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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년 전 서희원이 준 선물”…구준엽 입은 낡은 코트에 팬들 ‘뭉클’

    “27년 전 서희원이 준 선물”…구준엽 입은 낡은 코트에 팬들 ‘뭉클’

    가수 구준엽의 아내이자 대만의 국민 배우 쉬시위안(서희원)이 향년 48세로 별세한 지 1년이 지난 2일 대만 현지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동상 제막식이 열린 가운데, 구준엽이 제막식에서 입은 코트가 27년 전 쉬시위안에게 선물 받은 뒤 고이 간직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3일 연합신문망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전날 대만 신베이시 진바오산 추모공원에서 열린 제막식에 참석한 가수 타오징잉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형부(구준엽)는 27년 전 시위안이 선물한 코트를 입었다”고 전했다. 이어 “무자비한 비바람이 모두에게 쏟아졌고, 그제야 사람들은 그리움이 점점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돌이켰다. 구준엽은 전날 열린 제막식에서 아내를 향한 애끊는 그리움을 표했다. 구준엽은 자신과 아내의 이름을 담아 직접 디자인한 조각상을 아내의 묘지에 바쳤다. 구준엽은 수개월 동안 조각상을 설계하며 그 과정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해왔다. 조각상이 공개된 뒤 구준엽은 “희원아, 보고싶다”고 외치며 눈물을 흘렸다. 쉬시위안의 동생이자 방송인인 쉬시디는 “언니의 마지막 3년은 형부가 있어 평안했다”고 돌이켰다. 구준엽은 자신의 SNS에 공개한 아내를 향한 친필 편지를 통해 “우리 희원이, 희원아. 다음에 만나면 영원히 함께 있자. 보고 싶다. 너무 보고 싶다. 죽도록 보고싶다”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유족을 비롯해 쉬시위안의 대표작인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옌청쉬(언승욱)와 저우위민(주유민), 연예계 동료인 가수 뤄즈샹(나지상), 양청린(양승림) 등과 클론 멤버 강원래, 개그맨 홍록기,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 등이 참석했다. 쉬시위안은 2001년 일본 만화 ‘꽃보다 남자’를 각색한 드라마 ‘유성화원’에서 주인공 ‘산차이’ 역을 맡아 대만을 넘어 아시아의 청춘스타로 군림하게 됐다. 이어 2000년대 대만 트렌디 드라마가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누리던 시절 ‘마르스’, ‘전각우도애’, ‘포말지하’ 등 히트작의 주연을 꿰차며 사랑받았다. 구준엽과 쉬시위안의 인연은 클론이 대만에 진출해 ‘원조 한류’ 열풍을 일으킨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클론은 쉬시위안 자매가 진행하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친분을 쌓았고, 구준엽과 쉬시위안은 약 1년가량 교제하다 헤어졌다. 이후 쉬시위안은 2011년 중국 사업가 왕샤오페이와 결혼하고 두 자녀를 출산했으나 남편의 폭력과 시어머니의 폭언 등으로 갈등을 빚은 끝에 2022년 이혼했다. 이혼 소식을 들은 구준엽은 20여년 전 저장해 둔 쉬시위안의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를 걸어 끊어졌던 인연의 끈을 다시 이었다. 구준엽과 쉬시위안은 그해 3월 결혼을 발표했고 구준엽은 대만으로 건너가 혼인 신고를 마치고 결혼 생활과 현지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쉬시위안은 불과 3년 뒤인 지난해 2월 2일 일본 여행 중 독감으로 인한 급성 폐렴으로 현지에서 숨을 거뒀다.
  • “이렇게 말랐나” 대만도 놀란 구준엽…아내 1주기, “죽도록 보고파” 애절한 편지

    “이렇게 말랐나” 대만도 놀란 구준엽…아내 1주기, “죽도록 보고파” 애절한 편지

    지난해 2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대만 배우 고(故) 서희원의 1주기 추모 조각상이 2일 공개됐다. 남편 구준엽은 바지가 헐거워 멜빵으로 고정할 만큼 말라 있었다. 그는 “너무 보고 싶다. 죽도록 보고 싶다”는 편지를 공개하며 아내를 향한 애절한 그리움을 쏟아냈다. 대만 TVBS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부터 서희원이 안장된 대만 진바오산 추모공원에서 기념 조각상 제막식이 열렸다. 지난해 2월 2일, 일본 여행 중 독감 합병증에 따른 급성 폐렴으로 48세의 나이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인의 1주기를 맞아 열린 이번 행사는 고인을 그리워하는 유족과 지인들의 깊은 애도 속에 진행됐다. 서희원의 어머니는 구준엽의 팔짱을 끼고 모습을 드러냈다. 카키색 코트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구준엽은 몰라보게 수척해져 있었다. 바지허리가 헐거워 멜빵으로 고정한 상태였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말을 아낀 채 천천히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제막식에서는 서희원의 모친이 조각상을 끌어안으며 오열했다. 구준엽은 그런 장모를 안아주면서 함께 슬퍼했다고 한다. 이날 공개된 조각상은 구준엽이 직접 디자인하고 만든 것으로 알려져 의미를 더했다. 비석에는 서희원의 이름을 딴 ‘S’자가 새겨져 있다. “서희원 1976~2025, 희원의 영원한 궤도-구준엽 삼가 세움”이라는 문구도 적혀 있다. 비문에는 이런 내용이 담겼다. “이곳은 희원을 위해 존재하는 우주입니다. 남편 구준엽은 조각을 통해 멈추지 않는 궤도를 만들어 그리움이 계속되도록 했습니다. 9개의 입방체는 행성처럼 희원을 감싸고 있습니다. 이는 구준엽의 핵심 창작 기호이자, 오랫동안 아내를 지켜온 예술적 인생을 의미합니다. ‘9’는 한국어로 ‘구’(Koo)와 발음이 같으며, 희원이 가장 아꼈던 숫자이자 두 사람만의 특별한 암호입니다.” 구준엽의 성인 ‘구’가 한국어 숫자 ‘9’와 발음이 같다는 점에 착안해서 조각상을 디자인했다는 설명이다. 서희원의 이름에서 딴 ‘S’자 모양으로 9개의 계단을 만들어 조각상으로 향하는 길 자체가 두 사람의 인연과 추억을 담도록 했다. 조각상 주변의 9개 행성 입방체는 구준엽이 아내를 우주의 중심으로 삼아 영원히 지키고 보호한다는 예술적 철학을 담았다고 전해진다. 서희원의 동생이자 배우 겸 가수인 서희제는 언니를 그리워하며 슬플 때마다 형부 구준엽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니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며, 사랑 외의 어떤 것도 탐내지 않는 사람입니다. 깨끗하고 순수하며, 아무런 계산 없이 언니를 지켜준 형부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그 생각을 하면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서희원의 넓은 인맥을 보여주듯 이날 제막식에는 수많은 연예인이 현장을 찾았다. 클론의 멤버이자 구준엽의 오랜 친구인 강원래와 슈퍼주니어 최시원이 자리를 지켰다. 대만 드라마 ‘유성화원’의 주연 배우 주유민과 언승욱을 비롯해 채강영, 나지상, 양승림 등 대만 최고 스타들이 비가 쏟아지는 악천후 속에서도 현장을 찾았다. 이날 구준엽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내를 향한 그리움을 담은 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나의 영원한 사랑, 나의 전부인 희원에게”라는 말로 시작한 편지에서 그는 “아침에 텅 빈 침대 한구석에 멍하니 앉아 있으면 아직도 현실인지, 꿈인지 헛갈린다. 꿈이길 바라면서 가슴이 먹먹해지고 아파온다”고 적었다. 이어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여 미안하다. 하지만 이것이 너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마지막 방법이야. 이해해달라”고 했다. 그는 “우리 희원이, 희원아. 다음에 만나면 영원히 함께 있자. 보고 싶다. 너무 보고 싶다. 죽도록 보고싶다”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 구준엽이 디자인…故 서희원 1주기에 공개된 조각상 보니

    구준엽이 디자인…故 서희원 1주기에 공개된 조각상 보니

    대만 배우이자 가수 구준엽의 아내 고(故) 쉬시위안(서희원)의 사망 1주기에 고인을 추모하는 조각상이 공개됐다. 지난 2일 대만 신베이시 진산구에 위치한 금보산 추모공원에서 쉬시위안의 1주기 추모 제막식이 열렸다. 궂은비가 쏟아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현장에는 남편 구준엽을 비롯해 고인의 동생과 어머니, 그리고 클론 멤버이자 절친인 강원래가 참석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구준엽이 아내를 향한 그리움을 담아 직접 디자인한 조각상이 공개됐다. 조각상 속 쉬시위안은 두 손을 가슴 앞에 정갈하게 포개고 눈을 살짝 감은 평온한 표정으로 구현됐다. 가림막이 걷히고 조각상의 모습이 드러나자 쉬시위안의 어머니는 참았던 오열을 터뜨리며 조각상을 힘껏 끌어안았다. 구준엽은 슬픔에 몸을 가누지 못하는 장모를 따뜻하게 포옹하며 아내의 빈자리를 묵묵히 채웠다. 동생 서희제의 사회로 이어진 추도식은 고인을 향한 그리움과 유쾌했던 생전의 기억이 교차했다. 그는 추도사를 낭독하던 지인들이 눈물로 말을 잇지 못할 때마다 특유의 밝은 농담을 건네며 슬픔에 잠긴 가족과 친구들을 다독였다. 구준엽과 쉬시위안의 인연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사람은 대만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만나 열애를 시작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이별했다. 하지만 쉬시위안의 이혼 소식을 들은 구준엽의 연락으로 20여 년의 세월을 돌아 2022년 기적처럼 다시 부부의 연을 맺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재회로 축복을 받았으나 쉬시위안은 지난해 2월 일본으로 가족 여행을 떠났다가 폐렴을 동반한 독감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 “당신 흑마술 저주받았어!” 인도 출신 점술가, 난임 부부 돈 뜯어내다 철창 신세

    “당신 흑마술 저주받았어!” 인도 출신 점술가, 난임 부부 돈 뜯어내다 철창 신세

    싱가포르에서 활동하는 인도 출신 점술가가 흑마술 저주를 운운하며 금품을 가로챘다가 현지 법원의 심판을 받게 됐다.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따르면 현지 법원은 지난달 27일 인도 국적의 알람 나라심하(58)에게 징역 9개월을 선고했다. 알람은 거짓 점술로 피해자 4명을 현혹해 3만 8000싱가포르달러(약 4336만원)를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4년 9월 싱가포르에 입국한 알람은 아들 행세를 하는 공범과 함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을 점술 및 손금 전문가라고 광고하며 손님을 모았다. 알람은 광고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들에게 “흑마술의 저주를 받았다”, “악령에 씌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해자들에게 불운을 없애주는 인도식 퇴마 의식을 치러주겠다며 돈과 귀금속을 요구했다. 피해자 중 2명은 싱가포르에 사는 부부였다. 부부 중 아내 A씨는 2024년 10월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알람을 알게 된 뒤 자신의 손금 사진을 메시지로 보냈다. 그러자 알람은 A씨가 흑마술에 걸려 아이를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흑마술의 저주를 푸는 맞춤형 퇴마 의식을 인도에서 21일간 치러주겠다며 450싱가포르달러(약 50만원)를 요구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A씨의 남편 역시 흑마술의 저주에 사로잡혔다며 A씨 남편을 보호하기 위한 의식도 치르기 위해 920싱가포르달러(약 104만원)를 추가로 요구했다. 일주일 뒤 알람은 매우 강력한 원혼들이 A씨 남편을 해치려 한다며 이번엔 1만 9000싱가포르달러(약 2168만원)에 달하는 현금과 금붙이까지 요구했다. 이 중에서 금은 의식을 치르기 위한 도구로, 금붙이를 녹여 특별한 조각상으로 만든 뒤 바다에 던져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알람은 이후 A씨 부부를 위해 퇴마 의식이 거행되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보냈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그가 말한 퇴마 의식은 실제로 전혀 치러지지 않았으며, 그가 보낸 사진 중 일부는 인터넷에서 검색한 사진일 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의식을 치르기 위해 금붙이를 녹여 만들었다던 조각상도 실제로는 가짜 복제품이었다. 그는 이 가짜 조각상을 A씨 부부에게 바다에 던지라고 건네고, 실제 금붙이 장신구는 빼돌려 챙겼다. 2024년 10월 알람은 “인도에 있는 제자 2명이 악령과 맞서다 다쳤다”면서 퇴마 의식을 위해 급히 인도로 돌아가야 한다고 A씨 부부에게 알렸다. 그러면서 제자 2명에게 줄 선물로 휴대전화 2대가 필요하다며 A씨 부부에게 다음날까지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때서야 알람의 행태가 이상하다고 느낀 A씨가 경찰에 신고해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 알람의 사기 행각은 덜미를 잡혔다. 현지 경찰은 A씨의 신고 다음날 알람의 집을 급습해 그를 체포했다. 압수수색 결과 A씨 부부가 건넨 금붙이도 발견됐다. 알람은 결국 금붙이를 A씨 부부에게 돌려줬으나, 그가 체포된 지 이미 1년이 지난 뒤였다. 검찰은 이에 대해 “알람이 진정으로 뉘우쳐서 금붙이를 돌려준 게 아니다. 더 이상 법적으로 승산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형량이나마 줄여 보려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알람을 상습 사기꾼으로 규정하며 징역 1년 이상을 구형했다. 알람의 변호인은 알람이 40년간 점성술에 종사해 인도 남부 텔랑가나 지역에서 저명한 점술가라면서 “그의 체포 소식이 이미 고향 친지들에게 널리 알려져 앞으로도 계속 감시와 망신을 당할 것”이라는 이유로 선처해줄 것을 요청했다.
  • 고대 아시아인, 첨단 석기 기술 갖고 있었다 [달콤한 사이언스]

    고대 아시아인, 첨단 석기 기술 갖고 있었다 [달콤한 사이언스]

    동물이나 생선의 뼈를 이용한 도구나 돌을 이용한 개인 장신구, 안료 사용 같은 석기 시대 기술 혁신은 초기 인류의 행동 복잡성 발전과 연관된다. 이런 혁신은 약 30만~5만 년 전 중기 홍적세 후기에 아프리카와 서유럽에서 발생했을 것으로 여겨져 왔다. 아시아 지역의 경우 석기 시대의 기술과 복잡한 도구와 관련한 기록은 약 4만 년 이후에나 찾아볼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호주, 미국, 스페인, 노르웨이 5개국 연구자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은 중국 중부에서 발견된 초기 인류가 약 16만~7만 2000년 년 전에 정교한 석기를 제작해 사용했을 것이라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발견은 해당 시기에 아시아 지역 석기 기술이 유럽이나 아프리카에 비해 뒤처졌다는 기존 연구 결과들을 뒤집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 연구에는 중국 척추동물 고생물학 및 고인류학 연구소, 베이징 연합대학, 시안 지구 환경 연구소, 중국 사회과학원 고고학 연구소, 베이징 중국과학원대, 허난성 문화유산 및 고고학 연구소, 난양 문화유산 보존 연구소, 베이징 지리학 및 지구물리학 연구소, 호주 그리피스대 인간 진화 연구센터, 퀸즐랜드대,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 스미스소니언 연구소 국립 자연사 박물관, 스페인 카탈루냐 인류 고생태학 및 사회 진화 연구소, 로비라이 비르길리 대학교, 발렌시아대, 노르웨이 오슬로대 고고학자와 고인류학자, 물리학자 등이 참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월 28일 자에 실렸다. 오랫동안 고고학 분야에서는 아프리카와 서유럽의 호미니드는 상당한 기술적 진보를 보였지만, 동아시아의 호미니드는 더 단순하고 보수적이며 원시적인 석기를 사용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었다. 연구팀은 중국 중부 허난성 시구에서 약 16만 년 전부터 7만 2000년 전 사이로 추정되는 석기 2601점을 발견했다. 특히 유물 중에는 손잡이가 달린 도구가 있었는데, 이는 동아시아에서 알려진 가장 오래된 복합 도구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것들은 돌 부품과 손잡이, 자루가 결합한 형태였다. 이번에 발견된 유물 대부분은 50㎜ 미만 크기로 분리된 조각 형태로 발견됐다. 절단, 긁기, 구멍 뚫기 등 다양한 도구를 제작하는 데 사용된 기술을 이미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도구 표면의 미세 마모 패턴을 근거로 이 도구들이 나무나 갈대 같은 식물 재료를 다듬는 데 사용됐을 것이라고 본다. 이번 연구 결과는 중후기~후중기 플라이스토세에 인류 조상들이 아프리카와 서유럽, 아시아 전역에서 복잡한 기술을 창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마이클 페트라글리아 호주 그리피스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아시아 지역 인류 조상이 복잡한 계획성, 숙련된 제작 기술, 도구 성능 향상 방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석기에서 드러난 기술적 전략은 동아시아에서 9만년간간 지속된 환경 변화에 호미니드 집단이 적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7200원짜리 5만원에 팝니다” 매물 등장…스타벅스 ‘두쫀롤’에 ‘오픈런’ 대란

    “7200원짜리 5만원에 팝니다” 매물 등장…스타벅스 ‘두쫀롤’에 ‘오픈런’ 대란

    국내 디저트 업계에 부는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열풍을 타고 스타벅스가 이와 비슷한 ‘두쫀롤’을 출시한 30일, ‘두쫀롤’을 판매하는 매장에는 한파를 뚫고 새벽부터 소비자들의 ‘오픈런’이 이어졌다. 한정된 물량 탓에 소비자들은 새벽에 스타벅스를 찾았다 헛걸음질했고,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무려 6배에 달하는 웃돈을 받고 팔겠다는 글도 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스타벅스는 서울 6개 매장(용산역써밋R점·리저브 광화문점·스타필드코엑스R점·센터필드R점·성수역점·홍대동교점)에서 ‘두바이 쫀득롤’의 판매를 개시했다. ‘두쫀롤’은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페이스트를 마시멜로로 말아낸 형태로, 굵게 말아 두껍게 썰어낸 김밥 1조각 크기다. 가격은 1개당 7200원으로 책정됐다. 스타벅스 측은 매장 한 곳당 하루 판매량을 44개로 제한했다. 또 소비자 한 명이 물량을 ‘싹쓸이’하지 않도록 1인당 2개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사이렌 오더’나 ‘딜리버스’ 등에서는 구매할 수 없으며 매장을 방문해 파트너(직원)에게 직접 주문해야 구매할 수 있다. 매장당 44개 한정…“오전 5시에 줄 섰다”이날 이들 매장에는 오전 5시부터 두쫀롤을 사기 위해 스타벅스에 ‘오픈런’을 하는 행렬이 이어졌다. 소비자들은 한파에도 불구하고 롱패딩으로 무장한 채 캠핑용 간이 의자까지 들고나와 매장 앞에 진을 쳤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오픈런 후기가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오전 6시 10분에 도착했는데 마지막 번호표를 받았다”면서 “늦어도 오전 6시에는 도착해야 구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오전 6시쯤 매장에 도착했는데도 오픈런에 실패했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오전 6시 20분에 도착했는데 번호표 배부가 끝났다더라. 줄 선 사람이 30명도 안 됐는데 21명에게 번호표를 배부하고 끝났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나도 오전 6시 조금 넘어 매장에 도착했는데 번호표 배부가 끝났다”면서 “번호표를 받은 사람은 오전 5시에 왔다고 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두쫀롤을 손에 넣지 못한 소비자들은 ‘당근’ 등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웃돈을 주고 구매하겠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당근’에는 두쫀롤을 2만원에 구매하겠다는 글이 올라왔으며, 이날 오후에는 구매 희망 가격이 3만원으로 올랐다. 급기야 판매 가격의 6배에 달하는 웃돈을 받고 판다는 매물도 등장했다. 한 ‘당근’ 이용자는 이날 오후 “오늘 구매했다. 네고(가격 에누리)는 없다”면서 두쫀롤 1개를 5만원에 팔겠다는 글을 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두쫀롤을 ‘영접’한 소비자들의 후기가 이어졌는데, 평가는 엇갈렸다. 한 소비자는 SNS에서 “쫀득함과 바삭함, 고소함이 잘 어울려 중독성 있다”고 호평했지만, “크기가 작고 퍽퍽하다”는 혹평도 나왔다. 한편 스타벅스는 두쫀롤을 위탁생산(OEM) 방식으로 납품받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쫀쿠 열풍으로 원재료인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탓에 공급 물량을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 침대 밑 두 시신과 사라진 흔적…용의자의 누명을 벗겨주고 진범을 잡게 한 그 것은?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침대 밑 두 시신과 사라진 흔적…용의자의 누명을 벗겨주고 진범을 잡게 한 그 것은?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현장 기자인 유영규 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서울신문의 특화 기사입니다. 서울신문은 기사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AI 음성을 이용해 ‘범죄는 흔적은 남긴다’ 연재물의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2001년 7월.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온해 보였다. 하지만 그 평온함 속에는 끔찍한 비극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집주인 A(당시 37세)씨의 여동생은 며칠째 연락이 끊긴 언니 생각에 속이 타들어 가고 있었다. 수화기 너머로는 기계적인 연결음만 들려올 뿐, 언니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7월 초의 무더운 여름밤, 가족들은 결국 경찰과 함께 A씨의 아파트 문을 열었다. 집 안은 기이할 정도로 고요했다. 현관에는 자주 신던 구두가 보이지 않았고, 방 안도 정돈되어 있었다. 그러나 안방 침대 밑을 들여다본 순간, 가족들은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고 말았다. A씨는 속옷 차림으로 침대 밑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었다. 이미 싸늘하게 식은 주검이었다. 공포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건넌방에 세 들어 살던 직장인 B(당시 26세)씨의 방에서도 똑같은 참혹한 광경이목격되었다. B씨 역시 자신의 침대 밑에서 언니와 같은 자세로 목이 졸려 숨져 있었다. 한집에 살던 두 여성이 동시에 살해당한, 충격적인 이중 살인 사건이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 감식반조차 혀를 내둘렀다. 범인은 매우 치밀하고 냉정했다. 시신을 침대 밑에 숨긴 것은 시신 발견 시간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었다. 더욱이 두 시신 옆에는 피해자들의 지갑, 휴대전화, 구두가 마치 외출 준비를 해둔 것처럼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현장은 마치 대청소라도 한 듯 깨끗했다. 외부에서 강제로 침입한 흔적은 전무했다. 현관문 도어락 파손도, 창문을 뜯은 자국도 없었다. 방어흔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범인의 DNA를 특정할 수 있는 혈흔, 머리카락, 심지어 미세한 섬유 조각조차 나오지 않았다. 성폭행의 흔적인 정액 반응 역시 음성이었다. 경찰은 수사의 방향을 ‘면식범’으로 설정했다. 아무리 피해자들이 힘없는 여성이라 할지라도, 외부인이 소리 소문 없이 들어와 두 명을 차례로 제압하고, 증거를 인멸한 뒤 유유히 사라지기는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피해자들이 경계심 없이 문을 열어주었거나, 자연스럽게 집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사람. 수사팀의 레이더망은 피해자들의 주변 인물들로 좁혀졌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시신이 말하는 ‘시간’범인을 특정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사망 추정 시각을 아는 것이 급선무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두 사람의 사망 시점은 시신 발견 하루 전 오전 1시에서 6시 사이로 추정됐다. 여기서 과학수사의 중요한 기법인 ‘사후 경과시간(PMI)’ 추론 과정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사망 시각을 추정하는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신뢰도 높은 방법은 시신의 직장(Rectum) 체온을 이용한 ‘헨스게 계산도표(Henssge Nomogram)’를 활용하는 것이다. 사람은 사망 후 체온 조절 능력을 상실하여 주변 온도와 같아질 때까지 체온이 하강한다. 이를 역추적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다. [(37도-직장체온)÷0.83×보정계수] 이 공식에서 ‘보정계수’는 시신이 놓인 환경과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통상 겨울에는 0.7, 봄·가을에는 1.0, 여름에는 1.4를 적용한다. 예를 들어, 여름철 발견된 시신의 직장 체온이 30도라면, 보정계수 1.4를 대입해 사망한 지 약 11~12시간이 지났음을 유추해내는 식이다. 물론 여기에 시신의 경직도(사후 강직)와 시반(피 쏠림 현상)의 상태를 종합하여 오차 범위를 줄인다. 이 사건의 경우, 무더운 여름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시신의 상태를 종합해 범행 시간을 특정할 수 있었다. 벼랑 끝에 몰린 두 남자, 그리고 거짓말 탐지기경찰은 사망 추정 시각과 주변인 탐문 결과를 토대로 유력한 용의자 두 명을 지목했다. 첫 번째 용의자는 세입자 B씨의 약혼남 C씨였다. 그는 최근 다른 여자가 생겨 B씨와 잦은 다툼을 벌였고, B씨에게 3천만 원이라는 거액을 빌린 채무 관계도 있었다. 범행 동기가 충분해 보였고, 사건 당일의 알리바이 또한 명확하지 않았다. 두 번째 용의자는 집주인 A씨의 전 동거남 D씨였다. 헤어진 후에도 감정이 좋지 않았던 그는 “사건 전날 밤 회식 후 차에서 잠들었다”라고 진술했지만, 공교롭게도 그의 차가 주차된 곳은 범행 장소인 A씨의 아파트 앞이었다. 심증은 확실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물증’이 없었다. 수사팀은 딜레마에 빠졌다. 자백을 강요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경찰은 최후의 수단으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결정했다. “당신은 A씨를 살해한 후 침대 밑에 감추었습니까?”“B씨도 당신이 죽였습니까?” 밀실 안, 조사관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다. 용의자들의 몸에는 호흡, 맥박, 혈압, 피부 전기 반응(땀 분비) 등을 측정하는 센서가 부착되었다. 범인이 아니라면 알 수 없는 현장의 구체적인 묘사가 질문에 섞여 들어갔다. 쌀 씹기에서 뇌파 분석까지…거짓을 꿰뚫는 기술여기서 우리는 인류가 ‘거짓’을 밝혀내기 위해 얼마나 오랫동안 분투해 왔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거짓말 탐지의 역사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 조상들은 용의자에게 생쌀을 씹게 한 뒤 뱉어보라고 했다. 사람이 거짓말을 하면 긴장으로 인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침 분비가 억제되어 입이 마른다. 뱉어낸 쌀이 축축하지 않고 말라 있다면 범인으로 간주했던 것이다. 물론 이 방법은 억울한 피해자를 낳을 수 있는 비과학적인 측면이 있었다. 현대적인 의미의 거짓말 탐지기가 수사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1980년대부터다. 1981년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이윤상 군 유괴 살인 사건’에서 범인 주영형의 자백을 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그 효용성을 입증했다. 최근에는 기술이 더욱 진화했다. 단순히 생리적 반응을 넘어, 뇌의 인지 과정을 추적하는 ‘뇌지문 탐지(Brain Fingerprinting)’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범인이 범행 도구인 흉기나 피해자의 사진을 볼 때, 뇌에서는 ‘P300’이라 불리는 특정한 뇌파가 발생한다. 이는 무의식적인 기억의 반응이기에 의지로 조작하기가 불가능하다. 실제로 2010년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 사건의 범인 김길태 역시 뇌파 검사 앞에서 무너져 내렸다. 더 나아가 최근 학계는 ‘바이브라 이미지(Vibra Image)’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인간은 감정 변화에 따라 머리를 미세하게 움직이는데, 카메라로 이 미세한 진동수와 진폭을 포착해 색상으로 시각화하는 기술이다. 피의자의 몸에 센서를 부착하지 않고도 얼굴만 촬영하여 거짓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기계의 반전… “그들은 범인이 아니다”다시 2002년의 조사실로 돌아가 보자. 3시간에 걸친 강도 높은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는 수사팀을 충격에 빠뜨렸다. 기계는 유력 용의자 C씨와 D씨 모두에게 ‘진실’ 반응을 보였다. 즉, 두 사람 모두 범인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수사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면식범에 의한 원한 관계가 아니라면, 대체 누가, 왜 이들을 잔혹하게 살해했단 말인가? 그때, 사건 발생 5일 만에 새로운 단서가 포착되었다. 피해자들의 사라진 현금카드에서 돈이 인출된 기록이 확인된 것이다. 경찰은 즉시 해당 은행의 CCTV를 확보했다. 화면 속에는 낯선 남자가 등장했다. 긴 얼굴에 특징적인 주걱턱을 가진 20대 후반의 남성. 그는 두 차례에 걸쳐 태연하게 현금 380만 원을 인출해 사라졌다. 경찰은 CCTV 속 남성을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배 전단을 배포했다. 하지만 여전히 기존 용의자들에 대한 의심을 완전히 거두지는 못한 상태였다. 사건의 실타래는 의외의 곳에서 풀렸다. “기름값이 없어서…” 악마의 평범성수배 전단이 배포된 직후, 인천 부평경찰서 강력계 형사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우리가 며칠 전 부녀자 강도 살인 혐의로 잡은 놈이 있는데, 전단 속 얼굴이랑 똑같습니다.” 서울 형사들이 급파되어 유치장에 수감된 김 모(29) 씨를 대조해 보았다. CCTV 속의 그 ‘주걱턱’ 남자였다. 김 씨는 추궁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그가 털어놓은 살인의 동기는 너무나도 허무하고 충격적이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어요. 차를 몰고 가는데 기름이 떨어졌고, 돈이 필요해서 무작정 아무 집이나 털기로 했습니다. 마침 그 집 문이 열려 있더군요.” 김 씨는 우연히 복도식 아파트를 지나다 현관문이 살짝 열려 있던 A씨의 집을 발견하고 침입했다. 그리고 잠자던 두 여성을 넥타이 등으로 목 졸라 살해했다. 그가 시신을 침대 밑에 숨기고 현장을 청소한 것은, 치밀한 계획범죄여서가 아니라 단지 도주할 시간을 벌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그는 범행 후 훔친 카드로 돈을 인출해 유흥비로 탕진했다. 추가 수사 결과, 김 씨는 이미 다른 지역에서도 부녀자를 살해한 연쇄 살인마였다. 총 3명의 여성이 그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그는 재판 끝에 대법원에서 사형 확정판결을 받았으나, 집행은 이루어지지 않은 채 현재까지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진실을 밝혀준 무죄의 증명이 사건은 ‘과학수사’가 범인을 잡는 칼이 되기도 하지만, 억울한 사람을 보호하는 방패가 되기도 함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만약 거짓말 탐지기가 없었다면, 정황 증거만으로 C씨와 D씨는 긴 법정 공방 속에 고통받았을지 모른다. 기계는 냉정하게 그들의 결백을 증명했고, 수사팀이 진짜 범인인 ‘제3의 인물’을 찾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었다.
  • 작은 섬나라, 거대한 세계…스리랑카에서 찾은 평온

    작은 섬나라, 거대한 세계…스리랑카에서 찾은 평온

    인도 남쪽 끝에서 바다 하나 건너면 나오는 작은 섬. 보물을 찾아 모험을 떠난 신밧드의 목적지이자 마르코 폴로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라고 표현했던 곳. 인도양이 억겁의 세월을 애지중지 다듬어온 해변을 따라 걷다가, 어느새 창밖으로 물결처럼 퍼진 차밭을 마주하고, 1000년을 넘게 버텨온 낡은 사원에서 미풍처럼 고요해지는 마음의 평온을 찾게 되는 나라. 짧은 이동만으로도 전혀 다른 장면을 차례차례 만나게 되는 스리랑카는 한 가지 얼굴로는 설명되지 않는 신비로운 여행지다. ●8개 세계유산 있는 작지만 큰 섬 스리랑카는 한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관광지는 아니다. 인도 옆에 붙은 탓에 인도의 일부로 잘못 아는 이도 있고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동남아 국가인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이 장벽처럼 작용해 상대적으로 인기도 떨어진다. 그 유명한 ‘실론티’의 실론이 스리랑카의 옛 이름인 것을 모르는 사람도 많다. 스리랑카는 대한민국의 약 65% 크기인 섬나라다. 그런데 이 작은 나라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8개나 있다. 때문에 스리랑카에 발을 딛는 여행자는 이곳이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오히려 한꺼번에 밀려드는 거대한 세계를 어떻게 품어야 할지 고민을 안겨주는 여행지라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된다. 8개의 세계유산 중 스리랑카의 상징과도 같은 장소는 시기리야 바위 요새다. 시기리야는 5세기 아버지의 왕좌를 뺏은 카샤파 왕이 혹시 모를 반란이 두려워 이곳으로 수도를 옮기면서 조성됐다. 평지 위에 홀로 솟아있는 180m 높이 바위 위에 ‘천상의 궁전’을 만들었다. 하지만 영원한 도피처란 없는 법. 카샤파 왕은 결국 동생의 공격을 받아 요새가 무너지자 자결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시기리야는 낭떠러지에 설치한 아찔한 계단을 통해 간신히 올라갈 수 있다. 바위 중턱에는 5세기경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프레스코 벽화가 있다. 상반신을 드러낸 여성들이 꽃을 들고 있는 모습인데, 천상의 존재를 상징한다는 해석이 있다. 오래전에는 500점 이상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는 20여점이 확인된다. 여행객들은 정상을 오가며 고대인들의 창의적인 도시계획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인간의 욕망과 광기, 권력의 허망함이 서린 곳이지만 동시에 이 거대한 자연을 어떻게 품고 아름답게 장식할지 고민했던 고대인들의 미적 감각을 깨닫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밀림도 장엄하지만 황홀한 풍경 아래 깃든, 여행자의 상상을 자극하는 이야기들이 이곳을 더 특별하게 만든다. ●부처 치아 지키며 꽃피운 불교문화 스리랑카를 특징짓는 또 다른 요소는 불교다. 부처는 생전에 3번 스리랑카를 방문했다고 전해진다. 인도가 같은 문화권이면서도 불교가 쇠퇴한 것과 달리 스리랑카는 지금도 전체 인구의 70%가 불교 신자다. 불교문화권 국가 특유의 안전한 치안과 친절함, 오래된 불교 유산은 스리랑카를 끌리는 여행지로 만드는 요소다. 불교 문명의 뿌리가 남은 아누라다푸라, 폴론나루와, 캔디 등의 유적지들은 관광용이 아닌 여전히 순례를 이어가는 신앙의 장소로 기능한다. 이른 아침 고요한 사원을 거닐다 하루를 기도로 시작하는 이들을 마주하게 되면 보는 이의 마음도 함께 순해지는 느낌이 든다. 불교 유적 중에 대표적인 곳이 담불라 황금사원과 불치사다. 담불라 황금사원은 기원전 1세기 아누라다푸라 왕국의 국왕이 왕위에서 쫓겨나 이곳에 머물던 것을 계기로 조성됐다. 누대에 걸쳐 사람들의 손길이 겹겹이 포개지면서 현재는 150개가 넘는 불상과 벽화가 내밀하게 배치돼 있다.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거대한 와불상은 스리랑카 불교 조각의 매력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누워서도 극락에 갈 수 있는 삶을 동경하게 만든다. 캔디의 불치사는 말 그대로 부처(佛)의 치아(齒)가 있는 절(寺)이다.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는 굴곡진 역사 속에서도 스리랑카인들은 목숨 걸고 부처의 치아사리를 지켜왔다. 대를 이어 소중한 마음으로 간직해온 공간이기에 불치사는 스리랑카 불교에서도 가장 중요한 성지로 꼽힌다. 부처의 치아사리는 상자에 담겨 있어 실제로 볼 수는 없다. 그래도 사람들은 향이 진한 꽃들을 앞에 놓아두고 한참을 머문다. 이곳에 모여든 수많은 이의 무람한 발걸음과 경건한 기도는 불교도가 아니더라도 숭고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기도의 힘으로 더 좋은 일들을 인생의 앞 순서에 채워 넣고 싶은 마음은 종교를 불문하고 얼마나 간절하고도 사무치는 일인가. ●세계 최고의 홍차 ‘실론티’의 생산지 스리랑카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차 한 잔을 두고 오래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일부러 마주 앉곤 한다. 어디에서든 기꺼이 내어주는 차를 한 모금, 두 모금 마시며 뻐근해진 감정을 차분히 풀어주다 보면 새삼 ‘홍차의 나라’에 와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중부 고원의 선선한 기온과 습도, 강수량 등 기후 조건은 고품질의 차를 생산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 전 세계에 수요가 상당한 만큼 스리랑카의 차 산업은 의류 제조, 관광 등과 더불어 스리랑카 경제의 핵심을 차지한다. 단순히 마시는 것 이상의 경험을 하려면 고생이 따른다. 가장 느리고 가장 아름답게 스리랑카의 시간을 주행하는 완행열차를 타야 하기 때문이다. 표현 그대로 ‘칙칙폭폭’ 소리를 내는 열차를 타고 대자연을 가로질러 마주하는 차밭은 열차에 탄 이의 심장마저 덜컹거리게 한다. 객차 밖으로 몸을 내밀어 건지는 인생샷은 스리랑카 여행이 주는 낭만 중의 낭만으로 꼽힌다. 긴 여정을 마치고 마시는 홍차 한 잔이 그렇게 애틋할 수가 없다. 스리랑카의 차 산업은 식민지 유산이 현재의 지역 공동체를 지탱하게 하는 독특한 산업이지만 현지인들에게는 고된 일로 인식된다. 최고 품질의 차를 만들기 위해 기계가 아닌 수작업으로 찻잎을 따는 그야말로 ‘노동집약’ 업종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름을 잭슨이라고 소개한 스리랑카 청년은 “부모님이 차 공장에서 일해서 힘들어하신다”면서 “빨리 돈을 많이 벌어서 부모님을 쉬게 해드리고 싶다”는 효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파리 투어하고 인도양 일몰까지 어쩔 수 없는 최소한의 침범은 있지만 스리랑카는 인간이 자연에 거스르지 않고 공존하며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지닌 나라다. 덕분에 곳곳에서 새벽바람처럼 깨끗하고 때 묻지 않은 대자연의 순수를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다. 얄라 국립공원 등에서 가능한 사파리 투어나 발라피티야에서 가능한 보트 사파리는 매력적인 선택지다. 사파리 투어를 통해 다양한 야생동물들을 마주할 수 있고, 스리랑카 사람들이 대자연을 어떻게 향유하는지도 체감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스리랑카 국기에는 사자가 있지만 정작 스리랑카에는 야생 사자가 없다. 수만 년 전에 멸종한 것으로 보아 스리랑카가 사자가 살기에는 생태 환경이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섬나라인 만큼 인도양 석양을 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여행객들은 내륙에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수도인 콜롬보나 세계유산 도시인 갈 등에서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평화로운 나라에서 마주하는 평화로운 일몰은 분주하게 사느라 소중한 것을 놓치고 지낸 일상을 반추하게 한다. 매력을 한껏 과시하고 관광객들을 보채는 나라들과 달리 스리랑카는 서두르는 법 없이 요란하지 않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여행객들에 다가오는 나라다. 잘 몰라서 은근하지만 그래서 더 환상적인 이 짙은 초록의 섬은 오늘을 어떻게 숨 쉬고 살아가고 있는지, 또 얼마나 깊이 세상을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는지와 같은 질문을 건넨다. 이 귀한 물음에 어떤 답을 채울지는 각자의 몫이란 현답과 함께. 여행수첩 ■스리랑카 항공 직항이 있다. 일정상 직항을 탈 수 없다면 태국 방콕,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해 현지에서 환승하면 된다. 가장 시간 낭비 안 하고 가는 방법은 방콕행 저녁 비행기를 타고 가서 방콕에서 스리랑카에 일출 때쯤 도착하는 노선을 타는 방법이 있으나 굳이 권하진 않는다. 시차는 한국보다 3시간 30분 느리다. ■성수기는 건기인 12월에서 4월이다. 하지만 현지 가이드가 추천하는 가장 좋은 여행 시기는 5월이다. 성수기가 끝나 가격이 저렴해지는 데다 사람도 많이 없고 날씨는 여전히 좋기 때문이다. 제대로 둘러보려면 2주일 이상, 알짜배기만 보려면 1주일 정도가 필요하다. ■현지 교통을 이용하면 불편하긴 하지만 정말 저렴해 배낭여행의 낭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다만 원하는 목적지에 바로 가기는 어려워 시간을 넉넉하게 배분해야 한다. 열차의 경우 스리랑카 철도청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하는 것보다 현지에서 직접 사는 게 훨씬 저렴하다. 홈페이지에는 매진으로 나와도 역에서 구입 가능하니 열차 시간을 확인하고 역에 미리 가서 구하기를 추천한다. 가이드는 현지 여행사에서 구할 수도 있지만 다녀온 사람들을 통해 직접 소개받으면 더 저렴하게 해준다. ■한국에서 일했거나 일하고 싶은 스리랑카인들이 많아 한국에 대해 우호적이다. 관광국가이다 보니 외국인에 대해 열려 있고, 가까운 사이가 되면 조금이라도 더 잘해주려고 하니 현지인들과 적극적으로 친해지기를 권한다.
  • 이란 화폐가치는 ‘휴지조각’…1弗에 160만 리알 사상 최저

    이란 화폐가치는 ‘휴지조각’…1弗에 160만 리알 사상 최저

    경제난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잦아들었지만, 이란의 화폐가치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며 경제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현지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환율이 사상 처음으로 160만 리알을 돌파했다. 전날 최초로 150만 리알을 넘어선 지 하루 만에 다시 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이는 이란 핵합의가 타결된 2015년에 달러당 3만 리알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화폐가치가 당시 보다 5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한 달 전인 지난달 28일 테헤란 상인들이 주도한 반정부 시위가 시작했을 때 환율은 달러당 142만 리알 수준이었다. 상인들은 당시 화폐가치 폭락과 고물가에 항의하며 거리로 뛰쳐나왔고,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했다. 리알화 화폐가치가 휴지 조각이나 다름없이 된 것은 불안정한 정국이 계속되며 국가경제가 여전히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이란에 대한 군사개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중동정세는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최근 인도·태평양 지역의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를 걸프 해역으로 이동시키며 중동 지역의 미군 병력을 증강시키고 있다. 특히 이란에는 ▲우라늄 농축 영구중단 및 보유 농축우라늄 전량 폐기 ▲탄도미사일 사거리·수량 제한 ▲하마스·헤즈볼라· 예멘 후티반군 등 중동 역내 대리세력 지원 중단 등을 요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CNN은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이 진전이 없자 대규모 공습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폐가치 하락 등 불안한 정국이 계속되며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재점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연방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란 시위가 다시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란) 정권이 그 어느 때보다 약해졌을 것”이라며 “시위대의 핵심 불만 사항인 경제 붕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부연했다.
  • “벌써 1년이나 흘렀네”…구준엽이 직접 설계한 아내 조각상

    “벌써 1년이나 흘렀네”…구준엽이 직접 설계한 아내 조각상

    가수 구준엽이 세상을 떠난 아내이자 배우 고(故) 서희원의 1주기를 앞두고 동상을 완성했다. 지난 28일 대만 ET투데이는 구준엽이 직접 설계한 서희원의 기념 조각상이 완공돼 고인의 1주기인 다음 달 2일 제막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해당 조각상은 서희원이 안장된 대만 진바오산 비림 명인 구역에 세워졌다. 제막식 당일에는 서희원의 동생이자 대만 방송인인 서희제, 서희원의 모친과 구준엽을 비롯해 고인과 생전 가까웠던 동료와 지인들이 참석해 추모할 계획이다. 유가족은 이번 제막식이 조용히 치러지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90년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구준엽은 1998년 대만에서 서희원과 만나 사랑을 키웠으나 현실적인 문제로 1년 만에 결별했다. 이후 각자의 삶을 살다 2021년 서희원이 전남편과 이혼하면서 20여년 만에 재회했고, 이듬해 결혼했다. 그러나 서희원은 지난해 2월 일본으로 가족 여행을 떠났다가 폐렴을 동반한 독감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구준엽은 아내의 유해를 안장한 후 지금까지 공식 석상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 대만 현지 매체는 지난해 3월 그가 장례식 이후 외부 활동을 중단하고 12㎏ 이상 체중이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구준엽이 야윈 모습으로 아내의 묘소를 지키고 있다는 목격담이 전해진 바 있다. 서희제는 지난해 10월 한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후 “형부가 매일 언니가 묻힌 진바오산에 가서 식사한다”며 “그리고 또 매일 언니의 초상화를 그린다”고 밝혔다.
  • 태백으로 떠나는 설국 여행…31일 눈축제 개막

    태백으로 떠나는 설국 여행…31일 눈축제 개막

    강원 태백의 대표적인 겨울축제인 태백산 눈축제가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태백산국립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로 33회째를 맞는 눈축제는 태백시문화재단이 주최·주관한다. 축제 슬로건인 ‘REAL’은 언제나 기억에 남고(REMEMBER ALWAYS), 시민과 소통하며(REPLY ALWAYS), 휴식이 공존하는(RELAX ALWAYS) 축제를 만들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축제의 백미는 눈조각 전시다. 2026년 병오년을 상징하는 붉은 말 게이트와 한국의 보물 등을 형상화한 거대한 눈조각 작품들이 설국을 연출한다. 눈썰매장과 얼음썰매장, 겨울 간식존, 이글루 카페테리아 등의 체험행사도 풍성하게 마련된다. 중년층의 건강 상태를 검사하는 바이오 헬스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올해 처음으로 제작한 축제 로고송도 공개한다. 경쾌한 멜로디와 간결한 가사로 구성된 로고송은 온·오프라인에서 활용되며 축제 분위기를 띄운다. 다음 달 7일에는 ‘태백산 눈꽃 등반대회’, 7~8일에는 태백산 주변에 위치한 꿈꾸는 예술터에서 캠핑을 즐기는 ‘백패킹 IN 태백산’이 진행된다. 강원도와 강원관광재단은 2025~2026 강원방문의해 1월 추천 여행지 중 하나로 태백산 눈축제를 선정했다. 축제장 인근에는 국내 최초의 안전테마파크인 365세이프타운, 석탄산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석탄박물관, 폐광지를 복구해 만든 지지리골 자작나무숲 등이 있다. 축제 기간 석탄박물관은 오후 9시까지 문을 열고, 고생대자연사박물관과 용연동굴, 365세이프타운은 휴관없이 운영된다. 한국철도공사는 다음 달 2일과 4일 부산역에서 출발해 태백산 눈축제와 관광지를 둘러보고 돌아오는 기차여행 상품을 운영한다. 태백시문화재단 관계자는 29일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머무르며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요일/태백으로 떠나는 설국 여행…31일 눈축제 개막(김정호)
  • 포항공대 연구팀, AI로 반도체 설계 자동화 길 열어…“현장 적용 목표”

    포항공대 연구팀, AI로 반도체 설계 자동화 길 열어…“현장 적용 목표”

    포항공과대학(POSTECH)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반도체 설계 자동화의 길을 열었다. 포항공대는 29일 전자전기공학과 김병섭 교수팀이 사람의 감각과 경험에 의존해 오던 반도체 설계 난제를 AI로 해결했다고 밝혔다. 연구는 반도체 회로 및 시스템 분야 국제 학술지인 ‘IEEE Transactions on Circuits and Systems(TCAS-I)’에 최근 게재됐다. 반도체는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장착되는 핵심 기술이지만 설계는 사람의 손과 경험이 필요해 자동화가 쉽지 않다. 때문에 ‘아날로그 반도체 설계’는 설계자의 감각과 노하우에 의존하는 분야로 남아있다. 또한 설계 데이터는 기업 핵심 자산이라 외부 공개가 제한돼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도 극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연구팀은 ‘파운데이션 모델’ 개념에 주목했다. 해당 모델은 대규모 데이터로 먼저 학습한 뒤 소량의 추가 학습만으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범용 AI 모델이다. 학습을 위해 반도체 배치도를 조각으로 나눈 뒤 일부를 가리고, 퍼즐을 맞추는 방식으로 설계 규칙을 익히는 ‘자기지도학습’ 방식을 적용해 대규모 사전학습을 시행했다. 이후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구조와 패턴을 익힌 AI가 회로 연결과 구조 형성에 필요한 설계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추가 데이터 학습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AI가 만든 배치도 중 96.6%가 설계 규칙과 회로 검증을 모두 통과했고, 기존 방식에 비해 1/8 수준의 데이터로도 동일한 성능을 달성했다. 상용화할 경우 설계 인력과 개발 기간을 줄여 반도체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산업 현장 적용을 목표로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연구를 이끈 김병섭 교수는 “이번 연구는 데이터 부족으로 막혀 있던 아날로그 반도체 설계 자동화의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확장한 성과”라고 했다.
  • “멈출 줄 모른다”…기안84 ‘시청률 견인’에 흥행몰이 이어가는 ‘예능 프로그램’

    “멈출 줄 모른다”…기안84 ‘시청률 견인’에 흥행몰이 이어가는 ‘예능 프로그램’

    방송인 겸 웹툰 작가 기안84의 마라톤 도전기를 그려낸 MBC 예능 프로그램 ‘극한84’가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6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MBC ‘극한84’ 9회는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 4.6%를 기록했다. 지난 회차보다 0.6%p(포인트) 오른 수치로,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극한84’는 소폭 상승이더라도 매회 시청률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30일 첫 방송된 ‘극한84’는 시청률 2.7%로 출발한 뒤 2~4회까지 2~3%대 시청률을 오가며 정체에 빠졌다. 하지만 5회에서 3%대 시청률로 진입한 뒤 6회(3.5%), 7회(3.8%), 8회(4.0%) 등 매회 시청률을 조금씩 쌓아 올리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시청률 상승 배경으로는 기안84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방송 초반 4회까지 시청률 부침을 겪으며 위기설까지 나왔던 ‘극한84’는 프랑스 메독 마라톤 도전기가 본격화되며 시청률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극한 코스에 도전하는 기안84의 성장 과정이 꾸밈없이 담기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냈고, 이런 모습이 시청률 상승을 견인한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극한84’는 기안84가 42.195km를 넘어서는 상상 초월 코스에 뛰어들어 극한의 마라톤 환경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해내는 과정을 그린 극한 러닝 예능이다. 9회에서는 북극 폴라서클 마라톤으로 마지막 도전을 나선 극한크루의 여정이 그려졌다. 기안84, 방송인 강남, 연예계에서 가장 빠른 풀코스 마라톤 기록을 보유한 배우 권화운은 각자의 목표를 안고 출발했다. 그러나 이들은 빙판과 오르막이 반복되는 극한 코스에서 예상치 못한 위기와 변수를 만나 고전을 면치 못했다. 권화운은 거침없는 질주 끝에 1등을 탈환했지만 급격히 컨디션이 흔들리면서 5위까지 밀려났다. 이후 고전 끝에 완주를 성공한 권화운의 모습은 강한 여운을 남겼다. 기안84는 좋은 컨디션으로 출발했지만 빙판 코스에서 예상보다 나빠진 주로 컨디션에 힘겨워했다. 그는 레이스 중간 음수대가 보이지 않자 길가에 얼어붙어 있는 빙판 조각을 떼어내 먹으며 맛있다고 감탄하는 모습을 보여줘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대회 시작 당시 꼴찌로 출발한 강남은 예상 밖의 선전을 보이기도 했으나, 결국 오르막 구간에서 급격히 무너지며 완주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권화운은 극한의 고비 끝에 완주에 성공한 가운데, 주저앉은 기안84와 강남이 레이스를 끝까지 마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극한 크루의 여정은 일요일 오후 9시 10분에 방송되는 MBC ‘극한84’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노원, 디오라마 전시관 ‘기차마을 이탈리아관’ 완성

    노원, 디오라마 전시관 ‘기차마을 이탈리아관’ 완성

    서울 노원구가 오는 31일 오후 2시 ‘노원기차마을 이탈리아관’을 정식 개관한다고 26일 밝혔다. 노원기차마을 이탈리아관은 2022년 개관한 미니어처 전시관 노원기차마을 스위스관(이하 스위스관)의 후속작이다. 노원구 관계자는 “관광 자원으로서의 잠재력이 입증되면서 콘텐츠의 연속성을 확보할 후속 전시관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관은 고대 로마 유적, 중세 르네상스를 이끈 문화유산과 시대를 넘나들며 꾸준히 사랑받는 자연풍경이 어우러져 자연과 문화의 매력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규모도 스위스관보다 2배 이상 크게 조성했다. 디오라마로 떠나는 미니 이탈리아 여행은 로마, 베네치아, 피렌체, 나폴리, 밀라노 등을 아우른다. 성 베드로 대성당, 산 마르코 광장, 두오모 성당은 물론 나폴리 항, 돌로미티산맥, 베수비오 화산처럼 이탈리아를 떠올리면 손에 꼽을 수 있는 명소들이 망라되어 있다. 50여 종에 달하는 전시 아이템은 모두 실물의 1/87 비율로 조성됐다. 작품 사이를 총 160m 길이로 연결된 레일에 미니어처 기차가 끊임없이 오간다. 구는 특히 정교한 디테일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콜로세움의 검투 경기를 관람하는 관객들의 의상과 동작, 트레비 분수의 물줄기와 조각상까지도 실제처럼 구현해 냈기 때문이다. 개관 이후 이탈리아관은 스위스관과 통합 운영하여, 입장권을 구매하면 두 전시관을 모두 관람할 수 있다. 입장 요금은 어린이 2000원, 어른 4000원이며, 노원구민은 50% 할인된다. 오승록 구청장은 “기차를 사랑하는 어린이들과 유럽의 낭만을 사랑하는 어른 누가 와도 만족할 공간을 선사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며 “기차카페, 기차레스토랑과 더불어 화랑대 철도공원에서 완벽한 하루 나들이를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포토] 김정은, 러 파병군 조각상 제작 현장 방문

    [포토] 김정은, 러 파병군 조각상 제작 현장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파병군 추모기념관에 설치할 조각상 제작현장을 직접 챙기고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25일 만수대창작사를 방문해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에 건립하고 설치할 조각창작사업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 가 26일 보도했다. 만수대창작사는 선전선동용 예술작품을 제작하는 미술창작기지로 북한의 주요 동상 등을 전담 제작해 왔다. 이날 김 위원장은 가죽점퍼 차림으로 제작 현장을 돌아봤고, 기념관 내부 예상도를 지휘봉으로 가리키면서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그는 “전승세대의 특출한 영웅성이 전군의 대중적영웅주의로 승화”했다면서 “앞으로 기념관을 찾는 사람들 누구나 하나의 조각상앞에서도 그들에 대한 영원한 추억을 간직할 수 있게 모든 세부 요소에 이르기까지 고매한 예술적 형상과 섬세한 완벽성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도축장 같았던 3평 밀실…살인마는 그 방에 없었다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도축장 같았던 3평 밀실…살인마는 그 방에 없었다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현장 기자인 유영규 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서울신문의 특화 기사입니다. 서울신문은 기사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AI 음성을 이용해 ‘범죄는 흔적은 남긴다’ 연재물의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죽음’ 이란 단어는 언제나 무겁다. 어떤 죽음은 그 현장의 참혹함 때문에 보는 이의 이성마저 마비시키곤 한다. 피로 뒤덮인 방, 널브러진 둔기, 그리고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된 시신. 누구나 직관적으로 ‘잔혹한 살인’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풍경이다. 하지만 법의학의 냉철한 눈이 닿는 순간, 피가 낭자한 현장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때로는 가장 강력한 살의(殺意)가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을 향했을 때 더 끔찍한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피로 칠해진 3평의 밀실2003년 2월 16일 오전 10시, 경기도의 한 철물점 뒤편. 3평 남짓한 단칸방의 문을 연 유 모 목사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얼어붙었다. 그곳은 사람이 사는 방이 아니라 도축장을 방불케 하는 지옥도였다. 천장부터 바닥, 벽면까지 온통 붉은 피 칠갑이 되어 있었고, 그 한가운데에 40대 남성 A씨가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 전날 밤, 유 목사가 잠을 청하라며 깔아주었던 이불은 이미 흥건히 젖어 제 색깔을 잃은 지 오래였다. 시신의 상태는 더욱 처참했다. 뒤통수와 목, 복부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상처가 나 있었다. 방 한구석에는 파이프 렌치와 망치가, 반대편에는 깨진 박카스 병과 유리 액자 파편이 흩어져 있었다. A씨의 머리는 둔기에 의해 무참히 가격당해 함몰된 상태였고, 턱 밑 목 부위에는 날카로운 것에 베인 자상이 세 군데나 있었다. 가장 큰 상처는 길이가 6cm에 달했다. 복부에도 각각 7cm와 4cm의 깊은 자상이 발견됐다. 누가 봐도 원한에 사무친 살인마가 저지른 짓이었다. 평소 A씨를 돌봐주던 교회 사람들조차 “어떤 놈이 이렇게 잔인하게 죽였냐”며 울분을 토했다. 경찰 역시 즉각 타살을 의심하고 현장 감식에 들어갔다. 침묵하는 증거들, 그리고 반전그러나 현장을 샅샅이 뒤지던 베테랑 형사들과 감식반원들의 표정이 점차 굳어졌다. 살인의 명백한 징후라고 생각했던 ‘잔혹함’이 오히려 수사의 발목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우선 범인의 탈출로가 없었다. 천장에 피가 튈 정도로 격렬한 살해 행위가 있었다면, 범인의 옷과 신발에도 다량의 피가 묻었을 것이 자명했다. 그러나 유일한 출입구인 손잡이와 바닥 어디에서도 범인이 밖으로 나간 핏자국이나 족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현장에서 채취된 수많은 지문과 족적은 오로지 죽은 A씨의 것뿐이었다. 혈흔 분석 결과도 의문을 더했다. 방 안의 혈흔은 누군가에게 쫓기거나 방어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라, 혼자서 배회하거나 주저앉은 형태를 그리고 있었다. 감식반은 최후의 수단으로 유전자(DNA) 분석에 희망을 걸었다. 흉기와 집기 등 11개의 증거물에서 DNA를 채취했지만, 결과는 절망적이었다. 외부인의 흔적은 단 한 조각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경찰은 충격적인 결론을 내렸다. 이 끔찍한 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는 동일 인물, 즉 A씨였다. 복합자살: 죽음을 향한 집요한 몸부림경찰이 재구성한 그날 밤의 진실은 이러했다. 이혼 후 극심한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을 앓던 A씨는 삶을 끝내기로 결심했다. 그는 주인집에서 “못을 박겠다”며 망치와 파이프 렌치를 빌려왔다. A씨는 이 둔기들로 자신의 머리를 수차례 가격했다. 하지만 인간의 생명력은 생각보다 질겼고, 고통 속에 의식은 쉽사리 끊어지지 않았다. 1차 시도가 실패하자 그는 피를 흘리며 부엌으로 향했다. 날카로운 도구를 찾기 위해서였다. 마땅한 흉기가 없자 그는 날카로운 물건들을 들고 스스로에게 휘둘렀다. 부검 결과 목과 배의 치명상은 모두 A씨가 쥔 유리 조각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두 가지 이상의 치명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자살을 시도하는 것을 법의학적으로 ‘복합자살(Complex Suicide)’이라 부른다. 전체 자살 사건의 약 5%를 차지하는 이 현상은, 자살자가 확실한 죽음을 원하거나 첫 번째 방법이 실패했을 때 다른 수단을 연속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발생한다. A씨의 경우, 둔기에 의한 두부 손상과 유리에 의한 자상이 결합된 전형적인 복합자살이었다. 과거 6개월간 손목을 긋고, 차에 뛰어들고, 돌로 머리를 찍는 등 네 차례나 자살을 시도했던 그의 이력 또한 이 비극적인 결말을 뒷받침했다. 편견이 만든 타살 의혹현장의 참혹함이 수사관은 물론 의사의 판단까지 흐리게 한 사례는 또 있다. 같은 해 12월, 경기도의 한 주택가에서 발생한 B씨(70대) 사망 사건이다.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했던 B씨는 목에 전깃줄을 감은 채 발견됐다. 그런데 시신 상태가 기이했다. 이마와 머리 곳곳에 칼에 베인 상처와 망치에 찍힌 듯한 상처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현장에는 피 묻은 망치와 칼이 발견됐다. 시신을 처음 검안한 의사는 “목의 끈 자국은 누군가 뒤에서 잡아당긴 교사(목 졸림)의 흔적이며,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스스로 얼굴에 이런 상처를 내기는 어렵다”며 타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부검대 위에서 진실은 뒤집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B씨의 직접적인 사인은 ‘의사(목 맴)’였다. 타인이 목을 졸랐을 때 나타나는 목 내부 뼈(방패연골, 목뿔뼈 등)의 골절은 전혀 없었다. 머리와 얼굴의 상처들 역시 피는 많이 났지만 뇌나 장기를 손상시킬 만큼 치명적이지 않았다. 수사 결과 B씨 역시 처지와 질병을 비관해 복합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망치, 칼, 한복 끈, 전깃줄 등 무려 4가지 도구를 이용해 차례로 자살을 시도한 것이다. 앞선 시도들이 고통만 줄 뿐 죽음에 이르지 못하자, 마지막으로 전깃줄을 선택했던 것이다. 주저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남긴 망설임여기서 우리는 근본적인 의문에 봉착한다. “기왕 죽기로 결심했다면, 왜 그렇게 스스로에게 가혹하고 고통스러운 방법을 택했을까?” 그리고 “왜 한 번에 끝내지 못하고 수십 군데의 상처를 남겼을까?” 법의학자들은 이를 ‘주저흔(Hesitation Marks)’으로 설명한다. 주저흔이란 치명상을 가하기 전, 자살자가 심리적인 갈등이나 육체적인 고통에 대한 공포 때문에 머뭇거리며 낸 얕은 상처들을 말한다. A씨의 머리에 난 여러 개의 타박상, B씨의 얼굴에 난 자잘한 베인 상처들이 바로 그것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자살이 고요하고 평안한 끝맺음으로, 타살은 잔혹하고 유혈이 낭자한 것으로 묘사되곤 한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 흉기를 이용한 자살의 경우,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의지와 고통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이 충돌하면서 현장은 그 어떤 살인 사건보다 처참해지기도 한다. 국과수 관계자는 “자살자의 몸에서 수십 개의 자창이나 절창이 발견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며, 상처의 개수나 현장의 혈액량만으로 타살을 단정 짓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타살의 경우 범인은 피해자의 저항을 무력화하기 위해 급소를 정확히 공격하거나(방어흔이 나타남), 신속하게 현장을 떠나려 한다. 반면, 복합자살이나 주저흔이 많은 자살 현장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긴 시간과 고통, 그리고 처절한 실패의 과정이 고스란히 기록된다. 마지막 순간까지 생(生)은 저항한다피로 얼룩진 A씨의 방과 둔기가 널브러진 B씨의 방. 두 사건은 우리에게 ‘보이는 것’과 ‘진실’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범죄의 흔적을 쫓는 수사관들에게 있어, 가장 경계해야 할 적은 범인이 아니라 ‘잔혹하면 타살일 것’이라는 인간적인 고정관념일지도 모른다. 동시에 이 비극적인 흔적들은 역설적으로 생명의 무게를 증언한다. 죽음을 결심한 그 순간조차, 인간의 몸과 무의식은 끝까지 삶을 놓지 않으려 저항한다. 수십 번의 망설임이 만들어낸 주저흔, 실패를 거듭하며 도구를 바꿔야 했던 복합자살의 과정. 그 참혹한 피의 기록은 죽음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어려운 일인지, 그리고 역설적으로 우리 내면의 생존 본능이 얼마나 강렬한지를 웅변하고 있다. 그날, 3평짜리 단칸방의 벽에 튄 핏자국은 살인마의 만행이 아니었다. 그것은 스스로를 파괴해서라도 고통을 멈추고 싶었던 한 인간의 비명인 동시에, 마지막 순간까지도 죽음을 두려워했던 생명의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 ‘장인의 지혜’ 담긴 안성 청원사 대웅전 보물 지정

    ‘장인의 지혜’ 담긴 안성 청원사 대웅전 보물 지정

    고려 말에서 조선으로 이어지는 건축 형식을 모두 담고 있는 경기 ‘안성 청원사 대웅전’이 보물로 지정됐다고 국가유산청이 23일 밝혔다. 대웅전의 창건연대는 명확하지 않으나, 1854년(철종 5년) 대웅전의 공사 내용을 담고 있는 상량문을 통해 그 이전에 건립된 건물임을 알 수 있다. 처마 끝의 무게를 받치기 위해 기둥머리에 짜맞춘 나무쪽인 포작의 세부 장식이나 구성 수법 등을 통해 건립연대를 조선 전기로 추정할 수 있으며, 수종 분석과 연륜 연대 분석을 통해 15세기의 부재로 특정할 수 있다. 대웅전의 규모는 정면 3칸, 측면 3칸이며, 지붕은 맞배지붕 형식이다. 건물 앞면은 기둥 상부뿐만 아니라 기둥과 기둥 사이에 공포(지붕의 무게를 분산하기 위해 기둥 위에 설치한 목조)를 배치한 다포계 공포로, 뒷면은 기둥 위에 돌출된 부재와 끝부분을 날개 형태로 조각한 부재(익공)를 함께 사용한 익공계 공포로 구성하여, 하나의 건축물에 두 가지 공포 양식이 동시에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임진왜란 이전에 건립돼 현존하는 건물 중 유사한 사례가 드물고 16세기경(약 1550년) 건축의 구성과 의장(양식)이 한 건물 안에 공존하고 있는 점, 고려시대 주심포(건물 기둥 위에만 공포를 배치한 양식)계 공포가 조선시대 익공계 공포로 변화·정착해 가는 과도기적 단계를 잘 보여준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또 “소규모 사찰이 경제적 열악함을 극복하고자 선택했던 건축적 수법을 통해 장인의 지혜 등을 엿볼 수 있는 건물”이라고 덧붙였다.
  • 크고 흰 눈이 그립거든 말없이 오라 태백으로[박상준의 문장 여행]

    크고 흰 눈이 그립거든 말없이 오라 태백으로[박상준의 문장 여행]

    태백역 인근 사슴목장 초록뿔언덕30만㎡ 고원에 사슴 200마리 방목산책길에 보는 이국적 풍경 장관 눈 내린 다음날·잔설 쌓인 날 추천당골광장서 시작되는 하늘전망대 890m 길이·무장애길 초보도 거뜬 정상에서 문수봉·천제단까지 조망 축제 전 미리 보는 눈 조각들 주목올해 주목받는 여행 트렌드 중 하나가 ‘책과 관련한 여행’이라고 합니다. 서울신문은 이에 맞춰 다양한 세대와 트렌드를 아우를 수 있는 을 3주에 한 번 연재합니다. 박상준 여행작가가 책 자체 보다 책 속 한 문장의 ‘정서’에 집중한 콘셉트의 여행법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커튼은 닫혀 있고, 누운 채로는 바깥이 보이지 않는데도, 내 주변으로 서름한 빛이 느껴지는 날이 있다. 눈에 보이는 빛이 아니라서 아까 꾸던 꿈이 이어지고 있는가 싶기도 하다. 나는 눈을 천천히 깜이며 그 환상의 빛을 가늠해보다가 문득 이런 확신에 이른다. ‘뭔가 찾아온 거야!’”/한정원, ‘시와 산책’ 중. 그 ‘뭔가’가 찾아오는 서걱서걱한 겨울 아침을 좋아한다. 창가의 눈부심이 햇살만의 수고가 아니란 건 겨울이어서 어렵잖게 알아챌 수 있다. 밤새 내린 눈은 그렇게 반짝인다. 밤하늘의 별과는 다른 빛남일 텐데, 별은 먼 데 있지만 차가운 그것은 그렇게 고요히 우리 곁으로 내려앉는다. ●크고(太) 흰(白) 눈을 찾아서 작가 한정원은 “눈을 발견한 날은, 사랑을 발견한 듯 벅차다”고 했다. 그리고 겨울을 사랑하는 이유가 1번부터 100번까지 눈이라고 덧붙인다. ‘시와 산책’(시간의 흐름, 2020)은 작가가 시를 읽고 산책한 나날의 기록이다. 월러스 스티븐스, 에밀리 디킨슨, 라이너 마리아 릴케 등의 시가 작가의 일상에 눈처럼 내려앉는다. 나는 작가가 고른 시의 심상을 더듬어 눈 내린 겨울의 길 위를 같이 산책하고 여행한다. 첫 장 ‘온 우주보다 더 큰’은 온통 눈에 관한 이야기고 사랑에 관한 단상이다. 겨울은 아니어도 작가만큼이나 눈을 좋아하므로, 글 속의 작가처럼 “뭔가”에 눈 뜨는 아침을 소망하고 눈이 거기 있기를 희망한다. 첫눈 같은 사랑 또한 말이다. 물론 환상은 환상일 뿐이다. 올해 겨울 하늘은 유독 야박하다. 눈 내린 날을 손에 꼽는다. 그렇다고 날씨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느지막이 눈을 뜨고 천장을 보며 깜빡이던 아침, 문득 이런 확신에 이른다. 눈이 오지 않으면 눈을 찾아가는 게 겨울을 대하는 여행의 자세일 터. 강원 태백시는 우리가 사랑하는 눈의 고장이다. 이름부터 ‘크다’를 뜻하는 태(太)에 ‘흰색’을 뜻하는 백(白)이지 않은가. 물론 태백이란 지명은 ‘크게 밝다’는 뜻을 가진 태백산에서 유래했다. 하지만 내 멋대로 크고 흰 눈이기도 할 것이라 여긴다. 지난해 3월, 봄 여행 취재를 위해 태백산 하늘전망대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폭설을 만나 낭패했다. 봄의 일을 하러 가서 겨울을 만난 건 난처했지만 반대로 내심 겨울을 늘려 맞은 것 같기도 해서, 눈 내린 날로 갈무리할 수 있어 뿌듯했다. 매해 눈을 만난 횟수를 헤아린다는 한정원이 보았으면 얼마나 반겼을까. 작가가 못내 아름다웠다고 말했던, 눈이 열한 번이나 온 어느 겨울의 모습 또한 그러하지 않았을까. ●눈 속 사슴의 ‘눈’ 속으로 태백 가는 찻길은 중앙고속도로를 내려서 영월부터 강원도의 오지를 달린다. 도로가 매끈하게 뻗지는 않았지만 웅장한 산세는 무척 감동적이다. 겨울 여행을 사랑한다면 행로에 슬며시 만항재를 끼워 넣어도 좋겠다. 하지만 ‘시와 산책’에 처음 나오는 시가 포르투갈의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의 ‘기차에서 내리며’이므로 나도 기차를 탔다. 태백선 기차는 영월의 동강과 정선의 민둥산과 태백의 함백산과 어울려 지난다. 창밖의 굽이와 굽이가 ‘행’이고 기차역은 ‘연’이며 철로는 ‘운율’처럼 다가온다. 시 속의 우연한 만남은 없지만 겨울은 스치는 풍경만으로 깊어 간다. 태백역에 내려서는 사슴목장 초록뿔언덕을 찾는다. 겨울 태백 여행을 위해 간직했던 버킷리스트다. 겨울 눈은 특별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그리 특별하지 않기도 하다. 나는 눈 오는 날 아침이면 동네 뒷산을 산책하는데 그곳의 설경 역시 아름답다. 잠시 태백산이라 해도 믿을 만큼. 그러니 그 유명한 태백의 겨울이 흔한 겨울 풍경처럼 느껴지는 이가 있을지 모르겠다. 모두가 시인일 수 없고 여행은 일상의 ‘뭔가’보다 ‘특별한 뭔가’를 찾는 것일 때도 있으므로. 초록뿔언덕에선 그 뭔가를 발견할 수도 있겠다. 언덕 위를 거니는 사슴은 이채로움을 넘어 얼마간 이국적이기까지 하다. 나는 처음 찾았던 날부터 언젠가의 눈 쌓인 겨울 풍경을 머릿속으로 그렸다. 30만㎡ 고원에 200마리가 넘는 사슴이 설원 위를 뛰노는 상상을 해보라. 하물며 순백의 겨울 설원이다. 사슴목장은 초록뿔언덕 카페를 지나 입장한다. 건물 1층은 전시 공간을 겸하고 목장을 바라보는 카페는 2층이다. 초록뿔라떼나 초록뿔꽃사슴빵 같은 메뉴는 곧 만나게 될 사슴들의 예고편이다. 카페 바깥에서 전망대까지 난 산책로가 주 행로인데 사슴들은 멀지 않은 기슭에서 멀뚱히 경계하듯 눈을 마주친다. 사람들은 그 대치의 순간이 경이로워 덩달아 숨죽여 멈춰 선다. 그러면 사슴은 때때로 서서히 다가오기도 한다. 목장의 녀석들은 사람이 그리 낯설지 않다. 특히 초록뿔언덕의 마스코트, 200일 된 사슴 소금이는 어릴 적에 부모를 잃고 이상봉 대표가 키워 강아지처럼 몸을 비빈다. 곁에서 눈을 맞출 적에는 매우 반짝이는 건 루돌프의 코가 아니라 눈망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정작 풀을 뜯어 먹고 사는 사슴에게 겨울은 고달픈 계절이다. 조급해한다고 겨울이 서둘러 물러날까. 한정원의 말처럼 “겨울은 겨울의 시간을 다 채우고서야 한동안 떠날 것”이다. 다행히 이 대표가 사슴들의 산타클로스가 되어 준다. 그는 매일 오후 3시, 사슴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언덕을 오른다. 이 시간은 초록뿔언덕을 찾은 이들에게도 선물 같은 시간이다. 초록뿔언덕에서 방목하는 사슴을 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닌데 그럼에도 억지할 수는 없으므로 어떤 날은 멀리 한두 마리와 눈 맞추는 일에 그치기도 한다. 적어도 먹이 주는 시간에 찾으면 헛걸음할 일은 없어 사슴과 사람이 각자의 행복을 공유한다. 그날이 눈 내린 다음이거나 잔설이 두텁게 쌓인 경우, 사슴들은 조금 과장하면 북극의 순록처럼 보인다. ●‘눈’으로 즐기는 태백산 명소 사슴과 헤어져 태백산 하늘전망대와 지지리골 자작나무 숲 사이에서 망설인다. 지지리골은 태백이 꼭꼭 숨겨둔 겨울 명소다. 화전민이 살던 시절에는 지지리도 못살아서, 가까운 함태탄광이 흥하던 시절에는 광원들의 고기 굽는 지글지글 소리를 따 이름 붙였다지만, 서정의 오솔길은 경관 못지않은 비밀스런 드라마를 숨겨놓고 있다. 특히 오밀조밀한 길을 지나 길 끝에서 활짝 열리는 숲속 벤치에서는 누구나 눈을 감고 자작나무의 은밀한 속삭임에 귀를 기울인다. 다만 가는 길이 만만하지 않다. 차를 타고서도 좁은 흙길을 제법 올라야 한다. 기차를 타고 나선 나는 못내 엄두를 낼 수 없어 아쉬움을 삼키며 태백산 하늘전망대로 방향을 잡는다. 하늘전망대는 태백산 등산로 초입 당골광장에 있다. 태백산은 유일사에서 올라 천제단, 반재 등을 돌아보고 당골광장으로 내려오는 구간이 가장 유명하다. 당골광장에서 올라 천제단을 보고 다시 당골광장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당골 초입은 관광버스가 줄을 잇는다. 겨울 사랑이 적극적인 이들은 서둘러 태백‘산’에 오른다. 그들은 “눈은 흰색이라기보다 흰빛”이라던 한정원 작가의 말뜻을 나보다 먼저 이해할까. 전체 길이가 890m인 태백산 하늘전망대와 탐방로는 등산을 벅차하고 산책 삼아 겨울을 즐기는 나 같은 이들에게 알맞다. 휠체어나 유아차 보행이 가능한 무장애길이지만 눈 내린 겨울에는 조심해야 한다. 당골탐방지원센터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 완만한 데크 탐방로를 따르는데, 센터 입구에서 문화관광 해설사와 짧은 대화를 나눈다. 겨울 태백을 여행하기 좋은 때는 언제일까요? 지금부터 겨울 내내 좋아요, 같은 뻔한 말이 오가지만 그만큼 태백의 겨울 풍경은 남다르다. 태백산 당골광장에는 눈을 꼭꼭 눌러 담은 커다란 거푸집이 눈길을 끈다.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열리는 33번째 태백산 눈축제를 장식할 눈조각의 원형이다. 거푸집을 해체하면 정육면체의 커다란 눈얼음이 남을 것이고, 작가들은 축제가 열리기 전부터 눈을 조각하기 시작할 것이다. 어떤 과정은 결과만큼이나 흥미로운데 눈얼음을 다듬는 이맘때 모습은 비공식 ‘프리페스티벌’이라 부를 만하다. 눈축제가 끝나면 설날을 전후해서 습설이 내린다. 쉬이 녹지 않은 습한 눈은 단단하게 쌓여 태백 겨울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그리고 태백의 더딘 겨울은 3월에 이르러서도 지난해처럼 폭설로 내리기도 한다. 택시 기사는 태백에서 30㎝ 정도는 눈도 아니라고 했다. 지난해 늦은 겨울에는 갑작스레 내린 폭설로 통리에서 5시간 동안 발이 묶였다며 무용담을 들려준다. 트렁크에는 만약에 대비하기 위한 버너와 라면이 상비돼 있노라고 과장된 몸짓을 섞어가며. ●차가운 눈… 겨울이 가리킨 겨울 하늘전망대는 탐방로 끝에서 좌우로 사열한 소나무 가운데 우뚝 솟아 있다. 몇 차례 크게 나선을 그리며 오르고, 사방의 풍경을 조금씩 소분해서 끌어안는다. 정상에는 제법 매서운 바람이 불고 먼 데 능선에는 태백산 문수봉과 천제단의 파노라마다. 아래쪽 숲에는 석탄박물관의 권양로(석탄을 운반하고 이동하는 통로)가 솟아 눈의 고장이자 광산의 도시라는 걸 다시금 일깨운다. “바람도 좋다, 여기는.” 옷깃을 여미는데 곁에 있던 이들이 나누는 말소리가 들린다. 아, 그렇기도 하겠구나. 도치법을 쓰는 그이 또한 시인이다. 그 말을 듣고 맞는 전망대 정상은 바람이 그저 매섭지만은 않다. 눈이 얼음장처럼 차갑지만은 않은 것처럼. 덕분에 멀리 두던 시선을 끌어오다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의 우듬지와 그늘 아래 잔설에 눈길이 닿는다. 전망대 높이가 33m이니 나무의 키는 족히 20m가 넘겠다. 이토록 키 큰 나무의 머리 꼭대기, 우듬지를 본 적이 언제였던가? 그제야 뒤늦게 나는 왜 눈이 좋은가 되묻는다. 눈이 좋은 건 그것이 겨울다움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겨울은 겨울의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한정원은 봄의 마음으로만 보면 “겨울은 춥고 비참하고 공허하며 어서 사라져야 할 계절”일 거라 말한다. “행복은 저마다 손금처럼 달라야”하고 “손바닥을 보여주는 일처럼 은밀”해야 하는데 겨울은 그저 시리도록 차가운 눈으로 제 몫의 행복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는지도. 탐방로를 돌아 나오는 길에는 잠시 멈춰 서서 하늘을 올려다본다. 흐린 하늘은 언제라도 다시 눈이 내릴 태세다. 지금 눈이 내린다면 머리 위 자그마한 숲속 하늘 위로 난분분 내리겠다. 나는 다시 몸을 숙여 눈 한 줌을 쥐어보고는 눈 쌓인 곳을 골라서 걷는다. 손끝에서 찌릿하고 명징하던 그 차가움에 정신이 번쩍 들고, 그것들이 발끝에서 뽀드득하고 말간 소리를 내어 부서질 때, 겨울 산책의 참맛은 다시 한번 눈이라는 걸 깨닫는다.
  • “팬티스타킹 수준” 레깅스 입고 운동했다가…“엉덩이 다 비치잖아!” 논란

    “팬티스타킹 수준” 레깅스 입고 운동했다가…“엉덩이 다 비치잖아!” 논란

    ‘요가복계의 샤넬’로 불리는 글로벌 애슬레저 브랜드 룰루레몬이 신제품 레깅스의 ‘비침 논란’에 휩싸였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룰루레몬은 새로운 운동복 라인인 ‘겟 로우’(Get Low)의 북미 지역 온라인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최근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해당 제품에 대해 “몸을 굽히거나 스쾃를 할 때 속이 비친다”는 불만이 쏟아진 데 따른 조치다. 룰루레몬은 해당 컬렉션에 대해 무봉제 기술을 적용해 가볍고 빠르게 마르는 원단으로 ‘조각 같은 라인’을 선사한다고 홍보해왔다. 특히 고강도 움직임 속에서도 대퇴사두근과 둔근을 단단하게 잡아주고 라인을 살려주도록 설계됐다는 게 룰루레몬 설명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원단이 지나치게 얇아 착용 시 신체 부위가 그대로 드러난다며 정작 제품명처럼 ‘낮게 몸을 숙이는’(Get Low) 동작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룰루레몬 북미 온라인 스토어에는 “속옷 라인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엉덩이 부분이 다 비친다. 살짝 비치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팬티스타킹 수준”, “몸을 숙이는 순간 속이 다 비친다” 등의 후기가 올라왔다. 룰루레몬 관계자는 “해당 컬렉션은 북미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계속 판매 중이나, 고객들의 초기 반응을 면밀히 검토하고 제품 특성에 대한 안내를 강화하기 위해 온라인 판매만 잠정 중단한 상태”라며 “조만간 북미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룰루레몬이 신제품 출시에 차질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24년 7월에도 신제품 ‘브리즈스루’가 출시 직후 착용감 논란으로 판매가 중단된 바 있으며, 2013년에는 주력 소재인 ‘루온’으로 제작된 레깅스가 비침 문제로 전체 물량의 17%를 리콜하는 대규모 소동을 겪었다. 업계에서는 반복되는 품질 논란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얼음 조각’ 하나 달라더니…트럼프, 연설서 그린란드·아이슬란드 4차례 혼동 [핫이슈]

    ‘얼음 조각’ 하나 달라더니…트럼프, 연설서 그린란드·아이슬란드 4차례 혼동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설에서 여러 차례 그린란드를 아이슬란드로 잘못 지칭해 구설에 올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70분가량 진행된 장황한 연설에서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의 업적을 자랑한 후 “우리는 유럽이 강해지길 바란다. 궁극적으로 이는 국가 안보의 문제”라며 그린란드 문제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유럽 국가 정상들과 기업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그린란드 문제를 정면으로 꺼내 든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과정에서 최소 4차례나 그린란드를 아이슬란드와 혼동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을 언급하며 “내가 며칠 전 아이슬란드 이야기를 꺼내기 전까지 그들은 나를 좋아했다”면서 “이제 내가 요구하는 것은 얼음 조각 하나뿐이다. 춥고, 위치도 좋지 않지만, 세계 평화와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슬란드에서 그들은 우리 편이 아니다. 어제 우리 증시가 처음으로 하락한 것도 아이슬란드 때문이다. 아이슬란드 때문에 이미 큰 손해를 봤다”며 여러 차례 그린란드를 잘못 지칭해 불렀다. 이에 대해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인했다.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는 약 300㎞ 떨어진 이웃으로, 아이슬란드는 이름과 달리 약 11%만 빙하로 덮여 있으며 겨울도 생각보다 온화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그린란드와 관련해 ‘무력 사용은 없다’는 원칙을 밝히며 수위 조절에 나섰다. 또한 유럽 8개국에 대한 2월 1일 자 관세 부과 조치를 철회하면서 당장은 미국과 유럽 간 정면충돌을 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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