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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복잡한 신상 공개 속도전, 진짜 배경은/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열린세상] 복잡한 신상 공개 속도전, 진짜 배경은/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우리나라도 피의자의 얼굴과 이름이 신문에 실리던 시절이 있었다. 1990년대까지도 그러했다. 피의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2005년 ‘인권 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 규칙’이 제정되면서 피의자들에게 얼굴을 가릴 마스크나 모자, 점퍼 같은 것이 제공됐다. 그러다 2009년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얼굴과 신상이 신문에 공개되면서 ‘국민의 알권리’ 요구가 커졌고, 2010년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을 통해 신상 공개 제도가 도입됐다. 현재 피의자 신상 공개는 일부 강력범죄에 한해 심의위원회의 판단을 받아야만 가능하다. 최근 1심에서 징역 20년이 선고된 ‘귀가 여성 살인미수 사건’과 얼마 전 살인으로 기소된 ‘정유정 사건’이 도화선이 돼 지금의 협소한 신상 공개 제도를 손보자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은 이에 화답하며 관련 법안을 여러 개 쏟아냈고, 국민권익위에서도 설문조사에 착수했다. 신상 공개 확대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음에도 제도 변화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음은 단순히 장점ㆍ단점을 손익계산하듯이 따질 수 없는 복잡한 쟁점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는 현재 피의자에 국한돼 있는 신상 공개를 재판 중인 피고인에게까지 확대하자는 것이다. 아직 수사 중인 피의자의 정보도 공개하는데 기소까지 된 피고인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과 피고인의 방어권 침해가 예상되고 공정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신상 공개가 가능한 범죄의 종류를 일부 강력범죄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음주운전, 묻지마폭력, 전세사기 등 경제범죄, 아동학대 살해와 같이 사회적 공분이 큰 범죄로까지 대폭 확대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신상 공개가 일상화되면 오히려 무감각해져 범죄예방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신상 공개로 낙인이 찍힐 경우 제대로 된 교정과 교화가 어려워 사실상 사회 복귀가 불가능해지고, 신상 공개가 오용될 경우 범죄와 상관없는 사람이 더 고통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음에도 왜 여론은 범죄자의 신상 공개를 이토록 원하고 있을까. 그 배경을 집단적 증오나 복수심의 팽배로 납작하게 평면화하기보다는 최근 형사사법체계의 변화를 고려해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이 시행되면서 대부분의 형사 사건은 검찰에 송치되지도 않은 채 경찰이 종결(불송치 결정)하고 있다. 2022년 불과 며칠 만에 벌어진 이른바 검수완박 입법으로 애꿎은 ‘고발인의 경찰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권’이 갑자기 박탈됐다. 검찰 제도의 탄생 이유인 수사지휘권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면서 수사의 책임자가 불분명해졌고, 경찰과 검찰은 서로에게 사건을 던지며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빠져나갈 수 있게 됐다. 국가기관인 경찰과 검찰이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는 법정에서 피고인의 ‘부인한다’ 한마디면 휴지 조각이 되고 탄핵 증거로 쓰기도 어렵다. 심각한 수사 지연으로 고통받는 피해자가 늘어가도, 수사 담당 경찰이 업무 과중을 견디다 못해 수사 현장을 탈주하고 있어도 책임지는 정치인이 아무도 없으며 오히려 제도를 ‘개혁’했다고 정신승리 중이다. 학교폭력 피해자 표예림씨의 가해자들 신상이 온라인에 공개된 일, 재판 중인 피고인의 신상이 유튜버와 정치인을 통해 공개된 일을 두고 잘했다는 반응보다 적절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적지 않은 이유는 하나다. 국가의 형사사법체계를 통해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 수 없다는 인식이 사적 제재가 허용되는 분위기로 확산될 경우 일반 치안은 물론 국가 존립 이유에 근본적인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신상 공개를 둘러싼 여론 안에 숨어 있는 형사사법체계에 대한 신뢰 회복 기대를 정치권은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
  • ‘퇴폐’ 내몰렸던 한국 실험미술… MZ, 환호하다

    ‘퇴폐’ 내몰렸던 한국 실험미술… MZ, 환호하다

    ‘1960~70년대’ 전시회와 연계‘불온’ 억압받았던 K전위예술 당당한 세계적인 가치 보여줘김구림 등 29명 대표작품 전시 청년층·외국인들 발길 이어져구겐하임미술관 등 순회 예정 지난달 28일 서울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300여명의 관람객이 노작가의 퍼포먼스에 환호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주인공은 실험미술의 거장 이건용(81) 작가. 그가 1979년 브라질 상파울루 국제비엔날레에서 기립박수를 받은 퍼포먼스 ‘달팽이 걸음’을 재연하는 자리였다. 15m 길이의 검은 고무장판 위에 맨발로 올라선 작가는 몸을 쪼그리고 앉아 좌우로 거침없이 흰 분필 선을 그어나갔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중간중간 일어선 그에게 관람객들은 “힘내세요”,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박수를 보냈다. 25분여 뒤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 그가 그린 선을 그의 발자국이 지워낸 ‘달팽이 걸음’의 전모가 관람객들의 시선에 가득 들어왔다. 달팽이처럼 느린 걸음으로, 현대문명의 빠른 속도를 가로질러 보자는 취지의 작품은 한국 전위예술 1세대로 반세기 가까이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견지해 온 그의 삶과 닮은 모습이었다. 이날 그의 퍼포먼스에 동참한 관람객들은 현장에서만 320명, 온라인 라이브에 접속한 300명 등 620명에 이르렀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구겐하임미술관과 함께 기획한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전과 연계해 이뤄진 이건용 작가의 퍼포먼스는 당시 ‘불온한 것’, ‘퇴폐적인 것’으로 내몰리며 억압받았던 우리 실험미술이 국내뿐 아니라 세계 미술계에서 지니는 당당한 위치와 가치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전시는 급속한 근대화와 산업화가 이뤄지던 시기에 사회적 불의와 폭압, 보수화된 기성세대의 형식주의 등에 반발한 대표 작가들을 주인공으로 불러 모았다. 김구림, 성능경, 이강소, 이건용, 이승택 등 작가 29명의 대표작 95점과 자료 30여점이 모였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MZ세대, 외국인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50~60년 전 청년 예술가들의 비판적 실험 정신과 도전적 발상에 교감의 폭을 넓히고 있다는 후문이다.국전 심사 비리가 터진 1968년 강국진, 정강자, 정찬승은 제2한강교(현 양화대교) 밑에 각자 들어갈 구덩이를 파고 목만 내놓은 채 묻혀 관람객들의 물세례를 받았다. ‘문화 사기꾼’, ‘문화 부정 축재자’ 등의 흰색 문구가 적힌 비닐을 불태워 매장하며 “죽이고 싶다, 모두”라고 외친 이들은 기성세대와 제도권 문화의 타살이라는 강력한 비판의 메시지를 발화했다. 이를 담은 ‘한강변의 타살’(1968)은 사진 속 인물을 관람객과 같은 크기로 배치한 슬라이드 영상으로 선보여 찬 바람이 불던 한강변 모래사장에서 벌어진 당시의 현장에 동참하는 듯한 생동감을 준다. 1970년대 ‘절대 진리’로 여겨졌던 세계행정대지도를 300개로 조각내 재배치한 성능경의 ‘세계전도’(世界顚倒·1974)는 국가의 공권력이 극에 달했던 시절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내고 싶었던 청년 예술가의 열망을 보여준다. 거대한 입술 안 치아 위에 선글라스를 낀 여성의 머리, 가정용 고무장갑 등을 설치한 정강자의 ‘키스 미’(1967)는 여성이 남성의 성적 시선의 대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성적 욕망의 주체임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오는 9월 1일부터는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내년 2월 11일부터는 로스앤젤레스 해머미술관에서 차례로 이어지며 해외 관객과 만난다. 리처드 암스트롱 구겐하임미술관장은 “불확실성과 변화의 시기에도 끊임없이 질문하고 창조하려는 이들의 상상력, 열망은 우리에게 영감과 용기를 준다”고 말했다.
  • 닭뼈 목에 걸렸는데 황당한 ‘콜라 처방’…반전 결론

    닭뼈 목에 걸렸는데 황당한 ‘콜라 처방’…반전 결론

    목에 닭 뼛조각이 걸려 달려온 응급 환자에게 한 이비인후과 의사가 코카콜라 캔 4개를 마시게 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뉴질랜드 매체 스터프에 따르면 베스 브래시라는 여성은 지난달 23일 웰링턴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닭고기 요리를 먹다가 뼛조각이 목에 걸렸다. 이 여성은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내다 목 통증이 계속되자 26일 오전에 응급센터로 달려갔다. 브래시의 상태를 들여다본 이비인후과 의사는 “뼛조각이 작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시키며 뜬금없이 코카콜라 캔 4개를 마시도록 처방했다. 브래시는 “의사의 처방이 너무 황당해서 믿을 수가 없었지만 계속된 목 통증으로 어떻게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곧장 슈퍼마켓으로 달려가 콜라 4캔을 사서 그 자리에서 다 마셨다”고 말했다. 반신반의하며 잠든 다음 날, 브래시는 목 상태가 좋아진 것을 느꼈고 그다음 날은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는 스터프 측에 “정말 흥미로운 일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에 대해 뉴질랜드 의사협회의 브라이언 베티 회장은 “나는 그런 치료법을 지금까지 본 적은 없으나 설탕이 들어간 산성 음료인 콜라가 치아의 에나멜을 손상할 수 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의사들이 환자에게 통상적으로 콜라를 마시라고 권하지는 않지만, 수술과 같은 침습성 의료 절차를 피할 수만 있다면 일회용 치료법으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술이나 내시경 시술을 피하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라면 분명히 잘한 일”이라며 “따라서 합리적인 조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터프는 전문가의 설명을 인용해 “외국에서도 콜라가 목에 걸린 뼈를 내려가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탄산음료가 뼈에 스며들어 탄산가스를 방출함으로써 뼈를 분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 “쿠란 소각은 이슬람 혐오…규탄” 스웨덴 정부 성명

    “쿠란 소각은 이슬람 혐오…규탄” 스웨덴 정부 성명

    이슬람권 57개국 집단 반발 후 성명 나와“무슬림에 불쾌감…도발 행위 용납 안돼”쿠란 소각 시위 스웨덴 법원서 허용 파장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불태우는 시위를 허용해 이슬람권의 반발을 산 스웨덴이 해당 시위를 규탄한다는 공식 성명을 냈다. 이란은 쿠란 소각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신임 스웨덴 대사 임명 절차를 중단했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스웨덴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스웨덴 정부는 시위에서 개인이 저지르는 이슬람 혐오 행위가 무슬림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스웨덴 정부의 견해를 전혀 반영하지 않는 이런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쿠란이나 다른 성스러운 경전을 불태우는 것은 공격적이고 무례한 행위며 명백한 도발이다.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 또 이와 관련한 편협함의 표현은 스웨덴이나 유럽에서 용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무부는 그러면서 “집회, 표현 및 시위의 자유는 헌법으로 보호받는 권리”라고 강조했다. 스웨덴 정부의 이날 성명은 이슬람권 최대 국제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있는 본부에서 이례적으로 긴급회의를 열고 의견을 모은 이후 발표됐다. 세계 57개국으로 구성된 OIC는 성명에서 “회원국들은 쿠란 사본 모독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통일되고 집단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시내 이슬람 사원 앞에서 이라크 출신 스웨덴 이주 남성 살완 모미카가 코란을 찢고 불태우는 시위를 벌였다. 그는 쿠란으로 신발을 닦고, 이슬람에서 금기시하는 돼지고기로 만든 베이컨 조각을 쿠란 사이에 끼워 넣기도 했다. 이날은 이슬람의 주요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 첫날이었다. 스웨덴 사법부가 그의 시위를 허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슬람권의 거센 반발이 나왔다. 모미카의 시위 허가 신청을 스웨덴 경찰은 수차례 반려했으나, 법원이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이를 허용했다. 한편 이란은 주스웨덴 신임 대사 파견 계획이 현재로선 없다고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전했다. 앞서 현지 언론에서 신임 대사 파견을 위한 행정 절차가 마무리됐다고 보도하며 내정자를 공개했으나, 쿠란 소각 사태 여파로 파견을 일시 중단한 것이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신임 대사가 파견될 준비가 됐다고 인정하면서도 쿠란 사태와 관련한 정부의 대응으로 절차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 “남자친구가 고양이를 죽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자친구가 고양이를 죽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자친구가 기르는 고양이를 죽이고 사체를 유기한 남성이 CCTV에 덜미를 잡혔다. 이 남성은 여자친구가 외출한 틈을 노려 범행을 저지르고 “모른다”고 발뺌하다 결국 인정했다. 동물권단체 케어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2시쯤 남성 A씨는 여자친구 B씨가 사는 오피스텔 거주지에서 고양이를 죽인 뒤 사체를 쇼핑백에 담아 유기했다. 사건 당일 A씨는 B씨가 집을 비우도록 유도했고, 이후 귀가한 B씨의 집에는 키우던 고양이가 보이지 않고 전신 거울은 산산조각 나 있는 채 벽에는 핏자국이 묻어있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B씨가 A씨에게 고양이의 행방을 묻자 “모른다”는 답변뿐이었고, 고양이가 가출했다고 생각한 B씨는 이틀간 주변을 뒤졌지만 결국 찾을 수 없었다. B씨는 이후 오피스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충격에 빠졌다. 고양이의 행방을 모른다고 했던 A씨가 눈도 못 감은 채 죽은 고양이 사체와 깨진 거울 조각을 함께 담은 쇼핑백을 들고 나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있었던 것이다.B씨는 A씨의 추궁에 그제야 고양이가 자신을 할퀴어서 죽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체 유기 장소에 대해서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주장하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케어는 “CCTV를 보면 A 씨는 전혀 술에 취한 모습이 아니다”라며 “A씨는 고양이 사체와 거울 파편까지 쇼핑백에 담아 나왔고, 택시를 잡아 이동하는 등 범죄 흔적을 없애는 치밀함을 보였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거울이 깨질 정도로 A씨가 고양이를 가혹하게 폭행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며 “B씨에게 미리 집에서 나가라고 지시한 행위, 고양이를 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응급처치하지 않은 행위, 또 B씨에게 유기한 이후에도 사실을 숨긴 행위 등을 보면 A씨가 고양이를 죽일 의도가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 ‘퇴폐’로 내몰렸던 K실험미술, MZ 관객에 환호받다

    ‘퇴폐’로 내몰렸던 K실험미술, MZ 관객에 환호받다

    지난 28일 서울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300여명의 관람객이 노작가의 퍼포먼스에 환호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주인공은 실험미술의 거장 이건용(81) 작가. 그가 1979년 브라질 상파울루 국제비엔날레에서 기립박수를 받은 퍼포먼스 ‘달팽이 걸음’을 재연하는 자리였다. 15m 길이의 검은 고무 장판 위에 맨발로 올라선 작가는 몸을 쪼그리고 앉아 좌우로 거침없이 흰 분필 선을 그어나갔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중간중간 일어선 그에게 관람객들은 “힘내세요” “화이팅”이라고 외치며 박수를 보냈다.25분여 뒤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 그가 그린 선을 그의 발자국이 지워낸 ‘달팽이 걸음’의 전모가 관람객들의 시선에 가득 들어왔다. 달팽이처럼 느린 걸음으로, 현대문명의 빠른 속도를 가로질러 보자는 취지의 작품은 한국 전위예술 1세대로 반세기 가까이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견지해 온 그의 삶과 닮은 모습이었다. 이날 그의 퍼포먼스에 동참한 관람객들은 현장에서만 320명, 온라인 라이브에 접속한 300명 등 모두 620명에 이르렀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구겐하임미술관과 함께 기획한 ‘한국 실험미술 1960~1970년대’전과 연계해 이뤄진 이건용 작가의 퍼포먼스는 당시 ‘불온한 것’, ‘퇴폐적인 것’으로 내몰리며 억압받았던 우리 실험미술이 국내뿐 아니라 세계 미술계에서 지니는 당당한 위치와 가치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전시는 급속한 근대화, 산업화가 이뤄지던 시기, 사회적 불의와 폭압, 보수화된 기성 세대의 형식주의 등에 반발한 대표 작가들을 주인공으로 불러모았다. 김구림, 성능경, 이강소, 이건용, 이승택 등 작가 29명의 대표작 95점과 자료 30여점이 모였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MZ세대, 외국인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50~60년 전 청년 예술가들의 비판적 실험 정신과 도전적 발상에 교감의 폭을 넓히고 있다는 후문이다.국전 심사 비리가 터진 1968년 강국진, 정강자, 정찬승은 제2한강교(현 양화대교) 밑에 각자 들어갈 구덩이를 파고 목만 내놓은 채 묻혀 관람객들의 물세례를 받았다. 흰 페인트로 ‘문화 사기꾼’, ‘문화 부정 축재자’ 등으로 쓴 비닐을 불태우고 매장하며 “죽이고 싶다, 모두”라고 외친 이들은 기성세대와 제도권 문화의 타살이라는 강력한 비판의 메시지를 발화했다. 이를 담은 ‘한강변의 타살’(1968)은 사진 속 인물을 관람객과 같은 크기로 배치한 슬라이드 영상으로 선보여 찬 바람이 불던 한강변 모래사장에 벌어진 당시의 현장에 동참하는 듯한 생동감을 준다.1970년대 ‘절대 진리’로 여겨졌던 세계행정대지도를 300개로 조각내 재배치한 성능경의 ‘세계전도’(世界顚倒·1974)는 국가의 공권력이 극에 달했던 시절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내고 싶었던 청년 예술가의 열망을 보여준다. 거대한 입술 안 치아 위에 선그라스를 낀 여성의 머리, 가정용 고무 장갑 등을 설치한 정강자의 ‘키스 미’(1967)는 여성이 남성의 성적 시선의 대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성적 욕망의 주체임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9월 1일부터는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내년 2월 11일부터는 로스앤젤레스 해머미술관에서 차례로 이어지며 해외 관객과 만난다. 리처드 암스트롱 구겐하임미술관장은 “불확실성과 변화의 시기에도 끊임없이 질문하고 창조하려는 이들의 용기와 상상력, 열망은 우리에게 영감과 용기를 준다”고 말했다.
  • 디지털로 소환한 천 년 비색… ‘고려의 혼’ 청자를 만나다[권다현의 童(아이와 함께)行]

    디지털로 소환한 천 년 비색… ‘고려의 혼’ 청자를 만나다[권다현의 童(아이와 함께)行]

    12세기 최고 도자기 만든 사당리 가마터에 위치재료·온도 따라 다양한 색깔의 작품 200점 전시태안 앞바다 ‘보물선’ 유물·발굴 사진, 호기심 자극물레로 빚은 자기만의 그릇 만들고 가질 수 있어성형·조각·굽기·유약·선별 과정 등 게임처럼 체험모래 놀이·흙가마 미끄럼틀 등 아이 위한 시설도 박물관 가는 날이라며 신나게 집을 나섰던 아이가 잔뜩 시무룩한 표정으로 유치원에서 돌아왔다. “오늘 견학은 재미있었어?” 엄마의 물음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얼굴엔 불만이 가득하다. 뭔가 아쉬운 게 있었던 게 분명하다. “도자기 만들고 싶었는데 선생님이 안 된다고 하셨어.” 평소 엄마와 박물관에 가면 빠지지 않고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녀석이라 못내 서운했던 모양이다. 결국 동네 문방구에서 점토를 사 와 크고 작은 접시 서너 개를 빚고서야 입가에 웃음이 떠올랐다. “이걸 아주 뜨거운 불에 넣고 구우면 진짜 그릇이 되는 거 알아?” 물었더니 아이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정말요? 흙은 불에 안 타요?” 질문이 꼬리를 무는 아이에게 언젠가 ‘진짜’ 도자기를 만들러 가자고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이번 강진 여행에서 그 약속을 지키게 됐다.전남 강진에 고려청자박물관이 세워진 건 200여개에 이르는 가마터 덕분이다. 고려청자가 만들어진 가마터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데, 시기에 따라 지역이 조금씩 달라진다. 초기 가마터는 경기도와 황해도 그리고 전라도에 집중됐다. 위치상 중서부 지역은 중국의 제작 기술을 받아들여 벽돌로 가마를 만들었고 남서부 지역에서는 토기 가마의 전통을 이어받아 진흙을 뭉쳐 만든 가마에서 청자를 제작했다. 강진 용운리와 삼흥리에서 당시 가마 형태를 만나 볼 수 있다. 중기가 되면 벽돌가마는 사라지고 강진과 부안을 중심으로 청자 생산이 이뤄졌다. 특히 사당리에선 고급 청자가 만들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후기에도 여전히 진흙 가마를 사용하는데, 다른 지역과 비교해 강진은 오히려 가마터가 증가하고 상감청자도 생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고려청자의 탄생부터 발전과 쇠퇴까지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곳이 강진이다. 박물관에 들어서기 전 먼저 눈길을 빼앗는 것도 가마터다. 12세기 고려 최고 품질의 청자를 생산했던 사당리에 자리한 박물관은 앞마당에 7호 가마터가, 본관 오른쪽에는 41호 가마터가 보존돼 있다. 수몰 지역에서 발굴한 용운리 10-4호 가마터도 옮겨 복원했다. “여기서 도자기를 구웠던 거예요?” 아이는 가마터를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둘러봤다. 무려 800~900년 전 가마일 텐데 경사면과 벽면, 중간에 까맣게 그을린 흔적까지 온전히 남아 있어 더욱 실감 났다. 원래는 진흙으로 만든 지붕이 있었을 테고 도자기를 먼저 안쪽에 넣은 뒤 밖에서 며칠 동안 불을 지폈을 거라고 차근차근 설명해 줬다. 그 과정에서 깨지는 도자기도 있었을 거라고 했더니 아이는 절로 안타까운 표정이다.“너 청자가 무슨 색인지 알아?” 첫째가 동생 앞에서 아는 체한다. 하지만 청자의 오묘한 빛깔을 이해하기에 일곱 살은 너무 어렸던 걸까. “푸른색이 뭔데? 하늘처럼 파란 거야, 아니면 나무처럼 초록인 거야?” 첫째도 우물쭈물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우리 청자를 직접 보면서 이야기해 볼까?” 자연스레 아이들을 전시실로 이끌었다. 나 역시 학교에서 청자는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푸른빛의 자기를 일컫는다고 배웠지만, 박물관에서 만난 고려청자는 훨씬 다양한 색과 깊이를 지녔다. 실제 설명에도 청자의 색은 제작 기술의 발전 정도나 품질, 청자를 생산한 지역의 흙 성분, 굽는 온도, 가마 안의 산화와 환원 상태에 따라 담청색부터 담녹색, 회녹색, 청회색, 녹황색, 녹회색, 녹갈색, 담황색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가장 잘 만들어진 청자의 푸른색은 비취옥과 비슷해 ‘비색’이라 불렀다는데, 그조차 찾아보니 농도가 천차만별이다. 그래도 박물관에 전시된 200여점의 고려청자를 모두 살펴본 후에 둘째는 깜냥으로나마 푸른색을 이해한 모양이다. “이제 알겠어. 푸른색은 깊은 바다 빛깔이야!” 고려청자의 색깔만큼이나 그 형태와 문양도 다채로웠다. 특히 모란과 작약, 연꽃, 국화, 매화 등 고려청자에 새겨진 꽃문양을 계절의 변화에 따라 구분한 전시가 관심을 모았다. 부귀와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모란과 작약은 봄을 알리는 꽃으로, 부처님의 진리와 극락정토 등 불교적 상징성을 지닌 연꽃은 여름을 대표하는 꽃으로 표현됐다. 흐드러진 버드나무와 갈대가 피어 있는 연못 풍경도 함께 즐겨 사용됐다. 군자, 절개를 상징하는 국화는 가을을 알리는 꽃으로 고려청자가 전성기를 이뤘던 중기에는 꽃송이 하나하나 사실적인 묘사가 감탄을 자아낼 정도다. “엄마는 어떤 꽃 모양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내가 만들어줄게!”아이들이 가장 흥미롭게 관람한 것은 태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보물선을 주제로 한 특별전이었다. 강진에서 생산된 청자를 싣고 당시 수도였던 개경으로 향하던 중 난파된 것으로 보이는 이 운반선에서 무려 2만 3000여점의 고려청자가 발굴됐다. 당시 배에 실려 있던 청자들은 물론 수중 발굴 사진도 함께 전시 중이다. 동화책에서나 봤던 보물선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사실이 호기심을 자극했는지 첫째도, 둘째도 눈빛이 내내 반짝인다. 박물관 왼쪽에 자리한 청자 빚기 체험장에서 아이는 엄마가 좋아했던 연꽃을 물컵에 담았다. 여기선 물컵이나 머그컵, 반상기 등 완성된 그릇의 표면에 글씨나 그림을 새겨 세상 단 하나뿐인 나만의 그릇을 만들 수 있다. 가래떡 모양의 흙을 원하는 형태로 쌓아 올려 그릇을 만드는 코일링 체험, 흙을 물레에 올려 원하는 모양을 빚어 보는 물레 체험도 가능하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은 가마에서 구워져 한 달 내로 받아 볼 수 있다. 아이는 벌써 청자 물컵만 사용할 거라며 작품이 도착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고려청자 디지털박물관도 꼭 들러봐야 한다.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고려청자의 매력을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진 공간으로, 들어서자마자 화려한 조명을 덧입은 청자 조각들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어 디지털 패드를 활용해 고려청자 제작 과정을 게임처럼 신나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난다.첫 번째는 ‘성형’으로 밑감이 되는 흙을 손이나 물레를 이용해 도자기 모양으로 형태를 잡아주는 과정인데, 여기선 물레의 회전력을 이용해 대칭적인 모양을 만들도록 한다. 두 번째는 ‘조각’으로 건조된 성형품에 다양한 문양을 새겨 넣는다. 세 번째는 ‘초벌’로 보름 이상 건조한 성형품을 가마에 넣고 불길과 온도가 고르게 닿게 한 후 900도의 열을 가해 약 30시간 불을 지펴 구워 내는 과정이다. 네 번째는 ‘시유’로 초벌구이가 끝난 예비품을 가마에서 꺼내 규석과 장석, 석회석, 철분 등 배합 비율에 맞춰 제작된 유약을 도자기 전체에 골고루 바르는 과정이다. 여기선 제한 시간 동안 더 많은 청자에 유약을 바르는 걸 게임으로 체험한다. 다섯 번째는 ‘재벌’로 유약을 바른 도자기를 1250도 이상의 온도에서 구워 내는 과정으로, 이때 청자 고유의 빛깔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마지막 여섯 번째는 ‘선별’로 완성된 청자의 모양과 색을 확인하고 잘못 만들어진 청자는 선별하는 과정이다. 미션이 단순하면서도 흥미로운 덕분인지 아이들은 물론 아빠까지 한참 게임에 열중했다. 이뿐 아니다. 증강현실과 모래놀이가 결합한 ‘샌드크래프트’, 청자를 훔쳐 달아나는 도둑들에게 공을 던져 맞히는 ‘조각 사냥꾼, 청자를 구하라’, 미디어아트로 구현된 아름다운 우주와 해변 속에 숨겨진 청자를 찾아보는 ‘화면 속 청자 찾기’, 종이에 그림을 그려 스캐너에 넣으면 화면 속 청자에 문양이 인식되는 ‘나만의 청자 무늬 그리기’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체험 요소들이 가득하다. 유아들을 위한 놀이방 ‘플레이셀라돈’도 자리한다. 흙가마를 모티프로 한 미끄럼틀과 점토 밟기를 재현한 트램펄린, 강진에서 제작된 고려청자를 싣고 가던 보물선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볼풀 등 재미와 의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마당극으로 소환한 다산의 꿈… 조선을 엿보다 다산 정약용 유배지 사의재 배경지역주민 직접 배우로 참여 열연‘조만간 프로젝트’ 공연 등 선보여한국민화뮤지엄, 250점 작품 전시전라병영성·하멜기념관 등도 눈길 이웃한 한국민화뮤지엄도 함께 둘러보기 좋다. 2015년 처음 문을 연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민화 전문 박물관인 영월 조선민화박물관의 자매관이기도 하다. 상설전시실에서는 민화의 생성 과정과 함께 다양한 주제와 의미를 담은 250여점의 진본 민화를 감상할 수 있다. 2층에서는 현대적 감각의 민화 초대전이 이뤄진다. 오는 8월 30일까지 화사하고 포근한 베갯모 시리즈로 사랑받는 문선영 작가의 ‘빛날 화(華)’전, 책과 모란 그리고 물줄기를 입체적으로 담아낸 안성민 작가의 ‘책, 꽃, 그리고 물’전이 이어진다. 체험행사도 다양하다. 부채에 민화를 그려 넣거나 민화를 모티프로 한 문패 만들기 등 20여개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마침 한낮 햇살이 뜨거워 부채 만들기에 나선 아이는 호랑이가 그려진 합죽선을 완성해 여행 내내 시원한 바람을 즐겼다.주말에 강진을 찾았다면 다산 정약용이 유배 생활 중 머물렀던 주막 사의재를 배경으로 한 ‘조만간’(조선을 만나는 시간) 프로젝트도 추천한다. 치열한 오디션을 거친 지역주민들이 직접 배우로 참여해 주모와 옥동자, 저승사자 등 다양한 조선시대 캐릭터를 연기한다. 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농담을 주고받다 보면 이름 그대로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나 온 기분이다. 유쾌한 재연 배우들 덕분에 사진이라면 질색하던 사춘기 첫째도 먼저 나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전통 놀이와 활쏘기 체험도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다.마당극 ‘다산의 꿈’도 챙겨 봐야 한다. 든든한 후원자였던 정조가 세상을 떠나고 자신은 천주교도로 낙인찍혀 강진으로 유배를 오게 된 다산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공연장이기도 한 사의재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세상이 다산으로부터 등을 돌렸을 때 유일하게 푸짐한 국밥 한 그릇과 따뜻한 방을 내어 줬던 주모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방황하는 다산에게 권력으로부터 핍박받는 민초들의 삶을 여실하게 보여 준다. 이에 큰 깨달음을 얻은 다산은 자신이 머물던 작은 방을 사의재, 즉 맑은 생각과 엄숙한 용모, 과묵한 말씨, 신중한 행동을 해야 하는 방이라 이름 지었다. 다산은 이곳에 기거했던 4년 동안 행정의 개혁을 주장한 ‘경세유표’를 완성하는가 하면 소외된 지역 인재들을 후학으로 양성했다. 이 같은 사실을 마당극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내 아이들도 깔깔거리며 관람했다.해 질 무렵엔 전라병영성을 거닐어 보자. 조선시대 호남지역은 물론 제주도까지 다스렸던 육군 총지휘부로, 초대 병마절도사인 마천목의 꿈속에 나타난 눈 자국을 따라 축조했다 하여 ‘설성’으로도 불린다. 현재 성곽은 대부분 복원된 것이지만, 옛 성곽의 흔적도 곳곳에 남아 있어 과거 규모를 짐작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제주에 표착했던 네덜란드인 하멜이 이곳으로 압송돼 8년 동안 억류 생활을 하기도 했는데, 지금도 전라병영성 건너편에 하멜기념관이 자리해 당시 생생한 기록을 전하고 있다. 근처 병영시장에선 매주 금요일 ‘불금불파’(불타는 금요일 불고기 파티)가 열린다. 이 지역 특화 음식인 돼지불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각종 공연과 EDM 파티까지 펼쳐져 흥이 많은 둘째는 그야말로 ‘불금’을 보냈다. 여행작가
  • 대한민국예술원상 유성호·나희균·박동욱·박명성 수상

    대한민국예술원상 유성호·나희균·박동욱·박명성 수상

    대한민국예술원은 올해 ‘대한민국예술원상’ 수상자로 평론가 유성호(문학), 서양화가 나희균(미술), 타악기 연주자 박동욱(음악), 공연 제작자 박명성(연극)을 선정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유 평론가는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30년 동안 문학 평론에 매진하면서 현대 시 관련 비평 작업을 지속해 왔다.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나 작가는 한국의 근대화가 나혜석의 조카이자 해방 후부터 활동한 1세대 작가로 꼽힌다. 70년 넘는 지금까지 창작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박동욱 연주자는 교육자, 지휘자, 작곡가로서 60여년간 한국 근현대음악 발전에 기여하고 우리 전통 타악기를 세계에 알려 왔다. 1세대 한국 공연 프로듀서인 박명성 제작자는 ‘맘마미아’, ‘시카고’ 등 대형 뮤지컬을 성공적으로 제작·기획해 한국 뮤지컬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지난해 신설된 젊은예술가상에는 시인 신철규와 평론가 강동호(이상 문학), 동양화가 조인호, 조각가 서해영(이상 미술),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 그룹 ‘잠비나이’ 멤버 이일우(이상 음악), 정주리 감독(영화)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9월 5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대한민국예술원에서 열린다.
  • 여야, 제2연평해전 21주년 맞아 ‘튼튼한 안보’ 강조…尹 ‘반국가세력’ 발언 놓고는 충돌

    여야, 제2연평해전 21주년 맞아 ‘튼튼한 안보’ 강조…尹 ‘반국가세력’ 발언 놓고는 충돌

    여야는 29일 제2연평해전 발발 21주년을 맞아 전사자들의 명복을 기리고 ‘튼튼한 안보’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8일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언급하며 ‘반국가세력’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공방을 벌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도 평택 제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21주년 승전 기념식’에 나란히 참석해 제2연평해전 전승비를 참배하고 헌화·분향했다. 김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북한의 무력 도발에 맞서 한 치의 주저함 없이 싸우다 전사한 ‘참수리357’ 해군 장병들의 애국충정에 머리 숙여 존경의 마음을 표하며 안식을 빈다”고 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한민국을 위한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겠다”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강력한 힘만이 평화를 가져온다’는 의지로 확고한 대비 태세를 갖추고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도 이날 행사에서 결의문 낭독 때 주먹을 꼭 쥐고 ‘사수한다’, ‘앞장선다’ 등 구호를 외쳤고 해군가가 나오자 일어서서 제창했다. 민주당 대표가 제2연평해전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2년 만이다. 2021년 송영길 당시 대표, 2015년 문재인 전 대통령(당시 대표), 2013년 김한길 당시 대표가 참석한 바 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 바다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던진 순국 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며 “튼튼한 안보를 기초로 서해를 평화의 바다로 만들기 위해 더욱 힘써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와 이 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마주한 자리인 만큼 어떤 대화가 오갈지 관심이 쏠렸지만 두 사람은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여야는 이날 윤 대통령이 전날 “반국가 세력들은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풀어달라고 요청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 것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민주당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의 역할, 대통령의 역할 중 중요한 것이 국민을 화합시키고 통합해 국가의 에너지를 하나로 모으는 것”이라며 “대결과 갈등을 부추겨서 정치적 이익을 획득하는 것은 대통령이 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국민이 동의하기도 어렵고 용납할 수도 없는 극단적 표현”이라며 “헌법과 민주적 절차에 따라 국민의 선거로 뽑히고 국민의 동의 위에서 추진된 한반도 정책을 문제 삼아 전임 정부를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한 것은 국민통합의 정신에 정면 대치된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한 발언은 정확한 팩트에 근거한 것이기에 민주당이 거기에 대해 반발한다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가 없다”라며 “종잇조각에 불과한 종전선언 하나 가지고 대한민국에 평화가 온다고 외친다면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지극히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내용”이라고 강조하며 “온갖 극단적 표현을 동원해 선전·선동을 일삼으며 국민을 갈라치기 하는 세력은 민주당 아니냐”고 지적했다.
  • 與 “尹 ‘반국가세력’ 발언은 팩트…野, 도둑이 제 발 저려”

    與 “尹 ‘반국가세력’ 발언은 팩트…野, 도둑이 제 발 저려”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며 ‘반국가세력’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정치적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팩트에 근거한 발언”이라며 윤 대통령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9일 경기 평택에서 제2연평해전 승전 2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한 발언은 정확한 팩트에 근거한 것이기에 더불어민주당이 거기에 대해 반발한다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종잇조각에 불과한 종전선언 하나 가지고 대한민국에 평화가 온다고 외친다면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재차 비판했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 안전보장은 호시탐탐 우리를 침략하려고 핵무기를 개발·보유하고 계속해서 도발해대는 북한의 시혜적 호의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튼튼한 국방력과 단합된 국민의 힘, 자유 진영과 튼튼한연대를 통해 자력으로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야당과 협치가 더 멀어졌다는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정체성을 부정하고 대한민국을 적의 손아귀에 놀아나게 하는 세력이 있다면, 그것은 협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제1야당이 반국가세력이라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김 대표는 답변하지 않은 채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신주호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전날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지극히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내용”이라고 강조하며 “온갖 극단적 표현을 동원해 선전·선동을 일삼으며 국민을 갈라치기 하는 세력은 민주당 아니냐”고 반문했다. 신 상근부대변인은 “민주당이 이토록 발끈하는 것은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의 외교·안보 정책이 총체적으로 실패했음을 자인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난했다. 3성 장군 출신이자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신원식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5년 내내 북한이나 중국의 눈치를 보는 것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게 (추구해야 할) 모든 가치가 돼야 하는데, 그 우선순위의 헌법적 의무에 대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굉장히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의 안보에 대한 큰 걱정은 이해한다. 지금 굉장히 위험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반국가세력’이라는 센 발언은 국가 안보에 대한 걱정이지, 지난 정부를 간첩 세력이라고 보는 건 아니라는 걸 명확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윤 대통령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해선 안 될 말이고 점점 더 극우에 포획돼가는 느낌”이라면서 “자기는 그 반국가세력에게 가서 그 요직의 검찰총장은 왜 했나”라고 반문했다.
  • 클림트 초상화 1416억원… 유럽 최고가 낙찰

    클림트 초상화 1416억원… 유럽 최고가 낙찰

    오스트리아가 국보처럼 여기는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가 마지막으로 남긴 초상화 ‘부채를 든 여인’이 8530만 파운드(약 1416억원)에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됐다. 유럽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낙찰이라고 영국 BBC가 27일(현지시간) 전했다. 클림트가 세상을 떠난 1918년 그의 스튜디오에 남겨진 이젤 위에서 발견된 이 작품은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여성을 초대해 그린 것으로, 치열한 경쟁 끝에 홍콩 수집가를 대리해 경매에 참여한 아트 어드바이저 패티 웡이 손에 넣었다고 소더비는 전했다. 소더비는 ‘부채를 든 여인’을 “파워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예술가의 걸작”이라고 소개했는데, 작품에는 당시 서유럽 화가들에게 불었던 일본풍이 반영돼 있다. 또 불멸이나 환생을 상징하는 불사조, 사랑을 의미하는 연꽃 등 중국풍도 투영돼 있다. 미술 전문지 아트넷에 따르면 이 작품은 클림트의 후원자이자 친구였던 엘빈 볼레가 소유하다 수집상을 거쳐 1994년 경매에서 1200만 달러(156억원) 못 미치는 가격에 팔렸다. 앞서 유럽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예술작품은 2010년 1억 430만 달러(1355억원)에 낙찰된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 ‘걷는 사람 Ⅰ’이었다.
  • 클림트 주검과 함께 발견된 초상화, 유럽 최고가 경매 기록 경신

    클림트 주검과 함께 발견된 초상화, 유럽 최고가 경매 기록 경신

    오스트리아가 사랑하는 화가 구스타브 클림트(1862~1918)는 55세이던 해 2월 6일 스튜디오에서 외롭고 쓸쓸하게 죽음을 맞았다. 한달 전 뇌출혈 후유증에서 회복하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화업에 매달렸던 이젤 위에는 작품 두 점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초상화 ‘부채를 든 여인’이었다. 초상화를 몇 점 남기지 않은 클림트가 마지막으로 남긴 이 초상화가 세상 모든 사람이 알 정도로 유명한 ‘키스’ 등을 모두 앞질러 유럽 예술작품 최고가 경매 기록을 새로 썼다. 소더비는 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부채를 든 여인’이 8530만 파운드(약 1413억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유로화로는 약 8600만 유로인데, 당초 예상가인 7600만 유로를 훌쩍 넘겼다. 유럽 회화 가운데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2008년 8040만 달러(약 1045억원), 조각까지 포함하면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걷는 사람 Ⅰ’이 2010년 1억430만 달러(약 1355억원)에 각각 낙찰돼 역대 최고기록을 갖고 있었다. ‘부채를 든 여인’은 두 기록을 모두 깼다. 이 작품은 홍콩의 한 수집가를 대리해 경매에 참여한 패티 웡이 구매했다고 소더비는 밝혔다. 경매사는 이 작품이 클림트의 기량이 절정에 이른 데다 실험적인 시도를 엿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어떻게 소개했냐면 “파워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예술가의 걸작”이라고 했다. 당시 서유럽 화가들에게 불었던 일본풍이 반영돼 있다. 또 불멸이나 환생을 상징하는 불사조, 사랑을 의미하는 연꽃 등 중국풍도 투영돼 있다.소더비 측은 이 작품이 “기술적으로 역작일 뿐 아니라 경계를 확장하려는 실험적 시도로 가득하다”라며 “절대미에 대한 진심 어린 찬가”라고 평가했다. 이번 경매 결과는 클림트 작품만 놓고 봐도 최고액이다. 클림트 작품 중 종전 최고액을 기록했던 ‘자작나무 숲’은 지난해 경매에서 1억 460만달러(약 1359억원)에 낙찰됐다. 그러나 ‘부채를 든 여인’이 처음부터 평가가 높았던 건 아니다. 앞서 이 그림은 클림트의 후원자이자 친구였던 엘빈 볼레가 소유했으며 수집상을 거쳐 지난 1994년 경매에 나왔다. 당시 낙찰가는 1200만 달러(약 156억원)가 되지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단순 비교하면 29년 만에 평가액이 아홉 배로 뛴 것이다. 한편 전 세계 예술품 경매 사상 최고액은 아직 깨지지 않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예수를 그린 ‘살바토르 문디’(구세주)는 2017년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4억 5030만 달러(약 5849억원)에 낙찰됐다. ‘살바토르 문디’를 경매에 내놓았던 소유주는 러시아의 억만장자이자 축구클럽 AS 모나코 구단주 드미트리 리볼로프레프였다. 구매자의 신원은 베일에 싸였는데 그 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질적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실제 소유주이며 이 작품이 그의 호화 요트 안에 걸려 있다는 목격담이 전해져 화제가 됐다. 오스트리아 상징주의를 대표하는 화가이며 분리파 운동에 앞장 선 클림트의 최고 걸작 ‘키스’(1907~08)는 벨베데레 궁에 소장돼 있어 경매에 나올 일이 없긴 하다. 오스트리아가 국보처럼 여기는 클림트의 이 그림을 경매에 내놓을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연모했던 여성을 그린 ‘아델레 블로흐바우어 I’(1907)도 유명하다. 클림트는 내성적이었다. 자화상 같은 것을 그릴 용기 같은 것도 없었고, 평생 작품에 대해 떠벌여본 적도 없다. 그가 남긴 말이다. “자신에 대해서는 그다지 흥미가 없으며, 간단한 편지 한 장을 쓰는데도 멀미가 날 듯한 불안을 느낀다. 그래서 자화상이나 자서전은 불가능하다. 예술가로서 클림트를 알고 싶다면 내 작품 속에서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내라.”
  • 화성에 도넛이?…퍼서비어런스, 우주서 떨어진 운석 발견 [우주를 보다]

    화성에 도넛이?…퍼서비어런스, 우주서 떨어진 운석 발견 [우주를 보다]

    화성의 고대 호수 바닥에서 생명체 흔적을 찾고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로보 퍼서비어런스가 흥미롭게 생긴 화성의 암석을 촬영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과학단체인 SETI 연구소는 퍼서비어런스가 촬영한 마치 도넛 모양처럼 생긴 화성의 암석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지난 23일 퍼서비어런스가 촬영한 것으로 실제 화성 표면 위에 중앙에 구멍이 뻥 뚫린 크고 어두운 돌이 놓여있는 것이 보인다. 또한 그 주위에도 비슷한 색의 작은 돌들이 도넛처럼 생긴 암석을 둘러싸고 있다. SETI 연구소 측은 "흥미롭게 생긴 이 암석과 작은 조각들은 운석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운석은 우주를 떠돌던 암석 덩어리가 행성의 중력에 이끌려 표면에 떨어진 것을 말한다. 지구에 떨어지는 대부분의 암석은 지구 대기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폭발해 부서지며, 불타고 남은 것이 바로 운석이다. 이 때문에 희귀 운석은 ‘로또’라 불릴만큼 가치가 높은데, 화성은 지구보다 운석이 훨씬 흔하다.실제로 퍼서비어런스는 지난 2021년 3월에도 약 15㎝ 크기의 구멍이 숭숭 뚫인 재미있게 생긴 암석을 발견한 바 있다. NASA 측은 이 암석도 운석일 것으로 추측했다. 퍼서비어런스의 선배인 큐리오시티는 지구에서는 귀한 ‘우주의 로또’를 느릿느릿 굴러가다 여러차례 발견한 바 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지구에서는 희귀한 철제운석을 발견했다. ‘카카오’(Cacao)라는 별칭이 붙은 이 운석은 지름이 약 30㎝ 정도로 짙은 회색에 금속처럼 보여 쉽게 눈에 띄는데, NASA 측은 표면이 둥그렇고 매끄러운 것이 화성의 대기를 통과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설명했다.한편 퍼서비어런스는 지난 2020년 7월 30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아틀라스-5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이후 204일 동안 약 4억 6800만㎞를 비행한 퍼서비어런스는 이듬해인 2021년 2월 18일 화성의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는 예제로 크레이터에 안착했다. 역사상 기술적으로 가장 진보한 탐사로보로 평가받고 있는 퍼서비어런스는 각종 센서와 마이크, 레이저, 드릴 등 고성능 장비가 장착됐으며, 카메라는 19대가 달렸다. 퍼서비어런스의 주요임무는 화성에서 고대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것과 인류 최초의 화성 샘플 반환을 위한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다.  
  • 클림트 마지막 초상화 1416억원에, 유럽 미술작품 최고 경매가

    클림트 마지막 초상화 1416억원에, 유럽 미술작품 최고 경매가

    오스트리아가 국보처럼 여기는 화가 구스타브 클림트가 마지막으로 남긴 초상화 ‘부채를 든 여인’이 8530만 파운드(약 1416억원)에 낙찰됐다. 유럽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낙찰이라고 영국 BBC가 27일(현지시간) 전했다. 클림트가 세상을 떠난 1918년 그의 스튜디오에 남겨진 이젤 위에서 발견된 이 작품은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여성을 초대해 그린 것으로 소더비 경매에서 치열한 경쟁 끝에 홍콩 수집가를 대리해 경매에 참여한 아트 어드바이저 패티 웡이 손에 넣었다고 소더비는 전했다. 경매사는 6500만 유로 정도를 예상 낙찰가로 봤는데 10분 동안 치열한 호가 경쟁이 벌어졌고, 그 바람에 낙찰가가 치솟았다. 소더비는 이 작품을 “파워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예술가의 걸작”이라고 소개했는데 이 그림에는 당시 서유럽 화가들에게 불었던 일본풍이 반영돼 있다. 또 불멸이나 환생을 상징하는 불사조, 사랑을 의미하는 연꽃 등 중국풍도 투영돼 있다. 소더비 측은 이 작품이 “기술적으로 역작일 뿐 아니라 경계를 확장하려는 실험적 시도로 가득하다”라며 “절대미에 대한 진심 어린 찬가”라고 평가했다. 미술 전문지 아트넷에 따르면 이 작품은 클림트의 후원자이자 친구였던 엘빈 볼레가 소유하다 수집상을 거쳐 지난 1994년 경매에서 1200만달러(156억원)에 못 미치는 가격에 팔렸다. 앞서 유럽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예술작품은 2010년 1억 430만달러(1355억원)에 낙찰된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 ‘걷는 사람 Ⅰ’이었다. 회화 작품으로는 2008년 8040만달러(1044억)에 낙찰된 프랑스 화가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최고 경매가를 기록했다. 물론 초상화를 아주 적게 그린 축에 들어가는 클림트 작품 중에서도 최고가 경매 기록이다. 그의 작품 가운데 ‘자작나무 숲’은 지난해 경매에서 1억 460만달러(1359억원)에 낙찰됐고, 그의 초상화 두 점도 비공식적으로 1억 달러 이상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예술작품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로, 2017년 4억 5030만 달러(5849억원)에 낙찰됐다.
  • 홍준표 “권력 눈치 보고 기며 사는 짓 못해”

    홍준표 “권력 눈치 보고 기며 사는 짓 못해”

    홍준표 대구시장은 27일 “권력에 눈치 보고 비위 맞추고 비겁하게 슬슬 기며 살라는 건데 나는 그런 짓 못 한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자신을 향한 지역언론의 비판에 반박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빌붙어 살아볼 생각으로 여태 살았으니까 이 꼴로 전락한 거다”며 “할 말 못하고 눈치나 보면서 빵 조각 하나 던져주는 거 바라고 굽실대며 살아왔으니 대구가 지역 내 총생산(GRDP) 전국 꼴찌가 된 거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오늘 아침 어느 지역 언론 논조를 보니 대구가 왜 여태 비실댔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그러한 논조였다”고 했다. 그는 “권력에 당당히 요구할 것 하지 못하고 눈치 보고 비위 맞추고 비겁하게 슬슬 기며 살라는 건데 나는 그런 짓 못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게 하지 않고 당당히 할말하고 대구를 운영했어도 지난 1년 대구 경제지표는 최악의 부동산 경기 속에서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대구 혁신은 여러 방면에서 중앙 정부의 롤 모델이 됐다”고 했다.
  •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국제진품관리협회 “국내 최초 블록체인 기반 감정 인증 시스템 구축 협력”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국제진품관리협회 “국내 최초 블록체인 기반 감정 인증 시스템 구축 협력”

    “작품 진위 판별 공신력 강화로 소비자 피해 방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KAAAI)와 국제진품관리협회(AMB)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작품 감정 및 원본 인증(동일성 검증)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신뢰도 높은 데이터베이스(DB) 및 토큰(STO, NFT) 발행·거래 환경을 구축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KAAAI는 미술계에서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와 독보적인 전문성은 물론, 오랜 수장고 운영을 통해 키워온 자산 보관 노하우와 역량을 바탕으로, 정확한 작품 진위·시가 감정 및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술품 감정평가 회사다. 국내외 미술시장을 분석하여 정기 간행물을 발행하고, 미술품 감정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한국 미술 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해왔다. AMB가 국내외 특허를 기반으로 개발한 원본인증 시스템은 블록체인 DID(Decentralized Identity) 기술 및 수치화된 표면지문 방식이 자동으로 연동되며, 실물 표면의 복제 불가한 고유의 외형적 특성(표면지문)을 활용해 실물의 원본 여부를 확인한다. 이를 기반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토큰을 발행할 경우 기존에 블록체인 토큰이 사실상 실물과의 연계성을 갖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고, 저작권 등 발행 자격이 있는 발행인의 토큰인지 확인할 수 없었던 문제를 해결한다. 양사는 KAAAI에서 진품으로 감정받은 실물을 AMB의 원본인증 시스템으로 인증하여 작품 실물을 연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감정-인증 시스템을 통해 진품인 원본이 맞는지 확인이 필요한 실물을 대상으로 객관적인 데이터 기반의 동일성 검증을 통한 진위 판별이 이뤄진다. 이에 따라 ‘어떤 소장자가 KAAAI에서 진품으로 감정받고 AMB에서 원본 인증 받은 어떤 작품을 언제 팔았다’라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 국내외 작품 거래 시 위작 교체로 인한 분쟁과 소비자 피해를 방지할 수 있으며, 실물을 연계한 블록체인 기반 DB를 통해 영구성・활용성을 높인 한국 미술 아카이브의 초석을 마련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양사는 해당 데이터를 활용하여 STO, NFT와 같은 블록체인 토큰을 발행할 예정이다. 특히, 제3의 장소에 보관하여야 하는 STO의 경우, 실물자산의 진위 및 보관 현황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투자자가 정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실물자산이 토큰화되는 환경에서 블록체인 토큰과 토큰이 기초로 하는 실물자산을 실질적으로 연계할 수 있고, 실물의 진위 및 토큰 발행 자격을 확인하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웹3.0 환경을 구축하는 데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업계에서 거래의 신뢰도 등을 담보하기 위해 위변조 및 삭제가 불가한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고자 하지만, 기존의 NFT와 같은 블록체인 토큰은 일명 디지털 진품 증명서로 홍보됨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실물과 연계가 되지 않아 오프라인에서 실물이 교체되는 위험은 해결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아울러 기존에 토큰 발행 자격을 확인할 수 없는 환경에 때문에 소비자들이 적격하지 않은 NFT에 속아 구매하는 무분별한 생태계에 노출돼 있다. 예를 들면 세계 최대 NFT 플랫폼 오픈씨가 “자사 플랫폼상 무료로 발행하는 NFT의 80%는 불법 또는 스팸”이라고 직접 발표했을 정도로 소비자 피해가 막심한 상태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양사는 “앞으로 감정-인증 시스템을 통해 작품(제품)의 진위 판별에 대한 공신력이 강화되고, 실물자산 거래 및 실물을 기초로 발행되는 토큰의 거래에서 소비자 피해 방지책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안전한 거래를 기반으로 미술 및 미술금융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1조원을 넘긴 국내 미술품 시장 현황과 더불어, 전문가들은 앞으로 미술품 금융방식 중 하나로써 STO나 담보 대출로 미술금융 시장이 커질 것이고, 이는 미술품 대중화에 더욱 이바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로 인해 실물과 토큰을 모두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의 구축이 시급하며, 양사의 협력으로 소비자 피해 방지책 중심의 시스템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 정부에 들어 가상자산, NFT 등 디지털자산에 대한 투자자 보호 이슈가 더욱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4월과 11월, 올해 2월에 잇따라 조각투자 및 STO 투자자 보호책 마련에 관한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 여기에는 그동안 국내에서 높아진 조각투자 수요에도 불구하고, 조각투자사들이 보유한 자산의 실시간 정보 등의 확인이 어렵다는 점에서 폰지사기와 같은 피해 우려가 제기되었던 배경이 있다. 이에 금융당국에서는 미술품 등을 대상으로 기존 업체들이 운영하고 있는 조각투자 상품 일부에 대해 증권성을 인정하고, 투자자 보호 방안을 보완하는 등 사업체계를 재정비할 기간을 부여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조각투자 수요를 안전하게 제도권에 편입하기 위한 수단으로 토큰증권의 제도화가 추진되었으며, 올해 상반기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 개정안을 제출하고 내년 중 법 개정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세종로의 아침] 10년 만에 침몰한 스포츠 일등주의/최병규 문화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10년 만에 침몰한 스포츠 일등주의/최병규 문화체육부 전문기자

    경부고속도로가 내려다보이는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의 삼성트레이닝센터(STC)는 삼성스포츠단의 ‘심장’이다. 부상 선수들의 재활은 물론 흩어져 있던 훈련장과 합숙 시설을 한 군데로 통합해 삼성 특유의 전문성과 시스템으로 선수들을 지원하면서 ‘제3의 선수촌’으로도 불렸다. 2010년 1월 겨울. 배구 얘기를 나누려고 이곳에서 만난 신치용 당시 삼성화재 배구팀 감독은 발목 수술 뒤 재활 중이던 당시 막내 세터 유광우와 러닝머신 위에서 1시간을 함께 뛰고 내려온 뒤 “삼성 선수들이라면 발목쯤이야 쌍꺼풀 수술 정도로밖에 여기지 않죠”라고 자랑삼아 말했다. 최고의 부상 복귀율을 자랑하는 STC는 프로 입단 2년 만에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으로 선수 생명이 끝나는 듯했던 유광우를 훌륭하게 재건시켰고, 그는 지금 대한항공에서 15년째 선수 생활을 잇고 있다. STC는 삼성스포츠단의 동맥이자 삼성이 부르짖었던 ‘일등주의’의 상징이었다. “역사는 1등만 기억한다”고 했던 고 이건희 회장의 경영 철학인 일등주의는 스포츠단 운영에도 고스란히 투영됐다. 배구단 창단 이듬해인 1996년 신진식의 스카우트를 둘러싼 법정 소송을 잘 버텨 낸 삼성은 이후 종목을 막론하고 돈이 얼마나 들든 ‘특A급’ 선수들에겐 어김없이 푸른 유니폼을 입혔다. 신진식과 초대 신치용 감독이 달성했던 전설의 실업배구 77연승은 일등주의의 한 조각일 뿐이다. 그러나 이젠 까마득한 옛일이다. 지난 22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대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2로 패해 단독 꼴찌로 밀려났다. 7차례나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던 기억이 무색하다. 그런데 ‘꼴찌 수모’는 야구에만 그치지 않았다. 4개 프로 전 종목이 최하위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은 이미 시즌 2승3무13패로 K리그 12개 구단 가운데 밑바닥을 전전한 지 제법 오래다. 여기에 지난봄 2022~23시즌을 마친 프로농구와 배구에서도 삼성은 약속이나 한 듯 최하위에 그쳤다. ‘꼴찌 그랜드슬램’이란 비아냥도 터져 나온다. ‘삼성스포츠’의 몰락은 관리 주체가 제일기획으로 넘어간 2014년 돈줄이 막히면서 시작됐다는 게 체육계 안팎의 시각이다. 혈관에 공급되던 피가 갑자기 줄어드니 빈혈은 물론 손가락 발가락 말단이 저리고 제대로 말을 듣지 않는 마비가 이어졌다. 2014년 4월 가장 먼저 축구단이 제일기획에 편입됐고 9월에는 남녀 농구단이 뒤를 따랐다.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뒤인 2015년 8월에는 배구단이, 2016년 1월에는 야구단 지분 67.5%까지 제일기획 소유가 됐다. 아마추어 종목과의 ‘손절’은 최근의 올림픽 메달 성적과도 무관치 않다. 이건희 회장이 그렇게나 아끼던 레슬링 후원을 끊고 테니스단과 럭비단도 해체했다. 그러면서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최대 후원사’ 지위는 지금까지 그대로다. 스포츠를 통한 홍보·마케팅 전략의 지향점이 이미 국내를 떠났다는 방증이다. 삼성의 새파란 유니폼에 감동하고 환희했던 팬들의 절망은 이제 분노로 바뀐 지 오래다. 이들은 40년 넘도록 대를 이어 삼성의 야구를, 축구를, 배구와 농구를 아껴 주고 자랑하던 ‘찐팬’들이다. 삼성은 이들에 대한 배려는 제쳐 두고라도 예의마저 내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지난 4월 수원 삼성이 한때 라이벌이었던 FC서울과의 100번째 ‘슈퍼매치’에서 패하자 팬들은 폐부를 찌르는 듯한 문구가 담긴 걸개 하나를 내걸어 무언의 시위를 벌였다. ‘역사에 남는 건 1등과 꼴찌뿐.’ 하지만 야구마저 주저앉은 지금 이런 항의도 이젠 소리 없는 메아리가 돼버렸다.
  • 美서 6·25 행사… ‘귀환 못한 용사’ 기린 빈 테이블

    美서 6·25 행사… ‘귀환 못한 용사’ 기린 빈 테이블

    “나는 외조부를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지만 막내딸이었던 어머니는 항상 외조부의 유해를 찾기만을 바랐습니다.”(6·25전쟁 실종 장병의 외손자인 리처드 W 딘 미 육군 전 대령) 6·25전쟁 73주년을 맞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주미대한민국대사관은 이날 워싱턴DC의 한국전 참전기념공원과 미 육군국립박물관에서 참전비 헌화, 감사 오찬 등 기념행사를 열었다. 6·25 참전용사 및 유가족, 한국전쟁 참전용사 추모재단(KWVMF) 등 한미 참전 단체, 켈리 매케이그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장 등 160여명이 참석했다. 조현동 주미대사가 기념공원에서 헌화와 참배를 하는 자리에는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 제5공군 소속 존 레이먼드 러벌 공군 대령의 외손자인 리처드 W 딘 육군 예비역 전 대령이 함께했다. 러벌 대령은 1950년 12월 4일 압록강에서 기밀 정찰 임무를 수행하던 중 러시아 미그15기에 격추돼 포로가 됐다. 이후 ‘내가 당신의 도시를 폭격했다’는 팻말을 걸고 돌팔매에 맞아 숨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해는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 조 대사는 추모의 벽 100번째에 있는 러벌 대령의 이름 위에 꽃을 올리고 딘 전 대령에게 외조부의 기념사진을 전달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추모재단 부이사장을 맡고 있는 딘 전 대령은 헌화하는 순간 울컥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여전히 휴전 중인 한국전쟁에 대해 “올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조 대사는 환영사에서 “철통같은 한미동맹은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희생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여러분의 용기와 희생으로 한국이 전쟁 폐허에서 일어섰고 우리 미래 세대가 평화, 번영, 민주주의의 열매를 누릴 것”이라고 감사했다. 전 주한미군사령관인 존 틸럴리 KWVMF 회장은 “한국의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는 모두 피와 땀과 희생의 대가”라며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기억될 승리”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장 한켠에는 실종 장병들을 기리는 별도의 흰 테이블이 마련됐다. 테이블에는 주인 없는 의자와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쓰라림을 상징하는 레몬 한 조각, 유족들의 눈물을 의미하는 소금, 내일의 건배를 기약하는 물잔 등이 함께 놓였다.
  • 워싱턴 DC서 열린 6.25 73주년 행사, ‘귀환 못한 장병’ 기린 빈 테이블

    워싱턴 DC서 열린 6.25 73주년 행사, ‘귀환 못한 장병’ 기린 빈 테이블

    “나는 외조부를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지만, 막내딸이었던 어머니는 항상 외조부의 유해를 찾기만을 바랐습니다.”(6·25 전쟁 실종 장병의 외손자인 리처드 W. 딘 미 육군 전 대령) 6·25 전쟁 73주년을 맞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주미대한민국대사관은 이날 워싱턴DC의 한국전 참전기념공원과 미 육군국립박물관에서 참전비 헌화, 감사 오찬 등 기념행사를 열었다. 6·25 참전용사 및 유가족, 한국전쟁 참전용사 추모재단(KWVMF) 등 한·미 참전 단체, 켈리 맥케이그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장 등 160여명이 참석했다.조현동 주미대사가 기념공원에서 헌화와 참배를 하는 자리에는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 제5공군 소속 존 레이먼드 러벌 공군 대령의 외손자인 리처드 W. 딘 육군 예비역 전 대령이 함께했다. 러벌 대령은 1950년 12월 4일 압록강에서 기밀 정찰 임무를 수행하던 중 러시아 미그15기에 격추돼 포로가 됐다. 이후 ‘내가 당신의 도시를 폭격했다’는 팻말을 걸고 돌팔매에 맞아 숨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해는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조 대사는 추모의 벽 100번째에 있는 러벌 대령의 이름 위에 꽃을 올리고 딘 전 대령에게 외조부의 기념사진을 전달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추모재단 부이사장을 맡고 있는 딘 전 대령은 헌화하는 순간 울컥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어머니의 기억들이 떠올라 감정이 북받쳤다”면서 여전히 휴전 중인 한국전쟁에 대해 “올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조 대사는 환영사에서 “철통같은 한미동맹은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희생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여러분의 용기와 희생으로 한국이 전쟁 폐허에서 일어섰고 우리 미래 세대가 평화, 번영, 민주주의의 열매를 누릴 것”이라고 감사했다.전 주한미군사령관인 존 틸럴리 KWVMF 회장은 “한국의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는 모두 피와 땀과 희생의 대가”라며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기억될 승리”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장 한켠에는 실종 장병들을 기리는 별도의 흰 테이블이 마련됐다. 테이블에는 주인없는 의자와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쓰라림을 상징하는 레몬 한 조각, 유족들의 눈물을 의미하는 소금, 내일의 건배를 기약하는 물잔 등이 함께 놓였다.
  • 누가 그를 무서워하겠나…서구 언론들 “푸틴의 내리막 시작됐다”

    누가 그를 무서워하겠나…서구 언론들 “푸틴의 내리막 시작됐다”

    독재자들이라면 누구나 자신을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가장 끔찍히 두려워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첩보기관 수장 출신으로 모든 정보를 장악해 혼란기를 수습하며 권력을 장악, 23년 동안 빈틈 없는 권력을 휘둘러왔다. 그가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을 하루 만에 봉합했지만, 서방 언론들은 일제히 이번 사태로 철옹성 같던 그의 권력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24일(현지시간) ‘이것이 푸틴의 끝인가?’라는 분석 기사에서 “역사가 그(푸틴)의 몰락을 기록할 때 최후의 게임이 이번 일에서 시작했다고 말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그룹 수장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을 멈추기는 했으나,막상 푸틴 대통령은 실패한 모습을 보였다는 해석이다. 사실 루카셴코 대통령은 그의 꼭두각시나 다름없던 인물인데 그의 도움을 받아 프리고진의 진군을 멈췄다는 사실 만으로도 체면이 깎일 것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누구도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신문은 “푸틴은 강경하게 말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프리고진을 적시에 통제하지 못한 그의 실패가 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이 앞으로도 많은 도전을 막아낼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도 ‘이것은 푸틴의 길 끝’ 제목의 기사를 통해 “사람들은 푸틴을 ‘불굴의 구원자’로 존경했지만, 이제는 상처 입고 실패한 사람을 보게 될 것”이라며 푸틴이 가진 ‘무적의 아우라’도 산산조각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텔레그래프는 러시아인들은 강한 지도자를 좋아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푸틴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지지를 간청하는 듯한 연설을 하면서 나약함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반란이 일어난 뒤 TV 연설에 등장하기까지 12시간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이상할 정도로 억제된 반응’을 했고, 연설 중 안색은 창백하고 걸음걸이는 불안했다면서 “준비되지 않고 놀란 것처럼 보였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프리고진에 대해서는 “20년 동안 자신을 후원한 푸틴을 위해 요리사, 소믈리에, 해결사, 용병 수장 등 많은 역할을 했지만,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유다(배신자) 역할을 했다”고 짚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사건으로 푸틴 대통령이 지닌 권력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무력 충돌은 막았지만,푸틴 대통령의 권력 장악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2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사회와 군대에 과도한 부담을 가한 결과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전쟁 기간 사기가 저하된 모습을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프리고진은 의욕 넘치고 잘 조직된 용병들을 이끌어 영향력을 과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 소속 전문가 타티아나 스타노바야가 텔레그램에 올린 “우리는 프리고진을 과소 평가했고, 푸틴을 과대 평가했다. 그(푸틴)의 기념비적인 패배”라는 논평을 소개하기도 했다. AP 통신도 “반란은 종식됐지만 푸틴 권력에는 물음표가 남았다”며 바그너 그룹이 방해받지 않고 모스크바를 향해 수백㎞ 진격한 것으로 러시아 정부군은 취약성을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이 앞으로 약자로 보일지 여부가 그에게 당면한 최대 위기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미국 CNN 방송 역시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중점 보도했다. 프리고진이 반란을 멈추고 점령 중이던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철수할 때 길거리에서 사람들의 환호를 받은 영상이 퍼진 것과 관련, 질 도허티 전 CNN 모스크바 지국장은 “아마도 평범한 러시아인들은 그들을 지지하거나 좋아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푸틴에게는 정말 나쁜 소식”이라고 말했다. 도허티 전 지국장은 프리고진도 겉보기에는 아무 탈 없는 것 같지만, 위험한 상황이 끝난 게 아니라면서 “푸틴은 배신자를 용서하지 않는다”며 그가 벨라루스에서 살해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반란 사태가 해결된 뒤 처음으로 25일 국영 로시야 TV와 인터뷰를 통해 “국방부 관리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고 있다”며 “‘특별군사작전’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이것은 내 하루의 시작과 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의 모든 계획과 임무를 실현하고 있는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주 정례 국가안보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선임 연구원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는 “국가가 자체 기능을 통제할 수 없었다. 국가가 무력 사용을 아웃소싱했고, 법을 어기도록 허용했다”며 “이는 무력 사용에 대한 국가의 독점권을 놓아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이번 사태가 “국가 제도의 붕괴”를 뜻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독립신문 네자비시마야 가제타의 편집자 콘스탄틴 렘추코프 역시 BBC에 민간 군대의 출현이 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 내 여러 파벌이 권력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그들은 지금 많은 무기를 갖고 있다. 심지어 범죄자들도 무기가 많다. 모두가 무기를 갖고 있다”고 우려했다. 라이벌 간의 투쟁을 조장한 뒤 자신이 중재하는 식의 분할통치를 통해 권력을 유지해 온 푸틴 대통령의 통치술이 더는 유효하지 않고 오히려 이번 반란을 낳았다는 점 역시 지금까지 잠재된 갈등의 연쇄 폭발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영국의 러시아 안보 전문가 마크 갈레오티 교수는 더타임스에 “푸틴 정권의 3가지 기반은 개인적 정당성, 보안기구에 대한 통제력, 돈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이라며 현재 이들 모두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WP에 “내전은 항상 사회 내 다른 부문 간 갈등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사태는 보스 대 보스의 싸움일 뿐이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을 정점으로 일사불란하게 통합된 러시아의 집권 체제 하에서 라이벌 간의 견제와 투쟁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이 같은 갈등이 실질적으로 여론의 지지나 정치적 지원을 받기는 힘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번 반란 과정에 일부 병사들이 바그너 그룹을 막지 않고 방관한 것을 두고도 프리고진이나 반란에 대한 지지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 연구원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는 “바그너 그룹이 체포령에도 자유롭게 러시아에서 이동한 것은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다는 게 아니라 현지 관리들의 두려움과 무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그들은 무엇을 위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은 것을 위해 죽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들은 자동적이고 기계적이긴 하지만, 푸틴에 대한 지지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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