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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 크기’ 인공 위성, 내일 밤 대기권 진입 예정 [핵잼 사이언스]

    ‘버스 크기’ 인공 위성, 내일 밤 대기권 진입 예정 [핵잼 사이언스]

    거의 30년 간 우주에서 지구를 맴돌던 버스 크기의 인공 위성이 한국 시간으로 오는 21일 밤 대기권에 다시 진입해 최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우주국(ESA)이 중부유럽표준시(CET)로 지난 19일 오후 4시 30분 실시간 업데이트한 블로그 자료에 따르면, 본 기관의 유럽원격탐사위성 2호(ERS-2)가 21일 오후 3시41분 대기권에 재진입할 예정이다. 한국 시간(KST)으로는 8시간을 더해 같은 날 오후 11시41분이다. 위성의 대기권 재진입 과정은 우주에서 수명이 다한 위성을 제거해 궤도상 충돌을 막을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우주 쓰레기를 줄이는 데 필요한 수단으로 꼽힌다. 다만 이 과정은 결국 자유 낙하로 인해 자연적으로 진행돼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난 것일수밖에 없다. 위성이 정확히 언제, 어디서 대기권에 진입할지 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물론 위성이 대기권에 진입할 시간이 가까워지면 예측 정확도가 커지지만, 이번 업데이트 기준으로 오차는 반나절 정도(11.54시간·약 11시32분24초) 빠를 수도, 느릴 수도 있다.이번에 최후를 맞는 ERS-2 위성은 지난 1995년 4월 저궤도상에 발사됐다. 거의 똑같이 생긴 ‘쌍둥이 위성’인 ERS-1보다 4년 늦게 임무에 나섰지만, 궤도는 같았다. 두 위성은 함께 지구의 육지 표면과 바다, 극지방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심각한 홍수나 지진 같은 자연 재해도 관측했다. 이 위성은 언니(ERS-1)가 지난 2000년 오작동으로 실종된 이후에도 임무를 계속했다. 2011년 9월 공식적으로 임무가 종료되기 전에는 수십 차례에 걸쳐 대기권 진입을 위한 궤도 이탈 작업을 수행했다. 13년 전부터 최후의 순간을 대비해온 것이다. 해당 위성의 중량은 발사 당시에만 해도 2.5t이 좀 넘었지만, 현재 연료가 없어 2.3t이 조금 못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위성의 최후는 꽤 장렬할 듯하다. 고도 80㎞ 상공에서 대기 마찰열에 의해 산산조각 나고 대부분이 불에 탈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파편들이 지구 표면에 도달할 수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바다에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ESA 과학자들은 블로그 내 ‘자주 묻는 질문’ 페이지에 명시하고 있다. 최근 이 위성이 대기권을 향해 서서히 추락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도 이날 공개됐다. 이는 호주 업체 HEO 로보틱스가 영국 우주국을 대신해 지난달과 이달 초 다른 위성에 탑재된 카메라로 포착한 것이라고 ESA는 설명했다.
  • 수행하듯… 켜켜이 쌓아 올린 시간의 울림

    수행하듯… 켜켜이 쌓아 올린 시간의 울림

    색과 빛 직조한 장승택 ‘겹의 회화’손끝서 일렁인 김춘수 ‘울트라마린’생성과 소멸을 새긴 심문섭 ‘제시’절제의 美 담은 최명영 ‘평면조건’원로 작가 4인의 작품 20여점 통해한국 추상미술 흐름 되짚는 기회로 1.2m 길이의 거대한 평붓을 캔버스에 일자로 내리긋는다. 물감이 다 마르기를 기다린 뒤 다시 내리긋길 수십 차례. 필름을 겹쳐 놓듯 맑고 투명한 색 위에 색이 얹히고 빛이 스며들며 화폭에 겹겹 색의 길이 생겨난다. 수행과 같은 반복적인 붓질로 색의 우연성, 시간의 지층을 쌓아 가는 장승택(65)의 ‘겹의 회화’다.울트라마린의 바다 위 일렁이는 윤슬(햇빛이나 달빛에 비쳐 반짝이는 잔물결)처럼 단숨에 화면에 몰입하게 하는 풍광도 있다. 붓이나 도구를 배제한 채 손가락에 물감을 묻혀 획을 그리고 지워 나가는 과정이 캔버스에 생동하는 자연의 율동을 만들어 낸다. 청화백자에 슬며시 깃든 신비로운 푸른빛으로 ‘몸의 회화’를 이어 가는 김춘수(67)의 ‘울트라마린’ 연작이다.한국 단색화 1세대 작가인 최명영(83), 한국 현대 조각의 흐름을 이끈 조각가에서 회화로 영역을 넓힌 심문섭(81), 김춘수·장승택 등 새로운 해석으로 독창적 추상 세계를 일궈 가는 1~2세대 작가 4인의 작품 20여점이 한데 모였다. 오는 3월 17일까지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 아트스페이스 호화에서 열리는 특별기획전 ‘시대공명’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는 수행적 과정으로 쌓아 올린 시각적 서사와 이를 다시 갱신하려는 변주의 시도를 통해 한국 추상미술의 유기적인 흐름과 울림을 보여 준다.크고 넓은 페인트 붓으로 쓱쓱 그어 내린 궤적에는 파도의 끊임없는 움직임처럼 자연의 생성과 소멸이 가감 없이 새겨져 있다. 물을 탐구해 온 조각가에서 2000년대 초부터는 추상회화 연작 ‘제시’에 몰입해 온 심문섭의 근작들이다. 통영 출신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자라온 그는 “나의 작품 속에는 물이 흐른다. 나의 중심은 항상 바다에 있다”고 말해 왔다. 바다에서 무한히 생성되는 에너지가 체감되는 회화의 근원을 짚어 볼 수 있는 말이다. 전시장에는 돌, 철, 흙, 나무 등 자연의 재료를 최대한 변형하지 않으며 자연과 인간의 조응을 추구해 온 그의 조각 작품도 한 점 나와 있다.황색, 검은색, 흰색 등 단조로운 색감의 캔버스 위에 수직과 수평의 획을 거듭 반복하며 평면의 화면에 새로운 공간과 리듬, 사유를 만들어 내는 최명영의 근작들도 나란히 내걸려 시선을 끈다. 그가 1970년대 이후부터 이어 온 ‘평면조건’ 연작은 최대한 절제한 색과 구도하듯 쌓아 올린 물감의 흔적이 돋보이는 작업으로 보는 이들을 ‘명상’에 들게 한다. 이태리 아트스페이스 호화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사의 주요 경향인 단색조 회화부터 이에 영향을 받은 한국 추상미술의 정체성과 흐름을 되짚어 보려는 것”이라며 “네 작가의 작품에서 공통으로 드러나는 시간의 중첩, 행위의 반복, 겹겹이 쌓아 올린 층위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깊은 공명을 선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음악 조각 투자 흥행 돌풍 왜?... 진입 장벽 낮고 저작권료 매달 쏙쏙

    음악 조각 투자 흥행 돌풍 왜?... 진입 장벽 낮고 저작권료 매달 쏙쏙

    음악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의 첫 공모 청약(옥션) 증권이 청약 개시 후 6분여만에 마감된 가운데 세 번째 곡으로 옥션을 다시 진행한다. 다른 조각 투자 상품인 미술품은 청약 단계부터 미달을 기록하거나 청약 이후에도 참여자 다수가 대금을 납입하지 않는 등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음악 수익증권은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뮤직카우는 19일 가수 산이·레이나의 ‘한여름밤의 꿀’ 저작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증권신고서를 지난 16일 금융 당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음악 수익증권의 규모는 지난 첫 옥션(2872주) 보다 많은 총 3750주이며 옥션 시작가는 2만 7500원이다. 첫 청약 당시 시작가는 1만 4000원이었으나 개시 6분 34초 만에 상한가 1만 8200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음악 저작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증권신고서 제출은 아이돌 그룹 엔시티 드림(NCT Dream)의 노래 ‘ANL’ 이후 세 번째다. 당국의 심사가 완료되면 다음 달 13일부터 투자자들은 옥션을 신청할 수 있다. 지난달 1월 30일부터 #안녕의 ‘너의 번호를 누르고’ 증권신고서 심사도 진행 중이다. 옥션은 증권사의 주식 공모 청약과 유사한 개념이다. 입찰을 통해 참여 가능하며 입찰자 중 가격을 높게 주문한 순서대로 낙찰자가 결정된다. 거래를 위해서는 키움증권 계좌를 개설해야 하는데 ANL 증권 신고서 최초 제출일인 지난해 11월 16일부터 옥션 당일인 지난달 5일까지 뮤직카우에 등록한 증권계좌는 23% 증가했다. 음악 조각 투자 흥행은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 장벽과 빠른 정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음악 수익증권은 2만원 내외의 자금으로 1주를 보유할 수 있다. 또 증권 보유자가 매월 발생하는 저작권료 수입을 투자한 비율만큼 받을 수 있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미술품 조각 투자 시장 시작부터 막막 반면에 미술품 조각 투자는 흥행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미술품 조각 투자 플랫폼 열매컴퍼니는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승인받았다. 1호 조각 투자의 대상이 된 일본 미술 작가 구사마 야요이의 ‘호박’은 청약 개시 1시간 만에 마감됐지만 대금 납부일에 다수의 당첨자가 권리를 포기했다. 선 청약 후 납부 방식으로 공모를 했기 때문이다. 호박의 최소 투자 금액은 10만원이며 투자 기간은 최소 3년이다. 제2호 투자계약증권인 서울옥션블루의 미술품 조각 투자 서비스 SOTWO는 지난달 앤디 워홀 ‘달러 사인’ 공모를 진행했으나 청약률이 86.9%에 불과했다. 증거금을 100%로 설정해 많은 참여를 유도하지 못했다. 또 다른 조각 투자 플랫폼인 ‘카사’는 부동산디지털수익증권(DABS) 발행해 소액(최소 5000원)으로도 건물에 투자할 수 있게 했다. 카사에 상장된 건물은 3개월마다 배당이 되는데 배당기준일은 건물마다 다르다. 따라서 월마다 배당받기 위해서는 건물의 배당기준일에 맞춰 매매를 반복하거나 배당일이 다른 여러 건물의 DABS를 고르게 투자해 보유하는 방법을 이용해야 한다. 다만 가격이 낮은 상품을 증권화 대상으로 삼아 공모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는 “부동산을 제외하면 공모하기에 단가가 너무 낮은 상품인데도 무리하게 유동성을 늘려 판매하고 있는 모습이다”며 “아직은 개인들의 기대로 투자가 이루어진다지만 금융 사고가 한 번이라도 발생한다면 금방 시장이 식어버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 가장 고귀한 시인 단테여, 모자이크 도시에서 영원한 안식을…[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가장 고귀한 시인 단테여, 모자이크 도시에서 영원한 안식을…[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머나먼 곳으로 여행을 떠날 때 꼭 가져가던 책 한 권이 있다. 바로 단테의 ‘신곡’이다. 단테의 문장을 읽고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호위무사가 나를 지켜 주는 듯한 든든함이 느껴진다. 아주 멀리 떠날수록 나의 둔감한 영혼을 죽비처럼 후려치는 시원한 문장을 읽고 싶어진다. 위대한 작가 단테에게 혼쭐이 나는 듯한 순간이 많은데, 그마저도 이상하게 상쾌하다. 나를 혼낼 자격이 있는 훌륭한 어른에게 애정 어린 충고를 받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늘 높이 날기 위해 태어난 인간아, 어찌하여 작은 바람에도 그렇게 추락하는가?” 단테의 ‘신곡’ 중 한 대목이다.정말 그렇지 않은가. 우리는 창공을 가로질러 힘차게 날아오르는 삶을 꿈꾸지만, 아주 작은 역경에도 흔들리고, 곁눈질하고, 절망한다. 이런 단테의 글을 읽고 있으면 인간의 나약함과 인간의 위대함을 동시에 속속들이 알고 있는 듯한 작가의 혜안에 감탄하게 된다. 이런 문장은 어떤가. “지옥에서 가장 뜨거운 곳은 도덕적 위기가 닥쳤을 때 중립을 지키는 사람들을 위해 마련되었다.” 이런 문장을 읽고 있으면 그야말로 ‘앗, 뜨거워’ 하는 생각에 부끄러워진다. 내가 바로 그런 중립을 지키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하필이면 위기가 닥쳤을 때 더더욱 두려움에 빠져 용감하게 약자의 편을 들지 못한 것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분노를 참고 침묵하면서 상황을 바꾸는 용기를 내지 못했던 모든 순간들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붉어진다. 단테의 문장 하나하나가 심장을 꿰뚫는 화살처럼 날카롭게 가슴을 후벼판다. 1318년 피렌체서 추방당한 단테라벤나 왕자의 초대로 잠시 망명여러 차례 유해 강탈 막아 내기도실제 시신 묻힌 무덤 방문객 많아 가장 위대한 작가들 중 한 사람인 단테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도시는 단연 피렌체였는데, 알고 보니 단테의 생가가 있는 피렌체 말고도 단테 마니아들이 꼭 가봐야 할 곳이 있다. 그곳은 모자이크의 도시로 더 많이 알려진 라벤나다.라벤나에는 단테의 무덤이 있고, 피렌체와 다른 또 하나의 단테 박물관이 있으며, 단테의 시신을 두고 서로 권력 다툼을 벌였던 이들의 수많은 후일담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본래는 단테와 아무런 연고가 없었으나 단테의 무덤과 박물관이 라벤나에 생기기까지는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1318년 라벤나의 왕자 귀도 2세의 공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시 피렌체에서 추방당해 온갖 고초를 겪고 있던 단테를 라벤나에 초대했던 것이다. 고향 피렌체에서 정치적인 권력 다툼에 밀려 추방당하고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단테가 실제로 라벤나에서 살았던 기간은 길지 않다. 단테는 안타깝게도 1321년 베네치아공화국의 외교사절단에서 라벤나로 돌아오는 길에 말라리아에 걸려 사망했다. 그는 라베나의 산 피에르 마조레 교회(지금은 산 프란체스코 대성당)에 묻혔고, 나중에 그의 시신을 향한 피비린 암투가 벌어진다. “천국으로 가는 길은 지옥에서 시작된다”는 단테의 문장처럼 그는 살아 있을 때는 물론 죽어서도 온갖 지옥을 겪어 냈고, 이제는 천국으로 가는 길의 위대한 수문장이 돼 라벤나를 지켜 주고 있는 것 같다. 오랜 망명 생활과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인간에 대한 믿음과 고결한 성품을 잃지 않았던 그의 삶은 무덤이 어디 있든, 동상이 어디 있든 상관없이 우리 독자들의 가슴속에서 빛난다.1329년 교황 요한 22세의 추기경이자 조카인 베르트랑 뒤 푸제는 단테의 ‘군주론’을 이단으로 규정하고 그의 뼈를 화형에 처하려 했다. 하지만 라벤나 사람들은 단테의 유골이 파괴되는 것을 막아 냈다. 피렌체의 권력자들은 결국 단테를 추방한 것을 후회하게 된다. 피렌체시는 그의 유해를 돌려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피렌체는 1829년 산타크로체 대성당에 단테의 무덤을 만들었다. 단테의 시신은 여전히 라벤나에 남아 있고, 피렌체의 단테 묘는 자리만 있을 뿐 시신이 없다. 피렌체에 있는 그의 무덤 자리 앞면에는 “가장 고귀한 시인을 기리다”라는 문장이 쓰여 있다. 그런데 이것이 ‘단테의 시신을 둘러싼 피비린 전쟁’의 끝이 아니었다. 1945년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정부가 연합군에 맞서 최후의 항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단테의 유해를 발텔리나 보루로 옮겨 와 ‘이탈리아다움의 가장 위대한 상징’으로 써먹으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한다. 다행히 그런 파시스트들의 사악한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라벤나는 단테의 시신을 무사히 잘 지켜내고 있다. 단테의 무덤을 둘러보고 난 뒤에는 단테 박물관에 들어갔다. 단테의 생애와 그가 영향을 준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시물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단테의 문장들은 마치 거대한 모자이크의 흩어진 조각들처럼 곳곳에서 반짝이고 있었다.“나는 비애의 도시로 가는 길이다. 나는 버림받은 사람들에게로 가는 길이다. 나는 영원한 슬픔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신곡’의 한 대목처럼 그는 인생의 정점에서 나락으로 추락했다. 뛰어난 리더십과 문장력으로 일찍이 정치 무대에서 성공했지만 결국 피렌체 정계와 로마 교황 사이의 권력 다툼에서 밀려나 쓸쓸한 망명객이 된다. 그런데 바로 그 괴롭고 쓸쓸한 시절에 ‘신곡’의 집필이 시작된다. 그가 만약 정치가로서 승승장구했다면 인류는 단테의 ‘신곡’이라는 명작을 갖지 못했을지 모른다. “이곳에 들어오는 자들은 모든 희망을 버려라.” 이런 절망적인 문장을 쓸 수 있었던 힘은 어쩌면 그가 감내해야 했던 고통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마침내 지옥의 늪을 건너 끝끝내 천국에 다다르는 희망에 관해 썼다. ‘희망’이 없으면 우리는 끝내 ‘욕망’만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신곡’에는 절망에 빠진 인간의 어깨를 툭 치며 ‘이봐, 정신 차려’라고 외치는 듯한 가벼운 유머도 있다. “여기 남아서 죽어 버리든가, 아니면 그 못생긴 엉덩이를 이끌고 저 문으로 돌아가든가. 다 네게 달렸어, 친구.” 나는 이 문장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미소 지었다. 늘 심각하고 진중하기 이를 데 없는 단테의 책 속에서 뜻밖의 유머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나는 죽지 않았지만, 삶의 숨결을 잃었다”며 절망했던 단테가 마침내 붙잡은 희망의 나무는 바로 ‘아름다움’과 ‘사랑’이었다.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던 아련한 사랑이었지만 평생 그의 마음속에서 사랑의 이상형으로 남아 있던 베아트리체를 향한 그리움, 그것은 ‘아름다움을 향한 갈망’과 ‘사랑을 향한 갈망’이 합쳐진 마지막 안식처였다. 그는 “아름다움은 영혼을 일깨워 행동하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라벤나에서 ‘신곡’을 다시 펼쳤을 때 나 또한 인생의 가장 어두운 터널을 건너고 있었다. 현실에서는 아무도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나 혼자 나를 하루하루 고문하고 있는 시간이었다. 마치 나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벽이 사방에서 하루에 1밀리씩 좁아지는 느낌이었다. 원고 집필이나 강연 같은 공식적인 약속은 간신히 지키고 있었지만, ‘나 자신과의 약속들’은 하나도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내가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하루하루 나이 들어감이 두려웠고, 나 혼자만 알고 있는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서 화가 났고, 적어도 겉으로는 아주 괜찮게 지내고 있다는 생각에 더더욱 진저리가 났다. 패배감과 분노와 질투로 가득 찬 진짜 내 속마음을 보여 주면 모두가 나에게서 뒷걸음질치며 도망갈 것만 같았다. 사회적인 약속은 부지런히 이행하면서 나 자신과의 약속은 차일피일 미루며 지내는 중이었다. ‘정말 내가 원하는 꿈을 향해 도전했을 때 실패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나를 가로막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향한 혐오를 부지런히 키워 가고 있을 때 단테의 ‘신곡’ 속 다음 문장을 다시 만났다. “나는 행함으로써 패배한 것이 아니라, 행하지 않음으로써 패배했다.” 너무도 뼈아픈 자기진단이었다. 뭔가를 해 보고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해 보지도 않고 후회하는 습관은 여전히 내 마음을 지배하고 있었다.나는 라벤나의 위대한 문화유산들뿐만 아니라 골목골목에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모자이크가 내 고민의 해답임을 깨달았다. 부서지고 이지러지고 찌그러진 채로도 모자이크는 훌륭한 한 조각이 될 수 있지 않은가. 모자이크를 완성하는 것은 단지 하나하나의 깨진 조각들이 아니라 내 머릿속의 큰 그림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 하루하루의 끈기다. 단테는 또 내 안에서 속삭인다. “그럼 뭐야? 왜 망설이는 거야? 왜 겁쟁이처럼 사는 것을 좋아하는가? 왜 대담하고 예리하게 시작하지 못하는가?” 오늘도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한 채 하루를 끝낼 수는 없었다. 바로 이 순간, 내가 가장 싫어지는 이 순간, 그 순간이 내가 인생이라는 큰 그림을 향해 다시 한 걸음 내디뎌야 하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나는 ‘신곡’의 문장 하나하나가 내 마음속의 모자이크 조각이 돼 인생이라는 큰 그림을 그려 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골목골목마다 모자이크로 장식가까이서 보면 그저 깨진 조각들멀리 떨어져서 봐야 큰 그림 보여오늘도 내 인생의 소중한 한 조각 삶의 불완전성을 온전히 끌어안는다는 점에서는 모자이크의 작업 원리와 단테의 ‘신곡’이 비슷하다. 인생의 부스러진 부분, 이지러진 부분, 깨어진 부분, 도저히 예뻐 보이지 않는 부분들. 그 모든 것을 우리는 부정하고 싶지만 실은 그 결점들이 하나하나 서로의 요철을 맞추어 가며 모자이크는 이루어진다. 게다가 모자이크를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미적인 거리가 필요하다. 모자이크를 가까이서 바라보면 그렇게 아름답진 않다. 어느 정도 거리에서 바라보면 모자이크가 딱 아름다워 보이는 그 자리를 찾는 것이 균형감각이다. 적정 거리에서 모자이크를 바라보면 비로소 그림의 전체성이 보인다. 그러니까 오늘 하루가 좀 엉망진창이고 결핍투성이일지라도 오늘 하루를 어떻게든 포기하지 않고 내 삶이라는 큰 그림에 이어 붙이면 그 깨진 모서리들이 언젠가는 아름다운 윤곽선이 돼 광대한 삶과 사랑이라는 모자이크를 완성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 힘들고 지치고 쓸쓸한 그대여, 일단은 오늘을 버틸 일이다. 오늘을 버틸 힘만 있다면 우리에겐 희망이 있으니까. 오늘을 버틸 수 있는 힘만 있다면 우리는 삶이라는 광대한 모자이크를 마침내 아름답게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분노와 절망으로 고꾸라져 있는 내 마음 깊은 곳의 나를 일으켜 세우며 이렇게 속삭여 본다. 오늘이 인생이라는 모자이크의 가장 소중한 한 조각임을 잊지 말자고. 깨어진 모자이크도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움을 잊지 말자고. 문학평론가·작가
  • ‘한복 혐오’ 日의원, 조선인 추도비 철거 반대에 ‘색깔론’

    ‘한복 혐오’ 日의원, 조선인 추도비 철거 반대에 ‘색깔론’

    여러 차례 혐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일본 자민당 스기타 미오 의원이 군마현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 철거 문제에 ‘색깔론’을 덧씌운 갈라치기 발언으로 논란을 낳고 있다. 18일 도쿄신문과 교도통신에 따르면 스기타 의원은 전날 일본의 인터넷 방송 ‘니코니코’에 게시된 동영상에서 시민들의 추도비 철거 반대 운동에 대해 “조총련계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총련은 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의 줄임말로, 북한을 조국으로 여기는 재일한인단체다. 현재 군마현에서는 현립 공원인 ‘군마의 숲’에 설치돼 있던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를 철거하는 문제로 논쟁이 오가고 있다. 이 추도비는 태평양전쟁 당시 군마현에 있는 공장과 공사 현장에 강제 징용됐다가 희생된 조선인을 기리기 위해 일본 시민단체가 2004년 설치한 것이다. 조선인 강제동원 사실을 후대에 알리고 양측 우호를 증진하기 위한 추도비였다. 그런데 군마현 당국은 ‘2012년 추도비 앞에서 열린 추도제에서 한 참가자가 강제연행을 언급했다’는 우익들의 주장에 동조해 2014년 설치 허가 갱신을 거부했다. 결국 2022년 일본 최고재판소가 군마현의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고, 철거 절차가 가시화되자 현지 시민단체 등은 철거 반대에 나섰다. 현지 시민단체 관계자 등 150명은 철거 개시 하루 전인 지난달 28일 현장에 모여 추도비에 헌화하고 반대 의사를 재차 밝혔다. 또 철거에 반대하는 예술가들이 일본의 유명한 팝아티스트인 나라 요시토모씨를 비롯한 4300명분의 서명을 모아 군마현에 제출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군마현은 끝내 지난달 말 추도비를 철거했다. 단순히 추도비를 끌어내린 데 그치지 않고 추도비를 산산조각 냈다. 스기타 의원이 영상에서 ‘조총련계가 주도한다’는 발언을 한 것은 이번 사안에 이념 문제를 덧칠해 추도비 철거 반대에 한목소리를 내는 이들을 갈라치기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교도통신은 철거 반대가 불온한 움직임이라는 소문을 퍼뜨려 재일 코리안에 대한 증오와 편견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기타 의원은 추도비 철거에 대해 지난 3일에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정말 잘됐다”면서 “일본 내에 있는 위안부나 조선반도 출신 노동자의 비 또는 동상도 이 뒤를 따랐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렸다. 스기타 의원은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에서 활동하고,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등 우익 성향이 강한 인물이다.그는 2016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참여했을 때 한복 차림 여성을 비꼬는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지난해 일본 법무성 산하 조직으로부터 인권 침해 주의를 받기도 했다. 당시 스기타 의원은 엑스에 “회의에는 지저분한 차림뿐 아니라 (한복)치마저고리와 아이누 민족 의상을 입은 코스프레 아줌마까지 등장했다”며 “완전히 품격에 문제가 있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쁠 정도였다”며 “유엔을 떠날 무렵엔 몸이 이상해질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이 게시글로 그는 지난해 법무당국으로부터 ‘인권 침해’라는 지적을 받았다.
  • 독일 고전주의 문학을 완성한 두 작가 괴테와 실러의 ‘브로맨스’ [한ZOOM]

    독일 고전주의 문학을 완성한 두 작가 괴테와 실러의 ‘브로맨스’ [한ZOOM]

    오스트리아 수도 빈(Vienna)의 중심에 있는 호프부르크 왕궁과 오페라 극장 사이에는 대문호(大文豪)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1749~1832) 동상이 세워져 있다. 괴테 동상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도로를 건너면 빈 미술 아카데미(Academy of Fine Arts Vienna)가 나온다. 화가를 꿈꾸던 히틀러가 두 번이나 입학시험에 떨어진 것으로 유명한 이 학교 앞 작은 공원에는 대문호 요한 크리스토프 프리드리히 폰 실러(Johann Christoph Friedrich von Schiller·1759~1805)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18세기 독일 고전주의 문학을 완성한 두 위대한 작가 괴테와 실러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다. 1749년생 괴테와 1759년생 실러는 10살의 나이차이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브로맨스’(Bromance)를 이어갔다. 강연회에서 처음 우연히 만났던 두 사람은 1794년 실러가 발간한 고전주의 문학 잡지 ‘호렌’(Horen)에 괴테가 함께하면서 본격적인 협력 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학계에서는 두 사람이 함께한 10년을 독일 고전주의 문학이 꽃피운 시간으로 평가하고 있다.‘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파우스트’ 그리고 괴테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파우스트 앞에 악마가 나타난다. “당신이 원하는 쾌락을 주겠소. 만약 그 쾌락에 만족한다면 ‘시간아 멈추어라! 너는 진정 아름다우니!’를 외치시오. 그때 당신의 영혼을 가져가겠소.” 악마의 제안을 받아들여 청년이 된 파우스트는 그레트헨과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악마의 음모에 빠져 파우스트는 그레트헨의 오빠를 죽이게 되고, 그레트헨은 파우스트 사이에서 가진 아이를 죽인 죄로 감옥에 갇힌다. 파우스트는 그녀를 탈출시키려 하지만 그녀는 거부하고 법의 심판을 받아들인다. 파우스트는 악마의 도움으로 트로이 전쟁 시대로 넘어가 당대 최고의 미녀 헬레네와 결혼한다. 하지만 아들의 죽음으로 헬레네는 사라지고 파우스트는 다시 현재로 되돌아온다. 황제를 도와준 대가로 땅을 받아 간척사업에 몰두하지만 악마가 끊임없이 방해를 한다. 시간이 흘러 경험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달은 파우스트는 ‘시간아 멈추어라! 너는 진정 아름다우니!’를 외친 후 쓰러진다. 악마는 약속대로 파우스트의 영혼을 가져가려 하지만 악마 앞에 천사들이 나타나 파우스트의 영혼을 구한다. 괴테는 실러와 함께 독일 문학의 황금시대를 열었던 작가였다. 그는 20대 초반 자신의 경험을 모티브로 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1772)을 발표했다. 이 작품의 인기와 영향은 엄청났다. 주인공 베르테르의 패션이 유럽 전역에서 유행하고, 실연당한 사람들이 베르테르처럼 권총으로 자살하는 ‘모방자살’(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이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였다. 이 작품으로 괴테는 엄청난 명성을 얻었지만, 정작 그는 해적판 때문에 돈을 벌지는 못했다. 게다가 괴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작가로 기억되는 것이 싫어 다른 작품을 계속 냈지만 ‘파우스트’ 마저도 그 인기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세계 문학사의 위대한 걸작으로 손꼽히는 ‘파우스트’(Faust)는 괴테가 평생을 바쳐 완성한 작품이다. 수많은 작가, 음악가, 화가들이 이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갔으며, 20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뮤지컬과 연극 무대를 통한 공연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빌헬름 텔’과 ‘환희의 송가’ 그리고 실러 스위스를 지배하던 오스트리아는 스위스 각 주(州)에 태수를 보내 스위스인들의 저항의지를 꺾었다. 스위스에서 가장 저항이 강한 곳은 우리(Uri) 주에 있는 ‘알트도르프란’ 마을이었다. 이 마을의 태수는 포악하기로 유명한 ‘헤르만 게슬러’였다. 이 마을에는 ‘빌헬름 텔(William Tell)’이라는 사냥꾼이 살고 있었다. 평소처럼 사냥한 고기를 팔기 위해 아들과 함께 시장에 간 텔 앞에 병사들이 나타나 창을 겨누었다. 그리고 병사들 사이로 나타난 태수가 소리쳤다. “너희들은 왜 나의 모자 앞에서 예의를 갖추지 않은 것이냐!” 얼마 전 태수는 마을 광장에 모자를 걸어 놓고 지나는 사람들마다 모자를 향해 인사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텔은 산 속에 살고 있어 이 사실을 몰랐다. 태수는 텔에게 말했다. “자네가 명사수라고 들었다. 만약 자네가 자네 아들의 머리 위에 놓인 사과를 석궁으로 맞춘다면 특별히 살려주겠다.” 텔은 아들의 머리 위에 놓인 사과를 맞추었다. 사람들이 기뻐하는 와중에 텔은 가슴 속에 숨겨두었던 화살을 들키고 말았다. 만약 사과를 맞추지 못한다면 그 자리에서 태수를 죽이기 위해 숨겨두었던 화살이었다. 텔은 밧줄에 묶여 끌려갔다. 텔을 태운 배가 호수에서 폭풍을 만났다. 태수는 어쩔 수 없이 배를 다루는데 능숙한 텔의 밧줄을 풀어주었다. 텔은 배를 운전하다가 배가 바위에 부딪히기 직전 탈출했다. 그리고 항구 주변에 숨어있다가 배에서 내린 태수를 쏘아 죽였다. 이 사건으로 스위스 독립혁명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실러는 작품의 배경이 되는 스위스에 가 본 적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스위스 여행 경험이 있는 소울메이트(Soulmate) 괴테가 도와주어 이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반대로 괴테 역시 포기했던 ‘파우스트’를 실러의 격려 덕분에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실러는 괴테와 함께 독일 고전주의 문학을 완성한 작가였다. 그의 작품들은 ‘빌헬름 텔’처럼 인간의 자유와 자유를 위한 투쟁을 바탕으로 했다. 악성 베토벤도 실러의 작품을 좋아했다. 그래서 1824년 발표한 교향곡 9번 ‘합창’에 실러의 시 ‘환희의 송가’ 일부를 가사로 사용했다.영원한 소울메이트 독일 프랑크푸르트(Frankfurt) 출신 괴테와 뷔르템베르크(Wurttemberg) 출신 실러 두 사람은 모두 바이마르(Weimar)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두 사람으로 인해 바이마르는 독일 문학의 중심지로 성장했고 도시 곳곳에 괴테와 실러의 흔적이 남아 있다. 바이마르는 1919년 독일 바이마르 헌법을 제정한 도시로도 유명한 곳이다. 바이마르 국립극장 앞에는 괴테와 실러가 나란히 서있는 동상이 세워져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190㎝ 대의 실러와 160㎝ 대의 괴테를 같은 크기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 작품 앞에 서면 위대한 작품을 남겨준 두 사람에 대한 감사함과 존경심, 그리고 두 사람의 브로맨스가 천국에서도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조각가 ‘에른스트 리첼’(Ernst Rietschel)의 마음이 느껴진다. 한정구 칼럼니스트 deeppocket@naver.com
  • ‘세계 최대 빙산’의 춤사위…제자리서 360° 빙빙도는 A23a [핵잼 사이언스]

    ‘세계 최대 빙산’의 춤사위…제자리서 360° 빙빙도는 A23a [핵잼 사이언스]

    본격적인 표류 여행에 나선 ‘세계에서 가장 큰 빙산’의 최근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은 빙산 ‘A23a’의 현재 모습을 영상과 함께 공개했다. 현재 남극 대륙의 북쪽 끝을 지나 남대서양 방향으로 이동 중인 A23a 빙산은 면적이 무려 4000㎢로 서울의 약 6.6배이며 두께는 약 400m로 여의도 63빌딩(약 250m)의 약 1.6배다. 30여 년 넘게 해저에 ‘발’이 묶여있던 A23a는 그러나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인 이동을 시작했다.지난 14일 영국 남극연구소(BAS)가 공개한 A23a 빙산의 모습은 흥미로움 그 자체다. 마치 춤을 추듯 제자리에서 빙빙 돌고있기 때문. 실제 위성으로 촬영한 영상을 보면 거대한 빙산이 제자리에서 360° 회전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이에대해 BAS 측은 “빙산이 바닷물 속으로 녹아내리는 긴 여정의 일부에서 펼쳐지는 춤사위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A23a 빙산이 이처럼 계속 제자리를 빙빙 돌지는 않을 전망이다. 현재 A23a 빙산은 웨들해를 거쳐 이른바 ‘빙산 골목’이라 불리는 경로를 따라 이동 중으로 회전이 끝나면 결국 남아메리카 끝에서 동쪽으로 약 1600㎞ 떨어진 영국령 사우스조지아섬 근처로 이동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향후 A23a 빙산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일반적으로 이처럼 거대한 빙산이라도 넓은 대양으로 향하면 따뜻한 수온과 높은 기온, 파도 등으로 여러 조각으로 나뉘다가 결국 녹아버리는 운명을 맞는다. 이에 빙산의 최후가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모니터 대상이 된다.한편 세계적인 관심을 모은 A23a 빙산은 지난 1986년 8월 남극 대륙 웨들해 깊숙한 곳에 위치한 필히너 빙붕에서 분리됐으나 1조 t이 넘는 압도적인 무게 덕에 웨들해에 좌초되면서 그간 마치 또 하나의 섬처럼 존재해왔다. 오랜시간 A23a를 묶어놓은 ‘족쇄’가 풀릴 조짐이 보인 것은 지난 2020년이다. 그리고 지난해 바람과 해류의 힘을 받은 A23a는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으며 본격적인 표류 여행에 나섰다.
  • “엄마 저게 뭐예요?”…보문단지 낯 뜨거운 ‘나체조각상’

    “엄마 저게 뭐예요?”…보문단지 낯 뜨거운 ‘나체조각상’

    경북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설치돼 있던 나체 조각상 2점이 철거됐다. 16일 경북도의회와 경북문화관광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달 말 경주 보문관광단지 호반 산책로에 설치한 조각상 2점을 철거했다. 공사 관계자는 “예술적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너무 적나라해 거부감이 있다는 의견도 있어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공사는 2021년 제주조각공원으로부터 이 조각상을 비롯해 10여점의 조각품을 무상으로 빌려 전시해 왔다. 그러나 남성의 성기나 여성의 가슴이 표현된 2점의 조각상은 너무 적나라해 일부 가족 단위 관광객이 거부감을 표현했다. 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 소속 정경민 의원은 지난해 행정사무 감사 때 “많은 관광객이 찾는 산책로에 설치된 낯 뜨거운 조각상들에 대해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함에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는다”며 시정을 요구했었다. 공사는 이 같은 의견을 받아들여 조각상 2점을 철거했다. 정 의원은 “보문단지는 경북은 물론, 대한민국의 제1호 관광단지로서 앞으로도 그 위상에 걸맞은 사업이 전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포착] 시뻘건 화염에 번개가 번쩍…일본 또 화산폭발

    [포착] 시뻘건 화염에 번개가 번쩍…일본 또 화산폭발

    지난 14일 오후 6시 33분께 일본 규슈 남부의 활화산 사쿠라지마(櫻島)가 분화한 가운데 시뻘건 화염과 연기, 암석 조각이 하늘로 치솟는 모습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NHK와 교도통신 현지언론은 사쿠라지마가 분화하면서 거대한 잿빛 화산재 연기가 약 5㎞까지 치솟았으며 암석 파편 등의 분출물이 1㎞이상 날아갔다고 보도했다. 실제 화산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면 주위를 온통 뒤덮은 검은 구름을 뚫고 화염과 분출물이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것이 확인된다. 또한 뿜어져 나오는 잿빛 연기 사이로 번개가 치는 모습도 보인다. 일본 기상청은 화산재가 인근에 위치한 가고시마현과 구마모토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화산재 예보와 분화경계 3단계인 입산규제를 발령했다.일본 기상청은 “현재까지 인명 피해나 건물 파손에 대한 즉각적인 보고는 없었다”면서 “화쇄류(분화구에서 분출된 화산 쇄설물과 화산 가스의 혼합물)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사쿠라지마 화산은 인구 60만 명이 살고있는 가고시마현에서 약 6㎞이상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원래 사쿠라지마는 일본의 대표적인 활화산 섬이지만 1914년 대분화 때 한쪽 바다가 메워져 현재는 규슈와 이어진 반도 형태로 돼 있다. 특히 이에 앞서 지난달 14일에는 가고시마현 스와노세의 오타케 화산이 분화한 바 있어 지진 활동이 증가했음을 보여주고 잇다. 오타케 화산은 사쿠라지마에서 남쪽으로 약 200㎞ 떨어져 있다.
  • 구석기 벽화부터 K팝까지, 혼자 이뤄진 문화는 없다

    구석기 벽화부터 K팝까지, 혼자 이뤄진 문화는 없다

    문화를 보는 관점은 대략 두 가지다. 하나는 외부의 간섭으로부터 지켜 내야 하는 것, 다른 하나는 외부 문화와의 만남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민족 고유의 문화’라는 표현을 아주 흔하게 사용한다. 극우가 득세한 나라에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자문화의 우수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류 역사에서 ‘순수한 문화’라는 것이 과연 존재했을까. 로마 제국은 자신들이 정복한 그리스의 문화를 향유했고, 당나라는 인도의 종교인 불교를 수용했으며, 바그다드는 이슬람 이전의 지식을 집대성했다. 강력한 문명을 만든 동력은 결코 ‘순수함’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새 책 ‘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는 이런 관점에서 인간이 어떻게 다른 문화를 빌려 오고 기존 문화와 혼합하며 세계사의 결정적인 장면들을 만들었는지 보여 준다. 책의 원서 부제를 보면 저자의 의도가 좀더 분명해진다. ‘더 스토리 오브 어스, 프롬 케이브 아트 투 케이팝’(The Story of Us, From Cave Art to K-Pop)이다. 저자가 말하려는 건 구석기 시대의 동굴 벽화부터 현대 K팝에 이르기까지 혼자 이뤄진 건 없다는 뜻이다. 문화는 접촉을 통해 결합해 광범위한 영향을 끼치고 깨진 전통을 조각조각 이어 붙여 혁신을 끌어낸다. 문화는 종종 만든 이들의 의도를 벗어나기도 한다. 예컨대 유럽에서 발전한 자연권 사상은 애초 백인과 남성만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사상은 프랑스 식민지 생도맹그(17~19세기 존재했던 아이티의 전신)의 노예혁명을 촉발해 독립국가 아이티를 탄생시켰다. 에티오피아가 이스라엘 솔로몬 왕을 계승했다고 주장하는 텍스트 ‘케브라 나가스트’는 뜻밖에 자메이카에서 반향을 일으켜 ‘블랙 팬서’ 등의 흑인 인권 운동에 영향을 줬다. 애초 ‘케브라 나가스트’를 쓴 원작자는 오해라고 말했을 재해석이었지만 덕분에 인류는 인권과 평등 부문에서 큰 진보를 이룰 수 있었다. 저자는 이처럼 15가지 문화사적 변곡점을 소개하며 끊임없이 변신하고 접합하는 문화 특성이 인류의 지혜를 미래로 전하는 원동력임을 보여 준다.
  • 털끝까지 살아 있는 그림, 진화론을 불러냈다

    털끝까지 살아 있는 그림, 진화론을 불러냈다

    대영박물관 시작은 동식물 표본대항해 시대 자연사 화가의 그림상상을 현실로 만든 생생한 기록저자와 함께 1만점 작품 속 탐험예술·과학 넘나들며 친근감 전해 밸런타인 데이에 주고받았던 밀크 초콜릿은 17세기 영국 런던의 젊은 ‘명의’ 한스 슬론이 처음 발명했다. 슬론은 젊은 시절 자메이카 총독 주치의 자격으로 신대륙에 발을 내디뎠을 때 원주민들이 카카오 열매로 만든 음료를 마시는 것을 봤다. 슬론은 그 음료에 우유를 섞으면 맛이 좋아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레시피를 만들어 특허출원해 거부가 됐다. 슬론은 엄청난 재산을 바탕으로 가죽 표지로 된 265권의 식물 표본집, 1만 2500개의 식물 표본, 3000점이 넘는 척추동물 표본을 남긴다. 슬론 사후 그의 방대한 표본을 보관하기 위해 설립된 곳이 바로 ‘대영박물관’이다. 29세 스웨덴 박물학자도 슬론의 컬렉션에 대한 소문을 듣고 76세의 슬론을 방문했다. 컬렉션의 방대함에는 감동했지만 정리 방식에 크게 실망해 공개 비판하며 새로운 분류체계를 구축했다. 이 젊은 학자가 바로 생물책 속 ‘종·속·과·목·강·문·계’ 분류체계를 만든 ‘현대 식물학·분류학의 아버지’ 칼 폰 린네다. 15~16세기 대항해 시대에 많은 탐험가가 새로운 교역로와 신대륙 개척에 나섰다. 그렇지만 유럽인들에게 미지의 땅 ‘테라 인코그니타’(Terra Incognita)를 제대로 알린 사람들은 황금에 눈먼 탐험가가 아닌 박물학자와 자연을 생생하게 기록한 자연사 화가들이었다. 요즘은 동식물을 연구하는 사람을 생물학자라고 부른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자연사(natural history)를 연구한다고 해서 ‘박물학자’(博物學者)라고 불렀다. 현대 생물학자들은 실험실에서 연구하지만 박물학자들은 현장에 나가 관측과 관찰로 자연을 연구한다. 박물학의 전성시대는 17~20세기 초까지 300여년이다. 이들은 서구 세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동식물을 열정적으로 채집하고 기록하면서 박물학 자료들을 어마어마하게 수집했다. 찰스 다윈이나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 헨리 월터 베이츠 같은 학자들이 ‘자연 선택’이라는 개념을 통해 진화론을 끌어낼 수 있었던 것도 선배들의 항해 기록과 자연사 그림 덕분이었다. 실제로 저마다의 테라 인코그니타를 개척하려는 열정을 가진 박물학자와 자연사 화가들의 노력으로 분류학과 진화론뿐만 아니라 유전학, 대륙 이동설 등 여러 과학 이론의 토대가 만들어졌다.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 갑각류 큐레이터 출신인 저자는 런던 자연사박물관 내 8000만점의 소장품, 50만점의 미술품, 100만권의 장서 가운데 엄선한 작품들을 실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자료들도 포함돼 있어 책을 읽다 보면 어느덧 미지의 세계, 어느 밀림 속을 탐험하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과학기술의 발전은 기록 방식도 진화하게 한다. 지금은 전자현미경으로 나비 날개에 있는 작은 가루(인분)를 촬영하는가 하면 초당 100번의 날갯짓을 한다는 벌새를 초고속 정지 사진으로도 찍는다. 그렇지만 20세기 이전까지는 자연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 그렸다. 사실 자연과학에서 ‘기록’이란 대상을 얼마나 자연 상태 그대로 구현하는가에 그 핵심이 있다. 근대 박물학자들의 기록과 그림이 과학사적 가치는 물론 예술적 가치까지 높이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고 아직도 동식물 일러스트레이터가 식물학, 동물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표본 상태가 완전치 못하더라도 그대로 찍을 수밖에 없는 사진가와 달리, 화가는 그런 상황에도 종이 위에서 조각조각을 결합해 완벽한 표본을 창조할 수 있다.” 지나친 세분화로 대중과 과학이 점점 멀어지고 있는 요즘 이 책은 창조성과 상상력, 관찰력이야말로 과학의 진짜 참모습임을 보여 주며 과학에 친근감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 하늘의 뜻 빛으로… 그렇게 하나된 마음 인간의 믿음 켜켜이 벽돌로[마음의 쉼자리-종교와 공간]

    하늘의 뜻 빛으로… 그렇게 하나된 마음 인간의 믿음 켜켜이 벽돌로[마음의 쉼자리-종교와 공간]

    “건물 촬영 때문에 전화하셨나요? 그렇다면 아침 시간에 와 주세요. 스테인드글라스는 아침 햇살이 퍼질 때 예쁘니까요.” 휴대전화 너머 목소리에 자신감이 넘친다. 능숙한 안내 솜씨로 미뤄 볼 때 이미 이런 문의 전화를 수없이 받아 본 듯하다. 여기는 서울 은평구의 불광동성당. 한국 현대 건축을 이끈 김수근(1931~1986)이 생애 마지막 순간에 남긴 건물이다. 공교롭게도 그가 작고한 해와 건물 준공 연도가 같다. 불광동성당은 경남 창원(옛 마산)의 양덕성당, 서울 장충동의 경동교회와 함께 김수근의 3대 종교 건축물로 꼽히는 곳이다. 호사가들 사이에서 ‘한국의 100대 건축물’ 중 하나로 일컬어질 만큼 불광동성당은 건축을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순례지나 다름없다. 건축의 주재료는 김수근의 ‘시그니처’라 할 빨간 벽돌이다. 무엇보다 전통적인 종교 건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식성과 권위의식을 배제한 것이 흥미롭다. 2015년엔 서울시가 건축사적 측면에서 보존 가치가 높다며 ‘서울시 미래 유산’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오전 10시. 미사 시간이다. 신자들이 대성전으로 총총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한데 의아하다. 보통은 교회 정면에 커다란 정문이 있기 마련이다. 대문처럼 말이다. 불광동성당은 다르다. 약간 옆으로 들어가서 내부의 길을 따라 빙 돌아들어 가게 돼 있다. 성당 대성전으로 가는 길은 예의 붉은 벽돌로 둘러싸였다. 여기를 ‘십자가의 길’이라 부른다.대성전 가는 길을 소로처럼 꾸민 데는 이유가 있다. 성당 마당에서 경사진 진입로를 따라 올라 내부 홀을 관통한 뒤 다시 밖으로 이어지는 길은 신도들에게 기도와 묵상의 공간을 제공한다. 소로를 따라 대성전에 이르는 길이 하나의 종교적 체험처럼 다가서게 만든 것이다. 이같은 동선은 건물 뒤 성모동산에서 정점을 이루며 대성전 정문과 만나도록 신도들을 이끈다. 하이라이트는 대성전 내부다. 벽면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신비로운 빛’이 방문객을 맞는다. 보는 것만으로 입에서 감탄사가 쏟아져 나온다. 김수근은 생전 “건축은 빛과 벽돌이 짓는 시(詩)”라고 했다지. 사람들이 한 장 한 장 쌓아올린 벽돌 건물을 그가 유독 좋아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다.스테인드글라스는 여느 성당들과 달리 울긋불긋 화려하지 않다. 여러 색조가 쓰인 건 같지만 이를 모두 줄무늬 속에 갈무리해 단아한 느낌을 준다. 마치 한복의 색동저고리 소매 끝동을 보는 것 같달까. 이국의 장식 소재를 가져와 우리만의 것으로 재해석한 그의 솜씨가 놀랍다. 정확히 말하면 대성전은 하루 두 번 절정의 외모를 뽐낸다. 햇살이 퍼질 때와 해가 저물 때다. 아침 시간대에는 동쪽 방향, 그러니까 대성전 왼쪽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오후에는 오른쪽이 색동저고리 같은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건물의 전체적인 아름다움을 완상하려면 큰길로 나가야 한다. 멀리서 보면 건물의 파사드(전면부)는 가지런히 모은 두 손처럼 보인다. 기도하는 붉은 손이라 할까. 본당과 보조동 건물이 하나로 연결돼 있고 작은 개체들이 모여 하나를 이루는 형태다. 어떤 이는 ‘노아의 방주’를 연상시킨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불광동성당을 높은 곳에서 굽어보면 작은 목선처럼 보이기도 한다. 정설처럼 알려진 건 손을 형상화했다는 거다. 하지만 글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완상하는 이의 몫이 아닐까. 성당 주변에 조각가 김세중(1928 ~1986)이 남긴 ‘예수성심상’, ‘김대건 신부상’, ‘성모동산 성모상’, ‘대성전 14처’ 등 아름다운 성미술 작품들이 많다. 꼼꼼하게 살피길 권한다.
  • ‘졸전·내분’만 남긴 클린스만의 1년… “특정 선수 중심 팀 운영 탈피해야”

    ‘졸전·내분’만 남긴 클린스만의 1년… “특정 선수 중심 팀 운영 탈피해야”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은 물거품이 됐고, 한국 축구대표팀이 그토록 자랑했던 ‘원 팀’의 내부는 산산조각이 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의 경질과 새 대표팀 사령탑 선임을 서두르지 않으면 분위기를 추슬러 다시 ‘원 팀’을 만들 시간이 부족하다. 당장 다음달 21일과 26일 태국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연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 113위의 약체라고는 하지만 지금과 같은 어수선한 분위기로 경기에 나서면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 참사’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대표팀이 다시 ‘원 팀’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무엇보다 클린스만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뒤 1년 동안 굳어진 특정 선수 중심의 팀 운영에서 탈피해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취임 뒤 치른 11차례 평가전과 아시안컵 6경기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멤버들을 그대로 활용했다. 불법 영상 촬영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황의조(노팅엄)를 빼고 오현규(셀틱)를 넣은 것 외에는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끌던 때와 엔트리 구성에 차이가 없다. 또 ‘플랜B’도 없이 공격에 손흥민(토트넘), 중원에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수비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이름난 유럽파 선수들을 붙박이 선발로 활용했다. 벤투 감독의 경우엔 ‘빌드업 축구’ 전술을 명분으로 이강인을 선발에서 제외했고, 플랜B를 가동해야 할 때 교체 자원으로 활용했다. 여론의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선수 개인보다 팀이 우선이라는 감독의 철학을 관철시킨 것이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이렇다 할 전술도 없이 개인의 능력만을 고려해 선수들을 기용했다. 그래서 국내 축구 전문가들과 팬들은 게임처럼 팀을 운영하고 있다는 비판을 해 왔다. 하지만 결과는 게임 같지 않았다.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지 않음으로써 대표팀 내부의 경쟁이 사라졌다. 이미 주전으로 자리잡은 선수 입장에선 팀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할 이유가 없다. 그러다 보니 ‘하던 대로 하면 된다’는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고, 팀의 기강도 와해되는 것이다. 당장의 성적에 급급해 대표팀을 이런 식으로 운영하다 장기 침체에 빠진 대표적 사례가 중국이다. 중국은 수많은 외국인 지도자를 대표팀 사령탑에 앉혔지만 자국 프로팀에서 젊은 선수들을 찾으려고 하지 않고 기존 선수들만 활용했다. 그 결과 서서히 대표팀의 스쿼드가 약해졌고 최악의 상황에 봉착했다. 선수 경기력 점검을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은 취임 뒤 주로 유럽을 돌아다녔다. 그렇다고 유럽파들을 부르지 않은 적은 없었다. K리그는 주로 차두리 코치에게 맡겼는데, 국내파 선수 중에 새 얼굴을 발탁한 적도 없다. 중국 대표팀의 외국인 감독과 다를 바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의 이 같은 행태는 이미 선임 전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 이와 관련한 우려에 대해 ‘성적으로 평가해 달라’고 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현재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버티기에 나섰다. 당면한 월드컵 2차 예선을 무난히 치러내는 동시에 적극적으로 어린 선수들을 발굴하기 위해선 현재 대표팀의 상황을 잘 알고, 강한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묶을 수 있는 국내 지도자를 사령탑에 앉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K리그 한 축구팀 감독은 15일 “새 감독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데, 현재 대표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외국인 지도자는 없을 것 같다”며 “외국 사령탑을 맡은 박항서, 신태용, 김판곤 등 국내파 감독들은 편견 없이 유망 선수를 발굴해 성적을 내면서 인정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 제니도 마스크팩 접어 쓰는구나

    제니도 마스크팩 접어 쓰는구나

    그룹 블랙핑크 제니가 근황을 전했다. 제니는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그냥”이란 짧은 글과 함께 사진을 다수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제니가 일상의 모습을 전하고 있었다. 그는 이동하는 차 안에서 볼하트 포즈를 만드는가 하면, 필라테스하는 모습, 얼굴에 팩을 붙인 모습 등 다양한 근황을 전했다. 특히 제니는 최근 유행인 팩으로 조각난 ‘패드’를 얼굴에 접어붙여 공감과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제니는 YG엔터테인먼트와 블랙핑크 그룹 활동만 재계약을 체결했으며, 개인 활동은 독립으로 차린 회사 오드 아뜨리에에서 이어간다.
  • 늘어난 신임 사령탑…롯데 ‘베테랑’ 김태형 감독은 내야 구성, SSG ‘초보’ 이숭용 감독은 경쟁 강화

    늘어난 신임 사령탑…롯데 ‘베테랑’ 김태형 감독은 내야 구성, SSG ‘초보’ 이숭용 감독은 경쟁 강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새 감독으로 1981년생 이범호 1군 타격 코치를 선임하면서 2024 KBO리그 신임 사령탑이 3명으로 늘었다. ‘초보’ 이숭용(53) SSG 랜더스 감독은 경쟁 체제 강화, ‘베테랑’ 김태형(57)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내야진 구성에 집중하고 있다. SSG는 15일부터 대만 자이에서 퓨처스팀(2군) 선수단 전지훈련을 시작한다. 손시헌 2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11명과 2024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0순위 내야수 박지환 등 선수 19명이 참가한다. 지난해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세이브왕’ 서진용도 재활 차원으로 2군 캠프에 합류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담금질에 돌입한 1군 선수단도 25일 대만으로 이동한다. SSG 구단에 따르면 이숭용 감독이 1군, 2군 휴식일을 다르게 조정하라고 지시했다. 양쪽을 오가며 직접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훈련지 사정이 여의치 못해 대만에서 스프링캠프를 꾸리게 됐는데 이를 1·2군 간 교류하는 기회로 삼았다.SSG 관계자는 1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숭용 감독님이 손시헌 2군 감독에게 경쟁력 있는 선수를 가감 없이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직접 보고 1군에 올리겠다는 의지”라며 “언제든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선수들의 동기부여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괌에서 훈련 중인 롯데는 21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22일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 1군 선수단과 합동 훈련, 24일과 25일에는 2차례 교류전을 가진다. 지바 롯데는 NPB 사상 최고 구속인 시속 165㎞를 던진 ‘괴물 투수’ 사사키 로키의 선발 등판을 예고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에게 주어진 과제는 내야진 재구성이다. 2015시즌부터 8년 동안 두산 베어스의 지휘봉을 잡았던 김 감독은 1루수 오재일-2루수 오재원-유격수 김재호-3루수 허경민으로 최강 내야진을 구축,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대기록 작성했다. 2015년, 2016년, 2019년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롯데는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 영입한 김민성, 오선진, 최항 등이 명장의 손길을 거쳐 안치홍(한화 이글스 이적), 한동희(상무 입대 예정)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핵심 자원으로 거듭나야 한다. 김 감독은 지난달 31일 괌으로 출국하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선수들의 특성을 확실하게 파악해야 한다. 캠프기간  포지션을 확실히 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범호 KIA 신임 감독은 호주 캔버라 전지훈련지에서 심재학 단장과 면담 후 1군 타격 코치 선임 등 팀 정비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 감독은 이숭용 SSG 감독과 마찬가지로 2년 총액 9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에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내년까지 성적을 내야 ‘초보’ 딱지를 떼고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계약 기간 3년, 총액 24억원(연봉 및 계약금 6억원)으로 현역 최고 대우를 받았다.
  • ‘조각의 현재’ 보려면 이곳에…조각가 300여명 집결 ‘서울국제조각페스타’

    ‘조각의 현재’ 보려면 이곳에…조각가 300여명 집결 ‘서울국제조각페스타’

    “한국 조각의 현재를 증언하는 다큐의 현장이다.”(조은정 미술 평론가) 예술가의 작업실에서 처음 세상에 등장한 조각들이 대형 전시장에 도열한다. 국내외 조각가 300여명의 예술 세계를 한 자리에서 보는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4’에서다. 사단법인 한국조각가협회가 오는 15~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3층 D홀에서 여는 서울국제조각페스타는 2011년부터 매년 열려온 국내 최대 조각 축제이자 아트페어다. 2011년부터 매해 열리는 행사는 전시 주제를 정해 작가를 공모하고 심사를 거쳐 전시 기회를 주는 ‘조각 예술’에 특화된 전시회로 발전해 왔다. 이번 행사에는 140여개 부스에 300여명의 국내외 조각가들의 작품이 대거 전시된다. 대형 조각도 20여점 가량 등장한다. 국내 조각계의 다채로운 조형 언어뿐 아니라 중국 조각의 최근 흐름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중국 주요 12개 미술대학의 우수 학생들이 참여하는 ‘중국현대조각특별전’이 열리는 데 이어, 이랜드문화재단에서는 10년간의 장학 사업을 통해 선정한 중국 조각가 3인의 작품 전시, 저명한 중국 조각가 17인의 특별전도 각각 선보인다. 김정희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4’ 운영위원장은 “서울국제조각페스타는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게 조각 예술의 개념을 재정비하고 담론 형성을 위한 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올해도 중견작가들이 기량을 발휘하며 전시를 견인하는 가운데 신진작가에 대한 지원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해외 갤러리 ‘K작가 새 얼굴’ 알리기 나섰다

    해외 갤러리 ‘K작가 새 얼굴’ 알리기 나섰다

    작가 개인·그룹전 동시다발 개최외부 큐레이터와 공동작업 ‘눈길’해외 진출과 시장성 확대 기대감 최근 서울에 진출한 해외 메가 갤러리들이 한국 작가들을 조명하는 개인전, 그룹전을 동시다발적으로 여는 등 ‘K작가 새 얼굴 찾기’에 활발한 모습이다. 국내 블루칩 작가에서 촉발된 관심이 차세대 젊은 작가로 확장되며 이들의 해외 진출과 시장성 확대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미국 뉴욕 3대 갤러리 가운데 하나인 페이스갤러리 서울은 오는 3월 13일까지 인물 회화 작업을 선보이는 한국 작가 8인의 그룹전을 연다. 오스트리아에서 출발한 글로벌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월 9일까지 한국 작가 그룹전 ‘노스탤직스 온 리얼리티’를 진행하고 있다. 뉴욕에 본사를 둔 리만머핀 서울은 한국·한국계 작가 4인의 작업을 모은 그룹전을 마련했다. 모두 ‘K작가’를 살피고 소개하기 위한 기획이다. 이들 전시는 모두 외부 큐레이터와의 작업으로, 갤러리 내부가 아닌 ‘외부의 시선’을 다룬다는 특징도 지닌다. 페이스갤러리 서울은 맹지영 큐레이터의 기획으로 김정욱, 김진희, 류노아, 박광수, 서용선, 이우성, 이재헌, 정수정 등 다양한 세대의 작가들을 모았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비엔날레, 비영리 예술공간 기획 이력이 있는 김성우 큐레이터 주도로 제시 천, 정유진, 권용주, 이해민선, 남화연, 양유연 등 6인의 신작을 두루 소개했다. 양 작가를 제외하고는 상업 갤러리에서 선보인 적이 없는 이들의 작업이라 신선한 감각과 다채로운 시선이 눈에 띈다. 유귀미, 현남, 켄건민, 임미애 작가의 신작을 모은 리만머핀 서울의 ‘원더랜드’전도 엄태근 게스트 큐레이터의 기획으로 꾸려졌다.김해나 타데우스 로팍 서울 전시팀장은 “한국 작가를 발굴하고 소개하며 유럽 미술계와 한국 미술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려는 것이 서울에 갤러리를 낸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손엠마 리만머핀 서울 디렉터도 “전속 작가가 아니어도 한국 작가를 발굴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외부 큐레이터와의 작업으로 갤러리와는 다른 관점에서 작가들을 발견하고 다양하게 소개하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라며 “해외 본사 전시팀들도 이를 주목해 보기 때문에 차세대 작가들의 해외 진출이나 시장성 확대 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했다. 페로탕 서울도 올해 첫 전시로 뉴욕에서 활동하는 이상남 작가의 개인전 ‘마음의 형태’를 열어 작가가 40년 화업 인생에서 길어 올린 독창적인 추상 언어를 조명한다.이와 함께 유럽 등을 중심으로 현지 해외 갤러리들의 ‘러브콜’을 받는 한국 작가들의 해외 전시도 활발하다. 독일 베를린에 본사를 둔 현대미술 갤러리로 2022년 서울에 진출한 페레스프로젝트는 최근 베를린 갤러리에서 이근민의 개인전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유예림에 이어 젊은 한국 작가를 유럽 미술계에 소개하는 것이다. 조은혜 페레스프로젝트 아시아 총괄 디렉터는 “2019년 아트부산에 참여하면서 한국 미술 시장과 차세대 작가들에 주목해 왔다”며 “협업할 작가를 선정할 때는 작가 고유의 개성과 메시지가 흥미로운지, 많은 관객이 이에 공감할 수 있는지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타데우스 로팍도 지난해 전속 작가로 영입한 제이디 차, 정희민 작가의 유럽 개인전을 잇달아 연다. 제이디 차는 오는 4월 프랑스 파리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에서, 정희민 작가는 6월 영국 런던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에서 각각 첫 개인전을 가진다. 최근 국제갤러리·리만머핀과 전속 계약을 맺으며 화제를 모은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 작가는 3월 리만머핀 뉴욕 갤러리에서 열리는 ‘인 포커스’ 프레젠테이션에서 작업을 선보이고 4월에는 베네치아비엔날레 본전시 작가로 참여한다.
  • 조각품 구매 사기당한 청도군 “법적 대응”

    조각품 구매 사기당한 청도군 “법적 대응”

    경북 청도군이 작가의 이력과 작품의 가치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다수의 미술품을 구입했다가 뒤늦게 가짜로 판명되자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청도군은 12일 경력을 속이고 다수의 미술품을 판매한 조각가 A씨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선다고 밝혔다. 또 신화랑풍류마을, 새마을운동 발상지, 레일바이크 테마파크 등지에 설치된 A씨의 작품 20여점에 대한 반납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A씨는 2022년 청도군에 자기 이력을 밝히고, 조각 작품 9점을 기증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조각품 20점에 대한 작품비와 설치비 명목으로 3억원의 돈을 받아 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이 ▲프랑스 파리7대학 교수 ▲광주비엔날레 출품 ▲일본 나가사키 피폭 위령탑 조성 등 유명 조각가라고 주장하며 청도군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은 A씨의 이력과 그의 작품 가치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군이 뒤늦게 확인 결과 A씨가 주장한 여러 이력과 경력이 가짜로 드러났다. 특히 그는 1992년 청송보호감호소에서 사기 등으로 수년간 복역하는 등 다수의 전과 사실이 밝혀졌다. 청도군 관계자는 “A씨 작품을 기증받거나 설치하면서 작품의 가치와 그의 이력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실수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주민 B씨는 “뒤늦게나마 A씨의 가짜 이력 등이 적발이 된 건 참 다행이지만 신중치 못한 행정으로 하마터면 소중한 혈세가 낭비될 뻔했다”고 지적했다. 전남 신안군도 수십억원을 들여 A씨의 천사상 작품 300여점을 구매했고, 이 작품을 신안군 하의도에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 해외 갤러리들의 ‘차세대 K작가’ 찾기 활발…해외 진출, 시장성 확대 주목

    해외 갤러리들의 ‘차세대 K작가’ 찾기 활발…해외 진출, 시장성 확대 주목

    최근 서울에 진출한 해외 메가 갤러리들이 한국 작가들을 조명하는 개인전, 그룹전을 동시다발적으로 열며 ‘K작가 새 얼굴 찾기’에 나서고 있다. 국내 블루칩 작가에서 촉발된 관심이 차세대 젊은 작가로 확장되며 이들의 해외 진출과 시장성 확대로도 활발히 이어질지 주목된다. 미국 뉴욕 3대 갤러리 가운데 하나인 페이스갤러리 서울은 오는 3월 13일까지 인물 회화 작업을 선보이는 한국 작가 8인의 그룹전을 연다. 오스트리아에서 출발한 글로벌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월 9일까지 한국 작가 그룹전 ‘노스탤릭즈 온 리얼리티’를 진행하고 있다. 뉴욕에 본사를 둔 리만머핀 서울은 한국·한국계 작가 4인의 작업을 모은 그룹전을 마련했다. 모두 ‘K작가’를 살피고 소개하기 위한 기획이다. 이들 전시는 모두 외부 큐레이터와의 작업으로, 갤러리 내부가 아닌 ‘외부의 시선’을 다룬다는 특징도 지닌다. 페이스갤러리 서울은 맹지영 큐레이터의 기획으로 김정욱, 김진희, 류노아, 박광수, 서용선, 이우성, 이재헌, 정수정 등 다양한 세대의 작가들을 모았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비엔날레, 비영리 예술공간 기획 이력이 있는 김성우 큐레이터 주도로 제시 천, 정유진, 권용주, 이해민선, 남화연, 양유연 등 작가 6인의 신작을 두루 소개했다. 양 작가를 제외하고는 상업 갤러리에서 선보인 적 없는 이들의 작업이라 신선한 감각과 다채로운 시선이 눈에 띈다. 유귀미, 현남, 켄건민, 임미애 작가의 신작을 모은 리만머핀 서울의 ‘원더랜드’전도 엄태근 게스트 큐레이터의 기획으로 꾸려졌다.김해나 타데우스 로팍 서울 전시팀장은 “한국 작가를 발굴하고 소개하며 유럽 미술계와 한국 미술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려는 것이 서울에 갤러리를 낸 가장 큰 이유”라며 “지난해에는 자체 기획이었다면 올해는 외부 큐레이터 기획으로 동시대 미술 지형을 이루고 있는 국내 작가들을 좀 더 새롭고 흥미롭게 선보이려 했다”고 말했다. 손엠마 리만머핀 서울 디렉터도 “전속 작가가 아니어도 한국 작가를 발굴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외부 큐레이터와의 작업으로 갤러리와는 다른 관점에서 작가들을 발견하고 다양하게 소개하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라며 “해외 본사 전시팀들도 이를 주목해보기 때문에 차세대 작가들의 해외 진출이나 시장성 확대 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했다. 페로탕 서울도 올해 첫 전시로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상남 작가의 개인전 ‘마음의 형태’를 열어 작가가 40년 화업 인생에서 길어올린 독창적인 추상 언어를 조명한다.올해는 유럽 등을 중심으로 현지 해외 갤러리들의 ‘러브콜’을 받는 한국 작가들의 해외 전시도 활발하다. 독일 베를린에 본사를 둔 현대미술 갤러리로 2022년 서울에 진출한 페레스프로젝트는 최근 베를린 갤러리에서 이근민의 개인전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유예림에 이어 연이어 젊은 한국 작가를 유럽 미술계에 소개하는 것이다. 조은혜 페레스프로젝트 아시아 총괄 디렉터는 “2019년 아트부산에 참여하면서 한국 미술 시장과 차세대 작가들에 주목해 왔다”며 “협업할 작가를 선정할 때는 작가 고유의 개성과 메시지가 흥미로운지, 많은 관객들이 이에 공감할 수 있는지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타데우스 로팍도 지난해 전속 작가로 영입한 제이디 차, 정희민 작가의 유럽 개인전을 잇달아 연다. 제이디 차는 오는 4월 프랑스 파리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에서, 정희민 작가는 6월 영국 런던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에서 각각 첫 개인전을 가진다. 최근 국제갤러리·리만머핀과 전속 계약을 맺으며 화제를 모은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 작가는 3월 리만머핀 뉴욕 갤러리에서 열리는 ‘인 포커스’ 프레젠테이션에서 작업을 선보이고 4월에는 베네치아비엔날레 본 전시 작가로 참여한다.
  • 청도군, 무분별한 미술품 구입 뒤늦게 탄로…법적 대응 논란

    청도군, 무분별한 미술품 구입 뒤늦게 탄로…법적 대응 논란

    경북 청도군이 작가의 이력과 작품의 가치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다수의 미술품을 구입했다가 뒤늦게 가짜로 판명되자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청도군은 12일 경력을 속이고 다수의 미술품을 판매한 조각가 A씨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선다고 밝혔다. 또 군내 신화랑풍류마을, 새마을운동 발상지, 레일바이크 테마파크 등지에 설치된 A씨의 작품 20여점에 대한 반납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A씨는 2022년 청도군에 자기 이력을 밝히고, 조각 작품 9점을 기증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조각품 20점에 대한 작품비와 설치비 명목으로 3억원의 돈을 받아 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이 ▲프랑스 파리7대학 교수 ▲광주비엔날레 출품 ▲일본 나가사키 피폭 위령탑 조성 등 유명 조각가라고 주장하며 청도군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은 A씨의 이력과 그의 작품 가치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군이 뒤늦게 확인 결과 A씨가 주장한 여러 이력과 경력이 가짜로 드러났다. 특히 그는 1992년 청송보호감호소에서 사기 등으로 수년간 복역하는 등 다수의 전과 사실이 밝혀졌다. 청도군 관계자는 “A씨 작품을 기증받거나 설치하면서 작품의 가치와 그의 이력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실수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주민 B씨는 “어쨌든 뒤늦게나마 A씨의 가짜 이력 등이 적발이 된 건 참 다행이지만 신중치 못한 행정으로 하마터면 소중한 혈세가 낭비될 뻔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남 신안군도 수십억 원을 들여 A씨의 천사상 작품 300여점을 구매했고, 이 작품을 신안군 하의도에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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