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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좋은 세종시 국민회의 출범 전직 총리 등 각계 원로 참여

    강영훈 전 국무총리 등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건립안의 수정을 요구했던 각계 원로가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수도 분할이 아닌 더 좋은 세종시 건설 국민회의’를 출범했다.이들은 “행정부 이전안을 백지화하는 대신 종전 8조5000억원보다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 세종시를 더 나은 자족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세종시 원안은 충청도민들에게도 좋은 계획이 아니며 합리적 대화를 통해 지역에 가장 이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회의는 이 문제와 관련된 토론회를 열고 상황에 따라 세종시 원안 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도 제안할 방침이다. 이 단체는 노재봉, 현승종, 남덕우씨 등 전직 국무총리와 조용기 여의도 순복음교회 원로목사,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 등이 고문을 맡고, 이상훈 전 국방부 장관과 안병직 뉴라이트재단 이사장, 이세중 전 대한변호사협회회장 등이 상임대표로 참여했다.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학술·종교플러스]

    ‘채식요리·전통사찰음식’ 세미나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여성개발원은 9일 서울 종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제 6차 정기세미나를 개최한다. ‘채식요리와 전통사찰음식’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유혜선 불교여성개발원 이사가 진행을 맡았다. 선재사찰음식연구원장 선재 스님, 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소장 적문 스님 등이 사찰음식 관련 문제에 대해 발표한다. (02)722-2101~2. 한기총 언론상 20일까지 후보접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회장 엄신형 목사)는 오는 20일까지 제7회 한기총 언론상 후보를 추천받는다. 기독교계 언론에서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기자 및 출판인을 대상으로 기자상·방송인상·출판인상·경영부문·잡지부문 등 5개 부문으로 나눠 시상한다. (02)741-2782. 6~7일 동아시아 국제학술회의 동북아역사재단과 동아시아사연구포럼은 6~7일 이틀간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역사적 관점에서 본 동아시아 세계의 아이덴티티와 다양성’을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연다. 한·중·일 연구자들은 ▲동아시아 세계에 대한 인식과 그 다양성 ▲동아시아의 다문화주의:담론과 정책 ▲역사 기억과 해석 등 4개 세션, 7개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벌인다.
  • “사찰경영, 신도를 감동·동참시켜라”

    종교의 목적은 탈속적이지만 교단의 운영에는 역시 돈이 필요하다. 교회는 물론 최근에는 문화재관람료 징수 논란 등으로 든든한 수입원을 잃은 사찰들까지, 현대적 경영을 내세우며 각종 수익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경영이 장기적으로 옳을까.중앙승가대 포교사회학과 김응철 교수는 종교조직 수익사업의 미래에 대해 ‘물음표’를 찍는다. 김 교수는 5~6일 충남 아산 온양관광호텔에서 개최되는 재단법인 선학원(이사장 법진 스님) 전국분원장 회 및 학술회의에 앞서 “종교조직의 재정은 신도를 비롯한 구성원들의 참여와 활동의 결과로 형성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주장한다.미리 나눠준 ‘사찰재정의 관리방안’이라는 논문에서 김 교수는 “최근 대부분 종교단체들이 각종 수익사업을 벌이고 일부는 기업을 설립해 그 이윤을 종교조직으로 환원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통일그룹을 통해 건설·스포츠·레저·식품 등 사업을 벌이고 있는 통일교와 제약·식품·농원·부동산 임대 사업을 꾸려가는 원불교를 예로 들었다.여기에 그는 “이윤추구라는 기업 운영 원리와 보시행을 바탕한 종교조직의 운영원리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어, 이런 경영은 장기적으로 평판의 저하 등 부작용을 유발하여 재화는 있지만 신도가 없는 조직을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김 교수는 신도 활동에 기반한 모범적인 재정경영 사례로 대만 자제공덕회, 불광산사, 일본 조동종을 든다. 그러고는 “사찰재정 관리는 결국 신도들이 감동하고 동참하는 방안을 찾는 데서 모아져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전법포교활동을 전개해야 사찰재정이 확대 발전할 것”이라고 주장을 정리한다.한편 이번 학술회의에서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조기룡 교수는 ‘사찰경영의 성공적 사례와 사회적 함의’를 주제로 발표한다. 또 고명석 조계종 포교원 선임연구원은 ‘신도교육과 신도조직관리의 효율적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다.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3共~유신시대 풍운아 이후락씨 별세

    박정희 시대의 실세 중 실세였던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에서 뇌종양과 노환이 겹쳐 별세했다. 85세. 그는 지난 5월 이 병원에 입원했다. 이 전 부장은 1924년 울산에서 태어나 울산공립농고를 졸업했다. 1946년 군사영어학교를 1기로 졸업해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육군 정보국 차장과 주미대사관 무관을 거쳤다. 미 중앙정보국(CIA) 연락책도 맡았다. 이 전 부장이 고(故) 박정희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61년의 5·16 군사쿠데타였다. 5·16 주체세력은 미국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당시 CIA와 가까웠던 이 전 부장을 영입했다. 이 전 부장은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의 공보실장으로 발탁됐다. 그는 미국의 지원을 끌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 박 전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다. 1963년 박정희 최고회의 의장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이 전 부장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기용됐다. 이 전 부장은 박정희 대통령 시대 출범과 함께 권력핵심으로 떠오른 것이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으며 한때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누렸다. 박 전 대통령은 1969년 3선(選) 개헌의 후폭풍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 전 부장을 주일대사로 보냈으나 1년 뒤 핵심자리인 중앙정보부장으로 발탁했다. 이 전 부장은 1971년의 대통령선거를 사실상 총지휘했다.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1971년의 대선에서 패배한 뒤 이씨에게 “나는 박정희 후보에게 진 것이 아니라 이 부장에게 졌소.”라는 말을 남겼다. 당시 관권 및 금권 선거를 총지휘한 그를 비꼰 것이다. 이 전 부장은 ‘대한민국 제1세대 대북 밀사’로도 유명하다. 1972년 5월2일 자살용 청산가리 캡슐을 몸에 감추고 3명의 수행원과 함께 채 판문점을 넘었다. 그는 3박4일간의 방북기간 중 김일성 주석(당시 직함은 노동당 총비서)을 두 차례 만나 북측으로부터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이라는 ‘7·4 공동성명의 기본 원칙’을 받아 왔다. 북측의 김영주(김일성 주석 동생)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을 대신해 박성철 제2부총리가 그해 5월29일부터 서울을 답방, 박 전 대통령 및 이 전 부장과 수차례 회담을 가졌다. 그 결과 ‘7·4 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됐다. 그는 공작정치의 대명사라는 말도 듣는다. DJ 납치 사건의 주범으로도 꼽힌다. 1973년 7월 일본 도쿄에서 발생한 DJ 납치사건의 주동자로 지목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신임을 잃었다. 특히 1973년 12월1일 당시 윤필용 수도경비사령관이 사석에서 “박정희의 후계자는 이후락”이라고 발언한 게 파문을 일으켜 중앙정보부장 자리에서 경질됐다. 권좌를 떠난 뒤 신변에 위협을 느낀 이 전 부장은 “조계종 회의에 참석한다.”는 이유로 그해 12월 말 극비의 정보 문서들을 챙겨 영국령 바하마로 출국했다. 사실상 망명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망명한 이 전 부장이 자신의 치부를 폭로할 것을 우려해 귀국을 종용했다는 설이 정설로 돼 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모든 것을 용서한다.”는 친필 편지를 받고 1974년 2월 귀국했다. 1970년 말 국회의원을 잠시 지내기도 했다. 하지만 1980년 서울의 봄 이후 신군부 세력으로부터 부정축재자로 몰리면서 공직에서 사퇴하고 정치활동을 규제받았다. 1985년 정치활동 규제에서는 풀렸으나 외부행사에 나오지 않으며 사실상 은둔생활을 해 왔다. 이 전 부장은 입원하기 전까지 경기 하남시에 있는 별장에서 칩거하며 조용히 말년을 보냈다. 유족은 이동훈 전 제일화재 회장 등 3남1녀. 빈소는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발인은 2일 오전 8시30분. (02)440-8922.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30일 TV 하이라이트]

    ●소비자고발(KBS1 오후 10시) 여러 가지 종류의 회를 맛볼 수 있어 인기가 좋은 모둠회. 그런데 회로 썰어 놓으면 쉽게 구분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약점을 이용해 어종 둔갑이 벌어지고 있다. 모둠회 속 고급 횟감, 값싼 활어가 둔갑한 것이라면? 저가의 어종을 고급 어종으로 둔갑시키는 기막힌 눈속임 현장을 고발한다. ●스펀지 2.0(KBS2 오후 8시50분) 일반 시청자들의 황당무계 혹은 서프라이즈한 제보들을 직접 실험을 통해 몸으로 부딪쳐 알아보는 ‘미스터리 실험실’. 휴대전화를 양쪽 귀에 대고 노래를 부르면 음치가 된다, 사납게 짖는 개 앞에서 엉덩이를 보여주면 조용해진다, 계란에 물파스를 25방울 넣으면 계란이 익는다 등의 실험을 해본다. ●희망특강 파랑새(MBC 오후 6시50분) 아시아계 최초 일리노이주 장관을 거쳐 미연방 노동부 여성국 차관보가 된 한국 여성 전신애. 미국에서 아시아 여성이 차관보가 된 것은 81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었고, 8년 임기로 가장 장수한 차관보가 되었다. 불황과 실업에 짓눌려 날개조차 펴지 못하는 젊은이들에게 따끔한 충고의 메시지를 전한다. ●스타부부쇼 자기야(SBS 오후 11시5분) 부부들의 솔직한 이야기로 재미를 더해 가고 있는 스타부부쇼 ‘자기야’에 느닷없이 미혼들이 등장했다. 미혼 여성 4인방 안혜경, 백보람, 김숙, 권진영은 미혼들의 속내를 숨김없이 펼쳐 보인다. 이들은 초반부터 ‘자기야’에 출연한 남편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문제점을 속 시원하게 지적하고 나선다. ●한국기행(EBS 오후 9시30분) ‘5부 조계산, 천년고찰을 품다’. 조계산 동서쪽 끝자락에 자리한 한국의 양대 불교종파, 태고종 선암사와 조계종 송광사. 선암사가 포근하고 친근한 느낌을 전해준다면, 송광사에는 저절로 머리 숙여지게 하는 위용이 있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두 사찰, 선암사와 송광사. 그 탈세속적 이야기를 들어본다. ●시사토론<우리시대>(OBS 밤 12시30분) 외고존폐 문제와 관련해 우리의 교육현실을 점검하고, 교육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전문가들이 집중 토론한다.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장영준 중앙대 영어영문학과 교수, 이명균 한국교총 정책연구실장 등이 참여한다.
  • [데스크 시각] 용산참사 해결 해 넘기지 마라/최용규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용산참사 해결 해 넘기지 마라/최용규 사회부 차장

    올해도 두 달 남았다. 정말이지 충격적인 일들이 꼬리를 문 한 해였다. 새해 벽두(1월20일)에 터진 용산참사는 개인으로 봐서나 국가로 봐서 액운이었다. 순탄치 않은 1년을 예고라도 했던 것일까. 신영철 대법관의 서울중앙지법원장 시절 재판 개입 파문이 사법부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스캔들로 정치인들과 고관대작들이 줄줄이 서초동에 불려왔고, 검찰 수사를 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어린 시절 자주 올랐던 고향마을 뒷산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던졌다.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장에서 통곡하던 김대중 전 대통령도 몇달 뒤 이승을 떴다. 사람들을 분노케 했고, 슬프게 만든 사건의 연속이었다. 어느덧 가을냄새가 짙어졌고, 새해가 다가오고 있다. 새해는 ‘희망’의 동의어나 다름없다. 희망을 얘기하려면 뒤끝이 좋아야 한다. 발목이 잡혀서야 어찌 발걸음이 가볍겠는가. 그렇기에 불행의 씨앗이었고, 액운의 단초였던 용산참사를 털어내야 한다. 내년까지 끌고 간다면 정권에 액운이 드리울 수 있다. 엊그제 용산참사 피고인들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이 내려졌다. 남일당 건물 망루에서 끝까지 농성을 벌였던 이들에게 모두 중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희생자 가족은 “이건 재판이 아니야.”라며 울부짖었다. 피고인과 변호인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했다. 보는 입장이 다 같을 수는 없겠지만 체한 듯 가슴 답답함을 느낀 사람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법치’를 외치는 정부가 볼 때 분명 ‘이긴’ 재판이다. “봐라, 법대로 하니까 잘되지 않느냐. 용산을 법대로 풀었기 때문에 쌍용차도 제대로 됐고…”라고 쾌재를 부를지도 모른다. 이런 부류들이 최고 권력 가까이에 꽤 있다는 말이 들린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자. ‘덕치’를 갈망하는 쪽에서 볼 때 과연 이긴 재판일까. 요즘 중국이 공자 배우기에 한창이라고 한다. 후진타오 국가 주석을 비롯해 중국 지도자들은 걸핏하면 공자 어록을 들먹인다는 보도가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봉건 구질서의 원흉으로 지목했던 공자를 왜 부활시키려는 것일까. 다름아닌 공자 사상의 핵심인 인(仁)을 통해 국가경영의 화두를 삼으려는 지도부의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안다. 공자와 대척점에 있는 사람이 바로 한비다. 그의 철학 핵심은 군권(君權) 강화와 엄벌주의다. 한비자형 중국이 공자를 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용산재판’은 끝(대법원)까지 갈 수도 있는 만큼 이번 판결은 시작일 뿐이다. 하지만 이것은 전적으로 사법부의 일이다. 정부는 1심 판결로만 볼 때 공권력 투입의 정당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재판과는 별개로 오열하는 희생자 가족의 눈물을 닦아줄 책임 또한 정부에 있다. 재판 진행과 관계 없이 정부가 용산참사 수습에 나서야 할 이유다. 해를 넘길 문제가 결코 아니다. 법을 어기라는 얘기가 아니다. 덕치, 인치(仁治) 차원에서 해결점을 찾아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일은 아무래도 정치권이나 특정 시민단체보다는 종교지도자들이 전면에 나서는 게 좋을 듯싶다.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도 뒤로 물러나야 한다. 법과 투쟁이 아닌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해결책을 모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운찬 총리가 취임 초 유가족들을 만났다. 양쪽 모두 기대가 있는 만큼 실행력을 보일 필요가 있다. 최근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이 바뀌었다. 축하도 할 겸 대통령과 종교지도자들이 만나 용산문제를 테이블에 올리는 장면을 상상해본다. 정부와 국회도 용산참사의 원인이 된 재개발 정책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팔을 걷어야 한다. 곧 연말이다. 유가족들이 1년 가까이 입고 있는 상복을 벗고 태평로와 청계천의 연말연시 밤풍경을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용규 사회부 차장 ykchoi@seoul.co.kr
  • 원효·지눌 등 불교사상 집대성 조계종 ‘한국전통사상총서’ 출간

    원효·지눌 등 불교사상 집대성 조계종 ‘한국전통사상총서’ 출간

    한국 불교사상의 정수를 담은 저술들이 한글과 영어로 번역돼 나왔다. 대한불교조계종 산하 한국전통사상서 간행위원회는 27일 원효, 지눌 등 고승들의 저술을 모은 ‘한국전통사상총서’의 국역 작업을 모두 끝내고 그중 일부를 책으로 출간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처음 시작된 이 작업은 1979년 불교문화연구원이 펴낸 ‘한국불교전서(韓國佛敎全書)’ 중 대표적 고승의 문집 90여종을 선별해 국내외 학술·문화계 소개 자료로 만든 것이다. 원효·지눌·휴정 등 고승들의 저술과 공안집, 선어록, 시선집, 계율 등 전통 불교 문화를 집대성해 국역과 영역 각 13책씩 총 26권으로 간행했다. 특히 이번 작업은 ‘다자간 번역 시스템’을 도입해 자의적 해석을 지양하고 교차 검토를 강화했다. 또 수차례 국제워크숍 등을 개최해 최근 국내외 연구성과를 전면 반영했다. 작업은 동국대 해주 스님, 가산불교문화연구원 김영욱 박사 등을 팀장으로 국내외 전공자 및 연구보조인력 46명이 참여했다. 이번에는 총 26권 중 한글 7권이 먼저 출판됐다. 간행위원회는 국역을 연내에 모두 발간하고 2010년까지 영역 13권을 완간한 뒤 이후 2차 번역사업 지속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위원회는 28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출간기념 봉정법회를 개최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충북 주요 사찰 갈등 2제

    ●“도지사 구두약속” vs “검토일뿐” 충북지역 주요 사찰들이 지자체 및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보은 속리산 법주사는 26일 80억원을 투입해 템플스테이와 각종 불교문화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다목적회관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해양부 23억원, 조계종 종단 15억원의 사업비를 각각 확보했고, 도와 보은군에도 각각 15억원씩의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도가 예산지원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법주사 측은 정우택 지사가 수차례 지원을 약속했지만 딴소리를 한다며 사퇴운동까지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법주사 관계자는 “지사가 구두로 약속을 해 모든 행정적 절차를 마친 상태인데 이제와서 언제 그런 약속을 했냐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는 공식적인 예산지원 요청서를 받아보기 전인 지난달 22일 법주사 주지가 찾아와 정 지사가 확답을 주지 못한 것뿐이라는 입장이다. 지사 비서실 관계자는 “예산지원을 검토하겠다는 말을 예산지원하겠다는 말로 오해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 ●천태산 등산객 요금징수 불법 논란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천태산과 인접한 영동 영국사는 문화재관람료 징수문제를 둘러싸고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영동군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주민들이 영국사 주차장 입구에서 관람료 징수 철회 서명을 받고 있다. 이들은 “등산객들은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영국사를 둘러보지 않고 천태산을 오르는데 등산객들에게까지 문화재 관람료를 받는 것은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영국사가 관람료를 계속 받을 경우 등산객이 줄어 인근 상인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며 “문화재 관람료를 받으려면 영국사 소유의 경내로 매표소를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사는 2003년부터 1000원의 관람료를 받고 있다. 군은 문화재 보호법에 따라 관람료 징수는 정당하다고 해석하고 있다. 영동군 관계자는 “주지와 주민들 간의 감정 때문에 벌어진 일 같다.”고 말했다. 영국사와 주민들은 문제해결을 위해 27일 대화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조계종 새 총무원장 자승스님

    조계종 새 총무원장 자승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제33대 총무원장에 자승(55·은정불교문화진흥원 이사장) 스님이 당선됐다. 자승 스님은 22일 서울 종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실시한 신임 총무원장 선거 투표에서 전체 321표 중 290표를 획득, 91.5%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자승 스님은 국회 정당격인 중앙종회 종책모임 화엄회 대표로 무차·무량·보림회 등 경쟁 모임과 공조체제를 갖추고 이번 선거에 종책 모임 단일 후보로 출마, 일찌감치 당선이 확실시돼 왔다. 함께 출마한 각명 스님은 3표, 대우 스님은 4표를 각각 얻는 데 그쳤다. 이로써 조계종은 10년 만에 50대 젊은 총무원장을 배출했고, 1994년 종단 개혁 이후 처음으로 권한 대행 체제가 아닌 상태에서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룩했다. 1954년 강원 춘천에서 태어난 자승 스님은 전 총무원장 정대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72년 해인사에서 지관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4년 범어사에서 석암 스님으로부터 구족계를 받았다. 이후 중앙종회의원 및 의장, 총무원 재무부장·총무부장 등을 엮임했고 현재 은정불교문화진흥원 이사장으로 있다. 당선 확정 이후 자승 스님은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며 스님들의 뜻을 잊지 않고 종단 중흥불사를 위해서 헌신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신임 총무원장은 원로회의의 추인을 받아 이달 31일부터 4년간 조계종을 이끌게 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소외 이웃·사회 향해 자비의 발걸음”

    “소외 이웃·사회 향해 자비의 발걸음”

    “한국 불교 중흥의 새 역사를 창조하겠습니다.” 91.5%라는 역대 최대 지지율로 대한불교조계종 신임 총무원장으로 당선된 자승(55) 스님은 22일 당선 확정 이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심과 원력을 다해 사부대중의 뜻을 모아 불교 중흥에 헌신하겠다.”며 당선 소감을 전했다. ●“사부대중 뜻 모아 불교 중흥” 자승 스님은 이날 발표한 당선소감문에서 “이번 선거를 통해 종단의 변화와 합리적인 개혁을 기대하는 종도들의 뜻과 의지를 확인했다.”면서 “이를 한국불교의 도약과 중흥이라는 결실을 맺으라는 격려와 채찍으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선거 전부터 유권자들이 다수 포함된 중앙종회 종책모임을 아우르고 각 교구 본사 주지들의 폭넓은 지지도 확보했었다. 대세론이 굳어지면서 거론됐던 일부 후보들이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특히 자승 스님은 50대 젊은 총무원장이라는 점, 압도적 지지로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이뤘다는 점 때문에, 조계종 행정 혁신의 기대를 온몸에 받고 있다. 이에 스님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향후 조계종이 사회적 위상에 걸맞은 활동을 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그는 “조계종은 지금 우리 사회에 새로운 희망과 가치관을 제시해 줄 것을 요구받고 있다.”면서 “소외된 우리 이웃과 사회를 향해 자비의 발걸음을 적극 내디뎌 국민과 세계인의 존경과 신뢰를 이끌어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스님은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현 총무원장 지관 스님 임기 당시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던 정권과의 불화에 대해서는 “소통 부족의 결과였다.”고 원인을 진단한 뒤 “취임 이후 얼마든지 대화와 소통을 통해 둘 사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화·소통 통해 정권과의 문제 해결” 이날 선거로 교구와 계파 등을 떠난 폭넓은 지지를 확인한 스님은 향후 각 계파의 이익문제에 대해서는 “종단 발전이 가장 먼저”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종단 운영의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종단 발전”이라면서 “그 다음에 각 교구의 이익을 따지고, 계파의 이익 등은 차순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그에 관한 종책과 공약, 대정부에 관한 사항 등은 취임 이후 다시 정리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지겠다.”고 덧붙였다. 자승스님은 선거과정에서 ▲대중공의의 열린 종단, 함께하는 종단 실현 ▲승려노후복지 문제 해결 ▲교권 확립을 통한 한국불교 위상 확대 등을 정책기조로 제시한 바 있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장은 국내 최대 불교 종단의 지도자로 종단을 대외적으로 대표하며, 300억원에 달하는 조계종 1년 예산을 운용하고 총무원 소임자 및 사찰 주지 임면 권한을 가진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학술·종교플러스]

    실학 실천담론 주제 학술대회 연세대 강진 다산실학연구원과 국학연구원 HK사업단은 23일 전남 강진군 다산수련원에서 ‘실학, 실천적 담론으로서 돌아보다’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다산 실학을 동아시아적 실학으로 확대시켜 조명해 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24일 ‘2009 화엄제’ 개최 전남 구례 화엄사는 24일 화엄사 경내에서 ‘2009 화엄제’를 개최한다. 4회째를 맞은 올해 행사는 ‘길동무’를 화두로 세계 각국의 영적 음악가들이 참석해 전쟁·기아·자연파괴·생명말살 등 인류 공통의 문제에 대해 고민한다. 터키 전통의 수피 연주 등 이색 공연부터 진도 씻김굿 등 국내 중요무형문화재들의 공연이 이어진다. 23~24일에는 템플스테이 행사도 있다. (061)782-7600. 서울템플스테이센터서 웰다잉 교육 대한불교조계종 여성개발원 산하 웰다잉운동본부는 29일부터 매주 목요일 서울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에서 웰다잉 교육 ‘아름다운 마침표, 그 마지막 성장과 하나 됨’을 개최한다. 12월17일까지 각 분야 전문가들이 죽음에 대해 강의한다. 수강료 교재포함 10만원. (02)722-2101~2.
  • “원효대사를 닮고 싶소”

    “원효대사를 닮고 싶소”

    스님들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스님은 원효 대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가 19일 발표한 ‘조계종 승려 의식성향 조사’에 따르면 원효는 응답자 가운데 7.9%(80명)의 지지를 얻어 ‘스님들이 닮고 싶어하는 스님’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5.6%(57명)를 얻은 성철 스님이며, 그 뒤를 응답자 각자의 은사 스님(28명), 달라이 라마(23명), 경허 스님(21명), 법정 스님(20명) 등이 이었다. 타 종교 지도자 가운데에는 김수환 추기경이 6.2%(63명)로 1위를 차지했으며, 3.4%가 지지한 마더 테레사(34명)가 2위였다. ●김수환 추기경, 타 종교 지도자 1위 급격히 변화하는 현대사회에 걸맞은 승가상과 종책 수립을 위해 실시한 이 설문조사는 조계종 승려 1009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1일부터 9월15일까지 70여일에 걸쳐 실시됐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승려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뚜렷한 변화를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승려의 ‘전통적 이상형’에 대해서는 43.2%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행에 전념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현대적 이상형’으로는 36.1%가 자비의 정신을 사회에 구현하는 것이라고 답해 수행보다 사회적 리더 역할에 비중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50% “신뢰회복 시급” 또 한국불교의 사회적 당면과제로는 유효 응답자의 절반정도(50.1%)가 ‘사회적 신뢰회복’을 뽑아, 많은 승려가 불교의 신뢰성 하락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23.7%는 ‘종교편향극복’을 당면과제로 뽑았고, 타종교와의 관계 속에서의 과제는 불교의 정체성 강화(54.2%)라고 지적했다. 한편 불학연구소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오는 28일 서울 조계사 앞 템플스테이정보관에서 관련 학술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도시와 산] (29) 전주 고덕산

    [도시와 산] (29) 전주 고덕산

    고덕산(高德山·603.2m)은 ‘천년고도’ 전북 전주시를 지켜온 산이다. 전주시 완산구 동서학동과 대성동, 완주군 구이면과 상관면 등에 걸쳐 있다. 전주시가지의 높은 건물이나 막힘이 없는 곳에서 보면 남쪽으로 우뚝 솟아오른 정상 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시내에서 가깝지만 교통이 약간 불편해 가까우면서 먼 산처럼 느껴진다. 사람 발길이 뜸한 만큼 자연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고 남고산성, 관성묘, 남고사 등 문화유적과 명승지가 많아 전주시민들의 애틋한 사랑을 받고 있다. 가을이면 활엽수들이 어우러져 연출하는 단풍이 빼어나고 발목까지 빠지는 낙엽을 밟으며 오르는 산행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고덕산은 덕이 높은 산이란 뜻이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에는 고대산(孤大山)으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고덕산(高德山) 또는 고달산(高達山)으로 기록돼 시대마다 달랐다. 고달이란 최고에 도달한다는 뜻으로 ‘높다리기’라고도 불렸다. 산의 모습이 우뚝 솟아 있으면서도 날카롭지 않고 기품이 있어 “덕이 높다.”라는 고덕이 어울리지만 유래는 알 수 없다. 높다라기산에서 차음됐다고도 한다. 임진왜란을 비롯해 전란이 닥칠 때마다 고덕산과 그 줄기에 있는 남고산성은 전주를 방어하는 전략적 요충지였고 치열한 전쟁터였다. 고덕산 줄기에는 둘러볼 만한 유적들이 많다. 관성묘는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 장군을 무신으로 받들어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관성묘는 고종 32년(1865) 전라도 관찰사 김성근과 남고산성을 책임지던 무관 이신문이 제안해 각 지역 유지들의 도움을 받아 건립했다. 사당 안에는 관우의 상이 있고 양쪽 벽에 ‘삼국지연의’ 내용을 그린 벽화가 있다. 남고진 사적비에는 남고산성의 내력이 담겨 있다. 천경대, 만경대, 억경대 등 각 봉우리에서는 한옥마을을 비롯한 전주시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만경대에는 고려 말기 충신이자 유학자 정몽주(1337~1392년)가 당시 서울인 개경을 바라보며 지은 시가 지금도 돌벽에 그대로 남아 있다. 정몽주는 조선 태조 이성계(1335~1408년)가 전승 기념으로 전주 오목대에서 큰 잔치를 베풀면서 고려를 엎고 조선을 개국할 뜻을 피력하자 말을 달려 남고산 만경대 올라 기울어가는 고려를 걱정해 이 시를 지은 것으로 전해내려온다. ●문화유적의 보고 남고산성 고덕산에 오르다 보면 남고산성(사적 제294호)을 거치게 된다. 고덕산의 서북쪽 골짜기를 에워싼 포곡형 산성이다. 고덕산 줄기인 남고산(220m) 정상을 중심으로 천경대, 만경대, 억경대로 불리는 봉우리를 둘러 쌓았다. 남고산성은 문화유적의 보고다. 문헌비고(文獻備考)에 따르면 남고산성은 901년 후백제의 견훤(867~935년)이 쌓았다. 이 때문에 견훤산성 또는 고덕산성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견훤은 전주의 동서남북을 제압하기 위해 산성을 쌓고 동서남북에 각각 사찰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남고산성은 폭 3.4m 높이 1.2m, 길이 5.3㎞로 축성됐으나 현재 3㎞ 구간만 밝혀졌다. 전주에서 남원, 순창으로 통하는 교통상 요지를 지키는 역할을 했다. 고려 말에는 왜구의 침입을 받았으나 이곳에서 끝까지 대항했다. 현존하는 성벽은 임진왜란 당시 전주 부윤 이정란이 왜군을 막을 때 쌓았다. 1811년(순조 11년) 관찰사 이상황이 증축, 이듬해 박윤수가 관찰사로 부임해 완공했다. 전주시가 1997년부터 2005년까지 108억원을 들여 성곽길이 2950m 가운데 1546m를 복원했다. 이 산성은 조선 순조 때 수축해 남고진을 두었고 효종 때 설치한 중진영, 숙종 때 쌓은 위봉산성과 함께 전주를 지키는 역할을 담당했다. 산성 안의 남고사 앞쪽에 남장대, 뒤편에 북장대를 두었다. 남장대 아래 계곡에 군기고, 화약고 등이 있었고 산성별장 1명이 22명의 지휘관과 1400명의 군졸을 거느리고 주둔했다. ●사방 탁 트인 조망권 장관 고덕산은 전주시내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등산코스로 유명하다. 어느 쪽에서 시작하든 3~4시간이면 정상을 밟는다. 남고산성 성벽 위를 걷기도 하지만 정상에 이르는 길에서 모두 만나게 된다. 코스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동서학동 좁은목 약수터 방향, 평화동 흑석골 방향, 전주교육대학 뒤쪽 등이다. 예전에는 약수터를 경유하는 코스를 많이 선택했지만 평화동에 아파트 밀집지역이 형성되면서 학산 쪽에서 오르는 등산객들이 많아졌다. 문화유적탐방을 나서는 등산객들은 아직도 전주교대 뒤쪽길을 선택한다. 어느 코스든 비교적 길이 평탄하고 볼거리가 많아 지루하지 않다. 초입부터 중턱까지 구간은 소나무숲이 우거져 한여름에도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 여성 등산객들이 선호한다. 비교적 경사가 급하지 않던 산행길은 남고산성 북동쪽 성곽 뒤로 올라서면서 급격하게 고도를 높인다. 성곽길을 오르다 보면 왼쪽으로는 전주시가지가 펼쳐지고 오른쪽으로는 고덕산 정상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마지막 정상부근 오름은 만만치 않다. 아마추어 등산가들은 10여분 정도 가쁜 숨을 몰아쉬며 바짝 힘을 써야 정상을 밟을 수 있다. 정상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탁 트인 조망이 압권이다. 북서쪽으로는 발 아래 전주시가지가 한눈에 펼쳐지고 익산시까지 내려다보인다. 동쪽으로는 기린봉, 치명자산 너머 진안 마이산이 가물거린다. 남동쪽으로는 아득히 지리산 연봉들이 겹겹이 늘어서 있고 서쪽으로는 모악산의 자태를 살펴볼 수 있다. 고덕산은 최근 들어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면서 등산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적한 산행을 즐기려는 등산객과 문화유적을 탐방하는 가족단위 나들이객이 많아졌다. 남쪽 기슭에는 전원생활을 추구하는 동호인들의 주택단지가 들어섰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남고사도 가보세요 남고사(南固寺)는 전주시민들에게 친근한 사찰이다. 역사적 의미가 큰 남고산성 안에 있는 절로 전주 사람들은 초·중·고 시절 한두 번쯤은 소풍을 간 경험이 있다. 예로부터 해질녘에 들리는 남고사의 종소리를 ‘전주팔경’의 하나로 꼽을 만큼 주변 경관이 수려하다. 전주시내 남쪽에 위치한 작은 사찰로 접근성이 좋아 주민들이 산행할 때 자주 찾는다. 산 아래 주차를 하고 20분 정도 걸어 오르면 도달한다 남고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7교구 본사인 금산사의 말사이다. 고구려에서 백제로 귀화한 보덕의 제자 명덕화상이 668년 창건했다. 보덕이 고덕산 남쪽에 경복사를 창건해 열반종의 근본 도량으로 정했는데, 명덕화상이 남고사를 창건해 그 말사의 자격으로 열반종의 전통을 이어갔던 것으로 추정된다. 창건 때는 남고연국사(南固燕國寺)라고 불렸다. 남고연국사가 남고사로 표기된 것은 견훤이 산성을 쌓고 사고(四固) 사찰을 지은 데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 때까지는 교종 계통의 사찰이었으나 조선 세종 때 선·교 양종을 통합하면서 정한 48개 사찰에 들어가지 못해 사세가 크게 위축됐다. 임진왜란 이후 선종이 크게 신장되면서 선종계 사찰이 됐다. 1680년(숙종 6년)에 관음전이 들어서고 1881년(고종 18년)에 중건했다. 1981년 대웅전, 1984년 삼성각, 1985년 관음전을 중건했다. 1992년 관음전과 요사가 불에 탔고 1995년 관음전을 인법당으로 복원하고 1996년 목조관음보살상을 모셨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웅전과 관음전, 삼성각, 사천왕문 등이 있다. 관음전은 1680년 창건돼 1992년 10월7일 불에 탄 것을 1995년 복원했다. 사천왕문에는 다른 절에서처럼 사천왕상을 모시지 않고 사천왕을 그린 탱화만 둔 점이 특이하다. 옛 절터 남고사지는 현재 대웅전 오른쪽 앞 건물자리다. 도 기념물 제72호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그저 시간 됐으니 끝나는구나 하는거지 뭐”

    “그저 시간 됐으니 끝나는구나 하는거지 뭐”

    “그냥 시간이 됐으니 끝나는구나 하는 거지. 뭐 특별한 소회랄 게 있나.” 신임 총무원장 선거로 부산한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 최대 종단 지도자의 자리에 누가 앉느냐에 다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이달 30일로 자리를 떠나는 총무원장 지관(77) 스님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조계사 사적비는 문화재적 가치 지녀” 퇴임을 앞두고 7일 서울 인사동에서 만난 스님은 “끌어내면 그만하는 거고 아니면 4년 채우는 자리 아니냐.”면서 덤덤한 모습으로 기자들을 대했다. 종교편향 논란부터 문화재관람료, 자연공원법 문제 등 결코 녹록지 않은 4년을 지내왔지만, 스님은 구차한 지난 이야기들을 늘어놓기를 거부했다. 한창 열기가 뜨거운 후임자 선거를 두고도 “엄정관리 해야 한다.”는 당부뿐. 일찌감치 재선 출마의 의지가 없음을 공공연히 밝힌 스님은 “아마 잘되고 있겠지.”라고 하면서 그저 넘긴다. 스님은 임기말이랍시고 지난 얘기를 되씹는 것보다는 현재의 일에 열정을 보였다. 대신 이야기를 꺼낸 것이 8일 제막식을 갖는 ‘세존사리탑’과 ‘조계사 사적비’. 둘은 스님이 총무원장 소임을 맡으면서부터 원력을 냈던 주력사업 중 하나다. “사리탑은 1910년대 세운 것인데, 광복 직후부터도 왜색 논란이 많았지. 조계종 총본산에다가 그런 것을 계속 둘 수는 없잖아.” 사람들의 뜻을 모은 뒤 지난해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 1년 반 만에 완성을 했다. 더불어 조계종의 역사를 같이한 중심사찰인 조계사에 사적비가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조계종의 80년사를 기록한 사적비도 함께 세운 것. 비문도 직접 지었다. 스님은 “임기 내 끝내야 된다는 생각에 너무 서두른 것 같다.”면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적비는 산사에 가장 어울리는 유형의 조형물이고 문화재적 가치를 가질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후임을 위한 당부의 말을 물으니 “다음 세대뿐 아니라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해야 할 일은 늘 많다.”고 답을 한다. ●불교대사전 편찬작업 계속 스님은 남은 임기를 잘 정리하는 것은 물론 조실로 있는 서울 경국사에 머무르면서 ‘가산불교대사림’(불교대사전) 발간작업을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다. “국민 모두가 생명을 아끼고 섬기는 동체대비의 마음을 회복하길”이라고 빌며 스님이 20여년 전부터 해온 작업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학술·종교플러스]

    ●한국학사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국립중앙도서관(관장 모철민)은 주요국 도서관 현지 사서들과의 유기적 협력을 위해 ‘한국학사서 글로벌 네트워크(INKSLIB)’를 구축하고, 전용 홈페이지를 마련했다. OECD 국가 등 주요 37개국의 도서관 242개 기관을 대상으로 파악한 한국자료 담당 사서들을 주축으로 한 이 네트워크는, 지난해 7월 미국 의회도서관에서 독도를 리앙쿠르 암(Liancourt Rocks)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에 해외 사서들이 신속하게 대응한 일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16일부터 오대산 불교문화축전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주지 정념 스님)는 16~18일 강원 평창 월정사에서 ‘오대산 불교문화축전 여섯 번째 마당’을 개최한다. ‘생명의 시원과의 만남’을 주제로, 한강시원제·오대산 어류복원·유등제 및 만등밝히기·산사음악회 등 불교문화·생태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033)339-6800. ●명동 중앙시네마서 ‘생명단편영화제’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최기산 주교) 산하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는 10일 오후 6시30분 서울 명동 중앙시네마 인디스페이스에서 ‘생명단편영화제’를 개최한다. 소위원회가 시나리오 공모를 통해 뽑아 제작을 지원한 ‘낙원’(김영훈·이상경 극본, 송홍석 연출) 등 생명존중 메시지를 담은 4편의 단편영화가 상영된다. (02)460-7681.
  • [도시와 산] (25) 전남 장성 백암산

    [도시와 산] (25) 전남 장성 백암산

    운문일영무인지(雲門日永無人之·운문의 해는 긴데 찾아오는 이 없고)/유유잔춘반낙화(猶有殘春半花·아직 남은 봄에 꽃은 반쯤 떨어졌네)/일비백학천년적(一飛白鶴千年寂·백학이 한번 나니 천년 동안 고요하고)/ 세세송풍송자하(細細松風送紫霞·솔솔부는 솔바람이 붉은 노을을 보내는구나). 전남 장성군 북하면 백양사 진입로에 들어서면 조그만 안내판에 조계종 5대 종정을 역임한 서옹(1912~2003년) 스님이 남긴 시구를 만날 수 있다. 이 사찰의 방장으로 지내다 2003년 12월13일 입적하기 며칠 전 지은 열반송(涅槃頌)이다. 고려 말~조선조엔 이색, 정몽주, 김인후, 송순 등 수많은 시인과 묵객들이 백암의 절경을 노래하기도 했다. 백암산은 깎아지른 듯한 병풍바위로 백양사를 품에 감싸고 있다. 해발 741.2m의 상왕봉을 정점으로 전남 장성군 북하면과 전북 순창군 복흥면, 정읍시 입암면에 걸쳐 있다. 봄·여름은 안개 낀 골짜기와 원시림을 선사하고, 가을은 곱디고운 단풍으로 물든다. 겨울과 이른 봄엔 고로쇠 물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매년 단풍철엔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진입로가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이다. 북동쪽과 맞닿은 내장산, 북서쪽의 입암산과 더불어 ‘내장산국립공원’이라 불린다. 단풍의 유명세는 내장산에 밀리지만, 정작 산악인들은 백암산을 ‘으뜸’으로 친다. 산세와 풍광이 빼어나 예부터 사찰이 많고 골마다 천년 역사가 살아있다. 장성문화원 김진노(46) 사무국장은 “천년 고찰 백양사는 장성군의 얼굴이나 다름없다.”며 “사찰에 얽인 설화나 전설 등을 관광문화 콘텐츠로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학이 날개를 편 백학봉 산 이름은 중턱에 자리한 백학봉(白鶴峯·651m)에서 유래했다. 학이 날개를 편 모양의 하얀 바위가 가파르게 솟아 있다. 늦은 오후 석양이 바위를 비추면 거대한 거울 병풍이 백양사 골짜기를 비추는 형상이다. 밑자락에 고불총림 백양사가 자리하고 있다. 많은 스님이 수행 정진하는 절이란 뜻의 총림이 붙을 정도로 법력이 높은 곳이다. 백양사는 백제 무왕 33년(632년)에 여환선사가 세웠다. 그때 이름은 산 이름과 똑같은 백암사(白巖寺)였다. 조선 선조 때(1574년) 백양사로 고쳤다. 환양선사가 백련암에서 7일간 백연경을 설법하는데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렸으며, 이 가운데 흰 양이 한마리 섞여 있었다. 법회가 끝나는 날 밤 스님의 꿈에 흰 양이 나타나 “저는 본래 이 산에 사는 양인데 큰 스님의 설법을 듣고 사람으로 환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날 영천굴 아래서 죽어 있는 흰 양을 나무꾼이 발견해 화장해 주었다. 그 이후로 백양사란 이름으로 불렸다고 전해진다. 백양사 이외에도 서옹 등 큰스님들이 주로 머물던 운문암, 동학혁명 당시 전봉준이 관군에게 붙잡히기 전 3일간 머물렀던 청류암, 천연 동굴로 이뤄진 영천암, 약사암, 비구니승의 도량인 천진암 등 수많은 암자가 흩어져 있다. ●빼어난 풍광·희귀 동식물의 보고(寶庫) 백암산은 빼어난 경관 못지않게 생태계의 보고로 통한다. 백암사무소~백양사에 이르는 1.5㎞ 남짓한 숲길은 가히 비할 데가 없다. 단풍철이면 더욱 그렇다. 하늘이 쳐다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한 아기단풍과 수령 700년 된 갈참나무, 노송, 비자나무 등은 신비감을 자아낸다. 절문앞 쌍계루와 연못은 백학봉과 어울려 ‘대한 8경’으로 꼽힌다. 숲길 여기저기엔 개화철을 맞은 상사화가 빼꼼히 고개를 내민다. 스님과 처녀의 ‘이룰 수 없는 사랑’ 전설을 담은 슬픈 꽃이다. 이영숙(28·여·광주 남구 봉선동)씨는 “단풍나무 길을 걸으면 내가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며 “집에서 차량으로 40분쯤 거리여서 맘 내킬 때마다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백암산과 내장산 일대엔 1653종의 동물이 분포한다. 하늘다람쥐, 사향노루, 수달, 담비, 까막딱따구리 등 80여종의 포유류와 조류가 있다. 이에 따라 각종 동식물을 탐방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김모(13·광주 서초등학교 6년)군은 “사슴벌레 등 희귀한 곤충류 등을 직접 관찰하기 위해 엄마와 함께 왔다.”고 말했다. 희귀 식물도 지천이다. 절 뒤쪽의 비자나무 군락은 천연기념물 제153호이다. 이곳이 우리나라 비자나무의 북방한계선이다. 사자봉 동쪽의 운문암 주변에는 아열대성 상록활엽수인 굴거리나무 숲(천연기념물 제91호)이 자리한다. ●산행코스는 순탄 산세에 비해 등산로는 순탄한 편이다. 백양사~약사암~영천굴~백학봉~상왕봉~사자봉~가인마을에 이르는 8.5㎞ 구간을 많이 이용한다. 영천굴~백학봉은 급경사이지만 백학봉~정상 능선은 경사가 완만하다. 정상(상왕봉)~순창새재~소죽엄재~까치봉~ 신선봉~내장사에 이르는 횡단코스는 8시간 정도 걸린다. 어느 지점에서 출발하더라도 등산 거리는 10㎞ 안팎으로 당일 산행이 가능하다. 장성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장성주민들 백암산 이름 되찾기운동 전남 장성군은 몇년 전부터 ‘잃어버린 백암산 이름 되찾기’에 나서고 있으나 전북의 반발을 잠재우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2년 전 전북 정읍시와 명칭 개정 문제를 놓고 극심한 갈등을 빚기도 했으나 지금껏 해법을 찾지 못했다. 이 문제는 정부가 지난 1971년 내장산·백암산 등을 한데 묶어 ‘내장산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서 시작됐다. 내장산국립공원의 총 면적 81.715㎢ 중 백암산이 차지하는 공간은 42%인 34.211㎢이다. 나머지 38.045㎢와 9.459㎢는 각각 정읍시와 순창군에 속해 있다. 장성 주민들은 1970년 후반 지역 유림들을 중심으로 공원명칭 개정안을 국회와 건설부(국토해양부 전신) 등에 제출하는 등 백암산 이름 되찾기에 강한 의지를 표시해 왔다. 2007년 9~12월 주민 3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와 환경부 등에 제출한 뒤 국립공원 명칭을 ‘내장산·백암산 국립공원’으로 고쳐줄 것을 요구했다. 백양사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산문폐쇄’와 사찰소유지 국립공원 해지를 위한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며 한때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사찰 측은 백암산이란 지명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고문헌 등에서 수백년간 사용돼온 만큼 하루빨리 이름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부는 이에 대해 전남·전북도의 광역단체장 협의가 이뤄지면 현행 ‘자연공원법’을 변경해 이름을 고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지자체 간 첨예한 대립으로 협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장성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모닝 브리핑] 사찰 산림 내년부터 산림청이 종합관리

    내년부터 전국 사찰 산림에 대해 산림청이 종합관리하게 된다. 산림청은 오는 21일로 예정된 정광수 청장의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 방문 때 사찰산림종합관리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이날 정 청장은 조계종 25개 교구 본사에서 관리 중인 사찰 산림의 구역경계인 ‘사찰산림 임야 현황도’와 숲을 이루고 있는 수종, 숲의 나이, 숲 밀도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임상도’를 각각 29장씩 전달할 계획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김시습의 ‘십현담요해’ 언해본 해인사 성철스님 서고서 발견돼

    김시습의 ‘십현담요해’ 언해본 해인사 성철스님 서고서 발견돼

    매월당 김시습(1435~93)은 세조의 왕위 찬탈 이후 책을 태워버리고 방랑하며 스님 행세를 했다. 교학에도 조예가 깊었던 그가 당시 쓴 대표적인 불교 서적 중 하나가 ‘십현담요해(十玄談要解)’. 당나라 동안상찰(同安常察, ?~961) 선사의 게송을 담은 ‘십현담’에 매월당이 직접 주석을 붙인 한문서적이다. ●문화재 목록에 없는 희귀본 자료 그 ‘십현담요해’의 언해본, 즉 한글 번역본이 경남 합천 해인사 백련암에 위치한 성철(1912~93) 스님의 장경각 서고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성철 스님의 상좌였던 백련암 원택 스님은 15일 서울 조계종 총무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4월 성철 스님의 장경각 서고를 정리하던 중 이 책을 발견했다.”면서 “기존 문화재 목록이나 국립도서관 서지목록에도 없는 희귀본 자료로 보인다.”고 밝혔다. 스님에 따르면 이 책은 장경각 서고를 대대적으로 정리했던 지난 4월 오랜 만에 햇빛을 봤다. 성철 스님은 평소 제자들에게 “책 보지 마라.”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당신은 때에 맞춰 폭서(曝書·책을 볕에 말리는 것)를 할 정도로 책을 가까이 했다. 이번 서고에서 나온 책만도 1만권에 달하는데, 스님은 일일이 읽은 책의 리스트까지 작성해 놓았다고 한다. ●4월에 정리하다 햇빛… 전문가 자문받아 하지만 스님의 입적 이후 서고 관리는 자연스럽게 ‘보존’쪽으로 방향이 맞춰졌다. 그러다가 올해 초 원택 스님이 서책 관리를 위해 장경각의 책을 모두 꺼내 정리했다. 스님은 이 중 일부를 모아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받았고, 그 결과 이 책이 지금껏 전해지지 않은 희귀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번에 발견된 언해본은 1548년(명종 2년) 강화도 정수사에서 판각된 것으로 매월당의 한문본 출간(1475년·성종6년) 이후 73년이 지난 뒤 나왔다. 현재 언해의 주체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 하지만 국가적인 불경 언해 사업을 폈던 ‘간경도감’(刊經都監)이 사라진 직후인 16세기에 개 사찰 차원에서 제작한 언해본이라 그 희소가치가 높다. 특히 이 책은 지금은 쓰이지 않는 반치음(ㅿ)과 꼭지이응(ㆁ)도 사용하고 있어 16세기 중반 국어학 및 서지학 연구자료로서의 가치도 크다. 성철 스님의 서고에서는 ‘십현담언해본’ 외에 각수(刻手)의 이름이 새겨진 간경도감판 ‘법화경’ 등 여러 고서가 함께 발견됐다. 원택 스님은 “이 고서들은 현재 서지학자 등에게 자문을 구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검토결과에 따라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영인본을 제작해 연구자료로 활용토록 할 것”이라고 했다. ●서고서 성철스님 책 만권도 나와 한편 ‘십현담’은 성철 스님이 처음 대중 법문을 했던 1965년 경북 문경 김룡사 법문에서 인용했던 책으로 알려졌다. 이에 원택 스님은 “성철 스님의 ‘책 보지 마라.’는 말씀은 수행 중인 수좌들에게 하신 격려의 말이지 일반 대중들까지 책을 멀리 하라는 말이 아니었다.”면서 “당신은 열심히 책을 보셨기에 100일 법문 등도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견된 자료는 새달 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리는 성철 스님 추모학술대회에서 연구발표와 함께 그 가치를 논의할 전망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학술·종교플러스]

    ●조계종 17일부터 ‘마음수행학교’ 대한불교조계종 서울 백운암 상도선원은 17일부터 ‘제4회 마음수행학교’를 연다. 매주 목요일 오후 7시30분 열리는 이 강좌에는 상도선원 선원장 미산(중앙승가대 교수) 스님이 지도법사로 나와 마음수행법과 불교진리에 대한 강의한다. 수계식과 사찰체험이 포함돼 있다. 수강료 10만원. (02)815-3391. ●일본학 대중학술지 ‘일본비평’ 창간 서울대 일본연구소(소장 한영혜)는 일본학 대중 학술지 ‘일본비평’을 창간했다. 국내의 일본 연구를 활성화하고, 그 성과를 대중적으로 공유하겠다는 취지로 태어난 ‘일본비평’은 윤상인 한양대 교수를 초대 편집장으로 초빙하고, 1년에 2회 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양사학회 18~19일 학술대회 열어 한국서양사학회(회장 이영석)는 18~19일 한양대 백남학술정보관에서 ‘서양역사 속의 몸과 생명정치’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주명철 한국교원대 교수가 ‘몸의 역사, 생명정치의 역사’에 대해 기조발제를 하고, 고원 경희대 교수, 오경환 성신여대 교수 등이 주제발표를 한다.
  • [씨줄날줄]無說說/김종면 논설위원

    불가에 삼처전심(三處傳心)이라는 가르침이 있다. 석가가 세 곳에서 수제자 가섭존자에게 마음을 전했다고 해서 생긴 말이다. 불교 선종의 근본 종지(宗旨)가 삼처전심 곧 다자탑전분반좌(多子塔前分半座), 영산회상거염화(靈山會上擧拈花), 사라쌍수곽시쌍부(沙雙樹槨示雙趺)에 담겼다. 다자탑전분반좌는 석가가 중인도 비사리성 다자탑 앞에서 설법할 때 누더기를 걸치고 뒤늦게 온 가섭을 사람들이 얕보았지만 석가는 오히려 자기 자리를 반으로 나눠 앉게 했다는 이야기다. 석가가 영취산에서 설법할 때 연꽃을 들어 보이자 가섭만이 그 참뜻을 알고 미소 지었다는 염화미소는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사자성어가 됐다. 선종에서 교외별전(敎外別傳)의 근거로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게 사라쌍수곽시쌍부. 사라쌍수 아래서 열반에 든 석가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가섭이 통곡하며 관 주위를 세 번 돌고 세 번 절하자 석가가 관 밖으로 두 발을 내밀어 보였다는 것이다. 마음과 마음이 통해 깨달음을 얻게 되는 이심전심의 최고 경지, 그것이 바로 삼처전심이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엊그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예방한 자리에서 무설설(無說說)이라는 말씀을 받았다. 말이 없는 가운데 말이 있다는 것이니 이심전심으로 통한다는 뜻이다. 지관 스님은 또 “말이 많다고 의사소통되는 것이 아니니 서로 입장 바꿔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상생의 정치, 역지사지의 정치를 펼치라는 것이다. 소통은 고사하고 벌거벗은 격투기 정치가 판치고 해머국회라고 외국 언론이 조롱하는 판국이니 국회가 ‘혐오시설’이라는 비아냥까지 듣는 것 아닌가. 미국 의원들은 상대 당 의원들을 ‘복도 건너편 신사’라고 부르며 최소한의 존경을 표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의회 연설에 “거짓말”이라며 무례한 언동을 한 의원에게 소속 정당을 떠나 한목소리로 사과를 요구했다는 외신도 들린다. 그런 이심전심의 애국 코드가 있기에 미국이 선진국이라 불리는 것 아닐까. 이제 불통의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 무설설의 화두를 붙잡고 ‘말 없는 가운데 말 있음’의 진정한 소통 정치문화를 가꿔나가야 한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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