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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수의 헌법 너머] 검찰도 문민통제가 필요하다

    [이종수의 헌법 너머] 검찰도 문민통제가 필요하다

    현행 헌법은 군인은 현역을 면한 후가 아니면 국무총리로 그리고 국무위원으로도 임명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1948년 제헌헌법 때부터 그래 왔다. 주권자인 국민의 지지와 동의가 아니라 “권력은 총구로부터 나온다” 했던 마오쩌둥 주석의 말대로 우리 역시 현대사에서 마치 고려조의 무신정권과도 같았던 두 차례의 군사쿠데타 그리고 이후 오랫동안 지속된 군사정권을 경험했다. 오늘날 미국과 서구(西歐)의 대다수 국가들에서 ‘군에 대한 문민통제 원칙’은 국방장관직을 현역을 면한 장군 출신이 아니라 민간인, 주로 유력한 정치인에게 맡기는 것으로 확립돼 있다. 이번에 유럽연합(EU)의 최초 여성 집행위원장이 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은 바로 직전까지 독일에서 여성으로는 최초로 국방장관직을 맡아 온 인물이다. 일본이 메이지유신 이후 군국주의로 치닫던 당시에 내각에는 육군성 장관과 해군성 장관이 따로 있었다. 관행상으로도 육군과 해군, 각각의 참모본부에서 현역 고위급 장군들 가운데 적임자를 추천해서 내각의 장관직을 맡겨 왔는데, 육군 원수인 야마가타 아리토모가 총리대신을 맡고서 해당 장관직은 반드시 현역 대장이나 중장에 한정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이로써 군부의 협조 없이는 내각이 성립할 수도 그리고 존속할 수도 없게 됐다고 한다. 실제로 새로이 조각을 명받은 총리대신이 못마땅한 군부가 이 장관직에 현역 장군을 추천하지 않아서 내각을 꾸리지 못한 총리대신이 자리에서 물러난 경우도 있었다. 즉 비토권을 손에 쥔 군부가 내각의 운명을 좌지우지한 셈이다. 러일전쟁의 승리로 해군과의 경쟁에서 기선을 뺏긴 육군, 특히 관동군이 주도해 일으킨 전쟁이 1931년의 만주사변이었다. 그리고 이후 진주만 공습과 함께 태평양전쟁으로 치달으면서 일본의 제국주의가 끝내 비참한 몰락을 맞이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폭주하는 군부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데 있었다. 과거 김영삼 정부 때 하나회 해체 등으로 군부가 권력의 정점에서 사라지고서는 그 이후로 ‘검찰 공화국’이라는 말이 세간에서 내내 회자됐다. 이번에는 총구가 아니라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손에 쥔 검찰이 정치판을 좌지우지하고, 권력이 검찰에 의존하는 정치 현실을 드러내는 표현이다. 이로써 한동안 정치검찰이 득세했다. 그리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판검사 출신의 국회의원들도 부쩍 많아졌다. 이들 중 상당수가 국회 법사위에 포진해서는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에 걸림돌이라고 줄곧 비판됐다. 우리와 달리 일본에서는 검사 출신의 의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서 확인됐듯 민주헌법 국가에서 그 어느 고위공직자라도 위법행위를 저질렀다면 법의 엄중한 심판을 피할 수가 없다. 그게 바로 법치주의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서 ‘논두렁 시계 사건’ 등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가해졌던 정치검찰의 횡포가 확인되면서 검찰개혁에 관한 국민적 공감대와 기대가 더욱 커졌다. 그런데 전임 법무장관의 의지 부족인지, 아니면 역량 부족 때문인지는 몰라도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등 소기했던 검찰개혁이 지지부진했다. 이러한 가운데 검찰개혁의 소명감과 큰 기대를 안고서 조국 전 민정수석이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후 후보자의 가족을 둘러싸고 불거진 여러 의혹들로 인해 한 달여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야당과 보수단체의 고소, 고발이 난무하던 가운데 검찰이 이례적으로 후보자 주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고, 인사청문회 당일 밤늦게 후보자의 배우자를 전격적으로 기소하기까지 했다. 앞서 밝혔듯이 그 누구라도 법의 준엄한 심판에서 예외가 없다는 게 법치주의의 요청이고 명령이다. 그러나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듯이 자의적이고 편파적인 정의 실현 역시 공정(公正)이 아니다. 그저 ‘오비이락’(烏飛梨落)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도 이례적인 검찰의 이 같은 행태가 행여나 당면한 검찰개혁을 저지하려는 대응이 아니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과거에 군부가 정권의 명줄을 손에 쥐었던 부정적 경험으로 인해 ‘군에 대한 문민통제’가 요청되듯이 칼날을 휘두르는 검찰에도 마찬가지로 문민통제의 장치가 필요하다. 그래서 향후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법무장관직을 비검찰 출신의 인물에게 맡기는 관행이 굳게 정착되기를 바란다.
  • ‘오병이어의 기적’ 모자이크화, 7세기 불타버린 이스라엘 교회서 발견

    ‘오병이어의 기적’ 모자이크화, 7세기 불타버린 이스라엘 교회서 발견

    7세기 초반 화재로 전소된 이스라엘의 고대 교회 바닥에서 화려한 모자이크가 발견됐는데 예수 그리스도의 ‘오병이어의 기적’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고 미국 CNN 트래블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갈릴리 호수에서 동쪽으로 1.6㎞ 정도 떨어진 히포스란 산악 마을에 있는 ‘불타버린 교회’ 바닥에서 발견됐는데 이 교회는 1500년 전쯤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10년 전쯤 부분적으로 발굴됐으며 이번에 하이파 대학 팀에 의해 전면 발굴되는 과정에서 놀라울 정도로 생생한 모자이크화가 발견됐다. 그림은 두 마리의 물고기와 다섯 조각의 빵을 묘사하고 있어 신약성서에 등장하는 예수가 5000명을 먹였다는 내용과 정확히 일치한다. 발굴을 지휘하는 미카엘 아이젠버그는 CNN 인터뷰를 통해 “내가 아는 한 갈릴리 호수 주변의 도시나 마을, 정착촌에 있는 비잔틴 시대 교회에서 볼 수 있는 최상의 오병이어 기적 그림”이라면서 “사람들이 그곳에서 기도를 올리고, 물론 5000명에게 먹인 진짜 장소라고 생각했던 곳이 분명 이곳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모자이크화가 발견된 곳이 성가대석과 챈슬(성단), 아일(측랑·側廊)의 끝에 있는 반원형 또는 다각형 공간. 후진(後陣)이라고도 하는 애프스(apse)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아이젠버그는 모자이크 그림을 해석하는 것을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기적이 행해진 곳을 둘러싼 아주 건전한 학문적 논쟁이 시작됐다. 난 그 일이 히포스 영토의 가장 끝쪽에서 일어났다고 짐작해본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기독교에서는 그 기적이 갈릴리 호수의 북서쪽 끝에 있는 타브하의 오병이어의 교회(Church of the Multiplication)에서 행해졌다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아이젠버그는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한 뒤 예수가 물 위를 걸어 북서쪽 연안으로 갔다고 돼 있기 때문에 동쪽에서 기적을 행한 것이 맞다고 믿는다고 털어놓았다. 오병이어의 교회 바닥의 모자이크 그림은 두 마리 물고기에 네 조각의 빵만 보여줘 확연히 다르며 신약성서에 나온 것과 정확히 부합하는 것은 이곳 불타버린 교회의 모자이크화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7세기 화재 당시 모든 지붕이 무너져내려 30~40㎝ 두께로 덮인 재 때문에 모자이크화가 그나마 잘 보존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세 마리 다른 크기의 물고기가 두 열로 표현되고 석류와 사과, 꽃들이 들어있는 바스켓들도 눈에 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아이디어 쥐어짜 보지만...사상 최악 ‘폭염 올림픽’ 우려커진 日

    아이디어 쥐어짜 보지만...사상 최악 ‘폭염 올림픽’ 우려커진 日

    지난 13일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내년에 카누·보트 경기가 열릴 도쿄만 아리아케 지구 우미노모리 수상경기장에서 인공눈 실험을 했다. 강설기를 이용해 만든 인공눈 약 300㎏을 관중석을 향해 날렸다. 차가운 눈이 하늘로 쏘아올려졌지만 관중석에는 거의 닿지 못했다. 거센 바닷바람 때문에 눈이 공중에서 흩어진 탓이었다. 결국 관중석의 더위를 낮추는 데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대회조직위는 보완 연구를 거쳐 내년에 실전에서 채택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지난 14~15일 내년 올림픽에 출전할 일본 대표를 뽑기 위해 열린 ‘마라톤 그랜드 챔피언십’(MGC) 대회에서도 이례적으로 코스 양쪽에 텐트 및 미스트 샤워장치가 설치됐다. 골인 지점에는 선수들을 위해 얼음이 들어간 냉탕이 만들어졌다. 길거리에 늘어선 관중들에게는 냉각재와 조각얼음 등 2000개가 배포됐다. 대회조직위는 이를 통한 체감더위 경감 효과 등을 측정했다. 내년 도쿄올림픽(7월 24일~8월 9일) 개막까지 11개월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대회 성공의 최대 걸림돌로 떠오른 폭염 문제를 줄이고자 조직위가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만 이렇다할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바다와 접해 있는 지역 특성 때문에 도쿄 등 일본 수도권은 한여름 고온다습한 날씨로 악명이 높다. 도쿄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8월 한달 동안에만 3771명이 열사병 증세로 병원에 실려갔다. 지난달 15일 도쿄 마린파크에서 열린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경기에서는 이례적으로 구간을 단축시키는 고육책을 내기도 했다. 기온이 32도 이상으로 오르자 대회 주최측은 수영(1.5㎞), 사이클(40㎞), 달리기(10㎞) 3개 코스 가운데 달리기 구간을 5㎞로 줄였다. 이미 내년 올림픽에서 남녀 마라톤은 오전 6시에, 남자 경보(50㎞)는 오전 5시 30분에 출발하기로 하는 등 변칙적인 경기시간이 결정돼 있는 상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다. IOC는 최근 홈페이지에 올림픽 출전 예정 선수들을 위한 무더위 사고예방 지침을 올렸다. IOC 의사위원회가 만든 10개 항목의 지침은 ‘적어도 2주 동안 도쿄와 비슷한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연습할 것’, ‘수분보충 계획을 세워 대회 전부터 실천할 것’, ‘워밍업에는 냉각제를 넣은 조끼를 이용할 것’, ‘경기 중에는 선글라스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것’ 등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고온다습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섭씨 40~42도의 뜨거운 욕탕에 들어가거나 70~90도의 사우나를 이용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도쿄와 비슷한 환경에서 2주 정도 연습할 수 없다면 최소한 1주 정도는 적응기간을 갖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살인의 추억’ 범인, 봉준호가 말한 소름 돋는 범인 특징

    ‘살인의 추억’ 범인, 봉준호가 말한 소름 돋는 범인 특징

    ‘살인의 추억’ 모티브가 된 대한민국 장기 미제사건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이 검거돼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18일 오후,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50대 남성 A씨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A씨는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앞서 지난 7월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당시 사건 현장에서 채취한 DNA를 분석한 결과,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거나 출소한 전과자들의 DNA를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에서 일치하는 사람을 찾아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10차례에 걸쳐 발생한 대표적인 장기 미제사건으로 유명하지만, 지난 2003년 영화 ‘살인의 추억’을 통해 스크린에 옮겨져 더욱 화제를 모았다. 봉준호 감독이 연출하고, 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살인의 추억’은 당시 5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은 ‘살인의 추억’ 10주년 행사에서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1년간 조사를 되게 많이 했다. 실제 사건과 관련된 분들을 많이 만났다. 그런데 가장 만나고 싶은 인물은 누구겠나. 당연히 범인이다. 그런데 만날 수 없었다. 범인을 만나는 것에 대한 상상을 굉장히 많이 했고, 범인을 만나면 할 질문 리스트도 항상 갖고 다녔다. 1년 가까이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영화가 완성될 때쯤에는 ‘내가 범인을 잡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이 행사를 한 이유도 범인이 이 행사에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농담이 아니다. 난 그 사람의 캐릭터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그 사람에 대해 생각했었고 지금까지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과시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고 자기가 한 행동이나 디테일한 부분들이 매체를 통해 드러나길 바라는 사람이다. 영화에도 나온 8차 사건을 보면 피해자 음부에서 복숭아 8조각이 나오는데, 실제 있었던 내용 그대로 담은 건데, 그건 과시적인 행동이다. 이유가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그 행동이 신문이나 TV를 통해 나오길 바라는 거다. 매체를 통해 그 내용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고, 그런 성격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가 영화를 만들 때 배우들과 술 마시면서도 ‘개봉하면 영화를 보러 올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라스트 신을 송강호 배우가 카메라를 보게끔 연출한 것도 있다. 극장에 온 범인과 실패한 형사가 마주하기를 의도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또 봉준호 감독은 “지난 10년간 범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고, 혈액형은 B형이다. 86년 1차 사건으로 봤을 때 범행 가능 연령은 1971년 이전 생들중에 여기 계신 분들 가운데, 71년생 이전 B형들을 추려서 뒤에 문 닫고, 신분증과 함께 모발을 하나씩 대조하면 된다. 영화에도 나온 9차 사건 희생자 여중생의 치마에서 정액이 나왔다. 경찰이 유전자 정보는 아직 가지고 있다. 만일 여기에 오셨다면 모발과 대조해서 범인을 잡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분의 성격상 자기가 매체에 다뤄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고, 10년 만에 하는 이런 행사에 충분히 올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범인의 구체적인 혈액형까지 언급했다. 이와 함께 봉준호 감독은 “저기 지금 누구 나가시네요. 지금”이라며 극장 출구 쪽 문을 바라봐 간담을 서늘케 하기도 했다. 한편,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이미 2006년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으로, 범인을 잡아도 처벌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고기냐 아니냐 그것만이 문제로다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고기냐 아니냐 그것만이 문제로다

    왜 우리는 그토록 구운 고기에 열광할까. 비싸고 귀해서일까. 오감을 자극하는 맛, 우리 안에 깊게 새겨진 육식 본능, 대체 무엇 때문일까. 의도적으로 고기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면 눈앞에 놓인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스테이크 한 조각을 거부하긴 힘들다. ‘기분이 저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 가라’는 세간의 농담처럼 고기가 즉각적인 행복감을 선사해 준다고 한다면 거리에 유난히 고깃집이 많은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굳이 남쪽으로 40여분을 더 달려 판차노란 작은 마을을 찾은 것도 다 구운 고기 때문이었다. 전 세계의 많은 미식가들이 이탈리아식 티본스테이크인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를 먹기 위해 피렌체가 아닌 판차노에 몰려드는 이유는 단 하나, 정육업자 다리오 체키니를 만나기 위함이다. 최고의 셰프도 아닌데 이 먼 길을 올 이유가 무얼까. 그게 궁금해 그의 정육점이자 스테이크 하우스인 ‘오피치나 델라 비스테카’를 찾았다.올해 65세인 체키니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정육업자다. 그가 내놓는 소고기의 품질이 뛰어난 건 어찌 보면 인기 스포츠 선수가 운동을 잘하는 것처럼 당연한 일일 터. 그것만으로 그를 설명하기엔 충분치 않다. 대를 이어 판차노에서 도축과 정육업을 해 온 집안에서 태어난 체키니는 외려 동물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어 수의사를 꿈꿨다. 수의학을 공부한 지 2년째 되는 해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그는 가업을 억지로 이어야만 했다. 무명의 시골 정육업자인 체키니는 2001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당시 광우병 파동으로 EU가 영내에서 척추뼈가 붙은 소고기 판매를 일시적으로 금지하자 ‘뼈 없는 피오렌티나 스테이크는 지옥이 없는 단테의 신곡’이라며 당국의 결정에 반발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도축한 소고기를 관에 넣고 장례식을 성대하게 치르고 마지막 남은 스테이크를 경매에 부쳤다. 5000만원 상당의 200여개 스테이크 덩어리가 경매에 올랐는데 이를 모두 영국의 가수 엘턴 존이 사들여 어린이병원에 기부하면서 체키니의 퍼포먼스는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이후에도 그는 평소의 소신을 거침없이 밝히며 정육업자의 위상을 격상시키는 데 일조했다. 그는 스스로를 고기를 도축하고 잘라 판매하는 정육업을 하는 노동자가 아니라 예술가 또는 장인으로 규정한다. 정육업자가 하는 일은 동물이 좋은 삶을 살고 자비로운 죽음을 맞도록 하며 도살된 동물의 모든 부분이 낭비 없이 잘 사용되게 하는 것, 그것은 한 삶을 통째로 우리에게 바친 동물에 대한 감사라고 그는 강조한다. 단지 안심이나 등심 등 고급 부위를 얻기 위해 소를 도축하는 일은 희생된 동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정육업자의 철학이 그렇더라도 손님이 갑자기 평소에 먹지 않던 부위를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힘줄이나 가슴살이 맛있다고 아무리 말해도 소비자가 적절한 조리법과 용도를 모르면 아무 소용없다. 그래서 그는 8대째 이어 온 정육점에 식당을 열어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다. 비선호 부위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자 하는 이유였다. 체키니의 식당엔 긴 테이블이 놓여 있다. 음식은 나눌 때 더 맛있는 법. 낯선 이들끼리도 서로 어울려 먹을 수 있도록 한 토스카나식 식탁이다. 여럿이 떠들썩하게 어울려 먹고 마시는 즐거운 경험을 안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점심이든 저녁이든 1인당 50유로에 고기와 와인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고기는 여러 부위를 순차적으로 먹을 수 있도록 코스로 제공되는데 주인공인 피오렌티나 스테이크는 맨 마지막 순서다. “고기냐 아니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ef or not to beef)라는 힘찬 구호와 함께 등장한다. 햄릿의 대사를 패러디한 언어유희다. 직원 유니폼 뒤판엔 현재를 즐기라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을 고기를 즐기라는 ‘카르네 디엠’(Carne Diem)으로 바꿔 붙였다.다리살, 엉덩이살 등 비선호 부위가 차례로 나온 후 유명한 피오렌티나 스테이크가 등장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주인공의 풍미가 가장 옅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피오렌티나 스테이크만을 기대한 이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 있겠지만, 40년 넘는 세월 동안 비선호 부위의 가치를 알리는 데 노력해 왔던 체키니의 철학을 떠올리면 수긍할 만하다. 이것은 꼭 티본 부위가 아니더라도 맛있는 부위가 있다는 걸 직관적으로 알려주기 위한 의도가 담긴 구성이라고 이해하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겠는가. 그의 철학을 존중하기 위해 할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저 눈앞에 놓인 고기를 맛있게 먹고 식사를 온전히 즐기면 그만이다.
  • 獨 유명 산업디자이너 콜라니 별세

    獨 유명 산업디자이너 콜라니 별세

    캐논 카메라를 디자인한 독일 유명 산업디자이너 루이지 콜라니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91세. 18일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콜라니의 오랜 파트너 야젠 자오는 콜라니가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카를스루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1928년 베를린에서 태어나 조각과 공기역학 등을 공부한 콜라니는 자동차에서부터 항공기, TV, 가구, 안경, 옷 등 다양한 제품에 특유의 곡선형 디자인을 적용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현대·기아차 ‘센터 사이드 에어백’ 개발… 운전·조수석 충돌 막아

    현대자동차그룹이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펼쳐지는 ‘센터 사이드 에어백’을 자체 개발해 현대·기아차 신차에 적용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센터 사이드 에어백은 운전석 시트 오른쪽 내부에 장착되며 충격이 감지되면 0.03초 만에 부풀어 오른다. 사고 때 운전자와 조수석 탑승자 충돌에 따른 부상을 막는 것은 물론 운전자 혼자 탑승한 경우에도 보조석 쪽 측면 충격이나 유리 조각 등 충돌 파편을 막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 자체 실험 결과에 따르면 센터 사이드 에어백은 승객 간 충돌 사고로 인한 머리 상해를 약 80% 줄인다. 현대차그룹 독자적인 기술을 접목해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측면 에어백을 완성했다. 약 1㎏ 내외인 타사 제품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관련 기술로 국내외 특허를 획득했다. 한편 유럽의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 ‘유로 NCAP’은 내년부터 측면 충돌 안전성을 새로운 평가 항목에 포함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센터 사이드 에어백이 강화된 기준에서도 최고 수준의 안전등급을 획득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세 옛 절의 향기는 여전… 정릉시대 구가하던 문예촌은 흔적만

    세 옛 절의 향기는 여전… 정릉시대 구가하던 문예촌은 흔적만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1차 정릉천 따라’ 편이 추석 다음날인 지난 14일 성북구 정릉동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추석 연휴 주말을 북한산의 맑은 계곡물이 쏟아지는 정릉천에서 보냈다.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10시 우이신설선 북한산보국문역에 집결, 경국사에 들어가 고찰의 향기를 즐겼다. 주말이라 문을 열지 않는 명원민속관(한규설 가옥)을 보지 못한 게 아쉬웠다. 정릉천변은 1950~1970년대 쟁쟁한 문인·예술가들이 ‘정릉시대’를 구가하며 살던 ‘문예촌’이었다. 화가 이중섭·박고석·한묵·박세원·김병기, 소설가 박경리·박화성·박연희·박계주·최정희·계용묵, 시인 고은·조영암·신경림, 조각가 최만린, 작곡가 금수현·김대현, 극작가 차범석, 시사만화가 김성환 등의 흔적이 남아 있다. 최서향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명절증후군에 시달린 주부 참가자들에게 피로를 씻어 주는 해설을 들려주기 위해 애썼다.정릉 박경리 가옥으로 가는 골목 어귀에는 ‘박경리 가옥’이라고 쓰인 표지판이 있고, 담벼락에 그려진 해바라기 그림과 책 표지가 길손을 안내한다. 그러나 ‘보국문로 29가길 11’이라는 도로명주소판이 붙은 집엔 서글프게도 ‘박경리’ 문패가 아니라 ‘서울 정릉 발도르프학교’라는 낯선 대안학교 간판이 걸려 있다.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됐지만 서울시가 예산 부족으로 매입하지 못한 까닭이다. 참가자들은 안타까움에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문 앞을 자꾸 서성거렸다. 정비석의 ‘자유부인’ 속 댄스장이자 고급 요정이었고, 한때 신혼여행지였던 옛 청수장을 개조해 사용하는 북한산탐방안내소에 들어가 과거의 영화를 떠올렸다. 북한산 정릉골은 1971년 북악터널이 개통된 뒤 2007년 내부순환도로 국민대입구 램프가 추가 개통되기 전까지도 백악산~보현봉 자락이 장벽처럼 막아서서 개발의 손길을 거부하는 청정의 숲이었다. 청수장으로 대표되는 정릉유원지는 추억과 안식의 공간이었다. 정릉천을 따라 청수장으로 가노라면 경국사가 나타난다. ‘경국사적기’에 따르면 1325년(고려 충숙왕 12년) 자장율사가 창건할 당시 청봉 아래에 있다고 해서 청암사라는 이름을 얻었다. 정릉의 옛 지명이 ‘살을 에듯 추운’ 사을한리이고, 정릉천이 청수라고 불리고, 청수장이 정릉유원지의 랜드마크가 된 배경에는 모두 청봉이라는 자연 지명의 힘이 작용했다. 청암사는 1546년(명종 1년) 문정왕후가 사찰을 중창하면서 ‘부처님의 가호로 국가에 경사스러운 일이 있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경국사라고 개명했다. 1669년(현종 10년) 태조의 계비 신덕왕후 강씨의 정릉을 복원하면서 흥천사, 봉국사와 함께 능을 수호하는 원찰로 지정돼 부흥했다. 우연의 일치일까. 정릉이라는 능이 사라졌다가 260년 만에 부활한 것처럼 능을 지키는 3개 원찰의 이름이 모두 바뀌는 변고를 겪었다. 봉국사는 본래 약사여래를 모시는 약사사였지만 현종 때 ‘나라를 받든다’는 봉국사로 개명해 명맥을 이었다. 또 1409년 정릉이 정동을 떠나 정릉동으로 이장됐을 때 신흥암이라는 암자를 신흥사로 개창, 원찰로 삼았는데 1865년 흥선대원군이 흥천사라는 휘호를 내리면서 이름을 바꿨다.조계종 본산 흥천사는 신덕왕후가 처음 묻혔던 지금의 중구 정동 영국대사관 자리에 있던 170여칸 규모의 대가람이었다. 태조가 죽은 지 9년 만에 능이 지금의 정릉동으로 이장되고, 1510년 유생들이 이단을 없애 버린다며 불을 질러 폐사의 비운을 맞았다. 흥천사 종은 덕수궁에 남아 있다. 태종 이방원은 종묘에 신주를 모실 때 친어머니 신의왕후 한씨만 모시고, 계모 신덕왕후는 후궁으로 격하시켰다. 이방원의 앙갚음에 정릉동 정릉은 황폐화했다. 172년이 흐른 1581년(선조 14년) 신덕왕후의 후손인 강순일이 군역을 면제받고자 상소를 올린 것을 계기로 조정에서 정릉의 위치를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겨우 찾았다. 1669년 송시열의 상소에 의해 종묘에 배향되고, 능의 위상을 되찾았다. 정릉을 개수하고 제사를 지내는 날 소낙비가 내려 정릉골을 흠뻑 적셨는데, 마을 사람들은 그 비를 신덕왕후의 원한을 씻어 준 ‘세원우’라고 반가워했다. 조선의 사실상 첫 왕후인 신덕왕후를 모신 정릉 흥천사에는 조선의 마지막 왕비인 순종 비 순정효황후 윤씨가 한국전쟁 때 거주했던 기록이 남아 있다. 흥천사는 조선 첫 왕비와 마지막 왕비가 동시에 깃든 기구한 운명의 장소다. 정릉의 터줏대감은 서양화가 박고석이었다. 1955년 정릉에 자리잡은 박고석을 따라 부산 피난 시절 삼총사를 이뤘던 이중섭, 한묵이 가세했고, 청수장 물줄기를 따라 김병기, 김대현, 최정희, 박경리, 금수현 등 수많은 문인과 예술가가 집을 지으면서 형성됐다. 이중섭이 죽자 유골은 삼등분됐는데 일부는 일본의 부인(이남덕)에게 보내고, 또 일부는 시인 구상에 의해 망우리 묘지로 갔다. 나머지는 박고석이 보관하다가 정릉에 뿌려졌다. 북한산행의 기점 청수장은 1910년대에 세워져 일본인 별장으로 이용되다가 1945년 해방 뒤 민간인이 인수해 사용했다. 한국전쟁 발발 후엔 특수부대 훈련 숙소로 사용됐다. 그 후 고급 요정 ‘청수장’으로 탈바꿈하면서 정비석 소설 ‘자유부인’의 댄스홀로 등장한다. 1974년 이후 제법 기품 있는 음식점, 여관으로 운영되다가 1983년 4월 2일 북한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여기에 편입됐다. 개축 공사를 거쳐 2001년부터 북한산탐방안내소로 바뀌었다. 유럽풍 카페를 연상케 하던 청수장 본관만 남겨 두고 등산로와 맞닿아 있던 담과 부속 건물은 허물어 아담한 정원으로 꾸몄다.1950년대 후반 돈암동 셋방에 살던 박경리(1926~2008)는 1965년부터 2002년까지 정릉동 골짜기 집에 머물렀다. 이 집에서 1969년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대장정을 담은 장편 대하소설 ‘토지’ 집필을 시작했다. 1980년 사위 김지하의 옥바라지를 위해 강원 원주로 이사할 때까지 삶의 터전이었다. 이웃사촌 박고석이 삽화를 그린 ‘노을진 들녘’은 1961년 10월부터 연재를 시작해 총 250여회를 이어 나갔다. 장편 ‘김약국의 딸들’을 출간한 뒤 대표작 토지 1부 집필에 들어갔다. 정릉은 그의 대표작들이 잉태되고, 외동딸 김영주의 연애와 결혼이 이뤄진 행복한 장소였지만 고통도 담긴 곳이다. 피신해 있던 사위가 체포된 정릉 집은 차라리 유배지였다.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에서 선생은 “박정희 군사정권 시대/사위는 서대문 형무소에 있었고/우리 식구는 기피 인물로/유배지 같은 정릉에서 살았다/천지간에 의지할 곳이 없이 살았다/수수께끼는/우리가 좌익과 우익의 압박을 동시에 받았다는 사실이다/그리고 인간이 얼마만큼 추악해질 수 있는가를/뼈가 으스러지게/눈앞에서 보아야 했던 세월/태평양 전쟁 육이오를 겪었지만/그런 세상은 처음이었다/악은 강렬했고 천하무적이었다/아 참, 그 얘기는/저승에나 가서 풀어놔야지/그 끔찍한 사실들을/측천무후인들 믿을 것인가”라고 절규했다. 정릉시대의 쓰라린 편린이다. 선생의 무덤에는 비석이 없다. ‘이 나라에 이런 사람들이’(기파랑, 2017년 간)에 실린 김형국의 ‘박경리, 포한이 원력이던 소설문학’에 따르면 “이전에 무덤 앞 상석에 당신 필체로 ‘박경리’라고 성명 석 자만 달랑 새겼다던데 나중에 다시 가족이 당신 이름도 빼고 그냥 민짜 상석을 놓아 달라 했단다. 고사로 치면 아무 글자도 새기지 않는 백비(白碑)를 말함이었다. 더 할 말이 없다는 뜻이었다”고 썼다. 실제 통영 박경리기념관 선생의 묘소에는 상석 하나만 달랑 놓여 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22차 서울의 문학3(윤극영의 반달) ■일시 및 집결장소 : 9월 21일(토) 오전 10시 우이신설선 4·19민주묘지역 2번 출구 구내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미래유산 톡톡] 많은 문예인 둥지 틀었던 정릉…‘박경리 가옥’ 보존방법 찾기를

    [미래유산 톡톡] 많은 문예인 둥지 틀었던 정릉…‘박경리 가옥’ 보존방법 찾기를

    북한산 자락의 정릉천은 넓고 깨끗한 바위들 사이로 시원한 물길이 이어진다. 경국사 담장을 따라 맑은 물소리를 노래 삼아 걷다 보면 ‘우리가 거닐고 있는 정릉천은 오래되지 않은 과거, 많은 문화예술인이 거닐었던 바로 그 아름다운 길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그들의 흔적이 있는 공간을 표시한 안내판 ‘정릉천변 문화가 있는 산책로’를 볼 수 있다. 북한산의 능선과 보현봉이 시야에 들어오는 주택가 어디쯤에서 박경리 선생이 살던 집을 만날 수 있다. 정릉동 768-2, 정릉 골짜기 한적한 곳으로 선생은 이사를 왔다. 개항기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까지의 대장정을 담은 대표작 ‘토지’는 정릉동 집에 살던 1969년부터 집필을 시작했다. 이곳 정릉에서 ‘김약국의 딸들’, ‘토지’ 등 그의 대표작들이 잉태됐다. 현재 박경리 가옥으로 가는 길엔 작은 안내판이 있고 초입의 담벼락에 관련 벽화가 그려져 있지만, 박경리 가옥임을 알 수 있는 흔적이나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는 그 무엇도 찾아볼 수 없어 많이 아쉬웠다. 이 집이 한국 문학사의 중요한 작품인 대하소설 ‘토지’를 쓴 소설가 박경리가 생전에 거주했던 곳으로 기억되길 바라며 앞으로 보존 방법을 찾게 되길 희망해 본다. 선생은 정릉에 머물 때 가장 활발한 활동을 이어 갔다. 소설 ‘노을진 들녘’의 삽화는 이웃이던 화가 박고석이 그렸다. 추상화가 한묵은 부산에서의 인연으로 박고석이 먼저 자리잡고 있던 정릉으로 왔고, 이중섭 역시 한묵이 있던 하숙집 옆방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해 나갔다. 이중섭이 생의 마지막을 보낸 곳이며 그의 유골이 뿌려진 곳이기도 하다. 1950년대 부산 피난살이를 끝내고 전쟁의 상흔을 치유하던 많은 문화예술가가 정릉에 둥지를 틀었고 화가와 조각가, 시인과 소설가, 극작가, 작곡가가 이웃으로 지내며 작품 활동과 우애를 나눴다. 정릉은 상처 입은 문화예술가들이 깃들기에 가장 적당한 동네였다. 최서향 서울도시문화지도사
  • 에베레스트 관문 루클라 공항에 악천후, 며칠째 300여명 발 묶여

    에베레스트 관문 루클라 공항에 악천후, 며칠째 300여명 발 묶여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해발 고도 8848m)를 오르려는 이들이 꼭 들러야 하는 곳이 루클라 마을이다. 수도 카트만두에서 비행기로 1시간 남짓 걸리는 이 마을에는 에드먼드 힐러리 경과 함께 세계 첫 발을 내디딘 세르파 텐징 노르가이의 이름을 딴 텐징 힐러리 공항이 있다. 공항의 해발 고도는 2843m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EBC)까지 꼬박 일주일을 걸어야 하는 관문인데 이곳에 이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지리란 도시까지 대략 70명 정도 탑승하는 여객기로 간 다음 지리에서 일주일을 꼬박 걸어야 루클라에 도착한다. 시간이 넉넉한 이들이라면 이 방법을 권할 만하다. 하지만 EBC까지 꼬박 2주를 걸어야 한다. 하지만 카트만두에서 루클라로 바로 가는 길도 만만찮다. 공항 주변 계곡의 날씨가 좋지 않으면 하루이틀 발이 묶이기 마련이다. 14명 정도 탑승하는 비행기라 미세한 기류에도 완행버스처럼 덜커덩 거리고 추락할 듯 고도가 떨어지기도 한다. 루클라 공항은 수천길 계곡 위에 자리하고 있으며 가파르고 아주 짧은 활주로로 악명 높다.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을 정도로 짧다. 바퀴가 땅에 닿는 순간 급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오르막이라 속도가 떨어지게 돼 있지만 벽에 부딪쳐 기체가 산산조각나겠다 가슴을 졸이는 순간, 기수를 살짝 돌려 계류장에 들어간다. 이륙할 때는 또 정반대로 수천길 아래 벼랑으로 처박힐 듯 비행기가 뚜~욱 떨어져 아찔하게 만든다. 그런데 짙은 안개 때문에 루클라 마을에 관광객과 등반가 등 300여명의 발이 묶여 있다고 dpa통신과 히말라얀 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지난 13일부터 짙은 안개가 끼는 등 날씨가 나빠져 비행기가 거의 뜨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공항에서는 보통 하루 20∼40대의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 공항 관계자는 “지난 13일에는 비행기가 뜨지 못했고 14일에는 5대만 이착륙했다”며 “그 뒤 다시 비행기 운항이 취소돼 헬리콥터로 관광객을 수송하려 했으나 날씨 때문에 이마저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지난 4월 이 공항에 착륙 중이던 소형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미끄러지면서 헬리콥터와 충돌, 3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기자가 EBC까지 갔던 2008년 10월에도 기자가 루클라에 도착한 다음날 아침 독일인 일행 등 14명이 탄 비행기가 착륙하다 계곡에 충돌해 모두 숨지는 참극이 빚어졌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美 워싱턴서 ‘한국의 불상전’ 개최… 불상·복장품 함께하는 첫 해외전시

    美 워싱턴서 ‘한국의 불상전’ 개최… 불상·복장품 함께하는 첫 해외전시

    한국의 불상과 복장품(腹藏品)이 미국 워싱턴 스포트라이트전을 통해 현지 관람객에게 소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21일 미국 워싱턴 프리어&새클러박물관에서 ‘한국의 불상 Sacred Dedication: A Korean Buddhist Masterpiece’ 전시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 대표 소장품을 집중 조명하는 이번 학술전시는 내년 3월 22일까지 열린다. 불교에서 불상을 만드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불상 제작을 후원한 신자들은 불상 안에 소망을 담은 발원문과 경전, 직물, 곡물 등을 넣었는데 이를 복장품이라 일컫는다.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관음보살상과 복장품은 조사와 분석을 거쳐 2014년 ‘불교조각조사보고서’와 2015년 특별전 ‘발원, 간절한 바람을 담다’에서 처음 공개돼 국내외 학계의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 조사에서 보살상이 13세기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임이 새롭게 밝혀졌다. 불상 내부에서는 다량의 복장품이 발견됐는데, 머리 부분에서는 고려시대 다라니경 판본과 후령통이, 몸체 부분서에는 15세기 조선시대 때 제작된 다양한 복장물이 확인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당시 조사 분석을 통해 나온 3D 스캔 데이터를 비롯해 엑스레이, 각종 연구 분석 결과물들로 디지털 전시공간을 꾸며 관람객들이 학술자료를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전시기간 중인 내년 2월 20~21일 이틀간 ‘한국의 불교미술’을 주제로 한 연계 학술심포지엄도 열린다. 해외 연구자들에게 한국의 불교조각과 복장물 문화에 대한 연구와 흥미를 높일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된다.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 문화재 국외전시가 주로 통사적 성격이나 하나의 장르를 다루었던 것에 비해, 이번 전시는 하나의 문화재를 학술적으로 집중 조명한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한국 문화재 국외전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그 농부가 찾은 쇳덩이는 청동상’ 판정하고…암시장 소문 쫓아 희귀지도 도둑 잡아내고

    ‘그 농부가 찾은 쇳덩이는 청동상’ 판정하고…암시장 소문 쫓아 희귀지도 도둑 잡아내고

    ’문화재 발굴’이라면 그럴듯한 발굴 현장부터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일반 국민이 우연히 발견한 문화재도 상당수다. 도난 문화재를 회수하는 일도 발굴만큼 어렵다. 문화재를 받고, 되찾는 문화재청의 ‘고군분투’는 오늘도 이어진다. ●국민이 찾은 매장문화재 25% 보상금 받아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문화재를 발견하면 7일 이내에 시·군·구 등 담당 지방자치단체나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 90일 동안 공고한 뒤 소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국가가 보관·관리하고, 가치에 따라 신고자에게 보상금이나 포상금을 준다. 매장문화재는 우연한 기회에 발견한 사례가 많다. 밭을 갈거나 비닐하우스 공사를 하다가, 염소 사육장을 청소하다가 혹은 하천에서 물놀이하다가 발견하는 사례도 있다. 2014~2018년 5년 동안 일반 국민이 찾아내 신고한 매장문화재는 모두 329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75건이 보상금을 받았다. 확률로 따지자면 4건 중 1건 정도쯤 되는 셈이다. 신고가 들어오면 우선 국립고궁박물관이나 문화재청 산하 연구소 등에서 일하는 전문직이 현장에 나가 조사한다. 이어 문화재청이 상반기와 하반기에 도자, 회화, 조각 등 각 분야 5명 안팎의 전문가로 구성한 위원회를 열어 금액을 결정한다.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높은 보상금을 받은 문화재는 2016년 발견한 고려시대 희귀 청동상과 탑 부재다. 충남 천안시에서 한 시민이 밭을 경작하다 발견했다. 이 시민은 보상금으로 1050만원을 받았다. 같은 해 경기 남양주시 한 시민이 밭을 갈다 호미에 걸린 돌판을 신고했는데 조사 결과 조선시대 희귀 석함이었다. 문화재청은 보상금을 800만원 지급했다. 지난해에는 경기 양주시 한 시민이 산에서 토사를 옮기다 화강암 1기를 찾았는데, 조선 성종 10번째 왕녀인 정혜옹주의 태실석함으로 추정돼 보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보상금이 개별 유물에 관해 지급한다면, 포상금은 이후 추가 발굴로 나오는 유물에도 지급한다. 김미란 문화재청 발굴제도과 사무관은 “개별 유물이 나온 지역을 조사하고, 그곳에서 유물이 잇따라 나오면 이에 관한 포상금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5년 동안 329건 가운데 3건에 불과하다. 문화재로서 가치가 낮은 경우 보상금이나 포상금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매장문화재가 존재하는 곳인 ‘유존지역’에서 발굴된 문화재는 가치가 높다 하더라도 받지 못한다. 김 사무관은 “유존지역은 문화재가 이미 매장된 게 확인돼 문화재청이 발굴 중인 곳”이라며 “이런 곳에서 문화재를 발견한 주민이 보상금을 기대하며 신고하지만 받지 못해 불만을 제기하는 사례가 꽤 있다”고 설명했다.●도난 문화재 신고 이후 실제 회수율 57.7% 도난당한 문화재를 되찾는 일도 만만찮다. 문화재청 안전기준과 사범단속반이 전담한다. 이들은 문화재청 소속이지만 경찰과 마찬가지로 사법권이 있다. 주로 내사를 통해 조사에 나서고 경찰과 함께 공조 수사를 펼친다. 한상진 사범단속반장은 “문화재 도난·도굴 행위라든가 문화재 불법거래 제보 전화(080-290-8000)가 있지만, 신고가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면서 “도난 문화재는 대부분 장물이어서 문화재 관련 종사자들의 제보나 업체 탐방 등에서 나온 기밀 정보를 토대로 조사를 시작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수사는 대개 비밀스럽게 진행된다. 한 반장은 “1년에 굵직한 사건은 평균 5건 정도로, 수사를 완료하고 검찰에 송치되기까지 1년이 넘는 사례가 태반”이라고 덧붙였다. 2014~2018년 5년 동안 도난 신고는 3181건으로, 이 가운데 회수된 게 1836건이다. 회수율로만 따지면 57.7%에 이른다. 최근 가장 주목받은 사건으로 보물 제1008호 ‘만국전도’ 사례가 꼽힌다. ‘만국전도’는 조선 현종 때인 1661년 서양 선교사 알레니가 들여온 소형 세계지를 본떠 확대해 제작한 국내에선 가장 오래된 서양식 세계지도다. 현대 지도와 똑같이 오대양 육대주를 배치하고, 남북회귀선 등 서양식 지도표기법을 따라 그렸다. 1994년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함양 박씨 문중에서 지도를 도난당한 뒤 25년간 행방이 묘연했다. 사범단속반이 지난해 ‘만국전도’가 암거래 시장에 나온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경찰과 함께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11월 ‘만국전도’를 팔려고 시도했던 A씨의 경북 안동시 주거지 압수수색에 나섰고, 한 반장이 A씨를 설득해 벽지 속에 숨긴 ‘만국전도’를 찾을 수 있었다. 중요도가 높은 업무지만 일이 고되기로 유명하다. 한 반장을 포함해 2명이 이 일을 전담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력 부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내년에 1명 더 늘어난다. 한 반장은 이와 관련, “1년에 150일 이상을 현장에서 일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이들은 꺼리는 업무”라며 “대형 문화재를 회수하면 주목받지만, 그때만 반짝 눈길을 끌 뿐, 인력 충원은 이에 비해 더딘 편”이라고 토로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37세 美여성 영국 해협 네 차레나 논스톱 헤엄쳐 건너 세계 최초

    37세 美여성 영국 해협 네 차레나 논스톱 헤엄쳐 건너 세계 최초

    미국 여성이 영국 해협을 네 차례나 논스톱으로 헤엄쳐 건넜다. 새라 토머스(37)가 15일(이하 현지시간) 이른 시간에 출발해 이틀을 훨씬 넘긴 사투 끝에 17일 오전 6시 30분쯤 도버의 마른 땅을 밟았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기록은 54시간 10분이었다. 오픈워터 울트라 마라톤 수영선수인 그녀는 일년 전 유방암 완치 판정을 받은 뒤 치료의 한 방법으로 수영을 계속했다며 모든 암 생존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녀는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해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룻동안 푹 자고 싶다며 “지금 무척 피곤하다”고 말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짠 바닷물이 목이나 입에 들어오는 것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물론 스태프들이 잘 도와줘 끝까지 해낼 수 있었다며 “마지막으로 프랑스 해변을 찍고 돌아왔을 때 정말 힘들었다. 이대로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았고 조류는 날 계속 밀어붙였다”고 덧붙였다. 해파리에게 쏘이기도 했으며 우려했던 것보다 그렇게 물이 차갑지는 않아 목표했던 대로 최초로 두 차례 왕복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수영 선수 루이스 푸그는 트위터에 “인간 참을성의 한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할 때 누군가 기록을 산산조각 내곤 한다”고 적었다. 이전까지 영국 해협을 세 차례 연거푸 헤엄쳐 횡단한 이는 네 명이나 있었지만 네 차례 건넌 이는 토머스가 처음이다. 한 번 건너는 데 128㎞지만 조류의 영향으로 토머스는 거의 209㎞를 헤엄쳐야 했다. 먹을 거리는 어떻게 했을까? 단백질 음료와 이온 음료, 졸음을 쫓게 카페인 음료 등을 섞어 마셨다. 30분마다 한 번씩 쉬면서 몸 상태를 체크해 도전을 계속했다. 그녀의 첫 번째 오픈워터 도전은 2007년이었으며 영국 해협을 처음 건넌 것은 2012년이며 4년 뒤 다시 한 번 건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전시는 기본… 먹고 마시고 즐기는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개관 50주년을 맞아 ‘광장’을 주제로 한 관객참여형 축제와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한다. 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27일 낮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농부시장 마르쉐’(Farmers´ market Marche)와 함께하는 ‘미술관 장터’가 열린다. 참가자들에게는 가을 제철 먹거리와 음료가 제공되며, 서울관에서 진행 중인 모든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신청은 17일 오후 2시부터 홈페이지(mmca.go.kr)에서 할 수 있다. 참가비(1만원)는 전액 국제구호 NGO 월드비전에 참가자 이름으로 기부되며 국내 아동 시설 미술치료 공간 마련과 프로그램 운영비로 활용된다. 같은 날 ‘광장’ 3부 전시와 연계한 미술관 야간 문화행사 ‘MMCA 나잇: 광장’이 열리고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낭독회와 현대음악 공연 등을 선보인다. ‘낭독의 밤’에는 이번 전시와 연계해 출간된 단편소설집 ‘광장’ 집필에 참여한 소설가 윤이형과 김초엽이 낭독자로 나선다. 28~29일 현대미술관 과천 야외조각공원에는 놀이와 휴식이 어우러진 자연 속 미술관을 주제로 ‘놀이꿈’, ‘놀이숲’을 조성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서울로 가을 나들이 온 김제 금산사 ‘천년의 문화‘

    서울로 가을 나들이 온 김제 금산사 ‘천년의 문화‘

    천년고찰 김제 금산사의 주요 유물이 서울서 불교 문화와 문화재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서울 종로구 불교중앙박물관이 11월 30일까지 여는 특별전 ‘모악산 금산사, 도솔천에서 빛을 밝히다’에서는 대한불교조계종 17교구 본사인 금산사와 말사에 전해지는 유물 118점이 공개됐다.김제 모악산 금산사는 백제시대인 599년 무렵 자복사(資福寺)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고 전해지나, 당시 흔적은 남지 않았다. 이후 통일신라시대 승려 진표율사가 이 절에서 출가했다는 기록이 있다. 국내 유일 삼층 법당인 금산사 미륵전(彌勒殿)은 국보 제62호로 지정됐으며, 이 절에는 꽃봉오리 모양 조각상인 노주(露柱), 고려 중기 승려인 혜덕을 기리기 위해 세운 혜덕왕사 탑비, 오층석탑 등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도 10건 있다. 이번 특별전에는 금산사와 말사 관련 유물 중 보물 9점, 유형문화재 8점, 등록문화재 1건 등이 포함됐다. 불상 중에는 2012년 익산 심곡사 칠층석탑에서 나온 금동불감(佛龕·휴대용 법당)과 금동아미타여래칠존좌상, 금산사 오층석탑 출토 사리장엄구, 보물 제421호인 실상사 약수암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 근대 조각가 김복진이 석고로 만든 미륵여래입상이 있다. 박물관은 특별전과 연계해 보물 제1266호 진안 금당사 괘불을 20일부터 10월 4일까지 특별 공개한다. 괘불은 야외에서 법회를 할 때 사용한 대형 불화로, 금당사 괘불은 높이 8.7m, 폭 4.7m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조국發 ‘검찰 공보금지 규정’ 위법성 논란

    조국發 ‘검찰 공보금지 규정’ 위법성 논란

    공공성 위한 처벌 예외 대법 취지 퇴색 훈령 아닌 법률로 명문화해야 ‘적법’피의사실이 무분별하게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법무부가 마련한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 국민의 알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법원이 피의사실을 공표해도 죄가 되지 않는 예외적인 상황을 판례를 통해 제시한 만큼 법무부도 판례의 취지를 감안해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법무부가 도입하려는 ‘형사사건 공개 금지 규정’은 일견 형법의 피의사실 공표 금지 조항을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형법은 검찰 등 수사기관이 기소 전에 피의사실을 공표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 정지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1999년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 행위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 사건에서 위법성 조각 사유의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공표 목적의 공익성과 공표 내용의 공공성, 공표의 필요성, 공표된 피의사실의 객관성, 정확성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 알권리 등 공익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예외를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16일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할 수 있는데도 예외 조항의 범위를 더 축소하는 것은 판례의 취지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공보 금지의 예외 규정을 두는 경우에도 훈령이 아닌 법률로 명문화해야 위법성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형법에서 피의사실 공표 금지 조항을 두고 있는 만큼 예외 규정도 형법의 단서 조항으로 추가하거나 새롭게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5월 검찰과거사위원회는 피의사실 공표 관련 사건에서 “법률상 범죄로 규정된 피의사실공표죄가 존재하는데도 피의사실 공표를 허용하는 규정(훈령)을 둔 것은 법체계상 심각한 문제”라면서 “반드시 공보가 필요한 사항은 별도 입법을 통해 예외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정웅석(서경대 교수) 한국형사소송법학회 수석부회장은 “형법에 피의사실 공표 허용 사유를 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가열되자 법무부도 해당 규정을 수정할 여지를 내비쳤다. 법무부는 “검찰, 대법원, 대한변호사협회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국 법무부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일선에서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는 검사들이 헌법 정신과 법령을 어기지 않는 한 인사 불이익은 없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악취 뿜던 우물서 훼손된 시신 44구가…멕시코 마약조직 연관

    악취 뿜던 우물서 훼손된 시신 44구가…멕시코 마약조직 연관

    멕시코의 서부지역의 한 우물에서 훼손된 시신 44구가 발견돼 주민들이 충격에 빠졌다. 영국 BBC 등 해외 언론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3일 멕시코 서부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에 사는 지역민들은 무언가 썩은 듯한 고약한 악취가 난다며 당국에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당국이 악취의 근원으로 추정되는 우물을 찾았고, 이 우물 안에서는 검은색 비닐봉지 119개가 발견됐다. 문제의 검은색 비닐봉지에 든 것은 다름 아닌 훼손된 시신이었다. 시신 대부분은 신체 일부가 날카로운 흉기에 잘려나간 상태였고, 부검의들은 해당 유해의 주인이 총 44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재 당국과 전문가들이 시신의 조각을 이어 붙이는 방식 등을 동원해 신원 파악에 주력하고 있지만, 관련 기술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신원확인에 애를 먹고 있다. 당국은 시신의 주인들이 현지에서 활동하는 마약 카르텔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우물에서 시신이 발견된 해당 지역은 멕시코에서 가장 악명 높은 마약 카르텔의 본거지로 알려져 있다. 현지에서는 마약 카르텔이 경쟁 조직원이나 무고한 이들을 살해한 뒤 이를 은폐하기 위해 집단으로 매장하는 일이 흔하게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기 위해 시신을 훼손하거나 토막내는 사례가 잦으며, 이번에 발견된 유해 역시 비슷한 이유로 훼손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말에도 멕시코 북서부의 암매장지에서 2000개가 넘는 사람의 손과 발 뼛조각이 발견된 바 있다. 현지 언론은 멕시코에서 지난 20년간 실종 신고된 사람은 최소 6만 명에 이르며, 실종자 대부분은 카르텔이 기승을 부리는 과정에서 사라진 이들이다. 사진=AFP·연합뉴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역대 가장 완벽한 블랙’ 개발…99.995% 빛 차단

    [핵잼 사이언스] ‘역대 가장 완벽한 블랙’ 개발…99.995% 빛 차단

    미국의 과학자들이 역대 가장 완벽한 검은색을 보여주는 나노 물질을 개발했다. 시넷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진이 만든 이 물질은 가시광선의 99.995%를 흡수한다. 이는 지금까지 가장 완벽한 검은색으로 알려진 ‘반타 블랙’의 가시광선 흡수율인 99.965%보다 0.03% 더 높은 것. 특히 흥미로운 점은 이 물질이 우연히 개발됐다는 사실. 연구진은 전기 전도성 물질의 특정 특성을 높이기 위한 실험에서 알루미늄 포일 표면에서 산화층을 제거하고 그 위에 신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를 만드는 공정에서 이 탄소 구조물이 더욱더 어둡게 보이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에 대해 실험에 참여한 한 연구원은 표본의 광학 반사율을 측정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진은 이 물질이 얼마나 검은지 보여주기 위해 유명 예술가 디무트 슈트레베와 협력했다. 연구를 주도한 브라이언 워들 교수(항공우주공학과)와 슈트레베는 이 물질을 가지고 200만 달러(약 23억7000만 원)의 가치를 지닌 천연 옐로 다이아몬드를 코팅해 예술작품으로 만들었다. ‘리뎀션 오브 베니티’(Redemption of Vanity)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작품은 지난 12일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전시되기 시작했다. 전시 기간은 오는 11월 25일까지다.이뿐만 아니라 연구진은 자신들이 개발한 물질을 비상업적인 활동에 한해서 예술가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는 반타 블랙을 개발한 영국 업체 서리 나노시스템스가 영국 조각가 아니쉬 카푸어에게만 기존 가장 검은색을 사용할 독점권을 준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워들 교수는 우리가 만든 물질에 캐치풀한 이름을 붙일 계획은 없으며 그 대신 MIT의 미션을 예술과 과학 분야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서 지식을 창출하고 보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미국 화학학회(ACS) 회보인 ‘응용 재료와 계면’(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 12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기적의 9·11 아이’…생일·생시·몸무게 숫자가 겹쳐

    ‘기적의 9·11 아이’…생일·생시·몸무게 숫자가 겹쳐

    미국의 한 병원에서 태어난 아이의 출생 날짜와 시간, 몸무게 숫자가 일치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신생아가 태어난 이날은 미 현대사에서 가장 큰 비극인 9·11테러가 발생한 날과 겹친다. 15일 CNN 등에 따르면 2001년 발생한 9·11테러 발생 18주기를 추념하는 행사가 미 전역에서 열린 지난 11일 오후 9시 11분 테네시주 저먼타운에 있는 메소디스트 르보르네 병원에서 한 여자 아이가 태어났다. 신생아 크리스티나 브라운은 제왕절개 수술로 이 세상에 나왔다. 아이 아빠인 저스틴 브라운 “간호사들이 아이를 저울에 몸무게를 달았을 때 ‘9파운드 11온스’라고 했다”고 CNN에 말했다. 그는 BBC에 “크리스티나가 9월 11일, 9시 11분에 9파운드 11온스에 태어났다는 것을 알고 우리 모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9파운드 11온스는 4.4kg이다. 신생아에게 9·11이 세 가지나 겹치는 ‘기적의 아이’라는 사실은 이 병원이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 포스트에 아이 엄마인 카메티온 말론 브라운은 “9·11이 발생한 18년 뒤에 우리는 승리를 발견했다. 너무나 비극적이고 모두에서 여전히 상처를 주는 그날 우리는 한 조각의 기쁨을 찾아냈다”고 올렸다. 병원의 부인과 수석인 라첼 라프린은 “병원에 35년 이상 근무하면서 생일과 생시, 몸무게의 숫자가 일치하는 아이는 처음 봤다”고 BBC에 말했다. 아이 부모는 아이가 크면 생일의 중요성을 가르쳐주겠다고 말했다. 아이는 상태가 좋으며 수일 내에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멕시코 우물에서 나온 119개의 검은 봉지, 44구의 신원 확인 중

    멕시코 우물에서 나온 119개의 검은 봉지, 44구의 신원 확인 중

    이달 초 멕시코 서부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외곽의 한 우물에서 고약한 냄새가 난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쳤다. 당국이 우물을 파헤쳤더니 119개의 검은 봉지가 나왔다. 부검의들은 44명의 유해임을 밝혀냈는데 신원을 확인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영국 BBC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할리스코주는 멕시코에서 가장 악명 높은 마약 조직의 본거지로 이번에 발굴된 무더기 시신은 올해 발굴된 것으로는 두 번째 큰 규모다. 시신 대다수는 모두 신체의 일부가 흉기에 의해 잘려졌으며 당국은 유해 조각들을 이어 붙여 신원을 확인하고 있는데 아직도 상당수의 신원을 밝혀내지 못했다. 실종된 이들을 찾는 현지 단체는 신원 확인을 더 정확히 해내기 위해 정부에 전문가들을 파견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지 당국은 신원 확인에 필요한 기술을 갖고 있지 못해 쩔쩔 매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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