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조각
    2026-04-05
    검색기록 지우기
  • 조부모
    2026-04-05
    검색기록 지우기
  • 스파이키
    2026-04-05
    검색기록 지우기
  • 환경
    2026-04-05
    검색기록 지우기
  • 금지
    2026-04-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169
  • 프랑스 약탈 베냉 문화재 돌려주기 전 마지막 전시, 우리 ‘직지’는요?

    프랑스 약탈 베냉 문화재 돌려주기 전 마지막 전시, 우리 ‘직지’는요?

    프랑스가 130년 전 식민지로 경영하던 서아프리카 베냉에서 군인들이 약탈한 문화재들을 베냉에 돌려주기 전에 마지막으로 국내 전시하고 있다. 26일(이하 현지시간)부터 31일까지 파리의 케 브랑리 국립박물관에서 이들 문화재 26점을 대중에 공개한다. 이들 문화재는 프랑스가 1892년 다호메(베냉의 옛 이름) 왕국에 있던 아보메 왕궁에서 약탈한 보물들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실현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연설에서 과거사를 바로잡겠다며 아프리카 문화유산이 프랑스에 있는 것을 더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베냉 문화재 26점, 세네갈 문화재 한 점을 반환하는 법률을 만들어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검 한 자루는 미리 세네갈 육군박물관으로 돌아갔고 베냉 문화재 26점이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공식 유물 인수서는 다음달 9일 파리에서 서명된다. 며칠 뒤에 베냉으로 돌아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베냉 퀴다 역사박물관의 칼릭스테 비아 큐레이터는 “반환 절차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베냉은 반환되는 문화재를 소장하기 위해 프랑스의 일부 지원을 받아 따로 박물관을 신축하고 있다.앞서 독일도 1897년 영국이 베닌 왕국(현 나이지리아 남부 에도주 베닌시티)에서 약탈한 청동 문화재의 반환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박물관들을 중심으로 이런 움직임을 경계하는 시선도 눈에 띄고 있다. 영국은 제국주의 시절에 약탈한 파르테논 신전의 대리석 조각 ‘엘긴 마블’을 두고 그리스와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 반대파인 영국박물관은 문화재 반환의 물꼬가 터져 서구 박물관들을 텅텅 비우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로 인쇄된 책인 ‘직지심체요절’(직지)을 비롯한 한국 문화재도 2900점 정도 보관하고 있다. 직지는 해외에 있는 대다수 한국 문화재와는 달리 약탈이나 도난을 당한 것이 아니라 구한말에 프랑스인이 적법하게(?) 사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로슬린 바셸로 프랑스 외무부 장관은 베냉 문화재 반환이 법적인 선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바셸로 장관은 프랑스 법률은 반환할 문화재 27점을 의도적으로 적시해 다른 문화재들도 반환해야 한다는 요구를 피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프랑스 박물관들이 문화재를 계속 보유할 권한에 의문을 제기할 소지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프랑스가 이번에 반환하는 문화재 27점은 프랑스 박물관들이 보유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문화재 9만여점과 비교하면 시쳇말로 ‘새 발의 피’다. 전문가들은 프랑스의 아프리카 문화재 반환이 과거 식민지 국가들과의 관계를 고려한 지정학적 고려의 일부일 뿐이라고 보기도 한다.
  • [씨줄날줄] 17세기 조각승 색난/서동철 논설위원

    삼국시대를 대표하는 불교 조각이라면 누구나 국립중앙박물관의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을 으뜸으로 꼽을 것 같다. 통일신라시대로 내려오면 아무래도 본존불을 비롯한 일련의 경주 석굴암 조각이 먼저 생각난다. 공통점은 작가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양지(良志)라는 통일신라시대 조각승의 이름이 남아 있는 것은 이례적이다. 일연이 ‘삼국유사’에 “양지가 영묘사 장륙삼존상·천왕상·전탑 기와와 천왕사탑 아래 팔부신장, 법림사 주불 및 삼존과 좌우금강신을 만들었다”고 적어 놓았기 때문이다. 679년(문무왕 19) 창건된 천왕사, 곧 사천왕사는 일제강점기 동해남부선 철길이 절터를 관통하면서 발굴 조사가 이루어졌다. 목탑지에서 소조 파편이 많이 나왔는데, 그것을 복원한 것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양지의 녹유신장상이다. 반면 고려시대 이후 나무로 만든 불상 가운데는 조각가를 알 수 있는 사례도 적지 않다. 목조 불상의 배 부분에 공간을 만들어 불경 등을 넣는 복장(腹藏)이 일반화되었는데 누가 발원하고 누가 조각했는지를 기록한 조상기(造像記)를 남기기도 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불교 조각가로 기억해야 할 인물이 색난(色難)이다. 1640년 전후 태어나 1660년대 수련기를 거치고 1680년 이후 조각가 그룹의 우두머리인 수조각승(首彫刻僧)이 되어 전라도와 경상도 일대에서 활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유명 조각승이 10건 안팎의 작품을 남긴 반면 색난의 작품은 알려진 것만 해도 20건에 이르는데, 불상 조각가로 활동한 기간이 40년이 넘는 것도 중요한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미술사학자들은 색난 작품의 특징을 세부적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당대 조각 양식에서 벗어나기 어려웠을 여래상과 보살상에서 ‘작가의식’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보통 사람의 눈에는 아마도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했을 나한상과 시왕상이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그런 점에서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가섭존자상이 매력적이고, 16나한상으로 세트를 이루어 메트로폴리탄 것과 함께 조성했다는 영암 축성암 나반존자상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웃음 짓게 한다. 색난이 제작을 주도한 불상 가운데 4건이 보물로 지정됐다. 광주 덕림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고흥 능가사 목조석가여래삼존상 및 십육나한상, 김해 은하사 명부전 목조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구례 화엄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사보살입상이다. 그의 작품은 시도 지정문화재도 13건에 이른다. 이제 ‘색난 조각을 따라가는 문화유산 탐방’ 같은 주제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싶다.
  • 익산 쌍릉서 제의 시설 추정 터 발견

    익산 쌍릉서 제의 시설 추정 터 발견

    백제 제30대 무왕(재위 600~641)과 왕비의 능으로 전해지는 전북 익산시 쌍릉 주변에서 제의 시설로 추정되는 대형 건물 터 2동이 확인됐다. 익산시와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는 익산 쌍릉 동쪽 정비예정 구역 발굴조사에서 백제 사비시기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길이 30m 안팎의 건물 터 2동을 찾았다고 26일 밝혔다. 건물 터들은 모두 기둥을 이용해 지상에 건물을 조성한 형태로 경사면 위쪽에 도랑 시설을 만들고 내부에는 기둥구멍을 배치했다. 1호 건물 터는 길이 35m, 최대 너비 11m 안팎으로 백제 사비시기의 벼루 조각, 대형 뚜껑 편, 인장이 찍힌 기와 등과 함께 통일신라시대 인화문 토기 조각이 나왔다. 길이 27m, 최대 너비 10m 규모의 2호 건물 터에선 우물이 확인됐다. 이곳 도랑 시설 안에서도 백제 사비시기 토기 조각과 통일신라 인화문 토기 조각이 출토됐다. 연구소 측은 “내부에 부뚜막 시설 등이 확인되지 않아 일반 거주 시설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둥을 이용한 지상식 건물 구조, 내부에서 출토된 벼루와 대형 토기 조각으로 볼 때 제의 등 특수한 성격의 건물 터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 백제왕도핵심유적보존관리사업추진단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건물 터와 익산 쌍릉과의 관련성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앞서 2018년 쌍릉 대왕릉에서 50대 이상의 남성으로 추정되는 인골이 발견돼 무덤의 주인이 ‘서동요’의 무왕일 가능성이 커졌다.
  • “고작 12g 마스크 쓰느니 마느니 싸워” 美학생 일침…학부모들은 야유

    “고작 12g 마스크 쓰느니 마느니 싸워” 美학생 일침…학부모들은 야유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강조한 고등학생에게 미국 학부모들이 냉소와 야유를 퍼부었다. 미국 프레즈노비 보도에 따르면 20일 캘리포니아주 클로비스연합학군 이사회 회의장에서는 한 고등학생 연사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옹호 발언 이후 고성이 오갔다. 이날 회의는 프레즈노카운티감독위원회가 코로나19 관리를 위해 일선 학교에 대한 지역 통제권을 보장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뒤 마스크 착용 의무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미겔 아리아스 프레즈노 시의원은 “마스크 착용과 백신 접종은 주정부 명령이지만, 마스크 착용에 반대하는 학부모가 이사회 회의장으로 몰려갔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들은 학교 댄스파티에 참가하고자 하는 학생은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장학사 말에 불만을 표했다.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함이라는 설명에는 “우리 젊은이들이 그렇게 부실한 줄 아느냐”고 조롱했다. 마스크 착용을 강조한 고등학생 연설자에게도 야유와 비난을 쏟아냈다.연설자로 나선 부캐넌고등학교 3학년 라비 즈웹터는 “수백만 명이 사랑하는 가족을 잃는 동안 우리는 여기에 앉아 12g짜리 천 조각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가식과 오만은 접어두고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라. 만약 그들이 아무런 말도 없이 갑자기 죽는다면 어떨지 생각해 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건강한 사람들이 마스크와 백신에 불만을 토로하는 걸 듣느라 속이 메스꺼울 지경이다. 당신의 무지와 특권을 드러내는 것일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학생 연설 이후 청중 사이에서는 고성이 오갔다. 현장에 있었던 한 관계자는 “공개된 동영상에서는 잘 들리지 않지만 회의실을 빠져나가는 학생 연설자 등 뒤로 학부모들의 야유와 비난이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에이머 오브라이언 클로비스연합학군 장학사도 “충격적이며 절대 용인할 수 없는 회의였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장학사는 “향후 우리 학생들이 이사회에 참석할 때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현재의 회의 프로토콜을 재검토해달라고 연합학군 총장에게 요청했다”면서 충격을 받았을 학생에게 미안함을 전했다.미국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쏟아진 캘리포니아 도심은 최근 잃었던 활기를 되찾고 있다. 8월 한때 하루 1만7000명씩 쏟아졌던 신규 확진자가 두 달 사이 급감, 하루 3000명대까지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신 접종 완료율이 60% 남짓이라 아직 경계를 늦출 순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는 7월 주 공무원과 의료계 종사자 25만여 명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데 이어, 내년부터 12세 이상 학생도 백신을 맞아야 등교할 수 있도록 접종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그러나 마스크 착용과 백신 접종을 강요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사람마다 건강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선택은 개인 자유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학생들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선택권 침해와 학대 소지가 있다는 게 반대론자들의 설명이다.
  • [유통기자의 이건 못 참지] “명품 대신 그림에 투자할래요”… 아트페어로 향한 MZ세대/오경진 기자

    [유통기자의 이건 못 참지] “명품 대신 그림에 투자할래요”… 아트페어로 향한 MZ세대/오경진 기자

    “명품 지르는 것보다 좋아하는 그림을 소장하는 게 더 가치 있다고 느껴져요.”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 이희진(34·가명)씨는 얼마 전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 방문했다가 충격을 받았다. 코로나19 시국인데도 현장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고, 입장 대기 줄도 무척 길어서다. 지난해부터 갤러리를 찾기 시작했다는 이씨는 요즘 미술 서적을 탐독하며 나름의 ‘안목’을 기르고 있다. 그는 “유명 컬렉터가 될 만큼의 여유는 없지만 알려지지 않은 신진 작가의 그림은 충분히 살 수 있다”면서 “앞으로는 주목받지 못했던 작가들을 직접 발굴하고 싶다”고 말했다. 재테크로서의 미술을 의미하는 ‘아트테크’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건 미술시장의 새로운 수요층으로 유입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다. 한국화랑협회에 따르면 지난 13~17일 열린 KIAF에서 팔린 미술품 매출액은 약 650억원으로 2019년(310억원)의 2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객 수는 약 8만 8000명으로 2019년보다 7%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방문객 중 상당수가 2030세대였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이들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마음에 드는 작품을 직접 구매하기도 했다. 특수한 부유층만 누리던 취미인 미술품 수집이 대중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문가들은 “자산을 불리는 데 관심이 많은 MZ세대가 투자 가치는 물론 독특한 취향까지 과시할 수 있는 수단으로 미술품을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투게더’처럼 투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플랫폼도 등장했다. 고가의 미술품의 소유권을 개인이 부담할 수 있는 조각으로 나눠 공동구매를 진행한다. 앞서 편의점 이마트24와 함께 도시락을 사면 작품 소유권 조각을 경품으로 주는 행사로 호응을 얻었다. 백화점 등에 작품을 렌털하고 발생한 수익을 회원들끼리 나눈다. 원매자가 나타나면 찬반 투표로 매각도 진행한다. 김창열의 ‘물방울’은 2억 1753만원에 공동구매가 완료된 뒤 156일 만에 개인 소유자에게 2억 9500만원에 매각되며 35.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은우 아트투게더 대표는 “회원 중 2030세대 비중이 65% 이상이다. 소액투자, 공동구매에 거부감이 없는 젊은 세대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도 ‘아트 비즈니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공간’을 영업 수단으로 삼는 백화점·호텔이 대표적이다. 신세계는 지난 8월 강남점 3층 해외패션 전문관에 120여점의 예술작품 전시 및 판매 공간을 마련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2월부터 연간 상·하반기 예술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아트 뮤지엄’을 진행하고 있다. 파라다이스시티, 워커힐호텔리조트 등 유명 호텔이나 리조트도 여유 공간을 갤러리로 활용해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6월부터 자체 백화점 갤러리를 전시와 상시 판매 공간으로 탈바꿈한 ‘아트 롯데’를 선보였다. 지난 8월에는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롯데 갤러리관’까지 열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당초 설정한 연간 목표를 조기에 달성해 최근 대폭 상향 조정했다”면서 “가격은 수십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주로 100만원대 작품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술품 시장에도 거품 우려는 여전하다. 빠르게 성장하고는 있지만 언제 어떻게 사그라들진 알 수 없다. 그러나 수백년간 이어진 시장인 만큼 평론 등 인프라도 탄탄하고 최근 자금 유입으로 신진들의 경제적 여유도 보장돼 시장 내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건스탠리,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금융사들도 내부에 아트 어드바이저팀을 꾸리는 등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박민경 글로벌 아트 어드바이저는 “뉴욕에서도 1990년대 급팽창하는 시장에 거품 우려가 나왔지만 이후 어느 국가나 문화권을 막론하고 꾸준히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미술품은 여러 가치가 중첩된 물건으로 꼼꼼한 공부를 통해 안목을 기르고 지식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혁신과 공존 사이… 사라진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탐색

    혁신과 공존 사이… 사라진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탐색

    임민욱은 영상 설치, 조각, 평면 작업을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미술가다. 장영규는 영화, 무용, 연극, 현대미술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작업하는 전방위 음악인이다. ‘범 내려온다’의 이날치 밴드 이전에 어어부 프로젝트, 씽씽 밴드 등을 이끌었다. 1968년생 동갑내기인 두 예술가는 전통의 계승과 소멸, 근대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통분모로 오래전부터 협업해 온 사이다. ●장영규, 음악가로는 ‘타이틀 매치’ 첫 참여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이 올해 ‘타이틀 매치’ 전시의 주인공으로 이들을 초대했다. 2014년부터 매년 두 명의 작가를 선정해 실험적인 2인전을 선보이는 ‘타이틀 매치’에 음악가가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먼저 제안을 받은 임민욱이 함께할 동반자로 장영규를 추천했고, 이들의 작업을 유심히 지켜봐 온 미술관 측도 전적으로 찬성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전시 제목은 ‘교대’다. 임민욱은 근대화와 산업화의 거센 물결 속에 사라진 역사적 장소와 시간을 재구성하거나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탐색을 작업 주제로 삼아 왔다. 장영규는 전통음악의 현대화를 화두로 다양한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과거와 전통이 완전히 사라지는 ‘교체’의 대상이 아니라 순환하고 공존하는 ‘교대’의 주체라는 두 예술가의 작품관이 담긴 주제다. 전시장은 임민욱의 시각 작업, 장영규의 사운드 작업, 그리고 둘이 협업한 영상 작품으로 채워졌다. 2인전이지만 의도적으로 공통점을 모색하거나 차이를 부각하는 대신 각자가 그동안 해 왔던 고유의 작업 결과물을 자유분방하게 펼치는 방식이다. 1층 전시장 중앙에 놓인 임민욱의 설치 작품 ‘두두물물’은 경주 포석정의 석축 구조를 빌려와 만든 조각들로 구성됐다. 두두물물은 삼라만상을 뜻하는 한자성어다. 작가는 신라가 몰락한 비운의 장소로 알려졌지만 정작 사실관계를 단정 지을 수 없는 공간인 포석정의 형태 안에 자신이 간직해 오던 물건이나 자주 사용하던 재료들을 고정시켜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담아냈다. 새 모양의 나무 지팡이들로 제작한 ‘나무는, 간다’ 연작은 신라 시대 새 모양의 토기를 무덤에 넣는 장례 풍습과 맞닿는다. 유민경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학예사는 “새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 주는 메신저로, 사라지는 것은 없고 다른 형태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장영규는 ‘수궁가’, ‘심청가’ 등 스승과 제자의 판소리 전수 과정을 녹음한 카세프테이프 10세트를 5개의 사운드 테이블에 저장한 사운드 설치 작품 ‘추종자’를 선보인다. 악보 없이 구전으로 전승되는 전통음악이 스승을 복제하는 추종에 머물지 않고, 능동적으로 현대화할 가능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관람객은 사운드 테이블에 앉아 헤드폰으로 음원을 감상할 수 있다.●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서 11월 21일까지 영상 설치 작품 ‘교대-이 세상 어딘가에’는 임민욱과 장영규가 이번 전시를 위해 함께 만든 신작이다. 1979년 김민기의 노래극 ‘공장의 불빛’ 공연 녹화본과 최근 이날치 밴드가 ‘아침이슬 50년’ 헌정 음반에 수록한 노래 ‘교대’의 녹음 장면을 촬영해 9분 22초 영상으로 제작했다. 과거의 시간이 현재로 이어지는 교대의 의미를 시각과 청각적으로 설득력 있게 구현했다. 이 밖에 임민욱의 리퀴드 드로잉 연작인 ‘드림랜드’, 장영규의 또 다른 사운드 설치 ‘세공’ 등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11월 21일까지.
  • 2000년 전 부자가 잃어버린 보석, 예루살렘서 발견…고고학적 가치 높은 이유

    2000년 전 부자가 잃어버린 보석, 예루살렘서 발견…고고학적 가치 높은 이유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2000년 된 보석이 완벽히 보존된 채 발견됐다고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 언론이 22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자연·공원청(INPA)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라일락 자수정은 약 2000년 전 당시 반지에 이용된 보석으로 추정되며, ‘통곡의 벽’(유대교 2차 성전 대표 유물이자 유대인들의 성지) 인근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해당 보석을 분석하던 중 표면에 독특한 형태의 그림이 새겨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해당 그림은 2000년 전 당시 성전의 향수를 만드는 데 사용된 값비싼 식물인 ‘갈르앗의 발삼’으로 알려졌다. 콤미포라 길레아덴시스(commiphora gileadensis)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발삼’ 또는 ‘아라비아 발삼나무’라 불린 이것은 부유한 티레의 상인들이 유다왕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여기에서 분비되는 끈끈한 수지성 물질의 발삼유는 향료나 향수 제조에 널리 사용됐다.고대 중동지역에서는 이를 매우 귀하게 여겼는데, 성경에는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나온 직후 장막에서 사용한 기름과 향에 들어가는 성분 중 하나로 언급되기도 했으며, 요르단 강 동편 지역인 길르앗의 특산품으로 꼽히기도 했다. 고고학자들은 이번에 발견된 라일락 자수정의 표면에는 그려진 그림이 발삼을 최초로 묘사한 그림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발삼이 그려진 라일락 자수정에서는 반지로 착용하는데 사용되는 금속 철사가 삽입된 구멍이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이 보석이 서기 70년 전후 누군가에 의해 배수로에 떨어져 분실된 것으로 추측했다. 현지 고고학자인 엘리 슈크론은 “지금까지 우리가 역사적 기록으로만 읽을 수 있었던, 매우 귀하고 유명한 식물의 조각이 있는 보석을 처음 발견했다. 이는 전 세계에서 최초라고 추정되는 만큼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삼유는 향수와 치료제를 만드는데 사용됐으며, 제2차 성전시대 당시 성전의 향을 만드는데 사용된 재료 중 하나이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면서 “보석에 새겨진 조각이 이 보석반지를 끼고 있던 사람의 신원을 증명하며, 그는 재력을 가진 유태인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와우! 과학] 지구 방어를 위한 ‘소행성 요격 미사일’ 나올까? (연구)

    [와우! 과학] 지구 방어를 위한 ‘소행성 요격 미사일’ 나올까? (연구)

    6600만 년 전 지구를 강타한 지름 10km 급 소행성 충돌로 인해 비조류 공룡을 비롯한 수많은 중생대 생물들이 모두 멸종했다. 사실 이때 포유류를 비롯한 다른 생존자들도 큰 타격을 입었으나 소수의 생존자들이 살아남는 데 성공해 신생대의 주역이 된다. 하지만 이런 소행성이 다시 지구에 충돌하다면 인류를 포함한 모든 포유류가 멸종할 수도 있다.  다행히 이런 거대 소행성이 가까운 미래에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나사는 지구 근접 소행성에 대한 상세한 리스트를 작성해 위험도에 따라 등급을 매기고 감시하고 있는데, 적어도 지금까지는 당장 인류가 파괴시키거나 궤도를 수정해야 할 소행성은 없는 상태다.  다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유럽 우주국과 나사는 우주선을 충돌시켜 소행성의 궤도를 수정하는 임무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 말 발사될 나사의 DART 우주선이 소행성에 충돌해 궤도를 살짝 수정하는 첫 임무를 수행한다. DART는 작은 우주선이지만, 빠른 속도로 충돌하면 상당한 운동에너지를 지닌다. 그리고 먼 거리에서 궤도를 살짝만 수정해도 나중에는 지구를 비켜갈 수 있을 만큼 변경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충분히 먼 거리에서 오는 어느 정도 큰 크기의 소행성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러시아를 강타한 첼랴빈스크 운석처럼 지름 수십m 이내의 작은 소행성은 현재 소행성 감시망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지구에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름 50m 소행성도 지구에 충돌하면 메가톤급 핵무기와 같은 위력을 지니기 때문에 잠재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필립 루빈 교수가 이끄는 과학자 팀은 이렇게 갑자기 나타나는 소행성을 파괴할 수 있는 지구 근접 방어 시스템을 제안했다. 연구팀이 제안한 파이 종말 단계 행성 방어 (PI-Terminal Planetary Defense) 시스템은 탄도 미사일 방어 시스템과 유사한 방식으로 대기권에 진입하는 소행성을 높은 고도에서 미사일로 파괴한다.  그런데 탄도 미사일과 달리 소행성은 적어도 수만 톤 이상의 큰 질량을 지닌 천체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는 파괴할 수 없다. 핵무기가 가장 효과적인 파괴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지구 대기권에 방사선 낙진을 만들 뿐 아니라 적대 국가의 핵 공격으로 오인하는 경우 심각한 무력 충돌이 일어날 위험성도 있다.  따라서 연구팀은 지름 10-30cm, 길이 1.8-3m 정도의 금속 관통봉 (penetrator rod) 여러 개를 확산시켜 소행성과 충돌시키는 대안을 제시했다. 금속봉 자체의 무게는 소행성보다 매우 작지만, 엄청난 속도로 충돌하기 때문에 쉽게 관통하면서 소행성을 갈라 놓는다. 대부분의 소행성은 사실 잡석 더미가 중력에 의해 느슨하게 묶인 형태이기 때문에 쉽게 파괴되어 작은 조각으로 갈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작게 조각난 소행성은 대부분 지구 대기권에서 타버린다. 일부는 지상으로 떨어질 순 있지만, 더 이상 핵무기급 파괴력은 지닐 수 없다.  파이 종말 단계 행성 방어 시스템은 아직은 개념 제안 단계다. 이런 형태의 요격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 뿐 아니라 지구 전체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세계 여러 지역에 분산 배치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레이더와 망원경을 포함해 소행성 진입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요격 미사일 발사를 제어할 시스템도 필요하다. 비용과 정치적 문제를 생각하면 당장 개발이 이뤄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래도 과학자들은 소행성 방어를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활발하게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첼랴빈스크 운석 사건이나 최근 지구를 스쳐 지나간 소행성들을 보면 지구가 앞으로 100%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많은 연구와 논의를 통해 결국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 [이건 못 참지]“명품 대신 그림에 투자할래요”…아트페어로 향한 MZ세대

    [이건 못 참지]“명품 대신 그림에 투자할래요”…아트페어로 향한 MZ세대

    “명품 지르는 것보다 좋아하는 그림을 소장하는 게 더 가치 있다고 느껴져요.” 평소 그림 보는 걸 좋아하던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 이희진(34·가명)씨는 얼마 전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 방문했다가 충격을 받았다. 분명 코로나 시국인데도 현장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고, 입장을 위한 대기 줄도 무척 길었다. 지난해부터 ‘아트파이낸스’(예술+금융) 분야에 관심이 생겨 갤러리를 찾기 시작했다는 이씨는 요즘 미술 서적을 탐독하며 작품을 보는 나름의 ‘안목’을 기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유명 콜렉터가 될 만큼의 여유는 없지만 명품 살 돈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신진작가의 그림은 충분히 살 수 있다”면서 “앞으로는 나만의 기준으로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발굴하고 싶다”고 말했다. 재테크로서의 미술을 의미하는 ‘아트테크’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건 미술시장의 새로운 수요층으로 유입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다. 23일 한국화랑협회에 따르면 지난 13~17일 열린 국내 최대 아트페어 KIAF에서 팔린 미술품 매출액은 약 650억원으로 2019년(310억원)의 2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객 수는 약 8만 8000명으로 2019년보다 7%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방문객 중 상당수가 2030 젊은 세대였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들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마음에 드는 작품을 직접 구매하기도 했다. 과거 특수한 부유층만 누리던 취미인 미술품 수집이 대중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산을 불리는 데 관심이 많은 MZ세대가 투자 가치는 물론 독특한 취향까지 과시할 수 있는 수단으로 미술품을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미술품 투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국내 플랫폼도 등장하고 있다.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투게더’가 대표적이다. 고가의 유명 미술품 소유권을 개인이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의 조각으로 나눠서 공동구매를 진행한다. 앞서 편의점 이마트24와 함께 도시락을 구매하면 작품의 소유권을 경품으로 주는 행사를 진행하며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작품을 백화점, 호텔 등에 렌탈하고 발생한 수익은 회원들끼리 나눈다. 작품의 원매자가 나타나면 찬반 투표를 거쳐 매각 절차도 진행한다. 김창열의 ‘물방울’은 2억 1753만원에 공동구매가 완료된 뒤 156일 만에 개인 소유자에게 2억 9500만원에 매각되며 35.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종학의 ‘풍경’은 모집금액 5570만원이었는데, 209일 만에 8000만원(43.4%)에 팔렸다. 이은우 아트투게더 대표는 “회원 중 2030 비중이 65% 이상”이라면서 “소액투자와 공동구매에 거부감이 없는 젊은 세대가 미술품 조각거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업계도 ‘아트 비즈니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공간’을 영업 수단으로 삼는 백화점, 호텔업계가 대표적이다. 신세계는 지난 8월 강남점 3층 해외패션 전문관에 약 120여점의 예술작품 전시 및 판매 공간을 마련했다. 전문 큐레이터가 상주해 작품을 소개해준다. 데이비드 호크니, 알렉스 카츠, 김창렬, 이우환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접하고 구매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2월부터 연간 상·하반기 예술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아트 뮤지엄’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쿠사마 야요이, 정현숙 등의 작품 150여점을 지난 3월에 선보였고, 지난 8일부터 24일까지는 회화, 미디어아트 전시도 진행했다. 파라다이스시티, 워커힐호텔리조트, 안다즈 서울 강남 등 유명 호텔이나 리조트도 여유 공간을 갤러리로 활용해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오는 12월부터 예술 관련 대대적인 행사도 준비 중이다.롯데백화점도 지난 6월부터 자체 백화점 갤러리를 전시는 물론 상시 판매 공간으로 탈바꿈한 ‘아트 롯데’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갤러리 전담조직까지 신설했다고 한다. 지난 8월에는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롯데 갤러리관’까지 열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당초 설정한 연간 목표를 조기에 달성해 최근 대폭 상향조정까지 했다”면서 “제품가격은 수십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주로 100만원대 작품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술품 시장에도 ‘거품’ 우려는 여전히 있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는 있지만 언제, 어떤 요인으로 사그라들진 알 수 없다. 그러나 “실체가 없다”고 비판받으며 폭락과 폭등을 반복하는 가상화폐와는 달리 수백년간 이어져 온 시장인 만큼 평론 등 관련 인프라도 탄탄하고, 최근 자금이 유입되면서 작가들에게 경제적 여유도 가져다주는 등 선순환 구조가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건 스탠리,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금융사들도 내부에 아트 어드바이저팀을 꾸리고 미술계를 후원하거나 파트너십을 맺는 등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아트 어드바이저로 활동하는 박민경씨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미술시장을 주도하는 뉴욕에서도 1990년대 급팽창하는 시장에 대한 거품 우려가 제기된 적 있었으나, 이후 어느 국가나 문화권을 막론하고 관련 시장은 꾸준히 우상향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술품은 미적, 학술적, 사회적, 역사적 가치가 중첩된 물건으로 단순히 투자의 목적으로만 바라봐서는 위험하다”면서 “직접 현장을 다니며 자신의 취향을 확인하고 안목을 쌓는 동시에 전문가들의 의견, 작품과 작가의 정보 등에 대한 꼼꼼한 공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서울포토] 미국 도심에 나타난 거대 조각상

    [서울포토] 미국 도심에 나타난 거대 조각상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저지시티에 조각상 ‘물의 영혼(Water‘s Soul)’이 설치돼 있다. 80피트(약 24m) 높이의 이 조각상은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대며 허드슨강 너머 뉴욕 스카이라인을 향해 침묵을 호소하는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 작품을 제작한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의 예술가 자우메 플렌사는 이 조각상이 조용한 사색을 불러일으키는데 영감을 주기 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AP 연합뉴스
  • 이집트 당국, AI 로봇 예술가 열흘 구금했다가 풀어줘

    이집트 당국, AI 로봇 예술가 열흘 구금했다가 풀어줘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AI) 로봇 예술가 `아이다(Ai-Da)’가 이집트 보안당국에 구금됐다가 열흘 만에 풀려났다고 영국 BBC가 21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아이다 로봇은 이날 이집트 기자의 대(大)피라미드 옆에서 진행되는 ‘포에버 이즈 나우’ 행사 도중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최근 이집트에 입국했다. 하지만 국경수비대가 보안 문제를 들어 아이다 로봇과 로봇 조작자 에이던 멜러를 구금하는 바람에 전시회가 취소될 뻔한 위기에 몰렸다. 당국은 아이다 로봇이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는 카메라 렌즈와 컴퓨터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보안 규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멜러는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를 통해 “로봇에서 컴퓨터 모뎀을 버릴 수는 있지만 그녀의 눈을 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세관에서 열흘을 지내다 아이다 로봇과 멜러는 이날 전시회 시작을 몇 시간 앞두고서야 겨우 풀려날 수 있었다. 카이로 주재 영국 대사관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멜러는 “그녀는 예술가 로봇이며, 스파이가 아니다”며 “사람들은 로봇을 두려워 한다. 난 그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아이다의 목표는 기술 개발의 남용을 강조하고 경고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은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2019년 선보인 아이다 로봇은 영국 로봇기업 엔지니어드아츠(Engineered Arts)와 옥스퍼드 대학과 리즈 대학 연구진이 함께 개발한 로봇이다. 아이다는 카메라로 사물을 관찰해 내장된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작품을 구상하며 로봇팔을 작동해 그린다. 이름은 영국의 낭만파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의 외동딸로 수학자이자 세계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알려진(물론 논란은 있음) 에이다 러브레이스(1817~1852년)에서 따왔다. 한편 아이다 로봇은 다음달 7일까지 이어지는 ‘포에버 이즈 나우’ 전시회에 점토 조각을 출품한다.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로 알려진 ‘아침에는 네 발, 정오에는 두 발, 저녁에는 세 발’을 해석한 작품이라는데 어떤 작품일지 궁금하다.
  • “콜럼버스보다 470년 먼저, 정확히 1000년 전 바이킹 북미 대륙에”

    “콜럼버스보다 470년 먼저, 정확히 1000년 전 바이킹 북미 대륙에”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00년 전에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딛은 유럽인이 있었으니 바이킹 족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바하마 제도에 당도한 것이 1492년이니 그보다 무려 470년 이상 앞당겨진 것이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 연구팀이 캐나다 뉴펀들랜드의 랑스 오 메도우에서 발견된 나뭇조각들에서 1000년 전 바이킹이 남긴 흔적을 찾아냈다는 연구 결과를 20일(현지시간) 발간된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실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세 가지 다른 나무에서 잘려나간 나뭇조각들의 나이테를 분석했다. 서기 992년부터 이듬해까지 이어진 태양폭풍 때문에 이 시기 생성된 나이테에서 높은 수치의 방사성 탄소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에 착안했다. 태양폭풍의 흔적이 새겨진 나이테들은 세 나무의 껍질로부터 모두 스물아홉 번째 나이테였다. 나무가 잘려나간 시점이 태양폭풍 발생 29년 뒤라는 얘기다. 연구팀은 나무가 1021년 잘렸다는 결론을 내렸다. 100명 정도의 바이킹 족이 매달려 나무를 잘라내고 그것으로 집을 짓고 선박을 수선했다고 추정했다. 이런 추론이 가능한 것은 두 그루의 젓나무와 한 그루의 향나무로 보이는 나무 조각들이 도끼로 추정되는 쇠날에 절단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11세기 북미에 거주하던 원주민들은 쇠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무를 잘라낸 것은 대서양을 건너온 유럽인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지난 1960년대 랑스 오 메도우에선 북유럽 양식의 구리로 만든 핀과 함께 그린란드의 바이킹 유적과 닮은 거주지 흔적이 발견됐다. 그 뒤 바이킹이 그린란드를 거쳐 북미에 도착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증거로 확인된 것은 구전 설화를 문자로 기록한 13세기 문서가 가장 오래된 것이었다. 그린란드 정착촌을 맨처음 세운 에릭 붉은이의 아들 레이프 에릭손(행운아 레이프)가 이 마을을 세운 것으로 나온다. 일부에서는 이 마을이 여섯 차례 이어진 탐사의 전진 기지 역할을 했다고 본다. 그런데 이 마을은 3~13년 뒤 버려지고 바이킹들은 그린란드로 돌아갔다. 원주민과의 싸움과 갈등 때문이었다. 당시 원주민들은 바이킹을 스크랠링(Skræling)이라고 불렀는데 글자 대로라면 “동물 거죽을 입은 이들”이란 뜻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정확히 연대까지 추론하게 된 것이다.
  • 경계 너머 ‘시대의 질문’ 던지다

    경계 너머 ‘시대의 질문’ 던지다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에는 세계 최대 구리 광산과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알마(ALMA)가 있다. 땅을 파는 채굴과 우주 행성 탐험이 공존하는 독특한 공간이다.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최찬숙 작가는 2019년 이곳에서 3개월간 머물렀다. 오랜 이주 생활을 통해 땅과 터전, 토지 소유 문제에 관심을 가져온 그는 원시적인 땅의 모습을 간직한 아타카마 사막에서 태초부터 이어져 온 땅과 인간의 관계를 깊이 사유했다.●최찬숙 ‘큐빗 투 아담’… 땅과 인간의 관계 란 20일 개막한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1’ 전시에서 최 작가는 아타카마 사막에서 촬영한 영상으로 제작한 신작 ‘큐빗 투 아담’을 선보였다. 모두의 자연이었던 땅의 원래 모습을 탐사하면서 땅을 소유하려는 인간의 욕망이 메타버스 같은 가상세계에서조차 토지 소유권을 거래하는 모습으로 발현되는 현실을 짚는다. 폭등하는 집값으로 부동산 불로소득, 토지공개념 등에 관한 논의가 주목받는 시점에서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김상진 ‘로파이…’ 현실 파고드는 가상 경험 올해로 10회를 맞은 ‘올해의 작가상’이 동시대 이슈를 다룬 4인 4색의 개성적인 전시로 관람객을 맞는다. 이 상은 매년 상반기에 후보 작가 4명을 뽑아 하반기에 신작 전시를 공개하고, 전문가 심사를 거쳐 최종 1명을 선정한다. 올해는 김상진, 방정아, 오민, 최찬숙 작가가 후보에 올랐다. 조각, 설치, 회화, 영상 등 다양한 매체 실험과 시의성 있는 주제로 모처럼 짜임새 있는 전시를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김상진 작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가상화폐, 메타버스 등의 가상 경험이 현실 세계에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한 현상에 주목한 설치, 조각, 영상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장 중앙에 놓인 ‘로파이 마니페스토-클라우드 플렉스’는 교탁과 책상은 비어 있고, 천장의 LED 스크린에 사람들의 다리가 매달려 있는 장면을 연출한 설치 작품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된 현실을 은유했다. 영상 합성기술에 사용되는 초록색 크로마키 슈트를 입은 사람이 투명 샌드백 안에 갇혀 있는 조각 작품 ‘크로마키 그린’은 가상과 현실의 경계에 대한 질문과 아울러 자연을 상징하는 초록색이 삭제를 위한 인위적 도구로 활용되는 역설을 돌아보게 한다.●방정아 ‘흐물흐물’… 권력·체제 향한 날 선 회화 방정아 작가는 자신이 거주하는 부산에서 벌어진 주한미군의 탄저균 실험과 원전의 위협, 복잡한 정치 상황 등을 소재로 한 회화 작품들을 출품했다. ‘흐물흐물’을 주제로 한 그림들은 윤곽을 일부러 흐트러뜨린 탓에 흘러내릴 듯하다. 권력, 체제 등에 대한 비판 의식이 1980년대 걸개그림을 차용한 형식과 맞물려 선명하게 다가온다.●오민 ‘헤테로포니’… 시간의 본질 꿰뚫는 감각 음악, 사운드, 퍼포먼스 등을 통해 시간의 속성과 본질에 천착해 온 오민 작가는 5개 화면과 사운드로 구성한 신작 ‘헤테로포니’에서 과거의 퍼포먼스를 촬영한 영상이 현재와 미래의 시간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는지 모색한다. 헤테로포니는 하나의 선율을 여러 사람이 동시에 연주할 때 연주자 개개인의 선율이 한데 공존하는 상태를 뜻하는 음악 용어다. 전시는 내년 3월 20일까지.
  • 휴대폰 통째로 삼킨 이집트 남성…6개월 동안 나오길 기다렸다

    휴대폰 통째로 삼킨 이집트 남성…6개월 동안 나오길 기다렸다

    복통을 호소하던 이집트 남성 배에서 휴대폰이 통째로 나왔다. 16일 중동 매체 걸프투데이에 따르면 아스완주의 한 남성이 통째로 삼킨 휴대폰 때문에 황천길에 오를 뻔했다고 전했다. 아스완대학병원 의료진은 복통을 호소하던 익명의 환자 배에서 정체불명의 이물질을 확인했다. 엑스레이 촬영 결과 이물질은 다름 아닌 휴대폰으로 드러났다. 스완대학병원 모하메드 엘다슈리 의장은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면서 “환자 배 속에 휴대폰이 통째로 들어 있었다”고 황당함을 드러냈다.환자 상태는 심각했다. 위장에 꽉 낀 휴대폰 때문에 음식물이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면서 장내 곳곳에 감염이 발생했고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었다. 의료진은 곧장 환자의 위장에서 휴대폰을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했으며, 환자는 가까스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병실로 돌아갔다. 보도에 따르면 환자는 6개월 전 스스로 휴대폰을 삼켰으며, 휴대폰이 자연스럽게 몸 밖으로 빠져나오겠거니 생각했다. 그러나 휴대폰은 위장 속에서 문제를 일으켰고 환자는 복통이 너무 심해 움직일 수 없을 정도가 되어서야 병원을 찾았다. 환자가 왜 휴대폰을 삼킨 건지, 또 현재 상태는 어떤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몇 달 전 코소보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9월 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코소보 프리스타에 사는 33세 남성 역시 휴대폰을 통째로 삼켰다가 복통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모조품인 휴대폰 배터리에서 부식성 물질이 누출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한 의료진은 서둘러 휴대폰 제거에 나섰다. 의료진은 “내시경으로 위장 속을 살피며 휴대폰을 세 조각으로 쪼갰다. 복부를 절개하지 않고 2시간에 걸쳐 휴대폰을 제거했으며 합병증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장 내에서 배터리가 폭발할 가능성도 있어 걱정이 컸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코소보 환자 역시 휴대폰을 삼킨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 분홍빛 한가득… 추위 속 따스한 ‘이불’

    분홍빛 한가득… 추위 속 따스한 ‘이불’

    때 이른 추위로 움츠러든 바깥 분위기와 달리 전시장 안은 봄기운이 감돌았다. 분홍색을 주조로 한 회화 작품들이 벚꽃처럼 화사했다. 순간적으로 ‘장소를 잘못 찾아왔나’ 싶었다. 전시 주인공이 그동안 보여 줬던 강렬하고 도발적인 조각 작품들과 달라도 너무 달라서다.동시대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이불 작가 개인전 ‘이불’이 서울 성북구 BB&M 갤러리 개관전으로 다음달 27일까지 열린다. 지난 3~5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1980년대 후반부터 초기 10년간 작업을 갈무리한 대규모 회고전을 펼쳤던 이불은 이번 전시에서 지금까지 국내에선 공개하지 않았던 최신 연작들을 선보인다. 분홍과 노랑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색감이 어우러진 ‘퍼듀’ 연작은 실크 위에 여러 겹의 아크릴 페인트와 돌가루를 섞은 자개를 사용해 입체적으로 표현한 회화다. 비정형의 추상적 이미지는 전시장에 함께 소개된 작가의 초기 바이오모픽 조각 ‘스틸’(2004)의 형태를 확대하고 변주한 것이다. 바이오모픽은 살아 있는 유기체의 모양에 근거한 추상 형태를 말한다. ‘스틸’은 생물과 기계의 결합을 다룬 이불의 대표 조각 시리즈 ‘사이보그’와 ‘아나그램’ 사이에 위치하는 중요한 작품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유기체와 기계의 결합을 조각이 아닌 평면에서도 구현할 수 있을지 시도하고 싶었다”면서 “조각 작업을 하기 전 드로잉하는 과정을 발전시켜 회화와 조각의 중간 형태인 입체 회화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2017년 뉴욕 전시에서 선보인 이후 외국에서는 몇 작품씩 꾸준히 발표했지만 국내에선 주로 대형 조각 전시가 열리는 바람에 소개할 기회가 없었다”는 작가는 “이러다간 너무 늦을 것 같아서 작품 수가 많지 않음에도 전시를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출품작은 조각 2점을 포함해 모두 13점이다. ‘실패한 유토피아’에 천착하는 작가의 기존 작품들은 대부분 무채색 계열로 음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와 달리 분홍색을 택한 이유에 대해 작가는 “올봄 집에서 작업하는데 사방에 핀 매화, 벚꽃이 기분을 들뜨게 하더라”면서 “따스하고 화사한 기운을 담고 싶었다”고 했다. 2층 전시장에 걸린 자개 입체 회화의 또 다른 연작 ‘무제, (취약할 의향-벨벳)’ 시리즈에선 디스토피아적인 현실을 다룬 풍경화를 만날 수 있다. 2019년 베니스비엔날레에 출품했던 4m 높이의 조각 ‘오바드’를 20% 규모로 축소해 제작한 ‘오바드를 위한 스터디’도 선보인다.
  • 1%에 쏠린 99%의 富… 황소 노려보는 고릴라

    1%에 쏠린 99%의 富… 황소 노려보는 고릴라

    18일(현지시간) 소셜 커뮤니티 사피엔이 설치한 고릴라 하람베의 조각상이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상징인 ‘돌진하는 황소’상을 마주하고 있다. 하람베는 2016년 미 신시내티동물원에서 한 아이가 울타리 안으로 떨어지자, 비극적으로 사살된 고릴라다. 조각상 주위의 바나나는 부의 불평등에 항의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벤트에 사용된 바나나는 지역 푸드뱅크에 기증될 예정이다. 뉴욕 AP 연합뉴스
  • [아하! 우주] 서로 다른 각도로 자전하는 한 쌍의 아기별 포착

    [아하! 우주] 서로 다른 각도로 자전하는 한 쌍의 아기별 포착

    우주에는 두 개의 별이 서로 주위를 공전하는 쌍성계가 흔하다. 과학자들은 쌍성계 주변에는 별의 중력 간섭 때문에 행성이 생성되기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관측 결과 생각보다 많은 외계 행성을 포착했다. 스타워즈에 나오는 태양이 두 개인 행성인 타투인 행성이 사실은 그렇게 드문 경우가 아니었던 셈이다. 과학자들은 쌍성계 주변에서 행성이 생성된 후 안정적으로 궤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후속 연구를 진행했다. 일본 가고시마 대학의 이치카와 타카노리가 이끄는 연구팀은 칠레 고산 지대에 설치된 강력한 전파 망원경인 ALMA(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를 이용해 지구에서 460광년 떨어진 어린 별인 'XZ 타우리'(XZ Tauri)를 조사했다. XZ 타우리는 T 타우리 별(T Tauri stars, TTS)이라고 불리는 태어난 지 1000만 년 이내의 어린 별로 분류된다. 별의 긴 일생을 생각하면 1000만 년 이내는 신생아에 속하는 아기별이다. 따라서 T 타우리 별 주변에는 아직 행성으로 자라나지 못한 가스와 먼지의 고리인 원시행성계 원반(protoplanetary discs)을 흔히 관측할 수 있다. XZ 타우리는 두 개의 T 타우리 별이 태양과 명왕성 거리만큼 가까운 위치에서 서로의 주변을 공전하는 아기별 쌍성계다. 연구팀은 2015년, 2016년, 2017년에 이르는 3년 간의 관측 데이터를 분석해 그 사이 XZ 타우리 쌍성계의 공전 속도와 방향을 확인했다. 3년 동안 동반성이 이동한 거리는 지구-태양 거리의 3.4배인데, 데이터를 분석한 과학자들은 두 별 주변의 원시행성계 원반이 같은 평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각도로 마주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이 관측 결과가 중요한 이유는 쌍성계와 쌍성계 주변 행성 생성 가설 중 하나를 지지하기 때문이다. 쌍성계의 생성 가설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큰 가스 구름에서 작은 가스 구름들이 조각나면서 각각 자전하는 원시 가스 구름이 생성되었다는 주장이다. 두 번째 가설은 하나의 큰 원반에서 작은 원반이 분리되어 나와 두 개의 아기별이 생성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 가설이 맞다면 두 개의 원반이 같은 평면에서 나란히 공전하겠지만, 첫 번째 가설이 옳다면 초기부터 다른 각도로 공전할 수 있다. 이번 관측 결과는 첫 번째 생성 가설을 지지한다. 물론 아직 쌍성계 주변 원시 행성계 원반 중 극히 일부만 관측했기 때문에 주로 어떤 방식으로 쌍성계 주변 행성계가 형성되는지 판단하기는 이르다. 과학자들은 최신 관측 장비와 기술의 도움으로 이 질문에 대한 정답에 조금씩 접근하고 있다.
  • 산불 키운 뒷산, 전복 죽는 바다… 민서네·순주네 울리는 온난화

    산불 키운 뒷산, 전복 죽는 바다… 민서네·순주네 울리는 온난화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이 좀 무서워했으면 좋겠다”며 세계 지도자들을 질타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불타고 있는 건 툰베리의 집만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집이고 미래다. 환경학자들은 “미래 세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고, 당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과 이기심을 위해 지구를 계속 채찍질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언제든 인류의 ‘마지막 세대’로 전락할 수 있다.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생존 보고서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그린피스가 함께했다.‘강원 동해안 및 산간지방은 우리나라 대설 다발지역으로 1, 2월에 많은 눈이 내린다.’ 지리 교과서는 강원도를 이렇게 소개한다. 그러나 강원도에 눈이 많이 온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눈 쌓인 태백산맥을 보기 어려워졌다. 눈이 귀해지면서 강원도의 산은 바싹 말랐다. 건조해진 산은 불쏘시개다. 2019년 강원 고성과 속초를 휩쓸었던 산불은 도로변 전신주 고압전선이 끊어지며 시작된 인재였지만 수분기 없는 낙엽들이 불을 화마로 키웠다. 고성에 사는 정민서(15)양도 2019년 산불의 피해자다. “민서 아빠와 결혼해서 이 동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겨울에 눈이 참 많이 왔어요.” 민서 엄마 엄미숙(56)씨는 32년 전을 떠올렸다. 민서는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다. 폭설이 생소한 민서는 엄마의 기억과 다른 강원도에서 살아간다. 가족과 함께 집에서 쉬고 있던 민서는 저녁임에도 이상하리만큼 붉은 하늘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했다. 얼마 후 산불이 발생했다는 긴급재난문자가 휴대전화를 울렸다. 집 밖으로 나가니 하늘은 더 붉어졌고 멀리서 시뻘건 불길과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큰일은 아닐 거라고 믿으며 민서네 가족은 자동차에 몸을 실었다. 불길이 확산되는 속도는 점점 거세졌다. 삽시간에 집과 차 안까지 매캐한 냄새가 가득 퍼졌다. 부모님 지인의 펜션으로 몸을 피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민서 가족은 뼈대만 남기고 흉측하게 타 버린 집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민서 가족은 리조트, 연수원, 조립주택으로 피난민처럼 떠돌았다. 엄씨는 충격으로 안면에 마비가 왔다. 학교에서는 민서가 산불 피해로 불안지수가 높게 나왔다며 심리 치료를 권했다. 2년간 불안정한 생활을 하던 민서 가족은 올해 2월 새집을 지어 이사하면서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지난 5일 민서 가족과 함께 둘러본 고성·속초는 산불의 흔적을 말끔히 지워 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속초고등학교에서 1㎞만 걸어가면 뼈대만 남은 2층짜리 건물이 덩그러니 서 있다. 내부는 까맣게 그을려 이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불이 났을 당시 열기로 폭발해 깨진 유리창 조각만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 영랑호 인근 리조트 펜션 20여채도 모두 불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불이 났을 땐 멀쩡해 보였던 나무들은 2년 반 동안 서서히 죽어갔다. 산불이 이렇게 커진 데에는 건조해진 기후와 강한 바람의 영향이 컸다. 엄씨는 “눈이 많이 왔을 시절에는 한겨울에 쌓인 눈이 봄까지 꽁꽁 얼어 있고, 천천히 녹으니까 상대적으로 습했다”면서 “요새는 눈이 많이 안 오고, 눈이 와도 금방 녹으니 낙엽이 말라서 바삭바삭하다. 불이 나면 잘 탈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불 발생 빈도는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1년 산불 발생 건수는 277건, 피해 면적은 1090㏊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발생 건수 620건, 피해 면적 2920㏊로 2~3배씩 증가했다. 피해액도 2011년 290억 6300만원에서 1581억 4100만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전복 때문에 깊어진 아빠의 한숨 박수자(52)씨가 김순주(10)양을 품었던 해, 순주 아빠 김동연(58)씨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 먼바다에 나가 전복을 키우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새벽부터 배를 타러 나가는 부지런함 덕에 연매출은 8억원까지 올랐다. 순주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순주에게 전복은 웃음꽃이자 힘의 원천이고 부모님의 사랑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전복 잘 키우기로 소문난 아빠, 엄마가 한숨 쉬는 소리를 자주 들었어요. 날씨 때문에 전복이 많이 죽고 잘 자라지도 않아서 그런가 봐요. 아빠가 힘들게 고생했는데 너무 속상해요.” 순주는 지난여름 작은 배를 타고 아빠의 전복 양식장을 구경하러 갔다가 엄마를 따라 손가락으로 바닷물을 찍어 혀끝에 댔다. 어째 짠기는 안 느껴지고 맹맹했다. “엄마는 ‘소금 타야겠다’고 하세요. 몇 년 사이에 바다가 싱거워져서 전복들이 비릿해지고 잘 죽는대요. 진짜 소금 포대라도 사다가 뿌려야 할까 봐요.” 순주 엄마 박씨는 “올해는 최악의 여름이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푹푹 찌는 더위가 7월부터 찾아왔다. 전복은 수온과 염분에 예민하다. 섭씨 15~20도에서 가장 잘 자라고 더우면 먹이인 미역과 다시마를 먹지 않는다. 어민들은 양식장 수온이 23~24도일 때까지만 먹이를 주고 25도가 넘어가면 먹이 공급을 중단한다. 고수온이 계속되면 먹이를 안 주는 날이 늘어난다. 먹이를 안 주면 폐사량은 적지만 전복에 살이 차지 않는다. 생계가 달린 어민들은 양식장에서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우리는 전복 양식장을 ‘아파트’라고 불러요. 아파트 한 칸에 100㎏은 나와야 300만~400만원을 받을 수 있어요. 너무 더우면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하는데, 더위가 길어지면 언제까지 굶길 순 없잖아요. 수온이 26도일 때 몇 칸에만 미역을 줘 보는 거예요. 먹이 준 칸에서 폐사율이 60%가 넘기도 했는데 살아남은 애들은 또 굵기가 실한 거예요. 온난화에 적응하려고 이것저것 다 해보는 거죠.” 박씨는 이렇게 말했다.●기후변화 대응 실험장이 된 양식장 완도 상황은 그나마 낫다. 올여름 전남 고흥 바다 수온은 30도를 넘어 전복 양식어가 등 102가구가 피해를 봤다. 전복 290만 4000마리가 죽었고 어류, 굴·가리비도 폐사해 약 45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수온 변화가 적은 바다 밑에 사는 전복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사육하니 온도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28도가 넘으면 전복의 절반이 죽어 고수온 폐사로 본다”고 설명했다. 싱거운 바다도 순주 부모님의 근심거리다. 기후변화로 바다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바닷물이 점점 싱거워지고 있다. “더운 여름 좀 버텼나 싶었더니 9월에 비가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이 쏟아졌어요. 염도 떨어지면 전복이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비 온 직후는 괜찮아 보여도 시름시름 앓다 결국 죽더라고요.” 전남 강진만 마량 해역에선 지난 7월 5~7일 3일간 집중호우가 쏟아져 전복 2300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민물이 바다에 유입돼 염분이 5~15pus(해수 1㎏에 든 염류의 양(g))로 평소의 절반 이하로 낮아진 탓이다. 한 해 전복 농사의 시작인 가을에 찾아온 불볕더위 역시 순주네를 괴롭혔다. “9월 말이면 전복 먹이가 되는 미역 포자(씨)를 줄에 붙여 키워야 하는데 수온이 높으면 포자가 다 녹아 버려요. 어쩔 수 없이 일주일 정도 미뤘는데 하루이틀만 늦어도 미역 성장 속도가 더뎌서 손해가 크죠. 올해는 발 뻗고 자는 날이 없네요.” 고성 손지민·서울 오달란 기자 sjm@seoul.co.kr
  • 산불 키우는 바삭한 낙엽… ‘소금 응급처방’ 부르는 바다

    산불 키우는 바삭한 낙엽… ‘소금 응급처방’ 부르는 바다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이 좀 무서워했으면 좋겠다”며 세계 지도자들을 질타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불타고 있는 건 툰베리의 집만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집이고 미래다. 환경학자들은 “미래 세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고, 당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과 이기심을 위해 지구를 계속 채찍질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언제든 인류의 ‘마지막 세대’로 전락할 수 있다.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생존 보고서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그린피스가 함께했다.‘강원 동해안 및 산간지방은 우리나라 대설 다발지역으로 1, 2월에 많은 눈이 내린다.’ 지리 교과서는 강원도를 이렇게 소개한다. 그러나 강원도에 눈이 많이 온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눈 쌓인 태백산맥을 보기 어려워졌다. 눈이 귀해지면서 강원도의 산은 바싹 말랐다. 건조해진 산은 불쏘시개다. 2019년 강원 고성과 속초를 휩쓸었던 산불은 도로변 전신주 고압전선이 끊어지며 시작된 인재였지만 수분기 없는 낙엽들이 불을 화마로 키웠다. 고성에 사는 정민서(15)양도 2019년 산불의 피해자다. “민서 아빠와 결혼해서 이 동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겨울에 눈이 참 많이 왔어요.” 민서 엄마 엄미숙(56)씨는 32년 전을 떠올렸다. 민서는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다. 폭설이 생소한 민서는 엄마의 기억과 다른 강원도에서 살아간다. 가족과 함께 집에서 쉬고 있던 민서는 저녁임에도 이상하리만큼 붉은 하늘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했다. 얼마 후 산불이 발생했다는 긴급재난문자가 휴대전화를 울렸다. 집 밖으로 나가니 하늘은 더 붉어졌고 멀리서 시뻘건 불길과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큰일은 아닐 거라고 믿으며 민서네 가족은 자동차에 몸을 실었다. 불길이 확산되는 속도는 점점 거세졌다. 삽시간에 집과 차 안까지 매캐한 냄새가 가득 퍼졌다. 부모님 지인의 펜션으로 몸을 피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민서 가족은 뼈대만 남기고 흉측하게 타 버린 집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민서 가족은 리조트, 연수원, 조립주택으로 피난민처럼 떠돌았다. 엄씨는 충격으로 안면에 마비가 왔다. 학교에서는 민서가 산불 피해로 불안지수가 높게 나왔다며 심리 치료를 권했다. 2년간 불안정한 생활을 하던 민서 가족은 올해 2월 새집을 지어 이사하면서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지난 5일 민서 가족과 함께 둘러본 고성·속초는 산불의 흔적을 말끔히 지워 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속초고등학교에서 1㎞만 걸어가면 뼈대만 남은 2층짜리 건물이 덩그러니 서 있다. 내부는 까맣게 그을려 이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불이 났을 당시 열기로 폭발해 깨진 유리창 조각만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 영랑호 인근 리조트 펜션 20여채도 모두 불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불이 났을 땐 멀쩡해 보였던 나무들은 2년 반 동안 서서히 죽어갔다. 산불이 이렇게 커진 데에는 건조해진 기후와 강한 바람의 영향이 컸다. 엄씨는 “눈이 많이 왔을 시절에는 한겨울에 쌓인 눈이 봄까지 꽁꽁 얼어 있고, 천천히 녹으니까 상대적으로 습했다”면서 “요새는 눈이 많이 안 오고, 눈이 와도 금방 녹으니 낙엽이 말라서 바삭바삭하다. 불이 나면 잘 탈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불 발생 빈도는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1년 산불 발생 건수는 277건, 피해 면적은 1090㏊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발생 건수 620건, 피해 면적 2920㏊로 2~3배씩 증가했다. 피해액도 2011년 290억 6300만원에서 1581억 4100만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전복 때문에 깊어진 아빠의 한숨 박수자(52)씨가 김순주(10)양을 품었던 해, 순주 아빠 김동연(58)씨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 먼바다에 나가 전복을 키우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새벽부터 배를 타러 나가는 부지런함 덕에 연매출은 8억원까지 올랐다. 순주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순주에게 전복은 웃음꽃이자 힘의 원천이고 부모님의 사랑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전복 잘 키우기로 소문난 아빠, 엄마가 한숨 쉬는 소리를 자주 들었어요. 날씨 때문에 전복이 많이 죽고 잘 자라지도 않아서 그런가 봐요. 아빠가 힘들게 고생했는데 너무 속상해요.” 순주는 지난여름 작은 배를 타고 아빠의 전복 양식장을 구경하러 갔다가 엄마를 따라 손가락으로 바닷물을 찍어 혀끝에 댔다. 어째 짠기는 안 느껴지고 맹맹했다. “엄마는 ‘소금 타야겠다’고 하세요. 몇 년 사이에 바다가 싱거워져서 전복들이 비릿해지고 잘 죽는대요. 진짜 소금 포대라도 사다가 뿌려야 할까 봐요.” 순주 엄마 박씨는 “올해는 최악의 여름이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푹푹 찌는 더위가 7월부터 찾아왔다. 전복은 수온과 염분에 예민하다. 섭씨 15~20도에서 가장 잘 자라고 더우면 먹이인 미역과 다시마를 먹지 않는다. 어민들은 양식장 수온이 23~24도일 때까지만 먹이를 주고 25도가 넘어가면 먹이 공급을 중단한다. 고수온이 계속되면 먹이를 안 주는 날이 늘어난다. 먹이를 안 주면 폐사량은 적지만 전복에 살이 차지 않는다. 생계가 달린 어민들은 양식장에서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우리는 전복 양식장을 ‘아파트’라고 불러요. 아파트 한 칸에 100㎏은 나와야 300만~400만원을 받을 수 있어요. 너무 더우면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하는데, 더위가 길어지면 언제까지 굶길 순 없잖아요. 수온이 26도일 때 몇 칸에만 미역을 줘 보는 거예요. 먹이 준 칸에서 폐사율이 60%가 넘기도 했는데 살아남은 애들은 또 굵기가 실한 거예요. 온난화에 적응하려고 이것저것 다 해보는 거죠.” 박씨는 이렇게 말했다. ●기후변화 대응 실험장이 된 양식장 완도 상황은 그나마 낫다. 올여름 전남 고흥 바다 수온은 30도를 넘어 전복 양식어가 등 102가구가 피해를 봤다. 전복 290만 4000마리가 죽었고 어류, 굴·가리비도 폐사해 약 45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수온 변화가 적은 바다 밑에 사는 전복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사육하니 온도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28도가 넘으면 전복의 절반이 죽어 고수온 폐사로 본다”고 설명했다. 싱거운 바다도 순주 부모님의 근심거리다. 기후변화로 바다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바닷물이 점점 싱거워지고 있다. “더운 여름 좀 버텼나 싶었더니 9월에 비가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이 쏟아졌어요. 염도 떨어지면 전복이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비 온 직후는 괜찮아 보여도 시름시름 앓다 결국 죽더라고요.” 전남 강진만 마량 해역에선 지난 7월 5~7일 3일간 집중호우가 쏟아져 전복 2300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민물이 바다에 유입돼 염분이 5~15pus(해수 1㎏에 든 염류의 양(g))로 평소의 절반 이하로 낮아진 탓이다. 한 해 전복 농사의 시작인 가을에 찾아온 불볕더위 역시 순주네를 괴롭혔다. “9월 말이면 전복 먹이가 되는 미역 포자(씨)를 줄에 붙여 키워야 하는데 수온이 높으면 포자가 다 녹아 버려요. 어쩔 수 없이 일주일 정도 미뤘는데 하루이틀만 늦어도 미역 성장 속도가 더뎌서 손해가 크죠. 올해는 발 뻗고 자는 날이 없네요.”
  • 폭설 사라진 강원, 싱거워진 바다… 우리 아이들은 다른 기후에 산다

    폭설 사라진 강원, 싱거워진 바다… 우리 아이들은 다른 기후에 산다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이 좀 무서워했으면 좋겠다”며 세계 지도자들을 질타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불타고 있는 건 툰베리의 집만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집이고 미래다. 환경학자들은 “미래 세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고, 당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과 이기심을 위해 지구를 계속 채찍질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언제든 인류의 ‘마지막 세대’로 전락할 수 있다.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생존 보고서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그린피스가 함께했다.‘강원 동해안 및 산간지방은 우리나라 대설 다발지역으로 1, 2월에 많은 눈이 내린다.’ 지리 교과서는 강원도를 이렇게 소개한다. 그러나 강원도에 눈이 많이 온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눈 쌓인 태백산맥을 보기 어려워졌다. 눈이 귀해지면서 강원도의 산은 바싹 말랐다. 건조해진 산은 불쏘시개다. 2019년 강원 고성과 속초를 휩쓸었던 산불은 도로변 전신주 고압전선이 끊어지며 시작된 인재였지만 수분기 없는 낙엽들이 불을 화마로 키웠다. 고성에 사는 정민서(15)양도 2019년 산불의 피해자다. “민서 아빠와 결혼해서 이 동네 처음 왔을 때만 해도 겨울에 눈이 참 많이 왔어요.” 민서 엄마 엄미숙(56)씨는 32년 전을 떠올렸다. 민서는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다. 폭설이 생소한 민서는 엄마의 기억과 다른 강원도에서 살아간다. 가족과 함께 집에서 쉬고 있던 민서는 저녁임에도 이상하리만큼 붉은 하늘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했다. 얼마 후 산불이 발생했다는 긴급재난문자가 휴대전화를 울렸다. 집 밖으로 나가니 하늘은 더 붉어졌고 멀리서 시뻘건 불길과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큰일은 아닐 거라고 믿으며 민서네 가족은 자동차에 몸을 실었다. 불길이 확산되는 속도는 점점 거세졌다. 삽시간에 집과 차 안까지 매캐한 냄새가 가득 퍼졌다. 부모님 지인의 펜션으로 몸을 피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민서 가족은 뼈대만 남기고 흉측하게 타 버린 집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민서 가족은 리조트, 연수원, 조립주택으로 피난민처럼 떠돌았다. 엄씨는 충격으로 안면에 마비가 왔다. 학교에서는 민서가 산불 피해로 불안지수가 높게 나왔다며 심리 치료를 권했다. 2년간 불안정한 생활을 하던 민서 가족은 올해 2월 새집을 지어 이사하면서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지난 5일 민서 가족과 함께 둘러본 고성·속초는 산불의 흔적을 말끔히 지워 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속초고등학교에서 1㎞만 걸어가면 뼈대만 남은 2층짜리 건물이 덩그러니 서 있다. 내부는 까맣게 그을려 이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불이 났을 당시 열기로 폭발해 깨진 유리창 조각만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 영랑호 인근 리조트 펜션 20여채도 모두 불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불이 났을 땐 멀쩡해 보였던 나무들은 2년 반 동안 서서히 죽어갔다. 산불이 이렇게 커진 데에는 건조해진 기후와 강한 바람의 영향이 컸다. 엄씨는 “눈이 많이 왔을 시절에는 한겨울에 쌓인 눈이 봄까지 꽁꽁 얼어 있고, 천천히 녹으니까 상대적으로 습했다”면서 “요새는 눈이 많이 안 오고, 눈이 와도 금방 녹으니 낙엽이 말라서 바삭바삭하다. 불이 나면 잘 탈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산불 발생 빈도는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1년 산불 발생 건수는 277건, 피해 면적은 1090㏊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발생 건수 620건, 피해 면적 2920㏊로 2~3배씩 증가했다. 피해액도 2011년 290억 6300만원에서 1581억 4100만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전복 때문에 깊어진 아빠의 한숨 박수자(52)씨가 김순주(10)양을 품었던 해, 순주 아빠 김동연(58)씨는 전남 완도군 청산도 먼바다에 나가 전복을 키우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새벽부터 배를 타러 나가는 부지런함 덕에 연매출은 8억원까지 올랐다. 순주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순주에게 전복은 웃음꽃이자 힘의 원천이고 부모님의 사랑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전복 잘 키우기로 소문난 아빠, 엄마가 한숨 쉬는 소리를 자주 들었어요. 날씨 때문에 전복이 많이 죽고 잘 자라지도 않아서 그런가 봐요. 아빠가 힘들게 고생했는데 너무 속상해요.” 순주는 지난여름 작은 배를 타고 아빠의 전복 양식장을 구경하러 갔다가 엄마를 따라 손가락으로 바닷물을 찍어 혀끝에 댔다. 어째 짠기는 안 느껴지고 맹맹했다. “엄마는 ‘소금 타야겠다’고 하세요. 몇 년 사이에 바다가 싱거워져서 전복들이 비릿해지고 잘 죽는대요. 진짜 소금 포대라도 사다가 뿌려야 할까 봐요.” 순주 엄마 박씨는 “올해는 최악의 여름이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푹푹 찌는 더위가 7월부터 찾아왔다. 전복은 수온과 염분에 예민하다. 섭씨 15~20도에서 가장 잘 자라고 더우면 먹이인 미역과 다시마를 먹지 않는다. 어민들은 양식장 수온이 23~24도일 때까지만 먹이를 주고 25도가 넘어가면 먹이 공급을 중단한다. 고수온이 계속되면 먹이를 안 주는 날이 늘어난다. 먹이를 안 주면 폐사량은 적지만 전복에 살이 차지 않는다. 생계가 달린 어민들은 양식장에서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우리는 전복 양식장을 ‘아파트’라고 불러요. 아파트 한 칸에 100㎏은 나와야 300만~400만원을 받을 수 있어요. 너무 더우면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하는데, 더위가 길어지면 언제까지 굶길 순 없잖아요. 수온이 26도일 때 몇 칸에만 미역을 줘 보는 거예요. 먹이 준 칸에서 폐사율이 60%가 넘기도 했는데 살아남은 애들은 또 굵기가 실한 거예요. 온난화에 적응하려고 이것저것 다 해보는 거죠.” 박씨는 이렇게 말했다.●기후변화 대응 실험장이 된 양식장 완도 상황은 그나마 낫다. 올여름 전남 고흥 바다 수온은 30도를 넘어 전복 양식어가 등 102가구가 피해를 봤다. 전복 290만 4000마리가 죽었고 어류, 굴·가리비도 폐사해 약 45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수온 변화가 적은 바다 밑에 사는 전복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사육하니 온도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28도가 넘으면 전복의 절반이 죽어 고수온 폐사로 본다”고 설명했다. 싱거운 바다도 순주 부모님의 근심거리다. 기후변화로 바다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바닷물이 점점 싱거워지고 있다. “더운 여름 좀 버텼나 싶었더니 9월에 비가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이 쏟아졌어요. 염도 떨어지면 전복이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비 온 직후는 괜찮아 보여도 시름시름 앓다 결국 죽더라고요.” 전남 강진만 마량 해역에선 지난 7월 5~7일 3일간 집중호우가 쏟아져 전복 2300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민물이 바다에 유입돼 염분이 5~15pus(해수 1㎏에 든 염류의 양(g))로 평소의 절반 이하로 낮아진 탓이다. 한 해 전복 농사의 시작인 가을에 찾아온 불볕더위 역시 순주네를 괴롭혔다. “9월 말이면 전복 먹이가 되는 미역 포자(씨)를 줄에 붙여 키워야 하는데 수온이 높으면 포자가 다 녹아 버려요. 어쩔 수 없이 일주일 정도 미뤘는데 하루이틀만 늦어도 미역 성장 속도가 더뎌서 손해가 크죠. 올해는 발 뻗고 자는 날이 없네요.”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