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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색한 만남’ ··· 서유럽 3국 정상-젤렌스키 첫 회담, 여전한 의구심

    ‘어색한 만남’ ··· 서유럽 3국 정상-젤렌스키 첫 회담, 여전한 의구심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점령을 눈앞에 둔 가운데 서방의 대표적인 ‘주화파(主和派)’인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정상들이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이들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표명했지만,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과 전쟁의 출구전략을 놓고 우크라이나와 다른 셈법을 드러내왔던 탓에 의문점이 남는다. 마크롱·숄츠·드라기 우크라 방문 … 전쟁 이후 처음 1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함께 기차를 타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했다.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도 이날 기차로 키이우에 도착해 합류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4개국 정상은 우크라이나에 EU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후 4일만인 지난 2월 28일 EU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EU 집행위원회가 우크라이나에 EU 가입 후보국 지위 부여에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하면 23~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논의 테이블에 오른다. 숄츠 총리는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유럽의 가족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가지고 왔다”고 강조했으며, 드라기 총리는 “이탈리아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원한다”고 지지를 표명했다.이들 3개국 정상들은 그간 러시아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의 타협을 압박하는 듯한 행보를 보여 우크라이나와 갈등을 빚었다. 양국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던 마크롱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으로 규정하는 것을 거부함은 물론, 지난달과 이번달 두 차례에 걸쳐 “러시아에 굴욕감을 주려 해선 안 된다”며 미국과 영국, 동유럽 국가들이 주도하는 강경론을 경계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푸틴을 지나치게 자극할 경우 대화의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속뜻은 우크라이나와 동유럽에서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한술 더 떠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와 영토 문제에 대한 타협 등을 담은 ‘평화 로드맵’을 만들어 양국에 제안하기도 했다. 숄츠 총리는 “러시아가 승리해선 안 된다”고 말한 적은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승리해야 한다”고 말한 적은 없다. 독일은 유럽의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는 물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도 한발 늦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러시아 편 드나” 비판에 “협상 강요 안 해” 진화 이들 정상들은 이같은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영토 문제 등 평화의 조건은) 우크라이나가 결정할 일”이라면서 우크라이나에 타협을 압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한 무기 공급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현재 지연되고 있는 무기 지원을 조속히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문에도 불구하고 이들 서유럽 3개국 정상들은 전쟁의 해법과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둘러싸고 각자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하루 전인 15일 루마니아를 방문해 “우크라이나는 전쟁 종식을 위해 어느 시점에서 러시아와 협상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영토 회복을 포함한 ‘완전한 승리’를 굽히지 않는 우크라이나에 대화와 타협을 배제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의 EU 후보국 지위 부여에 대해서도 프랑스와 독일은 회의적인 시각을 품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EU 회원국이 아닌 유럽 국가들도 포괄하는 ‘유럽 정치 공동체’를 제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EU 가입을 위해 긴 시간을 소모하지 않고도 ‘준(準) EU’로 대우받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제안이나, 우크라이나는 거부하고 있다.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에 “지름길은 없다”며 선을 그은 바 있다. 프랑스·독일 어정쩡한 중재 “민스크 협정 되풀이할라” 우크라이나에서는 프랑스와 독일이 애매한 태도로 중재 역할을 고집하다 ‘민스크 협정’의 실수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과 친러 반군과 우크라이나군 간의 돈바스 전쟁 이후 프랑스와 독일은 ‘노르망디 형식 대화’의 틀을 꾸려 양국간의 대화를 중재했다.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만나 ‘민스크 협정 1’과 ‘민스크 협정 2’에 합의했지만, 러시아를 처벌하거나 친러 반군의 침공을 막지 못한 협정은 휴지조각으로 전락했다. 대화와 협상을 촉구해 온 서유럽 3개국 정상들이 뒤늦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지만 우크라이나에서는 의구심이 가시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민간 연구기관인 펜타 센터의 볼로디미르 페센코 소장은 NYT에 “유럽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후보국 지위 부여를 지지하고 재건 자금을 제공하는 것이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으로 휴전을 성사시키기 위한 인센티브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손목이 바스러지도록… 바스러진 종이에 숨은 ‘역사의 조각’ 맞추죠[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손목이 바스러지도록… 바스러진 종이에 숨은 ‘역사의 조각’ 맞추죠[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찢어지고 그을리고 물에 젖은 종이 기록물이라도 감쪽같이 원래 모습으로 복원해 내는 공무원들이 모여 있는 곳이 나라기록관이다. 국가기록원 소속기관인 나라기록관은 2007년 최첨단 기록물 보존 시설을 갖춰 경기 성남시에 들어섰다. 이곳에서 만난 나미선 복원관리과 학예연구관은 “전통 한지라는 세계 최고 재료와 오랜 연구개발로 한국의 종이 기록물 복원이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문화재보존학을 전공하고 2005년 국가기록원에 들어와 17년째 ‘종이 기록물 복원’이라는 한길을 걷는 나 연구관을 인사혁신처의 도움을 받아 지난 13일 만났다. -훼손된 종이 기록물을 원래 모습대로 복원하는 게 어떻게 가능할까 궁금하다. “국가기록원이 소장한 기록물은 90%가량 종이 기록물이다. 훼손된 주요 기록물을 선별해 원래 형태로 되돌리는 게 우리 일이다. 없어진 부분은 메우고, 찢어진 부분은 붙이고, 약한 부분은 덧댄다. 훼손된 기록물은 환자, 복원실은 병원, 복원 작업은 외과 수술로 비유하곤 한다. 복원 작업은 훼손이 얼마나 됐는지 조사해 정확한 상태를 진단하고 복원 처리 방법을 결정하는 게 첫 단계다. 기록물을 해체한 뒤 찢어지거나 없어진 부분을 한지로 보강해 건조한다. 복원을 마치면 사진촬영을 하고 처리 과정을 기록한 다음 중성 보존상자에 담아 서고에 보관한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종이 기록물도 적지 않을 텐데. “전통 한지로 돼 있는 조선시대 이전 기록물은 상태가 매우 좋은데, 일제강점기 이후 근현대 기록물은 훼손이 심각한 편이다. 지금 작업하고 있는 조선총독부 건축도면은 말 그대로 종이가 갈기갈기 바스러져서 종잇조각을 하나하나 꿰맞춰야 한다. 안내 책자 없이 레고 블록 맞추는 것에 비유하는 분도 있는데, 사실 그것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오랜 시간에 걸쳐 숙련된 전문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하루 종일 종잇조각을 들여다봐야 하는 일이다 보니 갑갑해서 일하다 작업도구를 집어던지고 그만둔 사람도 있었다.” -지금까지 복원한 종이 기록물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조선총독부 건축도면이 아닐까 싶다. 10년 동안 작업해 2만 7831장을 복원했고 올해 모든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디지털화와 스캐닝 작업도 거의 마무리 단계다. 그중에는 현재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건축물을 비롯해 서대문형무소나 경복궁 등 중요한 건축 도면도 있다. 처음에는 펼쳐 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였고 정확한 수량조차 파악할 수 없었던 걸 생각하면 큰 보람을 느낀다.” -2년 전에는 한국전쟁 당시 작전지도와 명령서를 복원해 공개하기도 했다. “1950년부터 1952년까지 주요 전투 작전명령서와 작전지도 401건을 복원했다. 5년 6개월이나 걸렸다. 1950년 6월 25일 시작된 춘천 전투 상황을 보여 주는 ‘국군 제6사단 작전명령 제31호~32호’를 비롯해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꼽히는 백마고지 전투 상황을 담은 ‘국군 제9사단 작전명령 제85호~90호’ 등을 포함하고 있다. 복원 소식을 발표한 뒤 제9사단 소속 한 소위에게서 전화가 왔다. 백마고지 전시관 개관 행사에 작전지도와 명령서를 전시하고 싶다며 도와 달라고 했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했더니 ‘해 주지 않으면 탱크를 몰고 오겠다’고 하더라. 결국 협박이 통했다. 복제품을 인계하는 날 소위가 탱크 대신 건빵 한 상자를 들고 왔다. 군용 건빵을 태어나서 처음 먹어 봤다.”-조선시대 기록물 중에는 문화재도 적지 않을 것 같다. “2011년 대전에서 발굴한 나신걸과 부인 신창 맹씨 무덤에서 나온 한글 편지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처음엔 그냥 종이 뭉치처럼 보였는데 그 안에서 이빨 두 개와 한글 편지 두 통이 나왔다. 1500년대 초에 쓴 것들이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글 편지다. 당시 나신걸이 함경도 경성 군관으로 부임하면서 고향에 있는 아내에게 얼굴도 못 보고 가게 돼 마음이 아프다며 분(화장품)과 바늘을 보낸다는 애틋한 내용을 정갈한 존댓말로 표현한 게 인상적이었다.” -복원실 곳곳에 아령이 있는 게 눈에 띈다. 손목 관절을 많이 쓰니까 틈틈이 운동하는 건가. “그렇게 오해하는 분들이 있다. 사실은 운동이 아니라 종이를 눌러서 고정하는 데 쓴다. 현장에서 시작된 업무 혁신이라고 해야 할까. 종이 기록물을 고정하기 위해 납주머니를 많이 쓰는데 좀더 무거운 게 필요했다. 뭐가 좋을까 생각하며 이것저것 써 보다가 딱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아령을 쓰게 됐다.”-복원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니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싶은데. “수술을 세 번 했다. 2018년에 복원 작업을 하는데 손목에서 ‘뚝’ 하며 뭔가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냥 일을 계속했는데 손이 움직이질 않아서 병원에 갔다. 엑스레이 검사를 해도 문제를 찾질 못해서 압박붕대를 하고 계속 일했다. 1년 뒤 다시 손이 너무 아파서 병원에 가 보니 연골 파열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연골 수술을 앞두고서야 인대가 끊어졌다는 걸 알게 됐다. 끊어진 인대를 붙이는 수술을 한 뒤 연골을 봉합하고, 척골도 3㎜ 잘라 냈다.” -복원해야 할 기록물은 많고 사람은 적어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 국가기록원의 복원 전문 인력 정원이 14명에 불과하다. 나라기록관에는 연구관 1명, 연구사 3명, 공무직 5명이 정원인데 실제로는 육아휴직이 2명이다. 기록물 복원은 숙련도가 중요한데 일이 힘들어서 떠나는 사람이 생길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1년에 복원하는 종이 기록물이 어느 정도 되나. “나라기록관에서 연간 복원하는 종이 기록물이 1만 2000장 정도인데 외부 요청자료와 디지털 복제, 복원을 빼면 순수 복원은 7000~8000장 정도 된다. 국가기록원 소장자료가 1억건이고, 그중에서 복원이 필요한 주요 자료를 추린 게 41만장이니까 현재 인력으로 소장자료를 모두 복원하려면 최소 60년이 걸린다. 거기다 태풍이나 화재로 훼손된 자료를 복원해 달라는 긴급 요청도 계속 들어온다. 여유 인력이 없다 보니 해외 협조 요청도 부담스러운 게 현실이다. 지난 4월 모로코를 방문해 기록물 복원 시범을 하고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했는데, 우리 담당자들은 새벽까지 실습용 한지와 물품을 점검한 뒤 집에 가서 짐만 챙기고 나와 출국해야 했다.”-외부 기관에서 복원해 달라고 요청하는 기록물도 상당하다고 들었다. “국가기록원 소장 기록물뿐 아니라 공공기관이나 민간에서 소장한 중요 기록물 보존도 대행한다. 2006년부터 시작한 ‘맞춤형 복원·복제 지원 서비스’를 통해 지금까지 55개 기관 6877장을 지원했다. 올해와 내년 지원 대상이 신청한 분량만 해도 37개 기관 2만 944장이나 된다. 내부 검토를 거쳐 우선순위에 따라 11개 기관 1228장을 선정했다. 신청받은 기록물 가운데 6%가 채 안 된다. 우리가 아니면 할 수 있는 곳이 없고 시간이 갈수록 소중한 기록물을 복원하기가 더 힘들다는 것 때문에 최대한 서두르고 싶지만 현재 국가기록원에 있는 인력으론 솔직히 그 이상은 무리다.” -그런 가운데서도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들었다. “무엇보다도 한지라는 귀한 문화유산이 있기 때문이다. 몇 해 전만 해도 전 세계 종이 기록물 복원용 종이로 일본에서 생산한 화지를 최고로 쳤는데 최근엔 한지를 찾는 외국 기관이 많이 늘었다. 한지에 쓴 500년 넘은 종이 기록물을 처음 본 외국인들은 종이 상태가 이렇게 좋은 게 어떻게 가능하냐며 못 믿겠다는 반응을 보이곤 한다. 국가기록원이 보유한 복원 기술도 한몫했다. 천연 재료와 전통 방법을 활용한 원형복원 기술과 함께 정교한 업무 체계와 기초연구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 
  • [서울광장] 검찰공화국? 시작도 안 했다/박록삼 논설위원

    [서울광장] 검찰공화국? 시작도 안 했다/박록삼 논설위원

    ‘검찰공화국’이 현실이 되고 있다. 이 생경한 공화국은 검찰이 2019년 대통령 임명권을 사실상 부정하면서 그 씨앗이 뿌려졌다. 그해 검경수사권 조정 논의가 본격화하고,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국회 패스트트랙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검찰은 줄줄이 기소된 의원들의 생사여탈권을 틀어쥔 채 정치적 존재감을 키웠다. 이후 판사 사찰,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감찰 중단 지시, 고발 사주 사건의 총선 개입, 검찰총장 장모 사건 대응 문건 작성, 법무장관과의 정치적 대결로 검찰 권력을 과시하며 싹을 틔워 갔다. 검찰 출신이 대통령 및 대통령실, 내각 등 국정을 장악한 초유의 상황은 놀랍고 두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놀라고 두려워하기엔 아직 이르다. 검찰공화국은 아직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제한된 권력을 가졌던 검찰과 달리 이제 행정부까지 권력의 외연을 확장하게 됐다. 여당에서조차 검찰 측근 중심 인사를 비판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귀를 닫았다. 오히려 “인사 원칙은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쓰는 것”이라고 당당히 밝힌다. 독선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좀 다르게 보면 ‘준비된 인사’ 또는 ‘준비된 국정 운영’일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이 가끔씩 드러내는 정치권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은 ‘어설픈 친윤 세력’에 제어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조만간 검찰공화국의 진면목을 목도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소통령’, 심지어 ‘상왕’이라는 말까지 듣는 이를 통해 법무부와 검찰을 확실히 장악해야 할 이유를, 금감원장에 측근 검사를 보내야 할 이유를, 고교·대학 후배를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보내 경찰권력까지 확실히 장악하려고 나선 이유를, 국정원 인사 예산을 총괄하는 기조실장에 측근 검사를 써야 할 이유를 머지않아 알게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가진 권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권력의 원초적 본능이다. 국무총리 비서실장, 보훈처장, 법제처장 등 검사의 업무 능력과 무관한 자리에 검사들을 보낸 것이야 차라리 애교에 가깝다. 검찰은 법치의 회복, 공정사회 구현을 명분 삼아 여야를 넘나들며 정계, 재계, 관계, 나아가 시민사회까지의 부패한 인사들을 솎아 내는 작업에 착수할 공산이 크다. 범국민적 지지를 얻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어서다. 검찰 안팎에선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사정 정국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적폐를 청산하는 작업이 이어지면 국민들의 찬사와 박수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저강도 사정 정국이 이어지다 거물급 여야 정치인 몇몇까지 기소하면 검찰 힘을 빼려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언론과 국민의 환호를 다시 받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다만 그사이 시급한 민생과 경제 과제, 신냉전 틈바구니에 낀 우리의 안보와 한반도의 앞날이 내팽개쳐지지 않기만을 바랄 따름이다. 2024년 이후가 궁금하다. 권력의 마지막 조각인 입법부까지 검찰이 장악하려 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22대 총선에 얼마나 많은 검사 출신 국회의원이 나올까. 벌써부터 여론조사의 지지도 명단에 오른 ‘한동훈’이 정치인으로 등장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나아가 총선 이후 수순까지 준비돼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역대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윤 대통령도 퇴임 뒤 안전판이 필요할 것이다. 그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인물과 세력이 ‘한동훈’과 검찰이라고 한다면 후계자 구도 또한 그려지고 있을지 모르겠다. 안철수, 오세훈, 유승민, 원희룡 등 차기를 노리는 정치인이 5년 뒤 헛물을 켤 가능성 또한 그만큼 높아진 셈이다. 5·16 쿠데타 이후 군부 세력은 한국 사회를 무려 30년 동안 지배했다. ‘군사독재 정권’이라고 부르던 암흑의 시절이었다. 검찰 또한 오랫동안 권력을 쥐고 싶을 테다. 한국 사회는 과연 ‘검찰공화국’을 감당해 낼 수 있을까.
  • 조각 우선순위서 밀린 공정위원장… 힘 빠진 공정위

    조각 우선순위서 밀린 공정위원장… 힘 빠진 공정위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새 정부의 재벌 정책을 펼칠 공정거래위원장 지명이 깜깜무소식이다. 역대 정부 중에서도 이렇게 늦은 적은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친기업을 표방하며 기업 규제 완화를 약속한 탓에 ‘재계 저승사자’라 불리는 공정위원장 지명이 뒷전이 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공정위는 윤 대통령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도 실무위원 1명만 파견하는 데 그치며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12일 관가와 여권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사의를 표명한 조성욱 공정위원장의 후임 인선이 한 달 넘게 표류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일주일 만에 ‘재벌 저격수’로 유명한 김상조 교수가 공정위원장에 지명된 것과 대조적이다. 박근혜 정부 때도 첫 지명은 대통령 취임 17일 만에 이뤄졌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공정위원장 유력 후보만 10여명이 입에 오르내렸지만 윤 대통령은 아무도 낙점하지 않았다. 가장 최근에 거론된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미 내정이 확정된 것처럼 알려졌으나 결국 배제되는 분위기다. 공정위원장 지명이 하릴없이 늦어지는 이유와 관련해 관가에서는 공정위가 조각 우선순위에서 밀렸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인 장관 인선을 하기도 전 공정위원장부터 지명했다. 규제 중심의 재벌 정책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빠른 지명이었고, 김상조 전 위원장은 국무위원이 아님에도 정부 정책을 주도하며 정권 실세의 지위를 누렸다. 반대로 윤 대통령은 기업의 족쇄를 푸는 것을 국정 기조로 삼다 보니 공정위원장 인선에 속력을 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검찰 편중 인사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자신과 가까운 강수진 교수를 공정위원장에 앉히고 싶었다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임명할 때 함께 지명했을 것”이라며 “아무래도 공정위가 다른 부처와 비교해 중요성이 떨어지고 또 마땅히 할 만한 사람도 없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공정위원장 인선이 늦어지면서 공정위 소속 공무원들도 힘이 빠지는 분위기다. 새 정부 국정 철학을 이끌 리더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공정위 업무도 사실상 마비 상태다.
  • 정부 조각 우선순위서 밀린 공정위원장… 힘 빠지는 공정위

    정부 조각 우선순위서 밀린 공정위원장… 힘 빠지는 공정위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새 정부의 재벌 정책을 펼칠 공정거래위원장 지명이 깜깜무소식이다. 역대 정부 중에서도 이렇게 늦은 적은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친기업을 표방하며 기업 규제 완화를 약속한 탓에 ‘재계 저승사자’라 불리는 공정위원장 지명이 뒷전이 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공정위는 윤 대통령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도 실무위원 1명만 파견하는 데 그치며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12일 관가와 여권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사의를 표명한 조성욱 공정위원장의 후임 인선이 한 달 넘게 표류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일주일 만에 ‘재벌 저격수’로 유명한 김상조 교수가 공정위원장에 지명된 것과 대조적이다. 박근혜 정부 때도 첫 지명은 대통령 취임 17일 만에 이뤄졌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공정위원장 유력 후보만 10여명이 입에 오르내렸지만 윤 대통령은 아무도 낙점하지 않았다. 가장 최근에 거론된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미 내정이 확정된 것처럼 알려졌으나 결국 배제되는 분위기다. 공정위원장 지명이 하릴없이 늦어지는 이유와 관련해 관가에서는 공정위가 조각 우선순위에서 밀렸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인 장관 인선을 하기도 전 공정위원장부터 지명했다. 규제 중심의 재벌 정책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빠른 지명이었고, 김상조 전 위원장은 국무위원이 아님에도 정부 정책을 주도하며 정권 실세의 지위를 누렸다. 반대로 윤 대통령은 기업의 족쇄를 푸는 것을 국정 기조로 삼다 보니 공정위원장 인선에 속력을 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검찰 편중 인사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자신과 가까운 강수진 교수를 공정위원장에 앉히고 싶었다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임명할 때 함께 지명했을 것”이라며 “아무래도 공정위가 다른 부처와 비교해 중요성이 떨어지고 또 마땅히 할 만한 사람도 없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공정위원장 인선이 늦어지면서 공정위 소속 공무원들도 힘이 빠지는 분위기다. 새 정부 국정 철학을 이끌 리더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공정위 업무도 사실상 마비 상태다. 공정위 관계자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스프링클러 없고 밀폐… 22분 만에 7명 참사

    스프링클러 없고 밀폐… 22분 만에 7명 참사

    계단 멀고 밀폐된 변호사 사무실스프링클러 없어 연기 급속 확산“용의자, 소송 상대에 불만 탓 범행해당 변호사는 출장 탓 참사 면해” 사촌 형제간 변호사·사무장 비극신혼 여직원 사망도 안타까움 더해밀폐된 변호사 사무실 구조와 스프링클러 미설치가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졌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법조타운 율촌빌딩 203호에 불이 난 것은 9일 오전 10시 55분. 불이 나자 소방차량 50대와 160여명의 진화대원·구조대원이 출동, 22분 만인 11시 17분에 진화작업을 마쳤다. 하지만 사망 7명, 부상 50명 등 5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대낮 짧은 화재 시간에 비해 너무 큰 인명피해였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폭발과 함께 짙은 연기가 치솟으면서 피해자들이 속수무책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폐쇄적인 사무실 구조가 대피를 어렵게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불이 난 사무실은 범어동 법조타운의 다른 사무실과 마찬가지로 밀폐된 구조였다. 게다가 화마에 휩싸인 사무실은 비상구 계단과 가장 먼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해당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5층이지만 지하를 제외하고 지상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또 건물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엘리베이터가 각각 1개씩이었는데 비좁았다. 사무실과 사무실을 연결하는 복도 역시 창문이 없는 폐쇄 구조여서 2층부터 차오른 연기가 순식간에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연기 흡입 부상자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층 변호사 사무실의 한 직원은 “쾅 하는 폭발음이 들렸고 복도에 검은 연기가 가득 차 밖으로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갔다”며 “창문을 깨고 겨우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또 “3층에서도 창문을 깨서 유리 조각이 아래로 마구 떨어졌다. 창문을 깨고 나와 간신히 소방대원이 주는 사다리를 타고 탈출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빈소를 방문한 이석화 대구변호사협회장은 사건이 발생한 동일 건물 4층에 개인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어 생생하게 사건을 목격하기도 했다. 그는 “비명이 났고, 평상시처럼 악성 의뢰인으로 생각했으나, 문을 열어 보니 도저히 못 나갈 정도로 연기가 심각하게 꽉 차 있었다”며 “30분간 구조를 기다렸다”고 전했다. 건물 뒤편으로 난 비상계단에 매달려 도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거나 옥상으로 피신하기 위해 아찔하게 외벽을 타고 오르는 모습도 목격됐다. 한 변호사는 “20분 정도 공포의 시간이 지난 뒤 소방관들이 건넨 방독면을 쓰고 나서야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50대 용의자에 대해 “민사재판에서 용의자가 203호실 변호사에게 졌다”며 “그 뒤로 사무실에 항의 전화를 몇 번 했다고 같은 사무실을 쓰는 변호사 사무장에게 전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변호사는 다른 재판으로 출장을 나가면서 참사를 피했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방화 용의자가 사무실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불을 질렀을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한편 병원으로 달려온 유족들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통곡을 했다. 사건이 발생한 사무실에 근무하는 30대 여직원은 이제 갓 결혼한 신혼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한 사무실에서 숨진 변호사 A씨와 사무장 B씨는 사촌 형제였다.
  • [우주를 보다] 무임승차?…퍼서비어런스에 올라탄 ‘화성의 돌멩이’

    [우주를 보다] 무임승차?…퍼서비어런스에 올라탄 ‘화성의 돌멩이’

    화성 표면에 착륙해 1년 넘게 탐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로보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에 여전히 ‘무임승차 승객'이 타고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NASA 측은 지난달 26일 화성 시간으로는 449솔(SOL·화성의 하루 단위으로 1솔은 24시간 37분 23초로 지구보다 조금 더 길다)에 촬영한 퍼서비어런스의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퍼서비어런스 앞쪽에 설치된 해즈캠(Hazcams)으로 촬영된 사진을 보면 왼쪽 바퀴 위에 화성의 돌멩이 하나가 올라탄 것이 확인된다. NASA가 '히치하이커'라는 별칭으로 부르는 이 돌멩이는 놀랍게도 지난 2월 초 퍼서비어런스의 왼쪽 바퀴에 올라탄 후 지금까지 떨어지지 않고 함께 이동 중이다. NASA에 따르면 이 돌멩이는 퍼서비어런스와 함께 최근까지 총 8.5㎞ 이상을 함께 이동했다. NASA측은 "퍼서비어런스는 시속 0.12㎞ 정도로 느리기 때문에 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면서도 "예기치 않은 여행 동반자가 바퀴에 손상을 입히지는 않았지만 언제든지 떨어질 수는 있다"고 밝혔다.NASA가 밝힌대로 이 돌이 탐사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1월 퍼서비어런스는 돌 때문에 곤란을 겪은 적이 있다. 조약돌 크기의 돌조각이 퍼서비어런스 로봇팔 아래 쪽에 끼이면서 표본을 밀봉하고 보관하는 작업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 해결은 의외로 단순했다. 돌조각이 끼어있는 부분을 돌리고 흔들어 바닥에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이에 NASA 측은 두 차례에 걸쳐 돌조각이 끼어있던 퍼서비어런스의 부품 부분을 돌리고 흔드는 작업을 실시해 돌을 바닥에 털어냈다.   화성의 고대 호수 바닥에서 생명체 흔적을 찾고있는 퍼서비어런스는 지난 2020년 7월 30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아틀라스-5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이후 204일 동안 약 4억 6800만㎞를 비행한 퍼서비어런스는 이듬해인 2021년 2월 18일 화성의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는 예제로 크레이터에 안착했다.  역사상 기술적으로 가장 진보한 탐사로보로 평가받고 있는 퍼서비어런스는 각종 센서와 마이크, 레이저, 드릴 등 고성능 장비가 장착됐으며, 카메라는 19대가 달렸다. 퍼서비어런스의 주요임무는 화성에서 고대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것과 인류 최초의 화성 샘플 반환을 위한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다.  
  • 방탄소년단 RM, ‘비싼 인테리어’ 1위 올라…작은 미술관 수준

    방탄소년단 RM, ‘비싼 인테리어’ 1위 올라…작은 미술관 수준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의 작업실과 집 인테리어가 공개됐다. 지난 8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Mnet ‘TMI SHOW’에서는 ‘소장 욕구 일으키는 스타의 비싼 인테리어’ 순위가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 붐은 1위로 RM을 꼽으며 “RM의 인스타그램에 가장 많이 올라온다는 미술관. RM의 미적 감각은 하이클래스. 그 감각은 일명 ‘작은 미술관’이라 불리는 이곳에서 확인 가능하다”고 운을 뗐다. 붐은 이어 “RM은 따스한 우드톤의 작업실에 아기자기한 소품들 배치해 뛰어난 미적 감각 인증. 슬쩍 봐도 월드 클래스 증명. 가장 눈에 띄는 커피 테이블은 스티브 잡스도 좋아한 가구계 거장 조지 나카시마의 작품으로 가격은 약 1천 3백 30만원. 그 외 다이팅 테이블, 스툴까지 모두 나카시마 일가의 작품. 두 가구의 가격은 각각 약 4천 8백만 원, 약 1천 2백만 원. 그리고 장식장, 플로어 램프도 나카시마 일가의 작품인데 가격은 측정 불가”라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그러면서 “RM 작업실 센터를 차지한 작품은 침묵의 화가, 단색화의 거장 고 윤형근 화가의 작품으로 가격은 약 1억 6천 4백만 원. 추정가다. 지금은 더 올랐을 거다. 또 이배, 소산 박대성, 장 미셸, 무라카미 다카시까지 걸려있다. 총 합산은 약 3억 원 이상이다”라고 정리했다. 이어 “집에 있는 조각가 권진규의 ‘말’은 추정가 약 3억 원. 근대 거장 김환기 작품은 추정가 약 1억 9천 5백만 원. 도예가 권대섭의 ‘달항아리’는 추정가 약 5천 8백만 원. 화가 정영주의 ‘사라지는 고향’, ‘사라지는 풍경’은 각각 약 5천만 원, 약 6천 8백만 원. 이 외에도 약 12억 원 이상의 미술 작품을 추가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고 추가해 놀라움을 더했다.
  • [정은귀의 詩와 視線] 살아야 하는 이유/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정은귀의 詩와 視線] 살아야 하는 이유/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 )이 ( )을 시도하면 굴뚝은 술 취한 사람처럼 무너지고 개는 자기 꼬리를 씹어 삼키고 부엌은 반짝이는 주전자를 폭파하고 진공청소기는 먼지 주머니를 삼키고 변기는 눈물로 목욕을 하고 화장실 체중계는 할머니 귀신의 무게를 재고, 창문들, 거기 조각난 하늘들은 보트처럼 미끄러지고 풀은 집 앞 진입로를 말아 내리고 그 ( )는 자기 혼인 침상에 누워 계란 둘 해치우듯 심장을 파먹는다. -앤 섹스턴 ‘그런 모험’ 시 수업 시간에 이런 놀이를 할 때가 있다. 제목 없이 시를 읽은 다음에 제목을 넣어 보기. 시 중간을 괄호로 비워 놓은 후에 괄호 채워 넣기. 시는 이런 놀이, 이런 실험이 가능한 장르다. 각자의 상상력을 시험하며 읽기의 과정을 즐기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시를 더 꼼꼼히 생각하게 되니까. 이 시는 어떠할까? 저 빈칸에 무얼 넣을 수 있을까? 기이한 이 세계를 보며 독자들은 무얼 상상하시는지? 어제 일이 생각난다. 막힌 글을 두고 고민하던 때 방에 파리 한 마리가 들어왔다. 좁은 방 안을 왱왱 휘젓는 파리의 급습. 궁리 끝에 창문을 열어 내보냈다. 열어젖힌 창문으로 비 갠 유월의 대기가 상큼하다. 내가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구나 싶어 밖으로 나갔다. 밤하늘이 참 아름다웠다. 처음 보는 것 같은 하늘색. 삶이란 건 그런 거다. 잔잔한 평화를 깨는 당황스런 급습이 있기도 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이 예기치 않은 일로 숨통이 트이기도 한다. 가르치는 일이 뭘까. 심각한 내적 회의에 시달리다가 학생의 글 한 조각에 생기가 돋기도 한다. 자, 다시 시로 돌아가 보자. 괄호 속 단어가 뭘까. 어떤 일이 있기에 세계가 저리 엉망으로 뒤집힐까. 행복해야 할 혼인 침상에서 심장을 파먹는 이는 누굴까? 괄호에 들어갈 말은 1. 딸, 2. 자살, 3. 엄마다. 자살을 시도하는 딸을 바라본 엄마의 절망을 이야기하는 시다. 얼마나 기가 막히는지, 감정적인 단어를 쓰지 않고 왜 죽고 싶었는지 설명도 없다. 그저 밀도 있는 이미지로만 딸의 절망을 지켜보는 엄마의 절망을 전한다. 얼마나 끔찍하면 인간 대신 물건들이 온통 주어가 되는 시선을 택했을까. 고통을 시로 쓰는 일은 이토록 버겁다. 독자로서 고통을 읽는 일도 쉽지 않다. 이 시를 골라 놓고 몇 주간 만지작거리기만 한 것도 자살에 이르는 절망의 무게를 풀어놓기 두려워서다. 하지만 이게 또 현실이다. 우리는 매일 죽음을 산다. 죽음을 듣는다. 죽고 싶어, 길이 안 보여, 도처에 한숨과 눈물이 있는 세상이다. 희망을 긷기가 쉽지 않은 세계의 비참 위에서 시인이 전하는 통렬한 물건들의 반란. 그 뒤집힌 시선을 통해 내가 하고픈 한마디는 이거다. 그러니 죽지 말고 살자는 것. 저 바람, 햇살, 저 여름 나무의 성성함에 기대 오늘을 버티자는 것. 걷자는 것. 말하자는 것. 함께 가자고 손을 내밀자는 것. 그거다.
  • 개구리소년, 버니어캘리퍼스에 살해? 이수정 “설득력 있어… 재수사 필요”

    개구리소년, 버니어캘리퍼스에 살해? 이수정 “설득력 있어… 재수사 필요”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개구리 소년 실종·암매장 사건’에 대한 한 네티즌의 새로운 가설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상당히 설득력 있어 보인다”며 재수사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지난 7일 KBS 뉴스 홈페이지에 업로드된 영상에서 사건 피해자들이 버니어캘리퍼스에 머리를 맞고 사망했을 것이라는 주장과 관련 “저는 이 글 때문에 사실 좀 감동을 받았다. 둔기로 사망한 사람들의 부검 사진을 저도 많이 봤는데 저렇게 안 된다. 둔기는 끝이 무뎌서 파손의 범위가 굉장히 크고 여러 조각이 난다. 그런데 (개구리 소년 피해자들의) 두개골에 함몰된 부위가 다 콕콕 찍혀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기 때문에 버니어캘리퍼스의 날카로운 끝과 부합하는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범인이 여러 명일 것이란 추측에 대해서도 “5명의 초등학생을 (살인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한 장소에 조용히 진정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그런데 여러 명이면 조건이 성립한다. 여러 명이 몇 명을 붙잡고 있고 한 사람이 한 아이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건 가능하다”며 가설에 설득력이 있다고 봤다. 이 교수는 범인들은 와룡산에서 본드를 흡입하던 불량 학생들일 것이라는 가설에도 “완전히 근거 없다 얘기하기 어려운 게 당시에는 (불량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향정신성 약물로 본드를 봉지에 넣어서 불기도 하고 했었다”며 “(글쓴이가) 흉기만 얘기했으면 사람들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수 있는데 사건이 어떤 경위로 일어날 수 있는 건지 정황을 다 설명하다 보니 단순히 가설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새로운 가설을 접한 소감에 대해 이 교수는 “이런 도구(버니어캘리퍼스)까지 상세히 들여다보지 않은 것, 총기나 예기만 들여다보면서 이런 공업도구까지 (생각해)보지 못한 것에 저 자신이 반성의 감이 들어서 흥미롭기도 하고 아쉬움이 들었다”고 말했다.이 가설이 많은 네티즌들의 관심과 호응을 얻으면서 일각에는 재수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이미 경찰청에 미제사건 전담반이 있어서 지금도 충분히 재조사를 개시할 수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이춘재 사건도 공소시효 종료됐는데 거들에서 나온 DNA만으로 범인을 검거해서 억울한 윤씨는 무죄 입장을 할 수 있었다”며 “이 사건 조사를 다시 시작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나는 개구리 소년 사건의 흉기를 알고 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인 네티즌 A씨는 1991년 발생해 미제로 남은 이 사건과 관련, 2011년 5월 1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피해자들의 두개골 손상 흔적을 본 순간 범행도구가 버니어캘리퍼스임을 알아챘다며 새로운 가설을 제기했다. A씨는 “버니어캘리퍼스는 공업이나 기술 쪽 고등학교 학생들이 신입생 때 많이 들고 다닌다”며 범인이 인근 고등학교 불량 학생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사건 발생일이 선거일이자 공휴일이었던 점을 들어 “(범인들이) 산속에서 여럿이 본드를 불고 있다가 올라오는 아이들을 마주쳤을 것”으고 가정하고 “가방 속에 있던 철제 버니어캘리퍼스로 미친 듯이 헤드락을 건 상태에서 같은 곳만 때린 것”이라고 추론했다.한편 개구리 소년 사건은 1991년 3월 26일 대구 달서구 성서 지역에 살던 5명의 초등학교 학생들이 인근 와룡산에 올라갔다 동반 실종된 사건으로 국내에서 발생한 가장 유명한 어린이 실종 사건이다. 국내 단일 실종으로는 최대 규모인 연인원 35만명의 수색 인력을 투입했지만 범인이나 실종 경위를 밝히지 못했다. 이후 11년이 지난 2002년 9월 26일 실종 아이들이 와룡산 셋방골에서 모두 유골로 발견되면서 다시 한번 세간의 화제가 됐다. 당시 경북대 법의학팀은 유골 감정을 통해 ‘예리한 물건 등에 의한 타살’로 결론냈지만 범인을 잡지는 못했다. 2006년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현재까지 미제로 남아 있다.
  • 35초마다 한 번… 20년의 망치질

    35초마다 한 번… 20년의 망치질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 목을 구부린 채 매일 35초마다 한 번씩 망치질을 하는 키 22m, 무게 50t의 남자. ‘매일 일하는 인간’의 모습을 닮은 광화문의 랜드마크 ‘해머링 맨’이 망치질을 한 지 20년이 됐다. 해머링 맨이 지난 4일 스무 살 생일을 맞았다고 태광그룹 세화예술문화재단이 7일 밝혔다. 2002년 6월 4일 흥국생명빌딩 옆에 처음 등장한 거대한 체구의 해머링 맨은 오른손에 있는 망치를 아래로 조심스럽게 내리치는 작업을 쉼 없이 이어 가며 빌딩숲 속 신선한 시각적 충격과 흥미를 자아냈다. 요즘도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망치질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 조각가 조너선 보로프스키가 1979년 미국 뉴욕 전시회에 3.4m 키의 해머링 맨을 처음 선보인 이후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프랑크푸르트, 바젤, 나고야 등 11개 도시에 해머링 맨 연작이 들어섰다. 서울의 해머링 맨은 이 가운데 가장 체구가 크다. 세화예술재단은 해머링 맨의 ‘성인식’을 기념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세화미술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해머링 맨의 생일 축하 메시지를 남기면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세화예술재단 관계자는 “해머링 맨의 생일을 축하하면서 작품의 역사와 의미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공간·경험·시간의 확장”…삼성전자, AI 입은 비스포크 홈으로 글로벌 확장

    “공간·경험·시간의 확장”…삼성전자, AI 입은 비스포크 홈으로 글로벌 확장

    삼성전자가 지난해 처음 선보인 개인 맞춤형 생활가전 시리즈 ‘비스포크 홈’에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통합 가전 솔루션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개별 제품 판매 수준을 넘어 가정 인테리어를 삼성 제품으로 꾸미고, 모든 제품을 하나의 시스템에 통합해 관리하는 ‘삼성 비스포크 생태계’를 전 세계에 구축한다는 전략이다.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막한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2’에 참여 중인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미디어 데이 행사를 온라인으로 열고 글로벌 시장 확대 방안을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2019년 ‘도어 교체형’으로 냉장고에 처음 도입한 비스포크 개념이 개별 제품에 대한 소비자 맞춤이었다면 비스포크 홈은 주방과 거실, 세탁실 등 집안 전체 제품의 디자인과 색상을 개인의 취향에 맞게 구성해 사용하는 개념이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사장은 이번 비스포크 홈의 특징으로 ‘공간과 경험, 시간의 확장’을 꼽았다. 다양한 비스포크 제품으로 집 안의 모든 장소를 소비자가 원하는 공간으로 만들고(공간의 확장), 각 가전제품을 연결해 AI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경험의 확장)하며, 고객이 지속적으로 제품을 사용(시간의 확장)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한다. 삼성은 이를 위해 통합 가전 솔루션인 ‘스마트싱스 홈 라이프’ 서비스 대상 국가를 97개국으로 확대한다. 요리·전력 관리·의류 관리·펫 케어·홈 케어·공기 청정 등 소비자가 가정에서 자주 사용하는 6대 서비스를 한 곳에 통합했다.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으로 제품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지난 2월 국내에 공개한 프리미엄 제품군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을 비롯해 오븐·식기세척기·인덕션 등으로 구성된 ‘비스포크 키친 패키지’도 연내 유럽 시장에 출시한다. 해외 소비자가 구매한 제품에 대한 사후 관리도 꼼꼼해진다. 유럽 시장에서는 비스포크 냉장고와 세탁기를 대상으로 핵심 부품의 무상 보증 기간을 20년으로 확대하고, 미국에서는 비스포크 세탁기에 같은 보증 기간을 적용한다. 국내에서는 2021년 이후 출시한 비스포크 전 제품의 핵심 부품에 대해 무상 수리 또는 평생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삼성전자는 해외 시장 공략 강화와 함께 친환경 기술 활용도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유리 조각과 같은 산업폐기물을 최소화해 토양 오염을 예방하고, 폐유나 페인트 등은 연료로 재활용하고 있다. 또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와 함께 미세 플라스틱 배출을 줄이는 세탁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해당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을 연내 한국에 우선 도입한 뒤 해외 시장에 순차 출시할 계획이다.
  • 35초마다 망치질...‘매일 일하는 나’ 닮은 광화문 해머링맨 스무살 됐다

    35초마다 망치질...‘매일 일하는 나’ 닮은 광화문 해머링맨 스무살 됐다

    광화문 한복판에서 목을 구부린 채 매일 35초마다 한 번씩 망치질을 하는 키 22m, 무게의 50톤의 남자. ‘매일 일하는 인간’의 모습을 닮은 광화문의 랜드마크 ‘해머링 맨’이 망치질을 한지 20년을 맞았다. 해머링 맨이 지난 4일 20번째 생일을 맞았다고 태광그룹 세화예술문화재단이 7일 밝혔다. 해머링 맨이 광화문에 처음 등장한 건 2002년 6월 4일이다. 흥국생명빌딩 옆에 설치돼 빌딩 숲 속 신선한 시각적 충격과 흥미를 자아냈던 해머링 맨은 전 세계 11개 도시에 설치된 연작 가운데 가장 큰 체구를 뽐내고 있다. 망치를 두드리는 오른팔 한 쪽만 4톤에 이른다. 미국 조각가 조나단 브로프스키의 연작으로, 1979년 미국 뉴욕 전시회에 3.4m 키의 해머링 맨이 첫선을 보인 이후 시애틀, 댈라스,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프랑크푸르트, 바젤, 나고야 등에서 쉼없이 망치를 두드리고 있다.해머링 맨은 평일 매일 오전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망치질을 이어간다. 오른손에 있는 망치를 아래로 조심스럽게 천천히 내리치기를 반복하는 모습은 작가가 어린 시절 음악가인 아버지가 들려줬던 친절한 거인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외형은 1976년 튀니지의 구두 수선공이 망치를 두드리는 모습을 찍은 사진으로 스케치한 모습이 토대가 됐다. 세화예술재단은 해머링 맨의 성인식을 기념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세화미술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해머링 맨 생일 축하 메시지를 남기면 기념품을 제공한다. 세화예술재단 관계자는 “해머링 맨의 생일을 축하하면서 작품의 역사와 의미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태광그룹은 문화예술의 대중화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009년 세화예술문화재단을 설립하고 2017년 세화미술관을 열었다.
  • 요즘 미술관 ‘체험’ 하러 가지요

    요즘 미술관 ‘체험’ 하러 가지요

    “눈을 감고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해 보세요. 이마에서 미간으로, 눈, 코, 목으로…. 그렇다고 바로 주무시진 말고요.” 치유 명상가 이주현(지안)씨의 말에 요가 매트 위에서 가부좌를 튼 관람객 10여명이 낮게 웃었다. 이씨가 싱잉볼(명상용 종)을 부드럽게 두드리자 이내 차분하고 정돈된 분위기가 실내를 가득 채웠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프로그램형 전시 ‘나는 미술관에 ○○하러 간다’의 한 풍경이다.단순히 작품을 보기만 하는 전시에서 벗어나 관객이 직접 참여하며 미술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자리가 부산에 마련됐다. 다양한 경험을 나누는 사회적 공간으로서의 미술관에 집중하는 기획이 눈길을 끈다. 오는 10월 16일까지 열리는 ‘나는 미술관에 ○○하러 간다’는 미술관만의 대안적 여가를 제공하는 전시이자 체험 프로그램이다. 전시장에서 간단한 온라인 테스트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여가의 종류를 찾아보는 한편, 문화예술인과 함께 직접 배우고 즐길 수도 있다. 미술관은 매주 수~토요일 배움, 요가, 드로잉, 명상 등 100여회에 이르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매달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참가 신청을 받는데, 요가 같은 프로그램은 순식간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미술관 3층에 마련된 공간에서 비단과 면으로 만든 윤필남 작가의 4.5m짜리 대작 ‘비욘드’, 짙푸른 색이 돋보이는 김종학 작가의 ‘바다’ 등의 미술 작품을 보면서 자아를 성찰하는 기회가 새롭다. 같은 미술관 2층에서 열리는 조각가 이형구의 개인전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 유학 시절 다른 인종에 비해 유난히 자신의 손이 작다고 느낀 작가는 이후 20년간 몸을 주제로 다채로운 작품 활동을 펼쳤다. ‘아니마투스’ 시리즈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과장된 신체 구조에 해부학 연구를 더해 독창적 세계관을 선보인다. 8월 7일까지. 시립미술관에서 약 25㎞ 떨어진 부산현대미술관에선 ‘거의 정보가 없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그야말로 작품에 대한 설명이 없는, 관객이 받아들이는 것에만 집중한 신선한 기획전이다. 작품 옆에는 으레 있어야 할 작가 이름이나 제목, 제작 연도 등의 설명이 없다. 재료나 크기 정도만 나와 있을 뿐이다. “외부 정보가 없어졌을 때 우리가 어떻게 작품을 이해하는지 생각해 보자”는 의도다. 전시는 어린아이가 그린 낙서 같은 그림, 의도를 알 수 없는 난해한 설치 미술이 비싸고 유명한 작품으로 떠받들어지는 동시대 예술계의 경향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전시장 출구 쪽에선 작품을 보고 느낀 점을 써서 다른 관객과 공유할 수 있다. ‘34시간째 잠을 자지 못해 미쳐 버린 나의 모습’, ‘흰 풍선을 까만 고무줄로 묶었는데 터지는 것 같다’ 등 다른 사람이 남긴 감상평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연스레 현대 미술이란 무엇인지 돌아보게 된다. 모든 작품의 정보는 다음달 1일 공개되는데, 정보 공개 전후로 감상평을 비교해 보는 것도 또 하나의 묘미다. 전시는 7월 17일까지.
  • 소주회동·영수회담 불발 ‘협치 과제’

    소주회동·영수회담 불발 ‘협치 과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한 달은 거대 야당의 의회 권력 실감과 ‘여소야대 탐색전’으로 요약된다. 윤 대통령은 여당의 6·1 지방선거 승리로 힘을 얻었으나 2024년까지 거대 야당을 국정 운영 파트너로 안고 가야 하는 만큼 협치 능력도 매번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진행된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경제 위기 극복과 연금·노동·교육 3대 개혁을 위한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을 호소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우리가 직면한 위기와 도전의 엄중함은 진영이나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협력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영국의 ‘처칠과 애틀리의 파트너십’을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의 당색과 가까운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국회를 찾아 협치 의지를 피력했고, 연설 전후로 본회의장을 두루 돌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의원들에게 먼저 악수를 건넸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사사건건 고강도 비판을 내놨던 민주당 의원들도 윤 대통령 입장 때 모두 기립하고 연설 후 박수를 보내는 등 훈훈한 모습이 연출됐다. 하지만 취임 한 달이 지나도록 야당과의 공식 회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취임 2주차인 지난달 16일 여야 지도부에 ‘마포 돼지갈비·김치찌개 소주회동’을 타진했으나 민주당이 난색을 보여 불발됐다.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앞두고 민주당이 요구한 ‘영수회담’은 윤 대통령이 거부했다. 민주당의 윤호중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추경안에 담긴 코로나 손실보상 이행을 논의하자며 영수회담을 제안했으나 대통령실은 “우선 추경안부터 서둘러 처리해야 한다”며 거부했다. 6·1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의 지도부 공백으로 윤 대통령과 야당의 공식 회동도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협치의 첫 관문으로 꼽혔던 새 정부 조각 과정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까지 18개 부처 중 6명의 장관을 청문보고서 채택과 야당 동의 없이 임명했다. 가까스로 국회 임명동의안이 통과된 한덕수 국무총리의 경우 민주당 의원 중 최소 60여명이 당론을 이탈했다. 윤 대통령은 입법 과정이 필요하지 않은 시행령 손질로 여소야대 대비에 나섰고, 정부조직법 개정도 미뤄 뒀다. 하지만 시행령 정치로는 국정 운영에 한계가 있고, 개혁 과제 추진에는 법적 뒷받침이 필수인 만큼 야당과의 파트너십 구축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 여소야대 정국 협치 능력 잇단 시험대

    여소야대 정국 협치 능력 잇단 시험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한 달은 거대 야당의 의회 권력 실감과 ‘여소야대 탐색전’으로 요약된다. 윤 대통령은 여당의 6·1 지방선거 승리로 힘을 얻었으나 2024년까지 거대 야당을 국정 운영 파트너로 안고 가야 하는 만큼 협치 능력도 매번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진행된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경제 위기 극복과 연금·노동·교육 3대 개혁을 위한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을 호소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우리가 직면한 위기와 도전의 엄중함은 진영이나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협력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영국의 ‘처칠과 애틀리의 파트너십’을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의 당색과 가까운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국회를 찾아 협치 의지를 피력했고, 연설 전후로 본회의장을 두루 돌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의원들에게 먼저 악수를 건넸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사사건건 고강도 비판을 내놨던 민주당 의원들도 윤 대통령 입장 때 모두 기립하고 연설 후 박수를 보내는 등 훈훈한 모습이 연출됐다. 하지만 취임 한 달이 지나도록 야당과의 공식 회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취임 2주차인 지난달 16일 여야 지도부에 ‘마포 돼지갈비·김치찌개 소주회동’을 타진했으나 민주당이 난색을 보여 불발됐다.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앞두고 민주당이 요구한 ‘영수회담’은 윤 대통령이 거부했다. 민주당의 윤호중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추경안에 담긴 코로나 손실보상 이행을 논의하자며 영수회담을 제안했으나 대통령실은 “우선 추경안부터 서둘러 처리해야 한다”며 거부했다. 6·1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의 지도부 공백으로 윤 대통령과 야당의 공식 회동도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협치의 첫 관문으로 꼽혔던 새 정부 조각 과정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까지 18개 부처 중 6명의 장관을 청문보고서 채택과 야당 동의 없이 임명했다. 가까스로 국회 임명동의안이 통과된 한덕수 국무총리의 경우 민주당 의원 중 최소 60여명이 당론을 이탈했다. 윤 대통령은 입법 과정이 필요하지 않은 시행령 손질로 여소야대 대비에 나섰고, 정부조직법 개정도 미뤄 뒀다. 하지만 시행령 정치로는 국정 운영에 한계가 있고, 개혁 과제 추진에는 법적 뒷받침이 필수인 만큼 야당과의 파트너십 구축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 ‘수박’ 욕 먹는 이상민 “민주당 ‘팬덤·패거리·맹종’ 깨부셔야”

    ‘수박’ 욕 먹는 이상민 “민주당 ‘팬덤·패거리·맹종’ 깨부셔야”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이 패배의 아픔에서 벗어나 국민 곁에 다가 서려면 “금기를 없애는 창조적 파괴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민주당 내부를 향해 쓴소리를 서슴지않아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며 비난을 받고 있는 이 의원은 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하는 길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이구동성 ‘혁신’이 필요하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이 의원은 “혁신은 ‘창조적 파괴’가 필수적으로 ‘선행’, ‘전제’되어야 한다”며 잘못 자란 가지를 쳐내듯 해야 “새순이 돋고 변화와 역동의 시원한 기운이 돌 것”이라고 지적했다. ‘창조적 파괴’의 대상에 대해 이 의원은 “‘금기와 성역’, ‘맹종과 팬덤’, ‘일색과 패거리’, ‘배척’, ‘계파성’ 등이다”며 “이는 무엇보다 산산조각 내 부숴버려 가루로 날려버려야 할 것들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들은 하도 오래 서로 엉켜 붙어있고 이해관계에 찌들어있어 부숴버리기는 커녕 떼어놓기도 매우 어렵다”며 “이게 과연 가능할까? 회의적이고 좌절감이 들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말자”고 했다. 그러면서 “도전하고 또 도전하여 끝내 해내자”며 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 당부했다.
  • [이효근의 파란 코끼리] 대문자 K 안의 수많은 소문자 k들/정신과의사

    [이효근의 파란 코끼리] 대문자 K 안의 수많은 소문자 k들/정신과의사

    요새야 마트에만 가도 각양각색의 시판 만두를 종류별로 골라서 사 먹을 수 있지만, 예전에 만두는 의례히 집에서 온 가족이 둘러앉아 빚어 먹는 음식이었다. 이북에 뿌리를 둔 우리 가족에게 만두 빚기는 김장에 견줄 수 있는 겨울철 큰 행사였다. 한가득 빚은 만두를 냉동해 두고 겨우내 쪄서도 먹고 국에 넣어 먹기도 했다. 더 예전엔 만두소뿐 아니라 만두피까지 집에서 만들었다. 풍채 좋은 함경도 여성이던 외할머니는 밀가루를 치대고 방망이로 민 뒤 ‘주전자 뚜껑’으로 큼지막하게 찍은 만두피를 만들어 왕만두를 빚었다. 그런가 하면 개성에서 내려온 자그마한 몸매의 친할머니는 역시 자그마한 만두피로 작은 만두를 빚어 조랭이 떡만두국을 끓였다. 두 분 다 나이 들어 근력이 떨어진 뒤엔 별 수 없이 시판 만두피를 사다 썼는데, 둘 다 시판 만두피에 불만이 많았지만 그 방향은 정반대였다. 한쪽은 너무 작다고 타박, 한쪽은 너무 크다고 타박. 만두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나는 외식 메뉴로 곧잘 만두를 고르는데, 가게 벽에 붙은 ‘이북식 왕만두’라는 메뉴를 볼 때마다 생각에 빠지곤 한다. 저 표현은 과연 맞는 표현일까, 틀린 표현일까. 어떤 이북은 큰 만두를 먹고 어떤 이북은 작은 만두를 먹는데. 경북 안동 출신인 친정어머니 밑에서 자란 아내와 안동국시집에 가면 사골 국물에 만 국수를 맛나게 먹던 아내가 비슷한 이야기를 하곤 한다. 맛있네. 그런데 우리 엄마는 멸치 국물에 국수를 해 줬는데. 이건 다르네. ‘정통파’ 안동국시는 사골 국물에 만 것일까, 아니면 멸치 국물에 만 것일까. 아마 둘 다일 것이다. 안동의 어떤 집에선 사골 국물에, 다른 집에선 멸치 국물에 국수를 해 먹었을 것이다. 한 집에서도 때론 사골을, 때론 멸치를 썼을 것이고. 사람의 선호가 어떻게 늘 한 가지일까. 게다가 어려운 시절엔 국수를 먹을 때마다 사골 국물을 낼 여력 있는 집이 많지도 않았겠지. 그러다 누군가가 출시한 ‘사골 국물 안동국시’가 전국구적 유명세를 타며 타 지역 사람들은 안동국시 하면 으레 한 가지 국물만을 떠올리게 된 것은 아닐까. 이렇듯 한마디로 이북만두, 안동국시라지만 사실은 그 안에도 형편과 기호에 따라 다양한 버전이 존재한다. 전국적인 명성과 표준화된 레시피는 음식의 상품성을 높이지만, 본래의 다양함이 한 카테고리 안에 묶여 사장될 위험성 또한 가지고 있다. 이것이 비단 음식만의 일일까. ‘K-pop’이라 하면 이제 사람들은 으레 BTS나 블랙핑크를 떠올린다. 화려한 무대에서 펼쳐지는 미소년ㆍ미소녀들의 칼 군무. 하지만 ‘Korea’의 음악이 어디 그들뿐이랴. 구성진 남진, 수더분한 김광석, 삼단고음의 아이유, 이 모든 것이 ‘K’의 음악이고, 이런 작은 조각들인 ‘소문자 k-pop’들이 모여서 하나의 큰 ‘대문자 K-pop’을 이룬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한 사람을 이해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하나하나가 다 개별적인 우주다. 어떤 사람을 출신지나 직업 같은 하나의 특징으로 거칠게 묶어 선입견을 통해 보기 시작하면 그에 대한 바른 이해는 어려워진다. 어떤 외모를 가졌고, 어떤 장애가 있거나 없고, 어떤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로 그 사람을 하나의 프레임에 넣는 일은 어리석다. 그런 것들은 그 사람을 구성하는 수많은 ‘소문자’ 가운데 하나일 뿐이니까. 그 모든 것이 합쳐지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해서 특정한 한 사람이 된다. 작은 특성 하나로 그 사람의 전체가 판단돼선 안 된다. ‘대문자 I’의 나는 수많은 ‘소문자 i’의 내가 합쳐진 총체다. 그중 하나만 빠지더라도 나는 내가 아니다.
  • 톈안먼 33주년, 중국선 ‘없던 일’ 취급…대만 “홍콩서 기억 조직적 삭제”

    톈안먼 33주년, 중국선 ‘없던 일’ 취급…대만 “홍콩서 기억 조직적 삭제”

    대학생과 지식인 중심의 중국인들이 부정부패 척결과 민주개혁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군의 유혈진압에 스러져 갔던 톈안먼(天安門) 사태 33주년을 맞이한 4일 중국 사회에서는 톈안먼 사태를 금기시하는 수준을 넘어 ‘없었던 일’로 취급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中 포털 사이트에서 톈안먼 정보 ‘실종’ 이날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의 ‘오늘의 역사’ 항목에는 1989년 6월 4일 일어난 일로 ‘이란 호메이니의 최고지도자 피선’이 소개돼 있고, 검색창에 ‘6·4’를 입력하면 지난해 6월 4일 부르키나파소에서 발생한 학살 사건 등이 검색된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일 정례 브리핑에서 톈안먼 사태 희생자 가족의 진상조사, 사과, 보상 요구에 대한 입장을 질문받자 “1980년대 말 발생한 그 ‘정치 풍파’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미 명확한 결론을 내렸다”고 짧게 답했다. 이 질문과 답변은 외교부 홈페이지의 대변인 브리핑 전문 서비스에도 빠져 있다. 톈안먼 사태에 대한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공식 규정은 자오 대변인이 언급한 ‘정치 풍파’와 ‘동란’이다. 지난해 11월 중국 공산당이 채택한 제3차 역사결의(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국공산당 중앙의 결의)는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소련이 해체되고 동유럽이 격변했다”며 “국제사회 반(反) 공산주의·반 사회주의 적대 세력의 지지와 선동으로 인해 국제적인 큰 기류와 국내의 작은 기류는 1989년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시기에 우리나라에 엄중한 ‘정치 풍파’를 초래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결의는 시위 진압에 대해 “당과 정부는 인민을 의지해 ‘동란’에 선명하게 반대하는 것을 기치로 해서 사회주의 국가 정권과 인민의 근본 이익을 수호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당의 공식 입장이 존재할 뿐, 톈안먼 사태를 둘러싼 일체의 공적 논의는 중국 사회에서 긍정적인 시각에서든 부정적인 시각에서든 모두 금기시되고 있다.  홍콩서도 집회 원천 봉쇄…추모촛불 꺼지나 이런 가운데 홍콩 명보는 4일자 사설에서 당시 학생들 시위에 대해 “본질은 애국민주 운동”이고, “6·4사건은 피할 수 있었던 비극”이라고 지적한 뒤 정당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썼다. 사설은 “당국이 폭력적인 수단으로 진압한 것에 대해 적지 않은 사망자 유족은 아직도 마음을 풀지 못하고 있다”며 “6·4를 바로잡는 것은 역사의 상처를 보듬는 것이며, 사망자가 안식하고 유족들이 응어리를 풀게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회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중국식 ‘전과정 인민민주’를 표방하며 서구식 자유 민주주의에 철저히 선을 긋고 있는 현 시진핑 체제에서는 톈안먼 사태가 계속 ‘없었던 일’로 치부될 공산이 커 보인다.중국 본토는 물론 그 동안 꾸준히 추모 활동이 이뤄졌던 홍콩에서도 올해는 관련 집회가 원천 봉쇄된 가운데, 희생자 유족과 살아남아 해외로 터를 옮긴 당시 시위 참여자들의 목소리가 미미하게나마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희생자 유가족 모임인 ‘톈안먼 어머니회’(the Mothers of Tiananmen)는 진상 규명과 문책, 보상 등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한 인권 단체를 통해 지난 1일 발표했다. 또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당시 시위의 주역 중 한 명으로, 미국에 망명한 왕단은 미국에서 6·4 특별전시회를 열었다. 그간 ‘일국양제’를 표방하며 추모를 허용했던 홍콩은 2020년 이후 코로나19를 이유로 관련 집회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홍콩은 톈안먼 사태 기념일 하루 전인 3일 밤 11시부터 5일 오전 0시 30분까지 집회가 주로 열리던 빅토리아 파크를 봉쇄했다.  美·대만 “톈안먼 기억하자” 중국과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 미국과 대만은 공개적으로 중국을 비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톈안먼 시위에 대한 유혈진압을 “잔인한 폭력”으로 규정한 뒤 “용감한 개인들의 노력은 잊히지 않을 것”이라며 “매년 우리는 인권과 근본적 자유를 위해 일어섰던 사람들을 기념하고 기억한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중국 국민, 불의에 저항하고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는 6월 4일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희생자들을 추도하는 촛불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여러 해에 걸쳐 촛불집회로 6·4를 기억해오던 홍콩에서 올해는 처음으로 기념 집회 신청이 전혀 없었고, 홍콩의 여러 대학에서는 6·4 정신을 상징하는 조각상이 영문도 모른 채 철거되고 있다”며 “홍콩에서 6·4에 관한 집단 기억이 조직적으로 지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나는 이러한 난폭한 수단이 사람들의 기억을 지울 수 없다고 믿는다”면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세계의 권위주의가 확대될 때 우리는 더욱 민주적 가치를 지키고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핵잼 사이언스] 마야 문명이 만든 1300년 전 ‘옥수수신’ 머리 조각상 발견

    [핵잼 사이언스] 마야 문명이 만든 1300년 전 ‘옥수수신’ 머리 조각상 발견

    멕시코 남동부 팔렝케 유적에서 약 1300년 전 고대 마야인들이 만든 '옥수수신'의 머리 조각상이 발견됐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치아파스주에 있는 팔렝케 유적에서 치장벽토로 덮인 조각상 머리가 발굴됐다고 보도했다. 이 조각상 머리는 고대 마야인들이 떠받들던 '옥수수신'이다. 멕시코인들에게 있어 옥수수는 주식으로, 우리로 따지면 쌀과 같은 가장 중요한 곡물이다. 특히 과거 마야인들은 옥수수를 신성시했는데, 자신들이 지하세계에서 부활한 옥수수신이 창조한 옥수수 반죽으로 만들어졌다고 믿었다.이번에 발견된 조각상은 연못같은 곳에 놓여있는 상태로 발굴됐는데, 연구팀은 이는 지하세계인 '시발바'(Xibalba)로 들어가는 입구를 모방해 만든 곳에 놓여진 공물의 일부로 추측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마야인들은 세상이 하늘과 땅, 지하세계로 구분된다고 믿었으며 동굴과 세노테는 시발바로 들어가는 관문 역할을 한다고 여겼다. 세노테(cenote)는 마야인들에게는 숭배의 대상인 곳으로 현지 언어로 우물이라는 뜻이다. 이는 석회암 암반이 함몰돼 지하수가 드러난 대형 샘으로 마야인들은 이를 통해 식수를 얻고 농사를 지었다.멕시코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INAH) 측은 "팔렝케는 마야 문명에서 가장 훌륭한 건축물, 조각품 등이 발견된 곳"이라면서 "이 조각상은 처음부터 머리만 만들어졌으며 최초의 옥수수 식물 탄생을 상징하기 위해 동서방향으로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발견을 통해 마야 문명이 옥수수신의 탄생과 죽음, 부활에 대한 신화를 어떻게 재현했는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한편 영화의 소재로 등장할 만큼 신비로운 대상으로 여겨져 온 마야 문명은 기원전 2000년 전 부터 시작해 현재의 멕시코 남동부, 과테말라, 유카탄 반도 등을 중심으로 번창했다. 특히 마야 문명은 천문학과 수학이 발달해 수준높고 찬란한 문명을 일궜으나 특별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채 사라졌다. 이에대해 학자들은 전염병과 외부 침입설, 주식인 옥수수의 단백질 부족설 등 다양한 이론들을 제기한 바 있으나 2000년대 들어서 세계 각국 연구진들은 그 원인으로 기후 변화에 의한 가뭄을 유력한 ‘범인’으로 꼽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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