리들이 「제휴형 원조」라고 이름붙인­새로운 형태의 원조에 나설 여건이 마련된 것으로 보이며 이미 그 개념정립을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다. 제휴형 원조는 NIES 및 아세안 제국의 기술ㆍ조직ㆍ제도의 특성으로 보아 후발국에 보다 알맞은 것이며 그 보급ㆍ확대가 순조로울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성이 높은 원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NIES 및 몇몇 아세안제국을 부축,그들을 새로운 원조제공자로 육성해 간다는 과제에 비추어 보더라도 제휴형 원조는 풍부한 가능성을 지닌 협력형태이며 그 때문에우리들은 제휴형 원조를 폭넓은 논의의 대상으로 삼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하 제휴형 원조가 가능성을 갖게된 배경,그 개념,상정될 수 있는 사례등에 대해 서술하고자 한다. ○경쟁의 격차 줄어 오늘날에 와서는 일본ㆍNIESㆍ아세안 제국의 공업발전단계 사이에는 지나날과 같은 넘기 어려운 깊은 도랑은 없다. 오히려 아시아는 선발국에서 후발국으로 「연속적」인 차이를 갖고 원활히 이어지는 특유한 경제공간으로서 특징을 갖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과 아시아 사이에 NIES라는 중간적인 「성장핵」이 형성된 의미는 대단히 크다. 아시아는 NIES가 일본을 좇고 그 NIES를 아시아제국이 좇는다는 「중층적 추적」 관계를 가진 동태적 지역이 되었다. NIES가 일본과의 국제경쟁력 격차를 현저한 속도로 축소해온 것,더욱이 아세안 제국이 NIES 와의 경쟁격차를 좁히고 있는 것은 최근의 두드러진 현상이다. 한국은 저부가가치제품의 국제경쟁력을 낮추는 한편 고부가가치 제품을 꽤 빠른 속도로 고도화시켰다. NIES에 의한 선진국 추적과정이 점차고도의 자본ㆍ기술 집약재 분야에서도 전개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태국은 한국이 국제경쟁력을 잃은 저부가가치제품 쪽에서 경쟁력을 현저하게 상승시키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아세안제국의 NIES 추적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러한 NIES와 아세안 제국간의 비교우위 구조의 다이내믹한 변화 아래 NIES의 생산ㆍ무역구조의 고도화가 추진됨과 동시에 양자 사이에는 강한 보완적 관계가 형성되기에 이르렀다. NIES와 아세안 제국에 있어서 최근의 두드러진 무역증가는 바로 이를 반영한 것이다. NIES와 아세안제국과의 보완적 관계를 추진시켜 온 것은 무역뿐만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배후에서 보완적 관계를 강화하는 역할을 달성한 것은 NIES의 대아세안 제국 직접투자였다. NIES의 직접투자는 최근들어 급격한 확대를 계속하고 있고 멀지않은 장래에 아세안 제국과 대중국 투자국으로 확고한 지위를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대미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NIES는 미국으로 부터 강력한 환율조정 요청을 받고 있으며,이에 응해 플라자합의(1985년 뉴욕에서 선진경제 5개국이 합의한 달러화의 가치 안전조치)후 4년간 대만 원(元)은 40% 이상,한국 원도 20% 이상의 절상을 시도했다. 그러나 미국의 환율정상 요청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양국은 오랜 기간 계속된 고도경제성장의 결과 노동공급의 제약이 심화돼 임금상승 경향이 높아졌다. 결국 통화절상과 임금상승의 두가지 요인이 NIES 기업의 해외진출을 촉진시킨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경우 이제까지의 고도성장 과정에서 축적된 경제자원과 수출지향적 공업화 과정에서 얻은 풍부한 해외거래 경험 등으로 해외진출 조건은 충분히 갖춘 것으로 여겨진다. 1988년에 이르러 NIES의 대아시안 제국 직접투자는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에서 일본과 미국을 상회했다. 또하나 주목할만한 현상은 최근들어서의 NIES와 중국간의 무역ㆍ투자관계의 긴밀화이다. ○제2 「성장축」으로 NIES는 아세안 제국,중국과의 이러한 밀도깊은 무역ㆍ투자관계를 통해 후발국의 성장을 재촉하고 있다. 일본과 어깨를 견줄수 있는 또하나의 「성장축」으로 등장한 셈이다. 그리고 이러한 조건위에서 한국이 「대외경제협력기금」을 대만이 「해외경제협력발전기금」을 창설하고 새로운 원조공여자로서의 지위를 굳혀가고 있는 것이다. NIES가 활발하고 효율적인 원조공여자로 등장한 것은 아시아에 있어서 후발국의 개발을 위해 극히 바람직한 것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안된다. 왜냐하면 NIES는 10여년간 저위의 발전단계를 거쳐 중위의 발전단계의 국가로 올라섰고 후진국의 단계 이행에 도움이 되는 직접적이고도 유효적절한 기술과 조직ㆍ제도를 갖게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NIES는 원조세계의 신참이며 후발국에의 협력경험도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게다가 협력의 노하우 축적도 불충분하며 협력조직ㆍ제도 역시 미비하다. 또 NIES라고 하지만 아직은 개발도상국 단계에 있고 경제협력에 쏟아부을 자금 역시 넉넉하다고 볼수는 없다. 바로 여기에 일본이 NIES와 손잡고 후발국을 개발하는 이른바 제휴형 원조 방법이 제기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협력에 있어서도 NIES와 일본이 각자의 비교우위를 발휘하고 그 비교우위를 기초로 해 양자간에 협력적 보완관계를 만들어내는 노력이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타입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까닭은 무엇보다도 NIES의 기술ㆍ조직ㆍ제도가 후발국의 개발에 있어서 보다 적정한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제휴형 원조는 일본으로서도 매력있는 방식이라는 점을 덧붙이고 싶다. 일본의 원조액은 근래 급속한 증가를 계속,엔고의 효과를 포함시켜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공여국이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거액의 원조를 효율적으로 소화할 능력이 지금의 일본에게는 퍽 적다는 것이다. 특히 원조사업에 관계하는 인재의 부족은 상당히 심각하다. 원조액은 확대되는 반면 담당직원 총수는 1천6백명에 머물고 있는데 이 숫자는 10년전에 비해 별로 변함이 없는 것이다. 가까운 장래에 이 상태가 개선될 가능성 역시 적다. 또 일본의 원조는 도로ㆍ항만ㆍ댐 등 시설에 집중되어 있고 기술협력과 인재양성등 소프트 지원분야에 있어서는 협력이 미미하다. 이 점에 관해서는이미 국제적 비판을 받은지 오래이다. 그러나 NIES와의 제후형 원조를 통해 그들의 인재협력을 얻을 수 있다면 일본의 원조가 보다 효율적이고 섬세하고 치밀한 것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면 NIES와 일본과의 제휴형 원조는 어떠한 구체적 내용을 가진 것으로 설정될 수 있는가.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이제까지의 일본경제협력의 중심분야는 도로 항만 댐 등 시설부문이었다. 그러나 NIES는 이러한 부문에 있어서 지금까지 괄목할 속도로 자체역략을 키워왔고 실제 건설분야의 국제입찰에 있어서 일본기업이 NIES기업에 패한 사례도 적지 않다. 시설재 부문의 건설기술은 일본보다 NIES쪽이 보다 노동집약적이고 코스트도 싸기 때문에 강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앞서 든 NIES 성공사례의 배후요인으로 지적될 수 있다. 즉 후발국에 있어서 NIES의 건설기술이 일본의 그것에 비해 보다 적절한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이런 경우 시설재 부문의 건설을 NIES가 담당하고 일본이 자금면에서 보완적 지원을 하며,더 나아가 프로잭트의 가동을 함께하는 원조 수입국 내화분(로컬 코스트)의 융자를 시도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것이다. 또 시설재 프로젝트 건설과정 자체에 대해서도 NIES가 건설기술을 담당하고 일본이 컨설팅 서비스 및 어드바이스 서비스를 담당하는 등의 분업적 협력도 가능할 것이다. ○인재 교류등 긴요 제휴형 원조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원천적으로 원조 프로젝트의 발굴 및 사업화 가능성 조사 단계에서의 공동작업이 필수적이다. 그러한 공동작업을 위해서는 예컨대 필요인원의 25%를 외국인에게 개방하고 있는 국제협력사업단(JICA)의 개발조사 사업에 있어서 이 범위를 더욱 확대함과 동시에 JICA 이외의 개발협력기관의 개발조사에 있어서도 이와같은 시도를 적극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범위에 NIES의 스태프들이 많이 참가하고 더 나아가서는 NIES의 개발조사 계획속에 같은 범위를 설정,여기에 일본인 스태프가 참가할 수 있도록 한다면 더욱더 바람직할 것이다. NIES와 일본과의 제휴형 원조는 시설재 부문에 국한되지 않는다. 역대 농업기술,역대 의료기술에 있어서도 일본보다 풍부한 기술축적을 가진 대만ㆍ싱가포르에 의한 후발국에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일본이 두나라에 자금을 지원하고 협력안건 발굴과 사업화 가능성조사를 일본과 공동으로 행하는 방식도 유효한 제휴형 원조의 하나의 예가 될수 있다. 더욱이 후발국의 인재양성을 위해서 시도하고 있는 연수사업도 일본보다는 NIES에서 행하는 쪽이 효율적일 경우가 적지 않다. 일본은 이러한 제3국 연수가 활발해질 수 있도록 NIES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만 한다. JICA는 이러한 제3국 연수제도를 이미 갖고 있지만 이것이 더 확충된다면 제휴형 원조의 하나의 모델로서 높은 가치를 갖게될 것이다. 제휴형 원조는 가능성이 많은 협력방식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아이디어 단계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거꾸로 말하면 이것은 제휴형 원조의 개발 여지가 아직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래에 전개될 제휴형 원조를 위해 NIESㆍ일본간에 인재를 긴밀히 교류하고,제휴형 원조의 안건발굴을 위한 공동연구ㆍ조사체제를 정비하며 그 연구조사를 기초로 제휴형원조의 파일로트 프로젝트를 공동 운영한다는 계획의 착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NIES는 현재 직접투자를 통해 아세안 제국,중국등 후발국의 성장을 공급면에서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다. 일본보다 후발인 NIES가 산업기술등 경영의 노하우를 아세안 제국 및 중국에 이전시키기는 훨씬 쉽다. 직접투자의 경험과 자원면에서 NIES보다 풍부한 일본이 전자의 직접투자를 적극화시키기 위해서는 응분의 노력을 할 필요가 있으며 그것을 위한 구체적 계획의 수립이 기대된다. 지난 7월 일본국제포럼에서 나온 제언,「일본의 경제력을 세계경제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이점에 관한 구체적 조치는 일고의 가치가 있다. 거기에서는 다음 3가지가 제창되었다. ▲해외경제협력기금과 일본 수출입은행의 대출등 출자를 일본계 합병기업뿐만 아니라 NIES계 현지기업인에게도 적용한다 ▲개발도상국의 NIES에 합치되는 투자기업의 조사ㆍ발굴에 힘을 쏟는 일본무역진흥회의 활동대상을 NIES 기업에까지 넓힌다 ▲NIES중에는 한국이 해외 직접투자보험제도를 갖고 있으며,일본의 금융기관이 한국의 해외투자보험기관과 재보험을 체결함으로써 한국의 직접투자 촉진을 측면으로부터 지원한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일본과 협력,개발도상국 진출의 길을 개척해야할 새로운 시대의 개막앞에 서있는 것이다. □와타나베 도시오 ▲1939년 산리현 출생 ▲1963년 경응대 경제학부졸 ▲1975년 축파대학원 지역연구소 조교수 ▲1988년 이후 동경공업대 교수,아시아 정경학회 상무이사 ▲저서 「성장의 아시아,정체의 아시아」 「서태평양시대」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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