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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리 미술관 속으로] (44) 은평구 불광천 도시갤러리

    [거리 미술관 속으로] (44) 은평구 불광천 도시갤러리

    물 맑은 하천은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삶의 일부이고, 놀이터다. 한때 흙탕물과 퀴퀴한 냄새로 가득했던 하천이 요즘은 가족 나들이를 즐기는 곳으로 되돌아왔다. 은평구 불광천은 미술이 숨어있는 곳으로 태어났다. 서울시 도시갤러리 프로젝트의 하나로 지난 7월부터 변신에 들어간 지 3개월 만이다. 큐레이터, 조각가, 설치미술가 등 10여명으로 구성된 이미지 행동집단 ‘레드 안테나’가 중심이 돼 ‘불광천에 물 오르니 미친 흥(興)이 절로 난다.’를 주제로 곳곳에 작품을 숨겨놨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것은 징검다리와 계단에 새겨넣은 암각화. 어려운 그림이 아니라 자연에서 볼 수 있는 물고기, 오리, 새, 개미 등 귀여운 그림이다. 불광천에서 열린 생태탐험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이 그린 그림들을 조각가 차명원·장은석씨가 돌에 새겼다. 지하철 6호선 응암역에서 증산교까지 2㎞ 길이의 산책로에 있는 암각화는 모두 100개. 징검다리 위나 옆면, 계단의 한쪽 모퉁이에 숨어있어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디엔가 그려넣은 징표처럼 문득 생각나고, 선사시대 동굴벽화처럼 먼훗날 발견하는 즐거움을 떠올린 작가들의 의도이다. 서울시 조망명소로 꼽히는 불광천 해담는다리에서 와산교 방향으로 가는 길에는 물 위에 떠있는 평상이 있다. 설치미술가 김해심 작가는 “편안한 자세로 나무 위에 앉아 북한산을 바라볼 수 있다.”면서 “북한산과 자신 사이에 놓인 자연의 공간감을 한껏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신응교 위쪽 분수대 계단에는 식물, 곤충 등을 그린 초충도(草蟲圖)를 유리타일로 붙여놓기도 했다. 이곳으로 마실나온 어르신들을 위해 신응교 아래에는 바둑, 장기를 두는 공간이 있다. 와산교 밑에는 전등을 매달아 꾸민 조명장식을 만들었다. 큼지막한 스크린을 걸어 그림자 놀이 공연을 하는 등 무대로도 활용된다. 불광천에만 나가도 문화와 여가생활이 있고, 그 속에 있다는 자체가 자연을 담은 풍경화가 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신정아 사건을 통해 본 조형물 리베이트] (상) 불공정관행에 멍드는 작가

    [신정아 사건을 통해 본 조형물 리베이트] (상) 불공정관행에 멍드는 작가

    대기업 후원금 로비와 조형물 리베이트 등 ‘신정아 게이트’를 계기로 미술계의 ‘고질병’인 리베이트 관행 등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화려한 미술 작품 뒤에 추한 거래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3차례에 걸쳐 신씨 사건을 통해 드러난 미술계의 어두운 단면을 조명하고, 법적·구조적인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짚어본다. 중견 조각가 유모(39)씨는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술계에 만연한 리베이트 실태를 고백했다. 그는 각종 불공정 거래를 강요받고 있는 작가들의 삶과 미술계 로비 실태를 털어놓으면서 “작가의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불공정 ‘노예계약’에 멍드는 작가들 유씨는 조형물 리베이트와 관련해 “현재 대형 건축물의 조각품 설치는 공모(公募)가 아니라 건설사의 수주를 받은 화랑이 선정하는 방식”이라면서 “이 때문에 작가로서는 화랑의 불공정한 요구를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신씨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대형 건물들이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조형물을 설치할 경우 30%는 건설사가 리베이트로 챙기고, 나머지 70%를 ‘브로커(알선자)’와 작가가 나눈다. 브로커가 30%에서 많게는 50%까지 챙기고, 나머지가 작가 몫이다. 예를 들어 5000만원짜리 조형물을 설치한다면 작가에게 떨어지는 돈은 고작 2000만원 남짓이다. 여기에 작품 재료비와 세금을 빼면 실제 벌어들이는 돈은 1000만원 정도다. 반면 건설사와 브로커는 각각 1500만∼2000만원을 챙긴다. 유씨는 “중견 작가로 이름이 있는 내가 월세 40만원의 작업실에다 전세를 전전하는데 초년생들이야 오죽하겠냐.”면서 “언론에서 작가가 70%를 받고 30%를 리베이트로 건네는 것이 관행이라는데 그건 옛날얘기고 지금은 리베이트가 40%를 넘어 50%까지 한다.”고 한탄했다. 그는 “성곡미술관과 작업했던 몇년 전에도 40%를 리베이트로 주었다.”고 덧붙였다. ●작품 수주에 로비전 치열 유씨에 따르면 중견작가 이모씨의 경우 작품 수주를 받고 공장에 재료비 등을 이미 지불했는데 건설사가 돈을 1년 동안이나 주지 않아 고생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유씨는 “기업들이 3∼6개월짜리 어음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형편이 어려운 작가로서는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벅차다.”면서 “이자비용까지 계산하면 수공비도 안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누진세 문제도 있다. 건설사들이 작가에게 총 공사금액을 지불했다고 국세청에 신고하는 바람에 실제 공사비용의 10∼20%만 수익으로 얻은 작가는 총 금액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하는 일도 벌어지곤 한다. 조형물 알선 과정은 건설사가 화랑을 선정하고, 이를 수주한 화랑이 리베이트를 받고 조각가를 선정하는 형태다. 신씨도 조형물을 수주한 뒤 작가를 골라 리베이트 비율을 직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모 건설사와 가계약까지 마친 상태에서 미술협회 간부가 건설사에 압력을 넣는 바람에 포기한 적도 많았다. 당시 건설사 측은 “선생님께서 이번에 양보해라. 다른 건에서 생각해 주겠다.”고 강요했다. ●로비로 수준 이하 작품이 선정되기도 건설사가 채택한 조형물에 대해 각 자치단체에서 실시하는 조형물심의기구의 심의가 일부에서는 로비나 인맥 동원이 심각하다는 게 유씨의 주장이다. 유씨는 “미술계에서는 로비 등으로 선정돼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수준 이하의 조형물을 ‘껌딱지 조각’이나 ‘문패 조각’이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주택공사 등 공기업은 작가들을 상대로 공모전을 열지만 이 경우 포트폴리오 등을 작성하는 데에만 400만∼500만원이 들고 일류 작가들이 나서는 것이어서 중견 작가 이하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유씨는 “현재 문화진흥법은 몇몇 유명 작가들과 로비를 잘하는 작가들에게 훨씬 유리하다.”면서 “나보다는 젊은 작가들에게 혜택이 많이 갈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내 큐레이터(전시기획자)들이 지명도가 낮은 실력있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해야 하는데 오히려 신씨와 같이 기획전 후원이나 조형물 리베이트 등 돈이 되는 일에만 매달리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을 맺었다. 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서울 北村에 꽃핀 현대미술

    서울 北村에 꽃핀 현대미술

    10월에는 북촌으로!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소격동, 삼청동, 사간동 일대에 오밀조밀 자리잡은 20여개 화랑과 미술관이 현대미술축제 ‘플랫폼, 서울’을 열고 있다. 새달 4일까지 계속될 이번 축제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전시는 아트선재센터와 금호미술관에서 열리는 ‘투모로우’전. 아트선재센터 건물 유리창에 ‘경고:지각은 참여를 요구한다’는 문구를 크게 붙인 안토니오 문타나스를 비롯해 모두 14개국에서 32명의 쟁쟁한 작가들이 참여했다. 일본의 시마부쿠는 아트선재센터 옥상에서 번쩍이는 은갈치의 반사광으로 미지의 존재와 소통을 시도하는 비디오를 제작했다.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퍼포먼스다. 서도호는 과거의 행동이 다음 생을 결정한다는 동양의 업(業)사상을 표현한 조각작품을, 이불은 실패한 유토피아를 형상화한 설치작품을 내놓았다. 금호아트센터에는 장영혜중공업의 비디오 작업과 오인환의 향으로 만든 글자를 태우는 설치작품이 전시돼 있다. 지난 4일에는 중국의 국제적 미술조직인 ‘대장정 계획’이 남북정상회담에 맞춰 남북 문화전문가들이 회담을 갖는 퍼포먼스 작업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동안 적잖은 해외작가들을 국내에 소개해 주목받아온 국제갤러리는 북촌 일대의 미술제에 맞춰 화랑 개관 25주년 전시를 마련했다. 움직이는 조각 ‘모빌’의 창시자인 알렉산더 칼더의 대형 작품이 화랑앞 보도에 설치됐다. 시가 350억원에 달하는 칼더의 1969년 작품으로 칼더재단으로부터 대여해 온 작품이다. 백남준의 제자로 현재 최고의 비디오 작가로 꼽히는 빌 비올라의 2004년 작 ‘연인들’도 소개된다. 거대한 물살 앞에서 버티는 연인들의 모습이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현대미술의 아이콘’ 데미안 허스트는 캔버스를 턴테이블과 같은 장치 위에 올려놓고 돌리며 그 위에 물감을 뿌려 만든 스핀 페인팅(Spin Painting) 작품을 내놓아 시선을 끈다. 이밖에 도널드 저드, 게르하르트 리히터, 윌렘 드 쿠닝, 조안 미첼, 안젤름 키퍼, 아니시 카푸어, 루이스 부르주아 등 그동안 국제갤러리를 통해 소개된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총망라됐다. 갤러리 현대는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의 전시 이후 처음으로 비디오 작품전 ‘채널1’을 연다. 박준범, 신기운, 류호열, 이진준, 수지 제이 리, 박소윤 등 모두 30대 초반의 젊은 작가 6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올해 스페인에서 열린 아르코 아트페어에서 관심을 모았던 박준범의 ‘하이퍼마켓’은 작가의 손이 직접 화면에 나타나 대형 마트를 만들어가는 독특한 형식의 작품이다. 신기운은 작가가 직접 만든 그라인더로 아이팟, 플레이스테이션, 동전, 시계, 아톰인형 등이 분쇄되는 장면을 촬영했다. 현대문명을 대변하는 아이콘들이 그라인더에서 무참히 갈리는 영상은 모든 사물이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북촌예술제가 열리는 동안 작가와의 대화, 필름 상영회 등이 함께 진행되며, 목∼토요일에는 밤 9시까지 전시장이 연장 개관된다. 야트막한 한옥 지붕 사이 골목골목을 누비며 최첨단 현대미술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02)739-7098.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Local] 달서구 첨단문화회관 음악회

    대구 달서구 첨단문화회관이 문화 행사들을 선보인다.12일 영화 음악을 클래식 실황으로 즐기는 ‘가을밤의 음악회-영화 속에 깃든 사랑’을 연다. 미션 임파서블, 다잉영, 러시, 타이타닉 등의 영화를 공연장 대형 스크린에 틀어놓고 여기에 맞춰 달서구 합창단과 애플프로젝트밴드가 음악을 연주하는 형식이며 입장료는 없다.19일에는 유명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의 공연이 펼쳐진다. 전속 밴드 4명과 함께 ‘천사’ ‘어린 물고기’ ‘그리고 별이 되다’ 등 올해 4월 발매한 앨범 ‘메모리 레인’의 수록곡을 들려준다.8일부터 10일 동안 미술 전시실에서는 이봉수와 강운섭, 조규석 등 지역 주요 작가가 서양화, 동양화, 조각 등을 선보이는 ‘대구전업미술가협회 초대전’이 열린다. 관람 문의는 전화(667-3081∼2)나 웹사이트(www.dsac.or.kr)로 하면 된다.
  • [기고] 작으면서도 알찬 대국 덴마크/이명수 주덴마크대사

    안데르센, 달가스, 그룬트비히 같은 인물과 함께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덴마크 국민들이 ‘코리아’라는 단어에 무엇을 연상하며 어떻게 반응할까? 한국전쟁과 남북문제, 입양아나 월드컵축구를 화제로 꺼내는 이도 있다. 또 많은 실업자를 낳으며 무너진 조선산업과 자주 눈에 띄는 한국산 자동차를 의식하면서 조심스럽게 시장경쟁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듯 ‘코리아’는 다양하지만 단순한 형태의 이미지 조각으로 덴마크 사회에 산재해 있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아마 덴마크 국민들의 관심이 그리 크지 않은 탓도 있고, 우리 스스로 너무 빠른 속도로 변화를 거듭한 탓도 있을 것이다. 덴마크는 일찍이 1902년 우리와 우호통상조약을 체결했으며, 한국전쟁 중에는 병원선을 파견했다. 이후 1959년 공식 외교관계 수립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두 나라는 긴 역사와 우호관계를 축적해 왔지만 교역·투자 등 실질협력분야에서는 아직도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제 양국은 서로 달라진 모습을 되짚어 보고 한 차원 높은 협력을 모색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런 노력을 덴마크가 먼저 시작했다. 올해 들어 덴마크는 21세기를 아시아의 세기로 규정하고 이 기회의 땅에 우선 순위를 두는 외교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면 한국은 이런 상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덴마크’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는 동화의 나라, 평화롭고 풍요로운 복지사회, 북유럽의 작은 나라 정도일 것이다. 세계지도에 표시된 덴마크는 분명 국토와 인구에서 우리보다 작다. 그러나 지리적으로 서유럽과 북유럽을, 그리고 발트해와 북해를 잇는 전략적 위치에 있다. 오늘의 덴마크는 농업, 해운, 기계, 의약품 등 많은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과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고, 사회 각 부문에 군살이 없이 꽉 채워진 고효율을 시현하여 1인당 소득이 5만달러가 넘는 국가이다. 또 엄청난 자원매장 가능성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는 그린란드와 페로제도를 해외영토로 두고 있는 대국이다. 덴마크는 독창적인 형태의 민주주의 발전과정에서 사회적 갈등과 위기를 타협과 합의로 극복하면서 새로운 복지, 노동시장, 농업구조 등의 모델을 구축해 유럽 선진국들이 자주 견학을 할 정도로 배울 것이 많은 나라다. 우리는 지금 선진복지국가 실현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성숙단계 진입에 필요한 사회적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보강이라는 시급한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경제개발 초기에 긴요했던 자원, 기술, 시장협력을 넘어서는 동반자적 협력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 나아가 현재 진행 중인 한·EU FTA 타결 이후 상황을 염두에 두고 덴마크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덴마크의 상징인 여왕이 사상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양국관계를 한 단계 높이는 의미가 담겨 있다. 방한한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35년이 넘는 재위기간에 국가의 존엄한 상징이면서 국민에게 높은 존경과 사랑을 받는 국왕이다. 여왕은 지적이면서도 검소하고 친절한 인상을 지니고 있어 내방객을 편안하게 대해준다. 또 생애 최초의 한국방문에 대해 지대한 관심과 기대감을 보여주었다. 여왕은 방한기간 중 우리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례적으로 큰 규모의 대표단도 동행한다.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과 고고학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진 여왕은 우리의 문화유적과 산업현장도 둘러보게 된다. 양국간의 실질협력증진 외에도 과거와 오늘의 한국을 직접 확인하고 미래를 열어가는 파트너로서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역사적 방문이 될 것으로 믿는다. 물론 덴마크 사회에 ‘코리아’이미지를 확실히 심어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명수 주덴마크대사
  • [길섶에서] 외도의 두 갈래/우득정 논설위원

    토마스와 프란츠 사이를 줄다리기 하던 사비나는 어느 날 남몰래 떠난 파리에서 회상에 잠긴다. 그리고 외도하는 남성에게는 두가지 부류가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자신에게 탐닉했던 프란츠는 ‘이상형’ 추구형이다.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신기루를 찾아 헤매지만 끝내 갈증은 채워지지 않는다. 종말은 이국 땅에서의 비명횡사다. 자신이 탐닉했던 토마스는 매일 상대가 바뀐다. 그는 어쩌면 똑같을 수밖에 없는 상대방에게서 100만분의1의 차이를 확인하려 한다. 탄탈로스와도 같은 토마스의 갈증 역시 체코의 시골 밤길 산산조각난 트럭에서 마침표를 찍는다.(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오십이 넘어서도 K는 우리의 우상이다. 술자리에서 마이크를 잡으면 자리를 파할 때까지 화려한 여성편력사(그의 표현은 인생역정사)가 쉴 새 없이 이어진다. 한때 놀았다던 친구들도 입을 떡 벌린 채 ‘형님’을 연발한다.K의 결론은 항상 이렇다.“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플라토닉 로맨티스트인 것 같아.”입술에 침조차 바르지 않은 그의 표정은 항상 진지하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은평구 미술품 ‘인사동 나들이’

    서울 은평구는 9일까지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에서 ‘은평 문화예술전’을 연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지역 미술인의 모임인 은평미술인협회 작가들과 전국미술공모대전 수상자들의 서양화·동양화·공예·조각 등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또 상고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옛 여인의 머리 모양을 시대별로 보여주는 ‘한국 여인의 발(髮)자취’전도 함께 열린다. 한국고전머리협회가 주축이 된 이 전시회는 증산동을 중심으로 한 선사시대 여인, 갈현동 박석고개를 넘던 백제 상류층, 불광동 지역의 어수정에서 숙종을 만난 장희빈 등 옛 여인들의 머리모양을 감상할 수 있다. 영화 ‘왕의 남자’의 장녹수, 드라마 ‘대장금’의 장금과 한상궁 등의 가체를 재현한 실물도 전시한다. 구는 이 행사를 매년 구민의 날 기념으로 은평지역 내에서 열었으나 은평의 문화예술을 많은 시민들에게 널리 보여주기 위해 올해부터 인사동 등 문화예술의 중심지에서 열기로 했다. 4일 열린 개막식에는 은평지역구 출신 이재오(한나라당)·이미경(대통합민주신당) 국회의원 등을 비롯, 문화예술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노재동 구청장은 이날 “한 점의 그림은 세상을 담기도 하고, 세상을 바꾸기도 하는 힘을 갖고 있다.”며 “은평구의 수준 높은 문화예술품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인사동에서 전시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은평구에는 미술협회에 등록한 미술가 110명, 문인협회 회원이 47명이나 거주하고 있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빛의 축제 광주비엔날레 팡파르

    ‘빛 LIGHT’를 주제로 한 ‘2007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5일 개막,30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첫 본전시인 ‘생활의 빛(ZONE Life)’에서는 프랑스 르노자동차와 홍익대 학생들이 공동 작업한 미니 자동차 디자인들과 함께 공공 디자인 그래픽인 아콘치 스튜디오의 ‘상상과 상생이 있는 공간’, 빛과 물을 활용한 조명, 조각, 비디오 작품을 설치한 마이클 모리스와 요시코 사토의 ‘디지털 푸른 빛에 발을 담그면’ 등이 시선을 끌었다. ‘정체성의 빛(Zone Identity)’은 디자인 중심으로 세상을 보는 공간이다. 이슬람권의 타이포그래픽, 아프리카의 수공 가구, 앱솔루트사의 광고비주얼 등의 작품이 출품됐다. ‘환경의 빛(Zone Green)’은 재활용 제품과 이동식 주거 디자인, 종이를 이용한 수공예품 등 환경 관련 디자인 제품 및 영상 작품들이 선보인다.‘감성의 빛(Zone Human)’은 각국의 공공디자인 사례, 가난한 나라를 돕는 디자인 프로젝트, 유니버설 디자인 등 디자인의 절제된 미학과 사회학을 만나볼 수 있다. 디자이너 캐머런 싱클레어가 주도하는 인도주의 건축단체 ‘인간을 위한 건축’(AFH·미국)의 간편하면서도 예술성 있는 건축물 디자인들이 눈길을 끌었다.‘진화의 빛(Zone Technology)’은 사람이 만들어낸 인공적인 ‘빛’에 대한 공간이다. 스크린이 돼버린 옷, 음악을 만들어내는 빛, 크리스털을 통과하는 영롱한 빛 등이 소개된다. 이순인 디자인 총감독은 “이번 행사는 제품과 기업보다는 디자이너 개인에 초점을 맞췄으며, 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 상상을 현실화한 다양한 컨버전스 제품들을 소개해 신산업 창출에 기여하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본전시 외에도 ▲명예의 전당-20세기 디자인 발자취 ▲남도의 디자인자산 100선 등 2개의 특별전이 마련됐다. 이밖에 ‘빛의 시인, 잉고 마우러전’, 세계적 디자이너 100인이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빛’‘모바일폰 디자인 역사전’ 등 3개의 기념 초대전도 열린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개막식에 참석, 평화 메시지로 “6자 회담과 2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은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지향하는 ‘평화’와 상통한다.”며 “민주주의 발전을 주도해 온 광주에서 디자인 산업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축하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그녀들의 입맞춤

    서울 서부지검은 5일 신정아씨가 기업체 전시회 후원금과 조형물 리베이트 등 성곡미술관 공금을 해외계좌로 빼돌렸다는 의혹과 관련, 횡령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해외계좌를 확보해 추적에 나섰다. 검찰은 또 신씨와 성곡미술관 박문순 관장이 조형물 리베이트 횡령과 관련해 입 맞추기를 하는 등 공모 가능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검찰, 조형물 리베이트 등 해외계좌 유입 수사 검찰은 신씨의 알선으로 그림을 구입한 한 기업체 관계자로부터 “신씨가 그림값을 해외계좌로 부쳐달라고 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신씨 해외계좌의 정확한 액수와 용처를 조사하고 있다.검찰은 미국 A은행 계좌와 신용카드를 보유한 신씨가 해외계좌에 탈법적으로 모은 거액이 은닉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해당국과 형사사법공조를 요청하는 한편, 신씨에게 계좌 내역 제출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신씨가 가지고 있는 국내외 계좌는 모두 확보했다.”면서 “빼돌려진 미술관 공금이 해외계좌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신씨가 해외계좌에 1000만∼2000만원 가량의 돈이 있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훨씬 더 많은 돈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신씨, 박 관장과 리베이트 횡령 공모 신씨와 두 차례에 걸쳐 조형물 리베이트 계약을 맺었던 조각가 임모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씨와 만나 리베이트 비율을 정했으며, 리베이트는 성곡미술관 재단 통장으로 보냈다.”고 밝혔다.신씨가 박 관장의 허가 아래 리베이트 계약을 해온 셈이다. 앞서 검찰은 신씨는 박 관장에게 ‘검찰 조사에서 같은 내용의 진술을 하자.’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따라서 진술 내용을 미리 짜맞춘 사실이 확인되면 신씨에게는 증거인멸 혐의도 추가된다. 검찰은 동국대 예산부서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을 직접 만나 신씨의 교원임용을 청탁한 뒤 대가성으로 지원된 국고가 있는지 조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동국대가 신씨를 임용한 2005년부터 교육부 예산이 급증한 사실에 주목하고 당시 기획예산처장관이었던 변씨가 신씨 임용의 대가로 동국대에 특혜를 준 정황이 있는지 캐고 있다.●문화부·과천시, 보광사에 7억 9500만원 지원 한편 검찰은 변 전 실장이 신도로 등록된 경기도 과천시 보광사에 2004년부터 7억 9500만원의 예산이 문화관광부와 과천시로부터 지원된 사실을 밝혀내고 여인국 과천시장을 소환해 변 전 실장의 예산지원 압력 여부를 조사 중이다.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2007 남북정상선언] 경협 구체합의…평화 논의틀 격상

    ‘상차림은 풍부한데….’‘그래도 이 정도면….’ 4일 남북 정상이 서명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대해선 합의의 폭이 예상보다 넓고 내용도 구체적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관심을 모았던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과 관련해선 두 정상이 원칙과 방향성만 합의하고 실질적 논의는 다음달 국방장관회담으로 넘긴 셈이어서 성과를 속단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담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측에서도 열거된 내용은 많지만 경협분야를 제외하면 구체적 합의가 없다는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한다.“5인분 밥상인 줄 알았는데, 꼼꼼히 따져 보니 3인분밖에 안 되더라.”는 것이다. 일단 ▲문산∼봉동간 철도화물 수송 개시 ▲개성공단의 3통(통행·통신·통관)문제 해결 ▲안변·남포 협력단지 건설 등을 합의한 경제협력 분야는 예상보다 만족스런 수준이란 게 중론이다. 이봉조 통일연구원장은 “당장이라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추진할 수 있고, 남북간에 서로 이익이 되는 생산적 합의”라고 평가했다. 군사·안보 분야를 포함한 선언문 전체에 대해서도 “이 정도 합의가 이뤄진 것만도 큰 수확”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양측 모두 정치적 부담을 느끼는 군사·안보 현안에 대해 무리한 타결을 시도하다 판 자체를 깨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군사 등 민감현안 당국간 테이블로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실장은 “중요한 것은 당국간 회담의 격을 한 단계 높였다는 것”이라면서 “장성(將星)급과 차관급에 머물러 있던 군사·경제회담을 장관급으로 격상시킴으로써 합의의 권위와 실천적 강제력을 높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선언의 이행을 위해 다음달 서울에서 갖기로 한 총리회담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가 많다. 일각에선 총리회담을 기축(基軸)으로 정치·군사·경제분야의 장관(부총리)급 회담이 분과회담으로 정착되면 지금보다 한 단계 높은 ‘정부간 공동기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희망 섞인 관측도 내놓는다. ●남북회담 채널 장관급으로 격상 반면, 합의된 것은 많지만 기존의 합의수준을 뛰어넘는 새로운 내용은 많지 않다는 인색한 평가도 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에 구체적인 이익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명시돼 있고 우리가 북한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이익은 추후 논의 등의 형태로 추상적으로 규정됐다.”며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청와대 역시 이번 회담에서 논의된 의제들이 그간 남북 사이에 있었던 각급회담에서 논의된 것들이란 사실을 인정한다. 하지만 합의 사항의 이행을 가로막아 온 장애물을 제거하기로 정상들이 뜻을 모았다는 사실에 주목해 달라고 주문한다. 문제는 북한의 체제 특성상 최고 지도자의 결단 없이는 당국간 테이블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군사문제에 대해 우리측의 구체적 제안이 있었던 것 같은데 북측이 받지 않아 후속 회담으로 넘긴 것 같다.”면서 “노 대통령이 ‘벽’을 느꼈다고 한 게 이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고 진단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7년 전 국방장관회담 당시 우리측은 포괄적 긴장완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고 준비했는데, 북측은 경의선 연결을 위한 군사보장조치만 합의하고 갔다.”며 “11월 회담에서 북측이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경협 문제의 경우도 남북관계의 변화에 따라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실천을 위한 세부적이고 지속적인 실무회담이 필요하지만, 문제는 핵문제와 북·미관계, 남측의 대선 등 정치적 변수들이 너무 많다.”며 섣부른 예단을 경계했다. 이세영 강국진기자 sylee@seoul.co.kr
  • [단독]신정아씨, 2003년부터 리베이트 챙겨…총액 5억원 넘을 듯

    신정아씨가 성곡미술관 큐레이터 시절인 2003년부터 10여건의 조형물을 판매하고 리베이트를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신씨가 받은 리베이트 액수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을 적용할 수 있는 5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또 박문순 성곡미술관장이 신씨로부터 받은 리베이트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박 관장을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4일 “신씨가 학예실장이던 2005년에서 2006년 사이 2억여원의 리베이트를 챙긴 것 외에도 2003년 이후 10여건의 조형물 판매를 알선하고 리베이트를 챙긴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아직 정확한 액수는 나오지 않았지만 신씨가 받은 리베이트 액수는 당초 알려진 2억여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성곡미술관 조형연구소로부터 2003년과 2004년 조형물 판매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신씨가 받은 리베이트 액수를 산정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신씨는 2003년부터 조형물 작가와 직접 리베이트 비율을 결정했으며, 작가의 지명도에 따라 30∼50%의 리베이트를 받았다. 검찰은 신씨가 착복한 액수가 5억원이 넘을 경우 신씨에 대해 특가법 상의 횡령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또 신씨가 조형연구소 직원 신분으로 조각가들과 계약을 했기 때문에 본인이 횡령하지 않았더라도 배임 혐의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신씨와 직접 조형물 계약을 하고 리베이트를 주었던 조각가 임모씨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씨가 2003년부터 리베이트를 챙겼다고 밝혔다. 임씨는 2003년과 2005년 신씨를 통해 조형물 1점씩을 제작하고 총공사금액 5500만원의 30%인 1650만원을 신씨에게 건넸다. 임씨는 “당시 리베이트 비율을 정할 때 신씨와 직접 만나 진행했다.”고 밝혔다. 임씨에 따르면 신씨는 조형물을 맡길 작가를 먼저 골라서 제작을 의뢰했다. 일반 회사가 경쟁입찰을 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임씨는 “두번 다 신씨와 직접 계약서를 썼다.”면서 “돈 처리는 신씨가 전부 다 했다.”고 밝혔다. 계약서에는 성곡미술관 조형연구소에서 만들 서류와 조각가가 해야 할 일을 적은 뒤 공사대금의 일정 비율을 성곡미술관에 준다는 내용을 담는다고 임씨는 밝혔다. 계약자 명의는 2003년에는 김석원 당시 쌍용그룹 회장이었고,2005년에는 박문순 성곡미술관장이었다. 또한 신씨는 리베이트 비율을 높게 제시한 작가에게 규모가 큰 조형물 공사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솔직히 나는 30%만 리베이트를 주겠다고 말하니까 신씨가 (공사 규모가) 작은 것을 배정한 것 같았다.”고 밝혔다. 임씨는 “나는 나이가 있어서 (리베이트 30% 이상) 더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면서 “아마도 젊은 작가라면 40%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씨가 예술가의 궁핍한 삶을 이용했다면 미술계의 관례상 50%도 착복했을 수 있다.”고 한탄했다. 한편 구본민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는 “리베이트 가운데 성곡미술관의 공금으로 처리되지 않은 돈이 1억여원이다. 이 가운데 일부를 박 관장이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고 인정해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아이 패고 동반자살 시도하는 엄마들

    자기가 낳은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엄마?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머니라면 당연히 열달 동안 품어 낳은 혈육을 끔찍이 사랑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의 울음 소리만 들어도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엄마들이 있다. 뒤돌아서면 아이에 대한 자책감에 시달리면서도 결국에는 아이에게 화를 쏟아붓고 만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처럼 모순된 애증으로 괴로워하는 ‘위험한 엄마들-나는 내 아기를 미워한다’를 6일 오후 11시5분 방송한다. 모성의 굴레에서 마음이 병들어가는 여성들을 만나 문제점을 짚어보고, 이들이 어머니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본다. 두 살인 기은이(가명)는 음식을 먹을 때 끊임없이 물티슈로 입 주변과 손을 훔쳐낸다. 기은이의 이런 강박적 행동은 다름 아닌 엄마의 꾸중 때문. 기은이의 엄마 윤희(가명)씨는 기은이가 밥풀을 흘릴 때마다 욕을 하며 때렸다. 심지어 자신이 너무나 힘들고 괴로워 기은이와 함께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리려 했던 경험도 있다. 은미(가명)씨 또한 아이에게 극단적인 행동을 한 적이 있다. 유리가 깨져 있는 곳에 얼쩡거리지 말라는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리 조각을 집어들고 아이의 다리를 다섯 번이나 찌른 것이다. 이처럼 자신이 아기를 사랑하지 않는, 못되고 비정상적인 엄마라며 스스로를 제보한 여성들은 대부분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가정에 무관심한 남편과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육아의 부담감, 그 속에서 박탈당해 버린 자아실현의 기회 등이 아이에 대한 원망의 감정을 유발하고 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2007 남북정상선언] ”서해평화협력지대 합의는 3通 물꼬 튼 것”

    [2007 남북정상선언] ”서해평화협력지대 합의는 3通 물꼬 튼 것”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4일 공동서명한 ‘2007 남북정상선언’은 남북간 신뢰회복과 경제협력 강화를 넘어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 추진 의지를 명시함으로써 향후 남북관계뿐 아니라 동북아 정세 전반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와 지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을 수행했던 황원탁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특별대담을 통해 2007 남북정상선언의 의미와 향후 남북관계의 변화상을 점검한다. 대담은 서울신문 김인철 정치담당 부국장 사회로 진행됐다. 사회=김인철 정치담당 부국장 1.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사회 2007남북정상선언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새로운 질서 구축에 의미 있는 진전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정종욱 교수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전 단계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품었던 최대 기대치는 6·15공동선언을 훨씬 더 뛰어넘어 남북평화번영의 대장정을 이룰 역사적 문건이 나오는 것이었다.2차세계대전 뒤 유럽 35개국이 상호 국경선을 인정키로 합의한 1975년 ‘헬싱키 선언’에 비교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6·15 선언이 화해·협력과 통일을 위한 문건이었다면, 이번 선언은 평화와 민족번영문제에 대해 남북 정상들이 합의를 이룬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황원탁 전 수석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은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정상이 회동함으로써 남북관계가 대결과 갈등 관계에서 화해와 협력 관계로 전환되는 분수령이 됐다는 역사적 상징성을 가졌다. 이후 남북관계에 진전이 있었지만, 북핵문제가 터지고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진전되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6·15 공동선언에 명시된 김 위원장의 답방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7년 만에 정상회담의 맥이 끊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이 남북관계를 발전시킬 ‘새로운 엔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정 교수 합의내용을 보자면, 상당히 자세하게 기술돼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문안 조정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 이유일 것이다. 남북한 민족·경제협력과 관련해 범위가 좁아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선언문에 ‘법률적·제도적 장치를 정비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대목이 있는데, 북한 노동당 규약과도 관련이 있겠지만 (국가보안법 철폐와 관련해)국내에서도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으로 보인다. ●황 전 수석 전반적으로 이번 합의 내용은 아주 잘 되었다고 본다. 애당초 목표로 삼았던 평화정착 문제에 있어서 많은 진척이 있었고, 공동번영을 위한 대책들도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문제들이 합의문으로 나왔다.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2.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사회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가 합의됐다. 동시에 문산∼개성공단간 화물열차 통행이 보장됐다. ●정 교수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연계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게 NLL을 재논의·재설정하는 부분이라면 민감한 문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토 개념이나 안보 개념에서 국민 정서와 거리가 있다고 본다. 북한 해군본부가 있는 해주는 경제적인 의미를 갖는 항구라기보다는 군사항의 기능을 하고 있다. 해주 직항 항로 통과를 허용한다면 민간 선박에 한정되는 것인지, 군함을 주로 이야기하는 것인지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문산에서 개성까지 수송 목적 경의선을 개통하는 것까지 함께 생각해 보면 통행·통관·통신이라는 ‘3통’의 새로운 물꼬를 트는 측면에서 평가할 수 있다. ●황 전 수석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르면 남북간 해상경계선을 협의하게 돼있다.NLL에 대해 북한은 재설정을 주장하는 반면 우리는 평화를 정착한다는 차원에서 공동활용 방안을 모색해 보자는 입장이다. 우리는 이를 지난번 국방장관회담에서 제시했지만, 북측은 부정적으로 나왔다. 어떤 형식으로든 원만하게 NLL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이대로 가면 계속 분쟁의 불씨로 남을 뿐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도 DMZ 북방에 있다. 모두 북한의 주공(주력부대)이 위치했던 지역이지만, 지금은 남측과의 협력지대가 돼 있다. ●정 교수 기본적으로 NLL 문제는 유엔사령부가 결정하고 관행을 통해 북한이 받아들이며 북방한계선 역할을 해왔다. 이를 조정해 다시 선을 긋는다는 것은 정전체제에 대한 수정을 뜻할 수도 있다. 북한의 의도가 정전체제에 대한 변경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러나 체제 수용을 전제로 남북한이 합의해 수역을 평화적으로 공동활용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황 전 수석 새 달에 총리급 회담을 하기로 한 것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중심으로 한 군비통제문제를 넘어 평화체제와 관련된 문제를 총괄해 다루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정전협정체제에서 평화체제로 전환하려면 전쟁종결선언이 있어야 하고, 평화보장을 위한 조치도 있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동전의 양면과 같다. 함께 다룰 문제라는 뜻이다. 이런 문제를 다루기에 장관급 회담은 부족하니까 총리회담에서 총괄하자는 뜻이 담긴 듯하다. ●정 교수 종전선언과 관련해 관계국 회의를 한다는 합의가 나왔다. 지난해 11월 하노이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과 관련 논의를 했었는데, 이를 남북 정상이 합의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다만 총리회담에서 종전선언의 세부내용에 대해 과연 무엇을 하려는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데 총리회담에서 얼마나 논의 돼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회담을 ‘수시로’ 열겠다는 것은 기대하던 반가운 소식이다. 형식적인 정상회담보다, 정상이 만나 실무적인 문제를 얘기하겠다고 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방북할 때 언급한 “차분하고 실효있는 정상회담”을 기대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갖게 한다. 다만 2000년 정상회담 이후 7년 동안 기다렸는데 공동선언문에 명시된 답방이 이뤄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 ‘수시로’라는 표현이 오히려 서울 답방이 이뤄지지 않은데 대한 면죄부를 주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황 전 수석 남북정상회담은 남북간 현안을 풀어 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틀이라는 데 아무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수시로 만날 수 있는 것은 못 된다. 여건이 대단히 중요하다. 지금까지 7년 동안 끌어온 것은 여건이 조성되지 못해서다. 정상회담을 주기적으로, 정기적으로 못박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수시로 만나 협의하기로 한 것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자주 만나야 하고, 만나기 위한 여건을 만드는 게 보다 더 중요하다. ●정 교수 여건을 만드는 일은 중요하다. 지금까지 남북정상회담이 두 번 열렸는데, 북한 입장에서 보면 같은 사람이 남한 대통령 2명을 만난 것으로 남한 대통령 임기 중에 한번 만나는 꼴이 됐다. 차기 대통령하고도 현안이 있고 여건이 성숙하면 만날 수 있다고 하는 의지 표명이라고 볼 수 있는 게 아니냐. 바람직한 발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3. 남북 ‘종전선언’ 추진 ●사회 남북이 ‘종전선언’을 위한 관련 당사국 회의를 개최키로 합의했다. 실현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황 전 수석 지난해 6자회담 ‘9·19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에 영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관련 당사국과 별도 포럼을 통해 이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이번 남북정상선언의 당사국 회의 조항에는 남북한 평화체제 문제를 남북이 주도적으로 다뤄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총리가 당사국회의를 주최하겠다는 것도 그런 면에서 중요하게 평가할 점이 아니겠느냐.6자회담에만 맡기고 따라가는 형식은 안 된다. 주도적으로 하겠다는 부분을 평가해야 한다. 현실성을 묻는다면, 충분히 있다고 답하겠다. 노무현 정부가 임기말이라는 점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 이미 6자회담에서 관련 당사국 회의를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한국이 안 한다고 해도 6자회담 틀 안에서 논의할 문제다. 미국 입장 등을 고려해 보면 생각보다 이번 합의가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임기가 끝나는 부시 대통령으로서도 임기 안에 이번과 비슷한 행사, 즉 북·미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높다. 4. 양측 협상전략 평가 ●사회 차기정부에서 이번 남북정상선언 합의사항이 바뀔 수도 있다고 일부 국민들이 얘기한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합의가 휴지조각이 될 수 있지 않느냐에 대한 질문이다. ●정 교수 민주주의 국가인 남한에서 정권이 바뀌는 것은 상식적인 얘기다. 정권이 바뀐다고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이 백지화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다만 6·15 선언에서 합의한 5가지 사항 가운데 지켜지지 않은 것이 있는 데서 볼 수 있는 것은, 정상회담의 추진과정과 합의내용은 국민적 지지를 받아야 그 이행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정이 투명하지 않거나, 국민들이 모르던 새로운 사안이 터져 나온다면 차기 정부에서 합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 남북정상회담 기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태도와 발언 등에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3일 김 위원장이 회담을 하루 연장하자고 제안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양측 협상전략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황 전 수석 김 위원장이 오전 회담을 마치고 회담 연장을 제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우리측에서 먼저 제의해 성사됐음을 감안하면, 오전 회담에서 아무래도 북한보다는 우리측이 많은 이야기 보따리를 풀지 않았겠느냐. 북측에서 정상회담에 참석한 참모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유일했다. 그러니 남측이 제안한 안을 갖고 검토할 필요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이에 대해 우회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힌 남측의 대응은 적절했다. ●정 교수 김 위원장의 예상밖 제안은 남북정상회담과 북한을 우리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해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본다. 김 위원장은 본인이 결정하면 북한에서 모든 것이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최고통수권자와 다른 의미의 절대권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짐작이 이번 그의 발언에서 확인됐다는 느낌이다. 남측의 대응은 적절했다. 정리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노대통령 “김위원장 평화체제 전환에 동의”

    노대통령 “김위원장 평화체제 전환에 동의”

    노무현 대통령은 4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방북 보고에서 도라산 출입국관리사무소(CIQ)에 도착, 이같이 밝혔다. 앞서 오후 1시에는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2007 남북정상회담선언’에 공동 서명하는 것으로 2박3일간 열린 남북정상회담 일정의 대미를 장식했다. 노 대통령은 보고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 방안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남측이 성사시키기 위해 한번 노력을 해보라고 이런 주문을 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해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먼저 방문하겠다고 제의하고 좀더 성숙될 때까지 미루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남북정상선언에 대해서는 “다음 정부에 부담을 주는 공동선언이 아니라 다음 정부가 남북관계를 잘 풀어가고 토대를 만들어 주는 선언”이라고 규정했다. 노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과 핵 폐기하는 데 6자회담에서 같이 풀기로 정리가 됐다.”면서 “북한 지도자가 핵폐기 이행의지를 밝힌 만큼 이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해 평화협력특별지대와 관련해서는 “평화정착에도 도움이 되지만 남북어민과 기업에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평화번영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납북자 문제 등에 대해서는 “국민의 기대만큼 성과를 못 거두었다. 국민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서해 NLL지역 ‘평화협력지대’로 남북한은 해주 지역과 주변 해역을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로 지정, 남북 공동어로와 평화수역을 설정하고 해주경제특구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남북한 민간선박의 해주 직항로 통과도 허용된다.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공동으로 이용하기 위해 개보수에 나서고 백두산 관광을 위한 서울∼백두산 직항로도 개설한다. 함남 원산 인근의 안변과 평남 남포에는 ‘조선협력단지’를 건설하고 농업 등의 협력사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북한의 해군기지가 위치한 군사요충지인 해주와 남포를 북한이 개방키로 합의한 것은 경제협력과 긴장완화 연계라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평가된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4일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문’에서 이런 내용의 남북 경제협력 확대방안을 밝혔다. 두 정상은 선언문에서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의 번영을 위해 남북경협 사업을 공리공영과 유무상통(有無相通)의 원칙에서 적극 활성화하고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 “민족내부 협력사업의 특수성에 맞게 각종 우대조건과 특혜를 우선적으로 부여하기로 했다.”고 밝혀 남북 경제공동체의 창구로 경제특구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임을 제시했다. 남북한은 우선 서해상에서 마찰을 빚은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를 설치, 공동어로구역 설정을 비롯해 북한측 민간 선박도 해주 직항로를 오갈 수 있게 했다. 한강 하구의 공동이용도 적극 추진된다. 안변과 남포에는 조선협력단지를 건설하는 것과 함께 농업, 보건의료, 환경보호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중국이 아닌 북한을 경유해 백두산을 관광할 수 있도록 서울∼백두산 직항로를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개성∼신의주 철도를 개보수, 내년 베이징올림픽에는 남북 응원단이 경의선 열차를 이용해 참가하도록 했다. 아울러 개성공단 1단계(100만평) 건설을 빠른 시일 안에 완공하고 2단계 개발에 착수하며 문산∼봉동(개성)간 철도 화물수송을 시작하기로 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3~4개국 정상 종전회담 추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합의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서는 기존의 남북관계에서 뒷전에 있던 평화체제와 군사문제에 대한 해법을 담고 있다. 선언 4항에 따르면 남북은 한반도 정전체제 종식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관련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 지역에서 종전선언을 하는 문제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종전선언’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인 남북이 실질적으로 주도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지적이다. 남북 정상이 수시로 만나 현안을 협의하고, 다음달 서울서 남북 총리회담을 갖기로 한 것이 ‘수준 높은 남북간의 절차’를 담보하는 내용이다. 그러면서도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6자회담,9·19 공동성명,2·13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가들과의 공동 보조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이고, 핵문제 해결에 대한 북한의 의지 표명이 없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남북관계를 통일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각기 법률적. 제도적 장치들도 정비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선언에서는 특히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3항에서는 다음달 중 평양에서 남북 국방장관 회담 개최를 합의했다. 북방한계선(NLL)지역에서의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해 공동어로구역을 지정하고 이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과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를 협의하기 위해서다. 5항에서 서해 해주와 주변 해역에 ‘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키로 합의한 것도 NLL의 위상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공동어로구역 등이 실현된다면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의미하므로 큰 성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목들이다. 전반적으로 경제협력 분야에서의 합의 사항이 남측의 지원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실천 가능성이 높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언이 구체적이어서 남북 관계가 좋으면 실현 가능성이 대단히 높지만 관계가 경색되면 휴지조각이 돼버릴 위험도 높다.”고 지적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열린세상] 종교와 가난/김형태 변호사

    [열린세상] 종교와 가난/김형태 변호사

    며칠전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님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그분은 가난과 병고 속에서도 따뜻한 사랑을 어린이들에게 심어주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불교신자가 23%, 개신교 18%, 천주교 10%로 전체 종교인구는 53%에 달한다. 사랑, 자비를 최고의 가치 규범으로 믿고 실천하는 이들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세상은 오히려 약육강식의 논리만이 점점 더 세를 넓히고 있다. 신앙인들이 정말로 믿고 따르는 것이 무엇일까. 사랑, 자비가 아니라 돈인 듯 보인다. 요즈음 절이고 교회고 성당이고 돈이 많다.1년 예산이 수십, 수백억 되는 절이며 교회가 적지 않다. 아는 스님, 신부님 따라 가 본 절이나 수도원에서 받은 밥상은 평균치 신자가정에 비해 고급이다. 가톨릭 신학자 칼 라너는 ‘익명의 그리스도인’이라는 개념을 주창했다. 기독교 세례를 받지 않고 다른 종교를 믿든 아니면 무신론자라 할지라도, 자아중심의 생활태도를 포기하고 헌신과 사랑의 삶을 산다면 그리스도인과 마찬가지로 구원을 받는다는 게 그 요지다. 이 주장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사목헌장’에 이렇게 구현되었다.“구원은 비단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게 역사하는 은총을 마음에 지니고 있는 모든 선의의 인간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다.” ‘익명의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을 만한 이로 마하트마 간디가 있다. 그는 권력이나 재산에는 관심이 없었다. 조그마한 천조각 하나 두르고 형편이 어렵고 가난한 이들을 찾아 전 인도를 돌아 다녔고, 자아포기와 이웃에의 헌신을 호소했다. 그는 힌두교인이었으나 성서중의 ‘산상설교’를 최고의 가르침으로 받아들이고 그대로 따랐다. ‘가난한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지금 굶주린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지금 우는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예수의 삶도 가난한 이, 우는 이들과 함께였고 그 분 스스로 가난했다. 석가세존 역시 그러했다. 금강경의 첫 대목처럼 ‘세존께서 성안을 걸어 다니며 밥을 빌고 그것을 드시고 발 씻고 자리에 앉으셨다.’물론 스승들의 가난과 탁발은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 이 가난은 돈, 명예, 권력을 추구하는 자아 중심의 생활 태도와 정반대 길을 걷는 데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결과다. 나아가 이웃의 고통에 동참하고 그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지향을 가진다는 점에서 가난은 이중의 의미가 있다. 2007년 현재 4인 가족기준 최저생계비는 120만원이다. 이 험한 세상에서 그저 최저 수준의 생존을 유지하는 데 드는 돈조차도 못 버는 이들이 10만,20만명도 아니고 무려 167만명이나 된다. 우리는 돈과 효율만을 섬기는 고도자본주의사회에 들어섰다. 빈부의 양극화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극심해져 간다. 삼성전자가 일년에 10조원의 이익을 내도, 현대자동차가 아무리 외국에 차를 많이 팔아도 최저수준의 생계유지가 안 되는 이들이 무려 170만명에 가까운 현실에서 종교 스스로가 돈과 효율만을 숭상하는 자본주의와 한 몸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 부자인 교회나 절은 가난한 이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파란 잔디 위에서 골프에 열심인 신부, 목사, 스님들이 단돈 만원에 벌벌 떠는 가난한 이들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 가난이나 탁발은 그저 ‘마음’으로만 하기로 하고 ‘몸’은 돈을 좇는 한, 종교인구가 53%가 아니라 100%가 되어도 이 사회는 여전히 고통의 바다(苦海)일 게다. 당신 스스로 가난하고, 당신 스스로 탁발을 하셨던 스승들이 ‘지금 여기’다시 온다면 아마 저 화려한 절이나 교회로는 가지 않으리라. 아무것도 믿지 않는 47% 가운데로 ‘익명의 그리스도인’을 찾아 다시 탁발행을 떠나지 싶다. 김형태 변호사
  • ‘골각기’ 시대별 양상 한눈에

    ‘골각기’ 시대별 양상 한눈에

    골각기(骨角器)란 포유류, 조류, 어류의 뼈, 이빨, 뿔 등으로 만든 도구와 장신구를 총칭한다. 선사시대의 골각기는 생업활동과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폭넓게 활용되면서 석기와 함께 주요 생활 도구로 위상을 갖게 됐다. 뿐만 아니라, 금속기가 보급된 이후 역사시대에 이르기까지 골각기는 다양한 형태로 우리의 생활 주변에 존재해 왔다. 그럼에도 골각기는 석기나 토기, 철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부산 복천박물관의 ‘또 하나의 도구-골각기’특별전은 골각기에 대한 세상사람들의 관심을 다시 불러모으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복천박물관 개관 11주년을 기념하여 3일부터 일반에 공개된 골각기 특별전은 오는 11월4일까지 34일동안 열린다. 이번 특별회는 그동안의 발굴성과에 비하여 연구는 지지부진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진다. 그 결과 전국의 주요 박물관이 적극 호응하여 어느 때보다 충실하게 우리나라 골각기의 전체적인 양상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가 될 수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국립박물관과 서울대와 충북대 등 대학박물관, 영남문화재연구원과 경남고고학연구소를 비롯한 발굴조사기관 등 국내 22개 박물관과 연구기관이 참여하여 380점 남짓한 중요 유물을 출품했다. 특별전은 ▲골각기의 출현 ▲생산도구 ▲일상생활 소도구 ▲무기와 장신구 ▲주술도구 ▲골각기의 제작과정 ▲골각기의 제작기술 ▲세계의 골각기 등 8가지 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골각기가 출현하기 시작한 구석기시대 유물로는 뼈나 뿔의 끝을 뾰족하게 가공한 청원 두루봉과 단양 구낭굴의 첨두기가 선을 보인다. 신석기시대 것은 골촉이나 골창 같은 수렵구와 낚싯바늘과 작살 같은 어로구, 괭이와 낫 같은 농경구, 바늘과 칼 같은 가공구, 그리고 장신구와 의례구를 살펴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골각기 활용은 감소하는 청동기시대 이후에는 피리와 숟가락, 인물조각상, 장신구 등 가공 수준은 크게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하인수 복천박물관장은 “이번 전시회는 우리 역사 속에서 골각기가 차지하는 존재 이유와 의미를 재조명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면서 “나아가 일반 시민들이 우리의 골각기 문화를 재인식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래읍성이 가까운 동래구 복천동에 있는 복천박물관은 삼한 및 삼국시대 부산의 역사와 문화는 물론 가야문화의 해명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복천동고분군을 발굴한 뜻깊은 자리에 1996년 세워진 고고학전문박물관.5만 6334㎡(1만 7041평)의 부지에 전시관과 야외전시관을 갖춘 지역 대표박물관의 하나이다.(051)554-4264.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申의 트라이앵글’을 캐라

    신정아씨가 조형물 설치를 알선하면서 수억원의 리베이트를 착복했다는 의혹과 관련, 검찰이 ‘신정아-박문순-쌍용건설’의 커넥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서부지검은 3일 신씨가 알선한 조형물 설치의 대부분이 쌍용건설이 공사한 건물에 있다는 점을 확인, 성곡미술관 박문순 관장을 불러 조형물 설치를 독점한 경위를 조사했다. 쌍용건설이 지은 ‘경희궁의 아침’에 조형물 설치를 지원했던 조각가 L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조형물 설치에 참여하려 했으나, 쌍용건설 측에서 성곡미술관이 일괄적으로 처리한다고 해서 결국 포기했다.”고 주장했다.검찰 관계자도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성곡미술관에서 알선한 3건의 조형물이 모두 쌍용건설이 시행한 건물에 설치돼 있다.”고 확인했다. 검찰은 박 관장이 김석원 쌍용그룹 전 명예회장의 부인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신씨가 리베이트 금액을 착복하는 과정에서 박 관장과 신씨, 쌍용건설 간 커넥션이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 신씨가 리베이트를 관례인 30%보다 많은 40%나 받은 것을 박 관장이 묵인했는지도 확인 중이다. 성곡미술관 관계자는 “아무래도 미술관이 과거 쌍용그룹과 관련이 있었던 점이 많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쌍용건설 관계자는 “그룹이 해체되면서 성곡미술관과는 현재 아무 관련이 없으며, 조형물도 현장 공사를 맡은 시행사에서 발주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38) 예산 향천사 멸운대사 부도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38) 예산 향천사 멸운대사 부도

    서양의 묘지에서는 주인공의 얼굴을 새겨놓은 무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언젠가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네프스키수도원 묘지를 찾았을 때도 문호 도스토옙스키와 작곡가 차이콥스키·무소르그스키·글린카의 무덤에 예외없이 흉상이 세워져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오스트리아 빈의 중앙묘지에 있는 모차르트의 기념물에는 얼굴 옆모습이 돋을새김되어 있고, 브람스 무덤에는 턱을 괴고 생각에 잠긴 그의 모습을 조각해 놓았습니다. 물론 같은 묘지에 묻힌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무덤처럼 하프나 음악의 요정같은 상징적인 장식만 되어있는 것도 있었지요. 우리나라에는 무덤에 주인의 얼굴을 새겨놓는 전통은 없었던 듯 합니다. 하지만 큰스님의 사리를 모신 부도를 일종의 무덤으로 볼 수 있다면, 충남 예산 향천사(香泉寺)에 있는 멸운대사 부도는 유일한 사례가 될 것입니다. 예산(禮山)은 백제시대에는 오산(烏山)으로 불렸습니다. 이 오래된 땅이름의 흔적은 지금도 예산의 안산인 금오산(金烏山)에 남아있지요. 향천사는 이 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백제 의자왕 16년(656년) 의각대사가 세웠다고 창건 설화는 전합니다. 의각 스님은 당나라에 유학한 뒤 불상을 모시고 돌아와 석달동안이나 절 지을 자리를 찾아다녔다고 하지요. 어느날 금빛 까마귀(金烏) 한 쌍이 날아가는 곳을 따라갔더니 향기로운 샘물(香泉)이 있어, 절을 짓고 산 이름을 금오산이라고 붙였다는 것입니다. 옛날부터 예산과 금오산, 향천사가 서로 떼어놓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지금도 읍내에서 걸어서 오를 수 있을 만큼 가깝고, 풍광도 뛰어난 향천사와 금오산은 주민들의 가장 훌륭한 휴식처이자 등산코스가 되고 있지요. 향천사에는 두 기의 옛 부도가 있습니다. 부도밭은 절에서 개울 건너 100m쯤 떨어진 언덕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오른쪽의 전형적인 조선시대 부도가 멸운대사 것입니다. 몸통의 정면에 ‘멸운당대사 혜희의 탑(滅雲堂大師惠希之塔)’이라고 새겨놓았지요. 가까이 다가가 보면 팔각 지붕돌의 정면으로 내민 추녀마루 끝에 작은 인물상이 하나 조각되어 있습니다. 사실성이 느껴지는 얼굴 모습은 왕방울만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코가 커지는 바람에 다소 희화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장난스럽지는 않습니다. 전체적으로는 고승다운 품격에 연륜이 더해져 너그러운 인상을 풍기지요. 향천사에는, 멸운대사가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승군을 조직하여 금산전투에 참여했고, 전란이 끝난 뒤에는 불타버린 절을 중창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합니다. 하지만 멸운대사 부도에는 숙종 34년(1708년)에 해당하는 강희 4년에 세웠다는 기록이 새겨져 있습니다. 임진왜란(1592∼1598)과는 100년 이상의 시차가 있지요. 지금은 수덕사가 보관하고 있는 향천사 동종에 숙종 28년(1702년)에 만들어졌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멸운대사가 주석하며 대대적으로 절을 중건한 시기는 숙종대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높이 102.6㎝의 향천사 동종은 일제에 공출되어 예산역까지 실려갔다가 광복을 맞아 극적으로 되찾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멸운대사탑은 새로운 부도의 양식을 창조한 것으로 보아야 하겠지요. 하지만 새로운 시도가 후대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멸운대사탑에서 보듯 초상을 새겨놓고보니 ‘깨달은 자의 신성함’보다는 ‘인간의 모습’이 오히려 강조되었기 때문은 아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dcsuh@seoul.co.kr
  • [단독]신정아씨 리베이트 3건 더 있다

    신정아씨가 2004년부터 조형물을 세우려는 기업에 특정 조각가의 작품 3건 이상을 소개하고 수억원의 리베이트를 챙긴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추가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부지검은 2일 신씨가 성곡미술관 학예실장 자격으로 조형물 리베이트를 착복하고 관련 회계자료를 남기지 않은 정황을 속속 확보, 신씨를 소환해 추궁했다. 검찰은 이날 소환한 성곡미술관 관계자로부터 신씨가 2005년 9월 서울 서초동 D오피스텔 외에도 지난해 서울 중구 K건물과 2004년 서울 종로구 D건물에도 H씨의 작품을 소개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검찰 “신씨가 조금이라도 챙겼으면 횡령” 검찰에 따르면 신씨는 2005년 9월 서울 서초동 D오피스텔 조형물을 설치해주고 리베이트를 받은 데 이어 지난해에는 서울 중구 K건물에도 H씨의 작품을 소개했다. 또 2004년 12월 서울 종로구 D건물에 설치된 H작가의 조형물 역시 성곡미술관을 통해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S건설이 시공한 K건물은 지상 8층, 지하 5층 규모로 2006년 3월에 신씨를 통해 H씨의 조각품을 설치했다. 이 건물을 시공한 S건설은 “성곡미술관을 통해 H작가의 작품을 소개받았다.”고 인정하면서 “총 공사금액은 2억 3000만원”이라고 확인했다. 검찰이 신씨가 리베이트로 40%를 착복했다고 밝힌 것을 감안할 때 신씨는 K건물에서만 9200만원의 리베이트를 챙긴 셈이다. 또한 검찰은 신씨가 작년 K건물 외 2억원 규모의 공사에 H씨의 작품을 알선해 리베이트를 받은 정황도 파악했다. 따라서 신씨는 2006년만 총 1억 6000여만원의 리베이트를 챙긴 셈이다. 여기에 2004년 12월 서울 종로구 D건물에 설치된 H작가의 조형물 역시 성곡미술관을 통한 것이라고 시공사인 K사는 밝혔다. 그러나 구입 액수에 대해서는 민감한 사항이라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외에도 2∼3건에 대해 추가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신씨가 본인의 지위를 이용해 리베이트를 받고 정상적인 회계 기록이 없는 경우, 신씨의 진술처럼 리베이트를 모두 박문순 성곡미술관 관장에게 주었다고 해도 배임수재에 해당된다.”면서 “신씨가 조금이라도 가져갔을 경우는 당연히 횡령”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이날 신씨가 성곡미술관 조형연구소 소속 직원으로 알선계약을 체결했음을 밝힘에 따라 횡령과 배임수재 중 적용 혐의를 결정하는 것만 남았다.●조각가 H씨가 리베이트 창구 역할 의혹 검찰에서 신씨의 리베이트 알선에 H씨가 가장 많이 연관돼 있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H씨가 신씨의 리베이트 창구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게 됐다. 검찰은 H씨를 소환해 신씨에게 리베이트를 주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H씨는 현재 기자의 전화를 전혀 받지 않고 있다. 조각가 H씨는 2001년 미국 C대학원을 졸업한 조각가로 평소 신씨와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해 신씨가 금호미술관 큐레이터로 있을 당시 개인전을 열었으며, 신씨가 성곡미술관 재직 당시인 2004년에는 단체전을 수차례 열기도 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운영해온 미술은행에 신씨가 작품 추천위원으로 참여했던 지난해에는 미술은행의 추천으로 성곡미술관에서 전시한 바 있는 H씨의 작품을 정부에서 구매하기도 했다. 검찰은 신씨가 흥덕사에 내려간 정황을 포착하고 신씨가 사찰 내 미술관 건립을 거들었는지 조사 중이다. 그러나 신씨의 계좌추적 과정에서 신씨 명의의 수십억원대 계좌가 발견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 “확인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2일 신씨와 변양균씨, 박 관장, 과천시 공무원, 동국대 및 광주비엔날레 재단 관계자, 성곡미술관 후원업체 관계자 등을 무더기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또 지난달 29일 박 관장의 자택에서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40억∼50억원의 자금을 압수해 출처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박 관장이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의 부인인 만큼 이 자금이 옛 쌍용그룹의 비자금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Seoul In] 서대문-신촌 어울림 축제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 5∼7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이대역 입구 예스APM 광장 등 신촌 일대에서 ‘서대문-신촌 어울림 축제’를 개최한다. 신촌과 북아현동 일대에서 산발적으로 열리던 새터문화축제, 한조각나눔축제, 웨딩문화축제, 북아현가구축제 등을 통합했다.5일에는 서대문구 대현동 대현공원에서 웨딩쇼와 대중가수 공연을,6일에는 7080 콘서트와 인디밴드 공연을 각각 펼친다.7일에는 창천동 명물거리에서 나눔장터를 열고, 축제 기간 내내 북아현 웨딩타운과 창천 명물거리에서는 거리설치미술전을 진행한다. 주민자치과 33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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