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조각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지구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게스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종업원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유혹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409
  • ‘고액체납’ 최순영 전 회장 자택 압수수색…서류 찢으며 “월급 1000만원밖에…”

    ‘고액체납’ 최순영 전 회장 자택 압수수색…서류 찢으며 “월급 1000만원밖에…”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조사관 15명이 12일 양재동 고급 빌라촌에 있는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 자택에 들이닥쳤다. 최순영 전 회장은 서울시 고액 체납자 순위 5위에 올라 있다. 2000년 초에 부과된 지방세를 13년째 내지 않고 있어 체납액만 37억원에 이른다. 시는 여러 차례 납부 독촉장을 보냈지만 응하지 않자 결국 최순영 전 회장 자택 수색에 나섰다. 금고에서 찾아낸 최순영 전 회장 부인의 급여명세서를 쥔 서울시 직원은 “시민 대다수가 월급 300만원 받고 세금 꼬박꼬박 냅니다. 1000만원 넘는 월급 받으면서 왜 세금 안 내십니까”라고 말했다. ”이사장으로서 받는 월급일 뿐이라니까요. 여러분은 월급 안 받나요. 저희는 뭘 먹고 살란 말인가요”라며 팔을 휘젓던 중년 여성은 기어이 서류를 빼앗아 찢어버렸다. 3개 팀 조사관 15명이 이날 방 안에 발을 들여놓기까지 1시간 넘게 걸렸다. 수차례 문을 두드리고 인터폰을 걸어도 인기척이 없었다. 사다리를 걸쳐 2층 발코니로 올라가 문을 열려고도 했지만 잠겨 있었다. 이 과정에서 빌라 외부의 침입 감지 센서가 작동한 탓인지 사설 경비업체 요원이 출동했다가 아무 말도 못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징수팀은 결국 경찰 입회하에 열쇠 수리공 두 명을 불러 철문 잠금장치를 부수고 들어갔다. 샹들리에가 화려한 1층 거실에 발을 들인 것도 잠시. 굳게 잠긴 2층 안방 문이 버티고 있었다. 방 안에선 “어려운 사정이 있어요”라는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최순영 전 회장의 부인 이형자 여사였다. 징수팀은 “지금 안 열어주면 강제로 연다”는 경고를 몇 차례 한 후 방문 경첩을 모두 뜯어냈다. 열린 문 뒤로 굳은 표정의 이 여사와 반바지 차림의 최순영 전 회장이 소파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수색 취지를 설명하는 징수팀 관계자에게 최순영 전 회장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 회사를 모조리 빼앗긴 후 돈이 없어서 세금도 추징금도 못 내고 있다”고 강변했다. 17억원 상당의 자택은 과거 최순영 전 회장이 설립해 현재 이 여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종교재단이 소유하고 있다. 형식상 체납자 소유의 재산이 아니라 압류할 수 없다. 자택 도착 1시간여 만에 수색이 시작됐다. 방 한쪽 금고를 열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485만원어치 5만원권 현금다발이었다. 징수팀의 손길이 점점 바빠졌다. 2100만원이 든 통장, 1500만~1800만원이 적힌 ‘이사장님 보수 지급 명세서’, 합계 27억원으로 기재된 ‘예금잔액 현황’ 서류, 명품 시계 등이 줄줄이 나왔다. 이 여사는 “실제 받는 월급은 소득세와 십일조를 제하면 1000만원 정도에 지나지 않고 예금은 모두 선교원 운영비”라고 말하며 조사관 손에 있던 서류를 빼앗아 여러 조각으로 찢어버렸지만 이미 징수팀이 캠코더로 촬영한 뒤였다. 곧이어 금고 깊숙한 곳에서는 600억원 가까운 액수의 주식 배당금 내역서가 나왔다. 방 반대편 소파에 앉아있던 최순영 전 회장은 벌떡 일어나 큰 소리로 “배당을 받았다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 그런 주식을 보유했다는 의미일 뿐”이라고 외쳤다. 이 여사는 이 서류도 찢으려했지만 징수팀 저지로 구기는 데만 성공했다. 이 여사의 핸드백들도 모두 비워졌다. 이 여사가 “명품도 아니고 국산 브랜드 제품에 지나지 않는다”며 별것 아닌 듯 설명했던 가방 속에선 1200만원 가량의 현금 뭉치가 발견됐다. 최 전 회장은 부인에게 “(압류에) 동의하지마! 체납자 재산이 아니라고 하란 말야!”라고 소리쳤지만 징수팀 관계자는 “체납자 집에서 나온 자산”이라며 현금을 모두 압류 목록에 올렸다. ”그 돈은 하나님 헌금으로 낼 돈인데 가져가면 벌 받는다”는 이 여사의 항의에는 “세금 내시면 하나님도 잘했다고 하실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징수팀은 이날 지하 1층, 지상 2층에 총 328.37㎡ 넓이의 최 전 회장 자택을 2시간 동안 샅샅이 뒤져 시가 1억원 상당의 명품 시계, 현금, 귀금속, 기념주화 등 금품 1억 3163만원어치를 압류했다. 징수팀은 비어 있는 벽에 비스듬히 박힌 못 등을 볼 때 최 전 회장 측이 고가 미술품들을 집에 걸어뒀다가 다른 곳으로 빼돌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시는 현금은 즉시 세금으로 수납 처리하고 시계 등 동산은 취득 경위를 확인하고 나서 한국자산관리공사에 공매를 의뢰할 예정이다. 권해윤 38세금징수과장은 13일 “호화 생활을 하는 체납자에 대해 강력한 체납 처분을 통해 세금을 받아냈다”며 “높은 준법의식이 요구되는 이들에 대해서는 동산압류, 출국금지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동 인육먹으려던 ‘최악의 사이코’…범죄현장 최초 공개

    아동 인육먹으려던 ‘최악의 사이코’…범죄현장 최초 공개

    지난 5월 어린이를 성폭행하고 인육까지 먹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다 적발된 역대 ‘최악의 사이코’가 최종 재판을 앞둔 가운데, 그가 관리해온 지하실의 잔혹한 범행현장이 최초로 공개돼 또 한번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거주했던 영국인인 제프리 포트웨이(40)는 아동 포르노를 유통하고 어린 아이들을 납치, 강간, 살해한 뒤 인육까지 먹으려는 치밀한 계획을 세워온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그는 다른 지역에 사는 남성들에게 아동 포르노물을 유포하고, 자신이 아동을 납치하거나 인육을 먹을 수 있게 도와달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의 집 지하실에서는 아동 포르노물 4500여 점과 아동이 들어갈 만한 크기의 관과 각종 수갑 및 다양한 크기의 칼 등 사이코적인 범죄에 쓰는 도구들이 즐비했다. 이번에 최초로 공개된 사진들은 그의 끔찍했던 범죄 계획 현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외부로 소리가 새나가지 않도록 설치한 특수 벽과 철제로 만들어진 테이블, 기이한 장치들이 장착된 나무 관과 수갑, 그리고 누구의 것인지 확인되지 않은 아동복과 가죽 띠 등 다수의 고문 도구 등은 보기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커다란 자루에 조각난 채 밀봉된 고깃덩어리들이 발견됐는데, 이것이 인육인지 아닌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현지 언론과 경찰들은 여전히 “최악의 범죄자”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최소 27년형을 선고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염소가 전하는 인간의 120개 희로애락

    염소가 전하는 인간의 120개 희로애락

    조각가 한선현(45)은 염소를 소재로 나무 조각을 한다. 그의 염소는 외나무다리 위에서 무서워 벌벌 떨다가도, 아빠의 목말을 타고 ‘야호’ 소리를 지른다. 의인화된 염소는 꽃내음을 맡으며 산책을 하고 말다툼도 한다. 인간사의 희로애락을 마다하지 않는다. 흰꽃염송이, 까망염소, 반고흐염소 등 이름도 가지각색이다. 투박하지만 따뜻하고 정겨운 염소들은 10여년간 작가와 함께해 왔다. 작품에 등장하는 염소는 화려하거나 주목받지 못하지만 늘 즐겁고 당당하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작가를 쏙 빼닮았다. 작가는 “염소는 내 삶을 대변하는 분신과 같다”며 “염소들이 작품 속에서 걷는 길을 통해 건강한 웃음과 힘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염소가 작품을 통해 들려주는 여정은 작가 자신의 이야기다. 충남 당진에서 태어난 작가는 강원도 강릉 관동대에서 조각을 공부하다가 1996년 이탈리아 카라라 국립미술아카데미로 유학을 떠난다. 친구들과 소풍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성당 문을 만드는 목조장인 클라우디오 치아피니를 만나면서 목조각의 매력에 눈을 떴다. “당시 석조가 대세이던 시절이라 이탈리아까지 유학가서 나무 조각을 공부한다고 손가락질도 많이 받았어요.” 1999년 이탈리아에서 ‘동물’을 주제로 두 번째 개인전을 열었고 이듬해 카라라 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귀국해 본격적으로 염소 조각에 천착했다. 하지만 녹록지 않았다. 가정을 꾸리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대학을 돌며 강의를 하는 등 생계도 책임져야 했다. 그래도 늘 사람 좋게 ‘허허~’ 웃으며 염소를 소재로 수백 점의 나무 조각과 드로잉, 설치작품을 만들어 왔다. 그런데 그 많은 동물 가운데 왜 하필 염소일까. “염소는 사람과 친숙한 듯하지만 가깝지 않은 동물이다. 가파른 절벽이나 외나무다리 위에서 ‘어떻게 저토록 처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문뜩 들면서 염소에 푹 빠졌다”는 답이 돌아왔다. 신화나 성경 속에서 세상의 안위를 위해 제물로 바쳐지던 염소는 작가의 작품을 통해 ‘상상 여행의 주연’으로 다시 태어났다. 작가의 작품 120여점은 다음 달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아트파크에서 열리는 열 번째 개인전 ‘염소의 꿈, 그리고 만나다’전에서 소개된다. (02)733-8500.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길섶에서] ‘쉼표 인생’/정기홍 논설위원

    어느 시인이 그랬다. 시는 연가(戀歌) 아니면 애가(哀歌)라고···. 요즘 시집을 옆에 두는 경우가 많아졌다. 십수년간 안 하던 ‘짓거리’인데, 지하철에서도 가끔 펼친다. 어느 구절 앞에선 진도를 못 낸 상념들이 난장(場)을 펼치며 속마음을 휘젓는다. 이팔청춘도 아닌데 대체 뭔 일인가 싶다. 며칠 전 ‘쉼표’의 뜻을 못 헤아린 채 시집을 덮고 말았다. 언어 조각이 이토록 읽는 이의 감정을 팔색조처럼 펼쳐낼까…. 소싯적 ‘쉼표의 꾐’에 빠진 적이 더러 있었다. 소설은 시말(始末)이 뻔하다며 그 끝을 보지 못하던 차에 ‘시(詩)쟁이’가 글길에 찍어준 쉼표에 혹했던 것. 그로부터 가끔 접한 쉼표는 삶의 길잡이로, 드잡이로 자리했다. 그제 펼친 시집에서 엄한 꾸중을 들었다. ‘무엇에나 이기면 좋고 지면 화나지/지고만 살아 와서/마음은 늘 화나 있고 몸은 늘 병든 걸… 뭐가 달라져야 말이지/내상으로 골병든 부상병인 걸’(유안진의 마이너리티 중). 악다구니가 많았냐고 죽비를 내리친다. 그러고 보니, 자존심의 ‘따옴표’만 찍으면서 살아온 듯하다. ‘쉼표 인생’도 그 얽음이 무진장할진대….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생명의 씨앗’ 찾았나?…운석서 新유기화합물 발견

    ‘생명의 씨앗’ 찾았나?…운석서 新유기화합물 발견

    생명의 근원은 지구인가 아니면 우주에서 날아온 것인가. 수년간 학계의 뜨거운 감자로 거론되는 여러 생명기원설 중에서도 태초에 ‘생명의 씨앗’이 운석에 의해 지구로 날아온 것이 아니냐고 제안하는 연구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연구진이 ‘서터스 밀’이란 운석을 분석한 결과, 지금까지의 운석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유기화합물이 생성된 것을 발견, 그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를 통해 발표했다. 서터스 밀 운석은 지난해 4월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에 있는 동명의 지역에 떨어진 것으로, 당시 대기 오염을 막기 위해 총 77조각이 회수됐고 일부는 분석되고 있다. 초기 결과에는 서터스 밀 운석에서 일부 불용성 유기화합물이 검출됐지만, 이번 연구에는 초기 지구 생성의 상황과 유사하도록 운석을 물에 집어넣은 뒤 고온·고압의 열을 가하자 지금까지의 다른 운석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유기화합물이 형성됐다. 운석 대부분은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대에서 날아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운석이 서터스 밀 운석처럼 초기 지구의 환경처럼 화학 반응을 일으켜 ‘생명의 기폭제’ 역할을 했을 수도 있다고 연구를 이끈 산드라 피자렐로 교수는 설명했다. 초기 지구는 형성 과정에서 생명 근원의 필수 요소로 여겨지는 RNA(리보핵산)가 생성됐다는 증거가 아직 없으므로 일부 과학자들은 생명 기원의 단서를 우주에서 찾고 있다. 이러한 가설 역시 현재 완벽하지 않다. 바로 이 유기화합물이 어떻게 생성됐는지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석 연구를 통해 생명 발상의 신비를 밝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보고 있다. 사진=미국항공우주국(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붙이고 붙인 ‘제3의 눈’ 빈디…여성 그리고 억압을 꿰뚫다

    붙이고 붙인 ‘제3의 눈’ 빈디…여성 그리고 억압을 꿰뚫다

    “하루를 마치며 ‘오늘 너는 무엇을 보았느냐’고 스스로 묻곤 합니다. 예술은 끝없는 질문이기 때문이죠.” 진한 코발트색 재킷에 옅은 핑크색 바지. 갈색 머리카락을 살짝 뒤로 묶은 그는 시종일관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꽂고 무표정한 얼굴로 인터뷰에 응했다. 이걸 카리스마 넘친다고 해야 하나? 인도 출신 여성 작가인 바티 커(44)의 이야기다. 20대에 고국인 인도를 여행하다 인도의 국민 작가 수보다 굽타(49)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한 순애보의 주인공이다. 또 국제 미술계의 주목을 받으며 ‘아트플러스옥션’지가 ‘다음 세대에 소장가치를 지닌 50인의 작가’로 지목했다. 그는 영국에서 유복한 인도계 이민자인 부모 밑에서 태어나 넥시켓 대학에서 회화를 공부했다. 대학 졸업 이듬해인 1992년 첫 인도 여행에서 남편인 굽타를 만났다. 이후 줄곧 인도 뉴델리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에 매진 중이다. 지고지순한 순애보를 펼쳤지만 미술계에선 날 선 페미니즘 작가로 분류된다. “남들이 그렇게 평가한다면 (나도) 굳이 부인하지는 않겠다”는 두루뭉술한 답변이 돌아왔다. 커의 상징물은 ‘빈디’(인도 여성이 미간에 붙이는 점). 요즘 인도에선 이를 패션 아이콘 삼아 몸을 치장하는 남성마저 등장했으나 여전히 여성의 성과 자유를 억압하는 굴레로 인식된다. 커는 ‘제3의 눈’으로 불리는 빈디를 15년 전부터 캔버스에 붙이고 또 붙여 거대한 동그라미나 사각형을 만들어 왔다. 여기에도 일정한 규칙이 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반복해 붙이다 보면 연금술처럼 새로운 풍경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늘 같은 행위가 되풀이된다는 점에서 반복이 이뤄낸 진실이요, 삶이자 종교라는 설명이다. 그의 국내 첫 개인전이 다음 달 5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 제목은 ‘기형’(Abnomalies). 종교적이거나 장식적인 용도의 상징물을 끌어모아 비정상적 상황을 연출하며 끊임없이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예컨대 70개의 장식용 인형을 한 곳에 모은 작품을 통해선 누군가에게 복을 비는 대상물일지라도 이들을 한데 모으면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역설적인 상황을 묘사했다. 인형들 가운데는 예수나 부처, 동물도 있다. 영국에서 태어나 자란 덕분에 제3자의 시선으로 인도 사회의 계급체제와 성별 문제를 냉철히 바라보는 작품관이 자연스레 몸에 뱄다. 그는 “빈디를 손으로 붙이는 반복적 행위를 통해 인도 여성의 정체성과 작업의 의미를 찾아간다. 속박의 상징인 빈디는 내 작품 속에서 종종 사랑과 번영을 뜻한다”고 말했다. 인도 여성의 전통 의상인 사리를 통해 여성성의 부재를 말하고, 반인반수의 여신 조각을 통해 불안정성을 표현하기도 한다. 또 밀랍으로 만든 기괴한 모습의 ‘와크 나무’는 기원전 4세기 인도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다. 알렉산더 대왕이 인더스강을 건너기 전 강가의 한 그루 나무에게 미래를 물었다가 “인도에 가지 말라”는 답을 들었다는 전설이다. 나무의 충고를 무시하고 인도를 침략한 알렉산더는 풍토병에 걸려 사망한다. 나뭇가지마다 짐승과 괴물의 얼굴 모양이 걸려 있다. “관객과 나무가 대화를 나눴으면 한다”는 게 작가의 의도다. 하지만 그는 힌두교도도, 불교도도 아니다. 오히려 예술을 삼라만상 위에 올려놓은 예술지상주의자다. 작가는 “예술가가 만든 종교적 상징 덕분에 종교가 존재한다”면서 “작가는 자신이 처한 시대와 환경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열린 자세로 재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추석명절선물, 건강 고려한 실속선물세트 인기

    추석명절선물, 건강 고려한 실속선물세트 인기

    추석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가족, 친지, 직장, 은사 등 한해 동안 고마웠던 이들에게 감사의 선물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바빠졌다. 감사하는 마음을 금액으로 따질 수는 없지만 높은 물가와 불황으로 인해 추석선물 준비가 팍팍한 것도 현실이다. 추석선물로는 건강기능식품이나 웰빙식품의 수요가 높은데, 특히 견과류는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영양가도 풍부해 추석선물로 각광받는 품목이다. 견과류 중에서도 호두는 심장병과 암예방에 효과가 높다고 알려지면서 어르신들 선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아이들의 두뇌발달과 노화예방도 탁월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선물해도 환영 받을 수 있다. 호두를 보다 간편하고 맛있게 섭취할 수 있는 선물로는 호두과자가 있다. 천안의 ‘학화호두과자’는 추석 명절을 맞아 정성스럽게 포장한 명절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학화호두과자 관계자는 “호두과자는 부드러운 빵과 달콤한 팥, 고소한 호두가 어우러져 영양간식으로 인기가 높다”며 “최근 호두를 꾸준히 섭취하면 심혈관 질환이나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현저하게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어르신들의 명절선물이나 아이들에게 주는 추석선물로 주문이 많다”고 전했다. 천안학화호두과자는 80년을 내려온 전통방식 그대로 팥을 삶고 거피를 벗겨 뽀얀 앙금만을 사용한다. 호두는 작은 부스러기를 사용하지 않고 네조각으로 나눈 큰 덩어리만 넣어 고소함과 씹는 맛이 더욱 살아있다. 학화호두과자는 홈페이지(http://hodo1934.com) 또는 전화(1599-3370)로 주문할 수 있다. 온라인 구매 시 익일 배송도 가능하며, 해외로도 배송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의암호 중심으로 카누 대중화 실현… 지역과 상생하는 길도 꾸준히 모색”

    [명인·명물을 찾아서] “의암호 중심으로 카누 대중화 실현… 지역과 상생하는 길도 꾸준히 모색”

    “남녀노소 누구나 카누를 손쉽게 즐길 방법을 찾다 물레길을 만들었습니다.” 화성 탐사선 로봇팔을 연구하던 공학 박사가 강원 춘천 의암호를 중심으로 물레길을 만들어 카누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 사단법인 물레길 장목순(47) 이사장은 전기전자공학 박사로 지금도 강원대 교수직이 본업이지만 수업이 없는 날에는 물레길 카누사업에 열정을 쏟고 있다. 장 이사장이 카누를 접한 것은 2006년 공학 연구를 위해 캐나다에서 생활하면서부터다. 현지 지도교수 가족들과 섬이나 호수로 카누 캠핑을 많이 다녔다. 카누 캠핑에 흠뻑 빠졌던 그는 귀국 뒤 직접 카누를 만들기 시작했다. 카누 제작은 외국 인터넷 사이트에서 독학으로 배웠다. 캐나다산 적삼나무를 구입해 조각을 깎고 이어 붙인 뒤 방수를 위해 에폭시 처리를 하고 유리섬유를 입히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3년 만에 손수 만든 첫 카누를 춘천에서 열린 월드레저경기대회에 선보이면서 춘천시와 인연을 맺어 2011년 처음 물레길을 열게 됐다. 첫해에는 카누에 대한 인식과 홍보가 부족해 어려움이 많았다. 이후 입소문을 타고 지난해부터 아름다운 의암호 물레길을 찾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사업도 단순 카누 즐기기에서 캠핑과 카누 제작, 태양광 보트 제작으로까지 넓히고 있다. 카누 제작에는 재료비를 포함해 280만원이 들지만 2인승 수제 카누 1대가 500만~600만원에 이르고 수입 카누는 1000만원을 넘는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가격이다.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활용해 최근에는 음악이 있는 ‘물레길 페스티벌’도 열었다. 물레길을 이용하면 춘천 지역 문화 시설, 맛집 등과 연계해 사용할 수 있는 5000원권 ‘행복문화권’도 나눠 주며 상생의 길을 찾고 있다. 장 이사장은 “의암호의 풍광은 세계 어느 곳보다 아름답다”면서 “호수를 끼고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카누 캠핑 등이 가능해 물레길을 많이 늘려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아껴 모은돈 땅에 묻었더니, 양이 ‘꿀꺽’

    아껴 모은돈 땅에 묻었더니, 양이 ‘꿀꺽’

    땅에 묻어 놓았던 돈을 키우던 양이 ‘꿀꺽’한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중국 현지 언론의 9일자 보도에 따르면 우한시에 사는 70대 노인 왕씨(女)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장례비용이 부담될 자녀들을 위해 아껴가며 2만 위안(약 355만원)을 모았다. 하지만 글을 읽거나 쓸 줄 몰라 은행에 가지 못했고 어쩔 수 없이 땅에 돈을 묻어 보관해왔다. 하지만 지난 2일 집 마당에 풀어놓고 키우던 양이 땅을 파고 돈을 먹어치우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애써 ‘묻어 온’ 돈이 사라지고 커다란 구멍만 남은 땅을 본 왕씨는 충격을 감출 수 없었고 곧장 범인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됐다. 그리고 돈을 묻은 땅 주위에 어지럽게 남겨진 양의 발자국과 양에게 줬던 사료 찌꺼기 등을 토대로 양이 ‘범인’임을 확신했다. 더욱 확실하게 ‘범인’을 찾기 위해 왕씨는 도축장을 찾아 양의 배를 갈랐고, 그 안에서 갈기갈기 찢어진 지폐 뭉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왕씨의 아들은 “늦은 밤 어머니가 갑자기 대성통곡을 하며 전화를 하셨다. 양이 땅에 묻어놓은 돈을 모두 먹었다며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으셨다”면서 “어머니 집에 도착하니 충격으로 거의 실신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왕씨는 충격으로 몸져누웠고, 왕씨의 아들은 어머니를 대신해 양의 배에서 꺼낸 돈 조각들을 깨끗이 씻은 뒤 새 돈으로 바꾸기 위해 은행을 전전하기 시작했다. 그는 “혹시나 조각들을 쓸 수 있는 지폐로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기대했지만, 대부분의 은행들이 훼손 정도가 심하다는 이유로 환전을 거부했다”면서 “단 한 은행만이 현재 논의중이라는 연락이 와 기다리고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당신의 책]

    인간이 상상한 거의 모든 곳에 관한 백과사전(알베르토 망겔·자니 과달루피 지음, 최애리 옮김, 궁리 펴냄) 엄청난 독서가가 아니라면 기획 자체를 엄두조차 내지 못할 ‘무시무시한’ 저술이라는 사실을 일러둬야 할 책이다. 저자는 서점 점원으로 일하던 중 눈이 보이지 않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를 위해 책을 읽어주다 내처 독서가이자 작가로 변신한 알베르토 망겔. 그가 이탈리아 최고의 여행작가 자니 과달루피와 함께 만든 책은 문학 등 예술작품 속에 등장하는 ‘모든 곳’들을 담고 있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세계에 대한 온갖 정보를 담은, 지도에 없는 지리백과사전인 셈이다. 760여개 작품에 나오는 1300여곳의 상상 속 장소를 사전 형태로 실었다. 1256쪽. 6만 5000원. 르네상스(폴 존슨 지음, 한은경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지식인의 두 얼굴’ ‘기독교의 역사’ 등으로 잘 알려진 영국의 저명 역사 저술가인 폴 존슨이 르네상스 시대에 대한 정보와 통찰을 담았다. 방대한 역사적 자료와 인물, 작품 해설 등으로 채워져 있어 예술 미학서로서도 손색없다. 중세 후기 누적된 부의 집중 현상과 인쇄업의 발달로 대표되는 기술적 혁명이 르네상스 시대를 불렀다고 전제하고, 그 시대의 문학과 학문, 조각, 건축, 회화 등을 영역별로 나눠 당대 작가들과 작품들을 면밀히 분석한다. 단테, 보카치오, 페트라르카, 초서, 에라스무스 등으로 이어지는 르네상스 문학 발전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건축 부문도 집중 조명했다. 성 베드로 대성당 등 주요 건축물들의 탄생 과정이 두루 조망된다. 264쪽. 1만 2000원. 스티븐 호킹(키티 퍼거슨 지음, 이충호 옮김, 해나무 펴냄) 영국의 천재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71)의 삶과 연구 성과를 입체적으로 조망했다. 과학저술가인 저자가 1991년 출간한 책의 확대 개정판. 호킹의 저서 ‘호두껍질 속의 우주’의 원고 편집에 관여했을 정도로 호킹과 인연이 깊은 지은이는 천재 학자의 유연한 학문적 태도에 주목했다. 예컨대 블랙홀은 크기가 절대로 작아질 수 없다고 주장하고 나서 다시 작아질 수도 있으며 심지어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고 나중에 주장을 바꾸기도 했다. 호킹의 일대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현대물리학의 발전사도 짚게 된다. ‘정상 우주론’에서 ‘빅뱅 우주론’으로 넘어가는 과학 혁명, 빅뱅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제기된 인플레이션 우주 모형의 발전 과정, 최근 호킹이 선호하는 ‘영원한 인플레이션’까지 일목요연하게 파악해볼 수 있다. 504쪽. 2만 2000원. 종교 너머, 아하!(오강남·성소은 엮음, 판미동 펴냄) 지난해 종교 간, 종교인·비종교인 간 소통과 이해를 목적으로 출범한 ‘종교 너머 아하’가 창립 1주년을 맞아 기획한 책. 다원화 시대, 소통 막힌 종교를 연결하는 다리역할을 자처해온 이 단체의 회원 10명이 쓴 글을 엮었다. 종교 전반에 관해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네 편의 글과, 새 시대의 필요에 의해 변화가능한 개별 종교의 대안에 천착한 글 여섯 편 모음. 각자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종교의 궁극적 역할을 고민하면서 인간과 삶에 맞닿은 진정한 의미의 종교를 공통적으로 제안한다. 자기중심적 표층종교를 지양하자는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명예교수, ‘작은 교회’의 가능성에 주목한 김진호 목사(제3시대 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헌신과 봉사에서 신앙의 의미를 찾는 박충구 감리교신학대 교수의 글이 들어 있다. 252쪽. 1만 3000원.
  • 부인에게 귀 물어뜯긴 남편 “8시간 귀성형 수술 끝에…”

    부인에게 귀 물어뜯긴 남편 “8시간 귀성형 수술 끝에…”

    최근 누리꾼 사이에서 부부싸움 도중에 귀 절반이 떨어져 나간 남편 사건이 화제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귀 물어뜯긴 남편 중국에서 벌어진 황당 부부싸움’이라는 제목으로 한 장의 사진과 사연이 소개됐다. 사진에는 절반이 찢겨나가 울퉁불퉁해진 왼쪽 귀 모습이 그대로 찍혀 당시 부부싸움이 얼마나 심했는지 말해주고 있다. 귀 물어뜯긴 남편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얼마나 아팠을까” “원래 귀를 되찾길” “아내와는 이혼했을 듯” “귀성형도 되는구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부부싸움 후 중국 내에서 귀성형 수술을 받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결국 한국 귀 성형 전문의에게 8시간에 걸쳐 원래 귀 모습을 되찾았다. 프로필 성형외과 귀성형센터 정재호 원장은 “수 많은 귀를 복원했지만 실제로 물어뜯긴 귀는 처음 봤다”면서 “상처부위가 불규칙하고 염증도 심해 귀성형 수술에 어려움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귀와 연결한 뼈대를 만들고 피부 이식까지 필요해 정밀함이 요구된 귀성형 수술이었다”고 전했다. 프로필 성형외과 귀성형센터 정재호 원장은 “최근 중국 환자로부터 보내 준 사진을 받았는데 자연스러운 귀 모양과 색감을 띄고 있어 잘 회복되었다고 볼 수 있다”며 “귀를 물어뜯은 아내와는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도 잊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정 원장에 따르면 귀가 떨어져 나간 경우에는 떨어진 조각을 다시 붙이는 방법이 가장 좋으며, 사람이나 동물에게 물어뜯긴 심각한 상황에는 기존 성행하는 연골 박리 보다 메드포어라는 다듬기 좋은 뼈대를 이용해 복원하는 것이 원래 귀모양을 되찾는데 도움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라! 불안한 그대

    “마음이 심히 불안합니다. 편안케 해주소서.” 중국 남북조 시대의 승려인 혜가(慧可·487~593)가 스승인 달마대사에게 물었다. 달마는 “불안한 마음을 가져 오너라. 너를 편안케 해주마”라고 약속했다. 그로부터 6년이 흘렀다. 물도 긷고 나무도 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헤아리던 혜가는 마음이 본래 빈 것임을 깨달았다. 달마는 답했다. “내 너를 위해 마음을 편안케 하는 일도 끝났다.” 오는 27일부터 11월 10일까지 45일간 경남 합천군 해인사 일원에서 열리는 ‘해인아트프로젝트’의 주제는 마음(心). 사단법인 해인아트프로젝트가 2011년에 이어 올해 2회째 마련하는 행사에서는 70여점의 미술작품이 선보인다. 이 프로젝트는 같은 기간 해인사에서 열리는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의 특별행사 형식이다. 해인사의 관계자는 “8만 1258장의 고려 대장경판에 새겨진 글자 수 5200여만자를 한 글자로 요약하면 바로 ‘마음’”이라며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실체가 없는 마음을 자신만의 언어로 형상화하는 작업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행사를 설명했다. 작품들은 구도(求道)의 과정을 현대 미술로 풀어놓은 듯하다. 구헌주, 김기철, 김시영, 노주환, 이이남, 천경우, 홍지윤 등 국내 21명(팀)과 쉴파 굽타(인도), 렁 미핑(홍콩), 피에트로 피렐리(이탈리아) 등 외국 작가 9명(팀)까지 모두 30명(팀)이 참여한다. 평면, 입체, 미디어, 설치 등의 작품들은 사찰과 자연을 배경으로 조화를 모색한다. 해인사와 성보박물관뿐 아니라 가야산 홍류동 계곡에서 해인사에 이르는 6㎞ 거리의 탐방로에도 작품이 설치된다. 쉴파 굽타는 탐방로에 돌조각 100개를 바닥에 놓고 관람객이 돌에 새겨진 단어를 읽어가며 기억을 되짚어 보도록 유도한다. 작품의 이름은 ‘100스텝스’. 행사 관계자는 “작품은 해인사로 향하는 길이 좁아질수록 관람객 스스로 몸과 마음에 대해 더 깊이 관찰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출신의 미국 작가인 인디라 존슨은 해인사 일주문 앞에 10개의 테라코타 그릇이 연출하는 ‘공허함의 울림’을 설치한다. 비움과 채움의 과정을 통해 내외면의 관계를 이해하자는 취지에서다. 렁 미핑은 스님들의 머리카락을 모아 만든 2000개의 신발로 된 ‘미래를 기억하다 2013’을 출품한다. 무료 관람.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광진구, 매주 토요일 상설아트마켓… 공연·알뜰시장도

    광진구, 매주 토요일 상설아트마켓… 공연·알뜰시장도

    광진구에 예술가들이 직접 자신의 작품과 재능을 파는 시장이 문을 활짝 열었다.구는 오는 7일부터 10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1~6시 군자동 광진광장과 지하철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능동로 일대에 예술가의 다양한 창작품을 만나보는 ‘상설 아트마켓’을 연다고 4일 밝혔다. 특히 오는 28~29일에는 지역의 대표 축제 ‘2013 광나루 어울마당 축제’와 연계한 ‘테마별 아트마켓’도 열린다. ‘아트마켓’(Art Market)이란 예술 작가들의 창조적 생활예술품의 전시 및 판매가 이루어지는 시장을 일컫는다. 2011년 시작해 올해로 3회째를 맞아 다양한 지역축제와 문화공연, 알뜰시장이 어우러지는 종합예술장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상설 마켓은 ▲미술품, 전통공예, 티셔츠 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체험 부스 ▲그림과 사진, 조각품 등 전문가의 순수예술품과 퀼트, 생활비즈 공예 등 수공예 생활예술품을 전시·판매하는 종합예술장터로 운영된다. 특히 오는 28~29일 열리는 ‘테마별 아트마켓’은 ‘KBS 전국노래자랑 광진구편’과 어울마당 축제가 함께 열려 많은 방문객을 기록할 것으로 구는 내다봤다. 참여를 원할 경우 광진아트마켓 카페(cafe.naver.com/gjartmarket)에 게시된 신청서를 작성, 구 문화체육과로 제출하면 된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일본 원전 무성의, 한국 무대응

    일본 원전 무성의, 한국 무대응

    정부가 지난해 11월 일본 정부와 원전 사고·재난 시 24시간 이내 관련 정보를 제공받기로 합의하고도 후쿠시마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 유출 정보를 제때 입수하지 못했고 즉각 요청하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지난 6월 일본 도쿄전력이 고농도 오염수를 최초 검출한 지 70여일이 지난 8월 말에야 답변을 받아 최인접국인데도 사태 대응에 안이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이 4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입수한 제5차 한·중·일 원자력고위규제자회의(TRM) 합의문에 따르면 한·일 양국은 일본의 원전 사고 시 24시간 이내 우리 측 원안위에 전화와 이메일로 관련 내용을 통보하기로 합의했다. 제5차 TRM은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렸다. 이 합의문에는 원전 비상채널인 연락관을 상호 지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당시 정부는 보도자료에서 한·중·일 원전 사고·재난 정보 교환 체제 구축을 위한 협력 양해각서가 서명된 건 한국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자축까지 했었다. 그럼에도 합의된 정보 교환 체제를 가동하지 않았고, 원안위는 “일본의 응답이 없다”는 해명만 계속했다. 일본의 무성의에 대해 정부가 강력히 대응하지 않으면서 합의 자체가 휴지 조각이 된 셈이다. 정부는 지난달 19일에야 외교부를 통해 후쿠시마 오염수 유출에 대한 세부 자료를 요청했고, 10여일이 지난 같은 달 28일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이는 중국 외교부가 지난달 22일 “일본 방사능 오염수의 태평양 유출은 충격적이며, 일본이 악영향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표명하고 일본 10개 현의 식품 및 농수산물 전면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한 것과도 극명하게 대비된다. 장 의원은 “일본과의 정보 교환에 합의한 대로 신속히 유출수 상황 정보를 제공받고 국민에게 알렸다면 방사능 괴담은 진정될 수 있었다”며 “후쿠시마 최인접 국가이자 최대 피해국인 우리 정부가 일본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이석기 체포동의안 가결] 하태경 “RO, 남로당 테러준비와 유사” 전병헌 “헌법가치 침해 용납이 안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해 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새누리당, 민주당, 진보당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 특히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숙주론’ 등으로 민주당 책임론을 부각시킨 것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국가정보원 개혁에 힘을 실었다. 가장 먼저 의사진행 발언에 나선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부정하고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하는 그 어떤 기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결 분위기를 주도했다. 그러면서도 여야 영수회담 및 국정원 개혁 문제와 연관지어 체포동의안 제출 과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국정원은 혐의사실을 언론과 국회에 흘려서 사실상의 공개수사, 여론재판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이는 형법상 피의사실공표죄에 해당되는 중대한 위법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수사 주체와 발표 시점을 거론하며 “3년 동안 내사해 온 이 사건을 왜 하필 지금, 국정원 개혁이 논의되는 이 시점에 발표하고 있는 것인지 상식을 가진 국민들은 합리적 의심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국정원 개혁만큼은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주사파의 사고 및 행동양식을 설명하며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짧은 ‘강의’를 펼쳤다. 그는 “주사파는 정세를 ‘준비 시기’와 ‘결정적 시기’ 두 개로 나눠 보는데 결정적 시기는, 북한이 쳐내려 오거나 혁명 세력이 무장봉기를 성공할 수 있는 시기가 오면 지하세력이 들고 일어나서 대한민국 전복을 위해 싸운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이 내려오기 전 남로당이 폭동테러를 준비했던 상황과 유사한데, RO는 5월에 한반도 정세가 전쟁이 임박했다고 생각해 조급해진 것”이라면서 “혹자는 정신병이 아니냐고 하지만 북한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확신범이기에 이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진보당 의원들은 이 의원 구명을 위해 마지막까지 안간힘을 썼다. 이상규 의원은 “RO라는 명칭은 국정원이 갖다 붙인 이름이고, 결국 유령조직”이라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뒤집어씌운 내란 음모 혐의는 너무하지 않으냐. 그의 양심과 발언까지 묶어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석기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국정원은 내란 음모라는 어마어마한 올가미를 씌우고 보수언론을 총동원해 중세기적인 마녀사냥을 벌였지만, 내란 음모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 한 조각도 찾아내지 못했다”면서 “가톨릭의 ‘절두산 성지’란 말이 녹취록에서는 ‘결전성지’로 둔갑했고, 총이나 칼 가지고 다니지 말라는 당부의 말이 총기 지시로 왜곡됐다. 이것이 바로 국정원이 뒤집어씌운 내란 음모의 실체적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의원은 앞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정원이 던져준 녹취록을 언론이 받아쓰고, 언론의 그 장단에 국회가 춤을 추고. 적어도 2013년 8월 28일부터 지금까지 헌법의 3권 분립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80년대 안기부가 독재의 안전을 ‘기획’했다면, 지금은 국정원이 ‘국정’을 끌고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장윤주 아침식단 공개…“푸짐하면서도 살 안 찔 것 같아”

    장윤주 아침식단 공개…“푸짐하면서도 살 안 찔 것 같아”

    모델 장윤주가 자신의 아침식단을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장윤주는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신선한 아침으로.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예쁜 식탁을 꾸미는 것 또한 스타일의 완성”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장윤주가 공개한 사진에는 단호박 8조각과 블루베리 요거트, 올리 샐러드, 사과 세 쪽, 삶은 계란 하나가 놓여 있다. 장윤주 아침식단을 접한 네티즌들은 “장윤주 아침식단, 양이 적지도 않으면서 살찌지 않을 것들로 잘 구성했네”, “장윤주 아침식단, 식비는 꽤 들어갈 듯”, “장윤주 아침식단, 푸짐하면서도 살은 안 찌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장윤주는 현재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 4’의 진행을 맡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술·전시] “본연의 예술이 가장 제 맛”

    [미술·전시] “본연의 예술이 가장 제 맛”

    너무나 간명하고 단순한 선과 면의 만남. 한국 조각계의 거물인 최인수(67) 서울대 미대 명예교수의 작품을 찬찬히 돌아보면 두 번 놀라게 된다. 3개의 철판이 서로 다른 각도인데도 조금도 조화가 깨지지 않고 한 몸을 이룬다. 분명 하나 안에서 서로에게 원인이고 결과이며 서론과 본론이다. 평론가들은 “숨을 죽이고 단아한 조형의 세계를 구축한다”고 압축한다. 둥근 메주를 연상시키는 형형색색의 소조는 또 어떤가. 필수적이며 보편적인 재료인 흙은 간명한 의미를 담고 있다. 끊임없이 완성을 의심하고 초심으로 돌아오려는 예술 행위 전반의 성찰을 뜻한다. 매혹적인 담론 없이 오로지 포용의 힘만으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서울 시내 한 갤러리에서 마주한 최 교수는 “기술(기교)이 발달할수록 (예술은) 우리가 생각하는 근본과 멀어진다”며 화두를 던졌다. “맹물이 사실 가장 맛난 법”이라며 “자칫 눈을 심심하게 만든다는 혹평에 시달릴 수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곳에서 예술의 방향이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19세기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일화를 들어 예술 사조에 물들거나 대가들의 작품을 따라 하는 것이야말로 스스로를 망치는 지름길이라고도 말했다. 추사의 화풍을 따라 빼어나게 진경산수화를 그리던 젊은이가 추사에게 그림을 평가해 달라고 부탁하자 “밥은 먹고 살겠구나”라는 혹평을 들었다는 이야기다. 최 교수는 또 “‘미술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큰 거짓말도 없다. 미술은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요, 특별한 감상법은 없다”고 말했다. 조선백자를 ‘미니멀리즘의 극치’라 부르는 예술인들을 놓고는 “1960~197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던 서양의 틀에 굳이 조선의 예술을 끼워 맞출 필요가 있느냐”고 꼬집었다. 고희를 목전에 둔 교수는 예술계가 오염됐다는 위기감에 “근본으로 돌아가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스스로 이어 간다”고 고백했다. 재료에 귀천을 두지 않고 흙으로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1980년대 독일에서 공부할 때 시골길을 걷다 우연히 어린 시절 통학길이 떠올라 ‘흙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을 품었다고 한다. 이어 전통 메주에서 모티브를 얻어 원시적 물방울 모양의 진흙 경단 같은 작품을 구상했다. 강단에 서던 시절에는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찾아온 불규칙한 맥박 탓에 작품 활동을 접어야 할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때 부정맥을 드로잉으로 연결시킨 독특한 기법을 창안했다. 이렇게 그의 작품은 모두 ‘몸’과 연관돼 있다. 촉각이 후각과 미각을 아우르는 만큼 조각은 모든 예술의 근본이라는 생각과 새로운 창작 없는 예술 활동은 동어반복의 ‘자폐증’이라는 비판도 여기서 비롯됐다. 최 교수는 지금도 서울 서초동 우면산 기슭의 작은 작업실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그 성찰의 결과물을 모아 5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종로구 통의동 갤러리시몬에서 3년 만의 개인전을 연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이석기 “국정원이 내란 음모 뒤집어 씌워…무죄 판결 날 것” [속보]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은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내란 음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의원은 “국정원, 검찰이 투입하여 꼬박 3일 간에 걸쳐 제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내란 음모를 입증할 증거 한 조각 찾아내지 못했다”면서 “심지어 제 보좌관에 대해 국정원, 경찰 합동 압수수색에서 찾아낸 증거물이 고작 티셔츠 한장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체포동의안에 언급된 지난 5월 모임 발언에 대해 “(모임 장소를) 카톨릭의 절두산 성지라고 한 저의 말이 소위 국정원 녹취록에는 ‘결전 성지’로 둔갑했고, 동지들에게 총과 칼을 가지고 다니지 마시라는 당부의 말이 ‘총기 소지 지시’로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이것이 바로 국정원이 뒤집어 씌운 내란 음모의 실체적 진실”이라면서 “애초부터 목적은 내란 음모 수사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내란 음모 혐의는 무죄판결 날 것”이라면서 의원들에게 거듭 부결처리 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날 체포동의안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출석해 요구 사유에 대해 설명한 뒤 상정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소영의 시시콜콜] 18세기 선비 이옥과 21세기 한국의 지식인

    [문소영의 시시콜콜] 18세기 선비 이옥과 21세기 한국의 지식인

    같이 어울려 다니는 무리나 짝을 ‘동무’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 단어는 남한에서 금기어다. 북한이 쓰기 때문이다. ‘인민’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다. 1945년 해방 전후에 백성, 인민, 국민 등이 혼용되다가 북한에서 인민을 애용하면서 기피 단어가 됐다. 1948년 5월 개원한 제헌의회에서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Republic of Korea)라는 영문 국호와 달리 ‘공화국’을 적시하지 않고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정한 이유도 북한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내세웠기 때문이라고 김진배 전 언론인이 쓴 ‘헌법의 두 얼굴’에 나온다. 북한 관련 드라마를 보면 “우리 공화국에선~”이 자주 나와 공화국도 왠지 불온한 듯해 잘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공화국이란 ‘주권을 가진 국민이 직·간접 선거에서 일정한 임기를 가진 국가원수를 뽑는 국가형태이자 세습 군주를 부정’하는 민주주의적 제도를 말한다. 글을 쓰다 사전을 찾아보면 알게 모르게 북한어를 사용해 깜짝 놀란다. 근대문학 등에서 일종의 사투리로 표현된 단어들이 무의식 속에 저장된 탓일 게다. 뜨락이나 쪼각, 누에벌레, 등멱을 하다, 멍멍하다, 또아리, 그러매다 등등은 북한어다. 뜰, 조각, 누에, 등물(목물)을 하다, 먹먹하다, 똬리, 얽어매다 등으로 바꿔줘야 한다. 그 단어를 내버려둘까 하다가도 ‘이게 빌미로 나중에 몰리는 것 아닐까’하는 막연한 불안감에 정정하는 편이다. 잘못한 일이 없는데 왜 위축되느냐고 묻는다면, 그는 중앙정보부와 그 후신인 국가안전기획부 등에서 한때 마녀사냥하듯이 멀쩡한 사람들을 ‘빨갱이’로 몰아 사형시켰던 과거를 모르는 순진하고 태평한 사람인 게다. 최근 중국 사마천의 사기가 출전인 ‘이민위천’(以民爲天)도 맘놓고 사용할 수 없는 단어로 분류됐다. ‘백성을 하늘처럼 섬긴다’는 이 사자성어는 제대로 된 정치인이라면 가슴에 한 번쯤 품어야 하지만, 최근 ‘이석기 사건’을 계기로 북한 김일성의 좌우명으로 알려져 ‘종북’의 대명사처럼 됐다. 청나라의 패관소품(소설과 잡문)을 좋아했다고 해 벼슬길이 막힌 조선 정조 때의 선비 이옥이 생각난다. 주자의 순정한 문체를 따라야 한다며 문체반정을 주도한 정조는 청나라 풍의 가벼운 문체를 사용하던 이옥을 문제의 인물로 지목해 강제 군역도 시키고 하더니 주류 양반사회에서 밀어냈다. 현대에 이옥의 작품은 조선 후기 문학의 주체적·능동적 경향과 다양성을 대변했다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중세 학자들은 지동설과 같은 신성모독성 이론과 철학을 논의할 때 교황의 파문에서 벗어나고자 ‘사실이 아니지만 이렇다고 가정해보자’라며 연구했고, 그것이 근대 과학혁명의 씨앗이 됐다고 한다. 금지어와 금기, 억압이 지뢰밭처럼 촘촘한 나라에서 창의적 생각이나 시도가 가능할까?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新 대한민국 24시] 예술옷 입은 광주 대인시장의 변신

    [新 대한민국 24시] 예술옷 입은 광주 대인시장의 변신

    광주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대인시장이 예술과 창작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각종 공연과 문화 이벤트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대형 마트 등에 밀려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시장도 점차 활력을 되찾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후 1시 동구 대인시장 B식품 가게 앞 거리에는 오카리나 공연을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지역에서 활동 중인 4인조 오카리나 그룹 ‘폴라리스’가 맑은 음색을 뿜어내자 시장 사람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낸다. 매주 수요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낭만 유랑단’ 공연에 상인, 손님, 행인 등이 하나가 된다. 홍어, 생선, 전 냄새 등 생활의 향기가 풍기는 전통시장이 일순간 예술 무대로 바뀌는 순간이다. 한국전쟁 이후 조성된 대인시장은 한때 광주의 대표적 전통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백화점과 대형 할인마트가 잇따라 생기고, 주민들이 외곽 신도심으로 옮겨가면서 자연스레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시장에서는 요즘 수시로 각종 문화 예술 활동이 펼쳐진다. 이런 공연은 인근 예술의 거리(궁동), 국립아시아문화전당(광산동)과 연계된 ‘아시아문화예술 활성화 거점 프로그램’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광주시는 2011년부터 매년 공모를 통해 이 사업을 주도할 문화예술단체를 선정하고 있다. 올 사업은 ‘무들마루’가 맡았다. 신호윤(40) 감독은 “예술가, 시민, 상인 등 모든 계층이 참여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시장과 거리가 만나는 색다른 문화영역을 만들겠다”며 “지루한 일상에 재미를 불어 넣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무들마루가 연말까지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낭만 유랑단’을 비롯해 ‘야시장’, ‘예술의 거리 야외 경매’, ‘소풍유락’, ‘궁동 문화예술제’, ‘숲속의 매미들’, ‘예술의 거리-거리 마실’ 등이다. 매월 둘째 주 금요일 저녁~토요일 새벽 열리는 야시장은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의 하나. 야시장에서는 기타, 힙합, 가요 등 풍성한 공연이 이어진다. 시장 상인들이 운영하는 ‘대인 맛 기행마차’와 시장상인회와 홍어협동조합에서 준비한 홍어삼합, 천원밥집, 이주노동자 다섯 팀의 ‘오색오미’도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주변에선 탈·부채 만들기 등 각종 체험활동이 펼쳐진다. 매월 넷째 주 토요일 오후 2~6시 시장과 이웃한 예술의 거리에서는 상인과 시민이 출품한 다양한 미술품 경매가 열린다. 경매 횟수가 거듭될수록 고가 미술품에서 인테리어 소품까지 거래 폭이 넓어지고 있다. 또 같은 날 오후 4~8시 예술의 거리에서는 거리미술 활동이 이어진다.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직접 그림을 그려 자신을 알리는 등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행사이다. 지난해까지는 매주 토요일 시장 안에서만 열렸던 소풍유락도 올부터 예술의 거리까지 진출했다. 소풍유락은 모노폴리(블루마블) 시스템을 응용한 ‘앗뜨! 마블’ 프로그램을 개발, 청소년들의 오감을 사로잡는다. 이처럼 다양한 예술활동이 펼쳐지면서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늘고 있다. 시장 내 ‘먹자골목’에서 25년째 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노양숙(60·여)씨는 “시장에서 예술활동이 펼쳐지기 시작한 4~5년 전부터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인시장에 예술인들이 둥지를 튼 것은 2008년 치러진 제7회 광주비엔날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성현 큐레이터가 대인시장에 예술의 옷을 입히는 ‘복덕방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그는 “예술이 전시가 아닌 삶의 현장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며 지역 작가들을 끌어들였다. 복덕방 프로젝트 이후 시장 빈 점포에 미술가, 기획가, 인문학자, 문화예술인들이 작업실과 사무실을 열었다. 일부 방치된 점포에는 미술품들로 채워졌다. 허름한 점포 벽면은 그림과 낙서(그라피티)·설치 작품 등으로 꾸며졌다. 상인들도 예술인들의 활동이 쇠락해가는 시장을 되살릴 수 있다고 판단, 이들의 시장 입주를 돕고 있다. 광주시는 올해로 4년째 ‘국내외 작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아트 스페이스 미테-우그로’가 미국, 태국, 일본, 필리핀 등 4개국 작가 1명씩과 국내 작가 4명 등 8명을 초청, 이들이 시장에 거주하면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예술활동 결과 보고와 전시회를 갖는 등 교류와 연대를 모색한다. ‘미테-우그로’는 또 전 세계의 독립공간, 창작공간 사례 연구 발표와 지역 신진 작가 교육프로그램도 시장 안에서 운영한다. 이처럼 전통시장이 예술인들의 새로운 대안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레 시장 한쪽에 ‘예술인촌’이 형성되고 있다.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여자 이외에도 30여명의 작가들이 시장의 빈 점포를 얻어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몰려 있는 곳은 시장 중앙으로부터 50m쯤 떨어진 아래쪽(대인·계림동 접경지역)에 자리한다. 상인들이 장사가 안돼 떠난 탓에 허름하게 방치된 건물과 사무실이 밀집한 곳이다. 이 구역에 들어서자 먼저 ‘갤러리 다다’가 눈에 띈다. 20㎡ 남짓한 다다는 시장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의 각종 작품이 전시, 판매되는 공간이다. 잘 정돈된 갤러리엔 그림, 공예 등 작품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대인예술시장작가협의회가 작품 제작과 유통을 전담하는 협동조합을 설립을 전제로 다다를 최근 오픈했다. ‘갤러리 다다 프로젝트’에는 조각가 이기성(44)씨를 비롯해 배수민·전현숙·채지윤·조승기·정유승·김형진씨 등 서양화, 동양화, 설치, 조각, 공예 등을 전공한 작가 24명이 참여했다. 모두 대인예술시장 안에 있는 공간에서 수년째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다다는 창작활동을 돕고 작품을 판매해 작가들의 자립을 돕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작품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작가들의 창작비로 되돌려준다는 구상이다. 시장에 입주한 예술인들이 협업체제를 구축해 추진한 첫 사업인 만큼 성공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갤러리 다다에서 동쪽으로 이어진 상가 골목엔 ‘한평 갤러리’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역시 설치·평면 미술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이곳과 이웃한 100㎡ 남짓한 건물지하(미테)에는 ‘허·실’이란 주제 아래 ‘공’(空)이란 설치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맞은편 건물 1층에는 ‘우그로’란 이름의 예술인들 교류 공간이 마련됐다. 주변엔 레지던시 참여자 등이 머무는 게스트 하우스와 예술 공장(공동 작업장)도 자리하고 있다. 이 거리에서 만난 힙합그룹 멤버 김성수(26)씨는 “사무실은 낡고 좁지만 여러 예술인들이 모인 공간에서 녹음과 공연 연습을 할 수 있어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예술공장에서 만난 조각가 김탁현(33)씨는 “마산에서 학교를 졸업한 뒤 2009년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그 인연으로 아예 눌러앉았다”며 “이곳에선 예술가끼리 공동작업이 가능하고, 정보 교류와 연대하는 이점도 있다”고 말했다. 예술인들이 몰려들면서 시장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43년째 돼지머리고깃집을 운영하는 윤경임(60·여)씨는 “행사가 열릴 때마다 젊은 층이 많이 찾는 만큼 매출이 크게 오른다”며 “이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정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도 대인시장~예술의 거리~국립아시아문화전당(2015년 개관)을 잇는 1㎞ 구간을 도심의 대표적 문화벨트로 가꾼다는 복안이다. 매년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시장과 도심주변에 활력을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예술가들 사이에선 행사가 이벤트 위주로 흐르면서 예술인들의 설 자리가 좁아진다고 꼬집는다. 한 예술가는 “시가 진행 중인 대인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에 작가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